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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이 우는 듯 4월의 사이렌 … ‘순이삼촌’ 곁 붉은 위로 피었구나

    섬이 우는 듯 4월의 사이렌 … ‘순이삼촌’ 곁 붉은 위로 피었구나

    “아, 한날한시에 이집 저집에서 터져 나오던 곡소리. 음력 섣달 열여드렛날, 낮에는 이곳저곳에서 추렴 돼지가 먹구슬나무에 목매달려 죽는 소리에 온 마을이 시끌짝했고 오백위(位) 가까운 귀신들이 밥 먹으러 강신하는 한밤중이면 슬픈 곡성이 터졌다.(중략) 우리는 한밤중의 그 지긋지긋한 곡소리가 딱 질색이었다. 자정 넘어 제사 시간을 기다리며 듣던 소각 당시의 그 비참한 이야기도 싫었다. 하도 들어서 귀에 못이 박힌 이야기. 왜 어른들은 아직 아이인 우리에게 그런 끔찍한 이야기를 되풀이해서 들려주었을까?”(소설가 현기영의 ‘순이삼촌’ 중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4월 3일 10시, 제주 전역에 1분 동안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누군가에게는 73년 전으로 돌아가게 하는 신호탄이며 또 다른 누구에게는 그날의 산 지옥이 먼저 펼쳐질 날의 소리들이다. 자신의 귓전에만 울려대는 사이렌을 어찌해 보지 못하고 꼼짝없이 일생을 그 소리에 함몰된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의 귓속 사이렌이, 이젠 시대가 바뀌어 섬 전체에 크게 울린다. 섬이 우는 것 같다. 지천으로 떨어진 끝 무렵의 동백꽃들도 파편처럼 흩어진 채로 그 소리를 듣는다. 이날만큼은 섬이 아니라 죽은 이의 원통한 소리를 담는 커다란 귀가 되는 자리, 제주다.1940년대 말 남측만의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는 제주 시민들을 경찰이 강제 진압하는 과정에서 당시 제주 인구 27만명 중 3만명가량이 무고하게 희생됐다. 제주 4·3사건 진상조사 보고서에는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무장봉기한 이래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지역이 전면 개방될 때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장대와 토벌대 간의 무력 충돌과 토벌대 진압 과정에서 수많은 주민이 희생당한 사건이라고 적혀 있다. 많은 곳에서 셀 수 없는 사람들이 죽어나간 까닭에 그때 제주의 곳곳에 사람이 죽지 않은 자리를 찾는 게 더 빠를 정도가 돼 버렸다. “아, 떼죽음당한 마을이 어디 우리 마을뿐이던가. 이 섬 출신이거든 아무라도 붙잡고 물어보라. 필시 그의 가족 중에 누구 한 사람이, 아니면 적어도 사촌까지 중에 누구 한 사람이 그 북새통에 죽었다고 말하리라. 군경 전사자 몇백과 무장공비 몇백을 빼고도 삼만 명에 이르는 그 막대한 주검은 도대체 무엇인가.”(‘순이삼촌’ 중에서) 이념과 사상에 관한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너무 많은 사람이 지은 죄 없이 죽임을 당했는데도 엄혹한 시대엔 이를 언급하는 건 금기였다. 살아남은 사람들조차 입에 올리기 꺼리던 그 일을, 소설로 쓴 사람이 있다. 바로 제주 출신의 소설가 현기영이다.그는 1941년 지금의 제주시 노형동 함박이굴마을에서 태어나 자랐다. 오현고등학교와 서울대 사범대학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후에 서울사대부고에서 교직 생활을 하다가 197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소설가가 됐다. 1979년 첫 소설집 ‘순이삼촌’에서 제주 4·3사건을 정면으로 다룬 죄목으로 1979년 10월 보안사에 끌려가 모진 고초를 당한다. 금기를 깬 대가였다. 4·3항쟁을 온몸으로 겪은, 제주 출신 작가가 짊어져야 하는 숙명이 아니었을까. 선생의 용기 덕에 드디어 4·3항쟁이 수면 위로 올라왔고 사람들은 제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순이삼촌’을 시작으로 다른 작품들에서도 4·3사건들이 다뤄졌는데 그 일은 최근까지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순이삼촌’ 이야기를 해 보자면 선생은 소설에서 이렇게 되물었다. “도대체 비무장공비란 것이 뭐우꽈? 무장도 안 한 사람을 공비라고 할 수 이서 마씸? 그 사람들은 중산간 부락 소각으로 갈 곳 잃어 한라산 밑 여기저기 동굴에 숨어 살던 피난민이우다.”(‘순이삼촌’ 중에서)어떤 작품은 문장과 서사 그리고 비유와 상징을 넘어서 그 자체로 하나의 사실이 된다. 사관의 붓이며 판결문의 자리에 선다. 지금의 우리에게는 ‘순이삼촌’이 바로 그런 작품이다. 그리하여 매년 4월이면 어김없이 사람들의 뇌리에 스치는 ‘순이삼촌’ 속의 문장들과 현기영이라는 기표, 그리고 그 속에서 기의들이 펄펄 끓는다. 제주 북촌의 너븐숭이 4·3 기념관에는 현기영 소설가의 저서들이 전시돼 있고, 그 옆 옴팡밭에는 ‘순이삼촌’ 문학비가 세워져 있다. 북촌이 어떤 곳인가. 한날한시에 양민 400여명이 군인들에게 처참하게 살해된 장소가 아니던가. 그 어느 곳보다 더 처참하게, 끌려간 거의 모두가 죽은 곳이 아니던가. 무덤도 세우지 못하고 모두 모아 묻어버린 곳들이 즐비한 곳이 아니던가. 소설 속의 순이삼촌은 도피한 남편 때문에 입산자 가족으로 분류되어 모진 고문 끝에 집단 학살의 현장으로 끌려갔다. 창졸간에 남매를 잃고도 살고, 옴팡밭에 널브러진 시체들을 들어내어 그 자리에 고구마 농사를 지으면서도 살았던 사람이다. 순이삼촌은 30년이 지난 후에 어떤 말도 남기지 않고 옴팡밭으로 들어가 목숨을 끊는다. 소설 바깥의 현기영은 4·3사건으로부터 꼭 30년이 지난 후에 소설로 그 사건을 말하기 시작했고 그의 문장들이 끌어올린 사건 덕분에 이제는 모두가 4·3의 실상을 알았다. “(…)그 죽음은 한 달 전의 죽음이 아니라 이미 삼십 년 전의 해묵은 죽음이었다. 당신은 그때 이미 죽은 사람이었다. 다만 삼십 년 전 그 옴팡밭에서 구구식 총구에서 나간 총알이 삼십 년의 우여곡절한 유예를 보내고 오늘에야 당신의 가슴 한복판을 꿰뚫었을 뿐이었다.”(‘순이삼촌’ 중에서)순이삼촌비 곁의 붉은 화산송이는 억울하게 죽은 희생자들의 피를 상징하고, 이리저리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돌비는 제대로 안장하지 못한 관들이다. 애기무덤에 올려둔 동백꽃이 여기저기 놓인 옴팡밭과 돌비 사이에 옹송그리고 순이삼촌이 누워 있다.이것은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아니 4·3사건을 겪은 사람이라면 대번에 알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이는 소설을 넘어선 그때의 그 현장이다. 소설이 소설이 아니고, 과거가 더이상 과거가 아닌 현재로 공존하는 공간이다. 애기무덤들 위에 놓인 동백꽃이 유독 선연히 빛나는 장소다. 인기척처럼 다가든 파도가 그들을 위무하는 공간이며 사원이 된 곳이다. 제주 토박이이자 제주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문학평론가 김동현 박사가 4·3 너븐숭이 기념관에서 행불인묘역까지의 길을 안내해 줬다. 그는 ‘순이삼촌’에 대해 “1978년이라는 시대적인 분위기를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도 매우 커다란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했다. 이 작품은 문학이 4·3사건의 진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보여 주는 하나의 커다란 질문이 아닐까 한다고도 덧붙였다. 김 박사는 외지인들이 4·3사건과 제주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봤으면 하는가 하는 질문에 “제주의 아픈 역사로만 바라보지 말라”는 당부의 말을 전해 왔다. 이것은 비단 제주의 역사뿐만 아니라 해방정국임을 감안했을 때 한반도 어느 지역이라도 겪을 수밖에 없는 비극이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또 비극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다양한 사실들이 존재하는 역사라서 4·3사건은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 없는 사건이나 진실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지나간 과거가 아닌 앞으로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거울과도 같은 사건이라는 말이었다. 그 거울은 계속해서 닦아 주어야 한다. 먼지가 쌓이지 않게, 누구다 잘 들여다볼 수 있게. 일흔세 해가 지난 4·3사건은 지금까지도 끝나지 않은 것들투성이다. 가장 큰 예로 아직도 집에 돌아오지 못한 행방불명인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4·3 너븐숭이 기념관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행불인묘역이 있다. 그때 사라졌다고 짐작만 할 뿐, 어디서 어떻게 언제 죽었는지조차 몰라서 그들의 몰시는 아직 묘비에 쓰여 있지 않다. 유족들 또한 제삿날을 알지 못해 각자 정한 대로 제사를 지내러 온다.그러는 동안에도 북촌의 애기무덤은 해마다 새로운 동백꽃을 머리에 이고, ‘순이삼촌’의 문장들은 또 누군가에게 4·3사건을 새롭게 일러주고 있을 따름이다. 비단 이 작품뿐만 아니라 제주 전체가 그들의 아픔을 덮거나 도려내려 하지 않고 함께 앓고 보듬어 주려는 노력을 끊임없기 계속했기에 그 섬이 금기의 사월을 터놓고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니었을까. 제주의 4월은 동백꽃으로도 유명하다. 문학은 떨어지는 동백꽃만큼도 힘이 없을 때가 있지만 때로 그 꽃 아니 문장은 떨어지는 순간을 영원으로 기록한다. 그 기록의 힘으로 사람들이, 제주가 산다. 옴팡밭의 애기무덤 위로 동백꽃들이 매년 떨어져 내리고 오름마다 새겨진 원통한 마음들에도 꽃은 떨어지겠지만 멀리서나마 제주의 모든 ‘순이삼촌’들에게 붉은 마음의 구절 하나 남긴다. “밑바닥 터진 젯상에 진설할 거라고는/ 봄을 일으켜 세운/ 꽃밥밖에 없어서/ 언 마음 녹이시라고 동백꽃 송이 올립니다.”(홍경희의 시 ‘동백 밥상’) 4월의 사이렌이 동백꽃 속에서 울리는 제주다.소설가 이은선
  • 코로나19 속 부활절, 전국 곳곳에서 기념 예배·미사

    코로나19 속 부활절, 전국 곳곳에서 기념 예배·미사

    기독교계가 4일 부활절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기념 예배와 미사를 올렸다. 68개 개신교단과 17개 광역 시·도 기독교연합회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 대예배당에서 부활절 연합예배를 진행했다. 각 지역에서도 교회, 지역 연합회를 중심으로 부활절 예배와 기도회를 드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예배에 참석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축사에서 “올해 연합예배 주제인 ‘부활의 빛으로 다시 하나’처럼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한결같은 마음으로 코로나 위기를 이겨내고 함께 회복하고 도약하는 희망의 길을 열어갈 것”이라며 “그것이 일상의 부활이며 희망의 부활”이라고 강조했다. 연합예배 대회장을 맡은 소강석 목사는 대회사에서 위험을 무릅쓰며 함께 하는 자들이라는 의미의 ‘파라 볼라노이’ 이야기를 꺼내고 “세계 교회사에서도 전염병의 어둠을 뚫고 부활절 예배를 드렸던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다. 이런 그리스도인들의 희생과 사랑 때문에 기독교가 로마 전역에 확산했고, 마침내 기독교 공인을 하는 데 큰 영향을 줬다”면서 “오늘 예배를 통해 부활의 은혜와 파라 볼라노이의 사랑이 온 땅에 가득하게 하자”고 촉구했다. 연합예배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주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여야 국회의원 10여명도 함께 했다.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도 이날 새벽 서울 중랑구 신내감리교회에서 ‘그리스도의 부활, 새로운 희망’을 주제로 기념 예배를 올렸다. 미얀마 성공회의 데이비드 브랑 탄 신부 등이 참석해 군부 쿠데타와 무력 행위로 고통받는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한 기도를 드렸다. 가톨릭교회도 전국 각 본당에서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를 봉헌했다. 서울대교구 주교좌성당인 명동대성당에서는 이날 정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부활 대축일 미사가 거행됐다. 염 추기경은 부활절 메시지에서 “지도자들이 개인의 욕심을 넘어서 공동선에 헌신하기를, 그중에도 가난과 절망에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며 그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온 힘을 다해주기를 기대한다”고 요청했다. 가톨릭교회는 지난 한 주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기념하는 ‘성주간(聖週間)’으로 보냈다. 교황청 교령에 따라 1일 주님 만찬 성 목요일 미사 중 ‘발 씻김 예식’을 생략하는 등 성주간 예식 일부가 축소되기도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평범한 과외선생님의 죽음, CNN 인터뷰 후 사라진 시민들…미얀마를 구해주세요

    평범한 과외선생님의 죽음, CNN 인터뷰 후 사라진 시민들…미얀마를 구해주세요

    무자비한 군경의 유혈 진압에도 미얀마의 민주화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오히려 탄압이 계속될수록 시위는 거세지는 모양새다. 그만큼 군경 총칼에 새총으로 맞선 민중의 희생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그저 평범한 과외 선생님일 뿐이었던 쩌 모에 까잉(39)도 군홧발에 짓밟혀 세상을 떠났다. ‘미얀마군의 날’이었던 지난달 27일, 양곤 동부 산업도시 다곤 세이칸에 군인들이 밀어닥쳤다. 현지 과외교사 까잉 등 반쿠데타 시위대 3명은 사정없이 총을 휘갈기는 군인들을 피해 주택가로 달아났다. 마침 인근 주거용 건물 3층에 사는 주민 가족이 이들을 보고 집 안에 숨겨주었다. 군인들은 건물 안으로 최루탄을 쏟아부었다. 매캐한 연기는 곧 건물 전체를 휘감았다. 결국 시위대를 숨겨준 주민 가족 중 한 명이 연기를 참지 못하고 아래층으로 뛰어 내려갔다가 군인들에게 발각됐다. 군인들은 달아나는 주민 뒤를 쫓아 시위대가 숨은 집 문을 부수고 들어갔다. 궁지에 몰린 시위대는 창문 밖으로 몸을 던졌다. 군인들은 시위대를 놓치지 않았다. 아래층 차양에 위태롭게 선 시위대의 등을 주저 없이 떠밀었다.시위대 중 한 명이었던 까잉의 유가족은 “군인들은 까잉 등 시위대 3명에게 멈추라고 말한 뒤 등을 떠밀었다. 그리곤 추락하면서 다친 시위대를 때리고 발로 찼다”고 밝혔다. 현장 영상에는 군인 2명이 움직이지 못하는 까잉을 질질 끌고 가는 모습이 찍혀 있다. 그나마 이때까지는 까잉의 숨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다른 시위대 2명과 연행된 경찰서에서의 구타는 까잉의 목숨을 앗아갔다. 유가족은 “까잉이 군인들에게 끌려가는 영상을 SNS에서 보고 경찰서로 달려갔는데 이미 교도소로 보내진 뒤였다. 발을 동동 구르며 소재가 파악되길 기다렸다. 29일 그가 군 병원에 있다는 경찰 연락을 받고 가보니 산소호흡기를 끼고 있더라”고 설명했다. 구타로 만신창이가 된 까잉은 수혈 후 잠시 의식을 되찾았다. 하지만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진 몸은 구타 후유증을 견뎌내지 못했고, 사건 나흘 만인 지난달 31일 결국 숨을 거뒀다. 3일 미얀마나우 보도에 따르면 엑스레이 사진에 찍힌 까잉의 몸 상태는 처참했다. 골반과 다리 등 몸 곳곳이 골절됐으며, 신장 손상과 내출혈로 인한 심장 혈전도 관찰됐다. 골절상이 차양에서 떨어졌을 때 생긴 것인지, 구타 중에 생긴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유가족은 추락하면서 다친 시위대의 치료 요청을 거부한 것도 모자라 무차별 폭력을 행사한 군경에 분노를 드러냈다. 유가족은 “군경은 사람 가리지 않고 구타를 일삼는다. 그들을 증오한다”고 치를 떨었다. 평범한 과외선생님으로 미얀마의 민주화를 외쳤던 까잉은 그렇게 한 줌 재로 사라지고 말았다. 까잉과 함께 있다 끌려간 다른 2명의 시위대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3일 미얀마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2월 1일 쿠데타 이후 두 달간 최소 550명이 유혈진압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 중 43명은 아이들이었다. 구금된 인원도 2751명에 달한다. 수감자 대부분의 행방은 알 길이 없다. 31일 양곤에서 CNN 취재진 인터뷰에 응한 민간인 6명도 납치돼 구금됐다. 이들 중 한 명인 인 뗏 틴(23)은 밍갈라돈 시장에 과자를 사러 갔다가 CNN 취재팀과 인터뷰를 했고, 이후 취재팀이 사라지자 어디론가 끌려갔다. 인 뗏 틴의 가족 중 한 명은 “인 뗏 틴은 CNN 인터뷰에 대답했을 뿐, 다른 아무것도 안 했다”면서 “동생은 죄가 없는 만큼, 심문 뒤에 가능한 한 빨리 건강하게 석방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포토] ‘열차 탈선 사고’ 희생자 추모하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

    [포토] ‘열차 탈선 사고’ 희생자 추모하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3일 화롄 지역에서 발생한 열차 탈선 사고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대만 총통부 제공/화롄 AP 연합뉴스
  • 조기 게양이 익숙한 성조기, 끝나지 않는 공포

    조기 게양이 익숙한 성조기, 끝나지 않는 공포

    흑인 의사당 차량 돌진 경찰관 1명 사망바이든, 16일만에 3번째 조기 게양 지시 첫 조기 게양한 애틀랜타 총격 사건 후흑인 편의점 난동 등 아시안 혐오범죄 지속두번째 조기 게양한 볼더 총기 난사 후 9살 소년 희생되는 등 총기 사고 이어져뉴욕서 3개월간 총격 사건 50% 증가미국 워싱턴DC 의사당 외곽 바리케이드를 차량으로 들이받는 사건으로 2일(현지시간) 경찰 1명이 숨진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6일까지 백악관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애틀랜타 총격 참사로 인한 조기 게양 이후 16일만에 3번째다. 의사당 공격, 총기 난사, 아시아계 혐오범죄 등이 반복되면서 미국 사회의 분열을 보여주는 ‘슬픈 상징’으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의회 바리케이드를 차량으로 충돌한 용의자는 흑인인 노아 그린(25)이다. 그는 충돌 직후 칼을 휘두르며 돌진하다 경찰이 쏜 총에 맞아 검거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2명이 다쳤고, 모두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경찰관 한 명과 용의자는 사망했다. 숨진 경찰관은 윌리엄 빌리 에번스로 18년간 의회 경찰로 근무했다. 용의자 그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실직을 당하고 질병을 앓고 있다며 연방정부가 자신의 정신을 조종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미국의 이슬람교 지도자인 루이스 파라칸의 연설 영상 링크를 올리기도 했다. 지난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난입하면서 경찰 1명이 숨지는 사건 등을 겪으면서 의회 공격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일이 됐다. 본래 지난달 12일 해산할 예정이던 주 방위군은 의사당을 향한 각종 공격 첩보가 접수되면서 2개월간 연장됐다.바이든이 지난달 18일 조기 게양을 지시했던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 참사 이후 아시아계 혐오범죄도 지속되고 있다. 당시 한국인 4명 등 총 8명이 백인 로버트 애런 롱(21)이 쏜 총에 희생됐다. 3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한 흑인이 한국계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쇠막대기를 휘두르며 난동을 벌였다. 그는 선반을 넘어뜨리고 쇠막대기로 냉장고 등을 부수며 “네 나라로 돌아가라 이 중국 XX놈” 등의 욕설을 했다. 역시 바이든이 조기 게양을 지시했던 콜로라도주 볼더 총기난사 사건은 10명의 사망자를 냈다. 지난달 31일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총기 난사로 4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당했는데, 사건과 무관한 9살 소년이 목숨을 잃어 충격을 줬다. 이달 3일에는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에서 총격 사건으로 파티가 열리던 한 주택에서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 특히 대도시에서 총기 범죄가 증가 추세다. CNN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까지 시카고에서 살인사건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 늘었고, 총격사건은 약 40% 증가했다. 뉴욕 역시 살인사건은 14%, 총격사건은 50% 가까이 늘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퇴원한 세 모녀 살인범…검은색 모자 쓰고 “죄송”(종합)

    퇴원한 세 모녀 살인범…검은색 모자 쓰고 “죄송”(종합)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씨(25)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4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된다. 전날 경찰은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이를 받아들여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김씨는 지난달 23일 오후 5시30분쯤 노원구 아파트를 찾아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친구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해 김씨를 검거했으나 당시 현장에서 김씨는 자해를 시도해 목 부위를 다쳤다. 그는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가 2일 퇴원한 직후 경찰에 체포돼 이틀 연속 조사를 받았다. 3일 오후 9시50분쯤 조사를 받고 경찰서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김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고 짧게 답했다. 고개를 숙인 그는 검은색 후드를 뒤집어쓰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신상 공개 국민청원 24만명 동의 경찰은 김씨의 얼굴과 이름 등을 공개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상공개의 법적 근거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처법) 제8조2항이다. 이 법은 수법이 잔인하거나 혐의가 중대한 피의자에 한해 범행 증거가 충분하고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범죄 예방의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수사기관은 이름과 얼굴을 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근 신상이 공개된 대표적인 범죄자는 텔레그램 비밀대화방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6)과 ‘n번방’ 운영자 문형욱(26)이다. ‘김씨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 글에는 현재 24만명 이상이 동의한 상태다.피해자 스토킹하며 비정상적 집착 일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간 김씨는 큰 딸 A씨를 지난 1월부터 스토킹하며 비정상적으로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A씨는 생전 지인에게 ‘집 주소를 말해준 적 없는데 피의자가 찾아와서 이야기해야 했다’ ‘진짜로 많이 무섭다’ ‘집에 갈 때마다 돌아서 간다’ ‘아파트 1층에서 스으윽 다가오는 검은 패딩’이라는 메시지로 고통을 호소했다. 연인 관계는 결코 아니었다. 큰딸의 지인은 “‘더 이상 연락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정중히 연락을 끊어내자 그때부터 앙심을 품고 이번 일을 계획한 것 같다”라며 이 사건이 남녀갈등 혹은 온라인게임 때문으로 논점이 흐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지인은 “김씨로 인해 한 가족이 희생된 너무나도 슬프고 끔찍한 사건”이라며 “잘못된 정보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가족들이 욕보여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그는 “A씨는 정말 착하고 좋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친척분들과 친구들, 지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너무나 괴로워하고 슬퍼하고 아파하고 있다. 그 쓰레기 XX의 실명을 거론하지 못하고 이렇게 적어야 하는 현실이 너무 마음 아프다”라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정청래 “황교안 나서라”…황교안 “백의종군중”

    정청래 “황교안 나서라”…황교안 “백의종군중”

    코로나 확진자와의 접촉으로 자가 격리 중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재 국민의힘) 대표를 소환하자 황 전 대표는 백의종군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전날인 2일 “선거가 코 앞인데 전직 대표로서 어디서 무얼하고 계십니까?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닙니까?”라며 황 전 대표에 숨어있지 말고 전면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황 전 대표에 전광훈 목사도 만나고 태극기 부대와 함께 이벤트도 하고 지원유세도 하라며 뒤에서 꿍얼꿍얼 대지만 말고 지원 유세를 다니라고 했다. 정 의원이 황 전 대표를 저격한 것은 앞서 황 전 대표가 “여당후보가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면서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약속을 기억했는지, 문재인 대통령과 당명은 숨기며 선거운동을 한다”고 민주당을 비판했기 때문이다. 황 전 대표는 또 “문재인 정부는 한때는 ‘K-방역’을 자랑하는데 여념이 없었지만 그들이 자랑하던 ‘K-방역’은 ‘의료인들의 헌신’과 ‘국민들의 희생’ 속에 이루어진 것이었다”면서 “정작 현 정부는 의사와 간호사간 이간질과 국민 갈라치기로 사회의 합심대응을 방해했다”고 정부의 방역 정책도 비난했다. 그는 투표가 궁극의 방역이라고 덧붙였다.이런 황 전 대표에 정 의원은 “‘내가 황교안이다. 전직 대표다. 국민의힘은 황교안 보유당이다’ 호통을 치고 막무가내로 유세차에 올라타라”고 제안했다. 정 의원의 말에 황 전 대표는 ‘역시 명불허전 전략가’라고 추켜세운 뒤 “숨거나 꿍꿍이가 있어서가 아니라 정 의원과 같은 분들이 국민을 대표하는 상황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국민께 사죄하기 위해서”라며 백의종군 중이라고 밝혔다. 유세차는 꽃가마라고 부연했다. 이어 황 전 대표는 현재 주변 분위기를 보면 이번엔 우리당이 승리할 것 같다면서도 서울시민과 부산시민들에게 방심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황 전 대표는 “‘변이’는 바이러스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지난 4년 경험을 통해 문재인 정권의 놀라운 생존력을 분명히 확인했다”면서 “선거 막바지에 어떤 꼼수와 불법을 도모할 지 알 수가 없다”고 우려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서울포토]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서 대화하는 김태년-주호영

    [서울포토]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서 대화하는 김태년-주호영

    제73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이 3일 오전 제주 4·3 평화교육센터에서 열렸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2021.4.3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서울포토] 제주 4·3 희생자 유족 위로하는 문 대통령

    [서울포토] 제주 4·3 희생자 유족 위로하는 문 대통령

    제73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이 3일 오전 제주 4·3 평화교육센터에서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추념식이 끝난 뒤 4.3 사건 유족인 손민규 어르신을 위로하고 있다. 오른쪽은 손민규 어르신의 외손녀 고가형 학생. 손민규 어르신은 4.3 사건으로 부모님이 사망하고, 오빠는 행방불명이 됐다. 2021.4.3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포토] 문 대통령, 제주 4·3 희생자 가족 위로

    [포토] 문 대통령, 제주 4·3 희생자 가족 위로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제주 4·3 평화교육센터에서 열린 제73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을 마친 후 당시 부모와 오빠를 잃은 손민규 어르신을 위로하고 있다. 2021.4.3 연합뉴스
  • 문 대통령, 4·3 추념식 찾아…국방장관·경찰청장 첫 동반 참석

    문 대통령, 4·3 추념식 찾아…국방장관·경찰청장 첫 동반 참석

    특별법 통과 후 첫 추념식 문재인 대통령이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3일 오전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3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2018년과 2020년에 이어 취임 후 세번째 참석이다. 청와대는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임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부각하고자 2년 연속 참석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희생자 보상 및 명예회복·추가 진상조사가 이뤄지도록 하는 내용의 제주 4·3 특별법 통과 이후 첫 추념식이라는 점에서도 이번 일정은 뜻깊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특별법 통과를 위해 힘을 모아준 여야 및 관련 단체, 유족들에게 감사를 표한 뒤 완전한 해결을 위해 국회가 지속해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올해 추념식에는 서욱 국방부 장관과 김창룡 경찰청장이 참석했다. 제주 4·3의 수많은 희생에 책임이 있는 군경의 최고 책임자가 함께 공식 추념식에 참석한 것이다. 2019년 국방부 차관과 경찰청장이 시민분향소를 찾아 4·3 사건에 대한 유감을 표한 일은 있었으나, 군경 최고 책임자가 공식 추념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청와대는 강조했다. 청와대는 “두 공권력 집행기관의 책임자로서 4·3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는 동시에 과거사를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전했다. 추념식에는 이 밖에도 여야 주요 정당 대표와 박범계 법무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정근식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참석자 규모는 유족 31명을 포함한 70여명으로 제한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올림픽 메달 따도 인종차별 면제 안돼” 스노보드 챔피언 클로이 김 힘든 고백

    “올림픽 메달 따도 인종차별 면제 안돼” 스노보드 챔피언 클로이 김 힘든 고백

    미국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스노보드 챔피언 클로이 김(21)이 아시아인을 겨냥한 증오범죄에 매일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한국인의 핏줄임을 자랑스러워 하던 나이 어린 선수가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는 사실과 함께 그가 이런 사실을 털어놓게 된 사연도 가슴 아프기만 하다. 2000년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태어나 네 살 때 스노보드를 타기 시작해 일찍이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했고 현재 여자 하프파이프 종목의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는 클로이는 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과의 인터뷰를 통해 “프로 운동선수이고, 올림픽에서 우승했다고 해서 인종차별에서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하루에 수십 통, 매달 수백 건의 증오 메시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메시지 중에는 ‘멍청한 동양 XX’이란 인종차별적 표현과 함께 외설스러운 내용과 욕설까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문제의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스크린샷해 직접 올렸다. 클로이는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행동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프다”며 “정말 무력하고 두려운 마음이 든다. 무척 힘들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면서 (증오범죄가) 더욱 나빠졌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타려고 할 때 한 여성이 나에게 ‘여기 들어오지 마라’고 소리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년 정도 소셜미디어의 알림 설정을 껐고, 휴대폰에서 인스타그램 애플리케이션도 삭제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부모와 함께 사는 로스앤젤레스(LA) 집을 나설 때 호신용 무기를 꼭 챙긴다는 사실도 고백했다. 허리춤에 매는 작은 가방인 ‘패니 팩’에 전기충격기, 최루액을 뿜는 페퍼 스프레이, 호신용 칼을 넣어 다닌다는 것이다. 그는 “빨리 약속에 가야 하거나 약속 장소가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 아니라면 혼자서 어디에도 가지 않는다”며 “개를 산책시키거나 식료품점에 갈 때면 패니 팩에 (호신용 무기) 3개를 넣고, 항상 손을 거기에서 떼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는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증오범죄 피해를 밝히게 됐다면서 자신의 사례가 증오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더욱 확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아울러 부모가 집을 나설 때마다 나이 든 아시아인들에 대해 무자비하게 저질러지는 증오범죄의 희생양이 되지 않길 빈다는 사실도 털어놓았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같은 해 7월 ESPN 스포츠 대상 올해의 여자 선수로 선정됐던 그는 2014년 애스펀 X게임 대회에서 하프파이프 첫 메달을 딴 뒤부터 차별에 시달렸다고 토로했다. 대회가 끝난 뒤 인스타그램에 메달 사진을 올렸더니 SNS에 “중국으로 돌아가라, 백인 미국인 소녀들로부터 메달을 뺏는 것을 그만두라”는 메시지가 와 있었다. 심지어 공공장소인데도 자신을 향해 침을 뱉는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은 내가 아시아인이란 이유로 내 성취를 멸시했다”며 “(증오 메시지를 받은 뒤) ‘내가 아시아인이라서 사람들이 못되게 구는 거냐’라고 엄마에게 물으며 흐느껴 운 적도 있다”고 전했다. 그 뒤 한국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는데도 “공공장소에서 부모에게 한국어로 말하는 것을 그만뒀다. 당시 아시아인이라는 사실이 부끄럽고 싫었지만, 감정을 극복하는 법을 배웠고 지금은 정말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김인영 경기도의원, ‘경기도 공공기관 이천으로!’ 시민운동 참여

    김인영 경기도의원, ‘경기도 공공기관 이천으로!’ 시민운동 참여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장 김인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천2)은 지난 1일 경기도의회 이천상담소에서 ‘경기도 공공기관 이천으로!’ 시민운동 릴레이에 참여했다. 김인영 도의원은 상수원 피해지역 희생대신 보상을 달라는 염원을 담아 ‘경기도 공공기관 이천으로!’ 메시지가 담긴 사진을 촬영하였다. 덧붙여 “상수원 피해지역 희생대신 보상을 달라는 회원과 이천시민의 의견에 공감하며 메시지가 담긴 사진을 개인 SNS에 게재하겠다”고 동참 소감을 밝혔다. 당일 한강지키기운동 이천지역본부 신용백 대표는 “2001년 이후 천여명의 회원들이 상수원 보호를 위한 정화활동 등 다양한 봉사를 해왔다”며 희생을 감내한 이천 시민을 위해 ‘경기도 공공기관 이천으로!’ 시민운동 챌린지에 회원으로 활동중인 김인영 도의원의 참여를 요청했다. 경기도의회 의원들은 지역상담소를 주민의 입법·정책 관련 건의사항, 생활불편 등을 수렴하고 관계 부서와 논의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주4·3항쟁 73돌을 맞이하며, 다시 찾아올 제주의 봄을 꿈꾼다

    4월의 제주에는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어딜 보아도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아름다운 제주의 봄은 가장 아픈 제주의 역사를 담고 있다. 우리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 중 하나인 4.3항쟁이 발생한 지 어느덧 73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났다. 제주도민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통한의 슬픔을 안고도, 50년이 넘게 아프다 말 한마디 하지 못하는 긴 세월을 묵묵히 견디어왔다. 매년 다시금 봄은 찾아왔지만 제주도민들의 마음은 늘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었으리라. 김대중 정부는 그간 금기시 되어왔던 제주4·3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제주 4.3사건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하 ‘4.3 특별법’)을 제정하고 제주4·3위원회를 구성하여 진상규명의 노력을 시작했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은 처음으로 4·3 항쟁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였고, 문재인 정부는 4·3 항쟁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역사는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4·3 특별법 개정안을 통해 희생자·수형자들에 대한 국가차원의 배·보상과 명예회복의 길이 열렸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이러한 결정을 두 팔 벌려 환영한다. 그간의 한 맺힌 세월이, 응어리진 마음이 모두 보상될 수 있겠냐마는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가슴 깊이 기원한다. “죽은 이는 부디 눈을 감고 산 자들은 서로 손을 잡으라”는 스스로의 다짐처럼, 아픈 과거에도 불구하고 제주를 평화와 안식의 섬, 세계 제일의 관광지로 일구어 오신 제주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다시 한 번 4·3 영령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며, 유가족에게 삼가 머리 숙여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공보부대표 이승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만서 350명 태운 열차 터널 안에서 탈선, 적어도 34명 참변

    대만서 350명 태운 열차 터널 안에서 탈선, 적어도 34명 참변

    대만에서 청명을 앞두고 성묘 등을 위해 이동하던 이들을 비롯해 350명을 태운 열차가 터널 안에서 탈선하는 바람에 적어도 34명이 숨졌다고 영국 BBC가 2일 전했다. 대만 중동부 화리엔의 도로코 협곡 터널 안에서 이날 아침 9시쯤 열차가 탈선해 차량 4량이 뒤엉켜 전도되는 바람에 72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현지 교통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참사는 터널 안 선로에 있던 유지보수 차량과 충돌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여성 생존자는 현지 UDN 매체 인터뷰를 통해 “갑자기 차량이 튀어오르는 것처럼 느껴졌고 내 몸이 바닥에 떨어졌다”면서 “밖으로 빠져나오기 위해 창문을 깨서 지붕 위로 기어올랐다”고 참사 순간을 돌아봤다. 차이윙원 대만 총통은 아직도 많은 이들이 객차 안에 갇혀 있다면서 긴급 구조인력을 투입하고 있으며 다친 이들을 구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100명 정도가 4개의 객차에서 빠져나와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다고 전했다. 이번 열차 참사는 대만 최악의 열차 참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2018년에도 한 열차가 탈선해 18명이 희생된 일이 있다. 지난 1991년에는 두 열차가 추돌해 30명이 목숨을 잃고 112명이 다친 일이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제2의 포그바 꿈꿨는데” 미얀마 축구유망주, 매복군인 총에 하늘로

    “제2의 포그바 꿈꿨는데” 미얀마 축구유망주, 매복군인 총에 하늘로

    미얀마 축구 유망주가 군부의 무자비한 진압으로 숨을 거뒀다. 2일 미얀마 나우는 ‘미얀마군의 날’이었던 지난달 27일 양곤 시위대에 합류한 축구 유망주가 매복군인 총에 맞아 짧은 생을 마감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7일 미얀마 양곤 인세인 지역 청년들로 구성된 대규모 시위대가 쿠데타 항의 시위를 펼쳤다. 시위에는 한따와이 유나이티드 U-21 축구팀 소속 미드필더 칫 보보 네인(21)도 합류했다. 그런데 시위대가 직접 설치한 바리케이드에 접근하자마자, 맞은편에서 총알이 빗발치기 시작했다. 미얀마 나우는 바리케이드 너머에 매복하고 있던 미얀마 군인 12명이 군중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고 전했다.흩어진 시위대 대부분은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14세 소년 등 2명은 복부에 총상을 입었다. 축구 유망주 네인은 목숨을 잃었다. 다른 청년 몸을 스친 총알은 바로 옆 네인의 오른쪽 옆구리를 관통했다. 네인의 형은 “동생은 미얀마군의 날이었던 지난달 27일 오전 8시 30분쯤 군인 총에 맞아 사망했다. 군인들은 시위대가 쌓아 올린 모래주머니 뒤에 숨어있다가 민간인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네인은 어려서부터 폴 포그바 같은 세계적인 축구선수가 되는 게 꿈이었다. 그의 형은 “포그바 머리 모양은 물론 경기 기술까지 흉내 내곤 했다. 한따와디 유나이티드 미드필더로 발탁된 이후에는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었다”고 슬퍼했다. 한따와이 유나이티드 코치 칫 코코는 “네인의 죽음은 소속팀뿐만 아니라 미얀마 축구의 미래에도 큰 손실”이라며 허망함을 감추지 못했다.미얀마 나우는 네인 사망 당일 양곤과 만달레이, 사가잉 등 미얀마 전역에서 150명 이상이 군경 총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만달레이에서는 집에 있던 13살 소녀가 총에 맞아 숨졌다. 고무탄에 눈을 맞아 다친 1살 아기도 있다. 미얀마 나우는 쿠데타 군부가 군의 날을 자축하며 본인들 위상을 과시했지만, 한편으로는 야만적 진압으로 미얀마를 망신시켰다고 지적했다.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군이 군의 날에 시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고 꼬집었다. 2월 1일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경 총에 맞아 사망한 민간인은 약 500명. 보고되지 않은 희생자를 합하면 인명피해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제2의 포그바를 꿈꾸던 축구 유망주의 허망한 죽음 앞에 유가족은 분노를 쏟아냈다. 네인의 형은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무고한 시민의 생명을 앗아가는 군경을 보면 분노로 치가 떨린다. 비단 내 동생의 죽음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무고한 시민이 악랄한 군경 손에 죽어 나가는 꼴을 더는 못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하지만 “비무장 민간인이 군경을 상대로 보복을 감행할 수 없다는 게 문제”라면서 “어서 사태가 안정되기를 기도할 뿐”이라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미얀마 쿠데타 이후 미성년자 최소 43명 사망...유엔은 ‘규탄’ 성명만 되풀이

    미얀마 쿠데타 이후 미성년자 최소 43명 사망...유엔은 ‘규탄’ 성명만 되풀이

    미얀마 군부가 반 쿠데타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43명의 어린이가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인 세이브더칠드런은 미얀마 군부가 올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두 달 동안 이 같은 피해가 발생했다고 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밝혔다. 현지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이날까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숨진 사람이 543명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 가운데 16살 미만 미성년자가 15명이며 가장 어린 희생자인 킨 묘 칫은 6살에 불과하다고 했다. 지난달 23일 만달레이에서 숨진 킨 묘 칫은 집안까지 쳐들어온 군경이 무서워 아빠 무릎 위에 앉아있다가 총탄에 맞아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족은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들(보안군)은 문을 박차고 들어와 집에 사람들이 더 있냐고 물어봤다”며 “없다고 답하자 그들은 집을 뒤지기 시작했고,아버지에게 달려간 킨 묘 칫을 향해 총을 쐈다”고 말했다. 어린이 희생자 중에는 지난달 22일 집 문을 잠그다가 가슴에 총을 맞고 숨진 14살 소년 툰 툰 아웅, 지난달 20일 일하던 찻집 밖으로 나왔다가 군경이 난사한 총탄에 희생된 15살 소년 조 묘 텟 등도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카인주에 있는 학교가 폭파됐는데, 다행히 학교에 사람이 없어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세이브더칠드런은 특히 지난 2주 가량 어린이 사망자가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며 “미얀마가 더는 아이들에게 안전한 지역이 아님이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심각한 상황이 계속되지만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나 집단활동은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이날 군부의 민간인 살해를 규탄했지만 구두선에 머물렀다. 성명 논의 과정에서 회원국들의 갈등이 이어지는 탓이다. AFP에 따르면 서방 국가들은 성명에 미얀마 군부에 대한 제재를 염두에 두고 “추가적 조처의 검토를 준비한다”는 표현을 넣으려고 했지만 중국이 이를 반대했다. 군부에 우호적인 중국은 ‘민간인 죽음’ 등의 표현을 완화하자는 주장까지 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한발 더 나아가 시위 진압 과정에서 군경의 사망까지 규탄하자는 내용을 포함하기를 원했다. AFP 등은 안보리가 미얀마 사태에 대해 성명을 세번이나 냈지만 군부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한다면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가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김하성, MLB 시작은 헛스윙 삼진…샌디에이고, 난타전 끝 승리

    김하성, MLB 시작은 헛스윙 삼진…샌디에이고, 난타전 끝 승리

    김하성(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미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데뷔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을 기록했다. 김하성은 2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1 MLB 정규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 개막전에 대타로 등장했다. 팀이 8-7로 앞선 7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투수 에밀리오 파간 대신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좌완 불펜 알렉스 영을 상대한 김하성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그대로 흘렸고 2구째에는 방망이를 헛돌렸다. 이후 볼 2개를 골라낸 김하성은 5구째 커브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올해 MLB에 입성한 김하성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타율이 부진해 이날 개막전 26인 로스터에는 포함됐지만 선발 라인업에서는 제외됐다. 경기는 타격전 끝에 샌디에이고가 8-7로 이겼다. 특히 샌디에이고는 에릭 호스머가 4타수 3안타 3타점, 빅터 카라티니가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 했다. 양 팀 선발들은 모두 부진했다. 이적하자 마자 샌디에이고 개막 선발 자리를 꿰찬 다르빗슈는 4와 3분의2이닝 8피안타(2피홈런) 1볼넷 6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애리조나의 매디슨 범가너는 4이닝 7피안타(2피홈런) 3볼넷 6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했다. 1회초 먼저 1점을 내준 샌디에이고는 2회말 카라티니의 2타점 적시타와 3회말 호스머-윌 마이어스의 백투백 솔로포, 카라티니의 추가 적시타로 5점을 뽑아내며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4회말에도 호스머의 2루타로 한 점 더 달아났다. 하지만 5회초 애리조나는 홈런 2방을 터트리며 다르빗슈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고, 바뀐 투수 팀 힐을 연타석 홈런으로 두들기는 등 7-6로 역전했다. 그러나 샌디에이고는 6회말 호스머의 적시타로 다시 균형을 맞춘 뒤 7회말에는 김하성의 경쟁자인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우월 3루타를 이은 유릭손 프로파르의 희생플라이로 8-7 재역전하며 승리를 챙겼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세이브 더 칠드런 “미얀마 쿠데타 두 달 동안 어린이 43명 이상 희생”

    세이브 더 칠드런 “미얀마 쿠데타 두 달 동안 어린이 43명 이상 희생”

    인권단체 세이브 더 칠드런이 지난 2월 1일 군부 쿠데타 발발 이후 두 달 동안 미얀마에서 적어도 43명의 어린이가 군부에 살해됐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여섯 살 아이가 희생되는 등 악몽 같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희생된 사람이 526명에 이른다고 집계한 이 단체는 부상당한 어린이 숫자도 상당할 것이라면서 심지어 한살배기 어린이도 고무총탄에 맞아 눈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아울러 무자비한 진압을 목격한 어린이들이 두려움과 슬픔, 스트레스를 겪는 등 정신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크리스티네 슈라너 부르게너 유엔 미얀마 특사도 안전보장이사회 비공개 화상회의에서 “‘피바다’(bloodbath)가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최근에는 소수민족 반군과 군대가 교전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어 이날 미얀마 군부의 일방적 한달 휴전 선언에도무력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엔은 가장 최근에 직원 가족들에게 미얀마를 떠나라고 요구했는데 다만 일부 직원은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나이 어린 희생자로 알려진 킨 묘 칫은 집안에 있다가 희생되는 등 미얀마 군경은 길 가는 이들에게 다짜고짜 총질을 가하고 집안에 있던 이들까지 희생양으로 삼는 등 날이 갈수록 흉폭해지고 있다. 킨 묘 칫은 지난달 하순 만달레이의 집을 뒤지던 경찰에 의해 살해됐는데 그 아이는 가택 수색에 놀라 아버지 품에 뛰어들다 총에 맞았다. 언니 마이 뚠 수마야(25)는 “그들이 문을 걷어 찬 뒤 아버지에게 집안에 다른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고 아버지가 없다고 답하자 거짓말을 한다며 뒤지기 시작했다”며 “동생이 아버지 품에 뛰어드는 순간 총을 쐈고 그 아이가 맞았다”고 말했다. 같은 도시의 집안에서 총에 맞아 숨진 이들 가운데는 14세 소년도 있었으며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길거리에서 놀던 13세 소년도 무자비한 군경의 총격에 숨졌다. 한편 미얀마 군부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에 대해 추가로 공무상비밀엄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변호인단이 1일 밝혔다. 변호인단을 이끄는 킨 마웅 조는 이날 로이터 통신과 전화 통화를 통해 “수치 고문이 문민정부 장관 3명 및 자신의 경제 자문역으로 활동했던 호주인 숀 터넬과 함께 공무상 비밀엄수법 위반으로 일주일 전 양곤 법원에 기소됐다”면서 “추가 기소 사실을 이틀 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변호인으로 이날 수치 고문에 대한 화상 심리에 참여했던 민 민 소는 처음에는 추가로 군부가 제기한 혐의가 없었다고 밝혔다가 나중에 번복했다. 이에 따라 수치 고문의 범죄 혐의는 6개로 늘어났다. 군부는 지난 2월 그에게 불법 수입된 워키토키를 소지·사용한 혐의(수출입법 위반)와 지난해 11월 총선 과정에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어긴 혐의(자연재해관리법 위반)를 적용했다. 지난달 초엔 선동 혐의와 전기통신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고 최근에는 뇌물수수죄까지 더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추가된 공무상비밀엄수법 위반과 관련한 형량은 최장 14년이어서, 6개 범죄 혐의가 모두 인정되면 수치 고문은 최장 38년을 감옥에서 보내야 한다. 민 민 소는 화상 심리에 응한 수치 고문과 윈 민 대통령이 건강해 보인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하지만 두 사람이 현재 미얀마의 상황에 대해 알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두 사람에게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알릴 수가 없었고, 만날 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민 민 소는 두 사람에 대한 심리가 오는 12일까지 휴회됐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붉은 저고리에 스민 제주의 비극

    [그 책속 이미지] 붉은 저고리에 스민 제주의 비극

    기억의 목소리/허은실 지음/고현주 사진/문학동네/252쪽/1만 7500원 붉은 저고리는 동백꽃을 닮았다. 저고리 주인이었던 스물네 살 청년도 봄에 지는 동백처럼 그렇게 졌다. 세 살짜리 아이를 남기고. 남은 아이는 아버지의 유품을 가끔 꺼내 손주들에게 보여 준다. 70여년이 지났지만, 동백꽃 빛깔의 저고리는 여전히 아름답다. 민간인 희생자 3만여명, 소리 없이 묻힌 죽음과 비극의 역사. 올해로 73년 된 제주 4·3 희생자의 유품과 사연을 사진과 시, 인터뷰로 기록했다. 쌀 포대로 안감을 댄 저고리, 영혼결혼식을 치른 젊은 남녀의 사진, 토벌대를 피해 산에서 지낼 때 밥 해 먹은 그릇 등 27점의 사물로 그때를 돌아본다. 가슴이 허해지는 사진과 글을 보노라면, 기억의 서랍을 다시 열어 봐야 하는 이유도 분명해진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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