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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려견 산책시키다 벌어진 말다툼, 3명 목숨 잃었다

    반려견 산책시키다 벌어진 말다툼, 3명 목숨 잃었다

    공원서 언쟁 벌이다 피격 사망범인은 도망갔다 경찰 총 맞고 숨져경찰 4명도 범인과 대치하다 총상 반려견을 산책시키다 벌어진 말다툼으로 3명이 목숨을 잃었다. 18일 외신 등에 따르면 앨라배마주 버밍햄시에 사는 남성 브라이언 애드킨스(34)와 여성 코트니 애슐리(35)는 지난 16일 오전 6시를 넘은 시각 자택 인근 한 공원에서 반려견과 산책에 나섰다가 다른 한 남성과 말다툼을 하게 됐다.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이들은 주로 반려견을 둘러싼 대화를 했다. 다른 한 남성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는데, 언쟁을 벌이다 갑자기 총을 꺼내 둘을 향해 쐈다. 경찰이 오전 6시 30분쯤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 애드킨스는 현장에서 사망한 상태였으며, 애슐리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반려견은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목격자에 따르면 희생된 두 남녀는 가끔 개를 산책시키기 위해 함께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는 희생된 여성과 과거 사귀던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은 경찰이 사고 현장에 도착하기 전 도주했다. 이후 같은 날 오후 1시쯤 자신의 아파트로 출동한 경찰관을 향해 총을 발사하기도 했다. 그는 경찰과 계속 총격전을 벌이다 결국 경찰이 쏜 총에 숨졌다. 경찰은 “이같이 몰상식한 폭력은 중단돼야 한다”면서 “이런 상황들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다. 경찰관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윤석열은 전두환, 태극기 든 친일파, 배은망덕” 5·18에 막말 쏟아낸 與 [이슈픽]

    “윤석열은 전두환, 태극기 든 친일파, 배은망덕” 5·18에 막말 쏟아낸 與 [이슈픽]

    김의겸 “전두환, 하나회 지키려 선공 날리듯윤석열, 조직 방어 위해 조국에 칼 뽑아”김두관 “尹, 보수 합세 5·18 운운 배은망덕”허영 “권력 좋아도 염치가 있어야지”윤석열 “5·18, 독재에 강력한 거부·저항 의미”잠행 끝 두 번째 尹 행보에 여야 관심 집중차기 유력한 야권 대권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18 민주화운동에 맞춰 묘소 참배가 거론되고 5·18 메시지까지 내놓자 여권은 윤 전 총장에 대해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이들은 윤 전 총장을 향해 현재 5·18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연상된다거나 “태극기를 든 친일파”는 과격한 말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김의겸 “윤석열은 젊은 시절 전두환”“전두환은 성적 바닥, 윤석열은 9수” “尹, 보수언론 지원 받아 ‘별의 순간’ 안겨” 청와대 대변인 출신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이 5·18을 언급하니 젊은 시절 전두환 장군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전두환은) 자신이 끔찍이도 사랑하는 ‘하나회’를 지키기 위해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에 선공을 날렸다”면서 “윤 전 총장의 시작도 조직을 방어하기 위해서였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윤 전 총장에 대해 “검찰 권력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겁도 없이 개혁의 칼날을 들이내니 조국을 칠 수밖에 없었다”면서 “특히 ‘사람에 충성하지는 않으나 조직은 대단히 사랑하는’ 윤 총장이다. 먼저 칼을 뽑는 건 자연스러운 귀결”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전두환 장군의 육사 졸업 성적이 156명에 126등으로 거의 바닥”이라면서 “윤 전 총장은 9수 끝에 검사가 됐다. 그런데도 둘다 조직의 우두머리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 언론의 지원을 받아 전씨에 이어 윤 전 총장도 “‘별의 순간’에 안기고 있다”고 표현했다. 김 의원은 “40년 전 조선일보 방우영 사장은 전두환을 만나고 나서 ‘사람이 분명하고, 사나이다운 점이 있었다. 대장부구나 하는 첫인상을 받았다’고 평했다”면서 “현 방상훈 사장은 윤 전 총장과 비밀회동을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연관짓기도 했다.윤석열 “5·18 정신, 선택적으로 써먹고 던지면 안 돼…미래로 격상” 김남국 “尹, 5·18 말할 자격 없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16일 언론에 5·18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이 우리 국민들 가슴 속에 담겨 있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어서 41년 전에 끝난 것이 아닌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는 독재와 전체주의에 대한 강력한 거부와 저항을 의미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또 “5·18은 특정 진영의 전유물이 아닌 보편적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정신”이라면서 “5·18 정신을 선택적으로 써먹고 던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영에 따라 편할 때 쓰고 불편하면 던지는 것이 5·18 정신이냐”면서 “5·18을 과거로 가두지 말고 현재, 미래의 정신으로 격상시켜야 한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해 2월에도 검찰총장과 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민주주의를 위한 희생정신을 깊이 새기고 현안 사건 공소 유지에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안 사건은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 사건을 가리킨다. 이에 대해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전날 SNS에 “실소를 금치 못했다”며 비웃은 뒤 “정권의 앞잡이가 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검찰, 선택적 수사로 정치와 선거에 개입해서 민주주의를 훼손하려 했었던 정치검찰이 무슨 낯으로 5·18정신과 헌법정신을 운운하는 것이냐. 윤 전 총장은 5·18 정신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쏘아붙였다.이낙연 “윤석열 메시지 너무 단순해”“노무현 가정 소탕식 檢수사 뭐라할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 나와 윤 전 총장의 메시지에 대해 “너무 단순한 것 같은 생각은 든다”고 평가 절하했다. 그는 윤 총장이 5·18 메시지로 문재인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는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검찰이 과거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가정을 소탕하듯 (수사)한 것은 뭐라고 설명할 것인가 의문은 계속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권도전 의사를 밝힌 김두관 의원은 SNS에 “보수언론과 합세해 5·18 정신을 운운하며 문재인 정부를 우회 비판하는데, 배은망덕”이라고 비난했다. 윤 전 총장을 친일파에 빗대는 발언도 나왔다. 장경태 의원은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나와 “비난까지는 하고 싶지 않지만, 친일파가 태극기 든 격 아니겠냐”면서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검찰이 보여줬던 반인권적, 반개혁적인 5.18은 너무나 맞지 않는다”면서 “(윤 전 총장) 본인이 말씀하시기에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꼬았다.“5·18 운운하려면 검찰개혁 전제해야”“역대 최악의 검찰총장, 정치검사”정세균 “노무현 시해한 검찰 반성했나” 대변인 출신의 허영 의원도 SNS에 “권력이 아무리 좋아도 때와 장소를 고를 줄 아는 염치는 있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허 의원은 “적어도 5·18을 운운하려면, 인권탄압과 유린행위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다시는 후퇴하지 않겠다는 검찰개혁의 의지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전날 “광주항쟁 41년이 지났지만 반성하지 않은 무소불위의 특권계급 검찰과 수구언론이 한통속이 되어 ‘그들만의 수구특권층의 나라’를 지키기 위한 국민기만극을 되풀이하고 있다”면서 “광주항쟁의 정신은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시해한 검찰과 언론, 민주투사를 탄압하던 검찰과 언론, 국가폭력으로 고문 받고 살해당한 수많은 민주영령들 앞에 단 한 번이라도 진솔하게 사죄하고 반성해 본 적이 있나”라면서 “검찰과 언론은 역사와 국민 앞에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동근 의원도 “독재에 맞서 싸우면서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아는 체하며 함부로 말하는 것을 보니 헛웃음이 나온다”면서 “독재-민주 구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말이 나온 지 언제인데, 이건 뭐 복고도 아니고 뭐라 해야 할지 어처구니가 없다”고 꼬집었다. 최민희 전 의원은 “검찰은 군부의 시녀로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민주인사와 학생들을 탄압했다”면서 “윤석열은 역대 최악의 총장이자 정치검사”라고 비난했다. 같은 맥락에서 민주당은 오는 26일로 예정된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검언유착’ 의혹을 집중적으로 부각해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부여하는 식의 내부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이러한 반응은 윤 전 총장의 5·18 묘지 참배가 ‘정치 참여’라는 정치적 선언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받아들이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윤석열, 광주행→정치 등판 연관잠행 피로감 상쇄…호남·중도 어필 분석 보수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잠행 중인 윤 전 총장의 정치 참여가 기정 사실화되는 상황에서 언제, 어떻게 등판할지에 여야의 눈은 쏠려 있는 상태다. 윤 전 총장의 측근은 “정치를 하고 말고 묻는 것은 황당한 질문이다”라면서 “정치는 당연히 하는 것이고 언제 어떻게 등판하느냐의 문제만 남았다”고 했다. 앞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보수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5·18 민주묘지를 찾아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국민의힘의 ‘호남 끌어안기’ 신호와 노력은 5·18유족회가 처음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을 올해 추모제에 초청하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5·18민주화운동이 더는 진영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방문의 당위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79학번인 윤 전 총장 세대에서 5·18은 진영을 초월한, 아픔을 공감하고 치유하고 그 정신을 기리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면서 “광주 방문은 당연히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여기에 두 달 넘게 이어져 온 잠행으로 여론의 피로감을 상쇄하는 데도 광주 방문은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윤 전 총장 측근은 “본인도 잠행에 따른 여론의 피로감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지난달 2일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에 이은 윤 전 총장의 두 번째 공개 행보로 광주를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광주 방문이 이뤄진다면 정치적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행보를 본격화하는 신호와 동시에 국민의힘 입당이냐 독자세력화냐를 판단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수야권 주자로서 광주 방문은 중도층과 호남에 어필한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독자세력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5월 중순쯤 자신의 행보에 대한 의사표시를 할 것으로 전망했고 국민의힘 입당이 아닌 독자세력화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5·18 41주년 기념식...김부겸 “책임자들 진실 밝히고 용서 구해야”

    5·18 41주년 기념식...김부겸 “책임자들 진실 밝히고 용서 구해야”

    5·18민주화운동 41주년 기념식이 18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엄수됐다. ‘우리들의 오월’이란 주제로 열린 기념식에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김부겸 국무총리와 여야 지도부, 5·18 유공자 및 유족, 각계 대표 등 99명만 참석했다. 김 총리는 기념사에서 “화해와 용서는 지속적인 진상 규명과 가해자들의 진정한 사과, 살아있는 역사로서 ‘오월 광주’를 함께 기억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며 당사자들의 용기 있는 증언과 가해자들의 사과를 촉구했다. 김 총리는 “광주에 투입됐던 공수부대원이 지난 3월 자신의 총격에 희생당한 고 박병현 씨 유가족을 만나 사죄했다”며 “당사자와 목격자 여러분, 더 늦기 전에 역사 앞에 진실을 보여달라. 내란목적 살인죄를 저지른 핵심 책임자들도 진실을 밝히고 광주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념식은 헌화 및 분향, 국민의례, 경과보고, 기념공연(1막), 기념사, 기념공연(2막),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 순으로 47분간 진행됐다. 1막 공연에서는 올해 41년 만에 사진이 발견된 고 전재수 군과 5·18 당시 투사회보의 필경사로 활약한 고 박용준 열사의 사연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기록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유네스코 기록물로 등재된 5·18 당시 일기 등을 활용한 독백 형식의 공연과 비올라 5중주의 ‘바위섬’ 추모 연주가 이어졌다. 2막 공연에서는 미얀마 등 전 세계 민주주의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표현하는 영상이 상영됐다. 또,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 참가자인 바리톤 김주택과 합창단 시함뮤(시민과 함께하는 뮤지컬 배우들)가 가수 송창식의 노래 ‘우리는’을 합창했다. 기념식은 여야 지도부와 참석자 전원이 일어나 주먹을 쥐고 손을 흔들며 5·18 상징곡인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것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데스크 시각] 300㎏ 쇳덩이가 드러낸 청년 산재의 현실/안동환 탐사기획부장

    [데스크 시각] 300㎏ 쇳덩이가 드러낸 청년 산재의 현실/안동환 탐사기획부장

    경기 평택항에서 일하는 이재훈(62)씨는 지난 4월 22일 아들 선호(23)씨가 돌아오지 않자 자전거를 타고 터미널 부두로 찾아 나섰다. 이씨는 수출입 화물 보관 창고 앞에 자는 듯 엎드려 있는 아들을 봤다. 그는 “이거 뭐고, 죽은 기가. 죽었나”라고 중얼거리다 까무라쳤다. 2019년 해군 병장으로 만기 제대한 선호씨는 지난해 1월부터 아버지의 일터인 평택항 하역장에서 동식물 검역 아르바이트를 했다. 선호씨는 이날 오후 4시 10분 개방형컨테이너(FRC) 바닥에 있던 나뭇조각들을 줍다 300㎏ 무게의 컨테이너 상판에 깔렸다. 참사 징후는 여럿 있었다. 2019년 평택항 노동자 2명이 산재로 숨졌다. 그해 확인된 지게차 사고만 4건이다. 소설가 김훈이 태안화력발전소 노동자 김용균의 죽음에 “동료가 죽은 자리에서 다시 일하다가 죽는다. 이것이 일터인가”라고 했던 탄식이 평택항의 현실이다. 선호씨의 사고 영상을 보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인다. FRC 해체와 같은 지게차 작업 시 필수적으로 배치해야 할 지휘자와 유도자 등 안전 관리 인력이 보이지 않고, 안전모를 쓴 작업자도 보이지 않는다. 사고 8일 전 시행한 검사에서 해당 컨테이너가 정상 판정을 받은 건 응당 봤어야 할 노후 불량을 눈감은 것 아닐까. 원청업체 동방과 중간 하청업체, 말단 하도급 업체에 이르기까지 정기적으로 안전 교육을 실시한 정황은 없다. 만연한 안전 불감증과 부실한 산재 예방 책임의 정점에는 국가기간시설인 평택항과 상급 기관들이 있다. 평택항의 감독 주체인 해양수산청은 상급 기관인 해양수산부에 컨테이너 상판이 바람에 접혀 선호씨를 쳤다고 허위 보고를 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2016~2020년 연령별 산업재해 현황을 보면 만 30세 미만(18세 미만 포함) 재해자 수는 2016년 8668명에서 2018년 1만 181명, 지난해 1만 1109명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10·20대 산재 사망자는 2016년 45명, 2017년 44명, 2018년 63명, 2019년 51명, 지난해 42명이었다. 청년 노동자들은 선호씨처럼 현장에 갑자기 투입된다. 작업의 위험성을 알 길이 없다. 청년 산재의 96%가 사고 재해인 건 노동 계급의 밑단인 청년 노동자들에 대한 실효적인 안전 교육과 예방 조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운다. 2016년 5월 28일 서울지하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수리 중 열차에 치여 숨진 김모(당시 19세)군, 2017년 11월 19일 특성화고 현장 실습 중 프레스에 눌려 숨진 이민호(당시 18세)군, 2018년 12월 11일 발전소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김용균(당시 24세)씨가 언제 산재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잘못된 노동 환경의 희생자다. 아버지의 휴대폰에 저장된 선호씨 이름은 ‘삶의 희망’이었다. 투사가 된 가족에게 남은 희망은 선호씨와 같은 죽음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내년 1월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책임(처벌)의 실효성을 높여 산재를 예방하는 게 방점이다. 원청·하청 공동책임 명기에 가려진 불명확한 안전 관리 주체부터 전체 산재의 50%가 발생하는 50명 미만 사업장에 대한 3년간 유예 조치, 3분의1을 점하는 5명 미만 사업장이 중대재해 보호 대상에서 빠진 건 중대한 사각지대를 방치한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보완해야 하는 대목이다. 장기적으론 사업주들이 안전과 관련된 예산 투입을 비용 지출이 아닌 투자로 여기도록 변화시키는 게 관건이다. 청년들의 산재 현실은 300㎏ 쇳덩이처럼 무겁고 열악하다. ipsofacto@seoul.co.kr
  • 미얀마 이어 이·팔 공동대응 불발… 국제사회 무기력증 재연

    미얀마 이어 이·팔 공동대응 불발… 국제사회 무기력증 재연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로 1주일간 200명 이상의 민간인이 희생되면서 “반인륜적 전쟁범죄”라는 비난이 커지고 있지만, 상황은 한 치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비대칭적인 화력으로 연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맹폭하고 있는 이스라엘에 국제사회의 비난이 집중되는 가운데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미국은 ‘이스라엘의 자위권 보장’을 이유로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유엔도 아무런 성과를 도출해 내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7일 새벽부터 전투기를 대거 동원해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8일째 이어 갔다. AP통신은 “팔레스타인 주민 42명이 숨진 전날 공습보다 더 강력한 폭격이었다”고 전했다. 이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총력을 다해 공격을 이어 갈 것이며 시간도 오래 걸릴 것”이라고 밝힌 후에 이뤄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에서는 52명의 어린이를 비롯해 최소 197명이 숨졌고 이스라엘에서는 어린이 1명을 포함해 10명이 사망했다.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를 키우고 있는 이스라엘에 대해 “전쟁이 아니라 학살”이라는 국제적인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우리를 겨냥한 로켓포 공격을 학교, 사무실, 주택 인근에서 하며 민간인을 방패막이로 쓰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측의 행위가 모두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측 모두 “우리가 승리했다”고 선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상대방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기 어려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게 사태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국제사회의 중재 등 휴전의 ‘명분’이 주어지지 않는 한 민간인 피해는 계속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국제사회는 무기력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16일 열린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서도 공동 대응 방안 도출은 불발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양측에 즉각 군사적 행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지만 당사자들은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은 국제법에 정확히 부합하는 것”(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주민을 처형하며 반인륜적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리아드 알말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외무장관) 등 기존의 주장만 되풀이했다. 토머스 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은 분쟁 당사자들이 휴전을 추진한다면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지만, 막후에서 진행 중인 외교적 해결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 채택에 반대했다. 이에 안보리 의장국인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한 국가의 반대로 안보리가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을 비난했다. 미국 내에서도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비난이 분출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선 주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17일자 NYT 기고에서 “연간 40억 달러를 이스라엘에 지원하는 미국이 더이상은 비민주적이고 인종차별적 행태를 하는 네타냐후 우파 정부를 비호해서는 안 된다”며 “이스라엘뿐 아니라 팔레스타인도 평화와 안정 속에 살 절대적 권리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상원 서열 2위인 딕 더빈 원내총무를 포함해 28명의 의원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휴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 스카프 두른 묘비

    미얀마 시민 연대·희망 메시지 울려퍼져외신기자 기증자료 특별전 등 기념행사도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인 18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는 기념식이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유족과 시민·여야 정치인 등 99명이 참석한다. 국가보훈처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참석 인원을 대폭 축소했다. ‘우리들의 오월’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기념식은 헌화·분향·기념공연·기념사·‘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45분간 진행된다. 기념 공연에는 올해 처음 사진이 발견된 전재수군과 5·18 당시 ‘투사회보’ 필경사를 맡았던 박용준 열사의 사연을 담은 영상과 비올라 5중주의 ‘바위섬’ 추모 연주가 이어진다. 41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7시 30분 동구 금남로와 5·18민주광장(옛 전남도청) 일대에서는 5·18 기념행사의 꽃으로 불리는 전야제가 열렸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감안, 99명이 초청됐다. 전야제는 ▲연대의 장 ▲항쟁의 장 ▲계승의 장 등 3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합창, 연극, 미디어아트, 노래패,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 공연이 펼쳐졌다. 민주화 투쟁을 벌이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에 대한 연대와 5월의 희망 메시지 등이 항쟁 현장인 금남로에 울려 퍼졌다. 앞서 이날 오전 5·18민주묘지에선 5·18민주유공자유족회가 진행하는 추모제도 열렸다. 국립 5·18민주묘지는 올해 처음 희망을 상징하는 ‘연두색 스카프’로 묘비를 둘러쌌다.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스카프는 미래 세대에게 오월 정신을 전달하자는 뜻과 유족들 스스로 행방불명자들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담고 있다. 5·18묘지 출입로인 민주로 양옆의 가로수에서는 사회 각계·단체가 내건 형형색색의 추모 현수막이 나부꼈다. ‘기억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잊지않겠습니다’. 이런 추모의 글귀가 적힌 수천 개의 리본들도 참배객을 맞았다. 코로나19의 확산 우려와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인데도 방문객들은 삼삼오오 묘지를 둘러보며 그날을 기억했다. 대학생 이모(23·전북 전주)씨는 “미디어 영상을 통해서만 접했던 5·18묘지를 직접 와 보니 희생자들의 고통이 그대로 느껴진다”면서 “5·18의 완전한 진상규명이 이뤄지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윤석열 5·18 묘지 참배에 화난 與…김남국 “윤석열, 자격 없다!” [이슈픽]

    윤석열 5·18 묘지 참배에 화난 與…김남국 “윤석열, 자격 없다!” [이슈픽]

    김남국 “尹검찰, 지만원 무혐의 처분”김성주 “민주주의 파괴자, 5·18 들먹여”최민희 “윤석열, 역대 최악의 총장·정치검사”윤석열 “독재에 대한 강력한 거부·저항 의미”잠행 끝 두 번째 尹 행보에 여야 관심 집중 차기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조만간 5·18 광주민주화운동 묘지에 참배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여당 의원들은 일제히 윤 전 총장을 비난하고 나섰다. 민주당 의원들은 독재에 맞서 싸우지 않았던 윤 전 총장이 정치와 선거에 개입하는 ‘정치 검찰’ 노릇을 하면서 어떻게 5·18 정신을 운운하느냐며 자격이 없다고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이 참배를 하기도 전에 여당이 그 의미를 깎아내리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김남국 “정권 앞잡이 돼 盧 죽음 내몰고선택적 수사로 정치 개입한 尹정치검찰”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검찰은 수십 년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지속적으로 왜곡하고 폄훼한 지만원 씨를 무혐의 처분했다”면서 “뻔히 보이는 ‘봐주기’ 처분한 윤 전 총장은 5·18 정신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6일 언론에 5·18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이 우리 국민들 가슴 속에 담겨 있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어서 41년 전에 끝난 것이 아닌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는 독재와 전체주의에 대한 강력한 거부와 저항을 의미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또 “5·18은 특정 진영의 전유물이 아닌 보편적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정신”이라면서 “5·18 정신을 선택적으로 써먹고 던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영에 따라 편할 때 쓰고 불편하면 던지는 것이 5·18 정신이냐”면서 “5·18을 과거로 가두지 말고 현재, 미래의 정신으로 격상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며 비웃은 뒤 “정권의 앞잡이가 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검찰, 선택적 수사로 정치와 선거에 개입해서 민주주의를 훼손하려 했었던 정치검찰이 무슨 낯으로 5·18정신과 헌법정신을 운운하는 것이냐”고 쏘아붙였다. 윤 전 총장은 지난해 2월에도 검찰총장과 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민주주의를 위한 희생정신을 깊이 새기고 현안 사건 공소 유지에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안 사건은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 사건을 가리킨다.신동근 “독재 맞서 싸워보지도 않고 아는 체…복고도 아니고 어처구니 없다” 김성주 의원은 “민주주의 파괴자들이 쉽게 ‘자유’와 ‘민주주의’를 갖다 쓰고 내동댕이친다”면서 “5·18 정신을 들먹이기 전에 목숨을 건 저항과 함께 하려는 대동의 정신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는 노력을 진심으로 보여라”고 비판했다. 신동근 의원은 “독재에 맞서 싸우면서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아는 체하며 함부로 말하는 것을 보니 헛웃음이 나온다”면서 “독재-민주 구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말이 나온 지 언제인데, 이건 뭐 복고도 아니고 뭐라 해야 할지 어처구니가 없다”고 꼬집었다. 최민희 전 의원은 “검찰은 군부의 시녀로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민주인사와 학생들을 탄압했다”면서 “윤석열은 역대 최악의 총장이자 정치검사”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의 이러한 반응은 윤 전 총장의 5·18 묘지 참배가 ‘정치 참여’라는 정치적 선언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받아들이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윤석열, 광주행→정치 등판 연관잠행 피로감 상쇄…호남·중도 어필 분석 보수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잠행 중인 윤 전 총장의 정치 참여가 기정 사실화되는 상황에서 언제, 어떻게 등판할지에 여야의 눈은 쏠려 있는 상태다. 윤 전 총장의 측근은 “정치를 하고 말고 묻는 것은 황당한 질문이다”라면서 “정치는 당연히 하는 것이고 언제 어떻게 등판하느냐의 문제만 남았다”고 했다. 앞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보수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5·18 민주묘지를 찾아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국민의힘의 ‘호남 끌어안기’ 신호와 노력은 5·18유족회가 처음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을 올해 추모제에 초청하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5·18민주화운동이 더는 진영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방문의 당위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79학번인 윤 전 총장 세대에서 5·18은 진영을 초월한, 아픔을 공감하고 치유하고 그 정신을 기리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면서 “광주 방문은 당연히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여기에 두 달 넘게 이어져 온 잠행으로 여론의 피로감을 상쇄하는 데도 광주 방문은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윤 전 총장 측근은 “본인도 잠행에 따른 여론의 피로감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지난달 2일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에 이은 윤 전 총장의 두 번째 공개 행보로 광주를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광주 방문이 이뤄진다면 정치적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행보를 본격화하는 신호와 동시에 국민의힘 입당이냐 독자세력화냐를 판단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수야권 주자로서 광주 방문은 중도층과 호남에 어필한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독자세력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5월 중순쯤 자신의 행보에 대한 의사표시를 할 것으로 전망했고 국민의힘 입당이 아닌 독자세력화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윤석열 33% vs 이재명 26.5% 이날 TBS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적합도 조사결과, 윤석열 전 총장은 33.0%,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6.5%를 기록해 윤 전 총장이 이 지사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지난주 대비 윤 전 총장은 1.2% 포인트, 이 지사는 4.2%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윤 전 총장은 지난주 대비 연령대에서는 30대, 지역에서는 대전·세종·충청에서 지지율이 각 6.1% 포인트, 9.5% 포인트 상승했다. 주요 지지층인 60세 이상과 대구·경북, 보수성향층,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계속해서 높은 지지율을 나타냈다. 이 지사는 지난주 대비 연령대에서는 20대, 지역에서는 광주·전라와 부산·울산·경남에서 각 7.8% 포인트, 14.5% 포인트, 13.0% 포인트 상승했다. 두 사람에 이어 이낙연 민주당 의원이 같은 기간 2.6% 포인트 하락한 9.2%의 지지율로 3위를 기록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 5.4%, 오세훈 서울시장 3.9%,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3.6%였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6.9%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5.18 민주화운동 41주년, 시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를 지켜나가겠다”

    올해는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이다.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바친 민주영령들의 희생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마음 깊이 명복을 빈다. 41년 전, 광주시민들은 신군부와 계엄군의 무자비한 탄압과 폭력, 조직적인 은폐 속에서도 타협하거나 무릎 꿇지 않았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이 땅에 민주주의가 뿌리내리기 위한 밑거름이 되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민주영령의 희생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었던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하여 2016년 “님을 위한 행진곡 5.18기념곡 지정 촉구 결의안” 채택, 2017년 “서울시 민주화운동 기념에 관한 조례안” 제·개정, 2019년에는 “자유한국당 5.18망언3인방 규탄대회 및 자진사퇴 촉구”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민주주의와 헌법정신을 부정한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국회의원 사퇴 촉구 결의안” 채택 등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앞으로도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지원 및 진실규명을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또한 민주영령들이 진정으로 바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갈등이 아닌 협력과 소통으로, 현재에 안주하지 않은 변화와 혁신으로, 민생의 안정과 일상의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다시 한 번 5.18민주화 운동 희생자와 유가족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2021. 5. 17.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공보부대표 이승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상] “이 아이가 무슨 잘못을…” 이스라엘 폭격에 가족 잃은 아빠의 절규

    [영상] “이 아이가 무슨 잘못을…” 이스라엘 폭격에 가족 잃은 아빠의 절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일주일 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족을 잃은 한 남성의 비통한 사연이 공개됐다. 미국 뉴욕 ABC7뉴스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사는 모하메드 하디디의 아내와 처남 등은 자녀들과 함께 라마단이 끝난 휴일을 즐기기 위해 가자지구의 한 난민촌에 위치한 집에 모여 있었다. 그때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됐고 이 자리에서 아내와 처남 가족이 모두 사망했다. 현장에 있던 어린이 8명도 목숨을 잃었다. 이중에는 6~14세의 하디디 자녀 4명도 포함해 있었다. 예고도 없이 시작된 폭격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하디디의 아들인 생후 6개월의 오마르 한 명 뿐이었다. 당시 외출해 있다가 소식을 듣고 달려온 하디디는 가자지구의 한 병원에서 끔찍한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 작별인사를 할 틈도 없이 아내와 자녀 4명을 모두 잃었고, 그나마 살아남은 갓난아이 막내아들 역시 다리가 부러져 병원 치료를 받고 있었다.하디디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은) 너무 끔찍한 범죄다. 우리 가족은 로켓 공격을 받을 만한 짓을 하지 않았다. 그저 삼촌과 함께 라마단을 축하하러 갔을 뿐”이라면서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이미 만신창이가 된 시신을 가지러 병원에 가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 어린 아들은 이제 생후 6개월일 뿐인데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내 아이가 유대인에게 로켓을 발사했나? 갓난아이가 누군가를 화나게 한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살아남은 아이를 끌어안고 분노를 터뜨렸다.이스라엘군과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 간의 대규모 무력충돌이 지난 10일부터 이어지면서 양측에서 민간인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지만, 피해 규모는 팔레스타인이 압도적으로 큰 상황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16일 기준 팔레스타인에서 숨진 사람은 최소 153명, 이중 어린이는 42명에 달한다. 이스라엘에서는 어린이 2명을 포함해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등 가자지구 내 무장 정파들이 지난 10일부터 이스라엘 쪽으로 2900여 발의 로켓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이 가운데 1150여 발을 미사일 방어시스템인 아이언돔을 이용해 요격했다고 덧붙였다. 유엔은 양측에 재차 무력 충돌 중단을 요구하며 민간인 희생자들이 나와선 안 된다고 촉구했지만, 양측 모두 전투를 중단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로이터 통신은 “양측 간 중재를 위해 미국과 유엔, 이집트 대표단이 뛰고 있으나 논의에 진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국민의힘, 보수당 최초 초청받아 5·18 추모제 참석…유족 ‘환영’

    국민의힘, 보수당 최초 초청받아 5·18 추모제 참석…유족 ‘환영’

    정운천·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1주년 5·18민중항쟁 추모제에 참석했다. 보수정당 소속 의원들이 5·18민주유공자 유족회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아 추모제에 참석한 일은 사상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유족들의 고함과 반발을 예견했지만, 우려와는 달리 유족들은 두 의원을 두 팔 벌려 환영했다. 특히 안성례 전 오월어머니집 이사장은 “잘 왔다. 5·18을 잘 부탁한다. 유족들의 한을 풀어주셔서 고맙고 이제 역사가 발전할 것”이라며 정 의원의 손을 감싸 쥐기도 했다. 추모제가 시작되자 두 의원은 유족들과 함께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뒤 헌화와 분향을 하며 오월 영령의 넋을 기렸다. 두 의원은 추모제가 마치자 윤상원·박기순 열사 묘와 박관현 열사 묘, 전재수 군의 묘를 순차적으로 둘러봤다.정운천 의원은 “5·18 유족이 공식적으로 추모제에 초청해주셨는데 이에 대해 감회가 새롭고 감사하다”며 “5·18의 역사를 바탕으로 이제 다음 단계인 ‘국민 통합’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장으로서 5·18을 위해 그간 헌신을 다했는데 마음이 닿은 것 같다”며 “두터운 벽을 넘어서 얼어있던 얼음이 녹았다는 것에 가슴이 아련하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다짐했다. 성일종 의원은 “광주의 희생이 없었더라면 자유로운 공기를 마실 수 없었을 것”이라며 “희생을 통해 민주주의와 자유를 허락해주신 오월 영령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렇게 초청을 받기까지 너무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앞으로도 국민들을 섬겨 국민의힘이 광주, 호남의 품에 안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8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를 찾아 오월 영령에 무릎꿇고 사죄한 뒤 국민통합위원회가 출범, 국민의힘의 호남 끌어안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정운천 의원은 5·18단체들과 10여차례의 간담회를 갖고, 특별법 통과와 공법단체 승격 등에 일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5·18추모 열기 고조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5·18추모 열기 고조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인 18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는 기념식이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유족과 시민·여야 정치인 등 99명이 참석한다. 국가보훈처는 예년과 달리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참석 인원을 대폭 축소했다. ‘우리들의 오월’이란 주제로 열리는 기념식은 헌화·분향·기념공연·기념사·‘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45분간 진행된다. 기념 공연에는 올해 처음 사진이 발견된 전재수군과 5·18당시 ‘투사회보’ 필경사를 맡았던 박용준 열사의 사연을 담은 영상과 비올라 5중주의 ‘바위섬’ 추모 연주가 이어진다. 41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7시 30분 동구 금남로와 5·18민주광장(옛 전남도청) 일대에서는 5·18기념행사의 꽃으로 불리는 전야제가 열린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전야제가 취소됐고, 올 역시 펜데믹 상황을 감안, 99명만 초청됐다. 전야제는 ▲연대의 장 ▲항쟁의 장 ▲계승의 장 등 3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합창,연극,미디어아트,노래패,랩,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 공연이 펼쳐진다. 민주화 투쟁을 벌이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에 대한 연대와 5월의 희망메시지 등이 항쟁 현장인 금남로에 울려 퍼진다. 초청받지 못한 시민들은 도로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 또는 유튜브를 통해 전야제를 관람할 수 있다. 5·18 41주년을 맞아 국립5·18민주묘지와 시내 일원에서도 5월 정신을 기리는 탐방·문화행사가 잇따랐다. 묘지에선 이날 오전 5·18유족회의 추모제가 열리는 등 추모 분위기가 고조됐다. 국립5·18민주묘지는 올 처음으로 묘지마다 연두색 스카프를 둘러 희망을 상징하는 ‘연두색’으로 물들었다.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스카프는 미래 세대에게 오월 정신을 전달하자는 뜻과 유족들 스스로 행방불명자들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치지 말자는 다짐의 의미를 담고 있다. 민주묘지 출입로인 민주로 양옆의 가로수에 줄지어 내걸린 사회 각계단체의 추모 현수막이 나부꼈다. ‘기억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잊지않겠습니다’. 이런 추모의 글귀가 적힌 수천 개의 리본이 참배객을 맞았다. 코로나 펜데믹에다 비가 오락가락한 궂은 날씨인데도 방문객들은 삼삼오오 묘지를 둘러보며 그날을 기억했다. 대학생 이모(23·전북 전주)씨는 “미어어 영상을 통해서만 접했던 5·18묘지를 직접 와 보니 희생자들의 고통이 그대로 느껴진다”며 “5·18의 완전한 진상규명이 이뤄지고, 우리 역사에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5월 영령을 추모하는 분위기는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 ‘41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홈페이지의 온라인 5·18추모관과 5·18기념재단홈페이지 사이버참배 코너란에도 추모의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옛 전남도청 별관 2층에서는 5·18을 취재한 외신기자 ‘노먼 소프’의 기증자료 특별전이 오는 7월 31일까지 열린다. 그가 찍은 사진에는 1980년 5월 27일 전남도청에서 최후 항전했던 시민들의 처참한 주검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밖에 미술,음악,공연 등 5월을 추모하는 다양한 문화행사가 시내 곳곳에서 펼쳐진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대한탁구협회, 도쿄올림픽 메달에 역대 최대 포상금

    대한탁구협회, 도쿄올림픽 메달에 역대 최대 포상금

    대한탁구협회(회장 유승민)가 17년 만의 올림픽 탁구 금메달 사냥에 억대 포상금을 걸었다.탁구협회는 도쿄올림픽 포상금으로 단체전 금메달에 5억원, 은메달 3억원, 동메달엔 1억원을 내걸었다고 17일 밝혔다. 개인전(단식·혼합복식) 금메달에는 1억원을, 은메달과 동메달에는 각각 5000만원과 3000만원이 책정됐다고 덧붙였다. 올림픽이 열리기에 앞서 포상금 규모를 정해 발표한 것은 드문 일이다. 유승민 탁구협회 회장은 “코로나19 탓에 유례없는 인내와 희생을 감수하면서 올림픽을 준비한 후배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고자 역대 최대 규모의 포상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단식 메달은 유 회장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따낸 남자 단식 이후 ‘금맥’이 끊겼다. 올림픽 마지막 메달도 9년 전인 2012런던올림픽 남자 단체전 은메달이다. 대표팀은 도쿄에서 남녀 단체전과 남녀 단식, 이번 대회부터 추가된 혼합복식까지 5개 전 종목에 걸쳐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日언론 “미얀마 시민들 사이, 한국의 존재감 높아지고 있다”

    日언론 “미얀마 시민들 사이, 한국의 존재감 높아지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7일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민운동이 펼쳐지는 미얀마에서 한국 위상이 높아지고 있고 보도했다. 다하라 노리마사 아시아총국장의 기명 칼럼 형식으로 게재된 이 글에 따르면, 미얀마 주재 일본인이 현지인들을 상대로 벌인 한 설문조사에서 올 2월 1일 일어난 쿠데타 이후 인상이 좋아진 나라로 89%가 한국을 꼽았지만, 일본을 거론한 사람은 46.9%에 그쳤다. 한국에 대한 인상이 좋아진 이유로는 “쿠데타를 규탄하는 강력한 성명을 발표했다”라거나 “미얀마 시민의 편에 섰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는 이번 설문 조사에서 한국 호감도가 높아진 이유로 ‘우리와 같은 일을 겪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신이 취재한 미얀마인들한테도 같은 말을 몇 번이나 들었다고 밝혔다. 1980년의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한국 군부가 탄압한 것을 미얀마인들은 현재 자신들이 겪는 일과 같은 사건으로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하라 총국장은 광주 민주화 시위 당시 한국 군부가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김대중 씨를 구속하고 항의 시위에 나선 광주 시민을 무력으로 진압해 160명 이상이 희생된 사실을 들면서 미얀마인들의 눈에는 쿠데타로 구속된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석방을 요구하는 시민을 군부가 학살하는 모습과 광주 항쟁이 겹친다고 분석했다.영화 ‘택시운전사’, 한국에 공감하는 분위기 형성 또 미얀마에서 한국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도록 하는데 한몫하는 것으로 광주 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를 들었다. 다하라 총국장은 미얀마 시민들 사이 ‘택시운전사’를 보라고 권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영화 속에서 운전사로 등장하는 송강호가 진압군의 총탄에 쓰러진 시위 참가자의 처참한 모습을 보고 말을 잃는 장면을 거론했다. 한 미얀마인 여대생(19)이 “우리나라에서 지금 일어나는 것과 똑같다. 한국은 우리의 고통과 분노를 알아준다”고 말한 인터뷰를 소개했다. 다하라 총국장은 한국이 광주 민주항쟁 이후 대통령 직선제 도입 등을 통해 민주주의를 정착시켜 나간 일련의 흐름을 미얀마가 추구해야 할 이상으로 미얀마 시민들은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씨줄날줄] 가자지구의 비극/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가자지구의 비극/임병선 논설위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무력 갈등이 또 시작됐다. 이스라엘 남서단에 자리하며 이집트와 국경을 접한 이 지역은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함께 1994년 이래 공식적으로 팔레스타인자치구로 용인됐다.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무장정파 하마스의 근거지이기도 하다. 하마스는 1967년 3차 중동전쟁 때 이스라엘 수중에 들어간 예루살렘을 좀처럼 공격하지 않았다. 알아크샤 사원이나 ‘황금 돔’ 등 이슬람 성지도 다수 있어서였다. 그런데 알아크샤 사원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 경찰에 호되게 당하자 하마스는 연일 로켓을 예루살렘에 쏘아 댔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의 민간인 거주지까지 맹폭해 애꿎은 민간인들이 희생되고 있다. 그제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의 12층짜리 ‘잘라 타워’를 폭격했다. 이스라엘군이 건물주에게 한 시간 전 공습 목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해 이곳에서 일하던 AP통신 등 언론사 인력들이 피신해 인명 피해를 줄인 것이 다행일 정도다. 가자지구의 참극을 알리는 언론을 겁먹게 하고 재갈을 물리려는 속셈이라며 세계 언론인들이 분노했다. 같은 날 3층 건물도 폭격을 맞아 어린이 8명 등 일가족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 전날에도 13층 주거용 건물이 공습에 무너졌다. 군사시설만 노린다는 이스라엘의 해명은 어이가 없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 “전쟁이 아니라 학살”이라며 이스라엘 정부와 군의 자제를 촉구하는 집회가 잇따라 열렸다. 알아크샤 사원의 외벽은 이른바 ‘통곡의 벽’이다. 서기 70년 예루살렘을 로마에 넘겨준 유대인들이 통곡하던 곳이다. 무슬림들은 라마단 종료에 맞춰 축제를 준비 중이었는데 지난 10일이 ‘예루살렘의 날’이었다. 54년 전 이 도시를 탈환한 것을 축하하는 날이다. 매년 이날 정통 유대교도들은 이스라엘 국기를 내저으며 무슬림 거주지들을 휩쓸고 다닌다. 올해는 사태 악화를 우려해 취소했지만 양측은 계속 충돌했다. 유대교도들은 종교의 자유를 누리는 반면 팔레스타인인들은 사원 출입조차 경찰 허락을 받아야 하느냐고 불만을 쏟아냈다. 이스라엘 정부가 ‘셰이크 자라 정착촌’을 지으면서 팔레스타인 여섯 가구와 분쟁이 발생했는데, 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아랍 마을을 빼앗기는 것이 아닌가’ 하며 팔레스타인 주민은 격앙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나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 둘 다 입지가 흔들려 사태 악화를 부채질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주 소집됐지만 미국의 반대로 결의안도 내지 못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 편을 들었다. 중국의 신장자치구 통치를 비판하는 ‘인권국가’ 미국이 말이다. bsni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그린뉴딜만으로 쌀을 생산하지 못한다/김영중 사회2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그린뉴딜만으로 쌀을 생산하지 못한다/김영중 사회2부 선임기자

    인류는 먹어야 산다. 먹거리를 만드는 농부가 없으면 굶어야 한다. 그래서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했다. 농부가 천하에서 으뜸이다.  기후위기로 인해 쌀값이 오른다. 지난해보다 25% 급등했다. 지난해 유례없이 긴 장마 등으로 작황이 좋지 않았다. 350만 7000t으로 1970년대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도 날씨가 널뛰기하고 있어 쌀농사에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3월은 유난히 따뜻했다. 4월은 꽃샘추위가 매서웠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도 더웠다 추웠다 하더니 기습폭우까지 쏟아졌다.  현대 인류는 석유에 기반을 둔 문명 덕에 유사 이래 최고의 호사를 누린다. 문제는 석유에서 나온 이산화탄소가 온실 역할을 해 지구를 뜨겁게 만든다. 지구 생태계는 평균기온이 조금만 올라도 큰 영향을 받는다. 현재 평균기온이 산업혁명 이전보다 1.2도 정도 상승했는데도 인류가 기후위기를 체감할 수 있다. 극단적으로 평균기온이 6도 상승하면 육지와 바다 생물의 95%가 전멸한다고 한다. 인류도 생존하기 어렵다.  위기위식을 느낀 많은 나라가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과 흡수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넷제로)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나라도 그린뉴딜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고, 재생에너지 늘리기에 나섰다. 실적 올리기에 급급하다 보니 무리수가 나왔다. 논에다 태양광 발전소를 짓게 했다. 정부는 2019년 염해(소금기 피해)를 보는 농지에서 태양광 발전 시설을 최장 20년간 설치·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농어촌공사 자료에 따르면 농지법 개정 이후 지난 3월까지 총 4286만㎡에서 토양 염도 측정이 이뤄졌고, 이 중 2044만㎡가 염해농지로 판정받았다. 간척지라 깊게 파면 염도가 높게 나온다고 한다. 도시 등의 유휴지에 태양광 발전소를 만들면 면적이 좁다 보니 투자효율이 떨어진다. 드넓은 논이 먹잇감으로 나왔으니 자본이 놔둘 리가 없다. 여의도 7.8개 면적의 농지가 사라지는 ‘잔치판’이 시작됐다. 간척지는 식량 안보를 위해 정부가 세금을 쏟아부어 만들었다.  가만히 있어도 논은 개발에 먹히는 신세다. 어떤 도시이든 몇 년 만에 가 보면 논이 아파트 단지로 변해 있다. 통계를 보면 2000년 114만 9000㏊였던 논 면적은 2010년 98만 4000㏊, 2019년 83만㏊로 쪼그라들었다. 1㏊는 1만㎡이다. 서울시 면적은 6만 520㏊이다. 19년 만에 서울시 5개 규모의 논이 없어졌다. 지금도 도시 주변 논은 폭등하는 아파트값을 잡는다고 신도시로 개발하고, 경제를 살린다고 산업단지로 조성하면서 사라진다.  농사는 온실가스를 없애는 자연스러운 방법 중 하나이다. 토양은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대기에 있는 이산화탄소량의 2~3배가량이 토양에 들어 있다고 한다. 농부가 유기농사를 지으면 토양에 유기물이 늘어나면서 그만큼 이산화탄소를 잡아 둔다. 그러면 비옥한 땅이 된다. 지구도 살리고 인류도 살리는 방법이다. 매년 농사 등을 통해 대기에 있는 이산화탄소의 0.4%를 ‘토양 격리’하겠다는 운동이 벌어지는 이유다. 물론 대량의 비료와 농약을 쓰는 관행식 농사는 오히려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농부의 60%가 임차인이라고 한다. 논이 줄어든 만큼 농부는 농촌을 떠나야 한다. 기후위기와 코로나19 시대가 되면서 전 세계에서 식량위기는 갈수록 커진다. 그럴수록 농부의 역할은 더 막중해졌다. 정부는 농부의 기를 살려 지속가능한 생태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서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논과 농부를 희생양 삼아 재생에너지를 만들겠다고 한다.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더욱이 쌀은 유일하게 자급자족하는 곡류다. 쌀을 지키면서 기후위기 해결에도 이바지할 논과 농부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한다면 희망은 없다. jeunesse@seoul.co.kr
  • 죽어도 안 바꾼 공장… 2년 만에 또 죽었다

    한국이 ‘산재공화국’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 곳곳의 산업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16일 동해경찰서와 강원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11시 42분쯤 강원 동해시 삼화동 쌍용양회 시멘트공장에서 천장 크레인이 10m 높이에서 추락, 크레인 기사 김모(63)씨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 공장에서는 2019년 12월에도 건물 지붕에서 크레인 수신호 작업을 하던 60대 협력업체 직원이 떨어져 숨졌다. 협력업체 소속이던 김씨는 크레인으로 부원료를 컨테이너벨트로 옮기는 작업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동료 3명과 함께 1개 조를 이뤄 3교대 근무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추락한 크레인 감식을 의뢰하고, 17일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과 사고원인 합동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지난달 22일 평택항의 이선호씨, 지난 8일 현대중공업 하청업체 40대 직원, 현대제철 충남 당진 제철소의 직원 사망 사고 등 노동자의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사망사고 발생 시 철저한 원인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한편 국내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고용부가 지난달 발표한 ‘2020년 산업재해사고 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산재 사고 사망자는 882명이다. 전년보다 27명(3.2%) 증가한 수치다. 동해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5·18 41주년] 41구·6구·8구… 계엄군의 고백… 그날, 암매장 진실 파헤쳐질까

    [5·18 41주년] 41구·6구·8구… 계엄군의 고백… 그날, 암매장 진실 파헤쳐질까

    “뼛조각이라도 찾아 묻어 주고 싶을 뿐입니다.” 5·18 행불자 가족인 김금희(76·여·전남 무안)씨는 “매년 이맘때면 가슴이 미어터질 것 같다”면서 “가족들이 한꺼번에 사라진 진실만은 꼭 알고 싶다”며 고통의 세월을 되새겼다. 1980년 5월 20일 김씨의 어머니(당시 57세)와 남동생(당시 23세), 또 다른 남동생(당시 14세), 자신의 아들(당시 5세) 등 4명이 모두 광주역 인근에서 실종됐다. 이들은 당시 의정부에 살고 있는 김씨의 언니 집에 가기 위해 무안 몽탄역에서 오전 10시 30분 열차를 타고 광주역으로 향했다. 광주역에서 내려 1㎞쯤 떨어진 광주종합터미널에서 의정부행 고속버스를 갈아탈 예정이었다. 10여일 후 의정부의 언니로부터 “왜 엄마가 안 올라오시냐”는 전화를 받은 이후 41년째 행방이 깜깜하다. 5월 20일은 3공수가 광주역에서 시민 시위대와 대치 중이었고, 같은 날 밤 인근 주택가에 무차별 사격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하루 뒤인 21일은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 상황으로 이어지는 등 시내는 시위 군중과 계엄군 간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던 때이다. 이 기간, 김씨 가족을 비롯 초등학교 1학년 이창현(당시 7세), 계엄군을 피해 조선대 뒷산으로 숨었던 고교 1학년 임옥환, 학동 삼거리에 나갔던 10세 문미숙 등은 연기처럼 사라졌다. 이들처럼 5·18 이후 종적이 묘연한 수많은 실종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16일 광주시에 따르면 5·18을 전후해 행방불명자로 신고된 이는 242명이다. 심사를 거쳐 관련자로 인정된 사람은 84명이다. 이 가운데 6명은 2002~2006년 ‘무명열사 묘지’ 11기를 파묘한 뒤 DNA 감식으로 신원이 밝혀졌다. 4세가량의 아이를 포함한 나머지 5명은 지금껏 무명열사 묘역에 묻혀 있다. 5·18 공식 행불자로 인정된 사람은 모두 78명이다. 행불자 70여명에 대한 행방 추적이 41년동안 이뤄졌으나 단 한 명의 흔적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수치상 약간의 오차를 감안하더라도 ‘암매장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 조사위원회(조사위)는 최근 중간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최소 55구의 시신을 추적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각각 광주교도소 일대 41구, 주남마을 6구, 송암동 8구 등이다. 국가기관이 행불자에 대해 구체적 수치를 적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위는 “이런 정황은 현장에서 암(가)매장을 지시·실행·목격했다는 계엄군 중 제3공수여단 51명의 제보와 진술 등을 기초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주남마을에 주둔했던 제11공수여단 4개팀(1팀 3~4명)이 5·18 직후 광주에 다시 내려와 시체 수습에 참여했다는 증언도 확보했고, 이후 수년간 군과 정보기관의 주도로 ‘시체처리반’이 운용됐다는 의혹도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추가 사망자 증언이 집중된 곳은 광주 외곽의 북구 옛 광주교도소와 동구 주남마을, 남구 송암동 등지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계엄군의 광주 봉쇄 기간(5월 21~27일)에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광주교도소는 5·18 직후 계엄사령부가 ‘폭도들이 6차례에 걸쳐 교도소를 습격했고, 이 과정에서 시민 등 28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던 곳이다. 당시 교도소 안팎 야산 등지에서 11구의 시체가 가매장 또는 암매장된 채 발견됐다. 하지만 나머지 17명의 행방도 묘연하다. 조사위는 “광주교도소 동서쪽의 광주~순천 간 고속도로와 광주~담양 간 국도를 오가는 차량과 민간인에 대해 최소 13차례 피격이 이뤄졌고, 신혼부부를 태운 차량을 저격·사살했다는 복수의 장·사병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계엄사 발표와 달리 피격 또는 교전 횟수가 2배 이상 차이 나는 만큼 사망자도 늘 것이란 추측이다. 광주~전남 화순 길목인 동구 지원동과 주남마을은 그동안 알려진 마이크로버스와 구급차 피격 사건 이외에 또 다른 승용차와 구급차 등 최소 5대의 차량이 피격됐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광주와 나주를 잇는 남구 송암동 일대는 1980년 5월 24일 오후 1시 30분쯤 주둔지 교체 과정에서 계엄군끼리 오인 사격으로 장교와 사병 등 9명이 숨진 곳이다. 계엄군은 이 교전 직후 인근 마을 청년 등 주민들을 무차별 사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3곳에서만 최소 55구의 사망자에 대한 추가 제보가 이뤄지면서 추적 조사가 진행 중이다. 앞서 광주시는 2000~2009년 ‘행불자 소재찾기사실조사위’를 꾸려 242가족 440여명의 혈액을 유전자 분석용으로 채취했다. 암매장 제보지 64곳 중 옛 광주 군통합병원 담장 밑·건설현장 등 신빙성이 있는 9곳을 발굴해 유골 150여점과 유류품 등을 발굴했으나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5·18기념재단도 2017년 옛 광주교도소 안팎·광주~화순 간 너릿재 구간 등 11곳에서 암매장 발굴을 시도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조사위 관계자는 “계엄군의 ‘시체처리반 운용’ 진술 등을 토대로, 사망자(실종자) 일부가 헬기·군 수송기 등에 실려 제3의 장소로 옮겨진 뒤 매장 또는 소각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전국 화장장을 전수조사하고 증언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다 보면 언젠가 행불자 소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바이든 휴전 촉구, 이스라엘 거부… 팔레스타인 하루 42명 사망 ‘최악’

    바이든 휴전 촉구, 이스라엘 거부… 팔레스타인 하루 42명 사망 ‘최악’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희생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압도적 화력을 바탕으로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습을 계속하는 이스라엘에 대해 국제적 비난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양측에 무력행사의 중단을 촉구했다. 1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날 새벽부터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보복 공습을 가하면서 이날 하루 최소 42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과 하마스의 충돌이 시작된 지난 10일 이후 일일 최대 사망자 규모다. 이날 사망자 중에는 1살짜리와 3살짜리 아이도 있었다고 보건부는 전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서 집계된 사망자는 어린아이 52명을 포함해 188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는 123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10명, 부상자는 200여명이다. 이번 충돌은 지난 7일 동예루살렘의 이슬람 3대 성지 알아크사 사원에서 이스라엘 경찰이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한 데 따른 보복으로 하마스가 예루살렘 등에 로켓포 공격을 가하면서 시작됐다. 첨단 전투기와 미사일 등을 보유한 이스라엘군은 로켓포, 박격포 정도가 고작인 하마스를 힘에서 압도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2일 러시아를 통해 들어온 하마스의 휴전 제안을 거부했다. 15일에는 미 AP통신과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방송 등 외국 언론들이 입주해 있는 가자지구 내 12층 건물을 폭격해 파괴했다. 팔레스타인 희생자가 늘어나면서 미국, 유럽 등에서는 반(反)이스라엘 시위가 이어졌다.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등 미 주요 도시를 비롯해 영국 런던, 스페인 마드리드, 프랑스 파리, 스위스 제네바 등에서 수백~수천명의 시민들이 모여 “이스라엘의 공격은 전쟁이 아니라 학살”이라며 민간인 대상 공격을 규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 네타냐후 총리,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휴전을 촉구했다. 그러나 통화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네타냐후 총리는 페이스북 담화에서 “이스라엘의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하마스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모든 당사자에게 즉각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에서의 싸움을 중단할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끔찍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분쟁 종식을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 구제책 없이 툭하면 수업 폐강… “우리는 학교 실험 대상이었나”

    구제책 없이 툭하면 수업 폐강… “우리는 학교 실험 대상이었나”

    “저희도 구조조정 필요한 거 알고,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알아요. 그렇다고 구제책은 뒷전인 학교의 일방적인 결정만 받아들여야 하나요?”학령인구 감소와 지방대의 경쟁력 후퇴라는 현실에서 학과 통폐합 등 대학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흐름이다. 그러나 ‘대학을 살린다’는 명분만 강조되면서 애꿎은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똑같은 등록금을 내고 입학한 학생들이 갑작스레 폐과를 통보받고, 진로 계획을 다시 고민할 새도 없이 학과가 통합돼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16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2021학년도 대입에서 극심한 충원난을 겪은 지방 소재 4년제 대학 20곳이 2023학년도까지 신입생 모집인원을 총 1000명 이상 감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장 2022학년도부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대학이 상당수로 집계됐다. 학과 통폐합 과정에서 진통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서울신문은 학과 통폐합의 당사자가 된 재학생, 학부모, 교수와 학창 시절 이를 경험한 졸업생 등 총 10명에게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이들은 학교가 통폐합의 근거가 되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구조조정 대상이 된 구성원들에게 뚜렷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한국음악과 학생들은 주말마다 경북 경주 교촌마을에서 공연을 올린다. 학교가 한국음악과의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고 사실상 과를 없애겠다고 결정하자 학과 경쟁력을 높이고자 학생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신입생 모집 중지가 확정됐지만, 학생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이다. 이 학과 학생들은 지난 2월 22일 학교 측이 의견 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폐과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입학을 일주일 앞둔 신입생들은 ‘사기 입학’을 당했다며 항의하고 있다. 학생들은 국가무형문화재 50호 및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영산재’를 전국에서 유일하게 배울 수 있는 학과이자, 신입생 충원율이 94.7%에 달하는 한국음악과가 왜 없어져야 하는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낸 민원에 대한 답변에서 “해당 학과는 역량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고 폐과에 앞서 공청회, 간담회 등 충분한 소통을 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학교는 학습권을 보장해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학생들은 이마저도 믿기 어렵다. 신입생이 들어오지 않으면 합주 수업이 불가능해지고, 다양한 악기를 가르치는 강사들도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음악과 학생대표인 박혜빈(23)씨는 “학령인구가 줄면 학제 개편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다고 판단되면 저희도 수긍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 학교는 저희를 최대한 지원해 주겠다고만 하고 구체적 방안은 내놓지 않는다. 지금과 똑같은 질의 수업을 받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학교의 사정도 비슷하다. 동국대 한국음악과처럼 폐과 통보를 받은 신라대 무용과 재학생 성시영(21·가명)씨는 “지난 3월 학교가 우리 과를 없애겠다고 했다. 실용무용으로 편제 개편할 시간을 달라며 학교에 자구책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학생들이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으로 진통을 겪는 한림성심대의 이명헌(전국교수노동조합 한림성심대지회장) 교수는 “학교가 올해 갑자기 충원율 80% 이하는 폐과 대상이라고 기준을 바꿨다”면서 “이 때문에 여태까지 충원율이 높다가 올해만 유독 충원율이 낮은 학과나 학생 1명이 모자라 기준 미달로 떨어진 학과 등이 갑자기 폐과 대상이 되면서 구성원들이 학교 측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학과 통폐합은 비단 지방대만의 일은 아니다. 최근 한국외국어대는 독어·불어·중국어교육과를 통합해 외국어교육과로 개편하겠다고 밝혀 일부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 안도화 한국외대 사범대학 학생회장은 “통폐합이 절대적으로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교육·운영상의 이점이 있고 피해 보상 대책을 학생들과 논의하면 괜찮다”면서도 “하지만 학교는 통폐합의 이점에 대한 학생들의 설명 요구에 묵묵부답이고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도 제시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학의 학제 개편은 학생의 진로에도 영향을 미친다. 서울의 한 대학을 졸업한 김지수(26·가명)씨는 학창 시절 총 두 번의 학제 개편을 겪었다. 김씨가 입학하기 직전 개편된 것까지 포함하면 총 세 번의 개편에 영향을 받았다. 김씨는 학창 시절 내내 수업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일을 겪었고,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하려 했지만 학부 입학 때와 딴판인 학과로 변해 버리는 바람에 인연이 있는 교수들이 대부분 자리를 떠나 추천서를 받기조차 어려웠다. 김씨는 “우리는 학교의 실험 대상이었다”고 자조했다. 다니던 학과에 변화가 생기면 구성원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다만 학교 측이 구성원과 면밀히 소통하고 최소한의 구제책을 설명한다면 구성원들도 학교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수월하다. 학제 개편을 진행 중인 대구대 재학생 신지훈(21·가명)씨는 “학교에서 기존 학과의 수업 과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학생들이 신설 학과로 전과를 원하면 가능하도록 조치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지금은 통폐합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았지만 학교 측이 내년, 내후년에도 계속 편제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그때는 학생 의견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경남대 재학생 정수현(23·가명)씨도 “전과를 유연하게 허용하고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통폐합 대상 학생들이 최대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학교와 대화 중”이라고 밝혔다. 매번 진통을 겪지 않도록 구조조정 기준과 과정을 정리한 정부 차원의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온다. 구조조정의 기준이 되는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그 과정을 조금 더 납득하기 쉬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동국대 한국음악과 재학생 학부모인 이경숙(48)씨는 “학과 통폐합 진통이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교육부는 학교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만 한다”면서 “교육 당국이 학교는 물론 학생과 학부모가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 갈등을 중재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손지민·김소라 기자 sjm@seoul.co.kr
  • 구제책 없이 툭하면 수업 폐강… “우리는 학교 실험 대상이었나”

    구제책 없이 툭하면 수업 폐강… “우리는 학교 실험 대상이었나”

    “저희도 구조조정 필요한 거 알고,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알아요. 그렇다고 구제책은 뒷전인 학교의 일방적인 결정만 받아들여야 하나요?”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대의 경쟁력 후퇴라는 현실에서 학과 통폐합 등 대학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흐름이다. 그러나 ‘대학을 살린다’는 명분만 강조되면서 애꿎은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똑같은 등록금을 내고 입학한 학생들이 갑작스레 폐과를 통보받고, 진로 계획을 다시 고민할 새도 없이 학과가 통합돼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16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2021학년도 대입에서 극심한 충원난을 겪은 지방 소재 4년제 대학 20곳이 2023학년도까지 신입생 모집인원을 총 1000명 이상 감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장 2022학년도부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대학이 상당수로 집계됐다. 학과 통폐합 과정에서 진통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서울신문은 학과 통폐합의 당사자가 된 재학생, 학부모, 교수와 학창 시절 이를 경험한 졸업생 등 총 10명에게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이들은 학교가 통폐합의 근거가 되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구조조정 대상이 된 구성원들에게 뚜렷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한국음악과 학생들은 주말마다 경북 경주 교촌마을에서 공연을 올린다. 학교가 한국음악과의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고 사실상 과를 없애겠다고 결정하자 학과 경쟁력을 높이고자 학생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신입생 모집 중지가 확정됐지만, 학생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이다. 이 학과 학생들은 지난 2월 22일 학교 측이 의견 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폐과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입학을 일주일 앞둔 신입생들은 ‘사기 입학’을 당했다며 항의하고 있다. 학생들은 국가무형문화재 50호 및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영산재’를 전국에서 유일하게 배울 수 있는 학과이자, 신입생 충원율이 94.7%에 달하는 한국음악과가 왜 없어져야 하는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낸 민원에 대한 답변에서 “해당 학과는 역량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고 폐과에 앞서 공청회 등 충분한 소통을 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학교는 학습권을 보장해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학생들은 이마저도 믿기 어렵다. 신입생이 들어오지 않으면 합주 수업이 불가능해지고, 다양한 악기를 가르치는 강사들도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음악과 학생대표인 박혜빈(23)씨는 “학령인구가 줄면 학제 개편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다고 판단되면 저희도 수긍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 학교는 저희를 지원해 주겠다고만 하고 구체적 방안은 내놓지 않는다. 지금과 똑같은 질의 수업을 받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학교의 사정도 비슷하다. 동국대 한국음악과처럼 폐과 통보를 받은 신라대 무용과 재학생 성시영(21·가명)씨는 “지난 3월 학교가 우리 과를 없애겠다고 했다. 실용무용으로 편제 개편할 시간을 달라며 학교에 자구책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학생들이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으로 진통을 겪는 한림성심대의 이명헌(전국교수노동조합 한림성심대지회장) 교수는 “학교가 올해 갑자기 충원율 80% 이하는 폐과 대상이라고 기준을 바꿨다”면서 “이 때문에 여태까지 충원율이 높다가 올해만 유독 충원율이 낮은 학과나 학생 1명이 모자라 기준 미달로 떨어진 학과 등이 갑자기 폐과 대상이 되면서 구성원들이 학교 측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학과 통폐합은 비단 지방대만의 일은 아니다. 최근 한국외국어대는 독어·불어·중국어교육과를 통합해 외국어교육과로 개편하겠다고 밝혀 일부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안도화 한국외대 사범대학 학생회장은 “통폐합이 절대적으로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교육·운영상의 이점이 있고 피해 보상 대책을 학생들과 논의하면 괜찮다”면서도 “하지만 학교는 통폐합의 이점에 대한 학생들의 설명 요구에 묵묵부답이고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도 제시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학의 학제 개편은 학생의 진로에도 영향을 미친다. 서울의 한 대학을 졸업한 김지수(26·가명)씨는 학창 시절 총 두 번의 학제 개편을 겪었다. 김씨가 입학하기 직전 개편된 것까지 포함하면 총 세 번의 개편에 영향을 받았다. 김씨는 학창 시절 내내 수업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일을 겪었고,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하려 했지만 학부 입학 때와 딴판인 학과로 변해 버리는 바람에 인연이 있는 교수들이 대부분 자리를 떠나 추천서를 받기조차 어려웠다. 김씨는 “우리는 학교의 실험 대상이었다”고 자조했다. 다니던 학과에 변화가 생기면 구성원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다만 학교 측이 구성원과 면밀히 소통하고 최소한의 구제책을 설명한다면 구성원들도 학교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수월하다. 학제 개편을 진행 중인 대구대 재학생 신지훈(21·가명)씨는 “학교에서 기존 학과의 수업 과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학생들이 신설 학과로 전과를 원하면 가능하도록 조치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지금은 통폐합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았지만 학교 측이 내년, 내후년에도 계속 편제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그때는 학생 의견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경남대 재학생 정수현(23·가명)씨도 “전과를 유연하게 허용하고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통폐합 대상 학생들이 최대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학교와 대화 중”이라고 밝혔다. 매번 진통을 겪지 않도록 구조조정 기준과 과정을 정리한 정부 차원의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온다. 구조조정의 기준이 되는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그 과정을 조금 더 납득하기 쉬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동국대 한국음악과 재학생 학부모인 이경숙(48)씨는 “학과 통폐합 진통이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교육부는 학교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만 한다”면서 “교육 당국이 학교는 물론 학생과 학부모가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 갈등을 중재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손지민·김소라 기자 sj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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