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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 주민 두 번 울린 폐광 재개발 ‘대박의 꿈’

    희토류 금속 대박 등의 꿈에 부풀어 문을 열었던 강원 지역 폐광산들이 또다시 줄줄이 도산 위기를 맞으며 지역 주민들을 두번 울리고 있다. 29일 강원도에 따르면 희토류 금속 열풍 속에 다시 문을 열었던 폐광산들이 가격 폭락 등으로 개발도 못 하고 문 닫을 위기를 맞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수십억원대의 식대와 자재비, 유류비 등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폐광 16년 만인 2011년 재개발에 들어간 양양철광은 과도한 시설 투자와 국제 철광석 가격 폭락 등으로 현재 법원의 회생개시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채굴 재개 당시만 하더라도 란타늄, 세륨, 툴륨, 이트륨 등 4종류의 희토류가 발견돼 채산성과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조사 결과 경제적 가치는 당초의 10% 수준인 2000억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나 생산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주민들의 피해만 커졌다. 채광 준비 과정에서 주민들이 받지 못한 밀린 식대와 자재비, 유류대 등은 15억여원에 이른다. 대한철광 양양광업소 현장의 중장비 기사는 “철광석 생산은 중단됐고 현재 건설 골재만 일부 납품하고 있다”며 양양철광의 현 상황을 전했다. 텅스텐 광산인 영월 상동광산도 2010년 6월 캐나다 울프마이닝사가 도로부터 갱도 채굴 방식의 채광 인가를 얻은 후 재개발이 시작됐다. 하지만 조기 개발을 바라는 주민들의 기대와 달리 상동광산은 수년간 외국계 대주주와 사장이 수시로 교체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생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상동광산 사무소 직원 50여명은 대부분 해고되거나 재택근무 중이다. 영월 상동읍번영회 관계자는 “상동광산 소유가 외국인에게 넘어가 국내 감독 당국이나 관련 기관이 손을 쓸 수 없는 게 문제”라며 한숨지었다. 양양·영월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북한 희토류, 미 하원의장 vs 장그래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북한 희토류, 미 하원의장 vs 장그래

    봄이 막 시작될 무렵인 지난 3월 10일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에서 ‘기회의 땅, 북한’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게 됐다. 현재 북한에서 어떤 투자와 비즈니스가 이뤄지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를 예측해 보는 내용이었다. 강연이 끝난 뒤 키가 크고 얼굴이 하얀 학생이 다가와 “희토류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며 자료를 부탁했다. 왜 희토류에 관심을 갖게 됐냐고 물었더니 “드라마 미생에서 주인공인 장그래의 영업팀이 중국과 북한의 희토류를 수입하는 사업을 추진했다”고 답변했다. 희토류는 스칸듐, 이트륨, 세륨 등 17종의 희귀한 원소를 일컫는데, 스마트폰과 HDTV, 태양전지, 전기차 등 첨단산업은 물론이고 셰일가스 채굴 등 에너지 산업에도 쓰이는 현대 산업의 필수 소재다. 설탕처럼 가루로 만들어 사용하는데, 물에 잉크 한 방울만 떨어뜨려도 물 전체의 색깔이 변하는 것처럼 조금만 첨가해도 빛과 자력 등을 통제하는 효과가 매우 크다. 지난해 10월 20일에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통일대박과 한·미 관계’ 세미나에 발표자로 참석했다. 발표 주제는 ‘북한에서의 투자, 비즈니스 기회’. 세미나에 앞서 발표자들이 오찬을 함께 했는데, 축사를 맡은 데니스 해스터드 전 하원의장과 하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 출신인 도널드 만줄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도 합류했다. 놀라운 것은 해스터드, 만줄로 두 사람이 먼저 북한 희토류를 대화의 소재로 올렸다는 사실. 그들의 정보와 지식은 꽤 깊이 있고 정확했다. 최근의 움직임까지 파악하고 있었다.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지질과 지하자원 정보까지 얻은 것일까. 그리고 그런 정보가 이미 워싱턴 정가에서도 공유된 것일까. 오찬을 마치고 나오면서 생각했다. 과연 우리나라 국회의장과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간의 점심 식사 자리에도 희토류가 대화의 소재로 오를 수 있을까. 희토류는 현재 중국이 전 세계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생산량도, 사용량도 가장 많아 사실상 세계 시장을 독점한다. 이렇게 되니 중국은 희토류를 ‘무기화’하고 있다. 2010년 9월 일본 측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 어선을 나포하자 중국 당국이 희토류 수출을 중단해 일본 정부를 굴복시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3월 희토류 업계의 관심을 끌 만한 뉴스가 나왔다. 호주의 지질탐사 업체가 평안북도 정주 지구를 탐사한 결과 2억t이 넘는 희토류가 매장돼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 추정 매장량의 2배, 중국 매장량의 6배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다. 탐사 프로젝트를 주도한 회사는 조선천연자원무역회사와 호주계 사모펀드로 알려진 SRE미네랄스의 합작 회사인 퍼시픽 센추리. 외교안보팀에 SRE미네랄스와 퍼시픽 센추리에 대해 취재해 보도록 했다. 두 회사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취재를 하면 할수록 의혹만 많아졌다. 일주일 뒤에 나온 잠정 결론은 유령회사라는 것. 지금은 활동을 사실상 중단했다는 것. 상상의 날개를 펴 봤다. 북한의 희토류를 얻고 싶지만, 국내외 경제제재 때문에 공식적으로 들어가기 어려운 나라나 기업이 우회적으로 채굴 사업을 시도했던 것일까. 드라마 미생에서 희토류 사업을 어떻게 묘사했는지 궁금해서 찾아봤다. 일곱 번째 에피소드에 관련 장면들이 나오는데, 처음에는 중국에서 희토류를 수입하려다가 쿼터를 줄이는 바람에 북한 희토류로 방향을 틀었다. 대다수 우리 국민은 북한의 희토류를 우리가 개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개발권은 중국이든, 미국이든 어디로나 갈 수 있다. 북한의 이동통신 사업은 SK텔레콤이나 KT가 할 수 있었던 사업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집트의 오라스콤이라는 업체가 독점하고 있다. 드라마 미생에서는 결국 사내 정치 때문에 영업팀의 희토류 사업이 좌절된다. 현실에서도 남북 관계 악화라는 정치적 요인 때문에 우리 업체들이 희토류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 결국은 정치의 문제인가.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남북 관계 개선이 시급한 것 같다.
  • 키르기즈스탄과의 성공적인 자원외교 기업 ‘송암’

    키르기즈스탄과의 성공적인 자원외교 기업 ‘송암’

    지난 MB정권의 ‘자원외교’에 대해 세간의 말이 많아지고 있다. 실질적인 성과도 나지 않는 사업에 국민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판이 일면서 해외 자원 개발에 참가했던 기업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민들의 자원외교와 해외 자원 개발에 대한 인식도 부정적이다. 자원이 부족한 국가다 보니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자원 개발을 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를 하지만, 그 방법과 성과에 있어 과연 그럴만한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이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해외 자원 개발에 대한 이러한 오해는 정부의 주도로 해외 자원 개발에 참여했던 기업들이 행한 부정확한 절차와 부실한 성과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기업의 지위를 인정하는 국제적 공증문서인 필수 서류 ‘아포스티유’를 위조하고 단순 자원 개발에 대해 체결한 MOU를 이용해 마치 해당 국가의 자원 개발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 낸 성공투자처인 것처럼 과대 포장하는 사례가 적발되어 한숨을 샀다. 키르기즈스탄에 거점을 두고 해외 자원 개발 사업에 매진하고 있는 ‘송암’은 이런 면에서 부실 기업들과 다른 해외 자원 개발 전문기업이라고 말한다. 송암은 국내에 해외 자원 개발 열풍이 불기 전인 10년 전부터 키르기즈스탄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지 법인사업자등록증 취득은 물론이거니와 키르기즈스탄 소재 한국 기업 중 최초로 키르기즈스탄 정부로부터 자원개발 프로젝트 허가권(Project License) 발급받았다. 특히 송암이 취득한 현지 정부의 프로젝트 허가권은 키르기즈스탄에 진출해 있는 외국 기업 중 세 번째 순위로 취득한 것으로써 송암의 적극적인 현지 사업 활동을 보여준다. 이는 현지에 진출해 있는 다수의 외국 기업들이 편법이나 불법으로 쉬운 길을 찿아 갈 때에도, 송암은 ‘정도(正道)를 걷는 자원개발기업’이라는 회사 이념과 투자자와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현지 법규 준수와 행정 절차에 성실히 임하고 있는 결과이기도 하다. 송암이 보유한 키르기즈스탄 정부의 증명서와 허가증은 모든 서류가 ‘아포스티유(apostille)’와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발행하는 공증을 정식으로 발급받아 진본임을 증명하고 있다. 현재 송암은 키르기즈스탄 정부로부터 노보투유크 금광과 투육테르 희토류 광산 등, 광산 2개에 대한 독점 채굴권 확보에 성공한 상태다. 특히 송암이 보유하고 있는 노보투유크 광산은 그 잠재적 가치가 매우 높다. 지난 1998년 현지 정부 자원부 소속의 전문가 Malishev A.F에 의해 작성된 ‘지질 화학 이상 반응 재검사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광상의 금 매장량은 약 114톤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금 가치가 반등했던 지난해 4월 기준의 금 시세로 환산할 경우 한화 약 5조원에 달하는 개발 가치가 예상되는 셈이다. 해외 자원 개발 기업으로서 현재의 건실한 토대를 이루기까지는 송암 송영호 대표의 각고의 노력이 뒤따랐다. 현지의 자원탐사전문가로 구성된 프로젝트 팀을 이끌고 탐사 현장에 직접 동행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광산에 이동식 텐트를 치고 팀원들과 함께 숙식을 해결하면서 탐사의 전 과정을 모니터링했다. 책상 위에서 종이와 펜으로만 하는 국내 자원개발탐사의 관행에서 벗어나 현장을 직접 관리, 감독하는 등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현재는 키르기즈스탄 광물자원공사 내에 사무소를 개설할 만큼 현지에서도 경쟁력과 실력을 겸비한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송암은 투자자들과의 원활한 교류와 투자유치확대를 위해 올해 하반기에는 국내에도 법인 및 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다. 송 대표는 “현재 추진 중인 노보투유크 광산 프로젝트의 경우 양질의 자원이 채굴 가능 할 뿐만 아니라 인접한 교통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활용 할 수 있어 매우 경쟁력 있는 성공 투자처”라고 소개하면서 “비리에 연루된 일부 부도덕한 국내자원개발기업 및 관련 관료들로 인해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과 관계 없이 현지에서 정통한 탐사전문가들과 함께 정도(正道)를 걸으며 투자자들과의 신뢰를 다져가고 있는 자원개발기업의 노력 또한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알아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해외자원개발기업 송암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메일(yhsong@songamrd.com)로 문의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AIIB에서 외면당한 北 핵 포기로 활로 찾아야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이 어제 스위스 로잔에서 최종 타결을 목표로 종일 산고를 겪었다. 반면 북한은 이날 이른바 핵·경제 병진 노선을 고수할 뜻을 거듭 확인했다. 만일 미·이란 핵 협상이 타결될 경우 북한은 핵 개발을 고집하는 지구촌의 유일무이한 ‘불량국가’로 남게 되는 꼴이다. 부디 북한 당국이 그런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지 말고 핵 개발 포기라는 통 큰 결단을 하기 바란다. 요즈음 테헤란 증권거래소가 아연 활기를 띤다는 소식이다. 이란의 증권·금융 시장은 2000년대 들어 핵 문제로 인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해외 자본의 관심권 밖이었다. 하지만 최근 핵 협상에서 긍정적 신호가 나오자 서구 투자자들과 금융 기업들이 핵 협상 타결 이후에 대비해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반면 북한 쪽 사정은 어떤가. 중국 자본의 유치를 겨냥해 압록강 하구에 황금평 경제특구를 조성했지만, 단 한 건의 실적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핵실험 등으로 유엔의 제재를 받는 형편에 개성공단을 확장해 남한 기업 이외에 해외 기업을 불러들일 엄두라도 내겠는가. 북은 외화난 속에서 희토류 등 지하자원 수출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지만 국제 유가 하락으로 최대 수출 품목인 석탄 수출액이 급감하면서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북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불패의 병진 노선을 튼튼히 틀어쥐고 강성국가 건설을 구현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2년 전 북 노동당 중앙위 전체회의에서 ‘핵 무력 강화’와 ‘경제 건설’의 병진 노선을 채택한 사실을 상기하면서 “조국 통일을 이루기 위한 유일한 출로는 군사력·핵 억제력을 강화하는 데 있다”고 강변한 것이다. 공허하기 짝이 없는 주장이다. 옛 소련이 어디 핵탄두 수가 모자라 무너졌던가. 더군다나 6자회담을 박차고 나가 2013년 3차 핵실험을 단행한 뒤 북한이 얻은 게 대체 뭔가. 국제적 고립과 남북 관계 경색을 자초하면서 가뜩이나 힘겨웠던 보통 주민들의 삶만 더 궁핍해지지 않았나. 과거 미국의 적대국이었던 쿠바가 대미 관계 개선을 결심했고, 이란마저 경제 제재를 피하기 위해 핵 개발 카드를 접을 낌새다. 이런 마당에 북한만 오불관언의 자세로 핵 개발을 고집할 것인가. 그런 맥락에서 북한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려 했으나 중국의 거부로 무산됐다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보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죽하면 과거 북한의 혈맹이었던 중국이 자신이 주도하는 AIIB 가입을 거부했겠는가.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등 국제 안보체제에 걸림돌이 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주도하는 기구라도 선뜻 대북 투자에 나설 수는 없는 노릇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핵 포기는 북한이 선택해야 할 외길이다.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로 체제를 유지하려는 건 미망일 뿐이다. 국제 제재를 불러 북한 경제만 더 피폐해지는 게 아니다. 이에 대응해 한국도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 이른바 ‘킬 체인’이나 한국형 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하는 게 불가피하게 된다. 북한이 남북 구성원 모두에게 고통을 안기는 오판에서 헤어나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활로를 찾을 때다.
  • “전략적 모호 포기… 韓·中 외교전 불가피”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배치를 둘러싸고 대중 강경 목소리를 확실하게 내면서 그동안 사드를 놓고 강조해 오던 ‘미국 측의 요청도, 협의도, 결정도 없다’는 ‘3NO’ 입장은 확실히 허물어진 것으로 보인다. 사드를 둘러싼 전략적 모호성을 포기했다는 평가가 우세한 상황에서 중국이 이 문제를 양보할 수 없는 자국의 핵심 이해관계로 규정할 경우 한·중 간 외교 전면전을 벌여야 하는 부담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정부가 중국을 향해 이렇듯 강력한 목소리를 내는 과정을 살펴보면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한민구 국방장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의 목소리는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 이러다 보니 몇 가지 외교적 실익을 놓쳤다는 게 전문가의 평가다. 우선 사드 배치에 대한 미국의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섣불리 대중 강경 목소리를 내면서 향후 사드 배치 협상 시 대미 협상 레버리지(지렛대)를 상실했다. 미국은 가만히 앉아 한국과 중국의 입장을 속속들이 알게 됐다. 이 때문에 향후 사드에 대한 공식 협의를 갖게 될 경우 손쉽게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게 됐다. 김한권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은 “대중 강경 목소리를 내면서 미국은 한국 정부의 카드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게 됐다”며 “향후 사드 배치를 놓고 안보 문제를 거론하며 2조원에 달하는 비용 중 상당부분을 요구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부가 대중 강경목소리를 내면서 외교적인 측면도 고려했어야 하는데 충분한 조율 없이 주권적 사안이란 명분으로 감정적 대응을 하면서 한·중 관계에 경제적 사안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게 만든 것이 아쉽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문제를 안보주권적 차원에서 접근한 것은 패착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부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구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작 중국이 정부를 향해 우려를 내놓는 것에 감정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즉 차분하게 중국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넘어가면 될 일을 안보주권 운운하면서 모순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이번 문제의 경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한·미 간에 사드를 둘러싼 협상이 시작되면 지역안보와 안정을 위한 책임 있는 국가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중국에 설명하면 됐다”면서 “일본에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정부가 중국이 우리에게 의견을 내는 것을 놓고 불쾌해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중국이 당장 한국에 대해 경제제재를 가할 상황은 아니지만 여러 카드를 갖고 있다”며 “사드에 대한 불만을 다른 카드를 이용해 한국의 양보를 얻어내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사드 문제를 대만이나 티베트와 같은 핵심 이해관계로 간주할 경우 외교적 보복도 불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미 2000년 한·중 마늘 파동이나 2012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직후 희토류의 대일수출을 금지하는 등 누구보다 강력한 칼을 휘두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19일 “사드가 모든 문제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면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도 중요한데 이렇게 흘러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환동해 네트워크는 한반도 대륙 진출의 발판 돼줄까

    환동해 네트워크는 한반도 대륙 진출의 발판 돼줄까

    KBS1TV ‘시사기획 창’은 24일 밤 10시 한반도의 미래 성장 동력, 환동해 네트워크의 의미와 가능성, 주변 국가들의 준비 정도 등을 짚어 본다. 환동해 네트워크는 중국, 몽골, 러시아, 동해의 철도와 도로, 에너지 수송관 등을 연결하는 것은 물론 동북아시아와 유라시아 대륙의 경제협력 및 교류까지 통틀어 일컫는 개념이다. 프로그램은 먼저 몽골을 둘러본다. 철도를 이용해 바다로 나아가는 해양 제국의 꿈을 키우는 몽골은 유목 국가이지만 석탄을 비롯해 금과 은, 우라늄에 희토류까지 갖고 있는 자원 부국이다. 그동안 중국·러시아에 원자재로서 자원을 수출해 왔지만, 철도를 연결해 북한 나진항까지 물류를 이동시켜 세계 시장으로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중국은 창춘(長春)과 지린(吉林), 투먼(圖們)을 연결하는 ‘창지투 개발계획’을 마무리하고 하얼빈에서 훈춘(琿春)에 이르는 고속철 사업의 완공도 눈앞에 두고 있다. 훈춘에 조성된 대규모 물류단지의 컨테이너 화물을 북한 나진항을 통해 중국 연안지대는 물론 세계로 수출하는 시대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지난해 하산과 북한 나진 간 철도를 개보수해 자국이 확보한 나진항의 3호 부두까지 열차가 들어갈 수 있도록 했고, 이를 바탕으로 러시아 석탄이 시베리아 철도와 나진항을 거쳐 국내에 반입되기도 했다. 분단된 한반도의 남쪽 나라 한국은 섬나라와 마찬가지다. 김대중 정부 이래 박근혜 정부까지 끊임없이 대륙과의 연결을 계획하고 표방하면서도 북방 루트 개척은 번번이 좌절됐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통일 정책이 선제돼야 하는 이유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사설] 남북 정상 모스크바 조우, 北 개방 전기 삼아야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다시 요동칠 조짐이다. 오는 5월 러시아의 2차 세계대전 전승 기념 70주년 행사에 북한 노동당 김정은 제1비서의 참석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북·러 간 구체화되고 있는 경제협력 움직임도 변화의 징후다. 어제 러시아가 북의 낡은 전력망 교체사업에 투자하고 그 대가로 희토류를 받기로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북·러 간 신(新)밀월 기류다. 이런 변화의 기류가 남북 관계 개선과 통일기반 조성이라는 우리의 기대를 거스르지 않도록 예의 주시할 때다. 러시아 외무부는 며칠 전 이 전승 기념 행사와 관련해 “북한 지도자가 참석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김정은이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불참했던 행사에 나온다면 그 함의는 작지 않다. 북이 은둔에서 벗어나 개방으로 한 발짝 내디디게 된다는 뜻이다. 김정은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다른 주요국 정상들과 연쇄 회동을 갖게 된다면 말이다. 러시아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동북아 정상들을 모두 초청해 놓고 있다. 물론 이번 행사가 북한이 핵개발을 자제해 남북 관계의 전기(轉機)가 될 것이라고 낙관할 근거는 아직 없다. 러시아가 김정은을 초청하고 북이 화답하는 배경을 짚어 보자. 국제적 고립을 벗어나려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가 아닌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 무력 개입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으로부터 경제제재를 받고 있다. 과거 혈맹이었던 중국과도 소원해진 상태인 북한 또한 유엔 대북 인권결의안 통과와 소니 픽처스 해킹 사건 이후 미국의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핵개발을 강행하려는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거부권을 가진 러시아의 지원을 기대하고 푸틴이 연출하는 국제정치 쇼에 들러리 서는 모양새는 우리로선 달갑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의 ‘반러 정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긴 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북·러 신밀월 기류 저변에 깔린 부정적 요소를 제거하려면 우리의 관여와 개입이 필요하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든, 북의 전력망 개선 사업이든 우리의 참여 없이 단독으로는 어렵다는 것을 러시아도 잘 알고 있다. 박 대통령이 전승절에 참석하는 결단을 내리면 공식적 정상회담은 아닐지라도 최소한 정상 간 만남은 예상된다. 차제에 북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나서도록 할 모멘텀을 만든다는 적극적 자세로 치밀한 사전 준비에 나서기를 당부한다.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17종 원소 희토류는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17종 원소 희토류는

    희토류는 네오디뮴, 스칸듐, 이트륨, 세륨 등 17종의 원소를 일컫는 말이다. 이들을 묶어 희토류로 통칭하는 이유는 서로 화학적 성질이 유사하고 광물 속에 그룹으로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다. 1787년 스웨덴에서 처음 발견된 이트륨을 시작으로 1910년대까지 17개의 원소가 차례로 발견됐다. 이들 중 툴륨과 루데튬은 전 세계 금 매장량의 200배에 달하고 품목에 따라 80~1000년간 채굴할 수 있는 수준이 매장돼 있다. 하지만 채굴 가능한 광물 형태로 존재하는 경우가 드물어 ‘희귀한 흙’이라는 뜻의 희토류(rare earth·稀土類)로 불리고 있다. 오늘날 희토류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현재까지 대체물질이 존재하지 않을 만큼 독특한 화학적·전기적·자성적·발광적 특징과 함께 탁월한 방사성 차폐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광섬유 제조에 사용되는 가돌리늄이나 어븀은 미량만 첨가해도 빛의 손실이 일반 광섬유의 1%까지 낮아진다. 터븀을 사용한 합금은 열을 가하면 자성을 잃고 냉각시키면 자성을 회복하는 특성을 이용해 정보를 입력·기록할 수 있는 음악용MD나 광자기디스크를 만드는 데 이용된다. 이 밖에도 스마트폰, 하이브리드 자동차, 고화질TV, 태양광 발전, 항공우주산업 등 첨단산업에서는 희토류가 안 쓰이는 곳이 없을 정도다. 희토류의 유용성을 깨달은 세계 각국은 한때 희토류 개발에 열을 올렸다. 1948년까지는 인도와 브라질이 주요생산지였다. 이후 1950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1960~80년대에는 미국이 희토류 생산을 주도했다. 하지만 희토류 개발에는 큰 희생이 따랐다. 추출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공해물질이 발생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전 세계 희토류 수요의 95% 이상을 공급 중인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선 현재 희토류 개발을 중단하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1억t 매장… 中 매장량 절반·생산량 90% 차지 사실상 독점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1억t 매장… 中 매장량 절반·생산량 90% 차지 사실상 독점

    ‘산업계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는 희토류는 첨단산업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전 세계에 약 1억t 정도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희토류는 1940~1950년대에는 브라질과 인도에서 주로 생산됐고 이후 미국과 호주 등지로 넘어갔다. 1990년대부터는 사실상 중국의 반독점 상태다. 중국에는 전 세계 희토류의 절반인 5500만t이 매장돼 있다. 2012년 기준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90%가 중국에서 나왔다. 중국은 2006년부터 희토류 수출량을 줄여 가격을 4~6배 가까이 올렸다. 2009년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줄이겠다고 밝힌 뒤 세계적으로 자원 확보 전쟁이 벌어졌다. 희토류가 현대 산업에서 ‘산소’ 이상의 가치로 부상하자 중국은 희토류를 국제 통상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2010년 9월 일본과의 영토 분쟁 지역인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에서 불법 조업하던 자국 선원들이 일본에 체포되자 강력 반발하며 희토류 수출을 금지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물량 중 절반 이상을 수입하는 일본은 어쩔 수 없이 중국 선원들을 석방해 희토류가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밖에도 중국은 채굴·분리·정련·합금화 등 희토류 생산과정에서 공해물질이 많이 배출돼 환경보호를 이유로 2006년 약 6만t이던 수출 물량을 2011년 약 2만t으로 줄였다. 그러자 중국에서 희토류를 수입하던 미국·일본·유럽연합(EU)이 2012년 3월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면서 무역 분쟁이 시작됐다. 3국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로 가격이 대폭 상승했다’며 제소했다. 이와 관련, WTO 분쟁 해결 패널은 2014년 3월에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는 3국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중국이 WTO 규정에 위반된다는 요지의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이렇듯 각국의 에너지 안보 문제가 대두되면서 북한 희토류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2013년 12월 ‘SRE미네랄스’(sreminerals)는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2배에 이르는 2억 1600만t이 북한에 매장돼 있다고 주장했다. SRE미네랄스 발표가 사실이라면 북한은 세계 전체 채굴 가능 매장량의 3분의2를 가진 셈이 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北과 합작 ‘SRE·퍼시픽 센추리’는

    2013년 12월 4일, 다소 생소한 국제 사모펀드 ‘SRE 미네랄스’가 평안북도 정주에서 희토류 개발을 위해 북한의 ‘조선천연자원무역회사’와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호주계 사모펀드 회사로 알려진 SRE는 북한과의 계약에 따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위치한 합작회사인 ‘퍼시픽 센추리’가 앞으로 25년간 정주 지역의 모든 희토류 개발권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또 25년간 계약을 연장할 권리도 함께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2014년 3월부터 추가 탐사 작업을 실시해 정주에 희토류 가공 공장을 세울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SRE와 퍼시픽 센추리는 그 이후 북한 희토류 개발과 관련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모든 투자, 개발, 판매 활동이 베일에 싸여 있다. 정보 당국은 이 두 회사를 ‘유령회사’로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이 회사가 설립 후 국제 자본시장에서 투자를 위한 기본적인 자금 조달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전형적인 ‘페이퍼컴퍼니’(서류 형태로만 존재하는 회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정보 소식통도 “SRE의 발표 이후 그 회사를 역추적해 본 결과 무늬만 회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2013년 공개 이후 후속 발표가 전무한 것을 봐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실제 SRE 홈페이지에는(1월 8일 검색 기준) 그동안의 투자·개발 등 사업 실적은 물론 이메일 주소, 회사 주소, 전화번호 등 기본적인 정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황금 자원’ 희토류 北 대박 이끌까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황금 자원’ 희토류 北 대박 이끌까

    2013년 1월 미국의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주 주지사와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이 3박4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가 방북한 것은 북한의 요청에 따라 당시 북한에 억류됐던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의 석방 교섭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언론들은 추정했다. 그렇지만 미국의 거대 정보기술(IT) 기업 회장인 슈밋이 왜 북한을 방문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확실히 풀리지 않았다. 북한에 인터넷을 보급하기 위해서라는 슈밋 회장의 설명이 있었다. 그러나 북한이 세계에서 인터넷 사용 환경이 가장 폐쇄적인 지역 중 한 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쉽게 납득이 가지 않았다. ●희토류로 北 경제개발 자금 확보?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슈밋 회장의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다른 가설을 내세웠다. 즉 그가 방북한 이유는 북한의 자원, 그중에서도 희토류 개발과 관련한 협의를 하기 위해 방북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관계 전문가는 9일 “당시 슈밋 회장의 방북이 희토류 개발과 관련이 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확인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심지어 슈밋 회장이 희토류 개발과 관련, 미국 대기업의 목소리를 대신 전달했다는 추측도 나왔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면서 북한의 희토류도 새삼스럽게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외교적으로 고립된 북한의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김 제1위원장이 몸부림치는 상황에서 희토류 개발로 경제 개발을 위한 자금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조선신보는 지난해 3월 호주의 지질탐사업체가 평안북도 정주 지구를 탐사한 결과 각종 희토류가 60억 6500만t이 매장돼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지역에 매장된 희토류는 품위가 3.56%에 달해 채굴 조건이 매우 좋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품위가 2% 이하일 경우 채굴 조건이 좋지 않아 채굴을 하지 않는다. 북한은 정주 외에도 황해도(가무리, 구곡, 신평), 강원도(고성, 김화, 원산, 평강), 평안도(남포, 철산) 등에도 각종 희토류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1960년대부터 일찌감치 희토류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토류 원소를 분류해 내기 위한 기초연구와 금속을 뽑아 내기 위한 야금학 연구도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희토류 가공제품을 만들어 이를 여러 분야에 응용하는 실용기술이 개발됐다. 이와 관련, 통일신보는 2009년 7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희토류 금속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보면서 공장일꾼들과 생산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비료생산부터 의약품·의료기구까지 만들어 최근에는 희토류를 갖고 비료생산과 축산, 양어, 잠업 등에도 활용하고 각종 첨가제와 영구자석, 합금, 의약품 및 의료기구를 만드는 데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일성종합대학을 비롯해 여러 연구기관이 희토류화합물과 재료에 대한 양자역학적 연구, 초임계류체를 이용한 희토류 나노재료제조 등 관련 연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북한의 희토류가 다시 주목받은 것은 지난해 10월 러시아가 북한 철도 현대화 비용(약 250억 달러)의 대가로 희토류 금속을 채굴키로 합의하면서부터다. 당시 러시아 방송은 철도 현대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될 러시아 산학협동체인 ‘모스토빅’이 현대화 대가로 희토류를 비롯해 티타늄과 탄탈(희유 금속원소), 금, 석탄을 채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알렉산드르 갈루시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은 “북한은 희토류 금속이 중국보다 7배가량 많다”며 “이는 6조원에 달하는 수치”라고 말했다. 러시아만 북한의 희토류를 노리는 것은 아니다. 세계 최대의 희토류 매장국으로 알려진 중국 역시 북한의 희토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관계연구소에 따르면 2010년 기준 북한에 등록된 중국 기업 138개 중 40%가량이 광물채굴과 관련한 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채산성이 뛰어난 희토류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기업이 북한의 희토류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희토류 수출을 엄격히 제한하는 자국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경직된 남북관계 개선 유화책 될수도 막대한 양의 희토류를 보유하고 있지만 문제는 개발이다. 희토류는 채굴, 분리, 정련, 합금화 과정을 거쳐 상품이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이 까다롭고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여기에 가공 과정에서 엄청난 공해물질이 발생해 전형적인 후진국형 산업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설사 희토류가 있다 하더라도 환경오염 등의 문제로 희토류 생산에 적극적이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레오니드 페트로프 호주국립대 연구원은 2012년 8월 북한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강력한 해결책 중 한 가지가 바로 희토류 개발 및 수출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그는 2011년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두 차례 방북한 것을 예로 들며 희토류 개발이 경직된 남북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유화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핵·무기 개발과 연관성 적어… 희토류 금수품목에 포함 안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는 북한에 대해 각종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희토류 개발까지는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 결의 1695호, 1718호, 1874호, 2087호, 2094호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저지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미사일을 발사해 국제 평화질서에 위협을 가할 때마다 이사회는 이 같은 결의를 채택해 북한을 압박했다. 이로 인해 북한은 금융거래 제한, 사치품·무기 수입 금지, 탄도미사일 발사 금지 등의 제약을 받았다. 하지만 희토류는 대량살상무기 개발과의 직접적 연관성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희토류는 미사일에도 일부 사용되고 있지만 워낙 방대한 분야에서 이용 중이기 때문에 희토류 개발 자체를 대량살상무기와 연관 짓기는 힘들다. 세계 각국은 별다른 제지 없이 희토류를 개발·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만 제약한다면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 안보리 결의가 희토류를 금수품목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희토류 개발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을 무기 개발에 사용할 수 있지만 그것을 입증하는 것 또한 어렵다.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북한은 관련 자금 흐름을 철저히 감출 가능성이 높다. 유엔 안보리 금융 제재는 무기 개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분에 한정하고 있다. 게다가 무기 개발에 이용될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모든 경제개발을 제약할 경우 북한은 파탄 상황에 이르게 될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희토류 채굴은 경제개발의 일환이라고 보는 시각이 아직 더 많다”면서 “안보리 결의는 제재 목록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무기 개발과의 연관성이 드러나지 않을 경우 통제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남북 희토류 공동 개발 꿈 이룰까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남북 희토류 공동 개발 꿈 이룰까

    북한 광물자원의 잠재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남북 간 자원개발 협력은 지지부진하다. 이는 남북 관계 악화 등 정치적 상황뿐 아니라 열악한 북한의 개발 여건과 불확실한 경제성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북한 희토류도 잠재성은 풍부하나 당장 개발로 직결될 수 있는 자원은 아니다. 남북 관계의 개선은 물론 장기적 관점에서 북한 인프라에 대한 선행 투자와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北 김정일 사망 이후 논의 중단 ‘지지부진’ 남북한은 2001년부터 북한 자원개발 문제를 협의해 왔으나 희토류에 대해서는 2011년에 처음 논의했다. 우리 정부의 5·24 대북제재 조치가 한창이던 2011년 11월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는 흑연광산 등 자원개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방문했던 한국광물자원공사 관계자들에게 희토류 샘플 4개를 전달한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사망 등으로 이 논의는 중단된 상태다. 올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집권 4년차를 맞아 남북 관계 개선 여부가 주목되고 있지만 희토류의 공동 개발은 여전히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북한도 자국 희토류의 가치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가운데 기업들이 채굴 조건이 좋은 품위 2% 이상의 희토류를 획득하기는 위험부담이 크다는 뜻이다.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장은 9일 “희토류 대국인 중국 희토류의 품위가 5% 이상인 데 비해 자국 희토류 탐사 개발도 진행하지 못한 북한이 평균 품위 1% 안팎에 불과한 희토류 가치를 부풀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1년 국내 충주·홍천에서 발견됐던 희토류도 평균 품위가 0.6%로 경제성 논란을 일으켰다는 점을 감안하면 낙관할 수만은 없다. 특히 희토류는 분리 정제가 매우 어려워 개발이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희토류는 자연계에 농축된 형태로 존재하지 않고 불소탄산세륨광과 모나자이트석 등 다른 광물 속에 포함돼 있다. 사용하기 편리한 희토류 제품을 얻기 위해는 광산에서 채광되고 선광하는 과정을 거쳐 정광을 제조한 뒤 다시 정광을 분해·침출하는 제련 공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북한의 고질적 인프라 미비가 광산 투자의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발전·송전설비의 노후화로 전력 부족이 심각하고 철도 레일 등의 노후화로 육상 운송 능력도 저하돼 있다. 따라서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병행해야 하는 북한 사정을 감안하면 작은 규모의 광산 사업으로는 경제성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광물자원공사, 北과 공동 개발 추진 보류 앞서 한국광물자원공사(당시 대한광업진흥공사)는 2001년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와 강원도 평강군 압동에서 희유금속인 탄탈룸광산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북한의 제의에 의해 민간 시행업체가 처음 사업을 추진했고 광물자원공사가 지원해 현지 조사가 이뤄졌지만 매장된 저품위 탄탈룸의 경제성이 미흡하다는 분석이 나왔고 업체의 자금 사정으로 사업 추진이 보류됐다. 최 소장은 “낮은 경제성도 문제였지만 북한의 열악한 전력 사정도 개발의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 부존자원의 잠재성은 무궁무진하지만 이를 채취하는 장비와 교통 운송 수단 등 인프라가 열악하다”며 “민간 기업 차원에서 이를 하기는 어려운 만큼 정부 차원의 전폭적 지원 없이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미래 가치를 감안하면 희토류에 대한 남북 공동 개발은 여전히 필요한 과제다. 북한은 지하자원 부국임에도 단순히 외화 수입을 위한 수출에 매달리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외국 기업이 경쟁적으로 북한 자원 확보 사업을 벌이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북한이 중국의 원료 조달 하청기지로 전락하고 남한 기업이 중국으로부터 북한 지하자원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 “5·24 대북제재 해제 선결돼야” 최 소장은 “희토류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최근 환경오염 문제를 계기로 희토류 생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수출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잠재성 있는 북한 희토류는 분명 또 다른 기회”라고 평가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국이 제1의 희토류 매장국이면서도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북한 자원의 개발을 서두르는 것은 이를 선점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북 관계 개선과 5·24 대북제재 조치의 해제가 선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러시아가 중국보다 하수인 까닭/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러시아가 중국보다 하수인 까닭/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지난 세기 공산주의 환상을 좇았던 중국과 러시아의 외교 스타일은 딴판이다. 중국이 강온 양면 전략으로 실리를 챙기는 편이라면 러시아는 힘으로 상대를 굴복시키려는 쪽이다. 1999년 5월 미국 주도의 나토군이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을 신유고연방의 병참본부로 오인해 폭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 등 나토 지도자들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베이징 주재 미 대사관에 화염병을 투척하는 등 시민·학생들이 반미 구호를 외치며 중국 전역에서 들끓었다. 중국은 ‘실수로 인한 오폭’이라는 미국의 해명을 수용하고 보복 조치 없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했다. 2001년 4월 남중국해 상공에서 미 정찰기가 중국 전투기와 충돌한 뒤 하이난다오(海南島)에 비상 착륙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중국인들은 미 정찰기를 억류해야 한다며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 앞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여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 중국은 억류하고 있던 미 정찰기 승무원을 풀어 줌으로써 파국으로 치닫던 외교 갈등을 극적으로 해결했다. 미국과 ‘맞짱 뜨기’보다 물밑 협상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얻어 냈다. 그러나 2000년 6월 중국산 냉동 마늘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를 발동한 한국에는 핸드폰 수입 중단, 2010년 10월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에게 노벨평화상을 준 노르웨이에는 연어 수입 중단,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둘러싸고 도발하는 일본에 대해서는 희토류 수출 중단이라는 보복 조치로 짓눌러 버리기도 했다. 2007년 10월 테헤란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란 핵문제와 관련해 어떤 군사적 행동에도 반대한다며 미국과 정면 충돌했다. 러시아는 강력히 제재하자는 미국 요구를 번번이 거절하며 이란 감싸기에 바빴다. 2014년 3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시민혁명에 의해 축출되고 친서방 성향의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대통령 권한대행이 들어서자 군 병력을 투입해 크림자치공화국의 주요 지역을 장악했다. 미국 등 서방이 경제제재 조치를 취하겠다는 강력한 경고에도 아랑곳없이 러시아는 100달러가 넘는 고유가에 자신감이 넘친 나머지 이를 뭉개 버렸다. 경제제재 조치가 본격화되고 국제 유가도 급락세로 돌아서는 바람에 루블화 환율이 요동치며 러시아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내몰렸다. ‘강공이 최고의 선’이라며 힘을 뽐내던 러시아는 파멸의 길로 들어섰다. 중국이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분별하는 ‘스마트 외교’를 추구하고 있다면 러시아는 무모하게 힘으로만 상대하려는 ‘하드파워 외교’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디쯤 발을 딛고 서 있는 것일까.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 청와대 문건 파동, 통합진보당 헌재 판결 등 국내 문제에 매몰돼 지내는 동안 국가경제는 침체의 수렁에 빠져들었고 ‘미우나 고우나’ 가까이 지내야 하는 일본과의 관계개선이나 남북관계 회복 등 주요 현안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분노를 터뜨리면 한때 속이야 시원해지겠지만 결과까지 늘 만족감을 안겨 주지는 않는다. 국정을 운영하는 데 원칙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다고 탈레반처럼 근본주의자가 돼서도 안 된다. khkim@seoul.co.kr
  • “한반도 통일의 최종 구체적 내용은 남북이 결정해야”

    “한반도 통일의 최종 구체적 내용은 남북이 결정해야”

    “한·미가 통일 관련 협의를 하고 있지만 최후에 한반도 통일의 구체적 내용은 남북이 결정해야 합니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미경제연구소(KEI) 콘퍼런스실.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을 둘러싸고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KEI와 한·미클럽이 공동 주최한 “통일 대박과 한·미 관계’ 세미나가 3시간가량 열렸다. 이날 연설에 나선 리처드 루거 전 미 상원 외교위원장은 “한국인 모두가 통일에 열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언급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통일 담론을 주도하는 것은 적절하다”고 밝혔다. 루거 전 위원장은 “한·미 간 통일 관련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을 평가하지만 결국 최후에 한반도 통일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 내용은 당사국인 남북이 정해야 한다”며 “물론 미국과 중국도 입장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방한한 북한 고위급 3명의 미션이 무엇인지는 불분명하지만 남북 간 대화가 계속돼야 하고 이는 핵 문제 관련 대화로 이어져야 한다”며 “북한이 관광객 유치에 노력하고 북한 사람들이 해외로 일하러 나가는 등 북한 국경을 넘는 일이 많아지는 것도 ‘평화적 혁명’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평화롭고 통일된 한반도는 미국, 중국, 일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발표자로 참여한 한·미클럽 소속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는 “통일 기회를 잡기 위해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서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그 발톱 아래에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국제적 약속에 따라 핵무기를 보유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기술적으로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도운 서울신문 부국장은 “북한의 천연자원이 중국으로 다 넘어가는데 북한 내 풍부한 희토류는 미국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며 “북한과 에너지·물류 협력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해외여행 | 실크로드를 따라 1,200km를 달리다

    해외여행 | 실크로드를 따라 1,200km를 달리다

    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가슴 한 켠에 품고 있을 실크로드. 동양과 서양이 만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 용광로 같던 그곳. 건조한 바람만이 퍽퍽하게 불어대는 길을 낙타에 비단을 싣고 한 걸음씩 나아갔을 대상들. 그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두근두근 뛴다. ‘실크로드’는 1877년 독일의 리히트호펜이라는 지리학자가 비단이 오갔던 곳이라 하여 붙인 이름. 실크로드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이 길을 통해 오간 것은 비단뿐만이 아니다. 각종 물품과 보석, 불교와 이슬람교가 그 길을 통해 흘러가고 흘러들어왔다. 기원전 한무제 때 장건이 사신으로 서역에 다녀온 후 길이 트이기 시작한 실크로드는 세계무역의 중심지였다. 아름다움만큼 약탈 경쟁으로 인한 아픔을 품고 있는 실크로드. 굽이굽이 내려오고 있는 역사와 문화, 자연과 사람들을 만나며 실크로드의 발자취를 찾아 떠나 보자. ●황허의 도시,란저우에서 만리장성의 서쪽 끝, 자위관으로 황토색이 지배하는 간쑤성의 성도 중국 지도를 펼쳐 보면 한가운데에 ‘란저우蘭州’라는 지명이 있다. 이번 실크로드 여행의 출발점은 란저우. 1,400여 년의 역사를 품고 있는 란저우는 실크로드 문화유산이 풍부한 간쑤성의 성도로 교통과 문화, 역사, 경제의 중심지다. 칭하이성에서 발원한 황허가 처음 만나는 대도시로 중국인들이 ‘어머니의 젖줄’이라는 황허가 도시 가운데를 유유히 관통하고 있다. 그래서 란저우에 가면 어디에서든 황토색이 눈에 들어온다. 란저우 시민들과 여행자들은 시내에 있는 물레방아 공원에서 유유히 산책을 하며 황허를 만난다. 란저우를 황토색으로 보이게 하는 것은 황허뿐만이 아니다. 희토류를 비롯한 35종류의 광물이 매장되어 있는 누런 산들이 란저우를 둘러싸고 있다. 황토색 물에 황토색 산, 란저우에 가면 세상이 온통 황토색으로 이루어진 것만 같다. 실크로드의 문화유산이 가득 모여 있는 간쑤성 박물관과 함께 란저우에서 손꼽히는 것 중 하나는 란저우 라멘이다. 중국 다른 지방에 가도 ‘란저우 라멘’이라는 이름을 걸고 있는 음식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고기를 곁들인 란저우 라멘의 맛은 매콤한 것을 좋아하는 우리네 입맛에도 잘 맞는다. 란저우에서 나와 허시후이랑河西走廊을 따라 달린다. ‘허’는 황허를 뜻하는 단어로 허시후이랑은 황허강 서쪽의 긴 복도라는 뜻이다. 한쪽에는 평균 해발 4,000m의 치렌산맥이, 또 다른 한쪽에는 황무지 같은 사막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900km 길이에 폭은 40~100km. 실크로드 상인들은 이 좁고 긴 평지를 따라 비단을 나르고 전쟁을 하고 오아시스를 찾았을 것이다. 일직선으로 뻗은 허시후이랑에는 허시사군으로 불리는 우웨이, 장예, 주취안, 둔황 같은 오아시스 도시들이 이어져 있다. 먼지를 풀풀 내며 달리고 또 달려도 창밖의 풍경은 변하지 않고 사막은 건조하기 이를 데 없다. 버스를 타고 있는데도 온몸이 사막으로 변해 가는데, 그 옛날 대상隊商들은 어떠했을까. 이곳을 말과 낙타를 타고 지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절로 머리가 조아려진다. 자연이 그린 수채화 허시후이랑을 따라가다가 장예를 만난다. 장예는 란저우에서 510km 떨어진 도시로 마르코폴로가 1년간 머물렀던 곳이다. 장예에서 꼭 가 봐야 할 곳은 자연이 만든 예술품인 치차이산七彩山. 어떻게 흙에서 저런 색이 날까 의문이 들 정도로 빨간색과 노란색이 섞여 오묘한 빛을 내는 산들이 펼쳐져 있다. 정식명칭은 ‘장예단하국가지질공원’으로 ‘단하’는 붉은 노을을 의미한다. 오랜 세월 동안 풍화와 퇴적작용으로 만들어진 치차이산은 계곡을 따라 510km나 이어져 있다. 전체 공원은 4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구역마다 조금씩 다른 맛을 보여 준다. 희게 보이는 곳은 소금 성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이 넓은 곳이 과거에 바다였다는 설도 있다. 치차이산의 아름다움에 반해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산에서 뿜어내는 색을 가지고 주름치마를 만들어 입고 싶을 정도로 탐나는 자연의 색이다. 비가 오면 색이 진해져 더 아름답다고 하는데 안타깝게도 장예를 찾은 날은 구름만 가득했다. 곽거병의 술샘 치차이산의 감동을 안고 서쪽으로 가다 보니 유인 우주선 발사기지가 있는 주취안酒泉에 닿는다. 주취안이라는 지명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무제가 전쟁에 승리한 곽거병 장군에게 승리의 선물로 술을 한 병 내렸는데 곽거병 장군은 이 술을 혼자 마실 수 없다며 앞에 있는 샘에 술을 부어 부하들과 함께 마셨다는 것. 이 정도의 리더십은 있어야 실크로드에서 장군이 될 수 있는 것이었을까. 곽거병 장군이 술을 부은 샘이 있는 곳이라 도시 이름이 주취안이 되었고 주취안에 가는 대부분의 사람이 꼭 들르는 곳이 그 샘이다. 둔황을 향해 허시후이랑을 따라 부지런히 또 달린다. 이번에 나타난 곳은 만리장성의 서쪽 끝 자위관이다. 웅장하고 장엄하다. 자위관은 서역의 침입에 대비해서 1372년 명나라 때 만든 것으로 높이 10m, 둘레 733m의 거대한 성이다. 자위관의 크기만으로 서역의 군사들이 겁을 먹지 않았을까. 자위관에는 적의 동태를 살피는 3개의 망루가 있으며 박물관에서는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실크로드의 꽃,둔황 세계 불교 미술의 보고 둔황의 백미는 모가오쿠다. 과거 실크로드를 오가는 이들은 거친 땅과 예측할 수 없는 기후, 적들의 침략 속에서 항상 불안했다. 그들은 무사안녕을 빌기 위해 석굴을 파고 그 안에 불상을 세웠다. 그리고 벽화를 그려 넣었다. 그렇게 1,000년 동안 무려 1.7km에 달하는 깎아지른 절벽에 735개의 석굴이 만들어졌다. 석굴 하나는 절 하나와 마찬가지. 735개의 사찰이 아파트처럼 옹기종기 모여 있다고 상상해 보자. 처음 석굴에 들어가 벽화를 보았을 때 소름이 돋고 전율이 흘렀다. 모가오쿠가 처음 생긴 것은 16국 시대인 366년. 낙준이라는 승려가 석산 위에 나타난 부처의 상을 보고 만든 것이 시작이다. 이후 14세기까지 여러 시대에 걸쳐 수많은 승려와 조각가가 석굴을 정성스럽게 만들었다. 석굴 안의 불상과 벽화에는 당시의 생활상이 상세하게 담겨 있다. 놀랍게도 건조한 기후와 빛이 들어가지 않은 굴 속에 자리해 1,000년 전 신비로운 색이 남아 있다. 까맣게 변한 것도 있고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도 있지만 오묘한 아름다움을 풍기는 옥색이나 자주색, 노란색 등 여러 색이 석굴 안을 아름답게 빛내고 있다. 수많은 석굴 중 가장 중요한 석굴은 17호 굴. 16호 굴에 들어가자마자 오른편에 난 문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혜초 스님의 <왕오천축국전>이 발견된 17호 굴이다. 고대의 불교경전이 쌓여 있던 굴로 장경동이라고도 불린다. 17호 굴이 발견된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1900년대 초 석굴을 관리하던 왕원록이라는 노인이 모래를 치우다 우연히 작은 굴을 발견했는데 그 안에 책이 가득했던 것. 보물창고를 발견한 것이다. 둔황에서 실크로드의 중요한 문서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이들이 세계 각국에서 날아들었다. 영국의 스타인, 프랑스의 펠리오, 일본의 오타니 탐험대, 러시아의 올덴부르그, 미국의 워너가 수만 점의 보물들을 각자의 나라로 빼돌렸다. 문서와 유물을 가져간 것에서 그치지 않고 벽화를 뜯어가기까지 했다. 그래서 모가오쿠에 가면 1,000년 전 벽화의 아름다움에 한번 놀라고 약탈 현장의 처참함에 또 한번 놀라게 된다.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이 둔황이 아니라 프랑스 박물관에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17호 굴을 보고 난 후에는 61호 굴을 챙겨 봐야 한다. 61호 굴은 현존하는 세계 최대 실사 지도로 꼽히는 오대산지도라는 벽화가 있는 굴로 지도에서 신라 고승의 사리탑으로 추정되는 탑이 그려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또 220호 굴과 335호 굴에 그려진 벽화에는 새의 깃털을 꽂은 조우관을 쓰고 있는 인물들이 있는데 조우관은 고구려시대에 흔하게 발견되던 모자다. 우리 선조들도 실크로드를 통해 교류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되니 실크로드의 이야기들이 한층 가깝게 느껴진다. ▶모가오쿠 남아있는 석굴은 수백 개에 이르지만 관람객들이 볼 수 있는 석굴은 몇 개 되지 않는다. 미리 예약을 해서 가이드와 함께 1시간 동안 10여 개 정도 석굴을 돌아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특별히 보고 싶은 석굴이 있으면 가이드에게 미리 요청을 해 놓는 것이 좋다. 모래로 만들어진 거대한 산 모가오쿠를 본 후에 사막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둔황 시내에서 남쪽으로 5km 위치에 바람이 불면 모래가 노래를 한다는 밍샤산鳴沙山이 자리하고 있다. 거대한 크기에 입구에서부터 입이 떠억 벌어진다. 높이 1,600m에 동서로 40km, 남북으로 20km나 이어져 있는 모래산. 실크로드 하면 떠오르는 사막을 가르는 낙타의 행렬이 눈앞에 펼쳐진다. 요즘에는 과거 대상들 대신 여행자들이 낙타 위에 앉아 있다. 초승달 모양의 작은 오아시스인 웨야취안月牙泉을 보기 위해 사막을 오른다. 곱고 부드러운 모래에 발이 푹푹 빠진다. 땀이 흐르지만 건조한 날씨에 금세 증발한다. 발가락 사이를 간질이는 모래산에 올라 뒤돌아보니 신비로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2,000여 년 전부터 기록에 등장하는 웨야취안은 오랜 시간 동안 사막의 나그네들에게 생명수를 제공해 주었다. 모래산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수천년간 마르지 않았다는 사실이 신비롭기만 하다. 연간강수량 39mm에 증발량이 2,800mm라니 더욱 놀랍다. 밍샤산에 오르면 웨야취안만 보이는 것이 아니다. 멀리 둔황이라는 또 다른 오아시스가 보인다. 모래산을 타고 내려가는 사람들, 모래 사이를 오토바이로 질주하는 사람들, 곱디 고운 모래로 장난을 치는 사람들, 그윽한 눈으로 멀리 둔황시내를 바라보는 사람들. 같은 밍샤산에 올랐지만 이곳을 느끼는 방법은 사람들마다 모두 달랐다. 끝과 시작이 있는 곳 시안西安을 시작으로 란저우와 장예, 자위관을 거쳐 둔황에 도착한 상인들은 이곳에서 서역으로 갈 채비를 한다. 실크로드는 둔황에서 북로와 남로로 갈라진다. 북로로 가려면 옥문관을 통해, 남로로 가려면 양관을 통해서 길을 떠나게 된다. 둔황 시내에서 80~100km 떨어져 있는 옥문관과 양관은 단순한 통로가 아니다. 비단을 낙타에 실은 상인들에게 익숙한 곳의 끝, 새로운 서역의 시작을 의미한다. ‘옥’이 오갔다고 해서 이름 붙은 옥문관은 거대한 문 하나만 달랑 남아 있고, 서역 남로 입구인 양관은 높이 4.7m의 봉화대만 남아 있다. 옥문관을 넘어 바라보는 길도 아름답지만 양관의 봉화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은 더 없이 황홀하다. 높은 곳에서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고비사막을 내려다보면 끝없이 펼쳐져 있는 길이 안겨 주는 막막함과 그 길을 헤쳐 나가야 하는 비장함이 함께 느껴진다. 당나라 시인 왕유는 양관에서 ‘그대에게 한 잔의 술을 권하니, 서쪽 양관으로 나가면 옛 벗이 있겠는가’라고 읊기도 했다. 익숙한 것과 이별하고 새로운 것을 향해 나가는 두려움. 얼마나 위험한 일이 펼쳐질지, 얼마나 흥미진진한 일을 만나게 될지 모르는 그 마음. 실크로드 여행을 마무리하는 양관에서 수천년 전 실크로드를 통해 서역으로 나간 그들의 심정을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travel info Airline 동방항공이 인천-란저우 노선을 운영하고 있으며 소요시간은 약 3시간이다. 대한항공 특별 전세기는 인천에서 우루무치까지 약 5시간 소요된다. 두 항공편 모두 10월 초까지 주 2회 운영한다. TIP 시차 베이징과 동일하게 서울보다 1시간이 늦지만 서쪽에 위치해 밤 10시가 되어야 해가 진다. 주의사항 건조하기 때문에 물을 잘 챙겨 마셔야 하며 수분크림과 미스트를 준비해 가면 도움이 된다. 선글라스와 모자는 필수. activity 둔황 야시장도 놓치지 마세요 둔황 여행을 더욱 즐겁게 해주는 것은 둔황 야시장. 과일과 견과류, 각종 기념품과 먹거리가 넘친다. 함께 여행하는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밤을 즐기기 좋은 곳. 여러 먹거리가 있지만 양꼬치가 특히 인기다. 원하는 부위를 고르면 즉석에서 구워 준다. 꼭 맛봐야 할 것이 하미과. 멜론처럼 생겼는데 겉은 노랗다. 둔황에서 세상에서 가장 달달한 메론을 맛보게 될 것이다. 기념품으로 많이 찾는 제품은 밤에도 보인다는 술잔과 실크로드의 아이콘인 낙타인형이다. 그리고 한 땀 한 땀 손으로 파 낸 목판 장식품이 있다. 야시장에서는 낙타의 모습이 담긴 각종 기념품들이 인기다 에디터 손고은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채지형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통일, 주변국에도 대박일까?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통일, 주변국에도 대박일까?

    얼마 전 주한미국대사관 측에서 방한 중인 미 한반도 전문가와의 간담회를 주선했다. 북한 핵과 한·일관계 등이 주요 논제였지만, 말미에 “북한이 엄청난 투자 기회라는 시각도 있는데, 동의하느냐?”고 물어봤다. 이 전문가는 대뜸 “누가 북한을 사업 파트너로서 신뢰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한국이 추진했던 금강산이나 개성공단 사업도 별 진전이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기업인들이 원하는 것은 예측가능성인데, 북한은 정치적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덧붙였다. “짐 로저스 같은 투자가도 북한에 전 재산을 투자하고 싶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다시 물었더니, 그는 “로저스가 투자에 성공했는지 모르지만, 미국 내에서는 매버릭(독불장군)으로 통한다”고 다소 평가절하했다. 그는 “나의 발언이 미 정부 입장을 반영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지만 아마 버락 오바마 정부의 생각도 비슷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의 기조연설을 통해 “통일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주변국에도 대박”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국내용인 ‘통일대박’ 못지않게 중요한 국제적인 메시지다. 통일의 과실을 한국이 독점하지 않고 이웃과 나누겠다는 것은 여러모로 현실적이다. 주변국들의 긴장을 늦추고 이해관계를 자극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북한 문제는 외교, 안보 측면과 마찬가지로 투자,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매우 복잡하다. 박 대통령의 주변국 대박론은 통일을 전제로 한 것이지만, 북한에 대한 주변국들의 투자와 비즈니스는 이미 시작됐다. 지금부터 주변국들의 이해관계를 잘 조정해야 통일 이후의 각종 투자 사업들도 순조롭게 이행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현재 사실상 북한의 독점적 경제협력 파트너라는 이점을 누리고 있다. 북·중 접경지역에서 고속철도·항만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진행 중이고, 첨단산업에 쓰이는 희토류를 비롯한 북한의 지하자원도 싼값에 사들이고 있다고 한다. 중국으로서는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 기업들이 대북 사업에 들어오는 것이 달가울 리가 없다. 러시아도 지난해 하산과 나진을 잇는 철도를 개통했다. 대북 사업은 러시아 입장에서 보면 유럽과 아시아 간의 ‘리밸런싱(재균형)’이다. 그러나 지정학적 명분이나 이익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서슴지 않았던 옛 소련과는 다르다. 대북 투자에 관심은 크지만 신중하다. 섣불리 북한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가 러시아 기업들이 손해를 보고,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이 되는 걸 원치 않는 면도 있다. 일본은 남북 철도가 시베리아·중국 철도와 이어지면 초조해질 것이다. 한국이 유라시아 시장에 더 가까워지고, 유럽으로 가는 동북아 물류의 시발점이란 입지를 굳히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주변국 통일대박론’에 일종의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다. 지난해 초 미 국무부 고위관계자에게 “러시아, 북한, 남한을 연결하는 가스관 건설에 찬성하느냐”고 물었다. 그 관계자는 “문제야 없겠지만 그보다는 한국이 미국, 캐나다에서 에너지를 사가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캐나다~일본을 연결하는 에너지망이 구상 중에 있다면서 한국도 여기에 동참하면 좋겠다는 뜻도 밝혔다. 미국은 실질적으로 중요한 동북아 세력이기는 하지만, 지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다. 러시아와 북한·한국을 잇는 가스관, 남북 철도와 시베리아·중국 철도를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 동북아 국가 간 전력망을 잇는 슈퍼그리드 등 북한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에서는 어쩔 수 없이 배제되는 모양새가 나타날 수 있다. 미국으로서는 이런 사업들에 반대할 명분이 없을지는 모르지만, 쌍수 들고 환영할 일도 아닐 것이다. 따라서 미국을 통일대박 사업에 적절하게 동참시키는 것도 한국 정부의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다. 예를 들면, 양국 기업이 희토류 개발이나 의료보건, 그린 에너지, 정보통신기술(ICT) 투자처럼 명분도 있고 실리도 있는 프로젝트를 북한에서 공동으로 진행하면 좋을 것이다. 편집국 부국장 dawn@seoul.co.kr
  •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의 선택, ‘통일대박론’ 실상은…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의 선택, ‘통일대박론’ 실상은…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미국 월가의 전설적 투자가 짐 로저스. 그는 올해 초 한반도가 통일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겠다고 다짐했다. “한반도는 곧 통일이 이뤄질 것이고 통일 한국은 세계에서 강력한 국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저스의 이 한마디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은 북한으로 쏠렸다. ‘통일 대박론’은 과연 가능한 이야기일까. KBS 1TV의 ‘KBS 파노라마’는 26일 밤 10시 ‘짐 로저스의 선택’을 방영한다. 통일기획 2부작 중 하나로 25일 방영된 1부 ‘4강의 한반도 통일 방정식’의 후속 편이다. 통일 대박론의 검증과 변화하는 북한의 상황 그리고 통일로 얻는 경제적 실익에 대해 두루 살펴본다. 전문가들은 통일 대박이 가능한 이유로 북한의 노동력과 지하자원을 꼽는다. 저렴한 인건비와 숙련된 기술을 갖고 있는 북한의 노동력이 남한의 기술과 자본을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이야기다.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은 이 같은 기대감을 높인다. 예컨대 북한의 희토류 광석은 높은 품위(광석에 함유된 유용한 광물의 비율)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실측 결과 중국산 희토류는 5%, 미국산은 2.8%인데 반해 북한산은 10.9%란 높은 품위가 나왔다. 파노라마 제작진은 올해 북한 경제특구 나선시에서 열린 ‘나선-흑룡강 상품 전시회’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왔다. 지난해 북한 나진과 러시아 하산 지역에서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가 연결되면서 나진이 물류 거점으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통일 한국의 경제가 일본이나 독일을 넘어설 것이란 장밋빛 전망은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대구, 낡고 불합리한 규제 싹 걷는다

    대구시가 규제개혁 1등 도시 만들기에 나섰다. 시는 23일 시청 상황실에서 권영진 시장 주재로 규제개혁 특별 확대간부회의를 개최, 규제개혁 목표·방향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시는 앞으로 조례 367건, 규칙 150건, 훈령 96건, 예규 36건 등 총 649건의 자치법규를 전수조사해 기업 경쟁력을 저해하는 낡고 불합리한 규제를 과감히 정리할 방침이다. 다른 시도에 비해 규제 강도가 높은 도시계획 분야 중 자체적으로 풀 수 있는 규제를 개선하고, 고시·공고 등 숨은 규제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앞서 지난 4월 규제개혁추진단을 꾸린 시는 기업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을 어렵게 하는 불필요 규제 268건을 발굴, 안전행정부에 개선을 건의했다. 또 지난 8월에는 성서산업단지 입주 기업인 TPS가 희토류 원료재생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혁해 100억원의 신규 투자를 창출했다. 앞으로 6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200명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그동안 ‘산업단지관리 기본계획’에 따라 성서산업단지에는 원료재생업의 입주가 제한됐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모디 “日집단자위권 지지”…한·중 보란 듯 찰떡 과시

    모디 “日집단자위권 지지”…한·중 보란 듯 찰떡 과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일본의 집단 자위권 행사를 적극 지지하고 나서는 등 일본과 인도 정상이 안보 및 경제 분야에서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신조 총리와 모디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을 갖고 일본 해상자위대와 인도 해군의 공동훈련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특히 아베 총리가 집단자위권 행사를 용인하기로 결정한 사실을 소개하며 정권의 안보 이념인 ‘적극적 평화주의’를 설명하자 모디 총리는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것 같다”며 지지를 보냈다. 이들은 또 해상자위대의 일본산 구난 비행정 ‘US2’의 인도 수출을 위한 논의를 가속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양국 외무·국방장관 연석회담(2+2) 창설을 검토하고, 미국을 포함한 3국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희망하는 두 나라 정상은 상임이사국 확대를 골자로 하는 이른바 ‘안보리 개혁’과 관련, 내년 중 구체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의 인도 직접 투자액과 인도에 진출한 일본계 기업의 수를 향후 5년 안에 2배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성명에는 인도에 향후 5년간 공적개발원조(ODA)를 포함해 3조 5000억엔(약 34조원) 규모의 민관 투자 및 융자를 실현하겠다는 일본 측의 목표치가 명시됐다. 두 정상은 또 인도산 희토류의 일본 수출을 환영한다는 내용과 인도의 신칸센(고속열차) 도입을 일본 측이 희망한다는 내용도 공동성명에 담았다. 아베 총리는 “일본과 인도는 아시아의 양대 민주주의 국가”라면서 “양국 관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21세기는 아시아의 세기로 불리고 있다”며 “일본과 인도가 어떤 방향성을 보여 주는지에 따라 아시아의 방향성이 결정되기 때문에 양국은 큰 책임을 지고 있다”고 화답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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