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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원 유족 尹면담 요구…대통령실 “왜 어떤건지 검토는 하겠다”

    이태원 유족 尹면담 요구…대통령실 “왜 어떤건지 검토는 하겠다”

    대통령실은 23일 이태원 참사 유족들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한 데 대해 “한번 검토는 해보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왜 어떤 의제를 갖고 말씀하시는 건지 파악해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유족들의 윤 대통령 사과 요구에 대해 “대통령께서 이 문제에 대해 여러 번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고 했다. 또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요구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논의돼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국회라든지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야 할 부분도 있어서 쭉 검토를 한번 해보겠다”고 언급했다.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대통령실 인근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경찰 특별수사본부 수사와 국정조사가 끝났지만 유가족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는 없다”면서 “독립적 조사기구를 통한 진상규명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가족의 의문이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진상규명이 더 이뤄지지 않는다면 유가족의 일상은 참사 당일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의 면담을 통해 특별법 제정 약속을 받아내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유가족들은 “헌법을 수호할 책무, 희생자 159명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도모해야 할 책무를 지닌 대통령으로서 유가족의 면담 요구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기자회견 후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공식 면담 요청서를 전달했다.
  • “조선인 학살 없었다” 막말 쏟아낸 日 우익…불변의 역사왜곡 [여기는 일본]

    “조선인 학살 없었다” 막말 쏟아낸 日 우익…불변의 역사왜곡 [여기는 일본]

    조선인 6000여 명이 학살된 ‘간토 대지진’이 발생한지 올해로 100년이 됐지만 일본 우익 세력의 역사왜곡은 여전하다.  그 가운데 우익 성향의 인사로 불리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는 최근 일본 언론을 통해 간토 대지진 당시 조선인들에게 자행됐던 학살을 역사학자들에게 해석하도록 해야 한다는 망언을 쏟아내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 21일 도쿄도의회 정례회에 참석한 고이케 도쿄도 지사는 조선인 학살 사실과 관련해 “무엇이 명백한 사실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역사가가 연구해 밝혀야 할 일”이라고 선을 그어 사실상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이케 지사의 이번 발언은 그가 지사로 취임했던 이듬해인 지난 2017년 당시 도쿄도의회에서 했던 발언과 같은 것으로, 그는 간토 대지진 당시 일본 치안 당국과 자경단에 의한 조선인 학살 사실을 부정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고이케 지사는 전임 지사들이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마다 관례적으로 보내던 추도문도 같은 해 중단시키는 등 우익 행보를 이어왔다.  하지만 극우 인사의 이 같은 망언을 겨냥해 일본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일본 요코하마시에 위치한 가나가와현립 가나가와 노동 플라자에서 진행된 간토 대지진 조선인 학살 관련 강연회에 강연자로 나선 재일조선인 3세 정영환 일본 메이지가쿠인대 교수는 일본 사학계를 중심으로 퍼져나간 간토 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이 없었다는 ‘학살 부정론’을 정면에서 비판했다.  일본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정 교수는 해당 강연회에서 부정론에 대해 “학살 사실을 축소시킨 당시 일본 정부의 발표를 무비판적으로 사용하거나 실제로는 유언비어였던 내용도 사실로 취급해 ‘조선인 폭동은 있었다’고 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 교수는 부정론의 대표적 저서 중 하나인 지난 2009년 출간된 일본 작가 쿠도 미요코의 저서 ‘간토 대지진 조선인 학살의 진실’을 사례로 들며 “최근의 부정론은 당시 일본 정부의 발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채 ‘조선인들은 폭동을 일으키려고 하고 있으며 테러리스트에 대한 살해는 학살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부정론이 당시 군대와 경찰은 학살을 한 것이 아니라 치안유지에 힘을 썼다고도 주장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대처 방법으로 그는 부정론이 “(침략 전쟁 등) 천황의 군대에 의한 가해 사실을 부정하는 운동의 일환”이라며 “(부정론의 극복을 위해) 침략이나 식민지배가 잘못됐다고 하는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인정 끝까지 거부하는 도쿄도지사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인정 끝까지 거부하는 도쿄도지사

    조선인 6000여명이 학살된 일본 간토대지진이 발생한 지 올해 100년이 됐지만 일본은 아직도 학살 사실 인정을 거부하고 있다. 2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지난 21일 도쿄도의회 정례회에서 조선인 학살에 대한 공산당 의원 질문에 “무엇이 명백한 사실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역사가가 연구해 밝혀야 할 일”이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학살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공산당 의원은 “도쿄도가 1972년 발행한 ‘도쿄백년사’에는 조선인 학살에 대해 ‘지진에 의한 재해와는 또 다른 인재’ 등으로 기재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고이케 지사는 “여러 내용이 역사상 일로 적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역사가가 판단할 일이라는 인식을 재차 강조했다. 고이케 지사는 태평양전쟁 1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등 우익 성향 정치인이다. 과거 도쿄도지사들은 간토대지진 당시 희생된 조선인에 대한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냈다. 고이케 지사는 취임 첫해인 2016년에는 추도문을 보냈지만 2017년부터는 중단했다. 고이케 지사는 조선인 6000여명이 학살됐다는 추도 내용이 부풀려졌다는 우익 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여 추도문을 보내지 않고 있다. 앞서 1923년 9월 1일 도쿄 등 간토 지역에서 규모 7.9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10만 5000명이 숨졌다. 이 상황에서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키고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6000여명의 조선인이 일본 군인 등에 학살됐다. 매년 9월 1일 도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이 열린다.
  • [이효근의 파란 코끼리] 찬장과 뒤란의 이름을 부르는 것/정신과의사

    [이효근의 파란 코끼리] 찬장과 뒤란의 이름을 부르는 것/정신과의사

    영화 ‘곡성’에서 어린 주인공 효진이는 묻는다. “뭣이 중헌디?” 그 질문에 “중한 것은 이름을 부르는 것”이라고 답하면 어떨까.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무겁고 중대한 일이다. 때로는 애틋한 사랑의 표현이기도, 다부진 각오이기도 하며, 가끔은 저주의 말이기도 하다. 옛 시인은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했지만, 어떤 후궁은 흉한 인형에 경쟁자의 이름을 적어 몹쓸 저주를 하기도 했다.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해리와 친구들은 절대악 볼드모트를 이름으로 부르지 못한다. 불길하기 때문이다. 창세기의 아담이 신에게 받은 첫 지시는 동물들의 이름 짓기였다. 공자는 정치를 맡으면 무엇을 먼저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름을 바로 할 것’이라 답했다. 미국 작가 레베카 솔닛은 “무언가를 정확한 이름으로 부르는 행위는 무대책, 무관심, 망각을 장려하는 거짓말들을 끊어 낸다”고 했다. 이리도 중요한 이름이지만, 나이를 먹으며 가장 먼저 잊는 것이기도 하다. 중년이 된 친구들의 모임에선 “걔는 그거 했대?” 같은 말이 흔히 오간다. 친구의 얼굴도 목소리도 또렷한데, 그 이름이 혀끝에서 맴돌며 떠오르지 않는 것이다. 건망증의 시작이 이렇게 온다. 정확한 용어로는 명칭실인증. 사람의 죽음도 이름을 매개로 정의할 수 있다. 호흡과 맥박이 중단될 때가 아니라 그를 기억하고 그 이름을 떠올리는 사람이 더이상 없을 때 사람은 비로소 마지막으로 죽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죽은 이의 이름을 기억하는 한 그들은 우리의 기억 속에서 오래 살게 된다. 같은 사람이라도 어떻게 부르느냐에 따라 그 관계는 하늘과 땅 차이다. 연모하는 이를 “저기요” 하며 부를 때와 “자기야” 하고 부를 때의 기분은 같을 수 없다. 연인의 손을 잡고 걷는 봄길에 상대방을 “저기”라고 부르던 기억은 멀리 사라질 것이다. 사람만 그럴까. 사물 또한 다른 이름으로 불리며 잊혀진다. 때론 같은 사물이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고, 다른 사물로 대체돼 이름이 잊혀지기도 한다. 그렇게 잊혀지는 것들이 아쉬울 때면 우리는 더이상 자주 불리지 않아 어색해진 옛 이름으로 그 사물을 부르는 고집을 부리기도 한다. 내 경우엔 어느새 익숙해진 ‘팬트리’란 단어 대신에 ‘찬장’이란 말을 더 쓰려고 노력한다거나, 아이에게 잔심부름을 부탁할 때 ‘뒷베란다’라 하면 한 번에 알아들을 것을 굳이 ‘뒤란’이라고 말해 두 번 설명하는 수고를 감수하기도 한다. 그 단어들이 소중해서이기도 하지만, 그 말들을 자주 쓰던 돌아가신 두 할머니가 그립기 때문이다. 때로 이름 부르기는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한다. 지난 18일로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가 일어난 지 20년이 됐다.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공간도 마련돼 있는데, 그 이름이 추모공원이 아닌 시민안전테마파크다. 주변 상인들의 반대 때문이라고 한다. 각자 그럴 만한 사정이 있겠지만, 안전 조형물이란 이름이 붙은 추모탑만이라도 제 이름을 찾아 주어 유가족의 마음을 배려하면 안 되는 것일까. 이름을 부르는 것은 무겁고 중한 일이니까.
  • [사설] 우크라이나 침공 1년, 푸틴 철군만이 답이다

    [사설] 우크라이나 침공 1년, 푸틴 철군만이 답이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내일이면 1년이 된다. 두 나라 군인 사상자가 이미 20만명을 넘겼고, 민간인 희생자도 1만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 회복 국면에 있던 세계경제는 다시 침체의 늪에 빠졌고, 러시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공산독재 체제와 자유민주 진영 간 신냉전체제는 갈수록 단단해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초단기 승리’ 전략이 오판으로 드러났는데도 여전히 헛된 망상에 사로잡혀 봄철 대공세를 준비 중이다. 그렇다고 침공당한 우크라이나와 서방 진영이 물러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난 1년 전쟁의 결과는 참혹하다. 우크라이나 기반시설의 절반가량이 파괴됐고 국민 3명 중 1명이 난민 신세가 됐다. 에너지와 식량 가격 폭등, 유통망 마비는 지구촌에 살인적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를 안겨 줬다. 올해 말까지 세계적 경제 손실이 2조 8000억 달러(약 3600조원)에 달한다고 하니 재앙이 아닐 수 없다. 빨리 탈출구를 찾아야 함에도 사태는 갈수록 미궁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국제 제재와 무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러시아는 최근 중국과 더 밀착하면서 장기전에 나설 태세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제2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이번 전쟁은 서방이 먼저 시작한 것”이라며 “서방 국가들이 대리전을 촉발했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전쟁 장기화에 대한 책임을 서방 국가들에 돌려 내부 동요를 차단하려는 노림수로 보인다. 대리전 운운은 6·25 전쟁 때 소련이 북한의 남한 침공을 지원하고 그 후 전쟁 책임을 한국을 지원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에 돌렸던 역사를 상기시킨다. 푸틴의 이 같은 전략은 성공하기 어렵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엊그제 전쟁 이후 처음으로 키이우를 전격 방문해 추가 지원을 약속하고 서방 국가들과의 동맹 결속을 강조한 데서 보듯이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들이 적당히 타협할 가능성은 낮다. 게다가 핀란드 등 러시아 주변 중립국들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서두르고, 중앙아시아 국가들마저 탈러시아에 나서고 있다. 서방세계는 지금보다 혹독한 제재를 벼르고 있다. 전쟁의 출구는 결국 러시아가 열어야 한다. 점령지에서 철군하고 피해 보상 등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소련이 과거 아프간에서의 무모한 장기전으로 인해 붕괴된 역사를 잊으면 안 될 것이다.
  • 한국의 우크라 전사들 “매일 함께 싸우는 심정… 인도적 지원 절실”

    한국의 우크라 전사들 “매일 함께 싸우는 심정… 인도적 지원 절실”

    작년 초부터 매주 반전집회 개최SNS 공지 보고 자발적으로 참여영어·한국어로 “살상 중단” 구호“가족 언제 죽을지 몰라 큰 고통귀걸이 팔아 고국에 지혈대 보내” “군인처럼 싸운다는 심정으로 이곳에 온다.” 한국 체류 12년째인 우크라이나인 로만 야마노프(36)는 지난해 2월부터 서울 중구 정동 분수대 앞에서 일요일마다 열리는 반전 집회에 참가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로만은 21일 “처음 집회에 나왔을 땐 얼굴과 이름이 알려지는 걸 주저했지만 고향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싸우고 있는데 ‘이게 뭐가 무섭냐’고 생각하게 됐다”며 “크림반도에 계시는 부모님도 ‘너는 한국에서 싸우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이 전쟁이 1년 됐다고 하지만 사실 우리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 이후 9년 동안 싸움을 해 온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가 승리하기를 기원해 달라”고 했다. 로만처럼 한국에 사는 우크라이나인들은 지난해 2월 24일 전쟁 발발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오는 공지를 보고 자발적으로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주한 러시아대사관이 보이는 이곳에서 참가자들은 국가인 ‘우크라이나의 영광은 사라지지 않으리’를 제창하고 ‘민간인 살상을 중단하라’,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러시아를 규탄한다. 파란색과 노란색 가로줄 무늬의 우크라이나 국기를 몸에 두르고 같은 모양의 마스크를 쓴 이들은 희생자에 대한 추도와 묵념의 시간도 빼놓지 않는다. 집회에 참가한 이들은 우크라이나어, 영어와 함께 한국어로도 발언한다. 한국 사회에서 더 많은 국민에게 관심을 촉구하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출신의 올가는 한국어로 또박또박 “전쟁은 아픔 그 자체다. 가족과 친구가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감정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한국 사람들에게 러시아에 대해 어떻게 하라고 말할 자격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의 사업을 이어 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건 결국 우크라이나인을 죽이는 데 이용된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다.중남부 도시 드니프로에서 나고 자란 알비나(32)는 “누가 21세기에 이런 끔찍한 살육이 벌어질 줄 알았겠나. 집회에 나오는 건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한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했다. 한국에 온 지 5년 정도 됐다는 알비나는 지난해부터 고국의 평화를 기원하며 팔찌, 귀걸이 같은 액세서리를 만들어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다. 파란색과 노란색의 실로 짠 팔찌에 행운을 상징하는 네 잎 클로버 장식을 매단 디자인이다. 알비나는 “더 많은 사람에게 우크라이나의 현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현지에서 고군분투하는 이들을 돕기 위한 방안”이라면서 “수익금으로 지혈대를 사서 고국으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도움을 주고 있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러시아에 대항해 무기를 지원해 주는 게 어렵다면 인도적인 지원을 더 확대해 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푸틴 물러나라” 우크라인 집회 1년…“한국에서 우리도 전쟁 중”

    “푸틴 물러나라” 우크라인 집회 1년…“한국에서 우리도 전쟁 중”

    “군인처럼 싸운다는 심정으로 이곳에 온다.” 한국 체류 12년째인 우크라이나인 로만 야마노프(36)는 지난해 2월부터 서울 중구 정동 분수대 앞에서 일요일마다 열리는 반전 집회에 참석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로만은 21일 “처음 집회에 나왔을 땐 내 얼굴과 이름이 알려지는 걸 주저했지만 고향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싸우고 있는데 ‘이게 뭐가 무섭냐’고 생각하게 됐다”며 “크림반도에 계시는 부모님도 ‘너는 한국에서 싸우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이 전쟁이 1년 됐다고 하지만 사실 우리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 이후 9년 동안 싸움을 해 온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가 승리하기를 기원해달라”고 했다.로만처럼 한국에 사는 우크라이나인들은 지난해 2월 24일 전쟁 발발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오는 공지를 보고 자발적으로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주한 러시아 대사관이 보이는 이 곳에서 참가자들은 국가인 ‘우크라이나의 영광은 사라지리 않으리’를 제창하고 ‘민간인 살상을 중단하라’,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푸틴은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러시아를 규탄한다. 파란색과 노란색 가로줄 무늬의 우크라이나 국기를 몸에 두르고 같은 모양의 마스크를 쓴 이들은 희생자에 대한 추도와 묵념의 시간도 빼놓지 않는다. 집회에 참석한 이들은 우크라이나어, 영어와 함께 한국어로도 발언한다. 한국 사회에서 더 많은 국민에게 관심을 촉구하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출신의 올가는 한국어로 또박또박 “전쟁은 아픔 그 자체다. 가족과 친구가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감정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한국 사람들에게 러시아에 대해 어떻게 하라고 말할 자격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의 사업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건 결국 우크라이나인을 죽이는 데 이용된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다.중남부 도시 드니프로에서 나고 자란 알비나(32)는 “누가 21세기에 이런 끔찍한 살육이 벌어질 줄 알았겠나. 집회에 나오는 건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한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했다. 한국에 온 지 5년 정도 됐다는 알비나는 지난해부터 고국의 평화를 기원하며 팔찌, 귀걸이 같은 액세서리를 만들어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다. 파란색과 노란색의 실로 짠 팔찌에 행운을 상징하는 네 잎 클로버 장식을 매단 디자인이다. 알비나는 “더 많은 사람에게 우크라이나 현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현지에서 고군분투하는 이들을 돕기 위한 방안”이라면서 “수익금으로 지혈대를 사서 고국으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도움을 주고 있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러시아에 대항해 무기를 지원해주는 게 어렵다면 인도적인 지원을 더 확대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진실 밝히는 게 사과”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진실 밝히는 게 사과”

    “진실을 밝히는 건 피해자들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사과죠.”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나섰던 참전 군인 류진성(77)씨는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내가 한 일을 했다’고 했을 뿐”이라면서 “한국 정부는 베트남 정부가 나서기 전에 먼저 피해자들에게 진솔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병대 청룡부대 소속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류씨는 2021년 11월 베트남인 응우옌티탄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해 법정에서 당시 상황을 진술했다. 그리고 1년 3개월 후 법원은 사실상 원고 손을 들어 주며 한국 정부가 피해자에게 배상하라고 했다. 류씨는 담당 판사가 “전쟁을 모른다”면서 조심스럽게 질문하는 모습을 보고 진정성을 느꼈다고 했다. 1심 선고 이후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학살은 없었다”며 판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류씨는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용기도 군인 정신이며 해병대 정신”이라고 말했다. 류씨는 지금도 스물두 살에 목격한 당시 상황을 또렷이 기억한다. 국도변에는 학살 희생자들의 주검이 놓여 있었고, 눈이 벌개진 주민들은 도로를 꽉 메우고 소리를 지르며 삿대질했다. 다른 소대원들이 중대장에게 민간인을 어떻게 할지 묻자 중대장이 엄지로 목을 긋는 시늉을 한 다음날 벌어진 일이었다. 맨 앞에 서서 분노에 찬 생존자들을 밀치고 나가야 했던 류씨는 이제 베트남전의 참상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류씨는 2017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상이군경회의 비리를 비판하는 1인 시위를 할 당시 베트남 국기를 들고 시위하는 이들에게 “같이 사진을 찍어 주겠다”며 다가갔다가 자신이 목격한 퐁니 마을 학살 사건의 증언자를 찾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2018년 시민평화법정에서 한 익명 인터뷰는 2021년 11월 법정 증언으로 이어졌고, 증언 이후 피해자 응우옌티탄을 직접 만나 사과한 류씨는 “살아남아서 고마울 뿐”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다른 참전 군인들이 증언을 만류하거나 항의할 때도 있었지만 그는 자신을 “맨 앞에서 길잡이 하는 첨병”이라고 소개하며 “이 또한 오롯이 감당해야 할 책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일본에 위안부나 강제징용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데 부끄럽지 않게 남은 생을 쓰고 싶다”면서 “베트남과의 우호 친선을 위해서라도 전우들이 나와서 잘못을 시인하고 전쟁의 진실을 알리는 데 역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류씨는 항소심에서도 언제든지 필요하면 증인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 지뢰에 다리 잃은 3살 아이…‘인간 방패’ 쓰는 잔혹한 미얀마 군인들

    지뢰에 다리 잃은 3살 아이…‘인간 방패’ 쓰는 잔혹한 미얀마 군인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미얀마 군부의 탄압이 2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지뢰에 다리를 잃은 4세 아이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AP통신의 1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남자아이(사진)는 3살 때인 지난해 7월 지뢰에 다리를 잃었다.  미얀마 중남부의 작은 부두 마을에서 배를 기다리던 아이는 어머니의 품에서 나와 두 걸음 정도를 떼었을 때, 거대한 폭발에 휩싸였다.  어머니가 눈앞을 가득 메운 연기를 헤치고 아이를 찾았을 때, 작은 아이의 몸은 땅에 곤두박질쳐 있었고, 살이 벗겨진 다리에는 부서진 뼈가 드러나 있었다.  어머니는 “아이가 울면서 아프다고 말했다. 아이는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아이의 양 다리를 앗아간 것은 미얀마 군인들이 설치한 지뢰였다.  지뢰에 다친 아이는 어머니의 품에 안겨 수십㎞가 떨어진 곳까지 간 끝에 간신히 치료를 시작했다. 작은 마을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이동했고, 그보다 조금 더 큰 시골 마을에서 붕대를 감고 수혈을 받은 뒤 또 이동해 간신히 도심에 있는 병원에 닿았다.  아이는 종합병원에 도착하고 나서야 양쪽 다리의 절단 수술을 받았다. 아이의 가족이 부담해야 할 병원비는 가족의 월 소득보다 6배가 많은 40만 미얀마 짜트(한화 약 25만 원)에 달했다.  “지뢰를 방치하는 것은 괴물을 풀어주는 것과 같다” 1997년 대인지뢰의 사용을 금지한 대인지뢰금지협약(오타와협약)이 채택된 뒤 수십 년 동안 지뢰는 사용해서는 안 되는 무기 중 하나였다. 하지만 해당 협약에 서명하지 않은 미얀마에서는 대인지뢰가 꾸준히 사용됐고, 2021년 2월 군부의 쿠데타 이후 지뢰 사용 빈도가 더욱 급증했다.  지난해 스위스 제네바 유엔에서 열린 지뢰금지조약 연례회의에서는 미얀마군이 지속해서 대인 지뢰를 사용해 왔다는 보고서가 공개됐다. 해당 보고서의 편집자인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메리 웨어햄 국장은 “미얀마 정부군이 통신 타워, 파이프라인 및 기타 에너지 시설 주변에 대인지뢰를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군부는 민간인 거주지역에도 지뢰 설치를 일삼았다. 지난해 4월, 동부 카레니주(州) 디머소 지역에서는 마을을 약탈하고 떠난 군부 병력이 민가의 앞마당과 집안에 대인지뢰와 부비트랩을 설치한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미얀마 전국에서 지뢰 피해를 입은 사람은 최소 390명에 달하며 이는 전년 대비 37% 이상 증가한 수치다. 한 해 동안 지뢰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102명이었으며, 이중 어린이 희생자는 약 34%에 달한다.  유엔은 지뢰와 불발탄으로 인한 민간인 사상자가 지난 한 해 동안 급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강압적인 군부 정권 탓에 감시와 보고가 어려워 과소 집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얀마 군대에서 소대장으로 활동하다 탈출한 20대 남성은 “활성화된 지뢰를 방치하는 것은 괴물을 풀어주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부두에서 터진 지뢰로 다리를 일은 소년과 같은 어린이 희생자가 매우 우려된다. 많은 아이가 지뢰와 불발탄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모른 채 가지고 놀기도 한다”면서 “쿠데타 이후 군정과 시민 간의 분쟁이 시작되자 학교에 가지 못한 채 방치된 아이들이 더 많아졌다. 이들은 낯선 지역과 일상에서 지뢰와 마주친다”고 전했다.  지뢰 피하려 ‘인간 방패’ 쓰는 미얀마 군인들 수십년 간 사용된 지뢰는 민간인뿐만 아니라 쿠데타의 수단이 된 군인들에게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에 일부 군인들은 민간인을 사로잡아 ‘인간 방패’로 쓰며 지뢰지역을 지나가기도 한다.  AP통신에 따르면 서부 친주(州)에 살던 한 남성은 군인들이 자신과 임신한 아내, 5살 된 딸, 마을 주민 10명 등을 포로로 잡고 지뢰밭을 건너게 했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남성은 “당시 반정부 민병대와 싸우던 군인들은 안전하게 해당 지역을 지나가기 위해 우리를 붙잡아 지뢰밭을 건너게 했다. 이를 거부한 마을 사람은 군부의 소총에 폭행을 당했다”면서 “발걸음을 뗄 때마다 폭발이 일어날 것만 같아서 천천히 걸어갔다. 다행히 지뢰가 폭발하지 않아 우리 가족 모두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정의 비인간적인 행위와 더불어 지뢰로 인해 다치거나 가족이 목숨을 잃었을 때, 지뢰 폭발에 대한 책임을 물을 대상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내 다리를 되찾고 싶어요.”지뢰에 양쪽 다리를 잃은 아이는 절단 수술 이후 몇 달 동안 휠체어 생활을 해야 했다. 또래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바라보며 “내 다리를 되찾고 싶어요”라고 종종 말한다.  올해 4살이 된 아이는 재활 치료 끝에 현재 의족을 사용하고 있다. 아이의 어머니는 “아들이 가끔 지뢰 폭발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그 일을 완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 가족은 절대 그 사고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내 아이는 어리고, 자신에게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베트남전 진실 증언한 참전군인 “진실 말할 수 있는 용기도 군인 정신”

    베트남전 진실 증언한 참전군인 “진실 말할 수 있는 용기도 군인 정신”

    “진실을 밝히는 건 피해자들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사과죠.”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관련 재판에 증언으로 나섰던 참전 군인 류진성(77)씨는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내가 한 일을 했다’고 했을 뿐”이라면서 “한국 정부는 베트남 정부가 나서기 전에 먼저 피해자들에게 진솔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병대 청룡부대 소속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류씨는 2021년 11월 베트남인 응우옌 티탄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해 법정에서 당시 상황을 진술했다. 그리고 1년 3개월 후 법원은 사실상 원고 손을 들어주며 한국 정부가 피해자에게 배상하라고 했다. 류씨는 담당 판사가 “전쟁을 모른다”면서 조심스럽게 질문하는 모습을 보고 진정성을 느꼈다고 했다. 1심 선고 이후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학살은 없었다”며 판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류씨는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용기도 군인 정신이며 해병대 정신”이라고 말했다. 류씨는 지금도 스물두살에 목격한 당시 상황을 또렷이 기억한다. 국도변에는 학살 희생자들의 주검이 놓여 있었고, 눈이 벌개진 주민들은 도로를 꽉 메우고 소리를 지르며 삿대질했다. 다른 소대원들이 중대장에게 민간인을 어떻게 할지 묻자, 중대장이 엄지로 목을 긋는 시늉을 한 다음날 벌어진 일이었다. 맨 앞에 서서 분노에 찬 생존자들을 밀치고 나가야 했던 류씨는 이제는 베트남전의 참상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류씨는 2017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상이군경회의 비리를 비판하는 1인 시위를 할 당시, 베트남 국기를 들고 시위하는 이들에게 “같이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다가갔다가 자신이 목격한 퐁니 마을 학살 사건의 증언자를 찾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2018년 시민평화법정에서 한 익명 인터뷰는 2021년 11월 법정 증언으로 이어졌고, 증언 이후 피해자 응우옌 티탄을 직접 만나 사과한 류씨는 “살아남아서 고마울 뿐”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다른 참전 군인들이 증언을 만류하거나 항의할 때도 있었지만 그는 자신을 “맨 앞에서 길잡이 하는 첨병”이라고 소개하며 “이 또한 오롯이 감당해야 할 책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일본에 위안부나 강제징용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데 부끄럽지 않게 남은 생을 쓰고 싶다”면서 “베트남과 우호 친선을 위해서라도 전우들이 나와서 잘못을 시인하고 전쟁의 진실을 알리는 데 역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류씨는 항소심에서도 언제든지 필요하면 증인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 “천사가 된 아이들”…무너진 유치원에 ‘알록달록 풍선’ 가득한 이유는

    “천사가 된 아이들”…무너진 유치원에 ‘알록달록 풍선’ 가득한 이유는

    지난 6일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규모 7.8 강진으로 무려 4만 6000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강진 발생 14일째를 맞아 생존자 수색·구조 작업은 사실상 종료된 가운데 피해 지역 곳곳에서 숨진 어린이들을 애도하는 ‘알록달록한 풍선’이 달렸다. 19일(현지시간) 유누스 세제르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 국장은 “현재까지 튀르키예의 지진 사망자가 4만 689명”이라고 밝혔다. 시리아 서북부에선 정부와 반군 측 사망자 집계가 수일째 5814명에서 멈춘 상태다. 이에 따라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합친 전체 사망자 수는 4만 6503명이다. 수색·구조 작업은 19일 저녁(한국시간 20일 새벽)에 대부분 종료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구조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현실을 고려해 당국은 생존자들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자원을 집중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역 11개 주 중 9개 주에서 구조 작업이 종료됐으며, 현재는 진앙 지역인 카흐라만마라슈, 피해가 제일 심한 하타이 등 2개 주에서만 구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튀르키예 현지에서는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가 이어지는 가운데, 많은 피해가 발생한 하타이주에서는 숨진 어린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풍선’이 곳곳에 매달렸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풍선들이 잔해에 묶여 매달려 있는 하타이주의 한 유치원 붕괴 현장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금방이라도 하늘로 날아갈 것 같은 풍선들이 잔해 현장에 마치 꽃처럼 피어있는 모습이다. 풍선프로젝트 활동가 오군 세버 오쿠르는 YTN에 “풍선 달기는 아이들에 대한 마지막 선물이다. 천사가 된 아이들에게 마지막 의무를 다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 美 대학, 챗GPT로 미시간대 총격 애도문 썼다가 ‘뭇매’

    美 대학, 챗GPT로 미시간대 총격 애도문 썼다가 ‘뭇매’

    미국의 한 대학이 지난 13일 최소 3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시간주립대 총격 사건에 대한 애도글을 대화형 인공지능(AI)인 ‘챗GPT’로 쓴 사실이 드러나 사과했다.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18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밴더빌트대학교의 피바디 교육대학 사무국은 지난 13일 발생한 미시간주립대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학생들에게 보낸 이메일 애도문 마지막 줄에 ‘이 문구는 오픈AI의 챗GPT에서 발췌했다’는 문장을 포함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메일 애도문은 학생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동생이 미시간주립대에 다니는 밴더빌트대학 4학년 학생 리스 카얏은 “공동체에 대한 메시지를 컴퓨터가 쓰도록 시키는 것은 역겹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학부생 잭슨 데이비스는 “사무국이 총격 사건에 대한 애도문을 쓰는 데 챗GPT를 이용했다는 사실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5개 문단으로 이뤄진 이메일은 “최근 미시간대 총기 난사 사건은 서로를 잘 돌봐야 하는 포용적인 환경 조성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며 “우리는 모두를 위한 안전하고 포용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학의 니콜 조지프 부학장은 “잘못된 판단이었다”며 “비극적 사건을 애도해야 할 시기에 챗GPT를 사용한 것은 우리 대학 가치와 모순된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번 사례는 고등 교육에 영향을 미치는 신기술을 다룰 때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앞으로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성찰할 기회를 준다”고 했다. 경찰은 “학교와 아무 관련이 없는 43살 남성 앤서니 맥레이가 지난 13일 저녁 수업 중인 버키 홀에 들어와 총기를 난사했다”면서 “이후 그는 자택까지 수킬로미터를 걸어갔고 경찰과 맞닥뜨려 극단 선택을 하기 전까지 아무 말도 안 했다”고 밝혔다. 그의 유서에는 자신이 학교와 기업으로부터 무시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학생 3명이 현장에서 사망했고 4명은 중태에 빠진 상태다. 1명은 의식을 회복했다. 총기 사고로 희생된 학생들의 첫 장례식이 열렸다고 AP가 보도했다. 2학년 브라이언 프레이저의 장례식이 디트로이트주 교외에 있는 레이크 성당에서 치러지는 등 다음주까지 희생자들의 장례식이 엄수된다.
  • “러시아군이 죽이고 훔쳤어요” 서울 한복판에 펼쳐진 우크라이나 깃발

    “러시아군이 죽이고 훔쳤어요” 서울 한복판에 펼쳐진 우크라이나 깃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닷새 앞둔 19일 한국에 체류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서울 도심에서 평화 기원 집회를 열었다. 한국에 체류하는 우크라이나인 모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대사관 인근 정동분수대 앞에서 전쟁 중단을 촉구하고 민간인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이들은 지난해 2월 27일부터 일요일마다 반전 집회를 해왔다. 이날 우크라이나인 50여명은 자국 국기를 몸에 두르거나 손에 국기를 든 채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민간인 살상을 중단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이들이 들고 있는 손팻말에는 ‘러시아군이 죽이고 훔쳤어요’, ‘러시아는 민간인의 피를 마신다’, ‘마리우폴의 민간인을 구해주세요’ 등 문구가 적혀 있었다. 크림반도 출신이라는 로만 야마노프(36)씨는 “이곳에서 집회를 한 지 거의 1년이 돼간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침공한 지는 벌써 9년이 됐다”며 “9년간 러시아에 맞서 싸워온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수 있도록 한국 국민들이 함께 기원해달라”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도 참석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전 세계 대부분 국가가 우크라이나 편에 서 있고 무기 지원에 별도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며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도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 사상자 수가 최대 20만명에 이른다는 서방 정보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영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정규군과 민간 용병단 와그너 그룹 등에서 발생한 사상자 수가 17만 5000∼20만명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이는 부상자와 전사자 수를 합친 수치로, DI는 전사자 수만 4만∼6만명으로 추산했다. DI는 전체 사상자 대비 전사자 비율이 “현대적인 기준에서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러시아군에서 전반적으로 의료서비스 상태가 매우 열악한 것이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4일 보도에서 미군이 러시아군 사상자 수를 18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전했고, 노르웨이도 지난달 말 기준으로 같은 숫자를 제시한 바 있다.
  • 대한상의, 튀르키예 대사관에 지진 구호금 10만 달러 지원

    대한상의, 튀르키예 대사관에 지진 구호금 10만 달러 지원

    대한상공회의소는 강진으로 국가적 재난을 겪고 있는 튀르키예를 돕기 위해 구호금 10만 달러(약 1억 3000만원)를 지원했다고 17일 밝혔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에서 살리 무랏 타메르(Salih Murat Tamer) 대사를 만나 위로의 말을 전하고 구호금을 전달했다. 우 부회장은 대사관 조문록에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 재난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튀르키예의 피해 회복에 한국 경제계가 성심껏 지원하겠다’고 적고 지진 희생자를 애도하고 조문했다. 우 부회장은 “튀르키예 지진 피해가 신속히 복구되고 국민 상처도 하루빨리 치유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 베를린영화제 개막식에 기후활동가 난입…레드카펫에 손 접착

    베를린영화제 개막식에 기후활동가 난입…레드카펫에 손 접착

    기후 활동가들이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독일 베를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 난입해 행사를 방해했다. 기후운동단체 ‘마지막 세대(Letzte Generation)’ 소속 기후활동가 2명은 16일 오후 7시 35분(현지시간)쯤 베를린 베를리날레팔라스트에서 열린 제73회 베를린영화제 개막식에 진입금지 펜스를 넘어 들어와 레드카펫에 순간접착제로 손을 접착했다. 마지막 세대는 이날 낸 성명을 통해 “빛나는 연회복들 사이에 ‘마지막 세대’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활동가들은 현 정부와 사회가 수십억명의 희생자를 낼 기후재앙을 막을 기회를 지닌 마지막 주체가 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개막식에 난입한 라파엘 펠미 활동가는 “베를린 영화제와 같은 행사는 위험에서 눈을 돌리도록 유혹하는데, 우리가 지금까지처럼 계속한다면 더는 이런 행사는 있을 수도 없다”면서 “베를린영화제가 하듯 작은 틀에서 지속가능성을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통해 우리를 구할 수는 없는 만큼 방향의 급선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난입이 이뤄졌을 때 베를린영화제 초청객들은 이미 다 개막식장 안으로 들어간 상태여서 레드카펫은 텅 비어 있었다고 독일 타게스슈피겔 등은 전했다. 한편 오는 26일까지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홍상수 감독의 ‘물 안에서’가 인카운터스(Encounters) 부문에 초청돼 트로피에 도전한다. 영화제 기간 장편과 단편,다큐멘터리 등 모든 장르의 영화 400여편이 선보인다. 이날 개막식에는 개막작인 레베카 밀러 감독의 ‘쉬 케임 투 미’(She came to me)의 주연 배우 앤 해서웨이와 피터 딘클리지 등이 참석했다. 홍 감독 작품 외에 초청된 다른 한국 작품으로는 ‘길복순’(스페셜 부문)과 ‘우리와 상관없이’(포럼) 등 2편이 있다. ‘길복순’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6), ‘킹메이커’(2021)를 연출한 변성현 감독 작품이다. 전설의 킬러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을 앞두고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다. 배우 전도연과 설경구, 김시아, 구교환 등이 출연한다. 영화제에는 변 감독과 전도연, 김시아 등이 참석한다. ‘우리와 상관없이’는 유형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중년 여배우 화령이 뇌경색으로 첫 주연작 시사회에 참석하지 못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곽민규, 조현진 등이 주요 배역을 맡았다. 이번 영화제에는 한국계 감독과 배우가 참여한 작품도 여럿 초대받았다. 경쟁 부문에는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미국)와 중국동포 출신 장률 감독의 ‘더 섀도리스 타워’(중국) 등 2편이 초청됐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영화제 개막식에 실시간 화상연설을 통해 “예술이 정치에서 떨어져 있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예술과 정치의 관계가 극도로 중요해진 시점이라며 영화에는 실제이건 이념적이건 장벽을 극복할 힘이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예술이 (그 자체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들에게 영감을 준다”고 강조했다. 배우 출신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동서독 분단의 종식을 예견한 빔 벤더스 감독의 1993년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Wings Of Desire)를 이 같은 의미에서 거론한 뒤 “러시아가 이제 우크라이나에 장벽을 세우는 중”이라며 “이 장벽은 자유와 예속을 가른다”고 말했다. 그는 “예술이 무심하게 있어서는 안 된다”며 “침묵하면 악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더욱 설득력이 강해질 뿐”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BBC방송과 한 인터뷰에서는 굳은 항전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영토를 조금이라도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기존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안팎에서는 러시아와 영토를 나눠 갖고 전쟁을 끝내는 한반도식 평화협상 등이 거론된 바 있다.
  • 새카만 그을음 속 그날의 절규… 까맣게 잊고 지낸 건 아닐까

    새카만 그을음 속 그날의 절규… 까맣게 잊고 지낸 건 아닐까

    2003년 2월 18일 한 시민의 광기 서린 방화로 역사가 아비규환으로 변하며 192명의 희생자를 낸 대구 지하철 1호선 참사. 16일 오전 중앙로역으로 들어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누군가에겐 이날 사고가 치유 불가능한 ‘뼛속 깊은’ 고통이기 때문이다. 한 계단 한 계단 내디뎌 역사 안으로 들어서자 ‘2·18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기억공간’이라고 적힌 안내판이 보였다. 안내판이 지시한 방향으로 들어가니 첫 번째 ‘기억 공간’과 마주할 수 있었다. 참사 직후 대구시민들이 역사를 찾아 새까맣게 탄 건물 기둥 그을음에 메시지를 쓴 것을 보전해 놓은 곳이다. 같은 층 끄트머리엔 ‘추모 사진’을 전시하고 있었다. 당시 사고 현장을 가감 없이 보여 주는 사진과 함께 피해자들이 사망 직전 가족과 친구들에게 남긴 처절한 절규를 보여 주고 있었다. “공부 열심히 하고 착하게 커야 해. 아빠가 미안해”, “오빠 없이도 밥 꼬박꼬박 챙겨 먹고 부모님 말씀 잘 듣고. 그리고 기다리지 마. 나 안 간다”, “조금만 더 살고 싶은데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나 죽고 싶지 않아. 제발 나 좀 구해 줘” 등의 문구를 읽다 보니 분노와 애절함이 교차했다.지하 2층으로 내려오니 사고 당시 아수라장을 충분히 헤아릴 만한 두 번째 ‘기억 공간’이 보였다. 화재 때 녹아내린 매점과 공중전화기, 광고판 등이 전시돼 있다. ‘기억 공간’ 벽면엔 참사 20주기 주간을 맞이해 희생자 192명의 사진과 이름이 붙어 있었다. 아직까지 신원 확인이 안 된 6명도 포함돼 있다. 고 배한솔씨의 지인으로 보이는 김미경씨는 “한솔아. 하늘나라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지? 그곳에서도 행복하길 바래”라는 스티커 쪽지를 붙였고, 고 오진영씨 동생도 “사랑하고 보고 싶은 우리 언니. 우리 꼭 다시 만나자. 언니 사랑해 ♡”라고 마음을 전했다. 1시간 동안 추모벽과 ‘기억 공간’을 찾는 시민은 20여명 정도였다. 자녀와 조카를 데리고 한참 동안 묵념한 이길주씨(51)는 “사고 20주년이 됐다는 소식에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아이들에게 이런 사고가 있었다는 걸 보여 주기 위해 찾았다”며 “생존자들이 힘겹게 일상을 이어 가고 있다고 들었는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가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부상자 치료 연장을 추진하고 참사 현장에 가 헌화도 할 것”이라며 “유가족위원회에 유가족 자격이 안 되는 분이 있다면 배제 절차를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새카만 그을음 속 그날의 절규… 까맣게 잊고 지낸 건 아닐까

    새카만 그을음 속 그날의 절규… 까맣게 잊고 지낸 건 아닐까

    2003년 2월 18일 한 시민의 광기 서린 방화로 역사가 아비규환으로 변하며 192명의 희생자를 낸 이 된 대구 지하철 1호선 참사. 20년이 지나 희미한 기억뿐이지만 16일 오전 중앙로역으로 들어가는 발걸음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았다. 누군가에겐 이날 사고가 치유 불가능한 ‘뼛속 깊은’ 고통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 계단 한 계단 내디뎌 역사 안으로 들어서자 ‘2·18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기억공간’이라고 적힌 안내판이 보였다. 안내판이 지시한 방향으로 들어가니 첫번째 ‘기억 공간’과 마주할 수 있었다. 이 곳은 참사 직후 대구시민들이 역사를 찾아 새까맣게 탄 역 내 건물 기둥 그을음에 메시지를 쓴 것을 보전해 놓은 곳이다. 같은 층 끄트머리엔 ‘추모 사진’을 전시하고 있었다. 당시 사고 현장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사진과 함께 피해자들이 사망 직전 가족과 친구들에게 남긴 처절한 목소리와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공부 열심히하고 착하게 커야해. 아빠가 미안해”, “오빠없이도 밥 꼬박꼬박 챙겨먹고 부모님 말씀 잘듣고. 알겠냐 ㅋㅋ 그리고 기다리지마. 나 안간다”, “조금만 더 살고 싶은데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불길이 점점 커지고 있어. 나 죽고 싶지 않아. 제발 나 좀 구해줘” 등의 문구를 읽다보니 분노와 애절함이 교차하며 송곳으로 가슴을 후벼파는 듯 했다.지하 2층으로 내려오니 규모가 그리 크지 않지만 사고 당시 아수라장을 충분히 헤아릴 만한 두번째 ‘기억 공간’이 보였다. 여기엔 화재 때 녹아내린 역내 매점과 공중전화기, 광고판 등이 전시돼 있다.‘기억 공간’ 벽면엔 참사 20주기 주간을 맞이해 희생자 192명의 사진과 이름이 붙어 있었다. 이 중에는 아직까지 신원 확인이 안된 6명도 포함돼 있다. 고(故) 배한솔씨의 지인으로 보이는 김미경씨는 “한솔아. 하늘나라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지? 그곳에서도 행복하길 바래”라는 스티커 쪽지를 붙였고, 고 오진영씨 동생도 “사랑하고 보고싶은 우리 언니. 우리 꼭 다시 만나자. 편안히 쉬어. 언니 사랑해 ♡”라고 마음을 전했다. 1시간동안 추모벽과 ‘기억 공간’을 찾는 시민은 20여명 정도였다. 주로 어르신들이었고 젊은층은 지나치기 일쑤였다. 이날 자녀와 조카를 데리고 추모벽에서 한참동안 묵념한 이길주씨(51)는 “사고 20주년이 됐다는 소식에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아이들에게 이런 사고가 있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찾았다”며 “생존자들도 힘겹게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들었는데, 당시 상황을 감안하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가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올해는 부상자분들이 요구하는 부상자 치료 연장도 추진하고 참사 현장에 가서 헌화도 할 것”이라며 “유가족위원회에 유가족 자격이 안 되는 분이 있다면 배제 절차를 취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참사가 정쟁 도구로 이용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게 홍 시장의 생각이다.
  • 태영호 의원 처럼 4·3 비방땐 처벌… “특별법 개정할 것”

    태영호 의원 처럼 4·3 비방땐 처벌… “특별법 개정할 것”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국회의원 (제주시갑)은 제주 4·3 사건과 희생자, 유족, 관련 단체를 모욕 비방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제주 4·3 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하 제주 4·3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현행 제주 4·3 특별법에서는 누구든지 공공연하게 희생자나 유족을 비방할 목적으로 제주 4·3 사건의 진상조사 결과 및 제주 4·3 사건에 관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해 희생자, 유족 또는 유족회 등 제주 4·3 사건 관련 단체의 명예를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벌칙 조항과 연계돼 있지 않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현행 제31조 벌칙 조항에서는 허위로 보상금을 받거나 영리를 목적으로 한 단체구성, 직무집행 방해, 비밀엄수와 관련한 내용에 대해서만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송 의원은 “지난 13일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제주 4·3 사건을 ‘공산폭동’으로 규정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4·3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제주도민들의 공분을 샀다”면서 “태 의원은 ‘역사적 사실’ 운운하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지난 15일 오전에는 위성곤·송재호·김한규 제주지역 국회의원들이 태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위원회 징계안을 제출했다. 송 의원은 “잊을만하면 제주 4·3을 정쟁의 소재로 삼거나, 편향적인 역사관과 결부시키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에 명시된 허위사실 처벌조항 등을 참조해 ‘4·3특별법’을 일부 개정하는 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 [데스크 시각] 대지진 이후/안동환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대지진 이후/안동환 국제부장

    살아남은 사람들이 세상을 다시 만든다. 1985년 9월 19일 오전 7시 19분 멕시코시티를 강타한 규모 8.1 대지진 때도 그러했다. 부실하게 지어진 건물들이 줄줄이 무너졌고, 정부의 무능한 대응으로 9500여명이 숨졌다. 그 과정에서 수십년 동안 일당 체제를 구축해 온 집권 ‘제도혁명당’의 정치가 지진보다 더 큰 재앙으로 인식됐다. 대지진 후 멕시코에서 주거권 확보를 위한 시민운동이 처음 시작됐고 독립노조들이 탄생했다. 제도혁명당은 1988년 대선에서 정권교체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지만 2000년 선거에서 71년 만에 무너지는 ‘정치적 대지진’을 겪었다. 지난 6일 일어난 튀르키예 대지진이 시민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가족을 잃고 비탄에 빠진 튀르키예 국민이 분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이해하려면 20년간 장기 집권해 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여당 ‘정의개발당’이 무슨 일을 벌였는지 살펴야 한다. 에르도안 집권기의 튀르키예는 연평균 5%가 넘는 고속성장을 했다. 이스탄불시장을 거쳐 총리와 2014년 첫 직선제 대통령이 된 에르도안이 연이은 정경유착 스캔들과 권위주의 흑화에도 지지를 받았던 건 경제적 성과 때문이다. 그와 집권당이 휘두른 마술봉은 재임 기간 국내총생산(GDP)의 6%에 달할 정도로 커진 건설산업이었다. 해외 자본을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에 투입해 내수시장을 활성화하는 성장 정책은 에르도안이 튀르키예 건국 100주년(2023년)까지 세계 10대 경제국 진입 목표를 제시한 ‘2023 국가발전프로젝트’의 핵심이다. 대규모 관급공사로 건설붐이 일어났고, 안전 규제를 완화하고 건설 허가를 쉽게 내주는 대신 압축적인 도시 개발이 이뤄졌다. 큰 피해를 입은 가지안테프주 역시 에르도안 선조가 터 잡은 곳으로 개발 광풍이 거셌다. 최악은 공공녹지 매각이었다. 에르도안 정부는 수도 앙카라 등 주요 도시에 건물 지을 땅이 부족해지자 공공녹지 수백 곳을 아파트와 쇼핑몰 개발업자들에게 넘겼다. 이 녹지들은 1999년 8월 이스탄불에서 100㎞ 떨어진 이즈미트 지진으로 1만 7000명이 숨진 후 대피구역으로 지정된 공간이었다. 2013년 5월 민주화운동으로 번진 ‘게지 시위’ 사태는 이스탄불의 도심 공원에 대형 쇼핑몰 건설을 허가한 데 반발한 시민들을 경찰이 유혈 진압한 데서 비롯됐다. 집권 초 전국에 지진위원회를 발족했던 에르도안의 정치적 위기는 2021년 33% 인상했던 ‘지진세’ 의혹으로 커지고 있다. 2000년부터 모든 주택 소유자가 납부한 지진세 세수 규모는 23년간 880억 리라(약 5조 9000억원, 현재 가치 환산 시 45조원)로 추산된다. 그는 수차례 지진세 내역과 잔액 행방을 묻는 야당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대지진 희생자는 15일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포함해 4만 1000명이 넘었다. 불법 증축과 날림 공사로 지어진 건물 4만 7000채 이상이 붕괴됐고, 잔해 속 실종자도 아직 수만여명에 달한다. 지난해 완공한 대형 건물마저 주저앉은 걸 보면 “지진 자체보다 부실 건물이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는 말이 맞는다. 피해 현장을 사흘 만에 방문했던 에르도안 대통령의 첫 조치는 구호가 아닌 ‘국가애도기간’과 비상사태 선포였다. 그는 비난하는 이들을 향해 “허위 비방을 한다”며 소셜미디어(SNS)를 차단했다. 슬픔과 고통은 시간이 흐른다고 극복되지 않는다. 왜 참사가 커졌는지, 국가는 제 역할을 했는지 낱낱이 규명될 때 비로소 사회적 애도와 치유가 가능해진다. 그게 공동체의 원리다. 기존 체제를 뒤집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내는 대재난의 가능성을 통찰한 리베카 솔닛의 ‘이 폐허를 응시하라’는 거대한 비극 속 희망을 응시한다. 튀르키예 사람들이 부디 지옥에서 다시 낙원을 만들어 주길.
  • 美 미시간주립대 총기 난사 희생자 애도

    美 미시간주립대 총기 난사 희생자 애도

    미국 미시간주 이스트랜싱 소재 미시간주립대에서 14일(현지시간) 한 학생이 교내의 희생자 추모 장소에서 무릎을 꿇고 애도하고 있다. 이 대학에서 전날 발생한 총기 난사로 재학생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14일은 2018년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크랜드 총격 참사’ 발생 5주기이기도 하다. 이스트랜싱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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