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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혐오·원망 없었다… ‘말의 품격’도 금빛

    혐오·원망 없었다… ‘말의 품격’도 금빛

    그 어떤 원망도, 조롱도 없었다. 혐오와 비난이 폭주하는 시대에 황대헌(23·강원도청)이 말의 품격까지 금메달리스트다운 모습을 보여 주며 깊은 울림을 줬다. 황대헌은 지난 9일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앞서 남자 1000m 준결선에서 나온 어이없는 판정의 희생자였던 황대헌이 아무런 논란 없이 금메달을 따내자 많은 국민이 내 일처럼 환호했다. 스포츠의 세계에서 승자는 마음껏 말할 기회를 얻는다. 최근 한중 관계는 물론 온 나라를 휩쓴 편파 판정 논란의 당사자였던 만큼 황대헌의 입에 전 세계 취재진이 주목했다. 안 그래도 1000m 금메달을 딴 런쯔웨이(25)가 판정과 관련해 “이게 쇼트트랙이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4년 전 평창올림픽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한국이 넘어진 것을 꼽으며 조롱한 것이 화제가 된 터였다.그러나 황대헌은 런쯔웨이와 달랐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골인했을 때”라고 답했고, 판정과 관련해서도 “내 생각엔 깨끗했지만 (심판에게) 깨끗하지 못한 경기였기에 판정을 받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오히려 황대헌은 “한 수 배웠다”고 했다. 한국 스포츠계에서 상대 팀 관중석을 조용히 둘러보고 오는 박지성(41)의 ‘산책 세리머니’는 상대를 기죽이는 대표적인 세리머니로 꼽힌다. 황대헌 역시 금메달 직후 비슷한 모습을 보였는데 “의도라고 해야 재밌는 거냐”고 가볍게 농담한 후 “의도한 게 아니다. 그건 쿨하지 못한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공식 인터뷰에서 한 외신 기자가 편파 판정에 관해 물었을 때도 황대헌은 “(오늘 경기에)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대신 황대헌에겐 기쁨과 감사가 넘쳤다. 10명의 선수가 결선에 뛰는 황당한 상황에 대해선 “10명의 선수가 없었다면 이렇게 영광스러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좋은 선수들과 경쟁하게 돼서 너무 기뻤다”고 했다. 함께 결선까지 뛰어 준 동료에 대해선 “좋은 팀 동료가 옆에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면서 “숙소에 가면 같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황대헌은 자신을 뜨겁게 응원해 준 국민을 잊지 않았다. 황대헌은 “안 좋은 상황 속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높은 자리에 있게 돼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국민 여러분이 많이 응원해 주셔서 든든하고 따뜻했고, 진짜 더더욱 힘을 많이 냈던 것 같다. 응원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로 ‘국가대표의 품격’을 보여 줬다.
  • ‘마음도 금메달’ 혐오·원망 없던 황대헌이 보여준 ‘국대의 품격’

    ‘마음도 금메달’ 혐오·원망 없던 황대헌이 보여준 ‘국대의 품격’

    그 어떤 원망도, 조롱도 없었다. 혐오와 비난이 폭주하는 시대에 황대헌(23·강원도청)이 말의 품격까지 금메달리스트다운 모습을 보여 주며 깊은 울림을 줬다. 황대헌은 지난 9일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앞서 남자 1000m 준결선에서 나온 어이없는 판정의 희생자였던 황대헌이 아무런 논란 없이 금메달을 따내자 많은 국민이 내 일처럼 환호했다. 스포츠의 세계에서 승자는 마음껏 말할 기회를 얻는다. 최근 한중 관계는 물론 온 나라를 휩쓴 편파 판정 논란의 당사자였던 만큼 황대헌의 입에 전 세계 취재진이 주목했다. 안 그래도 1000m 금메달을 딴 런쯔웨이(25)가 판정과 관련해 “이게 쇼트트랙이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4년 전 평창올림픽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한국이 넘어진 것을 꼽으며 조롱한 것이 화제가 된 터였다. 게다가 중국 네티즌들은 황대헌은 물론 황대헌을 응원했던 사람들의 소셜미디어 계정까지 찾아가 혐오 표현을 쏟아내고 있었다.황대헌이 그들과 같아질 수도 있는 순간이었지만 황대헌은 런쯔웨이와 달랐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골인했을 때”라고 답했고, 판정과 관련해서도 “내 생각엔 깨끗했지만 (심판에게) 깨끗하지 못한 경기였기에 판정을 받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오히려 황대헌은 “한 수 배웠다”고 했다. 한국 스포츠계에서 상대 팀 관중석을 조용히 둘러보고 오는 박지성의 ‘산책 세리머니’는 상대를 기죽이는 대표적인 세리머니로 꼽힌다. 황대헌 역시 금메달 직후 비슷한 모습을 보였는데 “의도라고 해야 재밌는 거냐”고 가볍게 농담한 후 “의도한 게 아니다. 그건 쿨하지 못한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공식 인터뷰에서 한 외신 기자가 편파 판정에 관해 물었을 때도 황대헌은 “(오늘 경기에)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대신 황대헌에겐 기쁨과 감사가 넘쳤다. 10명의 선수가 결선에 뛰는 황당한 상황에 대해선 “10명의 선수가 없었다면 이렇게 영광스러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좋은 선수들과 경쟁하게 돼서 너무 기뻤다”고 했다. 함께 결선까지 뛰어 준 동료에 대해선 “좋은 팀 동료가 옆에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면서 “숙소에 가면 같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황대헌은 자신을 뜨겁게 응원해 준 국민을 잊지 않았다. 황대헌은 “안 좋은 상황 속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높은 자리에 있게 돼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국민 여러분이 많이 응원해 주셔서 든든하고 따뜻했고, 진짜 더더욱 힘을 많이 냈던 것 같다. 응원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로 ‘국가대표의 품격’을 보여 줬다.
  • 황대헌 바지벗기고 귀화한 임호준 中서 인기 폭발... “자랑스런 중국인”

    황대헌 바지벗기고 귀화한 임호준 中서 인기 폭발... “자랑스런 중국인”

    최근 중국 온라인 SNS에서는 노래방에서 휴대폰을 들여다보면서 어설픈 중국어 발음으로 노래를 열창하는 한 남성의 영상이 화제다. 바로 지난해 중국으로 귀화한 사실이 공개되며 국내에서 갑론을박의 주인공이 됐던 린샤오쥔(林孝俊, 한국명 임효준)이다.지난해 중국으로의 귀화 결정 사실을 공개한 것과 동시에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린샤오쥔이 된 그는 최근 들어와 자신이 운영하는 SNS를 통해 친중적인 발언을 연이어 게재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황대헌(강원도청)이 금메달을 획득하자 그는 자신의 SNS에 천안문 광장 뒤로 연결된 자금성을 바라보는 자신의 사진을 게재한 뒤 ‘내가 돌아오길 기다려라. 나는 너희와 어깨를 함께하며 싸울 것이다’라고 적었다.  이 짧은 글은 ‘린샤오쥔’이라는 린 씨의 중국 이름이 붉은색 실로 새겨진 스케이트화를 찍은 사진과 함께 게재됐다. 이 글과 사진은 곧장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며 161만 건의 ‘좋아요’와 36만 7천 건의 댓글이 공유된 상태다.또, 상당수 누리꾼들은 린 씨의 반응에 대해 다음 올림픽을 기약하는 듯한 의미심장한 내용이라고 해석하며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특히 황대헌 선수가 1500m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과 관련해 현지 누리꾼들은 린샤오쥔을 ‘희생자’, ‘무고한 피해자’라고 지칭하고 그를 ‘샤오린(린샤오쥔)’이라는 별칭으로 애틋하게 부르며 ‘샤오린이 고향을 떠나도록 만든 사람이 금메달을 탈취했다’, ‘샤오린은 중국인이며, 중국에서 살 것이다. 소국인 한국과 연결해서 이야기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등의 댓글을 게재했다.  더욱이 중국 누리꾼들은 최근 들어와 린 씨가 보인 행보를 두고 ‘자랑스러운 중국인’, ‘샤오린’이라고 칭하며 찬사를 보내는 분위기다. 실제로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홍슈 계정에는 최근 린 씨를 따르는 팔로워 수가 부쩍 늘어난 상태다. 10일 기준 린 씨 계정의 팔로워는 약 44만 3천 명을 넘어섰다. 또, 그가 게재한 사진과 글에는 총 72만 4천 건의 ‘좋아요’가 달렸다.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그가 과거 오성홍기가 부착된 중국 대표팀 의상을 입고 연습에 나선 사진을 옮겨 그린 그림과 린 씨의 만화 캐릭터를 제작해 공유하기도 했다.  ‘린샤오쥔’이라는 이름으로 SNS에 활동하며 단 5장의 사진을 게재한 직후 그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과 응원이 이어지고 있는 것. 특히 지난 5일 쇼트트랙 중국 대표팀이 혼성 계주에서 금메달 획득한 직후 린 씨가 본인의 소셜 계정에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첫 금메달을 축하한다’면서 중국을 지지하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하자 그를 응원하는 중국 누리꾼들이 폭발적으로 급증했다.   당시 그는 자신의 SNS에 ‘올림픽 건아들에게 갈채를 보내자’는 글과 함께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색 점퍼를 입고 엄지 손가락을 든 치켜 세운 사진도 함께 첨부했다. 중국 팬들의 극적인 지지를 끌어내는 계기였다.   또, 지난 1월 말에는 중국어로 자신을 소재하며 “중국어로 답변을 할 정도가 못되지만, 지금 열심히 중국어를 공부하고 있으니 양해를 부탁한다”면서 “중국에 온지 11개월인데, 중국이 너무 좋다. 앞으로 중국에서 살 계획이다”고 했다. 한편, 린샤오쥔은 지난 2019년 6월 17일 진천선수촌 웨이트트레이닝 센터에서 체력훈련 중 후배 황대헌의 바지를 내려 성희롱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대한빙상경기연맹은 린 씨에게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내렸는데, 1심 재판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은 이후 강제추행 혐의 항소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이 과정에서 중국으로 귀화를 선택했다. 
  • ‘첩첩산중’ 현대산업개발 실종자 수습 끝났지만…보상협의 ‘안갯속’ 영업익도 ‘반토막’

    ‘첩첩산중’ 현대산업개발 실종자 수습 끝났지만…보상협의 ‘안갯속’ 영업익도 ‘반토막’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붕괴 사고로 실종됐던 6명이 모두 수습됐지만 입주민 피해보상 등 사고 당사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의 과제는 산적해 있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화정아이파크 피해 입주민들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과 표준 분양계약서’ 등에 따라 입주 지연에 따른 보상을 받거나 계약해지도 가능하다. 광주 서구가 9일 붕괴 사고로 인한 건물 안전진단, 철거, 피해 보상 협의 등을 맡을 상설 기구를 설치하고 중재자로 나선 가운데 현산과 피해 입주민들은 이날 구체적인 협의 방식 등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입주민들은 계약금 10%와 중도금(60%) 6회차 중 4회차까지 분양대금의 총 50%를 납부한 것으로 파악된다. 만약 분양가 5억 4500만원(전용84㎡)인 201동 아파트 계약자가 현재까지 4회차 중도금을 냈다면, 연 6.48%의 금리로 입주 지연기간만큼 지체보상금을 받게 된다. 입주가 2년이 지연되면 3532만원 정도다. 만일 전면 철거 및 재시공이 이뤄질 경우 입주가 최소 1년 반∼2년 이상 늦어질 수도 있다. 사업시행자의 귀책사유로 입주가 예정일보다 3개월 이상 지연되면 입주 예정자들이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현산으로부터 위약금(전체 분양가 10%)과 미리 납부한 분양대금에 대해 이자(연 1.99%)를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현산이 이번 화정아이파크 사고를 수습하는 데만 조 단위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본다. 사고 희생자와 인근 상인 등의 피해 보상비는 물론 재시공 부담까지 안고 있어서다. 화정아이파크 8개 동의 공사비는 2600억원 가량인데, 사고가 발생한 201동만 철거하면 공사비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전체 동을 재시공할 경우 철거비와 최근 자잿값 상승 등을 고려할 때 수천억원이 들어갈 수도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현산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304억원으로 전년보다 43.6% 감소했다. 아파트 사고로 인한 손실 규모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일정기간 영업정지 처분까지 받으면 브랜드 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은 돈으로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 17살때 집에서 이유없이 잡혀갔다...제주4·3 군사재판 수형인 첫 직권재심 청구

    17살때 집에서 이유없이 잡혀갔다...제주4·3 군사재판 수형인 첫 직권재심 청구

    # A(남·17)는 중학교 재학 중 자택에서 경찰에 연행되어 1948년 12월 군법회의에 의해 내란죄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아 인천형무소에서 복역하다가 6·25 이후 행방불명됐다. # B(여·18)는 농업에 종사하던 중 4·3사건 이후 피난생활을 하다가 군인에 연행되어 1949년 7월 군법회의에 의해 국방경비법위반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아 전주형무소에서 복역하다가 6·25 이후 행방불명됐다. B는 4·3희생자와 1975년 5월 사후 결혼했다. # C(남·21)는 농업에 종사하던 중 경찰에 연행되어 1949년 7월 군법회의에 의해 국방경비법위반죄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아 대전형무소에서 복역하다가 6·5 이후 행방불명됐다. C의 형 E(24)도 1949년 7월 군법회의에 의해 국방경비법위반죄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으나, E의 딸이 재심을 청구하여 2021년 3월 제주지방법원에서 무죄판결을 선고받은 바 있고, 이번에 합동수행단에서 직권재심을 청구하여 C도 명예를 회복할 수 있게 됐다. 제주 4·3 사건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은 10일 4·3 수형인 희생자에 대한 직권재심을 법원에 청구했다. 합동수행단은 4·3 당시 불법 군사재판인 군법회의의 수형인명부에 기재된 희생자 2530명 가운데 인적사항이 특정되고 관련 자료가 있는 20명의 수형인에 대해 1차적으로 청구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4·3사건 생존수형인 및 유족들의 재심청구는 있었으나, 4·3사건 군법회의 수형인에 대해 검사가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1차 직권재심이 청구된 20명은 1948년부터 49년까지 2차례 진행된 군법회의에서 국방경비법 위반과 내란죄 등의 죄목으로 최대 15년형을 선고받고 다른 지역 형무소에서복역하다 6·25 전쟁 이후로 행방불명된 희생자들이다. 제주4·3위원회로부터 권고받은 직권재심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2021년 11월 24일 출범한 합동수행단은 “최대한 신속하게 직권재심 청구 업무를 수행해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회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4·3희생자 발굴유해 5구가 74년 만에 유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도는 제주4·3평화공원 내 평화교육센터에서 4·3희생자 5명에 대한 신원확인 결과 보고회를 열고 신원확인유해 5구를 유가족에게 인계했다. 유족대표로 참여한 고(故) 김석삼 희생자의 자녀인 김영숙 씨는“가족과 헤어진 아버지는 74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른 오늘, 딸과 그 가족들을 다시 만나게 됐다”며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신 아버지가 너무나도 반갑고 이곳에 편히 모시게 되어 작게나마 자녀의 도리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 17세 아내 참수 후 머리 들고 웃으며 거리 행진…이란 또 ‘명예살인’

    17세 아내 참수 후 머리 들고 웃으며 거리 행진…이란 또 ‘명예살인’

    이란에서 끔찍한 '명예살인' 사건이 또 발생했다. 어린 아내를 참수한 남편은 머리를 들고 웃으며 거리 행진까지 했다. 6일(이하 현지시간) 이란인터내셔널은 후지스탄주 아바즈시에서 명예살인 사건이 발생해 사법당국이 수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5일 아바즈시 중심가에 잘린 머리를 든 남성이 나타났다. 남성은 한 손에는 긴 칼을, 다른 한 손에는 젊은 여성의 머리를 쥐고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도심을 돌아다녔다. 끔찍한 거리 행진 동영상은 언론과 인터넷을 타고 이란 전역으로 확산했다. 뉴스통신사 로크나는 관련 사진을 홈페이지 전면에 게시했으며, 현지 인터넷은 명예살인 관련 검색어로 도배됐다. 파문이 일자 검경 등 사법당국은 서둘러 수습에 나섰다. 압바스 호세이니-푸야 후지스탄주 검찰총장은 언론에 "희생자의 남편과 시형 등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도 "용의자들은 모두 범행을 자백했다"고 설명했다.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희생자는 모나 헤이다리(17)라는 여성이다. 헤이다리는 12살 때 사촌과 결혼해 14살에 아들을 낳았으며, 얼마 전 가출해 터키에 머무르다 친아버지와 남편에게 붙잡혀 다시 이란으로 끌려갔다. 사법당국은 헤이다리가 가족에게 불륜 사실을 들켜 터키로 달아난 것이라고 전했다. 헤이다리의 친아버지가 자신의 조카이자 사위인 헤이다리의 남편과 터키로 가 딸을 끌고 왔으며, 헤이다리의 남편은 불륜에 대한 처벌로 아내를 참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건의 책임을 희생자에게 돌리는 듯한 뉘앙스였다. 후지스탄주 검찰총장은 한 술 더 떠 "집을 나간 아내가 터키에서 찍은 사진을 직접 남편에게 보낸 것이 화근이었다. 그게 남편의 부정적 감정을 자극했다"고 지적했다.검찰총장은 또 관련 동영상 확산을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총장은 "살해 현장, 잘린 머리 노출에 대해 법적 조처를 할 것이다. 동영상 최초 촬영자는 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포자도 처벌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6일에는 사건 관련 사진을 게시한 뉴스통신사 로크나의 홈페이지를 일시 폐쇄 조치했다. "폭력적이고 비도덕적인 콘텐츠로 공공의 정신 건강을 위협했다"는 게 제재 사유였다. 현지에선 거센 비난 여론이 일었다. 익명의 누리꾼은 "검찰이 희생자가 남편을 자극해 제 무덤을 팠다는 식으로 책임을 희생자에게 돌렸다. 재판 전부터 사건의 성격을 흐리고 있다"고 성토했다. 보도 통제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개혁파 언론인 압바스 압디는 "보수 언론은 명예살인 사건을 보도조차 하지 않는다"며 사법당국이 폭력적 콘텐츠라는 이유로 진보 언론 보도만 문제 삼는 걸 지적했다. 이어 "보수언론은 명예살인이 성범죄를 예방한다는 믿음으로 침묵을 택하고 있다. 그들의 침묵은 이 끔찍한 사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양극적 시각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명예살인을 막을 제도적 장치 마련에 대한 요구도 이어졌다. 현지 변호사는 개혁파 언론 샤르그와의 인터뷰에서 "사법적 구멍이 명예살인의 길을 닦은 셈이다"라고 분석했다. 이란 의회 엘람 나다프 의원 역시 뉴스통신사 INLA와의 인터뷰에서 "불행히도 여성에 대한 폭력을 막고, 법적 처벌을 보장하는 구체적 장치가 없다. 이런 사건이 계속 터지는 이유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일간신문 서잔데기는 "인간의 목이 잘렸고, 머리는 거리에 전시됐으며, 살인자는 자랑스러워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비극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우리는 이런 명예살인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이란을 포함한 이슬람권 일부 국가에서는 이슬람 율법(샤리아)에 따라 아버지나 남자 형제가 보호자로서 아내와 미성년 자녀, 여자 형제에 대한 훈육 권리를 가진다. 일정 정도의 가정 폭력은 물론, 명예살인까지 종교적 관습에 따라 허용된다. 특히 성 문제는 불명예로 간주하여 '명예살인'이 벌어져도 처벌하지 않는다. 성범죄 피해자에게 도덕적 책임을 물어 살해하는 것도 용인된다. 다만 정확한 명예살인 규모는 파악된 바 없다. 최근 2년간 여성 60명이 명예살인에 희생됐다는 분석과 2010~2014년 최소 8000건의 명예살인이 발생했다는 의학전문지 란셋의 보도가 있지만 추정일 뿐이다. 현지언론은 피해를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 피해 규모가 그 이상일 거라고 본다. 테헤란 경찰 당국 역시 이란 전체 살인사건에서 명예살인이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만 하고 있다.
  • [글로벌 In&Out] 2022년 벽두, 한일의 ‘약속’을 생각한다/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2022년 벽두, 한일의 ‘약속’을 생각한다/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2022년 신년 벽두, 유감스러운 일들이 많았다. 우선 북한이 연초부터 무려 7차례나 미사일 발사를 반복했다. 앞으로는 지금까지 자제해 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핵실험 재개도 불사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벼랑 끝 전술인지도 모르겠으나 미국은 과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또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열리긴 했지만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중국의 인권 상황을 문제 삼아 외교적 보이콧에 나섰다. 여기에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미러 대립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낳고 있다. 마치 미국 대 중러의 냉전이 부활한 듯하다. 중러에 ‘전략적 완충국가’로서의 북한의 의미가 커짐에 따라 북한 비핵화에 대한 양국의 영향력 행사는 더욱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 와중에 한일 간에는 사도 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둘러싸고 새로운 갈등이 부상하고 있다. ‘군함도’를 포함한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의 등록은 ‘한반도 출신 희생자를 기억하기 위한 정보센터 설치’를 조건으로 인정됐다. 그런데도 실제 정보센터의 전시는 “차별적 대응은 없었다”는 원주민의 증언을 일부러 강조하고 있어 당초 조건을 충족시켰다고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약속 파기’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무리하게 사도 광산의 등록을 진행시키려 하고 있다. 그다음은 한국의 대통령 선거다. 이번 선거전을 과거와 비교해 보면 과연 한국의 민주주의가 더 나아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지, 한국 정치의 관찰자로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주요 관심사인 외교안보 정책은 대선에서 거의 쟁점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보수, 진보 두 진영의 공약을 비교해 보면 특히 대북정책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으며, 어느 쪽이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미중 대립에 대한 한국의 외교적 스탠스에도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쟁점이 되지 않고 있음에도 외교안보에서 상당히 다른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점을 한국 유권자들은 어떻게 보고 있는 것일까. 이제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고 있는 것일까. 한일이 공유하는 냉엄한 국제 환경과 관련해 지금처럼 두 나라가 고민을 함께하면서 상호 지혜를 짜내는 것이 절실히 요구됐던 적은 없었다. 그런데도 이를 위해 필요한 협력의 기초는 무너졌고 더욱 취약해지고 있다. 게다가 한일 국내 정치에서 그런 기초를 재구축하려는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한일 여론도 ‘역사전쟁’에서 서로 ‘상대방에게는 질 수 없다’는 목소리가 다수를 점하고 있다. 이래서는 두 나라가 외교적 선택의 폭을 스스로 좁히고 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역사 문제를 둘러싼 대립은 이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한일 간에 가로놓인 역사 문제의 중요성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역사 문제가 양국 관계 전체를 뒤덮어서도 안 된다. 눈앞의 안보 상황은 서로의 생존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다. 사도 광산의 세계유산 등록 성패가 한일에 진정으로 중요한 문제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전제를 바탕으로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는 과정에서 그때그때 정부가 했던 약속을 존중하고 지켜 나가겠다는 것을 한번 더 확인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일본으로 치면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 등의 역사인식과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 전시에 관한 국제적 약속 등이다. 한국의 경우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의 ‘완전하고 최종적인 해결’,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등이다. 일본에는 한국이 ‘약속 파기’를 했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최근 일본 정부의 행동을 보면 과연 일본도 그런 비판을 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국이 약속을 지키기를 바란다면 일본도 약속을 지켜야 하는 것 아닐까.
  • 101세 누나의 채혈로… 4·3희생자 유해 신원 확인

    진화된 유전자 검사법으로 제주4·3희생자 유해 5구의 신원이 74년 만에 확인됐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서울대 법의학연구실에서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NGS)을 적용해 제주국제공항에서 발굴한 4·3희생자 유해 5구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까지 발굴된 411구의 유해 중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138명으로 늘었다.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전부 20~30대 남성으로 1948~1949년 희생됐다. 이 중 3명은 군법회의에 회부돼 죽임을 당한 희생자로 화북과 한림, 서귀포 거주자로 확인됐다. 나머지 2명은 행방불명된 희생자로 조천과 대정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법회의 희생자 중 1명은 가족인 101세의 누나가 채혈을 하면서 극적으로 신원 확인이 이뤄졌다. 특히 이번 신원 확인은 친부모·자식관계만 판별 가능한 성염색체검사(STR)가 아니라 NGS를 적용, 성과를 거둬 주목된다. NGS는 유전자 DNA의 일정 구간을 증폭해서 분석하는 방식으로 방계 6촌까지 판별이 가능하다. 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지난해 3월 표선면 가시리에서 발굴된 유해 3구를 시작으로 서귀포시 강정동, 상예동 등 도내 7곳의 암매장 추정지를 발굴 조사해 총 6구의 유해를 수습, 총 411구의 4·3희생자 유해를 찾았다.
  • 101세 누나의 채혈로…74년 만에 4·3희생자 유해 신원 확인

    101세 누나의 채혈로…74년 만에 4·3희생자 유해 신원 확인

    제주4·3희생자 유해 5구의 신원이 74년 만에 확인됐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4·3평화재단에 따르면 서울대학교 법의학연구실에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을 적용해 제주국제공항에서 발굴한 4·3희생자 유해 5구의 신원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신원 확인은 지금까지 유전자 검사 방식에서 좀더 진화한 검사법으로 성과를 거둬 주목을 끈다. 친부모·자식관계만 판별 가능한 성염색체 검사(STR)가 아니라 신원을 특정할 수 없었던 유해에 대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을 적용했다. NGS는 유전자 DNA의 일정 구간을 증폭해서 분석하는 방식인데 방계 6촌까지 판별이 가능하다. 이로써 2021년까지 제주국제공항 등지에서 발굴된 411구의 유해 중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138명으로 늘었다. 이번에 새롭게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전부 20·30대 남성이었다. 이중 3명은 군법회의에 회부돼 죽임을 당한 희생자로 화북과 한림, 서귀포 거주자로 확인됐다. 나머지 2명은 행방불명된 희생자로 조천과 대정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군법회의 희생자 중 1명은 가족인 101세의 누나가 채혈을 하면서 극적으로 신원 확인이 이뤄졌다. 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2021년 유전자감식과 더불어 희생자 유해발굴을 진행한 바 있다. 이를 통해 3월 표선면 가시리에서 발굴된 유해 3구를 시작으로 서귀포시 강정동, 상예동 등 도내 7곳의 암매장 추정지를 발굴 조사해 총 6구의 유해를 수습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총 411구의 4·3희생자 유해가 발굴됐다. 올해는 도내 유전자 감식 뿐만 아니라 도외 행방불명인 신원확인을 위한 유가족 채혈도 새롭게 시행할 예정이다.
  • “길은 못 빌려준다”… 붉은 조복 입고 동래성과 함께 스러진 송상현

    “길은 못 빌려준다”… 붉은 조복 입고 동래성과 함께 스러진 송상현

    “싸우지 않으려면 길을 빌려달라”동래성 에워싼 왜군의 목판 도발“싸워 죽긴 쉬워도 길은 못 터준다”목패에 써 던지고 치열한 수성전 친분 있던 왜장의 도움 마다하고백성과 함께 저항하다 끝내 순절‘군신의 의리는 무거우니’ 글 남겨훗날 가족 요청으로 청주로 이장 동인 이발에게 찍혀 동래부 좌천서인의 영수 정철과는 평생 교감너른 묘지터엔 기생·측실 무덤도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는 광화문광장이 서울을 상징한다면 부산의 열린공간은 이제 송상현광장을 첫손가락에 꼽아야 한다. 과장을 보태지 않아도 부산지하철 1호선 부전역에서 양정역에 이르는 거리의 대부분이 송상현광장이다. 중앙대로와 거제대로가 합류하는 송공삼거리에는 ‘충렬공 송상현 선생상’이 높이 서서 먼 곳을 응시하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동래성 방어전을 지휘한 부사 송상현(1551~1592)은 전세가 기울자 당상관의 붉은색 관복인 조복(朝服)을 갑옷 위에 입고는 당당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왜군에 희생된 동래부 관민은 5000명에 이른다고 한다. 학살의 흔적은 부산지하철 4호선 수안역에 있는 동래읍성임진왜란역사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래성 성벽에서 50m 남짓 떨어진 수안역은 왜란 당시 해자 자리라고 한다. 2005~2007년 역사 예정지에 대한 발굴조사에서 동래성 전투의 희생자 인골과 각종 무기류가 무더기로 나왔다. 수안역에서 7번 출구로 나선 다음 충렬대로를 따라 낙민역 방향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송상현이 왜군과 맞섰던 동래성 남문 터였음을 알리는 표석이 보인다.1592년 4월 14일 부산진성을 점령한 왜군 선봉대는 주력 부대를 당시 부산 지역의 중심인 동래성으로 투입한다. 왜적의 침입 소식에 경상좌병사 이각, 양산군수 조영규, 울산군수 이언함의 부대는 동래성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그런데 방어전의 총책임자 역할을 해야 했을 이각이 부산성 함락 소식에 다시 주력 부대를 이끌고 성 밖으로 나가 북쪽 소산역에 웅크리고 있었으니 남은 군사의 사기는 꺾일 수밖에 없었다. 왜군 병력이 동래성에 다다른 것은 4월 15일 오전 10시쯤이었다. 먼저 100명 남짓한 왜군이 송상현이 내려다보고 있는 남문 앞으로 다가가 ‘싸우고 싶으면 싸우고, 싸우지 않으려면 길을 빌려 달라’(戰則戰矣 不戰則假道)고 적은 목판을 세워 놓았다. 그러자 송상현은 고민하지도 않고 ‘싸우다 죽기는 쉬워도 길을 빌려주는 것은 어렵다’(戰死易 假道難)고 목패에 써서 적진에 던졌다. 16일 아침, 조선군은 포위한 왜군과 치열한 수성전(守城戰)을 벌였다. 왜군이 동래성의 동북쪽 경사진 성벽을 무너뜨리고 몰려들어 오자 군사는 물론 백성들까지 농기구를 들고 맞섰고, 부녀자들은 지붕에 올라가 기왓장을 왜군에 던지며 저항했다. 동래성이 왜적에 점령당하는 순간을 훗날 동래부사를 지낸 민정중(1628~1692)은 ‘왜군의 총성이 이어지고 칼날은 쉴 사이 없이 번뜩였다. 성은 협소하고 사람은 많은 데다 적병 수만이 일시에 들어오니 성중은 메워져 움직일 수 없었다’고 ‘임진동래유사’에 적었다.동래성은 폐허가 됐다. 오늘날 동래성은 1731년(영조 7) 동래부사 정언섭이 크게 넓혀서 다시 쌓은 것이다. 이때 최소 12명의 왜란 희생자 유골과 포환·화살촉 등이 나왔다. 정언섭은 유골을 6개의 무덤에 나누어 안치하고 임진전망유해지총비(壬辰戰亡遺骸之塚碑)를 세웠다. 1788년(정조 12)에는 동래부사 이경일이 우물을 파다가 다시 임란 희생자의 유골을 발견했고 무덤은 7개로 늘어났다. 정언섭은 비석에 ‘바라건대 충신 의사의 장지인 것을 알고 밟지도 말고 훼손하지도 말라’고 새겼다. 하지만 무덤군(群)은 일제강점기 복천동에 초라하게 합분(合墳)됐고, 1974년 다시 금강공원으로 옮겨졌다. 동래성에 침입한 왜장 가운데 한 사람인 다이라 시게마스는 왜란 이전 부산을 오가며 송상현으로부터 후하게 대접을 받은 적이 있었다. 다이라는 피할 곳을 눈짓으로 알려 주고 옷소매를 잡아끌기도 했지만 송상현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앞서 송상현은 임금이 있는 북쪽을 향해 네 번 절하고 아버지에게 보낼 글을 썼다. ‘외로운 성에 달무리지고 / 다른 군진은 단잠에 빠져 있네 / 군신의 의리가 무거우니 /부모의 은혜는 오히려 가볍다’(孤城月暈 列鎭高枕 君臣義重 父子恩輕) 송공단은 송상현이 순절했다는 정원루 자리에 1742년(영조 18) 동래부사 김석일이 세운 제단이다. 정원(靖遠)이란 ‘멀리 있는 왜인들을 바로잡아 편안하게 한다’는 뜻이니 이곳에서의 죽음은 상징적이다. 송공단은 동래부사 이안눌이 1608년(선조 41) 동래성 남문 밖 농주산에 마련했던 전망제단(戰亡祭壇)을 넓혀서 옮긴 것이다. 동래부 관아는 남문 터 표석이 있는 골목 입구에서 동래시장 쪽으로 가면 오른쪽 골목에 나타난다. 송공단은 시장 언덕길을 따라 다시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오른쪽 골목에 보인다. 동래성 전투가 끝나자 대마도주 소 요시토시와 종군승 겐소는 송상현과 첩 금섬(金蟾)의 시신을 동문 밖에 장사지내고 나무로 표식을 해 두었다. 1595년 송상현 집안이 장지를 옮기고 싶다고 상소하자 선조는 왜장 가토 기요마사와 회담한 적이 있는 경상도절도사 김응서에게 시신을 수습할 수 있게 주선하도록 명했다. 상촌 신흠(1566~1628)의 ‘송동래전’에 나오는 이야기다. 부산 일대는 여전히 왜군이 점령하고 있었다. 금섬은 함흥기생 출신이었다. 송상현의 시신 곁에서 사흘 동안 왜군을 꾸짖다 살해됐다. 통천군수 한언성의 서녀라고 한다. 그러니 ‘김섬’이 아닌 ‘금두꺼비’라는 뜻의 ‘금섬’으로 부르는 것이 좋겠다. 기생 시절의 애칭이었을 것이다. 동래성에 머물던 또 한 사람의 측실 이양녀(李良女)는 송상현이 전투가 벌어지기 전 서울로 보냈으나 부산성 함락 소식에 ‘가군(家君) 곁에서 죽겠다’며 돌아갔다. 이양녀는 포로가 돼 일본에 끌려갔다가 훗날 송환됐다.송상현의 무덤은 충북 청주에 있다. 묫자리는 이여송과 함께 조선에 들어온 명나라 지관 두사총(杜師聰)이 고른 것이라고 한다. 경부고속도로 청주나들목으로 빠져나가 청주로 방향을 잡으면 곧바로 왼쪽에 송상현을 기리는 사당 충렬사가 나타난다. 무덤은 다시 동쪽으로 1㎞쯤 가야 한다. 부인 성주 이씨의 무덤은 남쪽으로 1㎞쯤 떨어진 황구산 기슭에 있다. 그러니 선조가 내린 땅은 송상현의 사당과 무덤, 그리고 부인의 무덤을 모두 아우르는 넓이였을 것이다. 송상현의 후손은 이곳에 터를 잡았다. 송상현의 무덤으로 오르는 초입에는 송시열이 비문을 짓고, 송준길이 글씨를 써서 1619년(효종 10) 세운 신도비가 있다. 송시열이 지은 행장에 ‘동래는 왜적이 침입할 첫머리가 되는 까닭에 공이 문무의 재략을 겸비했다는 핑계로 수령에 제수됐던 것이니 실로 이 처사는 선의가 아니었다’는 대목은 흥미롭다. 행장은 ‘공은 이발에게 미움을 샀기 때문이 조정에서 편안히 지낼 수 없어 내외직을 들락날락했다. 이발이 죽자 그 무리들로부터 더욱 심한 미움을 샀다’고도 했다. 송상현은 서인의 영수 정철과 돈독했던 듯하다. 정철의 ‘송덕구에게 주다’라는 시에는 ‘호산의 송씨가 없어지면 깊은 속 어디다 열어 보일꼬’라는 대목이 보인다. 나이 차는 있지만 두 사람이 깊은 교감을 나누는 사이였음을 짐작게 한다. 송상현의 본관은 여산이다. 호산은 오늘날 전북 익산에 속하는 여산의 옛 이름이라고 한다. 덕구는 송상현의 자(字)다. 이발은 정철의 처벌을 주도한 동인의 영수였다. 때문에 문과에 우수한 성적으로 급제한 송상현이지만 오지의 무관직으로 밀려나곤 했고, 왜침의 분위기가 고조되던 1591년에는 위기의 동래부로 좌천됐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눈에 명당으로 느껴지는 송상현의 묘소에는 금섬과 이양녀의 무덤인 작은 봉분 두 개도 보인다. 정작 남편의 무덤을 옮겨 온 이후 3년 동안 시묘살이를 했다는 성주 이씨의 묘소는 멀리 떨어져 있으니 오늘날의 시각으로는 안쓰러운 일이다. 성주 이씨 무덤은 찾아가기가 쉽지 않았다. 부인의 무덤은 어떻게 가느냐고 물었을 뿐인 관광객 한 사람에게 먼 길을 직접 안내한 송상현충렬사관리소장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 충렬사 문화유산해설사의 친절도 인상적이었다.
  • 제주4·3 희생자 유해 5구 75년만에 신원 확인…20∼30대 남성

    70여 년 전 제주4·3 당시 희생된 시신 5구의 신원이 확인됐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제주4·3 당시 군법회의(1948~1949년)에 의해 희생된 3명과 행방불명인 2명 등 5명의 신원을 유전자 감식을 통해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 5명 중 군법회의 희생 추정자 3명은 제주읍 화북(1명),한림(1명),서귀포(1명) 출신으로 나타났다. 또 행방불명인 2명은 조천(1명),대정(1명) 출신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모두 20∼30대 남성으로,1948~1949년 희생됐다. 이번에 신원이 밝혀진 5명의 유해는 2007∼2009년 제주국제공항 남·북 활주로 서북쪽과 동북쪽에서 진행한 유해 발굴을 통해 수습됐다. 신원 확인 작업을 한 서울대 의과대 법의학교실은 유전자 검사 방식인 염기서열 분석법(NGS)을 적용해 유해의 신원을 밝혀냈다. NGS는 유전자 DNA의 일정 구간을 증폭해서 분석해 유해 시료가 손실돼도 판별이 가능한 검사 방법이다. 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현재까지 제주4·3 희생자 411구의 유해를 발굴했으며,이 중 138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10일 제주4·3평화공원 평화교육센터에서 보고회를 열어 희생자 신원과 가족 관계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 강릉시, 일본서 사망한 조선인 이주근로자에 추도비 건립·제례 봉행한 일본인 등에게 감사패

    “강릉 출신 조선인 이주근로자에게 제사를 지내고 추도비를 건립해준 일본인, 재일한국인들에게 감사합니다.” 강원 강릉시가 국경을 초월한 감동을 선사한 재일한국인과 일본인에게 감사장과 감사패를 수여하기로 했다. 4일 강릉시에 따르면 일본인과 재일한국인들은 지난 1910∼20년대 일본 효고현 다카라즈카에서 사망한 한국인 이주근로자들을 위해 제사를 지내고 있는 일본인을 비롯해 역사적 사실 발굴 및 2020년 조선인 추도비까지 건립해 추모하고 있는 재일한국인 등 8명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기로 했다. 재일한국인 고 정홍영씨는 지역사 연구자로 조선인 사망자 발굴 연구와 제사를 지냈고, 콘도 도미오씨는 재일조선인 연구와 조선인 추도비 건립을 주도했다. 김례곤씨는 사회운동가로 추도비 부지를 마련하고 석재기부 등을 했다. 일본인 히다 유이치씨는 고 정홍영씨의 조선인 조서 연구를 지원 협력하고 추도비 건립에 참여했으며, 호리우치 미노루씨는 효고현 재일조선인 연구와 추도비 건립에 협력했다. 또 타마노 세이조씨는 조각가로 추도비를 디자인했다. 만푸쿠지(滿福寺) 주지 부부는 100년 넘게 조선인 희생자 제례를 봉행했다. 특히 만푸쿠지 주지 부부는 1914년 고베 수도관 공사 중 사망한 강릉 출신 김병순 등 3명을 1920년부터 제사를 지내오다가 1929년 다케다오 다이너마이트 폭발사고로 사망한 2명의 한국인 이주근로자를 포함한 5명에 대한 제사를 100년 이상 지내고 있다. 감사패는 도쿄 강원도 일본본부에 보내 전달하기로 했다. 수여 대상자 가운데 콘도 도미오씨는 시한부 삶을 살고 있어 강릉시는 최대한 빨리 감사장을 제작해 2월 중 전달하고, 다른 7명에 대해서는 3월 26일 제례일에 전달하기로 했다. 김한근 강릉시장은 “한일 양 국민에게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우호와 친선의 새 시대를 여는 선구자의 모범을 보여 주셨기에 강릉시민을 대표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군함도 이어 사도광산까지… 한일 세계문화유산 외교전

    군함도 이어 사도광산까지… 한일 세계문화유산 외교전

    일본 정부가 지난 1일 니가타현의 사도(佐渡)광산을 2023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추천서를 제출하면서 한일 관계가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2015년 하시마(일명 군함도) 세계문화유산 등재 사태 재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또다시 일본의 도발에 맞서 전방위 외교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사도광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려면 빨라도 1년 6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일본 정부가 정식으로 추천서를 제출함에 따라 세계유산센터 산하 민간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가 서류 심사 및 현지 실사를 한 뒤 내년 5월쯤 등재 여부를 판단한다. 이후 21개국으로 구성된 세계유산위원회가 6월쯤 다시 심사해 최종 결정하지만 이코모스의 ‘등재’ 결정을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뒤집은 사례는 없다.일본 정부는 관계부처가 모두 참여하는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등재 실현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사도광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한국을 포함한 관련국과 냉정하고도 신중한 논의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키자키 시게키 관방부 부장관보가 TF를 이끈다. 외무성에서 한국 담당인 아시아대양주국장을 지낸 다키자키는 한일 문제를 직접 다뤄 본 경험이 있다.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과 관련해 문제가 되는 시기를 제외했다는 점과 강제 노동은 없었다는 점 두 가지를 강조해 국제사회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추천서에서 사도광산에 대해 일제강점기를 제외한 에도시대(1603~1868년)에 한해 일본 고유의 전통적 수공업을 활용한 유례없는 광산이라고 강조했다. 또 일본 정부는 강제 노동 자체도 없었다고 주장한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팩트 기준으로 반박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본인이나 조선인 모두 합법적으로 동원됐기에 강제노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맞서 한국 정부가 할 일은 2015년 군함도 세계문화유산 등재 사태 당시를 복기하는 일이다. 한국 정부는 2015년 3월 이코모스의 하시마 등재 권고 결정을 막지 못하자 일본을 제외한 19개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을 상대로 등재 결정문에 조선인 강제 노역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담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 다만 당시 한국은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이었지만 지금은 아니어서 발언권이 없는 데다 일본이 위원국으로 들어가 있다는 점에서 그때보다 상황이 불리하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이상화 외교부 공공외교대사가 단장을 맡아 민관이 포괄적으로 참여하는 TF를 꾸려 반박하기로 했다. 일본의 약점도 있다. 일본은 2015년 군함도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 과정에서 조선인 강제노역이 있었다는 사실을 결국 인정했다. 이후 희생자를 기리는 정보센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않았고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해 7월 이를 개선하라고 경고했다. 내년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사도광산 등재 검토와 함께 이 경고 이행 여부도 함께 다룰 것이어서 일본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아사히신문은 2일 “편향성을 지적받은 정보센터의 전시 시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유네스코의 결의에 따른 지적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며 “동시에 한국과 대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 광주 아파트 붕괴 두번째 희생자 사인은 ‘다발성 손상’

    광주 아파트 붕괴 두번째 희생자 사인은 ‘다발성 손상’

    광주 HDC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에서 두 번째로 수습된 희생자의 사인도 첫 번째 수습 희생자와 같은 ‘다발성 손상’으로 추정됐다. 2일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붕괴사고 현장 28층 잔해 속에서 수습된 두 번째 희생자 A씨에 대한 부검이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진행됐다. 국과수는 “‘다발성 손상’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고 A씨 사인에 대한 1차 소견을 관계기관에 통보했다. 앞서 국과수는 지난달 14일 붕괴 현장 지하 1층에서 수습된 첫 번째 수습 희생자의 사인도 마찬가지로 ‘다발성 손상’으로 추정했다. 공식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예정이지만, 경찰은 사고로 인한 사망이 명백한 만큼 고인의 시신을 유족에게 인계했다. 하지만 A씨의 유족들은 나머지 실종자 4명이 모두 구조 또는 수습될 때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고, 고인의 시신을 영안실에 안치하기로 했다. 광주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 중 붕괴 사고는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쯤 아파트 한 개 동 23∼38층 일부가 무너져 내리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1명이 다치고 공사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구조 당국은 붕괴 발생 나흘째인 지난달 14일 첫 피해자를 지하공간에서 수습했고, 지난달 31일에는 매몰자 1명을 추가 수습했다. 현재는 27층에서 발견된 매몰자 1명을 구조하고, 남은 실종자 3명을 찾는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 올해 제주 4·3 추념식 슬로건은 ‘4·3의 숨비소리, 역사의 숨결로’ 선정

    오는 4월 3일 치러지는 제74주년 4·3희생자 추념식 슬로건으로 ‘4·3의 숨비소리, 역사의 숨결로’가 선정됐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7일부터 한 달 동안 진행된 공모를 통해 총 462건이 접수됐고 1차와 2차 심사를 거쳐 최우수 1건, 우수 2건, 장려 5건 등 8건을 뽑았다고 2일 밝혔다. 최우수작인 ‘4.3의 숨비소리, 역사의 숨결로’는 4.3으로 희생당한 제주도민들의 마지막 숨비소리가 역사에 남을 숨결이 된 점을 감안, 희생하신 분들의 뜻을 이어 받아 평화가 가득한 미래를 만들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수작은 ‘제주4·3! 희망을 수놓다! 평화로 통하다!’와 ‘4·3 다시 피는 붉은 봄, 다시 흐르는 푸른 역사’가 선정됐고, 장려에는 ‘제주4·3, 대한민국을 밝히는 또 하나의 빛’ 등 5건이 뽑혔다. 슬로건 공모결과는 도청 홈페이지에 게시되며 향후 홍보 아치, 선전탑, 현수막, 홍보영상, 홍보자료 등 추념식 각종 홍보물에 활용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번에 선정된 슬로건을 활용해 4·3추념식 홍보 등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고려해 방역대책을 강구하고 유족 중심의 추념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 中매체 ‘미국 미쳤나’...美 어린이용 총기 제작 소식에 ‘화들짝’

    中매체 ‘미국 미쳤나’...美 어린이용 총기 제작 소식에 ‘화들짝’

    미국의 한 총기 제조업체가 어린이용 소형 돌격 소총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비판이 거세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해외판 ‘하이와이망’은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와 데일리스타가 지난 29일 보도한 내용을 인용해, 미국 일리노이주에 소재한 한 총기 제조사가 어린이용 돌격 소총을 제작해 판매를 앞두고 있다고 3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업체가 신제품으로 선보인 어린이용 돌격 소총은 미국에서 가장 치명적인 무기로 불리는 AR-15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된 총기는 일명 ‘JR-15’로 불리는데, 기존의 ‘AR-15’ 총기보다 크기는 약 20% 작고, 무게는 1.04㎏으로 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소비자 판매 가격은 약 389달러로 책정될 예정이다. 특히 이 업체는 문제의 소총 제작 소식을 알리며 ‘아이들도 엄마 아빠의 총과 유사한 것을 다룰 수 있게 됐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이 제품은 이달 초 미국 국립사격운동재단이 후원해 개최된 2022년 무역전람회에 처음 공개돼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현지 언론을 전했다. 논란이 가속화된 것은 문제의 어린이용 소총이 기존의 AR-15 소총을 모델로 제작돼, 대대적인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AR-15’는 ‘M-16’의 원조 격인 소총으로, 미국 총기업체 아말라이트(Armalite)가 냉전 시기 자유진영의 대표 소총 ‘M-16’의 기본형으로 알려진 제품이다. 특히 이 소총은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일반 권총보다 더 치명적인데, 권총보다 크기는 더 작지만, 총알 속도는 더 빨라서 피해자의 몸 안에서 종종 산산조각이 나 더 가공할만한 상처를 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탄창도 보통 권총보다 많은 총알 30개가 들어간다. 때문에 최근 들어와 미국 총기 난사 사건에서 단골로 등장한 대표적인 총기라는 지적이다. 지난 5일에도 미국 오하이오주 캔턴에서 한 남성이 새해 기념으로 허공으로 총을 쏘던 중 경찰이 예고 없이 발포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공중에 발포된 총기 역시 AR-15로 확인됐다.이 같은 사실이 공개되자, 미국의 시민단체인 ‘뉴타운행동연맹’은 성명서를 내고 ‘미성년자의 총기 사고로 학생 20명과 교직원 6명 등 대형 총격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어린이용 돌격 소통을 무자비하게 홍보하며 총기 제조사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행위는 마치 돈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폭력적인 행동과 같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총기 폭력 사건에 반대하는 입장을 지지해온 비영리 단체 ‘One Aim Illinois’의 캐서린 샌스 단체장은 “어린이용 돌격 소총에 대한 대규모 홍보가 가능하다는 현실은 현재 일리노이주에 매우 치욕적인 행위”라면서 “이로 인해 미국 전역의 어린이들의 생명이 큰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중국 관영매체들은 일제히 최근 미국 현지에서 발생한 총기 사고를 지적하며 비판적인 입장을 지지했다. 하이와이망은 미국의 한 비영리 단체가 집계한 내용을 인용해 지난 한 해 동안에만 총기 사고로 사망한 미국인의 수가 무려 4만 4868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20년 총기사고로 사망한 희생자 대비 무려 32% 이상 급증한 수치다. 또, 미국 질병통제센터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2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14세 이하의 미국 청소년의 총기 사고 사망률은 무려 50% 이상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 기시다 “사도광산 세계유산 추천한다”…한일 역사전쟁 벌어지나

    기시다 “사도광산 세계유산 추천한다”…한일 역사전쟁 벌어지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8일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니가타현의 사도광산은 일제강점기 강제노동의 상징으로 일본 정부가 한국의 반대를 무시하고 추천을 강행하면서 한일관계에 악재가 추가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도광산을) 올해 신청해서 조기에 논의를 시작하는 게 등재 실현에 지름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세계유산 등재 추천 기한인 다음달 1일까지 사도광산에 대한 추천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하게 된다. 이후 유네스코 자문 기관이 올가을 현지 조사를 벌인 뒤 내년 5월쯤 등재 여부를 권고하게 된다. 한일관계가 최악의 상황에서 또 하나 악재가 추가되게 됐다. 한국 외교부는 대변인 성명을 내고 “우리 측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시 한국인 강제노역 피해 현장인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 추천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이라고 밝혔다. 당초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 추천을 내년 이후로 미루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었다. 하지만 보수·우익 세력의 추천 압박이 거셌다.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조회장 등을 중심으로 사도광산 추천을 강행해야 한다고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압박했다. 결국 이러한 보수·우익 세력의 압박에 기시다 총리가 굴복하게 된 셈이다.아베 전 총리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년으로 추천을 미룬다고 해서 등재 가능성이 커지지 않는다”며 “한국과의 역사전쟁을 피할 수 없는 이상 추천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당 정조회장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에서 미뤄) 내년에 추천하는 게 지금보다 상황이 불리할 수 있어 우려된다”며 “올해 추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정부에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추천을 요구했다. 그는 지난 24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국가의 명예와 관련된 문제”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그는 사도광산에서 조선인 강제 노동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보수·우익 세력이 목소리를 키우는 데는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보수층 지지 기반을 다지기 위한 의도가 있다. 지난해 10월 31일 중의원 총선거에서 우익 성향의 일본유신회가 연립여당인 공명당을 제치고 제3당으로 올라서는 등 보수표 이탈이 가시화된 바 있다. 보수 단결의 모임 다카토리 슈이치 공동대표는 25일 모임에서 “정부가 (사도광산 등재를) 추천하지 않으면 참의원 선거 이전에 강경 보수층이 떨어져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앞서 니가타현은 사도광산을 추천하면서 17세기 세계 최대 금 산출량을 자랑하며 금의 채취에서 정련까지 수작업으로 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광산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태평양전쟁 때 사도광산을 전쟁물자 확보를 위한 광산으로 활용했고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기 위해 조선인 노무자를 대거 동원하며 월급조차 제대로 주지 않은 부정적인 과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일본 정부가 2015년 군함도 등 근대산업시설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 했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당시 군함도를 세계유산으로 추천할 때도 대상 기간을 1850~1910년으로 한정하며 태평양전쟁 시절을 제외하는 꼼수를 썼다. 하지만 일본은 군함도를 세계유산 등재 신청 과정에서 조선인 강제노역이 있었다는 사실을 결국 인정했다. 이후 희생자들을 기리는 정보센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않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해 7월 조선인 강제노역 관련 설명을 개선하라고 경고한 바 있다.
  • 전 부치는 명절, 지겹다고요?… ‘성평등한 설’ 위한 책 5권

    전 부치는 명절, 지겹다고요?… ‘성평등한 설’ 위한 책 5권

    ‘전 부치는 설’까지는 클리셰여도, 아무튼 명절은 만만하지 않다. 결혼을 했든, 하지 않았든. 간만에 가족들과 둘러 앉았다는 기쁨도 잠시, 누워있는 남자 형제에 손에 물 마를 날 없는 여자들의 모습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휴식임과 동시에 부담스러운 대비한 ‘성평등한 설’을 위한 책 5권을 소개한다. 당장은 아니어도, 노력하면 도래할 그 날을 위해. ●증조모-할머니-엄마-나로 이어지는 여성의 삶… ‘밝은 밤’ 장편 소설 ‘밝은 밤’(문학동네)은 최은영 작가가 오랫동안 마음에 품어왔던 여성 4대의 삶을 담았다. 서른 두 살 지연이 이혼 후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찾은 곳 ‘희령’. 열 살 때 할머니 집에 방문하기 위해 잠깐 머물렀던 기억을 제외하면 낯선 곳에 가까운 그 곳에서 할머니와 이십 여년 만에 재회한다. 거기서부터 지연이 희령에서 새로운 생활을 이어나가는 현 시점의 이야기와 할머니에게 전해듣는 과거 시점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전개된다. 이 이야기 형식의 특별한 점은, 과거의 이야기가 할머니의 입을 통해 직접적으로 풀려나오는 것이 아니라 할머니에게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지연이 재구성한 것이라는 데 있다.●미투 이후의 한국, 끝나지 않은 투쟁… ‘상냥한 폭력들’ ‘상냥한 폭력들’(동아시아)의 부제는 ‘미투 이후의 한국, 끝나지 않은 피해와 가해의 투쟁기’이다. 얼마 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통화 내용이 공개돼 ‘미투 2차 가해’ 논란을 불렀던 걸 떠올리면, 정말로 맞아 떨어지는 부제다. ‘미투 변호’의 최전선에서 피해자를 변호해 온 이은의 변호사가 굵직한 성폭력 사건들을 재구성했다. 저자는 변호사로서 ‘법’의 역할과 본질에 대해 질문하는 한편, 유독 성폭력 재판에서 법이 객관적으로 적용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사회적 진단을 내린다. 나아가 “가해자의 행위가 범죄로 인정되고 처벌을 받는 것과, 그 과정에서 피해자를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는 문화가 법조계 안에 제대로 안착해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128쪽)라고 말하며,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할 수 있는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그 남자들은 왜?… ‘페미니스트가 된 남자들’ ‘페미니스트가 된 남자들’(멜랑콜리아)은“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선언한 일곱 남자들을 인터뷰했다. 남성으로서의 페미니스트가 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또 성별을 넘어 바라본 페미니즘의 지평은 무엇인지 깊이 고민한 흔적들을 담았다. 각각의 남자들은 젠더 스터디 연구자(곽승훈), 페미니즘 활동가(이한), 언론 노동자(박정훈), 시인 및 돌봄노동자(서한영교) 등 서로 다른 직업들을 갖고 있다.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안티페미니즘이 터져 나오는 사이 이들은 페미니즘이야말로 성별에 관계없이 ‘상생’을 가능케 하는 주의주장이란 사실을 깨달은 사람들이다. “시스젠더 남성이 너무나 완벽하게 ‘여성성’을 수행할 수 있으면, 그건 사회가 규정한 ‘여성성’이라는 것 자체가 반드시 여성에게만 부착되어야 하는 게 아니란 걸 보여주는 거잖아요. 이 사람도 하고 저 사람도 할 수 있는 거면 누구만 하라고 강요할 이유가 없죠.”(신필규 비온뒤무지개재단 활동가) 한국 사회를 뒤덮은 성역할 규정에 경종을 울리는 글이다.●결혼한 여자들의 페미니즘… ‘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 비혼, 비출산 시대, 결혼한 여자가 ‘나’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희생자나 조력자가 아닌 삶의 주체로서의 ‘아내’ ‘엄마’ ‘며느리’는 가능할까. ‘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민들레)결혼한 여성으로서 끊임없이 이같은 질문에 부닥쳤던 열 명의 기혼여성들이 쓴 책이다. 고립육아를 하며 답답함을 느끼는 엄마, 시가에 대해 할 말 많은 며느리, 남편보다 더 많이 벌면서 가사와 육아까지 도맡은 직장인, 육아휴직 중인 전업주부, 아이를 키우며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결국 회사를 차린 창업가 등이다. 책에서 저자들은 견고한 가부장제에 아주 작은 균열이라도 내보려 애쓴다. 가부장제의 ‘고인 물’이 되지 않기 위해, 아이들에게 잘못된 삶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남편과 업무분담각서를 쓰는 방법에서부터 주 양육자 바꾸기, 시어머니와의 연대, 애 낳은 엄마의 ‘엄마기’ 선언, 집안에 나만의 공간 만들기, 결혼방학과 결혼졸업, 주부를 위한 월차 제도와 주 5일 근무제까지. 이번 설도 ‘성평등하기는 글렀다’는 체념에 접어든 이들에게 권하는 책이다.●나의 감정은 사소하지 않다… ‘마이너 필링스’ ‘마이너 필링스’(마티)는 한국계 미국 작가 캐시 박 홍의 자전적 에세이다. 저자는 은근하게 계속되어 끝내 내면화된 차별과 구별짓기가 한 개인의 마음속에 어떤 감정들을 남기는지 파고든다. “차별받는다고 느끼는 건 네 피해의식이야”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저자는 이 책을 내민다. 퓰리처상 파이널리스트에 올랐으며, 각종 유력지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자서전 부문)을 수상했다.
  • 여순사건 민간인 희생자에 세번째 무죄 선고

    1948년 10월 여순사건 당시 반란군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무고하게 희생당한 민간인들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제1형사부(송백현 부장판사)는 여순사건 당시 대전시 산내동 골령골에서 학살된 김중호(당시 20세)씨 등 민간인 희생자 12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민간인들에 대한 체포·감금이 일정한 심사나 조사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졌고 그 후 조사과정에서 비인도적인 취조와 고문이 자행된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같이 판시했다. 또 “여순사건 이후 군경이 민간인들을 무차별적으로 연행하는 과정에서 피고인들 또한 법원이 발부한 영장 없이 체포·감금됐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당시 이들에게 적용된 포고령 제2호에 대해 “미국 육군대장 맥아더 장군의 포고령 제2호의 내용도 적용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고 포괄적이어서 통상의 판단 능력을 갖춘 국민이 법률에 따라 금지된 행위가 무엇인지 예견하기 어려우므로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돼 위헌·무효다”고 강조했다. 김씨 등은 여순사건 당시 전남 여수시 신월리에 주둔하던 14연대 군인 등 반란군들이 여수와 순천을 점령하자 반란군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내란 및 포고령 위반 혐의로 영장도 없이 체포됐다. 무기징역 등을 선고받고 형무소에 수감됐으나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1950년 6월 대전시 산내동 골령골 등에서 학살당했다. 이번 재판은 대법원이 2019년 3월 여순사건 당시 반란군에 협조했다는 혐의로 사형당한 민간인 희생자에 대해 재심 개시를 결정해 이뤄진 세번째 무죄판결이다. 대법원 재심결정에 따라 2020년 1월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여순사건 민간인 희생자 재심 선고 공판에서 철도기관사로 일하다 처형당한 장환봉(당시 29세)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지난해 6월에는 순천역 철도원으로 근무했던 김영기(당시 23세)씨와 대전형무소에서 숨진 농민 김운경(당시 23세) 씨 등 민간인 희생자 9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 日정부, 결국 사도광산 세계유산 추천 강행할 듯...조선인 강제노역 장소

    日정부, 결국 사도광산 세계유산 추천 강행할 듯...조선인 강제노역 장소

    일본 정부가 28일 니가타현에 있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 노동의 상징인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추천하는 방향으로 최종 검토에 들어갔다. 교도통신은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을 202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추천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세계유산 추천 시한은 2월 1일로 일본 정부는 이날 외무성이 주도하는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추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당초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 추천을 내년 이후로 미루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었다. 한국의 반발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심사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번 심사에서 탈락하면 재추천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보수·우익 세력의 압박이 거셌다.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조회장 등을 중심으로 사도광산 추천을 강행해야 한다고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압박했다.아베 전 총리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년으로 추천을 미룬다고 해서 등재 가능성이 커지지 않는다”며 “한국과의 역사전쟁을 피할 수 없는 이상 추천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당 정조회장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에서 미뤄) 내년에 추천하는 게 지금보다 상황이 불리할 수 있어 우려된다”며 “올해 추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정부에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추천을 요구했다. 그는 지난 24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국가의 명예와 관련된 문제”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그는 사도광산에서 조선인 강제 노동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보수·우익 세력이 목소리를 키우는 데는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보수층 지지 기반을 다지기 위한 의도가 있다. 지난해 10월 31일 중의원 총선거에서 우익 성향의 일본유신회가 연립여당인 공명당을 제치고 제3당으로 올라서는 등 보수표 이탈이 가시화된 바 있다. 보수 단결의 모임 다카토리 슈이치 공동대표는 25일 모임에서 “정부가 (사도광산 등재를) 추천하지 않으면 참의원 선거 이전에 강경 보수층이 떨어져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니가타현은 사도광산을 추천하면서 17세기 세계 최대 금 산출량을 자랑하며 금의 채취에서 정련까지 수작업으로 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광산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태평양전쟁 때 사도광산을 전쟁물자 확보를 위한 광산으로 활용했고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기 위해 조선인 노무자를 대거 동원하며 월급조차 제대로 주지 않은 부정적인 과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일본 정부가 2015년 군함도 등 근대산업시설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 했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당시 군함도를 세계유산으로 추천할 때도 대상 기간을 1850~1910년으로 한정하며 태평양전쟁 시절을 제외하는 꼼수를 썼다. 하지만 일본은 군함도를 세계유산 등재 신청 과정에서 조선인 강제노역이 있었다는 사실을 결국 인정했다. 이후 희생자들을 기리는 정보센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않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해 7월 조선인 강제노역 관련 설명을 개선하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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