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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부패 호랑이’ 때려잡다 인권 놓친 시진핑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부패 호랑이’ 때려잡다 인권 놓친 시진핑

    SCMP에 따르면 시 주석 집권 이후 처벌을 받은 부패 관료는 150만명이 넘는다. 올해 상반기에만도 ‘반부패 8항규정’을 위반한 3만 6618명의 공직자가 처벌됐다고 반부패 총괄기구인 공산당중앙 기율검사위원회(기율검사위)가 밝혔다. ‘중국판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반부패 8항규정은 차량·접대·연회의 간소화, 회의시간 단축, 수행인원 축소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인권침해 원흉은 구금 조사하는 쌍규 관행 반부패 조사 과정에서 일어나는 인권침해의 ‘원흉’으로 지목되는 것은 중국 당국이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휘두르는 ‘쌍규’(雙規) 관행이다. 쌍규는 “(피의자에 대해) 규정한 시간, 규정한 공간에서” 조사를 진행한다는 뜻이다. 기율검사위가 8900만여명의 공산당원들 가운데 비리 혐의가 있는 당원을 연행해 구금 상태로 조사하는 것이다. 통상 조사가 이뤄지기 전 당원들의 자유를 제한하는 일종의 격리 감찰권이다. 이처럼 격리해서 처분하는 까닭은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하고 자살을 막기 위해서다. 기율위가 쌍규 처분을 내리는 순간 피의자의 모든 직무가 정지되고 인신의 자유가 박탈된다. 압수수색, 압류, 계좌 추적과 동시에 피의자의 모든 재산도 동결 조치된다. 쌍규 기간에는 일반인은 물론 가족과 변호사의 접견조차 제한된다. 기간은 3~4개월이지만 사안의 중요도에 따라 최장 2년까지 연장 가능하다(일반인 구속은 일반사건 최장 14일, 특수사건 최장 37일). 쌍규 처분이 내려지면 각급 검찰기관의 공소 제기나 법원의 재판, 형의 선고와 집행 등은 요식행위에 불과할 뿐이다. 영장심사나 구금기간 제한이 보장되지 않는 만큼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 저우융캉(周永康) 전 당중앙 정법위원회 서기이자 전 정치국 상무위원, 보시라이(薄熙來)·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이자 전 정치국원 등 최고위급 관료도 끝내 쌍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자백해야 했다. ●국가감찰위, 비당원 재산몰수 ‘무소불위’ 사정이 이러니 부패 혐의를 인정하는 거짓 자백을 한 사례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에 따르면 쌍규 처분을 받은 후 풀려난 이들은 한결같이 “창문이 없는 방에서 12시간 연속 앉아 있거나 12시간 연속 서서 조사를 받는다”고 증언했다. 9일간 철제 의자에 손과 발이 묶인 채 조사를 받기도 했다고 폭로한 이도 있다. 인권침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중국 정부는 쌍규 대신 ‘유치’(留置) 제도를 도입했다. 반부패 숙청을 합법화하는 이 제도는 구금기간이 3개월을 초과할 수 없고 특수 상황에서 상급기관의 승인을 받아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감찰위원회는 유치 제도를 통해 인권 상황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국가감찰위는 국무원 감찰부, 국가예방부패국, 인민검찰원 반부패 조직 등을 통합해 지난 3월 출범한 사정조직이다. 당원뿐 아니라 비당원 공직자도 감찰할 수 있고 조사·심문·구금은 말할 것도 없고 재산 동결과 몰수 권한까지 부여받아 ‘무소불위’의 반부패 사정기구로 등장했다. 그러나 국가감찰위의 주장과는 달리 유치 조치를 당하는 피의자들도 쌍규와 마찬가지로 변호인 접견권이 보장되지 않아 인권침해 가능성은 여전하다. ‘형사절차법’에 따라 변호인 접견권 등 기본적 인권보호 조치를 적용받는 살인 피의자만큼도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셈이다. 실제로 푸젠(福建)성 난핑(南平)시 정부에서 운전기사로 일했던 천융(陳勇)은 지난 5월 시 부구청장이었던 린창(林强)의 엄중한 기율위반 혐의와 관련해 구금돼 조사를 받다가 사망했다. 천의 누나는 “동생의 얼굴이 흉하게 망가져 있었고, 뺨과 허리에 멍이 들어 있었다”며 “동생은 고혈압으로 약을 먹고 위가 좋지 않았으나, 다른 질병은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허난(河南)성 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을 지내다가 2010년 부패 혐의로 사형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베이징시 북부 친청(秦城)교도소에 수감된 쑨산우(孫善武)는 “수사관들이 내 집과 계좌를 뒤졌지만 아무런 돈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친구와 동료들은 고문과 협박에 못 이겨 허위 자백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쑨의 아내가 뇌물을 받았다고 증언했던 한 사업가는 “그들은 나를 고문했고 잠도 못 자게 했다”며 “그들이 원하는 대로 진술할 수밖에 없었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증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쑨은 자신에 대한 수사가 불법적으로 이뤄졌다며 당국에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그의 지인들은 쑨이 중국 최고 지도부인 당중앙 정치국 상무위원 중 한 명이었던 당 원로의 청탁을 거절했다가 미운털이 박혔다고 주장했다. 이 원로의 친척은 국유 광산을 불하받길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후이(安徽)성 국토자원청 부청장으로 재직하다가 비리 혐의로 조사받은 천량강(陳良剛)은 “그들은 내 방 바로 옆에 아내를 가뒀는데, 날마다 아내의 비명이 들렸다”며 “석방된 후에 아내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척추 손상, 신장 질환 등의 진단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中 유치제도, 피의자 접견권 보장 안 해 중국 법률 전문가들은 중국 재판의 유죄판결 비율이 무려 99.9%에 이를 정도로 수사 당국에 일방적으로 치우친 시스템이라며 이러한 제도를 개선해 피의자 인권을 개선하고 수사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장옌성 변호사는 “중국의 법 집행은 항상 정치와 관련된다”며 “지도자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투옥되기도 하고, 파벌 싸움에 얽히거나 정적 제거의 희생양이 돼 감옥에 갇히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런 만큼 유치 제도가 중국판 ‘스페인 종교재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경고했다. 스페인 종교재판은 15세기 가톨릭 왕들이 통치력 강화를 위해 과거 신앙을 은밀하게 믿는 이교도 30만여명을 붙잡아 고문하고 재산을 몰수하는가 하면 3만 2000여명을 화형에 처한 사건이다. 유치 제도 역시 피의자들의 변호인 접견권을 보장하지 않고 구금기간도 국가감찰위가 자의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등 인권침해의 소지가 큰 탓이다. 더군다나 국가감찰위는 당원이 아닌 공무원과 국유기업 임직원, 판사, 검사, 의사, 교수, 유치원 교사 등 공공인사 수천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등 감찰의 적용 범위가 매우 넓다. 중국 법률제도 전문가인 제롬 코언 뉴욕대 교수는 “이번 제도 변경은 변호인 접견권, 고문받지 않을 권리 등 피고인에 대한 법적 보호제도 수립을 위해 지난 수십년간 기울여 온 노력을 ‘완전’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치 지도자들과 정부 간부들, 재계 임직원, 판검사, 변호사,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 교수들은 자의적인 중국 제도의 다음 희생자가 될 것으로 보고 두려워하고 있다”며 “유치 제도는 중국판 ‘스페인 종교재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버클리대 법학대학원의 스탠리 루브먼 교수도 “이는 당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것이며 당에 대한 사법권의 복종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열린세상] ‘지구를 불태우는’ 폭염과 인류세/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열린세상] ‘지구를 불태우는’ 폭염과 인류세/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기록적인 무더위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홍천은 기상관측 111년 역사에서 최고 기온인 41도를 기록했고, 같은 시간대 서울은 39도를 넘었다. 연일 최고 온도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온열질환 사망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그야말로 전국이 불타고 있다. 불볕더위, 폭염 등 한여름 무더위를 가리켰던 그 어떤 말로도 이번 경험을 표현하기에 부족하다. 이를 표현할 새 용어를 찾아봤는데, 허무하게도 그 용어는 그냥 ‘여름’이 될 것 같다. 기록적인 더위를 지칭할 용어가 만들어지기보다는 우리가 쓰던 ‘여름’의 의미가 바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상 고온의 무더위가 곧 평범하고 일상적인 여름 날씨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기후변화 혹은 지구온난화가 있다. 기후과학자들은 다른 원인도 기여했지만 기후에 대한 인간의 영향이 이번 폭염을 가져왔다고 말한다. 산업혁명 이후 인간이 대량 배출하고 있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지구 온도를 계속 올리면서 폭염, 혹한, 홍수, 가뭄 등 극단적 사건들을 더 자주 일으키는 것이다.함께 여름을 나는 다른 북반구 국가를 살펴보면 이런 분석이 수긍할 만하다. 일본은 41도를 넘는 폭염으로 65명이 사망했고 스웨덴과 노르웨이는 북극권인데도 30도를 넘어서면서 산불이 줄을 잇고 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47도를 넘어섰고 40도를 넘어선 프랑스는 냉각수 상승으로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했다. 미국 서부에서는 이상 고온으로 산불이 확산됐고 캐나다 퀘벡주에서는 폭염으로 89명이 사망했다. 알제리 사하라 지역은 아프리카 대륙 역사상 최고 기온인 51.3도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전 세계가 불타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가 불타고 있다”는 말은 영국의 우파 타블로이드 신문인 ‘더 선’의 최근 기사 제목이기도 하다. 기후변화를 공개적으로 부인해 온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이 신문은 최근 기사에서 기후변화가 전 세계 폭염의 원인이라는 과학자의 말도 인용했다. 좀 믿고 싶은 대로 말하자면 이 전례 없는 폭염은 그동안 기후변화를 부인해 온 우파의 입장에도 균열을 낼 정도인 듯하다. 이 폭염을 가리킬 새 용어를 찾기는 어렵더라도 폭염과 기후변화의 관련성을 공유할 새 용어는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 정부는 최근 폭염을 재난으로 규정하고 대책을 낸다고 했지만, 재난은 사회의 공론장에서 폭염을 정의하기에는 부적합하다. 재난을 예측하고 대비해야 하지만 재난 그 자체는 불시에 들이닥치는 자연현상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재난은 우리와 무관하게 발생하며 재난 자체에는 우리의 책임이 없다. 우리는 변덕스런 자연의 무고한 희생자일 뿐이다. 하지만 만약 폭염이 기후변화의 결과라면 우리에게 책임이 없을 수 없다. 인간이 기후변화를 야기하고 이 폭염을 일으킨다면 말이다. 오히려 이번 폭염은 우리에게, 원인 제공자로서 ‘인간 종’에게 무겁게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다. 최근 우리 시대를 정의하는 새 용어들이 여럿 출현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인공지능의 시대 등 기술이 선도하는 미래상과 결부된 새 용어들은 안타깝게도 폭염과 기후변화에 대한 우리의 책임을 떠올리지 못하게 한다. 산업혁명을 다시 맞이한다는 인식 속에는 산업혁명이 지구에 끼친 영향에 대한 성찰이 자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인간이 지구에 미치는 심대한 충격을 함축하는 ‘인류세’(Anthropocene)라는 용어가 있지만, 우리 사회와 학계에서는 아직 큰 반향이 없다. 인류세는 현재의 지질학적 시대를 정의하기 위해 도입된 용어이지만 지질학을 넘어 지구 행성의 위태로운 운명에 공감하는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콘크리트, 플라스틱, 방사능 동위원소, 가축들이 온 지구를 뒤덮고 있고 숲과 야생종이 급감하고 있는 것도 인류세의 풍경이다. 인류세는 무엇보다 인간이 지구 행성이라는 하나뿐인 생명 유지 시스템에서 살고 있으며 우리의 존재와 활동이 이 행성의 운명을 지배한다는 사실을 뚜렷하게 상기시킨다.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산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인류세 시대에 산다고 생각하는지에 따라 이번 폭염은 훗날 평범한 여름 중 하나로 기억되거나 아니면 이상기후로 기록될 듯하다.
  • ‘물지옥’이 덮쳤다… 日1050㎜ 폭우에 139명 사망·실종

    ‘물지옥’이 덮쳤다… 日1050㎜ 폭우에 139명 사망·실종

    日 규슈·주고쿠 등 서남부 지역 신칸센 일부 중단·정전 사태도 아베 긴급각료회의… 총력 대응 美 서부 40도 폭염에 곳곳 산불 비상사태 선포… 수천명 피난길규슈와 주고쿠, 시코쿠 등 일본 서남부 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139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대규모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역에 따라 최대 1050㎜의 비가 쏟아지는 등 1년 동안 내릴 강수량의 절반 규모가 사나흘 동안 집중돼 피해가 커졌다. 기록적인 집중호우는 일본 남쪽 태평양에 있는 뜨겁고 습한 공기가 일본 남서부 지역에 걸쳐 있는 장마전선으로 몰려온 데서 비롯됐다. ●日 재해 대응 시스템 비판 목소리도 지난 5일 시작된 이번 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8일 오후 6시 현재 일본 공영방송 NHK 집계 기준으로 사망자 81명, 실종자 58명 등 최소 139명에 이른다. 중상자를 더하면 피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기후현 구조시에 1050㎜의 비가 내린 것을 비롯해 에히메현 시코쿠추오시 736㎜, 히로시마현 히로시마시 418㎜ 등의 상상하기 쉽지 않은 강수량을 기록했다.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 총리가 이날 오전 각료회의를 소집하고 폭우 관련 총리관저 연락실을 대책실로 격상하는 등 범정부 차원에서 총력 대응에 들어갔다. 경찰청에는 재해경비본부가 설치됐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경찰과 소방, 자위대원 4만 8000여명을 동원해 수색 및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기상청은 폭우가 내리기 전부터 기후, 효고, 돗토리, 오카야마, 히로시마, 후쿠오카, 사가, 나가사키 등 8개 현과 교토부에 호우특별경보를 발령하고 500여만명에 대해 산사태나 침수 등에 대비한 대피 지시를 내렸다. 당국의 대규모 사전 대응에도 불구하고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하천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 주민들이 미처 대피하기 전 주택들이 잠겼고, 침수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자택에 머문 고지대 주민들은 산사태나 지반·도로·주택·담장 붕괴 등으로 인명 피해를 입었다. 히로시마현과 후쿠오카현, 효고현 등 5곳의 저수지가 붕괴됐고 JR산요신칸센 운행이 일부 중단되는 등 교통 두절도 속출했다. 아울러 광범위한 통신 장애 및 정전 사태도 발생했다. 이번 폭우 피해를 계기로 지방자치단체의 재해 대응 시스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일본에서 나오고 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히로시마현 히가시히로시마시는 지난 5일 저녁 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하천 범람 위험을 주민들에게 알렸으나 시 홈페이지와 라디오 방송을 통한 안내와 사전에 등록된 주민들에 대한 재해 안내 문자메시지 발송이 전부였다. 그사이 히가시히로시마시청에서 2㎞ 떨어진 곳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희생자가 나왔다.●美 산불 인근 주민들 긴급 대피령 이런 가운데 미국 서부에는 7일(현지시간) 40도가 넘는 폭염이 닥치면서 곳곳에 산불이 발생, 최소 주민 1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대피했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캘리포니아·오리건 접경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캘리포니아에 접한 오리건 남쪽 마을 혼북에 산불이 번지면서 주민 1명이 사망하고 가옥 40채가 전소했다. 로스앤젤레스(LA) 북쪽 샌타바버라 카운티에서도 화재로 주민 2000여명이 피난길에 올랐다. 캘리포니아의 주도 새크라멘토 인근과 LA 동쪽 샌버너디노 국유림 인근에서도 대형 산불로 주민들에 대한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미 재난당국은 캘리포니아, 유타, 콜로라도주에 모두 50개가 넘는 산불이 발화했다고 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퀘벡주와 몬트리올시에서 지난달 29일부터 이어진 이상 고온 현상으로 체감온도가 45도까지 치솟으며 이날 현재까지 54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엄마 마지막 가는 길 못 본 뇌병변 아들… 구조 나섰던 소방관 가족도 참변

    엄마 마지막 가는 길 못 본 뇌병변 아들… 구조 나섰던 소방관 가족도 참변

    지난 26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하루를 멀다 하고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어 밀양시민들의 비통함도 가시지 않고 있다.29일 희윤요양병원 장례식장에선 이희정(35·여)씨의 발인이 진행됐다. 이씨는 이번 화재에서 가장 어린 사망자다. 이씨의 띠동갑인 남편 문모(47)씨와 뇌병변을 앓는 아들 문모(13)군은 이씨와 생이별을 했다. 이씨는 아들 문군의 초등학교 졸업식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서울신문 1월 28일자 4면> 문군은 엄마의 빈소에서 하루라도 더 있겠다며 버텼지만 뇌병변장애 탓에 부산에 있는 특수시설로 돌아갈 수밖에 없어 엄마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보지 못했다. 문씨는 아내와의 갑작스러운 이별을 맞아서인지 아무런 움직임도, 표정의 변화도 없이 아내의 영정 사진만 하염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이씨의 어머니는 “도저히 화장장에는 들어가지 못하겠다. 손자를 남겨 놓고 자식이 먼저 떠나 버렸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오열했다. 문씨의 매부 김모(34)씨는 “엄마 없는 하늘 아래 살아갈 아이가 너무 걱정된다”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새한솔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던 김복연(86) 할머니는 지난 28일 밤 11시 50분쯤 끝내 세상을 떠났다. 김 할머니는 3년 전쯤 다리를 다쳐 세종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치매·천식·부정맥 등도 겹쳐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가족들은 김 할머니가 목숨을 건졌다는 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 지난 28일 오후부터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가 악화돼 심정지가 왔고, 29일의 문턱에서 안타깝게 숨을 거뒀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김 할머니의 둘째 아들인 정병준씨는 담배로 애통함을 달래고 있었다. 정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상주를 맡아야 할 큰형님이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아무리 그래도 오늘 같은 날은 유가족들이 어머니를 고이 보내드릴 수 있도록 해 줘야지 굳이 이런 날에 경찰 조사를 해야 하느냐”고 따졌다. 사망자 중에는 화재 당시 구조에 나선 소방관의 가족과 친척도 있었다. 밀양소방서 직원 1명은 친할머니를, 다른 직원 1명은 간호사였던 처형을 잃었다. 화재 당시 밀양소방서는 전 인력을 인명구조에 투입했기 때문에 이들도 사고 수습 활동에 총력을 기울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들은 세상을 떠난 가족과 친척의 장례식장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를 차리지 못해 애태우던 사망자 5명의 유가족도 이날 빈소 설치를 마쳤다. 밀양문화체육회관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이날에도 조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분향소는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지난 27일 차려진 이후 이날까지 7000여명이 다녀갔다. 한 60대 여성 조문객은 헌화하고 나서 10여분 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고 가만히 서서 눈물을 쏟아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밀양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사설] ‘안전대진단’, 시늉만 내지 말고 제대로 해라

    이낙연 국무총리가 밀양 세종병원 화재 관계장관 회의에서 “2월과 3월에 걸쳐 안전관리가 취약한 전국 29만 곳에 대해 국가안전대진단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가 총괄하는 대진단은 정부·지자체·민간 전문가들이 우리 사회 전반의 안전실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하는 예방 활동으로, 2월 5일부터 3월 30일까지 54일간 이뤄진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38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참사 현장을 찾아 향후 화재 안전관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대책을 세우겠다고 약속한 것도 지켜볼 일이다. ‘안전한 대한민국’ 다짐이 무색하지 않도록 내실 있는 진단과 강력한 처방을 내놓기 바란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밀양 참사가 수많은 사상자를 낸 과거 인재(人災)들과 도돌이표라는 점이다. 가연성 단열재 사용은 2015년 의정부 화재, 지난달 29명의 희생자를 낸 충북 제천시 스파 화재사건과 닮았다.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2014년 노인 21명이 사망한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사건 이후 스프링클러 설치규정을 강화했지만 중소병원의 일반 병동은 의무대상에서 제외시켰다. 2010년 이후 발생한 병원 대형 화재 참사, 즉 경북 포항 인덕 요양센터 화재(2010년)와 장성 요양병원 참사, 나주 요양병원 화재(2015년), 밀양 참사 가운데 스프링클러가 설치 안 된 곳은 사망자가 속출했다. 나주 요양병원이 스프링클러 설치의무 대상이 아님에도 자발적으로 설치해 피해를 막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셀프 점검’에 대한 우려도 제천시 스파 화재사건에서 이미 불거진 사안인데도 세종병원에서도 직원이 소방안전관리를 직접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정부와 국회는 제천 화재 이후 소방 관련법 개정안 5건을 처리했지만,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들이 사고 예방보다 사후약방문 대책이 많다는 것이 문제다. 병원에 화재가 나면 병원의 화재·피난 안전기준을 강화하고 고층아파트에 화재가 나면 그때서야 피난 안전구역을 설치하게 하는 등 ‘헌 배의 물 푸기’식 땜질 처방이었다. 정부는 ‘아메리카 버닝 리포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1961~72년 미국에서 각종 화재로 14만 3500여명이 사망한 직후 만들어진 범정부 차원의 화재 대책 보고서다. 화재 피해를 줄이기 위한 90가지 제안에 맞춰 예방 조치가 이뤄지면서 화재 피해를 극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프링클러와 화재 감지기 설치를 의무화한 것도 이 리포트 덕분이라고 한다. 화재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의무 사항들을 강제한 것을 주시해야 한다. 초·중·고교가 화재 예방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예산 지원을 안 해 주고, 국세청은 화재 예방 관련 장비를 설치한 가정에 감세 혜택을 줬다. 순간적인 위기 모면용 안전대책으로는 제2, 제3의 제천·밀양 참사를 막을 수 없다. 눈 가리고 아옹식의 일회성 대책은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
  •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대참사] 文 “인명피해 최소화해야”… 범정부 현장지원단 구성

    이총리 “모든 가용 장비·인력 동원” 평창올림픽 성화봉송도 전면 취소 21일 충북 제천의 한 복합 스포츠센터 건물 1층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에서 시작된 불이 9층 건물 전체로 번져 사망자가 속출하자 행정안전부는 제천시청에 현장대응지원단을 구성, 운영에 들어갔다. 22일 제천에서 진행 예정이던 평창동계올림픽 대회 성화 봉송 일정도 전면 취소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인명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며 “화재 진압 중인 소방관의 안전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안타깝지만 이미 사망한 분들에 대해서도 빨리 신원을 파악해 가족들에게 알려 드리라”고 지시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행정안전부 장관과 소방청장, 경찰청장 등은 관계부처와 함께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인명 구조와 화재 진압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이 총리는 이날 강릉역에서 열린 경강선 고속철도 개통식에 참석 후 KTX를 타고 서울로 돌아와 곧바로 화재보고를 받고, 정부서울청사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했다. 김부겸 장관은 긴급대응회의를 마친 뒤 오후 6시 40분쯤 노들섬 헬기장에서 헬기로 이동,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조종묵 소방청장도 화재 현장에 도착했다. 제천시청 5층에 마련된 현장대응지원단은 김광용 행안부 재난대응정책관을 단장으로 경찰청·국립과학수사연구소·소방청·보건복지부·국토교통부·충북도 등 6개 기관이 참여했다. 현장지원총괄반, 언론지원반, 의료 및 장례지원반, 이재민 구호 및 심리지원반, 부처협업반으로 구성하여 운영할 예정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는 화재가 일어난 이날 밤 “현재 충북 지역을 지나는 성화가 22일 제천에서 봉송될 예정이었으나 화재로 일정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22일 하루 동안 제천 화재의 희생자를 추모하기로 하고, 제천에서 뛰기로 했던 성화봉송 주자들에게는 취소 소식을 개별 통보하겠다고 전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허리케인 어마 피해 속출, 미국 플로리다 상륙…3명 사망, 330만가구 정전

    허리케인 어마 피해 속출, 미국 플로리다 상륙…3명 사망, 330만가구 정전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가 1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에 상륙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지금까지 3명이 숨지고 330만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어마’가 몰고 온 강풍과 폭우에 따른 교통사고로 플로리다에서 3명이 사망했다. 이에 ‘어마’ 희생자는 앞서 카리브 해에서 숨진 27명을 포함해 최소 30명으로 늘었다.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후 8시 현재 플로리다 남동부를 중심으로 330만여 가구 및 사업체에서 전력이 끊겼으며, 전력 복구에는 앞으로 수주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플로리다 최대 전력회사 FPL은 밝혔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이날 오전 4등급 허리케인으로 플로리다에 상륙한 허리케인 ‘어마’는 이날 오후 2등급으로 약화했다. 하지만 최대 풍속이 시속 177㎞(110마일)에 달하는 등 위력이 여전해 이 일대에 막대한 피해를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어마의 직경은 약 400마일(약 640km)로, 남한 전체를 덮고도 남는 엄청난 크기다. ‘어마’는 이날 오전 9시쯤 플로리나 최남단 키웨스트 인근에 상륙했다. 이어 오후에는 플로리다 남서부 모퉁이를 맴돌면서 북서쪽 네이플스, 포트마이어스,새러소타 등을 향해 시속 23㎞ 속도로 이동했다. 11일 오전에는 ‘어마’가 이들 도시보다 북쪽에 있는 인구 밀집 도시인 탬파와 세인트피터즈버그 지역을 강타할 수 있다고 NHC는 예상했다. 허리케인 영향권에 든 플로리다 최대도시 마이애미 등 여러 도시의 도로가 상당수 물에 잠겼다. 마이애미에서는 공사장 크레인 두 대가 강풍에 쓰러졌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650만명에 달하는 플로리다 거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마이애미, 탬파, 포트로더데일 등 남부 플로리다 대부분 지역에는 통행금지령도 내려졌다. 플로리다 키스 제도에는 높이 3m(10피트)가 넘는 폭풍해일이 닥쳤다. 또 플로리다 본토 일부 지역에 4.6m(15피트)에 이르는 폭풍해일이 올 수 있다고 기상 당국은 전망했다. 기상 당국은 허리케인의 방대한 규모를 고려하면 플로리다 주 전체가 위험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NHC는 “허리케인의 눈이 플로리다 서부 해안을 따라 지나간 후에 위험한 폭풍해일이 즉각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이 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높아질 수위와 다른 위험한 상황으로부터 생명과 재산을 보호학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한 NHC는 어마가 약화하더라도 최소한 11일 오전까지는 허리케인으로 남아있을 것으로 예보했다. 세력이 약해진 ‘어마’가 플로리다 인근 조지아, 앨라배마, 미시시피, 테네시 등 다른 주로 진출할 것으로 관측됐다.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는 사상 처음으로 열대 폭풍 경보가 내려졌다. 미국 상륙에 앞서 ‘어마’는 지난 6일부터 바부다, 생 바르텔레미, 생 마르탱, 버진 아일랜드, 푸에르토리코, 도미니카 공화국, 아이티 등 카리브 해 섬나라들을 휩쓸고 갔다. 어마가 허리케인 등급(1∼5등급) 가운데 가장 높은 5등급 위력으로 강타한 쿠바 수도 아바나 시내에는 10일 사람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차고 전력 공급이 끊겼다. 또 주민 100만 명 이상이 대피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키나와 위령비 ‘평화의 초석’ 한인 희생자 15명 추가 등재

    오키나와 위령비 ‘평화의 초석’ 한인 희생자 15명 추가 등재

    日에 조선인 징용 책임 환기 효과일제강점기 말기 일본 남단 오키나와에 군무원으로 끌려왔다가 일본군 등에 의해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박희태(당시 25)씨 등 한인 15명이 70여년 만에 위령을 받게 됐다. 오키나와현은 지난 6월 박씨와 권운선씨 등 한반도 출신자 15명의 이름을 평화기념공원 안의 위령비에 새겨 넣었다고 15일 시민단체 ‘오키나와 한(恨)의 비(碑)’ 등이 밝혔다. 오키나와현은 시민단체 ‘오키나와 한의 비’와 한국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등이 한인 피해자 15명을 위령비 평화의 초석에 올려줄 것을 각각 신청한 데 대해 심사를 거쳐 이를 수용했다. 이로써 비석에 새겨진 한반도 출신자 수는 462명이 됐지만, 일제강점기 말 오키나와 지역에만 최소 8000명가량의 끌려왔던 한반도 출신 젊은이들 가운데 영문도 모른 채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것에 비하면 극히 일부이다. 박희태씨는 당시 경북 봉화에 딸과 부인을 남겨 둔 채 오키나와에 군속인 군무원으로 끌려왔다가 민가의 고구마를 훔쳐 먹었다는 죄목으로 일본군에 의해 고향에서 같이 끌려온 3명의 조선인과 함께 그 자리에서 즉결 처형됐다. 극한 전투와 식량 부족 속에서 아사자가 속출하던 당시 오키나와 전지에서 박씨와 그 동료들은 타향에서 목이 잘리는 처참한 죽임을 당했다. 박희태씨의 딸 등 가족들은 “아버지가 징용을 간 뒤 일본으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없었다. 유골을 받지 못해 묘도 쓸 수 없었고, 제사도 모시지 못했다”며 “일제는 유골 위치 등을 유족들에게 알려주고 가족이 겪어야 했던 고통을 배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활동가 오키모토 후키코는 “평화의 초석에 새겨진 한반도 출신자의 이름은 전시 조선인의 강제 동원에 대한 일본의 책임 문제를 상기시켜 준다”고 말했다. 이곳의 연간 방문자 수는 38만명이나 된다. 지난해 일본이 제정한 ‘전몰자의 유골 수집 추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오키나와에서 전몰자 유족의 DNA를 수집하고 발굴된 유골과 대조 작업 중이지만, 한반도 출신자의 유골을 어떻게 찾아줄지에 대해 한·일 간 협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촛불측 환호 속 축제 행진 vs 태극기 폭력 속 극렬 반발

    촛불측 환호 속 축제 행진 vs 태극기 폭력 속 극렬 반발

    10일 아침부터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 모여 탄핵 찬반을 호소한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의 모습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인용 결정 직후 극명하게 갈렸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청와대 방향으로 축제의 행진을 했고, 태극기집회 측은 격렬하게 반발하면서 헌재로 행진하려다 경찰과 충돌했다. 욕설과 함께 경찰에게 돌을 던지고 차벽으로 세워둔 버스 지붕 위에 올라타는 격앙된 분위기 속에 참가자 2명이 사망했고 10여명이 응급차에 실려 갔다.●10여명 탈진·부상… 경찰, 집시법위반 7명 연행 이날 집회를 진행한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관계자가 탄핵 인용 소식을 알리자 참가자들 사이에선 “헌재로 쳐들어가 (재판관들을) 죽이자”, “헌재 나쁜 놈들” 같은 욕설과 고성이 터져나왔다. 일부 시위대는 “이게 다 기자들 탓”이라며 카메라를 들고 있는 기자들을 골라내 폭행했다. 처음에는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하던 단상의 연사들도 곧 “국민의 손으로 때려죽여야 한다”, “헌재를 박살내자”며 선동 구호를 쏟아냈다. 낮 12시쯤부터 탄기국 측은 “탄핵은 무효다.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헌재로 가자”고 행진을 시도했고 흥분한 일부 참가자들이 경찰 차벽을 올라 헌재로 넘어가려다 경찰에 저지당했다. 충돌이 커지면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낮 12시 30분쯤 김모(72)씨가 머리를 다쳐 인근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한 남성 집회 참가자가 경찰버스를 훔쳐 몰다 경찰 차벽을 들이받았고, 그 충격으로 바로 뒤에 있던 경찰 소음관리차량 지붕 위의 대형스피커가 김씨의 머리로 떨어졌다. 경찰은 경찰버스를 몰다 달아난 60대 정모씨를 오후 6시 30분쯤 도봉구 자택에서 체포했다. 또 다른 60대 김모씨는 헌재 인근 지하철 안국역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심폐소생술을 받은 후 강북삼성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숨을 거뒀다. 경찰은 사인을 조사 중이다. 탈진, 부상 등으로 현장에서 응급차에 실려 간 집회 참가자는 1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경찰은 집계하고 있다. 이들 중 2명은 중상으로 백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이후에도 일부 시위대는 경찰에게 죽봉과 각목 등을 휘둘러 위협을 가했고 경찰버스의 창문을 깨거나 버스에 줄을 매달아 잡아당기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33명이 다쳤지만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확성기를 통해 집시법 위반 사실을 알리고 해산 명령을 내렸지만 일부 시위대는 거부하고 경찰과 대치했다. 오후 5시가 넘어가자 탄핵반대 시위대 규모는 200여명으로 줄었지만 분위기는 더 과격해졌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젊은이가 보이면 수십명이 에워싸고 집단으로 폭행하는 식이었다. 이날 집회는 오후 8시쯤 해산했고,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7명을 연행했다. ●“새 시작 왔다” “전원일치 결정 다행” 소감 밝혀 반면 이날 오전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안국역 1번 출구 앞에 미리 설치한 대형 화면을 통해 탄핵 인용 결정을 내리는 장면이 나오자 한순간 환호했다. 일부 시민들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시민 대열 가장 앞에 있던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은 눈물을 닦아내며 주변 사람들과 기쁨을 나눴다. 조정식(70)씨는 “이제 새로운 시작”이라면서 “우리 세대에서 지긋지긋한 부패의 고리를 끊은 날”이라고 말했다. 김용권(63)씨는 “소수 의견이 빌미가 돼 나라가 두 동강이 날까 걱정했는데 전원 일치 판결이 나와 다행”이라며 “대한민국 법치와 민주주의는 아직 살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퇴진행동 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개월간 달려온 1500만 촛불 민심이 이끈 위대한 승리”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7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는 2시간 동안 탄핵을 축하하는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었다. 11일에는 오후 4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20차 촛불집회를 개최한다. 이후에는 매주가 아닌 중요한 시점에만 열 계획이다. 탄기국 측도 11일 오후 2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예정대로 연다. 한편 이날 최고 경계태세인 ‘갑호 비상’을 발령한 경찰은 2만 1600명(271개 중대)을 동원했고 이 가운데 4600명(57개 중대)을 헌재 주변에 집중 배치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필리핀 ‘마약과의 전쟁’에 희생된 5세 유치원생

    필리핀 ‘마약과의 전쟁’에 희생된 5세 유치원생

     다니카(5)는 평소대로 목욕하며 유치원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갑자기 여러 발의 총성이 울렸고 그중 한 발 총탄에 맞아 세상을 떠났다.  26일 온라인매체 래플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3일 필리핀 북부 다구판 시 마이옴보 마을의 한 허름한 가정집에 오토바이를 탄 괴한 2명이 난입해 총기를 난사했다.  다니카의 할아버지 막시모 가르시아(54)가 표적이었다. 가르시아는 나흘 전 친구로부터 자신이 경찰의 마약 용의자 감시 대상에 올랐다는 말을 듣고 경찰에 자수, 조사를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부인과 3살짜리 다른 손주와 함께 점심을 먹던 중 총격을 받았다. 그는 몸을 피하다가 배에 총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손녀 다니카는 방수포로 어설프게 만든 목욕탕에서 나오다가 유탄에 맞아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  현지 경찰은 가르시아가 마약 용의자로 지목된 것이 이번 사건과 관련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마약상이나 자경단의 범행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다니카는 결국 로드리고 두테르트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에서 가장 어린 희생자가 됐다.  올해 처음 유치원에 들어간 다니카는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  친척들은 “다니카가 행복해하고 친절하고 말 잘 듣는 아이로 가족들에게 웃음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다니카의 할머니 젬마는 “우리가 잠들 때까지 안마를 해주던 다니카가 밤마다 그리울 것”이라면서 “너무 고통스럽다”고 가슴 아파했다.  가르시아의 딸이자 다니카의 고모 그레천 소는 “아버지가 마약을 끊은 지 1년이 넘었고 그 이후 뇌졸중으로 거의 침대에서 지냈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울분을 토했다.  그녀는 “많은 무고한 사람이 살해당하고 있다”며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묻지 마 사살’을 중단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올해 6월 말 취임한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 용의자를 죽여도 좋다며 공격적인 단속을 지시한 이후 경찰과 자경단 등의 마약 용의자 사살이 속출하고 있다.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은 최근 상원 청문회에서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7월 1일부터 약 7주일간 하루평균 36명, 총 1900여 명이 사살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100여명은 자경단이나 경쟁 마약상 등의 총에 맞아 죽었다.  청부 살인이 흔한 필리핀에서 부패 경찰관의 돈을 받고 마약 용의자를 죽이는 여성 전문 킬러까지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 방송은 마리아(가명)라는 여성과의 인터뷰를 통해 26일 이같이 보도했다.  필리핀 마닐라 빈민가 출신의 마리아는 여성 3명으로 구성된 청부살인팀의 일원으로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마약 용의자 5명을 사살했다고 말했다. 목표물에 접근할 때 의심을 덜 받도록 여성 킬러를 쓴다는 것이다.  마리아는 누구의 지시를 받느냐는 질문에 “우리 보스는 경찰관”이라고 말했다. 1명을 죽일 때마다 2만 페소(48만 원)를 받는다고 했다. 이를 팀원들과 나누지만 필리핀에서는 적지 않은 수입이다.  마약 밀매를 직접 하거나 마약상과 결탁한 경찰관이 청부살인팀을 이끄는 것으로 보인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적과 싸우다…일과 싸우다…시대 변해도 계속되는 ‘숭고한 희생’

    적과 싸우다…일과 싸우다…시대 변해도 계속되는 ‘숭고한 희생’

    2013년 3월 1일 밤 11시 24분. 인천 강화경찰서 내가파출소 소속 정옥성 경위는 외포선착장에서 바다 쪽을 향해 달려가는 남자를 전력을 다해 뒤쫓았다. 그는 자살을 하려는 사람이었다. 정 경위는 물가에서도 발을 멈추지 않았다. 거친 물살에 발이 묶여 앞으로 넘어지며 풍덩 빠졌지만 자꾸만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남자에게 손을 뻗으며 한 발, 한 발 따라 들어갔다. 잠시 후 그의 모습이 사라졌다. 밤바다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시커멓게 출렁였다. 정 경위는 그렇게 밤바다의 별이 됐다. 시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밤낮 없이 일하다 목숨을 잃는 경찰관이 매년 수십명씩 나온다. 서울신문은 경찰 창설 70주년을 맞아 경찰청으로부터 순직 경찰관 1만 3542명의 사망 경위가 담겨 있는 명단을 23일 입수, 분석했다. 70년간 순직한 경찰관들의 이야기는 광복 이후 대한민국 역사의 굴곡을 보여 준다. ●광복 후 극심한 좌우 대립… 1562명 잠들다 광복 직후인 1945년 9월부터 6·25전쟁 직전까지 경찰 순직자는 1562명이었다. 이들 중 90% 이상이 ‘폭도’, ‘반도’, ‘좌익 불순세력’, ‘공비’와의 교전이나 작전 중 사고로 숨졌다. 미국과 소련이 남과 북을 나눠 점령했던 시기, 북쪽에서 들어온 무장공비와의 잦은 교전 탓이었다. 1946년 10월 1~3일 대구, 경북 영천시, 칠곡군 등에서 44명이 순직한 것으로 기록됐다. 당시 대구에서는 10·1사건이 일어났다. 진실화해위원회에 따르면 10·1사건은 미 군정의 친일관리 임용과 강압적인 식량 공출 정책에 반발한 민간인과 일부 좌익 세력이 경찰, 행정 당국과 충돌한 사건이었다. 1948년 제주에서는 4월 3일 5명, 4월 12일 1명, 5월 13일 8명, 5월 22일 4명, 6월 16일 2명의 경찰관이 공비와 교전하다 사망했다. 이들은 ‘제주 4·3사건’의 초기 경찰 사망자들이다. 제주 3·1절 기념집회에서 경찰의 발포로 6명이 숨지고 민심이 들끓자 남로당은 투쟁위원회를 만들어 경찰을 공격했다. 미 군정은 제주도민 토벌 작전에 나섰고, 이로 인해 2만 5000~3만명으로 추정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4·3사건 당시 진압을 위해 출동하라는 이승만 정부의 명령을 일부 부사관이 거부하면서 1948년 10월 19일 ‘여수·순천 사건’이 일어났다. 20~24일 전남 여수, 순천, 고흥, 장흥 등지에서 270명의 경찰이 숨진 것으로 기록됐다. 반란은 10여일 만에 진압됐지만 이후에도 계속된 교전으로 이 지역에서 수백명의 순직자가 더 나왔다. ●6·25전쟁 발발부터 휴전까지 8823명 순직 1950년 6월 25일부터 휴전협정일인 1953년 7월 27일까지 8823명의 순직자가 명단에 올랐다. 경찰은 이들이 모두 전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단일 전투로 가장 많은 경찰 희생자를 낸 것은 1950년 7월 19일부터 치러진 강경 전투였다. 83명의 경찰관이 목숨을 잃었다. 휴전협정 뒤에도 전사자는 속출했다. 휴전 직후부터 1955년까지 469명 중 60.3%에 해당하는 283명이 크고 작은 교전 중에 숨졌다. ●1962년 간첩 수색하던 25명 한꺼번에 숨져 1960년 4월 19~20일에는 6명의 경찰관이 4·19혁명 현장에서 진압 중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간첩을 체포하거나 수색하는 과정에서 습격을 받거나 폭발물이 터져 목숨을 잃은 경우도 있었다. 특히 1962년 4월 1일에는 울산에서 간첩 수색을 위해 출동하던 경찰관 25명이 자동차 사고로 한꺼번에 사망했다. 1963년 6월 25일엔 장승포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주민 61명이 사망했다. 이때 18명의 경찰관이 주민 대피를 돕다 숨진 것으로 기록돼 있다. ●3명의 목숨 앗아 간 김신조·실미도 사건 1966년부터 1975년 사이 순직자 중 주목되는 사람은 ‘1968년 1월 21일 무장공비 검거 작전 중 적탄에 전사’라고 기록된 최규식 서울 종로경찰서장과 1971년 8월 23, 24일에 인천에서 각각 순직한 두 명의 순경이다. 1968년 1월 21일 게릴라전 특수훈련을 받은 김신조 등 북한 124군부대 무장간첩 31명이 당시 서울 세검동 자하문초소까지 진입해 경찰과 교전을 했다. 현장을 지휘하던 최 서장이 전사하고 경찰 2명이 중상을 입었다. 그 뒤 우리 군은 124군부대와 똑같은 규모로 북파 부대를 창설했다. 인천 중구의 무인도인 실미도에서 실전과 똑같은 훈련을 받은 북파 부대원들은 1971년 8월 23일 기간병들을 살해하고 서울로 향했다. 인천의 경찰관 두 명이 이 과정에서 희생됐다. ●광주민주화운동 진압하다 스러진 순경 4명 1979년 10·26사건으로 박정희 시대가 막을 내렸지만 전두환, 노태우 등 신군부가 집권하면서 민주화운동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1980년 5월 18일 시작된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191명이 숨지고 852명이 부상한 것으로 발표됐다. 이 기간 중 전남 함평경찰서 소속 순경 4명이 사망했다. 순직자 명단엔 ‘80년 5월 20일 데모 진압 중 자동차에 밀려 사망’이라고 적혀 있다. 1989년 5월 3일에는 ‘동의대 사건’이 일어났다. 시위대로 위장한 사복경찰 5명이 학생들에게 발각돼 도서관에 감금됐다. 경찰은 도서관에 진입했고 학생들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 4명이 사망했다. 공식 서류에는 ‘동의대 학생들에게 납치된 전경 5명의 구출 작전을 벌이던 중 학생들이 석유 등을 뿌리고 화염병을 투척, 화재로 인한 화상 및 질식하여 사망’이라고 나와 있다. ●시간 지날수록 경찰 ‘과로사’ 점점 늘어 전쟁과 휴전 직후엔 교전으로 인한 전사자가 많았지만 이후 과로로 순직하는 경찰이 크게 늘었다. 시기별 순직자의 사망 경위 중 과로·졸도 사망은 전쟁 직후에는 15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1956~1965년엔 전체 사망자의 28.9%로 급증했다. 1966~1975년에는 42.3%로 껑충 뛰었다. 1976~1985년 37.1%, 1986~1995년 40.1%에 이어 1996~2005년에는 과로 순직이 58.4%로 급등했다. 최근 10년간은 경찰 149명이 순직한 가운데 53.7%인 80명이 과로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과로로 숨진 경찰관들의 사망 경위를 살펴보면 밤새 당직을 서거나 잠복근무를 한 뒤 충분히 쉬지 못하고 다음날 다시 근무에 투입된 경우가 많았다. 1998년 말엔 탈옥수 신창원 검거를 위한 특별근무 등으로 업무가 과중돼 간경변이 재발한 순직자가 있었다. 2000년엔 전년도 ‘인천 호프집 화재 사건’ 뒤 유해업소 특별단속으로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철야 근무를 계속한 경찰관이 가슴 통증을 호소하다 숨지기도 했다. 2010년엔 천안함 사건으로 인한 을호 비상근무 등으로 적절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이송범 광주지방경찰청장 등 2명의 경찰관이 쓰러져 숨졌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美, 인도주의에 오폭 국제 사회 비난 속출

    美, 인도주의에 오폭 국제 사회 비난 속출

    탈레반과의 전쟁을 벌이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북부 공습 과정에서 ‘국경 없는 의사회’(MSF)가 운영하는 병원을 잘못 폭격해 의사와 간호사, 환자등 최소 19명이 사망했다. 미군의 오폭으로 민간인이 숨진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인도주의적 지원 단체에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이 커지고 있다. ●탈레반·정부군 교전 치열한 곳 3일(현지시간) AFP 등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북부 쿤두즈에서 의료 봉사를 하던 MSF 측은 이날 새벽 2시 10분쯤 미군의 폭격으로 성인 4명·어린이 3명 등 환자 7명과 의사·간호사 등 MSF 직원 12명 등 최소 19명이 숨진 것이 확인됐다. 37명이 부상했고 이들 가운데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쿤두즈는 지난달 28일 탈레반에 점령당했다가 사흘 만에 미군의 지원을 받는 아프간군 수중에 넘어가는 등 최근 교전이 치열하게 벌어진 곳이다. MSF가 운영해온 트라우마센터는 쿤두즈에서 심한 부상자를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병원으로, 탈레반과 정부군의 최근 교전으로 병원의 수용 능력을 초과해 환자를 돌보고 있었다. ●MSF, 폭격 피하려 정확한 위치 알려 MSF는 폭격을 피하기 위해 아프간군과 미군 등에 최근까지 수 차례 MSF 시설의 정확한 위치를 알렸음에도 이번 폭격이 30분 이상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MSF 측은 폭격 당시 병원에 환자 105명과 의사 등 MSF 직원 80명 이상이 머물고 있었다고 밝혔다. MSF 측은 성명에서 “이번 공격은 국제인도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혐오스러운 행위”라며 즉각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오바마 “희생자에 깊은 애도” 미 정부는 오폭에 대해 사과하고 전면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은 “미군은 (병원) 인근에서 탈레반을 대상으로 작전을 벌이고 있었다”며 병원 공습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희생된 의료진과 시민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국방부가 조사에 착수했고 사실과 정황에 대한 완전한 설명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 캠벨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은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에게 사과하고 “민간인 보호를 위한 모든 합리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용어 클릭] 국경없는 의사회(MSF) 국제적십자회원으로, 나이지리아 내전의 희생자 지원에 나섰던 프랑스 의사들이 1971년 12월 결성한 긴급 의료지원단체. 인도주의 구호활동 공로로 1999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 美, 인도주의에 오폭… 국제 사회 비난 속출

    美, 인도주의에 오폭… 국제 사회 비난 속출

    탈레반과 전쟁을 벌이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북부 공습 과정에서 ‘국경없는의사회’(MSF)가 운영하는 병원을 잘못 폭격해 의사와 간호사, 환자 등 최소 19명이 사망했다. 미군의 오폭으로 민간인이 숨진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인도주의적 지원 단체에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이 커지고 있다. ●탈레반·정부군 교전 치열한 곳 3일(현지시간) AFP 등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북부 쿤두즈에서 의료 봉사를 하던 MSF 측은 이날 새벽 2시 10분쯤 미군의 폭격으로 성인 4명·어린이 3명 등 환자 7명과 의사·간호사 등 MSF 직원 12명 등 최소 19명이 숨진 것이 확인됐다. 37명이 부상했고 이들 가운데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쿤두즈는 지난달 28일 탈레반에 점령당했다가 사흘 만에 미군의 지원을 받는 아프간군 수중에 넘어가는 등 최근 교전이 치열하게 벌어진 곳이다. MSF가 운영해 온 트라우마센터는 쿤두즈에서 심한 부상자를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병원으로, 탈레반과 정부군의 최근 교전으로 병원의 수용 능력을 초과해 환자를 돌보고 있었다. ●MSF, 폭격 피하려 정확한 위치 알려 MSF는 폭격을 피하기 위해 아프간군과 미군 등에 최근까지 수차례 MSF 시설의 정확한 위치를 알렸음에도 이번 폭격이 30분 이상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MSF 측은 폭격 당시 병원에 환자 105명과 의사 등 MSF 직원 80명 이상이 머물고 있었다고 밝혔다. MSF 측은 성명에서 “이번 공격은 국제인도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혐오스러운 행위”라며 즉각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오바마 “깊은 애도”… MSF 현지서 철수 미 정부는 오폭에 대해 사과하고 전면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은 “미군은 (병원) 인근에서 탈레반을 대상으로 작전을 벌이고 있었다”며 병원 공습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희생된 의료진과 시민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국방부가 조사에 착수했고 사실과 정황에 대한 완전한 설명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MSF는 이번 공습으로 현지 병원에서 철수했다고 AP가 4일 보도했다. 케이트 스티그먼 MSF 대변인은 “쿤두즈 트라우마센터가 더 기능을 할 수 없어 중상을 입은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고 MSF 직원들도 일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용어 클릭] ■국경없는의사회(MSF) 국제적십자회원으로, 나이지리아 내전의 희생자 지원에 나섰던 프랑스 의사들이 1971년 12월 결성한 긴급 의료지원단체. 인도주의 구호활동 공로로 1999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길…”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길…”

    “조운선(漕運船) 침몰 사건은 충격적이었다. 배의 불법 증·개축, 과적, 부정을 눈감은 감독기관, 침몰 때 선원들은 하나도 죽지 않은 점 등 ‘세월호’ 참사에서 나타난 총체적 부정·비리가 고스란히 다 담겨 있었다.” 소설가 김탁환(47)이 국가 재난 때 개인과 공동체, 국가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조선시대 조운선 침몰 사건을 다룬 역사 추리소설 ‘목격자들’(전2권·민음사)에서다. 작가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이 제대로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단세포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깊고 넓게 생각해서 고민할 수 있는 건 다 담았다”고 했다. ‘목격자들’은 ‘방각본 살인 사건’(2003년), ‘열녀문의 비밀’(2005년), ‘열하광인’(2007년)에 이어 8년 만에 나온 백탑파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다. 백탑파 시리즈는 조선 문예부흥기인 정조 치세를 배경으로 백탑 아래 모여 학문과 예술, 경세를 논하던 박지원, 홍대용,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등 젊은 실학자들과 작가가 창조한 탐정 김진·이명방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게 뼈대다. 소설은 정조 집권 초기인 1780년 봄 지방에서 세금으로 거둬들인 쌀을 싣고 한양으로 향하던 조운선 20척이 비슷한 시기에 침몰하며 시작된다. 임금의 직속 지휘를 받는 독운어사 담헌 홍대용과 그의 제자 김진, 의금부 도사 이명방이 사건 현장에 급파된다. 침몰 사건이 일어난 전라도 영암과 배가 출발했던 경상도 밀양에서 사건의 내막을 파헤친다. 단순 사고로 위장한 배후 세력에 접근할수록 사건 관련자, 수사 담당자 등 예상치 못한 희생자가 속출한다. 이들은 조운선과 자신들의 운명을 하나로 묶는 위험한 함정을 팠다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정조 때 조운선이 침몰해 임금이 굉장히 화를 내며 조사하라고 했다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후속 조치에 대한 기록은 전혀 없다. 작가는 철저한 고증과 상상력을 토대로 사서에서 사라진 뒷얘기를 되살려냈다. 세월호 참사 한 달 뒤인 지난해 5월 집필에 착수했다. “2000년 초반 백탑파 시리즈를 기획할 때 재미있는 사건 10여개를 추렸다. 그 중 세월호 사건이 터진 뒤 해양재난 사건인 조운선 침몰이 계속 머리를 맴돌았다. 다른 쓰던 걸 중지하고 조운선 침몰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작가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만 35권 냈다. “조선시대가 재미있어 쓰기 시작했다. 조선시대는 다양한 색깔을 지닌 지층과 같다. 각 임금 통치 시기마다 빛깔이 다 다르다. 언젠가는 조선왕조 500년이 내겐 무슨 의미인지를 쓰고 싶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재난인문학’에 길을 묻다

    ‘재난인문학’에 길을 묻다

    지난 2월 17일 대학생 10명이 숨지고 204명이 다친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사고는 예고편에 불과했다. 4·16 세월호 참사는 304명의 생명을 아예 통째로 앗아갔다. 한 달 남짓 뒤인 5월 26일 경기도 고양종합터미널에서 일하던 노동자 8명이 숨졌고 61명이 다쳤다. 여기에 지난 17일 경기 성남시 판교야외공연장에서 벌어진 환풍구 추락 사고까지. 올해 벌어진 크고 작은 참사들이다. 뒤늦게나마 사고의 원인을 밝혀 더 이상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세상을 떠난 이들을 추모하고 남아 있는 모든 이들을 위로하며 계속 기억하되 다시 추슬러 살 수 있게 하는 일 또한 절실하다. 인간에 집중하는 인문학이 학문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세상에서 구체적인 역할이 필요함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이 배경 속에서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 바로 ‘재난인문학’이다. 낯선 개념이다. 그러나 이미 20세기 후반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는 ‘위험사회론’을 내놓으며 학계에 재난인문학의 화두를 던져놓았다. 선진사회가 고도의 기술 발달로 ‘위험을 체계적으로 생산’하는 ‘위험사회’(Risk Society)로 진입했다는 주장이다. 독일 사회는 합리적이고 투명한 사회운영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오히려 그 믿음 속에서 고위험 기술이 결합되면서 이미 고위험의 요소가 내재돼 있다는 내용이다. 압축 성장에 따른 부정부패까지 결합된 한국사회에서는 그 위험도가 훌쩍 올라갈 수밖에 없다. 흔히 ‘문사철’(文史哲)로 표현돼 왔던 인문학은 이미 학문의 울타리를 넘어서 대중들과 접점을 넓게 형성하고 있다. 진리의 탐구를 본령으로 해 오던 인문학은 삶의 성찰, 행복의 가치, 사람에 대한 관심 등 실천적 가치로 영역을 넓혀 왔다. 그럼에도 잇따르는 대형참사와 재난 앞에 무기력함을 느끼고 깊은 정신적 공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또한 현실이며 타인의 고통을 조롱하고 냉소하는 흐름이 존재하는 것 역시 현실이다. 내려치는 따끔한 죽비도, 부드럽게 감싸주는 손길도, 함께 어깨 겯는 걸음도 모두 인문학에서 비롯된다. 서울대 HK문명연구사업단은 두 차례에 걸친 기획심포지엄으로 ‘재난인문학’의 학술적 토대 쌓기를 진행한다. 지난 17일 4·16 세월호 참사의 구체적인 내용을 놓고 진행한 데 이어 오는 31일 ‘인문적 성찰과 재난인문학’의 기획심포지엄 두 번째 시간을 본격적으로 갖는다. 3부로 나눠 진행하며 인류학, 심리학, 역사학, 법학, 철학, 경영학, 사회학 등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발표자로 나서 재난인문학의 본격적인 내용 및 위상과 필요성 등을 담는다. 앞서 지난 5월 부산대 대학문화원에서는 ‘재난시대에 함께하는 인문학’을 주제로 세 차례에 걸쳐 특별기획특강을 가졌다. 재난 규모의 대형화뿐 아니라 재난의 원인 역시 복잡다단하기 때문에 재난 인문학이야말로 21세기적 융합 학문으로서 접근해야 함을 학계에서 먼저 제기하고 있는 사례들이다. 안성찬 서울대 HK문명연구사업단 교수는 “재난 등이 생겼을 때 흔히 공학적, 행정적으로만 접근하곤 하는데 더욱 깊고 넓게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이 재난인문학”이라면서 “사회적 어젠다를 사람들에게 제시하는 역할을 인문학이 맡겠다는 것이며 이는 기존 인문학의 한계를 넘어서자는 것도 있고 본래의 인문학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고 말했다. 백종현 서울대 인문학연구원장은 “문화·문명이 진보함에 따라 모든 것이 대형화됐으며 자연재난, 사회적 재난 역시 대형화돼 그 결과 숱한 사람이 목숨을 잃고 있다”면서 “대형 재난이 함축하고 있는 원인과 결과라는 두 범주를 따지며 원인 측면에서는 인간의 욕망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를 보고 결과 측면에서는 희생자와 남은 자에 대한 치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재난인문학의 구체적인 역할을 설명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판교 환풍구 사고, 안타까운 사연들 속출

    판교 환풍구 사고, 안타까운 사연들 속출

    판교 환풍구 사고 지난 17일 오후 성남 판교 테크노밸리 야외 공연장에서 걸그룹의 축하공연 중에 지하주차장 환풍구 덮개가 붕괴돼 관람객들이 20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당했다. 판교 테크노밸리 축제 환풍구 붕괴사고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팀 chkim@seoul.co.kr
  • 에볼라 물리친 나이지리아… 일등공신은 빌 게이츠였다

    에볼라 물리친 나이지리아… 일등공신은 빌 게이츠였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이지리아가 공식적으로 에볼라에서 벗어났다.” 전 세계가 에볼라 확산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나이지리아 보건부는 9일(현지시간) 이 같은 깜짝 소식을 발표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에볼라 희생자가 속출한 기니·시에라리온·라이베리아의 인접국인 나이지리아에서 지난 8월 31일 이후 에볼라 발병이 멈췄다고 확인했다. CDC는 나이지리아의 가장 큰 도시인 라고스에 에볼라를 막을 수 있는 비법을 전수받으러 연구원들을 파견하기까지 했다. 보코하람 등 반군의 반란으로 유혈사태가 끊이지 않는 데다 국민의 삶 또한 팍팍하기 이를 데 없는 아프리카의 빈국 나이지리아는 어떻게 에볼라를 물리쳤을까. 외신들은 ‘소아마비 대응체계’를 이유로 꼽는다. 영국 가디언은 “2012년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부부가 설립한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소아마비 예방을 위해 나이지리아에 지원한 긴급사태지휘센터가 에볼라 비상운영센터로 변신해 훌륭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첫 에볼라 환자가 나오자마자 나이지리아는 곧바로 소아마비 대응체제를 본떠 라고스에 비상운영센터를 세우고 소아마비 대응팀 소속 의사 40명을 배치했다. 비상운영센터는 나이지리아 보건부, 세계보건기구(WHO), 유니세프, CDC, 국경 없는 의사회, 국제적십자위원회 등 기관 간 협력을 이끌어 냈다. 더욱이 훈련된 1800명의 의료종사자가 투입되고 방호복과 충분한 병상, 염소로 살균한 물 등을 갖춘 안전한 병동이 설립되면서 환자들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게 됐다. 가디언은 “나이지리아의 의료 시스템은 취약하지만, 특별훈련을 받은 많은 인력과 신속한 대응체계를 갖춘 소아마비 감시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행운”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5일까지 에볼라로 3879명이 숨진 가운데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에볼라 백신 임상시험이 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시작됐다. 미 메릴랜드 의과대학과 서북부 아프리카 말리 백신개발센터 관계자들은 이날 말리에서 근무 중인 3명의 의료노동자에게 에볼라 백신을 접종했다면서 “성공하면 에볼라 확산 흐름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국의 대응 수위도 강화되고 있다. 뉴질랜드는 군사 및 인도적 지원 의사를 밝혔고, 캐나다는 국내 6개 공항에 전문 검역관을 배치했다. 영국 정부도 서아프리카 에볼라 창궐 지역에서 출발한 입국자를 대상으로 방역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중국 장쑤성 금속공장 폭발…69명 사망 (종합3보)

    중국 장쑤(江蘇)성 쿤산(昆山)시의 한 금속공장에서 2일 오전 7시37분께(현지시간) 폭발 사고가 나 3일 현재까지 69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TV 등 관영 언론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44명이 즉사했고 25명은 병원으로 옮겼으나 결국 목숨을 잃었다. 1차 집계 결과 부상자도 187명에 달한다고 쿤산시 당국은 밝혔다. 부상자 대부분의 화상 부위가 몸 전체의 90% 이상인데다 경상자의 경우도 50% 이상이어서 추가 인명피해 발생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사고는 쿤산시 개발구에 있는 중룽(中榮)금속제품유한공사(중룽금속) 생산공장의 자동차 휠 광택 공정이 이뤄지는 작업장에서 발생했다. 작업장 공기 중 분진 농도가 지나치게 높은 가운데 불꽃이 일면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사고 당시 공장에는 총 264명이 근무 중이었으며 주말을 맞아 추가 근무를 하던 근로자가 많아 희생자 규모가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공안 당국은 이 회사의 회장과 사장 등 책임자 5명을 구류조치한 뒤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사고 직후 소방당국이 긴급 출동해 현장 구조작업을 벌였지만 대규모 사상자 발생을 막지는 못했다. 중룽금속은 미국 GM의 하청업체로 알루미늄 합금, 전기도금 등을 전문으로 하는 대만계 외자기업이라고 신경보(新京報) 등은 전했다. 대만 국민당은 이날 대륙 사무부 구이훙청(桂宏誠) 주임을 통해 마잉주(馬英九) 주석이 전하는 희생자와 가족들에 대한 깊은 애도와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사고로 사상자가 대거 발생함에 따라 기업들의 부실한 공장관리 실태가 또 한번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부상자 구조에 전력을 기울이고 사고 원인을 철저히 밝히는 동시에 사업장 안전조치도 한층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중국 국무원은 사고 직후 왕융(王勇) 국무위원을 대표로 하는 사고대책반을 현장에 급파, 사고 수습과 원인 조사 등을 지휘하도록 했다. 국가안전생산감독관리총국도 양둥량(楊棟梁) 국장을 사고현장에 파견하고 국내의 분진 폭발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사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최고인민검찰원도 검사를 파견, 장쑤성 검찰원 등과 함께 협력 수사를 벌이도록 했다. 사고 이후 쿤산에 있는 팍스콘(중국명 푸스캉<富士康>) 등 40여개 기업들도 자체적으로 생산을 중단하고 작업장 안전실태 점검에 들어갔다. 텅쉰(騰迅)은 “쿤산 팍스콘 공장에서도 대규모 희생자는 초래되지 않았지만 유사한 분진 폭발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면서 “팍스콘 청두(成都) 공장에서는 2011년 5월 분진 폭발사고로 3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했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사고 수습 후 외자기업을 비롯한 취약 사업장에 대한 대대적인 안전관리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쿤산 시민들은 사고 발생 직후 자발적으로 헌혈에 나서고 촛불집회를 통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기도 했다. 사고로 인해 남편이 중상을 당한 한 여성은 여동생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등 안타까운 사연들도 속출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에서는 크고 작은 ‘산업재해’로 인해 상당한 인명피해가 초래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지린(吉林)성 닭 가공공장에서 화재가 일어나 121명이 목숨을 잃었고, 같은 해 11월에는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경제기술개발구에서 국유기업인 중국석유화학이 관리하는 송유관이 폭발해 50여 명이 숨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軍, 폭격 피해자 입원한 병원까지 포격

    이軍, 폭격 피해자 입원한 병원까지 포격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한 지 4일째인 20일(현지시간) 희생자 수가 치솟아 양측 모두에 최악의 날로 기록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회의를 열고 즉각 휴전을 촉구했다. 21일 AFP에 따르면 가자지구 응급구조대의 아슈라프 알쿠드라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전날 최소 150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은 이날도 계속돼 30여명이 또 희생됐다. 특히 폭격 피해자들이 입원해 있던 알아크사 병원을 무차별 포격해 사상자가 속출하자 국제사회는 공분에 휩싸였다. 지난 8일 공습 개시 이후 사망한 팔레스타인 주민은 이미 500명을 넘어섰다. 지상전이 계속되면서 이스라엘 쪽 희생자도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피의 일요일’에는 작전에 참가한 이스라엘 병사 13명이 숨졌다. 2006년 레바논과의 전쟁 이후 1일 교전 중 최대 사망자다. 이 중 2명은 미국 국적인 것으로 확인했다. 지난 15일 첫 사망자가 나온 이래 이스라엘에서는 모두 18명이 숨졌다. 유엔 안보리 의장대행인 유진 리처드 가사나 유엔 주재 르완다 대사는 긴급회의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혈 사태 악화로 민간인 사망자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한다”며 양측에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다만 이스라엘군 전면 철수와 가자지구 봉쇄 중단 결의안은 논의되지 못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습을 “잔악한 학살”이라고 비판했다. “정교한 작전을 수행하라”며 이스라엘의 공격을 묵인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 유엔이 정면으로 반기를 들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여야 경기도지사 후보 표심 르포] “경기부양이 살 길” “무능 정부 심판을”…세월호 참사 최대변수

    [여야 경기도지사 후보 표심 르포] “경기부양이 살 길” “무능 정부 심판을”…세월호 참사 최대변수

    “후보들이 명함을 건네주면 바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가요. 세월호 사건 때문에 장사도 안되는데….” 지난 23일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의 구매탄시장 분위기는 선거 얘기를 꺼내기 힘들 정도였다. 시장 한복판에서 수년째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조광덕(42)씨는 취재기자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열심히 밀가루 반죽에 집중했다. 그러다가 불쑥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민심은 무슨 민심이냐. 정치인들은 행사 때나 책 써낼 때만 얼굴 비치는 게 전부”라면서 “여야 나뉘어서 싸우는 것도 싫다. 투표 안 할 거다”라고 쏘아붙이듯 말했다. 이번 6·4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불리는 경기도는 도농 복합 지역과 북한과의 접경 지역, 서울로 출퇴근하는 베드타운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도시들의 혼합 지역이다. 게다가 경기 안산은 세월호 참사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곳이다.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가 선거 초반에는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 비해 앞서 갔지만, 세월호 참사 여파로 김 후보가 최근 턱 밑까지 쫓아오거나 추월의 기미도 엿보인다. 지난 17~19일 지상파 3사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 공동조사에서 김 후보의 지지율은 35.7%로 남 후보의 지지율 34.8%를 오차 범위에서 앞서기도 했다. 지난 23~25일 ‘수도권 최대의 격전지’로 불리는 경기 지역을 돌아보니 선거에 대한 무관심과 정치에 대한 불신 등이 겹쳐진 듯했다. 남 후보와 김 후보의 고향인 수원시에 모여 있는 구매탄시장과 지동시장, 못골시장 등에서 그나마 선거에 대한 민심을 들을 수 있었다. 못골시장에서 한복·이불 가게를 운영하는 박혜숙(48·여)씨는 “그 놈이 그 놈이지. 선거할 때만 공약하고 나서 실천한 적 있나”라며 한숨을 쉰 뒤 “뇌물 수수해서 감옥에 갔다가 다시 나와서 선거에 또 출마하는 건 뭐냐. 이건 정말 잘못된 거 아니냐. 그런 사람들이 더 떳떳하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 화성에 사는 주부 유정숙(53)씨도 “요즘 세월호 사건 보면서 우울증에 걸릴 지경이다. 여야 따질 것 없이 어떻게든 수습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야지 당파 싸움만 하고 있으면 어떡하나”라며 정치권을 비난했다. 구매탄시장 상인 박성복(48)씨는 “집권당에서 문제를 풀어 나가려면 국민들이나 야당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데 전혀 소통이 안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전망하는 도민들이 많았다.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 사는 주부 김일례(48)씨는 “예전 같으면 선거 분위기로 떠들썩했을 텐데 지금은 말도 못 하게 조용하다. 아마 투표율이 50%도 안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산시에 사는 직장인 김도영(44)씨도 “너무 살기 힘들어서 연세 드신 분들이 아니면 관심들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아마 투표율도 40% 아래로 내려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경기 지역은 역대 투표율이 낮은 지역에 속한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경기 지역의 투표율은 51.8%로 전국 평균(54.5%)보다 2.7% 낮았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서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김재식(47)씨는 “일산이나 분당 신도시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많은 베드타운이라 시간을 따로 내 투표하기가 쉽지 않다”고 나름의 분석을 내놓았다. 수원시 한복판에 위치한 아주대에서 만난 대부분의 학생들은 선거 얘기를 꺼내자 손사래를 치거나 애써 무시하며 발길을 재촉했다. 하지만 어렵게 인터뷰가 성사된 학생들은 정당에 대한 호불호가 명확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세월호 사건이 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한 흔적이 엿보였다. 전자공학과에 재학 중이라고 밝힌 정재헌(25)씨는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헤쳐 모여 식으로 만들어진 정당 같다”면서 “세월호 사건 때도 야당이 뭉치는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해서 세월호 사건이 지방선거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 같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같은 과 친구라는 신성경(25·여)씨도 “남경필 후보를 지지한다”면서 “야당이 개혁적인 이미지나 신뢰를 못 주고 있기 때문에 기득권을 가진 정당이 더 믿음이 간다”고 거들었다. 반면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이문수(24)씨는 “박근혜 정부가 무능하고 독단적인 성향이 강한 것 같다. 특히 세월호 참사에서 정부 여당이 보여 준 행태에 대한 심판 차원에서라도 김 후보를 찍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심리학과에 재학 중인 이무빈(24)씨는 “이번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여야 모두 신뢰가 안 가지만, 야당에 힘을 실어 줘 균형을 맞춰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경기 지역은 지역별로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 세월호 참사의 직접 피해 지역인 안산과 거리가 떨어진 북부 지역은 남부 지역보다는 분위기가 활기 찼다. 고양시에서 만난 선거운동원들의 얼굴 표정은 밝았고, 곳곳에서 거리를 도는 유세차들은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노래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북부 지역에서는 그나마 선거 주관심층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 세월호 참사를 최대 변수로 봤다. 남 후보 지지층은 세월호 참사로 경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경기 부양과 정권 안정론을 강조했다. 김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꺼렸다.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에 사는 윤모(60)씨는 “관광업계를 비롯해 부도 나는 회사들이 속출할 것”이라면서 “세월호 사건 때문에 경기가 더 좌초된 마당에 더 이상 불안정해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일산동구 장항동 일산호수공원에서 만난 50대 후반의 한 여성도 “남 후보가 당선되면 더 안정적일 것 같다”면서 “세월호 사건이 불안감을 키운 데다 경찰 치안도 너무 불안한 세상이라서 집권당에 힘을 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김 후보 지지층은 이번 선거에서 ‘세월호 심판론’을 밀고 나갈 태세였다. 주로 30대 후반 또는 40대 ‘앵그리 맘’들이 심판론을 주장했다.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에 사는 주부 이경옥(38)씨는 “나라가 망해 가고 있는데 왜 야당과 국민들은 분노하지 않나”라면서 “정치를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아니냐”며 선거에서 투표로 심판할 것을 주장했다. 같은 동에 사는 주부 이지혜(40)씨는 “남 후보는 여당을 비판하는 척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보수색을 드러낸다”고 덧붙였다. 군포시에 사는 직장인 조병훈(33)씨는 “김문수 지사는 구설수에 자주 올랐고 별로 한 게 없다”면서 “새누리당에 대한 반감이 크다”고 말했다. 무당파층은 대체로 정치 혐오감을 드러냈다.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에 사는 한 50대 후반의 남성은 “세월호 진상 조사를 하자면서 정족수 부족으로 국회 본회의도 열지 못하는데 선거에 관심이 있겠느냐”면서 “정치 자체에 대한 믿음이 깨졌다. 정치에 환멸을 느낀다”며 고개를 돌렸다. 고양시와는 정반대로 안산은 거리가 한산했고, 적막감이 온 도시를 에워싸고 있었다. 곳곳에는 세월호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검은색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간간이 새누리당의 상징색인 빨간색 유니폼과 새정치연합의 상징색인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선거운동원이 눈에 띄었지만, 지나가는 유권자들에게 말도 못 붙이고 그저 목례만 할 뿐이었다.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만난 정성록(47·단원구 선부동)씨는 말 꺼내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했다. 그는 어렵게 입을 열어 “국민들이 주권 행사는 해야 되겠지만, 이번 세월호 사건에 대해 반성하는 의미로 투표 자체를 안 해서 선거 무효가 되게 해야 된다”고 거칠게 내뱉었다. 분향소 근처에서 만난 희생자의 아버지로 보이는 40대 후반의 한 남성은 “내 새끼가 저기 들어가 있는데 무슨 선거야. 투표장을 불 싸질러도 시원찮을 판에…”라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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