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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두관 “MB 심판론 보다 정책 승부로…민주, 통큰 양보로 야권연대를”

    김두관 “MB 심판론 보다 정책 승부로…민주, 통큰 양보로 야권연대를”

    범야권의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히는 김두관 경남지사가 민주통합당이 4월 총선을 앞두고 내세운 ‘이명박 정부 심판론’에 대해 완곡하게나마 제동을 걸었다. 상대방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을 좇는 네거티브 전략 대신 민주당의 정책을 내세워 승부하는 포지티브 선거로 국민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민주당에 입당한 김 지사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MB(이명박) 정부 실정에 기대어 비판하면서 집권하려고 하는데 우리의 정책을 제시해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파상 공세에 나선 한명숙 대표, 문재인 상임고문 등 민주당 지도부와 각을 세우는 발언이다. 김 지사는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간 총선 연대 논의에 있어서도 “국민들은 민주당이 ‘통 큰 양보’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통합진보당이 원내교섭단체, 즉 20석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보당의 손을 들어줬다. 민주당의 일원으로 참여했지만 대선 가도에 있어서 잠재적 경쟁자인 문 고문과는 다른 색깔의 정치를 펼쳐 나갈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터뷰는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장, 군수, 행자부 장관, 도지사로 도전한 원동력은 뭔가. -군수, 도지사 등 도전해 볼 만한 일이라면 즐겁게 도전했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일에 즐겁게 도전했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을 좋게 평가해 주는 것 같다. →민주당 입당이 도지사 출마 때의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받아들인다. 그러나 정치에 있어서 집단지성은 당이다. 집단지성을 모아 국정을 이끄는 거다. 정당이 신뢰를 못 받는 면도 있지만 참여 정치가 중요하다. →민주당 입당이 결국 대선 도전의 길 닦기 아닌가. -민주통합당이 시민사회와 한국노총, 혁신과 통합, 기존 민주당 등 여러 정파와 세력들이 함께하는 것이어서 이 흐름에 함께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중요한 핵이라고 봐 함께하게 됐다. →대선 도전 기회가 오면 죽을 각오로 임하겠다고 했다는 주간지 보도가 있다. -아무리 김두관이 모자란 사람이지만 주간지 기자와 둘이 마주앉아 대선 출마를 선언하겠는가. 언론이 시시비비를 가리고, 강자에게는 강하고 약자에게는 따뜻해야 하는데 시골 촌놈이라고 그렇게 야박하게…. 한 대 패주고 싶다.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 시대 정신은. -이명박 정부에서 정치 민주화가 일부 후퇴했지만 1987년(개헌) 이후 정치의 민주화는 완성됐다. 하지만 경제 민주화가 이뤄져야 내용 면에서 완성이 된다. 신(新) 3균(均)주의에 관심이 많다. 지역균등 발전, 사회균등 발전, 남북균등 발전이다. 새로운 지도자는 그런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내의 유력 대권주자는. -손학규 전 대표와 문재인 고문, 정동영 전 최고위원, 정세균 전 대표….밖에 있지만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참여한다면 민주 진영의 유력 주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총선을 통해 주목 받는 정치인들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김 지사가 경제나 복지에는 좀 취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경남만이 특별하게 하는 노인틀니보급사업이 있다. 너무들 좋아한다. 다른 곳에서 벤치마킹도 한 걸로 안다. 사회적 기업을 통해 16개 시·도립 병원에 대해 간병인 사업도 하고 있다. 병원도 좋고, 환자도 좋고, 일자리도 늘어나고… 내 자랑 같지만 복지만큼은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 경제에 있어서도 기업 하기 좋은 경남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경제도 잘하는 도지사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참여정부 실정에 대해 공동 책임이 있다는 지적은. -참여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했고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도 했다. 참여정부의 공과에 일정 정도 책임 없다고 어찌 말할 수 있겠느냐. 성찰과 반성을 통해 참여정부를 뛰어넘어야 한다. 민주진보진영이 총선 등에서 좋은 성과를 내 참여정부의 공과를 뛰어넘는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이나 새누리당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을 얻는 게 아니라 우리의 정책으로 지지를 받아야 한다. 실정에 기대어 집권하고, 이를 비판하면서 또 집권하는 악순환의 흐름을 끊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큰 나라다. 국정을 분담해야 한다. 내각책임제로 가야 하지만 국민들이 동의를 안 하니 적어도 4년 중임의 정·부통령제 권력구조가 바람직하다. →개헌이 가능한가. -(2007년 대선 때) 이명박·정동영 후보가 다 임기 내 개헌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못 지켰다. 개헌해서 당연히 권력구조도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한다. 기술적인 것은 잘 모르지만 차기 정부를 만드는 대통령과 당이 1년 내에 개헌을 해야 한다. →대선주자 문재인 상임고문의 자질을 어떻게 보나. -민주진보진영의 가장 강력한 대선 주자다. 총선을 잘 마치고 대선까지 잘 마쳤으면 한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안철수 원장과도 같이할 수 있다고 했는데. - 살아온 과정이나 철학, 가치관이 상당히 달라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안철수 원장과 힘을 합칠 용의는. -안 원장이 야권의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해 큰 역할을 해 주기를 누구보다 바란다. 정치권에서 자꾸 정치 참여 여부를 밝히라고 하는데 역할을 할 때가 온다면 안 원장이 참여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바깥에서 도와줄 수도 있다고 본다. 야권에 직접 참여하면 더 좋고, 직접 참여할 수 없다면 민주진보진영이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옆에서 잘 거들어 줬으면 한다. →최근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 연대 논의를 어떻게 보나. -진보 진영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대단히 중요하다. 그래야 이해관계, 현안을 모을 수 있다. 통합진보당으로서는 원내교섭단체 구성, 즉 20석 확보가 중요하다. 국민들은 민주당이 통 큰 양보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열에 일곱을 내줘서라도 야권이 단일화해야 한다.’는 유지를 남겼다. 대통합은 나중 일이고 총선에서는 야권 연대에 노력을 다해야 한다. →총선에서 부산·울산·경남의 성적표를 점친다면. -부·울·경에서는 15석을 희망하는데 쉽지 않다. 야권이 10석 정도 얻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명숙 대표가 원내 1당을 목표로 한다고 했는데, 열심히 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썩어도 준치라고 기반이 워낙 좋다. 기득권도 있고 인물 면에서도 앞선다. 새누리당이 쉽지는 않은 당이다. →정치권이 대오각성할 일이라면. -도지사를 하면서 보니 공약하지는 않았지만 훨씬 중요한 게 있더라. 그 일을 우선 열심히 하는 게 맞다. 이익집단의 요구에 의해 만든 공약도 있는데 이는 실천하기 어렵다. 여기에 매이면 유권자의 기대치만 높여 놓는 결과가 된다. 복지 포퓰리즘 논란이 있는데 우리 정치가 할 수 있는 수준이 이 정도라는 솔직한 고백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 기대치만 너무 높이면 정치에 대한 불신만 낳게 된다. 복지 공약을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한다. 국민적 기대 수준을 매우 높이는 게 된다. 기대 수준을 높이고 실천적으로 담보가 안 되니, 이런 나쁜 놈들, 사기꾼 이렇게 되는 것이다. 선거가 끝난 이후 솔직하게 우리 정치가 할 수 있는 수준이 이 정도라는 반성이 있어야 한다. 국민의 기대수준을 낮춰야 한다. 이춘규 선임기자·이현정기자 taein@seoul.co.kr
  • 절망의 끝에서 남긴 마지막 선물조차 ‘나눔’

    절망의 끝에서 남긴 마지막 선물조차 ‘나눔’

    “실명은 나의 장애가 아니라 내가 맡은 사명을 펴기 위한 축복의 도구였다.” 시각장애인으로 2001~2007년 미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낸 강영우 박사가 23일(현지시간) 타계했다. 68세. 지난해 12월 초 췌장암으로 “한 달밖에 못 산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지 3개월 만이다. ●중학교 3학년때 축구공에 맞아 시력 잃어 생의 마지막을 앞두고 고인은 지난해 12월 16일 지인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실명으로 인해 열심히 공부해서 세상 방방곡곡을 다니며 수많은 아름다운 인연을 만들었다.”면서 “여러분들 덕분에 제 삶이 사랑으로 충만했고 은혜로웠다.”며 감사의 작별 인사를 건넸다. 장애라는 절망의 끝에서 희망의 씨앗을 퍼뜨린 강 박사의 생애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강 박사의 시력을 앗아간 것은 중학교 3학년 때 그의 왼쪽 눈에 날아든 축구공이었다. 2년간의 치료와 두 차례의 큰 수술에도 불구하고 시력은 완전히 상실됐다. 절망한 소년은 진정제를 한 움큼 먹고 자살을 시도했다. 남편의 죽음에 이어 아들의 실명 진단을 받은 그날, 충격을 못 이긴 모친은 뇌일혈로 갑자기 세상을 떴다. 몇 달 뒤 동생들을 돌보려고 고교를 중퇴하고 공장에서 일하던 누나마저 과로사했다. 안마사가 되기는 죽어도 싫었던 소년은 18세이던 1962년 서울맹학교에 들어갔다. 이곳에서 훗날 자신의 눈과 손발이 돼 준 평생의 반려자 석은옥(70)씨를 만났다. 연세대에서 교육학을 전공, 점자와 카세트테이프로 공부하며 1972년 문과대를 차석으로 졸업한 그는 같은 해 아내가 된 석씨와 함께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4년 뒤인 1976년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인 최초의 시각장애인 박사로 장애인들에게 희망의 이름이 된 순간이었다. 이후 일리노이대 교수와 일리노이주 특수교육국장 등을 거쳐 2001년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장애인위원회 정책차관보로 발탁됐다. 한인 이민 100년 역사상 최고위 공직이었다. 그의 두 아들 역시 미국 사회를 이끄는 주역이 됐다. 차남 진영(35·크리스토퍼 강)씨는 지난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법률 자문을 담당하는 백악관 선임 법률고문으로 임명됐다. 안과의사인 장남 진석(39·폴 강)씨는 지난해 10월 워싱턴포스트에서 ‘슈퍼 닥터’로 선정됐다. ●장례식은 새달 4일 美 한인교회서 추도예배로 고인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선물은 ‘나눔’이었다. 지난달 초 그는 두 아들과 함께 국제로터리재단 평화센터에 25만 달러(약 2억 9000만원)를 기부했다. 40년 전 자신에게 유학의 길을 열어 준 재단에 은혜를 되갚은 것이다. 당시 그를 도와준 이는 미 연방검사장이던 리처드 손버그 전 법무장관. 강 박사는 그가 장애인 정책 연구를 위해 설립한 ‘리처드 손버그 재단’에 1만 달러를 쾌척했다. 장례식은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한인 중앙장로교회에서 오는 3월 4일 추도예배로 진행된다. 한편 강 박사의 빈소는 2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도 마련된다. 강 박사의 측근인 양성전 잠실교회 목사는 “27일 오전 10시 30분 병원에서 영결식 예배를 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16호실. (02)2227-7500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국공립대 기성회비 반납 소송 전국 대학가로 확산

    반값 등록금에 대한 요구가 사회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공립대학을 중심으로 기성회비 반납을 요구하는 소송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지난달 27일 서울대 등 8개 국·공립대 학생 4000여명이 각 대학 기성회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에서 서울중앙지법이 “기성회는 학생들에게 1인당 10만원씩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후 법적 소송을 준비하는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공립 대학생들은 전국적으로 기성회비 반환을 위한 소송인단 모집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전주교육대, 군산대, 전북대 자연과학대 총학생회로 구성된 ‘전북 지역 국공립대 기성회비 반환소송운동본부’는 지난 22일 전북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성회비 부당이익 반환청구 소송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전북 지역 3개 대학을 중심으로 소송인단 4000여명을 모집해 4월 초 소송을 낼 계획이다. 제주대 학생으로 이뤄진 ‘내 삶을 바꾸는 희망학생회’와 졸업생을 주축으로 한 제주민권연대도 기성회비 반환 청구 소송을 위해 2만명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부산대, 부경대, 한국해양대, 부산교대 등 영남 지역 대학 총학생회도 3월 개학과 동시에 학과별 간담회, 공고문 게시, 선전 등을 통해 소송단을 추가 모집해 2차 소송에 들어갈 계획이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여야 뒤바뀐 영입 키워드

    19대 총선, 여야 간 ‘인사영입의 키워드’가 뒤바뀐 양상이다. 새누리당은 스토리와 감동이 있는 숨겨진 인물찾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판·검사당, 법조인당’ 이미지를 벗어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굳이 표현하자면 ‘생활 밀착형’이랄 수 있다. 민주통합당은 파괴력 있는 ‘맨 파워’를 물색하고 있다. 이른바 ‘유명 인사’ 영입이 눈에 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공천위 관계자는 19일 “그동안 여의도 정치가 ‘가진 자들만의 리그’라는 인식이 너무 강해 국민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스토리와 감동’으로 일반 유권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인물을 내놓으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려한 학력·경력에 뒷배경을 갖춘 ‘스펙’ 위주보다 서민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줄 인물군을 공천하겠다는 얘기다. 이런 배경에서 거론되는 이들이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 귀화한 결혼이주여성 이자스민씨 등이다. 비상대책위 인재영입분과에서 비례대표 후보로 밀고 있는 석 선장은 지난해 1월 삼호주얼리호의 소말리아 해적 납치사건 때 총상을 입으면서 선원들을 지켜낸 용기와 리더십이 감동을 안겼다. 필리핀 출신 이자스민씨 역시 스토리로 치면 뒤지지 않는다. 남편을 잃고도 이주여성 봉사단체를 이끄는 등 꿋꿋한 삶 자체가 귀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 밖에 장성이 아닌 육군병장 출신인 임용혁 향군 부회장, 여성부 신지식인 1호로 미혼모·성폭력피해자 보호시설을 10년 넘게 지원해 온 여성 경영인 손인춘씨, 북파공작원(HID)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한관희씨, 탈북 여성박사 1호 이애란씨 등도 마찬가지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검사, 변호사 출신 등 유명인사들의 입당이 줄을 잇고 있다. 검사 출신인 유재만 변호사와 백혜련 변호사가 대표적 케이스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출신 유 변호사는 2003년 대북 송금 특검에 이어 대검 중수부의 현대 비자금 수사를 주도했었다. 당 지도부는 검찰 조직에 정통한 이를 내세워 검찰개혁을 주도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백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대구지검 재임 당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됐다며 사표를 제출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못다 이룬 검찰개혁을 이루고 사법정의를 실현하겠다. 국민적 합의가 이뤄진 대검 중수부부터 폐지해야 한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촛불 변호사’로 유명해진 송호창 변호사나 ‘통일의 꽃’ 임수경씨, 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의 부인이자 재야 민주화 운동 동지였던 인재근씨 등도 입당을 마쳤거나 영입이 유력시되고 있다. 그동안의 사회적 성취와 대중적 인지도를 기반으로 경제 민주화, 남북화해협력 분야에서 일조할 것으로 당은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 공천에서 새누리당이 ‘도덕성’을, 민주당이 ‘정체성’을 각각 공천의 최우선 덕목으로 삼고 있는 것도 각당이 중시해온 우선 순위를 ‘조정’한 것이다. 다른 평가항목에 비해 비중이나 배점이 높아 여기에 결격사유가 있을 경우 낙천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Weekend inside] 아랍 동성애자에겐 머나먼 ‘사랑의 봄’

    [Weekend inside] 아랍 동성애자에겐 머나먼 ‘사랑의 봄’

    중동 권력 지도를 바꾼 ‘아랍의 봄’이 성적 소수자에겐 ‘혹독한 겨울’이 되고 있다. 개인의 신념과 성적 취향이 존중되는 사회가 들어서길 기대했던 튀니지, 이집트 등 혁명의 진앙지에서 권력을 잡은 강경보수파가 종전의 동성애 금지법을 유지한 채 탄압의 고삐를 죄고 있기 때문이다. 함마디 지발리 튀니지 총리는 기존의 반(反)동성애법을 개정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지난해 총선 전만 해도 집권 엔나흐다당 지도자들은 동성애자의 존엄성을 지켜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대부분인 지지자들의 거센 반발로 이는 ‘공약’(空約)에 그쳤다. 심지어 인권장관인 사미르 딜루는 지난 4일 TV 인터뷰에서 “동성애는 치료가 필요한 성도착증”이라고 비난했다. 결국 튀니지의 동성애자들은 대부분 희망을 버리고 고국을 등지려 하고 있다. 국제동성애인권위원회(IGLHRC)의 호세인 알리자데는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종교적 자각이 보수적인 이슬람법의 해석을 강화하고 성 문제를 더 억압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우려했다. 웹사이트 ‘중동 동성애’(GME)의 댄 리타우어 편집장은 “시리아 등 중동에는 동성애자가 정권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공포가 퍼져 있다.”고 말했다. 사회 변혁이 성적 소수자에게 부메랑이 된 대표적인 나라는 이라크다. 2003년 미국 침공 이전 이라크정권은 독재국가였지만 성적 풍습까진 문제 삼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 이라크 사회에서는 동성애자라는 의심만 받아도 살해, 납치, 강간, 고문의 대상이 되고 있다. 2003년 이후 700명 이상이 죽임을 당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동성애 탄압국으로 낙인찍혔다. 국제동성애협회(ILGA)에 따르면 동성애가 불법인 나라는 2011년 현재 76개국에 이른다. 아프리카에선 전체 국가의 50%,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터키, 요르단 등을 제외한 대부분이 동성애를 ‘범죄’로 보아 금지한다. 특히 이란, 예멘, 사우디아라비아, 남수단, 모리타니 등 5개국은 동성애자를 사형으로 다스린다. 나이지리아와 소말리아 일부 지역에서도 사형을 선고하기 일쑤다. 동성애가 합법인 나라에서는 우회적으로 성적 소수자를 괴롭힌다. 요르단에서는 남성들이 어울리는 현장을 급습해 불법 음주 혐의를 씌우는가 하면 터키에서는 당국이 이들을 철저히 감시한다. 터키에서는 2008년 동성애자인 20대 아들을 아버지가 ‘명예살인’이라는 명목으로 살해하는 참극도 벌어졌다. 정치적 억압으로도 악용된다. 유력한 차기 총리감이던 안와르 이브라힘 전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2차례나 동성애 혐의로 곤욕을 치렀다. 1998년 부총리 퇴임 이후 동성애자로 몰려 6년간 옥살이를 하다 무죄로 밝혀져 석방된 그는 2008년 다시 전 보좌관의 고발로 기소됐다가 지난달 무죄 판결을 받았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아랍 청년들이 동성애 인권운동을 펴는가 하면 동성애 금지가 타당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코란(이슬람 경전)은 동성애를 비난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이슬람권의 오랜 편견은 쉽게 거둬지지 않고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세 규합 나선 ‘시민통합’ 진영… 공심위 인선갈등은 전초전?

    세 규합 나선 ‘시민통합’ 진영… 공심위 인선갈등은 전초전?

    민주통합당 문성근 최고위원이 공천심사위원회(공심위)에 시민통합당 출신 인사가 배제된 것에 반발, 빚어졌던 당내 갈등이 문 위원이 6일 한 발 물러서며 봉합됐다. 하지만 앞으로 비례대표 후보 공심위 구성, 시·도당 인사 등에서 언제든지 갈등이 재연될 소지가 있다. 시민통합당 진영은 본격 세대결에 앞서 당 안팎에서 세 규합 움직임도 있어 주목된다. 전당대회에서 2위를 한 문 위원의 이번 반발은 서막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있다. 그래서 지난주 문 위원이 반발하자 한명숙 대표는 홍영표 비서실장을 문 위원에 보내 유감을 표하고, 총선기획단에 시민통합당 출신을 추가하는 성의도 보였다. 한 대표는 이날 문 위원을 별도로 만나 “통합 정신에 대한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 출석, 공천 문제에 대해 “특별히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붙지 않도록 충분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두고 보겠다는 것이다. 공천이 본격화되고, 기타 당직 인선 때 언제든지 화약고가 폭발할 수 있을 것 같다. 민주당과 시민통합당, 한국노총 등이 통합한 민주통합당의 화학적 결합이 멀었음을 보여준다. 문 위원을 필두로 시민통합 세력은 당 내에서 “통합 정신을 잊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통합에 기여한 인사, 통합 효과를 극대화할 신진인사를 전략공천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문 위원과 가까운 전문가그룹도 당 밖에서 세력화를 통해 신인 진출 장벽 철폐와 강도 높은 공천 쇄신을 촉구하고 있다. 8일 발족할 ‘희망코리아정치연대’(정치연대)가 중심이다. 법조, 정계, 노동 등 분야 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지도부 진입에 실패한 이학영 YMCA 전 사무총장이 고문을 맡는다. 정치연대 창립대회에는 손학규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김두관 경남지사와 민주당 문성근·박영선·이용득 최고위원 등이 축사를 한다. 정치연대 회원 40여명은 대부분 민주통합당 공천을 받아 총선에 출마를 희망하기 때문에 이들의 공천 탈락시 갈등도 예고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열린세상] 중산층의 몰락과 분노/박광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열린세상] 중산층의 몰락과 분노/박광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는 중산층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통계청의 2006년도 계층 간 분포율을 볼 때 53.4%가 중산층이고 45.2%가 하류층이었다. 그런데 최근의 여론을 보면 중산층의 몰락이 더욱 깊어지면서 45%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중산층을 경제적 개념으로 해석하든, 시대적 사회에서 바라보는 주관적 시각으로 이해하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나라의 중산층에 균열이 시작됐고 다시 해체로 이어지고 있다는 불길한 현상이다. 중산층의 몰락을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금융회사들의 탐욕에서 시작된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정부의 광범위한 구조조정으로 재벌 등 기업의 자금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자 대형은행과 카드사들은 가계대출과 카드론을 경쟁적으로 늘리기 시작했고 2003년 카드대란으로 번져 홍역을 치른다. 그럼에도 금융회사들은 2005년부터 주택시장이 호황을 구가하자 무차별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늘려 최근 900조원을 넘어섰다. 가계대출로 연간 50조원 이상의 이자를 부담하는 중산층의 실질소득이 감소함에도 오히려 교육비와 의료보험 부담이 커지고 공공요금 등 물가는 계속해서 올라 지출은 더욱 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대출받아 구입한 주택의 가격은 속절없이 하락하여 이제는 애물단지가 되어 중산층들의 시름은 한없이 깊어만 가고 있다. 쓰러져 가는 중산층은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고 노력한 만큼의 보상이 돌아오지 않으며 처절한 경쟁에서 살아남아도 미래가 안정적으로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항상 불안하다고 호소한다.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만큼 비슷하게 따라가는 정도만 되어도 만족하겠다는 소박한 희망마저도 실현하기 어렵다고 푸념을 한다. 신분 상승이나 계층 이동 기회가 적어짐으로써 동료를 적으로 인식해야 하는 삭막한 좌절감도 고통스럽다고 말한다. 건강하고 활기찬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중산층의 허탈한 마음의 절규를 치유할 수 있는 방안이 시급히 모색되어야 한다. 서제막급(噬臍莫及)이란 배꼽을 물려고 해도 입이 닿지 않는다는 의미로 일이 잘못된 뒤에는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뜻이다. 춘추전국시대 초(楚)나라 문왕이 신(申)나라를 공격하기 위해서 등(鄧)나라를 경유해야 했다. 문왕이 병사들과 함께 등나라에 도착하자 문왕의 삼촌이었던 등나라의 왕 기후(祁候)는 반갑게 맞았다. 이때 기후의 신하 담생(聃甥), 양생(養甥)은 “문왕은 머지않아 등나라를 공격할 것이니 지금 없애지 아니하면 훗날 배꼽을 물려고 해도 입이 미치지 않아 후회할 터이니 계획을 세우라.”고 간언하였다. 기후는 조카를 죽이면 후세에 사람들의 욕을 피할 수 없다고 간언을 무시했다. 그로부터 10년 후 등나라는 문왕에 의해 멸망하였다. 중산층 문제는 결코 늦지 않았다. 우리의 지혜로 충분히 풀 수 있다. 중산층의 분노를 기대가 컸기 때문에 나타나는 실망스러운 감정의 표출로 볼 것이 아니라 변화를 갈망하는 백성들의 바람으로 보아야 한다. 체제와 근본적 이념의 영역까지 동시에 다루어야 할 격동의 시대적 전환점에 서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중산층이 무너지면 경제적 양극화와 정신적 피해의식의 심화로 사회는 갈등과 대립이 반복되며, 집단행동으로 혼란이 가중되어 나라는 엄청난 사회비용으로 다시 10년 이상 후퇴할 것이 너무나 자명하다. 중산층은 어느 나라나 보편타당성의 중심에 있어 미래의 성장동력이자 변화의 주관자이다. 중산층을 육성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지속하는 한편, 유연성 있는 고용정책을 견지하면서 복지와 연금문제를 보완해야 한다. 특히 주택가격의 안정과 서민고통 해소를 위해 아파트를 유동화하여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제도의 시행은 빈곤층의 근원적 치유에 우선순위를 배려해야 한다. 노자는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쉬운 것부터 시작하고 아무리 큰일이라도 작은 일부터 시작하라고 설시한 바 있다. 흩어진 마음을 다시 긍정적인 열정의 마음으로 바꾸어 쉽고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지혜를 발휘하는 데 혼신을 다해 보자.
  • [커버스토리] 空約 되거나 증세 하거나… 쏟아지는 복지·개발 공약

    [커버스토리] 空約 되거나 증세 하거나… 쏟아지는 복지·개발 공약

    정치권이 국민들을 상대로 ‘희망 고문’을 시작했다. 연일 쪼가리 공약을 선물 보따리인 양 풀어놓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재원 대책이 빠진 ‘아니면 말고’ 식 공약, 베끼기 공약, 재탕삼탕 공약 등 ‘부실 선물 세트’라는 데 있다. 심지어 정책끼리 상호 충돌하는, 이른바 ‘구성의 오류’를 초래할 공약들도 눈에 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은 4·11 총선 공약으로 사병 월급을 지금보다 4배 이상인 40만원까지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1조 6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한데, 신무기 도입 예산을 깎아 충당하겠다는 복안이다. 사병 월급 인상은 2004년부터 나온 단골 메뉴인 데다 국방 개혁을 외치면서도 군의 전투력 저하를 자초하는 이율배반적인 공약이다. 지난해 3월 논란 끝에 백지화된 ‘동남권 신공항’은 ‘남부권 신공항’으로 바뀌었다. 신공항 입지가 동남권에서 남부권으로 확대된 것 외에는 달라진 게 없다. 고금리 전세자금의 대출이자를 절반으로 줄이고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최저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 등도 발표했지만, 정부의 미온적 반응 속에 이렇다 할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또 핵심 중소기업 예비입사자에게 대학등록금과 생활비 등을 지원하는 ‘88장학금’ 및 ‘뿌리장학금’ 제도, 주부들을 겨냥한 만 5세 이하 양육수당 지급 등도 제시했다. 그러나 여기에 필요한 예산을 어디서 끌어올 것인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 민주통합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3(무상급식·무상의료·무상보육)+3(반값등록금·일자리 복지·주거 복지)’ 복지를 주장하고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한 해 33조여원이 투입돼야 한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역시 뚜렷한 재원 대책은 없는 상태다. 청년 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대기업에 해마다 전체 인력의 3%를 신규 채용토록 강제하는 청년고용의무할당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어긴 기업에는 부과금을 매길 계획이지만 기업이 이를 염려해 할당제를 지킬지는 미지수다. 참여정부 당시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을 대상으로 이 제도가 도입됐음에도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이 제도를 준수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사립대 의존도가 큰 현행 대학 구조를 개혁해 국·공립대가 전체 정원의 50%를 수용토록 한다는 계획이지만, 과거에도 유사 정책을 내놨다가 엄청난 재정 부담 때문에 좌초됐던 사실에 대한 설명은 빠져 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이광재 사무총장은 “18대 총선에서는 집값을 부추기는 공약이 많았다면 19대 총선에서는 유권자들의 희망을 부풀리는 공약이 많은 상황”이라면서 “특히 설익은 복지 공약은 계층 갈등을 촉발할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선순위와 재정 대책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서울광장] 새 깃발 누가 들텐가/최용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새 깃발 누가 들텐가/최용규 논설위원

    다 된 밥에 코 빠뜨리지 않는 한 민주당의 총선 승리는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상대가 저토록 죽을 쑤고 있으니 지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을까 싶다. 한나라당이 정강·정책을 좌클릭하고, 당명까지 바꾼다고 해서 이반된 민심이 쉽게 돌아올 것 같진 않다.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 주변의 부패와 실정(失政), 여당의 부도덕성에 넌더리를 내고 있어서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가 용을 써도 감동을 이끌어 내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체성을 의심받아 가면서까지 애를 쓰고 있으나 살기 위한 처연한 몸부림으로밖에 비쳐지지 않는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그늘진 표정은 마치 ‘잔인한 4월’을 예고하는 듯하다. 민주당의 지난 5년은 옛일이 될 것이다. 70일 뒤, TV 앞의 그들은 벌떡 일어나 환호성을 지르고 감격의 눈물로 범벅되는 꿈을 꾸고 있을 게다. 누가 봐도 요즘 민주당은 들떠 있다. 어지간한 잘못엔 눈도 깜짝 안 할 만큼 배포가 커졌다. 삶에 지친 다수의 분노와 절망이 든든한 울타리가 돼 주고 있기 때문이다. 다급해진 정부와 여당이 번지르르한 친서민 정책을 내놓아도 효험이 없다. 의심은 이미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이러니 민주당 지도부의 얼굴에 화색이 돌지 않을리 없다. 총선 예비후보가 홍수를 이루고, 연줄을 대려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렇듯 만개한 화단에 벌과 나비가 날아들고 있지만 사방에 진동해야 할 향기가 느껴지질 않는다. 덩치만 커졌지 새롭지도, 참신하지도 않다. 통합의 목적과 이유가 죽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무엇 때문에 통합을 시도했는가. 그것은 지난해 가을 국민의 열망을 똑똑히 보았기 때문이다. 안철수의 등장으로 드러난 민심은 이념으로 쫙 갈라진 지긋지긋한 ‘피의 정치’를 청산해 달라는 간절한 주문이다. 이념적 대립이 아닌 통합과 소통의 정치, 그래서 명징하기 이를 데 없는 정치의 새 틀을 만들어 달라는 염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간파하고 태동한 것이 민주통합당 아니던가. 그런데 역동적인 지도부의 모습은 역설적으로 ‘수구(守舊) 진보’의 역한 냄새를 물씬 풍긴다. 다 헐어버리고 내던져도 시원치 않을 판에 옛 성곽을 복원하고 있다. ‘폐족’을 자처하며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했던 사람들이 ‘돌아온 장고’가 됐다. 이들은 봄날 같은 호시절이 자신들의 작품인 양 호들갑을 떨고 있다. 쑥 대밭이 된 저쪽 덕분에 당과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몰라보게 상승하자 눈에 뭐가 씌었는지 어느새 자만심이 똬리를 틀고 있다. 안철수 없이는 안 된다며 안철수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내던지겠다던 절박함은 내가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바뀌고 있다. 새로운 이념과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통합정신은 실종됐고, 갈수록 진보 진영의 단결 구호만 커질 뿐이다. 오매불망하던 승리가 눈앞에 아른거리니 통합의 대의와 혼을 까먹은 건가. 그렇다면 이는 곧 닥칠 불행을 예고하는 것이다. 왜 노무현 당시 민주당 상임고문은 2002년 대선 출마연설에서 정계 재편을 제안했겠는가. “지금의 정치구조로는 싸움밖에 할 수 없다.”며 정치판을 바꿔야 한다고 그는 역설했다. 제대로 된 정치를 할 수 없는 왜곡된 정치구조를 헐어버리고 국민을 위해서 정상적 정치를 만들어 가자고 호소했다. 그런 노무현의 정신은 지금도 유효하다. 민주당이 잇달아 패착하지 않는 한 한나라당에 불리한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상쟁의 정치에 입각한 승리는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 낡은 옷을 벗어던지지 않고 그대로 걸치기를 고집한다면 제1당이 되거나 설사 집권을 한다 해도 희망의 빛은 찾아 볼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최근 곽노현과 이정렬을 통해 진보와 보수, 좌와 우의 대립이 얼마나 잔혹한지를 직접 봤다. 어느 쪽이 정권을 잡아도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임을 알려주는 징표다. 박정희도 그랬고, 김대중, 노무현도 마찬가지다. 통합의 대의를 버리면 이겨도 역사의 죄인이다. 그럼 누가 새 깃발을 들 텐가. ykchoi@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42) 중국 현대문학의 선구자 루쉰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42) 중국 현대문학의 선구자 루쉰

    1898년, 루쉰은 난징의 강남수사학당에 들어가기 위해 고향 샤오싱을 떠났다. 집을 떠나는 장남의 손을 잡고, 루쉰의 어머니는 “어쩔 수 없어 8원의 여비를 마련해 주시며 네 마음대로 하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우셨다.” 어머니의 울음에는, 가세가 기울어져 더 이상 과거공부를 시켜주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갈 곳을 찾지 못한 아들에 대한 걱정과 가여움을 담고 있었다. 사실 루쉰의 어머니가 이렇게 서럽게 운 것도 당연했다. 왜냐하면 “그 시절은 경서(經書)를 배워서 과거를 치르는 것이 정도(正道)였고, 사회통념상 소위 양학(洋學)을 배운다는 것은, 갈 곳 없는 사람이 서양 오랑캐에 영혼을 팔아넘기는 것으로 간주되어, 몇 배의 수모와 배척을 당해야만 했기”(납함, 자서) 때문이다. 1898년, 18세가 되는 해에 루쉰은 새로운 길을 찾아 그렇게 고향을 떠났다. 루쉰의 본명은 저우슈런(周樹人·1881~1936)으로, 저장성(浙江省) 샤오싱(紹興)에서 태어났다. 저우 집안은 그 지역에서 웬만큼 산다는 집안이었으나, 과거시험 부정을 꾀했다는 이유로 조부가 투옥됐고, 조부의 관직 외에는 생활수단이 없었던 독서인 집안은 이로부터 가세가 기울었다. 설상가상으로 병에 걸린 부친의 약값을 대느라 재산은 탕진되었다. 집안의 장남인 루쉰은 집안의 물건을 전당포에 맡기는 일, 그렇게 빌린 돈으로 한약방에 가서 부친의 약에 쓰일 희한한 약재들을 사는 일을 도맡아야 했다. 14살의 소년은 재산과 권세가 가시자 차갑게 돌변한 사람들의 시선에서 세상의 인정세태를 깨달았다. 루쉰에게 고향 샤오싱은 자신을 얽매고 절망에 빠지게 하는 것들의 집합소나 다름없었다. 샤오싱은 중국의 현재이자 미래였다. 전통적 가치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한 고향은 흡사 고인 물처럼, 현재의 도살자들로 가득했다. 루쉰이 소설가로 발을 내딛으면서 말했던 ”철로 만든 방“은 결코 은유가 아니었던 것이다. 사방은 철로 만들어져 깨부술 수가 없다. 사람들은 질식사를 기다리듯 그 속에서 잠을 자고 있다. 루쉰은 철방에서 홀로 잠을 깬 자였다. 그는 평생에 걸쳐 철방 속 적막을 느꼈고, 그럴 때마다 사회활동에 더 매진하거나 옛 문헌을 파고들었다. 루쉰은 바로 그런 철방과 같은 고향을 떠났다. 흡사 지금까지의 자신과 결별하듯, 스스로 탯줄을 자르듯. 자신을 짓누르던 전통의 무게에서 벗어나고자 했을 때, 루쉰에게 희망으로 다가온 것은 바로 ‘진화론’이었다. 1901년, 루쉰은 옌푸(嚴)의 ‘천연론’(天演論)을 통해서 ‘생존경쟁’과 ‘자연도태’라는 용어를 접했다. 당시 진화론은 생물학적 다위니즘을 비롯해 사회 다위니즘, 상호부조론 등이 한데 뒤섞인 채 물밀듯이 중국으로 들이닥쳤다. 변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위기의식에 휩싸인 중국 지식인들은 진화론을 받아들임으로써 중국을 근대 세계와 같은 궤도에 두고, 제국주의의 침략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을 기르고자 했다. 루쉰의 세대에게 진화론은 일종의 돌파구였다. 처녀작 ‘광인일기’(1918)에서 루쉰은 중국 전통의 예의와 도덕의 해악에 물들지 않은 아이들에게 미래의 희망을 걸며, “아이들을 구하라.”고 외쳤다. 자신과 같은 기성세대는 “인습의 무거운 짐을 지고 암흑의 수문을 어깨로 걸머질” 터이니, 아이들은 자신들을 밟고 넓고 밝은 곳으로 나아가라고 말이다. 그렇게 루쉰은 꽃을 피우기 위한 거름이 되기를 자청했다. 1902년 루쉰은 국비로 일본에 유학을 떠난다. 의화단사건(1900)에서 승리한 서구 연합국들이 청나라로부터 받은 배상금을 청나라의 해외유학생 파견에 전용하기로 결정한 덕분이었다. 일본에 간 루쉰은 망설임 없이 의학을 공부하기로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더 이상 부친처럼 어리석은 처방과 치료로 사람을 죽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진화론과 마찬가지로, 의학은 중국을 구해줄 과학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런 확신은 이른바 ‘환등기사건’으로 여지없이 깨졌다. 루쉰이 의학을 공부하던 시기는, 바야흐로 일본이 러일전쟁에서 승리를 구가하고 있을 때였다. 수업시간 틈틈이 선생들은 환등기를 틀어주었는데, 어느 날 루쉰은 거기서 자신이 떠나온 고향 사람들을 목격하게 된다. 당시 그가 본 환등기 필름은 러일전쟁 당시 러시아 스파이 혐의를 받은 중국인을 처형하는 장면이었다. 처형을 기다리는 사람이 무릎을 꿇고 있고, 그 옆에 일본인 병사가 칼을 치켜들고 있다. 멍한 표정의 구경꾼들은 모두 변발이었다. 동족의 처형을 구경거리인 양 멍하니 바라보는 중국인의 사진 앞에서 루쉰은 충격에 빠졌다. 그리고 학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의대를 그만뒀다. 의학으로 구국하겠다던 희망은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무릇 어리석고 약한 국민은 체격이 제아무리 건장하고 튼튼하다 하더라도, 하잘것없는 본보기의 재료나 구경꾼밖에는 될 수가 없었다. 병으로 죽어가는 사람이 아무리 많다 해도, 그런 일은 불행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납함, 자서)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루쉰의 답은 “문예”였다. 어리석고 약한 국민을 치료하는 데는 신체를 고치는 의학이 아니라 정신을 고치는 의학, 즉 문예가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펜으로 ‘중국인의 열근성(劣根性)’을 해부하고 치료하겠노라! 신체에 깃든 병을 분석하고 해부하고 치료하듯, 루쉰은 글을 써내려갔다. 그에게 글쓰기는 익숙함에 안주하는 중국인들을 향한 공격에 다름 아니었다. 한 치의 위로나 연민도 없었다. 새것조차 헌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중국인의 사유방식, 그것의 기초가 되는 철학, 신화, 예술, 고전 등 모든 익숙한 것에 총공격을 가했다. 전통의 해독(害毒)에서 청년들을 지키기 위해 고문은 읽지도 말라고 했을 정도였다. 이 모두가, 탁자 하나를 옮기는 데도 수많은 사람들의 피를 필요로 하는 중국의 견고한 전통과 인습으로부터 거리를 두기 위한 피나는 노력이었다. 루쉰은 우리에게 소설가로서 잘 알려져 있지만, 기실 그는 세 권의 단편소설집만을 남겼을 뿐이다. 소설 창작은 1920년대 초반에 집중되어 있고, 그 이후부터 죽을 때까지는 잡문쓰기에 치중했다. 지금의 에세이에 해당하는 잡문은 현실에 대한 풍자와 비판정신을 핵심으로 한다. 일본제국주의의 만행과 군벌들의 난립과 폭행, 국민당의 백색테러, 혁명을 팔아먹는 지식인, 현실의 권력에 굴복하면서도 정인군자(正人君子)인 체하는 하는 지식인. 루쉰의 붓끝은 그 모두를 향해 있었다. 잡문은 민중의 무지몽매함과 아큐식의 정신승리법을 비판하고, 혁명에 들뜬 청년들의 조급증을 논파하는 데도 효과적이었다. 그의 잡문은 말 그대로 시대를 향한 비수이자 투창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루쉰의 글쓰기는 자신을 부정하고 해부하는 작업이었다. 황금시대로 아이들을 넘겨주는 중간물이자 꽃을 키우기 위한 거름으로 자신을 규정한 루쉰은 새롭게 도래할 혁명의 시기에는 멸망될 운명의 존재였다. 미래세대의 독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는 자신의 신체에 새겨져 있을지 모를 중국인의 열근성과 대면했다. 스스로에게 엄격했던 만큼, 루쉰은 시대의 암흑에 맞선 투쟁에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그의 이러한 결연한 의지는 죽음을 앞두고 유언처럼 쓴 글에서도 잘 드러난다. “다만 열이 몹시 날 때면 유럽인들은 임종시에 흔히 남이 너그럽게 용서해줄 것을 바라며 자신도 남을 너그럽게 용서하는 의식을 지낸다는 사실이 기억날 뿐이다. 나의 적과 원수는 적지 않은데 신식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가? 나는 생각해보고 나서 이렇게 결심했다. 그들에게 얼마든지 증오하게 하라. 나도 하나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죽음) 루쉰은 죽어가면서까지도 무력으로 중국을 농단하는 제국주의자들과 군벌들, 위선적인 지식인들, 그들을 뒷받침하는 과거의 부정적인 것들을 향해 겨누던 창을 거두지 않았다. 전근대와 근대 사이에서 두 세계의 어둠을 볼 수 있었던 루쉰은 자신이 마주하고 있는 암흑의 무게를 결코 가볍게 보지 않았다. 켜켜이 쌓인 중국의 역사를 뒤집는 일, 중국인의 혈관을 흐르는 피를 바꾸는 일, 즉 혁명이 결코 쉽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루쉰은 죽으면서도 모든 익숙한 것들, 자신을 위로하는 것들에 속지 말라고, 투쟁하라고 외쳤던 것이다. 최정옥(남산강학원 연구원)
  • 손학규·정동영 대권행보 ‘캄캄’

    손학규·정동영 대권행보 ‘캄캄’

    야권 통합을 주도하며 민주통합당의 산파 역할을 한 손학규(얼굴 위) 전 민주당 대표가 대선 구도에서는 갈수록 뒤로 밀려나 한숨만 커가고 있다. 한때 지지율 15%를 넘나들며 야권의 대선주자 선두를 달렸던 손 전 대표의 지지율이 최근 3%대로 추락했다. 손 전 대표 진영은 비상이 걸렸다. 총선 불출마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손 전 대표는 2010년 10월 당 대표 출마 당시 ‘서민 대통령’을 강조하며 정권교체의 적임자로 호남 지지세를 탔었고, 지난해 4·27 재·보궐 선거에서는 민주당의 불모지인 경기 분당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지지율이 15%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지지율이 썰물 빠지듯 내리막길을 걸었다. ‘컨벤션 효과’라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지만 그의 지지율은 3%대에 머문 지 오래다. 손 전 대표는 28일 광주 무등산에 측근들과 동아시아재단 관계자, 지지자 등 500여명과 산행을 떠날 예정이다. 친구인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죽음으로 미뤘던 신년 산행을 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4월 총선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12월 대선 행보의 전초전인 셈이지만 다른 후보들의 행보보다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지는 분위기다. 손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아직 시간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지지율 반등을 위해)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뾰족한 방법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당초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에서 접전지 출마와 수도권 등 선거지원유세에 올인할지를 놓고 갈등하는 것도 지지부진한 지지율과 무력한 존재감이 결정적 원인으로 꼽힌다. 대권을 노리는 정동영(아래) 전 최고위원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지난해 정리해고 파동을 겪었던 한진중공업을 비롯해 최근 쌍용차 ‘희망텐트’, 용산참사 3주기 등 모든 노동 현장을 다 챙기며 ‘강제퇴거금지법’ 등 법안도 발의했지만 지지율은 2%대다. 한진중공업이 있는 부산 영도구에 출마하려 했다가 친노(친노무현)계의 대반발에 부닥쳐 결국 서울 강남으로 오게 된 정 전 최고위원은 당내 경선까지 치러야 할 판이다. 정 전 최고위원 측은 “노동계에 쏟는 정성이 지지율로 연계되게 하는 게 최대 과제”라면서 “부산 영도는 총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기 때문에 지역으로 지원 유세를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박종철 열사 25주기 추도식

    박종철 열사 25주기 추도식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 역할을 한 박종철씨의 25주기 추도식이 14일 박씨가 고문으로 숨진 옛 경찰청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인권보호센터)에서 열렸다. 추도식에는 민주열사 박종철기념사업회장인 안승길 신부, 박씨의 아버지 박정기씨,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박씨의 동료와 선후배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안 신부는 추도사에서 “박 열사는 신의와 약속을 목숨보다 소중하게 여긴 의로운 투사였다.”면서 “각박한 세상에 철저하게 이웃을 사랑했던 열사의 정신이 올해 크게 일어나 우리 사회에 새로운 희망을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백 소장은 자신이 지은 ‘그게 바로 너였구나’라는 제목의 추모시를 낭독했다. 참석자들은 인권센터 앞에 마련된 야외 행사장에서 묵념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했다. 추도식 사회는 박씨의 고교와 대학 선배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맡았다. 행사에는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박종철 고문치사 은폐 사건을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안유 당시 영등포교도소 보안계장, 한재동 교도관과 자리를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참석자들은 2시간 남짓 진행된 행사를 마친 뒤 박씨가 고문을 받았던 509호 조사실로 올라가 헌화하고 인권보호센터 4층에 있는 박종철기념관을 찾았다. 기념사업회는 박종철 인권장학금과 모교인 부산 혜광고교생들에게 지급하던 장학금을 통합, 올해부터 민주화운동 유자녀들과 형편이 어려운 학생 운동가를 지원하는 ‘박종철 장학사업’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박씨는 서울대 언어학과에 재학 중이던 1987년 1월 13일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 관련 주요 수배자를 파악하려던 경찰에 연행돼 고문을 받다 다음 날 사망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민주 선거인단 모집 10일만에 30만명… 그들은 누구인가

    민주 선거인단 모집 10일만에 30만명… 그들은 누구인가

    민주통합당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선거인단의 수가 4일 오전 30만명을 돌파했다. 선거인단 모집을 시작한 지 10일째이지만 증가세는 오히려 가팔라지고 있다. 전날에는 선거인단 등록 인원이 지난달 28일에 이어 두 번째로 하루 5만명을 기록했다. 선거인단 접수 홈페이지가 일시적으로 다운됐을 정도다. 20~40대 젊은층의 참여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 단일 후보를 정하기 위해 선거인단을 접수했을 때보다 많고, 수도권 선거인단은 10만여명으로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지역을 두 배 이상 앞질렀다. 기존의 정당 선거 구도를 뛰어넘는 이변에 민주통합당은 선거 흥행을 기뻐하면서도 뜻밖의 변수 도출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당원 중심으로 이뤄지던 기존의 정당선거가 불특정 시민들의 정치 참여로 좌지우지되는 상황이 오자 한 후보 측 관계자는 “무섭다.”고 솔직한 심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30여만명의 절반을 각 후보 측에서 조직한 ‘조직표’라고 가정해도 나머지 15만명의 표는 어디로 향할지 예측불허다. 당 관계자는 “심지어 지지하는 후보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선거인단이 후보들의 명줄을 잡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들도 제어할 수 없는 규모의 선거인단을 ‘적극적 참여로 정치를 바꿔야 한다.’는 범야권 지지층이라고만 추측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OSI) 박왕규 대표는 “국민들의 정치 참여 욕구, 특히 20~40대의 참여 욕구가 굉장히 증가하고 있고, 참여해야 바뀐다는 의식이 우리 사회의 큰 담론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로지 참여하는 자만이 권력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권력이 세상의 방향을 정할 것’이라는 고 김근태 상임고문의 메시지도 반향을 일으켰을 것이라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모바일 투표로 손쉽게 정당의 지도부를 뽑을 수 있다는 점도 선거인단 참여율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선거인단의 93% 정도가 스마트폰이나 일반 휴대전화를 이용한 모바일 투표를 신청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의 본격적인 도입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도 선거인단 결집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기존 정치권이 포용하지 못했던 시민사회가 통합을 계기로 정당정치에 발을 들여놓았기 때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 후보 경선 당시 선거인단에 가입했던 5만~6만명과 한국노총 조합원, 문성근 후보와 함께하는 ‘100만 민란’, YMCA의 시민운동가 등이 선거인단에 등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부겸·박영선·박지원·이강래·이인영·한명숙 등 기존의 정당 정치인들이 조직한 선거인단도 후반부에 대거 몰릴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시민들의 적극적 정치 참여 기류들이 실제로 주목할 만한 폭발력을 가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김종욱 동국대 교수는 “아직까지는 민주통합당에 희망을 걸고 변화시켜 보자는 적극적인 흐름보다는 열린 장에서 소극적으로 정치 참여 의사를 밝히는 정도로 보인다.”며 “이를 여론으로 형성하려면 대중의 여론을 선도할 후보가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은 섰지만 민주통합당은 이른바 ‘대세론’을 형성할 만한 어젠다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공천과 관련한 혁명적 발상과 공략이 있어야 역동적인 선거가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후보가 현실에 안주하며 인적쇄신에 소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태로는 선거인단의 폭발적 결집도 한시적 이벤트로 끝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영혼이라도 달랬으면…” 옛 대공분실에 弔花

    “영혼이라도 달랬으면…” 옛 대공분실에 弔花

    1일 서울 용산구 남영동 경찰청 인권보호센터 내 복도엔 검은 책상 위에 하얀색 국화 바구니가 올려져 있었다. ‘근조’(謹弔)라고 적혀 있었다. 센터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이 지난달 30일 타계한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애도하며 바친 것이다. 밤새 불도 켜 뒀다. 이곳은 김 고문이 민주화 운동을 하다 경찰에 검거돼 모진 고문을 당했던 옛 대공분실 자리다. 1987년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으로 사망한 장소이기도 하다. 경찰 관계자는 “한 직원이 김 고문이 별세한 후 쓸쓸한 마음에 불을 켜 뒀고, 몇몇이 같은 맥락에서 조화를 가져다 놓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직경찰 “인권센터에 분향소를” 독재 정권의 한 축으로 고문을 자행하며 국민에게 고통을 안겼던 경찰의 과거를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옛 대공분실에 김 고문의 정식 분향소를 설치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미묘한 파장이다. 경찰청 미래발전과 이준형 경위는 경찰 내부망 등에 “경찰청 인권센터에 김 고문의 분향소를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물고문으로 숨을 거둔 박 열사의 기념관 옆에 김 고문의 기념관도 만들어 다시는 국가 공권력에 피해를 당하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는 오로지 국민을 위해 존재하며 경찰관은 그 어떠한 경우에도 흔들림 없이 국민의 편에 서야 한다.”면서 “시대적 상황이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노무현 정부 당시 대공분실 자리에 경찰청 인권보호센터를 세웠다. 불행한 과거사를 잊지 말자는 취지다. 평일에는 과거 고문이 가해졌던 취조실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한편 김 고문 별세 사흘째인 이날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이홍구 전 국무총리,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 등이 다녀갔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누적 조문객은 수는 3만 4000명에 이른다고 장례위원회 측은 밝혔다. ●누적 조문객 수 3만 4000명 미국 로버트케네디 인권센터에서도 애도하는 서한을 보내왔다. 센터 설립자인 캐리 케네디는 서한에서 “김근태 선생의 가족과 정의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오늘 느낄 상실감에 대해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군사독재정권과의 타협을 단호히 거부한 선생의 일관성은 정의를 위해 일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줬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작가 공지영씨 등이 빈소를 찾았다. 신진호·이영준기자 sayho@seoul.co.kr
  • [‘민주화 대부’ 김근태 1947~2011] 체포 26회·투옥 5년… 민주화역사 중심에서 새 세상 꿈꾸다

    [‘민주화 대부’ 김근태 1947~2011] 체포 26회·투옥 5년… 민주화역사 중심에서 새 세상 꿈꾸다

    군부 독재의 서슬 퍼런 고문도 견뎌냈던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병마와 싸우다 끝내 쓰러졌다. 뇌정맥혈전증으로 30일 세상을 떠난 김 상임고문은 유난히 ‘희망’이라는 말을 좋아했다. 틈만 나면 ‘인간의 가치는 희망의 질량으로 결정된다.’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정작 김 상임고문의 65년 인생은 ‘희망’과는 거리가 멀었다. 30여년에 걸친 민주화 운동, 16년간 걸었던 대중 정치인의 길. 오롯이 고난과 분노의 궤적이었다. 하지만 상처와 고통 속에서도 그는 끊임없이 희망을 길어 올렸다. 그가 민주화운동의 대부로, 진보개혁 세력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기억되는 까닭이다. 김 상임고문은 1960년대를 제적과 강제징집으로, 1970년대는 수배와 피신으로, 1980년대는 고문과 감옥 생활로 혹독한 시절을 견뎌야 했다. 암울한 군사독재 정권은 경제학 교수가 되고 싶었던 초등학교 교장의 막내 아들, 한 평범한 청년을 민주화운동 대열의 맨앞에 세웠다. 1965년 대학에 입학한 뒤 30여년 동안 서울대 내란음모 사건(1971년), 긴급조치 위반(1974년) 등 수배를 되풀이했다. 체포 26회, 구류 7회, 투옥 5년 6개월. 1983년 만들어진 학생운동 최초의 공개·독자적 사회운동단체였던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은 ‘민주화운동가 김근태’ 인생의 최대 정점이었다. 민청련 의장이었던 1985년 8월 24일 이른바 서울대 깃발사건(민추위)의 배후조종 혐의로 연행된 뒤 그해 9월 4일부터 26일까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11회에 걸쳐 이근안 전 경감에게 물고문과 전기고문을 당했다. 그 후유증으로 평생 비염에 시달리고 치과 치료도 못했다. 무시무시한 고문으로 살집이 떨어져나간 발뒤꿈치의 상처 부스러기를 모아뒀다가 부인(인재근씨)에게 건네, 살인적인 고문의 실상을 세상에 알렸다. 혹독한 고문에도 민청련 기관지를 만들었던 인쇄소 이름을 끝까지 불지 않았다. 그가 투쟁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가해자였던 이 전 경감을 용서했다. 심지어 “이 전 경감은 고문의 가해자이면서 어두웠던 군사독재의 피해자이기도 했다.”며 그에게 되레 악수를 청했다. 흔히 ‘고뇌와 회의’, ‘부드러운 힘’ 등은 정치인 김근태를 이르는 표현이다. 현실 정치 참여를 미루던 그는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 부총재로 합류하면서 정치권에 발을 디뎠다. 2000년 8월 새천년민주당 최고위원, 2002년 민주당 대선 경선주자, 열린우리당 초대 원내대표, 당 의장,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다. 15대 총선부터 지역구인 서울 도봉갑에서 내리 세 차례 당선됐지만 18대 총선에서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에게 1200여표 차로 고배를 마셨다. ‘정치인 김근태’의 행보는 민주화운동의 연장선상이었다. 소신과 파격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2001년 김대중 총재에게 거국내각 구성을 제안하며 범야권 인사도 중용하자고 주장했다.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대선자금 양심고백을 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기도 했다. 강한 소신엔 대가도 따랐다. 노 전 대통령과의 관계가 대표적이다. 노 전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던 2002년 여름, 그를 호출했지만 ‘정몽준과 범여권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던 노 전 대통령에게 의구심을 거두지 않았다. 갈등의 시발점이었다. 2004년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계급장 떼고 치열하게 논쟁해 보자.”고 했던 분양원가 공개 논란 등에서 보듯 노 전 대통령과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그는 국회 출입기자들이 선정하는 백봉신사상을 수차례 수상할 정도로 지적이며 신사적인 정치인으로 평가받았으나 대중적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고 결국 2002년 3월과 2007년 7월, 집권 여당의 대선 후보 경선을 포기해야 했다. ‘2012년에 두 번의 기회가 있다. 최선을 다해 참여하자. 오로지 참여하는 사람들만이 권력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권력이 세상의 방향을 정할 것이다.’ 지난 10월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글이다. 사실상 유언이 됐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전국 정당화 한목소리… ‘PK 표심잡기’ 안간힘

    전국 정당화 한목소리… ‘PK 표심잡기’ 안간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출마 등으로 인해 내년 4·11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한 부산에서 민주통합당 당권주자들이 첫 TV토론 대결을 벌였다. 새달 15일 실시되는 지도부 경선이 ‘대의원 투표 30%, 당원·시민선거인단 투표 70%’로 구성되는 투표 방식에 따라 순위가 갈리는 만큼 대다수 후보들은 지역 정서인 ‘노무현 마케팅’과 함께 전국 정당화를 통한 내년 정권 교체를 주장하며 부산·경남(PK) 유권자의 표심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당권주자들은 29일 부산MBC에서 열린 민주당 대표 후보 TV합동토론회에서 전국 정당화를 놓고 상대의 약점을 공략하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영남권을 기반으로 한 친노(친노무현)계가 주축이 된 시민통합당과의 통합 과정에서 폭력 전당대회 등의 배후로 지목된 호남 대표주자 박지원 후보에 대한 압박이 거셌다. 친노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한명숙 후보가 포문을 열었다. 한 후보는 박 후보에게 “총선 승리의 시금석 중 하나가 영남에서의 의미 있는 의석 획득이며 전국정당이 돼야 정권 교체 기틀이 만들어진다.”면서 “한나라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 방안이 뭐냐.”고 되물었다. 박 후보는 “이번 선거는 대통령 후보를 당선시킬 당 대표를 뽑는 것이기에 한쪽 세력이 다 (지도부를) 차지하면 세력 균형이 무너져 영남에서 어려울 것”이라고 반박하며 ‘전략적 선택’을 호소했다. 박 후보는 문 이사장 등이 부산에 호남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며 지원 요청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후보들은 ‘김해·낙동강 벨트’로 이어지는 19대 총선의 낙동강 전투를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연계성과 향수를 자극하는 등 영남풍 확산에 힘썼다. TV토론에 이어 부산 연제동 국제신문사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지역 합동연설회에서 한나라당 텃밭 중 하나인 부산에 출사표를 던진 문성근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를 언급하며 눈물샘을 자극했고, 한나라당의 또 다른 아성인 대구에 출마하는 김부겸 후보는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기존 지역구(종로)를 버리고 부산에 출마한 노 전 대통령을 자신과 동일화시키며 “한 정당의 독점 폐해가 심하다. 공천 혁명, 지역주의를 극복한 전국 정당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지역구도 타파와 세대교체를 원하는 문 후보, 박용진·이학영 시민사회 출신 후보는 “시민선거인단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영선 후보는 “제 고향이 (부산에서)멀지 않은 경남 창녕”이라며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강조했다. 후보들은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태, 신공항 백지화 등을 언급하며 지역 현안 해결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합동연설회에는 문 이사장,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 부산 총선 출마자 외 당원 500여명이 모였다. 이인영 후보는 이날 민주화 운동을 함께 해 온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TV토론 직후 서울로 떠나 연설회에 불참했다. 부산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열린세상] 사회적 정의와 줄탁동시/박광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열린세상] 사회적 정의와 줄탁동시/박광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정의(正義)란 의(義)를 바르게 한다는 말이다. 개인의 의로움은 마음에 의하여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 자기의 능력을 역할에 맞게 마땅히 지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상의 모든 사물이 존재의 이치에 따라 움직이고 변화하는 것과 유사하다. 정의는 항상 모두를 아우르고 베풀며 올바르기 때문에 세상이 잘 다스려지고 더불어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도리라고 말할 수 있다. 정의는 시공을 초월하여 우리와 함께하면서 보다 나은 삶이 무엇인지를 구현해 보라는 화두이기도 하다. 사회적 정의란 끊임없이 진화하는 사회를 효율적으로 구성·유지시킬 수 있는 올바른 원리가 무엇이며 시대 상황에 맞춰 어떻게 도출할 것인가 하는 개념이다. 개인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참여할 때 사회 전체에서 지켜야 할 덕목을 말한다. 마땅히 지켜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옳고 그름 등 분별력과 연계되어 있다. 분별은 때와 장소,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지지만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기준은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안배하는 것이다. 사회적 정의가 당위성을 갖고 추진동력을 얻는 근원적 이유가 바로 배려와 보살핌의 분배에서 연유하는 것이다. 정의는 각자의 능력과 역할에 맞게 균형적인 보상이 이루어지고 서로를 이롭게 하여 만족스러운 결과가 도출될 때 모두로부터 인정받음으로써 힘을 갖게 된다. 사람은 지구상에서 수천년 동안 진화하면서 가장 강인한 영장류로 자리매김하였다. 이 진화는 막대한 물질의 혁명을 통해 일견 윤택한 삶을 제공해 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부의 편재를 초래했고 소수의 경제적 독점이라는 치명적 약점을 노출시켜 사회적 갈등만 심화시켜 왔다. 사람의 마음도 동시에 진화했다고 보면 정신적 도덕혁명은 별로 이루어진 것이 없으니, 세상이 시끄럽고 어수선한 것이 당연한 것이리라. 중요한 것은 사회적 정의가 작동되지 않고 있어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우리가 서 있다는 점이다. 줄탁동시(?啄同時)란 벽암록 16칙에 나오는 말로 깨달음으로 나가고자 하지만 어리석음의 껍질을 혼자만의 힘으로 깨기 어려우니 큰스님께서 쪼아서 깨트려 주십사 하는 제자의 간청이다. 본래 병아리가 알에서 부화될 때가 되면 새끼는 알의 안쪽을 쪼지만 워낙 힘이 약해서 반드시 어미가 지껄이면서 동시에 알 밖의 같은 곳을 쪼아야 껍질이 깨져 세상에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세상의 이치는 혼자만의 힘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모든 사람이 역할에 맞게 힘을 보탤 때 조화를 이루며 한 껍질씩 변화가 모색되고 각자의 몫이 완성된다는 설명이다. 사회적 정의도 줄탁동시로 풀어야 할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요즈음 우리는 어느 때보다 행복해질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훨씬 다양하게 많이 갖고 있지만 행복한가에 대하여 물으면 대부분 부정한다. 전쟁이 남긴 잿더미 속에서 가장 시급했던 것은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외자를 끌어들여 기업에 특혜를 주면서까지 산업을 일으켜 경제적 부를 축적하는 데 성공하여 굶는 일은 없어졌다. 그러나 박정희식의 경제개발은 60여년 동안 공룡이라는 거대한 재벌을 탄생시켰고 치유하기 어려울 만큼 소수가 국가의 부를 독식하도록 허용함으로써 세습되는 기업제국, 즉 이단아를 낳게 만들었다. 시대적 아픔에서 만들어진, 분배를 무시한 정의가 오늘날 도전에 직면한 것은 당연하다. 과거 방식으로는 행복할 수 없으며 도저히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는 거대한 저항의 물결이 지금까지의 사회적 정의를 거부하기 시작한 것이다. 모든 사람이 자기의 능력에 따라 역할이 부여되고 그 결과에 걸맞은 보상이 이루어지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정의이고 이것이 하늘의 뜻일 것이다. 이렇게 변화되어야 한다. 하늘은 항상 세상의 모든 것을 이롭게 아우르기 때문이다. 이 땅에 다시 정의가 숨쉬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우습게 보고 해치는 일이 없어야 하고, 가진 자는 가난한 자의 몫에 나누어 보태줄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사회적 정의는 모두가 합심하여 만들어 나가는 공동의 선이요, 희망의 동력임을 알아야 한다.
  • 중국, 北 파병설 꿈틀… “김정은체제 불안땐 주둔할 수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을 계기로 중국군의 북한 주둔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렇다고 전혀 배제할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26일 중국 인터넷 사이트 등에는 중국군의 북한 파병설이 등장했다. 군사전문 사이트인 서륙동방군사(西陸東方軍事)는 ‘김정일 사망 후 중국은 즉각 군대를 파병·주둔시켜야’라는 글에서 “북한의 급변 사태를 예방해야 한다.”면서 “중·북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에 관한 조약에 근거해 지상군을 북한에 진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 등에도 실렸다. 중국이 통제 사회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 정부가 이러한 파병설을 묵인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보수 성향 잡지인 내셔널리뷰온라인(NRO)도 최근 기사에서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중국은 북한을 종속시키는 방향으로 체제를 개편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향후 2∼3년 안에 한반도 남쪽에는 미군이, 북쪽에는 중국군이 주둔하는 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당장 중국군의 북한 파병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그동안 고수해온 ‘주체사상’을 스스로 부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주체사상을 앞세워 핵무기 개발을 비롯한 독자 노선을 걸어 왔다. 북한이 내정 간섭이나 외국군 주둔을 받아들일 리 없다고 보는 이유다. 탈북자 출신인 이금순 통일연구원 연구원은 “중국의 대북 파병 가능성은 낮다. 북한의 입지가 너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체제 이탈자를 막기 위해 중국군의 도움을 요청할 수는 있다. 하지만 파병은 다른 얘기”라면서 “파병을 요청하면 주한 미군을 비난하는 논리가 약화되기 때문에 북한에서 거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 내부에서 체제 유지가 어렵다는 위기 의식이 확대될 경우 중국군 파병설이 수면 위로 부상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이 서방 국가는 물론 중국까지 반대하는 핵 개발 대신 ‘중국군 주둔’을 체제 보장을 위한 장치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내란이나 폭동과 같은 북한 내부 혁명이 일어난다면 이에 대한 진압을 목적으로 외국군이 주둔할 가능성은 있다.”면서 “또 북한 체제가 위협받는다면 주한 미군을 근거로 남북관계의 균형을 위해 중국 측이 파병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그러나 지금 당장 그러한 상황이 현실적으로 일어난다는 뜻은 아니다. 동아시아와 한반도에서 미국과 자웅을 겨루는 상황이 되면서 중국이 북한과 한반도에 대해 갖는 전략적 이익이 ‘파병 필요성을 제기’하는 식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뜻이다.”고 덧붙였다.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도 “중국군의 북한 파병 문제는 중국의 희망 사항일 뿐”이라면서도 “그러나 전혀 없을 것으로 단언할 수는 없다. 군사 고문단과 같은 소수 파병 형태로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도 중국 내 움직임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군 당국자는 “중국에서 (파병설을) 언론에 흘리면서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중국이 나설 일이 아니다.”라면서 “북한이 먼저 가만 있지 않겠지만, 우리와 유엔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세훈·최지숙기자 shjang@seoul.co.kr
  • 한명숙 前총리에 러브콜… 박지원·박영선 손잡을 듯

    한명숙 前총리에 러브콜… 박지원·박영선 손잡을 듯

    민주통합당의 당권주자들이 23일 최종 후보등록을 마쳤다. 모두 15명이 경선 레이스에 참여했다. 오는 26일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6명이 탈락하고 나머지 9명만 내년 1월 15일 본선에 나설 수 있다. 민주당과 시민통합당의 합당으로 본선에선 1인 2표제를 도입한 만큼 지도부에 진입하려는 후보자들의 치열한 ‘짝짓기’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1차 짝짓기 윤곽은 컷오프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문성근, 진보인사들과 짝 이룰 듯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는 많은 당권주자들이 손을 내밀고 있다. 한 전 총리는 친노(친노무현) 진영과 ‘486’(4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전대협 초대의장 출신으로 486그룹을 대표하는 이인영 전 최고위원과 전국 정당화 실현을 위해 민주당 불모지인 대구 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의원이 파트너로 거론된다. 두 사람은 주요 대권주자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측근으로서 전방위 지원을 하고 있어 한 전 총리 측도 ‘괜찮은 카드’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 전 총리의 캠프에는 전 계파가 망라돼 있어 특정 인사와 짝을 짓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영화배우 출신 문성근 전 시민통합당 대표는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한 진보 인사들과 짝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학영 전 YMCA 사무총장, 김기식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 박용진 전 진보신당 부대표 등이다. 진보 정체성이 강한 시민들이 선거인단 투표에서 그들을 밀어 줄 경우 지도부에 선출될 수 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 박영선 정책위의장과 공동 대응 체제를 꾸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 정책위의장은 당초 서울시장 후보를 지낸 한 전 총리와 손잡을 것으로 판단됐으나 전날 박 전 원내대표의 출정식에 배석하면서 기류가 바뀐 것으로 해석됐다. ●이인영·우제창 등 시민단체 출신 선전 전망 민주당 당권주자들의 평균 연령이 55.1세로 ‘늙은 민주당’ 지적이 현실화되는 만큼 이인영, 우제창 의원 등을 비롯해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의 선전이 두드러질 수 있다. 또 한 명의 대권주자인 정동영 상임고문이 힘이 돼 주고 있는 이종걸 의원은 시민사회세력들과 친분이 있는 만큼 문 전 대표와 파트너를 형성할 수도 있다. 이 밖에 이강래 전 원내대표와 우제창 의원은 호남 지지세에 기대고 있으며,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대권주자로 준비 중인 정세균 상임고문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김태랑 전 국회 사무총장은 영남권에, 김영술 전 열린우리당 사무총장은 정동영 상임고문의 조직력에 희망을 걸고 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열린세상] 스톡데일 역설과 새로운 정치탐색/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스톡데일 역설과 새로운 정치탐색/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스톡데일 역설(Stockdale Paradox)이 있다. 스톡데일 제독은 미군 중에서 가장 계급이 높았던 베트남 전쟁포로였다. 혹독한 포로생활 8년 중에 20차례 이상 고문을 받았다. 죽을 고생을 했다. 참혹한 포로생활을 끝내고 살아 돌아온 스톡데일 제독에게 어느 날 베스트셀러 작가가 한 가지 질문을 했다. “어떤 사람이 고통스러운 포로생활을 견뎌내지 못하던가요?” 예기치 못한 대답이 나왔다. 이른 시일 내에 석방될 것이라고 믿었던, 지나친 낙관주의자들이 포로기간이 조금씩 길어지자 오히려 쉽게 지치고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더라는 것이다. 현실감 없는 막연한 희망이 약이 아닌 독이 된 셈이다. 희망을 뜨겁게 간직하되 현실은 냉정하게 보라는 얘기다. “힘들다.”, “혼란스럽다.” 그리고 “화가 난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내뱉는 현실의 언어이자 몸부림이다. 최근 짜증 나는 뉴스를 피하고 싶은 사람이 많아졌다. 정치는 난기류에 휩싸여 혼란스럽다. 기성정치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친 것도 모자라 땅으로 꺼질 지경이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건실한 경제지표가 제시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고용불안과 어려운 체감경기로 인해 경제기상도가 흐리다. 양극화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과 좌절은 다양한 공간에서 전염병처럼 퍼진다. 자기 대신 화를 내고 불만을 표출하는 사람에게 박수 치는 이도 많아졌다. 따뜻한 추임새보다는 차가운 냉소가 대세다. 정치권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 정치가 질서를 만들어내기는커녕 오히려 혼란을 초래했다. 정치인이 하나님보다 앞서 존재했다는 농담에 날이 서 있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기 전에 혼돈이 이미 존재하고 있었으니 정치인이 먼저라는 게다. 쇄신과 재창당을 주장하는 여당이나, 통합을 위해 몸부림치는 야당이나 미덥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여당은 재·보선 선거를 치르면서 확인된 민심에 놀랐고 안철수 신드롬에 넋이 나갔다. 더욱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 공격 사건이 터지고 친인척 비리에 대한 연기가 새어 나오자 여권은 극심한 풍랑에 휩싸였다. 하나 둘 배를 버리고 바다로 뛰어들 판이다. 선장을 급하게 바꾸고 뱃머리를 돌리려 안간힘을 쓰지만 쉽게 헤쳐갈 수 있는 풍랑이 아니다. 쇄신하려면 조금이라도 여력이 있을 때 명분을 가지고 했어야 했다. 궁지에 몰려서 탈출구를 찾는 것은 궁여지책으로 보인다. 권력의 주기표를 보면 예견된 일이었으나 미리 대처하질 못했다. 야당도 마찬가지다. 통합의 명분과 함께 큰 걸음을 내딛고 싶으나 이해관계에 따라 방향이 다르다. 전략적 교두보 확보에는 우세하나 국민에게 진정성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멀리 보면서 두었던 자유무역협정(FTA) 포석을 무시하고 어깃장을 놓으려 한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두 대통령을 모시고 이념과 현실의 간극을 고민하며 국정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었다는 것을 믿기 어려울 정도다. 수권정당으로서 건강한 내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무책임하고 기회주의적인 모습은 앞으로 극복해야 할 숙제이다. 일방적인 비판보다는 희망과 현실을 동시에 투사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기존의 정치질서에 금이 가면서 여야 모두 혼란에 빠졌다. 마치 개미굴을 호미로 파헤치면 어쩔 줄 모르고 뛰쳐나오는 개미처럼 말이다. 정치인들이 우왕좌왕하니 국민이 편할 리가 없다. 말로만 국민의 행복과 정의를 외치는 기성 정치인의 입에 재갈이라도 물리고 싶은 국민이 많아졌다. 국민의 안위를 살펴야 할 정치인들이 오히려 국민을 불안케 하니 투표한 손이 부끄럽다고도 한다. 정치를 혐오하는 혐정증(嫌政症)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앞으로 1년간 정치권은 새로운 시대정신을 발견하고 이를 반영하는 정치질서를 만들어 가야 한다. 기성정치에 대한 반발이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막연한 희망으로 부풀어 오른 메시아적 정치현상도 눈여겨 볼 일이다. 혹, 지나친 희망이 오히려 독이 될까? 스톡데일 역설은 새로운 정치를 탐색하는 우리 사회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스톡데일 제독은 바로 1992년 독립적으로 대통령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로스 페로의 러닝메이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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