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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피플+] 9명 숨진 美 철도기지 총기난사…목숨 바쳐 동료 구한 운전사

    [월드피플+] 9명 숨진 美 철도기지 총기난사…목숨 바쳐 동료 구한 운전사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철도 차량기지 총기난사 사건으로 범인을 포함해 10명이 숨진 가운데, 총격 당시 동료들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직원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abc뉴스는 사건 당시 동료들의 대피를 도운 경전철 운전사 탭티즈딥 싱(36)이 희생자 명단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현지시간으로 26일 오전 6시 30분쯤 산호세 산타클라라밸리교통공단(VTA) 경전철 차량기지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2012년부터 공단에서 일한 변전소 관리자 사무엘 카시디(57)는 인근 자택에 폭발물을 설치, 불을 지른 뒤 기지로 가 동료 9명을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건물 내부에서 울려 퍼진 총성에 공포에 질린 직원들은 일제히 주차장으로 대피했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직원들은 사무실에 몸을 숨기고 구조를 기다렸다. 휴가 후 복귀 이틀째였던 경전철 운전사 탭티즈딥 싱도 당시 건물 안에 있었다. 싱은 자신의 목숨도 위태로운 아비규환 속에서 교대근무를 위해 출근 중인 동료들에게 전화를 돌려 총격범에 대해 경고했다. 동료 직원은 “출근 중 싱의 전화를 받았다. 회사에서 총격이 발생했으니 밖으로 대피하거나 출근하지 말라는 경고였다. 덕분에 수많은 동료가 목숨을 건졌다”고 밝혔다. 유가족은 “싱이 다른 동료들을 구하러 다시 밖으로 나갔다더라. 사무실에 그냥 있었으면 살 수도 있었을 텐데 그는 그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싱은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총격범이 쏜 총에 맞은 싱은 건물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2005년 인도 펀자브주에서 부모, 형제와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이주한 싱은 2012년 교통공단에 버스 운전사로 취직했다. 이후 능력을 인정받아 경전철 운전사로 일했으며, 유가족으로는 어린 두 아들과 아내가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싱을 포함한 희생자 대부분과 총격범인 변전소 관리자 카시디 사이에 뚜렷한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동료들은 특히 사망한 싱이 총격범과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라고 증언했다. 싱의 살신성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동료를 안전한 곳에 숨긴 후 아직 대피하지 못한 직원들을 구하기 위해 안전한 사무실을 뒤로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카시디의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그가 오래전부터 회사에 불만을 품고 있었던 것만은 확실하다. 총격범과 한동안 같은 건물에서 일했다는 직원은 “불평불만이 많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지 않았다.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있는 사람 같았다”고 밝혔다. 총격범은 테러 관련 서적도 소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익명의 관계자는 “2016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카시디가 관세국경보호청 검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 카시디 가방에서 테러 관련 서적과 정체 모를 단체의 성명서, 철도당국에 대한 혐오로 가득한 수첩이 발견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산타클라라 카운티 보안관사무소 측은 “최근 수사 상황을 보면 총격범은 수년간 회사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 아마 그런 이유 때문에 동료들을 목표로 삼은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계획적으로 저지른 이번 범행에서 총격범이 희생자들을 골라 살해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보안관사무소 측은 총격범이 동료들에게 총을 쏘기 직전 현장을 방문한 노조 대표를 보며 ‘당신은 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로리 스미스 보안관은 “완전히 계획적이었다. 매우 신속히 범행을 저질렀다. 직원들이 어디에 있을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사망한 9명은 폴 델라크루즈 메기아(42), 탭티즈딥 싱(36), 애드리안 발레자(29), 티모시 드제수스 에르난데스(35), 티모시 마이클 로모(49), 마이클 조셉 루도메킨(40), 알렉스 워드프리드(49) 등 운전사와 정비사로 모두 교통공단 소속 직원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공무원들만 빨간 날…무늬만 ‘지방공휴일’

    공무원들만 빨간 날…무늬만 ‘지방공휴일’

    ‘지방공휴일은 공무원만 쉬는 날인가.’ 광주지역 중소기업 직원 김모(58)씨는 “시가 쉴 수도 없는 5월 18일을 왜 공휴일로 지정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5·18민주화운동을 기념해 ‘그날의 정신을 기리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공무원들만 쉰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푸념했다. 27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방공휴일로 지정된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시와 자치구의 민원부서 등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공무원은 휴무했다. 매년 5월 18일 하루만큼은 시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고 체험하자는 취지와 달리 시민들의 마음이 둘로 갈라져 버린 셈이다. 광주시는 지난해 5월 ‘5·18민주화운동기념일 지방공휴일 지정 조례’를 마련했다. 당시 5개 자치구는 관련 조례가 제정되지 않아 자치단체장 재량권인 ‘포상 휴가’로 처리했다. 올부터는 자치구까지 휴무일 운영을 확대했다. 국가기관, 각급 학교, 단체, 민간 기업에도 동참을 호소했으나 효과는 거의 없었다. 시는 국가와 지방 사무가 혼재한 시교육청에 요청했다. 시교육청은 일부 학교가 학교장 재량으로 공휴일 운영을 검토했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가사무 관련 조례’를 따로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과 학부모들의 반대 여론 등에 밀려서다. 시는 올해 종업원 1000명 이상인 4개 대기업과 100명 이상인 86개 제조업체에 공문을 보내는 등 참여를 독려했으나 ‘노사협의 사항’이란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같이 다른 기관의 호응을 거의 얻지 못하면서 ‘반쪽 공휴일’로 전락했다. 제주도도 2018년 전국 처음으로 ‘4·3희생자추념일의 지방공휴일 지정 조례’에 따라 4월 3일을 지방공휴일로 지정했다. 당시 인사혁신처는 “근거 법령이 없다”며 조례의 재의를 의회에 요구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같은해 7월 대통령령으로 ‘지방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대상은 제주도청 등 사실상 지방 ‘관공서’에 국한돼 주민들이 광주처럼 “누구는 쉬고 누구는 일하는 공휴일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불만을 토로한다. 전북 정읍시는 지난해 6월 ‘동학농민혁명기념일 조례’를 제정했으나 올해 쉬지 못했다. 1894년 5월 11일 동학농민군이 황토현(덕천면) 전투에서 관군을 크게 무찌른 날을 기념해 지방공휴일로 지정했으나 찬반양론이 갈려서다. 정읍시 관계자는 “주민 동참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국가 기관과 민간 기업도 지방공휴일에 참여할 수 있는 관련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영상] 왼쪽 팔에 새겨진 수용번호 70072…허리 숙인 교황의 입맞춤

    [영상] 왼쪽 팔에 새겨진 수용번호 70072…허리 숙인 교황의 입맞춤

    프란치스코 교황이 ‘홀로코스트’(독일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에게 위로의 입맞춤을 건넸다. AFP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26일(현지시간) 바티칸 사도궁 옆 ‘산 다마소’ 안뜰에서 열린 일반알현에서 홀로코스트 생존자를 만나 경의를 표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리디아 막시모비치(81)는 이날 교황을 알현하기 위해 폴란드에서부터 먼 길을 달려갔다. 그런 막시모비치에게 교황은 입맞춤으로 위로와 존경을 전했다.막시모비치와 동행한 폴란드 신부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던 교황은 3살 때 아우슈비츠로 끌려갔다며 소매를 걷어 올린 막시모비치의 왼쪽 팔에 입을 맞췄다. 그녀의 팔에는 아우슈비츠 수용번호 70072가 새겨져 있었다. 막시모비치는 뜻밖의 입맞춤에 감격한 듯 교황을 끌어안았다. 막시모비치는 교황 알현 후 바티칸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눈빛만으로 서로를 이해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이어 나치 전범의사 멩겔레를 언급하며 “악행에 끝이 없고 양심의 가책도 없는 끔찍한 사람이었다. 그가 가한 고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고 몸서리쳤다. 막시모비치는 만 3세 생일 직전인 1943년 12월 벨라루스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아우슈비츠로 끌려갔다. 그곳에서 ‘죽음의 천사’로 악명 높은 나치 전범의사 요제프 멩겔레의 생체 실험 대상이 됐다.1945년 종전 후 끔찍한 수용소 벗어난 막시모비치는 그러나 가족의 생사를 알지 못해 폴란드의 한 가톨릭 신자 가정으로 입양됐다. 18세가 된 1960년대 초 친모가 돌아가시기 직전 극적으로 재회했다. 이들 모녀는 아이러니하게도 비극의 상징인 수용번호 덕에 재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친모의 수용번호는 70071이었다. 막시모비치의 이야기는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됐다. 막시모비치의 팔에 입을 맞춘 교황은 그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홀로코스트의 비극을 언급하며 극단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2016년에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직접 방문해 희생자 추모 미사를 집전했다. 올 2월에는 이탈리아 로마에 사는 헝가리계 유대인 작가 에디트 브루츠크(89)의 자택을 깜짝 방문했다. 독일 나치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유대인 100만 명을 비롯해 유럽 점령지역에서 600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무늬만 공휴일...공무원만 쉬는 반쪽짜리 지방 공휴일제 개선해야

    ‘지방공휴일은 공무원만 쉬는 날인� � 광주지역 한 중소기업 직원인 김모(58)씨는 “광주시가 쉴 수도 없는 5월 18일을 왜 공휴일로 지정했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5·18민주화운동을 기념해 ‘그날의 정신을 기리자’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공무원들만 쉰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푸념했다. 27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방공휴일로 지정된 지난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시와 자치구의 민원부서 등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유급 휴무했다. 매년 5월 18일 하루 만큼은 시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고 체험하자는 취지와 달리 시민들의 마음이 둘로 갈라져버린 셈이다. 광주시는 앞서 지난해 5월 ‘5·18민주화운동기념일 지방공휴일 지정 조례’를 마련,시행에 들어갔다. 당시 5개 자치구는 관련 조례가 제정되지 않아 자치단체장 재량권인 ‘포상 휴� ?� 처리했다. 올부터는 자치구까지 휴무일 운영을 확대했다. 국가기관,각급 학교,단체,민간 기업에도 동참을 호소하고 있으나 효과는 거의 없다. 시는 국가와 지방 사무가 혼재한 시교육청에 공휴일 운영을 요청했다. 시교육청은 일부 학교가 학교장 재량으로 공휴일 운영을 검토했으나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국가사무 관련 조례’를 따로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과 학부모들의 반대 여론 등에 밀려서다. 시는 올해 관내 종업원 1000명 이상인 4개 대기업과 100명 이상인 86개 제조업체에 공문을 보내는 등 참여를 독려했으나 ‘노사협의 사항’이란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같이 다른 기관의 호응을 거의 얻지 못하면서 ‘반쪽 공휴일’로 전락했다. 제주도도 지난 2018년 전국 처음으로 ‘4·3희생자추념일의 지방공휴일 지정 조례’에 따라 4월 3일을 지방공휴일로 지정,운영 중이다. 그러나 지금껏 전 도민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당시 인사혁신처는 “근거 법령이 없다”며 조례의 재의를 의회에 요구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같은해 7월 대통령령으로 ‘지방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가까스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휴무 적용 대상은 제주특별자치도 본청과 제주도의회 사무처·각 행정시·산하기관 등 사실상 지방 ‘관공서’에 국한됐다. 제주 주민들도 광주처럼 “누구는 쉬고 누구는 일하는 공휴일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북 정읍시는 지난해 6월 ‘동학농민혁명기념일(5월 11일) 조례’를 제정했으나 정작 올 기념일엔 공휴일 운영을 하지 못했다. 1894년 5월 11일은 동학농민군이 황토현(덕천면) 전투에서 관군을 크게 무찌른 날이다. 그 날을 기념해 5월 11일을 지방공휴일로 지정했으나 시행을 앞두고 찬반양론으로 갈려있다. 정읍시 관계자는 “주민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홍보와 공감대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며 “국가 기관 과 민간 기업도 지방공휴일에 참여할 수 있는 관련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미얀마 군경에 희생된 어린이들입니다”…쿠데타 이후 73명 숨져

    “미얀마 군경에 희생된 어린이들입니다”…쿠데타 이후 73명 숨져

    국민통합정부, 소수민족 어린이 희생자 집계중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군경이 쏜 총에 희생된 어린이들이 7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지난 2월 15일부터 3개월간 미얀마 전역에서 적어도 73명의 어린이들이 군경에 의해 살해됐다고 국민통합정부(NUG) 인권부 발표를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중 다수가 시위 현장 부근에서 숨졌는데, 일부는 집 안이나 집 근처에서 놀다가 군경의 무차별 총격에 목숨을 잃기도 했다. 6살 소녀 킨 미오 칫은 아빠에게 안겨 있다가 집 안에 들이닥친 군경이 쏜 총에 맞았고, 11살 소녀 에 미앗 투는 집 앞에서 뛰어놀다가 머리에 총을 맞았다. 13살 사이 와이 얀은 군경으로부터 도망치던 중 후두부에 총상을 입었다. 지역별로는 2대 도시인 만달레이에서 사망자가 26명으로 가장 많았고,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13명이 숨졌다. 소수민족 반군과 미얀마군의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서부 친주나 중부 사가잉 지역, 동부 카야주 등에서 희생된 어린이들의 경우 이번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국민통합정부 인권부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미얀마군의 공습으로 숨진 소수민족 어린이들까지 포함해 새로운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1일에도 카친주 모마욱에서 13살 된 아웅 데가 정부군의 포격에 목숨을 잃었다. 친주 떼딤에서도 최근 폭탄 공격으로 10살 어린이가 숨지고 6살, 10살 된 어린이 2명이 다쳤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 저항 시위를 유혈진압하면서 지금까지 828명이 숨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종말론 美 부부 둘러싼 연이은 죽음…아이들·전처 살인 혐의 기소

    종말론 美 부부 둘러싼 연이은 죽음…아이들·전처 살인 혐의 기소

    ‘의문의 죽음’ 남편 전처 향해 “악령에 사로잡혀”아내의 숨진 전 남편 “아내, 스스로 신이라 믿어” 스스로를 신이라 믿는 아내, 종말론에 심취한 남편, 전처의 의문스러운 죽음, 실종된 아이들. 오컬트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들이 주변에 끊이지 않던 미국의 한 부부가 전처와 자녀 살해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 아이다호주의 대배심은 25일(현지시간) 남편 채드 데이벨(52)과 아내 로리 밸로우(47)가 로리의 두 아이를 살해했다며 이들을 기소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CNN방송이 26일 보도했다. 일명 일명 ‘둠즈데이(최후의 심판의 날) 커플’로 불리는 두 사람은 재혼한 부부 사이로, 남편 채드는 전처인 태미를 살해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대배심은 이들 부부에게 아이들을 살해한 것에 대해 1급 살인 혐의를, 아이들과 전처를 살해한 것에 대해 1급 살인공모 혐의를 적용했다. 이에 따라 이들 부부에게는 보석 없는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살해된 두 아이는 타일리 라이언(사망 당시 17·여)과 조슈아 잭슨 로리(사망 당시 7·남)로, 아이들은 2019년 9월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실종됐다. 로리가 채드를 처음 만난 것은 시간을 거슬러 두번째 남편 찰스 밸로우와 결혼 생활 중이던 2018년 12월이다. 이후 로리는 2019년 2~3월 58일 동안 자취를 감췄다. 이후 두 사람의 주변엔 죽음이 이어졌다.로리가 자취를 감춘 사이 당시 남편 찰스는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1월부터 찰스와 로리는 별거 중이었고, 찰스는 아들 조슈아의 양육권을 주장하고 있었다. 당시 찰스는 로리가 스스로를 ‘예수의 재림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구로 보내진 신’으로 믿고 있다고 법원에 진술했다. 또 예수 재림 준비를 방해하면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고도 주장했다. 같은 해 7월 전 두 사람의 부부 싸움은 몸싸움으로 번졌고, 같은 집에 있던 로리의 오빠 콕스가 찰스를 총으로 쏴 살해했다. 콕스는 이 사건으로 기소되지 않았으나 같은 해 12월 자연사했다. 하와이에 살던 로리는 채드와 함께하기 위해 2019년 9월 자녀들을 데리고 아이다호로 이주했다. 그리고 같은 달, 딸 타일리와 아들 조슈아가 사라졌다. 다음 달인 2019년 10월, 죽음의 손길이 뻗친 곳은 채드의 전처 태미였다. 10월 9일, 태미는 복면을 쓴 누군가가 자신을 페인트볼 총으로 쏘려 했다며 경찰을 불렀다. 열흘 후, 태미는 아이다호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엔 태미가 잠을 자던 중 자연사한 것으로 판정됐다. 다음달인 11월 로리와 채드는 하와이에서 결혼식을 올렸다.당국이 로리와 채드 부부에게 아이들의 행방을 물었으나 이들이 보낸 답변은 모두 거짓이었다. 결국 경찰이 나서 이들 부부에게 실종된 아이들의 행방과 전처의 죽음에 대해 심문을 하자 이들 부부는 갑자기 종적을 감췄다. 해를 넘겨 2020년 1월 하와이에서 로리와 채드는 체포됐다. 그리고 같은 해 6월 결국 경찰은 채드의 자택 뒷마당에서 실종된 아이들의 유해를 찾아냈다. 또 채드의 전 부인 태미의 죽음도 재조사가 이뤄져 묘지에서 유해가 발굴돼 부검이 진행됐다. 남편 채드는 심판의 날 관련 단체에 연루된 인물로 종말론 소설을 쓰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소장에 따르면 부부의 종교적 신념이 살인 동기의 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들 부부가 서로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중에는 숨진 전처 태미를 두고 “악령에 사로잡혔다”는 표현이 있었다. 또 채드는 전처 태미가 숨지기 약 한 달 전 태미에 대한 생명보험을 변경해 사망보험금을 최대 한도로 올렸다. 이 때문에 채드는 보험사기 혐의로도 기소됐다. 대배심은 채드와 로리 부부 기소장에서 아이들과 채드의 전처가 어떻게 숨졌는지는 구체적으로 적시하진 않았다. 프리몬트카운티의 린지 블레이크 검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이들에 대한 기소가 늦춰지면서 아이들의 유해가 발견된 지 거의 1년 만에 기소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블레이크 검사는 “지연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의 희생자들을 위한 정의를 추구하기 위해 우리가 성실하게 일해왔다는 것을 확인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아빠가 꼭 껴안아 살아남은 에이탄 깨어나라” 교황도 성원

    “아빠가 꼭 껴안아 살아남은 에이탄 깨어나라” 교황도 성원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주에서 추락 참사가 발생한 케이블카는 종잇장처럼 구겨졌는데 어떻게 다섯 살 아이 혼자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탑승객 15명 가운데 14명이 숨진 참사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25일 현지 언론들은 에이탄 비란이 다리 등에 다발성 골절상을 입고 토리노 병원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채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케이블카가 20여m 아래 슬로프로 추락한 뒤 산 비탈면을 구르는 상황에서도 아빠 아밋(30)이 아이를 품에 안고 마지막까지 필사적으로 보호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신문은 “현재로서는 무엇이 이 아이를 구했는지 얘기하는 게 불가능하다. 어디까지나 가정에 불과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아마도 숨진 아빠가 할 수 있는 한 힘껏 아이를 껴안아 충격을 완화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에이탄의 얼굴이 긁힌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하다는 점이 이런 추측을 가능케 한다며 “이런 비슷한 사고에서는 기적과도 같다”고 지적했다. 자기공명영상(MRI) 정밀 검사 결과 뇌도 손상되지 않은 것을 확인됐다.  이탈리아 국민은 참사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과 사연에 주목하는 한편, 유일하게 살아남은 에이탄의 쾌유를 성원하고 있다. 그가 치료를 받는 병원에는 인형과 편지 등이 답지한다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사고 지역 관할인 노바라 교구의 교구장인 줄리오 브람빌라 주교에게 위로 전문을 보내 다수의 사망자가 나온 데 대해 깊은 슬픔을 표시하고 희생자 가족에 진심 어린 애도의 뜻을 전하라고 밝힌 뒤 에이탄의 위급한 상황을 염려 속에 지켜보고 있으며, 아이를 위해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의료진은 5시간에 걸친 뼈 접합 수술을 무사히 마쳐 최대 고비를 넘겼으나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예후가 좋아 갈수록 회복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영방송 라이(RAI) 뉴스는 의료진의 말을 인용해 아이가 기침과 함께 때때로 자발적 호흡을 하는 등 의식을 되찾기 위한 신호를 주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에이탄은 이스라엘 국적으로 약학을 전공하는 아빠 아밋과 엄마 탈 펠렉비란(27), 두살배기 남동생 톰, 외증조부 이츠하크 코헨(81)과 외증조모 바버라 코헨코니스키(71)를 한꺼번에 잃었다. 특히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살던 외증조부모는 얼마 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이 벌인 전쟁의 참화에 넌더리가 나 머리도 식힐 겸 이탈리아 파비아 시에 사는 에이탄 네를 보러 왔다가 변을 당했다. 아밋의 누이 아야는 사돈댁 조부모가 “이스라엘에서는 로켓들이 떨어졌는데 이탈리아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해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고모 아야와 급히 이스라엘에서 날아온 삼촌 등이 에이탄의 곁을 지키고 있다.  이들 일가족 외에도 이탈리아 연구자 세레나 콘센티노와 이란 출신 동료 무함마드레자 샤하이사반디, 비토리오 조를로니와 그의 아내 엘리사베타 페르사니니, 그들의 여섯 살 아들 마티아, 로베르타 피스톨라토와 앙헬로 비토 가스파로 부부가 안타까운 죽음을 당했다. 마침 가스파로의 45회 생일을 축하하는 여행 중이었다.  현지 일간 라 스탐파에 따르면 피스톨라토는 변을 당하기 직전 푸글리아에 있는 누이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는데 “푸니쿨라를 타고 위로 올라간다. 여긴 천국”이라고 적었다.  이탈리아 당국이 케이블카 추락 원인 규명에 착수한 가운데 산악구조대 관계자는 “와이어 파열과 비상 브레이크 미작동이라는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비상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은 원인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반대쪽에서 하강하던 케이블카가 비상 브레이크 작동으로 멈춰선 점을 고려하면 사고 케이블카의 기기에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케이블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정부 규제로 일년 이상 멈춰있다가 최근 운행을 재개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최초 운행은 1970년 8월이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대대적인 유지·보수 작업이 진행됐는데 400만 유로가 투입됐다. 와이어에 대한 정밀 점검은 지난해 11월이 마지막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정상 100m 남기고 ‘뚝’… 종잇장처럼 구겨진 伊 케이블카

    정상 100m 남기고 ‘뚝’… 종잇장처럼 구겨진 伊 케이블카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주에서 케이블카가 추락해 10여명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1년 이상 멈춰 있다가 최근 정부의 방역 규제 완화에 따라 운행을 재개했는데, 이 같은 날벼락이 떨어져 더 큰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마조레 호수를 낀 피에몬테주 스트레사 시내에서 1491m 높이의 마타로네산 정상까지 운행되는 케이블카가 정상 도착 직전 추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정상을 약 100여m 남겨 놓고 갑자기 주케이블이 끊어진 여파로 몇 미터 후진한 케이블카가 연이어 철탑에 부딪힌 뒤 보조케이블에서마저 이탈해 아래로 추락했다. 케이블카 관계자는 “20m 높이에서 떨어진 케이블카가 나무에 부딪혀 멈추기 전까지 몇 차례 굴렀으며, 완전히 구겨져 있었다”고 사고 현장의 모습을 전했다. 이 사고로 9세 어린이 등 최소 14명이 숨졌고 5세 어린이 한 명도 크게 다쳤다. 케이블카의 탑승 정원은 40명 정도인데 코로나19 거리두기 등으로 수용 인원이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카가 추락한 곳이 경사가 급한 산림지역이라 구조대원들이 접근하기에 어려움도 컸다. 유명 관광지인 마조레 호수의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 관광객과 스키어들에게 인기가 많은 이 케이블카는 1970년 8월 처음 운행을 시작했고 2014~2016년 전체 정비, 보수 작업이 이뤄졌다. 출발지에서 정상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20분이다. 케이블카는 코로나19 규제 때문에 그동안 계속 운행하지 않다가 지난달 24일 재개됐다. 이탈리아는 지난 16일엔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허용하기도 했다. 당국은 주케이블이 끊어진 원인 및 주케이블이 끊어졌을 때 케이블카의 후진을 막기 위해 작동해야 했던 비상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은 경위를 조사 중이다.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성명을 내고 “비극적인 사고 소식을 접하고 슬픈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정부를 대신해 희생자 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부상한 어린이와 그 가족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리는 24일 인프라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를 급파해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사망·부상자 지원책을 마련하도록 할 방침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9세 어린이도, 이탈리아 케이블카 추락 사망자 14명 이스라엘 국적이 5명

    9세 어린이도, 이탈리아 케이블카 추락 사망자 14명 이스라엘 국적이 5명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주에서 케이블카에 탑승했다가 추락하는 바람에 중태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졌던 9세 어린이가 결국 눈을 감아 사망자가 14명으로 늘어났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공영방송 라이(RAI) 뉴스와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23일 정오(현지시간)쯤 마조레 호수를 낀 피에몬테주 스트레사 시내에서 1491m 높이의 마타로네산 정상으로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케이블카가 정상 도착 직전 20m 아래로 추락했다. 떨어지면서 몇 차례 굴러 나무 사이에 처박힌 것으로 보인다. 13명이 즉사하고, 두 어린이가 크게 다쳐 구조 헬리콥터로 근처 토리노의 한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는데 끝내 9세 어린이가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다. 함께 후송된 5세 어린이는 수술을 받았는데 여전히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희생자 가운데 5명이 자국민이라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5세 어린이 역시 이스라엘 국적이다. 제노바에서 친구들과 놀러왔다고 밝힌 학생 루이사 테세린(27)은 AFP 통신에 사고 한 시간 전 문제의 케이블카를 탔다면서 “우리들이 탔을 때 아무런 이상한 징후를 느끼지 못했다. 모든 것이 좋았다. 뉴스를 듣고 너무 놀라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당초 현지 언론은 케이블카에 11명이 탑승한 것으로 보도했으나 그 뒤 탑승자가 더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탑승 정원은 4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소방구조대와 산악구조대를 현장으로 보내 생존자 구조 및 시신 수습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케이블카가 추락한 곳이 경사가 급한 산림지역이라 구조대원들이 접근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케이블카는 코로나19 여파로 1년 이상 멈춰 있다가 정부의 방역 규제 완화에 따라 전날 운행을 재개했는데 곧바로 이런 참사가 빚어졌다. 1970년 8월부터 운행됐으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전체적인 정비·보수 작업이 이뤄졌다고 한다. 이 케이블카는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크고 유명 관광지인 마조레 호수의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출발지에서 산 정상까지 20분 걸린다. 당국은 사고가 난 구간의 케이블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편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관련 성명을 통해 “비극적인 사고 소식을 접하고 슬픈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정부를 대신해 희생자 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부상한 어린이와 그 가족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리는 24일 인프라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를 급파해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사망·부상자 지원책을 마련하도록 할 방침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우박·폭우에도 달렸다… 21명 앗아간 ‘죽음의 中산악마라톤’

    우박·폭우에도 달렸다… 21명 앗아간 ‘죽음의 中산악마라톤’

    폭풍우 속에 강행된 중국의 산악마라톤 대회에서 21명이 저체온증 등으로 숨지는 참사가 빚어졌다. 중국 CCTV 등은 23일 서북부 간쑤성에서 전날 열린 100㎞ 산악마라톤 크로스컨트리 대회 도중 참가자 21명이 강풍과 폭우를 만나 사망했다고 구조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참가자 172명 중 151명이 구조된 가운데 8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 산악마라톤은 간쑤성 바이인시 징타이현의 황허스린 지질공원 일대에서 열렸다. 현지 소식통들은 22일 오후 1시쯤 고지대를 통과하는 20∼31㎞ 구간에서 날씨가 돌변했다고 전했다. 우박과 폭우에 강풍까지 몰아쳐 가뜩이나 낮은 고산지대의 기온이 더욱 크게 떨어지면서 많은 참가자들이 저체온증에 빠졌다. 참가자 마오수즈는 “강한 비바람 때문에 경기를 중도에 포기했는데 당시에는 너무 후회됐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살아 돌아온 것이 다행이었다”고 훙싱뉴스에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 코스의 난도가 높지 않은 편이었고 완주하면 1600위안(약 28만원)의 현금을 격려금으로 받을 수 있어 참가한 사람이 비교적 많았다”고 전했다. 다른 참가자 장샤오타오는 저체온증으로 2시간 넘게 의식을 잃었다가 주민의 도움으로 살아났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대회 참가자들이 함께 몸을 밀착시켜 체온을 유지하는 사진 등이 올라왔다. 이번 참사는 악천후 예보에도 불구하고 주최 측이 대회를 강행하고, 폭풍우가 몰아치기 시작한 이후에도 경주를 중단시키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뒤늦게 경기를 중단시켰지만 이미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뒤였다. 간쑤성 기상국은 앞서 지난 21일 중요 일기예보를 통해 “21∼22일 간쑤성에 강풍과 강우, 기온 하락이 예상된다”면서 폭우와 우박, 천둥번개, 강풍 등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자들은 경기를 좀더 일찍 중단시켰다면 참사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주최 측을 비난했다. 산악 구간이라 차량이 진입할 수 없어 구조가 어려웠던 점도 인명 피해를 키웠다. 바이인시 시장은 주최 측으로서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간쑤성은 조사팀을 꾸려 사건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황허스린 지질공원에는 당분간 폐쇄 조치가 내려졌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저체온증에 입에 거품”…중국 산악마라톤 중 20명 사망 참사(종합)

    “저체온증에 입에 거품”…중국 산악마라톤 중 20명 사망 참사(종합)

    참가자 172명 중 20명 사망…실종 1명 수색중험준한 바위산 지형에 실종자 위치 파악 난항 악천후 속에서 열린 중국의 산악마라톤 대회 도중 참가자 20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참사가 벌어졌다. 23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북서부 간쑤성에서 100㎞ 산악마라톤 크로스컨트리 대회 도중 20명이 사망하고 실종자도 1명 발생했다. 전날 아침 간쑤성 징타이현 바이인시의 황허스린 지질공원에서 대회 참가자들이 출발할 당시 이미 극한의 날씨가 나타났다고 통신은 전했다. 고산지대인 터라 안 그래도 기온이 낮았는데 강풍이 불고 우박이 동반된 폭우까지 쏟아지면서 희생자들 대부분 신체 불편과 저체온증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8시까지 마라톤 참가자 172명 가운데 151명이 구조됐는데 이 중 8명은 경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20명은 숨진 채 발견됐으며 나머지 1명은 계속 수색 중이라고 구조 지휘부는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그러나 대회 코스가 워낙 험난한 바위산이라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단 대회는 이번 참사로 중단된 상태다. 현재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는 대회 참가자들이 가족·친구들과 연락한 내용과 사진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서로 몸을 밀착해 체온을 유지하며 구조대를 기다렸고, 일부 선수가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져 있는 모습도 전해졌다.간쑤성 정부는 700여명을 투입해 구조작업을 벌였다. 23일 오전 3시까지 16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으나 추가 수색으로 사망자는 20명까지 늘었다. 황허스린 지질공원도 이날부터 당분간 폐쇄됐다.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시속 100㎞ 강풍에도 中 황허스린 산악마라톤, 21명 사망 참변

    시속 100㎞ 강풍에도 中 황허스린 산악마라톤, 21명 사망 참변

    중국 북서부 간쑤성에서 100㎞ 산악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21명이 숨졌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23일 구조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전날 아침 간쑤성 바이인시 징타이의 황허스린(石林)공원에서 산악마라톤 대회가 열렸는데 오후 1시쯤 172명의 전체 참가자 가운데 151명만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대회는 이때쯤 중단됐다. 고산지대여서 그렇잖아도 기온이 낮은 곳인데 시속 100㎞ 강풍에다 폭우까지 쏟아지는데도 대회를 강행하는 바람에 희생자 다수가 저체온증을 앓다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참가자들이 가족, 친구들에게 연락한 내용과 사진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는데, 상당수는 체온을 유지하려고 서로의 몸을 부둥켜 안는 모습이었으며 일부 선수는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낮까지 21명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수색 및 구조 작업에 1200명이 투입됐다고 현지 관리들은 전했다. 워낙 고산지대라 실종자들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데 애를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란저우에서 동북쪽으로 136㎞ 떨어진 황허스린공원은 청룽과 김희선 주연의 영화 ‘신화’, 송일국 주연의 드라마 ‘바람의 나라’ 촬영지로 우리에게도 낯익은 곳이다. 210만년 전 지각 변동으로 생성된 역암(礫巖, 자갈이 진흙이나 모래에 섞여 퇴적된 바위) 봉우리들이 건조하고 메마른 땅에 정글처럼 펼쳐지는 곳이다. 봉우리 높이가 80~100m에 이르며 황토 고원과 사막의 경계에 펼쳐져 거친 풍광으로 유명한 곳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文 “저는 디모테오, 뵈니 꿈만 같다”… 추기경 “한국교회 상황, 굉장한 자부심”

    文 “저는 디모테오, 뵈니 꿈만 같다”… 추기경 “한국교회 상황, 굉장한 자부심”

    “한국은 가톨릭 신자 비율이 12~13% 정도일 것 같습니다. 지식인층이 특히 가톨릭 신앙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고, 인권이라든지, 아픈 사람들의 삶을 어루만지고, 요즘에는 남북통일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하고 계십니다. 정신적으로 국민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주도적인 종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문재인 대통령).” “한국 교회 상황을 설명해 주셨는데, 저에게는 매우 자부심이 되는 말씀입니다. 한국 천주교가 사회 정의라든지, 가난한 사람들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 왔다는 말씀이 큰 자부심입니다. 평화에서 앞서 왔다는 점도 굉장히 자부심으로 느껴집니다(윌튼 그레고리 추기경).” 미국을 공식 실무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순방 마지막 날인 22일(현지시간) 오전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 겸 워싱턴DC 대교구 대주교를 만나 한반도 평화와 인종 화합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지난해 10월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는 처음 추기경에 임명됐으며 지난해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확산했을 때 종교시설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날선 비판을 가했다. 지난 1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전날 개최된 코로나19 희생자 추모행사에서 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할 것을 강조하는 기도를 봉헌했고, 인종 차별 문제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 왔다. 문 대통령은 “주교님을 뵈니 꿈만 같다. 저는 가톨릭 신자로 본명이 디모테오라고 한다”고 반갑게 인사를 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과거 김대중 대통령님에 이어서 두 번째 가톨릭 신자”라며 “한국 대통령으로서, 가신자로서 주교님을 뵙게 돼서 정말 영광”이라고 했다. 이에 그레고리 추기경은 “저 역시도 뵙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면서 “2004년 아시아 지역 주교회의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했는데 굉장히 인상 깊은 여정이었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그레고리 추기경의 인종 갈등 봉합을 위한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잇따르는 증오범죄와 인종 갈등 범죄에 한국민도 함께 슬퍼했다”면서 “증오방지법이 의회를 통과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해서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같은 재난 상황이 어려운 사람을 더욱 힘들게 하고, 갈등도 어려운 사람 사이에서 많이 생긴다”며 화합의 지도력을 발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그레고리 추기경은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고 1주기가 화합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는 끔찍한 폭력이면서, 민주주의 가치를 저해한다”고 지적했다.문 대통령은 또한 “2018년 10월 로마를 방문해 교황님을 뵈었는데, 한반도 통일을 축원하는 특별미사를 봉헌해 주시는 등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많은 관심을 보여 주셨다”며 “여건이 되면 북한을 방문해 평화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하셨다. 하루빨리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워싱턴과 메릴랜드에 거주하는 5만명의 교민들을 잘 보살펴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그레고리 추기경은 “15년간 애틀랜타 대주교로 활동했는데, 한국인들의 친절과 배려, 화합에 대한 열망을 잘 안다”면서 “한국 사람들은 존중과 사랑을 받으면 보답하는 정신이 있다. 늘 함께하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면담이 끝난 뒤 한국에서 가져온 ‘구르마(손수레) 십자가’를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수십 년 전 동대문시장에서 노동자들이 끌고 다니며 일하던 나무 손수레를 사용하지 않게 되자 십자가로 만들었다”면서 “노동자의 땀이 밴 신성한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그레고리 추기경은 성스러운 상징이라며 십자가에 입을 맞췄다. 아울러 문 대통령에게 한국민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축복 기도를 했다. 워싱턴 공동취재단·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그레고리 추기경 만난 문 대통령... “화합·평화” 강조

    그레고리 추기경 만난 문 대통령... “화합·평화” 강조

    미국을 공식 실무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오전 워싱턴 D.C. 시내호텔에서 35분가량 윌튼 그레고리(Wilton Gregory) 추기경 겸 워싱턴 대교구 대주교를 면담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그레고리 추기경과 한반도 평화와 인종 간 화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지난해 10월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 최초로 추기경으로 임명됐으며, 2019년 4월 이래로 워싱턴 D.C. 대교구 대주교직도 수임 중이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지난 1월1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전날 개최된 코로나19 희생자 추모행사에서 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할 것을 강조하는 기도를 봉헌하기도 했다. 또한 인종 차별 문제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21일) 개최된 바이든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코로나19 극복과 함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진전을 위해 긴밀히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추기경에게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이 이러한 공동의 시대적 과업을 함께 완수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성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한반도의 평화는 남북한 주민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화합과 평화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만큼 문 대통령의 관련 노력을 적극 지지하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달성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최근 미국 내 아시아계 혐오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에 그레고리 추기경은 한국 등 아시아계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늘 관심을 갖고 기도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인류애를 바탕으로 인종은 물론 개개인 간에도 상호 존중을 실천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앞으로도 마음의 벽을 초월한 인종 간 화합과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 공동취재단·서울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41년 전 오늘 광주역 앞에서 방아쇠 당긴 그, 희생자 묘비 어루만지다

    41년 전 오늘 광주역 앞에서 방아쇠 당긴 그, 희생자 묘비 어루만지다

    41년 전 오늘 그는 광주역 앞에 있었다. 제3공수여단 11대대 소속 지역대장 신순용 전 소령은 그 해 5월 19일 서울 용산에서 비상소집돼 20일 새벽 광주로 이동했다. 다음날 그는 동료 병사들과 함께 적군 병사가 아닌 광주 시민들을 향해 총을 쏴야 했다. 많은 시민이 지켜본 가운데 이뤄진 광주에서의 첫 발포였다. 그는 “광주에 투입되던 때까지만 해도 ‘광주에서 폭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달 받아 병사들은 시민들이 모두 폭도들이라 생각했다”며 “도로를 지나는 시민들을 쐈고,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시체를 암매장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계엄군들은 군 소속으로 어쩔 수 없는 분위기에서 가혹한 진압을 했다”며 “강압진압에 의해 내고향, 내가족, 삶의 위협을 느끼고 총까지 들고 나오게 된 시민께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신 전 소령은 21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 안장된 고(故) 고규석씨와 서만오씨의 묘를 차례로 방문해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고 뉴스1이 전했다. 차종수 5·18기념재단 고백과 증언센터 팀장과 김영훈 5·18민주유공자 유족회장이 함께했다. 신 전 소령은 5월 묘역 도착과 동시에 “죄송합니다”를 연거푸 내뱉은 뒤 담담한 표정으로 방명록에 글을 써내려갔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여러분들의 한을 풀어드리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그 뒤 민주묘지 안에 들어선 신 전 소령은 미리 준비한 꽃다발을 오월 영령 앞에 헌화했다. 그는 “미안합니다”를 세 차례 외친 뒤 무릎을 꿇고 “죄송합니다. 너무 늦었습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인 채 오열했다. 김영훈 유족회장으로부터 서만오씨의 동생 등 가족의 사연을 들은 뒤 “제가 죄인입니다”, “부끄럽습니다”라고 말하며 묘비를 끌어안기도 했다. 참배를 마친 신 전 소령은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 뿐”이라며 “5·18 당시 모습이 담긴 다큐멘터리를 보고 마음이 아팠고, 고통을 느낀 분께 사죄하고자 찾아오게 됐다”고 41년 만에야 이곳을 찾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광주 시민들은 폭도가 아니었고, 광주 폭동이 아니었다는 것을 이제라도 의문을 벗기고 싶다”며 “진실로 역사를 다시 쓰기 위해서 다른 계엄군들도 용기내 나와서 진실을 말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김영훈 유족회장은 “선생님도 계엄군으로서 무고한 시민을 죽였다는 트라우마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고통을 지우고 항시 건강하시기 바란다”고 토닥였다. 이어 “빠른 시일 내로 유족들에게 직접 사죄할 수 있는 화해의 자리를 마련하겠다”며 “용기를 내어줘서 고맙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유족들은 당신을 용서하겠다”고 말했다.광주에 투입된 공수부대원의 뒤늦은 사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수부대원 출신 최영신 씨는 양심 고백 후 신변에 위협을 느꼈다고 증언했다. 또 7공수여단 33대대 8지역대 소속이던 A씨는 지난 3월 16일 5·18민주묘지를 찾아 박병현(당시 24)씨의 묘를 찾아 참회했다. A씨는 그해 5월 23일 광주 밖으로 빠져나가는 사람을 차단하라는 명령을 받고 민간인을 향해 총을 쐈다. 그 바람에 농사 일을 도우러 보성 고향집으로 향하던 박씨가 변을 당했다. 유족과 함께 묘역을 찾아 사죄한 것은 A씨가 처음인데 신 전 소령은 처음으로 실명을 밝히고 묘지를 참배했다. 신 전 소령이 밝힌 대로 더많은 계엄군 병사들이 진실을 털어놓아야 한다. 전두환 도당은 발포 명령을 내린 것이 아니라 현장 지휘관들이 자위권 차원에서 시민들을 향해 총기를 발사했다고 변명했는데 진위를 꼭 가려야 한다. 계엄군 병사들이 술이나 약물에 취해 학살을 했다는 주장도 끊이지 않았다. 또 허화평, 허삼수, 허문도 등 이른바 ‘스리 허’가 오래 전부터 신군부 집권 시나리오를 갖고 의도적으로 광주에서의 소요를 일으켰다는 지적도 있어왔다. 얼마 전에는 정호용 전 특전사 사령관이 비슷한 얘기를 털어놓았다. 이 모든 진실을 짜맞추려면 계엄군으로 투입돼 명령을 전달하거나 하달한 이들이 보고 듣고 겪은 것들을 고백해야 한다. 그것만이 역사적 과오에 대한 올바른 참회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파워부통령’ 해리스 별도 면담, SK 배터리 공장 정치적 방문

    ‘파워부통령’ 해리스 별도 면담, SK 배터리 공장 정치적 방문

    문재인 대통령의 19~22일 미국 순방은 ‘공식 실무방문’임에도 ‘바이든 시대’ 들어 첫 번째라는 상징성에 걸맞게 정상회담 외에 동맹의 밀도를 다지기 위한 일정들로 촘촘하게 채워졌다. 20일(현지시간)에는 지난 1월 하원의장에 네 번째 선출된 권력 서열 3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만난다. 펠로시 의장 등 하원 지도부를 만나는 건 2017년 6월 취임 후 첫 미국 방문에 이어 4년 만이다. 21일에는 유리천장을 뚫고 미국 최초의 흑인·아시아계, 여성 부통령에 오른 카멀라 해리스를 만난다. 미국 부통령은 대통령 유고 시 승계 서열 1위이자 상원의장을 겸한다. 역사상 가장 영향력이 큰 부통령이란 평가와 함께 최고령 대통령인 조 바이든의 뒤를 이을 차기주자로 꼽힌다. 22일에는 미국 최초 흑인 추기경인 윌턴 그레고리 워싱턴DC 대주교를 만난다. 그레고리 대주교는 지난해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확산됐을 때 종교시설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날 선 비판을 가했다. 같은 날 조지아주로 이동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방문을 추진하는 데는 정치·경제적 함의가 담겨 있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은 2년간 ‘배터리 분쟁’을 벌였는데, 지난 2월 국제무역위원회(ITC)는 SK의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며 ‘SK 리튬이온 배터리 제품의 수입을 10년간 금지해 달라’는 LG 요구를 들어 줬다. 이후 SK는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나오지 않는다면 미국 내 배터리 사업 철수까지 검토하겠다며 배수진을 쳤고, 파국 직전 백악관과 청와대의 물밑 중재로 양사는 극적 합의를 이뤘다. 한국전쟁 기념공원 내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21일) 참석은 피로 맺어진 한미 동맹의 의미를 재확인하는 의미가 있다. 미군 3만 6000여명 등 한국전 희생자의 이름이 새겨질 추모의 벽 건설비용의 상당 부분을 한국 정부가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데스크 시각] 300㎏ 쇳덩이가 드러낸 청년 산재의 현실/안동환 탐사기획부장

    [데스크 시각] 300㎏ 쇳덩이가 드러낸 청년 산재의 현실/안동환 탐사기획부장

    경기 평택항에서 일하는 이재훈(62)씨는 지난 4월 22일 아들 선호(23)씨가 돌아오지 않자 자전거를 타고 터미널 부두로 찾아 나섰다. 이씨는 수출입 화물 보관 창고 앞에 자는 듯 엎드려 있는 아들을 봤다. 그는 “이거 뭐고, 죽은 기가. 죽었나”라고 중얼거리다 까무라쳤다. 2019년 해군 병장으로 만기 제대한 선호씨는 지난해 1월부터 아버지의 일터인 평택항 하역장에서 동식물 검역 아르바이트를 했다. 선호씨는 이날 오후 4시 10분 개방형컨테이너(FRC) 바닥에 있던 나뭇조각들을 줍다 300㎏ 무게의 컨테이너 상판에 깔렸다. 참사 징후는 여럿 있었다. 2019년 평택항 노동자 2명이 산재로 숨졌다. 그해 확인된 지게차 사고만 4건이다. 소설가 김훈이 태안화력발전소 노동자 김용균의 죽음에 “동료가 죽은 자리에서 다시 일하다가 죽는다. 이것이 일터인가”라고 했던 탄식이 평택항의 현실이다. 선호씨의 사고 영상을 보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인다. FRC 해체와 같은 지게차 작업 시 필수적으로 배치해야 할 지휘자와 유도자 등 안전 관리 인력이 보이지 않고, 안전모를 쓴 작업자도 보이지 않는다. 사고 8일 전 시행한 검사에서 해당 컨테이너가 정상 판정을 받은 건 응당 봤어야 할 노후 불량을 눈감은 것 아닐까. 원청업체 동방과 중간 하청업체, 말단 하도급 업체에 이르기까지 정기적으로 안전 교육을 실시한 정황은 없다. 만연한 안전 불감증과 부실한 산재 예방 책임의 정점에는 국가기간시설인 평택항과 상급 기관들이 있다. 평택항의 감독 주체인 해양수산청은 상급 기관인 해양수산부에 컨테이너 상판이 바람에 접혀 선호씨를 쳤다고 허위 보고를 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2016~2020년 연령별 산업재해 현황을 보면 만 30세 미만(18세 미만 포함) 재해자 수는 2016년 8668명에서 2018년 1만 181명, 지난해 1만 1109명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10·20대 산재 사망자는 2016년 45명, 2017년 44명, 2018년 63명, 2019년 51명, 지난해 42명이었다. 청년 노동자들은 선호씨처럼 현장에 갑자기 투입된다. 작업의 위험성을 알 길이 없다. 청년 산재의 96%가 사고 재해인 건 노동 계급의 밑단인 청년 노동자들에 대한 실효적인 안전 교육과 예방 조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운다. 2016년 5월 28일 서울지하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수리 중 열차에 치여 숨진 김모(당시 19세)군, 2017년 11월 19일 특성화고 현장 실습 중 프레스에 눌려 숨진 이민호(당시 18세)군, 2018년 12월 11일 발전소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김용균(당시 24세)씨가 언제 산재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잘못된 노동 환경의 희생자다. 아버지의 휴대폰에 저장된 선호씨 이름은 ‘삶의 희망’이었다. 투사가 된 가족에게 남은 희망은 선호씨와 같은 죽음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내년 1월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책임(처벌)의 실효성을 높여 산재를 예방하는 게 방점이다. 원청·하청 공동책임 명기에 가려진 불명확한 안전 관리 주체부터 전체 산재의 50%가 발생하는 50명 미만 사업장에 대한 3년간 유예 조치, 3분의1을 점하는 5명 미만 사업장이 중대재해 보호 대상에서 빠진 건 중대한 사각지대를 방치한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보완해야 하는 대목이다. 장기적으론 사업주들이 안전과 관련된 예산 투입을 비용 지출이 아닌 투자로 여기도록 변화시키는 게 관건이다. 청년들의 산재 현실은 300㎏ 쇳덩이처럼 무겁고 열악하다. ipsofacto@seoul.co.kr
  • 미얀마 이어 이·팔 공동대응 불발… 국제사회 무기력증 재연

    미얀마 이어 이·팔 공동대응 불발… 국제사회 무기력증 재연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로 1주일간 200명 이상의 민간인이 희생되면서 “반인륜적 전쟁범죄”라는 비난이 커지고 있지만, 상황은 한 치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비대칭적인 화력으로 연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맹폭하고 있는 이스라엘에 국제사회의 비난이 집중되는 가운데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미국은 ‘이스라엘의 자위권 보장’을 이유로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유엔도 아무런 성과를 도출해 내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7일 새벽부터 전투기를 대거 동원해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8일째 이어 갔다. AP통신은 “팔레스타인 주민 42명이 숨진 전날 공습보다 더 강력한 폭격이었다”고 전했다. 이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총력을 다해 공격을 이어 갈 것이며 시간도 오래 걸릴 것”이라고 밝힌 후에 이뤄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에서는 52명의 어린이를 비롯해 최소 197명이 숨졌고 이스라엘에서는 어린이 1명을 포함해 10명이 사망했다.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를 키우고 있는 이스라엘에 대해 “전쟁이 아니라 학살”이라는 국제적인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우리를 겨냥한 로켓포 공격을 학교, 사무실, 주택 인근에서 하며 민간인을 방패막이로 쓰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측의 행위가 모두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측 모두 “우리가 승리했다”고 선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상대방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기 어려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게 사태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국제사회의 중재 등 휴전의 ‘명분’이 주어지지 않는 한 민간인 피해는 계속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국제사회는 무기력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16일 열린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서도 공동 대응 방안 도출은 불발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양측에 즉각 군사적 행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지만 당사자들은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은 국제법에 정확히 부합하는 것”(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주민을 처형하며 반인륜적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리아드 알말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외무장관) 등 기존의 주장만 되풀이했다. 토머스 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은 분쟁 당사자들이 휴전을 추진한다면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지만, 막후에서 진행 중인 외교적 해결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 채택에 반대했다. 이에 안보리 의장국인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한 국가의 반대로 안보리가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을 비난했다. 미국 내에서도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비난이 분출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선 주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17일자 NYT 기고에서 “연간 40억 달러를 이스라엘에 지원하는 미국이 더이상은 비민주적이고 인종차별적 행태를 하는 네타냐후 우파 정부를 비호해서는 안 된다”며 “이스라엘뿐 아니라 팔레스타인도 평화와 안정 속에 살 절대적 권리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상원 서열 2위인 딕 더빈 원내총무를 포함해 28명의 의원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휴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 스카프 두른 묘비

    미얀마 시민 연대·희망 메시지 울려퍼져외신기자 기증자료 특별전 등 기념행사도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인 18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는 기념식이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유족과 시민·여야 정치인 등 99명이 참석한다. 국가보훈처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참석 인원을 대폭 축소했다. ‘우리들의 오월’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기념식은 헌화·분향·기념공연·기념사·‘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45분간 진행된다. 기념 공연에는 올해 처음 사진이 발견된 전재수군과 5·18 당시 ‘투사회보’ 필경사를 맡았던 박용준 열사의 사연을 담은 영상과 비올라 5중주의 ‘바위섬’ 추모 연주가 이어진다. 41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7시 30분 동구 금남로와 5·18민주광장(옛 전남도청) 일대에서는 5·18 기념행사의 꽃으로 불리는 전야제가 열렸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감안, 99명이 초청됐다. 전야제는 ▲연대의 장 ▲항쟁의 장 ▲계승의 장 등 3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합창, 연극, 미디어아트, 노래패,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 공연이 펼쳐졌다. 민주화 투쟁을 벌이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에 대한 연대와 5월의 희망 메시지 등이 항쟁 현장인 금남로에 울려 퍼졌다. 앞서 이날 오전 5·18민주묘지에선 5·18민주유공자유족회가 진행하는 추모제도 열렸다. 국립 5·18민주묘지는 올해 처음 희망을 상징하는 ‘연두색 스카프’로 묘비를 둘러쌌다.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스카프는 미래 세대에게 오월 정신을 전달하자는 뜻과 유족들 스스로 행방불명자들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담고 있다. 5·18묘지 출입로인 민주로 양옆의 가로수에서는 사회 각계·단체가 내건 형형색색의 추모 현수막이 나부꼈다. ‘기억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잊지않겠습니다’. 이런 추모의 글귀가 적힌 수천 개의 리본들도 참배객을 맞았다. 코로나19의 확산 우려와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인데도 방문객들은 삼삼오오 묘지를 둘러보며 그날을 기억했다. 대학생 이모(23·전북 전주)씨는 “미디어 영상을 통해서만 접했던 5·18묘지를 직접 와 보니 희생자들의 고통이 그대로 느껴진다”면서 “5·18의 완전한 진상규명이 이뤄지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5.18 민주화운동 41주년, 시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를 지켜나가겠다”

    올해는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이다.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바친 민주영령들의 희생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마음 깊이 명복을 빈다. 41년 전, 광주시민들은 신군부와 계엄군의 무자비한 탄압과 폭력, 조직적인 은폐 속에서도 타협하거나 무릎 꿇지 않았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이 땅에 민주주의가 뿌리내리기 위한 밑거름이 되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민주영령의 희생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었던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하여 2016년 “님을 위한 행진곡 5.18기념곡 지정 촉구 결의안” 채택, 2017년 “서울시 민주화운동 기념에 관한 조례안” 제·개정, 2019년에는 “자유한국당 5.18망언3인방 규탄대회 및 자진사퇴 촉구”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민주주의와 헌법정신을 부정한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국회의원 사퇴 촉구 결의안” 채택 등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앞으로도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지원 및 진실규명을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또한 민주영령들이 진정으로 바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갈등이 아닌 협력과 소통으로, 현재에 안주하지 않은 변화와 혁신으로, 민생의 안정과 일상의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다시 한 번 5.18민주화 운동 희생자와 유가족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2021. 5. 17.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공보부대표 이승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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