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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 ‘카바레’

    공연은 끝났지만 환호는 없었다.극이 끝났음을 미처 알지 못했던 관객들은 배우의 인사를 받고서야 박수를 보냈다.브로드웨이에서 직수입했다는 ‘카바레’(16일까지,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극장 풍경이다. 왜일까.뮤지컬의 소재인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 시대에 유행했던 그 카바레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것과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원래 카바레는 연주자와 청중이 얼굴을 맞대고 노래했던 일종의 라이브 공연장으로 주로 정치 풍자와 섹스에 대한 내용이 담긴 무대였다.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한 독일 배경 영화들에서 묘사됐던 음침한 카바레들은 바로 당시 암울했던 시대 정신의 반영이기도 하다.그래서 같은 제작자의 뮤지컬 ‘시카고’만을 연상하고 찾은 관객은 낭패를 보기 쉽다. 작사,작곡자인 프레드 엡과 존 칸더는 브로드웨이에서는 흔치 않은 ‘진지한’ 뮤지컬을 추구하는 별난 예술가들이다.이들은 뮤지컬에는 단지 웃고 즐기는 것 이상의 그 무엇이 담겨야 한다고 믿었다.바로 ‘서푼짜리 오페라’의 작곡자 쿠르트 바일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은 탓이다.바일은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유대계 지식인이었다. 격변기 나치 독일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가 담긴 ‘카바레’는 이런 배경에서 잉태됐다.1966년 처음 무대에 바일의 미망인이었던 로테 레냐가 직접 프롤라인 슈나이더 역으로 등장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릴라를 여자친구라 소개하며 춤추던 MC가 관객들에게 “자세히 보면 유대인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내뱉는 충격적인 대사나 유대계를 의미하는 별 모양이 그려진 죄수복을 입고 가스실로 향하는 마지막 장면 등은 그래서 강한 뒷맛을 남긴다.뮤지컬중에는 보면 볼수록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있다.풍자와 은유가 많을수록 더 그렇다.‘카바레’가 대표적 사례다.극장을 찾는 횟수가 더해질 때마다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실험성과 창의력은 감탄을 자아낸다.숨겨진 그림 조각을 찾아내는 희열을 맛볼 수 있다. 공연은 수준급이었지만 왜 꼭 영어 무대였어야만 했느냐는 의문은 남는다.짧은 공연기간으로 여러번 무대를 접하기도 힘든데다 혹여 익숙하지 않은 ‘파격’에 놀라 실망할지 모를 우리 관객들을 생각하면 다소 아쉽다. 같은 기획사에 의해 이미 우리말 공연이 올려졌던 터라 더 그렇다.기왕이면 좀더 ‘씹어 소화시킨’ 우리말 버전이었다면 어땠을까.좋은 무대를 만나고도 아쉬움이 남는 것을 보면 정말 우리 공연 산업이 많이 성장하고 있긴 하나 보다. 원종원(뮤지컬 비평가·순천향대 신방과 교수)˝
  • [영화 평론가 이효인의 스크린나들이] 나쁜 영화와 착한 소설

    최근 어느 문학상 수상집을 읽었다.예닐곱 편의 단편 소설이 실린 그 수상집뿐만 아니라 소설을 읽을 때마다 나는 평화로워지고 약간은 퇴행의 감정에 빠지곤 한다.그건 나 스스로 문학 소년과 문학 청년이라는,희열에 찬 상상의 세계로 돌아가는 동시에 절망감에 휩싸였던 그 끔찍한 시절을 떠올리기 때문인지도 모른다.또는 그만큼 소설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소설들’ 스스로 말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 문학상 수상집에서 기억에 남는 소설은 역시 본상을 받은 소설이다.또 불륜의 관계를 줄줄이 엮은 후 결국에는 응징을 내리는 소설과 기러기 아빠가 된 한 남자와 그 아래층에 사는 간호사가 벌이는 건조한 불륜 끝의 비극적 최후에 관한 얘기 역시 기억에 남는다.본상을 받은 소설은 작가 특유의 단아하고 힘있는 문체 그리고 삶에 대한 단호한 입장이 잘 어우러진 것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인상에 남은 것은 문체나 허구적 상황으로 극중 인물의 감정을 적당히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감정의 끝을 보여주거나 혹은 느끼도록 하는 것이었다.반면 줄줄이 불륜과 기러기 아빠를 다룬 소설들은 세태에 대해 유려한 문체로 비판적 거리를 애써 유지하고 있지만,끝을 보여주지는 않고 있다.그 끝이란 극중 인물의 감정의 끝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작가적 상상력의 끝을 의미한다.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취한 계몽적 태도가 장애가 되어버린 것이다. 나는,예술은 세상과 불화해야 한다고 믿는다.세상과의 불화야말로 이 세상을 바꾸는 힘 중의 하나라고 믿는다.하지만 상상력의 부족이 빚어낸 어떤 가치의 고수가 곧 세상과의 불화는 아니라고 본다.그 소설들은 처음부터 착했고,끝까지 착했다.그 결과 그 소설들은 스스로 말하는 대신 들려주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되어버린 것이다. 얼마 전 ‘올드 보이’라는 한국 영화가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하지만 여러 정황을 감안하면,최고상을 받은 것이나 진배없다고 볼 수 있다.경사로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수선을 피울 일도 아니다.영화제국(으로 자부하고 있는) 프랑스의 문화전략도 배제할 수 없거니와 상은 상일 뿐이기 때문이다.다만 국제적으로 또 상의 권위에 복종하는 자들에게는 자랑스러울 뿐이다. 각설하고 돌진한다면,그 ‘올드 보이’는 나쁜 영화다.이야기의 끝과 감정의 끝은 상승작용을 일으키며,결국에는 더 처절한 끝을 보여준다.황당한 설정이지만 그 약점들은 이미지를 통하여 진짜처럼 보인다.큰 반전과 작은 반전은 끝없이 이어지면서 마지막까지 관객을 즐겁게 하거나 혹은 괴롭힌다. 그 영화는 인간의 속성을 적당히 드러내는 대신 과장하여 끝까지 까발긴다.상상력의 승부다.관객의 동의 여부는 여기에서 중요하지 않다.그럼으로써 이 영화는 세상과 불화한다.하지만 세상과 불화하면서도 상업적으로는 화해한다.그 결과 나쁜 영화의 자리에 기어이 내려앉으면서도 결국에는 시장 속의 예술로 우뚝 선 것이다.이런 점에서,예로 든 소설만을 놓고 말한다면,한국 소설은 좀더 나빠져야 한다.영화가 한 명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주목할 볼 필요가 있다.소설이라고 하여 꼭 한 명이 써야 된다는 법이 있는가? 반면 한국 영화는 조금은 착해질 필요가 있다.스펙터클에 대한 광신을 벗어던지고 보이는 이미지와 들려주는 이야기의 종합편에서 ‘보여주면서 말하는’ 영화를 생각할 때도 되었다.이제 상도 받았는데 말이다. 한국영상자료원장˝
  • 낮엔 요조숙녀 밤엔 노출숙녀

    하늘에서 내리쬐는 태양열과 아스팔트에서 올리오는 열기가 훅훅 한숨이 나오게 하는 6월 한낮.강남의 한 카페.한 여인이 들어온다.165㎝ 정도 돼보이는 키에 단정한 정장 차림의 여인.더웠는지 재킷을 벗은 순간 모든 시선이 그녀를 향했다.남성은 물론 여성들까지.“바로 저거야!평범한 정장 안에 등이 훤∼히 보이는 탱크톱을 입은 모습.차갑고 지적인 이미지 속에 숨은 섹시한 열정….예상에서 완전히 빗나가는 패션,상대방을 배신하는 패션,그런 패션을 잘 소화하는 사람이 정말 멋을 아는 사람이지.” ■ 협찬 의상 베스띠벨리·씨·지이크 장소 밀레니엄 서울힐튼 모델 김두현 배선영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패션에 녹아든 이중심리 자유분방한 클럽문화를 즐기는 이찬영(28·COMM101)씨는 화이트,골드펄이 들어간 밝은 계열 홀터넥 톱(끈을 목 뒤로 묶어 등이 드러나게 입는 톱)이나 속옷처럼 어깨끈이 달린 캐미솔 톱 위에 재킷을 걸친다.“보수적인 시각이 남아있는 직장에서는 평범한 정장차림으로 누구보다 얌전해 보이죠.하지만 저녁파티나 클럽모임에서 재킷을 벗어버리면 직장에서는 상상도 못할 옷차림이 완성되죠.” 나의 여자가 낮에는 요조숙녀,밤에는 요부로 변하길 바라는 게 전통적인 남성의 심리라던가.많은 여성들은 나의 남자가 핑크 셔츠와 금테 안경이 어울리는 지적인 배용준과 사랑에 대한 열정을 숨기지 않는 터프남 에릭(셔츠 단추를 기본 3개는 풀어주어야 한다!)의 모습을 함께 담고 있길 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런 심리가 이제는 패션에 정확하게 드러나고 있다.은근히 성적인 코드를 건드리는 패션,변한 모습에 놀라는 주변인을 통해 ‘정숙’과 ‘노출’의 경계에서 희열을 느끼는 패션.겉으로 수수하게 입었다고 그 속도 수수할 것이라는 편견을 버리라는 게 기본 메시지다. ●노출 코드는 ‘배신’ 여름은 누가 뭐래도 노출의 계절이고,갈수록 당당해지는 노출이지만 진정 패션을 아는 이는 단순한 노출로 천박함을 드러내지 않는다. 튀는 원피스 스타일을 즐기는 김재연(29·KPR)씨도 늘 직장의 보수적인 분위기가 걸린다.클라이언트(고객사)를 자주 만나다보니 자유로운 패션을 소화하기 힘든 탓이다. 이럴 때는 카디건을 이용한다.슬립 스타일의 원피스나 홀터넥 원피스는 몸에 달라붙고 노출이 심해 조금 야하다.그 위에 평범한 카디건을 입으면 단정한 원피스 패션이다.“저녁 모임에서는 카디건을 벗어 섹시함을 한껏 드러내죠.우연히 같은 장소에서 마주친 직장 동료는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다음날에는 색다른 모습이 매력적이었다나요.여자친구에게 변신 노하우를 일러달라고 하더라고요.” 노출을 하되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하라.그리고 중요한 순간에 깨닫게 하라.올 여름의 노출 코드는 겉과 속이 다른,‘배신’이다. ●노출용 속옷은 필수 좋은사람들의 서미정 디자인실장은 “진정한 멋쟁이는 남들에게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센스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이를 위해 다양한 패션 소품들을 에티켓처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비비안,비너스,좋은사람들 등 속옷 업체에서 선보이는 어깨끈 탈부착이 가능한 브래지어는 기본이다.투명비닐,메탈 등을 소재로 만든 어깨끈도 필수 아이템.허옇게 드러나는 다리나 어깨가 촌스러워 고민이라면 보디메이크업 제품을 써볼 수 있다.다리에 스타킹을 신은 듯한 효과를 내는 에어스타킹이나,맨살에 큐빅 스티커문신 등을 이용하면 화려한 섹시함,또는 은근한 섹시함을 풍길 수 있다. ˝
  • [국민연금 무엇이 문제인가] (7) 까다로운 수급조건

    “남편이 죽으면 아내는 5년간 유족연금을 받는다.거꾸로 아내가 연금을 내다가 죽으면 그 남편은? 남자는 그 5년도 못받는다.왜냐면 남자는 소득이 있게 마련이니까,소득없는 경우는 아예 고려하지도 않았단다.”(국민연금 반대운동본부 게시판) 국민연금을 둘러싼 또 다른 불만은 연금수급권을 제한하는 조항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유족연금이 대표적이다.지금은 남편이 국민연금을 내다 사망하면 아내는 5년간은 무조건 연금을 받다가 일시 중지된 뒤 50세부터 다시 받는다.그러나 연금에 가입한 아내가 먼저 세상을 뜨면 남편은 유족연금을 못받는다.남편이 60세가 넘거나,중증장애(장애 2등급 이상)일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수급자격이 생긴다.연금은 소득이 없는 사람들의 생계유지를 위해 지급되는데,60세 이하의 남성은 소득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남편이 유족연금을 못받게 되면,수급권은 2순위인 자녀에게 넘어가지만 이 경우도 18세 미만일 때만 연금을 탄다. 이런 기준 때문에 지난해 12월 말 현재 유족연금을 받는 아내는 무려 17만 554명에 달하지만,남편은 4057명에 그치고 있다.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논란이 생길 만하다. 보건복지부 연금재정과 관계자는 “남녀차별이라는 불만이 오래 전부터 나와 형평성을 유지하는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연금의 수급기준에 대한 불만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지금은 암이나 심장질환,간경변 등의 질환을 처음 발견하고 2년이 지난 뒤 장애진단이 나와야 장애연금이 지급된다.하지만 치료비로 당장 한푼이 아쉬운 판에 2년이나 기다리기 어렵다는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국민연금관리공단 마희열 급여관리1팀장은 “이런 민원을 고려해 장애연금 지급 기준을 지금보다 6개월 단축,초진일로부터 1년 6개월로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상자는 200여명에 불과하지만 분할연금도 줄곧 논란의 대상이다.분할연금은 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이 이혼하면 배우자에게 연금액의 절반까지를 나눠주는 제도다.보험료를 낼 때 배우자가 기여한 부분을 인정하는 취지에서다.지금은 이혼 후 분할연금을 받다가 재혼하면 연금지급이 중단된다.대상자가 여성이 훨씬 많아 대표적인 여성차별 조항으로 지목돼 왔다.이 조항도 재혼해도 분할연금은 계속 받도록 연금법 개정안에 이미 반영됐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성공시대] 황학동 중고 TV가게

    “황학동에서 크게 성공한 사람은 거의 없어요.점원으로 일하다 내 점포를 열었다는 것을 작은 성공으로 치면 모를까.”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황학동 중고품시장에서 TV 등 가전제품을 파는 가게는 대략 200여군데.가게의 입지가 좋고 매장이 커서 이 일대에서 매상이 제일 높다는 중고 TV판매점 제일전자를 찾았다.26년째 중고 TV를 팔아온 사장 박희열(48)씨는 건물 2층 작업실에서 고장난 TV를 수리하고 판매는 직원 1명이 1층 매장에서 맡아 하고 있다. “청계천 복원과 경기침체의 여파로 매출이 예전의 40%선에 불과합니다.전에는 중고 TV를 월 400∼500대 정도 팔았지만 요새는 200여대에 그쳐요.” ●직접 폐수집상서 사들이고 고쳐 경력 20여년의 베테랑 TV수리공인 박씨가 하루 고치는 TV는 10개 안팎.일단 고장난 원인을 밝히는데 10∼20분 정도 걸리고 고장난 부분을 찾아 수리하는데 20∼30분이 걸린다.중고 TV는 가전 대리점의 교환 제품이나 폐텔레비전 수집상에서 구입한다.이렇게 모은 고장난 TV는 PC방이나 모니터에서 뜯어낸 중고 브라운관을 이용해서 살려낸다. 보통 TV 구입비로 3만원을 쓰고 부품 값 등 수리비로 3만원쯤 덧붙이며 대략 이문으로 3만원을 남긴다.월 30∼40대 팔리는 VTR까지 포함하면 박씨의 한달 수입은 임대료와 종업원의 월급을 빼고 500만∼600만원이다. 황학동 일대에서 중고 TV의 소비자 가격은 25∼29인치를 기준으로 9만원∼13만원선.물론 수십만원에 팔리는 고가 중고TV도 있다.제일전자의 고객 명단에는 일반 소비자들 뿐 아니라 지방 중고 가전 소매점도 있다.지금은 제법 큰 매장을 가지고 있는 박씨도 2번이나 실패한 이력이 있다. “경험이 부족한데다 상술을 잘 몰라 실패를 거듭 했습니다.이 가게는 20년 전인 지난 1984년 열었죠.다른 사람에 비하면 제법 일찍 내 가게를 연 셈인데 그 만큼 고생도 많이 했습니다.” ●월수입 500만~600만원… 명절에만 쉬어 강원도 홍천 출신인 박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의 소규모 라디오 공장에 취업했다.공장 사장이 78년 황학동으로 진출하자 함께 따라 왔다.그는 성공의 노하우로 고객 만족 서비스를 우선으로 꼽았다.대부분 중고 가전제품은 고장난 부분만 수리해서 진열대에 올려 놓는다. “세월의 흔적인 먼지가 내부에는 많이 쌓이기 마련이죠.다른 가게는 간과하기 마련인데 저는 이것을 꼭 닦아내요.고객은 아무래도 속살까지 깨끗한 것을 원하잖아요.” 박씨의 하루 일과는 오전 9시에서 시작해서 오후 8∼10시에 끝난다.일손이 모자라면 퇴근시간이 따로 없다. 게다가 이 일대 가게는 명절을 제외하고 주말에도 매장을 연다.TV가 평면·고화질 등으로 크게 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수리하는 입장에서는 내부 사양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서 문제가 없다. “요즘에는 힘든 일을 기피하는 세태 탓에 사람 구하기도 힘들어요.하지만 청계천 복원공사가 마무리되면 황학동 중고품시장을 찾는 손님들도 차차 늘겠죠.”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영화 ‘피아노’ 작곡자 마이클 니만 내한공연

    호주 여성감독 제인 캠피온의 영화 ‘피아노’(1992년)에서 말못하는 여주인공의 심리를 때론 물처럼,때론 불처럼 섬세하게 전달하던 피아노 선율을 기억하는가.영화가 끝난 뒤에도 오래도록 여운을 남겼던 이 영화음악의 작곡가 마이클 니만(60)이 자신이 이끄는 밴드와 함께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8·9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02)2005-0114. 마이클 니만은 존 케이지,필립 글라스와 더불어 미니멀리즘 음악을 대표하는 현대 음악가이자,영국 거장 감독 피터 그리너웨이와 함께 ‘영국식 정원 살인사건’ ‘요리사,도둑,그의 아내,그리고 그녀의 정부’등 11편의 음악을 작곡한 영화음악가로 유명하다.이번 무대에서는 1부에서 마이클 니만이 ‘피아노’ 등 히트 영화음악을 직접 연주하고,2부에서는 러시아 영화감독 치가 베르토프의 흑백 무성영화 ‘카메라를 든 사나이’의 영상에 맞춰 10인조 밴드가 라이브로 음악을 들려준다.지난 주말 서울에 온 마이클 니만을 31일 오전 코리아나호텔에서 만났다. 한국에 온 소감은. -지난 토요일 저녁 싱가포르에서 서울에 왔다.새로운 곳에 오는 것은 늘 용기를 필요로 한다.주말에 동대문 심야시장을 구경했는데 사람들이 물건을 거래하는 모습과 거리공연 등이 인상적이었다.이곳에 머무는 동안 한국 문화를 많이 접하고 싶다. 영화음악과 정통 클래식음악을 병행하고 있는데,두 장르간의 차이는. -진정한 작곡가는 창조성을 기반으로 개인의 특성을 음악적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다.아침에 일어나서 항상 새로운 음악을 생각한다.영화음악과 다른 여타 음악은 내 생각을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서의 차별성이지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영상과 음악의 결합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카메라를 든 사나이’를 택한 이유는. -예전에 ‘Enemy zero’라는 일본 컴퓨터게임용 음악을 작곡한 적이 있는데 그때 영상 없이도 음악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카메라를 든 사나이’의 사운드트랙을 라이브로 연주하는 작업은 그 한 예이다.DVD영화로 보고,강렬한 에너지에 깊은 인상을 받아 택했다.지난 2002년 런던 로열페스티벌홀에서 초연했는데 라이브 실황연주는 음악과 영상의 템포를 맞추는 것이 매우 어렵다.그래서 가장 희열을 느끼는 동시에 가슴 떨리는 작업이기도 한다. 피터 그리너웨이와 오랫동안 작업한 것으로 유명한데. -1976년 그와 만나면서 작곡가로서의 새로운 길을 걷게 됐다.보통 감독과 작곡가로 만나면 음악적 표현에 한계가 있게 마련인데 그는 영화안에서 내 목소리를 충분히 낼 수 있도록 도와줬다. 자신의 음악을 정의한다면. -글쎄,음악을 언어로 정의한다는 것이 가능할까.60년대 이후 팝음악,아방가르드,비틀즈 등 다양한 음악들이 터져나왔다.모든 음악적 경향들을 하나로 수용해 개인적인 성향으로 재구성한 것이 나의 음악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이는 작곡자로서의 관점이고,관객들이 내 음악을 어떻게 듣고,어떻게 정의하는지 궁금하다. 한국에선 ‘피아노’가 대표작으로 소개되는데 외국에선 어떤가.또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외국에서도 ‘피아노’의 작곡자로 소개된다.(웃음)팝음악만 히트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영화음악도 히트해서 무척 좋았다.하지만 ‘피아노’는 영화라는 장르 특성상 작곡자로서의 개성이 충분히 발휘된 곡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나도 이 곡을 좋아하지만 때때로 내 음악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든다.개인적으로는 ‘Facing Goya’(2000년)같은 오페라 음악을 선호한다. 한국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과 최근 칸영화제에서 ‘올드보이’를 봤다.기회가 된다면 한국 영화와 작업해보고 싶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23일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오지철 문화부차관“뛰는게 골프보다 좋아요”

    23일 오전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열리는 ‘제3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오지철(55) 문화관광부 차관은 마라톤 마니아다.5년 전부터 5㎞를 뛰기 시작해 재작년부터는 10㎞ 마라톤에 7∼8차례 참여하고 있다.올해에만 벌써 4번째다.지난 2일 여성신문사가 주최한 마라톤 대회에도 참석해 ‘헬스 보이’라는 호칭을 얻었다.골프는 9년 전부터 치지 않고 있다. ‘마라톤 마니아’‘헬스 보이’라는 별명과는 달리 젊었을 때는 약골이었다.서울대법대 재학시절 5㎞ 단축마라톤 대회에서 완주하지 못한 채 쓰러진 것을 계기로 체력을 키우기 시작했고 지금은 매일 아침 30분 정도 국선도로 스트레칭과 명상호흡을 한다. 마라톤에서도 국선도 호흡법 그대로 복식호흡을 하며 입을 벌리지 않고 뛴다.그것이 편하고 피로 회복도 빠르다는 것을 느낀다.일요일에는 한강둔치를 뛰거나 청계산과 북한산을 오른다. 오 차관은 대한체육회 국제과장과 체육청소년부 국제체육국장을 지내는 등 체육 관련 분야에서 공직생활을 다진 입지전적 인물.이후 문화관광부 문화산업국장·문화정책국장·기획관리실장을 거쳐 지난해 3월 차관에 발탁될 만큼 문화 쪽에서 탁월한 행정력과 추진력을 인정받았다.그를 만나본 사람은 누구나 “성실하고 섬세하다.”는 평을 아끼지 않는다.영어·프랑스어에 능통하며 스크린쿼터 사수운동이 벌어졌을 때 정책조정을 잘해 영화계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마라톤 마니아인 오 차관의 영향 때문인지 중앙부처 가운데 마라톤 동호회 활동이 가장 왕성한 부처.지방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쫓아다니는 마니아도 많다.이번 서울신문 하프 마라톤에도 무려 46명이 참가한다.이 중에는 풀코스를 여러차례 완주한 40대 초반의 황일미씨 등 여성 5명도 포함돼 있다.대회가 열리는 날에는 가족들까지 나와 응원에 나선다. 오 차관의 이번 대회 목표는 50분대 진입.그동안에는 10㎞를 1시간∼1시간 4분에 주파했다고 한다.달리면서 육체적·정신적 희열을 느끼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도 경험해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라톤 철학요? 마라톤처럼 재미있는 운동이 없어요.시간과 돈이 적게들면서 운동효과가 최고인 경제적 운동입니다.인내심과 자신감도 키울 수 있지요.요즘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각양각색의 폼으로 뛰는 것을 보는 것도 즐겁습니다.올 가을에는 하프 마라톤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이영표기자 tomcat@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9)한국의 찻그릇 - 우동진의 백자 찻사발

    백자는 청자와 더불어 한국의 대표적인 그릇이자 조선시대의 유교이념이 투영된 세계적 미술품이다.중국의 당·송 시대에서 비롯된 백자가 우리나라에 알려진 것은 고려 중엽 이후부터였다.불교사상을 상징한 청자시대의 화려하고 우아한 멋이 백자의 단아함과 고결함을 껴안게 되면서 고려시대라는 정신사를 아름답게 장식했다.주로 중국에 사신으로 파견되었다 귀국하는 길에 선물용으로 사오거나 중국 정부의 예물로 들여오기 시작하다가 고려백자라는 이름의 흉내낸 그릇이 제작된 적도 있었지만,백자가 본격적으로 생산되게 된 것은 조선시대 들어서부터였다. 특히 순백자 예찬론자였던 세종대왕의 고급 문화정책에 힘입어 경기도 여주,이천,광주에 관요(官窯)가 세워졌고,조선의 왕실,귀족,양반 관료들만의 전유물인 고급 백자가 엄격한 체제와 관리 아래서 생산되었다.조선시대 민중들은 이같은 백자를 사용할 수 없었다.그릇은 곧 신분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백자시대였지만 정작 차문화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찻사발은 그리 많이 만들어지지 않았다.차문화가 불교문화의 핵심인 헌공다례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불교사상을 배척하는 것을 조선의 정치이념으로 삼은 조선의 지배자들이 차문화를 숭상하기 어려웠던 탓이다.차 대신 술이 지배한 시대가 조선시대였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조선시대는 차 대신 술이 지배 그런 중에도 아주 적은 양의 찻그릇들이 제작되어 사용된 사실은 있었다.찻사발도 마찬가지였다.백자 찻사발은 백자 특유의 차갑고 엄격한 선과 색깔을 아름다움의 핵심으로 삼았다.날카롭다고 볼 수 있는 찻사발의 전이 지닌 얇고 경직된 선,단조롭고 정형화된 굽,허리와 중배에서 전으로 이어지는 차가운 선,조선 선비의 이상향을 상징하는 절개와 무욕의 흰 색깔로 된 찻사발은 매우 적은 양만이 전해지고 있다.백자는 민중들과의 신분 차별을 뜻하기도 해서 역사적인 의미로나 미학적 접근에서 난해하고 제한적인 면이 없지 않았다.현대사회에 와서도 백자를 빚는 이들이나 사용하는 이들의 생각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보여진다. 경남 양산시 웅상읍 매곡리 매곡요(梅谷窯) 주인 우동진(46)씨가 최근 발표한 백자를 주제로 한 찻사발의 재해석은 백자에 관한 우리의 통념을 크게 변화시켜 줄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그의 작업장으로 찾아가 작품 세계에 관해 몇 가지 질문을 할 수 있었다. 문:기본적으로는 백자의 미학적 토대를 유지하면서도 민중적 정서와 체취를 느끼도록 시도한 것으로 보여지는데 어떻게 이같은 발상이 가능했을까요? 우동진:찻사발에 대한 관심을 오래도록 가지고 있다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특히 최근 들어 도자작가나 차인들에게 크게 회자되고 있는 정호(井戶) 찻사발의 장점과 아름다움을 깊이 들여다보면서 백자에다 정호를 응용하고 싶어지더군요. 문:언제부터 도자기를 빚게 되었지요? 우동진:27세 때부터였습니다.처음엔 산어도자에 관심이 있었지요.타일,전기애자를 생산하는 일을 해 보고 싶었는데 이 분야는 기술과 자본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더군요.흙의 문제도 있었고요.생활도자기 쪽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흙을 만지게 되었습니다.벌써 20년째가 됩니다. 문:가마의 불은 어떤 재료를 주로 사용합니까? 우동진:석유가마,가스가마를 거쳐서 현재의 장작가마로 밟아왔습니다.이 가마는 스승이신 천한봉 선생께서 터를 잡고 지어주신 것입니다.가마가 곧 저의 스승인 셈입니다. 문:대학 학부에서는 도자공예를 공부하고,대학원에서는 도예디자인과 광물학 두 과정을 공부했거나 현재 공부하고 있는데,학문이 도자 실기에 도움이 됩니까? ●흙의 성질 알고 그릇 만들면 희열 우동진:굳이 찻그릇을 만드는데 석사 박사 학위가 필요한 조건이라고는 말하기 어렵겠지요.다만 제가 광물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흙을 보다 정밀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도자기는 한마디로 흙의 조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우리나라 곳곳에 도자소가 산재했다는 점,선조들이 흙의 분석에 철저했다는 점 등은 우리나라 지층 구조가 다양했기 때문이라 봅니다.흙의 맛과 멋을 제대로 알고,흙의 성질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이를 알고 그릇을 만들면 훨씬 자유롭고 깊은 정신적 희열을 느낄 수 있었을 겁니다. 흙의 성격은 복합적인 화학적 구성 요소를 지니고 있는데,구성 요소마다 못된 놈 좋은 놈들의 상호작용이 존재하지요.그 작용이 조화인데,이를 잘 이해해야만 흙의 질서를 배울 수 있거든요.따라서 도자기를 만든다는 것이 그냥 그릇을 만들어 돈을 받고 팔아서 먹고 사는 경우와 먹고는 살되 흙의 질서를 배워 나도 흙이 되려고 하는 경우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제딴에는 후자에 속해 보려고 노력합니다. 문:백자 찻사발 세계를 들여다보면 박지원 선생의 양반전을 떠올리게 됩니다.조선의 양반제도가 지닌 모순과 폐해를 신랄하게 풍자하고 꾸짖는 양반전의 통쾌함이 우 선생의 백자 찻사발에서도 감지된다는 말입니다.갓 쓰고 도포 입은 양반이 무논에서 쟁기질하는 것 같은 묘한 맛과 함께,조선시대 양반들의 전유물이었던 백자를 민중들의 정서에 맞도록 재구성한 것은 확실히 놀라운 실험정신의 소산으로 보입니다.그런 것을 의식했을까요? ●양반제 폐해 신랄하게 풍자해 통쾌 우동진:꼭 그렇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다만 우리 시대의 삶과 정신을 담을 수 있는 백자라면 더욱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줄곧 해왔습니다.임진왜란으로 한국 도자역사 500년을 일본에 빼앗겼지만 우리에게 미래는 무궁합니다.미래의 세대가 21세기 한국의 도자 역사를 물을 때 대답해 줄 최소한의 몇 마디라도 준비해야 옳지 않겠습니까. 도자기 만드는 이들이 실험정신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재료도 부족하지 않으냐는 지적을 많이 합니다만 저는 그 지적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왜냐하면 상업적인 도자 제작 판매에 매달려서 남의 우수한 창작품을 베끼기하는 이들이 없지 않지만,그렇지 않은 더 많은 작가들의 작품은 하나 하나가 다 도전정신의 산물이라고 보기 때문이지요. 문:우 선생께서는 평소 자신에게 무엇을 요구하시는지요. 우동진:남 욕하고 허물을 들추지 말자는 것이지요.작가로서 이름 얻는 수단만 좇을 게 아니라 내가 할 몫이 무엇인가를 찾아서 최선을 다하다 흙이 되자는 것입니다. 문:우리나라 찻사발의 문제점이 뭐라고 보십니까? 우동진:찻사발 만드는 작가들이 먹고 사는 일에 너무 급급하다 보니 실험정신과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실험정신은 도자 교육과정에서 강조되어야 옳은데 이를 소홀히 하면 미래로 향하는 작가의 발목이 현실 안주라는 마귀에게 붙들리게 됩니다.완벽함이란 존재할 수 없지요.부족함을 드러낼 줄 아는 것이 실험정신이고,아름다움 아니겠습니까?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9)한국의 찻그릇 - 우동진의 백자 찻사발

    백자는 청자와 더불어 한국의 대표적인 그릇이자 조선시대의 유교이념이 투영된 세계적 미술품이다.중국의 당·송 시대에서 비롯된 백자가 우리나라에 알려진 것은 고려 중엽 이후부터였다.불교사상을 상징한 청자시대의 화려하고 우아한 멋이 백자의 단아함과 고결함을 껴안게 되면서 고려시대라는 정신사를 아름답게 장식했다.주로 중국에 사신으로 파견되었다 귀국하는 길에 선물용으로 사오거나 중국 정부의 예물로 들여오기 시작하다가 고려백자라는 이름의 흉내낸 그릇이 제작된 적도 있었지만,백자가 본격적으로 생산되게 된 것은 조선시대 들어서부터였다. 특히 순백자 예찬론자였던 세종대왕의 고급 문화정책에 힘입어 경기도 여주,이천,광주에 관요(官窯)가 세워졌고,조선의 왕실,귀족,양반 관료들만의 전유물인 고급 백자가 엄격한 체제와 관리 아래서 생산되었다.조선시대 민중들은 이같은 백자를 사용할 수 없었다.그릇은 곧 신분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백자시대였지만 정작 차문화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찻사발은 그리 많이 만들어지지 않았다.차문화가 불교문화의 핵심인 헌공다례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불교사상을 배척하는 것을 조선의 정치이념으로 삼은 조선의 지배자들이 차문화를 숭상하기 어려웠던 탓이다.차 대신 술이 지배한 시대가 조선시대였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조선시대는 차 대신 술이 지배 그런 중에도 아주 적은 양의 찻그릇들이 제작되어 사용된 사실은 있었다.찻사발도 마찬가지였다.백자 찻사발은 백자 특유의 차갑고 엄격한 선과 색깔을 아름다움의 핵심으로 삼았다.날카롭다고 볼 수 있는 찻사발의 전이 지닌 얇고 경직된 선,단조롭고 정형화된 굽,허리와 중배에서 전으로 이어지는 차가운 선,조선 선비의 이상향을 상징하는 절개와 무욕의 흰 색깔로 된 찻사발은 매우 적은 양만이 전해지고 있다.백자는 민중들과의 신분 차별을 뜻하기도 해서 역사적인 의미로나 미학적 접근에서 난해하고 제한적인 면이 없지 않았다.현대사회에 와서도 백자를 빚는 이들이나 사용하는 이들의 생각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보여진다. 경남 양산시 웅상읍 매곡리 매곡요(梅谷窯) 주인 우동진(46)씨가 최근 발표한 백자를 주제로 한 찻사발의 재해석은 백자에 관한 우리의 통념을 크게 변화시켜 줄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그의 작업장으로 찾아가 작품 세계에 관해 몇 가지 질문을 할 수 있었다. 문:기본적으로는 백자의 미학적 토대를 유지하면서도 민중적 정서와 체취를 느끼도록 시도한 것으로 보여지는데 어떻게 이같은 발상이 가능했을까요? 우동진:찻사발에 대한 관심을 오래도록 가지고 있다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특히 최근 들어 도자작가나 차인들에게 크게 회자되고 있는 정호(井戶) 찻사발의 장점과 아름다움을 깊이 들여다보면서 백자에다 정호를 응용하고 싶어지더군요. 문:언제부터 도자기를 빚게 되었지요? 우동진:27세 때부터였습니다.처음엔 산어도자에 관심이 있었지요.타일,전기애자를 생산하는 일을 해 보고 싶었는데 이 분야는 기술과 자본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더군요.흙의 문제도 있었고요.생활도자기 쪽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흙을 만지게 되었습니다.벌써 20년째가 됩니다. 문:가마의 불은 어떤 재료를 주로 사용합니까? 우동진:석유가마,가스가마를 거쳐서 현재의 장작가마로 밟아왔습니다.이 가마는 스승이신 천한봉 선생께서 터를 잡고 지어주신 것입니다.가마가 곧 저의 스승인 셈입니다. 문:대학 학부에서는 도자공예를 공부하고,대학원에서는 도예디자인과 광물학 두 과정을 공부했거나 현재 공부하고 있는데,학문이 도자 실기에 도움이 됩니까? ●흙의 성질 알고 그릇 만들면 희열 우동진:굳이 찻그릇을 만드는데 석사 박사 학위가 필요한 조건이라고는 말하기 어렵겠지요.다만 제가 광물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흙을 보다 정밀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도자기는 한마디로 흙의 조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우리나라 곳곳에 도자소가 산재했다는 점,선조들이 흙의 분석에 철저했다는 점 등은 우리나라 지층 구조가 다양했기 때문이라 봅니다.흙의 맛과 멋을 제대로 알고,흙의 성질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이를 알고 그릇을 만들면 훨씬 자유롭고 깊은 정신적 희열을 느낄 수 있었을 겁니다. 흙의 성격은 복합적인 화학적 구성 요소를 지니고 있는데,구성 요소마다 못된 놈 좋은 놈들의 상호작용이 존재하지요.그 작용이 조화인데,이를 잘 이해해야만 흙의 질서를 배울 수 있거든요.따라서 도자기를 만든다는 것이 그냥 그릇을 만들어 돈을 받고 팔아서 먹고 사는 경우와 먹고는 살되 흙의 질서를 배워 나도 흙이 되려고 하는 경우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제딴에는 후자에 속해 보려고 노력합니다. 문:백자 찻사발 세계를 들여다보면 박지원 선생의 양반전을 떠올리게 됩니다.조선의 양반제도가 지닌 모순과 폐해를 신랄하게 풍자하고 꾸짖는 양반전의 통쾌함이 우 선생의 백자 찻사발에서도 감지된다는 말입니다.갓 쓰고 도포 입은 양반이 무논에서 쟁기질하는 것 같은 묘한 맛과 함께,조선시대 양반들의 전유물이었던 백자를 민중들의 정서에 맞도록 재구성한 것은 확실히 놀라운 실험정신의 소산으로 보입니다.그런 것을 의식했을까요? ●양반제 폐해 신랄하게 풍자해 통쾌 우동진:꼭 그렇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다만 우리 시대의 삶과 정신을 담을 수 있는 백자라면 더욱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줄곧 해왔습니다.임진왜란으로 한국 도자역사 500년을 일본에 빼앗겼지만 우리에게 미래는 무궁합니다.미래의 세대가 21세기 한국의 도자 역사를 물을 때 대답해 줄 최소한의 몇 마디라도 준비해야 옳지 않겠습니까. 도자기 만드는 이들이 실험정신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재료도 부족하지 않으냐는 지적을 많이 합니다만 저는 그 지적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왜냐하면 상업적인 도자 제작 판매에 매달려서 남의 우수한 창작품을 베끼기하는 이들이 없지 않지만,그렇지 않은 더 많은 작가들의 작품은 하나 하나가 다 도전정신의 산물이라고 보기 때문이지요. 문:우 선생께서는 평소 자신에게 무엇을 요구하시는지요. 우동진:남 욕하고 허물을 들추지 말자는 것이지요.작가로서 이름 얻는 수단만 좇을 게 아니라 내가 할 몫이 무엇인가를 찾아서 최선을 다하다 흙이 되자는 것입니다. 문:우리나라 찻사발의 문제점이 뭐라고 보십니까? 우동진:찻사발 만드는 작가들이 먹고 사는 일에 너무 급급하다 보니 실험정신과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실험정신은 도자 교육과정에서 강조되어야 옳은데 이를 소홀히 하면 미래로 향하는 작가의 발목이 현실 안주라는 마귀에게 붙들리게 됩니다.완벽함이란 존재할 수 없지요.부족함을 드러낼 줄 아는 것이 실험정신이고,아름다움 아니겠습니까?˝
  • [’서울 탱고] 김현철의 ‘춘천가는 기차’

    영화 ‘생활의 발견’에서 주인공 경수(김상경)는 춘천행 기차에 올라탄다.연극계에서 제법 알려진 그는 잘 아는 감독만 믿고 영화에 출연했다가 흥행 참패라는 쓴맛을 본 뒤 글을 쓰는 선배를 찾아 무작정 춘천으로 내려간다. 춘천은 삶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쉼표’라는 청량제를 던져주는 곳이다. 1989년 가을 대학 2학년이던 가수 김현철이 낸 1집 앨범에는 ‘춘천 가는 기차’라는 노래가 담겨 있다.어딘가로 떠나고 싶지만 돈도 용기도 없었던 스무 살 청춘의 방랑벽을 부채질한다.10년 뒤 후배 가수 조성모가 자신의 2.5집에서 이 곡을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호반도시 춘천은 내 마음의 호수 ‘조금은 지쳐 있었나봐.쫓기는 듯한 내 생활 아무 계획도 없이 무작정 몸을 부대어 보며 힘들게 올라탄 기차는 어딘고 하니 춘천행.지난일이 생각나 차라리 혼자도 좋겠네.’ 조동식,최성원,하덕규 등 음악 선배들과 교류하며 세션맨으로 참가하던 김현철은 약관의 나이에 자신의 음반을 낸다.가수 유희열이 ‘천재소년의 등장’이라고 극찬했던 김현철은 춘천 가는 기차에서 가요와 재즈의 감성을 접목시켰다.이 노래는 사랑의 방정식에 나오는 찐한 연가(戀歌)라기보다는 지난날을 반추하는 회상가(回想歌)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소개됐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연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애창곡으로 꼽았다. ‘그리운 사람 차창 가득 뽀얗게 서린 입김을 닦아내 보니.흘러가는 한강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고 그곳에 도착하게 되면 술한잔 마시고 싶어.저녁때 돌아오는 내 취한 모습도 좋겠네.그리운 사람 그리운 모습.’ 지난 7일 밤 춘천행 기차에서 만난 회사원 박성준(34)씨는 “한 주일을 마치는 지친 금요일 밤이 되면 가끔 방랑벽이 도져 어디론가로 홀연히 떠나고 싶다.”면서 “옛 사랑을 떠올리며 춘천의 강바람을 쐬면 반복되는 일상에 매였다는 사실을 쉽게 잊는다.”고 말했다. ●강촌은 ‘MT 일번지’ 경춘가도와 호수,안개로 유명한 소양호,닭갈비….춘천을 떠올리면 으레 이런 것들이 떠오른다.오늘도 춘천 가는 기차에는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강촌으로 동아리 MT를 떠나는 대학생 김지수(24)씨는 “낭만이 스며 있는 춘천행 기차에 무작정 몸을 맡겨도 곤한 삶을 어루만져 주는 그 무언가가 있다.”면서 “북한강 강줄기를 따라 이어지는 수려한 자연 경관이나,MT 떠나는 대학생들의 잡담에 한눈 팔다 보면 지루할 겨를이 없다.”고 춘천행 예찬론을 늘어 놓았다. 경춘선 철도역 가운데서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북적이는 곳은 단연 강촌.물가마을로 불리다 일제 때 지금의 이름으로 정착했다고 한다.강촌역에 내리면 각종 사연들로 가득찬 낙서가 플랫폼 곳곳을 도배한다.다소 유치하고 소소한 이야기들은 읽는 이에게 미소를 머금게 만든다. 다른 한 편에서는 북한강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강가에서는 강바람을 맞으며 자전거 타는 연인들과 스쳐 지나가는 기차,강을 굽어 보듯 솟은 산,청명한 하늘 등이 한 폭의 그림을 연상하게 만든다.역 근처에서 빌린 자전거를 타고 20분쯤 올라가면 폭포 상층부에서 아홉 물줄기가 아홉가지 물소리를 내며 떨어진다는 ‘구곡폭포’가 눈에 들어온다. ●기차·버스·배 바꿔 타고 천년 사찰에 회사원 김식(28)씨는 “강촌역에서 춘천쪽으로 2∼3㎞를 가면 등선폭포로가 있는데 규모는 크지 않지만 양쪽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오묘함을 느끼게 한다.”면서 “폭포입구의 바위협곡도 상당한 볼거리”라고 조언한다. 소양강댐 선착장에서 청평사까지는 짧은 뱃놀이만으로도 즐겁다.각종 교통편을 번갈아 타는 재미 때문에 데이트코스로 인기이다.기차를 타고 춘천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타고 소양댐까지 온 뒤 청평사행 배를 타는 것이다. 천년의 세월을 고이 간직한 청평사는 오봉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배는 30분 간격으로 운항되며 청평사에서 내려 관광을 즐긴 후 다음 배를 이용할 수 있다.춘천 시내에서 소양댐 가는 길 양옆에는 분위기 그만인 카페와 닭갈비집,막국수집 등이 즐비하다.서울로 되돌아 오는 나그네의 발걸음은 그래서인지 잘 떨어지지 않는다. ‘그리운 사람 차창 가득 뽀얗게 서린 입김을 닦아내 보니,흘러가는 한강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고 그곳에 도착하게 되면 술한잔 마시고 싶어.저녁때 돌아오는 내 취한 모습도 좋겠네.그리운 사람 그리운 모습.’ 이유종기자 bell@˝
  • 젊은 연극 두번째 ‘즐거운 인생’

    ‘범진’은 노총각 고교 음악교사다.혼자서는 밥을 먹지 못해 거울을 친구삼아 숟가락을 들고,외로움에 지쳐 장난 전화를 걸기도 한다.술에 취해 옛 애인의 집에 찾아가서도 행패를 부릴 용기조차 없다.반면 범진이 가르치는 ‘세기’는 불우한 환경속에서도 남을 웃기는 개그맨이 꿈인,스승보다 어른스러운 제자다. 오는 12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막올리는 연극 ‘즐거운 인생’은 자의든 타의든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이들 두 남자를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질문한다.예술의전당이 기획한 ‘젊은 연극 시리즈’두번째 작품으로,지난 2001년 연극 ‘이(爾)’로 동아연극상,서울공연예술제 희곡상 등을 휩쓴 극작가 겸 연출가 김태웅(40)이 3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결코 즐거울 수 없는 인생을 ‘즐거운’ 인생으로 승화시키는 매개체는 음악이다.극중 범진은 TV 전국노래자랑에서 노래부르며 정말 즐겁고 행복해하는 ‘미스 김’을 보며 “자신이 정말 즐겁고 좋아서 하는 음악이 부처의 음악이고,그 사람이 부처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다.누추한 일상에서 희망을 건져내는 작은 몸부림과 깨우침이 부처라면 음악은 그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존재라는 것.음악은 무대를 넘어 객석에까지 밀려온다.극 중간쯤 객석이 강의실로 바뀌면서 관객과 배우들이 함께 어우러져 음악놀이를 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그의 전작들이 그렇듯 ‘즐거운 인생’도 ‘웃음’이라는 코드로 주제의 무거움을 희석시킨다.김태웅은 “힘든 삶이지만 그 삶을 견디면서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을 충분히 누리며 살아간다면 그것이 바로 즐거운 인생”이라면서 “인간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희열을 막는 사회 구조에서도 즐거움을 추구했던 조선시대 광대들처럼 극중 인물 범진과 세기를 통해 그런 생명력을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범진역으로는 ‘이’에서 연산군 연기로 동아연극상을 수상했던 김내하가,세기역에는 신예 박정환이 출연한다.범진과 세기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관계로 발전하면서 삶의 희망을 발견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끝내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범진의 애인 선영역은 박미현이 맡았다.30일까지 (02)580-1300. 이순녀기자˝
  • 여성 달리기 근력운동도 꼭 함께

    ‘웰빙’과 ‘몸짱’ 바람을 타고 달리기 마니아가 되려는 여성들이 많다.이들 대부분이 달리는 방법은 잘 알고 있지만,여성 달리기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운동을 잘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신체적 특성을 충분히 알아야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성별 특성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골다공증과 생리불순,갱년기 증후군과 유방암 등 여성질환의 예방과 극복을 돕는 대표적 여성운동 달리기,과연 남성 달리기와 무엇이 다르며,어떻게 해야 좋을까. ●칼로리 소비 산소를 양껏 들이마셔 체지방을 태우는 유산소운동의 대표격인 달리기는 체중 55㎏인 사람의 경우 시간당 500㎉ 이상의 열량을 태워 수영의 420㎉,테니스의 350㎉,자전거타기의 320㎉를 압도할 만큼 칼로리 소비량이 많다.그만큼 체지방을 잘 없애준다는 뜻. 또 인체의 기초대사량을 늘려 활동하지 않을 때도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보다 많은 열량을 소비하게 해 인체의 신진대사와 비만 예방에 그만이다.얼핏 단순한 운동 같지만 코스나 운동 방법을 잘 선택하면 건강뿐 아니라 빼어난 몸매까지 얻을 수 있다. ●골다공증 예방 달릴 때 골격에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힘은 뼈의 생성을 촉진하고,밀도를 높여 골다공증을 예방하며,근골격계의 군살을 제거해 늘씬한 각선미도 덤으로 준다. 혹 관절이 약하다며 달리기를 기피해 왔다면 지금부터 적절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달리기에 나서보라.뼈는 물론 근력 강화에도 보약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생리증후군 극복 많은 지방이 체내에 쌓이면 여성 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면서 생리의 양과 주기가 불규칙해진다.만약 살이 찌기 시작하면서 이런 생리 이상이 나타난 사람이라면 운동을 통해 체중을 줄이는 게 좋다. 또 생리 때만 되면 시작되는 짜증이나 우울감 등 생리증후군도 달리기로 간단히 해소된다. ●변비와 피부건강 여성들의 대표적 고민거리인 변비도 달리기가 해결해 준다.달리기를 하면 혈액 순환이 촉진되고 덩달아 대장 등 장기의 활동이 활발해져 변비 해소는 물론 장(腸)기능 이상으로 인한 피부 트러블도 없애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여성호르몬 통제 출산 시기가 지난 여성은 유방암,골다공증,갱년기 증상 등 바뀐 여성호르몬 체계 때문에 많은 육체적,정신적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이런 경우 달리기는 여성호르몬 분비를 억제,유방암을 예방하며 체지방을 줄여 신체적,정서적 안정감을 갖게 한다. ●콜레스테롤 통제 활동적인 여성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심장 발작 빈도가 현저히 낮다. 심장을 빠르고 강하게 펌프질하도록 하는 달리기를 지속적으로 하면 혈액순환이 빨라지고 혈관의 탄력성이 증가하는 등 심장과 심혈관계의 건강을 지켜주는 파수가 된다. 그런가 하면 인체에 해로운 콜레스테롤(LDL)의 수치는 크게 떨어뜨리면서 동시에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저단백(HDL)콜레스테롤의 수치는 높여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의 질환을 예방해 준다. ●엔돌핀 증가 러너들이 달리기 도중에 느끼는 희열을 뜻하는 ‘러너스 하이’는 체내 엔돌핀의 분비와 직접 관련이 있다. 즉,달리기로 체내 ‘베타 엔돌핀’ 생성량이 많아지면 달린다는 고통 대신 형언할 수 없는 희열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달리기를 시작해 30분가량이 지나면 체내 ‘베타 엔돌핀’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상쾌감을 느끼며 이때 스트레스도 함께 해소된다. ■ 도움말 달리는 의사회 이소라 박사,스포츠의학 영양연구소장 강형숙 박사.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이경기의 스크린1인치]모든 사랑은 로마로 통한다?

    “로마(roma)’를 반대로 적으면 ‘사랑’이라는 뜻의 ‘amor’가 된다.로마는 필연적으로 사랑할 수밖에 없는 도시다.” 일본 작가 다나카 지세코의 ‘문화와 예술로 보는 이탈리아 기행’ 중 이탈리아 ‘로마’에 대한 칭송의 감정을 표시한 문구중 일부이다. 이탈리아를 구성하고 있는 피렌체,베네치아,나폴리,시칠리아,밀라노. 그중 특히 로마 는 세계 유명 도시 중 영화계에서 단골 로케이션 장소로 활용하고 있는 공간이다.엄격하고 단조로운 궁정 생활에서 벗어나 늘상 자유를 갈망하는 공주(오드리 헵번).경호원들의 감시에서 벗어나 거리를 배회하다 우연히 만나게 된 미국 신문 기자(그레고리 펙)의 도움으로 로마 곳곳의 풍물을 유람한 뒤 다시 궁정으로 돌아간다. ‘로마의 휴일’은 제목 그대로 로마가 갖고 있는 명소를 화면에 골고루 담아 ‘로마에 대한 찬가적(讚歌的) 메시지를 담고 있는 명화’로 거론되고 있다. 어려서부터 점지된 운명적 남자를 만나기 위해 미국 처녀가 홀연히 ‘물의 도시’ 라는 애칭을 듣고 있는 베네치아를 찾아 온다는 마리아 토메이 주연의 ‘온리 유’에서는 산 마르코 대성당을 비롯해 리도 섬 등 주변 풍경을 하나 가득 담아 눈요깃거리를 제공했다. 마크 월버그,샤를리즈 테론 주연의 ‘이탈리안 잡 (The Italian Job·2003년)’에서는 수백만달러어치의 금괴를 강탈한 갱단이 금고를 이송하다 동료의 배반으로 이를 모두 빼앗기게 된다.졸지에 뒤통수를 맞게 된 나머지 동료들이 절치부심해서 배반한 동료가 횡령한 금괴를 다시 되찾아 온다는 과정을 담은 액션극.이 영화에서는 베네치아의 주요 교통 수단인 곤돌라가 이동하는 수로(水路)에서 고속정(艇)끼리 맹렬한 추격전을 펼쳐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20세기 최고 걸작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는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의 ‘대부’는 시칠리아 출신의 마피아가 미국으로 이주해 뉴욕의 거물 갱스터 집안을 일구어 내는 입지전적인 일화를 묘사한 작품. 1960년대 육체파 여배우 소피아 로렌의 출세작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1963년)에서는 생활력이 강하고 억척스러운 나폴리 여성상을 보여 주었다.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계단을 내려오면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장면의 배경지가 됐던 스페인 광장을 비롯해 ‘달콤한 인생’에서 극중 실비아(아니타 엑버그)가 가슴 선이 훤히 보이는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상반신을 담갔던,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트레비 분수,베네치아의 운하를 유람할 때 반드시 지나가야 되는 리알토 다리와 탄식의 다리 등은 이탈리아 배경 영화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명소이다. 현재 극장가에서 공개되고 있는 ‘투스카니의 태양(Under the Tuscan Sun·2003년)’도 풍성한 이탈리아 정취를 가득 담고 있는 작품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작가 겸 도서비평가로 명성을 얻고 있는 30대 중반의 프란시스(다이앤 레인).그녀는 어느날 남편으로부터 이혼 통보와 함께 재산 분할 청구 소송을 당해 거의 무일푼의 처지로 전락한다.단번에 생의 의욕을 상실한 그녀는 친구의 권유로 무작정 이탈리아 전원도시 투스칸(Tuscan)을 찾아간다. 정열적인 이탈리아 남성과의 로맨스를 경험하고 뜨거운 태양볕이 작열하는 그림 같은 농촌풍경 속에서 알콩달콩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이탈리아 서민들의 모습을 지켜 보면서 대도시에서는 접하지 못했던 색다른 생의 희열을 하나하나 느껴간다. 이와같이 이탈리아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도시의 풍경은 영화 예술의 화려함과 풍요로움을 배가시켜 주는 매우 효과적인 소도구 역할을 하고 있다.˝
  • 죽이는 girls

    ●안젤리나 졸리의 ‘테이킹‘ ‘자신과는 다른 삶 살기’ 15일 개봉한 ‘테이킹 라이브즈(Taking Lives)’는 제목 그대로 사람을 살해한 뒤 그 사람의 삶을 살아가는데 희열(?)을 느끼는 엽기 살인마의 이야기를 다룬 스릴러다. 범인은 쌍둥이 형만 편애한 어머니 밑에서 자란 탓에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하지 못하고 받아들일 수도 없이 성장했다.대신 한 사람을 골라 죽인 뒤 그 사람이 돼 한시적으로 살다가 기생충이 숙주를 고르듯 피해자를 바꿔가면서 죽인다.영화는 이렇게 범인을 미리 밝히고 그가 어떤 인물로 변신해 있는지를 추적하는 과정을 치열한 두뇌게임 풀듯 엮어간다. 캐나다에서 벌어진 잇단 살인 사건의 해결을 위해 FBI 요원 스콧(안젤리나 졸리)이 파견나온다.직관을 중시하는 그녀는 시체가 발견된 건축공사장에 누워서 특유의 통찰력으로 범행 과정을 추리하는 등 살인범 추적에 몰두한다.그러다 연쇄 살인범의 살인사건 현장을 목격한 미술품 중개상 코스타(에단 호크)를 ‘미끼’로 범인을 유도하려고 작전을 짜 함께 수사를 하는 동안 그에게 호감을 갖게되면서 수사관으로서 혼란에 휩싸인다.이후 코스타를 둘러싼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영화는 속도를 낸다. 우리에게는 낯선 D J 카루소 감독은 어둡고 칙칙한 화면 구성에다 ‘악’소리를 낼 만한 스릴러의 요소를 장착해 안정적인 연출력을 선보인다.그러나 극적 효과가 약한 반전(특히 마지막 장면)이나 개연성이 떨어지는 캐릭터로 스릴러의 맛은 떨어진다.안젤리나 졸리나 에단 호크의 연기도 기대에는 못미친다. ●드루 배리모어의 ‘첫키스‘ 첫 키스만 50번째 한 여자가 있다.바람둥이도 아니고 거짓말쟁이는 더더욱 아니다.매번 진지하고 사랑하는 순진한 여성이다.이 모순에서 ‘첫 키스만 50번째(50 First Dates)’의 기발함은 출발한다. 주인공 루시(드루 배리모어)는 교통사고로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렸다.저장된 기억은 사고 직전까지의 일이고 나머지는 모두 ‘하루살이 기억’.한 남자를 좋아해서 키스를 나누고 설렘 속에 잠이 들지만 해가 뜨면 까마득히 잊어버리는,그래서 침대 옆 남자에게 ‘스토커’라 외치며 화들짝 놀란다. 그녀와 키스만 50번 하는 남자는 하와이 수족관의 수의사 헨리 로스(애덤 샌들러).낮에는 동물들을 돌보다 밤이 되면 여행온 숱한 여자를 ‘황홀하게 돌봐주는’ 유명한 플레이보이인 그가 루시의 청순함에 매료된다.여자 유혹하는 데는 이골난 그에게 루시와의 ‘작업’은 식은 죽먹기.아침 약속을 한 다음 날 레스토랑에 갔으나 루시는 전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다. 루시의 병을 알게 된 헨리는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다양한 소동을 벌인다.음식을 주문하지 못하는 문맹 흉내를 내며 다가가 동정심에 호소하기도 하고 자기 몸을 묶어 강도를 만난 운전자로 둔갑해 루시의 관심을 끌려고 부심하는 장면은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나 현대의술로는 거의 치유가 불가능한 병이어서 유쾌한 하루짜리 만남만이 이어진다.마침내 헨리는 상실되는 기억을 추억으로 정지시키려고 시도한다.루시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사고 증언과,루시와 자신이 보낸 장면을 비디오카메라로 찍어 편집해 보여주는 것.그러던 중 루시도 자신의 병을 알게 되고 헨리의 애정에 감동하지만 문제는 그 역시 하루짜리 감정이란 것. ‘기억 찾기’혹은 ‘사랑 구하기’란 큰 포맷을 다양한 에피소드로 채워가는 형식인데 전혀 지루하지 않다.그 장면들에 재기발랄한 웃음과 진한 감동이 동시에 실려있다. ‘웨딩 싱어’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는 샌들러의 웃고 울리는 연기와,그에 화답하는 배리모어의 모습도 자연스럽다.애덤 샌들러와 잭 니컬슨을 캐스팅한 ‘성질 죽이기’로 흥행에 성공한 피터 시걸 감독이 연출을 맡아 다시 폭발적 인기를 모은 작품.개봉은 15일. 이종수기자 vielee@˝
  • 무대 복귀하는 ‘원조 국민가수’ 최희준 씨

    가수 최희준(68)씨가 26·27일 서울 정동극장에서 ‘최희준의 이야기가 있는 콘서트’를 연다는 얘기를 듣고 문득 ‘인간 최희준’의 모습이 궁금해졌다.반세기에 가깝게 팬들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받아온 것은 그가 노래로 그때 그 시절에 우리의 정서를 어루만지고 보듬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서울 대학로 문예진흥원 사무실에서 최희준을 만났다.그는 3월말 문예진흥원 상임감사직 임기를 마친다.대뜸 이제는 원로 가수라고 불러 드려야 할 것 같다고 하자 손사래를 쳤다.“에이,원로는 무슨 원로예요.그냥 가수 최희준이지요.” 국회의원도 지냈고 적지 않은 나이인데도 TV에서 본 대로 권위 의식이 없다.서민적 외모에 성격도 소탈하다.하지만 원로라는 말에는 아직 거부감이 있는 듯하다. 가요계에 복귀하는 심정을 묻자 “노래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니까요.앞으로 할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노래를 할 생각입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서울 경복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법대에 재학 중이던 1959년 미8군에서 냇킹콜 등의 팝송을 부르기 시작해 1960년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로 가요계에 데뷔했다.진고개 신사,맨발의 청춘,길잃은 철새,빛과 그림자,하숙생,팔도강산….대표적인 히트곡들이다.하지만 가수로서 회한이나 후회 같은 것은 없었을까.민주당 조순형 대표,이한동 전 국무총리가 서울대 법대 동기생들이다. ●노래에 진정성 불어넣을 때 희열 느껴 “가수라는 직업은 참으로 근사하다고 생각합니다.노래하는 순간 특히 노래가 잘 됐다고 느꼈을 때 가슴에 희열이 입니다.정성을 다해 노래를 불러 제 마음 속에 있는 것이 듣는 사람에게 전달되었다고 생각이 들 때는 정말 행복합니다.순간순간 내 자신이 놓여있는 자리에 불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노래를 부르며 한평생 산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가장 잊지 못할 공연을 얘기해 달라고 하자 95년 1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연 데뷔 35주년 기념 공연이라고 소개하며 이렇게 덧붙였다.“공연이 아주 성공적으로 끝났는데,마치 산 정상을 정복한 느낌이었습니다.” 미8군 무대 시절 미군들은 ‘벨벳 보이스’라고 얘기했고,요즘도 부드럽고 감미롭다는 평을 듣지만 목소리에 의존하기보다는 가슴으로 노래하는 가수로 기억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아마 그런 진정성과 가슴으로 다가가려는 노력이 전달돼 ‘한국 스탠더드 팝의 대부’,‘원조 국민가수’라는 평을 얻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을 세심하게 배려한다.자신의 말이 남의 사생활이나 인격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학사가수’들의 근황을 들려 달라고 하자,위키리(이한필)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박형준은 시애틀에 산다고 전한다.그러나 무엇을 하며 사는지에 대해선 “자주 만나지 못해서…”라고 말끝을 흐린다. 가족에 대해선 더 말을 아꼈다.89년 7월, 10년 가까이 유방암과 싸우던 부인과 사별하고 91년 2월 현재의 부인(52)과 재혼했다.사별한 전 부인과는 2남1녀를 두었다.자녀의 근황이나 현재의 부인 이야기는 아픈 상처를 들춰내는 것이라며 쓰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하숙생’은 해방 이후 가장 사랑받은 노래 중 하나다.그래서 본인도 ‘하숙생’을 제일 좋아할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다른 노래들도 다 좋아하는데,‘하숙생’은 정말 고마운 노래지요.”하고 답했다.언뜻 자신에게 곡을 준 작곡가들에게 예의를 다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쳤다. 변함없는 인기의 또 다른 열쇠는 성실함인 듯했다.“저는 우등상보다는 개근상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그동안 제가 재주 있다는 생각은 한번도 안해 봤습니다.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데다 손석우 이봉조 길옥윤 김호길 최창권 선생 등 한국 가요사의 내로라하는 작곡가들을 만난 것이 행운이었지요.” ●15대 국회의원 4년간 단 한 번 결석 1996년 경기도 안양시 동안 갑(甲)에서 국민회의 공천으로 출마해 15대 국회의원을 지냈다.유명 연예인이었던 만큼 그 전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을 알고 있었지만 정치에 입문한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의지였다고 한다. “제 스스로 새정치국민회의의 발기인으로 참여했어요.민주주의 국가라면 당연히 국민투표를 통해 정권이 교체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지요.정치하라고 누가 권하지도 않았습니다.그러다보니 공천을 받았고 선거에도 이겨 국회의원이 됐지요.” 16대 총선에서는 공천을 받지 못했다.아쉬움이 많았지만 요즘 정치권을 보면 오히려 그것이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가수나 소설가 등 전문 분야에 종사했던 사람들이 국정에 참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로 본다.국회의원들이 보통 논리로 무장돼 있는데 비해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정서적이어서 부딪침도 있지만 보완적이기 때문이다. ‘성실한 인간’ 최희준의 면모는 국회의원 시절에 잘 드러난다.“15대 국회 4년 동안 출석률 1위 의원이 누구인지 아세요.바로 접니다.4년 동안 지역구 행사 때문에 딱 한차례 결석했습니다.”국회의원 후보로 공천을 받기 전부터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에 살고 있다.멀어서 불편하지 않으냐고 물으니 “출마할 때 주민들에게 ‘이곳에서 살다가 죽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말한다.그래서 다시 “앞으로 공직에 나갈 일은 없을 것 같은데 이사를 해도 되지 않느냐.”고 하니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한다.정치인으로는 ‘천연기념물’에 가깝다는 생각을 하며 요즘의 탄핵 정국에 대해 얘기해 달라고 했더니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었는데 너무 꼬였다.”고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다른 얘기에서 그 답을 유추해볼 수 있었다.지금까지 1000번 이상 주례를 섰는데,보통 신랑신부의 얼굴을 보며 4분 안팎 얘기를 한다고 한다.요지는 ‘오래 산 부부의 표정을 보면 편안하고 보기에도 좋다.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참고 배려해야 한다.성장 과정이 다른 만큼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해야 한다.그래야 자식들도 잘 커나간다.’는 것이다. ●“가수로서 받은 박수 국민께 되돌릴 터” 하루에 한 시간씩 집 안의 운동기구에서 걷는 것으로 건강을 유지하지만 요즘에는 나이 먹은 것을 느낀다.몇년 전만 해도 안 그랬는데 이 아름다운 계절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까 자문해 보기도 한다.90년부터 부인과 함께 인덕원 성당에 나가고 있다.지난해 9월에는 성당 사목회 총회장을 맡았다. “노래하는 인생으로 깨끗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어떤 분야건 자기를 지킨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분명한 것은 자신을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 하고 또 그럴 의무가 있다는 것입니다.팬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또 형편이 되는 한,가수로서 박수를 받으며 잘 살아올 수 있게 해주신 데 대한 고마움을 국민께 되돌리는 일을 하겠습니다.” 이제 자유인이니까 정동극장 공연이 끝나면 해외 및 전국 순회공연에 나설 계획이다.이번 공연에는 임희숙과 최백호가 게스트로 출연한다.02-751-1534. 황진선기자 jshwang@seoul.co.kr˝
  • [인물] 종합부동산세 주도 ‘세무달인’ 이종규 실장

    “남들한텐 별 일 아닌 일이 저한텐 늘 특별한 일이 되는군요.” 9급으로 출발해 1급에 오른 이종규(李鍾奎·57)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화제에 오르는 것 자체가)결국 나 못났다는 얘기 같아 민망하다.”며 특유의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국세청에서 재경부 국장으로 옮겨올 때도 그랬다.지난해 4월 대전지방국세청장에서 재경부 재산소비세심의관에 발탁되자,언론은 “비(非)고시가 재경부 본부국장이 됐다.”며 앞다퉈 카메라를 들이댔다.이른바 ‘KS(경기고-서울대)’와 행시 출신들이 즐비한 재경부에서,시골세무서 출신의 그가 ‘로또복권에 당첨’(1급 승진에 대한 청와대 정찬용 인사수석의 비유)됐으니 ‘야단법석’을 떨 만도 했다.그가 20년 전에 쓴 ‘법인세법 해설’이 스테디셀러에 오르고,대학교재로 쓰일 때도 세상은 비슷한 수식어로 그를 조명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에게서는 이렇다 할 흥분도,희열도 찾기 어려웠다.“기분 좋은 일인 것만은 분명하지요.”라며 담담하게 웃는 얼굴에서 복잡한 심경이 전해져 왔다.동기야 어찌됐든 결과가 좋은 만큼 그럴듯하게 포장할 법도 하건만 그는 “고등학교 졸업후 대학에 가지 않은 것이나 고시를 보지 않은 것은 평생의 핸디캡이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고졸’ 창피 야간대학원 졸업 그는 1965년 충남 홍성고를 졸업했다.서울의 좋은 대학이 아닐 바에는 굳이 대학에 갈 필요가 있겠나 싶어 이듬해 9급 공무원 재경직시험을 쳤다.첫 배치받은 곳은 인천세무서.이때만 해도 세금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생각은 없었다.직장생활 중 입대(육군)해 ‘정보분석’을 맡으면서 “앞으로는 뭘 하든 전문가가 승산있겠다.”고 생각했다.그러다가 이력서에 매번 ‘고졸’이라고 쓰는 게 ‘창피해’ 뒤늦게 건국대 야간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76년)했다.재경부로 발령난 것은 74년.재산세·부가세·소비세·소득세 등 세제실 핵심부서를 사무관으로,과장으로 평균 두 번씩 돌았다.김진표(金振杓) 전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과는 ‘백지 위에 토지초과이득세와 금융실명제를 그리면서’ 각별한 동료애를 쌓았다. 그의 이력이 꽤 알려진 지금도 더러 전·현직 장관들은 “(고시)몇 회더라?”하고 묻곤 한다.지금이야 아무렇지 않게 “아,저는 아닌데요.”하고 받아넘기지만 젊은 시절에는 아픈 질문이었다.전문가로 승부를 걸어야겠다는 결심을 더욱 굳힌 계기이기도 하다.그러자면 낮시간만으로는 부족했다.새벽 2시에 일어나는 횟수가 잦아졌다.지금도 그는 취미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다. ●작년 부동산값 폭등때 사표? 그런 그도 부동산값이 폭등하던 지난해 어느 날 사표를 쓴 적이 있다.몇날 며칠 날밤을 새워가며 대책에 매달리다 보니 온몸의 기운이 꺼지고 회의가 치밀었다.그런데 실무과장(김문수 재산세과장)의 말이 걸작이었다.“지금은 너무 바쁘니까 (사표를 낼 때 내시더라도)일단 대책지시부터 해달라.”는 것이었다.머쓱해진 그는 사표를 주워담을 수밖에 없었다.1가구 3주택자 중과세방안이나 이른바 ‘땅부자세’로 불리는 종합부동산세(가칭) 밑그림이 모두 이때 이뤄졌다. “집을 몇 채씩 갖고 있어도 세금부담이 거의 없다 보니 부동산투기가 기승을 부리는 겁니다.선진국처럼 거래세는 낮추고 보유세는 높이는 쪽으로 틀을 다시 짜야 합니다.” 세제실장으로서의 가장 큰 짐도 이 부동산세제 개편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짓는 것이다.일부 계층의 조세저항이 예상되지만,그는 “선진세정으로 가는 과도기에 감내해야 할 고통”이라며 일축했다.실무자들도 혀를 내두르는 전문지식으로 촘촘하게 정책을 짜 밀어붙이는 강단은 그의 장점이다. 그러나 단점이기도 하다.‘국가경제의 큰틀 아래에서 세제가 움직여야 하는데 미시(세금)에는 강하되 거시(경제)엔 약하지 않으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조심스럽게 세간의 우려를 전했더니 의외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지적이다.부족한 점을 열심히 메워 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한다.“아무래도 취미생활(일찍 일어나서 공부하기)을 더 살려야겠다.”면서…. 안미현기자 hyun@˝
  • [탄핵정국-헌법학자 설문] 일반인 설문과 왜 차이나나

    헌법학 교수를 대상으로 실시한 서울신문 전화 조사결과를 보면 탄핵이 잘못됐다고 응답한 비율이 일반 시민·네티즌 조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일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탄핵이 잘못됐다.’는 응답은 문화일보 76.2%,연합뉴스 74.9%,한겨레신문 71.1%,동아일보 70.3%,MBC 70.0%,경향신문 67.6% 등으로 나타났다.이는 헌법학 교수에 비해 7∼15%포인트가량 높은 것이다.네티즌 조사에서는 비율이 더 높아 서울신문 홈페이지 79.4%,야후 82.7%,포털사이트 다음 84.8% 등이었다. 헌법재판소 결정 전망에서도 교수들은 56.3%가 ‘기각’ 의견을 나타냈다.이는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경향신문 68.5%,문화일보 75.1%,한겨레신문 62.9%보다 최대 18.8%포인트 낮은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교수의 경우 정치적·감정적 판단보다 법리에 입각해 신중하게 답변한 까닭으로 보인다.탄핵의 정당성 여부와 헌재 결정 전망을 묻는 질문에서 입장 표명을 유보한 사람이 각각 10.3%,31.1%를 차지한 것도 변수가 됐다. 이번 전화조사에서 답변을 준 교수 명단은 다음과 같다.▲강경근 숭실대▲강경선 한국방송통신대▲강태수 경희대▲계희열 고려대▲권형준 한양대▲김명규 단국대▲김문현 이화여대▲김배원 부산대▲김백유 한성대▲김상겸 동국대▲김수갑 충북대▲김승환 전북대▲김영천 서울시립대▲김영환 경주대▲김용화 호남대▲김욱 서남대▲김운용 성균관대▲김일환 성균관대▲김종서 배재대▲김학성 강원대▲김한성 연세대▲김형남 경성대▲김형성 성균관대▲김효전 동아대▲김효진 경운대▲남궁승태 대불대▲남기환 경기대▲남복현 호원대▲노기호 군산대▲류시조 부산외국어대▲명재진 충남대▲문광삼 부산대▲문재완 단국대▲문종욱 충남대▲민경식 중앙대▲박남규 창원대▲박병섭 상지대▲박수혁 서울시립대▲박인규 공주영상정보대▲박정원 국민대▲박종보 한양대▲변해철 한국외국어대▲서경석 광주대▲석종현 단국대▲소진운 군산대▲손병기 목원대▲송길웅 부경대▲송석윤 성신여대▲신광휴 한국외국어대▲심경수 충남대▲양진 한양대▲오동석 아주대▲윤명선 경희대▲윤재만 대구대▲은숭표 신라대▲음선필 순천향대▲이관희 경찰대▲이금옥 순천대▲이기철 위덕대▲이덕연 연세대▲이동훈 세명대▲이명구 한양대▲이상돈 고려대▲이승우 경원대▲이시우 서울여대▲이영우 목원대▲이완율 동의대▲이윤환 건양대▲이인호 중앙대▲이재명 안동대▲이준구 경북대▲이헌환 서원대▲이흥용 건국대▲장명봉 국민대▲장영수 고려대▲전일주 진주산업대▲전정환 원광대▲정순훈 배재대▲정연철 동의대▲정영화 서경대▲정정부 동부산대▲정태호 경희대▲최용기 창원대▲최용전 경북전문대▲허전 충북대▲허종열 서울교대▲황무임 안양대(이상 87명)˝
  • [고용있는 성장으로](3)창업실패에서 배워라-창업자질 테스트

    예비 창업자들을 위해 미국의 창업전문가 바움백이 개발한 창업 자질 테스트를 소개한다.각 항목에 그렇다(3점),간혹 그렇다(2점),그렇지 않다(1점)로 답한 뒤 점수를 합산한다. 1.다른 사람과의 경쟁 속에서 희열을 느낀다.( ) 2.보상이 없어도 경쟁이 즐겁다.( ) 3.신중히 경쟁하지만 때로는 허세를 부린다.( ) 4.앞날을 생각해 위험을 각오한다.( ) 5.업무를 잘 처리해 확실한 성취감을 맛본다.( ) 6.일단 결심한 일이면 뭐든 최고가 되고 싶다.( ) 7.전통에 연연하긴 싫다.( ) 8.일단 일을 시작하고 나중에 상의한다.( ) 9.칭찬 받기보다는 업무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 10.남의 의견에 연연하지 않고 내 스타일대로 한다.( ) 11.나의 잘못이나 패배를 잘 인정하지 않는다.( ) 12.남의 말에 의존하지 않는다.( ) 13.웬만해서는 좌절하지 않는다.( ) 14.문제가 발생했을 때 직접 해결책을 모색한다.( ) 15.호기심이 강하다.( ) 16.남이 간섭하는 것을 못 참는다.( ) 17.남의 지시를 듣기 싫어한다.( ) 18.비판을 받고도 참을 수 있다.( ) 19.일이 완성되는 것을 꼭 봐야 한다.( ) 20.동료나 후배가 나처럼 열심히 일하기를 바란다.( ) 21.사업 지식을 넓히기 위해 독서를 한다.( ) 평가결과 63점 이상이면 ‘매우 좋은’ 창업자 자질을,52∼62점이면 창업자로 ‘좋은’ 자질을 갖고 있다.또 42∼51점이면 창업자로서 ‘보통’의 자질을,41점 이하면 창업자로서 자질이 ‘매우 부족’하다.˝
  • '고품질’ 드라마는 안뜬다?

    시청자·언론·평론가들이 모처럼 ‘삼위일체‘가 돼 재미와 감동을 주는 드라마다운 드라마라는 호평을 쏟아내는 작품이 있다.KBS 2TV의 수목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노희경 극본 ). ‘거짓말’,‘화려한 시절’ 등 일련의 문제작을 집필했던 노희경 작가의 탄탄한 대본과 감칠맛 나는 대사가 빛을 발하고,고두심·배종옥·주현 등 중견 연기자와 김흥수·한고은 등 젊은 연기자들의 완벽한 조화,담백하고 깔끔한 연출 등 어느 것 하나 나무랄 데가 없다.하지만 평균 시청률은 고작 7%대.지난주 막을 내린 ‘천국의 계단’과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천생연분’의 틈바구니에서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것. 이 드라마,도대체 왜 안 뜨는 걸까? ●현실적인 너무나 현실적인 우선 ‘꽃보다…’에는 팬터지가 없다.꿈을 꿀 수 없을 정도로 현실감이 뛰어나다는 것이 오히려 흠.미천한 여주인공이 재벌 2세의 맹목적 사랑을 얻고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잘 생긴 검사를 잡아 보란듯이 신분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환상과 대리만족의 희열은 애초에 글렀다. 되레 현실의 모순들만 환기시켜 줄 뿐이다.딴살림 차린 남편 앞에서 바보같이 순종적인 엄마의 모습은 맞바람으로 ‘복수의 칼’을 빼든 요즘 여성 캐릭터와 달리 답답함을 준다.총각 영민의 사랑을 받는 이혼녀 미옥은 영민의 가족들로부터 무시당하고 난 뒤 “내가 대단하지.”라는 울음 섞인 자조를 토해내고,여대생을 좋아하는 전과자 재수에게 돌아오는 것은 “넌 대학생도 아니고 돈도 없어.집안도 별로고 인물도 안 좋아.그런데 쟤가 뭐하러 널 좋아하냐?”라는 냉소 뿐이다. 김종식 KBS 드라마 제작국장은 “시청률보다는 진실된 드라마를 추구한다.”며 “공영방송 KBS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자부심을 나타냈다.그러나 굳이 TV를 켜지 않아도 접할 수 있는 신물나도록 낯익은 진실에서 시청자들은 구질구질한 현실만 확인하는 것은 아닐까? 여기에는 그간 재벌,불륜,복수,삼각관계 등 온갖 자극적 양념을 뿌려온 방송사의 책임도 크다.‘꽃보다…’의 시청률 저조의 외적요인으로 경쟁 드라마의 선정성을 꼽은 한 관계자는 “사회도 어려운데 드라마가 너무 무겁고 어둡다라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빈약한 볼거리 서민 드라마 ‘꽃보다…’에는 화려한 의상,미끈한 외제차 등 눈요깃거리가 없다는 점에서 볼 때 시청률 공식에서 한참 비켜서 있는 드라마다.스토리가 황당하거나 허술하다는 비판도 이른바 신세대 ‘몸짱·얼짱’스타가 뜨면 다 용서되는 게 현실.‘천국의 계단’이 과분한 인기를 누렸던 것은 뭐니뭐니해도 권상우라는 ‘흥행수표’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제작진은 ‘천국의 계단’ 종영으로 당초 목표 시청률(15%)을 올릴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그러나 SBS가 이번 주부터 내보낸 ‘햇빛 쏟아지다’ 역시 송혜교·류승범·조현재라는 스타시스템을 가동,‘꽃보다…’가 선발 주자로서의 이점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욕할 인간이 없군 욕하면서 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드라마 속의 극명한 선악갈등은 재미를 극대화하는 요소.어느 드라마나 착하고 예쁜 주인공을 못살게 구는 밉살맞은 캐릭터들이 상존하고 있으며 시청자들은 그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거나 마음속으로 돌을 던지며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그러나 ‘꽃보다…’를 보다 보면 누구 하나를 꼬집어 욕할 수 없다.처자식 버린 아버지가 몸아픈 젊은 부인에게 쏟는 애틋한 마음을 보면 한편으론 측은함을 느끼게 된다.사고뭉치 막내아들도 엄마에게는 더 없이 싹싹한 효자라 미워할 수만도 없고,미옥을 거절하는 영민 가족들의 행동도 이해할 수 있다.한마디로 이 드라마에는 ‘욕먹어도 싼’ 인물이 없다. 이렇게 모호한 선악개념은 가뜩이나 복잡한 머리를 더욱 싸매게 만든다.사는 것이 고달프고 스트레스 강도가 심해질수록 그저 때리고 부수는 액션 영화만을 찾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로 ‘꽃보다…’와 같은 `고품질’ 드라마가 외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떠나볼까-횡성의 겨울

    강원도 횡성은 사계절중 겨울 나들이가 특히 잘 어울리는 곳.눈이 풍부하고,스키장,휴양림 등이 많아 한 겨울에도 나들이객들이 항상 붐빈다.험하디 험한 치악산 정상에 올라 온통 하얗게 변한 세상의 가운데 선 듯한 희열을 느껴보자.청태산 자연휴양림을 찾아 스릴 넘치는 산악스키에 도전해도 좋다.뽀얗게 연기를 피우며 숯을 굽는 참숯가마들을 찾아가 건강에 그만이라는 숯가마찜과 참숯 삼결살 구이 맛을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겨울의 한복판,강원도 횡성을 찾았다. ●첫번째 이야기…청태산 휴양림 “산악스키의 매력은 ‘자연의 맛’이죠.긴 시간의 줄서기,리프트,잘 다져진 슬로프 등으로 대변되는 인공 스키장에선 도저히 느낄 수 없는 것이죠.” 강원도 횡성군 청태산 자연휴양림.서울서 산악스키를 타러 왔다는 김명주(31)씨의 산악스키 예찬은 끝이 없다.리프트가 아닌,두 다리의 힘으로 헉헉 숨소리를 내며 자연설 쌓인 임도를 오르는 김씨와 그의 친구들의 모습에서 야성이 엿보인다.청태산 자연휴양림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산악스키학교가 상설 운영되는 곳.대한산악스키협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난달 15일부터 2월 말까지 운영중이다. 스키는 5㎞의 순환 임도(林道)에서 즐긴다.휴양림 주변으로 이어져 있는 임도는 경사가 가파르지 않고,오르막 내리막이 적절히 반복돼 일반인들이 스키를 즐기기에 적당하다. 올해는 적설량이 지난해보다 적지만 스키를 타기엔 별로 불편함이 없다.스키 경험자들은 처음엔 스키장의 다져진 눈에 익숙해 약간 어색하다.그러나 수북하게 쌓인 자연설을 헤쳐나가다 보면 이내 산악스키에 익숙해진다.눈보라를 일으키며 소나무숲 사이의 임도를 달려 내려오는 기분은 표현하기 어려을 만큼 상쾌하면서 짜릿하다.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는법.스키를 신은 채 끌듯이 올라가기도 하고,V자 걸음을 걷기도 한다.뒤로 미끄러지지 않도록 산악스키엔 일반 알파인 스키와 다른 전문 바인딩을 쓴다.발 뒤꿈치가 바닥에서 떨어져 쉽게 올라갈 수 있다.또 스키 바닥엔 인조가죽에 털을 붙인 ‘씰’을 부착한다.뒤로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해준다. 스키학교에선 강태용(36) 학교장을을 비롯한 10여명의 강사들이 스키강습을 실시한다.강씨는 대학교 때까지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활약했다. “체력이 좋은 10대,20대가 많이 올 것 같지만 실제로는 30대에서 가장 많이 즐깁니다.여성도 꽤 많아요.” 스키학교엔 스키 숙련자 및 초보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숙련자는 업 다운 요령 등에 대한 간단한 설명만 들으면 별도의 강습 없이 곧바로 임도에서 스키를 탈 수 있다.초보자는 평지에서 걷기 및 산악에서 타기 등에 대해 2∼4시간 교육을 받아야 한다. 렌털료는 2만원.스키와 바인딩,부츠,폴,씰 등 장비 일체가 준비돼 있다.강습료는 단체일 경우 1인 3만원,가족 또는 개인별로 받으면 1인 8만원.문의 대한산악스키협회(02-573-9048). 대한산악연맹도 3박4일 일정의 산악스키캠프를 19∼22일,3월4∼7일 두차례 연다.참가비는 장비 일체와 숙박,식사,보험료,강습 등을 모두 포함해 34만원.장비 지참시 32만원.강습과 투어는 용평리조트 및 대관령,소황병산 일대에서 진행된다.문의 대한산악연맹(02-414-2750,016-9591-1531). ■산악 스노보드도 색다른 맛 청태산 자연휴양림에 갔다가 우연히 별난 젊은이를 보고 참 놀랐다.스노보드를 타고 좁은 등산로를 따라 유유히 내려오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북부지방산림관리청이 관할하는 청태산 휴양림 직원 최종수(28)씨.보드 마니아인 그는 틈만 나면 청태산에서 보드를 탄다고 했다. “올핸 눈이 적게 와 타는 맛이 작년보다 덜해요.좁은 등산로를 따라 쏜살같이 내려오다 보면 스릴감이 끝내줍니다.” 너무 위험하지 않으냐,다져지지 않은 자연설에 보드가 빠지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제 개인 생각일 수 있지만 사람에 부닥치기 일쑤인 스키장 슬로프보다 오히려 덜 위험하게 느껴져요.청태산 자체가 워낙 완만하기도 하고요.”라고 답한다. 보드는 원래 다져진 눈이 아닌 자연상태의 눈에서 즐기기 위해 개발됐다고 그는 설명했다.폭이 좁은 스키는 자연설에 빠지기 쉽지만,보드는 웬만해선 빠지는 경우가 없다고. 최씨를 옆에서 지켜본 휴양림 소장 남해인씨도 최근 보드를 탄다.등산로엔 아직 못 올라가지만 휴양림내 완만한 경사지에서 기술을 익히며 ‘등산’ 을 준비하고 있는 것.남씨는 “일단 슬로프가 아닌 곳에선 스키든,보드든 그 맛이 너무 색다르다.”며 어서 최씨처럼 보드를 메고 산에 오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번째 이야기…치악산 구룡사 ‘계속 올라갈까,그냥 포기하고 돌아 내려갈까?’ 치악산에 처음 오르는 이들은 십중팔구 이같은 고민에 빠진다.눈이 쌓여 등산로가 미끄러운 요즘 같은 겨울엔 이같은 고민이 더욱 커지게 마련.치악산은 그만큼 험하다. 하지만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한 굽이를 돌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치악의 산세는 반복되는 고민속에서도 쉽게 발길을 돌리지 못하게 한다.거친 여정 후의 상쾌함을 맛보고 싶다면 치악산이 제격이 아닐까. 험하지만 정상까지 가장 거리가 짧은 구룡사∼비로봉(1288m) 코스를 택했다.영동고속도로 새말IC에서 구룡사 아래 주차장까지 걸린 시간은 차로 10분 정도.여기서 다시 10분 이상 걸어야 구룡사 원통문에 닿는다. 원통문 너머 사찰까지는 금강송 군락지.아득하게 높이 자란 수백년 수령의 금강송들이 절 입구까지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이곳 금강송은 조선시대 궁궐의 황장목으로 쓰여 일반인의 벌목을 금지하는 황장금표(강원도 지방기념물 제30호)가 표지로 남아 있다.하얀 눈옷까지 입고 늘어선 금강송들은 구룡사 겨울풍경의 백미다. 구룡사에 얽힌 전설이 재미있다.신라 문무왕때 지금의 대웅전 터에 연못이 있었고 그 안에 용 9마리가 살았다.의상대사는 터가 좋은 연못을 메워 절을 지으려고 용들과 도술시합을 했다.용들이 먼저 솟구쳐오르자 뇌성벽력과 함께 산들이 모두 잠겼으나,의상은 비로봉과 천지봉에 줄을 걸어 배를 매놓고 그 안에서 잠을 잤다고 한다.이어 의상이 부적 한 장을 그려 연못에 넣자 물이 부글부글 끓어올랐고,용들은 뜨거워 날뛰며 달아났다. 사천왕문을 지나 돌층계를 오르니 보광루다.그런데 누각 아래를 지나 마당 너머 보여야 할 대웅전이 보이지 않는다.지난해 9월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해 전소됐다고 한다.빗살문과 정자(井字)문,그리고 내부의 겹층 닫집이 아름답기로 유명했는데…. 구룡사 위로 이어진 구룡계곡과 큰골을 따라 세렴폭포까지 이어지는 등산로는 넒고 평탄하다.중간중간 구룡소,선녀탕,세렴폭포 등 명소들이 자리잡고 있다.계곡은 꽁꽁 얼어붙었다.얼음속으로 이따금씩 희미하게 물소리가 새어나올 뿐,계곡은 적막하기 그지없다. 본격적인 산행은 세렴폭포를 지나서부터.사라리병창길을 지나 비로봉으로 오르는 길을 택했다.수백개의 계단과 바위 길이 상당히 가파르다.가끔씩 나무에 매어놓은 밧줄이나 잡목 뿌리를 잡고 산에 오르길 30여분.등줄기에 후줄근히 땀이 흐른다. 해발 800m 이상 올라가니 발목까지 올라오는 눈 때문에 조금만 한눈을 팔아도 발이 미끄러진다.아이젠을 착용했어도 상당히 조심스럽다. 8부 능선에 이르면 비로소 처음으로 시원하게 아래를 조망할 수 있는 지점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천지봉과 태기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왼쪽으론 투구봉,토끼봉이 한눈에 들어온다.정면엔 사다리병창 아래로 구룡사가 손마닥만하게 자리잡고 있다.정상에 올라가기가 힘에 부친다면 여기까지만이라도 올라와야 치악의 산세를 반쯤은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곳에서 정상까지 30분 남짓 강행군한 끝에 비로봉 정상에 올랐다.칼바람이 부는 정상 위엔 돌탑 3개가 나란히 쌓여 있다.그 와중에 양지바른 곳에 자리잡고 라면을 끓여 소주를 마시는 이들이 눈에 띈다. 비로봉 정상에서 보는 조망은 치악산 산행의 압권.비로봉은 북쪽의 삼봉∼투구봉∼토끼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남쪽의 향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북동쪽의 천지봉,태기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즉 3개의 능선이 모이는 곳.사방을 둘러보아도 더 높은 산은 보이지 않고,멀리 눈 덮인 산자락들이 새파란 하늘과 맞닿아 파노라마처럼 돌아간다. 주차장∼구룡사∼사다리병창∼비로봉 코스는 왕복 7시간 정도 필요하다.내려올 때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 세렴폭포 부근 통제소에서 오후 1시 이후엔 입산을 통제한다. 글 치악산(원주) 임창용기자 sdragon@ ●세번째이야기…숯가마와 삼겹살 치악산 인근 횡성과 원주 일대엔 참숯을 구워내는 숯가마들이 많다.산행이나 스키를 즐긴 후 숯가마를 찾으면 참숯 굽기 구경은 물론 숯가마 찜질과 참숯 삼겹살 구이를 맛볼 수 있다. 구룡사 입구에서 나와 횡성군 우천면 방향으로 20여분쯤 가면 6번 도로 왼쪽으로 ‘강원둔내참숯마을’이 나온다.온통 눈으로 덮인 산자락 한 편에 자리잡은 숯가마 굴뚝에서 하얗게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양이 참 아름답다. 숯을 굽는 과정은 간단치 않다.벽돌과 흙으로 만든 숯가마 안에 토막낸 참나무를 가득 채운 뒤 4∼5시간 불쏘시개로 불을 붙인다.이후 참나무는 4일 동안 스스로 탄다.5일째 되는 날 온통 새빨갛게 변한 불덩이들을 기다란 부삽으로 퍼내 흙구덩이에 파묻는다.이틀 정도 흙속에서 잠을 재운 뒤 꺼내면 가볍고 단단한 참숯이 나온다. 숯을 꺼낸 숯가마는 찜질방으로 최고 인기.가마속 온도가 70도 정도 되면 들어갈 수 있다.서울 고덕동에서 왔다는 50대 남성은 “숯가마 찜질이 주는 상쾌함은 도시의 첨단 찜질방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다.”며 시간만 나면 숯가마를 찾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들어가 보니 따끈함이 느껴지면서도 전혀 끈적거림이 없는 게 일반 찜질방과 차이가 느껴진다. 숯가마 밖은 영하 10도 내외.숯가마 입구에 매단 거적을 밀치고 나오면 산골의 찬바람이 몰려들지만,한기보다는 시원함이 느껴진다.마치 온탕과 냉탕을 오가듯 숯가마를 서너번 들락거리다 보니 1시간이 훌쩍 지나간다.요금은 5000원.가운은 빌려준다.샤워실이 따로 없어 수건으로 땀을 닦아내거나 바람에 말려야 한다. 이곳에서 빠질 수 없는 게 참숯 삼겹살 구이.숯을 꺼낼 때 쓰는 부삽에 삼겹살을 깔고,시뻘건 숯이 가득 든 가마에 3초 동안 넣었다 뺀다.일명 ‘삼초구이’로 불리는 삼겹살 구이법.하지만 실제로는 서너번 넣었다 빼야 먹기 좋게 적당히 익는다. 고소한 삼겹살 맛도 맛이려니와 먹을 때 콧속에 스며드는 참숯향이 향기롭다.이같은 삼초구이는 손님이 적거나 특별한 경우에만 가능하고,보통은 참숯을 피운 화덕에 석쇠를 놓고 삼겹살을 구워먹는다.1근(500g)에 1만원.주인이 내주는 신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더 맛있다.(033)342-0949.다양한 용도의 참숯과 목초액도 구입할 수 있다.(033)342-0949. ‘강원참숯’도 숯가마찜질로 유명한 곳.강원둔내 참숯마을에서 6번 도로를 타고 횡성 방향으로 가다가 정금리에서 우회전해 13번 도로를 타고 5분 정도 가면 나온다.(033)342-4508.이밖에 우천면 오원리의 ‘경원참숯’(033-342-0413),서원면 유현리의 ‘서원참숯’(033-344-5508)에서도 숯가마찜질을 할 수 있다. 글 횡성 임창용기자 sdragon@ ■구룡사 가는 길 ●교통 영동고속도로 새말나들목에서 빠져 우회전해 42번 국도(원주 방면)를 탄다.2㎞쯤 가면 학곡리 3거리가 나온다.여기서 개울을 따라 좌회전해 4.5㎞쯤 가면 구룡사 입구에 닿는다.원주역,시외버스터미널에서 구룡사 입구까지 시내버스가 있다.동신운수(761-3135). ●숙박 치악산장(731-8539),옥스포드산장(731-5678),피닉스산장(343-1555),코레스코(343-8978) 등 치악산 주변으로 여관과 산장이 많다.비둘기민박(731-3934),구룡민박(732-5667) 등 구룡사 입구의 80여가구가 민박도 친다. ■ 청태산 가는 길 ●교통 영동고속도로 둔내IC에서 빠져 6번도로를 타고 둔내면 방향으로 가다 보면 시내 못 미쳐 오른쪽으로 청태산휴양림 가는 길(17번도로)이 나온다.휴양림까지 이정표가 잘 표기돼 있다.둔내IC에서 휴양림까지 20분 정도 소요. ●숙박 숙박은 휴양림내 ‘숲속의집’이 쾌적하고 편하다.숙박료는 평형에 따라 1만 5000원(4평형),4만 4000원(7평형),5만 5000원(9평형),7만원(17평형).겨울에도 1개월 전 인터넷(www.huyang.go.kr)을 통해 예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따라서 주말은 숙박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그러나 평일엔 빈 방이 있기 때문에 예약을 못 했더라도 숙박할 수 있다.휴양림 숙박이 여의치 않으면 성우리조트 인근의 여관이나 민박을 이용하면 된다.(033)343-9707. ■겨울산행 주의할 점 겨울산엔 눈이 많이 쌓여 있고 기온이 매우 낮으므로 세심한 준비와 주의가 필요하다.아이젠,방한복과 방한모,방수 등산화 및 장갑은 기본.옷이 젖을 경우에 대비해 여벌의 옷도 하나쯤 챙기자.등산화 속으로 눈이 스며들지 않도록 행전(스패츠)도 필요하다.비상식량과 물도 준비하자. 눈이나 비 등 해당지역의 기상특보 여부도 확인하자.기상청 홈페이지(www.kma.go.kr)를 참조하면 된다. ■ 산악스키대회 열려요 오는 15일 청태산 자연휴양림내 순환 임도에서 ‘제3회 산림청장배 산악스키대회’가 열린다.출발점에서 30초 간격으로 개별 출발해,최단 시간에 거리별 코스를 완주해 도착한 시간기록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남·여별로 주니어부,청년부,장년부,단체부로 나뉘어 진행되며,부문별 시상도 한다.산악스키 장비는 렌털이 가능하다. 참가신청은 대한산악스키협회 홈페이지(www.mountski.org)에서 신청서를 다운로드해 이메일(mounski@monutski.org),또는 팩스(02-573-9058)로 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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