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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계청, 조롱 댓글 논란에 사과... “UBD 언급 깊이 반성”

    통계청, 조롱 댓글 논란에 사과... “UBD 언급 깊이 반성”

    통계청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가수 비(본명 정지훈)의 ‘깡’ 뮤직비디오 영상에 댓글을 달았던 담당자가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앞서 통계청은 지난 1일 유튜브에 게시된 비의 ‘깡’ 뮤직비디오 영상에 “통계청에서 1일1깡조사 나왔습니다. 2020년 5월1일 10시 기준 뮤직비디오 조회수 685만9592회. 39.831UBD입니다“라고 댓글을 남겼다. ‘UBD’는 가수 비가 출연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의 관객수 약 17만 명을 가리키는 인터넷 신조어다. 주인공 이름인 엄복동의 이니셜을 따서 만든 것. 일부 네티즌들은 ‘1UBD’를 17만으로 정해 관객 수를 세는 단위로 사용한다. 100억 원대의 제작비를 들이고도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자전차왕 엄복동’을 조롱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에 국가 기관의 공식 계정이 특정 대상을 희화화하고 조롱하는 표현을 쓴 것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결국 통계청 유튜브 담당자는 5일 “국민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하고자 가수 비 뮤직비디오에 댓글을 쓰면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점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담당자는 “높은 영상 조회수를 UBD조회수와 같이 언급한 점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부정적의도로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그 부분까지 고려를 못 하고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가까이 소통하려는 마음이 앞서,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댓글을 단 점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국민들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고, 헤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특파원 칼럼] 지난 100일 동안 아베 총리가 보여 준 것/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지난 100일 동안 아베 총리가 보여 준 것/김태균 도쿄 특파원

    정치 지도자가 역사적 인물이나 동화 속 캐릭터에 빗대 희화화되는 건 당사자 입장에서 대개 반길 만한 일이 아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주변 인물들이 요즘 비유의 풍년을 만났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줄곧 보여 온 무능과 무책임이 씨앗이다. 우선 18세기 대혁명 당시의 프랑스 국왕 루이16세. “당신은 루이16세인가라고 묻고 싶어진다. 총리도 주변의 관저관료도 자꾸 어긋나기만 한다. 정말로 벼랑 끝에 몰려 목을 매지 않으면 안 될 사람이 나오고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대책을 세우고 있다니.”(경제 저널리스트 오기와라 히로코) 다음은 동화 속 주인공. “현실이 안 보이고 뭐가 옳은지 판단도 못 하게 된 것 아닌가. 지금 아베 총리는 벌거숭이 임금님 그 자체다. 정권의 위기관리를 해 온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을 멀리하고 측근 관저관료의 말밖에는 안 듣고 있다.”(정치 저널리스트 가쿠타니 고이치)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는 마리 앙투아네트와 선긋기가 이뤄진다. 아베 총리가 루이16세여서 그 왕비가 자동으로 연결된 거라면 그나마 낫겠는데, 성향이나 행동이 250년 전 인물과 동류라는 인상이 남편 못지않다. 얼마전에는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2세를 농락했던 요승 라스푸틴이 100년 후 세상으로 소환됐다. 한때 아베 내각에서 각료를 지냈던 마스조에 요이치 전 도쿄도지사는 “지혜가 작동하지 않는 총리관저의 라스푸틴(아베의 측근)이 아베 정권을 붕괴시킨다”고 비판했다. 아베 총리가 세상 목소리에 담을 쌓고 자기만의 궁성에서 눈과 귀를 멀게 하는 극소수 측근들에 둘러싸여 있다는 얘기로 종합해 볼 수 있을 듯하다. 아베 총리가 진짜로 그런지 어떤지는 구중심처를 확인할 길이 없으니 모르겠지만, 태평양전쟁 패망 이후 최악의 위기라는 코로나19 국면에서 보여 주는 모습만 보면 그저 정권에 비판적인 사람들의 늘 있는 냉소로만 치부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실제로 지금 아베 정권의 코로나19 대응을 보면 국민의 생명 수호라는 절대적 가치를 인식이나 하고 있는지 궁금해질 때가 많다.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선자 무대책 방치 등 사태 초기의 잘못들은 준비부족쯤으로 애써 봐 넘긴다 해도 1월 16일 첫 감염자 발생 이후 100여일 동안 일관되게 보여 온 행태는 무능이나 실책 정도로 이해하기에는 납득 불가인 대목이 너무 많다. 가장 큰 문제는 현 국면을 바라보는 아베 총리의 마음가짐이다. 8년 반이나 자신에게 나라를 맡겨 줬는데도 국민들에 대한 열정이나 책임의식 따위는 읽을 수가 없다. 가슴은 식었고 머리에선 정치공학만 돌아가니 진정성 있는 대책이 나올 리 없다. 어쩌다 한번씩 하는 기자회견에서는 밑에서 써 준 원고로 프롬프터를 따라가기도 벅차다. 열은 펄펄 끓고 숨조차 쉴 수 없는데도 바이러스 검사 한번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세계 3위 경제대국의 국민들. 자신이 낸 세금으로 만들어진 선진 의료시스템이 정권 안위를 최우선으로 하는 정치 지도자에 의해 어떻게 무용지물로 전락할 수 있는지를 일본 국민들은 불행히도 하필 지금 경험하고 있다. 환자들이 몰려들어 야기될 의료체계 붕괴가 정권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자신의 (혹은 ‘라스푸틴’들의) 믿음에 집착하고 있는 그에게 고개 들어 다른 나라들을 마주할 것을 권하고 싶다. 시신도 고이 안치하지 못할 만큼 참담한 의료붕괴가 나타난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정권 지지율이 역대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는 것. 사망자는 그들의 수십분의1도 안 되는데 30%대 지지율로 추락한 자신과 그들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반추해 봐야 아베 총리도 일본도 난국에서 조금이라도 일찍 헤어날 수 있을 것이다. windsea@seoul.co.kr
  • [금요칼럼] 관념의 영토/황두진 건축가

    [금요칼럼] 관념의 영토/황두진 건축가

    오즈 야스지로는 일본 영화감독이다. 1930년대부터 60년대까지 활동했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구로사와 아키라와 스타일 면에서 많이 비교된다. 구로사와 아키라가 사무라이 등 드라마틱한 소재를 사용했다면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에는 평범한 일본 사람들의 일상적 삶의 풍경이 자주 등장한다. 그의 영화적 스타일을 설명하는 데 가장 중요한 개념은 소위 ‘다다미 샷’, 영어로 ‘tatami shot’이다. 좌식 생활을 하는 일본인의 삶을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카메라 앵글은 사람의 눈높이라는 생각에서 고안된 개념이다. 실제로는 사람의 눈높이보다 더 낮은, 허리 높이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삼각대의 키를 아주 낮춰야 해서 카메라맨이 종종 엎드려 촬영했다는 일화도 전한다.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온돌 샷’이라는 유사 개념은 이제 불가능하다. 비슷한 좌식 문화권이지만 이 문제에 있어서 한국은 이미 ‘다다미 샷’에 관념의 영토를 선점당했다. 특정 장면을 위해 낮은 카메라 앵글을 사용하는 경우는 있겠지만 그걸 ‘온돌 샷’이라고 우기기 어렵다. 일본이 우리보다 근대화가 빨라서 노출이 먼저 된 것뿐이라고 주장해 봐야 이미 남의 깃발이 꽂힌 고지는 우리 땅이 아니다. 문화란 때로 이렇게 잔인하고 무섭다. 빼앗긴 물리적 영토는 찾아올 수 있지만 관념의 영토를 회복하기란 정말 어렵다. 아예 포기하고 새로운 관념의 영토를 찾아나서는 것이 더 낫다. 관념의 영토는 물리적 영토와 달리 무한대로 늘어날 수 있다. 알고 보면 창작과 예술의 역사란 그런 것이다. 한 분야의 역사란 그 분야의 저작물의 역사 혹은 그 분야 사람들의 역사지만, 나아가 관념의 역사이기도 하다. 여기서 유사품은 존재할 틈이 없고, 자기의 영토를 확보하기 위한 전쟁은 실제 전쟁 이상으로 치열하다. 그래서 진정으로 훌륭한 작업을 남기려는 사람들은 개별 작업 못지않게 이들을 묶어 내는 관념을 갈고닦으려 한다. 그런데 아주 운이 좋은 경우라면 작가는 자기 일만 하고 관념을 다른 사람이 대신 가다듬어 주는 경우도 있다. 좋은 의미에서 비평가가 필요한 이유 중의 하나다. ‘다다미 샷’도 오즈 야스지로 자신이 붙인 이름일 수도 있지만, 그의 작업을 유심히 관찰하던 누군가가 붙여준 것인지도 모른다. 하여간 기막히게 잘 지은 이름이다. 짧고 명쾌하며 정곡을 찌른다. 이런 관점으로 한국 사회를 본다. 요즘 흥미로운 것은 한국인의 경험의 폭과 깊이가 그전에 비해 훨씬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종종 ‘국뽕’이라 희화화되기도 하지만 확실히 남이 가지 않았던 길을 자랑스럽게 가는 일이 늘어났다. 한국은 여러 면에서 오리지널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그에 상응하는 만큼 관념의 영토도 넓어지고 있을까. 한국에서 좋은 개별 작업이나 현상 못지않게 좋은 개념, 좋은 생각, 좋은 관념이 나오고 있을까. 무엇보다 이들을 가리키는 감칠맛 나고, 입에 짝짝 붙고, 무엇보다 핵심을 정확히 집어내는 단어들이 등장하고 있을까. 그래서 새로운 관념의 영토 여기저기에 깃발을 꽂고 있을까. 과문한 탓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이야기를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 ‘다다미 샷’말고도 ‘레드오션’, ‘롱테일’ 등 이름 잘 붙였다 싶은 우리 주변의 관념들은 대부분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져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것들이다. 이런 일이 가능하려면 특정 분야에서의 실력 못지않게 문학적 상상력 그리고 자기 언어에 대한 탁월한 감각이 필요하다. 즉 이것은 아주 특별한 능력을 필요로 하는,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다만 다른 분야에서의 영토 전쟁과 다르게 인간의 삶에 깊이를 부여하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인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과정이기도 하다. 이 치열하면서도 비파괴적인 영토 싸움에 이제 한국인들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 “언니 저 맘에 안들죠” 희화화에 MBC ‘여혐’ 논란…결국 사과

    “언니 저 맘에 안들죠” 희화화에 MBC ‘여혐’ 논란…결국 사과

    이수진-나경원 출구조사 방송서 멘트 사용여성 다툼 희화화에 쓰인 표현 ‘항의 빗발’MBC “의도 아니었지만 오해 일으킨 점 사과” MBC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5일 밤 개표방송에서 여성 혐오성 발언을 사용해 논란이 됐다. MBC는 시청자들 항의가 빗발치자 결국 사과했다. MBC는 이날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서 맞붙은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후보와 미래통합당 나경원 후보의 출구조사 득표율을 방송하면서 “언니, 저 마음에 안 들죠?”라는 녹음된 멘트를 사용했다. 해당 발언은 자사 프로그램 ‘출발 비디오 여행’의 인기 코너 ‘영화 대 영화’ 포맷을 빌려 두 후보의 대결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후보자들의 성별에만 주목해 해당 멘트를 사용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MBC 시청자 게시판 등에서 비판을 쏟아냈다. “언니, 저 마음에 안 들죠?”는 2015년 MBC 한 예능 녹화장에서 여성 연예인들이 신경전을 벌이던 중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이 유출되면서 논란으로 번졌다. 가수 예원이 배우 이태임에게 언쟁 도중 이런 취지의 발언을 했고, 논란이 일자 두 사람은 방송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이후 해당 발언은 주로 여성 간 다툼을 희화화하는 데 쓰였다. 방송이 나간 뒤 총선 후보자들의 표 대결을 마치 여성끼리의 감정 싸움으로 묘사한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MBC는 16일 오전 0시쯤 방송을 통해 “의도는 아니었지만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4분 전역’ 제2의 김기희 이제 없다…병역법 시행령 개정

    ‘4분 전역’ 제2의 김기희 이제 없다…병역법 시행령 개정

    앞으로 올림픽 단체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후보 선수도 팀이 메달을 수상하면 대체복무를 할 수 있게 된다. 국방부는 19일 경기 출전 여부와 상관없이 후보 선수도 예술·체육요원 편입이 가능하도록 한 ‘병역법 시행령’ 개정안을 다음달 28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국가대표 등이 단체경기 종목에서 입상한 경우 1분이라도 실제 경기에 출전한 선수만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이 가능했다. 교체선수로 명단에 있더라도 경기를 실제로 뛰지 않으면 병역혜택이 주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국제경기에서 감독이 후보선수에게 ‘병역 특례’를 주기 위해 불필요한 선수 교체를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제도개선 논의에 나섰다. 2014년 런던 올림픽 남자축구 경기 3·4위 결정전에서 축구선수 김기희(31)가 4분을 뛰고 병역특례를 받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병역특례가 자칫 희화화될 소지가 있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국방부는 논의 끝에 병역특례가 가능한 예술·체육요원의 범위를 일부 축소하는 대신 형평성을 고려한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개정안을 지난해 발표했다. 또 국방부는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대체역 편입)의 올해 시행을 위해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대체역법) 시행령’ 제정안도 입법 예고했다. 대체역법 시행령 제정안에 따르면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심사하는 심사위원회 상임위원의 공고와 채용은 국방부 장관이 수행한다. 위원회에 관련 분야 인사가 고루 포함될 수 있도록 각 추천기관은 위원을 추천하기 전 국방부 장관과 협의하도록 규정했다. 또 위원회 업무의 독립성을 위해 병무청과 위원회를 분리해 운영하고, 심사 관련 타 부처 공무원의 지시 금지·위원회 소속 공무원의 인사권 일부 위임 등을 구체화했다. 위원회는 신청인의 양심이 현역 복무와 배치되는지, 신청인의 언행이 양심에 일치하는지, 증빙서류와 주변인 진술이 일치하는지 등을 조사한다. 국방부는 “제정안이 공정하고 독립적인 대체역 심사, 양심에 관한 적정한 사실조사, 엄격한 복무 관리 등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불순한 의도 없었다” 일베 자막 논란…워크맨 결국 징계

    “불순한 의도 없었다” 일베 자막 논란…워크맨 결국 징계

    스튜디오룰루랄라, 일베 자막 논란 제작진 징계 유튜브 인기 채널 ‘워크맨’이 일간베스트(일베) 용어를 사용했다는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스튜디오룰루랄라는 결국 제작진을 징계하기로 했다. JTBC의 디지털콘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스튜디오룰루랄라는 지난 13일 ‘워크맨’ 유튜브 채널에 입장을 내고 “온라인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디지털 콘텐츠 제작진이 해당 자막으로 인한 파장을 예상치 못했다는 사실과 이런 상황을 야기한 관리 프로세스 자체에 큰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관리자와 제작진에 책임을 묻고 징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제작진에 따르면 ‘노무(勞務)’라는 자막을 사용하는 과정에 정치적 함의나 불순한 의도는 전혀 포함되지 않았으며, 제작진은 일베라는 특정 커뮤니티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튜디오룰루랄라는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작 과정에 더욱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징계는 지난 12일 ‘워크맨’ 제작진이 내놓은 해명에 구독자들 반발이 가라앉지 않아 나온 조치로 보인다. ‘워크맨’ 시청자들은 이전에도 비슷한 논란이 여러 번 있었고, 제작진 해명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항의의 표시로 채널 구독을 해지하기도 했다. 제작진은 ‘노무’라는 단어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극우 성향 사이트 일베의 용어라는 지적에 대해 “사전적 의미인 ‘노동과 관련된 사무’의 뜻으로 전달하고자 했다”며 “해당 단어를 특정 커뮤니티에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 중이라는 사실은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워크맨’은 JTBC 아나운서 출신 장성규가 일일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면서 국내 다양한 직업 정보를 제공하는 웹 예능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코로나피자? 황색질병? 아픔 못 헤아린 ‘나쁜 풍자’

    코로나피자? 황색질병? 아픔 못 헤아린 ‘나쁜 풍자’

    프랑스 방송 이탈리아 코로나 피자 ‘풍자’伊 외교당국 항의에 홈페이지에서 삭제프 지역지 ‘황색조심’ 편집에 항의받기도英 왕세자 위기 공감 못한 농담에 뭇매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퍼지는 가운데, 일부 미디어가 질병 집중 확산국을 폄하하는 풍자나 조롱을 이어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고 감수성도 결여된 이런 행태는 외교적 문제로도 비화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언론들은 프랑스 방송 ‘카날+’이 지난달 29일 방영한 풍자 프로그램에 대해 비판했다. 화덕 앞에 선 요리사가 기침을 해 피자 위에 초록색 타액 등 뱉는 등의 행동을 하자 이탈리아 국기 색인 초록색, 흰색, 빨간색을 넣은 피자가 완성된다. 여기에 자막은 ‘코로나 피자’라고 표출됐다. 이탈리아가 유럽에서 코로나19의 집중 발생 지역이자 유럽 각국으로 질병을 확산시킨 발원지라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사망자만 3000명이 넘는 비극이라는 점에서 생각이 부족한 풍자라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풍자 프로그램이지만 코로나19로 고통을 겪는 이탈리아 국민을 이런 식으로 비웃는 것은 매우 무례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거센 반발에 카날+는 영상을 웹사이트에서 삭제하고 주프랑스 이탈리아 대사관에 사과 서한을 보냈다. 이어 디 마이오 장관과 크리스티앙 마세 주이탈리아 프랑스 대사가 로마 중심가의 한 식당에서 피자를 나눠 먹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프랑스의 과도한 풍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역 신문 르 쿠리에 피카르는 지난 1월 26일자 1면에 중국 여성 사진을 싣고 ‘황색 조심’이라는 제목을 달아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다. 독일의 슈피겔은 지난달 1일자에서 신종 코로나를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로 표기해 중국에서 항의를 받았다. 덴마크 일간지 율란츠-포스텐도 지난 1월 27일 만평에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의 다섯개 별을 신종 코로나 입자로 표현했다. 지난 2일에는 윌리엄 왕세손이 코로나19의 심각한 상황을 희화화하는 농담을 해 뭇매를 맞았다. 그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 같다면 기침을 하라”며 “다들 ‘너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곧 죽을 거다’라고 말하면 당신은 ‘아냐, 나는 그냥 기침을 한 거다’하며 해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코로나19에 너무 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미디어에서 과장되고 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코로나19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비판이 현지에서 나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코로나19 확진자 행세’ 유튜버, 이번엔 “내가 신천지 교주다”

    ‘코로나19 확진자 행세’ 유튜버, 이번엔 “내가 신천지 교주다”

    부산의 지하철에서 코로나19 감염자 행세를 하고 이를 찍어 유튜브에 올렸던 20대 유튜버가 이번엔 도심 한복판에서 “나는 신천지 교주다”라고 외치는 영상을 제작해 논란이 되고 있다. 유튜벼 강모(23)씨는 최근 부산 부산진구 서면 한복판에서 엎드린 채로 기어다니며 “나는 신천지 교주 이만희다!”라고 소리 지르는 영상을 지난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강씨는 이 영상에서 신천지 교주 이만희 총회장을 개로 희화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상을 보면 의도적으로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연출해 이를 보고 불안해 하는 시민이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한창 사람이 많이 오가는 거리에서 찍힌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강씨는 ‘경찰청장님도 제 구독자이십니다(고소장 직접 제출하심)’, ‘제가 진짜 신천지 교주입니다’ 등의 영상을 올렸다.경찰은 지난 19일 지하철에서 감염자 행세를 한 강씨를 검찰에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지하철에서 코로나19 환자 행세하다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강씨는 이달 11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는 다시는 이와 같은 영상을 올리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법원은 당시 “직업과 주거가 일정하고 피의자가 혐의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며 범행 당시 동영상이 확보돼 증거인멸 가능성도 작다”면서 “현 단계에서 구속의 필요성이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최근에는 또 다른 유튜버가 코로나19 상담전화 센터인 1339에 장난전화를 걸어 욕설을 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고 시청자들의 후원을 받아 논란을 빚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서울광장] 총선 필승공식! ‘공천잼’ 보여 줘라/장세훈 논설위원

    [서울광장] 총선 필승공식! ‘공천잼’ 보여 줘라/장세훈 논설위원

    4·15 총선이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여야의 경쟁 구도가 ‘인재 영입’에서 ‘인적 쇄신’으로 옮아 가고 있다. 대립과 갈등, 파행으로 점철된 지난 20대 국회의 민낯은 국민들로 하여금 ‘세대교체’에 대한 바람을 키우게 했고, 이를 정치공학적 용어로 바꾸면 ‘수직적 물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여야는 국민에게 ‘공천잼(재미)’을 줄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다. 정치권에서는 흔히 선거의 3대 변수로 인물, 구도, 바람을 꼽는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구도라는 데 이견이 거의 없다. 여야가 선거판세를 유리하게 짜려고 ‘프레임 전쟁’에 주력하는 이유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반발로 ‘탄돌이’가 등장했고 2008년 18대 총선에선 이명박 대통령이 내세운 뉴타운 바람을 등에 업은 ‘뉴타운돌이’가 등장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경제 민주화’ 프레임이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결과 2004년 열린우리당, 2008년 한나라당, 2012년 새누리당은 여당으로서 각각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현재 여당이 ‘야당 심판론’을, 야당이 ‘정권 심판론’을 각각 앞세우는 것도 프레임 전략이다. 다만 지지층을 결속할 수 있을진 몰라도 부동층을 흡수하는 확장성까지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그 자체만 놓고 보면 네거티브 선거전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덧붙여 야권통합은 불리한 판을 뒤집어 보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물론 ‘과거로의 퇴행’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떨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선거 프레임’이라는 정치공학적 용어를 다르게 표현하면 ‘시대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시대정신의 사전적 의미는 사회에 널리 퍼져 그 시대를 지배하거나 특징짓는 정신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시대정신은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정신으로 보는 게 더 타당하다. 결국 후보와 정책 등에 해당 정당이 아닌 유권자들의 염원을 담아내야 한다. ‘작은 정치’는 세력만 구축하면 될지 몰라도 ‘큰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과거 총선에서 승리한 정당의 프레임은 새로운 인물의 국회 입성으로 귀결됐다. 이번 총선에서 인적 쇄신 프레임은 세대교체 프레임으로 더 구체화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한 언론사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지역구 공천 신청자 1105명의 연령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0대 이상이 전체의 86.6%를 차지했다. 민주당과 한국당 공천 신청자의 평균연령은 각각 57.2세와 56.6세다. 공천 신청이 곧 당선은 아니지만 역대 총선 당선자들의 평균 연령(17대 51.0세, 18대 53.7세, 19대 53.9세, 20대 55.5세)을 보면 여야는 ‘역주행’ 중이다. 여야의 공천이 더더욱 중요한 이유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패배의 위기감이 감돌던 진보 진영에서는 ‘86세대 꼰대론’이 제기됐다. 이어 2017년 대선 이후 고배를 마신 보수 진영에서는 ‘젊은피 영입론’이 고개를 들었다. 이른바 ‘운동권 족보’를 따지는 진보 진영, ‘이력서’부터 살피는 보수 진영이 각각 높은 기득권 장벽에 갇혀 있다는 반성이자 후배 세대를 키우지 못했다는 자성론도 깔려 있었다. 이번 총선에서 여야가 공천을 통해 입증해야 할 대목이다. 여야는 공천 배제기준을 제시하고도 이에 해당하는 현역 의원들의 공천 신청을 받아들인 채 어정쩡한 모습이다. 부적격자에 대한 ‘우격다짐’식 공천은 내부 갈등의 원인이 되고, 결과적으론 필패의 공식이 된다. 공천관리기구의 ‘영’(令)이 바로 서려면 원칙에 걸맞은 결단력을 보여야 한다. 또 부산에서 거듭 출마한 ‘바보 노무현’에서 출발해 20대 총선에서 이정현(전남 순천), 김부겸(대구 수성갑) 당선으로 상징되는 ‘지역주의 타파’의 정신이 지금은 ‘험지 출마’라는 정치공학적 언어로 희화화되고 있다. 후보자 선정에 민의를 담겠다는 상향식 공천의 취지는 사라지고 ‘누가 당선 가능성이 높나’를 따지는 여론조사 경선으로 둔갑하고 있다. 세력 챙기기와 의석수 확보에만 혈안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20대 총선을 돌이켜 보면 볼썽사나운 공천 다툼으로 시작해 유권자들의 충격적인 심판으로 끝났다. 총선 때마다 ‘이변’이 연출됐고, 이변을 연출한 주인공은 늘 유권자였다. 여야는 그 사실을 아직도 모르는 건지 새까맣게 잊은 건지. 총선 필승공식을 찾는다면 국민들에게 ‘공천잼’부터 느끼게 해야 한다. shjang@seoul.co.kr
  • 볼썽사나운 ‘철새’들에 찬사까지… 부끄러움을 모르는 한국

    볼썽사나운 ‘철새’들에 찬사까지… 부끄러움을 모르는 한국

    더불어민주당의 ‘임미리 고발’ 논란으로 자유한국당이 반사 이익을 기대하고 있지만, 부끄러움을 모르는 정치 행태를 이어 가고 있는 한국당 역시 비판에 직면해 있다. 한국당이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이찬열(경기 수원갑) 의원의 입당을 허용한 건 ‘코미디’로 희화화하기조차 어려운 수준이다. 이 의원은 지난해 4월 바른미래당 당권파 측에 서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태운 핵심 인물이다. 이 의원은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던 당내 유승민계 의원들을 향해 “한국당으로 돌아가라”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이 의원이 먼저 한국당에 투항했다. 국회 교육위원장을 맡았던 이 의원은 지난해 8월 ‘조국 사태’에 대해 질의를 하던 한국당 의원들의 발언을 막기도 했다. 이를 의식했는지 이 의원은 지난 12일 한국당 의총에서 입당 인사말을 하며 “(교육위 소속) 전희경, 김현아, 곽상도 의원님, 제가 언짢게 한 게 있다면 크게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또 “(총선) 턱밑에서 입당하게 됐다. 공천을 주신다면 고맙겠다”고 밝혔다. 이에 심재철 원내대표는 “격하게 환영한다. 좌파독재를 막으라는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는 움직임”이라고 화답했다.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현역의원을 보내기 위한 한국당의 꼼수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당은 비례대표인 이종명 의원을 지난 13일 갑자기 제명했다. 이 의원이 지난해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됐다는 망언을 했을 당시 “제명시키라”는 국민적 분노에 눈감았던 한국당 지도부가 미래한국당을 위해 하루아침에 꼼수 제명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새로운보수당 정운천 의원도 지난 14일 느닷없이 탈당계를 내고 미래한국당으로 갔다. 미래한국당으로의 이동을 꺼리는 한국당 의원들을 대신해 총대를 멘 셈이다. 정 의원의 입당으로 현역 5명이 된 미래한국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급하는 1분기 경상보조금 5억 5000만원 이상을 손에 쥐게 됐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정치가 극단으로 흐르면서 상식까지 붕괴됐다”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이찬열까지 받은 한국당…보수통합 명분은 어디

    이찬열까지 받은 한국당…보수통합 명분은 어디

    더불어민주당의 ‘임미리 고발’ 논란으로 자유한국당이 반사 이익을 기대하고 있지만, 부끄러움 모르는 정치 행태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당 역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처지다. 한국당이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이찬열(경기 수원갑) 의원의 입당을 허용한 건 ‘코미디’로 희화화하기 조차 어려운 수준이다. 이 의원은 지난해 4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태운 핵심 인물이다. 당시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제3당인 바른미래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었는데 이 의원 등 당권파가 의원총회에서 패스트트랙 합의안을 1표 차(찬성 12명·반대 11명)로 추인하며 관련 절차는 급물살을 탔다. 이 의원 선택의 무게감이 남다른 이유다. 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저지하기 위해 ‘동물국회’까지 재현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은 고소·고발을 당했다. 4·15 총선을 앞둔 현재는 ‘공수처 폐지’를 사실상 1호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의원은 한 발 더 나아가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던 바른미래당 내 유승민계 의원들을 향해 “의총에서 투표로 결정된 패스트트랙을 막겠다는 행태가 한국당 의원인지 바른미래당 의원인지 헷갈릴 지경”이라며 “유승민 의원은 꼭두각시들을 데리고 한국당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이 의원은 보수통합을 진행 중인 유승민계 의원들보다 먼저 한국당과 손을 잡았다. 국회 교육위원장을 맡았던 이 의원은 지난해 8월 교육위 회의를 진행하며 ‘조국 사태’에 대한 질의를 하던 한국당 의원들의 발언을 막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이 의원은 지난 12일 한국당 의총에서 “(교육위 소속) 전희경, 김현아, 곽상도 의원님. 혹시 제가 그동안 언짢게 한 것이 있다면 이 자리에서 크게 용서를 구한다”며 “수원에서만큼이라도 최선을 다해 저 혼자라도 당선이 되겠다. 공천을 주신다면 감사하다”고 밝혔다.‘보수대통합’이라는 명분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안되는 이 의원 입당에 대해 심재철 원내대표는 “격하게 환영한다. 좌파독재를 막기 위해 대통합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는 움직임”이라고 화답했다.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현역의원을 보내기 위한 한국당의 꼼수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5·18 민주화 운동에 북한군이 개입됐다는 망언을 한 비례대표 이종명 의원은 지난 13일 의총에서 제명됐다. 강한 징계를 해야한다는 정치권 안팎의 요구에 1년 가까이 침묵하던 한국당 지도부가 미래한국당을 위해 하루 아침에 결단을 내린 것이다. 새로운보수당이었던 정운천 의원은 지난 14일 느닷없이 탈당계를 내고 미래한국당으로 갔다. 정 의원은 “보수 승리와 전북 발전을 위한 길”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사실상 미래한국당으로의 이동을 꺼리는 한국당 의원들을 대신해 총대를 멘 것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의 입당으로 현역 5명이 된 미래한국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급하는 1분기 경상보조금 5억5000만원 이상을 확보했다. 비판에 대한 과잉 대응도 문제다. 한국당은 최근 황교안 대표의 ‘1980년 사태’ 발언이 5·18 민주화 운동을 지칭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자 “강력한 법적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총선을 앞두고는 각종 이합집산이 이뤄지기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정치적 명분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정치가 극단으로 흐르면서 정당들이 국민 상식과는 어긋나는 행태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유명해지고 싶어서” 감염자 행세 유튜버 구속영장 기각

    “유명해지고 싶어서” 감염자 행세 유튜버 구속영장 기각

    법원 “주거 일정, 범행 시인, 증거 확보로 구속 필요성 없어”구속영장 신청 뒤 ‘경찰 조롱’ 영상 올렸지만 법정서 “반성”경찰 “신종코로나 관련 반사회적·불안유발 행위는 계속 엄단”유명해지고 싶다는 이유로 지하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행세를 하고 이를 동영상으로 찍어 유튜브에 올린 20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그러나 경찰은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 반사회적 행동이나 시민 불안을 가중하는 행위, 가짜뉴스 등 허위사실 유포 등은 앞으로도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진웅 부산지법 서부지원 부장판사는 11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강모(23)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뒤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기각했다. 박 부장판사는 “직업과 주거가 일정하고 피의자가 혐의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며 범행 당시 동영상이 확보돼 증거인멸 가능성도 작다”면서 “현 단계에서 구속의 필요성이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유명해지고 싶었다”고 말한 데 이어 조사를 받고 경찰서를 나서는 모습도 브이로그(일상을 담은 동영상)로 찍어 유튜브에 올렸다. 강씨는 경찰의 영장 신청 이후에도 도리어 영장을 신청한 경찰을 조롱하는 듯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는 등 반성의 기미가 없었다. 강씨는 지난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구속영장 두렵습니다. 진심으로 반성합니다’란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 초반부에 강씨는 구속 두려움에 떠는 척 연기하고, 자신의 바지에 물을 부으면서 “너무 무서워서 오줌을 쌌다”며 구속영장이 신청된 상황을 희화화했다. 영상 중반부터는 자신을 비난하는 누리꾼들을 조롱하고 영장을 신청한 경찰을 ‘견찰’(개와 경찰 합성어)이라며 모욕적인 표현을 사용했다.강씨는 왜 반성을 하지 않느냐는 누리꾼들 질타에 박장대소하며 “이런 진중한 상황에 웃으면 안 되는데 반성하는 중입니다”고 말했다. 강씨는 또 “전 장애인입니다. 제발 그만 좀 악플 다세요”라는 후속 영상을 올려 누리꾼들에게 욕설을 내뱉었다. 경찰은 강씨의 이러한 영상까지 법원에 제출하며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열린 법정에서 강씨는 “다시는 이런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4시 30분쯤 부산 도시철도 3호선 전동차에서 갑자기 기침하며 “나는 우한에서 왔다. 폐렴이다. 모두 나에게서 떨어져라”며 신종 코로나 감염자 행세를 하고 이를 동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유튜브 개인 채널에 올린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말도 많은 미래한국당 오늘 출범… ‘정치 우롱’ 비판 거세 성과 미지수

    말도 많은 미래한국당 오늘 출범… ‘정치 우롱’ 비판 거세 성과 미지수

    한선교 대표 “비례 47석 중 20석 목표” 보조금 염두 의원 5명 이상 늘릴 계획 황 대표 고발한 민주·정의당 우려 시선자유한국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항하기 위해 창당을 추진한 미래한국당이 5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연다. 논란 끝에 ‘비례위성정당’이 현실화되자 여야는 이 당이 실제 미칠 파급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미래한국당이 ‘자체 공천’을 내세우는 등 변수도 적지 않은 데다 ‘정치 희화화’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 어떤 성과가 날지는 미지수다. 한국당이 미래한국당 대표로 투입한 4선 한선교 의원은 창당대회 당일 대표로 정식 추대된다. 미래한국당 창당준비위원회는 한국당 홈페이지를 통해 인턴 직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도 올렸다. 미래한국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1분기 경상보조금 지급일(15일)을 고려해 13일까지는 현역 의원을 5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보조금은 약 5억원으로 예상된다. 이어 분당이 본격화된 바른미래당(19석)보다 많은 의석을 확보하면 미래한국당은 정당 투표 용지 ‘기호 3번’을 확보할 수 있다. 창당하자마자 다수 현역의원과 자금을 확보한 원내 3당으로 튀어오르는 셈이다. 한 의원은 4일 통화에서 “비례 47석 중 20석 획득이 목표”라며 “독립된 정당으로서 자체 공천관리위원회를 꾸려 공정한 공천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의원이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라인’으로 통하는 만큼 별도 공천을 하더라도 황 대표의 의중을 대부분 반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불출마까지 선언한 한 의원이 ‘본가’의 말을 전부 수용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경우 공천 과정에서는 물론 선거 후 재합당 과정에서 잡음이 불거질 수 있다.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실제 당내에서도 “황교안 체제에 힘을 더하겠다”며 불출마를 결심한 한 의원이 이제 와서 독립 공천을 외치는 점, 한국당 영입 인재들이 비례 공천을 받으려면 미래한국당으로 이적해야 하는 점 등을 들어 “모양이 우습게 됐다”는 푸념이 나온다. 황 대표를 검찰에 고발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은 비례정당 창당을 준비하지 않지만 만약 이번에 한국당이 이득을 본다면 앞으로는 우리도 그런 식으로 가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비례의석이 크게 늘 것이라 기대했던 정의당은 더욱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한국당의 전략이 성공하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이 정의당이다. 하지만 정의당 관계자는 “한 의원이 대표를 맡은 미래한국당은 인지도가 낮아 위성정당으로서 제 기능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이주원기자의 軍고구마] 軍 경례 구호는 왜 부대마다 다른 걸까?

    [이주원기자의 軍고구마] 軍 경례 구호는 왜 부대마다 다른 걸까?

    대부분의 남성이 거쳐 가는 군대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습니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품었을 법한 군의 고구마같은 모습을 약칭 ‘軍고구마’를 통해 사이다같이 밝혀 드리겠습니다. “필승! Yes I can!” (박명수) “…엎드려!” (흑곰 교관) 박명수가 경례를 힘차게 외쳤는데도 얼차려를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정답은 “경례 구호를 잘못 외쳤기 때문”이다. 2017년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멤버들의 서툰 훈련소 생활을 다룬 ‘진짜사나이’ 편이 방송됐다. 박명수가 ‘I can do!’라는 경례 구호를 ‘Yes I can!’으로 잘못 외치는 바람에 모두가 얼차려를 받은 장면은 큰 웃음을 선사했다. 덕분에 육군 30사단의 독특한 경례 구호도 유명세를 탔다. 경례는 군인의 엄중하고 단정한 인사법이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 및 부대와 상관에 대한 복종과 충성의 의미가 담겼다. 군에서는 항상 절도 있는 자세로 경례를 해야 한다고 배운다. 하지만 30사단의 경례구호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희화화가 되기도 했다. 아무리 좋은 뜻을 가지고 있더라도 국군 부대 경례 구호에 왜 영어가 들어가야 하는지 알 수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경례 구호가 너무 길어 보다 짧고 간결해야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방송 이후 30사단은 경례 구호에서 영어를 빼버렸다. 지금 30사단의 경례 구호는 원래대로 ‘필승’으로 되돌아갔다. 경례 구호는 부대 지휘관이 교체되면서 아예 바뀌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6사단의 구호는 ‘필승’이었다가 ‘청성’으로 변경됐다. ‘청성부대’라는 부대의 별칭을 따온 것이다. 이밖에도 맹호, 단결, 북진, 백마 등 현재 약 수 십여가지의 경례 구호가 사용된다고 한다. 이처럼 경례 구호가 부대마다 다르고 자주 바뀌는 이유는 무엇일까? 육군의 경례 관련 지침(육규 120 병영생활 규정 제19조 경례)을 살펴보면 기본 경례구호는 ‘충성’으로 하되 장성급 지휘관의 재량에 따라 변경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충성’을 사용하면서도 지휘관의 지휘의도와 각 부대의 역사와 전통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재량권을 준 것이다. 이런 방법은 부대원의 소속감과 자긍심을 높인다. ‘백골’, ‘이기자’ 등 경례만 들어도 어떤 부대인지 알 수 있는 소위 ‘메이커’ 부대의 구호가 대표적인 것이다. 반면 ‘I can do’ 처럼 뒷말을 낳게 하는 구호도 있다. 지금은 해체된 26사단은 한때 ‘공격! 사랑합니다!’라는 구호를 썼다. 당시 장병들 사이에서는 ‘대체 공격과 사랑이 어떤 조합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 나왔다. 다른 일부 부대들도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덧붙인다. 군 관계자는 “이성과 업무 차 통화할 때나 지휘관에게 사랑한다는 구호를 쓰면 기분이 이상한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경례 구호가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육군사관학교는 ‘통일’이란 경례구호를 사용해 오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 ‘충성’으로 변경했다. 당시 진보적인 대북정책 기조와 맞지 않다는 이유로 해석됐다. 그 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다시 통일로 환원하고자 했지만 무산됐다. 육사 외에 ‘통일’ 구호를 사용하는 부대도 많았지만 현재는 그 수가 줄었다. 정치적 함의가 다분한 ‘멸공’이라는 경례구호도 일부 사단에서 사용됐지만 지금은 사라졌다. 2014년 국방부는 전군의 경례 구호를 통일하려고 시도했다. 모두 같은 경례구호를 사용해 육·해·공군의 합동성을 강화하자는 차원이었다. 또 부대마다 경례가 중구난방이라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일부 부대들을 대상으로 시범적용에 들어가 ‘충성’ 경례구호를 일괄적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각 부대마다 전통을 지켜달라는 지휘관들의 강한 반발이 나왔다. 예비역들까지 반발에 나서자 국방부는 계획을 철회할 만큼 경례 구호는 많은 뒷말을 불러 일으켰다. 미군의 경우는 어떨까. 미군의 경우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다르다. 일반적으로 경례구호를 따로 붙이지 않지만 일부 전투부대는 전투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구호를 외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미2사단은 “Second to none”(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이라는 구호를 사용한다. 미군도 구호는 지휘관의 재량에 따라 사용하도록 했다. 다만 우리 군과는 달리 상관이 먼저 하급자에게 경례하는 것도 가능하다. 미군 관계자는 “인사 차원에서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경례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복종과 충성의 의미를 크게 담고있는 우리 군과는 약간 결이 다르다. 국방부 부대관리훈령 제23조는 “경례는 엄정한 군기를 상징하는 군대예절의 기본으로 항상 엄숙, 단정하게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부대 전통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구호를 외치더라도 ‘군인의 멋’이 담긴 만큼 경례가 희화화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게 군 안팎의 시각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국가혁명배당금당’ 예비후보 785명 최다… 182명 전과자

    ‘국가혁명배당금당’ 예비후보 785명 최다… 182명 전과자

    선거운동원 활용·기탁금 환급 전략 꼼수 녹색당·미래당은 0명… “정책으로 승부”4·15 총선 예비후보를 가장 많이 내세운 정당은 국가혁명배당금당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당은 전국 지역구 의석의 3배가 넘는 785명을 등록시켰다.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까지 배당금당 예비후보 규모는 더불어민주당(410명)과 자유한국당(421명)을 합친 것과 비슷했다. 전체 예비후보 등록자 1846명의 42.5%다. 17개 시도 중 광주, 울산, 전북, 전남, 제주를 제외한 12개 시도에서 최다 예비후보를 배출했다. 이는 지역구 예비후보들을 사실상 당 이름을 알리는 선거운동원으로 활용해 비례대표 당선 가능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3%의 벽만 넘으면 원내정당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예비후보 기탁금의 국가 귀속은 헌법불합치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도 이런 전략에 날개를 달아줬다. 배당금당은 지난 24일 홈페이지에 기탁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선관위 답변을 ‘긴급공지’로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예비후보의 범람이 선거를 희화화한다는 지적도 있다. 배당금당 예비후보 182명은 강제추행치상, 성폭력특례법 위반 등 전과가 있다. 반면 역시 비례 득표를 노리는 녹색당과 미래당 등은 예비후보가 0명이다. 무리하게 지역구 예비후보를 등록해 정당 이름을 알리는 대신 선거운동의 제한이 있더라도 정책으로 승부하겠다는 입장이다. 미래당 김소희 공동대표는 “지역구 공식 후보가 되면 기탁금만 해도 1500만원이다”면서 “소수정당 후보가 득표율 10%(선거비용 반액 반환), 15%(전액 반환)를 넘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나치도 유대인들도 똑같은 사람이었지

    나치도 유대인들도 똑같은 사람이었지

    ‘조조래빗’ 독일인 소년·유대인 소녀 ‘세상 끝 동물원’ 생체실험당한 쌍둥이 어린아이 눈으로 바라본 나치·전쟁 참상 그 속에서도 빛났던 인간의 존엄성 전해제2차 세계대전이 종전된 지 75년, 그간 나치의 참상을 조명한 작품들은 수없이 탄생했다. 최근 유대계 감독·작가들 손에서 나온 이 작품들은 어린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전쟁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영화 ‘조조 래빗’과 어피니티 코나 작가의 소설 ‘세상 끝 동물원’이다. ●‘기생충’ 제치고 토론토서 관객상 ‘조조래빗’ 새달 5일 개봉하는 영화 ‘조조 래빗’은 아돌프 히틀러를 우상으로 품고 사는 열살 소년 조조의 얘기다. 전쟁 열기에 한껏 고무된 독일인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은 병정놀이하듯 유쾌하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집에 유대인 소녀 엘사(토마신 매켄지 분)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혼란에 휩싸인다. 와이티티 감독이 직접 연기한 히틀러는 과장된 액션으로 아이를 어르고 달랜다. ‘수백만 목숨을 앗아간 전범을 희화화해도 되는가’라는 의문에도, 아이의 상상 속 인물이기에 심리적 방어기제를 가뿐히 뛰어넘는다. ‘뿔과 꼬리가 있는 유대인’ 같은 허무맹랑한 우생학을 주장했던 히틀러를 상기하면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아이러니로 똘똘 뭉친 게 전쟁일 터. 영화는 ‘희로애락을 가득 담은 롤러코스터’(빅토리아 애드보케이트)라는 외신 평처럼, 러닝타임 108분 동안 인간이 가진 모든 감정을 끄집어내 고양시킨다. 지난해 9월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기생충’ 등을 제치고 관객상을 수상했고, 새달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이유가 충분히 설명된다.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미국 작가 어피니티 코나의 소설인 ‘세상 끝 동물원’(문학동네)은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 생체실험을 강요당한 쌍둥이 소녀의 눈을 통해 홀로코스트를 증언한다. 서로의 생각을 모두 공유하는 열두 살 쌍둥이 펄과 스타샤는 우생학 연구에 골몰하던 나치 의사 요제프 멩겔레의 눈에 들어 ‘동물원’이라는 막사로 간다. 실제로 멩겔레는 2차 대전 당시 아우슈비츠에서 유전적으로 특이한 아이들 특히 일란성쌍둥이 1500쌍을 대상으로 한 잔악무도한 생체실험으로 악명이 높았던 인물이다. 스타샤는 스스로를 멩겔레의 실험 대상 중에서도 특별한 존재로 여기고, 그 대가로 할아버지와 엄마가 수용소 어딘가에서 잘 지내고 있으리라 믿지만 갑자기 사라진 펄 앞에서 절망한다. ●손자뻘 유대계 감독·작가들의 작품 이들 작품을 만든 와이티티 감독과 코나 작가는 둘 다 1970년대 중후반에 태어난 유대계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뉴질랜드 출신으로 유대인 어머니를 둔 와이티티 감독은 어려서 인상 깊게 읽었던 크리스틴 뢰넨스의 소설 ‘갇힌 하늘’을 각색해 ‘조조 래빗’을 만들어 냈다. 폴란드계 유대인인 코나 작가는 생체실험 생존자 쌍둥이의 증언록 ‘불길의 아이들’을 읽고 10여년 조사와 집필 끝에 2016년 ‘세상 끝 동물원’을 발표했다. 끝끝내 살아남은 선대 이야기에서 이들이 상기하고자 하는 것은 전쟁의 참상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인간의 존엄성이다. ‘조조 래빗’의 조조와 친구 요키는 어른들이 지은 괴담에 맞서 유대인들도 다 똑같은 인간임을 일찌감치 깨닫는다. ‘세상 끝 동물원’ 속 두 자매 옆에는 허기를 달래는 법을 알려 주는 씩씩한 알비노 소녀, 아이들이 좀더 오래 살아남도록 신상정보를 조작하는 일명 ‘쌍둥이 아빠’가 있다. 여기에 두 작품 모두 ‘춤’으로 인간의 자유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조조의 집에 갇혀 지내던 엘사가 해방의 그날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것도 춤이며, 우리에 갇혔던 펄이 끝까지 소중하게 간직했던 것도 양심적인 의사 미리가 준 탭 슈즈였다. 아이들에게서 부모, 형제와 함께 춤을 앗아간 전쟁에 대한 반성이 이들 작품에 오롯이 녹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서울광장] 연동형비례대표제 200% 활용법/박록삼 논설위원

    [서울광장] 연동형비례대표제 200% 활용법/박록삼 논설위원

    천신만고(千辛萬苦). 만시지탄(晩時之歎). 사필귀정(事必歸正). 용두사미(龍頭蛇尾). 어떤 사자성어로 수식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쨌든 준연동형비례대표제가 오는 4·15 총선에서 처음 적용된다. 2018년 12월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합의할 때만 해도 새로운 민주주의 세상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국회에서 보여 준 기가 막힌 지리멸렬함은 굳이 더이상 언급할 필요도 없겠다. 민의의 왜곡을 막고 표의 평등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는, 일단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지만 당초 기대에서는 많이 벗어났고 퇴색됐다. 게다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저항하며,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무력화시키고 역행시키기 위한 시도는 집요하기만 하다. ‘비례○○당’과 같은 위성정당인지 괴뢰정당인지를 설립하겠다는 자유한국당의 1차 꼼수는 지난 13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괴뢰(傀儡)라 함은 형식상으로는 독립적이나 실질적으로는 다른 단체에 종속돼 그의 말을 따르는 단체나 정권을 말한다. 하지만 선관위 제동에도 불구하고 ‘미래한국당’이라는 이름의 창당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1년 넘는 동안 파행 끝에 나타난 해프닝만으로 여기기에는 뒷맛이 너무 씁쓸하다. 민주주의는 인류의 과제이자 지향점이다. 하지만 법과 제도 만으로는 이렇듯 허망하다. 절차적 민주주의의 한계는 1987년 체제 이후 오랫동안 겪어 왔다. 진짜 제도의 완성은 주권을 가진 시민의 몫이다. 온갖 저항 속에 어렵사리 미흡하게나마 만들어진 제도다. 이조차 희화화하고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민주주의를 실천하고자 하는 시민이 나서서 ‘이것만이라도 제대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참여하고, 감시하고, 심판해야 한다. 4·15 총선이 세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각 정당이 비례대표 순번을 정해야 하는 절차가 남았다. 정당정치의 문화가 부재하다시피 한 우리 현실에서 어떻게 진행될까. 공천 절차에 한창인 정당마다 크고 작은 잡음이 들려온다. 비례대표 일부는 나름의 기준으로 전략공천을 하고, 나머지는 공정성에 의문을 남기는 여론조사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정의당이 과거 민주당의 국민참여경선 방식처럼 비례대표 선발에 개방형국민경선을 실시한다고 밝혔지만 시간의 한계, 제도의 미비 등으로 인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정당 민주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인들을 싸잡아 욕하는 것은 당장은 통쾌할지 모르겠지만, 민주주의를 만들어 가는 시민들의 역할이 될 수 없다. 투표에 적극 참여해 누군가를 지지하고, 누군가를 심판하는 역할 역시 중요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요체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정당 참여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정당의 의사결정 과정에 의견을 개진하고 논의에 참여하며, 정당의 민주주의 체제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할 때 비로소 시민들의 삶에 굳게 뿌리를 내리는 정당이 탄생할 수 있다. 흔히 지방자치를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말한다. 진짜 풀뿌리 민주주의는 꼭 지방자치가 아니라도 시민의 구체적인 참여와 실천만 있으면 정당에서도 구현할 수 있다. 정당정치 참여는 연동형비례대표제 활용법 중 하나다. 이와 함께 연동형비례대표제의 또 다른 활용법이 있다. 다수의 노동자, 농민, 서민, 청년들은 아주 오랫동안 부자와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정당에 투표하곤 했다. 그렇게 계급 배반 투표를 해오다가 아예 정치 냉소로 돌아서버린 것은 그들 탓이 아니었다. 자신의 계급과 계층, 삶에 기반한 구체적인 요구를 담아낼 정당과 국회의원이 없었던 탓이다. 예컨대 청년 실업 문제를 실천적으로 고민하고 대안을 만들어 내는 가칭 ‘청년당’이 있거나, 농민기본소득과 생태농업에 대한 담론을 실천하는 ‘농민당’이 있거나, 도시 서민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도시빈민당’이 있다면 어땠을까. 과거에는 제도권 진입이 어려웠겠으나, 연동형비례대표제가 도입된 마당에는 이제 승산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다. 특정한 목표를 가진 정당이 탄생하고, 이들 정당에서 시민들이 당원 활동을 하고, 연동형비례대표제가 시작된 만큼 특수목적 정당들이 의회에 진출해 민생과 관련된 법안을 만드는 현실을 얼마든 꿈꿀 수 있다. 이는 정치 문화의 근본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거대 양당 중심의 획일적 가치 혹은 삶과 유리된 정치가 아닌, 다양성을 보장하는 연대의 정치 말이다. 성숙한 민주주의는 그때 비로소 시작된다. youngtan@seoul.co.kr
  • [이슬기 기자의 볼까말까]설 영화 3대장을 분석한다

    [이슬기 기자의 볼까말까]설 영화 3대장을 분석한다

    설 대목을 앞두고 일제히 개봉한 한국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가족들과 보든 혼자 보든 아주 약간의 가이드가 되길 바라며.●미스터 주: 엉성하지만 착한 애 드디어 한국에서도 동물과 대화한다는 설정의 실사 영화가 등장했다. 그것도 오랜 기간 관련 분야 공력을 쌓아온 미국 할리우드 영화의 개봉에 뒤이어. 이성민과 셰퍼드 종의 개 ‘알리’가 주연한 영화 ‘미스터 주’다. 영화는 국가정보원의 베테랑 요원인 주태주(이성민 분)가 군견 알리와 함께 중국에서 특사로 파견된 팬더의 행방을 쫓는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갑자기 얻게 된 동물과 소통하는 능력이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러닝 타임 113분 중 앞의 1시간은 지루하다. 동물이 말을 한다는 비현실적인 설정이 힘을 얻기 위해서는, 숨쉴 새 없이 웃음 포인트가 터져 나와야 하는데 영 느슨하다. 부장 검사, 국회의원 등 고위직 전문 배우였던 이성민의 좌충우돌 연기는 어딘가 모르게 익숙치 않고, 팬더 탈 쓰고 슬랩스틱을 벌이는 후배 요원 역의 만식(배정남 분)은 안타까우리만치 민폐 캐릭터다. 이 공백을 메우는 것이 다채로운 동물 목소리 캐스팅이다. 평생 쳇바퀴만 굴리는 햄스터 역에 이순재, 기막히게 로또 번호를 점찍는 흑염소 역에 이선균, 근육질 수컷 고릴라를 밝히는 암컷 고릴라 역의 이정은 등은 싱크로가 높다. 이성민이 극찬해 마지 않았던 알리의 연기도 볼만하다. 아쉬움이 많지만, 영화의 착한 메시지만큼은 새겨들을 만하다. 영화 후반부, 딸이 데려온 고양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던 비정한 아빠 주태주의 개과천선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반려동물을 키운 경험이 있거나 현재 함께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영화 후반부, 한 줄기 눈물 방울이 흐를 법하다. 이성민 스스로도 “애들 영화”라 한 만치, 아이들 손 잡고 보기 좋겠다. 별점 ★★●히트맨: ‘용두사미’ 액션 코미디 ‘방부제 액션 스타’ 권상우가 이번에는 골방 웹툰 작가가 됐다. 절대 평범한 작가일 리 없다는 관객들의 의심처럼 이 작가, 과거가 화려하다. 국정원에서 비밀리에 키워 온 암살요원 ‘방패연’의 일원 ‘준’이 그의 과거다. 어렵사리 국정원에서는 탈출해 자신의 꿈이었던 만화가의 길을 가지만, 흥행 참패 악플 폭발. 쉽지가 않다. 그가 술김에 맘 놓고 그린 그 시절에 관한 웹툰은 아내(황우슬혜 분)의 클릭 한 번에 업로드되고 그 만화로 준은 일약 ‘히트맨’이 된다. 동시에 숨겨뒀던 과거도 팝업되면서, 국정원과 그의 소싯적 숙적 모두 그를 쫓는다. 믿고 보는 권상우표 액션은 웹툰적인 상상력이 가미되면서 더욱 화려해졌다. ‘방패연’의 리더였던 천덕규(정준호 분)와의 천연덕스러운 코믹 연기도 보는 재미가 있다. 그러나 중후반부부터 해도해도 너무한 헐거운 경비의 국정원과 시종일관 고함만 버럭버럭 지르는 보스 형도(허성태 분)의 존재는 안쓰럽다. 여기서부터 급격히 서사에 힘을 잃으면서, 몰입도가 떨어진다. 아내와 어린 딸을 지키려는 준의 고군분투와 가족애까지는 알겠는데, 가족중심주의가 지나쳐 혼자 사는 천덕규 같은 인물을 희화화하는 장면에서는 눈살이 찌푸려진다. 영화가 끝나도록 머리를 맴도는 대사 하나, ‘방패연’ 꿈나무를 물색하기 위해 찾아온 덕규에게 어린 준이 하는 말이다. “만화를 그리면 기분이 좋아져요.” 결국 ‘하면 기분 좋은 일’을 따라 살려던 준이 겪는 풍파가 영화의 골자다. 희대의 유행어 “이렇게 입으면 기분이 조크든요”를 떠오르게 한다. 별점 ★★☆●남산의 부장들: 스포의 사전 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총격으로 사망하기까지, 40일을 그린 영화다. 여기까지는 전혀 흥미가 안 생긴다. 한국인이라면 어느 정도는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런데 여기에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을 얹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남산의 부장들’은 올림푸스 신전에 오른 그리스 신들의 대전을 보는 듯 이들 연기가 주는 팽팽함이 영화를 압도한다. 박 대통령에게 방아쇠를 당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을 모티브로 한 김규평 역을 맡은 이병헌의 연기는 시시각각 다른 얼굴을 내비친다. 김형욱을 모티브로 한 박용각 전 중앙정보부장 역의 곽도원은 외모부터가 흑백 사진 속 실존 인물과 거의 똑같다. 박통을 연기한 이성민은 전혀 다른 외모임에도 뉘앙스와 아우라로 실존 인물을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존재감을 지녔다. 영화는 독특하게 그들끼리는 ‘혁명’이었던 5·16 군사정변 등을 말하면서도 그 흔한 회상신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그 굴곡진 역사를 배우들의 대사로만 처리한다. 제공되는 각 배역들의 전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탓에 김규평이 박통을 살해하기까지, 이해가 덜 되는 측면도 있다. “관객들에 질문을 던지기 위해 감독님이 일부러 차갑게 연출한 것 같다.” 청와대 경호실장 곽상천을 연기한 이희준의 말을 상기하면 마지막 장면까지 어느 정도 수긍이 된다. 다 아는 내용으로 영화를 만들어도 재밌다, 스포의 사전 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는 걸 보여 주는 영화다. 영화의 결말 뿐이 아니라 과정 자체도 영화니까. 별점 ★★★★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여기는 호주] “호주가 불타고 있다”…시드니 시청에 몰려든 대규모 시위대

    [여기는 호주] “호주가 불타고 있다”…시드니 시청에 몰려든 대규모 시위대

    “나라가 불타고 있다!”, “총리는 물러가라“ 지난 10일(현지시각) 오후 5시 30분 시드니 시청 앞에서 산불 대처를 촉구하는 기후변화 시위가 열렸다. 현재 호주는 산불이 5개월째 이어지고 있어 피해지역이 이미 남한 면적을 초과한 상태로 26명의 인명피해와 10억 여 마리의 야생동물이 사망하는 최악의 자연재해을 겪고 있다. 시위가 시작되기 두어시간 전부터 많은 시민들이 시드니 시청 앞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문구와 그림이 담긴 피켓을 들고 삼삼오오 시청 주변에 집결했다. 가족이 함께 온 모습도 보이고 반려견과 참석한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시민들이 들고 있는 피켓에는 부족한 산불 대처로 비난을 받고 있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를 희화화 하는 문구와 그림이 많았고,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에 대한 대처를 촉구하는 문구가 주를 이루었다. 이번 화마로 기능적 멸종위기를 맞고 있는 코알라 인형과 그림들도 시선이 모아졌다. 오후 5시 30분경 시위가 시작하면서 모여든 시민들로 최근 개통을 시작한 경전철이 운행을 멈추었고, 시청 앞 조오지 스트리트과 파크 스트리트 주변은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시드니 시위 참가 인원은 약 3만여 명으로 추산됐다.이번 시위를 주도한 ‘환경단체 멸종저항’과 ‘기후 정의를 위한 대학생 모임’이 구호를 선창하면 시민들이 호응을 하면서 시드니 중심가가 큰 함성으로 메아리쳤고 때로는 재미있는 구호에 웃음이 이어지기도 했다. 가장 많이 들리는 구호는 '나라가 불타고 있다' 와 '스콧 모리슨 총리를 파면하라'였다. 한 시민 참가자는 "여기에 모인 사람을 보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산불 대처와 기후 변화를 촉구하는지. 우리는 정부의 신속한 행동을 원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후 정의를 위한 대학생 모임’은 이날 페이스북에 "기후 범죄자들에게 댓가를 치르게 하자"며 "우리는 계속해서 정부를 압박할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시청 앞에서 한동안 구호를 외치던 시민들은 6시 경부터는 파크 스트리트를 가로지르는 시위행렬로 이어졌다. 안전 보호를 위한 경찰이 있었지만 특별한 충돌 없이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시위 행렬은 마치 축제 행렬을 하듯이 이어졌고 오후 8시경 시위 행렬을 마친 시민들은 집으로 돌아갔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연동형’ 겨냥 비례한국당 현실화 눈앞 비례민주·비례정의당 ‘선점’ 가능성도

    ‘연동형’ 겨냥 비례한국당 현실화 눈앞 비례민주·비례정의당 ‘선점’ 가능성도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허점을 노린 위성정당이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유한국당은 연동형 비례제가 도입되면 ‘비례한국당’을 창당해 이 선거제의 문제점을 내년 총선에서 증명해 보이겠다고 공언했다. 선거제의 맹점을 드러내기 위해 제도 허점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한국당은 26일 본회의에서 연동형 비례제가 통과되면 곧바로 비례전담 정당을 창당할 계획이다. 조만간 ‘비례한국당’ 이름을 선점한 최인식 비례한국당 창당준비위원장과 뜻을 함께할지 여부를 타진한다. 비례한국당 이름을 가져오지 못하면 새 당명으로 비례정당을 만들 예정이다. 한국당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연동형 비례제가 통과되면) 내년 총선에서 이 해괴한 선거법이 반헌법·반문명적이라는 점을 만천하에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은 지난 23일 본회의에 상정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로 버티며 표결을 지연하고 있지만 통과는 시간문제다. 민주당은 26일 시작하는 임시회 소집 요구서를 이미 제출했다. 비례한국당 카드가 현실화되면 선거판은 요동칠 전망이다. 한국당 내에서는 한국당만 위성정당을 만든다고 가정하면 비례 47석 가운데 20석 이상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다른 정당에서도 비례전담 정당 카드를 꺼내면 의석수는 크게 흔들린다. 유권자들이 선거제를 희화화한 책임을 물을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고, 지역구 후보는 한국당을 찍고 정당투표는 비례한국당에 정확하게 몰아준다는 보장도 없다. 특히 비례한국당이 투표용지에서 한국당 순번과 같은 ‘2번’을 받기 위해서는 의원 약 30명이 ‘비례한국당’으로 이적해야 한다. 한국당이 ‘비례민주당’을 만드는 전략을 쓸 가능성도 있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한국당이 비례민주당·비례정의당 이름도 선점해 위성정당으로 만들어 선거운동에 나서면 선거판이 더 흔들릴 것”이라며 “그만큼 위험한 제도”라고 밝혔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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