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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화화 빼니 남은 건 공감… 언니들이 만든 예능의 기술

    희화화 빼니 남은 건 공감… 언니들이 만든 예능의 기술

    “수영 선수는 ‘그날’에 물 속에서 어떻게 해요?” 국가대표 출신들이 모인 캠핑카에서 ‘그날’에 대한 질문이 튀어나왔다. 사석에서도 말하기 어려웠던 ‘그날’의 이야기는 골프, 펜싱, 배구, 수영 등 종목별 생리 대응법으로 이어졌다. 운동만 한 언니들이 한바탕 놀아본다는 E채널 예능 ‘노는 언니’에서 최근 화제가 된 장면이다. 이 주제는 어떻게 나왔을까. 최근 서울 마포구 E채널 제작센터에서 만난 방현영 책임PD(CP) 등 제작진은 “대본이나 설정은 전혀 없었다. 언니들의 있는 그대로를 자연스럽게 담으면 재밌는 장면들이 나온다”고 에둘러 설명했다. 최근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에 서비스된 후 ‘노는 언니’는 ‘오늘의 한국 톱10 콘텐츠’에 꾸준히 이름을 올린다. 박세리 등 여성 선수만 모은 ‘모험’으로 고무적인 결과를 얻은 제작진도 여성 비율이 높다. 방 CP와 박지은 PD, 장윤희 작가 등 기획 회의에 참여하는 스태프 10여명이 모두 여성이다. 편집, 자막, 그래픽 등을 포함하면 절반에 육박한다. 예능계에서 보기 드문 성비다. 4~17년차 경력을 가진 제작진은 “그동안 성별이 특별한 변수나 장벽이 된 적은 없다”며 “개개인 성향과 성격이 중요하다”고 했다. ‘노는 언니’ 역시 ‘각 잡고’ 만든 게 아니라 신선한 아이템을 찾다 떠올렸다. 신기하다는 시선은 오히려 외부에서 느낀다. 섭외 등의 과정에서 만나는 관계자들은 “여긴 다 여성분들이냐”는 질문을 빈번하게 건넨다. 방 CP는 “아직 여성 총괄이 드물다 보니 나를 신뢰하도록 설득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계속 헤쳐 나가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분명한 강점도 있다. 대화 속 공감 포인트를 섬세하게 짚어 새로운 이야기와 재미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국가대표의 결혼, 출산 이야기나 생리 고충이 대표적이다. 출연자가 예민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은 미리 조율해 배려하기도 한다. 전문 방송인이 아니라 더 필요하다. 남현희 선수의 과거 성형 논란에 대한 대화가 대표적이다. 장 작가는 “자연스럽게 나온 대화라도 방송에 나갈 때 비하나 상처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사전 대화로 상의하는 편”이라고 했다. 성역할을 굳이 내세우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다양한 매력을 보여 주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김치찌개 만들기에 시행착오를 겪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거나, 장보기에 굳이 ‘엄마 남현희’가 부각되지 않는 이유다. 이지연 작가는 “예능에선 소위 대상화, 희화화, 질투, 텃세 등의 요소를 일부러 넣기도 하지만, 우리 출연자들이 현장에서 즐거워하고 몰입하는 모습이 충분히 느껴진다”며 “이걸 담백하게 담으면 된다”고 원칙을 설명했다. 촬영 역시 출연진의 캐릭터 자체에 집중해 ‘화장’이 필요 없다. 이미경 촬영감독은 “운동이 중심인 회차는 근육 등을 보여 주지만 평소에는 대화나 표정에 초점이 간다”며 “여성 선수를 찍는다는 관점이 아니라 아이템에 맞춰 촬영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최근 여성 CP와 남성 막내 작가들도 속속 나오면서 제작 인력에도 기존 구도가 깨지는 추세다. 박 PD는 “콘텐츠의 재미로 평가받았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며 “언니들의 선수생활처럼 지구력을 갖고 10년쯤 롱런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희화화 없이 공감으로”…소신있게 ‘노는 언니’들의 ‘나는 예능’

    “희화화 없이 공감으로”…소신있게 ‘노는 언니’들의 ‘나는 예능’

    출연진에 작가·PD 등 여성 제작진 ‘다수’ 엄마·주부 역할보다 있는 그대로 매력 담아 민감한 주제는 출연진과 미리 상의하기도“언니들의 선수 생활처럼 롱런하고 싶어”“수영 선수는 ‘그 날’에 물 속에서 어떻게 해요?” 국가대표 출신들이 모인 캠핑카에서 ‘그 날’에 대한 질문이 튀어나왔다. 사석에서도 말하기 어려웠던 ‘그 날’의 이야기는 골프, 펜싱, 배구, 수영 등 종목별 생리 대응법으로 이어졌다. 운동만 한 언니들이 한바탕 놀아본다는 E채널 예능 ‘노는 언니’에서 최근 화제가 된 장면이다. 이 주제는 어떻게 나왔을까. 최근 서울 마포구 E채널 제작센터에서 만난 방현영 책임PD(CP) 등 제작진은 “대본이나 설정은 전혀 없었다. 언니들의 있는 그대를 자연스럽게 담으면 재밌는 장면들이 나온다”고 에둘러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에 서비스된 후 ‘노는 언니’는 ‘오늘의 한국 톱10 콘텐츠’에 꾸준히 이름을 올린다. 박세리 등 여성 선수만 모은 ‘모험’으로 고무적인 결과를 얻은 제작진도 여성 비율이 높다. 방 CP와 박지은 PD, 장윤희 작가 등 기획 회의에 참여하는 스태프 10여명이 모두 여성이다. 편집, 자막, 그래픽 등을 포함하면 절반에 육박한다. 예능계에서 보기 드문 성비다. 4~17년차 경력을 가진 제작진은 “그동안 성별이 특별한 변수나 장벽이 된 적은 없다”며 “개개인 성향과 성격이 중요하다”고 했다. ‘노는 언니’ 역시 ‘각 잡고’ 만든 게 아니라 신선한 아이템을 찾다 떠올렸다. 신기하다는 시선은 오히려 외부에서 느낀다. 섭외 등의 과정에서 만나는 관계자들은 “여긴 다 여성분들이냐”는 질문을 빈번하게 건넨다. 방 CP는 “아직 여성 총괄이 드물다 보니 나를 신뢰하도록 설득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계속 헤쳐 나가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분명한 강점도 있다. 대화 속 공감 포인트를 섬세하게 짚어 새로운 이야기와 재미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국가대표의 결혼, 출산 이야기나 생리 고충이 대표적이다. 출연자가 예민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은 미리 조율해 배려하기도 한다. 전문 방송인이 아니라서 더 필요하다. 남현희 선수의 과거 성형 논란에 대한 방송 내용에 대해서도 미리 대화를 나눴다. 장윤희 작가는 “자연스럽게 나온 대화라도 방송에 나갈 때 비하나 상처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사전에 상의하는 편”이라고 했다.성역할을 굳이 내세우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다양한 매력을 보여 주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서다. 김치찌개 만들기에 시행착오를 겪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거나, 장보기에 굳이 ‘엄마 남현희’가 부각되지 않는 이유다. 이지연 작가는 “예능에선 소위 대상화, 희화화, 질투, 텃세 등의 요소를 일부러 넣기도 하지만, 우리 출연자들이 현장에서 즐거워하고 몰입하는 모습이 충분히 느껴진다”며 “이걸 담백하게 담으면 된다”고 원칙을 설명했다. 촬영 역시 출연진의 캐릭터 자체에 집중해 ‘화장’이 필요 없다. 이미경 촬영감독은 “운동 위주의 내용이면 근육 등 신체를 보여 주지만 평소에는 대화나 표정에 초점이 간다”며 “여성 선수를 찍는다는 관점이 아니라 아이템에 맞춰 촬영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프로그램 뿐 아니라 제작 인력 면에서도 변화가 일고 있다. 여성 CP와 남성 막내 작가들이 최근 속속 나오며 기존 구도가 깨지는 추세다. 박 PD는 “콘텐츠의 재미로 평가받았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며 “언니들의 선수생활처럼 지구력을 갖고 10년쯤 롱런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밝혔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하나님 통치’ 논란에 김종인 “옛날 사고…당에 도움 안돼”

    ‘하나님 통치’ 논란에 김종인 “옛날 사고…당에 도움 안돼”

    추석 연휴 중 ‘하나님의 통치’, ‘한강 갈 뻔’ 등 부적절한 문구가 담긴 홍보물로 논란을 일으킨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에 대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옛날 사고에 사로잡힌 것은 당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해당 논란이 불거진 뒤 비대위가 즉각 징계 조치를 취했는데, 이에 청년위가 반발하고 주호영 원내대표도 옹호하고 나서자 김종인 위원장이 재차 단호하게 선을 그은 것이다. 청년위는 지난 추석 연휴 새롭게 내정된 지도부 인사를 소개한 홍보 게시물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러나 게시물에 쓰인 문구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주성은 청년위 대변인은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 자유보수정신의 대한민국”이라는 문구와 함께 ‘어머니가 목사님’이라고 밝혔다. 이재빈 인재육성본부장은 ‘인생 최대 업적: 육군땅개알보병 포상휴가 14개’라고 적었다. ‘땅개’는 육군 보병을 비하하는 은어다. 또 김금비 기획국장은 “2년 전부터 경제대공황이 올 거라고 믿고 ‘곱버스’ 타다가 한강 갈 뻔함”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곱버스’(곱+인버스)는 주가가 하락할 때 하락분의 2배로 수익을 내는 증시 상품을 가리키는 은어이며, ‘한강에 간다’는 말은 ‘한강으로 투신(극단적 선택)하러 간다’는 뜻으로 인명을 지나치게 가볍게 희화화한 표현이기에 정치 홍보물에 쓰기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비대위는 주성은 청년위 대변인의 내정을 취소하고, 김금비 부위원장을 면직 처분하는 등 사실상의 징계 조치를 내렸다.그러자 박결 청년위 위원장은 “비대위가 당 청년위원에 대한 처벌과 징계 권한이 있는 것과 동시에 당 청년위원들을 보호할 의무도 있다고 생각된다. 당 의원들께도 간곡하게 요청드린다. 우리 당 청년들을 지켜 달라”며 당 지도부의 대응에 이의를 제기했다. 특히 청년위는 이후 ‘장례 안내’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으로 해명 게시물을 올려 비대위의 면직 처리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젊은이는 12번 (실수해도) 된다는 말이 있다. 실수가 없다면 발전도 없다”면서 “국민 전체의 생각에 맞추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고 느꼈을 것이다.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청년위를 감싸고 나섰다. 특히 “‘육군땅개알보병’을 남들이 말하면 비하가 되지만 거길 거쳐 온 사람이 ‘내가 고생했다’고 스스로 이야기하는 것을 비하라고 하면 무슨 말을 할 수 있나”라면서 “그런 것까지 과하게 책임을 묻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그러나 김종인 위원장은 연휴가 끝난 뒤 처음으로 가진 비대위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내용 자체가 오히려 청년위에 있는 사람들이 진취적이지 못한 것이었다”며 “옛날 사고에 사로잡힌 것은 당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우발적인 사고로 터진 일이 아니다. 관계자 검토를 거쳐 게시됐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어느 누구도 필터링하지 못했다는 것은 시스템적 사고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다들 배가 불렀다”면서 “청년의 실수라기보다는 확신에 찬 행보”라고 지적했다.한편 박결 위원장은 “언론에 노출돼 인신공격을 받고 생업에 지장을 받으며 자신들의 커리어에 씻을 수 없는 큰 피해를 보게 된 동지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며 청년 당원들에 사과했다. 이어 “오늘부로 모든 직책과 당적을 내려놓고 스스로 성장하기 위한 다른 길을 걸어가겠다는 말을 전한다”며 “모든 정치적 활동을 그만두려 한다”고 덧붙였다. 박결 위원장은 김종인 체제가 출범한 뒤 지난 7월 중앙청년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지난해 황교안 전 대표가 청와대 단식 농성을 벌일 때 동조 농성을 한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하나님의 통치” 野 청년위원장, 정계 떠난다 “다른 길 걷겠다”

    “하나님의 통치” 野 청년위원장, 정계 떠난다 “다른 길 걷겠다”

    “중앙청년위 관련된 모든 일 제 잘못된 판단 때문”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 박결 위원장은 5일 “미숙함이 많은 분의 마음을 다치게 했다”며 정계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중앙청년위와 관련된 모든 일은 저의 잘못된 판단으로부터 시작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박 위원장은 “언론에 노출돼 인신공격을 받고 생업에 지장을 받으며 자신들의 커리어에 씻을 수 없는 큰 피해를 보게 된 동지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며 “오늘부로 모든 직책과 당적을 내려놓고 스스로 성장하기 위한 다른 길을 걸어가겠다는 말을 전한다. 모든 정치적 활동을 그만두려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의힘 중앙청년위 주성은 대변인 내정자는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올린 카드뉴스 형식의 자기소개 글에서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 자유보수정신의 대한민국”이라고 썼다. 김금비 기획국장은 “2년 전부터 곧 경제 대공황이 올 거라고 믿고 ‘곱버스’ 타다가 한강 갈 뻔 했다”며 극단적 선택을 희화화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표현들이 사용해 자신을 소개했다. 또 이재빈 청년위 인재육성본부장은 “인생최대업적 육군땅개알보병 포상휴가 14개”라고 썼다. 이는 육군 비하 용어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일 보도자료를 통해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제8차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어 이재빈 인재육성본부장과 김금비 기획국장 등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 2인에 대해 각각 면직 처분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같은 사안으로 문제가 된 주성은 당 중앙청년위 대변인 내정자에 대해서는 내정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인 지난 7월 중앙청년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지난해 황교안 전 대표가 청와대 단식 농성을 벌일 때 동조 농성을 한 바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하나님의 통치·한강 갈 뻔’…국민의힘, 청년위 지도부 면직 처분

    ‘하나님의 통치·한강 갈 뻔’…국민의힘, 청년위 지도부 면직 처분

    국민의힘 청년위 지도부 포스터 부적절 표현 논란진중권 “늙으나 젊으나 개념없다…이러니 20년 집권”민주당 “정교분리 위배…정치언어 품격 되찾길”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가 소셜미디어에 배포할 목적으로 만든 지도부 소개 포스터에 ‘하나님의 통치’, ‘한강 갈 뻔’ 등 부적절한 표현을 쓰면서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은 문제가 된 청년위 지도부 인사를 취소하는 등 당 차원에서 수습에 나섰다. 국민의힘 청년위는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카드뉴스 형식으로 지도부 청년위원들을 소개하는 포스터를 올렸다. 주성은 청년위 대변인은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 자유보수정신의 대한민국”이라는 문구와 함께 ‘어머니가 목사님’이라고 밝혔다. 이재빈 인재육성본부장은 “난 커서도 운동권처럼은 안될란다”라는 문구와 더불어 ‘인생 최대 업적: 육군땅개알보병 포상휴가 14개’라고 적었다. ‘땅개’는 육군 보병을 비하하는 은어다. 또 김금비 기획국장은 “2년 전부터 경제대공황이 올 거라고 믿고 ‘곱버스’ 타다가 한강 갈 뻔함”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곱버스’(곱+인버스)는 주가가 하락할 때 하락분의 2배로 수익을 내는 증시 상품을 가리키는 은어이며, ‘한강에 간다’는 말은 ‘한강으로 투신(극단적 선택)하러 간다’는 뜻으로 정치 포스터에 쓰기에 인명을 지나치게 가볍게 희화화한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설아 보통정치연구소 대표는 최근 해당 포스터 몇 건을 소개하며 “국민의힘 당원들 사이에서 핫한 모양이다. ‘힙’하고 세련됐다며 진심으로 칭찬하고 있었다”면서 “이게 좋다고 ‘좋아요’ 누른 사람들은 솔직히 정치 접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2일 이설아 대표의 글을 공유하며 “이러니 저쪽(더불어민주당)에서 20년 집권하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늙으나 젊으나 개념이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조은주 청년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헌법상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기본원리와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위배되는 표현”이라며 “정치 언어의 품격을 되찾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청년위는 이날 해당 게시글을 페이스북에서 삭제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도 긴급 화상 회의를 열고 주성은 대변인의 내정을 취소하고, 이재빈·김금비 부위원장을 면직 처분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혁신과 변화의 행보에 멈춤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도 넘은 여성 혐오인가, 선 넘은 창작 검열인가

    도 넘은 여성 혐오인가, 선 넘은 창작 검열인가

    ‘복학왕’ 퇴출 국민청원 13만명 돌파성착취 등 표현 ‘헬퍼2’ 끝내 연재중단주호민 작가 “시민 독재 시대” 비판 시민단체 “표현의 자유, 존중하지만사회적 약자를 조롱할 권리 아니다” 기안84 작가의 ‘복학왕’, 삭 작가의 ‘헬퍼2: 킬베로스’ 등 인터넷 만화의 여성 혐오와 폭력적 장면 묘사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웹툰 ‘신과 함께’ 등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주호민 작가가 창작의 자유를 억압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 가세하면서 논쟁이 가열됐다. 문제가 될 소지가 큰 작품이 나올 때마다 네이버와 같은 웹툰 플랫폼 업체는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며 독자의 반응을 살펴 반영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는다. 연간 웹툰 시장 규모가 1조원대에 달하는 만큼 플랫폼들이 책임지고 웹툰이 여성 혐오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20일 업계에 따르면 주 작가는 지난 18일 인터넷 방송에서 최근의 웹툰 논란과 관련해 “옛날에는 국가가 검열했는데, 지금은 독자가 한다”며 “시민 독재 시대”라고 말했다가 이 같은 표현이 문제되자 하루 만에 사과했다. 그는 “작품에서 전쟁 피해자나 선천적 장애 등을 희화화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독자들이)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나 작품을 만났을 때 그것을 미개하다고 규정하고 계몽하려고 한다”며 시민들이 웹툰을 검열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가 비난받았다. 대중적인 작가마저 최근 불거진 웹툰의 여성혐오와 폭력성에 대한 비판을 시대착오적인 검열로 치부하는 것은 웹툰 업계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을 보여 주는 단면이다. 삭 작가의 ‘헬퍼2’는 최근 아동·청소년 대상 성착취와 여성 노인 고문 장면 등 노골적인 여성혐오로 문제를 빚은 끝에 연재가 중단됐다. 줄곧 여성혐오 표현으로 비난받은 ‘복학왕’은 지난해 장애인과 외국인노동자를 희화화한 데 이어 이번에는 여주인공이 상사와의 성관계를 통해 정직원이 됐다는 암시 장면을 그렸다. ‘복학왕’ 웹툰 중단 요구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13만명 넘게 참여하기도 했다. 웹툰을 규제할 권한은 작가들과 플랫폼에 있다. 플랫폼이 자율적으로 웹툰을 규제하고, 내용이 문제가 되면 사후에 수정하는 수준에 머문다. 미디어와 콘텐츠물을 심의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한국 만화가협회 웹툰 자율규제위원회에 규제를 맡겼기 때문이다. 만화계성폭력대책위 등 시민단체는 막강한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플랫폼이 선제적으로 혐오 표현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웹툰 플랫폼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네이버 웹툰은 3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약 480만명에 달했다. 대책위는 “네이버 측은 ‘표현의 자유’라는 이유로 작품 방향성을 존중하지만, 표현의 자유는 사회적 약자를 조롱할 권리가 아니다”라며 “작가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이고 구체적인 윤리 및 성인지 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코로나 희생자와 참전용사 짓밟고, 골프카트에 올라탄 트럼프 풍자

    코로나 희생자와 참전용사 짓밟고, 골프카트에 올라탄 트럼프 풍자

    11월 3일 미국 대선을 두 달 앞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막말 논란 등으로 궁지에 몰린 가운데, 뉴욕 한복판에서 트럼프 풍자 공연이 펼쳐졌다. 8일(현지시간) 뉴욕데일리뉴스는 맨해튼 배터리파크에 ‘살아 숨 쉬는’ 황금 조각상 퍼포먼스가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예술가 집단 ‘트럼프 조각상 계획’(The Trump Statue Initiative)은 이날 화려한 황금색으로 치장하고 나와 트럼프 대통령을 연기했다. ‘마지막 대공격’(The Final Push)이라는 이름이 붙은 전시대 위에서 대통령을 희화화했다. 전시대 전면에는 ‘미국 제45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민권과 자유의 파괴자 (2016~2020)’이라는 설명이 달렸다.공연에서 트럼프 대통령 역은 보수성향인 폭스뉴스의 인기진행자 숀 해니티와 로라 잉그러햄 역이 뒤에서 미는 골프 카트에 올라타 골프채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폭스뉴스 카메라기자 역은 무릎을 꿇고 앉아 그 모습을 촬영했다. 이들이 밟고 선 땅은 누군가의 무덤으로 연출됐다. 무덤에는 묘비 여러 개가 세워져 있었는데, 하나는 코로나19 희생자, 또 하나는 참전용사의 것이었다. 코로나19로 20만 명이 죽어 나가는 동안 ‘골프광’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비호 속에 국민 혈세로 골프를 치러 다니며 참전용사 비하를 일삼았다는 날카로운 풍자가 깃든 공연이었다. 17만 명 죽었는데 ‘어쩔 수 없다’니공연에서 대통령이 밟고 선 무덤의 코로나19 희생자 묘비에는 ‘비극을 기리며; 어쩔 수 없다(It is What It Is)’라는 비문이 적혀 있었다. ‘어쩔 수 없다’(It is What It Is)는 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일 ‘악시오스 온 HBO’ 인터뷰에서 내뱉은 말이다.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와 관련 “치명률이 낮다. 훌륭히 대응했다”며 황당한 논리를 펼쳤다. 그러다 기자가 “코로나19로 하루에 1000명씩 죽어 나가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허를 찌르는 질문을 던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어쩔 수 없다(It is What It Is)”며 진땀을 뺐다. ‘It is What It Is’는 직역하면 ‘그냥 그것일 뿐’이라는 말이다. 주로 바꿀 수 없는 절망적이거나 도전적인 상황을 나타내며,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의미로 쓴다. 당시 사망자만 17만 명(현재 20만 명)이 넘은 상황에서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기에는 믿기 어려운 무책임한 발언이었다. "참전용사는 패배자, 호구" 막말 논란에도 골프장으로공연에 쓰인 또 다른 참전용사 묘비에는 ‘비극을 기리며; 루저’라는 비문이 새겨져 있었다. 얼마 전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참전용사 비하 발언 보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미국 시사주간지 ‘더 애틀랜틱’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11월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현지에 묻힌 미군 전사자들을 ‘루저’(loser), ‘호구’(suckers)라고 비하했다는 보도를 내놨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측근들에게 “내가 왜 묘지에 가야 하느냐? 그곳은 패배자들로 가득 차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짐승이나 할 소리”라고 진화에 나섰으나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일련의 논란 속에서도 ‘골프광’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어김없이 골프장을 찾았다. 6일 자신이 소유한 개인 골프장 ‘워싱턴D.C.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지인들과 라운딩을 즐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월 20일 취임 이후 6일 현재까지 278차례나 라운딩을 즐겼다. 전용기 사용료와 비밀경호국 요원 숙박비 및 급식비 등을 포함해 그간 골프에 들어간 국민 혈세만 1억4100만 달러(약 1677억 원)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 한 번 칠 때마다 60만 달러(약 7억 원)의 세금이 날아간 셈이다.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행적을 바탕으로, 예술가집단 ‘트럼프 조각상 계획’(The Trump Statue Initiative)은 이번 거리 공연을 기획했다. 행사 관계자는 “유권자들이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생각할 기회의 장을 열고자 했다. 투표를 독려하고 싶었다”는 의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슈가 가라앉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심지어 참전용사를 패배자라 비하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사나흘 만에 헤드라인에서 밀려났다”며 국민 관심을 호소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나 혼자 간다? MBC, 기안84 논란 한달째 묵묵부답… 시청자들이 속속 하차

    나 혼자 간다? MBC, 기안84 논란 한달째 묵묵부답… 시청자들이 속속 하차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본명 김희민)의 하차 여부를 두고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의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최근 웹툰이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인 이후 하차 요구가 빗발친 지 한 달째지만 방송국은 어떤 의견도 내놓지 않은 채 녹화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4일 ‘나 혼자 산다’ 361회 방송에는 고정 멤버인 기안84가 출연하지 않았다. 웹툰 논란 직후 촬영분이 나간 첫 주를 제외하면 3주째다. MBC 측은 “기안84의 개인 사정으로 녹화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하차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기안84는 지난달 11일 네이버 웹툰에 공개된 ‘복학왕’ 304화에서 능력이 부족한 20대 여성 봉지은이 남성 상사와의 잠자리 후 정규직이 된 것처럼 그려 성차별적 표현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들은 네이버 웹툰에 기안84의 연재 중단을 요구했고 같은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은 6일 기준 13만명을 넘겼다. ‘나 혼자 산다’에도 불똥이 튀었다.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은 문제가 불거진 후 전쟁터로 변했다. “수차례 논란에 휩싸인 기안84를 MBC가 여러 차례 감싸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방송으로 웹툰 창작을 보여 줘 홍보 효과가 있었다는 점도 하차 요구의 근거가 되고 있다. 반면 “만화의 표현을 문제로 프로그램까지 관두는 건 옳지 않다”는 옹호 의견도 맞선다. MBC가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프로그램에 대한 기안84의 기여도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3년여 출연 기간 동안 특유의 기행과 ‘세 얼간이’ 등 코믹 캐릭터로 연예대상 수상 등 ‘나 혼자 산다’의 전성기를 함께했다. 지난해 5월 기안84의 작품이 장애인 희화화 등으로 문제가 됐을 때도 방송 활동에는 타격이 없었다. 제작진은 과거 인터뷰를 통해 “기안84는 다양성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옹호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애매한 태도가 7년간 간판 예능의 자리를 지켜 온 ‘나 혼자 산다’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월 최고 12.7%까지 올랐던 시청률은 논란 이후 7~9%대(닐슨코리아 기준)로 떨어졌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기안84의 지분이나 팬을 고려해 공식 하차 선언 대신 차차 출연을 안 할 가능성이 높지만, 논란이 지속되면 방송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오히려 최근 여성 출연자들의 인기를 활용해 새 구성을 도모하는 계기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국민의 짐, 국민의 적?”...미통당 새 당명 정청래 조롱

    “국민의 짐, 국민의 적?”...미통당 새 당명 정청래 조롱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당명과 정강·정책 개정을 놓고 “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제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며 의원들에게 동의를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유튜브를 이용해 비대면으로 열린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은 과거 탄핵의 아픔을 경험하고 선거에서 계속 패배를 맛봤으며, 지난 4월 엄청난 패배를 하면서 위기 상황에 봉착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개정 당명인 ‘국민의힘’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경주했다”면서 “처음 들으면 생소하고 잘 부르기 힘든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비대위에서 마련한 당명과 정강·정책 등이 여러분 개개인의 성향에 잘 맞지 않는 부분도 있으리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만약 여기에서 균열이 생겨 ‘그러면 그렇지. 저 당이 그럴 수 있느냐’ 이런 소리를 절대 들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국민의힘’이란 당명이 자신이 예전에 만들었던 것이란 주장을 이어나갔다. 정 의원은 이날 “17년전 몸담았던 생활정치 네트워크 국민의 힘이 무도한 미통당에 의해 조롱당하고 있다”며 “국민의 짐, 국민의 적, 국민의 똥, (일본)국민의 힘, 국민의힘(빼는당), 사기의 힘, 철판의 힘, 재산의 힘, 적폐의 힘, 수구의 힘, 퇴행의 힘, 국민의 휨, 그리고 구개음화 현상에 따른 국민의심까지…”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힘 전 대표는 정청래고 국민의 힘 현 대표 김종인?”이냐고 비꼬면서 김 위원장을 ‘이당저당 김종인선생’이라고 희화화했다. 조수진 미래통합당 의원은 “새 당명 ‘국민의힘’이 무엇보다 ‘힘’이 느껴져서 좋다”며 “정당의 약칭을 마음대로 부르지 않게 하는 것도 지금 시대엔 필요하며, ‘국민의힘’은 약칭이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또 “‘국민의 힘’이란 용어가 ‘강원도의 힘’ ‘영남의 힘’ ‘충청의 힘’ ‘중원의 힘’ 등으로 어디서든 변형이 가능하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라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정청래 의원이 과거 자신이 했던 모임 이름을 베꼈다고 주장하지만 정 의원이 주장하는 ‘국민’과 보편적인 상식을 지닌 ‘국민’과는 다르다”며 “1955년 해공 신익희, 유석 조병옥 박사가 창당했던 민주당과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이 완전히 다른 딴정당인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층층 암봉·굽어보는 다도해·수평선 위 제주… 모두 多 힐링

    층층 암봉·굽어보는 다도해·수평선 위 제주… 모두 多 힐링

    줄곧 마음속으로 겨누기만 했던 산이 있다. 장흥 남쪽의 천관산(724m)이다. 봄에는 진달래가, 가을엔 억새꽃 핀 풍경이 그리 예쁘단다. 청태전 향기에 이끌려 내려간 이번 여정에서도 사실 작심하고 천관산을 오른 건 아니다. 꼭 정상까지 가지 않더라도 일망무제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지인의 부추김에 혹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가벼운 트레킹 말미에 만난 제주도라니. 이제 전하려는 얘기는 그 운 좋았던 날의 기록이다.지방 어느 도시를 가도 과거의 호시절을 그리워하는 애수의 말들이 전해 온다. 대표적인 게 ‘개가 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녔다’는 것이다. 탄광 마을에 가면 석탄산업이 활황이던 시절에, 쇠락한 어촌 마을에 가면 물고기가 잘 잡히던 시절에, 거의 예외 없이 ‘동네 개들이 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녔’다. 실제 강원도의 한 지방자치단체에선 ‘만원짜리 물고 있는 개’ 동상을 세웠다가 개를 희화화한다며 애견가들의 질책을 듣기도 했다. 탁월한 전망을 강조하는 말도 흔하다. ‘맑은 날엔 제주도가 보인다’는 게 대표적이다. 남도의 산 가운데 어지간한 높이의 산이면 어김없이 이런 ‘뻥’ 같은 상찬이 전해 온다. 맑은 날 부산에 가면 쓰시마섬이 보이고, 울릉도에 가면 독도가 보인다는 것도 비슷한 이치다. 물론 수차례 지방 출장을 다녔어도 여태 그 ‘맑은 날’을 본 적은 없다. 그런데 그 기적 같은 일이 장흥 천관산에서 실제 일어난 거다. 과장 좀 보태 낚시꾼이 ‘팔뚝만 한 멸치’를 잡았을 때 기분이 이랬을까 싶다. 천관산을 오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천관산 동북쪽의 장흥 위씨 제각인 장천재에서 오르거나, 반대편 서남쪽의 천관산문학공원에서 오른다. 일반 등산객들은 대부분 장천재 쪽을 들머리 삼는다. 산행 거리는 다소 길어도 대형 버스로 접근하기 쉽고, 오르막 경사도 다소 완만하기 때문이다. 반면 승용차로 온 여행객이나 짧은 트레킹 정도로 만족하려는 이들은 천관산문학공원을 택하는 게 좋다. 곧장 바닷속으로 빠져들 만큼 바다와 인접한 구룡봉까지 빠르게 치고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좋은 건 트레킹 들머리인 탑산사 주차장이 이미 천관산의 허리쯤 되는 높이에 있다는 거다. 차로 주차장까지 오르고 나면 구룡봉까지 산행거리가 1.2㎞ 정도로 확 줄어든다. 쉬엄쉬엄 걸어도 1시간 남짓이면 닿는다. 다만 산행 거리가 짧은 만큼 비교적 급경사를 올라야 하는 건 필연이다. 탑산사 주차장 중간에 등산로가 나 있다. 여기가 들머리다. 경사가 급해 다소 힘은 들지만 고도를 높일수록 다도해의 속살이 조금씩 드러나는 게 매력이다. 코스 중간에서 만나는 암봉들의 자태도 빼어나다. 거대한 자연석이 층층이 쌓인 ‘아육왕탑’ 등 여러 암봉을 지나면 정상 능선의 동쪽 끝인 구룡봉이다. 거대한 너럭바위에 앉아 다도해를 굽어보는 정취가 그만이다. 공기가 맑은 덕에 시야가 확 트여 바다 위로 보석같이 박힌 섬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진다. 멀리 수평선 근처 구름 아래로 거대한 섬 하나가 고래 등처럼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떠 있다. 저 먼 곳에, 저만 한 크기의 섬이라면 딱 하나, 제주도다. ‘시골 사람들의 흔한 뻥’ 정도로 여겼던 일이 실제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시야가 조금만 더 맑았다면 과장 좀 보태 한라산 부악까지 보였을지도 모를 일이다.천관산은 이제 곧 국가지정문화재가 된다. 이른바 ‘명승’이 되는 것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6일 천관산을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 당시 문화재청이 밝힌 문화재 지정 근거는 이랬다. “산등성과 정상 부근을 중심으로 분포하는 기암괴석 등의 화강암 지형경관, 억새군락 등의 식생경관, 정상부에서 조망할 수 있는 다도해 경관 등 다양한 경관이 탁월하게 연출돼 경관적 가치가 뛰어나고, 백제·고려와 조선 초기에 이르기까지 국가 치제를 지내거나 국방의 요충지로 활용된 역사성을 가지며, 일대에 천관사, 탑산사 등 사찰·암자와 방촌마을 고택 등 문화관광자원이 다수 분포해 역사문화적 가치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그러니 문화재청이 밝힌 천관산 인근의 여러 명소들은 시간을 내서 꼼꼼하게 살펴보는 게 좋겠다.트레킹 들머리의 천관산문학공원은 필수 방문 코스다. 이 지역 출신 문인과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문인들의 글을 50여개 문학비에 각각 새겨 놓았다. 입구의 문탑(文塔)에는 구상, 박완서 등 작가들의 친필 원고 50여점과 연보 등을 캡슐에 담아 묻었다. 그 위로는 주민들의 가훈을 모은 가훈탑 등 돌탑 460여기가 세워져 있다. 글 사진 장흥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우리 모두 조금씩은 ‘사이코’… 그래도 괜찮지 않나요”

    “우리 모두 조금씩은 ‘사이코’… 그래도 괜찮지 않나요”

    자폐증·트라우마 갖고 있는 인물 하나씩 조명정신 질환 희화화하진 않는지 자기검열 계속“위로받았다” 비슷한 사연 가진 사람 글에 안심지난 9일 종영한 tvN 주말극 ‘사이코지만 괜찮아’ 속 인물 대부분은 정신 질환이나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부모에게 학대받은 기억을 가진 고문영(서예지 분),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트라우마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상태(오정세 분)를 비롯해 치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알코올 의존증, 경계성 인격 장애 등 다양한 질환을 겪는 이들을 하나씩 조명했다. 드라마를 만든 조용 작가와 박신우 PD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자폐나 정신질환이 있는 당사자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신경을 썼다”고 입을 모았다. 조 작가는 “이들을 외면하는 대신 인정하자는 기획 의도로 출발했지만, 혹시 너무 희화화하진 않았는지 자기검열을 계속했다”며 “비슷한 사연을 가진 분들이 위로받았다는 글을 올려주셔서 조금은 안심했다”고 털어놨다. 조 작가는 자폐 아동을 기르는 지인들을 만나거나 관련 책을 읽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우리 엄마가 죽고 나면 형제를 돌볼 사람이 필요해 나를 낳았나 보다”라는 생각을 가진 가족들을 만나면서 형 상태를 챙기는 강태(김수현 분)가 만들어졌다. 병원도 따뜻한 분위기를 살리려 했다. 박 PD는 “환우들을 기괴하거나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는 대신, 극 중 정신병원 ‘괜찮은 병원’은 편안하고 일상적인 느낌이 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KBS ‘영혼 수선공’ 등 최근 정신 질환을 다룬 드라마가 나온 데 대해서도 “다들 정신적 아픔이 있다는 걸 인정하게 된 것”이라며 “우리 모두 조금씩은 ‘사이코’지만, 그래도 괜찮지 않냐고 묻는 게 작품의 메시지”라고 덧붙였다.독특한 캐릭터로 화제가 된 고문영은 이런 주제를 함축한다. 직선적이고 불도저 같은 성격은 상처 치유 과정을 위한 설정이었다. 어른의 진정한 보호를 받지 못해 성장이 멈췄고, 배려나 호감을 표현하는 방법을 몰랐던 인물이다. 조 작가는 “이런 부분이 강태의 가면을 벗겼고, 강태는 문영에게 인내와 사랑의 감정을 주며 둘 다 진짜 어른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박 PD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문영의 저택에 대해 “가장 자랑스러운 부분”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아름답고 무서운 성’을 구현하기 위해 전국의 산을 찾아 헤맨 끝에 강원도 원주의 한 공간을 발견했고 고가구를 직접 공수하는 등 공을 들였다. 두 사람은 화제성에 비해 낮은 시청률에 아쉬움을 표했지만 동남아·일본 등 해외 인기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 PD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동시간에 외국 시청자를 만나는 것은 방송에는 없는 놀라운 장점”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 콘텐츠의 장점이 다른 문화권에도 충분히 전달된다는 것을 알게 된 좋은 경험”이라며 이번 작업의 또 다른 의미를 꼽았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개신교계 사과 “온라인 예배 당부”…일제히 전광훈 비판도

    개신교계 사과 “온라인 예배 당부”…일제히 전광훈 비판도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급증하자 개신교계가 사과문을 발표하며 향후 2주간 온라인 예배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한교총 “교회 통해 지역감염 확산 통로 된 것 사과” 국내 개신교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18일 공동 대표회장 명의로 입장을 내 “지역과 교회의 여건을 검토해 향후 2주간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에서 공예배를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해 온라인 예배로 진행하고, 일체의 소모임과 교회 내 식사, 친교 모임을 중지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어 “모든 교회와 목회자, 교인들이 스스로 자신이 한국교회라는 인식을 갖고 코로나19 방역에 솔선해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를 바란다”며 “교회가 방역의 최전선이라고 이해하시고 일체의 허점이 없도록 방역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진자가 참가한 집회에 참여한 분들이나 참가자를 접촉한 분들은 자발적으로 격리하고 신속하게 검진에 응하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교총은 “교계가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려고 최선을 다했으나 결과적으로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일부 교회를 통해 지역 사회 감염 확산의 통로가 된 것에 깊이 사과드린다”고도 했다. “전광훈·사랑제일교회, 교회 본 모습으로 돌아오라” 특히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가 본연의 종교활동을 넘어서 정치집단화한 점을 안타깝게 여긴다”면서 “조속하게 교회의 본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며, 교인들이나 방문자들이 코로나19의 검진에 적극적으로 응하여 방역에 협조하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목협 “책임 통감…전광훈 목사 확실한 처분 촉구” 14개 개신교단의 목회자 협의회 연대체인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도 이날 성명을 내 “일부 교회들이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한 코로나19 예방 지침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아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이들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현재 폭발적인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원인 제공자로 지목돼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사랑제일교회의 전광훈 목사에 대해 보다 확실한 처분을 촉구한다”고 각 교단에 요청했다. 한목협은 “교회가 정부와 교단의 방역 지침을 정확히 인지하고 특히 각 지역 방역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방역 사항을 철저히 준수할 것을 감히 요청드린다”고 거듭 촉구했다. 한성연 “깊이 사죄…전광훈 목사에 분명한 조치 내려라” 한국성결교회연합회(한성연)도 성명을 내 “최근의 교회발 감염 확산이 방역에 대한 한국 교회의 범교단적 공동 대처가 미흡했던 책임을 통감한다”며 “감염병 퇴치를 위해 교회가 사회의 모본(模本)이 되지 못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최근의 감염 증폭 원인 제공자인 전광훈 목사의 무책임한 행태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특정 이념과 정치 집단의 도구로 전락시킨 전씨에 대해 주요 공교단들이 분명한 조치를 내려주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한성연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감염 상황을 보면서 한국 교회가 소모임과 식사모임 금지는 물론 다시금 일정 기간 자발적으로 각 교회 상황에 따라 온라인으로 예배하는 조치를 취하기를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NCCK “전광훈 목사 궤변에 참담” 진보 기독교계 연합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전날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19 재확산의 중심에 교회가 있음을 참담한 심정으로 인정하며,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깊은 사죄의 뜻을 밝힌다”고 밝혔다. NCCK는 “교회 내 소모임 금지 조치가 해제된 7월 24일 이후 교회에서 감염이 가파르게 증가했다”며 “금지조치가 해제되더라도 감염 위험을 높이는 종교 행위를 자제할 것을 요청했으나 안일한 태도로 코로나19 이전의 행위들을 답습한 교회가 우리 사회 전체를 심각한 위험으로 몰아넣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7월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중대본이 감염 확산에 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린 일시적 제한 조치를 종교 탄압이라고 주장하며 실력 행사에 나섰고, 금지 조치의 해제가 방역에 대한 더 많은 책임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간과한 채, 정부와의 ‘대결’에서 이겼다는 그릇된 승리감에 도취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이웃은 물론 교회도 보호하지 못했고, 교회를 바라보는 여론을 최악으로 치닫게 했다”고 통감했다.NCCK는 “더욱 비참한 것은 이 시점에서 사랑제일교회의 감염 확산이 ‘외부 바이러스 테러’ 때문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은 채, 광화문집회를 주도한 전광훈씨의 극단적 정치 행동”이라며 “생명의 안전을 위해 희생적으로 헌신하는 모든 사람의 노력을 희화화하며 자행되는 전광훈씨의 반생명적 행동은 민주시민의 이름으로 법에 의해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모든 형제자매 교회에 다시 한번 교회의 방역 체계를 점검하고 지역 사회를 위해 교회가 실천해야 할 책무를 준비할 것을 요청한다. 일부의 문제라는 변명을 거두고 현재 상황을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인식하고 함께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진보·보수 개신교계 나란히 코로나19 재확산 사죄

    최근 수도권 지역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속히 재확산하는 것과 관련, 보수·진보 개신교계가 17일 나란히 우려와 사죄의 뜻을 밝히고 철저한 방역을 당부했다. 진보 성향 개신교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입장문을 발표, “코로나 19 재확산의 중심에 교회가 있음을 참담한 심정으로 인정하며,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깊은 사죄의 뜻을 밝힌다”고 말했다. NCCK는 “교회 내 소모임 금지조치가 해제된 7월 24일 이후 교회에서 감염이 가파르게 증가했다”며 “안일한 태도로 코로나19 이전의 행위들을 답습한 교회가 우리 사회 전체를 심각한 위험으로 몰아넣었다”고 비판했다. NCCK는 보수성향 교단과 교회를 겨냥해 “지난 7월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중대본이 감염확산에 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린 일시적 제한조치를 종교탄압이라고 주장하며 실력행사에 나섰다”며 “결과적으로 이웃은 물론 교회도 보호하지 못했고, 교회를 바라보는 여론을 최악으로 치닫게 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더욱 비참한 것은 이 시점에서 사랑제일교회의 감염확산이 ‘외부 바이러스 테러’ 때문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은 채, 광화문 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씨의 극단적 정치 행동”이라며 “생명의 안전을 위해 희생적으로 헌신하는 모든 사람의 노력을 희화화하며 자행되는 전광훈 씨의 반생명적 행동은 민주시민의 이름으로 법에 의해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NCCK는 “모든 형제자매 교회에 다시 한번 교회의 방역 체계를 점검하고 지역사회를 위해 교회가 실천해야 할 책무를 준비할 것을 요청한다”며 “일부의 문제라는 변명을 거두고 현재 상황을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인식하고 함께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개신교 보수 성향의 최대 연합체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도 회원 교단·소속 교회에 공문을 보내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강화해 발표한 내용에 맞춰 방역에 만전을 기해, 교회를 통한 추가확산이 이뤄지지 않도록 독려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교총은 “이번 코로나 19 확산이 교단의 행정력이 미치지 않는 교회들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점에 대해 깊이 우려하며 코로나 19 방역은 방역 차원에서 중대본의 지침을 준수하고 함께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확산이 이뤄지고 있는 교회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방역 당국과 신속하고 투명하게 협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진보 개신교계 “코로나 재확산 중심에 교회 있어 참담”

    진보 개신교계 “코로나 재확산 중심에 교회 있어 참담”

    NCCK “사회 모든 구성원에 깊은 사죄의 뜻” 최근 수도권에서 교회를 매개로 코로나19 감염이 급속히 확산되는데 대해 교계에서 사과와 함께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진보 성향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17일 코로나19 재확산 상황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 “코로나19 재확산의 중심에 교회가 있음을 참담한 심정으로 인정하며,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깊은 사죄의 뜻을 밝힌다”고 말했다. “전광훈 때문에 더욱 비참…반생명적 활동” 이 단체는 “교회 내 소모임 금지조치가 해제된 7월 24일 이후 교회에서 감염이 가파르게 증가했다”며 “금지조치가 해제되더라도 감염 위험을 높이는 종교 행위를 자제할 것을 요청했으나 안일한 태도로 코로나19 이전의 행위들을 답습한 교회가 우리 사회 전체를 심각한 위험으로 몰아넣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7월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중대본이 감염 확산에 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린 일시적 제한 조치를 종교 탄압이라고 주장하며 실력 행사에 나섰고, 금지 조치의 해제가 방역에 대한 더 많은 책임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간과한 채, 정부와의 ‘대결’에서 이겼다는 그릇된 승리감에 도취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이웃은 물론 교회도 보호하지 못했고, 교회를 바라보는 여론을 최악으로 치닫게 했다”고 통감했다.NCCK는 “더욱 비참한 것은 이 시점에서 사랑제일교회의 감염 확산이 ‘외부 바이러스 테러’ 때문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은 채, 광화문집회를 주도한 전광훈씨의 극단적 정치 행동”이라며 “생명의 안전을 위해 희생적으로 헌신하는 모든 사람의 노력을 희화화하며 자행되는 전광훈씨의 반생명적 행동은 민주시민의 이름으로 법에 의해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모든 형제자매 교회에 다시 한번 교회의 방역 체계를 점검하고 지역 사회를 위해 교회가 실천해야 할 책무를 준비할 것을 요청한다. 일부의 문제라는 변명을 거두고 현재 상황을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인식하고 함께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교총 “중대본 지침 준수하고 함께 행동하는 것 중요” 교계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도 이날 회원 교단과 소속 교회에 보낸 공문에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강화해 발표한 내용에 맞춰 소속 교회가 방역에 만전을 기해, 교회를 통한 추가 확산이 이뤄지지 않도록 독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한교총은 이번 코로나19 확산이 교단의 행정력이 미치지 않는 교회들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점에 대해 깊이 우려하며 코로나19 방역은 방역 차원에서 중대본의 지침을 준수하고 함께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확산이 이뤄지고 있는 교회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방역당국과 신속하고 투명하게 협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일부 교회에서는 지난달 24일 정규 예배를 제외한 모든 교회 소모임과 행사 등을 금지한 교회 방역수칙 의무화 조치가 해제된 뒤 2주가 지나자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만 17일 정오 기준 319명, 경기 용인 우리제일교회 관련은 같은 시각 기준 131명이다. 국내 최대 신도가 다니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도 교인 10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교회와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산 채로 낙지 먹기… 유튜브 인기 동물 영상 20% 학대 의심

    산 채로 낙지 먹기… 유튜브 인기 동물 영상 20% 학대 의심

    유튜브에 올라온 인기 동물 영상 가운데 5건 중 1건은 동물 학대 소지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려동물에게 ‘투명 벽 피하기’ 같은 무리한 챌린지를 강요하거나 본래 습성과는 반대 환경을 강요하는 등 촬영 목적으로 괴롭히는 영상이 특히 많았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유튜브 계정 79개에 업로드된 동물 영상 413개를 지켜본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조사 기간은 지난 5월 23일부터 6월 20일까지로, 동물을 키워드로 업로드된 영상 가운데 국내 수익 상위권 17개의 채널을 포함해 구독 수가 높거나 최근 이슈가 된 영상을 대상으로 선정했다. 총 82종 이상의 동물이 등장했고, 개(47%)와 고양이(24%) 영상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413개 영상 가운데 83개(20%)는 동물 학대 영상으로 분류됐다. 유형별로는 ‘비정상적인 돌봄’이 45%(63개)로 가장 많았다. 반려동물에게 장애물이나 투명 벽 피하기와 같은 챌린지를 강요하거나 야생동물 습성과는 어긋나는 공간에 두는 등 촬영을 목적으로 괴롭혔다. ‘신체·물리적 폭력’ 유형은 20%(28개)였다. 동물을 위협하거나 욕설 및 고성을 지르는 ‘언어·정신적 폭력’은 16%(23개), 동물을 산 채로 먹거나 사체를 촬영하는 등의 ‘혐오스럽거나 자극적인 행위’는 15%(21개)였다. 동물에게 성희롱 표현을 사용하는 영상도 6건(4%) 발견됐다. 동물권을 침해한 영상도 29%(121개)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동물 희화화’가 31%(80개)로 가장 많았고 ▲동물을 소품처럼 이용하는 영상 25%(65개) ▲동물 희귀성 소비 18%(46개) ▲품종 소비 조장 17%(45개)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카라 관계자는 “개와 고양이 영상에서는 장애물 피하기 등 챌린지가 특히 많았다”며 “낙지, 문어 등을 산 채로 먹는 영상에서 출연진은 동물이 살아 있음을 강조했고, 명확하게 동물이 고통을 느끼는 점을 자극적으로 소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여혐 논란’ 기안84… 웹툰 연재 중단 청원 등장

    ‘여혐 논란’ 기안84… 웹툰 연재 중단 청원 등장

    만화가 겸 방송인 기안84(본명 김희민)의 네이버 연재 웹툰 ‘복학왕’이 여성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웹툰 연재 중단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문제가 된 내용 일부를 수정했지만 논란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기안84는 ‘복학왕’ 새 에피소드 ‘광어인간’에서 여주인공 봉지은이 기업 정직원이 되는 과정을 그렸다. 문제가 된 회차는 지난 11일 공개된 2화다. 무능력한 여주인공이 대학 선배의 인맥으로 한 대기업 아쿠아리움 사업부 인턴으로 입사한 데다 남자 상사와의 성관계를 통해 정직원이 된 것처럼 보인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2일 ‘웹툰 연재 중지를 요구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주인공 여자가 본인보다 나이가 20살이나 많은 대기업 팀장과 성관계를 해 대기업에 입사한다는 말도 안 되는 내용으로 여성을 희화화했다”고 지적했다. 네이버 웹툰 측은 논란을 고려해 “작가와 협의해 내용을 수정했다. 좀더 신경쓰지 못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기안84 역시 수정한 원고 끝에 “봉지은이 귀여움으로 승부를 본다는 설정을 고민하다가 그린 것”이라며 “원래 의도와 달리 불쾌감을 드려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기안84의 웹툰 연재를 중지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13일 오후 기준 8만 2000명 이상이 동의했다. ‘나 혼자 산다’ 시청자 게시판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그의 하차를 요구하는 게시글이 줄을 잇고 있다. 김기중 기자 jiye@seoul.co.kr
  • “성상납 암시” 기안84 ‘여혐’ 논란…청원 6만·하차 요구(종합)

    “성상납 암시” 기안84 ‘여혐’ 논란…청원 6만·하차 요구(종합)

    “연재 중지 요구” 국민청원 올라와출연 예능 시청자게시판도 ‘시끌’“이건 진짜 아냐”vs“하차 요구 무시”네이버 웹툰, 문제의 장면 수정 반영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연재 중인 ‘복학왕’이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연재 중단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6만명이 넘는 인원이 동의했다. 기안84가 출연 중인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도 하차하라는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13일 오후 3시 30분 현재 기안84의 웹툰 복학왕 연재를 중지해 달라는 ‘*** 웹툰 연재 중지를 요구합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6만 5000여명이 참여했다. 청원인은 “주인공 여자가 본인보다 나이가 20살이나 많은 대기업 팀장과 성관계를 해 대기업에 입사를 한다는 말도 안되는 내용을 희화화하며 그린 장면을 보게 됐다”면서 “전부터 논란이 꾸준히 있었던 작가이고, 이번 회차는 그 논란을 뛰어넘을 만큼 심각하다고 생각이 들어 청원을 올린다”고 밝혔다. 기안84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웹툰 복학왕의 내용을 암시하고 있다. 그는 “이 작가는 이름도 꽤나 알려진 작가이고, 네이버 웹툰 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인기 있는 작가”라면서 “여자는 성관계를 해 취업을 한다는 내용이 사회를 풍자하는 것이라는 댓글이 수두룩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나 혼자 산다’ 시청자 의견 게시판에도 기안84의 하차를 요구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시청자들은 “항상 논란이 있는 기안84를 왜 계속 끌고 가는 거냐”, “순수청년이다 뭐다 좋게 보려고 했는데 이건 진짜 아닌 것 같다” 등의 글을 올리며 하차를 요구하고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하차 요구 무시하라”며 기안84를 옹호하기도 했다. 문제가 된 건 지난 11일 공개된 304화로, 해당 회차에서 여자 주인공 봉지은은 회식 도중 의자에 누운 채 조개를 배에 얹고 깨부순다. 그는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학벌이나 스펙, 노력 같은 레벨의 것이 아닌…그녀의 세포 자체가 업무를 원하고 있었다”라는 글이 나온다. 이를 본 40대 노총각 팀장은 감탄하면서 그를 인턴으로 채용한다. 회차 마지막에서는 노총각 직원과 봉지은이 사귀는 사이로 그려진다.이를 두고 봉지은이 남자 상사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가진 뒤 합격했다는 사실을 암시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해당 장면은 여주인공이 조개 대신 대게 껍데기를 부수는 장면으로 수정돼 있다. 이날 네이버 웹툰 서비스 담당자는 “작품으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 현재 작가님이 수정해주신 원고로 수정 반영됐다”면서 “향후 작품에서 다뤄지는 다양한 사안들에 대해 작가님과 함께 더욱 주의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기안84는 복학왕에서 청각장애인 비하 표현을 사용해 비판을 받자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코로나19 감염됐다” 거짓말한 유튜버 집행유예 이유(종합)

    “코로나19 감염됐다” 거짓말한 유튜버 집행유예 이유(종합)

    수사 중에도 경찰 조롱하는 영상 올려“과태료 예상” 자신만만 뒤 정식재판 부산의 지하철과 도심에서 허위로 코로나19 감염자 행세를 하다 재판에 넘겨진 유튜버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4단독 정성종 판사는 13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강모(23)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20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했다. 강씨는 지난 1월 25일 부산 북구 한 거리에서 “저는 우한 바이러스에 걸렸습니다”라고 말하며 쓰러지거나 도시철도 안에서 코로나19 감염자 행세를 하는 유튜브 영상을 촬영해 부산교통공사 지하철 운행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된 뒤에도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을 조롱하는 영상을 올리고 비슷한 영상을 잇달아 올려 물의를 빚기도 했다.강씨는 한 개인 유튜브 채널에 진행된 인터뷰에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사건은 맞지만 제가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건 아니지 않느냐”며 “경범죄 처벌법 위반으로 과태료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여러 차례 코로나19를 희화화해 연출한 행위를 반사회적인 행위로 규정해 강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정식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강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법원 “행위 심각성 인식하지 못해…초범에 뒤늦게 공식사과한 점 고려“ 정 판사는 “이 사건 범행은 유튜브에서 자신의 영상 조회 수를 올리기 위해서 지하철과 번화가에서 코로나19 환자처럼 행세해 불안감을 조성하고 지하철 운행을 방해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범행 이후에도 수사기관을 조롱하는 듯한 행위를 유튜브에 올리는 등 자신의 행위에 대해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피고인이 뒤늦게라도 부산교통공사를 찾아가 업무방해 행위에 대해 사죄한 점 등을 고려해 양형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만화일 뿐”vs“성관계 암시” 기안84 ‘복학왕’ 문제의 장면

    “만화일 뿐”vs“성관계 암시” 기안84 ‘복학왕’ 문제의 장면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연재 중인 ‘복학왕’이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웹툰 연재 중단을 촉구하는 글까지 등장해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기안84의 웹툰 ‘복학왕’ 연재를 중지해달라는 ‘*** 연재 중지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등장했다. 이 청원은 13일 오전 9시 30분 기준 4만7600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이번에 올라온 웹툰 중에 주인공 여자가 본인보다 나이가 20살이나 많은 대기업 팀장과 성관계를 해 대기업에 입사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내용으로 여성을 희화화했다”고 지적했다. 작가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기안84의 ‘복학왕’에 해당 내용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청원인은 “‘여자는 성관계를 해 취업을 한다는 내용이 사회를 풍자하는 것’이라는 댓글이 수두룩하다”며 “전부터 논란이 꾸준히 있었던 작가고, 이번 회차는 그 논란을 뛰어넘을 만큼 심각하다고 생각이 들어 청원을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회식 도중 조개를 배에 얹고 깨부수는 장면 문제가 된 건 지난 11일 공개된 304화 광어 인간 2화다. 해당 회차에서 봉지은은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학벌, 스펙, 노력 그런 레벨의 것이 아닌”이라면서 회식 도중 의자에 누운 채 조개를 배에 얹고 깨부순다. 이어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학벌이나 스펙, 노력 같은 레벨의 것이 아닌...그녀의 세포 자체가 업무를 원하고 있었다”는 문장이 나온다. 이를 본 40대 노총각 팀장은 감탄하면서 주인공을 인턴으로 채용한다. 노총각 팀장은 “이제 오는가. 인재여”라고 반겼다. 이어진 내용에서 팀장이 “뭐 어떻게 하다가 그렇게 됐어. 내가 나이가 40인데 아직 장가도 못 갔잖아”라고 말하자 남자 주인공은 “잤어요?!”라고 되묻는다. 회차 마지막에서는 노총각 직원과 봉지은이 사귀는 사이로 그려진다. 일부 독자들은 인턴 봉지은이 남자 상사와 성관계를 가진 뒤 정직원이 됐다는 뉘앙스를 품긴다며 기안84가 여성을 비하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현재 이 회차 해당 장면은 여주인공이 조개 대신 대게 껍데기를 부수는 장면으로 수정돼 있다.네이버 웹툰 측 “심려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 네이버 웹툰이 이날 오후 해당 부분을 수정했다. 네이버 웹툰 측은 ‘복학왕’의 ‘작가의 말’ 페이지를 통해 “작품으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현재 작가님이 수정해주신 원고로 수정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작품으로 다뤄지는 다양한 사안들에 대해 작가님과 함께 더욱 주의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안84는 앞서 복학왕 248화에서도 청각장애인 비하 표현을 사용해 비판을 받자 공식 사과한 바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케이팝 팬덤, 美에 행동하는 법 가르쳤다”

    “케이팝 팬덤, 美에 행동하는 법 가르쳤다”

    트럼프 털사 유세서 한류팬들의 ‘노쇼’디지털 조직 기법으로 단체행동 나서한류, 美 문화상품 우월성 뒤엎고 있어한국적이라 낯선 매력… 美만 겨냥 안 돼 최근 미국에서 1020세대의 ‘케이팝 팬덤’은 인기를 넘어 사회적 조류로 조명받는다. 이들은 지난 6월 흑인시위대의 불법행위를 제보하라며 댈러스 경찰이 만든 아이와치(iWatch) 앱을 다운시켰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클라호마주 털사 유세 입장권을 매집하고 불참해 흥행 참패로 만들었다. 한류의 인기도 여전하다. 미 언론은 곧 공개될 글로벌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새 곡 ‘다이너마이트’를 연일 조명하고, 영화 ‘기생충’의 신선한 충격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워싱턴DC의 각국 외교관리 사이에서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화제다. 시더바우 새지(49) 인디애나주립대 동아시아언어문화학과 객원조교수에게 ‘미국이 보는 한국 대중문화의 힘과 미래’에 대해 11일(현지시간) 이메일로 물었다. 새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 등에 한류 관련 글을 기고하는 한류 전문가로 통한다. -각국의 대중문화가 미국에서 경쟁한다. 한류는 무엇이 다른가. “한류는 미국 10대와 20대의 주류로 자리잡았다. 텔레비전과 라디오를 쓰는 노년층은 잘 모를 수 있지만, 스포티파이나 넷플릭스 앱을 쓰는 이들에게 한국 콘텐츠는 어디에서나 접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털사 유세에서 한류팬들의 ‘노쇼’를 ‘정치적 행동’으로 보는 미 언론의 분석도 있었다. “케이팝 팬덤은 팬들에게 효과적인 디지털 조직 기법을 가르쳐 주었고 BTS는 청년들에게 “너 자신을 말하라”고 알렸다. 팬들은 온라인에서 단체행동을 하는 법을 알게 됐다. 이들은 케이팝 팬인 동시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종차별적인 경찰 행위를 보고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구호를 깊이 느낀 젊은이다. 따라서 뿌리 깊은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치의 문제보다는 인권의 문제다.” -한국 대중문화는 지속적으로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 “이미 1950년대 김 시스터스가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다. 시청자에게 미국이 세계 무대에서 ‘좋은 국가’임을 느끼게 했고, 미국 TV가 세계주의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물론 김 시스터스의 재능은 대단했다. 하지만 아리랑 싱어스(코리아나)와 김덕수 사물놀이패 등 몇몇 시도 이후 비, 세븐, 보아, 원더걸스, SNSD(소녀시대), 싸이 등의 진출 전까지는 (한국 대중문화의 진출이) 잘 되지 않았다.”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싸이는 아시아 남성에 대한 서구의 고정관념에 도전하지 않았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는 매력적이라기보다 재미있었다. BTS의 인기는 완전히 다르다. 팬들은 7명의 멤버를 우상화하고 있다.” -미국 네티즌 글을 보면 한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꽤 있다. “한류는 미국 문화 흐름을 뒤엎는 것이다. 문화강국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나라가 갑자기 미국 문화상품의 우월성을 뒤엎고 있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에게 놀랍고 몇몇 문화 민족주의자에게는 무섭거나 심지어 모욕적인 일이다.” -미국 내 한류의 저변을 더욱 확대하려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문화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뭔가 새롭고 다른 점이 미국에 신선하고 매력적이다. 만일 한국이 미국 시장을 특별히 겨냥해 문화상품을 만든다면, 가짜 미국 상품으로 인식될 위험이 있다. 다만 뮤직비디오 등에서 흑인 외모를 희화화한 ‘블랙페이스’ 행위같이 타 인종에게 잠재적 불쾌감을 줄 수 있는 것들을 피하는 데 관심을 두면 좋겠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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