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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기문 “정치, 헌신하는 분들이 해야… 여론조사 자제해 달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9일 내년 말 임기를 마친 뒤 국내 정치에 뛰어들 것이라는 시선에 대해 “제 소견으로는 한국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생각으로 노력하시는 분이 많은데 그런 분들이 국민의 판단을 받아서 역할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이날 인천에서 열린 2015세계교육포럼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여러 언론 보도를 봤다. 저에 관한 추측이나 앞으로 (정치적) 행보가 어떨 것인지 여론조사를 한다든지 하는 것을 자제해 줬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2017년 대선 불출마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반 총장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관련성 여부에 대해서는 “성 전 회장을 포함한 어느 누구와도 국내 정치에 관해 협의한 일이 없다”면서 “약 8년 반 동안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국내 정치에 관심을 가진 일이 없다. 그럴 여력과 겨를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면에서 제가 성 전 회장과 특별한 관계가 아니라고 말씀드린 것”이라며 “제가 (성 전 회장을)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니고 둘이 앉아서 그런 논의를 하는 사이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또 “성 전 회장과는 충청포럼 회원으로서 제가 몇 번 참여한 일이 있고, 장학재단을 설립해 많은 학생에게 희망을 주는 좋은 일도 하셨다”면서 “성 전 회장이 극단적인 결단을 하셔서 불행하게 삶을 마감하신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가족들에게도 늦었지만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전달드린다”고 말했다. 최근 반 총장의 동생 반기상 전 경남기업 고문의 아들인 반주현씨가 성 전 회장의 베트남 소재 건물인 ‘랜드마크 72’ 매각 의혹에 관계됐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그는 “경위 여하를 불문하고 이런 문제가 불거져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굉장히 민망스럽게 생각한다”며 “제 조카의 사후 활동이라든가 이런 것에 대해 제가 전혀 알지 못하고 관여한 일도 없으며 저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사무총장으로서 여러 가지 국제사회에 많은 일을 하고 있고 국제사회도 저에게 기대하고 있는 일이 많다”며 “불필요하거나 정확하지 않은 추측을 하면서 제 활동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그런 것을 자제해 달라고 말씀드린다”고 당부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손학규, 토담집에 칩거할 뿐인데…호남 차기대선 주자 지지율 1위

    손학규, 토담집에 칩거할 뿐인데…호남 차기대선 주자 지지율 1위

    손학규 손학규, 토담집에 칩거할 뿐인데…호남 차기대선 주자 지지율 1위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갈수록 번져가는 가운데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 7·30 수원 팔달 보궐선거 패배 이후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강진에서 칩거중인 손 전 고문측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계복귀설을 거듭 부인하고 있지만, 손 전 고문에 대한 기대감이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시사저널이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17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손 전 고문은 호남 지역에서 유력 야권주자들을 제치고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 1위(22.4%)를 기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20.5%)이 2위에 올랐고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19.4%)는 3위에 그쳤으며, 안철수 전 공동대표(18.6%)가 뒤를 이었다. 손 전 고문은 호남 신당 창당 시 참여를 희망하는 인사 순위에서도 1위(30.6%)에 올랐고, 이어 안철수 전 대표(26.8%),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10.7%), 박원순 시장(8.3%)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13~14일 광주·전남·전북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임의걸기(RDD) 방법을 통한 ARS 조사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 포인트, 응답률은 6.1%였다. 앞서 손 전 고문은 지난 15일 한국갤럽이 공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4%의 지지로 7위에 오르면서 여론조사 순위권에 재등장했다. 일각에서는 손 전 고문이 정계에 복귀할 경우 비주류의 유력한 구심점으로서 친노 중심의 당내 역학구도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손 전 고문이 경기 분당의 아파트를 처분하고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 새 거처를 마련한 사실이 알려진 것도 복귀설에 또 다른 ‘소재’가 됐다. 하지만 손 전 고문측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정계은퇴) 입장에 전혀 변함이 없다”고 복귀설을 일축했다. 손 전 고문은 5·18 민주화운동 35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이날 아침 일찍 일부 수행원만 대동한 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전남 강진에 있는 흙집으로 돌아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학규, 토담집 칩거 중인데…호남 차기대선 주자 지지율 1위, 이유는?

    손학규, 토담집 칩거 중인데…호남 차기대선 주자 지지율 1위, 이유는?

    손학규, 손학규 지지율 손학규, 토담집 칩거 중인데…호남 차기대선 주자 지지율 1위, 이유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갈수록 번져가는 가운데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 7·30 수원 팔달 보궐선거 패배 이후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강진에서 칩거중인 손 전 고문측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계복귀설을 거듭 부인하고 있지만, 손 전 고문에 대한 기대감이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시사저널이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17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손 전 고문은 호남 지역에서 유력 야권주자들을 제치고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 1위(22.4%)를 기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20.5%)이 2위에 올랐고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19.4%)는 3위에 그쳤으며, 안철수 전 공동대표(18.6%)가 뒤를 이었다. 손 전 고문은 호남 신당 창당 시 참여를 희망하는 인사 순위에서도 1위(30.6%)에 올랐고, 이어 안철수 전 대표(26.8%),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10.7%), 박원순 시장(8.3%)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13~14일 광주·전남·전북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임의걸기(RDD) 방법을 통한 ARS 조사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 포인트, 응답률은 6.1%였다. 앞서 손 전 고문은 지난 15일 한국갤럽이 공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4%의 지지로 7위에 오르면서 여론조사 순위권에 재등장했다. 일각에서는 손 전 고문이 정계에 복귀할 경우 비주류의 유력한 구심점으로서 친노 중심의 당내 역학구도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손 전 고문이 경기 분당의 아파트를 처분하고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 새 거처를 마련한 사실이 알려진 것도 복귀설에 또 다른 ‘소재’가 됐다. 하지만 손 전 고문측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정계은퇴) 입장에 전혀 변함이 없다”고 복귀설을 일축했다. 손 전 고문은 5·18 민주화운동 35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이날 아침 일찍 일부 수행원만 대동한 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전남 강진에 있는 흙집으로 돌아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학규, 호남에서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 1위 “대체 왜?”

    손학규, 호남에서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 1위 “대체 왜?”

    손학규 손학규, 호남에서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 1위 “대체 왜?”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갈수록 번져가는 가운데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 7·30 수원 팔달 보궐선거 패배 이후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강진에서 칩거중인 손 전 고문측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계복귀설을 거듭 부인하고 있지만, 손 전 고문에 대한 기대감이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시사저널이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17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손 전 고문은 호남 지역에서 유력 야권주자들을 제치고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 1위(22.4%)를 기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20.5%)이 2위에 올랐고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19.4%)는 3위에 그쳤으며, 안철수 전 공동대표(18.6%)가 뒤를 이었다. 손 전 고문은 호남 신당 창당 시 참여를 희망하는 인사 순위에서도 1위(30.6%)에 올랐고, 이어 안철수 전 대표(26.8%),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10.7%), 박원순 시장(8.3%)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13~14일 광주·전남·전북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임의걸기(RDD) 방법을 통한 ARS 조사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 포인트, 응답률은 6.1%였다. 앞서 손 전 고문은 지난 15일 한국갤럽이 공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4%의 지지로 7위에 오르면서 여론조사 순위권에 재등장했다. 일각에서는 손 전 고문이 정계에 복귀할 경우 비주류의 유력한 구심점으로서 친노 중심의 당내 역학구도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손 전 고문이 경기 분당의 아파트를 처분하고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 새 거처를 마련한 사실이 알려진 것도 복귀설에 또 다른 ‘소재’가 됐다. 하지만 손 전 고문측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정계은퇴) 입장에 전혀 변함이 없다”고 복귀설을 일축했다. 손 전 고문은 5·18 민주화운동 35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이날 아침 일찍 일부 수행원만 대동한 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전남 강진에 있는 흙집으로 돌아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광복 70년 주제어·엠블럼 선포식

    광복 70년 주제어·엠블럼 선포식

    정부 광복7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개최한 ‘광복 70년, 주제어·엠블럼 선포식’에서 참석자들이 주제어와 엠블럼이 발표되자 박수를 치고 있다. 광복 70년을 기념하는 주제어는 ‘위대한 여정, 새로운 도약’으로 선정됐다. 엠블럼은 숫자 70과 태극 문양을 형상화해 푸른 기상과 해가 떠오르는 순간을 역동적인 이미지로 표현했다. 왼쪽부터 한광옥 추진위 고문,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종욱 추진위 위원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 현정택 청와대 정책조정실장, 김동호 추진위 고문, 허동현 민족긍지위원장, 김은주 미래희망위원장.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 정청래 “사퇴 공갈 말라” 막말…주승용 “치욕” 최고위원 사퇴

    정청래 “사퇴 공갈 말라” 막말…주승용 “치욕” 최고위원 사퇴

    새정치민주연합이 8일 다시 한번 ‘집안싸움’을 벌였다. 전날 선출된 이종걸 신임 원내대표가 처음 자리한 최고위원회의에서다. 축하와 박수 속에 시작된 회의는 주승용·정청래 최고위원이 ‘공갈’, ‘치욕’ 등의 격한 언사를 주고받으며 분위기가 급랭했다. 지난 4일 주 최고위원이 문재인 대표에게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 때문에 졌다”고 사의 표명을 하며 ‘분열상’을 보인 지 4일 만이다. 당내에선 4·29 재·보궐선거 참패 뒤 ‘바람 잘 날 없다’, ‘콩가루 집안이다’라는 탄식이 나왔다. 주 최고위원 : “비공개·불공정·불공평이 (친노) 패권주의의 또 다른 이름이다. 제갈량의 원칙이던 3공 정신(공개·공정·공평)을 되새긴다면 희망이 있다. 모든 사안을 공개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정 최고위원 : “공개·공정·공평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지만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할 것처럼 공갈치는 게 더 큰 문제다. 단결에 협조하는 게 좋다.” 주 최고위원 : “치욕적인 말이다. 제가 아무리 무식하고 무능하다고 해도 그런 식으로 할 말은 아니다. 저는 지금까지 공갈치지 않았다. 사퇴하겠다. 모든 지도부들도 사퇴해야 한다.” ‘지도부 총사퇴’ 발언 뒤 주 최고위원은 문 대표의 손을 뿌리치고 회의장을 나갔다. 이후 유승희 최고위원이 어버이날을 맞아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로 시작되는 원로가수 고 백설희씨의 노래 ‘봄날은 간다’ 일부를 즉석에서 불러 분위기는 더욱 썰렁해졌다. 미리 준비한 듯 분홍색 정장 상의 차림이었다.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맞이한 문 대표는 사태 진화에 부심했다. 이날 서울의 한 사회복지관을 찾아 배식봉사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난 문 대표는 “두 분이 각각 화합과 단합을 말한 건데 그 방향이 좀 달랐던 것 같다”며 “(정 최고위원이) 그렇게 말씀한 것은 조금 과했고, 적절한 사과 등 조치가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후 문 대표는 주 최고위원과 한 차례 통화하고 만남을 청했으나, 주 최고위원은 “만나지 않겠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이언주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재·보선 참배로 모두가 합심해도 모자랄 이 시기에… 가슴이 턱 막힌다. 그 언행이 도를 넘었다”고, 안철수 전 대표 때 당 대변인을 지낸 금태섭 변호사는 ”막말하고, 노래하고, 정말 부끄러워서 말이 안 나온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오전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과 박지원 의원은 단독 회동을 갖고 재·보선 패배에 따른 ‘문 대표 책임론’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세월호 참사 1년-리멤버 0416] 현장 기자들이 본 관심 폭증 일곱 장면

    [세월호 참사 1년-리멤버 0416] 현장 기자들이 본 관심 폭증 일곱 장면

    ’리멤버 0416’ 빅데이터로 돌아보는 세월호 1년 ☞ <바로가기> 304명의 생명을 삼킨 괴물이 물밑으로 조금씩 모습을 감추는 동안 온몸으로 무기력함을 느꼈다. 죄 없는 생명이 깃들어 있던 어린 육신을 끌어안고 울부짖는 유가족 뒤에서 고통을 애써 삼켰다. 지난 1년, 점점 사그라드는 국민의 관심을 다시 솟구치게 했던 몇 차례의 ‘변곡점’이 있었다. 현장에서 함께 안타까워하고 분노하며 때론 눈물 흘렸던 기자들이 각자 기억을 털어놓았다. 7건의 사건은 인터넷에서 세월호에 대한 관심(버즈양)이 극적으로 튀어 오른 날짜를 골랐다. 1. 304명 생명 삼킨 괴물… 말을 잃었다 2014년 4월 18일 세월호 완전침몰(9만 8022건) 16일 오후 단원고에서 진도로 향하는 버스에 교사, 학부모들과 함께 올랐다. 속보로 전해졌던 ‘전원 구조’는 이미 오보로 밝혀진 터였다. 한 교사가 “어머니, 아버지들이 힘을 내야 우리 아이들을 구할 수 있다. 모두 힘을 내자”고 말했다. 누군가 통곡을 했지만 금세 잦아들었다. 생사를 모르는 상황에서 울음은 죽음을 인정하게 된다는 공감대 때문이었다. 오후 늦게 도착한 팽목항에서 불안은 현실이 됐다. 유언비어가 난무했고 혼란 속에 분노가 폭발했으며 당국자들은 멱살잡이를 당했다. 아비규환이었다. 17일 새벽 사고 지점을 찾았을 때 304명의 생명을 집어삼킨 욕망과 비리의 집합체는 머리만 수면 밖으로 나와 있었다. 해경은 주변을 뱅뱅 돌며 떠오른 시신을 수습할 뿐 여전히 무기력했다. 18일 낮 12시 30분 마침내 육안에서 세월호가 사라지자 현장에 있던 모두가 말을 잃었다. 희망도 그 바다에 함께 잠겼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2. 지푸라기 잡는 심정이었지만 소득 없었다 5월 1일 다이빙벨 철수(8만 4063건) “써 봤으니까. 그 정도 조류에도 할 수 있다는 건 증명이 된 거 아니오?” 기자들은 아연실색했다.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의 ‘다이빙벨’(장시간 수중 작업을 돕는 구조물)은 ‘골든타임’과 ‘에어포켓’(선체 내 공기주머니)에 이어 마지막 희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진 철수 의사를 밝힌 뒤 ‘다이빙벨을 들고 온 이유가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황당한 답을 내놓았다. ‘희망고문’을 했던 장본인의 말로는 한없이 가벼웠다. 애초 전문가들은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던 가족들의 호소로 4월 24일 다이빙벨 투입이 결정됐다. 빠른 유속 탓에 바지선 고정에만 6일이 걸렸고 투입한 지 하루 만에 산소 공급 공기줄(에어호스)에 문제가 생겨 중단됐다. 팽목항에는 실망과 절망만이 남았다. 이 대표는 이후로도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다이빙벨 홍보 목적은 없었다며 해경과 해군의 조직적 방해 의혹을 제기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3. 무능한 40일 검거 작전… 분노한 유가족 7월 21일 유병언 시신 확인(1만 8622건) 참사 99일째였던 지난해 7월 23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안산에서 서울까지 도보행진에 나선 유가족들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전남 순천 매실밭에서 발견된 사체가 21일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곳곳에서 “어이가 없다”, “기가 차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사망자는 유씨가 확실하지만 원인은 규명 불가”라고 발표하면서 의구심은 더욱 커졌다. ‘음모론’은 당연한 결과였다. 검·경을 총동원하고 군까지 투입해 법석을 피웠지만 40일 동안 죽은 유씨의 뒤꽁무니만 쫓은 셈이었다. 인터넷상에선 ‘의문’, ‘비리’, ‘무능’, ‘불신’ 등 부정적 키워드들이 도드라졌다. 참사 직후 생존자 수를 둘러싸고 오락가락하며 불신을 자초한 정부는 유씨 검거 작전에서 무능의 끝을 보여 줬다. 유가족은 정부가 그들의 눈물을 닦아 주길 기대하며 거리로 나왔지만 반복되는 무능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4. 영문도 모른 채 자식 보낸 아비의 절규 8월 28일 유민 아빠 단식 중단(1만 8411건) “유민 아빠가 왜 지금 단식을 중단했는지 궁금하시겠지만 더 궁금해하셔야 할 부분은 ‘진작 중단했어야 하는 단식을 왜 지금까지 할 수밖에 없었는가’란 점입니다.” 8월 28일 ‘유민 아빠’ 김영오(47)씨가 46일 만에 단식을 중단한 그날 인터넷은 ‘세월호’, ‘단식’, ‘특별법’, ‘김영오’ 등으로 도배됐다. 입원한 그를 대신해 기자회견에 나선 유경근 당시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렇게 말했다. 김씨가 목숨을 건 단식을 이어 갈 수밖에 없었던 건 당연했다. 영문도 모른 채 자식을 떠나보낸 아비였다. 세월호특별법이 난항을 겪자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 보수 언론은 공격용 소재로 활용하곤 했지만 진도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고성을 지르던 모습도 “그날 이성 있는 부모가 있었겠느냐”는 유씨의 말처럼 자식의 죽음을 받아들여야 했던 아버지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 유민 아빠의 단식 중단 이후 한 달이 지나서야 특별법은 타결됐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5. 공인 아닌 공인이 된 유족의 뼈아픈 실수 9월 17일 대리기사 폭행 사건(3만 3776건) 세월호를 잊어 갈 무렵이었다. 유가족은 여전히 서울 광화문광장과 여의도 국회에서 농성을 이어 갔지만, 국민은 일상으로 돌아간 지 오래였다. 9월 들어 세월호 관련 버즈양이 1만건을 넘긴 날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 버즈양이 갑자기 3만건을 돌파했다. 9월 17일 밤 세월호 유가족은 ‘힘없는 대리기사를 폭행하며 갑질하는’ 사람이 돼 있었다. 뼈아팠다. 한창이던 여야 특별법 협상에 ‘악재’가 됐다. 가족대책위원회 임원 전원이 사퇴하고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했다. 폭행 사건에 연루된 유가족 5명에 대해 누구보다 분노했던 건 나머지 유가족들이었다. 그들은 사건 직후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크게 실수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손 놓지 말고 잡아 주세요”라고 호소했다. 비난 여론이 고조되면서 “세월호 참사의 본질을 흐려선 안 된다”는 목소리는 희미해졌다. 그들은 세월호 유가족이라는 이유로 ‘공인 아닌 공인’이 돼 있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6. 희망 불씨 꺼져… 체육관 메운 흐느낌 11월 11일 수중 수색 중단(2만 2561건) 6개월이 넘도록 실종자 수색 작업은 제자리걸음이었다. 10월 29일 단원고 황지현양이 극적으로 가족 품에 돌아왔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실종자 수색 중단 주장이 제기되던 터라 황양의 발견은 가족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하지만 11월 11일 정부는 수색 여건 악화와 잠수사 안전 위협 등의 이유로 수색 종료를 발표했다. 같은 날 실종자 가족들은 진도체육관에 모여 정부 결정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가족 얼굴에는 슬픔과 분노가 뒤엉켰다. 체육관을 메운 가족들의 흐느낌에 기자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이날 인터넷에서도 ‘안타깝다’, ‘슬프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날 이후로도 가족들은 진도에 남았다. 돌아오지 못한 9명을 기다린 것이다. 그러나 기다렸다는 듯 정부의 철수는 민첩했다. 잠수 인력뿐 아니라 의료·구호 지원 인력까지 짐을 쌌다. 정부의 태도에 가족의 눈물은 마를 줄 몰랐고, 가슴에 맺힌 멍은 더욱 시퍼레졌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7. 진상규명 이전 유족 격분하게 한 돈 얘기 2015년 4월 1일 배·보상안 발표(3만 5578건) 결국 타이밍의 문제다. 같은 내용을 발표하더라도 시기에 따라 의혹이 일기도 하고 사그라지기도 한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일 세월호 참사 피해자에 대한 배·보상 지급기준을 발표했다. 국민 성금 등 위로지원금 3억원을 포함해 숨진 단원고 학생 250명에게 1인당 평균 8억 2000만원이 지급된다는 게 핵심이다. 정부는 유족들이 그토록 요구하던 진상 규명과 선체 인양계획 확정 이전에 돈 얘기를 서둘러 꺼냈고, 배상금은 교통사고와 같은 ‘일반 사건’ 기준으로 책정했다. 유족들은 자신들이 돈만 밝히는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었다며 격분했다. 배상금을 받으면 더이상 이의 제기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도 분노를 키웠다. 정부는 민사소송법을 들먹여 가며 배상금을 받았다는 건 재판상 화해가 성립되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는 ‘인재’(人災)였건만, 정부는 교통사고 합의를 재촉하는 보험사처럼 행동한 셈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열린세상] 개도국 원조사업의 성공을 위한 조건/김교식 경제발전경험전수사업 태국 수석고문

    [열린세상] 개도국 원조사업의 성공을 위한 조건/김교식 경제발전경험전수사업 태국 수석고문

    요즘 청년들에게 가난했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꺼내면 반가워하지 않는 눈치다. 반면 개도국 공무원들에게 “대한민국은 불과 수십년 전 만해도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고, 당신들처럼 식민통치를 겪었고, 내전 이후 상당기간 의식주를 원조에 의존한 나라였다”고 말하면, “경이롭다”는 반응을 보인다. 필자의 초등학생 시절엔 학교에 전깃불이 들어오지 않았고, 정부가 주는 난방연료(조개탄)가 모자라 학생들이 솔방울을 주워야 했다. 외국에서 원조받은 밀가루를 학교에서 받은 날에는 집에까지 한달음에 달려와 어머니께 빈대떡을 만들어 달라고 졸랐던 기억도 생생하다. 교과서는 유엔 한국재건단의 도움으로 인쇄했고, 국립대학 설립과 병원 운영에도 세계은행 등의 원조를 받았다. 원조받은 돈으로 지은 ‘(AID)차관 아파트’도 있었다. 공무원들도 1980년대까지는 독일·네덜란드 등 선진국이 마련한 ‘개도국 공무원 훈련프로그램’에서 아프리카 공무원들과 함께 교육받았다. 이랬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에서 다양한 원조사업을 펼치고 있다. 라오스에 장기저리의 대외경제협력기금으로 대학을 세워주고, 미얀마에서는 한국개발연구원 주도로 경제개발전략을 수립하고 젊은 인재를 양성할 연구기관 설립 지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러시아의 캄차카 지방정부의 경제정책 수립을 컨설팅해주고 있으며 라오스, 캄보디아, 르완다 등 많은 개도국의 농촌마을에서는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교과서 삼아 ‘농촌빈곤 퇴치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의 원조사업이 개도국들에 크게 환영받는 이유는 그동안의 선진국 원조방식이 한계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아프리카의 경우, 1960년대 초 독립한 이후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수십년간 원조를 받았지만 빈곤탈피나 사회개발은 진척이 없다. 막대한 양의 원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하지만 도시만 벗어나면 전기가 없다. 일년 사계절 농사를 지을 수 있으면서도 식량의 대부분을 수입한다. 과거 비슷하게 살던 아시아 국가들과의 격차도 점점 벌어지다 보니, 잠비아의 담비사 모요 같은 경제학자는 “원조가 중단되어야만 아프리카에 희망이 있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원조사업에 뒤늦게 뛰어든 한국은 기존의 선진국 원조 양태와는 다른 모습으로 접근하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수원국과 공여국 양쪽 경험이 있는 나라’라는 장점을 활용하고 있다. 선진국이 줄 수 없는 콘텐츠, 즉 우리의 발전 경험과 ‘한국처럼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현지의 상황을 철저하게 분석해 그 나라, 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을 찾아낸다. 수원국의 문화와 자존심을 존중하는 접근법도 필수다. 그 결과, 우리의 원조사업은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개발경험전파사업(KSP)의 경우 사업을 시작한 지 10여년에 불과한 데도 눈에 띄는 성과가 여럿이다. 베트남에서는 개발은행 설립을,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나보이경제특구 설립을 지원했다. 아랍에미리트에서 원전건설을 수주할 때도 경제협력 패키지로 KSP사업을 활용했다. 러시아 연해주 지방정부를 상대로 한 외국인투자환경 개선정책 제안이 성과를 거두자 인근 캄차카반도, 하바롭스크, 사할린 지방정부에서도 KSP사업을 요청했다. 도미니카 공화국의 페르난데즈 대통령은 공식석상에서 ‘카리브해의 한국’이 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태국은 최근의 정치적 격변에도 새로운 정부 지도자들이 그동안의 일본 편향 경제협력 대신 한국의 경험을 공유하고, 한국과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참여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기존의 서구적 가치가 반영된 원조 방식과는 다른 형태의 다자 간 원조에 우리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역할이 기대된다. 앞으로도 원조개발사업은 자원확보나 수출확대 등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수원국과 눈을 맞추고 그들의 마음을 읽는 진정성 있는 협력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그럴 때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은 개도국엔 ‘믿을 만한 내비게이션’이 되고, 국제사회에는 ‘동반성장을 위한 인류 공동의 자산’이 될 것이다. 모범적인 발전경험을 만든 것처럼, 이제 ‘모범적인 원조모델’을 만들 때다.
  • 오바마 선거 참모들 英 총선도 쥐락펴락

    오바마 선거 참모들 英 총선도 쥐락펴락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만든 선거 참모들이 영국 총선에서 경쟁자가 됐다.” 오는 5월 7일 총선을 앞두고 영국이 공식 선거전에 돌입한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선거 참모들이 접전을 펼칠 보수당과 노동당에 각각 둥지를 틀어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선거판을 미국의 거물들이 장악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30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노동당의 에드 밀리밴드(①) 대표의 선거전을 지휘하는 이는 데이비드 액설로드(②) 전 백악관 정치고문이다. 액설로드는 선거 구호 “예스, 위 캔!(Yes, We Can!)”으로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을 도운 ‘선거의 마법사’로 통한다. 지난해 봄 노동당의 러브콜을 받아들이며 액설로드는 “밀리밴드의 신념과 미래 비전 때문에 (캠프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재선에 사활을 거는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④) 총리도 이에 질세라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캠프 본부장을 맡았던 짐 메시나(③)를 ‘모셔왔다’. 아울러 오바마의 개인 보좌관을 지냈던 레지 러브도 함께 고용했다. 액설로드와 메시나는 2012년 오바마 재선캠프에서 함께 일했을 뿐 아니라 백악관에서 한동안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영국 총선의 주요 쟁점은 경제 침체 문제와 더불어 재정 지출 축소, 유럽연합(EU) 회원국 지위 유지 여부, 이민 문제 등이다. 표심을 잡을 뾰족한 정책과 비전이 없는 두 정당이 ‘오바마의 이름값’에 기대려는 것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AFP는 이 세 명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몸값이 수십만 파운드에 달하는 액설로드의 활약에 대한 불만이 줄곧 제기됐다. 그동안 액설로드가 한 일이라고는 트위터에 밀리밴드에 관해 글을 올리면서 철자를 틀리는 실수를 저지른 것뿐이라는 비난과 더불어 작년 9월 런던에서 열린 노동당 주요 회의에 불참한 처신도 도마에 올랐다. 그나마 메시나는 보수당 내에서 소셜미디어를 통한 선거운동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온라인매체 버즈피드와 캐머런 총리의 인터뷰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극우정당인 영국독립당(UKIP)의 나이절 패라지 당수는 “미국 거물들이 영국 총선판을 좌우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개탄했다. 한 전문가는 “솔직히 말하면 양당에서 이들이 하는 일은 미미해 선거에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다”라며 “유명 전략가를 데려왔다는 선전 효과만 요란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존재는 영국 선거가 과거처럼 주요 쟁점과 관련한 진지한 정책 대결의 장이 아니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비전과 희망을 담지 못한 정책의 부족함을 외부의 화려함으로 메우려는 것이란 지적이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씨줄날줄] 고용 없는 성장의 그늘/구본영 논설고문

    대학생 아들로부터 귀동냥하는 요즘 대학가의 풍속도는 삭막하다. 경영·리더십 분야 등 취업에 도움이 될 만한 동아리에 가입하기 위해 치르는 면접장의 분위기는 살벌할 정도란다. 학점 경쟁을 하다 보니 밥조차 혼자 먹는다는 뜻의 ‘혼밥족’까지 생겨나고 있다니…. 청년 구직난 시대에 이런 살풍경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이른바 ‘5포(연애·결혼·출산·취업·주택 포기)세대’란 말이 괜히 나왔겠나. 낭만이 사라진 대학가의 풍경도 취업 빙하시대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는 청년들의 눈물겨운 적응 과정일 게다. 바늘구멍 같은 청년 고용시장이 마침내 ‘호모 솔리타리우스’(외로운 인간)란 한국형 신인류를 탄생시켰다는 보도까지 나오는 판이다. 정부도 청년 취업난의 심각성은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이나 각료들이 “일자리 주도 성장이 옳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지 않은가. 다만 고용 확대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2012년 2.3%였던 한국 경제의 성장률은 2013년 3.0%, 지난해엔 3.3%로 2년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청년 실업률은 2012년 8.3%에서 해마다 상승해 올 2월에는 무려 11.1%에 이르렀다. 이쯤 되면 ‘고용 없는 성장’이 가시화된 느낌이다. 사무 자동화와 정보기술(IT)의 발달로 고용은 외려 줄어들 것이란 경제학자들의 불길한 예언이 들어맞고 있는 셈이다. 얼마 전 박 대통령이 청년실업 해소 방안의 일환으로 적극적 중동 진출을 주문하면서 논란이 벌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중동, 네가 가라’라는 청년층 일각의 냉소에 편승한 듯 “청년들을 중동으로 내모는 것은 상처 난 곳에 소금 뿌리는 격”(서영교 원내대변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현 정부가 하는 일이면 뭐든 대안 없이 반대하는 차원이라면 한심한 일이다. 1970∼80년대처럼 건설 노무자 위주가 아닌, 원전이나 IT산업 중심의 중동시장을 진취적으로 선점하자는 게 청년 중동 진출론의 본뜻이라면…. 그렇다 하더라도 고용 없는 성장은 전 지구적 현상이라니 ‘제2 중동 붐’에 올라타는 게 만병통치약일 순 없다. 고용 없는 성장-일자리 축소-결혼 기피-저출산-성장 둔화’라는 악순환이 지구촌의 큰 흐름이라지 않은가. 중동 산유국들이 종전의 단순 시공 사업에서 벗어나 이제 금융과 IT 등을 망라한 종합시행 방식을 요구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과거 단순 노무자 시장과 달리 첨단 시장에선 박 대통령의 희망대로 “대한민국이 텅텅 빌” 정도의 일자리는 없다고 봐야 한다. 이미 고용 없는 성장이란 세계 문명사의 대전환기에 선 우리다. 신선놀음에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르는 듯한 정치권의 행태가 딱해 보이는 이유다. 정략과 표 계산에 눈이 어두워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비스산업법 하나 절충해 내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씨줄날줄] ‘대동강 기적’ 대망론의 허실/구본영 논설고문

    남북이 분단된 지 7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런데도 방법론만 무성할 뿐 통일로 가는 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런 차에 그제 좌승희 영남대 박정희새마을정책대학원 교수가 새로운 통일 담론을 제기했다. ‘한강의 기적’을 일군 우리의 경험을 북에 전수해 통일전에 ‘대동강의 기적’부터 이루자는 게 요지다. 좌 교수는 “(북한에) 자유경쟁시장을 요구하면서 ‘너희의 일당 독재 체제는 언급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말하자면 현 북한 지배층이 이른바 ‘대동강의 기적’을 이끌도록 기회를 주자는 얘기다. 즉 북한이 “완전한 서구식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는 아니지만 한국의 개발연대(1960∼80년대)처럼 비민주적 정치 체제하에서 ‘정부 주도하의 통제된 시장경제 체제’를 통해 경제 도약을 이루게 하자”는 취지다. 일단 김정은 체제를 용인해 북이 ‘박정희식 경제성장’을 이룩한 이후로 통일을 유보하자는 뜻으로도 들린다. ‘대동강의 기적’이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이 잊었던 기억을 부른 건가. 1990년대 중반 독일 통일을 기획 취재하기 위해 고도(古都) 드레스덴을 찾았을 때의 추억이 떠올랐다. 2차대전 당시 폭격 흔적이 남은 낡은 빌딩들이 옛동독 사회주의 경제의 피폐함을 웅변하고 있었다. 저 멀리 엘베강 건너 편에서 누드로 해바라기를 하면서 자유를 만끽하는 청춘 남녀들을 보고 겨우 통독이 실감날 정도였다. 그런 드레스덴이 이제 독일에서 손꼽히는 미래산업도시로 발돋움했단다. 독일인들이 서독 시절 ‘라인강의 기적’에 이어 통독 후 다시 ‘엘베강의 기적’을 일군 셈이다. 독일의 두 기적은 구성원의 자유와 대외적 개방이 전제됐기에 가능했을 법하다. 그러지 못했기에 동독 시절에는 엘베강의 기적은 싹트지 못했을 게다. 두 가지 측면에서 동독이 지금의 북한보다는 훨씬 여건이 나았는데도 말이다. ‘대동강 기적’이 바람직하긴 하지만 비현실적 희망 사항으로 비치는 이유다. 좌 교수는 “북한은 한국의 중화학 산업을 인계받고, 한국은 정보기술(IT) 융복합, 고급 서비스 산업에 특화하면 상호 시너지 극대화가 가능하다”고 했다. 경제적 효율성의 관점에서 볼 때 얼핏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극심한 경제난을 타개하려면 남한과 외부 세계에 문을 열어야 하나 그럴 때 체제가 흔들리는 북한의 진퇴양난을 간과한 느낌이다. 이는 오랜 인권 탄압과 우상화 선전이라는 북 정권의 원죄 탓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핵·개방 3000’ 구상이 헛발질로 끝난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에 나서면 1인당 주민소득 3000달러가 되도록 협력을 하겠다고 했지만, 세습 체제 유지가 1순위인 북한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대동강 기적 대망론이 또 다른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으려면 북한의 ‘개방 울렁증’을 치유하거나 세습 정권의 체질을 바꾸는 방안을 먼저 찾아야 할 듯싶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이슈&논쟁] 부동산 중개수수료 인하 논란

    [이슈&논쟁] 부동산 중개수수료 인하 논란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계산할 때 주택 매매는 6억원 이상 9억원 미만 구간을, 임대차 계약은 3억원 이상 6억원 미만 구간을 신설했다. 이 신설 구간의 수수료는 현재의 절반이다. 정부는 이 내용대로 시·도의회가 조례를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경기도의회는 소비자와 부동산 중개업소가 협의해 정하도록 한 중개수수료를 고정 요율로 정하도록 해 홍역을 치렀다. 서울시의회는 정부의 권고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는 30일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를 두고 부동산 업계의 로비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서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동산 중개수수료의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시민단체와, 부동산과 소비자의 분쟁을 막기 위해 고정 요율 도입이 필요하다는 부동산 업계의 입장을 들어 본다. [贊] 신종원 서울 YMCA 시민문화운동본부장 “전셋값 폭등해 요율 인하 필요… 고정 요율은 사실상 변칙 인상” 1990년 벽두 빠르게 오르기 시작한 ‘미친 전세금’은 서울·수도권을 휩쓸었고 전세금 인상을 감당하지 못해 고민하던 17명의 가장을 자살로 내몰았다. 20여년이 지나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었지만 여전히 주택난은 심각하고 전세금 폭등 현상도 그대로다. 특히 전세가격 문제는 물가 문제가 아니다. 인간다운 삶의 조건, 존엄에 관한 문제다. 서울시·경기도의회 등 일부 지방의회가 수백만의 시민을 상대로 희망 고문을 하고 있다. 새봄 이사철 이전에 바뀔 것으로 기대됐던 부동산 중개수수료 조례개정이 예상치 못했던 ‘트집’에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 부동산 중개수수료 요율은 전세 0.3~0.4% 이하, 매매 0.4~0.5% 이하로 설정됐다. 예외적으로 전세금 3억원 이상(0.8% 이하), 매매 6억원 이상(0.9% 이하)은 고가주택으로 간주해 당사자 간에 협의하도록 했다. 당시 이 구간에 해당하는 주택은 1% 미만이었다. 하지만 그간 주택가격과 전세금이 크게 올라 서울의 평균 전세금은 3억원을 넘었다. 이에 따라 수년 전부터 지나치게 높은 중개수수료 개정 요구가 일기 시작했다. 3억원 전세의 경우 ‘0.8% 이하에서 협의’하도록 돼 있어 세입자가 상한인 0.8%, 즉 240만원의 중개수수료를 물기도 한다. 주택을 3억원에 산 경우 0.4%(120만원)만 부담하는 데 비해 세입자가 매매의 2배에 달하는 중개수수료를 물 수도 있는 불합리한 상황이 된 것이다. 지난해부터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중개수수료 개선 작업이 시작됐다. 전체적인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우선 급한 과제를 시급하게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전세금 3억~6억원’, ‘매매 6억~9억원’에 각각 0.4% 이하, 0.5% 이하의 ‘수수료 구간 신설’을 골자로 한 ‘조례개선 권고안’을 지난해 11월 마련했고, 서울시 등 자치단체들이 조례개정안으로 입법예고했다. 지난 2월 초 경기도가 제출한 조례개정안에 대해 경기도의회 소관 상임위원회가 모든 구간 중개수수료 요율에서 ‘이내’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소위 ‘고정 요율’로 의결해 비판 여론이 빗발쳤고, 결국 경기도의회는 본회의 통과를 보류했다. 도의회는 당사자 간 분쟁의 소지를 없애자는 취지로 고정 요율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느닷없이 분쟁의 소지를 없애겠다는 주장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우려처럼 고정 요율의 경쟁 제한이 공정거래법상 위법 소지가 있다는 점, 3억원 미만 전세 기존 구간의 경우 ‘이내’가 삭제돼 ‘상한’으로 고정되면 사실상 중개수수료가 인상되는 ‘변칙인상’이라는 점 등 억지스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서울시의회는 한술 더 떴다. 지난 2일 이사철 이전에 조례 통과의 기대를 모았던 서울시의회는 ‘임대차 6억원 이상과 매매 6억원 이상 9억원 이하 구간의 중개보수 역전 현상 등 치유 필요’ 등 엉뚱한 이유로 조례 원안 통과를 막았다. 입법예고 이후 3~4개월간 손을 놓고 있던 서울시의회는 이제 와 ‘여론수렴 부족’을 들며 공청회를 하겠다고 했다. 조례 통과를 막기 위한 ‘트집’에 불과한 이 이유는 내용도 부적절하고 시급한 조례개정 맥락과 무관하다. 일부 이유가 있어도 지엽적인 문제여서 향후 수정·보완하면 될 과제들이다. 호흡이 곤란한 응급 환자에게 감기 치료를 먼저 하자면서 응급조치를 방해한 격이다. 지방자치법은 지방의원의 책무를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도록 규정한다. 서울시·경기도의회의 다수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더 문제다. 시민 이익을 대변해야 할 당 정체성에 비춰 이해할 수 없다. 이는 시민을 향한 갑질이며, 공부도 노력도 부족한 상태에서 부리는 억지 횡포다. 이제라도 절박한 시민의 사정을 듣는 지방의회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길 촉구한다. [反] 김학환 숭실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요율 협의 땐 소비자와 분쟁 발생… 전문가 서비스에 정당한 대가를” 공인중개사의 중개보수는 전문가의 서비스 제공에 대한 대가이므로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라 자율 약정에 의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현행 법체계는 중개보수를 규제로 꽁꽁 묶어 두고 있다. 이에 더해 국토교통부는 주택 중개보수를 법령의 범위 내에서 각 시·도 조례로 정하도록 한 취지에 무색하게 일률적 내용을 권고하고 있다. 그 권고안에도 전세중개와 월세중개의 등가 문제, 주거용 오피스텔과 주택과의 중개보수 불균형 문제 등 불합리한 문제점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이런 현행 법체계와 권고안의 제약 속에서 최선은 주택에 대한 중개보수를 고정 요율로 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는 중개보수가 상한 요율로 돼 있어 중개수수료를 받을 때 소비자와 분쟁이 자주 발생한다. 상한 요율은 정률 또는 기준 요율일 수도 있으나 소비자 대부분은 상한선 이내에서 협의하는 요율로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분쟁이 중개를 의뢰하는 중개 계약 단계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가 모두 성사돼 중개가 완성된 이후에 발생한다는 점이다. 근래에는 공인중개사와 소비자 간의 정보 비대칭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고, 오히려 이른바 갑질을 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상한 요율에 관계없이 그 반도 안 되는 보수만 주고 가 버려도 공인중개사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십상이다. 우리나라는 법령에서 정한 요율 자체가 외국보다 낮다. 그런데 이른바 저가(低價) 구간의 경우 주택 거래자를 위해 조례에서 다시 요율을 낮췄다. 법령상에 정한 요율의 절반도 안 되게 조례에서 정한 구간도 있다. 이런 체계에선 소비자나 중개사가 서비스의 질과 양에 따라 보수를 협의할 여지가 별로 없다. 또 법령에서 정한 요율을 조례에서 다시 낮추면서 그 기준으로 삼은 것은 당해 구간별로 실제 실무에서 받는 평균 요율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예컨대 신설되는 구간인 임대차 3억원 이상 6억원 미만의 요율인 0.4%는 현재 0.8% 상한에서 실제 받는 평균 요율이다(대한부동산학회의 조사에 의하면 0.5%임). 따라서 조례에서 정한 요율은 법령상 요율을 인하해 깎을 만큼 깎은 것이다. 중개 책임, 서비스 대가, 경영비용 등 원가분석을 해 보면 원가에도 못 미친다. 현행 요율체계에서는 소비자의 선택권 제약이나 공인중개사의 담합을 거론하는 자체가 맞지 않는 얘기다. 최저 수준의 요율임에도 다시 협의 여지가 있다면, 조례 요율은 법령에서 정한 요율의 4분의1에도 실제로는 못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요율을 고정화시켜 분쟁 없이 받게 해 주는 것이 그나마라도 타당한 것이다. 소비자 관련 단체 등에서는 선택권 제약 등의 이유로 고정 요율을 반대한다. 그렇지만 2012년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63.9%(고가주택 및 주택 이외의 중개보수), 2013년 경기개발연구원 조사에서 66.4%, 2015년 리서치 DNA 조사에서는 77.4%의 소비자가 고정 요율제에 찬성하고, 매년 찬성자가 증가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상위 법령에서 요율의 상한 범위만 설정하고 구체적 내용은 하위의 조례로 위임했다면 조례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요율을 정해 분쟁의 여지를 줄이는 것이 올바른 입법 방향인 것이다. 전문가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인정될 때 대한민국의 부동산서비스산업이 발전하고 일자리도 늘어날 수 있다. 주택의 중개보수를 인하하는 조례가 개정돼 적용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은 상승하고 거래량은 증가하고 있다. 중개보수가 높아 주택 거래가 안 된다는 주택 중개보수 인하의 당초 발상은 허구라는 사실이 시장에 의해 입증됐다. 소비자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안전하고 신속한 부동산 거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함을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 ‘업무 연관’ 무조건 불가…취업 제한율 30%대

    ‘업무 연관’ 무조건 불가…취업 제한율 30%대

    육군 대령을 거친 퇴직 공무원 A씨는 ㈜태영인더스트리에서 상근고문으로 1년씩이나 근무하다가 정부로부터 해임요구 대상에 올랐다. 국무총리실 파견 근무 때 맡은 업무와 현재 업무 사이에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고 인정한 결과다. 다른 곳에 일자리를 얻기도 어렵게 됐다. 미리 정부 취업심사를 받지 않은 데 따른 과태료 최고 1000만원 부과도 통보됐다. 정부가 올 들어 첫 실시한 퇴직 공직자 취업심사에서 제한율 31.25%를 기록해 지난해 연간 취업제한율 19.61%를 훨씬 웃돌았다. 22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심사에선 신청받은 17건 가운데 5건을 제한했다. 나머지 12건 가운데 11건에 대해서는 업무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아 취업을 허가했다. 또 1건은 업무 관련성에 대한 추가 조사를 위해 심사를 보류했다. 윤리위는 취업심사 대상자가 퇴직 전 5년간 맡은 업무와 취업예정 업체 사이의 밀접한 관련성 여부를 심사해 취업이 가능한지를 가린다. 심사의 공정성·투명성 확보와 국민의 알 권리 확대를 위해 지난해 7월부터 결과를 윤리위 홈페이지(www.gpec.go.kr)에 공개하고 있다. 공직자가 퇴직 후 취업을 목적으로 특정업체에 특혜를 주는 등 유착의 고리를 미리 막고 사기업체 등에 취업한 뒤 퇴직 전 근무한 기관에 부당한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배제함으로써 공무집행의 공정성과 공직윤리를 가다듬는 데 목적을 둔다. 해당 업체가 해당자 해임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리거나 고발조치를 취한다. 퇴직 공무원에겐 별도로 1년 이하의 징역형이라는 처벌을 내릴 수 있도록 못 박았다. 이번 심사에서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임이사 B씨는 삼성생명보험㈜ 상근고문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출신으로 국무조정실 부패척결추진단 국장을 지낸 C씨는 드림라인㈜ 감사, 방위사업청 정보담당관실에서 일했던 공군 중령 D씨는 ㈜한화매니저, 조달청 국유재산관리과장을 거친 E씨는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전무로 옮기려다 퇴짜를 맞았다. 지난해 심사에선 260건 중 51건에 대해 취업제한 결정이 나왔다. 재산등록 대상이었던 퇴직 공직자는 2년 사이에 취업을 희망할 땐 당시 소속됐던 기관의 장에게 취업개시 30일 전까지 취업제한 여부 확인 요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윤리위는 대통령 위촉을 받은 법관, 학자 등 외부인사 7명과 행정자치부 차관 등 정부 공무원 4명으로 이뤄졌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시론] 중국 내 北·中관계 논쟁의 본질/김한권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

    [시론] 중국 내 北·中관계 논쟁의 본질/김한권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

    최근 중국에서는 ‘기조론’(棄朝論)에 대해 뜨거운 논쟁이 이어졌다. 기조론은 ‘방기조선’(放棄朝鲜), 즉 북한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뜻한다. 중국 내 기조론자들은 크게 두 가지의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하나는 전통적인 북한의 지정학적 가치가 이제는 시대에 뒤떨어진 관념이고, 둘째는 북·중 사이에 많은 모순과 분쟁이 있으며 북한이 중국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도 않아 중국에 ‘마이너스 자산’(負資産)이 됐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지난해 11월 27일자 중국 환구시보에는 전 중국조선사연구회 비서장을 지낸 리둔추(李敦球) 교수가 기조론을 비판하는 글이 실렸다. 그는 세 가지의 반론을 펼쳤다. 첫째, 중국과 북한은 독립적인 주권국가이므로 국가이익의 불일치와 갈등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며, 문제는 이러한 갈등을 어떻게 관리하고 통제하는가에 있다. 둘째, 중·일 관계는 영토, 역사 인식, 동아시아 국제정세 등 전략적인 차원에서 조화가 불가능하나 북·중 관계는 지정학적으로 서로가 필요한 관계다. 셋째, 냉전의 유산이 남아 있는 동북아 정세에서 북·중은 지정학적으로 근본적인 이익이 일치하며 이는 동북아 정세에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12월 1일 전 난징군구 부사령관 왕훙광(王洪光)이 리 교수의 주장을 비판하는 글을 환구시보에 게재했다. 그는 북한 비핵화 문제는 동북아 정세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이 점에서 리 교수가 주장하는 지정학에 근거한 북·중 간 근본적인 이익의 일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또한 북한이 그간 핵개발과 미사일 실험 등에서 중국과 의논하지도, 중국의 의견을 존중하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이러한 북한의 도발들이 중국의 근본적인 이익을 침해해 왔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중국의 대북 관계는 국가이익에 기반을 두어야 하며 중국은 북한을 끌어들이지도, 포기하지도 않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로 다음날 차오스궁(曹世功) 중국국제문제연구기금회 연구원이 이번에는 왕의 주장과 기조론을 비판하는 기고문을 실었다. 그는 기조론은 결국 중국의 국가이익을 해칠 것이라고 보았다. 북핵 문제에서도 이는 분명히 지역의 평화를 깨는 문제이지만 만약 핵 문제로 북한을 포기한다면 이는 북한 비핵화 차원에서도 감정적인 대응이고 전략적 사고의 결핍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오늘날 국제 정세에서 지정학적 개념이 떨어졌다는 주장에 의문을 표하며 그렇다면 왜 미국은 한국 및 일본과의 동맹을 강조하며 아시아 회귀 정책을 채택했는지 반문했다. 결국 북·중이 갈라서면 양측 모두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한반도 전문가인 장롄구이(張璉?) 중앙당교 교수는 왕훙광의 주장에 일부 동의하며 만약 남북한이 충돌하면 중국은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진찬룽(金燦榮) 인민대 교수는 중국은 국익과 지역의 평화를 보호할 것이며 누가 이에 반하는 행동을 한다면 그 행위를 반대할 것이지만 그 국가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보아오 포럼에서 나온 시진핑 주석의 발언을 인용하며 ‘기조’와 북한을 끌어안는 ‘옹조’(擁朝) 모두의 과장된 접근을 경계했다. 이러한 중국 내 북·중 관계의 논쟁을 살펴보면 주의를 기울여야 할 두 가지의 특징이 있다. 첫째, 이들 논쟁의 본질은 변화하는 동북아 정세하에서 어떤 대북 정책이 중국의 이익을 더 높일 수 있는가다. 둘째, 이러한 논쟁들은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중국이 북한을 포기하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 정세 변화 가능성에 따른 세밀한 대북 전략의 개발로 점차 진화해 가고 있다. 즉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동북아 정세 특히 역내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 구조 변화에 따른 대북 정책이 기조론과 옹조론 사이를 오가며 많은 변화를 보일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희망적 사고에 기인해 3차 핵실험 이후 북·중 관계의 냉각을 너무 과장하지 않아야 하고, 미국이 최근 대북 강경책을 꺼내자 중국 측에서 지난 8일 김정은의 생일에 북·중 우호 관계 ‘16자 방침’을 다시 꺼내든 것에 쉽사리 동요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은 향후 미·중 관계 변화를 살피며 오히려 중국보다 한발 빠른 대북 정책의 변화를 보여야 할 것이다.
  • 1차 세계대전과 제국주의가 잉태한 중동의 비극

    1차 세계대전과 제국주의가 잉태한 중동의 비극

    프랑스 파리 한복판에서 벌어진 무슬림의 테러가 전 세계적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프랑스, 영국, 독일은 물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등까지 무려 34개국 정상들이 함께 파리에서 거리행진에 참여해 맨 앞줄에 섰을 정도로 파장이 크다. 이와 함께 무슬림에 대한 역차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중동에 대한 이해를 빼놓고 21세기 세계 정세를 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네 차례에 걸친 중동전쟁, 1991년 걸프전쟁, 2001년 9·11테러, 2011년 오사마 빈라덴 사살 등 중동을 둘러싼 끝없는 분쟁과 테러의 역사적 연원 및 근본적인 국제외교적 배경을 규명한 역사학자 데이비드 프롬킨이 25년 만에 다시 호명되는 이유다. 데이비드 프롬킨은 보스턴대 국제관계학 교수이면서 국제관계연구센터장을 역임한 국제외교학자로서 1972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휴버트 험프리 의원의 외교정책 고문을 맡아 현실 정치에 깊이 개입하기도 했다. 그가 1989년에 내놓은 ‘현대 중동의 탄생’은 지금의 중동 국가들이 탄생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와 당시 시대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프롬킨이 주목하는 시간과 공간은 1914년부터 1922년까지이고 유럽과 중동을 중심으로 한다. 즉, 제1차 세계대전 도중과 결과물이다. 이스라엘,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터키, 사우디아라비아만 해도 20세기 초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나라들이다. 수백 년 동안 오스만제국의 속령이었다가 제국이 해체되면서 탄생했다. 오늘날의 중동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 뒤 연합국이 내린 결정에 따라 지금과 같이 형성되었다. 책은 20세기 초반 제국주의의 대표 주자였고 중동에 가장 많은 이해관계를 갖고 있었던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서구 열강 정책 입안자들의 인식과 행동, 정책 결정의 배경 등에 집중한다. 영국 정치권 내의 알력, 외교관, 군 지휘관, 관료들 사이의 힘겨루기, 그들의 오만함과 무지, 개인들 간의 충돌과 관료정치가 만들어낸 중동에 대한 상황 인식을 빠짐없이 담았다. 중동 분쟁의 근원은 1차 세계대전과 제국주의다. 승전국이 된 열강들이 400년 오스만 치하의 아랍어권 지역을 인종과 종교, 역사적 배경, 현지인들의 희망을 무시하고 종교와 민족 등 현지 실정과 상황을 무시한 채 무책임하게 분할해 버린 결과 모든 분쟁의 씨앗이 그곳에 뿌려지게 됐다. 단순히 힘으로 억누를 상황도 아니고, 경제적 회유 같은 낮은 차원의 해결책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설명한다. 멀고 먼 길을 돌아 해법이 만만치 않다는 결론에 다시 이르렀지만 역사적 통찰에 기반한 이 같은 인식은 중동 문제 이해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 출간됐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정동영 탈당 선언, 4번째 탈당…새정치민주연합 ‘부글부글’

    정동영 탈당 선언, 4번째 탈당…새정치민주연합 ‘부글부글’

    정동영 탈당 선언 정동영 탈당 선언, 4번째 탈당…새정치민주연합 ‘부글부글’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62) 상임고문이 11일 ‘합리적 진보’를 표방하며 창당을 준비중인 신당 합류의사를 밝히며 당을 떠났다. 탈당 결행이라는 극단적 카드로 정치인생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그 스스로 이번 선택을 “정치인생의 마지막 봉사”라며 배수의 진을 쳤다. “정권교체의 희망을 발견하기 어렵다”며 ‘친정’에 직격탄을 날린 채로다. 그는 “지금의 새정치연합은 제가 실현하고자 했던 합리적 진보를 지향하는 당이 아니다”라며 “모든 비판은 달게 받겠다. 모든 걸 내려놓고 백의종군의 자세로 기꺼이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고 ‘탈당의 변’을 밝혔다. 4월 보선 출마설에 대해선 “새로운 인물로 신당의 가치를 보여주겠다는 게 (신당 추진체인) 국민모임 내부에서 논의된 내용”이라며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신당 창당의 ‘후견인’ 역할을 하되,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는 피하겠다는 것이다. 정 고문은 앞서 노무현정부 초기인 2003년 구 민주당을 선도탈당하며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했고, 대선 국면이던 2007년 ‘탈노’(탈노무현)를 표방하며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제3지대 신당인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했다. 2009년 4·29 재보선 당시에는 공천 갈등 끝에 탈당, 고향인 전주에서 무소속 출마했다가 이듬해 초 복당했다. 이번까지 합하면 4번째 탈당이 된다. MBC 간판앵커 출신인 정 고문은 지난 1996년 15대 총선 때 고향인 전주에 출마, 전국 최다득표를 기록하며 정계에 화려하게 입문했고, 김대중정부 후반에는 당내 정풍운동을 주도하며 차세대 리더로 부상했다. 열린우리당 초대 의장, 노무현 정부 통일부 장관을 지내는 등 ‘참여정부의 황태자’로 불리며 승승장구했으나 2006년 5·31 지방선거 참패 후 구 민주당과의 통합 등 당의 진로를 둘러싼 이견으로 노 전 대통령과 결별했다. 2007년 대선에서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로 나섰으나 약 500만표 차로 낙선했고, 2008년 총선에서도 고배를 마신 뒤 미국으로 떠났다가 2009년 4월 전주 덕진 재선거 때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당초 중도실용주의자로 분류됐던 정 고문은 복당한 이후인 2010년 10·3 전당대회에서 2등으로 최고위원에 당선된 뒤 ‘담대한 진보’를 내세워 변신을 꾀했고, 2012년 4·11 총선에서는 서울 강남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낙선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에는 세월호법 제정 문제에 적극 뛰어들었다. MBC 후배 출신으로, 자신이 정계입문을 이끈 박영선 당시 원내대표가 세월호법 협상 타결을 놓고 당내에서 논란에 휩싸이자 “잘못한 걸 밀어붙이는 박근혜 대통령을 닮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새정치연합은 정 고문의 탈당 및 신당행(行)에 대해 “매우 안타까운 일”(한정애 대변인)이라는 공식 반응을 내놨지만, 내부적으로는 “대선후보까지 지낸 중량감 있는 인사로서 적절치 못한 행보”라는 비판이 고개를 들었다. 어느 정도 예고됐던 일이긴 하지만 막상 현실화되자 새정치연합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마치 벌집을 쑤셔놓은 듯했다. 특히 정 고문의 탈당선언이 2·8 전당대회 당권 후보들의 첫 주말 합동연설회 당일 이뤄지자 “잔칫집에 고춧가루를 뿌린 격”이라며 부글부글 끓는 모습도 감지됐다. 한 인사는 “대선주자까지 지내며 누구보다 당의 혜택을 많이 받은 인사로서 당이 어려울 때 힘을 보태야지 뛰쳐 나가는 건 부적절하다”며 “뿌리를 스스로 부정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또다른 의원은 “정 고문도 거슬러 올라가면 야당의 현 위기에 책임있는 분 아니냐”며 “더욱이 굳이 전대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차기 당권구도를 흔들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한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지금은 당의 새로운 리더십을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로, 국민은 우리 당이 전대를 통해 단합하는 모습을 더 기대할 것”이라며 “우리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정 고문을 기다릴 것이며, 수권정당·대안정당으로서 더욱 혁신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 분석] ‘4대 리스크’ 처방전은 내수·개혁

    [뉴스 분석] ‘4대 리스크’ 처방전은 내수·개혁

    나라 안팎의 위험과 미약한 경기 회복세에 대처하기 위한 정부의 처방전은 내수 활성화와 구조개혁으로 모아진다. 사학·군인연금 개혁, 국민연금 배당 확대 유도, 민간 임대시장 활성화, 원샷법(기업의 사업 재편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특별법) 제정 등이 그것이다. 가계소득과 소비, 기업 투자를 늘리려는 목적이지만 일정 부분 상충되는 정책이기도 하다. 그래서 ‘희망 고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22일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2015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8%로 잡았다. 지난 7월 제시한 전망치(4.0%)에서 0.2% 포인트 낮췄다. 내년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어느 해보다 높고 현재로서는 경기 하강(하방) 압력이 더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마저도 쉽지 않은 목표다. 정부 낙관론의 바닥에는 ‘내수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 올해보다 20조원이 늘어난 내년 예산을 조기(상반기 58%)에 집행하고 ‘46조원+α’의 정책 패키지 잔여분(15조원)도 빨리 풀면 불쏘시개 역할을 해낼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제도도 대폭 손질한다. 기업들이 선제적 구조조정이나 신사업 진출 등을 위해 사업을 재편할 때 일괄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재편지원특별법(가칭)’ 도입이 대표적이다. 공공청사와 화장·아동복지 시설 등 민간투자 대상을 확대하고 절차도 3분의1로 단축시킨다. 공무원연금에 이어 사학연금과 군인연금도 개혁한다.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구조개혁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돈을 풀어 경기를 단기 부양함과 동시에 궁극적으로 경제 체질도 뜯어고치겠다는 의도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총력전을 펼치면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2011년부터 정부는 해마다 장밋빛 목표와 전망을 쏟아냈다. 실제 성장률은 전망치보다 최대 2.5% 포인트 밑돌기까지했다. 당장 주요 해외 금융기관들은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3.5%로 내려 잡고 있다. 민간 투자와 소비, 4대 구조개혁도 지지부진할 것이라는 회의론이 적지 않다. 예고된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과 유럽의 경기 침체, 일본의 엔저, 러시아발 신흥국 위기 등 위험요인이 도처에 있어서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경제학회장)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내년의 자본 유출 등 대내외 위험에 어떻게 대처할지 등 좀 더 세밀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혹시나, 역시나/박상숙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혹시나, 역시나/박상숙 국제부 차장

    독일의 음식 공유 운동을 소개한 본지 기사 ‘독일엔 있다, 거리 냉장고’<11월 28일자 12면>가 얼마 전 한 인터넷 포털을 달궜다. 냉장고가 집 밖에 나온 것은 넘치는 음식을 버리지 말고 필요한 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하자는 데서 비롯됐다. 음식 쓰레기도 줄이고 연대 의식도 키우는 기발한 아이디어에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그런데 반응은 무 자르듯 양극으로 나뉘었다. ‘독일은 대단하다’는 찬사와 ‘우리나라에선 안 된다’는 부정이었다. 그들의 시민 의식이 부럽다면서도 한국에 저런 냉장고가 있다면 음식 쓰레기로 가득 차거나 누군가 음식을 싹쓸이해 갈 것이라며 냉소를 쏟아냈다. 쓰레기 분리 수거,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공공장소 흡연 금지 등 다른 나라가 수십 년에 걸려 할 일을 수년 만에 이뤄낸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패배적으로 변했을까. 아랫물이 맑으려 해도 윗물이 바뀌지 않으면 ‘백년하청’(百年河淸)이라는 무력감이 누적된 탓이 아닌가 싶다.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을 보면서 재벌 3, 4세들은 헌법이 금지하는 사회적 특수계급을 현실로 만드는 세력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온라인 세상에선 “역시 최고의 스펙은 탯줄”이라는 자조와 허탈이 넘쳐났다. 조 전 부사장의 전횡은 법의 심판을 받는다고 하지만 솔직히 작금의 정치 상황이 아니면 유야무야되고도 남았다는 비아냥도 많다.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세력의 행태도 무기력증을 심화시킨다. 이른바 ‘정윤회 문건’에 대한 청와대, 새누리당, 검찰의 대응은 세인의 시나리오를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하급자들의 실수에서 기인한 해프닝이며, 더 이상의 수사는 국론 분열을 조장하니 이쯤에서 접고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자는 뻔한 결말이 임박한 듯하다. 요즘 ‘문건’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대(對)테러작전을 위해 수감자들을 잔혹하게 고문했다는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추악한 민낯이 드러났다. 흑인을 사살한 백인 경관에 대한 잇단 불기소 처분에 이어 엽기적 고문 수법이 낱낱이 밝혀지면서 북한, 중국 등 인권 후진국으로부터도 조롱을 받았다. 보고서가 세상 빛을 보기까지 두 정치인의 결단이 있었다. CIA가 ‘국익’을 내세우며 갖은 협박과 방해 작전을 폈지만 상원 정보위원장인 81세의 다이앤 파인스타인 민주당 의원은 “우리의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잡고, 여기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공개를 감행했다. 베트남 참전 용사로 자신도 고문 피해자였던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당론에 맞서 파인스타인 편에 서는 소신 있는 행동으로 박수를 받았다. 이런 극적 반전은 우리에겐 드라마에서나 존재한다. 현실엔 “진돗개가 실세”라는 유머(!)를 구사하는 대통령과 그 말에 박장대소로 화답하는 ‘십상시’ 같은 집권 여당 의원들만 있을 뿐이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국민을 상대로 “수평적 당·청 관계” 운운하던 이들이었다. 단체로 까마귀 고기라도 삶아 먹은 것인지 의혹 해명을 요구하는 한마디도 못하다니 세금 환급이라도 청구하고 싶을 지경이다. 국민의 대표자들조차 이토록 무기력한데 어디서 희망과 기력을 길어 올리겠나. 역사가 우리에게 준 유일한 교훈은 인간은 역사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는 것이다. 혹시나 했더니 이번에도 역시나다. alex@seoul.co.kr
  • [씨줄날줄] 일본 적군파의 후회/구본영 논설고문

    북한에 사는 요도호 납치범 4명이 최근 일본 귀국 의사를 다시 밝혔다고 한다. 이들이 본국 송환을 원한다는 뉴스는 일본 언론이 수차례 보도해 새삼스럽지도 않다. 하지만 이번엔 그 열망의 농도가 유달리 진해 눈길을 끈다. 납치 주범 격 인물이 일본 내 가족에게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는 한이 있더라도 돌아가고 싶다”고 한 보도가 이를 말한다. 요도호 사건은 1970년 일본 내 극좌익 적군파에 의해 저질러졌다. 적군파 9명이 하네다발 후쿠오카행 민항기를 승무원·승객을 인질로 해 평양으로 납치한 것이다. 공산세계혁명 기지 건설을 꿈꾸던 이들은 이후 평양 근교에서 북한의 특별예우를 받으며 살아왔다. 이 중 3명은 사망하고, 2명은 일본과 태국에서 체포돼 이미 재판을 받았다. 북에 남은 4명 중 우오모토 기미히로는 유럽에서 일본인 3명을 납치한 혐의로 이중 수배를 받고 있다. 이들도 그들의 ‘사상의 고향’쯤으로 여겼던 북한이 ‘지상낙원’이 아니었음은 진작에 알아챈 모양이다. 2011년 이들은 사건 41년 만에 인질 중 한 명에게 사죄 편지를 보낸 바 있다. 특히 납치범들은 자신들의 처는 물론 자녀들을 모두 일본으로 귀국시켰다. 심지어 도쿄 의대를 중퇴하면서까지 납치에 가담했던 ‘확신범’ 고니시 다카히로도 부인과 자녀를 2002년에 일본으로 돌려보냈다. 이들의 귀국 열망이 황혼기의 수구초심(首丘初心·고향을 그리는 마음)뿐만 아니라 북한에 대한 미련도 없음을 방증하는 셈이다. 재미교포 신은미씨와 황선 전 민노당 부대변인의 방북 체험 토크쇼를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거세다. 이들이 “북한 사람들이 젊은 지도자에 대한 기대감과 희망에 차 있는 게 보였다”, “북에선 의사가 환자를 찾아다니고 예방 접종도 찾아와 해 준다”는 등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쏟아내면서다. 당장 탈북 여성 5인이 엊그제 회견에서 맹반박했다. 이른바 ‘꽃제비’ 생활 중 혜산역 보일러실에서 몸을 풀었다는 이순실씨는 2005년 최고급 병원인 평양산원에서 출산한 황선씨를 겨냥해 직격탄을 날렸다. “아이에게 먹일 게 없어 소똥에서 여물 콩을 골라 입에 넣어 준 적도 있다”면서. 탈북 여성들이 신·황 두 사람에게 진실을 가리는 끝장토론을 제안했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은 이미 답을 알고 있을 법하다. 북한 당국의 연출에 따른 허상만 보고 온 듯한 두 사람의 얘기보다는 배고프고 숨막히는 북녘의 삶을 못 견뎌 내려온 2만 7000여명의 남한 내 탈북자의 존재 자체가 확실한 판단 자료란 점에서다. “감옥에 가더라도 고국에 가겠다”는 일본 적군파의 때늦은 후회를 듣고 보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길섶에서] 망년회의 계절/구본영 논설고문

    곧 망년회(忘年會)의 계절이다. 이런저런 덕담과 건배사가 오가는, 흔한 풍경과 함께 말이다. 망년회의 사전적 의미는 한 해를 보내며 그해의 온갖 괴로움을 잊자는 뜻일 게다. 일본식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요즘엔 송년회라고도 부르지만. 누구나 한 해가 저물 무렵이면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 보게 된다. 그래서 연초에 했던 숱한 다짐과 이루지 못한 목표들로 인해 자괴심이나 후회를 갖기 마련일 게다. 하지만 그걸 잊으려고 갖는 망년회든, 송년회든 술추렴만 하다 대개 허무하게 끝나기 일쑤다. 엊그제 한 지인이 보낸 이메일을 읽고 송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1년 중 12월을 ‘침묵하는 달(月)’로 은유한 대목을 접하면서다. 굳이 떠들썩한 이벤트로 일상의 괴로움을 피하려 하지 말고 조용히 자신의 상처까지도 성찰하면서 새해의 희망을 찾으란 메시지로 새겨졌다. 메일로 보내 준 터키 시인 나짐 히크메트의 시 ‘진정한 여행’의 시구가 그래서 가슴에 와 닿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는 날들…”이라는.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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