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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 최대’ 607.7조 내년 예산안 국회 통과… 지역화폐 30조

    ‘역대 최대’ 607.7조 내년 예산안 국회 통과… 지역화폐 30조

    국회가 3일 본회의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약 607조 7000억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했다. 국회는 재석의원 236명 중 찬성 159명, 반대 53명, 기권 24명으로 내년도 예산안을 가결했다. 여야는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전날 예산안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해 여당이 이날 수정 예산안을 단독 상정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에 참석해 반대하거나 기권했다. 본회의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은 역대 최대인 607조 6633억원 규모로, 정부안인 604조 4365억원보다 3조 2268억원 순증됐다. 정부안보다 5조 5520억원이 감액, 8조 7788억원이 증액됐다. 올해 예산안 대비 8.9% 증가됐으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정부안보다 늘었다. 내년도 예산에는 소상공인 손실보상금과 매출감소 지원,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발행 등 68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지원사업 예산이 포함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예산으로 불렸던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발행액은 정부안인 6조원에서 30조원으로 확대됐다. 중앙정부가 15조원, 지방정부가 15조원의 지역화폐 발행을 지원한다. 지역화폐 발행을 위한 국비 지원 예산은 정부안인 2402억 8400만원에서 6053억원으로 증액됐다. 소상공인 손실보상 및 손실보상 비대상 업종에 대한 맞춤형 지원 등 예산은 10조 1000억원이 반영됐다. 정부안인 8조 1000억원보다 2조원 늘었다. 손실보상 하한액은 분기당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인상됐다. 이를 위한 예산이 정부안 1조8000억원보다 증액된 2조 2000억원 편성됐다. 소상공인 213만명에게 35조 8000원 규모의 저금리 자금을 지원한다. 아울러 코로나19 대응 강화를 위해 40만 4000명분 경구용 치료제를 구매하기 위한 예산은 3516억원으로 증액됐다. 중증환자 병상 4000개를 추가 확보하기 위한 예산도 3900억원으로 늘었다. 어린이집·유치원에 대한 3~5세 누리과정 원아 보육료 지원단가를 2만원씩 인상하기 위해 예산을 2394억원으로 증액했다. 요소·희토류 등 공급망 취약물자의 긴급조달체계 구축을 위한 481억원이 신규 반영되었다. 여야가 전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경항공모함 사업 예산은 정부안대로 72억원이 반영됐다. 국민의힘은 국방위원회에서 경항모 사업 예산은 5억원으로 삭감한 것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정부안을 반영해야 한다고 맞섰다.
  • “新냉전의 서막… 10년간 동아시아가 최대 화약고 될 것”

    “新냉전의 서막… 10년간 동아시아가 최대 화약고 될 것”

    코로나19 탓에 국경을 넘는 일이 어려워졌지만,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세계가 연결돼 있습니다. ‘윤연정 기자의 글로벌 줌’은 글로벌 석학이나 유명 전문가들과의 화상 인터뷰 등을 통해 그들이 가진 통찰을 독자들께 전해 드리는 시리즈입니다.국제사회의 신냉전 기류가 계속해서 감지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대만·남중국해 문제 등을 두고 팽팽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동아시아가 다시 세계의 화약고로 부상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폴란드·벨라루스, 우크라이나·러시아 국경 분쟁과 난민 사태가 연달아 일어나면서 서방 대 러시아 신냉전 사태도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지리의 힘’ 저자 팀 마셜(사진·62) 국제 전문 저널리스트는 2일 서울신문과의 단독 화상 인터뷰에서 “향후 5~10년간 동아시아는 가장 위험한 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셜은 동아시아의 위험 요인으로 중국을 꼽으면서 그 최전선으로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중국이 앞으로 남중국해 소유권을 더 강하게 주장할 경우 인근 국가들은 해상 통로(공급망)를 빼앗길 수 있는 만큼 중국과 해안선을 공유하는 나라들은 긴장상태에 계속 노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남중국해 분쟁이 첨예한 이유는 정치·경제적 요인 때문이다. 남중국해는 연간 최소 3조 4000억 달러(약 3836조원) 규모의 상품이 통과하는 요충지이자 중동의 원유, 동남아시아의 각종 천연자원이 한중일로 전달되는 핵심 통로다. 주변국 입장에서도 중요한 해상 통로인데 중국이 영유권을 강하게 주장하면서 관련국들을 위험에 빠뜨린다는 견해다.그는 이런 이유에서 “경제적으로는 물론 군사적으로도 중국이 더이상 우호국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남중국해 관련국 모두에 확실해졌다”면서 “동아시아 국가들은 해안선을 사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중국해와 같이 대만도 ‘아시아의 화약고’로 불릴 만큼 미중 갈등의 최전선에 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주장하며 대만의 독립을 반대하고 미국은 이를 인정한다면서도 군사관계법을 근거로 무기를 판매하고 반도체동맹으로 대만 경제를 지원하며 중국을 고립시키는 고리로 이용하고 있다. 마셜은 “미국과 중국에게 대만은 지정학적으로 장벽을 이루는 가장 큰 벽돌”이라며 “서로가 대만을 빼앗기는 순간 중국은 태평양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잃고 미국은 서태평양을, 주변국은 자유롭게 항해할 국제해협을 잃게 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자 외교를 기반으로 중국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은 지난 9월 영국·호주와 함께 중국 견제용 안보 협정인 ‘오커스’를 출범시키며 중국 포위망을 한층 강화했다. 또 지난 3월 미국·일본·인도·호주의 안보 협의체인 ‘쿼드’는 첫 정상회의를 개최해 희토류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희토류 공급망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다만 그는 “오커스 협정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10년은 걸린다”며 “세력이 강력해지기 전에 중국은 대만을 차지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은 이에 대항하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무역 질서를 강조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에는 미국이 빠진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신청을 공식화하며 신규 경제 블록에 합류했다. 미국은 자국 내 경제 상황을 고려해 CPTPP 가입을 보류하고 있다. 마셜은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낀 타지키스탄과 유럽과 러시아 사이에 있는 핀란드를 예로 들며 “역사적으로 지리적·이념적 차이가 있더라도 큰 강대국 사이에 껴 있는 나라들은 언제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극단적인 상황이 아닌 현재 상황에서 한국은 미국과의 협력에 조금 더 무게를 두면서 균형 잡기를 잘해야 한다”며 다자 외교를 통한 관계 다각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럽에도 신냉전 바람이 불고 있다. 2014년 친러 세력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합병한 러시아는 현재 9만여명의 대규모 병력을 우크라이나 국경 주변에 배치한 것에 대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경고한 바 있다. 앞서 러시아와 연합한 벨라루스는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서방국과 러시아 간의 대치가 격해졌다. 그는 “앞으로 유럽에서 물·에너지 안보 문제는 미래에 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유럽은 천천히 에너지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러시아가 우위를 점하고 있어 당분간 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시리아·이라크 등에서 데려온 난민들을 나토 블록의 동쪽 끝인 폴란드·리투아니아·라트비아 국경 쪽으로 보내며 나토를 압박하면서 이에 대해 벨라루스 인접국들에서는 장벽 건설을 시작했다. 영국은 폴란드의 장벽 건설을 도울 공병부대를 파병하기로 했고, 폴란드·리투아니아·라트비아 3국은 유럽연합(EU)에 장벽 설치 비용 등을 위한 재정 지원을 요구했다. 마셜은 “통제되지 않는 방식으로 대거 몰려오는 난민들에 대한 유럽 내 여론이 좋지 않다”며 “대다수의 사람들은 난민들이 국경을 훼손하며 들어오는 데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극우 정당에 대한 지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난민 문제로 지난 10년 동안 힘 없던 극우 정당들은 30%까지 비중을 차지하는 등 극단적으로 커졌다.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 독일의 무슬림 이주민을 반대해 온 독일을 위한 대안(AfD)당 등이 지지를 얻는 게 대표적이다. 그는 앞으로 집중해야 할 나라로 인도·태평양의 중심지가 된 호주를 꼽으며 “지금까지 호주가 미중 사이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가 매우 중요했는데, 호주의 노선은 ‘미국행’으로 정해졌다”고 말했다. 최근 미 국방부는 해외 주둔 미군 재배치 검토(GPR) 결과 발표에서 인도·태평양을 가장 먼저 거론하며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저지하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와 추가 협력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중국은 대중 포위망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호주를 겨냥해 석탄 수입 전면 중단 조치 등 경제제재에 나섰다. 마셜은 중동 지역의 강대국인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와 가스가 발견된 그리스, 기후변화에 따른 빈곤 문제가 집약된 사하라사막 남쪽에 있는 사헬 지역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마셜은 “21세기의 가장 심각한 문제인 빈곤 때문에 사헬 지역 사람들이 집단 이동하고 있다”며 “빈곤 등에 의해 테러가 발생한다면 대부분 북아프리카로 이동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유럽으로 난민이 넘어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유럽의 난민 문제는 계속 심각해지고 정치 영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중 이외에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작은’ 냉전 시대(아직 진입하고 있는 신냉전)를 이루는 여러 나라들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팀 마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를 거쳐 BBC 기자로도 일하는 등 25년 이상 전 세계 30여개국의 분쟁 지역을 다니며 국제 문제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 현재는 더 타임스, 가디언 등에 국제 이슈 관련 글을 게재하고 있다. 그가 쓴 책 ‘지리의 힘’은 각국을 둘러싼 지리적 요인이 정치·국제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정학적 관점에서 서술한 내용으로 한국에서 꾸준히 인기를 모은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다. 내년 초에는 후속 편이 한국에서도 출간된다. 이 외에 ‘장벽의 시대’ 등이 있다.
  • [In&Out] 요소수 대란,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 크다/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In&Out] 요소수 대란,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 크다/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경유차의 질소산화물 저감 장치에 사용되는 요소수 대란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다양한 대책과 함께 급한 대로 해외에서 요소수 완성품을 신속히 공수해 오는 방법이 진행되고 있지만 상황이 가라앉지 않고 최근 중국에 재수출을 요청하는 특사단을 파견한다는 언급까지 나오는 것이 아쉽다. 현재 진행형의 상황 예측이 과연 불가능했는지 문제 발생 후 신속 조치가 이루어졌는지 하나하나 점검할 필요가 있다. 국내 요소 생산은 기술적인 문제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특별한 고부가가치도 없는 상황이었으나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다면 이렇게까지 문제가 확대되지는 않았으리라 확신한다. 이번 요소수 문제가 발생한 근본적 원인은 유럽 본거지를 제외한 지역에서 경유차의 보급이 가장 많이 된 상황에서 기본 요소인 요소수의 97%를 한 국가에 의존했다는 점이 컸다. 중국의 요소 수출 금지는 사전에 파악될 수 있었다. 요소의 기본 원료는 석탄을 주로 활용하고 이를 통해 기본 원료인 암모니아가 만들어지는데 이미 수개월 전 중국에 호주산 석탄의 수입이 금지되면서 중국 내 전력난 등 석탄 부족으로 발생할 각종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3개월분의 요소수가 마련되면 이후에는 각종 방법을 동원해 이번 대란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요소수에만 그치지 않는다. 각종 원자재뿐만 아니라 한 국가나 지역에 50~60% 이상 의존하고 있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의 종목은 앞으로 각종 대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희토류 원자재, 리튬, 코발트 등 배터리 원료는 물론 마그네슘 등 중국 의존도가 높으며 산업에 상당량이 사용되는 경우 더욱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지역적 편중이 높은 품목은 중요하게 느끼지 못하는 단순한 품목도 제품의 융합도를 따져 보면 나비효과와 같이 태풍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품목별 정밀한 분석과 냉정한 판단을 통해 수입 다변화와 수명에 따른 재고 물량 확보는 물론 필요하면 내재화를 통한 자국 생산도 추진해야 한다. 최근 전기차 등 각종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변화가 급격하게 발생하면서 산업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변수가 많고 강대국 중심의 자국 우선주의가 강조되면서 자유 무역을 지향하는 우리로서는 국제 사회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때일수록 국가 차원의 융합적 조직을 통해 경제적으로 전략물자화할 수 있는 품목의 안정된 보급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국방만큼 중요한 이슈다. 이번 요소수 대란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닥칠 심각한 경제적 안건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대처가 필요하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별도의 대통령 직속 위원회 또는 관련 융합 위원회 등을 통해 부처별 품목과 정밀분석을 거쳐 미래를 내다보는 식견을 지닐 수 있는 통찰력을 키우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
  • 김부겸 만난 경제단체들…“자동차 부품업계 살려달라”

    김부겸 만난 경제단체들…“자동차 부품업계 살려달라”

    국내 7개 경제단체, 국무총리 회동 국내 경제단체들이 김부겸 국무총리와 만나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과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어려워진 자동차 부품업계가 한계에 다다랐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12일 업계에 따르면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이관섭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오원석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이사장, 문승 한국지엠협신회 회장 등 7개 단체 대표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김 총리와 회동해 부품업계 애로사항을 설명하면서 5개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경제단체가 필요하다고 제시한 대책은 ▲자동차 부품업체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법인세 등 재정 부담 경감 ▲자동차 세제 지원 연장 ▲인건비 부담 완화 및 노동유연성 제고 ▲미래차 전환 지원정책 마련 등이다. 이들은 이 같은 대책 없이는 한계기업이 속출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경제단체에 따르면 글로벌 수급난으로 주요 완성차 기업의 생산량이 코로나19 이전보다 최대 28% 줄었고, 중국산 마그네슘 가격이 8월 기준 2만 위안에서 9월 말 기준 6만 3000 위안까지 급증했다. 또한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가 지난달 4647.6까지 폭등하면서 물류비 부담이 커졌고, 미래차 전환에 따라 희토류와 희귀금속 수요가 증가해 자원 확보에도 어려워졌다.
  • 공급망 쥐고 경제 흔드는 미중… 바이든·시진핑 내주 첫 회담

    공급망 쥐고 경제 흔드는 미중… 바이든·시진핑 내주 첫 회담

    한국 요소수, 미국 반도체, 유럽 마그네슘 등 공급망 대란으로 ‘경제안보’의 중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전면에 부각됐다. 효율성과 낮은 가격을 추구하던 시장 중심의 ‘글로벌 분업’은 저물고, 경제 부문의 전유물로 취급되던 공급망을 새롭게 안보로 인식한 미중 정부는 개입에 서슴없다. 경제와 안보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한국은 더이상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안미경중)이라는 기존 공식에 매달릴 수 없게 됐다. 차기정부는 다음주 화상으로 열릴 예정인 첫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를 보면서 새 틀을 짜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사안을 잘 아는 인사들을 인용해 다음주에 화상으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며 “정확한 날짜는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도 “이르면 다음주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확인했다. 화상이나 그간 통화만 두 번 했던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처음 마주하는 자리다.미국은 양국 간 갈등 심화보다 ‘경쟁 속 협력’을 강조하는 자리로 삼으려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미중 사이에서 압박을 받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숨 쉴 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희망섞인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경제안보 시대로 접어들면서 미중 갈등의 접촉면은 안보와 통상에서 공급망으로 넓어지는 모양새다. 중국이 미국의 우방인 호주를 길들이려 지난해 10월부터 석탄수입을 금지했다가 석탄에서 추출하는 암모니아로 만드는 요소가 부족해지는 대란을 겪으며 한국이 유탄을 맞은 데 이어, 요소를 원료로 하는 비료 가격이 세계 곳곳에서 급등하는 원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지난 3일 요소 가격은 1t당 751달러로 지난달보다 21% 올랐다. 여기에는 러시아가 증산을 거부하며 치솟은 천연가스 가격 때문에 전기료가 오르자 비료 공장들이 가동에 애로를 겪는 탓도 있다. 이에 따른 비료가격 급등은 농산물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고도화된 세계화 탓에 규명이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각국과 각 품목은 밀접하고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이에 미국은 ‘신뢰 못할’ 중국을 배제하고 동맹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강화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망의 병목현상을 풀겠다며 지난 8일(현지시간)까지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에게 관련 정보를 내도록 한 게 대표적이다. 미국은 지난 2월 반도체, 전기차용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을 핵심 4대 품목으로 정한 데 이어 방위, 공공보건, 정보통신, 에너지, 수송, 농산물 등 6개 분야에 대해서도 내년 2월 말까지 공급망 검토를 진행 중이다. 반면 중국에서는 한국의 요소수 품귀 사태를 계기로 세계 공급망 경쟁에서 자국의 강력한 경쟁우위를 확인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더 나아가 이를 미국 등 서구세계의 압박에 대항할 전략무기로 삼자는 주장도 대두된다. 인민일보 계열 런민즈쉰은 “한국의 위기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더욱 확실히 인식해야 한다”며 “만약 서방국가가 집요하게 (중국과의) 대항을 추구하면 (공급망이 부메랑이 돼) 자신도 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도 “중국은 희토류와 마그네슘, 알루미늄 등 주요 원자재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한다. 미국 등이 우리를 계속 괴롭히면 이런 자원을 활용해 반격에 나서야 한다”는 내용의 글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현지 외교가에서는 안보와 경제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안미경중’을 고수하는 것이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전략 물자의 수출을 제한했다면, 미국 역시 지난해 코로나19 백신을 안보 물자로 취급하면서 수출길을 막은 바 있다는 것이다. 트로이 스탠가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를 유지하고 중국도 권위주의 강도를 높이면서 한국 기업들이 미중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한국은) 중국에 시장 개방 확대 및 보복 행위 중단을 요청하고, 동시에 바이든 행정부에도 (미국 중심) 공급망에서 한국의 몫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 [사설] 원자재 씨 마르고 기름값 뛰고, 특단의 대책 세워라

    [사설] 원자재 씨 마르고 기름값 뛰고, 특단의 대책 세워라

    요소수 파동에 이어 마그네슘과 희토류, 리튬 등 필수 원자재의 국내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마그네슘은 자동차용 강판의 필수 재료인데 우리는 전량을 중국에서 수입한다. 중국이 지난 9월부터 전력난으로 인해 생산량을 통제하면서 가격이 폭등하고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차량용 요소수뿐 아니라 비료용 요소도 중국의 수출 통제로 공급 부족 사태를 빚고 있다. 품귀 현상이 지속되면 국내 공장 가동이 멈추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때문에 중국에 편중된 필수 원자재의 수입처 다변화를 조속히 이루는 데 정부 지원이 시급하다. 수입 원자재 중 중국 의존도가 80%를 넘는 품목이 1850개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중국 편중 현상은 국가 안보에도 치명적 위험 요소다. 글로벌 공급망을 장기적으로 확보해야 ‘제2의 요소수 대란’을 피할 수 있다. 일부에선 이번 파동이 우리 정부가 중국 정부의 수출금지 방침을 알고도 제때 대응하지 않아 ‘골든타임’을 놓쳐 화를 자초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중국 세관은 지난달 11일 요소, 칼륨비료, 인산비료 등 29개 비료 품목에 대해 15일부터 수출 전 검사를 의무화하는 식으로 규제를 강화한다고 고시했다. 우리 정부는 이 사실을 알았지만 3주 가까이 어떤 준비도 하지 않다가 지난 2일에서야 국무조정실 주재로 첫 관련 부처 회의를 열었고 지난 5일 청와대가 요소수 수급 대응 TF를 뒤늦게 구성했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오판했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 준비를 하느라 바빠서 늑장 대응을 했다는 것이다. 요소수 파동이 아니어도 최근엔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며 이미 우리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기름값은 7년 만에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철강석과 실리콘, 마그네슘, 유연탄 등 원자재 값은 2~3배씩 치솟아 기업들에 고스란히 원가 부담으로 돌아가고 있다. 경기회복은 여전히 미진한데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던 물가 오름세는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에서 요소수 2만ℓ를 긴급 수입한다고 한다. 6개월 남은 정부지만 총체적 위기에 빠진 가계와 기업이 재도약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길 바란다.
  • 대체 인력도 기술도 없다… ‘中의 함정’에 빠진 글로벌 공급망

    대체 인력도 기술도 없다… ‘中의 함정’에 빠진 글로벌 공급망

    최근 불거진 요소수 품귀 사태를 계기로 ‘우리가 중국에 너무 많이 의존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내 전력난 심화로 마그네슘과 알루미늄 등 원자재 생산이 급감해 글로벌 공급망이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제조기지를 인도나 베트남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중국을 완전히 대체하기에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다수다. 3일(현지시간) 독일 매체 디벨트는 “최근 글로벌 산업계에 자동차용 반도체에 이어 (알루미늄 소재인) 마그네슘 공급난도 본격화됐다”며 “이 때문에 (자동차 강판용) 알루미늄 생산이 급감해 차량 제조사들에 비상이 걸렸다”고 전했다. 그간 중국에서 마그네슘 가격은 t당 2만 위안(약 365만원) 안팎에서 거래됐지만 올해 8월 이후 4만 위안대로 껑충 뛰었다. 알루미늄도 지난달 t당 3000달러(약 351만원)를 깨며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다 못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연합(EU) 정상들은 지난달 말부터 이 문제를 풀고자 중국과 협상을 시작했다. 중국은 세계 마그네슘 생산의 87%를 차지하는 사실상의 독점 공급국이다. 희토류도 90% 넘게 공급한다. 알루미늄의 최대 제조국이기도 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다른 나라들의 공장이 멈추자 중국으로 주문이 쏟아졌고 생산에 과부하가 걸렸다. 결국 이로 인해 올여름부터 석탄 부족 사태가 촉발됐고 이는 다시 전력난으로 이어져 주요 공장들이 멈춰 원자재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요소수도 마찬가지다. 요소는 석탄에서 추출하는데, 국제 탄가가 급등하자 화학비료 생산 차질을 우려한 중국 정부가 요소수 수출을 갑자기 막아 버렸다. 대안 없이 지냈던 한국이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일부 지역의 자연재해만으로도 지구촌 산업생산에 큰 피해가 생겨날 만큼 ‘메이드인 차이나’ 의존이 심화됐다. 이 때문에 워싱턴을 중심으로 ‘중국에 기대지 않는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나 전기차 배터리 등 핵심 소재가 아니더라도 중국 이외 지역에 추가로 생산기지를 지어 위험을 피하자는 ‘차이나플러스원’ 전략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은 올해 1월 베트남 정부로부터 아이패드와 맥북 생산공장 건설을 허가받았다. 3월에는 인도에서 아이폰 생산공장 가동에 나섰다. 그러나 CNBC방송은 “제조업 수준과 경제 규모, 인력 숙련도 등에서 인도와 베트남이 ‘제2의 중국’이 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수년째 이어지는 미국의 전방위적 중국 압박에도 글로벌 기업들이 ‘대탈출’을 하지 않는 것은 중국만큼 규모와 효율성을 동시에 달성할 나라가 없어서다. 베트남은 인구가 약 9800만명으로 중국(14억 4000만명)의 14분의1에 불과하다. 인도는 노동자의 기술 수준과 건강 상태 등이 중국과 비교되지 않는다. 피치솔루션스의 글로벌 리스크 분석가 세드릭 체합은 “현 상황에서는 어떤 나라도 중국의 공급망을 대신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 [남순건의 과학의 눈]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희토류/경희대 물리학과 교수

    [남순건의 과학의 눈]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희토류/경희대 물리학과 교수

    우주의 안정된 원소들을 화학적 특성에 따라 아주 잘 정리한 것이 주기율표다. 주기율표의 의미를 잘 이해하고 배치된 원소 이름만 잘 외워도 화학에 대한 이해가 매우 커진다. 필자도 고등학교 때 주기율표를 제대로 외운 뒤에는 대학 1학년 때까지 화학시험 문제를 거의 틀린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때 전혀 외우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58번 세륨부터 71번 루테튬까지의 원소들이다. 여기에 21번 스칸듐, 39번 이트륨, 57번 란타늄을 포함해 17종의 원소를 희토류 원소라 부른다. 이름과는 달리 그다지 희귀하지 않고 다만 농축된 덩어리로 발견되지 않고 다른 것들에 섞여 지각에 많이 분포하고 있다. 26번 철보다 무거운 이 원소들은 모두 초신성의 폭발을 통해 생성된 것들이다. 물리, 화학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던 희토류 원소들이 최근 들어 관심을 끌고 있다. 희토류를 조금만 섞어도 전기, 자기, 광학적 성질이 크게 좋아지기 때문이다. 이들이 첨단산업의 비타민이라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자석, 태양광 전지, 광자기 메모리 장치 등에 폭넓게 쓰이면서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예를 들어 탄소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전기자동차, 풍력발전기가 늘고 있는데 이들에 들어 있는 전기모터, 발전기의 부품에 있는 영구자석에는 희토류 원소가 들어 있다.1980년대까지는 미국이 최대 생산국이었으나 1990년대 이후 중국이 최대 생산국이 됐다. 세계적 수요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나 호주 등 기존 생산국에서는 생산을 중단하거나 생산시설을 제3국에 만들었다. 그 이유는 추출 과정에서 엄청난 환경오염이 발생하고 나아가 우라늄이나 토륨 등 방사선을 오랫동안 방출하는 물질들의 배출이 있기 때문이다. 희토류 금속의 채굴 정제과정에서는 엄청난 양의 먼지가 발생하고 카드뮴, 납 등의 중금속과 방사성물질들이 나오게 되고 이런 물질이 섞여 있는 독성 폐수가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일본이 말레이시아에서 운영하던 희토류 제련소 인근 주민 중에 수천 명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기형아가 출생했던 사건은 유명하다. 호주가 말레이시아에 만들어 놓은 공장에는 매년 수십t의 방사성 폐기물이 쌓여 가고 있다. 중국 광산 인근의 흙 속에서는 방사성 토륨이 검출된다고 한다. 중국이 최대 생산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환경 문제를 무시하고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태양광 발전 역시 희토류에서 자유롭지 않다. 깨끗한 햇빛을 받아 전기를 생산하는 것 같은 태양광 패널 속에도 희토류 원소가 들어 있다는 사실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새똥에 의해 발전효율이 떨어지는지의 여부를 넘어 태생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다. 전기자동차 모터도 마찬가지이다. 20세기 후반 과학발전으로 놀라운 물리, 화학적 성질을 가지고 있는 희토류 금속에 인류 문명사회는 이미 중독돼 있다고 할 정도로 구석구석 너무도 많은 곳에서 쓰이고 있다. 희토류 원소들이 이토록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는 원소들이라는 것을 명심해 여기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한 과학연구에 보다 많은 노력이 경주돼야 할 것이다. 다행히 국내 많은 연구자들이 희토류 없는 자석 등 대체물질 연구에 열심이라는 소식이 간간이 들려온다. 올여름 그린란드 산 정상에 기상 관측 사상 최초로 눈이 아닌 비가 내렸다고 한다. 기후위기는 바로 우리 턱밑까지 와 있다.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한 깨끗한 에너지 해결책이 무엇인지 정말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
  • 아프간과 신장 잇는 ‘와칸 회랑’ 뭐길래…미·중 충돌할 ‘화약고’

    아프간과 신장 잇는 ‘와칸 회랑’ 뭐길래…미·중 충돌할 ‘화약고’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국을 장악한 뒤 이 나라와 중국을 연결하는 ‘와칸 회랑(Wakhan corridor)’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아프가니스탄과 주변 나라의 지도를 보면 굉장히 특이한 국경선 모양이 눈에 들어온다. 아프간 동쪽에서 위로는 타지키스탄, 아래로는 파키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남북 16~22㎞, 동서 350㎞의 길쭉한 골목이 형성돼 있다. 이 회랑의 동쪽 끝이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와 연결돼 있다. 대영제국이 러시아제국과의 정면 충돌을 피하기 위해 완충 지대를 만든 외교적 책략의 산물이었다. 시곗바늘을 더 멀리 돌리면 고구려 유민 출신으로 당나라 장군이었던 고선지 가 파미르 고원 원정을 갈 때 이용하던 곳이기도 하다. 벌써 알카에다, 이슬람 국가(IS) 요원들이 영내에 진입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다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 요원들도 발호할 가능성이 높다. ETIM은 위구르족 청년들이 신장에 ‘동투르키스탄’ 독립국을 세우려고 1990년 설립했다. 중국의 탄압으로 그 세력 일부가 아프간으로 넘어와 암약하고 있었는데 이들이 힘의 공백을 틈타 회랑을 통해 신장 지구를 공격할 가능성이 우려되는 것이다. 중국 환구시보는 이미 이곳 회랑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향후 동향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19세기 대영제국은 러시아제국과 중앙아시아 패권전쟁, 이른바 ‘그레이트 게임’을 벌이고 있었다. 러시아는 남하하려 했고, 영국은 저지하려 안간힘을 썼다. 영국은 러시아의 인도 진출을 우려해 길목인 아프가니스탄을 세 차례 침공한 끝에 조약을 통해 아프간과 인도(현재 파키스탄) 간의 국경을 완성했다. 대영제국은 러시아 세력과 직접 대치하지 않도록 와칸 회랑을 완충지로 삼으려 했던 것이다.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를 살 길로 제시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정부가 이 회랑의 중요성을 간과할 리 없다. 중국으로선 테러 세력의 차단과 일대일로 개척을 위한 통로이자 향후 역내 군사·경제적 패권을 위한 교두보가 되기 때문이다. 탈레반 역시 자신들에 반대하는 세력이 위구르 분리세력과 손잡는 일을 경계해야 할 상황이다. 위구르의 민족주의 독립 성향이 역내에 유입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얘기다.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도 중국과 탈레반의 교류가 가시화하면서 두 나라의 이동 경로인 와칸 회랑의 경제적·군사적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처음에는 해발 4900m 전후의 고지대라 손대길 꺼려했다가 2008년 아프간에 주둔하던 미국과 영국이 전쟁물자 보급을 위해 이 지역을 개방해 달라고 요구하자 보는 눈이 달라졌다. 중국 정부는 이 요구를 거부하고 이듬해부터 국경 10㎞ 근처까지 도로를 새로 건설하고 이동통신 중계시설도 설치했다.그러다 2013년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이 회랑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중국은 파키스탄과의 경제 회랑(CPEC) 사업을 진행하면서 와칸 회랑을 통과하는 중국∼아프간 연결 도로망 건설도 결정했다. 이 도로는 북쪽 중앙아시아와의 교역을 확대하고 남쪽으로는 파키스탄 서부 과다르 항구까지 이어나갈 것으로 추정된다. 탈레반으로서도 중국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이 지역을 잘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카타르 도하의 탈레반 정치국을 이끄는 2인자이자 실질적 지도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지난달 28일 톈진을 찾아 회담을 할 정도다. 1조 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희토류 등에 대해 중국이 주목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수하일 샨힌 탈레반 대변인은 19일 CGTN 인터뷰를 통해 “중국은 경제규모와 능력이 막대한 대국이다. 내 생각에 아프간을 재건하고 회복시키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기대를 드러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현재 회랑 지역은 탈레반 근본주의와 거리를 두고 있는 이스마일파의 영향권에 있다. 이 때문에 탈레반은 지난달 초 사절단을 파견해 주민들과 소통에 나서는 등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탈레반 세력의 유입에 위기감을 느낀 주민들이 타지키스탄이나 키르기스스탄 등으로 대거 망명을 신청하면서 조용하던 지역에 혼란이 생겨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사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물론, 조 바이든 정부도 중국의 인도 남하를 저지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당장은 탈레반과 중국의 우호적인 태도를 볼 때 긴박한 위기가 조성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데 역내 워낙 다양한 극단주의자들이 충돌하며 대립하면 미국과 중국이 대리전을획책할 위험성이 상존한다. 시크릿 콤파스 구경 가기
  • 美, 탈레반 돈줄부터 조였다

    美, 탈레반 돈줄부터 조였다

    탈레반 정권이 아프가니스탄을 완벽하게 장악하더라도 미국이 돈줄을 조이고 있어 재정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고 영국 가디언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아프간 중앙은행은 해외에 90억 달러(약 11조원)가량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나 국내에는 외화 보유고가 거의 없고, 해외 자산 중 70억 달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채권 혹은 금 등의 형태로 예치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신속하게 이 자산들을 동결했고 이미 지난주 아프가니스탄으로의 달러화 수송을 취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국외 도피 중인 아즈말 아흐마디 중앙은행 총재는 “카불이 함락되기 전까지 한 장의 달러도 탈레반의 수중에 떨어지지 않았다. 탈레반은 보유 외환의 0.1∼0.2%에만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도 이에 동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아프간에 예정된 특별인출권(SDR) 배정을 보류한다고 이날 밝혔다. SDR는 IMF 회원국이 외환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달러, 유로 등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자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한 권리다. 주요 아프간 지원국 중 하나였던 독일도 개발 원조 중단을 발표했다. 탈레반에 돈줄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최근 집중적으로 아편을 재배해 수출한 결과 지난해 한 해 전 세계 아편 생산량의 84%를 아프간산이 차지했다고 유엔 세계 마약 보고서가 집계했다. 이란을 비롯해 중동 지역으로부터 일정한 자금도 지원받고 있다. 그래도 지난해 외부에서 탈레반으로 유입된 자금이 16억 달러 정도였다. 이 때문에 “탈레반은 해외에서 원조를 받아야 할 필요성을 알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탈레반이 크게 기대할 것이 있다면 아프간 전역에 묻혀 있는 광물이다. CNN에 따르면 아프간에 매장된 광물의 가치는 1조 달러로 추정된다. 철, 구리, 금을 비롯해 네오디뮴과 같은 희토류와 리튬, 코발트 같은 탄소 감축용 자원이 다량 매장돼 있다. 리튬은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진 볼리비아와 매장량이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채굴 자금과 기술력은 없지만 중국이나 러시아가 개발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독일 빌트지는 “탈레반이 평화협상에서 서방에 협조한 아프간인들의 몸값을 요구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 리튬 등 1조 달러 규모의 광물자원도 탈레반 손에…개발은 요원

    리튬 등 1조 달러 규모의 광물자원도 탈레반 손에…개발은 요원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아프간 전역에 매장된 1조 달러(약 1170조원) 규모의 광물도 손에 넣었다고 18일(현지시간) CNN방송이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아프간에는 철, 구리, 금 등 광물을 비롯해 희토류와 충전용 배터리에 쓰이는 리튬이 다량 매장돼 있다. 아프간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 하나지만, 미군 관계자와 지질학자들은 2010년 아프간에 매장된 1조 달러 규모의 광물이 아프간의 경제 전망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도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고 CNN은 전했다. 과학자 겸 안보 전문가인 로드 스쿠노버는 CNN과 인터뷰에서 “아프간은 전통적인 광물이 풍부한 지역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21세기 신흥 경제에 필요한 광물 역시 풍부하다”며 “과거에는 보안 문제, 인프라 부족, 심각한 가뭄 등으로 광물이 채굴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프간에는 네오디뮴과 같은 희토류와 리튬, 코발트 같은 탄소 감축용 자원이 다량 매장돼 있다. 미국 정부는 아프간의 리튬 매장량이 현재 세계 최대 국가인 볼리비아에 필적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콩고민주공화국, 호주 등 3개국이 현재 리튬, 코발트, 희토류 생산량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 관계자는 2010년 사이언스지에 “아프간이 광물 자원 개발을 시작하고 몇 년간 평온을 유지한다면 10년 안에 아프간은 이 지역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망은 실현되지 않았고, 수많은 양의 광물자원이 여전히 아프간에 매장돼 있다. 스쿠노버는 “탈레반이 광물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새로운 힘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일부 광산은 통합이 될 수 있고, 이런 광산은 더는 규제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막대한 광물이 묻혀 있는 아프간이 탈레반의 손에 넘어갔지만, 혼란스러운 아프간 상황과 향후 미국의 제재가 이어진다면 광물 개발이 즉시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출신인 한 전문가는 “아프간 광물의 대부분은 땅에 남아 있다”면서 “그러나 리튬과 희토류 등 광물을 활용하려면 많은 시간과 투자,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간투자자들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들의 환경, 사회, 거버넌스에 대한 기준은 더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쿠노버도 “탈레반의 통치 아래 현재 상황이 곧바로 바뀔 것 같지는 않다”며 “탈레반은 광범위한 안보와 인도적 문제에 우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탈레반이 미 재무부의 제재 명단에 올라 있다는 점도 아프간의 광물 개발의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중국과 파키스탄, 인도 등이 아프간 광물 개발에 관심을 보이지만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고 CNN은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의 과거 개발 행태를 볼 때 지속 가능한 개발이 이뤄질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희토류 채굴은 생태계 파괴와 주민 건강 위협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 역시 과거 아프간에서 구리 개발을 시도한 적 있지만 실패한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배터리 업계의 한 전문가는 “투자자들은 탈레반이 이끄는 아프간보다 다른 신흥국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서방 “우려” 中·러 “수용”… 탈레반 정부 인정 ‘갈라진 지구촌’

    서방 “우려” 中·러 “수용”… 탈레반 정부 인정 ‘갈라진 지구촌’

    아프가니스탄을 20년 만에 재탈환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새 국가 수립’을 눈앞에 둔 가운데 탈레반을 합법 정부로 승인할지를 두고 주요국들이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존 아프간 정부를 지원한 미국과 서구세계는 ‘섣불리 인정해선 안 된다’는 기류가 강하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새 정부로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고, 러시아도 대사관을 철수하지 않고 남겨 둬 ‘현 상황을 추인하려고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탈레반 대변인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이날 수도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과거 탈레반 집권기(1996∼2001)와 견줘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잔혹 통치로 악명 높던 이미지에서 탈피해 ‘정상국가’로 인정받으려는 의도다. 그러나 서방 진영에서는 탈레반에 대한 비판의 분위기가 대세다. 지난 15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누구도 성급히 탈레반 정권을 인정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주요 7개국(G7) 화상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16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모든 형태의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에 맞서 싸우는 것이 우선”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세계의 시선은 미국을 향하고 있다. 아프간전쟁의 당사자가 탈레반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다른 나라들의 판단에 결정적 영향을 줄 것이어서다. 다만 아직까지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16일 언론 브리핑에서 “아프간 정부에 관한 우리의 태도는 그들의 행동에 달려 있다”며 탈레반을 공식 정부로 인정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민간인의 안전한 공항 이동을 약속했다는 탈레반의 발표에 “우리는 그들을 믿지 않는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중국과 러시아는 서구세계와는 확연히 결이 다르다. 대사관 인력을 철수시킨 서방 국가들과 달리 이들은 지금도 대사관을 유지하고 있다. 이미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아프간 인민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밝혀 탈레반을 인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탈레반을 승인해 준 대가로 아프간 전 정부가 2017년 미국에 약속한 희토류 개발권을 가져오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CNBC 방송은 설명했다. 러시아는 과거부터 기존 아프간 정권을 ‘미국의 괴뢰정부’로 부르며 평가절하했다. 탈레반의 등장이 내심 반가울 수밖에 없다.
  • ‘산업 비타민’ 희소금속 비축량 늘린다

    ‘산업 비타민’ 희소금속 비축량 늘린다

    정부가 희소금속 산업 발전대책을 마련한 것은 우리의 주력 산업인 첨단 반도체·신에너지 산업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핵심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취지다. 희토류 등 희소금속은 첨단산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산업의 비타민’이지만 몇몇 국가·기업이 독점하고 있다. 희토류는 전체 생산량의 63%를 중국이 쥐고 있고, 텅스텐 역시 중국이 세계 공급량의 83%를 생산한다. 코발트는 콩고가 70%, 백금족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55%를 생산해 늘 자원 확보 전쟁을 치러야 한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공급이 중단돼 가격이 급등하거나 국가 안보까지 영향을 주는 경우도 발생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희소금속 수요는 급증하고 글로벌 확보 경쟁도 치열한데 매장·생산량은 일부 국가에 집중된 탓에 수급 불안 우려가 상존했다”며 “산업계가 안심할 수 있는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산자부는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희소금속 평균 비축량을 현재보다 2배 가까이 늘려 100일분을 확보하기로 했다. 대안으로는 비축 기지를 늘리고 확보망도 다원화하기로 했다. 조달청과 광물자원공사로 이원화된 희소금속 비축·관리 기능을 광물공사로 일원화할 계획이다. 희소금속 생산·보유국가와 양자채널을 가동, 공급망 협력 방안을 강화한다. 국내에서 확보를 늘리는 방안도 찾는다. 희소금속이 포함된 폐자원을 재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폐 폴리염화바이페닐(PCB), 귀금속 잔재물 등 희소금속을 회수할 수 있는 유용폐기물에 할당관세 적용을 확대하고, 할당관세는 낮은 세율을 한시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기업이 나서서 희소금속을 개발·확보할 수 있게 2025년까지 100대 핵심 기업을 키우기로 했다. 현재 35종의 희소금속을 가공·처리·재활용하는 국내 기업은 125곳이다.
  • [과학계는 지금] 석탄화력발전소 재로 희토류 원소 추출

    [과학계는 지금] 석탄화력발전소 재로 희토류 원소 추출

    미국 조지아공과대 토목환경공학부, 캘리포니아주립대 화학공학과 공동연구팀은 석탄비산회(Coal fly ash)에서 희토류 원소를 추출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비산회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재 형태의 부산물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환경분야 국제학술지 ‘환경 과학기술’ 6월 23일자에 실렸다. 독특한 화학적 성질을 가진 희토류 원소는 최근 들어 스마트폰, 컴퓨터, 전기자동차, 전투기 등 다양한 제품에 쓰이고 있다. 연구팀은 석탄비산회를 알칼리 용액에 전(前) 처리하고 건조한 다음 트리플루오로메틸설포닐아마이드라는 물질에 녹인 뒤 냉각시키면 희토류 원소를 손쉽게 추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방법은 기존 채굴 방식보다 희토류 원소를 20% 더 많이 추출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中 굴기’ 차단 나선 美…무역 기동타격대 신설

    ‘中 굴기’ 차단 나선 美…무역 기동타격대 신설

    미국이 ‘중국 굴기’를 차단하고자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가 공조해 구체적인 청사진을 발표했다. 행정부는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핵심 산업에서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공급망’을 구축하고 ‘무역 기동타격대’를 신설해 중국의 불공정 관행을 격퇴한다고 밝혔다. 상원도 바이든 대통령을 지원하고자 중국 견제법으로 불리는 ‘미국 혁신 경쟁법’을 초당적으로 통과시켰다. ●“반도체 등 불공정 관행 격퇴”… TF 신설 백악관은 8일(현지시간) 반도체와 대용량 배터리, 희토류 등 필수광물, 제약 등 4가지 분야에 대한 범정부 검토를 거쳐 공급망 대응 전략 보고서를 공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월 24일부터 100일간 검토를 지시해 완성된 보고서는 “4대 핵심 분야 공급망에서 가장 큰 위협요소는 중국”이라고 규정했다. 250쪽 분량의 보고서에 ‘중국’(China·Chinese)이 561번 등장했다. 행정부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범정부적 태스크포스(TF)를 만든다. 장기적으로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을 만들기 위해 한국 등 동맹과 연합한다. 무역대표부(USTR)는 ‘공급망 무역 기동타격대’를 신설해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한다. 미국 내 공급망 구축을 위해 재정도 지원한다. 반도체 생산 및 연구개발(R&D)을 위해 의회에 500억 달러(약 55조 7000억원)의 예산 지원을 권고했다. 상원도 미국 혁신 경쟁법을 찬성 68표, 반대 32표의 압도적 차이로 처리하며 중국 압박 기조에 힘을 보탰다. 5세대 이동통신(5G)과 인공지능(AI) 기술 등 중국과 직접 경쟁하는 분야에 2500억 달러(약 280조원)를 쏟아붓는 것이 골자다. 이 법안은 조만간 하원을 통과한 뒤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면 발효된다. ●中 “내정간섭” 반발… 정의용·왕이 통화 중국의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는 9일(현지시간) 외사위원회 명의의 성명을 통해 “‘중국의 위협’을 부각해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고 중국 내정에 간섭하려 한다”며 반발했다. 한편 이날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전화 통화를 가졌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한국이 서방 세계와 중국 견제에 한목소리를 낼 것을 우려해 중국이 선제적으로 관리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워싱턴 이경주·베이징 류지영 특파원서울 김헌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데스크 시각] 혐오 멈춰야 중국 이기는 길 보인다/이창구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혐오 멈춰야 중국 이기는 길 보인다/이창구 정치부장

    “순풍에 돛을 달자” “꽃 한 송이 피었다고 봄 아니다…한ㆍ중 순풍에 돛을 달자” “한배 타고 강 건너는 두 나라…순풍에 돛을 답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박근혜 대통령 시절이던 2014년 7월 방한하면서 한국 3대 보수언론에 기고문을 ‘하사’했다. 신문들은 가장 귀한 1면과 3면(또는 2면)을 털어 거의 똑같은 제목 아래에 기고문을 토씨 하나 빼놓지 않고 펼쳤다. 별 내용도 없는 글을 신줏단지 모시듯 한 행태에 쓴웃음을 지은 기억이 있다. 지금은 어떤가. 얼마 전 청와대가 지구촌 젊은이들이 다 사용하는 SNS인 ‘틱톡’ 계정을 열자 보수언론들은 미국이 반대하는 중국산 서비스를 청와대가 왜 쓰느냐고 비판했다. 이들에게 ‘혐중’(嫌中·중국 혐오)은 가장 손쉽게 클릭수를 올리는 수단이 됐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 역시 ‘친중국’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다. 혐중이 강해질수록 ‘혐한’(嫌韓)도 짙어진다. ‘김치 공정’이 논란이 됐을 때 베이징대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유머 내용이다. 중국 학생이 “한국 유학생들은 학생식당에서 제공하는 한식을 어떻게 평가해”라고 묻자 한국 유학생이 “모든 메뉴가 한식 아냐”라고 했다. 중국 학생들의 반응은 ‘헐~’과 ‘키득키득’이다. 요즘 중국에서 한국은 샤오터우(小偸)로 불린다. 좀도둑이란 뜻이다. 혐중과 혐한은 양국에서 빠르게 번지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 혐중은 다수 언론의 동참 덕에 국민 감정이 됐지만, 정작 중국에 큰 타격을 주진 못한다. 이에 비해 중국에선 환구시보와 같은 일부 애국주의 상업매체가 ‘혐한’을 부추기고 중국의 Z세대인 링링허우(零零後·2000년대 출생)들이 주로 동조한다. 서방에 열등감을 느꼈던 앞선 세대들과 달리 링링허우들은 중국을 세상의 중심으로 여긴다. 유아 시절부터 국가적 굴기(?起)를 체화한 이들의 의식엔 애국주의가 충만하다. 곧 중국 소비를 주도할 이들의 한류(韓流) 거부 현상은 우리에게 실질적 리스크가 되고 있다.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혐중은 더 깊어질 것이다. 당장 문 대통령도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군사동맹을 경제와 미래까지 함께하는 글로벌 동맹으로 끌어올리며 미국 쪽으로 바짝 다가섰다. 미국의 압박과 코로나 백신, 대북 관리라는 시급한 이유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국민적 혐중 정서와 친중국 프레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혐중만으로는 중국을 이길 수 없다. 삼성, SK 등이 미국에 44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과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했으나, 정작 한국산 반도체를 가장 많이 사는 나라는 중국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중국이 97%를 생산하는 희토류가 없으면 만들지 못한다. 중국이 반도체를 수입하지 않고 희토류를 수출하지 않으면 한국의 반도체와 배터리도 없다. 전 국민이 “김치는 우리 것”이라고 외친다고 해서 중국이 겁먹는 것도 아니다. 중국에서 유래한 배추를 우리는 조선 후기부터 빨갛게 담가 먹었고 중국은 아직도 하얗게 절여 먹을 뿐이다. 중국을 이기는 길은 중국을 선도하는 것이다. 중국 대학생들은 전공과 상관없이 마르크스 정치경제학을 이수해야 하지만 홍콩·대만 유학생들은 이 과목을 듣지 못한다. 홍콩·대만 학생들이 ‘혁명의 사상’에 물들까 두려워 수강을 금지하는 것이다. 깊은 혐오의 골을 넓은 다양성이 메우는 사회가 된다면 중국의 이런 이중성과 폐쇄성은 더 초라하게 보일 것이다. 요즘 중국인들의 가장 큰 불만은 부와 교육의 불평등이다. 시 주석도 이로 인한 민심 이반을 가장 두려워한다. 경제성장의 길을 보여 줬던 한국이 불평등 완화의 길까지 보여 준다면 중국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다. window2@seoul.co.kr
  • 쿼드·대만… 中 아킬레스건 건드린 한미

    쿼드·대만… 中 아킬레스건 건드린 한미

    ‘中’이라는 단어 직접 언급 없었지만“대만 해협 평화 중요” 첫 공개 거론中 “美, 한국 이용해 내정간섭 말라”한미 정상이 ‘중국’이라는 단어를 직접 말하지 않았지만, ‘대만’과 ‘남중국해’, ‘쿼드’ 등 중국이 민감해하는 주제를 하나하나 열거해 베이징을 압박했다. 그간 미중 갈등 현안에서 중립적인 태도를 견지하던 한국 정부가 입장을 바꿔 미국 쪽으로 한 발 더 다가갔다는 관측이다. 한미 양국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한국과 미국은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저해, 불안정 또는 위협하는 모든 행위를 반대한다. 포용적이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을 유지할 것을 약속한다”고 선언했다. 또 “쿼드 등 투명하고 포용적인 지역 다자주의 중요성을 인식했다”고 명시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토 분쟁을 일상화하려는 중국의 행동을 문제 삼으려는 미국의 의도가 반영된 문구다. 여기에 공동성명은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대만 해협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했다. 한미가 공동성명에서 대만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 자체가 처음이다. 두 나라가 ‘800㎞ 이내’로 제한된 한국군의 미사일 사거리 지침을 해제한 것도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이 동맹인 한국을 통해 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효과를 낼 수 있어서다. 기술 협력에서도 미국이 자국 중심 공급망 강화를 추진하는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전략·핵심 원료(희토류), 5·6세대 이동통신 기술 등이 대거 포함됐다. 특히 5세대 기술은 그간 우리 정부가 중국의 입장을 감안해 미국의 ‘클린 네트워크’ 참여 제안에 거리를 두던 분야여서 태도 변화 움직임이 읽힌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망은 “한미 공동성명에서 대만 문제가 언급됐다”고 밝히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전날 이 매체는 한미 공동성명에 대만 문제가 들어갈 수 있다는 언론 보도에 “한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한국이 미국의 협박에 독약을 마시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미국은 한국을 이용해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중국의 예상되는 반발에도 한국 정부가 미국 입장을 이 정도까지 반영한 것은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미국의 협조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일본 언론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에 대한 언급이 최소한으로 이뤄진 것에 대해 “44조원 대미 투자가 이끌어 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의 바람이 받아들여진 것은 반도체 등 공급망 구축과 고용 등에서 미국에 크게 공헌한 것을 설득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서울 김진아 기자 superryu@seoul.co.kr
  • 새판짜는 ‘바이든식 공급망’ 동참 손익계산서는

    새판짜는 ‘바이든식 공급망’ 동참 손익계산서는

    美, 새달 공급망 재편 검토 결과 공개한미정상회담서 협력 방안 논의될 듯코로나19 백신 맞물려 과잉투자 우려전문가 “반도체·백신 맞교환 대상 아냐”주정부와 조건 협상해 공장 입지 정해야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등 첨단산업 공급망 재편을 서두르면서 경제 이슈가 안보의 핵심 현안으로 부상했다. 우리 기업들은 새롭게 재편되는 미국 주도 공급망에 올라타기 위해 미국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계획을 짜는 등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미중 전략경쟁이라는 지각변동에서 기업들이 살아남으려면 정부도 함께 뛰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외교당국에 따르면 21일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반도체 등 경제안보 현안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반도체, 배터리, 희토류, 원료의약품 등 4개 핵심 품목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공급망 재편 검토가 이뤄지는 가운데, 한미 정상 간에 상호 윈윈할 수 있는 협력 방안이 논의되는 것이다. 다음달 공개되는 공급망 재편 검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우리 기업들로서는 이번 회담이 ‘기회’인 동시에 ‘위기’이기도 하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미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지만, 코로나19 백신 협력 등 다른 핵심 현안과 맞물리면서 필요 이상의 설비투자를 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반도체와 배터리의 최대 시장은 각각 중국과 유럽으로 미국 시장이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도 이런 이유로 어떤 스탠스를 취하는 게 기업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반도체·배터리 투자는 백신과 맞교환 대상도 아니며 정치적 논리로 접근해서도 안 된다”면서 “미국 전략에 동참하더라도 우리 나름대로의 공급망을 탄탄하게 구축할 수 있도록 정부도 세제 지원이나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정상회담에서는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협력 등 방향성만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 뒤에는 결국 기업 ‘몫’인데, 한 번 공장을 지으면 단기간에 철수가 어렵기 때문에 철저하게 미국 내 수요를 파악한 뒤 투자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앞으로 미중 경쟁이 격화되면 미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중국에 수출하는 것도 어려워질 수 있다.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내 투자로 중국과의 관계 등 불리해지는 것들을 상쇄할만한 인센티브를 인허가권이 있는 주정부로부터 얻어내야 한다”면서 “투자를 하는 우리 기업이 ‘키’를 쥐고 있기 때문에 친환경 에너지 확보 여부, 세제 혜택, 인건비, 물류비용 등을 감안해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공급망 강화는 안보에 직결되는 핵심 부품들의 생산 능력이 부족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했지만 그 배경에는 중국 견제도 깔려 있다. 이효영 국립외교원 교수는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를 한다고 해도 중국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으면 보복을 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5G(5세대) 등 국가안보 차원에서 결정할 사안은 우리가 확고한 원칙을 세우되 중국과도 다른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은 협력하는 게 가시밭길을 헤쳐 나가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특파원 칼럼] 바이든 취임 100일 ‘희망과 우려’/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바이든 취임 100일 ‘희망과 우려’/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소위 ‘100일 청사진’에 집중했다. 취임 100일 안에 코로나19 백신 1억회분을 접종하겠다는 목표를 58일 만에 달성하면서 목표를 2억회분으로 상향했고, 지난 21일 ‘취임 92일째’ 이 역시 달성했다고 바이든은 연설했다. 취임 100일 안에 기후변화정상회의를 열겠다던 공약도 지난 22일 40개국 정상이 참여한 화상회의에서 보다 강화한 온실가스 감축 기준을 발표하면서 충족했다. 경제 회복세 구현도 순항 중이다. 1조 9000억 달러(약 2123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집행했고, 2조 2500억 달러(약 2514조원) 규모의 인프라·일자리 투자 법안을 발표했다. 이 둘만 합쳐도 한국 올해 예산(558조원)의 8배를 넘는다. 고용은 살아나고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시장 전망치는 연초 3.9%에서 6.2%로 상승했다. 인권과 민주주의 동맹을 통한 대중 견제 기조를 발표한 뒤 화상으로 쿼드 정상회의를 열었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한국과 일본을 가장 먼저 방문토록 하는 등 ‘피봇 투 아시아’(Pivot to Asia·아시아로 중심축 이동)를 현실화했다. 20년간 고민만 하던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 결정을 단행하면서 아시아 중시 기조에 힘을 더 실었다. 반도체, 배터리, 희토류 등의 공급망 구축을 통해 반중 연합을 공공히 함은 물론 자국 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 행보를 이어 왔다. 세계 주요국에 법인세율 하한선 설정을 제안하면서 조세 혜택을 바라보고 각국에 진출했던 자국 기업들의 유턴을 꾀하고 있다. 바이든 정책의 핵심은 ‘큰 정부’다. 정부가 개입해 위기를 벗어난다는 틀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과 같다. 대공황이 한창이던 1933년에 취임한 루스벨트는 취임 100일 만에 금본위제 폐지 등 15개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켰고, 뉴딜 정책으로 경기를 회복시켰다. 반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경의를 표했던, 지난 40년간 미국을 지배하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작은 정부’는 사실상 끝났다. 오는 28일 밤 바이든은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100일간의 성과와 향후 청사진을 밝힐 전망이다. 바이든에게는 무엇보다 의미 있는 날일 것이다. 반면 루스벨트 이후 100일에 천착하는 관행에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우선 약 90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정치 성향이 양극화된 상황에서 100일 만에 한 정권의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기도 힘들뿐더러 ‘성급하게 터뜨리는 샴페인’에 역풍만 강화할 수 있다. 대공황의 경기침체가 뉴딜 정책으로 해소됐다면, 코로나19의 경기침체는 백신 접종 속도, 변이 바이러스 확산 여부 등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바이든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대해 공화당이 반대하는 이유다. 바이든의 국정 지지도는 대체적으로 50%를 넘지만 균열의 징후들도 적지 않다. 양당의 상원 의석수가 50석씩 동률인 상황에서 민주당은 예산조정권으로 공화당의 반발을 무력화시켜 왔는데, 이는 정치적 불만을 누적시켰다. 또 바이든의 포용적인 이민 정책에 중남미 이민 신청자들이 국경으로 밀려들면서 정책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리더십은 회복하지만 자국 이익은 확대하는 ‘바이든식 미국 우선주의’도 시험대에 오르는 분위기다. 바이든이 주창한 사회 통합도 흑인 시위와 아시아계 혐오 범죄, 총기 난사 등이 겹치면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대규모 재정 투입에 대한 물가 상승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결국 바이든의 100일이 훗날 위업의 주요 기점이었는지, 단지 ‘허니문’이 끝나는 날이었는지 아직은 두고 봐야 알 일이다. kdlrudwn@seoul.co.kr
  • 생산 중단 vs 자급 추진… G2發 ‘희토류 세계대전’

    생산 중단 vs 자급 추진… G2發 ‘희토류 세계대전’

    ‘4차 산업혁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희토류의 공급망 취약점을 검토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중국이 희토류 생산을 일시 중단하는 ‘무기화’ 전략으로 맞받아쳐 미중이 정면충돌하는 모양새다. 중국 최대 희토류 생산지 장시(江西)성 간저우(州)시는 지난 9일 환경보호를 위해 이달 말까지 희토류 생산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간저우시 희토류 기업의 40~50%는 생산을 중단했고, 생산 중단 조치는 4월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GT)는 보도했다. 희토류 생산 중단은 중국 정부의 생태환경 조사를 앞두고 이뤄졌는데, 생태환경 조사는 새달 7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GT는 희토류 수요 급증으로 기업들이 휴일도 없이 하루 24시간 채굴하는 바람에 심각한 환경 문제가 초래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생산 중단 사업장들은 대부분 황산화물 등 환경오염 물질을 대량 배출하는 희토류 분리·폐기 공장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환경보호를 희토류 생산 중단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략 자원인 희토류를 무기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세 폭탄을 퍼부으며 중국을 압박할 때 중국은 대응 수단으로 희토류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19년 5월 20일 간저우시 희토류 생산시설을 직접 방문해 “희토류는 중요한 국가 전략적 자원이자 재생 불가능한 자원”이라고 결의를 내비쳤다. 이어 공업정보화부가 지난 1월 희토류 생산·수출을 규제하는 근거인 ‘희토류 관리조례’ 초안을 내놨고, 자연자원부는 지난달부터 양쯔강과 황허(黃河) 연안 지역의 불법 토지 점거와 파괴, 불법 채굴 등에 대한 감시에 착수했다. ●희토류, 반도체·배터리·첨단무기 원료 이런 마당에 바이든 미 대통령은 취임 한 달도 안 된 지난 2월 희토류 등 4개 품목의 공급망 취약점을 100일간 검토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은 향후 1년간 희토류 산업에 대한 공급망을 검토하고 산업의 취약점 및 생산 확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치킨게임을 방불케 하는 패권 다툼 속에 중국이 미국의 아킬레스건인 희토류 수출 금지 카드를 만지작거리자 미국도 대중 의존도롤 낮추고 자급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미국은 한 해 1만t가량의 희토류를 수입하는데 이 중 80%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희토류는 원소 주기율표에서 57번(란타늄)부터 71번(루테튬)까지의 란타넘족 15개 원소와 스칸듐, 이트륨을 더한 17종의 희귀한 광물이다. 매장량 자체는 세계 곳곳에 적지 않지만, 광물이나 토양에 농축된 형태로 존재하지 않고 극소량이 포함돼 있어 희토류라고 부른다. 열전도율이 높고 환경 변화에도 성질을 유지하는 항상성을 갖춰 반도체·LED·배터리·LCD·스마트폰 카메라 및 스피커 등 전자산업과 전기자동차 및 하이브리드자동차·제트엔진·정유설비·광섬유·신재생에너지 부품 등 첨단산업, 군사 무기 등에 두루 사용된다. 하지만 정제 과정에서 토륨 등 방사성물질과 황산화물 등 환경오염 물질을 대량 배출한다. 이 때문에 미국이나 호주에서 캐낸 광물을 환경규제 기준이 느슨한 중국에서 대부분 정제하다 보니 이 귀한 소재의 생산을 중국이 80% 이상 싹쓸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간파한 덩샤오핑(鄧小平)은 1987년 내몽골에 있는 희토류 생산 시설을 방문해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엔 희토류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중단한다면 세계 경제는 대혼란에 빠져들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미국에서 중국이 희토류를 전략무기로 삼을 것이란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온 이유다. 지난해 상원 청문회에서는 “(희토류 공급을) 중국이 장기간 차단하면 미 경제에 재앙”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바이든 정부의 희토류 공급망 검토는 중국의 무기화에 대비한 전초전 성격을 띠는 셈이다. 미국 정부는 이에 따라 희토류 공장 건설 지원에 나섰다. 국방부는 지난 2월 텍사스주에 희토류 처리 가공시설을 지으려고 호주 희토류 업체인 리나스에 3040만 달러(약 340억원)를 지원했다. 지난해 7월엔 폐기 전자제품을 재활용해 전기차에 쓰이는 희토류 자석을 만드는 회사에 2900만 달러를 지원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이 자구책을 마련해도 당장 대중 의존도를 낮추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이 워낙 강고한 데다 정제 과정도 까다로운 탓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은 낮은 정제비용을 무기로 세계 공급망을 장악했다”며 “생산 과정에서 엄청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점도 많은 국가가 생산을 중국에 의존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중국 희토류 ‘무기화’는 단기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중국이 희토류 생산·수출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미국 등 선진국들이 환경 문제를 내세워 채굴에 소극적인 까닭이다. 중국은 선진국에 비해 느슨한 환경규제 덕분에 희토류를 대량 생산하고 있다는 얘기다. 희토류 매장량이 세계 6위인 호주의 경우 환경 문제를 이유로 채굴만 하고 최종 분리 공정은 말레이시아에서 진행한다. 중국이 세계 최대의 희토류 생산국으로 올라선 것은 선진국과 중국 간에 존재하는 환경규제 수준의 차이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하면 희토류 수입처를 바꿀 수 있다. 유력 후보지는 세계 최고 품질의 희토류 매장지로 알려진 미 캘리포니아·네바다 접경 지역 소재 마운틴패스다. 지금은 실질적인 폐광 상태로 전락했지만 한때 희토류의 핵심 공급처였다. 미국 정치권은 본격 재가동을 위한 보조금 지급 등 관련 입법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물론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미국 내 초당적 반중 정서가 이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환경규제 느슨한 中, 생산량 80% 차지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맞서 중국 바깥에서 희토류 생산을 모색하면서 동시에 환경오염이 적은 대체재를 찾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2010년 9월 일본과 영토분쟁 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중국인 선장이 일본 해경에 체포되자 중국은 희토류 수출을 금지했다. 일본은 국제법적·산업적·경제적 등 세 가지로 대응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중국을 제소했고, 중국 아닌 다른 희토류 수입처를 찾기 시작했다. 동시에 대체재 개발을 본격화했다. 세 가지 대응 방법 모두 성공했다. 중국은 WTO 분쟁에서 패소했고, 호주가 새로운 수입처로 떠올랐다.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는 산업용 모터가 개발됐다. 분쟁 발생 당시 90%에 이르던 희토류 중국 의존도는 불과 2년 만인 2012년에 40%대로 급락했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는 오히려 ‘자충수’가 된 것이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는 또 다른 걸림돌도 있다. 희토류 채굴 사업에 반대하는 그린란드 이누이트 아타카티기트(IA) 정당이 이달 초 제1당이 되는 바람에 중국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린란드 남부 크바네피엘의 채굴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그린란드 남부의 채굴 사업은 호주 회사가 앞서 추진 중이며 배후에는 ‘차이나머니’가 있다고 했다. 환경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이 당은 선거 과정에서 외국의 채굴 사업에 반대했고 유권자 역시 장기 집권하며 희토류 개발에 찬성한 시우무트당 대신 IA에 이례적으로 승리를 안겨 줬다. 그린란드에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대규모 희토류 광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트 에게데 IA 대표는 “크바네피엘 개발 사업은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매리앤 파비아센 의원은 “자칫하다가 그린란드는 (환경오염으로) 사냥이나 낚시도 할 수 없는 쓸모없는 땅이 돼 버릴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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