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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큰스님이 사라진 시대/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큰스님이 사라진 시대/박록삼 논설위원

    “오사마 빈라덴과 대면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먼저 할 일은 듣는 것입니다. 그가 왜 그렇게 잔인한 방법으로 행동했는지, 폭력을 일으키게 된 그의 모든 고통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2001년 미국 뉴욕의 9·11 테러 이후 희생자와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10일 동안 단식 수행을 진행했던 베트남 출신 틱낫한 스님의 얘기다. 분쟁과 전쟁을 거부하면서 폭력의 가해자건 피해자건 어느 누구와도 거리를 두지 않은 채 상호 이해와 소통을 위해 ‘행동하는 자비’를 설파하고 실천한 비폭력 저항운동의 철학자이자 종교 지도자다운 가르침이다. 작고 깡마른 체구에 맑고 깊은 눈을 가진 틱낫한(1926~2022) 스님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열반에 들었다. 법랍 79세. 미국의 침략 전쟁 때 미국을 반대하며 비폭력 저항 투쟁을 했고, 베트남 군사독재 정권의 부당함에 맞섰다. 하지만 그가 정작 바랐던 것은 베트남의 승리 또는 독재 정권의 몰락이 아니었다. 모든 이들이 손에서 무기를 놓는 것, 그래서 침략자도 피해자도 각각의 고통을 종식시키는 것이었다. ‘세계 4대 생불(生佛)’로 추앙받기도 했고, 달라이 라마와 함께 서방세계를 중심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영적 스승으로 꼽혔던 틱낫한 스님은 평생에 걸쳐 평화와 소통, 화해를 통한 공존의 가치를 실천한 큰스님이었다. 큰스님은 그렇게 떠났다. 물질문명에 대한 숭상은 높고, 해답 없는 미움과 갈등은 곳곳에서 삐죽거린다. 국내를 봐도 마찬가지다. 성철(1912~1993) 스님, 숭산(1927~2004) 스님, 법정(1932~2010) 스님 등 수행자이자 종교적 경계를 뛰어넘어 대중의 일상으로 파고들어 화해와 평화의 가치를 역설했던 이들이 떠난 지 오래다. 물론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은 채 산문 안 암자에서 수행하거나 대중의 삶 속으로 뛰어들어 직접 소통하며 참여수행하는 스님들도 있을 테지만 말이다. 모든 것이 극단으로 치닫는 세상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 시대까지 지나왔건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부문에서 네 편 내 편으로 나뉘는 대립은 오히려 더욱 극심해졌다. 우리네 삶이 더욱 각박해지는 배경이기도 하다. 나라 안팎으로 큰스님들이 떠난 빈 자리가 휑하다.
  • ‘돈 외교’ 희생자는 결국 주민들...대만, 시중가보다 비싼 럼주 강매?

    ‘돈 외교’ 희생자는 결국 주민들...대만, 시중가보다 비싼 럼주 강매?

    대만이 리투아니아에 경제적 선물을 안겼다. 중국 관영매체 관찰자망은 대만연주공사가 시중가 31위안의 리투아니아산 럼주를 대량 수입해 대만 주민들에게 137위안의 소비자가격을 책정해 판매키로 했다고 23일 보도했다.  수입 과정을 전적으로 대행한 대만연주공사는 대만 정부가 100% 지분을 소유한 국영기업이다. 용량 700ml, 알코올 농도 37.5%의 동일 제품은 현재 중국 온라인 상에서 1병당 31위안에 유통되고 있다. 이번 방침은 지난해 10월 리투아니아의 친미 우파 정당으로 꼽히는 국토연합당이 총선에서 승리한 이후, 한 달 만에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대만 대표처가 개관한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리투아니아는 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대만 대표처가 개관한 나라가 됐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들은 대만 정부가 보은 차원에서 리투아니아산 술을 고가에 매입, 사실상 '돈의 외교'를 시작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만연주공사 측은 다음달 초 리투아니아산 술 6000병을 유통할 계획이다. 다만 술은 대만연주공사가 운영하는 직영 판매처와 알코올 전문 상점에만 우선 공급된다. 일반 편의점 등에는 유통되지 않는다.대만연주공사 측은 차이잉원 총통 부처 행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방법으로 판매 부진에 대한 우려를 종식시킬 것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민진당 창당지로 알려진 원산호텔에는 해당 제품 상당수가 공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민진당 입위(立委)도 나서서 리투아니아산 럼주를 가리켜 ‘민주적인 맛’이라고 평가, 디저트와 스테이크 등에 활용하는 럼주 활용방법을 온라인에 공유했다. 대만발전위원회 역시 위원회 온라인 공식 플랫폼에 ‘럼주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 방법’ 콘텐츠를 공유했다. 이에 대해 대만과 중국 본토 양안 누리꾼들은 하나같이 비판을 쏟아냈다. 리투아니아산 럼주 판매에 민진당이 직접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신을 대만 주민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이 모든 과정에 들어간 막대한 비용이 모두 대만 주민들의 세금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하면 머리가 다 아프다”면서 “정부 관계자들이 하는 선택에 따라서 대만 주민들의 삶은 평소보다 더 고달파진다는 것을 모르느냐. 무거운 세금 부담 탓에 민중의 몸과 마음이 아프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중국 누리꾼은 “대만에 산다는 이유 하나로 술까지 정치적인 이유로 선택해서 마셔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조롱했다. 중국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도 “대만 당국은 일명 ‘돈 외교’로 대만의 독립된 활동 공간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즉각 비판했다.  
  • 여순사건 기념공원 ‘한센인 정착촌’ 도성마을에 생긴다

    여순사건 기념공원 ‘한센인 정착촌’ 도성마을에 생긴다

    여순사건 기념공원이 ‘한센인 정착촌’인 율촌면 신풍리 도성마을에 생긴다. 권오봉 전남 여수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여순사건 기념공원에 대한 입지 평가 결과 도성마을을 최종 후보지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도성마을은 순천과 인접하고 전남 동부권 피해지역을 아우를 수 있는 지정학적 이점과 인근에 공항이 있어 원거리 방문객의 접근성도 탁월할 것으로 판단됐다. 여수시는 지난해 3월 여순사건 기념공원 조성 연구용역에 착수했으며 후보지 입지 평가와 대국민 설문조사, 유족회 의견 수렴 등을 거쳐 후보지를 결정했다. 최종 후보지로 지목된 도성마을은 순천과 인접하고 전남 동부권 피해 지역을 아우를 수 있는 지정학적 이점이 부각됐다. 또 인근에 공항이 위치해 수도권 등 원거리 방문객의 접근성도 매우 탁월할 것으로 판단됐다. 도성마을에 건립할 기념공원은 34만㎡ 부지에 2층 규모로 추모공원과 추모마당, 추모의 길 등으로 구성됐다. 과거와 현재, 미래 등 3가지 주제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현될 예정이다. 사업비는 1417억원 규모로 예상되며 국회와 정부를 설득해 전액 국비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2024년까지 예비 타당성 조사 등 행정절차를 거쳐 2026년 기념공원 실시 설계와 착공을 목표로 추진할 방침이다. 도성마을은 한센인 수용소의 완치 환자들이 1976년에 정착하며 형성된 한센인 정착촌이다. 시는 기념공원 조성으로 마을에 방치된 오래된 폐축사 등 환경 문제도 정리해 주거 환경도 개선할 계획이다. 권 시장은 “여순사건 기념공원은 어둡고 처참한 과거의 역사를 넘어 미래 세대에게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인 평화와 인권의 역사적 교훈을 가르칠 수 있는 교육의 공간이 될 것”이라며 “여순사건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과 희생자, 유가족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여순사건은 정부 수립 초기 단계에 여수에 주둔한 국군 제14연대 일부 군인들이 국가의 제주4·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하며 1948년 10월 19일 일으킨 사건으로 지난해 7월 20일 사건 발발 73년 만에 특별법이 제정됨에 따라 위령묘역, 위령탑, 사료관, 위령공원 등의 위령사업 추진 근거가 마련됐다.
  • [서울포토] ‘이집트 의장대 사열’ 문 대통령

    [서울포토] ‘이집트 의장대 사열’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사실상 마지막 해외 순방인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 3개국 6박 8일 방문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다. 아직 임기 종료까지는 108일이 남아있긴 하지만 대선 등의 정치일정을 고려하면 이후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시 순방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순방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세계적 대유행 속에 출발 전부터 변수가 많은 순방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청와대는 수행단의 외부 개별활동을 통제하는 등 엄격한 방역조치를 적용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언제 방어막이 뚫릴지 몰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일정이 갑작스레 변경되는 일도 잦았다. 정상외교에 있어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우선 17일로 예정됐던 문 대통령과 UAE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제의 정상회담은 전날 급작스레 취소됐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UAE 측에서 정중하게 양해를 구해 왔다”며 “예기치 못한 불가피한 사유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UAE가 전해 온 사유의 한 대목이 ‘unforeseen and urgent matter of state’(뜻밖의 긴급한 상황)라고 밝히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일정 취소가 현지의 코로나19 사정과 관련이 있다는 추측도 나왔지만 이 관계자는 “(UAE 측이) 정확히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만 답했다. 반대로 문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방문할 때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공항에 나와 문 대통령을 영접하면서 예정에 없던 ‘깜짝 만남’이 성사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사우디 측은 “왕세자가 직접 영접을 하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일로, 한·사우디 관계의 중요성을 반영한 것”이라는 설명을 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불안한 중동의 정세가 순방 내내 문 대통령을 따라다니기도 했다. 17일에는 아부다비에 있는 UAE 국제공항과 석유시설이 무인기(드론)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았다. 문 대통령이 머무른 두바이와는 100여㎞ 떨어진 곳으로, AP·AFP 등 외신은 예멘 반군이 UAE를 공격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UAE의 무함마드 왕세제와 통화하면서 “긴박하고 불행한 소식”이라며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언급했다. 이집트 순방에서는 한국의 독자기술 자주포인 K-9 수출을 두고 양국 정부가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애초 외교가에서는 이번 문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K-9의 이집트 수출이 확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한-이집트 정상회담 때까지는 최종 타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문 대통령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오찬을 하던 도중 강은호 방사청장과 이집트의 무함마드 모르시 방산물자부 장관을 각각 불러 추가 협상을 주문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순방에서는 새로 도입된 ‘공군 1호기’가 대통령을 태우고 첫 비행을 했다. 이제까지 공군 1호기로 사용된 보잉 747-400 항공기는 약 11년 9개월 동안 대통령 전용기로서의 비행을 마치고 퇴역했으며, 새로 도입된 보잉 747-8i 항공기는 앞으로 5년간 대통령의 순방을 책임지게 된다.
  • 화이자 CEO에 제네시스상…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수백만명 구해”

    화이자 CEO에 제네시스상…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수백만명 구해”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최고경영자(CEO) 앨버트 불라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유대인 노벨상’으로 불리는 제네시스상을 수상했다. 19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제네시스재단은 2022년 제네시스상 수상자로 불라를 선정했다. 재단은 유대 민족의 가치에 대한 탁월한 직업적 성취와 헌신을 통해 다음 세대 유대인에게 영감을 주는 개인을 선정해 2014년부터 매년 시상하고 있다. 불라는 71개국 20만여명의 사람들이 참여한 글로벌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수상자로 지명됐다. 선정위원회는 이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재단은 밝혔다. 재단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다른 주요 회사의 CEO들과 달리 불라 박사는 백신 개발 기간을 최소화하고 정부 관료주의를 피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의 미국 연방 보조금을 거절했다”며 “결과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이 몇 년이 아닌 몇 개월이라는 기록적인 시간 내에 준비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팬데믹(대유행) 상황이 아직 끝나진 않았지만 불라 박사와 화이자 연구팀의 성과 덕에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건강을 지킬 수 있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재단은 오는 6월 29일 이스라엘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불라에게 100만 달러(약 11억 91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홀로코스트 생존자 가정에서 자란 불라는 재단이 상금을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의 기억을 보존하는 데에 사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제네시스상은 제정 첫해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에게 수여된 것을 시작으로 영화배우 마이클 더글라스, 세계적 조각가 애니쉬 카푸어,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등에게 수여됐다. 2018년 수상자였던 나탈리 포트만은 베냐민 네타냐후 당시 이스라엘 총리를 지지하지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면 시상식 참석을 거부한 바 있다. 제네시스상은 이스라엘 총리가 수여하는 전통이 있다.
  • “한국의 반발에 팩트 중심으로 반박하라”...日 아베의 도발

    “한국의 반발에 팩트 중심으로 반박하라”...日 아베의 도발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장소인 니가타현의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작업을 보류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20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2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후보 추천 기한인 다음달 1일을 앞두고 사도광산을 추천하지 않는 쪽으로 조율 중이다. 일본 정부는 대신 2024년 이후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할 전망이다. 일본 정부가 우익·보수 세력과 니가타현의 압박에도 등재 작업을 보류하려고 하는 데는 한국 측의 반발로 실제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교도통신은 “과거 한반도 출신자가 가혹한 노동을 했다며 한국이 반발하고 202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탈락하면 (두 번 다시) 등재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앞서 니가타현은 사도광산을 추천하면서 17세기 세계 최대 금 산출량을 자랑하며 금의 채취에서 정련까지 수작업으로 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광산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태평양전쟁 때 사도광산을 전쟁물자 확보를 위한 광산으로 활용했고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기 위해 조선인 노무자를 대거 동원하며 월급조차 제대로 주지 않은 부정적인 과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일본 정부가 2015년 군함도 등 근대산업시설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 했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당시 군함도를 세계유산으로 추천할 때도 대상 기간을 1850~1910년으로 한정하며 태평양전쟁 시절을 제외하는 꼼수를 썼다. 하지만 일본은 군함도를 세계유산 등재 신청 과정에서 조선인 강제노역이 있었다는 사실을 결국 인정했다. 이후 희생자들을 기리는 정보센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않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해 7월 조선인 강제노역 관련 설명을 개선하라고 경고한 바 있다.이런 경험이 있는 일본이 이번에도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하면서 또다시 강제노역 부분을 제외한다면 등재 자체가 실패할 수도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최근 사도광산 등재 추천 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정부로서는 (세계유산) 등록을 실현하는데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지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추천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제 등록이 중요한 만큼 섣불리 나설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등재를 부결하면 사도광산은 두 번 다시 세계유산으로 등재 신청이 어려워진다.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 등재를 미루는 것으로 최종 결정을 하게 되면 우익·보수 세력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군함도 왜곡에 앞장섰던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이날 자신의 파벌 총회에서 “논쟁을 피하는 방식으로 (등재를) 신청하지 않는 것은 잘못”이라며 “팩트 기준으로 반박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아베 전 총리가 말하는 ‘팩트’(사실)는 사도광산에 강제 노동이 없었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난 18일 자민당 보수·우익 성향 의원 등으로 구성된 ‘보수단결의 모임’에 참석해 “팩트에 토대를 두고 (한국 측에) 반론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조회당도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명예에 관한 문제”라며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에 추천할 것을 기시다 총리에 압박하기도 했다.
  • 日 극우가 나서 왜곡하고 압박하는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기시다 선택은

    日 극우가 나서 왜곡하고 압박하는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기시다 선택은

    202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후보 추천 기한인 다음달 1일을 앞두고 일본 보수·극우 세력의 ‘사도광산’ 밀어붙이기가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들이 일제강점기 시절 사도광산에서 이뤄졌던 조선인 강제노역까지 부정하고 나서는 등 제2의 군함도를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9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하나즈미 히데요 니가타현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에 대해 공식 추천 결정을 아직까지 내리지 않은 것에 대해 “부적절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보류나 연기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사도광산 추천을 사실상 결정하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상대로 압박에 나선 것이다. 군함도 왜곡에 앞장섰던 아베 신조 전 총리도 거들었다. 그는 전날 자민당 보수·우익 성향 의원 등으로 구성된 ‘보수단결의 모임’에 참석해 “사실에 토대를 두고 (한국 측에) 반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모임은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추천하라고 일본 정부에 촉구하는 결의를 채택하기도 했다. 니가타현은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추천하는 이유로 17세기 세계 최대 금 산출량을 자랑하며 금의 채취에서 정련까지 수작업으로 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광산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태평양전쟁 때 사도광산을 전쟁물자 확보를 위한 광산으로 활용했고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기 위해 조선인 노무자를 대거 동원하며 월급조차 제대로 주지 않은 부정적인 과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일본 정부가 2015년 군함도 등 근대산업시설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 했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당시 군함도를 세계유산으로 추천할 때도 대상 기간을 1850~1910년으로 한정하며 태평양전쟁 시절을 제외하는 꼼수를 썼다.하지만 일본 정부가 꼼수를 부리다가 실패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은 군함도를 세계유산 등재 신청 과정에서 조선인 강제노역이 있었다는 사실을 결국 인정했다. 이후 희생자들을 기리는 정보센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않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해 7월 조선인 강제노역 관련 설명을 개선하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런 경험이 있는 일본이 이번에도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하면서 또다시 강제노역 부분을 제외한다면 등재 자체가 실패할 수도 있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사도광산 등재 추천 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정부로서는 (세계유산) 등록을 실현하는데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지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추천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제 등록이 중요한 만큼 섣불리 나설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등재를 부결하면 사도광산은 두 번 다시 세계유산으로 등재 신청이 어려워진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가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추천이라는 결론을 내릴 가능성도 크다. 올해 7월 참의원 선거라는 가장 큰 정치 일정을 앞두고 있어 니가타현을 포함해 보수·우익의 여론을 무시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한국과의 관계 악화도 신경쓰이는 부분이겠지만 아직 기반이 약한 기시다 총리로서 참의원 선거가 중요하기 때문에 정치적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 전남도, 21일부터 여순사건 피해신고 접수

    전남도가 오는 21일부터 1년 동안 여수 순천 10·19사건 관련 진상규명 및 희생자 유족 신고 접수를 받는다. 진상규명 신고는 여순사건 희생자와 그 유족, 친족과 진상규명에 관해 특별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전국 시도, 시군구, 재외공관에 진상규명신고서를 내면 된다. 희생자 유족 신고는 여순사건 희생자나 유족으로 결정을 받으려는 국민이 전남도와 도내 거주지 시군, 읍면동 민원실에 희생자 유족 신고서와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신고 접수에 대한 자세한 사항과 관련 서식은 여순사건명예회복위원회와 전남도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는 여순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유족 신고를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도·시군·읍면동에 신고 접수처를 마련, 책임공무원을 지정하고 사실조사단을 구성 운영한다. 도는 앞서 행정안전부와 협업해 지난 14일까지 시군, 읍면동 담당자를 대상으로 총 6회에 걸쳐 440여명에게 업무지침 교육을 했다. 진상규명 및 희생자 유족 신고접수와 사실조사를 위해 사실 조사요원 21명을 기간제근로자로 채용해 다음달 3일부터 근무토록 하고, 앞으로 50명까지 확대해 채용 운영할 방침이다. 여순사건법이 시행되는 21일엔 국무총리 소속 ‘여수 순천 10 19사건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위원회’가 출범할 예정이다. 이에 맞춰 도는 도지사 소속 ‘여수 순천 10 19사건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실무위원회’를 출범하고 24일 출범식 및 제1차 회의를 개최한다. 여순사건 실무위원회는 진상규명 신고 접수와 조사, 희생자 및 유족의 심사 결정을 위한 조사, 그 밖에 위원회에서 위임받은 사항을 처리한다. 도 관계자는 “사건발발 74년 만에 특별법이 시행돼 여순사건 진상규명과 희생자 유족의 명예 회복 기회를 만들었다”며 “도에서도 진상규명과 희생자 유족 신고 접수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여순사건 실무위원회 위원을 놓고 편파 구성이라는 논란과 관련 도는 순천유족회장을 위촉직으로 선임, 갈등을 풀었다. 당연직 1명을 줄이고, 순천유족회장을 위촉직으로 1명 늘려 당연직 6명, 위촉직 9명 등 총 15명으로 구성을 마무리했다. 순천·구례·여수·보성·광양유족회장 등 유족대표 5명과 법조계, 학계, 전문가로 꾸려졌다.
  • 4.3 희생자 보상금 올 하반기 2000여명이 받는다

    4.3 희생자 보상금 올 하반기 2000여명이 받는다

    제주4·3희생자와 유족의 명예회복 및 피해회복을 위한 보상금 지급이 시작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4·3희생자의 실질적 피해회복을 위한 개별보상을 추진, 올해 하반기부터 보상금 지급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보상금 지급은 5년 동안 단계적으로 이뤄지며 지급 첫 해인 올해 정부예산으로 1810억원이 편성됐다. 이를 토대로 올해에는 1만 5000여명의 희생자 중 약 2000여명이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보상금 지급은 지난해 12월9일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뤄지게 됐다. 개정안은 공포 후 3개월이 지난 오는 4월부터 시행된다. 이후 후속 절차를 거쳐 이르면 6월부터 접수가 이뤄지며 실제 보상급은 하반기부터 지급되는 것. 보상금 신청은 생존희생자와 4·3희생자 심의·결정 순 등을 고려해 4·3위원회에서 순서를 결정, 그 후 내용을 공고할 계획이다. 보상금액은 사건 발생시기와 근접한 통계자료를 기초로 사망자와 행방불명자 등의 4.3 희생자에게는 1인당 9000만 원이 균등 지급된다. 후유장애인과 수형인은 노동력 상실 등을 고려해 9000만 원 이하의 범위에서 지급될 예정이다. 특히 군사재판 수형인 2530명의 조속한 명예회복을 위한 직권재심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제주4·3사건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과 협력, 직권재심 대상자 특정을 위한 행정조사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총사업비 300억원에 달하는 4·3평화공원 활성화사업이 올해 11억원 기본 설계비가 책정됨에 따라 평화공원 조성 마무리에도 박차를 가한다. 유해발굴 및 유전자 감식도 8억 7000만원을 들여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김승배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올해는 4·3희생자 보상금 지급, 직권재심 등 희생자 및 유족의 명예·피해회복사업이 본격 시작되는 매우 뜻깊고 중요한 시기”라며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고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 77명 살해한 노르웨이 악마, 겨우 10년 복역하고 “가석방해달라”

    77명 살해한 노르웨이 악마, 겨우 10년 복역하고 “가석방해달라”

    폭탄을 터뜨리고 총격을 퍼부어 77명의 목숨을 빼앗고 319명을 다치게 만든 노르웨이의 살인마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43)가 21년 징역형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가석방을 청구해 18일 첫 심사가 시작됐다. 이 정신 나간 범죄자는 이날 스키엔 법원 법정에 들어서며 또다시 나치식 경례를 했다. 2012년 선고 당시에도 무수한 인명을 해친 데 대해 뉘우치는 기색이 없어 공분을 샀던 브레이비크는 사흘 동안 이어질 심사를 청구하면서 가석방돼도 자신이 더 이상 위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극단적인 견해를 피력해 전문가들은 가석방 결정이 내려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흉악한 범행에 희생된 이들의 유족과 생존자들은 그가 법정에 나와 심문을 받는 과정 자체가 그의 관종(關種, grandstanding) 짓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두려워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정신과 전문의 란디 로젠크비스트는 2012년 그가 수감됐을 때부터 죽 만나 왔는데 “브레이비크의 기능에 커다란 변화를 감지하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형사 재판 내내 자신의 학살 행위를 부풀리는가 하면 2016년 인권 재판 도중 방청석의 기자들에게 나치식 경례를 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로젠크비스트는 “원칙과 관행을 따질 때 가석방을 청하는 사람은 뉘우치는 기색을 보여야 하며 이런 행동이 되풀이돼선 안되는 이유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아울러 심문 과정에 증거로 쓰이게 감정 보고서를 제출하게 되는데 범죄자들이 더 이상 위험하지 않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결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노르웨이 교정국 단과대학의 연구교수 베릿 욘센은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 그가 풀려나면 새로운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확신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가석방 여부 결정은 몇 주 뒤에나 내려질 것이라고 AP는 전했다. 브레이비크는 몇달 동안 준비를 거쳐 2011년 7월 22일 오슬로의 정부 건물 앞에 시한폭탄이 장착된 차량을 세워둬 8명을 숨지고 여럿을 다치게 했다. 그는 우토야 섬으로 차를 몰고 가 좌파 노동당 청년조직의 여름캠프에 참여한 이들에게 총격을 가해 69명을 숨지게 했다. 희생자 대부분은 10대들이었다. 브레이비크는 경찰에 투항했다. 이듬해 그에게 조건부 최대 21년 징역형이 선고됐는데 조건부 선고는 노르웨이 사법 사상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10년을 복역하면 가석방을 신청해 사회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무기한 가둘 수 있게 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편하게 종신형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였지만, 실은 브레이비크가 매년 가석방 심사를 신청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할 기회를 준 셈이라고 욘센은 설명했다. 변호인은 한 술 더 떠 스웨덴의 신나치주의자 페르 오베르그에게 변호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10년 가까이 정신 나간 범죄자의 헛소리를 계속 들어야 한다는 점도 피해자와 생존자에게 끔찍한 악몽이 될 것 같다. 피해자 및 생존자 모임을 이끄는 리스베스 크리스틴 뢰이널란드는 노르웨이 총기난사범 필리프 만스하우스가 2019년 뉴질랜드 테러 공격에 영향을 받아 의붓누나를 살해하고 이슬람 모스크를 급습한 사례를 들어 브레이비크를 심문하는 일 자체가 상당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2년 재판 중에도 희생자 부모들 앞에서 더 많이 죽이고 싶었다고 말하는가 하면 수감되면 파시스트 정당을 창당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의 극우 극단주의자들이 이메일이나 편지를 그에게 보내왔다. 물론 교도소는 그런 편지를 압수해 보여주지 않았다. 2016년에 그는 다른 죄수들로부터 격리시키고, 자주 알몸 검색을 하며, 수갑을 차게 해 인권을 짓밟았다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1심을 승소했지만 이듬해 2심에서 패소했다.
  • 연인 때려 숨져도 고의성 없다니… 상식 너무 벗어난 검찰·법원 판단

    연인 때려 숨져도 고의성 없다니… 상식 너무 벗어난 검찰·법원 판단

    배우자나 연인처럼 친밀한 관계인 남성에 의한 폭력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사회적 경각심도 높아졌지만 법원과 수사기관은 여전히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상습적인 폭력에 시달리는 피해자가 가해자를 살해할 경우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고 계획살인으로 처벌하면서도 남성 파트너가 여성을 숨지게 했을 때는 우발적인 범죄로 여겨 상해치사죄를 적용하는 것은 ‘젠더폭력’(여성이라는 이유로 가해지는 여러 폭력)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로 지적된다. ●오피스텔 연인 살해 1심 7년형 비판 지난해 7월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30대 남성이 당시 연인 관계였던 26세 여성을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과 관련해 최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안동범)가 내린 판결은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을 대하는 사법기관의 태도를 잘 보여 준다. 검찰은 가해자 이모(33·구속)씨에게 살인이 아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했고 1심 재판부도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교제살인’의 일반적인 유형으로 헤어지자고 말하거나 교제를 원하지 않는 여성에 대해 보복 의도로 계획적으로 살인 범행에 이르는 경우와는 그 사안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교제 과정에서 점점 더 폭행 수위를 높이다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범죄를 가중처벌하지는 못할망정, 보복살인보다 더 가벼운 범죄로 취급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친밀한 관계에 의한 폭력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 만큼 그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17일 “바로 그 친밀성 때문에 피해자가 피해를 입었지만 신고하기 어려운 점, 피해자 가족까지 범죄피해 공포에 시달릴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친밀성은 가해자에 대한 감경요소가 아닌 가중처벌 요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젠더폭력 용인 가부장적 문화 탓 지적 젠더폭력을 용인하는 가부장적 문화가 바탕에 깔려 있다는 견해도 있다.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가 2020년 상담한 피해자 1084명 중 가해자가 배우자, 연인 등인 경우는 42.9%에 달한다. 여기에 가해자가 친족인 경우를 더하면 59.4%로 높아진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친밀한 관계에 의한 폭력의 원인은 통제에 있다”며 “같은 사망 사건이어도 가정폭력을 일삼던 남편이 평소처럼 아내를 폭행하다가 죽음에 이르게 하면 과실치사죄로 주로 처벌되지만 오랫동안 남편의 폭행에 시달린 아내가 남편을 죽음에 이르게 하면 계획 범행으로 간주돼 살인죄가 주로 적용된다”고 밝혔다.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는 “행위의 지속성과 반복성, 신뢰관계 이용, 피해 정도·위험성 증가 요소를 양형인자로 추가한다면 젠더폭력에 대한 합리적인 양형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유형의 젠더폭력 양상과 피해발생 맥락,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등 젠더폭력의 특수성에 대한 수사기관과 법원의 고민과 연구가 구체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 UAE 아부다비 국제공항 드론에 피습… 文, 왕세제와 정상회담 대신 25분 통화

    UAE 아부다비 국제공항 드론에 피습… 文, 왕세제와 정상회담 대신 25분 통화

    아중동 3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제의 한·아랍에미리트(UAE) 정상회담이 17일(현지시간) 예정됐었지만, 무함마드 왕세제 측의 사정으로 전격 취소됐다. 대신 무함마드 왕세제와 약 25분간 정상 통화를 했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왕세제님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총리가 따뜻하게 환대해 줬고, 나와 대표단을 위해 기울여준 성의와 노력에 감사한다”고 사의를 표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나에게 제2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오신 형제이자 친구인 문 대통령의 목소리를 들어서 매우 행복하다”며 “이런 방법으로 대화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의 손 밖에 있는 부득이한 상황으로 직접 만나지 못해 안타깝고 아쉬움이 크며 이번 상황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UAE의 수도 아부다비 국제공항과 석유시설이 무인기(드론)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아 3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긴박하고 불행한 소식”이라며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사건 발생 지역과 100여㎞ 떨어진 두바이에 체류 중이어서 신변에는 이상이 없었다. 문 대통령은 ‘아부다비 지속가능성주간’ 개막식 기조연설과 두바이엑스포 한국관 관계자 격려 오찬 등 두바이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6일 두바이에서 기자들과 만나 “17일 (두바이에서) 정상회담을 계획했으나 왕세제가 예기치 못한 불가피한 사정으로 참석을 못 하게 됐다”고 밝혔다. UAE의 7개 토후국 중 가장 강력한 아부다비의 군주이자 대통령을 겸하는 할리파 빈 자이드 나하얀이 2014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UAE를 이끄는 지도자가 무함마드 왕세제다. 이 관계자는 “UAE 측에서 정중하게 양해를 구했다. ‘뜻밖의 긴급한 상황’(unforeseen and urgent matter of state)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정상외교 관례상 하루 전 취소 발표는 이례적이어서 코로나19와 관련된 사유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선 정상회담 취소에 안보상의 위험 징후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문 대통령과 무하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두바이 군주) UAE 총리의 회담에서는 방산 분야 협력 강화에 대한 논의와 함께 국산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인 ‘천궁Ⅱ’의 수출이 최종 결정됐다. 총계약 규모가 단일무기 계약 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35억 달러(약 4조 1000억원)에 이른다.
  • 아프가니스탄 서부서 규모 5.6 지진...“최소 12명 사망”

    아프가니스탄 서부서 규모 5.6 지진...“최소 12명 사망”

    1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서부에서 규모 5.6의 강진이 발생해 12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AFP 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10분 아프간 서부 바드기스주에서 규모 5.6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는 10㎞로 관측됐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진앙 위치가 바드기스주의 주도 칼라-이-노의 동쪽 41㎞ 지점이라고 밝혔다.  바드기스주 카디스 지구의 지역 책임자인 모하마드 살레 푸르델이 “이번 지진으로 인해 최소 12명이 숨졌고 부상자 여러 명이 발생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그는 희생자들은 주택의 무너진 지붕에 깔려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아프간에는 흙으로 지어진 집이 많아 홍수와 지진 등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화통신은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여러 채의 집이 지진 영향을 받았으며, 희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 칩거하던 심상정, 광주 사고현장 방문

    칩거하던 심상정, 광주 사고현장 방문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칩거 나흘째인 16일 광주 신축 주상복합아파트 붕괴 현장을 찾아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며 사실상 선거운동을 재개했다. 17일 ‘숙고’의 결과를 대국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기 전 노동재해 현장을 찾아 정의당과 심 후보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심 후보는 이날 예고 없이 광주 서구 사고 현장을 찾았다. 그는 주변에 마련된 실종자 가족 천막 안에서 가족들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마음이 쓰여서 내려왔다”며 “참사가 났는데 그대로 있기가 죄송해 실종자 가족들을 뵈러 왔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지난 12일 일정 중단을 선언하고 숙고에 돌입해 전날 발생한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을 찾지 못했다. 이후 심 후보는 이날 광주 북구 망월동을 찾아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씨의 묘역을 비공개로 참배했다. 심 후보는 17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희생자 빈소를 조문한 뒤 국회에서 ‘심상정 후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대국민 기자회견으로 그동안 성찰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의당 관계자는 “심 후보가 정리한 내용을 대표단·의원단과 공유하며 의견을 수렴하고 나서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 세 아이의 엄마가 英 앤드류 왕자를 고소한 이유

    세 아이의 엄마가 英 앤드류 왕자를 고소한 이유

    미성년자 수십 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수감됐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피해자들은 그가 과거 자신들을 꼬드겨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인 앤드류(63) 왕자와 성관계를 하게 했다고 폭로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버지니아 로버츠 주프레(39)는 지난해 뉴욕연방법원에 앤드류 왕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앤드류 왕자는 재판을 피하기 위해 소송 기각 요청을 했지만 미국 법원은 거부했다. 루이스 캐플란 미국 뉴욕남부지방판사는 12일(현지시간) 왕자가 재판에서 원고가 제기한 혐의를 부정할 수는 있겠지만 재판 기각을 검토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판결했다. 이로 인해 영국 왕실 최악의 성추문 의혹이 공개재판으로 대중에 실시간으로 중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버지니아 로버츠 주프레는 BBC 파노라마 프로그램에서 자신이 17세였을 때 엡스타인에게 인신매매되어 앤드류 왕자와 런던과 뉴욕, 카리브해의 섬에서 강제로 세 번의 성관계를 가졌다고 밝혔다. 주프레는 고소장을 통해 “앤드류 왕자는 미성년자였을 때 원고를 성폭행하여 의도적으로 구타를 저질렀으며, 동의 없이 여러 번 만졌다”라며 “앤드류는 엡스타인의 성매매 알선에 대해 무지한 척하고 희생자에 대한 동정심을 표하지도, 수사에 협조하지도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호주에 살며 세 아이를 키우는 주프레는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앤드류 왕자가 나에게 한 일에 대해 책임을 묻고 있다. 책임져야 할 시간은 이미 오래 지났지만,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으며 아무리 힘이 없고 약한 사람이라도 법의 보호를 박탈당할 수 없다”라고 소송의 이유를 밝혔다.주프레는 “앤드류 왕자는 동화에 나오는 왕자가 아니다. 세상에서 쫓겨나야 하는 사람”이라며 “자신이 한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주프레는 “앤드류 왕자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자신의 나이를 맞추는 게임을 했다. 그는 자신의 딸들이 나보다 몇 살 어리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앤드류 왕자는 BBC 뉴스나이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기억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피해 여성이 증거물로 제시한 사진에 대해서는 제대로 해명을 하지 못했다. 앤드류 왕자 대변인은 소송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영국 언론은 이 사건은 형사 소송이 아니라 민사 소송이기 때문에 범죄인 인도 문제는 관련이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가 도입한 2003년 범죄인 인도 조약은 범죄인 중범죄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런던 경찰은 2016년과 2019년엔 “영국 밖에서 벌어진 활동과 관계라서 (런던 경찰은) 적절한 수사 주체가 아니다”라며 이 사건을 수사하지 않기로 했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수사를 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크레시다 딕 런던경찰청장은 L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 팀에 한 번 더 들여다보라고 했다. 법 위에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고 말했다.여왕의 가장 아끼는 아들…직함 박탈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13일 성명에서 “여왕의 승인과 동의에 따라 앤드루 왕자(요크 공작)의 군 직함과 왕실 후원자 자격 등이 여왕에게 반환됐다”고 밝혔다. 왕실은 “앤드루 왕자는 민간인으로서 재판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왕실 관계자는 또 앤드루 왕자가 ‘전하’(His royal highness)라는 호칭도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이번 결정은 여왕이 ‘가장 아끼는 자녀’로 불리곤 하던 차남에게 드디어 인내심을 잃었음을 시사한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 여순사건 순천유족회 “실무위 유족대표 밀실 선정” 반발

    여순사건 희생자의 명예회복과 진상 규명을 위해 활동할 ‘여순사건실무위원회’ 구성을 놓고 전남도와 순천유족회가 마찰을 빚고 있다.  13일 전남도에 따르면 여순사건지원단이 오는 21일 여수·순천 10·19사건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실무위원회를 구성 중이다. 실무위원은 명예회복위원회 9명과 실무위원회 8명 등 총 17명이다. 유족대표와 법조계, 학계, 전문가로 꾸려진다. 이중 유족대표는 구례·여수·보성·광양유족회장 등 4명이 포함됐다.  이 같은 소식에 순천유족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여순사건 희생자 가운데 순천지역이 3분의1을 차지하고, 순천유족회는 지난 2000년부터 보성과 고흥 등 주변 지역 유족들과 함께 유족회를 조직하고 진상규명을 위해 투쟁해왔다”고 항변했다. 이어 순천유족회는 “유족 대표 선정이 충분한 논의와 상징성도 없이 허투루 결정돼 밀실 선정 의혹 등 문제점이 있다”며 “유족대표 선정 절차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중앙위와 실무위원회에 순천지역 인사들이 몇명 포함돼 있어 지역 안배에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여순사건 특별법은 지난해 6월 국회를 통과했다. 진상 조사를 위해 국무총리 소속으로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가 설치되고 전남도지사 소속으로 실무위원회가 활동하게 된다.
  • [기고] ‘절벽’을 언제까지 두고만 볼 것인가/박다혜 중대재해네트워크 소속 변호사

    [기고] ‘절벽’을 언제까지 두고만 볼 것인가/박다혜 중대재해네트워크 소속 변호사

    지난해 한국전력의 안전경영책임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한전은 산재 사망자 수 연간 목표를 4명으로 정해왔다. 한전에서 매년 평균 8명, 많게는 12명이 사망하니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안전관리등급제 심사 결과 한전은 5개 등급 중 4등급(주의)을 받았다. 다수의 산재 사고 발생이 주된 이유였다. 개선계획 제출과 개선과제 이행을 조치했다고 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2인 1조 지침 미이행, 보호 장구·안전 장비 미제공과 같은 익숙한 원인으로 서른여덟 하청노동자 김다운이 삶을 잃었다. 사고 이후 유족에게 연락 한번 없던 한전은 관련 보도가 이어지고 장관이 공식 경고까지 하자 카메라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스물넷 하청노동자 김용균이 홀로 컨베이어벨트 점검 중 사망하자 원청업체인 서부발전은 조사 결과에 따른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대통령은 ‘위험의 외주화’를 지적했고, 국무총리는 공공기관에서 이런 참사가 빚어진 데 대해 사과했다. 그런데 지난해 형사재판에서 서부발전과 임직원들은 “피해자가 왜 거기에 들어가서 죽었는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 특별조사위원회와 고용노동부 조사로 밝힌 사고 원인을 모두 부인했다. 법정에서 가슴을 치며 후회하는 이는 아들을 구해 내지 못해 자신을 자책하는 유족뿐이었다. 발전소와 전력 공급망, 철도, 지하철, 항만, 우정본부 등 국가가 만들고 국가가 관리·감독하는 일터에서 공공성은커녕 생(生)의 실종이 반복된다. 소수의 공공기관 정규직 일자리를 두고 쟁탈전이 벌어지는 저편에서는 외주화된 일자리에 빽빽이 매달린 이들이 떨어지고, 끼이고, 깔리고, 불타서 죽고 있다. 사과는 가볍고 약속은 힘이 없다. 사용자로서 책임을 회피하려 근로계약 대신 용역계약을 들이밀듯이,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의 책임에서 도망가려 ‘발주자’를 고집한다. 한전은 공사의 시공을 주도해 총괄·관리하는 자이기에 발주자로 분류될 수 없음에도 일단 처벌만 피하고 보자는 것이다. 이 나라는 날마다 사람들이 떨어져 죽는 ‘위험한 절벽’이다. 희생자에게 위로를 보내고 산재보험으로 보상하는 것으로 국가의 역할이 끝났다고 할 수 없다. 계약의 형식 뒤에 숨지 말고 절벽 끝에 내몰린 하청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재해예방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 절벽 둘레에 울타리를 쳐야 한다. 심지어 절벽의 관리 책임이 정부에 있고, 공공기관이 운영하며, 그 이익까지 누린다면 더 고민할 여지도 없다. 이제 제대로 된 울타리를 만들어라.
  • “유럽인 절반 6~8주 안에 오미크론 감염” 이스라엘 “봉쇄로 못 막아”

    “유럽인 절반 6~8주 안에 오미크론 감염” 이스라엘 “봉쇄로 못 막아”

    유럽 인구의 절반 이상이 앞으로 6~8주 안에 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스 클루게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소장은 11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워싱턴대 의과대학 산하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앞으로 6~8주 안에 유럽 인구의 50% 이상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는 WHO 유럽사무소가 관할하는 53개국 가운데 50개국에서 확산하고 있다. 새해 첫 주에만 700만명이 넘는 감염자가 유럽에서 나왔는데 2주 만에 2배 이상 증가한 숫자다. 그는 “유럽 지역 내 26개국에서 매주 인구의 1%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에서 보건의료 체계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을 방지할 기회의 창이 닫히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서유럽에서 빠르게 지배적 변이가 된 오미크론이 현재 발칸 반도와 동유럽에서 확산하고 있다”며 “백신 접종률이 낮은 국가에서 희생자가 더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를 들어 중앙아시아에 급격하게 퍼진 뒤 아시아로 계속 서진(西進)하는 유행 양상을 보이지 않을까 우려된다. 클루게 소장은 “오미크론은 우리가 경험한 어떤 변이보다 빠르고 넓게 확산하고 있다”며 각국에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보건의료 인력이나 고령층 등 취약계층에 대한 추가접종(부스터샷) 등 백신 접종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의 경고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WHO 사무총장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이전 변이들처럼 사람들을 입원시키고 숨지게 하고 있다”며 “가벼운 것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지 며칠 뒤 나온 것이다. 캐서린 스몰우드 WHO 유럽지역 선임비상계획관은 “서유럽 전역과 이스라엘에서 (오미크론 변이를) 훨씬 더 온순한 감염으로 보고 있는 까닭은 백신 접종률이 높기 때문”이라며 “이런 시나리오는 일반화할 수 없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곳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지난 10일 하루에만 14만 2224명이 신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77명이 목숨을 잃었다. 인력 부족과 높아진 압력 때문에 병상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아 “위험” 수위에 도달한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부 장관도 이달에 병원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난주에 경고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동유럽의 폴란드는 팬데믹 이후 1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아직도 인구의 40%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코로나19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다. 사망자 숫자로는 세계 15번째다. 러시아의 보건 분야 최고 관리인 안나 포포바는 바이러스 확산을 효과적으로 누르지 못하면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정부 태스크포스 회의에서 밝혔다. 지난해 11월 초 4만 1335명에서 정점을 찍은 뒤 최근 감소하는 모양새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포포바는 지금까지 오미크론 변이 확인 사례는 13개 지역의 305건만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누적 확진자는 1050만여명이며 적어도 31만 1281명의 누적 사망자가 집계됐다. 다국적 제약회사 화이자는 오미크론으로부터 특별히 보호하는 새로운 백신을 3월쯤 배포할 수 있을 것이라고 9일 밝혔다. 하지만 보건 전문가들은 이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지 여부에 아직 확실히 말할 수 없는 단계라고 말하고 있다.한편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무서운 속도로 감염 폭풍을 일으키는 오미크론 변이의 기세를 봉쇄 등 강력한 규제로 막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11일 TV로 생중계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감염력은 다른 모든 변이의 감염력을 합친 것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미크론 확산에 봉쇄로 대응한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봉쇄조치도 소용이 없다. 우리에게는 고령자를 포함한 고위험군과 아동보호가 정책의 한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목표는 시장을 최대한 개방하고 경제가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라며 “(오미크론으로 인해) 사람들이 직장과 사업을 잃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최대한 재택근무를 하라”고 권고했다. 최근 이스라엘에서는 델타 변이에 오미크론 변이가 가세한 감염 폭풍으로 7일 연속 신규 확진 역대 최다 기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1만 644명이었던 이스라엘의 신규 확진자는 4일 1만 1978명, 9일 2만 1501명, 10일 3만 7887명으로 치솟았다. 10일 기준 전체 검사수 대비 확진 비율은 11.38%, 재생산지수는 2.05다.
  • [열린세상] 포퓰리즘과 증오의 정치로 얼룩진 대선/유창선 정치평론가

    [열린세상] 포퓰리즘과 증오의 정치로 얼룩진 대선/유창선 정치평론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의 광경이 무척이나 혼란스럽다. 우선 유력 후보들이 지지율에 따라 시시각각 변신하는 모습은 유권자들의 이성적 판단을 방해한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함께해 왔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실패했다”며 부동산 세제 완화 정책을 쏟아낸다. 국토보유세를 신설하고 불로소득을 뿌리뽑겠다며 서슬퍼런 규제를 예고했다가 부동산 민심이 아님을 파악한 순간 돌변한다. 대장동 의혹에 대한 특검을 하겠다고 했다가 여론의 관심이 잦아들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냥 지나가기로 작심한 모습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TV토론을 제안했다가 막상 하겠다고 하니까 “조급하다”면서 피하려 한다. 여론에 따라 너무도 태연하게 말을 바꾸는 모습들이 줄곧 이어져 왔다. 한때 신지예씨와 이수정 교수를 영입해 여성주의 인사들까지도 껴안는 모습을 보였던 윤석열 후보는 반페미니즘의 ‘이대남’(20대 남성) 지지를 얻기 위해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 구호를 던진다. 곧이어 재벌 회장의 ‘멸공’(滅共) 챌린지에도 참가한다. ‘펨코’에서 열광적인 환호를 얻고는 있지만, 갈등을 조정해야 할 대선후보가 갈라치기에 편승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갈라치기에 염증을 내고 돌아섰던 사람들이 다른 것은 다 잊고 ‘윤석열의 갈라치기’만 기억하게 만들지 모른다. 그런 갈라치기 행보는 ‘이대남’을 얻는 대신 세상의 절반인 여성들과 다른 세대들을 잃게 만드는 우가 되기 쉽다. 극단으로는 극단을 이길 수 없다. 후보들의 일관된 철학은 찾아보기 어렵고, 눈앞의 여론만을 쫓아다니는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리는 선거가 되고 있다. 포퓰리즘은 이성을 멀리하고 정념을 친구로 삼는다. 선악의 이분법에 근거해 자신을 연민의 대상으로 연출하고 상대를 악마로 만들어 지지자들의 분노를 선동하는 것이 포퓰리즘이다. 정치학자 얀 베르너 뮐러가 ‘누가 포퓰리스트인가’에서 지적했듯이 “포퓰리즘은 갈등 속에 번창하고 정치 양극화를 조장할 뿐 아니라 정치적 반대 세력을 ‘국민의 적’으로 취급하고 배제”하려 든다.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지는 대선 광경이 그러하다. 상대에 대한 증오만이 넘쳐 ‘악마의 집권’을 허용할 수 없다는 결기만 넘칠 뿐 자신들의 집권이 어떻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얘기들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대선 때마다 죽기 살기 식의 전쟁이 벌어지는 것은 승자독식의 권력구조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선거 결과가 51대49로 승패가 갈리더라도 승자는 100의 권력을 독점하는 것이 지금의 권력구조다. 51과49를 가진 세력의 협치가 아니라 승자만이 정의가 되고 패자는 불의가 되는 비합리적인 상황이 전개된다. 그래서 선거판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고 봐야 하는 전쟁터가 되는 것이다. 그 피투성이 상처는 우리 공동체의 가장 깊숙한 곳에 두고두고 남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 후 프랑스에서 지식인 숙청을 주장했던 카뮈는 막상 숙청이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증오의 숙청’을 우려했다. 카뮈는 “가해자들의 증오에 희생자들의 증오가 화답했다”며 가해자들이 떠난 프랑스에서 피해자들이 증오에 중독된 마음을 치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잔인한 숙청 속에서 카뮈가 강조했던 것은 “우리가 지성을 간직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인종주의, 성차별, 반유대주의 같은 증오의 정치로 무장된 ‘트럼피즘’이 미국의 지성주의와 민주주의를 몰락시킨 과정도 우리는 지켜봤다. 우리는 어떨까. 증오에 중독된 대선을 거치고 과연 공동체의 지성을 지켜 낼 수 있을까. 정념에 앞서 성찰이 필요한 시간이다.
  • “두 달 내 유럽 인구 절반 이상 오미크론 감염될 것”

    “두 달 내 유럽 인구 절반 이상 오미크론 감염될 것”

    “새해 첫주 오미크론 확진 700만건”2주 만에 갑절로 증가 경고“유럽 대륙 동쪽으로 이동 매우 우려접종률 낮은 국가들서 희생자 많을 것”“코로나, 독감 같은 풍토병 취급 아직 안 돼”두 달 안으로 유럽 인구의 절반 이상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에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오미크론은 기존 델타 변이보다 2~3배 정도로 전파력이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 26개국, 매주 인구 1% 이상 확진” 한스 클루게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소장은 11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워싱턴대 의과대학 산하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가 향후 6∼8주내 유럽지역 인구의 50% 이상이 오미크론에 감염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클루게 소장은 “새해 첫주에 유럽 내 오미크론 신규 확진 건수는 700만건 이상에 달했다”면서 “WHO 유럽사무소는 중앙아시아 일부 국가를 포함해 53개국을 관할하며 이 가운데 50개국에서는 오미크론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불과 2주 만에 2배 넘게 확산한 것이다. 그는 “유럽 지역 내에서 26개국은 매주 인구의 1% 이상이 코로나19에 확진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면서 “이들 국가에서 보건의료 체계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을 방지할 기회의 창이 닫히고 있다”고 경고했다.“오미크론 어떤 변이보다 빠르고 넓게 확산 중” 클루게 소장은 “오미크론은 우리가 경험한 어떤 변이보다 빠르고 넓게 확산하고 있다”며 각국에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보건의료 인력이나 고령층 등 취약계층에 대한 추가접종(부스터샷) 등 백신 접종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당부했다. 클루게 소장은 “오미크론이 유럽 대륙의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백신 접종률이 낮은 국가에서 희생자 수가 더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WHO 유럽사무소는 또 코로나19를 아직 독감과 같은 엔데믹(풍토병)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캐서린 스몰우드 WHO 유럽지역 선임비상계획관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아직은 관련해서 불확실성이 매우 큰데다가 빠르게 확산하는 점이 새로운 도전”이라면서 “지금은 풍토병이라고 부를 시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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