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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증샷이 뭐길래’···14살 인플루언서 소녀의 허망한 죽음

    ‘인증샷이 뭐길래’···14살 인플루언서 소녀의 허망한 죽음

    인스타그램에서 무려 15만 명의 팔로워를 자랑하는 14살 소녀가 팔로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위험천만한 인증샷을 촬영하던 중 목숨을 잃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얀마 국적의 모에 사 나이(14)는 지난 22일 미얀마 남동부에 있는 시니와 폭포 위에 서서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촬영하려 했다. 그러나 폭포 물에 젖어있던 돌을 밟고 미끄러지면서 빠르게 흐르는 물살에 휩쓸렸고, 떠내려가던 중 거대한 바위 두 개 사이에 몸이 끼이고 말았다. 소녀는 바위에서 빠져나오려 노력했지만 몸이 워낙 단단하게 끼어있어 불가능했고, 그때 폭포물이 밀려오면서 결국 현장에서 익사했다. 신고를 받은 구조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소녀는 숨을 거둔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구조대원들은 폭포의 거센 물살을 뚫고 소녀의 시신을 수습하는 데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영상은 사고가 발생한 다음 날인 지난 23일 오전, 구조대원들이 이미 숨진 소녀의 시신을 바위에서 꺼내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담고 있다. 구조대원들은 결국 좁은 틈새에 끼인 시신의 손을 밧줄로 묶은 뒤 잡아 당기는 방식으로 시신을 수습했다.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이끈 한 구조대원은 “(희생자는) 젖은 바위를 밟고 폭포 아래로 떨어졌고, 뭍과 가까운 곳에 도달했지만 바위 사이에 끼어 나올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얀마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는 인플루언서 등 많은 사람이 타인에게 자랑하기 위한 인증샷을 촬영하다 목숨을 잃는 사례가 급증함에 따라 주의를 당부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이달 초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국립공원에서 사파리를 구경하던 40대 스페인 남성이 코끼리 무리를 가까이에서 촬영하려 사파리 차량에서 내렸다가 코끼리에게 짓밟혀 사망했다.국내에서는 드라마 촬영지 등으로 입소문이 난 서울 용산구 삼각 백빈 건널목에서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몰려 논란이 된 바 있다. 해당 장소는 정상적으로 열차 운행이 되는 곳입에도 불구하고, 셀카를 찍으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초통령’(초등학생들의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230만 크리에이터 ‘도티’는 이 철길에서 촬영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도안전법 위반 혐의로 고발까지 당했지만, 여전히 철로 인근에 통제 인력이 없는 등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청소년 사이에서는 달리는 지하철 위에 올라타 인증샷을 찍는 ‘지하철 서핑’과 버스 지붕에 올라가는 ‘버스 서핑’이 유행하면서 인증샷을 빌미로 한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너무너무 죄송하다”시청역 역주행 사고 피의자 영장 심사 출석

    “너무너무 죄송하다”시청역 역주행 사고 피의자 영장 심사 출석

    9명의 사망자를 낸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의 가해 운전자 차모(68)씨가 30일 “죄송하다”며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차씨는 30일 오전 9시 43분쯤 김석범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교통사고 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을 위해 법원에 도착했다. 차씨는 ‘급발진 사고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무엇인가’ 등 취재진 질문에 연신 “죄송하다”고 답했다. 차씨는 법정에 들어서면서 “돌아가신 분들과 유족들께 대단히 죄송하다”고 했다. 그는 재차 “돌아가신 분과 유족들께 너무너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갈비뼈 골절로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아온 차씨는 오른쪽 다리를 절며 법정으로 향했다. 휠체어나 목발을 이용하지는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차씨는 지난 1일 오후 9시 27분쯤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나오다 가속하며 역주행했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차씨 부부를 포함해 7명이 다쳤다. 경찰은 지난 24일 범죄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차씨는 운전자 과실로 인한 사고 가능성이 크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와는 달리 경찰 조사에서 줄곧 차량 결함으로 인한 사고라고 주장해왔다.
  • 14살 소녀 인플루언서, 폭포서 인증샷 찍다 사망…“바위에서 미끄러져 추락”[포착]

    14살 소녀 인플루언서, 폭포서 인증샷 찍다 사망…“바위에서 미끄러져 추락”[포착]

    인스타그램에서 무려 15만 명의 팔로워를 자랑하는 14살 소녀가 팔로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위험천만한 인증샷을 촬영하던 중 목숨을 잃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얀마 국적의 모에 사 나이(14)는 지난 22일 미얀마 남동부에 있는 시니와 폭포 위에 서서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촬영하려 했다. 그러나 폭포 물에 젖어있던 돌을 밟고 미끄러지면서 빠르게 흐르는 물살에 휩쓸렸고, 떠내려가던 중 거대한 바위 두 개 사이에 몸이 끼이고 말았다. 소녀는 바위에서 빠져나오려 노력했지만 몸이 워낙 단단하게 끼어있어 불가능했고, 그때 폭포물이 밀려오면서 결국 현장에서 익사했다. 신고를 받은 구조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소녀는 숨을 거둔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구조대원들은 폭포의 거센 물살을 뚫고 소녀의 시신을 수습하는 데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영상은 사고가 발생한 다음 날인 지난 23일 오전, 구조대원들이 이미 숨진 소녀의 시신을 바위에서 꺼내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담고 있다. 구조대원들은 결국 좁은 틈새에 끼인 시신의 손을 밧줄로 묶은 뒤 잡아 당기는 방식으로 시신을 수습했다.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이끈 한 구조대원은 “(희생자는) 젖은 바위를 밟고 폭포 아래로 떨어졌고, 뭍과 가까운 곳에 도달했지만 바위 사이에 끼어 나올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얀마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는 인플루언서 등 많은 사람이 타인에게 자랑하기 위한 인증샷을 촬영하다 목숨을 잃는 사례가 급증함에 따라 주의를 당부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이달 초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국립공원에서 사파리를 구경하던 40대 스페인 남성이 코끼리 무리를 가까이에서 촬영하려 사파리 차량에서 내렸다가 코끼리에게 짓밟혀 사망했다.국내에서는 드라마 촬영지 등으로 입소문이 난 서울 용산구 삼각 백빈 건널목에서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몰려 논란이 된 바 있다. 해당 장소는 정상적으로 열차 운행이 되는 곳입에도 불구하고, 셀카를 찍으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초통령’(초등학생들의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230만 크리에이터 ‘도티’는 이 철길에서 촬영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도안전법 위반 혐의로 고발까지 당했지만, 여전히 철로 인근에 통제 인력이 없는 등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청소년 사이에서는 달리는 지하철 위에 올라타 인증샷을 찍는 ‘지하철 서핑’과 버스 지붕에 올라가는 ‘버스 서핑’이 유행하면서 인증샷을 빌미로 한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제2군함도 되지 않도록 계속 주시… 동원된 조선인 명부 공개 이끌어야”

    “제2군함도 되지 않도록 계속 주시… 동원된 조선인 명부 공개 이끌어야”

    말 바꾸거나 약속 흐지부지될 우려‘강제동원 부정’ 안내판 수정 살펴야 지난 27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일본 니가타현의 사도광산에 대해 일본 내 역사 전문가들은 제2의 군함도(하시마)가 되지 않도록 계속 주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 동원이 이뤄진 역사적 사실을 충실히 설명하는 조건으로 한국 정부의 동의를 얻어낸 만큼 시간이 지나 흐지부지되는 일이 없게끔 해야 한다는 의미다. 역사 전문가들을 대면과 전화로 만나 사도광산의 향후 과제에 대한 제언을 들었다. 다케우치 야스토(67) 역사가는 2015년 군함도 등재 문제를 꺼내며 “안내판 설명 시 강제 동원을 부정하는 내용으로 설명이 적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군함도에서의 강제 동원에 대해 ‘일하게 했다’는 것은 맞지만 이것이 ‘강제’는 아니라고 애매하게 말을 바꾼 전력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과 관련한 약속 이행의 증거라고 제시한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내 전시물에는 조선인 노동자에 대한 역사를 소개해 놨지만 ‘강제 동원’이라는 언급은 끝까지 피했다. 시민단체인 강제동원진상규명네트워크의 나카타 미쓰노부(70) 사무국장은 “향후 사도광산 노동자들을 위한 추도식을 매년 올리겠다고 했지만 그것이 일반 희생자 추모가 될 수도 있다”면서 “조선인 강제 동원 피해자에 대한 추모가 포함돼 있다는 걸 분명히 드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도광산 내 조선인 강제 동원이 이뤄진 과거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동원된 조선인들의 실제 명부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니가타현은 지역 역사서를 편찬할 때 조선반도 노무자 명부를 촬영한 마이크로 필름을 보관하고 있지만 원본이 아니라며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도광산·조선인강제노동 자료집 편찬 대표를 맡은 요시자와 후미토시(55) 니가타국제정보대학 교수도 “실제 노동자들의 명부를 당시 운영사인 골든사도가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공개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료집은 전문가들이 30여년간 조사한 내용을 정리해 지난달 발간했다. 요시자와 교수는 “사도광산 조선인 강제 동원 관련 설명이 추후 수정되지 않도록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식민 지배 정당화…사도광산 언제라도 제2군함도 될 수 있다”

    “식민 지배 정당화…사도광산 언제라도 제2군함도 될 수 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이 이뤄진 현장인 일본 니가타현의 사도광산이 27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끝내 등록된 데 관해 일본 내 전문가들은 사도광산이 언제든지 제2의 하시마(군함도)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 내 조선인 노동 사실을 알리는 안내판을 설치하며 2015년 군함도 등재 때와는 진전된 모습을 보여줬지만 언제 태도가 바뀔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한 전문가 3인을 지난 19~27일 현지에서 대면 및 전화 등으로 인터뷰했다. 일제 조선인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해 오랫동안 이 문제를 연구해온 다케우치 야스토(67) 역사가는 27일 서울신문과 인터뷰하며 “일본 정부는 조선인 노동자들에 대해 국가총동원법이나 징용에 의해 노동을 하도록 한 사실은 인정했다”며 “안내판 설명 시 강제 노동을 부정하는 내용으로 설명이 적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과거 일본 정부가 군함도에서의 강제동원에 대해 ‘일하게 했다’는 것은 맞지만 이것이 ‘강제노동’은 아니라며 애매하게 말을 바꾼 전력이 있다는 게 다케우치 역사가의 설명이다. 그는 “사도광산에서도 일본 정부가 같은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걸어서 30분 거리인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에 설치한 강제동원 안내 시설물을 보면 “전시에 국가총동원법, 국민징용령 및 기타 관련 조치들이 한반도에서도 시행됐다”며 “1944년 9월부터는 ‘징용’이 시행돼 노동자들에게 의무적으로 작업이 부여되며 위반자는 수감되거나 벌금을 부과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일제의 식민 지배를 인정하는 의미로도 해석되며 자칫 이러한 강제동원이 식민 지배 시기에는 정당성이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데 사도광산에서의 강제동원 역시 그렇게 해석되도록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다케우치 역사가는 지난 6월 발간된 ‘사도광산·조선인강제노동 자료집’ 편찬에 참여했다. 이 자료집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는 조선인 노동자들이 생활했던 기숙사의 담배 배급 대장이 발견되면서부터였다. 이 자료를 사도섬에 있던 하야시 미치오 스님(올해 77세로 작고) 등이 입수했고 관련 사본 등을 확인하며 강제동원이 이뤄진 게 사실임이 드러났다. 이 자료집에는 조선인 노동자 7명과 유족 4명, 담배를 배급하던 곳의 관계자 등의 증언 등이 담겨 있다. 이처럼 30여년에 걸쳐 조사된 내용이 자료집으로 나왔을 정도이지만 일본 정부와 니가타현은 이러한 사실을 부정한 채 사도광산의 과거를 감췄고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게 됐다. 다케우치 역사가에 따르면 조선인 노동자가 1940~42년 1000명, 1944~45년 500명 이상 동원됐다는 기록이 있고 이처럼 강제동원된 노동자 수만 1500명을 넘는다고 한다. 그는 “사도광산이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있으려면 채굴 기술, 그곳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의 노동, 국제 관계라는 3가지 측면에서 봐야 하지만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노동 문제를 배제한 사도광산이 그만한 가치가 있을 리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도광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하더라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이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사도광산이 진정한 세계유산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강제동원 역사를 포함한 광산 전체 역사를 빠짐없이 알려야 하며 그렇지 않는다면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다케우치 역사가는 일본 정부가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스스로 과거에 좋았던 점만 골라 자랑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과거사에 대한 인식이 계속되는 한 사도광산이 결국 제2의 군함도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사도광산의 조선인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근본적 이유는 식민지배가 옳다고 판단한 데서 기초하며 이에 대해 비판하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됐다고 반복해서 말하는 것으로 그치고 있다”며 “조선인 강제동원 진상 규명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밝혔다.조선인 강제동원 문제에 대해 일본에서 꾸준히 활동해온 시민단체인 강제동원진상규명네트워크의 나카타 미쓰노부(70) 사무국장은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향후 사도광산 노동자들을 위한 추도식을 매년 하겠다고 했지만 그것이 일반적인 희생자의 추모가 되지 않도록 조선인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추모가 포함되어 있음을 분명히 드러내는 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일부 안내판 설치 등으로 강제동원의 문제가 해결됐다는 식으로 정리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나카타 사무국장은 “일본은 1990년대부터 잘못된 과거의 책임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분위기가 조성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세상을 떠나도 과거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이들은 여전히 많기 때문에 사도광산의 조선인 강제동원 사실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 시민단체는 2021년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할 때부터 현재까지 수차례 성명서를 발표하며 일본 정부가 입장을 바꾸기를 요구해왔지만 일본 정부는 단 한 번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사도광산 내 조선인 강제동원이 이뤄진 과거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동원된 조선인들의 명부도 공개돼야 한다. 사도광산이 위치한 니가타현은 지역 역사서를 편찬하면서 촬영한 조선반도 노무자 명부 마이크로 필름을 보관 중이지만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유는 원본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나카타 사무국장은 “명부 공개가 중요한 이유는 당시 일한 조선인이 누구인지, 얼마나 되는지, 어떤 식으로 일했는지 등 사도광산이 태평양전쟁 중에 어떤 식으로 활용됐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가 이를 적극 공개해야 하며 한국 정부도 일본 정부에 명부 공개를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번에 발간한 자료집으로 사도광산의 조선인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된 증거가 정리됐지만 강제동원 조선인 명부 공개와 함께 앞으로 계속 강제동원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찾아 세상에 보여주는 게 향후 과제로 꼽힌다. 사도광산·조선인강제노동 자료집 편찬 대표를 맡은 요시자와 후미토시(55) 니가타국제정보대학 교수는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실제 노동자들에 대한 명부를 당시 운영사인 골든사도가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공개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요시자와 교수는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무시하고 에도시대에만 한정해서 보여주는 게 지역민을 무시하는 일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그는 “사도광산의 역사는 곧 니가타현 지역 그 자체의 역사이기도 하다”며 “광산에서 채굴했을 당시의 부정적이고 어두운 역사도 당연히 있는데 이를 애써 감추고 부정하며 밟은 부분만 부각하는 게 지역민으로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요시자와 교수는 식민 지배에 대한 일본 정부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이러한 역사 수정주의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강제동원은 당시 일본이 한국을 지배했기 때문에 정당성이 있다고 생각하며 이에 대한 배상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됐다는 생각”이라며 “도의적 책임은 무라야마 담화 등을 통해 정리된다고 보고 있는데 이러한 관점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일본 정부의 역사 수정주의적 기술이 사도광산 조선인 강제동원 관련 설명 시 포함되거나 추후 수정되지 않도록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서울인싸] 광화문광장, 뿌리를 기억하는 공간

    [서울인싸] 광화문광장, 뿌리를 기억하는 공간

    시작부터 창대한 국가는 없다. 1948년 대한민국도 그랬다. 이후 전쟁과 가난을 극복한 현대사는 대한민국 정체성의 뿌리가 됐다. 정작 우리는 뿌리를 평가하는 데 인색하다. 미약한 어제를 잊고 창대한 오늘만 생각한다. 선진국의 태도가 아니다. 광화문 국가상징공간 조성은 뿌리를 정당하게 대우하려는 노력이다. 6·25전쟁으로 국군 14만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유엔군 4만여명은 타국서 전사했다. 15만여명이 다치거나 실종됐으며 포로로 전락했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은 수십만명의 희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었을 그들이 있어 국가는 절멸 위기를 극복했다. 21개 참전국 국기와 희생자의 이름을 게시한 미디어 폴 구상은 이런 배경에서다. 희생자 추모의 의미를 담은 ‘꺼지지 않는 불꽃’도 마찬가지다. 서울을 찾는 외국인에게 울림을 줄 것이라 생각했다. 대한민국은 홀로 크지 않았다. 피부색도 국적도 다른 용사들의 헌신을 생명줄로 생존한 나라다. 그들 덕분에 미증유의 고난을 이겨 냈다고 말하고 싶었다. 태극기 게양대는 자연스러운 발상의 결과였다. 참전국의 상징인 국기가 있다면 대한민국의 상징인 태극기도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정부 공인 국가 상징 중 첫 번째가 태극기다. 하지만 최근 태극기에 대한 선입견이 적잖게 퍼져 있음을 알고 놀랐다. 각자 이념이나 가치관과 맞물린 문제라는 점을 존중한다. 태극기가 아니어도 국가를 상징할 대안이 있다면 서울시는 열린 자세로 논의하려 한다. 일각에선 ‘비움’의 미학을 추구하는 광화문광장을 왜 채우지 못해 안달이냐고 한다. 광장의 확장 가능성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단견이다. 억지로 채울 필요는 없으나 무의미하게 비울 이유도 없다. 프랑스 파리의 샤를 드골 광장 한가운데엔 에투알 개선문이 우뚝 솟아 있다. 2차 세계대전 때 드골 장군과 자유 프랑스군은 나치 독일에 점령된 파리를 해방시키고 개선문으로 행진했다. 영국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는 나폴레옹의 프랑스를 격퇴한 허레이쇼 넬슨 제독을 기리는 넬슨 기념탑이 있다. 후세대가 상징물을 통해 드골과 넬슨을 기억하는 이유는 그들이 보통 사람의 자유를 위해 싸웠기 때문이다. 광화문광장은 어떤가.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동상이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의 삶은 애민·애국의 표본이지만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대변하고 있진 않다. 대한민국을 만든 피와 땀을 나타낼 별도의 장소가 필요하다고 봤다. 시민과 외국인이 자주 찾는 광장이면 자유를 위해 싸운 수많은 무명용사를 기억할 공간 하나쯤은 갖춰야 하지 않겠나. 시의 실수도 있다.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 그림 한 장을 내놔 억측을 자초했다. 예산 대부분은 미디어 폴 등 주변 조경에 쓰이는데, 되레 태극기 게양대만 부각됐다. 핀셋으로 정교하게 접근했어야 할 문제를 너무 ‘나이브하게’ 다뤘다. 소통이 미비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서울시는 단일안을 고집하지 않는다. 게양대 높이가 꼭 100m여야 할 이유도 없다. 무궁화나 애국가 등 다른 국가 상징물로 대체해도 된다. 기념할 역사적 사건과 인물도 백지 상태에서 의견을 모을 계획이다. 디자인은 부차적 문제다. 본질은 상징과 의미다. 본질에 입각한 우려라면 귀를 열고 듣겠다. 시 사이트에 의견을 개진할 창구가 개설됐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자 한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자유로이 상상력을 활용해 고견을 주시길 부탁드린다.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
  • “美, 무기 주면 전쟁도 빨리 끝날 것”… 휴전 의지 없는 네타냐후에 비난 봇물

    “美, 무기 주면 전쟁도 빨리 끝날 것”… 휴전 의지 없는 네타냐후에 비난 봇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서 자국 입장을 옹호하는 격정적 연설을 했지만 평화 해법이 없다는 안팎의 비난을 사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팔레스타인에 더 온정적인 입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상원의장을 맡고 있지만 연설을 뒤로하고 선거운동을 위해 인디애나주로 갔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네타냐후 총리가 역대 최악의 의회 연설을 했다며,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에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고 비판했다.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워싱턴DC에서는 5000명의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가 성조기를 불태우고, 대신 팔레스타인 국기를 게양하는 등 과격한 반전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네타냐후 총리가 전범이라고 주장하며 그의 모형을 태웠으며 숙박하는 호텔에는 벌레를 풀어놓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에 감사를 표현하면서도 “도구를 더 빨리 주면 우리는 더 빨리 일을 끝낼 것”이라며 바이든 정부의 신속한 무기 지원을 압박했다. 전쟁 비판에 대해서는 “우리는 단지 우리 자신을 지키는 게 아니라 여러분을 지키고 있다”면서 미국 안보 문제를 직결시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인질 석방 전망에 대해서는 “노력이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지만 구체적 휴전 논의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특히 그의 연설 가운데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연설 가운데 인도주의적 지원, 민간인 희생자 숫자 등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말은 정확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이 고의로 가자 주민들을 굶기고 있다는 비난은 완전히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말했다. 전쟁 발발 이후 약 4만대 이상의 구호 트럭으로 50만t의 식량이 공급돼 가자지구 모든 주민이 3000㎈ 이상을 공급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 측은 “가자지구 전체가 기근의 위험에 처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며 가자 북부 주민들은 하루 245㎈로 연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자 전쟁이 도시 전쟁 역사상 전투원 대 민간인 사상자 비율이 낮은 전쟁 중 하나라는 주장 역시 논란을 낳았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약 1200명이 사망했고, 10개월 가까이 전쟁하는 동안 팔레스타인 주민 3만 9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NYT는 이 전쟁에서 민간인 1명당 전투원 0.8명이 사망했다고 유엔 통계를 인용해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장기화하고 있어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민간인 1명당 전투원 사망자는 2.8~6.4명이다. 하마스는 전쟁이 끝난 뒤에도 가자지구의 안보통제권을 갖겠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구상에 “순전한 망상이자 환상”이라고 반발했다. ‘중동 평화 중재자’를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의 위로 편지를 공개한 뒤 “26일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동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 여순사건 희생자 유해발굴 봉안식 축소 논란···김영록 전남지사도 패싱

    여순사건 희생자 유해발굴 봉안식 축소 논란···김영록 전남지사도 패싱

    25일 구례에서 여순사건 희생자 유해발굴 봉안식이 열렸지만 김영록 전남지사는 초청하지도 않는 등 유족회에 알리지 않은 채 축소 행사를 열어 유족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여수·순천 10·19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위원회(이하 여순위원회)는 이날 전남 구례군 구례실내체육관에서 여순사건 희생자 유해발굴 봉안식 및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여순10·19범국민연대(이하 범국민연대)는 이자리에서 “여순위원회가 여순사건 민간인 불법 집단학살을 축소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즉시 시정할 것을 촉구했다. 범국민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이 사업은 2만 여순사건 유족들의 열망으로 ‘여수·순천 10·19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첫 유해발굴 사업이다”며 “75년 전 이승만 정부에 의해 민간인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집단학살이 자행되었음을 확인하는 중요한 첫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그리운 부모형제의 유골을 수습하지 못한 채 억울하게 ‘빨갱이 가족’이라는 오명을 쓰고 한많은 세월을 살아온 여순사건 유족은 물론이고, 올바른 진상규명을 바라는 전남도민과 전북, 경남 등 관련 지역민들에게는 학살의 만행을 알리는 중요한 행사였다”고 밝혔다. 여순위원회는 이번 봉안식을 거행하면서 구례유족회를 제외한 다른 유족회는 물론 전라남도 실무위원회 위원장인 전남도지사 초청도 하지 않았다. 또한 실무위원들도 초청대상에서 배제했으며 구례지역 사회단체 등에도 알리지 않은 채 조용히 치렀다. 범국민연대 측은 “뒤늦게 이 소식을 접하면서 언론사에 알리고 여러 경로를 통해 시정을 요구했으나, 이를 묵살한 채 진행했다”며 “심지어 지역 국회의원도 초청하지 않는 등 철저하게 축소하려는 저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개탄했다. 이들은 “여순위원회는 올바른 진상규명을 기대하는 2만 여순사건 유족들과 전남도민, 경남도민, 전북도민에게 사죄해야한다”며 “국회는 이런 행태를 업무보고 및 국정감사 등을 통해 여순위원회 중앙지원단장 등 관련자들의 책임을 반드시 물어 이런 사태가 발생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 줄 것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전남 담양군 대덕면 문학리 및 구례군 산동면 이평리 일대 등 3곳에서 진행된 여순사건 집단학살지 유해발굴 사업은 모두 26명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굴됐다. 담양은 1950년 7월 14일 구례지역 보도연맹 또는 예비검속자로 추정되고, 산동지역은 여순사건 발생 이후 지속적으로 자행된 학살지로 추정된다. 이날 봉안식을 마친 유골은 세종시 정부유해임시봉안소에 옮겨 유족들의 유전자 감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할 계획이다.
  • 미국 간 네타냐후…반전시위대 성조기 불태우고 벌레 풀어

    미국 간 네타냐후…반전시위대 성조기 불태우고 벌레 풀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서 자국 입장을 옹호하는 격정적 연설을 했지만 평화 해법이 없다는 안팎의 비난을 사고 있다.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워싱턴DC에서는 5000명의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가 성조기를 불태우고, 대신 팔레스타인 국기를 게양하는 등 과격한 반전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네타냐후 총리가 전범이라고 주장하며 그의 모형을 불태웠으며 숙박하는 호텔에는 구더기 등 벌레를 풀어놓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팔레스타인에 더 온정적인 입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상원의장 자격으로 연설을 듣는 대신 선거운동을 위해 인디애나주로 갔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네타냐후 총리가 역대 최악의 의회 연설을 했다며,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에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에 감사를 표현하면서도 “도구를 더 빨리 주면, 우리는 더 빨리 일을 끝낼 것”이라며 바이든 정부의 신속한 무기 지원을 압박했다. 특히 그의 연설 가운데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을 받았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연설 가운데 논란이 된 세 가지 내용을 지적했는데 가자지구 주민에 대한 식량 지원, 민간인 희생자 숫자, 이란의 반이스라엘 시위 지원이 검증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우선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고의로 가자 주민들을 굶기고 있다는 비난은 완전히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주장했다. 전쟁 발발 이후 약 4만대 이상의 구호 트럭으로 50만t의 식량이 공급돼 가자지구 모든 주민이 3000㎈ 이상을 공급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 측은 “인도주의 커뮤니티가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가자지구 전체가 기근의 위험에 처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며, 가자 북부 주민들은 하루 245㎈로 연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국가 정보국장으로부터 이란이 미국에서 벌어지는 반이스라엘 시위를 지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에이브릴 헤인즈 국장은 이란과 관련있는 사람들이 온라인 시위를 장려하고 재정 지원을 제공한다고 했다. 하지만 헤인즈 국장은 미국인들이 이란과 관련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할 수도 있으며, 모든 시위대가 위선적이지는 않다고 강조했다.네타냐후 총리는 가자 전쟁은 도시 전쟁 역사상 전투원 대 비전투원 사상자 비율이 낮은 전쟁 중 하나라고도 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전투원 1만 4000명과 민간인 1만 6000명이 사망했다고 추산했지만, 유엔은 사망자 가운데 1만 3000명이 여성과 어린이며 1만명이 남성이라고 보고했다. 한편 26일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기로 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동 평화의 중재자’로 자리매김하며 선거 운동에 득을 보려는 의지를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이 보낸 편지를 공개하며 “비비 네타냐후(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26일 회동을 고대한다”며 “그 이상으로 중동평화 확보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 [단독] 가족 실망할까 말도 못 하고… 유서로 고백한 ‘떠밀린 죽음’ [빌런 오피스]

    [단독] 가족 실망할까 말도 못 하고… 유서로 고백한 ‘떠밀린 죽음’ [빌런 오피스]

    “엄마 미안해. 나한테 해준 게 없다 했지. 그래도 엄마 자식으로 태어나서 행복했어.” “여기서 못 버티는데 어디 가서 버티겠냐라 생각하니 더 암울해진다… 아빠, 저 너무 힘들어요.” 살아 있을 때 딸은 엄마에게 힘들다는 내색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까불며 괜찮다고 했다. 직장 기숙사로 돌아가기 전 아들은 가족들 앞에서 의젓했다. 유서를 보니 어쩌면 그때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려 말을 아꼈던 것 같기도 하다. ‘힘들다, 싫다, 당하다, 지치다, 잘못되었다, 버티다, 수치심, 모멸감, 스트레스, 욕설, 괴롭힘….’ 죽음보다 힘들었던 퇴사가족 기대 배신이라 생각 ‘죄책감’직장 내 괴롭힘 관련 산재 증가세 자녀가 유서에 적은 단어를 하나도 납득 못하는 부모에게 자녀와 가까운 데 살던 친척이 “사실은 ○○가 많이 힘든데 부모님한테 죄송해서 말 못하겠다 했었다”며 뒤늦게 털어놓는 일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사망한 빈소에서 드물지 않은 광경이다. 어렵게 들어가 놓고 그 직장에서 못 버틴다는 건 부모의 뒷바라지를 배신하는 일, 성숙하지 못한 태도, 나약한 행동이라고 자책하는 게 한국의 자녀들이다. 그들은 떠밀리듯 죽게 됐다고 유서에 고백하면서도 가족들에게 죄스러워했다. “먼저 가서 미안”했고 “기대에 못 미쳐 미안”했고 “가슴에 대못 박아서 미안”했고 “가족을 너무너무 사랑”했다. 서울신문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인 2019년 7월 이후 5년 동안의 법원 판결문, 언론 보도, 2022년 질병판정서 등을 통해 확보한 23건의 유서 내용을 24일 분석했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자살 산재, 괴롭힘과 관련된 정신질병 산재는 이 기간 동안 늘어나는 추세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최승현 직장갑질119 노무사가 2019~2022년 승인된 자살 산재 200건을 사유별로 분석한 결과 괴롭힘(61건)은 과로(68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괴롭힘을 당한 뒤 비교적 단시일 안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 주로 진단되는 적응장애 산재는 2019년 72건에서 2023년 228건으로 3.2배가 됐다. 직장에는 ‘퇴사’라는 출구가 있다. 그런데도 정신 질환을 앓거나 가족보다 먼저 떠나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될 때까지 직장을 벗어나지 못했던 복잡한 이유들이 유서에 담겼다. 유서엔 직장 내 괴롭힘의 실체가 분명하게 적혀 있었다. “야근·주말 근무가 끝이 없다”, “○○ 상사의 폭언과 폭행을 견딜 수 없다”, “부당한 업무 지시가 너무 많다” 등이다. 일부는 특정 구역의 폐쇄회로(CC)TV를 보거나 자신의 휴대전화 자동녹음 앱을 조사하면 폭행·폭언의 증거를 찾을 수 있다고 썼다. 원인을 아는 괴롭힘이기에 원인이 제거되면 괴롭힘도 사라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을 수 있었겠지만 많은 이들이 상황을 바꾸지 못한 채 장기간 괴롭힘을 견뎌야 했다. 장기간 괴롭힘을 당한 흔적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유서들의 내용에서 드러났다. “버티기 힘들다”거나 “많이 지쳐서 이제 쉬고 싶다”라고 했고 “이렇게라도 해야 끝이 날 것 같다”고 체념했다. 괴롭힘의 이유를 자신의 무능력이나 한계에서 찾으며 스스로를 탓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나는 부족한 사람”, “한 마디도 못하는 내가 싫다”며 자책하고 “능력에 과분한 회사”라고 자신을 한없이 낮췄다. 유일한 바람으로 회사에 들어오기 전 과거로 돌아가는 일을 꼽는 유서도 발견됐다. 한 군인은 “입대만 안 했어도, 관사로만 안 나왔어도”라며 후회했다. 고졸로 입사해 승진이 늦었던 공기업 직원은 열심히 하면 기회가 생길까 싶어 큰 지점 근무나 기피 업무를 자청했던 일을 후회하며 “(부당한 지시를) 단호하게 거부하거나 지금처럼 갑질 신고 제도를 이용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까”라고 돌아봤다. 마지막 순간 이들이 내비친 희망은 자신이 세상을 등지는 마지막 희생자가 되는 것이다. “정식으로 문제가 돼 낱낱이 밝혀지면 좋겠다”, “한을 풀어 달라”고 했다. 괴롭힘 이유, 자신의 무능 탓 자책“이렇게라도 해야 끝날 것” 체념도마지막 글엔 고통 그대로 유서는 남은 가족의 답답함을 풀어 주지 못했다. 유서를 읽은 뒤에도 사랑하는 가족이 왜 ‘직장인으로서의 죽음’의 길을 가야 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유가족이 많다. 돌아오면 맞아 줄 가족이 있으니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황도 아니고 자신이 겪는 괴롭힘의 원인과 양태를 잘 알고 있으니 직장을 관두면 괴롭힘이 끝난다는 것도 짐작할 수 있었을 텐데 대체 왜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했을까. 간호사 괴롭힘 문화인 태움, 서이초 교사 등 ‘직업 집단의 자살’을 연구한 김명희 경상국립대 사회학과 교수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자살이 ‘숙명론적 자살’의 성격을 띤다고 진단한다. 구성원들 사이 갈등을 초래하는 업무 과다, 한 직원에게 여러 역할을 맡기는 등의 ‘직장 시스템’이 죽음으로 떠미는 요인이 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개인들이 그들의 관계를 둘러싼 제도·규범·가치에 지나치게 규제되고 자율성과 통제력을 박탈당하면 숙명론적 자살의 잠재적 희생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회사에서 잘 못 버틴다고 엄마에게 말하기가 죄송한 사회, 회사 때문에 힘들다고 하면 “한때일 뿐이야. 버티면 좋은 날 올 거야”라고 격려하는 사회는 ‘숙명론적 자살’을 부추길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서유정 연구위원 등이 지난해 근로자 1200명을 조사, 한국형 직장 내 괴롭힘 자가진단 기준을 개발했습니다. 링크를 복사해서 붙이면 괴롭힘 자가진단을 하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saloo993.github.io/workplace-bullying-diagnosis1
  • 올해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태풍 ‘개미’ 오늘 밤 대만 상륙

    올해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태풍 ‘개미’ 오늘 밤 대만 상륙

    2024년은 역대 지구가 가장 뜨거웠던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기후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 변화 서비스는 23일(현지시간) 지난 일요일인 21일 지구 표면의 평균 온도가 17.09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페르니쿠스 기후 변화 서비스가 기후 관측을 시작한 1940년 이후 가장 높은 온도다. 직전 최고 기록은 지난해 7월 6일에 기록된 17.08도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더워 역대 가장 뜨거운 해가 될 전망이다. 코페르니쿠스 기후 변화 서비스 측은 지난해 6월 이후 매달 최고 기온 기록이 경신되고 있으며, 최근 일일 최고 기온이 높아진 건 미국과 유럽 일부에 폭염이 찾아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페르니쿠스 이사인 카를로 부온템포는 “우리는 지금 진정으로 미지의 영역에 있다”며 “기후가 계속 따뜻해짐에 따라 앞으로 몇 달, 몇 년 안에 새로운 기록이 깨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아일랜드 메이누스대학의 피터 손 교수는 영국 일간 가디언을 통해 “세계가 급속히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0)에 도달하지 않으면 지난 21일의 기록은 언젠가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현재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산불, 홍수, 폭염 등의 자연 재난을 살펴보면 인류가 전혀 기후 변화에 대비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리기후협약 등을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에 도달하기로 인류가 약속한 것을 지키려면 화석연료의 사용이 전격적으로 감소해야 한다. 2020년에서 2050년까지 30년간 석탄은 99%, 석유는 70%, 가스는 84% 사용이 감소해야 기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한편 기온 상승과 함께 세계 곳곳이 자연 재난에 시달리고 있다. 아프리카의 뿔이라고 불리는 지역에 있는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동아프리카 국가들은 가뭄과 홍수를 반복적으로 겪으며 기후 위기로 큰 피해를 겪고 있다. 에티오피아 남서부에서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최소 229명이 사망했다. 대부분의 희생자는 다른 산사태로 매몰된 생존자를 찾다가 전날 산사태에 희생된 구조대원들이었다.태풍 ‘개미’가 강풍과 폭우를 동반하고 대만에 접근함에 따라 항공편이 무더기로 취소되고, 주식거래가 중단됐다. 엔비디아 등 대만의 칩 제조업체들은 비상대응팀을 유지하며 생산 공정은 정상적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필리핀에서는 태풍 ‘개미’로 인해 금융 시장, 학교, 사무실이 폐쇄됐고, 최소 4명이 산사태로 사망했으며 50만 명 이상 이재민이 발생했다. 홍수로 인해 차량이 침수되고 수도 마닐라의 교통이 마비되었으며, 일부 주민들이 좌초된 버스 위로 올라가 구조를 기다리는 모습이 목격됐다. 필리핀을 덮친 태풍 개미는 24일 밤늦게 대만 동북부 지역을 지나 중국 푸젠성 등 동남부 지역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캐나다에서는 로키산맥이 있는 재스퍼 국립공원에 산불이 발생해 2만 5000명 이상이 대피에 나섰다. 캐나다 앨버타주 지방정부는 22일(현지시간) 통제 불능의 산불이 발생하자 주민과 관광객, 이주노동자들에게 즉시 대피할 것을 지시했다.
  • 호적에 못 올린 슬픔 훌훌… 사실혼 배우자·양자도 국가보상 길 열렸다

    호적에 못 올린 슬픔 훌훌… 사실혼 배우자·양자도 국가보상 길 열렸다

    #사실상 혼인관계로 자녀 A를 낳고 살았던 갑과 그 배우자 을은 제주4·3사건으로 인해 갑이 1950년에 사망함에 따라 혼인신고를 하지 못했다. 이에 큰아버지의 자녀로 등록되어 있던 자녀 A는 본인의 부자관계를 바로잡고 부모님의 명예회복을 위해 이를 정정하고자 했으나, 부모의 혼인관계에 관하여는 현행법상 불가했다. 그러나 ‘4·3사건법’과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자녀 A는 위원회로부터 부모님에 대한 사실상 혼인관계 결정을 받아 법률상 부부관계를 맺어 드리고, 본인도 실제 부모님의 자식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 직계비속 남자 없이 집안의 호주로 살아오던 병은 1948년 제주4·3사건으로 인해 희생되었고, 1950년 집안에서는 호주승계를 위해 입양신고 없이 친척의 아들 B를 병의 사후양자로 선정했으나, 현행법상 가족관계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4·3사건법’과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B는 위원회로부터 사실상 양친자관계에 대한 결정을 받아 입양신고를 해 희생자 병과 법률상 부자 관계를 맺게 됐고 희생자 보상금을 수령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호적에 못 올렸던 4·3사건 희생자의 사실혼 배우자와 사실상 양자도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이하 ‘4·3사건법 시행령’) 개정안이 23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올해 1월 4·3사건 희생자의 사실혼 배우자 및 양자가 ‘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이하 위원회)’의 결정을 받아 혼인·입양신고가 가능하도록 특례규정을 신설해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했다. 주요개정 내용을 보면 가족관계등록부 작성 또는 정정 등 관련 제주4·3위원회(이하 위원회)의 결정범위, 신청 시 첨부서류 등을 명확히 규정했다. 또한 가족관계를 입증하기 곤란한 경우 희생자의 친족 또는 제주4·3사건 피해로 인해 가족관계등록부가 작성돼 있지 않거나 사실과 다르게 기록된 것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람 2명이 작성한 보증서를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입양신고 관련 이해관계인을 위원회의 사실상 양친자관계 결정에 따라 제주4·3보상금, 형사보상금 또는 국가배상금을 지급받을 권리가 변동되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이번 개정으로 4·3사건 희생자와 사실혼관계에 있던 사람이나 사실상 양친자관계에 있던 사람들도 위원회 결정으로 혼인·입양신고가 가능해짐에 따라 희생자와 유족의 실효적인 구제가 이뤄질 전망이다. 도는 행정안전부의 위원회 운영세칙 및 실무지침이 마련되면 제주도, 행정시, 읍·면사무소, 동주민센터에서 9월부터 접수를 시작할 예정이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제주4·3으로 인해 70년이 넘게 희생자와 유가족의 숙원이자 바람이 차질없이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뒤틀렸던 가족관계로 고통받았던 희생자와 유족들의 회복과 적법한 권리 회복을 위해 단 한 분도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기존에 신청 받고 있던 희생자의 사망사실 기록·정정, 제적부 없는 희생자의 가족관계등록부 작성, 희생자와의 친생자관계존재 확인 등에 대해서도 오는 31일부터는 개정된 시행령 별지 제7호서식에 따라 신청해야 한다.
  • 바이든 사퇴의 ‘나비효과’…네타냐후는 미소, 젤렌스키는 불안 [송현서의 디테일]

    바이든 사퇴의 ‘나비효과’…네타냐후는 미소, 젤렌스키는 불안 [송현서의 디테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을 3개월 여 앞둔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후보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 대선의 영향을 직접 받는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가 이전과는 상반된 상황에 처하게 됐다. 현재 미국은 대리전이라고도 불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지원하고 있으나, 이를 주도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함으로써 두 전쟁도 중요한 갈림길에 섰다. 바이든과 ‘엇박자’ 내던 네타냐후, 미국 방문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은 여러 차례 열린 정전 회담에도 민간인 희생자만 한없이 증가하며 8개월가량 이어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민간인 희생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끝내지 않겠다고 고집해 왔다. 미국 등 동맹국들이 내놓은 ‘두 국가 해법’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마이웨이’를 이어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이 중동 전체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확산을 막는 일도, 이스라엘 지원에 대한 지지를 얻는 일도 모두 실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독 ‘엇박자’가 나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오는 대선에서 유대인 표심을 의식해야 했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와 더불어 이스라엘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 및 레바논 무장세력과도 확전을 시작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애간장을 태웠다.일각에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였다는 사실로 비추어 봤을 때, 이미 네타냐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기대를 걸고 바이든 대통령과 다른 길을 고수하려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를 기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결국 대선 후보 사퇴를 결정한 가운데, 유독 박자가 맞지 않았던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을 방문하면서 그의 입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미국을 방문하는 네타냐후는 대통령직을 끝까지 수행하겠다고 밝힌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외교적‧군사적 지지를 얻어내야 하는 동시에, 자신의 정치 생명과 이번 전쟁의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칠 극우파 내각의 지지를 동시에 얻어야 한다. ‘어대트’(어차피 대통령은 트럼프) 바람이 거센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고려해 공화당 인사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이와 관련해 AP통신은 “네타냐후에게 이번 미국 방문은 역대급 정치적 줄타기이며, 하마스 뿐 아니라 레바논, 예멘의 무장세력과 확전을 시작한 이후에 최대의 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전쟁 멈춰주겠다는 트럼프가 달갑지 않은 젤렌스키 2년 넘게 러시아의 침공 전쟁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전쟁 내내 ‘든든한 뒷배’가 되어 준 미국의 차기 대통령에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국가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적인 파병을 제외하고 천문학적인 돈과 무기 지원으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막아내도록 도왔다.반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백악관으로 복귀한다면 곧바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호언장담해왔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을 멈춰주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그가 추구할 종전의 방식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포기하는 등 ‘불평등 조약’에 가까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투입되는 막대한 지원에 대해서도 꾸준히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승리가 우크라이나에게는 악몽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자국 영토 20%가량을 점령한 상황에서 영토 포기를 전제로 한 협상에는 나설 수 없으며, 2014년 러시아에 강제 병합된 크림반도까지 되찾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는 11월에 제2차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 러시아 대표단을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어대트’ 바람이 거세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러시아와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를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 정여립과 기축옥사에 담긴, 우리들의 욕망 혹은 결핍[세책길]

    정여립과 기축옥사에 담긴, 우리들의 욕망 혹은 결핍[세책길]

    전라도 선비 1000명이 죽었다? 시작은 오래 전에 신문에서 본 책광고였다. 정여립(鄭汝立, 1546~1589)을 다룬 역사소설이었는데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출판사에서 책을 홍보하기 위해 써 놓은 광고문구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1589년 발생했던 정여립 모반 사건과, 이 사건이 촉발한 이른바 기축옥사(己丑獄事)가 조선시대 전라도 차별의 시발점이 됐다는 내용이었다. 이 광고가 나온 시점에서 현실이었던 전라도 차별의 뿌리를 정여립이라는 ‘혁명가’와 연결시켰다. 수십년만에 정여립을 다시 떠올린 건 얼마전 지도교수와 얘기를 나눌 때였다. 지도교수는 최근 충남 논산에서 열린 어떤 유학 관련 학술대회에 참석했는데, 당시 발표자가 “기축옥사 때 전라도 선비가 1000명 넘게 죽었다”면서 “그 사건 때문에 전라도에 (퇴계 이황이나 율곡 이이같은) 뛰어난 유학자가 나오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고 했다. ‘교수님 그 시대 정부에서 일하는 관료들 다 합쳐도 천 명이 안될 것 같습니다’고 말해줬다. 정여립을 둘러싼 논쟁은 지금도 다분히 현재진행형이다. 당장 정여립을 검색해보면 정여립이 신분제 철폐와 공화정을 꿈꾼 혁명가였다며 “재평가”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정여립 모반 사건 자체가 조작이고 정여립도 자살이 아니라 타살됐다고 주장하는 논문도 여럿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발간하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만 해도 정여립이나 기축옥사 항목을 살펴보면 “이 사건으로 1천여 명에 달하는 동인이 숙청되었고 전라도 전체가 반역향 낙인이 찍혀 호남 출신의 관계 진출이 어려워졌다”고 나와있을 정도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정여립은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은 선각자였고 억울하게 죽은 영웅인 셈이다. 급기야 정여립이 태어난 전북 전주시에는 ‘정여립로’라는 도로명주소까지 생겼다. 이런 마당에 전주에 있는 전주대학교에 재직하는 사학과 교수가 정여립 사건에 대한 세간의 인식을 깡그리 뒤집는 책(오항녕, 2024, <사실을 만난 기억>, 흐름출판사)을 출간했다. 거기다 하필이면 정여립과 먼 친척이었고 기축옥사 여파로 우의정에서 파직돼 함경북도 갑산으로 귀양갔던 나암(懶庵) 정언신((鄭彦信, 1527~1591)에서 이름을 딴 ‘정언신로’에 사무실을 둔 출판사라니. 기축옥사 팩트체크, 음모론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 일단 사실관계를 정리해보자. 기축옥사 당시부터 시작해 400년 넘게 계속된 논란은 이런 것들이다. 정여립이 반란을 계획했는가, 정여립 사건은 조작됐는가, 기축옥사 피해자들이 전라도에 집중됐는가, 기축옥사가 전라도 차별로 이어졌는가, 기축옥사는 당쟁이 원인이 되어 발생했는가, 기축옥사는 당쟁을 격화시켰는가. 저자는 책 1부에서 사료비판을 통해 정여립 사건과 그 파장을 재구성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많고 많은 논란은 대부분 ‘다소 싱겁게’ 종결된다. 기축옥사는 1589년 10월 황해감사 한준이 비밀보고서를 조정에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사건 초기만 해도 반신반의하거나 황당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정여립은 출세코스인 홍문관 수찬까지 지냈고 친하게 지내는 정부고위인사도 많았다. 그런 ‘셀럽’이 모반 용의자가 됐다는 말을 듣자마자 곧바로 진안으로 도망쳤고, 거기다 자살했다는 것은 반란계획이 사실이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었다. 송익필 형제가 정여립 사건 조작의 배후라는 주장은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오랜 음모론이지만 역시 사실로 보기엔 무리다. 기축옥사로 인한 파장은 좀 복잡하다. 왕조국가에서 반란을 모의했다는 건 매우 심각한 사안이다. 정여립과 평소 편지를 주고받던 사람들부터 시작해 사건이 확대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인물들이 체포됐고 억울한 희생자들도 여럿 발생했다. 물론 피해자 규모는 1000명과는 거리가 멀었다. 선조수정실록에는 죽은 사람이 70여명이라고 했다고 한다(37쪽). 피해자가 전라도에서 많이 발생한 것 자체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의도된 결과냐 하면 그렇게 보긴 힘들다고 저자는 말한다. 애초에 정여립 본인이 전라도 전주 출신이었고 주요 활동무대 역시 전주와 그 주변이었기 때문에 피해자가 전라도에서 많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기축옥사가 이후 조선시대에서 전라도 차별로 이어졌느냐 하면 그건 또 다른 문제다. 지역차별 양상을 가장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건 과거급제자 통계다. “기축옥사 전후인 16세기 후반~17세기 전반의 변화, 즉 전라도 지역 급제자가 10.98%에서 8.65%로 낮아진 것이 과연 기축옥사 때문인지 설명하기 어렵다. 같은 기간 경기가 6.72%에서 2.98%로 전라도보다 더 낮아진 점을 고려하면 이런 변동이 과연 옥사로 인한 것인지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전라도 출신의 문과 점유율이 6위로 ‘전락’한 시점[18세기 후반]에 경상도 역시 5위로 ‘전락’했고, 이는 숙종 이후 서울, 경기, 충청의 급제자가 늘고 경화사족이 중앙 조정을 주도했던 현상의 연장이었다(68~69쪽).” 한마디로 말해서, ‘기축옥사와 전라도 차별’이 들어설 자리는 어디에도 없다.사실은 분명하다. 정여립이 근대적 공화주의를 지향했다거나, 기축옥사가 조작사건이라거나, 기축옥사가 전라도 차별로 이어졌다고 볼 근거는 매우 희박하다. 오히려 정여립이 반란을 모의한 수괴였다고 볼 개연성은 충분하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럼 다 끝난 것일까. 사실관계만 명확하게 정리하면 더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할 필요는 없어지는 것일까. 실제 기축옥사 이후 400년에 걸친 역사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바로 이 지점이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목 아닐까. 첫번째 질문, 당쟁 프레임을 극복하는 당쟁 인식은? <사실을 만난 기억>은 당대의 구조적 맥락에 집중할 것을 요구한다. 기축옥사를 ‘당쟁’ 혹은 ‘전라도 차별’이라는 프레임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곧 행위자의 의지만으로 사건을 해석하는 것이고, 이는 사안의 본질을 놓치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당쟁론을 통해서 기축옥사를 볼지, 모반으로 촉발된 왕조 시대의 사건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것인지에 따라 기축옥사의 성격은 달라질 것(48쪽)”이고, “당색 프레임은 사건을 인간의 의지나 욕망만을 잣대로 설명할 때 나타나는 보편적 오류 중 하나(80~81쪽)”이기 때문이다. 당쟁 프레임이 일제 식민사학의 고질적인 클리셰라는 것까지 고려하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행위자의 의지가 역사적 사건에서 일정한 변수인 것은 또한 부정할 수 없다. 16세기 조선을 이끄는 주류 엘리트로 확고히 자리잡은 사림(士林)이 동인과 서인으로 분열하고(동서분당), 상호 불신과 갈등이 있었던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것이 기축옥사를 이끈 핵심 동인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일정한 변수로 작용한 것 자체는 사실로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더구나 동서분당과 갈등 역시 당대의 구조적 맥락이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당쟁 프레임”을 비판하는 게 지나치다보면 오히려 명백한 사실까지도 놓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정철이 기축옥사를 비롯한 동서분당 과정을 분석한 <왜 선한 지식인이 왜 나쁜 정치를 할까>(2016, 너머북스)에서 내놓은 해석은 깊이 곱씹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저자의 시각이 ‘선량한 지식인인데도 나쁜 정치를 한 사림세력’인지 ‘사림이 선한 지식인을 추구할수록 나쁜 정치를 하게 되는 모순’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기축옥사는 선조 8년[1575년] 이후 사림세력 분열이 가져온 파국이다. 15년 동안 이어진 갈등은 동서 간 분열의 골을 깊게 만들었다… 2년 넘게 지속된 기축옥사는, 그때까지 당파 간에 나타났었던 상황을 집약적이고 강도 높게 반복했다… 선조를 포함해서 아무도 상황에 대해서 책임지려는 생각은 없었고, 갈등의 기억들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465쪽).” 두번째 질문, 기록과 기억은 만능열쇠일까? <사실을 만난 기억>은 기억과 사실을 대립시킨다는 인상을 받았다. 가령 “사실은 기억되는 과정에서 과장, 왜곡된 기억으로 다시 등장했고, 그 기억은 서로 다른 재현을 낳았다”면서 “그 재현 중 대표적인 것이 동인-서인 프레임으로 기축옥사를 기억하는 방식”이라고 말한다(46쪽). “기억의 혼란 또는 변주는 무엇보다 기록의 부재에서 기인한다. 기록이 없으면 기억은 사라지거나 변형된다(162쪽)”도 같은 시각을 보여주는 듯 하다. 그런 연장선에서 저자는 임진왜란으로 인한 기축옥사 관련 기록 손실, 그 영향으로 선조실록과 선소수정실록을 편찬할 때 겪었던 고충 등을 길게 설명한다. 이런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기억과 사실은 대립하는 것일까? 더 나아가, 사실만 있으면 기억은 제대로 작동하는 것인가? 기축옥사에 대한 ‘해석투쟁’과 ‘기억의 정치’가 과연 기록의 부재 때문일까? 기록만 제대로 갖춰져 있었다면 기축옥사를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이 들어설 자리는 없는 것일까? 박근혜가 탄핵된 게 2017년이었으니 7년 전 일이다. 그런데도 ‘억울한 탄핵’이라고 외치는 사람을 찾는 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들의 두뇌구조를 이해하긴 쉽지 않은 일이지만, 7년 동안 탄핵 관련 기록물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라는 건 매우 명확하다. 1945년 해방 직후 중국에서 귀국한 독립운동가 김명시(1907~1949)는 ‘백마 탄 여장군’으로 기억되고 성대한 환영대회까지 열렸지만 불과 4년만에 ‘무직’으로 기억되며 경찰서에서 죽었다. 기록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된 건 아닐 것이다. 세번째 질문, 조선시대에만 적용되는 합리적 행위자 가설? 역사를 공부할 때, 시대의 한계를 탐구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그 시대를 단순히 절대화하는 것과도 다르고, ‘근대주의’로 꿰어맞추는 것과도 다르다. 기축옥사와 연관된 주요 행위자들, 가해자로 거론되는 사람이나 피해자로 거론되는 사람 모두 대부분 지식인이었다. 저자는 기축옥사를 이해하는 방법론으로 <논어> 위정편爲政篇에 나오는 ‘다문궐의(多聞闕疑)’를 강조한다. “많은 사료를 검토하고 의심스러운 데는 놔두는” 태도다. 의문은 이런 것이다. 기축옥사 당시는 물론 그 이후 기축옥사 관련 논쟁에 뛰어든 사람들이 ‘다문궐의’를 몰랐을까? 다문궐의는 물론 술이부작(述而不作)과 격물치지(格物致知)를 신조로 삼고 평생 그 가치를 체화하도록 공부하고 또 공부했던 이들이 없는 사실까지 만들어내고 특정인을 비난하는 소문을 퍼트리고, 정치적 반대파에 대한 비난과 혐오까지 숨기지 않았다. 단순히 기억을 잘못했거나 제대로 된 기록을 못 봐서 그런 것일까? 혹은 그들이 얼치기 군자였고 사실은 소인이었기 때문일까? 주목해야 할 것은 오히려 이 대목이 아닐까 싶다. 선비들 혹은 우리들의 욕망, 그리고 결핍 혹은 상실. 그들의 세계관이 상황을 특정한 방향으로 인식하게 하고(즉 프레임을 형성하고), 특정하게 재구성된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질문은 ‘기축옥사는 어떻게 시작돼 어떻게 전개됐는가’라는 질문에서 더 나아가 ‘왜 그렇게 전개됐으며, 왜 그렇게 기억하게 됐는가’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 사실관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라면 기축옥사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질문은 ‘사림은 왜 분열했을까?’ ‘사림은 왜 기축옥사를 통해 대립이 격화됐을까’가 아닐까 싶다. 그런 면에서 이정철의 기축옥사 해석은 꽤 유용한 답변이 될 듯 싶다.“사림의 분열은 스스로에 대한 강력한 도덕적 확신에 기인했다. 분열을 정당화하는 기제는 스스로 확신한 도덕적 정당성이었다… 시비와 원칙에 민감한 젊고 비타협적인 지식인들이 그들이다. 정철과 최영경은 서로를 미워했지만, 흥미롭게도 그들에 대한 친구들의 평가는 비슷하다. ‘악’을 미워하는 마음이 지나치고, 다른 사람 의견을 구차히 따르지 않았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것은 비단 두 사람만의 특징은 아니다. 이 시기 인물들에 대한 평에 ‘악을 미워하는 마음이 지나쳤다’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이정철, , 469~470쪽.사족 혹은 네번째 질문: 역사학엔 있고 유사역사학엔 없는 것은? 저자는 <사실을 만난 기억>을 쓰는 계기로 이모씨를 든다. 책을 조금만 읽어보면 그 이모씨가 이덕일이라는 걸 금방 눈치챌 수 있다. 이덕일을 비롯한 유사역사학자들은 학계에서 역사연구에 매진하는 이들을 ‘강단사학자’라고 부르며, 강단사학자들이 일본 식민사학자들의 후예이며, 일본 식민사학자 스승들의 가르침을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무리인 듯 매도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역사학자들이 쓴 논문을 한두편만 읽어봐도 얼마나 말도 안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사실을 만난 기억> 역시 논지를 전개하면서 기존 연구를 개괄하고 그 한계와 오류를 지적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 부족한 글 역시 오항녕의 저술에 빚을 졌고, 그 빚을 조금이라도 갚기 위해 몇날며칠을 고민해가며 일부러 ‘까칠한’ 질문을 던지는 과정의 일환이었다. 그런 자세야말로 역사학이 추구하는 자세인 동시에, 이덕일이 사학과 대학원에서 동북항일연군(東北抗日聯軍)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오랫동안 잊어버린 ‘역사학 공부의 즐거움’이 아닐까 싶다. (유사역사학자들은 모르는 역사학의 팁 하나. 역사학 저술은 기본적으로 여사 혹은 사단장, 혹은 대통령 같은 직책 생략한다. 사람을 규정하는 건 직책이 아니라 그 사람 자체라고 믿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 글에서 필자가 존경하는 역사학자도 오항녕이라는 이름으로만 표기했고, 존경하지 않는 유사역사학자 이덕일에게도 이덕일이라는 이름으로만 표기했다. 오항녕 역시 <사실을 만난 기억>을 비롯한 여러 저술에서 본인이 존경하는 학자 이황이나 이이에 굳이 선생이라는 표현을 덧붙이지 않았다.)
  • 살인 누명 쓰고 43년간 옥살이한 美여성, 무죄 판결로 석방

    살인 누명 쓰고 43년간 옥살이한 美여성, 무죄 판결로 석방

    살인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43년간 복역해온 미국인 여성이 무죄 판결을 받은 뒤 석방됐다. 19일(현지시간) 미 CBS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살인 혐의로 43년간 복역했으나 한 달 전 무죄 판결을 받은 미국인 여성 샌드라 헴이 이날 석방됐다. 미주리주 검찰은 헴을 감옥에 가두려고 시도했지만 라이언 호스먼 판사가 헴의 석방에 계속 반대할 경우 모독죄로 기소하겠다고 지적한 뒤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호스먼 판사는 지난달 14일 헴의 변호사가 명확하고 확실한 실질적 무죄 증거를 제시했다며 유죄 판결을 뒤집었다. 그러나 미주리주의 앤드류 베일리 법무장관이 석방에 반대해 소송을 계속했다. 이에 호스먼 판사는 헴이 정해진 시간 안에 석방되지 않을 경우 베일리가 23일까지 법원에 출두해야 한다며 법무장관실을 명예훼손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판사는 또한 법무장관실이 교도소장과 교도관들에게 석방하지 말도록 한 사실을 비난했다. 판사는 “절대 그래선 안 된다. 법원 판결을 무시하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1980년 도서관 사서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해온 헴은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무고하게 복역한 여성이다. 헴은 수감 중인 1996년 교도소 안에서 면도칼로 교도소 근무자를 공격한 혐의로 10년 형을 받았으며, 1984년에는 폭력을 저지르겠다고 위협한 혐의로 2년 형을 받았다. 이에 베일리 장관은 헴이 수감 중 받은 형기를 추가로 복역해야 한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호스먼 판사는 사건 기록을 꼼꼼히 검토한 뒤 헴이 정신적으로 무기력한 상태에서 수사관들의 계속된 심문에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판결했다. 변호사는 헴의 자백 이외에 유죄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호스먼 판사는 판결문에서 헴이 “명확한 불의의 희생자”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 [서울광장] ‘혐오 마케팅’ 중독 사회

    [서울광장] ‘혐오 마케팅’ 중독 사회

    코로나 팬데믹을 돌이켜보면 우리 사회가 ‘혐오’ 대응에 참 취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확진자에 대한 따가운 시선, 특히 슈퍼전파자를 향한 혐오가 극에 달했던 시기다. 의심 증상만 있어도 외출했다가 적발되면 공격받기 일쑤였다. 슈퍼전파자로 찍히면 사회적 몰매와 함께 법적 처벌, 구상권 청구 요구가 빗발쳤다. 확진자가 나온 클럽을 한 언론이 ‘게이클럽’이라고 보도하자 성소수자 혐오가 부각되기도 했다. 정부 인사가 집회 주동자를 ‘살인자’로 지칭하는가 하면 언론은 자극적인 표현을 동원해 감염자 행태를 질타했다. 국회는 격리 의무를 따르지 않는 의심환자까지 처벌할 수 있는 규정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코로나 전파자에 대한 이런 혐오 현상은 얼마 안 돼 꺾였다. 팬데믹이 일상화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감염이 자신의 일이 되면서다. 팬데믹 초기 대구의 한 대형교회 신도인 60대 여성은 슈퍼전파자로 지목돼 ‘공공의 적’이 되다시피 했지만 결과적으로 교회 간부들과 함께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1심부터 3심까지 한결같이 ‘방역 방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광풍이 분 지 4년이 지났다. 그 많던 슈퍼전파자 중 감옥에 갔다거나 구상권이 집행됐다는 소식이 없는 걸 보면 헛웃음이 나온다. 당시 정부와 정치권이 코로나 사태에 대한 책임을 특정인이나 집단에 전가하려 했다는 의심이 든다. 혐오는 역사가 오래된 마케팅 수단이다. 진화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은 긍정적인 자극보다는 부정적 자극에 반응하도록 진화됐다고 한다. 생존에 훨씬 유리하게 때문이다. 숲에서 낯선 소리를 들었다고 치자. 이를 토끼로 짐작하고 다가가기보다는 맹수로 추정하고 숨는 게 훨씬 나은 이치와 같다. 토끼라면 먹잇감을 놓치는 정도의 손실에 그치지만 맹수일 경우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 이 같은 진화적 특성을 ‘부정편향’(negative bias)이라고 한다. 요즘 이런 부정편향을 이용한 마케팅이 사회 구석구석 넘친다. 좀 과하게 표현하면 ‘중독’ 수준이다. 정치권엔 국내외 불문 상대 진영을 악마화하는 혐오정치가 일상화돼 있다. 정치인들이 다른 당이나 정치인, 심지어 같은 당 다른 계파의 구성원들에게 인신공격이나 막말을 하는 사례는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우리 정치권의 양극화가 그만큼 심하다는 방증이다. 정치인들의 이런 행태는 지지자들에게 전염된다. 2022년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19개국 중 정당 지지자들 간 갈등이 가장 심한 나라 1위가 한국, 2위가 미국이다. 막말 정치의 대명사 격인 도널드 트럼프가 테러의 희생자가 될 뻔한 역설적 상황이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최근 수개월 동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피습 사건, 국힘 전당대회 몸싸움 등 아슬아슬한 사건이 줄을 이었다. 상업적 이득을 노린 혐오 마케팅도 심각하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온라인 플랫폼엔 조회수나 별점 등을 노린 허위정보가 넘쳐난다. 슈퍼챗(후원금) 수익을 노린 욕설도 서슴지 않는다. 요즘은 이슈의 지속성이 짧아 시선을 끌지 못하면 곧바로 새로운 이슈에 묻히기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 경쟁적으로 험오 마케팅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이 같은 혐오 마케팅의 가장 큰 부작용은 이슈의 본질을 벗어나 갈등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혐일’과 ‘혐한’ 정서를 부추기는 정치인들, 이민자를 적대시하는 트럼프, 코로나 사태 때 느닷없이 성소수자를 공격한 언론과 종교집단 등이 대표적이다. 혐오 마케팅은 정치 테러의 자양분이 된다. 국민을 분열시킬 뿐만 아니라 정치인이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정치인은 이득이 예상되더라도 혐오와 증오 표현을 삼가는 게 자신을 위해서도 좋다.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 혐오 표현을 일삼는 정치인을 단순히 비판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보도 자체가 해당 정치인에게 지지층의 시선이 쏠리게 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슈를 제대로 읽어 내려는 국민 개개인의 노력이 요구된다. 혐오를 부추기는 저급한 정보와 기사들이 넘치는 환경에서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 오염된 사회에서 속지 않고 살기 위한 숙명이라고나 할까. 임창용 논설위원
  • 女 42명 토막 살인한 남성…시민들이 직접 시신 수색, 왜?[핫이슈]

    女 42명 토막 살인한 남성…시민들이 직접 시신 수색, 왜?[핫이슈]

    케냐에서 심하게 훼손된 여성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된 가운데, 해당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검거되면서 사회적 분노가 폭발했다. 더네이션 등 현지매체와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의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날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콜린스 주마이샤(33)는 경찰 조사에서 “2022년부터 지난 11일까지 여성 42명을 살해해 시신을 유기했다”고 자백했다. 케냐 경찰은 최근 수도 나이로비의 빈민가에 있는 쓰레기 매립장에서 토막 시신이 잇따라 발견돼 수사에 착수했다. 현장에서는 버려진 가방들에 나뉘어져 담겨 있던 여성의 신체 부위가 발견됐으며, 시신의 훼손 정도가 매우 심각한 상태였다. 지난 12일 이후 해당 쓰레기 매립장에서 발견된 여성 시신은 총 9구에 달한다.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체포된 용의자는 자신이 살해한 여성 일부와 성관계를 맺은 적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이날 새벽 희생자 중 한 명의 전화번호를 이용해 모바일 현금 거래를 하던 중 체포됐다. 경찰은 “체포 당시 용의자가 다음 희생자를 유인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케냐 범죄수사국(DCI)의 무함마드 아민 국장은 “용의자의 첫 번째 희생자는 자신의 아내로, 목 졸라 죽인 뒤 시신을 토막 내 같은 장소에 버렸다고 자백했다”면서 “그는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이라고 강조했다. 부패한 경찰 및 정부에 분노한 케냐 국민들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현지 주민들은 시민을 보호하지 않는 공권력에 분노를 토해냈다. 현장 감식을 위해 출동한 형사와 법의학 전문가로 구성된 팀은 “흥분한 시민들이 사건 현장을 가로막고 있어 접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현장 조사 당시 경찰이 분노한 시민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공중으로 총을 쏘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최근 케냐에서는 경찰이 증세 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대를 강경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39명이 목숨을 잃는 등 공권력과 시민간의 충돌이 이어져왔다. 이 과정에서 시위에 참여한 시민 일부가 납치 또는 살해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불과 2년 새 약 50명이 희생되는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일각에서는 공권력이 끔찍한 살인을 예방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일부 시민은 경찰에 대한 불신으로 직접 쓰레기매립장을 뒤져 시신을 찾아 나서기도 했다. AFP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매립장에서 끌어올린 가방을 경찰서로 가져가려 했고, 경찰은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최루탄을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토막 시신 버려진 매립지와 경찰서 거리 100m도 되지 않아” 케냐의 독립경찰감독청(IPOA)은 해당 사건의 용의자와 발견된 시신, 경찰 사이에 관련이 있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으며, 토막 난 시신이 버려진 매립지는 경찰서의 거리는 100m도 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지 시민단체와 인권단체 연합은 이번 연쇄 토막 살해 사건이 증세 반대 시위 과정에서 미스터리한 실종 및 납치 사건이 증가한 가운데 발생했다며 “이는 심각한 인권 침해이며, 케냐의 법치주의와 안보에 심각한 우려를 불러 일으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케냐의 증세 법안은 윌리엄 루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철회됐다. 루토 대통령은 시위 과정에서 시민 수십 명이 사망하고 실종자가 발생하자 유혈 사태의 책임을 물어 경찰청장을 경질하는 등 민심을 다독이려 애쓰고 있지만, 대중의 분노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가디언은 “(시신이 발견된) 매립지에 모인 시민들이 루토 대통령의 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 경기도, 화성공장 화재 유가족·피해자 긴급 생계비 모두 지급···지원 발표 후 12일 만

    경기도, 화성공장 화재 유가족·피해자 긴급 생계비 모두 지급···지원 발표 후 12일 만

    사망자 23명 유가족 550만 원, 중상자 2명 367만 원, 경상자 6명 183만 원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화성 공장화재 사고 유가족과 피해자에게 긴급생계비 지원 방침을 발표한 뒤 12일 만에 지원 대상자 31명 전원에게 모두 지급됐다. 경기도는 지급 첫날인 지난 4일 한국 국적을 가진 4명을 시작으로 15일까지 12일 동안 31명의 희생자와 피해자에 대한 긴급 생계비 1억 4,482만 원 지급을 마쳤다고 16일 밝혔다. 김 지사는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화성 공장화재 사고 피해자 31명 중 사망자 23명의 유족에 각 550만 원, 중상자 2명에 각 367만 원, 경상자 6명에 각 183만 원의 긴급생계비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사회적 참사에 대해 피해자와 유족에게 긴급생계안정비 지원은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중앙정부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김 지사는 긴급생계비 지원 결정에 대해 “경기도 직원들이 유가족분들을 1:1로 지원하면서 사망자 23명 중 18명이 외국인인 상황에서 유가족들의 가장 큰 어려움이 생계 문제라는 의견을 접수했다”면서 “이번 사건이 비극적, 이례적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재난안전대책본부의 심의와 의결, 시민사회 전문가들과 논의를 거쳐 결정했다”라고 배경을 밝혔다. 이어 “사고 책임이 있는 회사 측에서 부담하는 것이 원칙으로, 생계안정비를 포함해 유족 항공료, 체재비 등 지원 비용에 대해 구상권을 적극 청구하겠다”라고 덧붙였다.
  • 여순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 ‘극우 인사’ 구성…2년째 제자리

    여순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 ‘극우 인사’ 구성…2년째 제자리

    여순 10·19사건의 본질을 규명할 ‘여순사건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이 극우 인사로 구성됐다는 논란이 2년째 계속되면서 유족들의 비통함이 커지고 있다. 16일 여순사건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 대책 범도민연대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기획단의 대부분은 뉴라이트 활동을 했거나, 국민 비하 막말도 서슴지 않던 논란의 인물들이 선정됐다. 범도민연대는 “뉴라이트 한국현대사학회 발기인,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등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 철거를 주도했던 인물, 제주 4·3 사건을 부정한 극우인사 등이 포함됐다”며 “편향된 이념으로 역사를 왜곡해온 사람들을 배제하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들로 교체해야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지난 4일 ‘여순사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공식 출범하고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의 역사 왜곡 및 폄훼 논란에 대응에 본격 나섰다. 여순사건 특별위원회는 주철현(여수시갑) 위원장과 김문수(순천광양곡성구례갑) 부위원장, 권향엽·문금주 의원, 유족 대표 등 10여명으로 구성됐다.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여순사건특위 위원장은 최근 정부 여순사건위원회에 여수·순천 10·19 사건 진상 규명과 희생자· 유족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요구사항을 전달하면서 진상보고서 작성기획단장을 포함해 극우적 역사관과 망언 이력으로 문제를 일으킨 단원들을 새로 임명하라고 주장했다. 작성기획단이 결정한 진상조사 과제들을 전면 재설정하고, 진상조사 과제 대부분을 외부 연구용역에 맡기는 무책임한 ‘외주화’ 중단도 촉구했다. 주 위원장은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은 총체적 부실에 놓여 있다”며 “특히 이들이 결정한 20가지 진상조사 과제들 가운데에는 여순사건에 대한 편향된 역사 기술과 왜곡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질타했다. 보고서 작성을 위한 준비 완료 기한이 3개월도 남지 않아 신속한 실무 인력 보강도 요구되고 있다. 진상보고서 작성을 위한 지원 및 실무조직인 ‘진상조사팀’은 제주 4·3 사건의 경우 수석전문위원 1명, 전문위원 4명, 조사요원 15명 등 20명으로 구성됐다. 이와반면 여순사건 작성기획단의 ‘진상규명팀’은 정부와 지자체 파견 3명, 전문임기제 2명, 기간제 1명 등 6명으로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 아내 포함 42명 토막살인·어린이 14명 흡혈살인…케냐의 엽기 범죄 ‘공포’

    아내 포함 42명 토막살인·어린이 14명 흡혈살인…케냐의 엽기 범죄 ‘공포’

    케냐 경찰은 수도 나이로비의 한 채석장에서 9구의 여성 토막 시신이 발견된 사건의 주요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15일 밝혔다. 용의자는 자신의 아내를 포함해 총 42명의 여성을 살해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케냐 경찰의 무함마드 아민 범죄수사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 나이로비의 쓰레기 매립장에서 최근 토막 시신으로 발견된 여성들의 살해 용의자 콜린스 주마이샤(33)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주마이샤는 아내를 포함해 여성 총 4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주마이샤가 직접 “여성 42명을 살해해 시신을 유기했다”며 자백했다고 아민 국장은 전했다. 주마이샤는 2022년 아내를 목 졸라 죽인 것을 시작으로, 체포 나흘 전인 지난 11일까지 지속해서 살해를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시신 대부분은 훼손한 뒤 이를 비닐에 담아 매립장에 유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2일부터 매립장에서 발견된 시신만 총 9구다. 수사당국은 현재까지 발견된 시신에 대한 부검을 이어갈 예정이다. 주마이샤는 검거 당일 새벽 피해자 중 한 명의 전화번호를 이용해 모바일 현금 거래를 하다가 덜미가 잡혔다. 심지어 경찰 급습 당시 주마이샤는 또 다른 피해자를 유인하는 중이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매립장에서 약 100m 떨어진 주마이샤 거주지에서는 피해자들의 휴대전화와 신분증 여러 개가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하는 데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마체테(벌목도)와 산업용 고무장갑, 셀로테이프 등도 찾아냈다. 경찰은 실종된 한 여성의 친척들이 꿈에 실종된 여성이 나타나 채석장을 수색해 달라고 부탁하는 꿈을 꿨다고 주장함에 따라 채석장을 수색, 토막난 시신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친척들은 한 지역 잠수부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그가 자루에 담긴 시신들을 발견했다. 아민 국장은 주마이샤를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이라고 표현했다.어린이 14명 살해 ‘흡혈귀 살인마’ 불과 3년 전 케냐에서는 수년간 아이들을 납치해 살해한 20세 청년이 경찰에 붙잡힌 사건이 있었다. 그는 최소 14명의 아이들을 살해했고 심지어 죽이기 전에 피를 빨아먹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줬다. 어린이 살해·유기 혐의로 체포된 마스텐 밀리모 완잘라는 10대 아이들 14명을 살해했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냐 범죄수사대(DCI)는 “완잘라는 희생자들을 가장 냉혹한 방법으로 살해했다. 때론 죽이기 전에 피를 빨아먹기도 했다”면서 그를 ‘뱀파이어’라고 불렀다. 그는 수년 전부터 10대 초반의 어린이들에게 약을 먹이고 피를 빨았으며 일부는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도 덧붙였다. 당시 케냐 일간지들은 어린이 연쇄 살인범의 사진을 헤드라인에 실으며 앞다퉈 보도했다. DCI는 범인이 살해 방법 등을 낱낱이 실토했다고 전하면서 “살해된 아이들은 숲 속이나 하수구에 버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범인이 살해했다고 주장하는 다른 피해자들의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범인은 경찰 조사에서 양심에 거리낌 없이 아이들을 죽이는 일이 “매우 즐거웠다”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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