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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럽·주점 다 열어놓고 ‘2단계’… 정부부터 방역매뉴얼 안 지켰다

    클럽·주점 다 열어놓고 ‘2단계’… 정부부터 방역매뉴얼 안 지켰다

    실내 50인 모임 등 금지 아닌 ‘자제 권고’“강제력 없어 사실상 후퇴한 조치” 지적1명이 1.5명 감염 시켜… 확진 폭증 우려 “방역요원 확대 등 실효적인 내용 없어당장 확산세 막을 강력한 메시지 필요수도권 3단계·지방 2단계로 격상해야”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정부가 16일 서울·경기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그러나 상당수 조치가 ‘강제’가 아닌 ‘권고’ 수준에 그쳤고, 코로나19 확산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유흥주점은 영업을 계속하게 해 ‘무늬만 2단계, 실제로는 1.5단계’라는 비판이 나온다. 일부에선 전국적 확산 기로에 선 엄중한 상황인 만큼 수도권은 3단계로, 지방은 2단계로 올리는 등 더 강한 조치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지난 6월 2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밝힌 단계별 주요 방역조치에 따르면 2단계에선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고 이를 행정명령으로 강제해야 한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이번에 서울·경기에 2단계 조치를 내리면서도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모임을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강제력이 전혀 없다. 클럽 등 유흥주점, 단란주점, 감성주점 등도 방역수칙을 강화하되 영업은 계속 하게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매뉴얼대로라면 2단계에선 유흥주점 등 고위험시설은 문을 닫아야 한다. 결국 정부가 규정한 지침을 정부 스스로 위반해 버린 셈이다. 방역당국은 이번 조치를 2주간 시행하고, 2주 후나 그 이전에라도 상황이 더 악화한다면 고위험시설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도권 확산세가 너무 빨라 시기를 늦출수록 희생자가 더 생겨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프로축구는 무관중 경기로 전환하면서 노래방과 술집은 그대로 영업하게 한 이유가 뭔가”라면서 “만약 200명대 환자가 사나흘 연속 나오면 그때 가서 문을 닫겠다고 할 텐데, 하루가 다르게 환자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에 사나흘 뒤면 늦는다. 지금 유흥주점 문을 닫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본부장은 “지금 상승 커브를 꺾지 않으면 2차 파동으로 이어질 게 뻔하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감염병 ‘재생산지수’는 1.5 내외다. 재생산지수란 감염병 환자 1명이 얼마나 많은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지 보여 주는 지표다. 하루 만에 확진자 수가 배로 증가할 수 있다. 감염 경로를 명확히 알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환자가 14%까지 치솟았으니, 머뭇거릴수록 방역 구멍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조치가 한 박자씩 늦고 긴장감을 높일 만한 강력한 메시지가 없다”면서 “말은 2단계로 높였다고 하는데 방역요원들을 수도권에 더 배치해 적극적으로 추적해서 일시에 기세를 꺾겠다는 실효적 내용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재갑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발표한 서울·경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은 경제적 타격을 의식한 ‘보여 주기식’이라며 “전국적 지역 전파의 조짐이 보이고 있으니 수도권은 3단계로, 지방은 2단계로 올려 한 단계 빨리 가야 한다. 방역은 시간이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재명 “개인투자자, 일방적 희생…박용진 의원에 감사”

    이재명 “개인투자자, 일방적 희생…박용진 의원에 감사”

    이 지사, 지난 13일에도 “공매도 금지 연장” 주장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공매도 금지 연장 관련 법안 발의’ 계획을 밝힌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시 금지된 ‘공매도 금지’를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추가 연장해야 한다며 국회의 협조를 당부한 바 있다. 그러자 박 의원은 15일 “공매도 금지 기간 연장과 공매도 룰 위반사범에 대한 처벌강화 및 제도적 개선 작업의 필요성을 제안한 이 지사님 주장의 취지에 공감한다”며 공매도 금지 기간과 관련 제도적 개선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우리 주식시장의 공매도 제도는 여러 장단점이 있지만, 개인투자자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 간 기회 불평등과 불공정성으로 개인투자자를 일방적으로 희생시키고 있다”며 “자본시장은 시장경제의 핵심인 자본조달을 용이하게 하는 장이므로, 주가 부양을 위해 정부재정을 투입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위기 상태에서 공매도 재개는 아무 문제가 없는지, 현재와 같은 방식의 공매도 제도를 유지해야 하는지 등에 대하여 국회에서 깊이 있는 검토와 충분한 대안을 마련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그는 “재벌 등 우리 사회 강자들의 부당한 횡포를 시정하기 위해 누구보다 애쓰시는 (박용진) 의원님께서 공정한 자본시장을 위한 대안 마련에 나서주심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저는 초선 시절인 2016년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 후 신주 발행가격 확정 전까지 공매도 거래를 전면금지’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법의 개정을 발의한 바 있다”며 “이번 정기국회를 통해 이 지사님이 제안하신 내용과 공매도를 둘러싼 전문가와 개미 투자자들, 시장의 다양한 의견을 잘 수렴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제도개선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팔고,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이다. 금융위원회는 코로나19로 폭락 장세가 이어지자 올해 3월 16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28년 워싱턴 위안부운동 “순수 자원봉사, 끝까지 포기 안했다”

    28년 워싱턴 위안부운동 “순수 자원봉사, 끝까지 포기 안했다”

    미 하원 위안부결의안 통과 일역 ‘정대위’28년 워싱턴 위안부 운동사 엮은 책 발간“이름없는 헌신 녹아있다는 것 알리고파”“자비도 들여 운영, 모금이 가장 힘들어”결의안 통과 비결 “무조건 포기 않는 것“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정대위)가 1992년 비영리 단체로 활동을 시작한 뒤 많은 활동가들이 자비를 들여 운영해 왔습니다. 순수 자원봉사로 운영하니 지금도 사업자금 모금이 가장 힘듭니다.” 헬렌 원 정대위 회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었던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아난데일의 한 식당에서 ‘위안부: 미국에서 정의와 여성 권리를 위한 운동’(영문판) 출간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말했다. 워싱턴 정대위는 2007년 미국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되는 역사적 성과를 거둘 때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버니지아주 페어팩스 정부청사 안에 위안부 기림비 평화가든을 조성하는 등 일본의 만행을 미국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저자인 이정실 정대위 이사장은 “2018년 여름에 착수해 2년 만에 400쪽이 넘는 책을 냈다. 지난 28년간 정대위와 워싱턴 국회 및 정계에서 벌어진 위안부 운동의 역사를 엮어낸 첫 번째 책”이라며 “위안부 운동의 성과에 이름 모를 많은 사람의 헌신이 녹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위안부 결의안의 주역이었던 마이크 혼다 전 미 하원의원은 책 속 인터뷰에서 “(2007년) 결의안 통과는 시작에 불과했고, 우리는 아직도 끝을 내려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사과해야 할 사람들은 역사를 부정한다.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 우리 모두는 희생자들에 대한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책에는 첫 위안부 학술 콘퍼런스를 개최했던 바니오 전 조지타운 한국학 교수, 위안부를 여성뿐 아니라 계층 및 인종이 결부된 종합적 문제로 분석해 여성학계의 관심을 확대한 마거릿 스테츠 델라웨어대 여성학과 교수, 한국 위안부 운동이 어떻게 전 세계적 연대로 발전했는지를 연구한 구양모 노르위치대 정치학과 교수 등의 이야기가 실렸다. 또 2000년 김순덕 할머니 등이 위안부들의 아픔을 담아 그린 작품들도 사료로 기록됐다. 이 이사장은 위안부 결의안 통과에 일역을 담당한 경험을 묻자 “무조건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위안부 결의안은 15년간 미 국회 문을 열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또 김광자 이사장은 최근 부실회계 의혹을 받는 한국 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현 정의기억연대)에 대해 “이름은 비슷하나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글·사진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인도 히말라야 ‘해골 호수’에 18세기 지중해 동부 사람 유골이 왜?

    인도 히말라야 ‘해골 호수’에 18세기 지중해 동부 사람 유골이 왜?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히말라야 산맥에는 난다 데비(해발 고도 7816m) 봉우리가 있다. 인도인들이 신성시하는 인도 최고봉이다. 그 아래 해발 4800m 고원 지대에 산정호수 루프쿤드(Roopkund)가 있다. 아주 조그맣고 물빛이 아름다운 호수다. 빙하가 녹는 여름과 가을에만 전모를 드러낸다. 평균 수심은 2m, 가장 깊은 곳이라야 3m 밖에 안된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인도의 산림 감시요원인 하리 키샨 마드활이 배로 이 호수를 건너다 맑은 물 아래 이상한 물체들이 보여 유심히 살펴봤다. 호수 바닥에 사람 유골과 유해들이 잔뜩 널려 있었다. 500구 정도 된다. ‘해골 호수’란 별명을 얻었다. 영국 BBC가 지난 5일(현지시간) 이제껏 드러난 유골의 정체를 3분 남짓의 동영상으로 요약해 눈길을 끈다. 80년 전 영국 정부는 이들 유골이 인도를 침략하려던 일본 군인들의 것이 아닌가 의심했다. 하지만 유골들은 한눈에 봐도 아주 오래된 것이었다. 비록 일부 유골에는 살이 그대로 붙어있긴 했지만 분명 오래된 것이었다. 이들 유해의 정체를 둘러싼 추측은 세 갈래였다. 아주 먼 옛날 고대 인도군 병사들이 히말라야 넘어 전쟁을 치르고 돌아오던 길에 몰살됐다는 것, 역병을 피해 달아나던 이들이 집단 순교했다는 것, 난다 데비 여신을 보러 가면서 어느 왕이 신발을 벗으라는 예지자의 조언을 무시하고 신발을 신고 올랐다가 여신이 우박으로 벌을 내려 호수에 모두 빠져 희생됐다는 것이었다. 마지막 내용은 인도의 유명한 민요로 전해진다. 일부 유해는 정말로 둥그런 물체에 맞은 상처가 나 있었다. 무기도 발견되지 않았다. 함께 있던 종교 적 액세서리 등이 후자의 추측과 맞아떨어져 보였다. 남녀는 물론, 어린 아이들까지 포함돼 있었다. 그렇다고 친인척도 아니었다. 여인들이나 아이들이나 건강했던 것으로 추정돼 전쟁이나 역병에 당한 것으로도 보이지 않았다. 해서 연구자들은 9세기쯤 남아시아의 힌두교 순례자들이 무슨 이유에선가 이곳에서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런데 지난해에야 유해 38구에서 검출한 DNA 조사 결과가 발표됐는데 깜짝 놀랄 만했다. 세 가지 인종적으로 다른 집단 출신들이 뒤섞여 있다는 것이었다. 23구는 현재의 인도 땅에서 왔고, 단 한 구만 지금의 동남아시아 출신이었다. 나머지 14구는 지중해 동부에서 온 이들이었다. 그래서 학자들 중에는 기원 전 2세기부터 1세기 사이에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진 그리스-인도 왕국의 실체를 입증하는 한 증거로 해석하는 이도 있었다. 그런데 방사성 탄소 연대로 측정한 결과, 이들 지중해 동부 사람들은 기원전이 아니라 18세기쯤 이곳에 왔으며, 남아시아 인들도 7세기부터 10세기까지 이곳에서 삶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무려 1000년의 간격을 둔 유골들이 뒤섞여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이 죽음을 맞은 이유도 제각각일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이 호수는 각기 다른 시대 사람들이 선택한 일종의 임시 매장지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500개 유골 가운데 아주 일부만 DNA 검사를 했을 뿐이니 섣불리 결론을 내릴 단계는 아니다. 해마다 빙하가 녹으면 이 호수의 유골들이 모습을 드러내지만 완벽하게 정체를 파악하려면 어쩌면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지지율 떨어지니 토착왜구 프레임” 김원웅 광복절 축사 파장(종합)

    “지지율 떨어지니 토착왜구 프레임” 김원웅 광복절 축사 파장(종합)

    광복회장 “이승만, 친일파와 결탁” 기념사 논란통합당 “깜냥도 안 되는 광복회장의 망나니짓”민주당 “통합당, 친일파의 대변자냐” 날 세워진중권 “국가주의·민족주의 편향 다 경계해야” 김원웅 광복회장의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를 두고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광복회장 자격이 없다”며 맹비난했고,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친일파의 대변자냐”라며 날을 세웠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역사와 보훈의 문제를 처리하는 데서 국가주의와 민족주의 편향을 모두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승만이 국부라고 광복절에 건국절 데모를 하는 국가주의 변태들과, 5·18 광주에서도 불렀던 애국가까지 청산하자고 주장하는 민족주의 변태들의 싸움. 둘 다 청산 대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원웅씨는 전두환이 만든 민정당 출신이죠. 광주학살의 원흉들에게 부역한 전력이 있는 분이 어떻게 ‘광복회장’을 할 수가 있나요”라고 썼다. 이어 “김원웅씨의 도발적 발언은 다분히 정치적”이라며 “지지율이 떨어지니 다시 ‘토착왜구’ 프레이밍을 깔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데, 역사와 보훈의 문제에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그 경박함이야말로 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해 제일 먼저 척결해야 할 구태”라고 했다. 김 회장은 광복절인 전날 이승만 전 대통령이 친일파와 결탁하면서 우리 사회가 친일 청산을 완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이승만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폭력적으로 해체하고 친일파와 결탁했다. 대한민국은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되었고,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대표적 예로 친일 행적이 드러난 음악인 안익태가 작곡한 노래가 여전히 애국가로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립현충원에 친일 군인을 비롯한 반민족 인사 69명이 안장돼 있다면서 이들의 묘 이장을 골자로 하는 국립묘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처럼 김 회장이 이 전 대통령을 ‘친일파’로 공개 규정하자 통합당은 반발했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느낀다”면서 “민주당에 차고 넘치는 친일파 후손에 대해선 면죄부를 주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앞세워 자신의 배를 채운 민주당 윤미향 의원 같은 사람도 정의의 이름으로 심판하지 못하는 주제에 어디에 대고 친일청산 운운하냐”고 따졌다. 이어 “깜냥도 안 되는 광복회장의 망나니짓에 광복절 기념식이 퇴색돼버려 안타깝고 아쉽다”면서 “정작 일본에는 한마디도 제대로 못 하면서, 거꾸로 국민을 상대로 칼을 겨누고 진영논리를 부추기는 사람은 광복회장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허은아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회 분열의 원흉이 된 김원웅 회장의 기념사는 도저히 대한민국 광복회장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아니 나와서는 안 될 메시지였다. 반일 친북, 반미 친문의 김원웅 회장은 파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회장의 경축사와 관련해 “미래 발전적인 메시지를 내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도 날을 세웠다. 박재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김 회장 기념사를 비판한 통합당 소속 원희룡 제주지사의 광복절 기념사를 언급하며 “부끄럽고 가슴 아픈 역사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태어나 보니 어쩔 수 없이 식민지 백성으로 평범하게 살아간 국민은 아무런 죄가 없다. 다만 스스로 선택해서 동족을 학살하고, 구속하고 억압한 사람은 친일파임이 당연하다. 독립운동을 하고도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가난과 핍박받았던 분들이 살아있고, 그 식장에 앉아 계시는 앞에서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친일의 기준일은 1945년 8월 14일이다. 그 이후 나라를 위해 무슨 공헌을 했건 그 사람은 친일파”라며 “지금껏 원 지사의 말과 맥을 같이 하는 논리들 때문에 이 땅의 친일파가 제대로 청산되지 못했고, 오히려 훈장 받고 떵떵거리며 살아왔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기홍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독립유공자의 후손인 김 회장이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친일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이 잘못인가”라며 “통합당은 친일파들의 대변자냐. 당연한 말에 대한 통합당 반응이 오히려 놀랍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희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다른 날도 아닌 광복절이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한 분들의 유족이 대한민국 땅에서 친일 청산하자는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시절이라는 것이 서글프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당 분에게 한 말도 아닌데 친일청산 하자고 하면 왜 이렇게 불편함을 저렇게 당당하게 드러내는지 모르겠다”면서 “‘공산당 때려잡자’의 반의반이라도 친일 청산에 의지를 가졌으면 한다. 친일청산 주장까지도 어렵다면 오늘 하루는 그냥 입 다물고 조용히 있는 것이 광복절날 예의”라고 비판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여기는 인도] 성폭행 생존자에 헌혈한 경찰들… “코로나 감염 위험 감수”

    [여기는 인도] 성폭행 생존자에 헌혈한 경찰들… “코로나 감염 위험 감수”

    수혈이 필요한 성폭행 피해자를 위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을 무릅쓴 인도 경찰 두 명에 찬사가 쏟아졌다. 인도 PTI 통신 등 현지 언론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중서부 마하라슈트라주의 한 병원에서는 42세 여성이 남성 5명으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 여성은 사건 발생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과다 출혈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당장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문제는 인도 전역을 휩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병원이 보유하고 있던 혈액량이 턱없이 적다는 사실이었다. 병원 측은 SNS 등을 통해 환자의 혈액형인 AB형 혈액을 급구한다는 공지를 내보냈지만,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나머지 헌혈에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결국 병원 측은 인근 경찰서에 도움을 요청한다는 전화를 걸었고, 당시 근무 중이던 경찰관 중 AB형 혈액형을 가진 프라모드 에이시와 라훌 와그가 팔을 걷어붙였다. 두 경찰관은 곧장 병원으로 달려가 수술에 필요한 만큼의 혈액을 기증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직접 찾아 헌혈을 한 두 경찰관 덕분에 성폭행 피해자는 무사히 수술을 받고 고비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목숨을 건 헌혈을 결정한 두 경찰관의 소식이 알려지자 인도 전역에서 칭찬이 쏟아졌다. 두 사람이 근무하는 경찰서 측도 숭고한 희생정신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지 경찰에 따르면 수술을 받은 여성은 지난주 남성 5명으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큰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성폭행 과정에서 칼 등 흉기로 위협을 받으면서 부상 정도가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 남성 5명 중 4명은 경찰에 체포됐으며, 남은 한 명에게는 수배령이 내려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베, 패전일에 ‘자위대 강화’ 강조…야스쿠니신사에 공물(종합)

    아베, 패전일에 ‘자위대 강화’ 강조…야스쿠니신사에 공물(종합)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5일 태평양전쟁 종전(패전) 75주년 기념행사에서 ‘적극적 평화주의’를 강조하고 나섰다. 올해 역시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도 봉납했다. 일본에서 ‘적극적 평화주의’란 ‘안보를 자력으로 지켜야 한다’는 의미로 사실상 자위대 등 군대를 강화하겠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아베, 과거사 반성 언급 없이 ‘적극적 평화주의’ 강조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닛폰부도칸’에서 열린 종전 75주년 ‘전국전몰자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통해 “전후 75년간 일본은 일관되게 평화를 중시하는 길을 길어 왔다”며 “세계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힘을 다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을 것이고, 이 결연한 다짐을 앞으로도 지켜나가겠다”며 “적극적 평화주의의 기치 아래 국제사회와 손잡고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과제 해결에 지금 이상으로 역할을 다하겠다는 결의”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가 2012년 12월 2차 집권을 시작한 이후 패전일 행사에서 ‘안보는 자력으로 지켜야 한다’는 의미인 적극적 평화주의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베 총리는 그 동안 국회 시정방침 연설 등을 통해서만 적극적 평화주의를 주장해 왔다. 이는 자위대 근거 조항을 헌법에 명기하는 방향의 개헌 추진을 위한 명분으로 활용돼 왔다. 아베 총리는 올해 패전기념일 기념사에서도 과거 전쟁에 대한 일본의 가해 책임은 언급하지 않았다. 일본의 역대 총리들은 1993년 호소카와 모리히로 당시 총리 이후로 침략전쟁의 가해 책임을 언급해 왔다. 그러나 과거의 어두운 부분을 덮는 역사수정주의를 추구하는 아베 총리는 8년째 그 관행을 팽개치고 있다. 그가 패전기념일에 역사에 대한 반성을 언급하지 않는 것은 올해로 8년째다. 아베 총리는 2차 정권 출범 이후 매년 반복하던 ‘역사와 겸허하게 마주한다’라거나 ‘역사의 교훈을 가슴에 새긴다’는 취지의 언급도 올해는 하지 않았다. 어두웠던 과거를 돌아보거나 반성하는 일을 그만두겠다는 뜻을 한층 더 분명하게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새로운 방위 정책에 포함하려는 ‘적 기지 공격 능력 확보’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한 점을 들어 멀어지는 과거의 참화에 대한 기억을 계승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스쿠니신사에 공물 봉납하며 “전몰자에 존경과 감사”아베 총리는 이날 과거에 대한 반성이나 유감의 뜻을 표명하기는커녕 예년처럼 일제 침략전쟁을 이끌었던 지도부인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보냈다. 그는 자민당 총재 명의로 야스쿠니 신사에 봉납할 나무장식품인 ‘다마구시’(玉串·비쭈기나무에 흰 종이를 단 것) 비용을 보냈다. 다카토리 슈이치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관은 아베 총리가 “평화의 초석이 된 전몰자에게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바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일제의 침략전쟁을 현 일본 정부가 용인하는 것이라는 주변국들의 반대를 의식해 직접 참배를 하지 않아 왔지만, 공물 봉납 역시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A급 전범들에 대해 예를 표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논란이 돼 왔다.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이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 6000여명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어서 제국주의 침략 전쟁의 상징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의 현충원이나 미국의 알링턴 국립묘지 등 전쟁에 나섰다가 희생된 이들을 기리는 국가적 묘소가 없는 일본에서 우익들은 야스쿠니 신사가 사실상 국립묘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본은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전범국가인 데다가 야스쿠니신사에는 일반 전몰자뿐만 아니라 특히 태평양전쟁을 이끌어 전후 극동 군사재판(도쿄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도조 히데키(1884∼1948) 총리와 무기금고형을 선고받고 옥사한 조선 총독 출신인 고이소 구니아키 등 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 있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가 이날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하면서 이곳에 합사된 전몰자를 향해 “평화의 초석”이니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마음” 운운한 것은 또 다시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일본 제국주의 피해국들의 반발을 불러올 전망이다. 니루히토 일왕 “깊은 반성…전쟁 참화 반복되지 않기를”반면 지난해 5월 즉위 후 두번째로 종전 기념행사에 참석한 나루히토 일왕은 올해도 ‘깊은 반성’을 언급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종전 이후 75년간 사람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지금의 평화와 번영이 이루어졌지만 많은 고난을 겪은 국민의 행보를 생각하면 정말로 감회가 깊다”면서 코로나19로 생긴 새로운 고난을 모두가 힘을 합쳐 극복해 앞으로도 행복과 평화가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이어 “전후 오랜 기간의 평화로운 세월을 생각하고 과거를 돌아보면서 ‘깊은 반성’ 에 입각해 다시는 전쟁의 참화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했다. 일왕의 ‘깊은 반성’(深い反省) 표현은 나루히토 일왕의 부친인 아키히토 전 일왕이 종전 70주년이던 2015년 행사 때 쓰기 시작해 올해도 이어졌다. 일본 정부는 종전일이자 패전일인 매년 8월 15일 전국전몰자추도식을 열어 일제가 일으킨 태평양전쟁 당시 숨진 자국민을 추모하고 있다. 추모 대상은 전사한 군인·군무원 등 약 230만명과 미군의 공습과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 등으로 숨진 민간인 등 약 80만명을 합친 310만여명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전문] 문재인 대통령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

    [전문] 문재인 대통령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 경축사를 통해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을 둘러싼 한일 갈등을 두고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한 개인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 결코 나라에 손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것”이라며 “한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는 일본과 한국, 공동의 노력이 양국 국민 간 우호와 미래협력의 다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다음은 경축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 동포 여러분, 광복 75주년을 맞은 오늘,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나라의 독립을 이룬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과 정신을 되새깁니다. 오늘 경축식은 생존 애국지사님들을 맞이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임우철 지사님은 101세이시고, 다른 세 분도 백수에 가까우신 분들입니다. 어떤 예우로도 한 분 한 분이 만들어온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발전과 긍지에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 곁에 생존해 계신 애국지사님은 서른한 분에 불과합니다. 너무도 귀한 걸음을 해주신 임우철, 김영관, 이영수, 장병하 애국지사님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하는 힘찬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우리의 광복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민주공화국의 주인으로 함께 일어나 이룬 것입니다.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크고 작은 성취를 이룬 모든 분들이 오늘을 사는 우리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선열들은 ‘함께하면 어떤 위기도 이겨낼 수 있다’는 신념을 ‘거대한 역사의 뿌리’로 우리에게 남겨주었고, 우리는 코로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도 함께 위기를 이겨내며 우리 자신의 역량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지금 기후이변으로 인한 거대한 자연재난이 또 한 번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역시 반드시 이겨낼 것입니다. 소중한 생명을 잃은 분들을 비롯하여 재난에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재난에 맞서고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기상이변이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까지 대비하여 반복되는 아픔을 겪지 않도록 국민안전에 모든 역량을 기울이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되어주신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경의를 표하며, 오늘의 위기와 재난을 반드시 국민과 함께 헤쳐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오늘 우리가 모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조선시대 훈련도감과 훈련원 터였습니다. 일제강점기 경성운동장, 해방 후 서울운동장으로 바뀌었고 오랫동안 동대문운동장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땀의 역사를 간직한 곳입니다. 그 가운데 식민지 조선 청년 손기정이 흘린 땀방울이야말로 가장 뜨겁고도 안타까운 땀방울로 기억될 것입니다. 1935년 경성운동장, 만 미터 경기 1위로 등장한 손기정은 이듬해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습니다. 일본 국가가 연주되는 순간 금메달 수상자 손기정은 월계수 묘목으로 가슴의 일장기를 가렸고, 동메달을 차지한 남승룡은 고개를 숙인 채 눈을 감았습니다. 민족의 자존심을 세운 위대한 승리였지만 승리의 영광을 바칠 나라가 없었습니다. 우리의 독립운동은 나라를 되찾는 것이자 동시에 개개인의 존엄을 세우는 과정이었습니다. 우리는 독립과 주권재민의 민주공화국을 수립하는 혁명을 동시에 이루었습니다. 다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당당한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우리 국민의 노력은 광복 후에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원조를 받는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이 되었고, 독재에 맞서 세계 민주주의의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국가의 이름으로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고 인권을 억압하던 시대도 있었지만 우리는 자유와 평등, 존엄과 안전이 국민 개개인의 당연한 권리가 되는 ‘나라다운 나라’를 향한 발걸음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많은 위기를 이겨왔습니다. 전쟁의 참화를 이겨냈고,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일본의 수출규제라는 위기도 국민들과 함께 이겨냈습니다. 오히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로 도약하는 기회로 만들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으로 ‘소재·부품·장비의 독립’을 이루며 일부 품목에서 해외투자 유치의 성과까지 이뤘습니다. 코로나 위기 역시 나라와 개인, 의료진, 기업들이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극복해냈습니다. 정부는 방역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했고 국민들은 정부의 방침을 신뢰하며 스스로 방역의 주체가 되었습니다. 기업들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빠르면서도 정확한 진단 시약을 개발했고 노동자들은 이웃을 먼저 생각하며 방역물품을 생산했습니다. 의료진들과 자원봉사자들, 국민과 기업 하나하나의 노력이 모여 코로나를 극복하는 힘이 되었고 전세계가 인정하는 모범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더 높은 긴장이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백신 확보와 치료제 조기 개발을 비롯하여 바이러스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 때까지 끝까지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국경과 지역을 봉쇄하지 않고 경제를 멈추지 않으면서 이룬 방역의 성공은 경제의 선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방역의 성공이 있었기에 정부의 확장재정에 의한 신속한 경기 대책이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전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한국 경제는 올해 OECD 37개국 가운데 성장률 1위를 기록하고, GDP 규모에서도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많은 고통을 겪으면서도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는 우리 국민들께 다시 한 번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웃’의 안전이 ‘나’의 안전이라는 것을 확인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판 뉴딜’을 힘차게 실행하며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양 날개로 우리 경제의 체질을 혁신하고, 격을 높일 것입니다.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탄소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꾸며 다시 한 번 도약할 것입니다. ‘한국판 뉴딜’의 핵심을 관통하는 정신은 역시 사람 중심의 ‘상생’입니다. ‘한국판 뉴딜’은 ‘상생’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이며, ‘고용·사회 안전망’을 더욱 강화하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려 번영과 상생을 함께 이루겠다는 약속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격차와 불평등을 줄여나가는 것입니다. 모두가 함께 잘 살아야 진정한 광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와 미래세대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의 길에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해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국민 여러분, 2016년 겨울, 전국 곳곳의 광장과 거리를 가득 채웠던 것은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의 정신이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언제나 국민에게 있다는 사실을 촛불을 들어 다시 한 번 역사에 새겨놓았습니다. 그 정신이 우리 정부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저는 오늘, 75주년 광복절을 맞아 과연 한 사람 한 사람에게도 광복이 이뤄졌는지 되돌아보며, 개인이 나라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나라를 생각합니다. 그것은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는 헌법 10조의 시대입니다. 우리 정부가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자유와 평등의 실질적인 기초를 탄탄히 다지고, 사회안전망과 안전한 일상을 통해 저마다 개성과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한 사람의 성취를 함께 존중하는 나라를 만들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결코 우리 정부 내에서 모두 이룰 수 있는 과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믿음을 국민들께 드리고, 확실한 토대를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는 대한제국 시절 하와이, 멕시코로 노동이민을 떠나 조국을 잃고 돌아오지 못한 동포들을 기억합니다. 그 눈물겨운 역사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조국은 동포들을 지켜주지 못했지만, 그분들은 오히려 품삯을 모으고, ‘한 숟갈씩 쌀’을 모아 임시정부에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하며 해외 독립운동의 뿌리가 되어주었습니다. 우리는 해방된 조국과 가족의 품으로 끝내 돌아오지 못한 동포들도 끝까지 기억해야 합니다. 나라가 국민에게 해야 할 역할을 다했는지, 지금은 다하고 있는지, 우리는 물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이제 단 한 사람의 국민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만큼 성장했고, 그만큼 자신감을 갖고 있습니다. 2018년 4월 30일, 가나 해역에서 피랍되었던 우리 선원 세 명이 구출 작전을 수행한 청해부대 문무대왕함과 함께 조국으로 돌아왔습니다. 2018년 7월에는 리비아 무장괴한들에게 피랍된 우리 국민이, 2020년 7월에는 서아프리카 베냉 해역에서 피랍된 선원 다섯 명이 무사히 구출되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군용기를 이라크에 급파하여 우리 근로자 293명을 국내에 모셔왔습니다. 코로나 확산이 심각한 일곱 개 나라에는 특별수송기와 군용기, 대통령전용기까지 투입해 교민 2천 명을 국내로 안전하게 이송했고, 전세기를 통해 119개국, 4만6천여 명에 이르는 교민들을 무사히 모셔왔습니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었던 지난해 해외 독립유공자 다섯 분의 유해를 고국으로 모신 것도 뜻깊습니다. 자신의 존엄을 증명하고자 하는 개인의 노력에 대해서도 국가는 반드시 응답하고 해결방법에 대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2005년 네 분의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의 징용기업을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2018년 대법원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대법원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의 유효성을 인정하면서도 개인의 ‘불법행위 배상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판결은 대한민국의 영토 내에서 최고의 법적 권위와 집행력을 가집니다. 정부는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며 피해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원만한 해결방안을 일본 정부와 협의해왔고 지금도 협의의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함께 소송한 세 분은 이미 고인이 되셨고 홀로 남은 이춘식 어르신은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가 시작되자 “나 때문에 대한민국이 손해가 아닌지 모르겠다” 하셨습니다. 우리는 한 개인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 결코 나라에 손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것입니다. 동시에 3권분립에 기초한 민주주의,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국제법의 원칙을 지켜가기 위해 일본과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한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는 일본과 한국, 공동의 노력이 양국 국민 간 우호와 미래협력의 다리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국민 여러분, 동대문운동장은 해방의 환희와 남북분단의 아픔이 함께 깃든 곳입니다. 1945년 12월 19일, ‘대한민국임시정부 개선 전국환영대회’가 열렸고 그날 백범 김구 선생은 “전 민족이 단결해 자주·평등·행복의 신한국을 건설하자”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1949년 7월 5일, 100만 조객이 운집한 가운데 다시 이곳에서 우리 국민은 선생을 눈물로 떠나보내야 했습니다.분단으로 인한 미완의 광복을 통일 한반도로 완성하고자 했던 김구 선생의 꿈은 남겨진 모든 이들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진정한 광복은 평화롭고 안전한 통일 한반도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꿈과 삶이 보장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평화를 추구하고 남과 북의 협력을 추진하는 것도 남과 북의 국민이 안전하게 함께 잘 살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가축전염병과 코로나에 대응하고, 기상이변으로 인한 유례없는 집중호우를 겪으며 개인의 건강과 안전이 서로에게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했고, 남과 북이 생명과 안전의 공동체임을 거듭 확인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안보이자 평화입니다. 방역 협력과 공유하천의 공동관리로 남북의 국민들이 평화의 혜택을 실질적으로 체감하게 되길 바랍니다. 보건의료와 산림협력, 농업기술과 품종개발에 대한 공동연구로 코로나 시대 새로운 안보 상황에 더욱 긴밀히 협력하며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와 함께 생명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상생과 평화의 물꼬가 트이길 바랍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인도주의적 협력과 함께 죽기 전에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가보고 싶은 곳을 가볼 수 있게 협력하는 것이 실질적인 남북 협력입니다. 남북 협력이야말로 남·북 모두에게 있어서 핵이나 군사력의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고의 안보정책입니다. 남북 간의 협력이 공고해질수록 남과 북 각각의 안보가 그만큼 공고해지고, 그것은 곧 국제사회와의 협력 속에서 번영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전쟁 위협을 항구적으로 해소하며 선열들이 꿈꾸었던 진정한 광복의 토대를 마련하겠습니다. 남북이 공동조사와 착공식까지 진행한 철도 연결은 미래의 남북 협력을 대륙으로 확장하는 핵심 동력입니다. 남북이 이미 합의한 사항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실천하면서 ‘평화와 공동번영의 한반도’를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 동포 여러분, 국가를 위해 희생할 때 기억해줄 것이라는 믿음, 재난재해 앞에서 국가가 안전을 보장해줄 것이라는 믿음, 이국땅에서 고난을 겪어도 국가가 구해줄 것이라는 믿음, 개개인의 어려움을 국가가 살펴줄 것이라는 믿음,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될 것이라는 믿음. 이러한 믿음으로 개개인은 새로움에 도전하고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이러한 믿음에 응답할 때 나라의 광복을 넘어 개인에게 광복이 깃들 것입니다. 식민지 시대 한 마라톤 선수의 땀과 한, 해방의 기쁨과 분단의 탄식이 함께 배어 있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역사의 지층 위에 오늘 개인의 창의성과 개성이 만발하고 있습니다. 100년 전 시작한 민주공화국의 길 너머 개인의 자유와 평등이 넘치는 대한민국을 향해 국민과 함께 가겠습니다. 선열들이 꿈꾼 자주독립의 나라를 넘어 평화와 번영의 통일 한반도를 향해 국민과 함께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통합당 의원이 이용수 할머니에 건넨 봉투 속엔…

    통합당 의원이 이용수 할머니에 건넨 봉투 속엔…

    14일 충남 천안 국립망향의동산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에 참석한 이용수 할머니에게 ‘국회의원 전주혜’라고 적힌 서류 봉투가 전달되는 모습이 포착됐다. 봉투 속에는 위안부 피해자 보호 법안 하나가 들어 있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미래통합당 전주혜 의원은 지난달 31일 자신이 대표발의한 위안부 피해자 보호 법안을 봉투에 담아 직접 이 할머니에게 전했다. 전 의원이 발의한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은 피해자 실태조사 등에 정부의 의무를 부과하고, 피해자에 대한 모욕·비방을 금지하는 등 내용을 담았다. 구체적으로는 국가의 의무에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된 지속적인 국제교류를 추가하도록 하고, 여성가족부장관은 생활안정지원 대상자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정책 수립에 반영하도록 했다. 또 피해자를 모욕·비방하거나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해 왜곡·날조 또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이 법안 발의에는 같은 당 김도읍·김미애·김병욱·김예지·김정재·서정숙·윤주경·윤창현·이영 의원 등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전 의원은 행사 다음날인 15일 페이스북에 “행사 전 대기실에서 이 할머니를 뵈었는데 반갑게 맞아주시고 따뜻하게 안아주셔서 참으로 감사했다”며 “할머니는 어제도 ‘너무 서럽다’, ‘수요 집회를 폐지하고 운동방식을 바꿔야 한다’, ‘학생들이 올바른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어찌 할머니들이 겪으신 아프고 슬픈 기억, 그 고통의 시간과 깊이를 헤아릴수 있을까”라면서 “그러나 그 슬픔에 마음을 함께 하겠다. 할머니들의 피눈물 나는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그 정신을 기리고 피해자 중심주의에서 문제 해결에 다가가겠다”고 밝혔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아베, 또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전몰자, 평화의 초석”

    아베, 또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전몰자, 평화의 초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태평양전쟁 패전 75주년인 15일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또 공물을 바쳤다. 아베 총리는 이날 다카토리 슈이치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관을 통해 자민당 총재 명의로 야스쿠니 신사에 봉납할 나무장식품인 ‘다마구시’(玉串·비쭈기나무에 흰 종이를 단 것) 비용을 보냈다. 아베 “평화의 초석 된 전몰자,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 다카토리 보좌관은 아베 총리가 “평화의 초석이 된 전몰자에게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바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제2차 집권을 시작한 지 1년 후인 2013년 12월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했으나 그 뒤로는 종전일과 봄과 가을 제사인 춘·추계 예대제 때에 공물만 보내고 직접 참배는 하지 않아 왔다. 이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침략 전쟁을 용인하는 것이라는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반대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물 봉납 역시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A급 전범들에 대해 예를 표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논란이 돼 왔다.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등 각료, 야스쿠니 직접 참배 각료 중에는 작년 9월 내각에 합류한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장관)과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이 이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이다. 일본 각료가 패전일에 맞춰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은 2016년 이후 4년 만이다. 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종전일의 각료 참배자는 2013~2015년에 매년 3명, 2016년에 2명 있었지만 2017~2019년에는 없었다. 고이즈미 환경상 등은 입각 전에도 주요 행사 때마다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일본의 초당파 의원 연맹인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에선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모임 회장인 오쓰지 히데히사 전 참의원 부의장과 사무국장인 미즈오치 도시에이 참의원 의원이 대표로 참배했다.아베 공물 봉납에 주변국 반발 예상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이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 6000여명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어서 제국주의 침략 전쟁의 상징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의 현충원이나 미국의 알링턴 국립묘지 등 전쟁에 나섰다가 희생된 이들을 기리는 국가적 묘소가 없는 일본에서 우익들은 야스쿠니 신사가 사실상 국립묘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본은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전범국가인 데다가 야스쿠니신사에는 일반 전몰자뿐만 아니라 특히 태평양전쟁을 이끌어 전후 극동 군사재판(도쿄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도조 히데키(1884∼1948) 총리와 무기금고형을 선고받고 옥사한 조선 총독 출신인 고이소 구니아키 등 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 있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가 이날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하면서 이곳에 합사된 전몰자를 향해 “평화의 초석”이니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마음” 운운한 것은 또 다시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일본 제국주의 피해국들의 반발을 불러올 전망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성북구 ‘대한민국 만세! 마스크’ 독립유공자와 후손에게 기부

    성북구 ‘대한민국 만세! 마스크’ 독립유공자와 후손에게 기부

    서울 성북구와 성북구 봉제업체들이 제75회 광복절을 맞아 ‘대한민국 만세! 마스크’를 제작해 독립유공자와 후손과 보훈대상자에게 기부한다고 14일 밝혔다. 대한민국 만세! 마스크는 정부재난지원금 기부금으로 제작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 성북동 비둘기회, 김양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성북구협의회지회장, 윤재성 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위원장 협의회장, 황영선 성북구 통합방위협의회 위원, 황하연 새마을금고성북구협의회 회장이 기부 주인공이다.이들은 정부재난지원금을 지역 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위해 사용하자는 데 뜻을 모으고 사비를 보태 기부금 1000만원을 조성했다. 기부금을 논의 끝에 대한민국을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한 분들과 후손들에게 전하기로 마음을 모았다. 여기에 성북구 봉제업체들도 힘을 보탰다. 성북구는 국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1600여 개의 중소 패션봉제업체가 밀집해있다. 이들 업체는 코로나19로 해외 판로가 막히는 등 극심한 위기를 맞았지만, 지난 3월 성북구가 마스크 수급 문제 해결과 봉제업체를 살리기 위해 추진한 ‘국민안심마스크’ 사업을 통해 기사회생한 바 있다. 성북구는 이날 지역 독립유공자와 후손 그리고 보훈관계자와 함께 성북구보훈회관에서 마스크 전달식을 진행했다. 해당 마스크는 성북구에 있는 9개 보훈단체로 전달돼 독립유공자와 보훈대상자 그 후손 4500명에게 2매씩 배부할 예정이다.만해 한용운이 성북동 ‘심우장’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항일운동의 중심지가 된 성북구는 이 정신을 이어받아 인촌로의 고려대로 도로명 변경, 지역 아동·청소년의 평화의소녀상 건립 해외도시 응원 운동, 일본제품 불매운동 챌린지 등 지역 구성원들의 지속적이며 다양한 역사바로세우기 노력을 이어왔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성북구에는 만해 한용운을 중심으로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거주하고 활동함으로써 이들의 정신이 오롯이 지역의 자산이 되어 면면히 흐르고 있다”며 “지역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마음을 모아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다음 세대와 함께하는 작업을 지속해서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경기도의회 민주당 “선조들 꿈꾼 자주독립 국가 위해 노력할 것”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대표의원 박근철, 의왕1)이 광복절 75주년을 맞아 “선조들이 꿈꾸었던 진정한 자주독립 국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의회 민주당 대변인단은 14일 논평을 내고 “조국의 독립과 해방을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들의 뜻을 되새긴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변인단은 “해방을 향한 험난한 길에는 안중근, 이봉창, 윤봉길, 홍범도, 유관순, 윤희순 등 수많은 독립투사들과 이름 없는 민중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켜켜이 새겨져 있다”고 말했다. 대변인단은 “1인당 국민소득은 2018년에 이미 3만 달러를 넘어섰으며, 무역규모는 1조 달러를 넘어 세계 10위권에 이르고 있다”면서 “방탄소년단으로 대변되는 한류는 전 세계에 수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고, 코로나19의 위기에 맞선 정부의 방역대책은 K방역으로 불리면 세계의 표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성하지 않는 일본에 대해 비판했다. 대변인단은 “일본은 제국주의 시절 우리 민족에게 가했던 만행을 여전히 사죄하지 않고 있으며, 도리어 경제침략 등으로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는 일제 강점기의 잔재가 깊게 똬리를 틀고 있고, 친일인사들이 버젓이 정치·경제·문화계에 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지난해 일본경제침략에 대항해 릴레이 1인 시위를 6월까지 지속했고, 일본경제침략대책비상대책단을 구성하여 일본으로부터 경제독립에 박차를 가했다”면서 “‘친일잔재청산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경기도 곳곳에 자리 잡은 친일잔재들을 찾아내고, 일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독립운동가 교육활성화 조례’ 제정, ‘경기도 항일운동 유적 발굴 및 본조에 관한 조례’ 개정 등을 통해 선조들의 독립을 위한 헌신과 노력들을 청소년과 도민들이 잊기 않고 현재에 되새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변인단은 “대한민국은 더 이상 약소국이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세계를 이끌고 있는 선도국가로 우뚝 서고 있다”면서 “더불어민주당은 광복 75주년을 맞이해 선조들의 독립을 향한 희생과 헌신을 가슴에 새기고, 선조들이 꿈꾸었던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치권 ‘파묘법’ 논쟁… “친일파 파묘 마땅” “정치적 장사”

    정치권 ‘파묘법’ 논쟁… “친일파 파묘 마땅” “정치적 장사”

    더불어민주당이 75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국립묘지에 안치된 친일 인사의 묘를 강제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에 착수하자 정치권에서는 이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뜨겁다.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13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충원은 국가를 위해 숭고한 희생하신 분들을 국가가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약속과 추모의 공간이지만 지금도 독립운동가들이 잠든 곳 옆에 친일파 묘가 청산되지 못한 역사로 버젓이 남아 있다”며 “친일 잔재를 청산하는 일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충원 바로 세우기는 21대 국회에 주어진 역사적 책무로 임기 내 상훈법과 국립묘지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지난 5월 24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현충원 역사 바로세우기‘ 행사에서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친일파 묘를 파묘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해 파묘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반면 미래통합당에서는 이와 관련 “패륜”, “역사 장사”라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언주 전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참 눈물 난다, 이 나라가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이냐”며 어이없어했다. 그는 고(故) 백선엽 장군이 대전 현충원에 안장된 지 한 달도 안 돼 여당이 파묘법 입법에 돌입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링크하면서 “아무리 반체제 성향의 주사파집단이라지만… 이렇게까지 자유대한민국의 수호자를 욕 먹이고 자유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선량한 국민들 마음에 대못을 박아야겠느냐”며 “이건 패륜이다”고 주장했다. 통합당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국가유공자임에도 친일 논란을 이유로 무덤을 파내겠다는 주장은 왕조시대 부관참시와 같은 반인권적 발상”이라며 “역사적 적개심을 내세워 현재의 위기를 모면하려는 정치적 동원”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는 공과가 있고, 우선시하는 가치에 따라 평가가 엇갈리게 마련”이라며 “망국의 시절 독립운동이 소중한 것처럼, 분단의 시절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건국과 애국 역시 소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정책적으로 무능하고 민심으로부터 이반된 정부가 외부의 적, 과거의 적을 억지로 만들어 대중의 분노와 적개심을 동원하곤 한다”며 “민주당의 파묘법 추진은 현재의 정책무능과 민심이반을 과거 청산의 적개심 동원으로 모면하려는 정치적 장사에 불과하다”고 질책했다. 한편 파묘법은 21대 국회에서 잇따라 발의된 상태다. 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지난 11일 발의한 법안은 친일반민족행위자 중 안장대상심의위원회가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한다고 인정한 사람의 유골이나 시신을 다른 장소로 이장하도록 규정했다. 같은 당 김홍걸 의원도 지난 1일 같은 취지의 법을 발의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정 총리 “일부단체 광복절 집회 강행 매우 우려…엄정 대처”

    정 총리 “일부단체 광복절 집회 강행 매우 우려…엄정 대처”

    정세균 국무총리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광복절인 내일 서울시의 집합금지 명령에도 일부 단체가 집회를 강행하려해 매우 우려스럽다”며 “서울시는 엄정히 대처하라”고 밝혔다. 그는 “집회의 자유는 존중돼야 하겠지만 엄중한 코로나19 상황에서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15일 시내 집회를 예고한 26개 단체에 감염병 확산 차단을 위해 집회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여전히 일부 단체는 집회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또한 정 총리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해선 “국내 감염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면서 “상황이 조금 더 악화되면 수도권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렵게 이어가고 있는 방역과 일상의 균형이 무너지지 않도록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국민들께서는 이번 연휴 기간 방역수칙만은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정 총리는 아울러 대한의사협회가 이날 집단휴진에 들어간 것에 대해 “정부의 계속된 대화 요청을 거부하고 집단행동에 나선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그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사투를 벌인 의사들의 헌신과 희생을 기억하고 있지만 일부 의사들의 집단휴진은 이런 사회적 인식을 스스로 깎아내리고 코로나19와 수마(水魔)로 어려움에 처한 국민에게 고통만 드릴 뿐”이라고 지적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집 두 채 다 팔아 모범” 노영민만 살아남았다(종합)

    “집 두 채 다 팔아 모범” 노영민만 살아남았다(종합)

    참모 5명 교체로 집단사표 일단락“사표가 반려됐다는 것인가” 질문靑 “그렇게 보시면 된다”야당 “사극에서나 보던 궁정 갈등”청와대는 수석비서관 후속 인사가 일단락됐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수석비서관 5명이 바뀌었지만, 가장 상급자인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잔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이상의 인사는 일단락됐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노영민 실장의 사표를 반려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는 답을 남겼다. 앞서 노 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김조원 민정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은 지난 7일 일괄사표를 제출했다. 문 대통령은 이 중 정무수석, 민정수석, 국민소통수석, 시민사회수석의 사표를 수리했다. 그리고 최재성 정무수석, 김종호 민정수석, 정만호 국민소통수석, 김제남 시민사회수석을 임명했다. 사표를 내지 않았던 김연명 사회수석도 윤창렬 수석으로 교체했다. 청와대 “집 두 채 다 팔아 모범” 청와대 참모진의 집단 사의 표명은 부동산 논란으로 불거진 민심 이반에 책임을 지는 차원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노 실장은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그는 지난달 2일 비서관급 이상 참모 중 다주택자들에게 ‘7월 중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처분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지역구 청주의 아파트는 팔면서 서울 강남 반포의 ‘똘똘한 한 채’는 유지해 논란을 낳았다. 그러다 결국 지난달 24일 반포의 아파트까지 팔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노 실장 유임에 대해 “집 두 채를 모두 팔면서 일종의 희생이나 모범을 보인 것으로 해석해 달라”고 했다. “인사 배경이 모두 다주택 소유와 관련된 것은 아니겠지만, 노 실장의 경우 모범을 보이면서 교체 사유가 사라져버린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리고 이날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일단락’을 밝힘에 따라 노 실장과 김외숙 수석은 유임으로 최종 결정됐다. 야권은 노 실장의 유임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배준영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아무 설명 없는 오늘 유임 결정도 ‘고구마’ 먹은 듯 갑갑한 인사”라고 했다. 노 실장, SNS엔 평소처럼 정책성과 홍보하는 글 문 대통령이 사표를 반려한 노 실장은 최근 평상시처럼 SNS에 정책성과를 홍보하는 글을 올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노 비서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세계 경제 충격에도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은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세계경제 침체 등으로 세계 3대 신용평가사(무디스·S&P·피치)의 국가신용등급·전망 하향조정은 무려 183건(100개국), 역대 최다지만, 우리나라는 현 수준을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고 적었다. 또 노 비서실장은 “K방역으로 봉쇄조치 없이도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함으로써 경제충격을 최소화하고 있고, 확장적 재정정책과 첨단 제조업 중심 경제운용 등으로 경제회복 속도도 빠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있는 그대로, 대한민국!”이라는 문구로 글을 맺었다. 이어 그는 “OECD 37개 회원국 중 가장 양호한 성장률이다. 2위인 터키가 -4.8%, OECD 평균이 -7.5%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압도적인 성적표”라며 “특히 지난 6월 전망(-1.2%)에 비해 성장률이 상향됐는데 이처럼 코로나 대유행 속에서 성장전망이 더 개선된 것은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최초”라고 밝혔다. 또 “OECD는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봉쇄조치 없이도 코로나 확산을 막는 데 가장 성공한 나라이고, 건전한 재정을 활용한 재정지출 확대는 적절한 조치였다면서 신속하고 적절한 위기대응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판 뉴딜에 대해서도 환경친화적이며 포용적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것으로 평가하면서, 디지털 분야 투자, 에너지 전환, 규제혁신 등 우리 정부의 주요 정책 방향과 부합하는 정책권고를 제시했다”고 소개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사설] 의협, 파업 아닌 대화로 의료환경 개선해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오늘부터 집단 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동네 개원의뿐만 아니라 전공의와 전임의, 임상강사, 의대 교수에게도 휴진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당정이 2022학년도부터 10년간 의과대학 정원을 4000명 늘려 의사를 추가 양성하겠다고 발표한 뒤로 의협은 총파업을 예고해 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어제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한의사협회에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의대 정원 문제는 정부와 논의해야 할 의료제도적인 사안으로 (중략) 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에 위험이 초래될 수 있는 진료 중단을 통해 요구 사항을 관철하려는 행동은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의과대 정원 확대와 같은 정책을 당정이 마련할 때 관련 이익집단과 사전에 충분히 의논했다면 이번 집단행동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복지부는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의대 정원 확충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다수의 국민과 의료인들도 이를 지지하고 있다. 이미 의료계에서 외과, 산부인과 등은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은가. 한국에서 인구 1000명당 의사수는 2.0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3.48명이 미치지 못하고, 특히 지방에서는 1명대에 불과하다. 이 상황에서는 국민이 전국 어디에서나 균질한 의료 혜택을 누릴 수 없다. 박 장관이 “필요한 지역과 필요한 진료 과목에 의사 정원을 배치할 것”을 약속하는 이유다. 국내 의료체계가 우수하지만, 의료인들의 희생에 터 잡았다는 점을 많은 국민이 공감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을 막은 큰 공은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덕분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공공의료와 지역의료의 강화도 요구한다. 따라서 의협은 지금이라도 파업을 철회하고, 건전한 의료환경을 만드는 데 협력하길 바란다.
  • 교수부터 어부까지… 독재가 만든 ‘조작 간첩’

    교수부터 어부까지… 독재가 만든 ‘조작 간첩’

    1960~70년대 군사독재 시절, `간첩 사건´은 흔한 이벤트였다. 정치적 난관에 부닥칠 때마다 정권유지 차원에서 국민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꺼내드는 `비장의 카드´랄까. 1960년대 극장광고 `대한뉴스´에 간첩식별 요령을 소개할 만큼 조작간첩 사건은 다반사였다. 조작간첩 사건 피해자들이 받은 보상금 일부를 종잣돈으로 설립한 재단법인 들꽃이 펴낸 `간첩시대´는 잊혀져 가지만 엄연한 일인 조작간첩 사건을 공론화한 첫 저작으로 눈길을 끈다. 군사독재 정권이 조작간첩을 활용한 건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이후의 일이다. 공동성명으로 남북이 서로 뻔질나게 침투시켜온 공작원을 줄이면서 평범한 시민을 간첩으로 조작하기 시작한 것이다. 무고한 시민들이 잡혀가 사형선고를 받거나 이유도 모른 채 억울하게 투옥됐고 곤욕 치르기를 반복했다. 2007년 대법원 발표에 따르면 1972~1987년 불법 구금과 고문 의혹으로 다시 재판해야 할 사건 중 간첩조작 의혹 사건이 무려 141건으로 63%나 됐다. 재단법인 들꽃과 역사학자 8명의 공동저작인 ‘간첩시대’는 여러 유형의 조작 간첩을 망라한다. 피해자는 대개 월북자 가족과 재일 한인, 재유럽·미국 한인, 납북 귀환자로 대학교수부터 어부까지 다양하다. 사건을 중심으로 공안기구와 간첩 담론의 변화를 볼 수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조작간첩의 역사가 지속됐다는 점이다. 2003년 36년 만에 귀국해 `해방 이후 최대의 간첩´으로 몰려 희생된 재독학자 송두율 사건이 대표적이다. 2010년 `황장엽 암살조 남파공작원´ 사건과 2013년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 등 비슷한 사건이 줄을 이었다. 저자들은 조작 간첩이 여전히 가능한 이유를 공안기구의 법적 근거인 국가보안법으로 지목한다. 김정인 춘천교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서문에서 “한국 현대사에서 조작간첩 사건의 역사가 갖는 중요성에 비해 이를 연구하는 전문가가 거의 없다”며 “이 책 발간을 통해 연구자들의 관심이 제고되기를 기대한다”고 쓰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다시 광복 펴다

    다시 광복 펴다

    일흔다섯 해를 맞은 광복절을 앞두고 잊힌 독립운동가를 기억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만화라면 좀더 다가가기 쉬울듯하다.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함께 일본의 만행을 잊지 말자는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일본군 위안부의 증언을 시로 풀어낸 재외 한국작가의 시집, 해방 후 혼란을 극복하지 못해 남북으로 갈라진 우리, 원자폭탄을 재건에 활용한 일본 등 주목할 만한 책을 다양한 장르로 추려 봤다.●잊힌 독립운동가들을 기억하라 ‘의병장 희순’은 조선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의병장 윤희순을 다룬 만화다. 한양 선비 윤익상의 딸로 태어난 그는 1895년 을미사변과 단발령 시행으로 가문의 남성들이 의병에 참여하자 후방에서 식량 조달과 군자금 모집, 탄약 제조 등을 맡았다. 이어 여성 의병단인 ‘안사람 의병단’을 조직하고, 중국으로 망명해 ‘노학당’을 운영하며 항일 전사를 양성했다. ‘조선독립단’을 조직해 무장투쟁에까지 나선 윤희순의 삶을 설득력 있게 그렸다. 민족의 암흑기에 이국에서 조선 독립을 위해 투쟁하다 짧은 생애를 마친 김산(본명 장지락)은 ‘한국의 체 게바라’로 불린다. 신문기자인 님 웨일스가 1937년 중국에서 김산을 만나 불꽃같이 살았던 그의 삶을 기록했고, 1941년 미국에서 ‘아리랑의 노래’로 출간했다. 1984년 국내에 번역된 책을 박건웅 작가가 신간 만화 ‘아리랑’으로 다시 냈다. 의학을 공부하다 혁명을 위해 이국을 누비며 투쟁한 식민지 조선 청년의 고뇌와 투쟁이 깊은 울림을 준다. 잊힌 독립혁명가들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이가 바로 약산 김원봉이다. 영화 ‘밀정’(2016)을 비롯해 다양한 각도로 그의 삶을 재조명하지만, 월북 행적 때문에 논란도 많다. 허영만 작가가 ‘독립혁명가 김원봉’으로 약산의 삶을 만화로 복원했다. ‘정의(正義)로운 일을 맹렬(猛烈)히 실행한다’는 뜻으로 붙인 의열단의 탄생과, 그들의 일제에 맞선 폭력투쟁, 광복 이후의 삶까지 생생히 담았다. ●여전히 생생한 피해자·가해자 증언 열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간 에밀리 정민 윤은 대학 시절 논문을 작성하다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를 접하고 이를 시로 쓰기 시작했다. 그의 시 35편을 담은 시집 ‘우리 종족의 특별한 잔인함’은 남성성, 군국주의, 제국주의, 전쟁, 인종차별을 다룬다. 특히 7명 위안부의 증언을 시로 풀어낸 2장 ‘증언´에서 일제의 만행을 시로써 고발한다. 위안부로 시작한 그의 시는 현대에 벌어지는 성차별, 성폭력에 관한 여성들의 이야기까지 닿는다. ‘악한 사람들’은 온갖 잔인한 방법으로 사람을 실험하고 죽인 731부대를 소환했다. 이제서야 “그때를 후회한다”고 하는 전범들을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할까. “악을 타자화하면 결국 타인을 악으로 만들게 된다”고 주장한 저자 제임스 도즈는 인간을 괴물로 만들어 버리는 조직적, 구조적, 심리적 과정을 분석한다. ●해방 이후 한국과 일본에 주목하다 ‘26일 동안의 광복’은 한국 현대사의 첫날인 1945년 8월 15일부터 조선총독부 청사에 성조기가 게양되는 9월 9일까지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역사 다큐멘터리다. 일본 패망과 조선 해방을 직감한 여운형의 전화로 시작하는 해방 전야부터 송진우와의 좌우합작 시도까지 단 하루가 1부, 해방 이튿날부터 9월 9일까지 ‘분단’에 이르는 25일을 2부로 구성했다. 저자는 75년 전 가장 밝았던 광복, 그날 이후 25일간은 어둠이 빛을 삼켜 가는 시간이었다고 결론짓는다. 1945년 8월 15일 이후 일본은 흔히 ‘잿더미’로 상징된다. 매년 3월에 열리는 도쿄대공습 추도식 전이나 8월 ‘종전의 날’이 다가올 때마다 미디어에서는 패전 당시에 촬영된 불탄 들판 사진 등 ‘잿더미’를 끌어온다. ‘‘잿더미’ 전후공간론’은 암시장으로 대표되는 당시 일본 사회와 각종 문학 작품을 통해 일본이 피해자 이미지를 부각하고, 동시에 ‘일본인은 이 비참함에서 다시 일어섰다’라는 서사를 생산했다고 주장한다. 이런 미화한 이미지가 우리와 같은 피해자들의 현실을 가린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하루 새 355억원… 트럼프는 바이든보다 해리스가 두려워졌다

    하루 새 355억원… 트럼프는 바이든보다 해리스가 두려워졌다

    ‘트럼프 방역 무능 일침’ 청중 없이 진행‘해리스 효과’ 하루 평균 모금액 3배 모여“트럼프 망상 탓 미국인 80초마다 1명 사망”저격수다운 면모 발휘 ‘끝장 토론’ 평가 트럼프 “해리스가 바이든 조롱” 이간질미국 민주당 조 바이든(전 부통령) 대선 후보와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나선 12일(현지시간) 첫 공동 유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흔들리는 코로나19 리더십에 일침을 놓듯 델라웨어 윌밍턴의 한 체육관에서 청중 없이 진행됐다. 전날 지명된 해리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 저격수다운 면모를 보였으며, 일간 USA투데이는 “첫선을 보이기보다 끝장 토론을 벌였다”고 평가했다. 둘은 이날 민주당을 상징하는 감청색 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등장했다. 체육관 밖에 수백명의 지지자가 모였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입장은 허용하지 않았다. 바이든 후보는 먼저 “어제 정치자금 모금 기록을 세웠다”며 ‘해리스 효과’라는 취지로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 온라인 모금 플랫폼인 ‘액트 블루’가 해리스 지명 직후 24시간 동안 약 3000만 달러(약 355억원)를 모금했다고 전했다. 종전 일일 평균 모금액인 1000만 달러의 3배에 이른다. 이어 바이든 후보는 “실직자가 1600만명을 넘은 것은 역대 대통령 중 최악의 기록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지도자를 만나는 대신 골프장에 갔다”며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것조차 거부한다”고 비판했다. 또 “오늘은 해리스 후보를 소개하는 날이자 샬러츠빌에서 있었던 그 끔찍한 날의 3주년”이라며 “신나치주의자와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횃불을 들고 나온 현장을 기억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양쪽 모두에 훌륭한 사람이 있다’고 했을 때 그를 방관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2017년 8월 극보수 진영은 남부연합군을 이끌었던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 철거에 반발해 폭동을 일으켰는데, 한 백인 우월주의자가 반대 측 시위대에 차를 몰고 돌진해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양측에 다 훌륭한 사람이 있다”고 언급해 인종차별 비판을 받았던 것을 다시금 상기시킨 셈이다. 이어 연단에 오른 해리스 의원은 첫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라는 상징성을 의식한 듯 “나는 나보다 앞선 야심 찬 여성들을 유념하고 있다. 이들의 희생과 결단이 오늘 여기 나의 존재를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초기 대응에 실패해 500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다”며 “전문가보다 더 잘 안다는 대통령의 망상적 믿음은 미국인이 코로나19로 80초마다 한 명씩 사망하는 이유”라고 비난했다. 클린 에너지 혁명, 건강보험 회복, 여성 권리 보호, 인종차별적 사법제도 개혁 등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일일 브리핑에서 해리스 의원에 대한 질문에 “대실패가 될 것으로 본다. 그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TV) 토론을 기대하고 있다”며 “(2016년 대선에서) 팀 케인 상원의원을 완패시킨 것보다 더 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6월 민주당 경선 TV 토론회에서 해리스 의원이 바이든 후보를 공격한 것을 염두에 둔 듯 “아주 이례적인 지명이라고 생각했다. (해리스는) 바이든을 공개적으로 조롱했다”고 겨냥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이태석 신부의 남수단 ‘톤즈’ 軍·민간인 충돌 127명 사망

    2011년 독립 후 정정 불안이 계속되는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군인들이 민간인의 무기를 뺏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해 127명이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상점 불타고 약탈까지 번져 남수단군 대변인 룰 루아이 코앙 소장은 중부 지역 톤즈에서 지난 8~10일 이 같은 사태가 일어났다고 밝히며 민간인은 82명, 군인은 45명이 각각 사망했다고 전했다. 군은 톤즈의 젊은이들이 무기 인계를 거부하고 군인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번 폭력 사태로 시장이 약탈당하고 일부 상점이 불에 타기도 했다. 남수단은 2013년 말 육군 파벌 중 일부가 일으킨 쿠데타로 내전이 발생해 국가 기능이 마비된 상태였다. 많은 지역의 부족들은 내전 상황에서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무기를 소지하고 있다. 남수단은 살파 키르 대통령과 반군 지도자였던 리에크 마차르가 내전 종결 당시 체결한 평화협정에 따라 민간인들을 무장해제시키고 있지만, 이들의 저항에 부딪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치안 불안 탓 부족들 무장 유지할 것” 앞서 키르 대통령과 마차르는 2018년 9월 내전 종식을 위한 평화협정에 서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권력 분점 등에 대한 이견으로 갈등을 빚다가 올해 2월 양측이 연립정부를 구성하며 내전이 6년여 만에 비로소 막을 내렸다. 그러나 이미 38만명 이상이 희생된 가운데 수백만명의 실향민이 발생하고 민간인 무장해제 과정에서 유혈 충돌이 일어나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영국 BBC는 “톤즈 내 부족들이 국가가 지켜 줄 것이라고 느끼지 못하는 한 부족들을 무장해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지역은 올해 선종 10주기를 맞는 한국의 이태석 신부가 살신성인의 의료봉사를 펼쳤던 곳이기도 하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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