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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벽 속에 벽’ …제주, 안도 다다오 건축작품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벽 속에 벽’ …제주, 안도 다다오 건축작품

    “빛과 그늘이 함께하는 것이 인생이다. 건축 이야기에는 반드시 빛과 그늘이라는 두 측면이 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안도 다다오(安藤忠雄·75). 세계적이라는 말조차 무색할 정도인 동시대 최고의 건축가이자 일본 예술가이다. 전직 프로복서 출신, 오사카의 한 공업고등학교 졸업, 방황, 실패의 연속, 독학으로 건축학 입문이라는 그의 ‘그늘진’ 고생담은 동경대 건축과 교수, 세계적 건축가라는 한 편의 ‘빛나는’ 설화(說話)로 재탄생하였다. 서울의 랜드 마크,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Zaha Hadid·1950~2016)가 2004년에 받아 그녀의 이름값을 드높인 상(賞)이 바로 ‘프리츠커 건축상(Pritzker Architecture Prize)이다. 흔히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우는 이 상을 안도 다다오는 이미 1995년에 받아 책상 한 켠에 얹어 두었으니 지금에서야 그의 실력을 평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터. 이토록 유명한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이 제주도에만 무려 3개나 자리 잡고 있다. 바람, 빛, 물, 콘크리트를 통해 제주의 풍광을 담고 있는 그의 건축철학을 만나보자. ● 제주의 바다를 품다-지니어스 로사이, 글래스 하우스 제주섬 아래켠 섭지코지에도 안도 다다오의 작품들이 있다. 바로 지니어스 로사이(Genius Loci), 글래스 하우스(Glass House)이다. “인간과 자연 공간의 합일점을 찾는 것, 그런 건축이 훌륭한 건축입니다. 섭지코지는 아주 매력적인 땅입니다.” 안도 다다오가 섭지코지에 그의 작품을 남기는 의도가 정확히 설명되는 표현이다. 바로 인간과 자연, 공간이 합쳐지는 하나의 명상 장소가 지니어스 로사이다. 이곳은 비록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안도 다다오의 건축철학을 가장 잘 드러내는 공간이라고 평가된다. 여기에서 안도 다다오는 도시 생활에 지친 관람객들에계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고품격의 명상장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지니어스 로사이라는 어원은 바로 ‘대지의 수호신’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지의 평온한 속에서 인간의 영혼을 찾길 희망하는 그의 바람은 독특한 건축미로 구현된다. 지니어스 로사이에 들어서는 기분은 묘하다. 흡사 팀 버튼의 영화 속에서나 연출이 가능한 4차원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가득하다. 명상의 공간이다. 제주의 삼다(三多·돌, 바람, 여자)를 품듯 노출된 콘크리트 벽체와 길게 뻗은 보도 옆 현무암들, 그리고 쉼 없이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제주의 물방울들은 기존의 건축에 대한 개념마저 흔들어 버린다. 입구의 차단벽과 연못을 통과해 현무암 사이 길을 걷다 보면, 꽃밭에서 뿜는 여러 빛을, 사각형의 억새밭 사이로 부는 바람과 만난다. 또한 좌우 콘크리트 벽체에서 쏟아지는 폭포 사이를 지나면, 작은 프레임을 통해 성산일출봉을 감상할 수도 있다. 실제 관람객들은 지니어스 로사이에서 안도 다다오의 콘크리트 벽이 뿜는 속내음이 인공적이 아니라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란다. 자연의 일부가 되어버린 콘크리트 쓰임새는 안도 다다오 건축의 지향점인 인간과 자연의 합일을 위한 훌륭한 도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높은 장벽을 뚫고 안으로 들어가면 건물 내부가 서로 서로 연결되어 공간이 닫힌 것이 아니라 뚫려 있고 열려 있다. 또한 하늘로 열린 벽체 기둥들은 온전한 자연의 빛을 건축물에 담아 낸다. 지니어스 로사이에는 총 3개의 전시관이 있다. 제 1전시관은 문경원 작가의 ‘Diary'. 나무의 생장과 소멸. 제 2전시관을 어제의 하늘-바닥에 비춰지는 어제의 하늘을 보며 지나간 시간에 대한 명상.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 3전시관은 오늘의 풍경-실시간 일출봉 풍경을 화면에 투사해서 보여준다. 지니어스 로사이를 뒤로 한 채 언덕을 올라가다보면, 멀리 정동항을 향해 두 팔을 벌린 형상의 글래스 하우스(Glass House)를 만난다. 이곳은 현재 1층은 지포(Zippo)뮤지엄, 2층은 레스토랑 민트(Mint)가 위치하여 제주 바다의 훌륭한 전망을 제공하는 상업적 건축물이다. 1층 바닥이 언덕 아래보다 3.6미터가 높은 곳에 위치해서 건물 내부를 입구에서 가늠할 수가 없다. 막상 입구에 도착하면 멀리 정동항과 성산 일출봉이 보이는 화려한 경치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건물의 정면은 뒷면과는 달리 콘크리트가 아닌 유리로만 마감되어 확 트인 공간감을 보여준다. 이는 정동항을 향해 손 벌린 기하학적인 평면으로 태양이 떠오를 때 해의 기운을 품는 모양을 드러낸다. ● 제주의 산(山)을 품다-본태 박물관 2012년 11월, 제주 산방산 기슭에 산과 바다를 한껏 품은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본태박물관’, 불어로 ‘Bonte'의 뜻은 ’봉떼‘, 즉,’아름답다‘ 혹은 ’좋다‘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한자로 ’본태(本態)‘는 ’본래의 형상, 아름다움, 본질‘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박물관 이름으로는 제격이다. 원래 박물관 터가 경사진 곳이지만 이곳을 다지지 않고 있는 그대로 놔둔 채 공간적인 조화를 꾀하고 있다. 또한 높은 콘크리트 벽체를 배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확 트인 공간감은 하늘 높이 뻗어 있다. 산방산 자락 하늬바람이 이곳에 늘상 머물렀다 가도록 바람 길도 터놓았다. 또한 콘크리트가 뼈대를 이루는 구조체이자 건물의 느낌을 자아내는 마감재이다 보니 당연히 불필요한 장식은 다 걷어낸 진솔한 공간과 빛을 통해 가늠되는 시간만이 온전히 드러나게 된다. 따라서 관람객들은 미술 작품 하나하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였다. 본태박물관은 고(故)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부인인 이행자 본태박물관 고문이 수집한 생활 속 골동품과 소품들을 비롯하여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까지 아울러 전시하는 공간이다. 20세기 현대조각의 새로운 장을 연 안소니 카로(Anthony Caro·92)의 <물결Wave>, 대담한 색상과 특유의 ‘컷아웃 기법’으로 대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팝아트 조각가 데이비드 걸스타인(David Gerstein, 1944 ~ )의 <불타는 입술 Burning Lips >등이 전시되고 있다. 이 밖에도 피카소, 마티스와 더불어 가장 비중 있는 모더니스트 페르낭 레제(Fernand Leger·1881 ~ 1955)의 노동 연작 <건설노동자 Les constructeurs>,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1904~1989)의 <늘어진 시계 La Montre molle>등을 만나 볼 수 있다. 또한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과 안도 다다오의 특별 공간이 마련되어 백남준의 대표적인 작품들과 더불어 본태박물관 설계 변천 과정을 볼 수 있는 스터디 모형, 건축과정을 사진으로 모아둔 스틸컷이 전시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 모시조각보를 형상화한 스테인드 글라스가 있는 안도 다다오 <명상의 방>까지 본태박물관은 제주도를 넘어서 세계적인 예술 체험이 가능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제주 안도 다다오 건축물에 대한 10문 10답> - 아래 질문은 실제 독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을 바탕으로 만든 10문 10답입니다.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인가요? -꼭 이라는 말을 쓸 필요는 없다. 그러나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나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경우 많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2. 이 공간을 추천해주고 싶은 사람은? -섭지코지를 방문한 관람객들. 제주도를 최소 3번 이상 방문한 경험을 지닌 관광객들. 건축학도. 3. 숙소 등의 시설환경에 괜찮은가요? -제주도이다. 휴가 계획을 미리 짜서 숙박 공간을 미리 정해 놓는 것이 제주 여행에서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휴가철에 임박해서는 가격대가 천정을 뚫고 올라간다는 것은 상식이다. 4. 건축물들의 실제모습은? -지니어스 로사이의 경우 안도 다다오에 대한 이해 없이 들어갔다가는 난감해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글래스 하우스는 바다 풍경이 멋지다. 이곳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기를 추천. 본태박물관은 제주도의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 찾아가야 한다. 고즈넉하다. 5.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은? -안도 다다오에 대한 이해 없이 접근하면 모든 체험이 고난으로 바뀔 수도 있다. 반드시 안도 다다오에 대한 기본적인 자료 조사와 공부는 필요하다. 6. 홈페이지 주소 및 도움되는 사이트 주소는? -지니어스로사이(https://www.phoenixisland.co.kr/pi/index) -글래스 하우스(https://www.phoenixisland.co.kr/pi/index) -본태 박물관(http://www.bontemuseum.com/) 7. 먹거리 정보와 식당 정보는? -유명한 식당을 찾는 것도 의미 있지만, 제주도민의 주거 공간에 있는 작은 식당을 추천한다. 굳이 이름나지 않는 곳이라면 더더욱 좋은 식당일 수도 있다. 8. 제주도에 가 볼만한 다른 건축 공간도 있나요? -포도호텔: 서귀포시 안덕면 산록남로 863. 064-793-7000 -방주교회: 서귀포시 안덕면 산록남로 762. 064-794-0611 -아고라: 서귀포시 섭지코지로 107, 1577-0069 -기적의 도서관: 제주시 동광로 12길 19. 064-738-3003 9. 이곳에서 꼭 추천하고픈 공간이나 체험은? -지니어스 로사이, 글래스 하우스에 대한 섭지코지 도슨트 건축투어(064-731-7791·1인당 2만원) 10. 총평 및 당부사항, 기타정보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을 제주도에서 만난다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다. 다만, 안도 다다오 건축 미학에 대한 풍부한 이해와 상식을 가지고 만나야 제주도 여행이 역대급 경험으로 남을 수 있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손학규 정계복귀 초읽기…“국민에 희망 돌려줄 것”

    손학규 정계복귀 초읽기…“국민에 희망 돌려줄 것”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은 29일 “더이상 물러설 데가 없다는 것을 느낀다. 땅끝 해남에서 국민에게 꿈과 희망으로 돌려줘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이르면 8월 말, 9월 초쯤 손 전 고문이 정계복귀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복귀 의지를 거듭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손 전 고문은 이날 전남 해남군 해남문화원에서 문화예술계 지지자들이 주최한 ‘손학규와 함께 저녁이 있는 문화한마당’을 찾아 “우리나라 지금 참 어렵다. 국민들이 갈기갈기 찢어져 있고 서로 간에 갈등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우리 사회가 더이상 이렇게 불공평하고 불공정한 사회가 돼서는 안 된다는 간절한 염원이 있다”고 강조했다. 손 전 고문은 공식적인 정계복귀 선언으로 해석해도 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이 자리에는 해남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당 윤영일 의원, 더민주 김영록 전 의원 등 지역 정치인과 전날 당권 도전을 선언한 뒤 호남을 찾은 더민주 이종걸 의원이 함께했다. 손 전 고문은 지난달 광주에서 열린 세계웹콘텐츠 페스티벌에서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장의 여의도 복귀 요청에 “조만간 서울로 올라가겠다”고 답하는 등 정계 복귀를 시사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손학규 “더 물러설 데도 없고 물러날 수도 없다”…정계 복귀 군불

    손학규 “더 물러설 데도 없고 물러날 수도 없다”…정계 복귀 군불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공개석상에서 “더이상 물러설 데가 없다는 것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는 손 전 고문의 ‘하산’(下山)이 임박한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사실상 정계 복귀를 선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손 전 고문은 29일 전남 해남군 해남문화원에서 문화예술계 지지자들이 주최한 ‘손학규와 함께 저녁이 있는 문화한마당’ 행사를 찾아 참석자들에게 “여러분께서 저에게 필요한 용기를 주셨다. 그 용기를 국민에게 꿈과 희망으로 되돌려 드리겠다”고 밝혔다. 손 전 고문은 “한때는 남북 교류와 협력이 통일의 기반이 될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었지만 지금은 사방이 꽉 막혀 우물에 빠진 돼지 형국”이라면서 “저는 오늘 여러분 앞에서 이 땅끝 해남에서 더 이상 물러날 데가 없다, 물러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이런 손 전 고문의 발언에 행사 참석자들은 ‘손학규’를 연호하며 지지를 표했다. 행사장에서의 발언을 정계 복귀 선언으로 해석해도 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손 전 고문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를 수행한 한 인사는 “지금까지 듣지 못했던 수위의 내용”이라며 “조만간 공식적인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 전 고문은 현재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인 ‘대한민국 개조’에 대한 저서 출판 시점을 기해 복귀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복귀 시기와 관련해선 그동안 더민주의 8·27 전당대회 직후인 ‘8월 말·9월 초’ 설이 적잖이 제기된 가운데 오는 9월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탈고에 예정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돼 복귀 시점은 다소 유동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손 전 고문은 복귀 선언 후 더민주나 국민의당 등 기성정당과는 거리를 두면서 당분간 외곽 행보를 이어할 것으로 보인다. 손 전 고문 측 한 핵심 관계자는 “정당을 통한 우회적 정치 보다는 민생탐방, 강연정치 등을 통해 국민을 직접 상대로 한 정치를 할 것”이라면서 “당분간 더민주나 국민의당 등 기성정당에 들어가 같이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치세력화 차원이 아니라 일종의 국민운동체 등의 형태를 통해 움직이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야권 일각에서는 손 전 고문의 행보가 전대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자리에는 해남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 윤영일 의원, 더민주 김영록 지역위원장 등 지역 정치인과 당권 도전 선언 뒤 호남을 찾은 더민주 이종걸 의원도 찾았다. 손 전 고문은 윤 의원 등 정치인과는 담소를 나누고 짧은 안부만 주고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백가쟁명식 개헌론 쏟아내는 정치권

    백가쟁명식 개헌론 쏟아내는 정치권

    새누리, 필요성엔 공감… 논의는 “아직 시기상조” 더민주, 주류 ‘4년 중임제’… 비주류 ‘책임총리제’ 국민의당 “기본권이 먼저… 선거제도 변화가 시급” 정치권에 개헌 바람이 점점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백가쟁명식’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 개헌 논의의 필요성에만 여야가 공감대를 이뤘을 뿐 시기·방식·방향 등은 모두 제각각이다. 특히 각자 계파 진영 논리, 혹은 고도의 정치 셈법에 따른 개헌론이 대부분이다 보니 이번에도 ‘말의 성찬’ 속에 개헌이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새누리당에서는 개헌론이 의원별로 산발적으로 분출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은 블랙홀’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한 이후 입을 굳게 닫았던 19대 국회 때보단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다. 그러나 개헌의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논의 시기에 있어서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동개혁법 처리 등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이 우선이라는 이유에서다. 야권의 개헌특위 구성 제안에 대해서도 일단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16일 혁신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개인적으로 ‘87년 체제’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을 공유하고 있지만 정치인 몇몇이 주도하는 개헌 논의는 필패할 것”이라면서 “범국민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홍문종 의원도 “대한민국이 새로운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개헌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르게 되면 결국 정치는 올스톱된다. 모든 것이 개헌의 블랙홀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분권형 이원집정부제든 의원내각제든 권력 구조 개편에는 동의하지만, 현 정부 내 개헌이 성사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국회의장 중심으로 개헌연구모임을 하거나 대선 후보들이 공약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개헌 논의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지만 주류와 비주류 간 주장의 결은 조금씩 다르다. 뚜렷한 차기 대권 주자가 있는 주류(친노무현계) 측에선 ‘4년 중임제’를 중심으로 하는 개헌을, 마땅한 주자가 없는 비주류(비노무현계) 측에선 ‘책임총리제’와 같은 권력 나누기 형태의 개헌을 희망하는 분위기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개헌은 해야 한다. 5년 단임제의 문제점이 드러났다”면서 “헌법만 다루기보다 선거제도 개선 문제까지 광범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상호 원내대표는 “개헌은 차기 대권 후보들이 고민할 문제다. 박근혜 정부 임기 말에 개헌이 설마 되겠느냐”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부겸 의원과 손학규 전 상임고문도 “내년 대선 출마자들이 개헌 공약을 하고, 다음 대통령이 임기 중에 추진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조속한 개헌 논의에 대해선 찬성하면서도 논의 방식과 방향에 대해선 다소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국민의 기본권이 먼저고 그다음이 권력 구조인데, 정치권에선 권력 구조 얘기만 한다”면서 “먼저 국민의 기본권을 어떻게 향상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개헌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게 순서”라고 강조했다. 천정배 공동대표는 “개헌보다 시급한 것이 선거제도의 변화”라고 주장했다. 반면 박지원 원내대표는 “헌법개정안이 확정되더라도 국회 의결 등 100일 이상 소요되는 일정을 생각할 때 개헌 논의는 ‘조조익선’(早早益善·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의미)”이라고 밝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이슈人]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내정자

    [이슈人]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내정자

    신임 국회 사무총장에 내정된 우윤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화의 절반이 ‘개헌’이라고 할 정도로 정치권에서는 대표적인 개헌론자로 꼽힌다. 원내대표 시절에도 여야 협상 테이블에 늘 개헌 문제를 꺼냈던 우 전 의원이었지만, 각종 현안에 밀려 기대만큼 힘을 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20대 총선 낙선으로 잠시 정가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던 우 전 의원은 ‘정세균발(發)’ 개헌론과 함께 20대 국회 첫 사무총장에 내정되며 다시 한번 정치권 이슈의 중심에 섰다. 우 전 의원의 최근 행보를 보면 ‘속도전’을 연상케 한다. 그는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헌 특위가 6~7월 구성되지 않으면 앞으로 논의가 대단히 어렵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국회 사무총장이 개헌을 주도하면 정치 문제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며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지만, 우 전 의원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내년 4월 재·보선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자는 로드맵을 제시한 그는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면 여야가 개헌하자고 합의할 시간이 없다”면서 “대선 후보가 확정되기 전에 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너무 빠르지 않느냐’는 우려에도 우 전 의원은 “이미 충분한 연구가 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18대 김형오 국회의장 시절 헌법연구자문위가 만든 보고서가 500페이지가 넘고, 19대 국회 전반기 강창희 의장 시절 헌법개정 자문위원회도 헌법 개정안 보고서를 낸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 전 의원은 권력구조 개편 방향에 대해 “독일과 오스트리아식 모델이 좋다고 본다”면서 “대통령은 직선으로 뽑아 국가원수 지휘를 부여하고 총리는 국회에서 뽑는 방식으로 ‘직선형 분권내각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개헌에 대한 우 전 의원의 관심은 1997년 독일대사관 고문변호사를 맡으면서 시작됐다. 당시 그가 쓴 논문 제목이 ‘독일 의원내각제의 안정화 요소’다. 그의 희망대로 개헌이 현실화되면 ‘개헌전도사 우윤근’의 꿈은 20년 만에 실현되게 되는 셈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에티오피아는 한국전 피를 나눈 형제 ‘아프리카의 날’ 방문… 파트너십 확대”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도착, 아프리카 3개국 순방 일정에 돌입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자 에티오피아의 영자신문 ‘에티오피아 헤럴드’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아프리카 대륙의 단결과 화합을 기념하는 ‘아프리카의 날’(Africa Day)에 취임 후 처음으로 아프리카를 방문하게 되었다”면서 “이번 아프리카 순방을 통해 대한민국은 ‘통합되고, 번영하는, 평화로운 아프리카’의 꿈을 공유하며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아프리카와의 협력 파트너십을 확대·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에티오피아를 아프리카 국가 중 첫 방문지로 택한 것은 한국전에서 피를 나눈 형제의 나라라는 특별한 인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전 당시 하일레셀라시에 황제가 “한반도의 평화와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이길 때까지 싸워라, 그렇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싸워라”는 말과 함께, 연인원 6037명의 강뉴 부대를 한국에 파병한 사실을 거론하며 “강뉴부대의 영웅들은 253차례의 전투에서 253차례의 승리를 거두며, 대한민국 수호에 혁혁한 기여를 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대통령은 “국가 간 협력을 통한 지구촌 행복시대는 하루아침에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협력의 사례를 하나하나 모아 나간다면, 우리가 함께 꿈꾸는 상생 발전의 비전이 이루어질 날도 멀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국이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사회·경제발전을 이뤘던 경험을 에티오피아와 공유해 나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중심 국가로, 에티오피아는 높은 교육열과 우수한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최근 십수년간 연평균 8~10%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고, ‘성장·변환 계획’의 적극적인 추진을 통해 머지않아 아프리카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한국은 에티오피아가 나아가고자 하는 성장과 발전의 길에 믿을 수 있는 동반자가 될 것이며 앞으로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해 에티오피아의 산업화에 기여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아디스아바바(에티오피아)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홀대에도 간 安·환대 받은 文… 봉하 ‘추모의 정치학’

    홀대에도 간 安·환대 받은 文… 봉하 ‘추모의 정치학’

    文 “친노라는 말로 그분을 현실정치로 끌어들이지 말라” 안희정 말없이 조용히 다녀가손학규·박원순은 불참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그것도 모자라 선거에 이기려고 국가 기밀문서를 뜯어서 읊어 대고….”(2015년 5월 23일 노건호씨 추도사) 지난해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6주기 추도식은 분노로 얼룩졌다. ‘상주’ 노건호씨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공개 비판했고 비노(비노무현) 정치인들은 야유와 물세례를 받았다. 꼭 1년이 흐른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7주기 추도식에서 주최 측은 ‘김대중과 노무현은 하나’임을 시종 강조했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추도사에서 “핵심은 단합과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노건호씨는 아예 정치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추도식 후에는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지도부가 동시에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를 면담했다. 야권 화합을 다지겠다는 취지였다. 5·18민주화운동과 더불어 추도식 이상 정치적 함의를 지니는 이날 행사에서 잠룡들의 행보도 엇갈렸다. ‘노무현의 친구’로 불렸던 문재인 전 대표는 “총선에서 국민께서 만들어주신 소중한 희망을 키워 가려면 김대중, 노무현 두 분의 뜻을 따르는 분들이 손을 잡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친노’라는 말로 그분을 현실정치에 끌어들이지 말아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불펜투수론’으로 문 전 대표와 미묘한 기류를 형성하고 있는 ‘노무현의 적자(嫡子)’ 안희정 충남지사는 기자들이 따라붙자 “아 오늘은…”이라며 말을 아꼈다. 화합을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를 향한 ‘냉기’도 여전했다. 노무현재단 측은 과격 대응 자제를 당부했고, 현장에는 ‘친노(친노무현) 일동’ 이름으로 ‘안철수 대표 방문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도 걸렸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안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등을 향해 “대권 욕심에 눈이 멀었다” “호남에 가서 아부나 하라”고 고함을 질렀다. “개XX” 같은 욕설도 나왔다. 정계복귀 ‘군불때기’에 한창인 손학규 전 더민주 고문, 박원순 서울시장은 불참했다. 손 전 고문 측은 “정치복귀 행보가 빨라진다는 식의 반응이 나올 텐데 굳이 그럴 필요없다”고 말했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광주 방문을 놓고 ‘대선행보 시동’ 운운하는 상황에서 ‘오버’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추도식에 참석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노 전 대통령이 2005년 열린우리당 입당을 권유했던 인연을 소개했다. 정 원내대표는 “생각을 같이했든 달리 했든, 큰 역사이고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해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새누리 고문단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朴대통령 앞장서 친박계 해체하라”

    새누리 고문단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朴대통령 앞장서 친박계 해체하라”

    새누리당 원로들이 21일 “박근혜 대통령이 앞장서서 당내 친박계 해체를 선언하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전날 전직 국회의장과 당 대표 출신으로 구성된 새누리당 상임고문단이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원유철 원내대표의 초청으로 가진 오찬에서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모든 책임은 청와대로 가게 돼 있다”면서 “대오각성과 새로운 변화도 결국 박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먼저 친박 계파 해체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찬에는 불참한 박관용 전 국회의장도 “대통령이 이제 친박, 비박을 떠나서 모두 다 같은 당원으로 상대하겠다는 의사 표현을 하는 게 급선무”라면서 “대통령이 두 계파를 모두 불러 ‘나도 잘못했고 너도 잘못했지만 다 하나로 만들자’고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전 의장은 “(6월 예정인) 전당대회 전에 계파 청산을 선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철현 상임고문은 오찬 자리에 대해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뭘 믿고 그랬겠느냐는 얘기가 많았다”면서 “결국 박 대통령이 바뀌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고문단은 이번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친박들의 ‘2선 후퇴’도 주장했다. 당 대표 및 원내대표 경선 등에서 모두 물러나라는 뜻이다. 박 대통령의 원로 자문그룹인 7인회의 멤버인 김용갑 고문은 “진박 논란을 일으킨 친박들은 반성해야 한다”면서 “자숙하지 못하고 다시 친박을 모아 뭘 하겠다, 이렇게 나오면 국민이 실망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우리가 이렇게 우왕좌왕한 적이 없었다”면서 “문제는 속도”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선거 끝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는데 (당이)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면서 “빨리 비대위도 구성하고 원내대표도 뽑아서 패배의 아픔을 잊고 우리를 지지했던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오찬 자리에서 김수한 전 의장은 “만년 표밭이라고 자만했던 서울 강남 벨트와 영남권에서 폭풍처럼 불어닥친 국민의 분노 앞에 전율을 금할 수 없었다”며 “막중한 국가적 위기 앞에서 집권당이 실로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원색적인 막장 드라마를 국민에게 보여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원 원내대표는 “살생부, 막말, 옥새 파동 등 공천 과정의 추태 때문에 국민이 마음을 돌리고 무겁게 심판했다”며 “여러 고문님이 새누리당을 지켜주시고 대한민국을 이만큼 잘사는 나라로 만들어주셨는데 후배인 저희가 민심을 받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1대1 결연’ 민간 참여 활발… 더 강력해진 동대문 복지

    [자치단체장 25시] ‘1대1 결연’ 민간 참여 활발… 더 강력해진 동대문 복지

    1970년 어느 추운 겨울날, 16살 소년은 상경한 동네 형 주소 하나만 들고 전라남도 나주에서 무작정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4남 1녀의 셋째인 그는 ‘농사를 지으라’는 아버지의 권유를 뿌리치고 집을 나섰다. 공부가 하고 싶었다. 남들처럼 대학도 가고 싶었다.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그가 낮에는 신문을 돌리고 저녁에는 신문보급소 한쪽에서 공부하며 고달픈 서울 생활을 시작했다. 얄팍한 침낭에 의지한 채 추운 겨울을 몇 해 보냈다. 낮에 돈 벌고 저녁에 공부하는 청년이 혼자만은 아니었겠지만 추위와 배고픔, 외로움은 정말 견디기 어려웠다고 했다. 1976년 어렵게 부산 동아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지만 1979년 부마항쟁의 주동자로 몰리면서 보안사 지하실에서 36일 동안 모진 고문을 당했다. 헌병대와 교도소를 거쳐 다시 사회로 나왔다. 덕분에 대학 졸업까지 12년이 걸렸다. 참담한 심정이었던 그에게 한 줄기 빛이 되었던 사람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다. 1985년 민주화추진위원회(민추협)의 선전부장으로 활동하면서 김 전 대통령을 보좌했다. 그러던 그에게 김 전 대통령이 ‘사인여천’(事人如天)이라는 휘호를 써주었다. 동대문과는 당시 최훈 국회의원을 도우면서 인연을 맺었다. 우여곡절이 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추위와 외로움에 떨던 신문팔이 소년이 ‘사람 섬기기를 하늘같이 하라’는 사인여천의 뜻을 행하며 이제는 37만 서울 동대문 주민을 책임지는 지역 수장이 됐다. 민선 2기에 이어 5기와 6기를 이어가며 동대문 발전을 이끄는 유덕열 구청장이 그 사람이다. ●부마항쟁 소용돌이 속 12년 만에 대학 졸업 허기진 배를 수돗물로 채우고,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추위와 배고픔, 외로움의 고통을 알 수 있을까. 흙수저로 태어나서일까. 유 구청장은 구정의 방점을 ‘복지’에 찍었다. 그는 “창피한 일이지만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위다. 이는 어렵고 힘든 이웃을 돌보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내가 동대문구청장을 하는 동안은 춥고 외로워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주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유 구청장은 민선 2기부터 1대1 희망결연 등 ‘동대문형 복지공동체 보듬누리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실 자치구의 힘만으로는 어려운 이웃 모두를 돌보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소외계층을 위해 민관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보듬누리 사업’은 구 직원들과 소외계층 간 결연을 민간으로까지 확대한 ‘희망의 1대1 결연’에 이웃의 복지를 주민 스스로 해결해 나가고자 꾸려진 ‘동(洞) 희망복지위원회’를 결합했다. 구 직원과 어려운 이웃을 연결한 ‘희망의 1대1 결연’만으로 복지사각 지대를 완전한 해소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14개 동별 희망복지위원회를 만들어 지역 자체적으로 각종 현안을 풀어가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30~80명 주민으로 구성된 희망복지위원회는 십시일반 자체 기금을 마련해 직접 어려운 이웃의 생활안정과 자립을 돕고 있다. 복지의 그물망이 촘촘해지고 사각지대가 줄었다. 이런 노력으로 보듬누리는 ‘2013 지방 3.0 공모사업’ 대한민국 대표 60개 사업에 선정됐을 뿐 아니라 ‘2012 서울시 희망온돌프로젝트 최우수상’, ‘제9회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 복지서비스부문 최우수상’, ‘제1회 지방정부정책대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인정받았다. 유 구청장은 “다 같이 잘사는 동대문, 누구나 희망을 품고 사는 지역을 만드는 것이 나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성취도 평가 성적 향상… 교육투자 ‘결실’ 신자유주의 물결이 몰아치면서 우리 사회에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하고 있다. 한번 흙수저는 영원한 흙수저라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오고 있다. 유 구청장은 빈곤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공교육’ 정상화에서 찾고 있다. 그는 “올바른 교육만이 가정의 행복과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이라면서 “지역 청소년들이 꿈과 희망을 품고 자신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청소년을 위한 교육예산을 줄이지 않고 있다. 유 구청장은 “우리 구는 교육지원에 과감한 투자와 관심을 기울인 결과 학생 1인당 지원액이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남구 다음으로 가장 많다”면서 “학생들의 학력 신장뿐 아니라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각종 방과 후 프로그램 등에 우선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0년 동대문구가 속한 동부교육지원청이 서울시 11개 교육청 중에서 최하위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민선 5기 구청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유 구청장은 가장 먼저 교육경비 보조금 지원 범위를 8%에서 10%로 올릴 수 있도록 ‘교육경비 보조에 관한 조례’를 개정했다. 따라서 2010년 68억원이던 교육예산을 2011년에는 112억원으로 두 배가량 늘렸고, 2012년에는 123억원 등으로 점차 늘려갔다. 학생 1인당 지원액 기준으로 서울에서 강남구 다음까지 늘렸다. 그 투자의 결과로 동대문구가 속해 있는 동부교육지원청이 서울시 11개 교육지원청 중에서 3년 연속 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교육 으뜸도시로서의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무엇보다 학습성취도 평가 결과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줄고 보통학력 이상인 학생은 증가하는 등 학생들의 성적이 지속적으로 향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고 싶어도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학원에 다닐 수 없는 지역 학생을 위해 지역 학원을 무료로 다닐 수 있도록 돕는 ‘희망드림 스터디 학습나눔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또 학습나눔사업으로 현재 23개 학원에서 70여명의 학생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아울러 구 교육비전센터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진로·학습상담 등 전문화된 교육 토털서비스를 제공하고, 동대문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에서는 자유학기제 지원프로그램, 진로탐색과 체험프로그램, 진로동아리, 직업체험페스티벌 등 총 6개 분야 19개 진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지역 청소년의 꿈과 희망을 키워주고 있다. ●약령시 한방메카 개발 땐 ‘K의학’ 한류 동력 유 구청장은 동대문의 미래 먹거리 만들기도 고민한다. 사실 복지와 교육도 지역 경제발전과 뗄 수 없는 상관관계가 있다. 그는 “2017년이면 청량리역사 주변 개발이 본궤도에 오르고 국내 한방재료의 메카 약령시와 바이오·의료 연구단지인 홍릉 주변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할 것”이라면서 “꿈꾸던 동대문이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속칭 청량리 588 주변에 1970년대 지어진 건물들이 사라지고 호텔과 공연장 등을 갖춘 42층 랜드마크 타워가, 인근 동부청과시장 부지에는 50~59층 4개 동, 1160가구의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서는 등 대표적인 구도심이었던 동대문구가 변신할 예정이다. 또 오는 12월 한방 공방과 카페, 족욕 체험장 등 다양한 체험 공간 등으로 꾸민 한방진흥센터가 들어설 약령시도 국외관광객을 모으는 동대문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유 구청장은 “케이팝, K푸드 등에 이어 한약과 침술, 뜸 등 ‘K의학’이 한류를 이어가는 힘이 될 것”이라면서 “한방진흥센터가 문을 열면 여행사와 관광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총력전을 펼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1만 3900가구가 들어서는 전농·답십리 재개발 사업은 입주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재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동대문=낙후지역’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유 구청장은 “45년 전 배고프고 외로웠던 신문팔이 소년의 꿈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면서 “동대문구를 지역주민과 함께 살기 좋은,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길섶에서] 찬란한 봄/구본영 논설고문

    몇 주 전 아침. 동네 뒷산을 산책하다가 양지 바른 곳에서 활짝 핀 진달래를 올 들어 처음 봤다. 봄꽃도 햇볕을 많이 받는 곳에서부터 피기 시작한다는 자명한 이치를 새삼 깨달았다. 봄이 되면 만물이 소생하고, 사람들은 저마다 희망으로 부푸는 것은 무슨 조화일까. 절반은 따스한 햇살 덕분일 듯싶다. 하긴 사람의 뼈조차 햇볕을 받으면 생성되는 비타민D 덕분에 튼튼해진다지 않나. 전직 의사 한 분이 보내 준 메일 글에서 비타민D 못잖게 ‘비타민M(문화)’이 필요하다는 대목을 읽고 무릎을 쳤다. 누구나 성장 과정에서 문화적 소양을 쌓아야 당사자도, 그가 속한 사회도 건강해진다는 취지에 공감했다. 문득 얼마 전 다니던 직장을 떠나 문화 분야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된 젊은 후배의 말이 떠오른다. “추운 겨울에 일터서 잘리지 않고 따뜻한 봄날에 새 출발을 하게 되어 다행”이라고 한. 들을 때는 걱정스러웠지만. 이제 와서 보니 축복해야 할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어릴 적부터 ‘문화 비타민’이란 영양소를 듬뿍 섭취한 그가 이 봄에 찬란한 햇볕 세례까지 받으면서 새 길을 걷는다니….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아무도 안 믿는 친부 성폭행…소녀는 ‘영상’을 찍어야 했다

    아무도 안 믿는 친부 성폭행…소녀는 ‘영상’을 찍어야 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자신의 친부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모자라, 그 사실을 믿어주지 않는 모친을 설득하기 위해 성폭행 상황을 직접 영상으로 촬영해야만 했던 인도 소녀의 이야기가 충격을 주고 있다. 22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긴 시달림 끝에 스스로의 힘으로 끔찍한 상황을 헤쳐 나온 18세 인도 소녀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살고 있는 사리타 데비(가명)는 무려 4년 동안 아버지에게 상습적 성폭행을 당해왔다. 올해 53세인 그녀의 아버지는 가족들이 집에 있지 않은 틈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나머지 가족은 해당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이에 데비는 어머니와 언니에게 직접 피해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청했으나, 두 사람은 차마 믿지 못하고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여겼다. 결국 데비는 결국 자신의 힘으로 증거를 확보할 수밖에는 없었다. 데비는 또 다시 범행이 일어나기 전, 자신의 방 창문틀에 휴대전화를 올려두고 상황을 녹화하기 시작했다. 의도대로 범행 장면은 고스란히 성공적으로 녹화됐고, 데비는 범행이 끝난 즉시 영상을 어머니에게 보여준 뒤 연이어 경찰에 신고했던 것으로 전한다. 경찰은 영상에 근거해 17일 피의자를 체포했다. 경찰서장은 “피해자의 부친은 4년에 걸쳐 딸을 성폭행해왔다는 사실을 인정했으며 관련 법규에 따라 기소가 이루어졌다”고 발표했다. 곧 이어진 심리에서 데비는 피의자에게 가장 강력한 처벌을 내려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역시 데비는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나를 학대해온 것에 대한 대가를 치르길 바란다. 교수형에 처해지기 보다 차라리 시민들에게 몰매를 맞아 죽었으면 한다. 그래야만 고문당했던 내 마음을 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강력한 분노를 드러냈다. 데비의 어머니는 딸의 말을 믿지 않았던 사실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그는 “딸이 아버지에 대해 얘기할 때마다 나는 화를 냈었다. 데비가 없는 이야기를 지어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사실을 깨달은 이후 나는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 아직도 아버지가 딸에게 그런 일을 저지를 수 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다”며 “나는 딸의 말을 보다 일찍 믿어주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고 있다. 앞으로는 딸을 완전히 지지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기나긴 고통에서 벗어난 데비는 하루빨리 아버지의 단죄가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고 편안한 삶을 살아가길 희망하고 있다. 그녀는 “드디어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에 안심이 된다. 끝이 났다는 사실에 행복하다. 아버지가 처벌받는 모습을 확인한 뒤 이제는 내 삶을 살아가고 싶다”고 전했다. 사진=데일리메일 웹사이트 캡처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국민의당도 쇄신 바람… 천정배 “광주 전략공천 할 수도”

    권노갑 “박지원 입당 땐 동참” 박 “정치는 생물… 결정 못했다”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가 28일 ‘희망공천’이라는 이름으로 광주 지역에서의 전략공천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내 공천 갈등의 최대 뇌관이었던 호남권 인적 쇄신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더불어민주당발(發) ‘물갈이 태풍’이 국민의당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천 공동대표는 28일 광주 지역 언론 간담회에서 “광주 국민의당 후보들은 현역 의원이든 아니든 민심에 기반을 둔 본선 경쟁력이 입증돼야 공천받을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이상돈 공동 선대위원장도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광주 유권자들의 여망이 크기 때문에 현역 의원 교체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관련된 내용이 공천 규칙을 담는 시행세칙에 포함될 가능성이 많다”고 전했다. 한편 지지율 하락 등으로 고전을 겪고 있는 국민의당은 추가 인사 영입에 안간힘을 쏟으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는 지난 26일 김영환·이상돈 공동 선거대책위원장 등과 함께 사위상을 당한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을 찾아 지원을 요청했다. 조문을 마친 안 대표가 손 전 고문과 악수하며 “도와달라”고 하자, 손 전 고문은 말없이 미소만 지었다. 또 같은 날 안 전 대표는 동교동계 좌장격인 권노갑 전 더민주 고문과 만나 무소속 박지원 의원의 합류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전 고문은 “박 의원이 국민의당에 들어가면 함께 입당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통화에서 “(저의 거취는)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뭐라고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내교섭단체 구성까지 의석수 3석이 부족한 국민의당의 더민주 ‘탈당파’ 영입을 위한 물밑 접촉도 계속되고 있다. 김한길 상임 선대위원장은 최근 무소속 신기남 의원을 만나 합류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이성 서울 구로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이성 서울 구로구청장

    사람들을 그를 두고 ‘르네상스형 인간’이라고 한다. 그에게 문학세계 신인문학상(1999)을 안겨 준 수필 ‘돈바위산의 선물’은 간결하고 유려한 문체로 무장해 단숨에 읽힌다. 그 글솜씨로 행사 인사말이나 구청장 기고문을 대필 없이 직접 작성한다. 구청 곳곳에 구청장이 그린 그림들도 걸려 있다. 기억력도 비상하다. 세세한 것까지 머릿속에 저장하고, 특히 민원은 잊지 않고 꼭 결론을 낸다. 빈틈이 없으니 함께 일하는 공무원들이 피곤할 법하다. 진중하고 다소 데면데면한 성격 탓에 직원들은 섭섭할 때도 있지만 허투루 말을 내뱉지 않고 꼭 기억했다가 지키는 이성 서울 구로구청장은 직원은 물론 구로구민에게도 든든한 버팀목이다. 지난해 10월 개봉2빗물펌프장에 문을 연 발달장애 복합문화체육시설인 ‘두빛나래체육관’은 이 구청장의 특징과 철학을 대표할 만한 예다. 그가 2003년 구로구 부구청장으로 재임할 때도 장애인 생활 환경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이 꾸준히 들어왔다. 이동권 확보, 전용 공간 마련, 자립 교육 등 밀려드는 민원을 하나하나 처리했지만 서울시 본청으로 복귀해 이루지 못한 민원도 많았다. 2010년 민선 5기 구청장에 취임하면서 다시 차근차근 사업을 추진했다. 장애인 시설에 대한 불편한 시선과 예산 부족을 하나둘 해결해 결국 전국에서 유일하게 발달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만들어 냈다. “숙원 사업을 해결한 것이라 작지만 보람 있었죠.” 구상한 지 12년 만에 장애인 가족의 기쁨과 감사를 한몸에 받는 이 체육시설을 두고 이 구청장은 덤덤하게 말했다. 그는 늘 그랬다.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고 말은 느릿하고 행동은 무뚝뚝했다. 민선 6기 지방선거에서 상대 후보보다 1.5배 많은 표를 얻어 이긴 것은 ‘진심이 통했다’고 할밖에. 구로구의 변화도 그의 성격과 닮아 있다. 겉보기에는 잠잠한데 속에서는 끊임없이 바뀌고 있다. 특히 교육 면에서 잔잔하지만 큰 파장을 이끌어낼 만한 변화들이 있다. “새로운 일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그는 구립구로학습지원센터, 국제화특성초등학교 등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구로구를 교육 변방으로 생각하잖아요. 더 나은 사교육을 받으러 다른 동네로 이사 가는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전국에서 처음으로 구립학습지원센터를 만들었습니다. 여러 이유로 다양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공부법을 가르쳐 주고 교육 멘토와 연결해 주는데, 무엇보다 이곳은 ‘공교육을 응원하는 기관’입니다.” ‘구에서 학원을 만들었느냐’는 눈총도 받았다. 그는 “학원이 아니라 공공과 교육 분야에서 아이들을 위해 함께 손을 맞잡아 보자는 시도였다”고 설명하고 “공교육을 살리는 혁신 모델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국제화특성초등학교에 거는 기대가 크다. 구로구에 다문화가정 학생이 많은 점에 착안했다. 구로남, 영서, 동구로초등학교는 다문화가정 학생과 내국인 학생 수가 거의 비슷하다. 영서초등학교는 내국인이 45% 정도다. 이 구청장은 “초등학교에서부터 새로운 교육 방법이 필요하다. 지난해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과 상의해 공립국제초등학교를 만들어 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국어, 영어, 중국어 등 다국어로 수업하고 중국 초등학교와 자매결연을 해 방학 때 교류를 한다. “다문화학생이 많아지는 현상을 거부할 게 아니라 장점으로 살리는 방법을 생각해야 하는 거죠. 다문화 교육을 할 수 있는 학교가 생기고 그 학교가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구로가 교육 일번지로 탈바꿈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교육만큼이나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가 ‘복지’다. 구로의 복지는 5년째 서울시 평가 1위다.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는 ‘복지 네트워크 디딤돌 사업’에서 구청 직원과 통반장, 민간 후원자, 기업 등이 폭넓고 단단하게 연결돼 있다. 구청에서는 일주일에 최소 한 번 사례 관리 회의를 연다. 각 동의 복지담당, 방문간호사, 집수리 자원봉사, 사회복지사 등이 참여해 복지 시스템 밖에 있는 주민을 도울 방법을 찾는다. “오래되고 낡은 쪽방에만 어려운 일이 있는 건 아니에요. 동네가 멀쩡해도 속을 들여다보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구청장의 입에서 어려운 주민들의 사례가 술술 나왔다. 부부가 모두 암 투병 중이고 딸이 미성년자라 먹고사는 것도 버겁던 신도림동의 한 가족, 시어머니에게 생활비를 빼앗기며 살다가 지적 장애인 딸이 덜컥 아이를 가지면서 세 식구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수궁동의 지적 장애인 여성 등 눈물겨운 사연이었다. 사례 관리 회의에서는 이런 이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고 임대주택을 주선해 준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이런 복잡한 사연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 구청장은 “경기 부천 목사 부부 사건이나 아동 학대 사건이 발생하면 간부회의에서도 논의하고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책을 찾아보자고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장기 결석자가 있는지, 학교 밖 아이들은 없는지 확인하고 학대받거나 사회 적응이 미숙한 아이들에게는 ‘꿈이 있는 대안학교’를 소개해 준다. “복지와 교육에 대한 수요는 언제나 넘칩니다. 한순간도 눈을 떼어서는 안 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차근차근 살피고 대책을 강구하면서 빈틈을 줄이고 더 나은 삶을 찾아 주고 있습니다.” 복지와 교육의 연장선에서 그가 올해 큰 기대를 거는 사업이 있다. 개발 소외 지역인 가리봉동의 가족통합지원센터다. “우리나라 산업 발달의 초석이 된 지역인데 오랫동안 낡은 지역으로 남아 있죠. 이곳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끊임없이 의견을 모은 끝에 종합적인 가족정책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족통합지원센터가 들어서는 것으로 결정됐습니다.” 총면적 4321㎡, 지하 2층에서 지상 4층 규모로 세우는 센터는 가족지원시설, 작은도서관,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등으로 구성된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건강가정지원센터의 기능도 통합한다. 국비와 시비가 각각 50억원 투입되고 여기에 구비 20억원을 투입해 총사업비 120억원 규모의 사업을 벌인다. 오는 10월 착공해 2018년에 문을 연다. “모든 지원센터를 통합해 원스톱서비스를 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향을 보여줄 것”이라는 게 그의 구상이다. 구로철도기지창 이전이 올해의 최우선 과제다. 1974년 건설된 구로차량기지는 주변 슬럼화를 일으키고 지역 개발에 지장을 준다는 판단에 따라 2005년 국책사업으로 이전이 결정됐다.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하던 사업은 계속 해를 넘기고 있다. 이 구청장은 “정부에서 꼭 하겠다는 의지가 있으면 벌써 끝났을 텐데 안타깝다”면서 “구민과의 약속이니 올해 꼭 끝내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그의 가장 큰 바람은 청년 일자리 확보다. 그는 “다들 절망의 언덕에 서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일할 곳이 없다는 게 진짜 안타까운 문제입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취업 준비를 하면서 한 해 면접을 몇백 번씩 보는 아이들에게 게으르다고, 눈이 높아 일자리를 가려서 취직을 못 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라며 그의 목소리가 이례적으로 높아졌다. “아무리 튼튼한 복지망으로도 이 청년들을 구제할 수 없는 것 같아 늘 안타깝다”는 그는 고용보험공단과 손잡고 문을 연 희망센터, 구로시장 안에 개장한 12개 청년가게 등 청년 일자리 정책을 조곤조곤 설명했다. 조만간 사회적기업 창업지원센터를 열어 청년들의 자립을 도울 계획도 세웠다. “우리가 가진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보려 합니다. 그래 봤자 몇 자리나 만들겠냐는 눈총도 있겠지만 사회적인 공감대와 분위기 등을 이끌어낼 수 있겠죠. 작은 희망을 주민과 청년들에게 심어 주는 한 해를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어른들의 부끄러운 역사, 아동학대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어른들의 부끄러운 역사, 아동학대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도 되나’ 싶은 사건 사고는 언제나 있었다. 잔인하고 끔찍하며 안타까운 각종 사건 가운데서도 최근 대한민국을 가장 분노케 한 것은 다름 아닌 아동학대 사건이다. 장기 무단결석 아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는 그림자마저 사라져 버린 아이들을 뒤늦게서야 찾기 시작했다. 물론 결과는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아이들은 하나둘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고 있다. 보고도 믿지 못할 이러한 참극은 무릇 대한민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시간과 국적을 초월해 힘없는 어린아이들을 괴롭혀 온 부끄러운 어른들의 역사가 세계 곳곳에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역사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2000년 전 이집트 2~3세 유골서도 학대 흔적 아동학대는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존재해 왔으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보편화된 사회적 현상 또는 문제였다. 그 유형 역시 영아 살해부터 성학대까지 매우 다양하다. 아동학대의 오래된 역사는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학 연구진은 2013년 이집트 서부에 있는 2000년 된 묘지와 유골을 조사하던 중 2~3살에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의 팔과 쇄골에서 눈에 띄는 골절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골절이 누군가가 강한 힘으로 아이의 팔을 잡고 격렬하게 흔들어 골격에 극단적인 균열이 생긴 것으로 추론했다. 중세 로마시대 아버지들은 ‘파트리아 포테스타스’라 부른 가부장의 절대적인 권위 아래에서 모든 아동에 대한 권한을 손에 쥐었다. 강력한 부권(父權) 행사 과정에서 아이들의 생사는 그 누구도 아닌 친부로부터 결정됐다. 아동이기 이전에 사람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권리조차 무시된 것이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면 중 하나 역시 아동학대를 연상케 한다. 그 유명한 사도세자와 아버지 영조(1694~1776)의 이야기다.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아버지, 그 아버지로부터 받은 정신적(지나친 교육열), 육체적(좁은 뒤주에 감금) 압박은 학대의 또 다른 양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미국은 학부모 소환… 영국은 언어폭력도 처벌 일일이 글로 설명하기조차 어려운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은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나마 선진국은 아동학대를 미연에 방지하고 동시에 아동학대와 관련한 처벌 수위를 높여 아이들을 보호하려 노력하고 있다. 미국은 불과 2년 전인 2013년 1월 ‘아동보호법’(Protect Our Kids Act)을 제정했다. 아동학대 사망 사건이 발생하면 소아과 및 가정의학과 의사와 검시관, 변호사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담팀이 꾸려진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이슈가 된 장기 무단결석이 발생할 경우 미국 학교들은 법적 효력을 갖는 ‘학부모 소환제’를 이용한다. 이 소환에 불응하는 부모는 형사 고발되고 벌금형이 내려지며, 이후에도 자녀의 무단결석이 이어질 경우 곧장 구속영장이 발부된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일명 ‘신데렐라법’이 제정됐다. 부모가 아동에게 학대를 가했을 경우 최고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법이다. 영국 신데렐라법의 가장 큰 특징은 학대의 범위가 단순한 육체적 학대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아동을 향한 폭언 등 언어적 폭력부터 훈육과 교육을 명목으로 한 체벌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처럼 직계존속에 의한 가정 내 체벌은 유교적 관념이 짙은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교육을 넘어선 학대로 인식되면서 법적 제재로 이어졌다. 최초로 가정 내 체벌을 금지한 국가는 스웨덴(1975년)이다. 체벌 금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됐을 당시 국민 70%가 이에 반대하기도 했지만 30여년이 지난 2011년 조사에서는 90%가 넘는 국민이 체벌 반대에 동의한다는 뜻을 표했다. ‘아동체벌 근절 국제 이니셔티브’(endcorporalpunishment.org)의 조사에 따르면 스웨덴과 핀란드(1983), 노르웨이(1987), 아이슬란드(2003) 등지의 유럽 국가와 콩고, 케냐, 튀니지(2010), 남수단(2011) 등 아프리카 국가를 포함한 48개국이 가정 내 체벌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아동 체벌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난세란 약자의 지옥…약자 중 약자 여자와 아이” 권력자의 횡포와 약탈, 학대가 끊이지 않던 고려 말을 다룬 한 드라마에 등장한 대사다. 각박한 현실을 견뎌야 하는 어른들에게 어쩌면 현재는 여전히 난세이며, 여자 그리고 아이는 여전히 약자 중 약자일지도 모른다. 그런 아이들이 어느 날 학교에서 보이지 않거나, 몸이 상처로 가득하거나, 표정이 어두울 때 그저 ‘잘 지내고 있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은 희망고문에 불과하다. 국적을 넘어 온 세상이 결국 궁극적으로 이뤄야 할 목표는 아동학대 가해자를 향한 처절한 응징이 아니다. 체벌이 더이상 올바른 교육 방식이 아닐 수 있다는 인식, 부모로서 가져야 할 올바른 인성, 나이에 관계없이 인간을 인간답게 대우하는 자세 등을 세상 모든 어른들이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더이상 가해자도, 피해자도 나오지 않는 그런 세상을 우리의 아이들은 바라지 않을까. huimin0217@seoul.co.kr
  • 지구촌 아동학대의 역사, 끔찍하고 끈질겼다

    지구촌 아동학대의 역사, 끔찍하고 끈질겼다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도 되나’ 싶은 사건사고는 언제나 있었다. 잔인하고 끔찍하며 안타까운 각종 사건들 가운데서도 최근 대한민국을 가장 분노케 한 것은 다름 아닌 아동학대 사건이다. 장기무단결석 아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는 그림자마저 사라져버린 아이들을 뒤늦게나마 찾기 시작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아이들은 하나 둘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고 있다. 보고도 믿지 못할 이러한 참극은 무릇 대한민국 만의 문제는 아니다. 시간과 국적을 초월해, 힘없는 어린아이들을 괴롭혀 온 부끄러운 어른들의 역사가 세계 곳곳에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역사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아이들을 향한 어른들의 잔혹한 갑질, 그 시작과 끝은 어디일까. ◆인류 역사와 궤를 함께 해 온 아동학대 아동학대는 어제 오늘 만의 문제는 아니다.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존재해 왔으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보편화된 사회적 현상 또는 문제였다. 그 유형 역시 영아 살해부터 성학대까지 매우 다양하다. 아동학대의 오래된 역사는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학교 연구진은 2013년 이집트 서부에 있는 2000년 된 묘지와 유골을 조사하던 중, 2~3살에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의 팔과 쇄골에서 눈에 띄는 골절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골절이 누군가가 강한 힘으로 아이의 팔을 잡고 격렬하게 흔들어 골격에 극단적인 균열이 생긴 것으로 추론했다. 중세 로마시대의 일부 사람들은 애초에 아이들이 약하게 태어난다고 믿어 신생아를 나무 널빤지에 고정하거나 찬물로 목욕시키는 체벌을 했다. 공공건물이나 다리가 세워지면 봉헌을 목적으로 영아를 바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특히 로마시대 아버지들은 ‘파트리아 포테스타스’(patria potestas)라 부른 가부장의 절대적인 권위 아래에서 모든 아동에 대한 권한을 손에 쥐었다. 강력한 부권(父權) 행사 과정에서 아이들의 생사는 그 누구도 아닌 친부로부터 결정됐다. 아동이기 이전에 사람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권리조차 무시된 것이다. 국적을 막론하고 어른부터 아이까지 모두 알고 있는 아동학대 이야기도 있다. ‘신데렐라’가 그것이다. 신데렐라는 민담으로 전해져 내려오던 것을 프랑스의 동화작가 샤를 페로가 1697년 그의 동화집 ‘옛날 이야기’(Histoires ou Contes du Temps Passé)에 수록하면서 처음 출판됐다. 극중 주인공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힘든 집안일을 도맡아 하며 갖은 구박과 학대를 받는다. ‘신데렐라’의 한국판 격인 ‘콩쥐팥쥐’에도 어린 소녀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학대를 일삼는 계모가 등장한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면 중 하나 역시 아동학대를 연상케 한다. 그 유명한 사도세자와 아버지 영조(1694~1776)의 이야기다.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아버지, 그 아버지로부터 받은 정신적(영조의 지나친 교육열), 육체적(좁은 뒤주에 감금) 압박은 학대의 또 다른 양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세계가 아동학대에 대처하는 자세 일일이 글로 설명하기조차 어려운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은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나마 선진국은 아동학대를 미연에 방지하고 동시에 아동학대와 관련한 처벌 수위를 높여 아이들을 보호하려 노력하고 있다. 아동학대와 관련법은 크게 일반적인 아동학대와 직계존속에 의한 가정 내 체벌을 겨냥한 것으로 나눠진다. 일반적인 아동학대와 관련해, 미국은 불과 2년 전인 2013년 1월 아동보호법(Protect Our Kids Act)을 제정했다. 아동학대 사망사건이 발생하면 소아과 및 가정의학과 의사와 검시관 , 변호사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담팀이 꾸려진다. 최근 한국사회에서 이슈가 된 장기무단결석이 발생할 경우, 미국 학교들은 법적 효력을 갖는 ‘학부모 소환제’ 제도를 이용한다. 이 소환에 불응하는 부모는 형사 고발되고 벌금형이 내려지며, 이후에도 자녀의 무단결석이 이어질 경우 곧장 구속영장이 발부된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일명 ‘신데렐라법’이 제정됐다. 부모가 아동에게 학대를 가했을 경우 최고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법이다. 영국 신데렐라법의 가장 큰 특징은 학대의 범위가 단순한 육체적 학대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아동을 향한 폭언 등 언어적 폭력부터 훈육과 교육을 명목으로 한 체벌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처럼 직계존속에 의한 가정 내 체벌은 유교적 관념이 짙은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교육을 넘어선 학대로 인식되면서 법적제재로 이어졌다. 최초로 가정 내 체벌을 금지한 국가는 스웨덴(1975년)이다. 체벌 금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됐을 당시 국민 70%가 이에 반대하기도 했지만 30여년이 지난 2011년 조사에서는 90%가 넘는 국민이 체벌반대에 동의한다는 뜻을 표했다. ‘아동체벌 근절 국제 이니셔티브’(endcorporalpunishment.org)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스웨덴과 핀란드(1983)와 노르웨이(1987), 아이슬란드(2003) 등지의 유럽 국가와 콩고, 케냐, 튀니지(2010), 남수단(2011)등 아프리카 국가를 포함한 48개국이 가정 내 체벌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아동체벌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난세는 약자의 지옥…그중 언제나 빠지지 않는 약자는 여자와 아이” 권력자의 횡포와 약탈, 학대가 끊이지 않던 고려 말을 다룬 한 드라마에 등장한 대사다. 각박한 현실을 견뎌야 하는 어른들에게 어쩌면 현재는 여전히 난세이며, 여자 그리고 아이는 여전히 약자 중 약자일지도 모른다. 그런 아이들이 어느 날 학교에서 보이지 않거나, 몸이 상처로 가득하거나, 표정이 어두울 때, 그저 ‘잘 지내고 있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은 희망고문에 불과하다. 국적을 넘어 온 세상이 결국 궁극적으로 이뤄야 할 목표는 아동학대 가해자를 향한 처절한 응징이 아니다. 체벌이 더 이상 올바른 교육방식이 아닐 수 있다는 인식, 부모로서 가져야 할 올바른 인성, 나이에 관계없이 인간을 인간답게 대우하는 자세 등을 세상 모든 어른들이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더 이상은 가해자도, 피해자도 나오지 않는 그런 세상을 우리의 아이들은 바라지 않을까.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난세의 약자’ 아이, 그리고 아동학대의 역사

    [송혜민의 월드why] ‘난세의 약자’ 아이, 그리고 아동학대의 역사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도 되나’ 싶은 사건사고는 언제나 있었다. 잔인하고 끔찍하며 안타까운 각종 사건들 가운데서도 최근 대한민국을 가장 분노케 한 것은 다름 아닌 아동학대 사건이다. 장기무단결석 아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는 그림자마저 사라져버린 아이들을 뒤늦게나마 찾기 시작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아이들은 하나 둘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고 있다. 보고도 믿지 못할 이러한 참극은 무릇 대한민국 만의 문제는 아니다. 시간과 국적을 초월해, 힘없는 어린아이들을 괴롭혀 온 부끄러운 어른들의 역사가 세계 곳곳에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역사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아이들을 향한 어른들의 잔혹한 갑질, 그 시작과 끝은 어디일까. ◆인류 역사와 궤를 함께 해 온 아동학대 아동학대는 어제 오늘 만의 문제는 아니다.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존재해 왔으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보편화된 사회적 현상 또는 문제였다. 그 유형 역시 영아 살해부터 성학대까지 매우 다양하다. 아동학대의 오래된 역사는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학교 연구진은 2013년 이집트 서부에 있는 2000년 된 묘지와 유골을 조사하던 중, 2~3살에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의 팔과 쇄골에서 눈에 띄는 골절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골절이 누군가가 강한 힘으로 아이의 팔을 잡고 격렬하게 흔들어 골격에 극단적인 균열이 생긴 것으로 추론했다. 중세 로마시대의 일부 사람들은 애초에 아이들이 약하게 태어난다고 믿어 신생아를 나무 널빤지에 고정하거나 찬물로 목욕시키는 체벌을 했다. 공공건물이나 다리가 세워지면 봉헌을 목적으로 영아를 바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특히 로마시대 아버지들은 ‘파트리아 포테스타스’(patria potestas)라 부른 가부장의 절대적인 권위 아래에서 모든 아동에 대한 권한을 손에 쥐었다. 강력한 부권(父權) 행사 과정에서 아이들의 생사는 그 누구도 아닌 친부로부터 결정됐다. 아동이기 이전에 사람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권리조차 무시된 것이다. 국적을 막론하고 어른부터 아이까지 모두 알고 있는 아동학대 이야기도 있다. ‘신데렐라’가 그것이다. 신데렐라는 민담으로 전해져 내려오던 것을 프랑스의 동화작가 샤를 페로가 1697년 그의 동화집 ‘옛날 이야기’(Histoires ou Contes du Temps Passé)에 수록하면서 처음 출판됐다. 극중 주인공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힘든 집안일을 도맡아 하며 갖은 구박과 학대를 받는다. ‘신데렐라’의 한국판 격인 ‘콩쥐팥쥐’에도 어린 소녀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학대를 일삼는 계모가 등장한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면 중 하나 역시 아동학대를 연상케 한다. 그 유명한 사도세자와 아버지 영조(1694~1776)의 이야기다.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아버지, 그 아버지로부터 받은 정신적(영조의 지나친 교육열), 육체적(좁은 뒤주에 감금) 압박은 학대의 또 다른 양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세계가 아동학대에 대처하는 자세 일일이 글로 설명하기조차 어려운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은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나마 선진국은 아동학대를 미연에 방지하고 동시에 아동학대와 관련한 처벌 수위를 높여 아이들을 보호하려 노력하고 있다. 아동학대와 관련법은 크게 일반적인 아동학대와 직계존속에 의한 가정 내 체벌을 겨냥한 것으로 나눠진다. 일반적인 아동학대와 관련해, 미국은 불과 2년 전인 2013년 1월 아동보호법(Protect Our Kids Act)을 제정했다. 아동학대 사망사건이 발생하면 소아과 및 가정의학과 의사와 검시관 , 변호사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담팀이 꾸려진다. 최근 한국사회에서 이슈가 된 장기무단결석이 발생할 경우, 미국 학교들은 법적 효력을 갖는 ‘학부모 소환제’ 제도를 이용한다. 이 소환에 불응하는 부모는 형사 고발되고 벌금형이 내려지며, 이후에도 자녀의 무단결석이 이어질 경우 곧장 구속영장이 발부된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일명 ‘신데렐라법’이 제정됐다. 부모가 아동에게 학대를 가했을 경우 최고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법이다. 영국 신데렐라법의 가장 큰 특징은 학대의 범위가 단순한 육체적 학대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아동을 향한 폭언 등 언어적 폭력부터 훈육과 교육을 명목으로 한 체벌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처럼 직계존속에 의한 가정 내 체벌은 유교적 관념이 짙은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교육을 넘어선 학대로 인식되면서 법적제재로 이어졌다. 최초로 가정 내 체벌을 금지한 국가는 스웨덴(1975년)이다. 체벌 금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됐을 당시 국민 70%가 이에 반대하기도 했지만 30여년이 지난 2011년 조사에서는 90%가 넘는 국민이 체벌반대에 동의한다는 뜻을 표했다. ‘아동체벌 근절 국제 이니셔티브’(endcorporalpunishment.org)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스웨덴과 핀란드(1983)와 노르웨이(1987), 아이슬란드(2003) 등지의 유럽 국가와 콩고, 케냐, 튀니지(2010), 남수단(2011)등 아프리카 국가를 포함한 48개국이 가정 내 체벌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아동체벌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난세는 약자의 지옥…그중 언제나 빠지지 않는 약자는 여자와 아이” 권력자의 횡포와 약탈, 학대가 끊이지 않던 고려 말을 다룬 한 드라마에 등장한 대사다. 각박한 현실을 견뎌야 하는 어른들에게 어쩌면 현재는 여전히 난세이며, 여자 그리고 아이는 여전히 약자 중 약자일지도 모른다. 그런 아이들이 어느 날 학교에서 보이지 않거나, 몸이 상처로 가득하거나, 표정이 어두울 때, 그저 ‘잘 지내고 있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은 희망고문에 불과하다. 국적을 넘어 온 세상이 결국 궁극적으로 이뤄야 할 목표는 아동학대 가해자를 향한 처절한 응징이 아니다. 체벌이 더 이상 올바른 교육방식이 아닐 수 있다는 인식, 부모로서 가져야 할 올바른 인성, 나이에 관계없이 인간을 인간답게 대우하는 자세 등을 세상 모든 어른들이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더 이상은 가해자도, 피해자도 나오지 않는 그런 세상을 우리의 아이들은 바라지 않을까.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손학규 복귀 몸 푸나?

    손학규 복귀 몸 푸나?

    ‘러 방문’ 귀국 후 기자에 밝혀정계 은퇴 후 가장 큰 정치적 발언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31일 “정말 새판을 짜서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우물에 빠진 정치에서 헤어날 수 있는 길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을 두달여 앞두고 야권이 더민주와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으로 양분된 가운데 손 전 고문이 2014년 7월 정계 은퇴 이후 가장 정치적인 발언을 내놓은 셈이다. 러시아 극동문제연구소 초청으로 모스크바에서 강연한 뒤 이날 귀국한 손 전 고문은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 경제적, 외교·안보적 총체적 난국 속에서 국민에게 희망을 보이려고 하면 국민이 뭔가 좀 새로운 걸 보고자 할 텐데, 그러려면 정말 뉴 다이내믹스라고 그럴까…정치에 새로운 역동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정치 현실이라는 것이 어찌 보면 우물에 빠진 정치와 같아서 미래를 볼 수 없는 답답함 속에 국민이 있다”며 “이런 정치 현실 속에서 총선에서 어느 당이 승리하고 누가 정권을 잡느냐에 국민이 어떻게 제대로 관심을 갖겠느냐”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계 복귀 및 국민의당 지지 여부와 제3당의 필요성 등을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손 전 고문 측 관계자는 “새판을 누가 짤 것인지, 어떻게 짤 것인지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또한 손 전 고문은 박근혜 대통령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5자회담을 제안한 데 대해 “외교적인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철학의 부재이고, 외교 시스템의 난맥상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북한 붕괴에 따른 흡수통일론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탈북자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南드라마 보며 행복 꿈꿨는데… 조선족보다 못한 대우”

    [탈북자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南드라마 보며 행복 꿈꿨는데… 조선족보다 못한 대우”

    “제가 목숨을 걸고 압록강 사선을 넘은 사람입니다. 중국이나 태국에서 가슴 졸이며 지하 생활도 했었지요. 하지만 이 땅의 차가운 시선과 편견의 벽은 도저히 넘지를 못하겠더라고요. 지금은 오히려 홀가분해요. 모든 걸 포기했으니까.” 서울신문이 만난 탈북자의 상당수는 ‘낙오자’라는 열패감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었다. 남한 자본주의 사회의 ‘경제적 자유’는 오히려 그들에게 불가능한 미래에 대한 기대만을 키우는 ‘희망 고문’이었다. 2008년 탈북한 이민정(32·여·가명)씨는 지난해 5월 경기도의 한 자동차부품 회사에 취직했다. 월급은 최저임금 수준인 130만원. 그나마 입국 7년 만에 북한 억양이 줄면서 취업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혼인신고를 한 남편과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는 것은 꿈같은 얘기다.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내면 입에 풀칠하기도 버겁다. “그동안 편의점, 식당, PC방 등에서 일했는데 탈북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대부분 사장님의 눈빛이 확 달라져요. 그날부터 쫓아낼 구실만 찾고. 월급을 떼어먹는 경우도 여러 번이었어요. 항의라도 하면 ‘네가 누구 덕에 지원금을 받고 이 땅에 발붙여 사는데’라며 오히려 더 화를 냈죠.” 김진숙(34·여·가명)씨는 2005년 9월 중국에 장사를 하러 갔다가 인신매매를 당해 강제로 성매매를 하게 됐고 2008년 10월 간신히 탈출해 한국에 왔다. 그는 “나를 받아 준 한국에 감사한 마음은 있지만 회사 안에서의 차별은 참기 힘들다”고 말했다. “제가 다니는 공장은 직원이 60명 정도인데 탈북자는 저뿐이에요. 30%는 한국인, 70%는 조선족인데 저는 조선족보다 더 낮은 대우를 받아요.” 고학력 탈북자들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고객을 상대하는 서비스직은 억양 및 행동이 ‘탈북자스럽다’는 이유로 면접에서 떨어지기 일쑤다. 지난해 8월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박미영(32·여)씨는 “한국에서 나고 자란 젊은이들도 취업문이 바늘구멍인데, 우리는 오죽하겠느냐”며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행복한 삶을 꿈꿨는데, 그건 정말 잘못된 환상이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손학규 “우물에 빠진 정치…새 판 짜서 새로운 희망 줘야” 무슨 뜻?

    손학규 “우물에 빠진 정치…새 판 짜서 새로운 희망 줘야” 무슨 뜻?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은 31일 “정말 (정치권의) 새 판을 짜서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우물에 빠진 정치에서 헤어날 수 있는 길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극동문제연구소 초청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뒤 이날 귀국한 손 전 고문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 경제적, 외교·안보적인 총체적 난국 속에서 국민에게 희망을 보이려고 하면 국민이 뭔가 좀 새로운 걸 보고자 할 텐데 그러려면 정말 ‘뉴 다이내믹스’라고 그럴까, 정치에 새로운 역동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전 고문은 “우리 정치 현실이라는 것이 어찌 보면 우물에 빠진 정치와 같아서 미래를 볼 수 없는 답답함 속에 국민이 있다”면서 “이런 정치현실 속에서 과연 총선에 어느 당이 승리를 하고 누가 정권을 잡느냐에 국민이 어떻게 제대로 관심을 갖겠느냐”고 지적했다.오는 4·13 총선을 앞두고 야권이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양분된 가운데 손 전 고문이 ‘새판짜기’를 언급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손 전 고문은 ‘국민의당이 그렇게 하겠다는데 다당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글쎄요“라며 즉답을 피했다. 손 전 고문은 더민주와 국민의당 양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자신의 발언 의미에 대해 측근을 통해 ”새 다이내믹스가 필요한데 그 새 판을 누가 짤 건지, 어떻게 짤 건지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부연 설명했다. 손 전 고문은 또 박근혜 대통령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5자회담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선 ”이건 외교적인 재앙“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그는 ”북한 핵문제는 B-52(전략폭격기)나 사드(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시스템)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폭력을 이기는 폭력은 없고, 폭력은 평화로 이길 수 있다“며 ”그동안 압박과 제재로 일관해 핵실험이 중단됐느냐. 오히려 핵 수준이 더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손 전 고문은 ”북한 핵문제를 접근하는 데 있어서 김정은을 무너뜨리는 게 목적이 아니다. 최종적인 목적은 북한의 우리 동포를 구하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이루는 일“이라면서 ”북한 핵문제는 장기적인 한반도 통일문제에서 그 답을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이번에 5자회담을 대통령이 제의했지만 이것은 한 마디로 철학의 부재이고, 외교 시스템의 난맥상을 그대로 부여주는 것“이라며 ”북한 붕괴에 따른 흡수통일론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중국이 있고 러시아가 있는데 같이 동조를 해주겠느냐"고 반문했다.손 전 고문은 일단 그동안 칩거해온 전남 강진에 내려갔다가 설 연휴 때 상경할 예정이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길섶에서] ‘먼저 온 미래’/구본영 논설고문

    며칠 전 아침 신문을 읽다가 무릎을 쳤다. 탈북자 출신의 한 여성 공무원이 자신을 ‘먼저 온 미래’라고 표현한 대목을 접하면서다. 올해 통일부의 대통령 업무보고 토론에서 나온 말이다. 그는 탈북민으로서 남북통일의 가교역을 하겠다는 등의 각오도 밝혔다. 하지만 그런 틀에 박힌 얘기보다 그가 여전히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경이로웠다. 북한에선 배고픔과 부자유에, 탈북 후엔 낯선 환경과 외로움으로 그의 삶은 누구보다 힘겨웠을 법하다. 그런 그가 언젠가 통일될 나라에 먼저 온 시민을 자처하고 있다니…. 요즘 우리 사회에서 ‘헬조선’이니 ‘7포 세대’니 하는 자조적 신조어가 넘쳐나고 있다. 젊은 세대가 취업도 쉽지 않고 미래에 대한 비전이 안 보이니 나오는 한탄일 게다. 사실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두려워하거나 놀라지 않는다’는 뜻의 ‘처변불경’(處變不驚)의 경지에 이르는 게 쉬운 일인가. 성현이 아닌, 우리네 보통 사람으로서 말이다. 그러나 누가 그랬던가. 운명의 여신은 여성이라 늘 역경 속에서도 미래를 낙관하는 젊은이의 편이라고. 신산하기 짝이 없을 삶을 살아왔을 탈북 여성의 희망적 사고를 보며 떠올린 경구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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