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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산 숨기고 해외 도피하는 양육비 미지급자들…“강력 제재 방안 마련돼야”

    재산 숨기고 해외 도피하는 양육비 미지급자들…“강력 제재 방안 마련돼야”

    양육비 미지급자 공개한 ‘배드파더스’해외도피·재산명의 이전하며 나몰라라“양육비는 아이의 ‘생존권’ 달린 사회문제”2018년 7월, 양육비 미지급자들의 사진과 신상을 공개한 사이트 ‘배드파더스’가 처음 세상에 나왔다.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됐던 이혼 가정의 양육비 문제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순간이었다. 사람들은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법원의 판결에도 재산을 다른 사람의 명의로 옮기거나, 급기야 해외로 도피하는 양육비 미지급자가 이토록 많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오랜 시간 양육비를 받지 못했던 양육자들에게 배드파더스는 마지막 남은 ‘희망’으로 다가왔다. 정부가 나서도 법적 구속력이 없어 해결되지 못했던 일을 용기 있는 소수의 사람들이 해내고 있었다. 이를 계기로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양육비해결총연합회’(양해연)이 탄생했고, 지난 5월 ‘양육비 이행강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아직 해결되지 못한 것도 있다. 배드파더스의 명예훼손 관련 항소심이 진행 중이고, 개정안에 포함되지 못한 실질적인 대안들의 법제화가 남아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양해연의 이영 대표와 활동가 박유진(가명)씨는 배드파더스를 만난 순간을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표현했다. 아무런 희망도 없이 고통 속에 있을 때 손을 내밀어 준 곳, 함께 힘을 모아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믿음을 준 곳이 배드파더스였다. 박씨가 이혼할 당시 법원은 전 배우자에게 위자료 3000만원과 매달 60만원의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전 배우자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이를 회피했다. 박씨는 “고가의 외제차를 몰고 다닐 만큼 경제적으로 풍족한 사람이 재산을 다른 가족의 명의로 돌리는 꼼수까지 써 가며 지급을 미뤄 왔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박씨는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었다. 박씨는 가정폭력의 피해자였고, 어떤 이유에서든 가해자와의 대면은 피하고 싶었다. 상황이 막막하긴 이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이혼 과정에서 친권과 양육권을 모두 가져갔던 전 배우자는 잠깐 아이를 봐 달라며 맡긴 뒤 잠적했다. 사라진 사람에게서 돈을 받아내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 대표는 “답답하고 억울했지만 홀로 아이를 키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수년간 속수무책이었던 두 사람에게 정부가 처음으로 손을 내민 순간이 있었다. 2015년 출범한 양육비이행관리원(이행원)이다. 여성가족부 산하의 이행원은 양육비 지급을 회피하는 미지급자들로부터 양육비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두 사람도 이행원이 생기자마자 이곳을 찾았다. “정부에서 나섰는데 설마 안 줄 사람이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3년 이상 시간과 노력을 투입했음에도 두 사람은 끝내 양육비를 받아내지 못했다. 이행원에선 “더이상은 법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희망고문’. 두 사람은 이행원과 함께했던 시간을 이렇게 표현했다.실제 양육비 지급과 관련한 강행 규정이 미비한 한국에서 이행원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행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때 최대한의 제재가 ‘감치’(일정 기간 유치장에 가두는 것)인 데다, 허위 주소로 집행기간(6개월)을 회피하면 이마저도 할 수 없게 된다. 재산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직업이 아니라면 양육비를 받아내는 게 더 어렵다. 이행원은 출범 이후 2만여건의 이행 지원 신청을 받았고 이 중 법원에서 이행 의무를 확정받은 건 1만 6073건이지만, 실제 양육비가 지급된 건 3분의1 정도인 5715건에 그친다. 실망감에 괴로워하던 그때 두 사람은 배드파더스를 만났다. 이 대표는 “처음엔 ‘이렇게 신상을 공개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박씨의 주변 사람들은 “그래도 애들 부모인데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하는 훈수를 두기도 했다. 그런 생각은 같은 아픔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만나면서 180도로 바뀌었다. 이 대표는 “모임에 나온 사람들은 소수였지만 이들과 같은 처지인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양육비는 우리 아이들의 ‘생존권’이었고, 양육자들도 이를 지키기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했다”고 말했다. 배드파더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양해연이 활발한 활동에 나서면서 양육비 해결 건수도 점차 늘어갔다. 활동가들은 양육비 미지급자의 작업장을 찾아 ‘양육비를 지급하라’며 연대 시위를 벌였고, 잠적한 미지급자의 소재를 찾는 데도 힘을 보탰다. 그 결과 지난 2년간 배드파더스를 통해 비양육자로부터 양육비를 지급받은 사례는 600여건에 달한다. 배드파더스 활동가 구본창씨는 “사이트에 게재된 해결 건수는 173건(10월 4일 기준)이지만 신상을 공개하기 전 “배드파더스에 제보했다”는 말만으로 양육비 지급이 이뤄진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지난해 8월 신상이 게재된 미지급자들이 구씨를 정보통신망법 70조 1항에 의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로 고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고소인 중 한 명은 박씨의 전 배우자였다. 배드파더스 측은 “미지급자의 명예보다 아이들의 생존권이 더 중요하다”고 맞섰고 재판부는 국민참여재판을 열어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재판은 15시간 동안 이어졌고, 현장에선 이 대표와 박씨를 비롯한 활동가들이 늦은 밤까지 마음을 졸이며 결과를 기다렸다. 배드파더스의 신상공개에 대해 배심원 7명(예비배심원 1명 제외)은 모두 무죄 평결을 냈다. 재판부도 “운영자는 사익을 전혀 취하지 않았고, 비하적·모욕적 언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구씨의 손을 들어줬다. 검찰의 항소로 시작된 2심은 지난달 17일 첫 공판을 끝으로 잠정 중단됐다. 재판부는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를 심리 중인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조항 관련 결정이 나올 때까지 재판을 종결하지 않고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최근 강력 범죄를 저지른 사람 등의 신상을 공개하는 ‘디지털교도소’가 화제가 되자 배드파더스와 해당 사이트를 비교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이 대표는 “배드파더스에 게재된 사람들은 법원의 결정을 따르지 않은 게 명백한 사람들”이라면서 “제보나 정황만으로 공개를 결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사이트 운영자가 지난달 22일 인터폴의 공조로 베트남에서 잡힌 걸 보고 느낀 점이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양육비 미지급자들은 해외로 도피해도 막을 길이 없다”면서 “출국을 금지할 수도 없고 체포를 해서 국내에서 형사처벌을 받게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양해연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지난 5월 ‘양육비 이행강화 개정안’이 통과됐음에도 두 사람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개정안엔 정당한 이유 없이 양육비를 미지급하는 비양육자의 운전면허를 정지하는 방안이 담겼으나 당초 양해연은 이외에도 미지급자에 대한 출국금지와 형사처벌, 명단공개도 함께 요구했다. 정부가 먼저 양육비를 지급하고 이를 미지급자로부터 회수하는 대지급제도 있었다. 그러나 그중 가장 제재 수위가 낮은 면허 정지만이 국회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일찍이 양육비를 사회문제로 다뤄 온 미국은 2500달러(약 300만원) 이상의 양육비를 체납하면 여권 발급을 중지하거나 사용을 제한한다. 여권을 반납하지 않으면 벌금이나 6개월 징역 등의 처벌을 내린다. 프랑스는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2개월 이상 양육비를 체납하면 2년의 징역이나 1만 5000유로(약 2050만원)의 벌금을 적용하기도 한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의 경우 법무부 등 관련 부처들이 법 통과에 미온적”이라면서 “외국처럼 양육비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아동의 ‘권리’이자 ‘생존권’으로 보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서울 아파트 또 청약 만점당첨자… 30대엔 ‘희망고문’

    서울 아파트 청약에서 3개월여 만에 청약통장 만점(84점)자가 나왔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해 집을 사는 30대에게 “청약을 기다리라”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과 달리 높은 청약 가점을 받을 수 없는 젊은층이 치솟는 ‘청약 경쟁’을 뚫기는 하늘의 별 따기임을 여실히 보여 준 것이다. 정부의 주택공급 신호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서울 내 신축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가 줄을 잇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정부가 여전히 현실을 모른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9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양천구 신월2동 신월4구역을 재건축하는 ‘신목동 파라곤’ 전용 84㎡A형에서 최고점으로 청약통장 만점인 84점이 나왔다. 5개의 주택형 중 나머지 4개 주택형의 최고점도 69~74점에 달한다. 주택형별 당첨 평균 점수도 61.9~70점에 분포됐다. 청약 가점에서 만점이 나오려면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을 충족해야 한다. 가구주 본인을 포함하면 주민등록등본상의 가족이 최소 7명이 돼야 나올 수 있는 점수다. 30대가 20대 초반에 결혼해 4인 가족을 꾸렸다 해도 57점을 넘기 어렵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서울 청약에서 만점자가 나온 건 지난 5월 말 동작구 흑석동 흑석3구역을 재개발하는 ‘흑석리버파크자이’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전국적으로는 벌써 세 번째 만점자가 등장한 것이다. 신목동 파라곤은 청약 당시부터 ‘로또 아파트’로 불리며 청약자들을 끌어모았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부활로 점차 공급이 줄어드는 서울 지역 분양인 데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한 유일한 단지인 까닭에 인근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3.3㎡당 2060만원) 경쟁력을 갖춘 것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30대가 청약을 할 수 있는 물량 자체가 서울에 없다는 점이다. ‘신목동 파라곤’도 이달 서울에서 분양하는 유일한 단지였다. 정부가 지난 8일 하남 등 3기 신도시 사전 청약 대상지를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용산 캠프킴 등 서울 알짜 지역 입주민 반발이 커 정작 서울 내 공급계획이 적다는 것도 난관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김춘례 서울시의원, 성북1구역 공공재개발 주민 간담회 주최

    김춘례 서울시의원, 성북1구역 공공재개발 주민 간담회 주최

    서울시의회 김춘례 의원(더불어민주당·성북1)은 지난 3일 서울시의회 별관 5층 회의실에서 공공재개발사업 주민 간담회를 주최해 사업에 관한 성북1구역 주민들의 이해를 돕고,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본 간담회는 해당 사업의 소관 위원회인 도시계획관리위원회의 이경선 의원이 주관해 성북1구역 주민, 시행사인 서울도시주택공사(이하 SH공사), 주무부서인 서울시 주거정비과 직원이 참여했고, SH공사의 사업설명 후 주민과의 질의·응답 시간으로 이어졌다. 서울시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공공재개발사업은 지난 5월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방안’에 따른 조치로 이와 관련해 최근 국회에서도 공공재개발 추진을 위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된 상태이다. 서울시는 주택공급TF를 구성하여 ‘공공재개발사업’을 통해 안정적으로 주택공급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9월부터 후보지 공모신청 접수를 받아 11월부터 후보지를 선정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 중이며, 공공재개발 신규지정 사전절차를 대폭 단축(18개월→6개월)하고, 사업시행인가의 절차를 간소화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성북1구역은 성북구 성북1동 179-68번지 일대 정비구역 면적 110,058.3㎡ 규모로 지난 2004. 7. 조합설립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고 재개발 사업을 시작했지만, 16년째 정비구역 지정도 못한 채 정비 사업 진행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업장이다. 이 구역의 주민들은 마을이 구릉지대 위에 위치한데다 극심하게 노후화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삶의 터전을 버리지 못해 버텨왔지만, 행위제한 기한이 만료돼 2015년 이후 약 40여 동의 신축 건물이 들어서게 되면서 일부 주민들 간의 마찰을 빚기도 했다. 김춘례 의원은 지역구 주민의 딱한 사정을 듣고 지난 7월 지역구민과 서울시 주거정비과와의 양자회의를 주선했고, 서울시·성북구·지역주민 삼자회의를 추진하는 중 본 사업이 발표됐다. 현재 이 구역은 공공재개발사업의 시범구역으로 지정받을 수 있도록 최근 SH공사에 공공재개발사업 의향서를 제출한 상태이다. 간담회에 참여한 한 지역주민은 “이 지역에서 태어나 수십 년을 살아오는 동안 발전과 변화가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놀라우면서도 슬프다”라며, “희망고문 속에서 오랜 시간 버텨 온 결과는 점차 늘어가는 빈집과 슬럼화 현상뿐이다. 다행히 이번 사업의 발표로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되어 기쁘고, 계속해서 깊은 관심을 가져 주신 김춘례 의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간담회 후 김 의원은 “성북1구역이 속한 지역의 서울시의회 의원으로서 지역주민의 고통에 심히 유감스럽고 마음이 아프다”라며, “서울시의 공공재개발사업이 잘 정착돼 어려운 형편에 놓인 지역주민들의 슬픔과 고통을 달래주는 ‘착한 사업’이 되길 바란다”라고 격려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해영의 쿠이 보노] 베토벤 그리고 안익태

    [이해영의 쿠이 보노] 베토벤 그리고 안익태

    올해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은 해다. 전 세계적으로 온갖 행사가 준비됐지만 코로나로 인해 그의 사거일인 3월 26일에조차도 아무 일도 없었다. 대개 베토벤의 마지막 작품이 그가 죽기 1년 전인 1826년 작곡된 작품번호 135 곧 현악 4중주 제16번으로 알기 십상이다. 그런데 여기 베토벤 작품번호 136 ‘영광의 순간’이 있다. 유튜브 등에서 정명훈의 좋은 지휘로 쉽게 찾아 들을 수 있다. 이 작품은 1814년 작곡됐다. 그의 교향곡 제8번이 발표된 해다. 그런데 왜 이 작품은 생전에 출판되지 않았을까? 베토벤 자신이 거절한 탓이다. 그렇다면 왜? 이 곡은 1814년에 초연됐다. 1814년! 전 유럽을 혁명의 소용돌이로 내몬 나폴레옹 전쟁이 종결되고 메테르니히 반동체제가 자리잡는 빈회의, ‘회의는 춤춘다’로 유명한 이 반나폴레옹 전후처리 회의는 그해 9월 개최돼 다음해 6월까지 지루하게 이어지는데, 그 와중인 1814년 11월 이 곡은 첫 무대에 오른다. 영국, 프로이센, 오스트리아, 러시아 등 전승 4국의 의도는 자명했다. 타도된 부르봉왕조를 복고시켜 다시는 혁명운동이 부활하는 것을 막자는 것이었다. 아울러 일체의 자유주의, 민족주의 경향을 억압하고 탄압하는 경찰국가 체제를 안착시키는 것이었다. 베토벤은 이 빈체제를 찬양하는 곡을 회의 기간에 무대에 올린 것이다. 한때 프랑스혁명을 동경, 파리로 이주할 생각조차 했었고, 또 ‘황제’ 나폴레옹에 대해 극단적 혐오감을 내비친 급진공화주의자였던 그가, 제우스라는 기성의 절대권력에 맞선 프로메테우스라는 항의와 저항의 아이돌을 형상화했던 그가 보수반동 체제의 나팔수로 변신한 셈이다. 그래서 황제와 합스부르크왕가를 낯뜨겁게 찬양하는 그리고 바로 그 ‘새로운 유럽’의 중심 빈의 희망찬 미래를 기리는 곡을 만든 것이다. 우리로 치면 전두환 시절 타락한 종교인들의 ‘조찬기도회’를 연상하면 이해가 쉽다. 변절도 이런 변절이 없다. 1941년 2월 1일자 ‘대한민국임시정부공보 제69호’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북미 대한인국민회 중앙집행위원회로부터 안익태가 작곡한 애국가 신곡보의 사용허가를 요구하였으므로 대한민국 22년(1940년) 12월 20일 국무회의에서 내무부로서 그의 사용을 허가하기로 의결하다.” 물론 정식 국가로 의결했다는 말은 아니지만, 안익태의 신곡조 애국가는 이렇게 임정의 사용 허가를 얻었다. 같은 해 12월 10일 태평양전쟁 발발 직후 임정은 ‘대일선전성명서’를 발표한다. 이 선전포고문에서 임정은 ‘축심국’, 곧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 추축국에 ‘전쟁을 선언’하고 만주국과 난징 정부를 절대 승인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그래서 “왜구를 완전히 구축하기 위하여 최후의 승리를 거둘 때까지 혈전”할 것이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임정이 대일본 선전포고를 발표했던 바로 그 시점 전후 안익태에서 에키타이안으로 변신한 그는 베를린의 만주국공사관 참사관 에하라 고이치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 집에서 노르망디 상륙작전 직전까지 약 2년 반을 기식했다. 전후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 기록과 미육군 유럽사령부 정보국의 비밀보고서에 따르면 에하라 고이치는 일본 유럽첩보망의 독일 총책으로 기록돼 있다. 이 정보는 나치 제국안전본부 제6국 해외첩보부 산하 극동국장의 재판 기록에 근거한 것이다. 에하라 고이치의 사저에 있으면서 에키타이안은 1942년 독일 음악계의 거두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황기 2600년 기념 축전곡’을 지휘했다. 그리고 그해 9월 18일 중국에서 9ㆍ18사변이라 불리는, 즉 만주사변일에 맞추어 ‘만주국 건국 10주년 기념 축전곡’을 작곡해 지휘했다. 나치 선전성이 제작한 이날의 실황 영상은 마지막 4악장이 독일연방기록원에 남아 있는데, 그중 마지막 40초가량이 편집돼 나치의 전쟁 뉴스를 통해 전 세계에 방송됐다. 에키타이안은 1943년 2월 11일 일본 건국 기념일에 빈에서 만주국을 다시 지휘했다. 이때 그는 자신의 ‘만주국’과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을 같이 올리자고 했다가 거절당했다. 하지만 5ㆍ16 이후인 1962년 자신이 주도한 제1회 국제음악제 때 꿈을 이루었다. 물론 ‘만주국’이 아니라 ‘한국환상곡’과 ‘합창’을 묶어서 말이다. 베토벤은 메테르니히 반동체제를 위해 자신의 공화주의 신념을 훼절했지만 그 작품은 버렸다. 에키타이안은 변절의 도구였던 그 작품을 울궈먹고 또 울궈먹었다. 그러는 사이 좌건 우건 우리 모두가 비루해졌다.
  • 서울 강북구, 2020 인구주택 총 조사원 127명 모집

    서울 강북구, 2020 인구주택 총 조사원 127명 모집

    서울 강북구가 다음달 3일까지 ‘2020 인구주택총조사’에 참여하는 조사요원을 모집한다고 28일 밝혔다. 인구주택총조사는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모든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5년마다 실시하는 기본 통계조사로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 자료에 활용된다. 모집인원은 총 127명이며 분야별로 선발인원이 다르다. 총괄 관리자 1명, 조사 관리자 11명, 조사지원 담당자 3명, 현장조사원 112명이다. 태블릿 PC의 사용이 원활한 만 18세 이상의 주민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대규모 통계조사 유경험자, 컴퓨터·통계 관련 자격증 소지자, 법정 저소득층 등을 우대한다. 지원 희망자는 구청 지하1층 종합상황실로 방문접수하거나 인구주택총조사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최종 합격한 현장조사원은 사전 교육을 거쳐 오는 10월 15일부터 11월 18일까지 조사활동을 수행하게 된다. 제출서류 등 기타 자세한 문의사항은 강북구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공고문을 참조하면 된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정확한 인구주택총조사를 위한 가장 중요한 첫걸음은 역량 있는 조사요원을 선발하는 것”이라며 “사명감과 책임의식이 투철한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메갈리아 5년’ 페미니즘 오해 바로잡아… 해법 없는 부동산 보도 아쉬워

    ‘메갈리아 5년’ 페미니즘 오해 바로잡아… 해법 없는 부동산 보도 아쉬워

    서울신문은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25일 제130차 독자권익위원회를 서면으로 열고 8월 주요 현안에 대한 서울신문 보도를 논의했다. 김만흠(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위원장을 비롯해 김숙현(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연구실장), 이동규(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 김준일(뉴스톱 대표), 정성은(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유승혁(경희대 언론정보학과 4학년) 위원이 참여했다. 여야 의견이 갈리는 사안을 두고 균형감 있게 보도했으며 ‘메갈리아 5년’ 등 신선한 페미니즘 기획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심층 분석을 통해 정책적 대안을 제시한 기사가 미흡하거나 시의적절하지 못해 다소 아쉽다는 지적도 있었다. 아래는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김숙현 8월 국제면에서는 지역 불균형이 줄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6선 반대 시위로 인해 유럽 관련 국제 기사가 많이 등장했다. 군주제를 겨냥한 태국 학생들의 반정부 시위 등 국제적 이슈도 시의적절하게 게재했다. 8월 18일자 글로벌 인사이트 ‘아베 개헌 어려워지자…안보 내세워 선제 공격 무기확보 승부수’는 일본 안보 흐름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내용을 깊이 있게 전달했다. 다만 도나 웰턴 미국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는 3일 임명됐지만 5일 보도돼 시의성이 아쉬웠다. 8월 오피니언은 전반적으로 평이하거나 논리성이 떨어진 내용들이 많았다. 7일자 ‘역사갈등의 끝판’은 필자의 주장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고 평이했다. 19일자 ‘한일 경색을 방치해선 안 되는 까닭’은 포스트 코로나 미중 대립이 격화되면 한국이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학자로서 주장을 제시했지만 필자인 기미야 다다시 교수가 일본인인 만큼 오히려 독자들에게 반감을 줄 수 있어 보인다. 한국 학자의 반론을 실었다면 균형 있는 의견 수렴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동규 17일, 18일 등 연 8일에 걸쳐 코로나19 상황과 정책 제언을 제때 잘해 주었다. 국민들의 일상생활과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슈이므로 계속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 팩트체크와 전문성 확보에도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도 즐거움을 주는 생활밀착형 소재도 발굴해 주면 좋겠다. 10일자에서 문재인 정부 23번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업계·학계·전문가 15인이 평가한 내용을 보도했는데 시의적절했다.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공급 확대 방안, 금융과 세제, 시장 동향, 외국 사례 등을 심층 보도로 계속 다뤄 주길 바란다. 20일 통계청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발표를 큰 비중으로 다뤘다. 최근 코로나 상황에 따라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통계지표에 대해 충실히 보도하고 분석하고 예측해야 한다. 김준일 폭우로 전국이 난리가 난 상황을 감안할 때 폭우 기사 비중이 전체적으로 낮았다. 좀더 날씨 분석 기사가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신문 특성상 재난을 사후에 보도하기 때문에 스트레이트 기사보다는 왜 올해 일어났고, 과거와 비교해 볼 때 어떤 특성이 있는지를 보여 주는 기사가 필요한데 충분치 않았다. 11일자 ‘4대강 보 홍수 예방 효과 없어…강바닥 준설 제방 보강은 효과’ 기사는 전문가 멘트를 인용했지만 전형적인 양측 주장 소개 기사였다. 정부 부동산 대책에 문제가 있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언론사가 생각하는 해법과 대안은 무엇인지 제시했으면 좋겠다. 12일자 ‘부동산 감독기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사를 읽어도 기구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취재 시간이 부족하겠지만 독자들은 더 깊이 있는 기사를 원한다. 메갈리아 5년 기획기사는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다만 미러링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따라서 메갈리아에 대한 태도가 달라지는데, 메갈리아의 긍정적인 부분만 짚은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아무이슈 ‘연놈 논쟁’은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미묘한 정서적 차이를 잘 짚었지만 지나치게 젠더 갈등 이슈로 쓴 것은 아닌가 생각도 든다. 정성은 6일 애니멀 캅 기사, 12일 스님 연금에 대한 기사, 18일 리버스 멘터링을 소개한 기자 칼럼은 새로운 정보여서 유익했다. 13일 도시식물 탐색도 좋았다. 13일자 ‘일기예보 맞히기 어려운 이유’나 18일자 ‘일본의 적기지 공격능력에 대한 기사’ 등은 독자들이 요즈음 궁금해하는 사안들에 대해 심층적으로 정보를 전달한 기사였다. 메갈리아 5년 기획기사는 매우 의미 있는 시도였지만 20대 여성 인터뷰에서 보다 의미 있는 내용을 추출해 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기사 제목과 부제목, 핵심 요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편집할 필요가 있다. 칼럼도 전체적으로 제목이 글의 내용을 대표하지 못했다. 12일자 ‘악마의 편집’처럼 불필요하게 자극적인 제목은 지양하되 눈길을 끌어야 한다. 14일자 독도 사진이나 문화 기사에서 종종 흑백 사진이 쓰여 아쉬웠다. 유승혁 4대강이나 부동산 등 여야의 주장이 엇갈린 이슈가 많았다. 전문가의 의견을 빌려 정리한 기사들이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 부동산 이슈에서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들이 느끼는 공분을 잘 담았다. 그러나 전날 모바일로 보았을 법한 뉴스들이 비슷한 프레임과 내용으로 다음날 1, 2, 3, 4면에 배치돼 흥미를 느끼기 어려웠다. 부동산, 정치, 국회 기사가 반복되면서 흥미를 잃기 쉽다. 교육면에서 흥미를 느꼈다. 그중 하나가 5일자 ‘가족과 다투고 친구는 끊기고…퐁당퐁당 등교, 마음의 병 키운다’ 기사다. 6일자 ‘내년 최저임금 시간당 8720원 일부 장애인들에겐 그림의 떡’ 기사는 소외계층을 잘 짚어 줬다. 메갈리아 5년 기획 기사는 8월 서울신문에서 가장 돋보이는 기사였다. 주제 자체도 신문에서 처음 본다. 메갈리아라는 개념이 연령에 따라 생소하고 어려울 수 있지만 논란을 일으킬 만한 주제여서 회피하기 바쁘다. 여성 인권과 관련해 탄탄한 기획기사가 계속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공생 통해 활로 찾자’ 시리즈도 흥미로웠다. 김만흠 지난 한 달 동안 주요 정치적 사안은 임대차 3법, 청와진 비서진 교체, 부동산 정책 논란, 검언유착, 권언유착 공방 등 여야 논란을 벌이는 게 대부분이었다. 균형감을 살렸지만 동시에 상황에 대한 경마식 중계 보도였다고도 볼 수 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칼럼과 사설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비판적인 분석과 제언을 했다. 다만 칼럼이나 사설이 종종 쟁점화된 지 하루이틀 지나 신문에 게재되는 아쉬움도 있었다. 인터넷 시대 종이신문의 한계가 정치 분야 기사에서 더 두드러진다. 문화, 사회 분야 등에서는 아주 많은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정치 부문에서는 서울신문의 독창적인 역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행정부 중 상대적으로 독립성과 중립성이 요구되는 검찰총장과 감사원장이 문재인 정부에서 왜 논란이 되고 있는가도 분석해 볼 만한 사안이라고 본다. 3일자 ‘감사원 문정부 탈원전 정책도 전면 감사’ 기사는 주목할 만한 기사였다. 6일자 곽병찬 고문의 칼럼이 문제가 됐다. 지난달 독자권익위원회에서 서울신문이 박원순 전 시장 관련 사안에서 처음부터 일관되게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을 지켜 왔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이런 기조와 대조돼 문제가 커진 것 같다. 검찰 문제 등에서도 사설과 대조되는 기명 기자 칼럼을 종종 본다. 외부 기고가 아닌 내부에서도 다양성을 포용한다는 답변을 들은 적이 있다. 또 한번의 질문이 된 셈이다. 정리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인터뷰] ‘국정원’ 박차고 나온 어느 블랙요원의 新특수작전

    [인터뷰] ‘국정원’ 박차고 나온 어느 블랙요원의 新특수작전

    한국의 ‘007 제임스본드’ 퇴직 후 막막“고도의 숙련된 정보요원 노하우,사장시키지 말고 비즈니스와 접목 필요”매번 목숨 건 첩보 활동을 성공시켜 ‘신(神)’으로 불렸던 한국 최고정보기관 국가정보원의 20년차 ‘베테랑’ 정보요원. 그는 지난 3월 평생을 바쳤던 조직에 사표를 던졌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안정적인 직장(공무원)에 더 높은 자리로 승진도 할 수 있었던 터라 다들 의아해했다. 그는 왜 국정원에서 뛰쳐 나왔을까.  “목숨 걸고 평생 정보요원 일했지만퇴직 후 전문성 못 살리는 경우 부지기수” 해외정보 수집 분야에서 활약했던 국정원 3급(부이사관) 출신 제임스 한씨는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국정원에서 정년퇴직을 하면 여유 있게 살아갈 것이라고 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많다”면서 “평생 국가를 위해 묵묵히 일했던 요원들이 대부분이지만 계급정년과 연령정년에 걸려 조직을 떠나고 나면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경우가 적어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수명은 길어지고 취업난 등 사회적 불안정으로 가족을 부양해야할 기간도 지속되는데 정작 정보요원으로서 체득한 흔치 않은 기술을 사회에서 활용할 길이 막막하다는 것이다. 한씨는 “해외에서 신분을 숨긴 채 첩보 수집 활동을 하는 블랙요원들은 현지 방첩기관의 추적과 체포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어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보안을 이유로 요원들은 신용카드 하나 마음대로 만들지 못하고 자식들조차 아빠, 엄마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다”면서 “그저 국가의 부름 한 마디에 주말과 연휴 없이 일하지만 막상 조직에서 나오면 갈 데가 없는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대부분의 선배들이 그랬다”고 한숨 쉬었다.계급정년은 일정 기간 승진하지 못하고 동일한 계급에 머물러 있으면 자동으로 퇴직하는 제도를 말한다. 당초 취지는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차원으로 도입됐지만 이 때문에 60세 연령정년을 채우기도 힘들고 조직에서는 진급을 위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다고 했다. 그는 “목숨을 내놓고 일하는 블랙요원들은 위험수당도 없이 격무에 시달리다가 자칫 현지에서 붙잡히면 현행범으로 체포되거나 고문 등 취조를 당하고 가족이 위험에 빠지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기도 한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2000년대 이후 ‘댓글 조작 사건’ 등 각종 정치적 사건에 휩쓸리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는 직원들의 사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회에서는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현 정부 들어 대북 동향 등 주요 첩보 활동들이 위축되면서 요원들의 자부심과 보람도 많이 약화됐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국내 첫 ‘민간 정보컨설팅 회사’ 세워한국기업 노리는 스파이 잡는 전사 변신 무장경호·흔적방지·미행회피 방안 등 차별화 고민이 깊어가던 중 전 세계를 공황에 몰아 넣은 감염병,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터졌고 하늘길과 바닷길이 끊겼다. 당시 해외에 거주하는 교민과 유학생, 여행객 등은 미처 대피하지 못해 고립 위기에 놓였고 해외 사업을 펼치고 있거나 예정했던 기업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속에서 귀국길에 오르거나 정보 부족에 속을 태웠다. 외교부나 국정원이 모든 걸 챙길 수 없는 허술해진 보안 속에 산업스파이들의 기승과 기업 핵심 기술의 유출도 우려됐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깜깜이’ 정보 상황에서 일을 진행하는 건 자칫 더 큰 경제적 손실과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 ‘정보기관에서 테러·재난 등 유사시 비상탈출계획을 짜고 국민 안전과 국익 향상을 위해 해외에서 많은 시간 작전을 수행했던 경험들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여기까지 미친 한씨를 포함한 해외 정보 수집과 대테러·항공 보안 분야 등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국정원 요원들이 뭉쳤다. 해외 정보 수집 분야에서 다년간 험지 파견 경험이 풍부한 전직 국군정보사령부 요원도 합류했다. 모두 5급 이상 국가공무원들로 조직에서 인정 받는 ‘날고 기는’ 우수한 요원들이었다.이들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민간 정보컨설팅 회사 ‘위즈노트’를 차렸다. 공익에 초점을 맞추면서 해외에서 한국 기업을 노리는 사기꾼을 잡는 전사로 변신했다. 코로나19와 같이 감염병이나 자연재해, 테러·시위 등 지역 정세가 급변하는 위기시 해외 현지에 구축한 네트워크(15곳)를 이용해 국내 기업에 필요한 정보와 대응책을 마련하고 피랍 등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탈출·대피 경로를 개척하는 일까지 현직에서 쌓아온 ‘원스톱’ 노하우를 모두 쏟아내겠다고 했다.  테러·피랍·전염병 등 비상시 대피 계획 마련“위기대처요령·의료대응 무상 안전 교육” 필요시 24시간 무장 경호 등을 지원하고 산업스파이 등에 대비해 도청 및 흔적방지 매뉴얼, 파파라치 미행 회피 방안 등 전문 요원들만의 특화된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한씨와 의기투합한 전직 요원 김모씨는 “외교부나 국정원이 커버하기 힘든 국민 개개인의 해외 안전 사각지대가 너무나 많다”면서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해외 봉사자나 유학생, 비영리단체(NGO) 등 현지 체류시 ‘안전 정보’를 무상 제공하고, 테러 등 신변 위협 요인이 발생했을 경우 대처요령과 의료대응 등 교육도 무상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보기관 특유의 정보수집능력과 정보분석력으로 첩보 이상의 위협 평가 종합보고서와 맞춤형 대응전략을 짜 기업에 제공하기로 했다. 신흥시장 등 투명성과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서는 정보 우위를 통해 다양한 위험 요인을 사전에 막고 대처하는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회사를 세운 지 1년도 안됐지만 이미 대기업 A사의 요청으로 국보급 유물 보안 관리 매뉴얼 제작과 납품을 진행했고 해외 B국가 국방부 등과 사이버보안 관련 프로젝트도 추진 중에 있다. “英 정보기관 출신 요원들 민간서 맹활약” FT “요원 출신, 고도로 숙련된 수사 역량에고급정보 발굴능력, 위기 대처능력 탁월” 위즈노트 대표 컨설턴트로 나선 한씨는 “이미 미국·영국·프랑스 등 해외에서는 정보기관 출신들이 설립한 민간정보회사들이 자국민의 비즈니스 정보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는 비즈니스 정보 수요는 느는데 서비스는 없는 실정이다. 정보기관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사장시키지 말고 우리도 비즈니스에 접목해야할 때”라고 서비스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화 007시리즈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의 소속 배경이 된 영국 정보기관 ‘MI6’ 등 정보요원들이 퇴직 후 민간정보회사의 ‘기업 정보’(Corporate Intelligence) 업무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이터 교차 분석을 통한 고도로 정교화되고 숙련된 수사 역량으로 기밀 정보 네트워크에 접근하는 그들의 고급 정보 발굴 능력이나 위기 대처 능력은 매우 탁월하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수집된 기밀 정보는 늘어나는 기업, 투자자간 분쟁시 법적 증거로도 활용될 수 있다. 전직 MI6 요원이 만든 영국 민간정보회사 ‘해클루트’(Hakluyt)는 2018년에만 5900만 파운드(약 9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정보요원 노하우, 공익 위해 쓰겠다” “신분 숨긴 채 살아가는 정보요원들,퇴직 후 희망되려 사명감 갖고 일할 것” 한씨는 고도로 훈련된 정보요원으로서의 순기능을 국민의 안전과 이익을 위해 최대한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한씨는 “이윤 추구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정보기관에서 쌓은 노하우를 국민 안전을 위한 공익사업 부분에 많이 쓸 것”이라면서 “향후 해외 체류지역의 위험 정보를 실시간 전하고 대응방법도 지원할 수 있는 모바일앱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가 미처 챙기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비즈니스 영역과 결합해 지원사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생 사업에 뛰어든 모두가 안정적인 삶을 뒤로 하고 새로운 길에 도전했다”면서 “모험이지만 평생 신분을 숨긴 채 가족도 모르게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 수많은 정보요원들에게 퇴직 후 하나의 선택지로서 희망을 보여주기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국정원에서 요원으로 활동했던 한씨의 실명과 사진은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해 게재하지 않기로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기고] 안녕, 재피/진재연 CJB 고이재학PD대책위 집행위원장

    [기고] 안녕, 재피/진재연 CJB 고이재학PD대책위 집행위원장

    ‘재피’는 CJB 청주방송에서 14년간 일하다 부당해고당하고 근로자 지위 소송에서 패소한 뒤 “억울해서 미치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재학 PD의 별칭이다. 동료들은 ‘재학 PD’를 줄여 ‘재피’라고 불렀다. 촬영, 편집, 기획에 행정 업무까지 정규직 PD와 똑같은 일을 했던 그는 사내뿐 아니라 협력기관 등 외부에서도 PD로 불렸다. 하지만 소송이 진행되자 청주방송 관계자들은 이재학 PD의 흔적을 지워 내기 시작했다. 이재학 PD의 동료가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의 ‘PD’ 표현 삭제를 지시하며 진술을 철회하도록 회유, 압박했다. 방송이 좋아서 청춘의 숱한 밤을 지새우고, 야근을 밥 먹듯이 해 ‘라꾸라꾸’라는 별명도 갖고 있었던 그는 14년간 단 한번의 계약서도 쓰지 않았다. 편집은 정규직 퇴근 후 편집실이 비어야 시작했다. 그의 이야기는 방송 현장의 사람들에게 새삼스럽지 않다. 수많은 이들이 꿈을 이루려 방송계에 발을 딛지만 일회용품처럼 소모되고 상처받아 현장을 떠나거나, 누군가는 생계를 위해 정착하고, 누군가는 미래의 희망 고문으로 하루하루 버틴다. 지난 2월 4일 이재학 PD가 세상을 떠난 뒤 서울과 충북의 60여개 노동·사회단체들이 대책위를 만들고 객관적 조사를 위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 진상조사를 통해 이재학 PD 죽음의 진실이 드러났고 고인 사망 171일 되는 날 청주방송 측은 사망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명예회복 방안 마련과 ‘제2의 이재학’을 막기 위한 비정규직 고용 구조와 노동 조건 개선도 약속했다. 노동 인권 사각지대인 방송 현장에서 이재학 PD의 죽음으로 이뤄 낸 너무 쓰리고 아픈 결과다. 이것이 끝이 아님은 명확하다. 중요한 것은 약속 이행이다. ‘무늬만 프리랜서’인 방송 노동자들의 노동자성 인정과 근로기준법 적용,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리감독 기관의 역할 제고, 전국 방송 노동자들의 권리가 보장될 수 있는 시스템 마련 등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대책위는 171일간 진상규명과 합의 도출을 위해 싸웠고, 이제 이행 점검과 비정규직 노동자 권리 보장을 위한 활동으로 전환할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더 용기 낼 수 있고, 카메라 뒤의 사람들이 더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싸움을 준비할 것이다. 그것이 이재학 PD의 뜻을 이어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재학 PD를 지키지 못한 죄책감과 미안함으로 함께해 온 대책위의 마음을 모아 이제 조금은 편하게 쉴 수 있기를 바라며 인사드린다. 안녕, 재피.
  • 서울 노원구, 어린이집에 청소·방역 전담 요원 지원

    서울 노원구, 어린이집에 청소·방역 전담 요원 지원

    서울 노원구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감염에 취약한 아이들 보호를 위해 어린이집에 방역 전담 인력을 지원한다고 7일 밝혔다. 전담요원은 어린이집 계단과 복도 등 어린이들이 주로 활동하는 공간에 대한 청소와 소독, 교재와 교구 세척 등을 담당한다. 모집인원은 62명이며 이달 12일까지 접수한다. 최종 선발 대상자는 서류 심사를 거쳐 20일 개별통보 한다. 자격요건은 만 18세 이상 근로능력이 있는 노원구 거주자 중 실업이나 폐업으로 인해 정기 소득이 없는 자로서 구직등록자나 취업 취약계층이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구청 홈페이지의 채용공고문을 참조하면 된다. 근로조건은 1일 6시간 주 5일 근무로 임금은 시간당 8590원, 4대보험과 주·월차 수당을 지급한다. 근로기간은 8월말부터 12월말까지 4개월이다. 구직 희망자는 신청서, 구직등록필증, 개인정보수집·이용·제공동의서, 취업 취약계층 증빙서류(해당자에 한함) 등을 구비해 구청 여성가족과에 방문 접수하면 된다. 어린이 관련시설 종사자인 만큼 아동학대 및 성범죄경력 조회 동의서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제출서류는 구 홈페이지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구는 현재 지역 내 370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희망 어린이집에 방역 전담요원이 순회 방문한다. 지역 내 초·중·고교의 방역활동가 300여명도 70여개 학교에 파견 근무 중이다. 11월 말까지 1일 4시간씩 방역인력을 지원하며 등교시간 체온체크, 교실·책상 소독 등 방역에 필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이번 사업은 아이들을 코로나19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일자리 제공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며 “철저한 방역으로 아이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기업도 농촌도 신바람… 100년 부흥 ‘밀양 르네상스’ 토대 마련”

    “기업도 농촌도 신바람… 100년 부흥 ‘밀양 르네상스’ 토대 마련”

    “남은 임기 2년은 기업하기 좋은 나노도시와 스마트 6차 농업 수도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문화관광산업을 육성하는 시정 3대 핵심 목표를 이루는 데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박일호(58) 밀양시장은 “민선 7기 전반기에는 밀양의 경제지도를 바꾸고 지역 번영을 앞당길 굵직굵직한 사업들이 잇따라 실행됐다”며 “밀양이 미래 100년 이상 융성과 부흥을 누리는 밀양르네상스를 완성하는 데 후반기 시정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재선으로 7년째 밀양을 이끄는 박 시장은 인접한 창원·김해·양산시와 울산시 등에 둘러싸여 상대적으로 위축된 밀양 시세를 키우기 위해 나노산업 육성 등 성장동력 구축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6일 박 시장으로부터 시정 성과와 후반기 시정 운영 방향 등을 들어봤다.-밀양이 나노산업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밀양 나노융합 국가산업단지가 지난해 9월 착공됐다. 부북면 일원 165만㎡에 조성하고 있다. 2023년 완공 예정이다. 전체 부지 가운데 50%인 82만㎡는 산업시설 용지로 사용하고 12만㎡는 나노융합연구단지, 지원시설용지, 주거용지, 공공용지 등으로 계획돼 있다. 산업단지가 완공돼 나노기술 관련 기업 100여개가 입주하면 8000여명의 일자리가 생기고 1조 200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밀양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산업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노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연구단지에 나노융합센터가 지난해 8월 건립됐다. 나노금형상용화 지원센터도 내년 11월 완공된다. 한국나노마이스터고가 지난해 개교했고 나노특성화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한국폴리텍대학 밀양캠퍼스가 2022년 3월 개교할 예정이다.” -경기가 전반적으로 어려운데 나노산업단지 기업 유치 전망은. “지난 5월 27일 중견기업인 삼양식품㈜과 입주계약을 체결했다. 삼양식품은 1300억원을 투입해 오는 11월 공장 건립 공사를 시작해 2022년 3월 준공하고 150명을 직접 고용할 계획이다. 삼양식품이 밀양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하는 것은 입지 장점을 입증하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기업 유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까지 나노산업단지에 투자 의사를 밝힌 기업은 90개가 넘는다. 이 가운데 30여개 기업과는 투자협약도 체결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인 스마트팜 혁신밸리 사업 지역으로 선정됐는데.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첨단 농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밀양시 삼랑진읍 임천리 일원 22.1㏊에 사업비 876억원을 들여 수출 중심 딸기와 미니 파프리카 재배 혁신 밸리를 조성한다. 청년교육과 취업·창업을 지원하는 창업보육센터, 임대형 스마트팜, 기업과 연구기관이 기술을 개발·시험하는 실증단지 등이 들어선다. 관행농업에 스마트 기술을 접목해 농가 소득을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년일자리 확대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밀양형 농업 6차 산업 활성화를 위해 학교급식 직거래 납품과 기업체 직거래 확대에도 노력하고 있다. 밀양지역 농가에서 전국 12개 기업과 154억원에 이르는 농산물을 계약재배하고 있다. 농산물 가격 안정과 판로 확보를 위해 수출도 중요하다. 지난해 홍콩을 비롯한 10개 나라에 딸기 등 28개 품목 446억원어치를 수출했다.”-코로나19로 농촌지역도 매우 어렵다. “지난 4월 밀양형 민생안정 및 지역경제 활성화 특별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저소득층에 한시적 생활지원비를 지원하고 7세 미만 아동이 있는 가정에 1인당 40만원씩 선불카드를 지원했다. 청년실직자에게는 청년희망지원금과 구직수당을 지원하고 보험설계사나 학습지 교사 등 특수형태 고용자 등에게는 긴급 생계비 최대 50만원을 지원해 생계 안정을 도왔다. 일일근로자 생계 지원을 위해 1600여개 공공일자리를 만들어 시행했다. 밀양사랑상품권 발행액을 당초 20억원에서 500억원 규모로 대폭 늘렸다. 농산물 판로가 줄어 어려운 농민들을 위해 협업사업으로 밀양 농산물 ‘꾸러미 택배사업’을 시에서 택배비를 지원해 전국 단위로 시행한다.”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볼거리와 머무는 관광객이 많아야 하는데. “단장면 미촌리 일대 91만 6924㎡(약 28만평)에 3071억원을 들여 조성하는 밀양 농어촌관광휴양단지가 완공되면 밀양지역 체류형 휴양 거점이 될 것이다. 농축임산물종합판매장, 농촌테마파크, 문화테마파크, 생태관광센터, 스포츠 파크 등을 공공사업으로 조성한다. 민간사업으로 리조트, 호텔, 골프장 등도 들어선다. 하반기 공사를 시작해 2023년 완공 예정이다. 보고 즐기며 먹는 3박자를 모두 갖춘 종합관광휴양단지다. 국내 최고 장비를 갖추고 지난 5월 동시에 문을 연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와 국립밀양기상과학관도 새로운 명소다. 아리랑대공원, 시립박물관, 아리랑아트센터, 영남루, 의열기념관 등과 연계해 관광·체험·교육이 어우러진 밀양관광 띠가 계속 넓혀지고 있다. 영남알스프 산기슭인 산외면 희곡리 일원에는 57억원을 들여 밀양아리랑 수목원을 조성하는 사업도 올해 착공해 2022년 완공한다. 수목원이 완공되면 근처에 조성하는 ‘도래재 자연휴양림’과 함께 자연휴양 관광 명소가 될 것이다. 2018년 ‘미투’ 사건에 휘말려 운영이 중단됐던 밀양연극촌은 명칭 공모로 지난 4월 밀양 아리나로 이름을 바꾸고 새 출발했다. 대경대 산학협력단이 운영을 맡아 연극공연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일제 강점기 때 건설된 밀양강 낡은 철도교를 대신해 새로 건설 중인 철도교도 2021년 개통된다. 기존 철도교가 소음과 진동이 심해 주민들이 불편하다는 민원이 많아 시에서 새 교량 건설을 적극 건의해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1458억원을 들여 건설하고 있다. 길이 656m로 교각은 13개가 선다. 새 철교는 2022년 완공 예정으로 신축하고 있는 밀양역과 함께 새로운 볼거리가 될 것이다. 밀양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박일호 밀양시장 약력 ▲1962년 경남 밀양 출생 ▲중앙대 정치외교학과·서울대 대학원 행정학 석사·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대학원 환경경제학 박사 ▲1990년 제34회 행정고시 합격 ▲환경부 생활공해과장·자원재활용과장,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 ▲제8·9대 밀양시장
  • 엑셀 잘못 입력해 서류 탈락자 3명 합격한 중소기업유통센터

    엑셀 잘못 입력해 서류 탈락자 3명 합격한 중소기업유통센터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 결과 중소기업벤처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서류심사에서 합격자와 탈락자가 대거 뒤바뀌어 탈락자가 최종 합격까지 한 일이 벌어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소기업유통센터 채용 과정에서 40명 가까운 지원자가 서류 심사에서 합격해야 했지만 떨어졌고, 불합격이던 지원자 중 3명은 필기·면접 전형을 거쳐 최종 합격했다. 담당자의 엑셀 계산 실수 때문이었다. 25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19년도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 결과 온갖 채용 실수 및 오류 사례가 드러났다. 특히 중소기업유통센터가 2018년 진행한 신입직원 및 경력직원 31명 채용 과정은 매우 심각했다. 합격자와 탈락자 일부가 뒤바뀐 것이다. 중소기업유통센터, 엑셀 입력 잘못해 합격·탈락 대거 바뀌어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채용 대행업체와 위탁계약을 맺고 원서접수, 서류심사, 필기전형 업무를 맡겼다. 위탁업체는 지원자 1304명에 대해 서류심사를 통해 571명이 합격한 것으로 센터에 통보했다. 그러나 엑셀 파일에서 계산식이 잘못 입력돼 서류전형 개인별 총점과 순위가 변경됐다. 그 결과 서류심사에서 합격해야 했지만 불합격 결과가 나온 지원자가 39명에 달했다. 또 불합격 처리됐어야 하지만 서류 통과 통보된 지원자가 101명이나 됐다. 결국 서류심사에서 떨어졌어야 할 지원자 중 3명이 필기와 면접 전형을 거쳐 최종 합격했다. 탈락 통보된 합격자에 필기시험 응시 기회 부여 중기부는 중소기업유통센터의 채용 담당자가 채용 대행업체에서 통보한 서류 심사 자료를 확인할 의무가 있지만 확인이 미흡해 이런 과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해당 기관에 담당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중기부 조사로 이번 사안을 인지하고 지난해 12월 피해자 구제 방안을 마련했다. 서류심사에서 탈락한 39명에게 2019년 하반기 신입직원 채용 시 필기시험 응시 기회를 부여한 것이다. 그러나 대상자 중 필기시험에 응시한 것은 정작 39명 중 10명에 불과했다. 만약 2019년 하반기 신입직원 채용에 응시하지 못했거나 응시했지만 준비 부족으로 필기시험에서 탈락한 자는 희망자에 한해 추후 신입직원 채용 시 필기시험에 응시할 기회를 다시 한 번 부여하기로 했다. 보훈대상자 채용서 가점 잘못 적용해 예비합격 순위 뒤죽박죽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에서는 채용 과정에서 가점을 잘못 적용해 합격자가 바뀌는 일이 있었다. 진흥원이 2018년 11월 실시한 보훈 대상자 대상 특별채용(제한경쟁)에서는 3명의 합격자가 나왔다. 그런데 이 중 1명이 임용을 포기해 예비합격자 1순위가 최종 채용됐다. 그러나 전형별 가점을 제대로 적용했다면 예비합격자 3순위가 사실은 1순위였고, 이 지원자가 최종 합격자가 돼야 했다. 중기부는 잘못된 가점 적용으로 채용 대상자가 바뀌는 결과가 초래됐다며 해당 기관에 관련자에 대한 경고 조치를 요구했다. ‘19년 5개월 경력’을 ‘경력 20년’으로 봐준 공영홈쇼핑 공영홈쇼핑은 채용 절차를 엄격히 관리하지 못한 점이 고려돼 기관경고가 내려졌다. 공영홈쇼핑은 2018년 마케팅본부장 전문위원 채용 과정에서 지원 자격요건으로 관련 분야 경력 20년 이상을 내세웠는데 관련 분야 경력이 19년 5개월인 인물이 최종 채용 대상자로 확정됐다. 중기부는 공영홈쇼핑이 채용 대상자의 19년 5개월의 경력에 대해 ‘경력 20년 이상과 동등한 자격이 있다’는 재량적 해석을 과도하게 적용, 이에 따라 엄격히 해야 할 채용 절차의 공정성을 저해했다고 판단했다. 채용공고 적시 안한 기준 적용한 사례도 경고 중기부는 또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가 채용 공고와 달리 가점을 운영하는 등 채용 절차 업무를 소홀히 했다며 관련자에 대한 경고를 요구했다. 채용 공고에는 청년미취업자, 국가유공자, 장애인, 비수도권 지역인재를 우대하는 것으로 공고했지만 실제 평가 때에는 국가유공자(5~10점)와 장애인(10점)만 가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채용 공고문에 게시되지 않은 학점 기준을 결격사유로 적용해 응시자를 서류전형에서 탈락시켜 중기부가 담당자에 대한 주의를 요구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018년 11월 인턴 직원 채용 당시 서류전형 1단계에서 응시자 1023명 중 공고문에 결격사유로 기재하지 않은 최소 학점 기준에 미달(4.5점 기준에 3.0점 이하)했다는 이유로 67명(6.5%)을 탈락 처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강북 ‘도시 숲’ 근로자 채용… 녹지·일자리 ‘일석이조’

    강북 ‘도시 숲’ 근로자 채용… 녹지·일자리 ‘일석이조’

    서울 강북구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구직자를 위해 도시 숲 가꾸기에 참여할 66명의 근로자를 채용한다고 21일 밝혔다. 도시 숲 가꾸기는 도시공원, 산림 등 녹지자원의 가치를 증대해 도시 생태계 보전을 돕는 사업이다. 다음달부터 11월까지 근무하며 공원·산림 분야 41명, 가로변 녹지대 분야 10명, 하천생태 숲 분야 15명을 뽑는다. 희망자는 응시 원서 등 제출 서류를 구비해 구청 공원녹지과(5층)에 방문접수하면 된다. 접수기간은 22~24일이며 원서는 구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자격요건은 공고일 기준 18세 이상 69세 이하로 고용안정센터 등에 구직 등록한 강북구 주민이다. 구 관계자는 “이외에도 신청자격과 제출서류가 다양하므로 희망자는 구 홈페이지에 게시(채용공고)된 공고문을 면밀히 확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합격자는 하루 8시간 주 40시간 근무하며 올해 최저임금을 받는다. 가지치기, 위해식물과 하천변 생태 교란종 제거, 제초작업 등 분야별로 다른 업무를 수행한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도시 숲 가꾸기 사업은 녹지 생태계 자원가치 제고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힐러리 전철 밟을라… 바이든 ‘우세의 함정’

    힐러리 전철 밟을라… 바이든 ‘우세의 함정’

    ‘2016 어게인?’ 두 자릿수 우위, 격전지에서의 확실한 우위, 더욱 높아져 가는 승리의 가능성…. 그럼에도 미국 민주당이 여전히 불안한 것은 2016년에도 이랬기 때문이다. 이런 민주당을 더욱 불안케 만드는 분석 몇 가지가 더 나왔다. 미국 USA투데이는 12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지지율 차이를 넓히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열정적 지지층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여론조사가 대부분 정확하게 예측했지만, 트럼프에게 선거인단에서의 승리를 안겨 준 중서부의 유권자들의 정서를 완벽하게 파악하지는 못했던” 옛 일을 거론했다.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3개 경합주를 대상으로 했던 당시 여론조사 104건 가운데 101건이 힐러리 클린턴이 우세했고, 이 중 15개는 두 자릿수 차이를 보였다. 2건이 동률, 1건(펜실베이니아)만 트럼프가 약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트럼프는 0.5% 포인트의 득표율 차이로 이 3개 주를 모두 휩쓸었다. 예상 밖 결과는 ‘열성 지지층’의 집중력을 계측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인데, 트럼프는 여전히 이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 경선 후보였던 “버니 샌더스의 지지자들이 조 바이든에게 뜨뜻미지근한” 현상에도 민주당은 불안하다. 4년 전에도 샌더스 지지자 상당수가 클린턴에게 투표하지 않았다. 또한 “젊은 흑인 유권자들이 조 바이든에게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점도 그렇다. 민주당은 흑인 유권자의 지지가 완전하게 압도적이지 않을 때마다 대선에서 패배했었다. 물론 민주당에 희망적인 요소들은 더 많다. 우선 여론조사기관들이 크게 각성했다. 4년 전 고등교육을 받은 유권자를 표본집단에 과다하게 책정한 것 등을 시정했다. 당시 놓쳤던 고교졸업 이하의 학력자들, 공화당을 선호하면서도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는 계층을 잡아내려 노력했다. 조사기관들은 2018년 민주당이 하원을 되찾고, 공화당이 상원 우위를 지킬 것이라는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해 체면을 조금 살렸다. 예측을 방해하는 요인이 많이 줄어든 덕분에 여론조사의 신뢰도가 더 높아진 점도 민주당에 희망적이다. 눈에 띄는 무소속 후보가 없는 점, 부동층이 지난 대선보다는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점 등이다. 지난 대선에서 클린턴이 당연히 당선될 것으로 보고 승산 없는 트럼프에게 표를 주며 ‘항의투표’ 행태를 보였던 민주당원들도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의 아성 텍사스주에서 트럼프와 바이든이 접전 양상이라는 이날 CNN의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을 더욱 흐뭇하게 했다. 각각 46%, 45%를 기록했다. 텍사스주는 1976년 이후 민주당 대선후보가 승리를 거둔 적이 없다. 그러나 마이클 듀카키스 전 민주당 후보는 최근 보스턴글로브 기고문에서 “여론조사 숫자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충고했다. 듀카키스는 1988년 대선에서 조지 H W 부시 후보에게 두자리 숫자로 앞서다가 패했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아버지가 아우슈비츠 끌려갈 때까지 가족에 몰래 보낸 편지 250통

    아버지가 아우슈비츠 끌려갈 때까지 가족에 몰래 보낸 편지 250통

    아버지는 이탈리아 북동부 트리에스테의 코로네오 교도소를 시작으로 지금 폴란드 땅에 있던 나치 독일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이감되는 여정 내내 사랑하는 가족에게 편지를 보냈다. 유대인 장식업자였던 다니엘레 이스라엘(1910년생, 사망 확인 못함)은 세탁을 위해 감옥 밖으로 보내는 죄수복 칼라에 편지를 넣은 뒤 바느질을 해 가족에게 전달하게 했다. 이제 85세가 된 아들 다리오와 한 살 아래 비토리오 형제가 아버지의 편지 250통을 소개했다고 영국 BBC가 11일(현지시간) 전했다. 가슴 먹먹해지는 내용이 조만간 책으로 엮여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유대인이 아닌 종업원들이 세탁물 가운데 그의 죄수복을 골라 아내 안나가 숨어 지내던 곳에 갖다줬다. 안나는 목 칼라와 소매 커프스 등에 숨겨둔 편지를 찾아냈다. 물론 종업원들에겐 목숨을 건 모험이었다. 비토리오는 가족 모두가 아버지 세탁물을 기다렸다가 어머니가 편지를 읽어주면 빙 둘러 앉아 들은 기억이 생생하다고 털어놓았다. 여덟 살, 아홉 살 무렵의 일이었는데도 기쁨과 걱정,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이 지금도 또렷하다고 덧붙였다. “아버지는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 편지를 썼을지 모른다. 우리가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보곤 했다. 그는 우리를 돌보고 싶다고, 우리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모든 편지에 솔직한 마음의 상태를 담았다. 늘 우리 걱정 뿐이었다. 어머니에겐 조심해서 우리가 발각되지 않게 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안나는 셔츠를 빤 뒤 답장을 숨겨 바느질하고 종업원들에게 돌려줘 세탁물 바구니에 다니엘레가 부탁한 종이, 잉크, 먹거리 등을 함께 넣어 교도소에 반입하게 했다. 베니토 무솔리니가 세상을 떠난 뒤 나치가 이탈리아를 장악해 1943년 9월 트리에스테의 올드타운에 진주하자마자 위험을 직감한 다니엘레는 안나와 두 아들을 도시 밖 임시 거처로 옮겼다. 조금 있으면 잠잠해지겠지 싶었는데 그렇지 못했다. 그해 12월 30일 그는 트리에스테 근처 비아 기울리아에 있던 직장에서 장모와 함께 나치에 검거됐다. 당시 안나와 두 아들은 트리에스테에 있는 안나 형부 브루노의 목재소로 거처를 옮긴 상태였다. 수도도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창도 없어 빛이라곤 천장을 통해 잠깐 들어오는 것 밖에 없는 방 하나에 숨어 지냈다. 화장실도 없었다. 브루노는 미군의 폭격에 집이 무너져내린 크로아티아 폴라(지금의 풀라) 피난민이라고 이웃들에게 둘러댔다.나치 친위대(SS) 간부가 일주일에 한 번씩 가족들과 연락하는지 묻는다고 아버지는 편지에 적었다. 그런데 그 역시 가족들이 어디 있는지 알지 못했다. 고문을 당한다고도 했다. 고문을 당한 날에라도 편지를 쓰면 견뎌낼 힘을 얻는다고 했다. 안나에게 절대로 발각되면 안된다며 잘 보관하라고 당부했다. 그렇게 안나는 다니엘레의 편지 250통을 온전하게 보관할 수 있었다. 물론 안나의 답장은 한 통도 남아 있지 않다. 늘 편지에다 바스락거리는 소리라도 내면 안된다고 했고, 사방에 첩자가 있으니 누구도 믿어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비토리오는 “운이 좋았는지 하느님의 뜻인지 우리의 커뮤니케이션은 들통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아들 형제가 이따금 “유대인 돼지들”이란 욕을 들었다며 울먹이며 귀가하던 일을 떠올리며 그 역시 아들들을 지켜주지 못해 화가 단단히 났었다며 아들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했던 것이 평생 후회된다고 적었다. 8월 20일 보낸 편지에 그는 200리라를 넣은 뒤 두 아들 생일에 선물을 사서 전해달라고 안나에게 당부했다. 연합군이 트리에스테를 공습했던 1944년 24시간 동안 실종된 일이 있어 다리오는 트라우마 때문에 그 해의 일이 통째로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가 유일하게 기억하는 것은 어머니와 아버지를 면회 간 일이었다. 정식 면회가 아니었다. 뒷마당에 선 모자가 감방 안 아버지를 올려다볼 수 있게 어머니가 꾸민 일 같았다. 아버지는 손을 흔들었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도 같은 감옥에 있었지만 아버지 밖에 보지 못했다. 다니엘레는 다음 편지에다 “비토리오도 데려와 주오”라고 적었다.다니엘레는 코로네오에 8개월 수감됐다. 연합군은 이듬해 봄 몬테 카시노, 6월 로마, 8월 피렌체로 북진했고, 다니엘레는 교도소에서 신문을 보는지 전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아들들은 그나마 아버지가 커튼, 의자, 매트리스, 심지어 법정의 가죽의자 등을 만들 정도로 비범한 손재주가 있어 뒤늦게 아우슈비츠로 이감된 것으로 믿고 있다. 독일인과 교도소 간수들이 집의 매트리스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한번은 독일인 집에 불려가 일하다 화장실 창문을 열고 달아나려 했으나 가슴이 콩닥거려 교도소로 돌아왔다고 편지에 적었다. 그보다 늦게 코로네오에 도착한 죄수들이 먼저 떠나기 시작하자 다니엘레는 의아해 했다. 처음에는 어디론가 일하러 가는가 보다 생각했는데 돌아오지 않았다. 깊게 생각하니 그들이 죽으러 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니엘레와 장인장모가 아우슈비츠로 가는 열차에 오른 것은 1944년 9월 2일이었다. 놀랍게도 다니엘레는 계속 편지를 썼다. 열차 안에서 일하는 직공과 안면이 있어 그를 통해 안나에게 전하게 했다. 그리고 아우슈비츠가 보이는 지점에서 적은 편지를 마지막으로 보냈다. ‘멀리 연기가 보이오. 여기 연기가 엄청나게 피어오르오. 여기가 지옥이오.’ 형제들은 외조부모가 아우슈비츠에서 스러진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다니엘레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종전 뒤에 소식을 들었는데 누군가 수용소가 해방된 지 2주 동안 살아 있는 것을 봤다는 목격담이었다. 안나는 사방으로 찾아 헤맸다. 적십자사에도 문의했고, 러시아로 끌려가 목숨만이라도 부지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니면 기억상실증에 걸려 집에 못 돌아온다고 생각했다. 형제들은 아우슈비츠가 아니면 유대인들을 더 서쪽, 독일 쪽으로 이감시키던 죽음의 행진 와중에 숨졌을 것이라고 짐작했다.종전 후 가족은 비아 기울리아의 집으로 돌아와 1949년까지 지냈다. 안나는 모든 희망을 포기하고 남편이 편지에 적은 대로 팔레스타인으로 건너갔다. 1939년에 팔레스타인으로 이민 갈까 하다가 안나 부모의 반대에 막혀 포기했던 일이 이런 비극을 가져왔다고 남편은 자책했던 것이었다. 안나가 12년 전 9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뒤에야 텔아비브 아파트를 정리하던 형제들의 눈에 아버지 편지 뭉치가 띄었다. 어머니나 형제들이나 편지 얘기를 꺼내는 일조차 생채기를 헤집는 것 같아 하지 않았다. 아우슈비츠의 연기 운운한 마지막 편지는 잃어버렸지만 형제는 종이의 질, 자구 하나하나를 뚜렷이 기억해 전했다. 편지들은 가족의 일로만 치부될 뻔했지만 2017년 그리스의 코르푸 섬에 뿌리를 둔 유대인의 존재를 규명하려던 마이헤리티지 연구진에게 우연히 알려졌다. 엘리자베스 제틀런드는 편지들을 본 순간 “진짜 보물이었다. 이런 걸 다시는 못 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어떤 때는 매일 한 통씩 보내기도 했다. 몇날 며칠을 영어로 옮기며서 마치 다니엘레와 함께 한방에 있는 느낌을 가질 정도였다고 했다. 편지 원본은 예루살렘에 있는 야드 야솀 세계 홀로코스트 기억센터에 보관돼 있다. 묘지조차 남기지 못한 남자가 가족들에 남긴 유언인 셈이다. ‘착하고 진정한 형제가 되고, 늘 서로 사랑하거라. 너희를 사랑하고 진짜 좋은 사람인 어머니와 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그 방법 뿐이다.’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아 비토리오는 목공, 다리오는 가구와 피아노 수리 일로 살아왔다. 둘은 아들 네 형제를 둬 13명의 증손주를 봤다. 형제는 비아 기울리아에 정착하려고 올해 귀향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여주시 ‘희망여주 일자리 드림 사업’ 추진

    경기 여주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실직자와 무급휴직자, 취업취약계층 등을 위해 희망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여주형 뉴딜사업인 “희망여주 일자리 드림”사업을 시행한다고 10일 밝혔다. 희망여주 일자리 드림 사업은 하루 1000명 고용을 목표로 하는 대규모 공공일자리 사업으로 8월 10일부터 11월 13일까지 3개월간 진행되며 ▲코로나19 마스크 제작 ▲행정지원 청년인턴 ▲학교 방역활동 지원 ▲마을가꾸기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다. 참여 희망자는 사업별로 사업장과 근무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시청 공고문을 참고하여 희망하는 일자리를 지원하면 된다. 참여대상은 만 18세 이상 여주시민으로 취업취약계층 및 저소득층(건강보험료 납부기준 중위소득 65%미만), 코로나19로 인한 실직·폐업한 자, 코로나19로 인한 장기 무급휴직자로 생계지원이 필요한 자 등을 우선 선발하며, 그 외 배제사유(기초생활수급 또는 실업급여 수급자 등)가 없는 시민들도 신청 및 참여가 가능하다. 사업신청은 10일부터 20일까지 거주지 읍·면·동 사무소 방문접수를 통해 신청이 가능하며, 제출서류는 시청홈페이지(www.yeoju.go.kr)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여주시청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참고하거나, 일자리경제과 일자리지원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고용시장이 정체되어 지역경제가 위축된 상황에 대규모 공공일자리를 제공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경제 회복에 도움이 되게 하겠다”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박원순 서울시장… 인권변호사, 시민운동가, 3선 시장에서 극단적 선택까지

    박원순 서울시장… 인권변호사, 시민운동가, 3선 시장에서 극단적 선택까지

    지난 9일 삶을 마감한 박원순(64) 서울시장은 인권변호사, 시민운동가를 거쳐 서울시 최초로 3선 시장이 된 인물이다. 인권변호사와 시민단체 활동가 출신인 박 시장이 서울의 수장이 되면서 효율성과 도시개발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서울시 행정도 시민참여와 소통 등 새로운 가치를 입게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날 자신의 전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기도 했다. 박 시장은 1975년 서울대에 입학했지만 유신 반대 시위에 참여한 이유로 제적된 뒤 단국대에 입학했다. 1980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검사로 법조인 생활을 시작했다가 6개월 만에 변호사로 개업해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알렸다. 1988년에는 진보 성향 법조인 모임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창립 멤버로 활동했다. 인권변호사 시절 권인숙 성고문 사건, 서울대 우 조교 성희롱 사건 등 성범죄 관련 사건도 변호하며 명성을 쌓았다. 특히 우 조교 사건은 직장 내 성희롱의 개념을 재정의한 사건으로 관련 판례를 바꿨다. 또 미국문화원 사건, 말지 보도지침 사건 등 민주화 운동 관련 변론도 많이 맡았다. 인권변호사로서뿐만 아니라 시민운동 활동가로서도 큰 족적을 남겼다. 박 시장은 1994년 참여연대를 설립하고 대기업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 권리찾기’ 운동을 진행했다. 또 부적격 정치인 낙선 운동과 결식 제로 운동 등을 추진해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1996년에는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아시아의 노벨평화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했다. 2002년에는 아름다운재단을 설립하고 사회적기업인 아름다운가게도 함께 설립한 뒤 상임이사를 맡아 사회공헌 활동에 전념했다. 2006년에는 싱크탱크인 희망제작소를 만들었다. 2011년 오세훈 서울시장 당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으로 서울시장 보선이 예정되자 출마를 선언했다. 9월 21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시민이 시장입니다’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박 시장은 지지율 5%로 시작했지만 안철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양보로 단일화를 이뤄 내 야권 단일후보를 거머쥐었다. 무소속으로 야권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후 민주통합당에 입당해 당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53.4% 대 46.2%로 누르고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이어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도 당시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을 56.1% 대 43.1%로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는 52.8%를 득표해 상대방인 자유한국당 김문수(23.3%) 후보, 바른미래당 안철수(19.6%) 후보를 가뿐하게 누르고 3선에 성공했다. 박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는 도시계획과 행정, 인사 등에서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2011년 10월 취임한 박 시장은 오 전 시장이 반대하던 초등생 무상급식 지원 예산 200억원에 대한 집행을 시작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저 경호용으로 경찰이 무상으로 사용하던 시유지를 회수했다. 또 반값등록금 운동에 적극 호응해 2012년 서울시립대의 등록금을 전년의 50% 수준으로 낮추고 서울시 주요 보직을 개방형으로 바꿔 시민단체를 비롯한 민간인들이 서울시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줬다는 평가다. 도시계획과 개발에서는 기존 개발 지상주의를 탈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시장은 2012년 2월 개포지구 재건축 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주택의 50%를 소형 평형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추진했던 뉴타운 사업의 경우에도 주민들의 반대가 있을 경우 지구 지정을 해제하며 ‘도시재생사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게 했다. 또 한강변 아파트의 경우 최대 35층 이상으로 짓지 못하도록 규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기존 한강르네상스 개발과 같은 대규모 토목 사업은 줄이고 서울역 고가도로를 리모델링해 ‘서울로 7017’을 만드는 등 기존 건축물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서울의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2018년 정부가 서울시에 그린벨트를 풀 것을 요구하자 미래세대를 위해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은 그의 도시에 대한 철학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미래세대를 위한 그린벨트 지킴이를 자처했던 박 시장이 생을 마감하면서, 앞으로 그린벨트가 계속해서 지켜질 것인지는 의문이다. 한편 지난해에는 여의도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 청사진을 발표하는 등 이전과 다른 도시개발에 대한 모습을 보여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도시개발에 대한 입장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가, 서울시장으로 살아 온 박 시장은 2020년 7월 9일 생을 마감했다. 사망 전날 박 시장은 전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 당했다. 경찰은 현재 사망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인권 변호사·시민운동가… “직업이 서울시장”이라 했던 원순씨

    인권 변호사·시민운동가… “직업이 서울시장”이라 했던 원순씨

    사상 첫 3선의 최장수(3180일) 서울시장이었던 ‘원순씨’. 진보 경제학자인 우석훈은 박원순(64) 시장을 가리켜 “참여연대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넓게 보면 한국 시민단체의 상징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고 했다. 삶의 궤적을 관통했던 인권변호사와 시민사회운동가, 그리고 2011년 10·26 보궐선거를 통해 정치에 입문한 후에도 그는 자신의 꿈을 좇는 일 중독 시장이었다. 박 시장은 지난 6일 자청했던 세 번째 임기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크를 잡자 마자 “임기가 9년이 되다보니 초등학생이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서울시장이 박원순이어서 ‘저 분이 직업이 서울시장인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자신이 보냈던 ‘시장의 시간’을 “도시의 가장자리로 밀려났던 많은 시민들의 삶과 꿈을 회복시키는 시간이었다”며 답했다. 누구도 그의 임기가 극단적 비극으로 끝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그는 1994년 참여연대의 산파역을 했고, 1995년부터 2002년까지 사무처장으로 일하며 시민사회 운동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1995년 사법개혁운동, 1998년 소액주주운동, 2000년 낙천·낙선운동 등 민주주의의 양분이 됐던 시민운동마다 그가 함께 했다.박 시장은 1980년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후 고(故) 조영래(1947∼1990) 인권변호사와 활동하며 뒤를 이었다. 1988년 진보 성향 법조인 모임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창립 회원이었다. 부천서 성고문 사건, 미국 문화원 사건에 이어 1990년대 중반 ‘서울대 우조교 성희롱 사건’의 변호인이기도 했다. 이 사건은 직장 내 성희롱의 개념을 재정의하며 판례를 바꾸기도 했다. 1988년 진보 성향 법조인 모임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창립 회원이었다. 1996년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상 수상, 2002년 아름다운재단과 사회적기업인 아름다운가게를 함께 설립한 뒤 상임이사를 맡아 사회공헌 활동에 전념했다. 2006년에는 싱크탱크인 희망제작소를 만들었다. 2011년 오세훈 서울시장 당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으로 서울시장 보선이 예정되자 출마를 선언했다. 9월 21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시민이 시장입니다’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지지율 5%로 시작했지만 안철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양보로 단일화를 이뤄 내 야권 단일후보를 거머쥐었다. 무소속으로 야권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후 민주통합당에 입당했다. 이후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53.4% 대 46.2%로 눌렀다. 2011년 10월 27일, 당시 만 55세의 시민운동가 출신의 원순씨는 ‘서울특별시장’으로 2014년 6·4 지방선거, 2018년 6·13 지방선거까지 집권했다.박 시장 취임 후 서울시는 도시계획과 행정, 인사 등에서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박 시장은 1기 첫 해 오 전 시장이 반대하던 초등생 무상급식 지원 예산 200억원에 대한 집행을 시작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저 경호용으로 경찰이 무상으로 사용하던 시유지를 회수했다. 또 반값등록금 운동에 적극 호응해 2012년 서울시립대의 등록금을 전년의 50% 수준으로 낮췄다. 도시계획과 개발에서는 기존 개발 지상주의를 탈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시장은 2012년 2월 개포지구 재건축 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주택의 50%를 소형 평형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한강변 아파트의 경우 최대 35층 이상으로 짓지 못하도록 규제했다.기존 한강르네상스 개발과 같은 대규모 토목 사업은 줄이고 서울역 고가도로를 리모델링해 ‘서울로 7017’을 만드는 등 기존 건축물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서울의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2018년 정부가 서울시에 그린벨트를 풀 것을 요구하자 미래세대를 위해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은 그의 도시에 대한 철학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전임자인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 오세훈 시장의 광화문광장 등과 같은 ‘한 방’이 없다는 지적에 박 시장은 항상 “그게 정치적으로 맞는지는 몰라도 나는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내 삶을 바꾸는 게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맞서 왔다. 박 시장이 마지막으로 직접 발표한 정책은 지난 8일 ‘서울판 그린뉴딜’이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경기도의회 독도사랑 국토사랑회, ‘찾아야 할 동해, 지켜야할 독도’ 정담회 개최

    경기도의회 독도사랑 국토사랑회, ‘찾아야 할 동해, 지켜야할 독도’ 정담회 개최

    영토주권 수호와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에 앞장섰던 경기도의회 독도사랑 국토사랑회(회장 민경선 의원)는 8일 경기도의회 소회의실에서 ‘찾아야할 동해, 지켜야할 독도’의 저자인 동해표기추진위원회 홍일송 위원장을 초청하여 동해표기 및 독도지킴이 활동에 대해 교감하는 자리를 가졌다. 홍일송 위원장은 전 미국 버지니아 한인회장으로 미국 하원으로부터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만장일치 채택과 버지니아 주 ‘동해 병기법안’을 이끌어 내는 등 동해표기와 독도지킴이 운동에 앞장서왔다. 현재 동해 표기 추진위원장, 문화유산국민신탁 미주본부장, 문화재찾기 한민족네트워크 미주 본부장 등을 맡고 있다. 정담회에 앞서 독도사랑 국토사랑회 회장인 민경선 의원은 “이번 정담회 자리가 인터넷 상에서 독도사랑 국토사랑회 활동을 보고 감명을 받으신 사단법인 희망의소리 정은경 이사장님의 소개로 마련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오늘 홍일송 회장님을 모시고 그간 펼쳐온 활동을 들으며, 우리 독도사랑 국토사랑회가 독도수호뿐만 아니라 동해병기표기, 해외반출 문화재 반환 등과 연계하여 일본의 침략을 함께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일을 찾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동해표기추진위원회 위원장인 홍일송 위원장은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만장일치 통과를 위한 과정 ▲교과서 동해병기표기 법안 통과를 위한 노력 ▲동해표기운동 및 독도지킴이 활동 ▲해외반출 문화재 반환 등 그간의 펼쳐온 활동들에 대하여 말하였고, 앞으로 함께 해결해야할 사안에 대한 논의와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이날 정담회에는 독도사랑 국토사랑회 회장 민경선 의원(민, 고양4), 부회장 김은주(민, 비례) 의원, 사무총장 김용성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 고문 배수문 의원(민주당·과천) 및 회원 김봉균(민주당·수원5), 유영호(민주당·용인6), 이원웅(민주당·포천2), 이필근(민주당·수원3), 임채철(민주당·성남5), 장태환(민주당·의왕2), 김강식(민주당·수원10) 의원이 함께 했다. 한편, 독도사랑 국토사랑회는 지난 2016년 9월 창립된 경기도의회 내 동호회로 회장 민경선 의원을 비롯한 27명의 경기도의원들로 구성되었으며, 국립묘지 안장 친일파 11명 강제 이장과 안장 금지를 위한 ‘국립묘지법’ 개정 촉구 결의 기자회견, 일본의 학교 교과서 역사 왜곡 규탄 기자회견, 도내 문화재 내 친일인사 흔적 삭제 촉구 기자회견,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독도 사진전, 중국 내 독립문화유적지 탐방, ‘우리가 독도다!’ 토론회 개최 등 활발한 영토주권 수호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대한민국 3대 극한직업/양중진 수원지검 부부장 검사

    [열린세상] 대한민국 3대 극한직업/양중진 수원지검 부부장 검사

    대왕문어를 잡는 어부, 나무집을 짓는 목수, 꿀을 따라다니는 양봉업자. ‘극한직업’이라는 TV 프로그램에 소개된 직업들이다. 주로 육체적으로 고된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직업의 숭고함을 보여 주는 내용이다.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 줘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2019년 초에는 같은 이름의 영화가 개봉돼 16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프로그램을 보다가 문득 ‘지금까지 소개된 직업 이외에 극한직업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반드시 직업으로 한정하지 않고, 주로 몸을 쓰는 것만도 아니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 중에서 힘든 것 세 가지를 골라 보았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한화 이글스 팬으로 살기’다. 이글스는 1986년에 창단돼 올해로 서른다섯 번째 시즌을 맞고 있지만, 우승은 1999년이 유일하다. 스무 살이 되지 않은 이글스 팬들은 아직까지 우승의 기쁨을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했다는 뜻이다. 게다가 2008년부터 2017년까지는 우승은커녕 ‘가을야구’조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2018년 정규리그 3위로 잠깐 희망고문을 하더니 작년부터 다시 예전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올해는 세계 신기록에 도전하다 실패했다. 18연패(連敗)에서 가까스로 멈추어 섰다. 이런 성적에도 불구하고 이글스 팬들은 충성도가 하늘을 찌를 듯해 존경스럽기 그지없다. 오죽하면 이글스 팬들을 성인(聖人)에 빗대어 보살(菩薩)팬이라고 부를까. 두 번째는 ‘휴대전화를 빼앗긴 중학교 2학년으로 살기’다. 요즘은 휴대전화가 어른은 물론 초등학생에게도 필수품 중 필수품이다. 심지어 갓난아기를 달래는 데도 동원될 정도다. 10대들에게 무인도에 갈 때 꼭 가져갈 물건을 고르라고 했더니 2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1위가 굶어 죽지 않기 위해 필요한 식량이니 사실상 1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휴대전화가 손에 없으면 불안하다고 대답한 학생의 비율이 50%를 넘을 정도다. 게다가 그 대상이 중학교 2학년이다. 중학교 2학년은 부모님과 선생님을 포함해 아무도 건드리지 못한다고 한다. 자신을 세상에서 제일 불행하고 고독한 존재로 여긴다고도 한다. 그런 중학교 2학년에게서 휴대전화를 빼앗는다면 아마도 세상을 다 잃은 것보다 더 절망적이지 않을까. 마지막으로는 ‘지은 죄 없이 반(半) 징역 상태로 살기’다. 교도소 수용자 열 명 중 일곱 명이 죄도 없이 억울한 징역살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통계가 있다. 하지만 수용자들은 재판을 거쳐 판결을 받기라도 했다. 그런데 판결도 없이 징역살이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교도관들이다. 수용자들에게 징역살이를 시키기 위해 자신들도 담 안에서 생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생활을 반 징역살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반 징역살이가 힘든 것은 업무의 강도와 성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먼저 지나치게 하위직 위주로 구성돼 있는 직급 구조다. 최하위 직급인 8, 9급 직원의 비율이 76%나 된다. 다른 직군은 그 비율이 40% 정도인 데 비해 높아도 너무 높다. 원추형 혹은 피라미드형이라고 불리는 다른 직군과 달리 교도관은 ‘누운 압정형’ 인력구조를 가지고 있다. 월급 생활자에게 승진의 희망이 없는 것만큼 절망적인 것도 없을 것이다. 교도관은 위기에 빠진 사람을 구해 주거나 국민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소방관이나 경찰관과는 또 다르다. 누군가로부터 고맙다는 말 한마디 듣기도 어려운 것이다. 과밀수용, 시설 노후화 같은 열악한 근무환경도 문제지만, 끝없이 제기되는 민원과 같은 업무 스트레스가 더 큰 문제다. 때문에 교도관의 상당수가 정신건강 위험군에 속해 있기도 하다. 2018년 조사에 따르면 교도관의 40%가량이 외상증후군, 우울, 불안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사망률과 자살률도 경찰관이나 소방관보다 높다. 이쯤 되면 사명감만으로 수용자들을 교정·교화하라는 것은 염치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사명감을 가지려면 인력구조를 개편하고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최소한의 사기 진작 방안도 필요하다. 어쩌면 반 징역살이도 징역살이만큼이나 극한직업이 아닐까.
  • 코로나19 따윈 없다 ‥ 리버풀 홈팬들 열광의 축승 파티

    코로나19 따윈 없다 ‥ 리버풀 홈팬들 열광의 축승 파티

    맹렬한 코로나19도 리버풀의 ‘우승 한풀이’ 앞에서는 잠시 기세를 멈춘 듯 했다.리버풀이 30년 만에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오른 26일 홈구장 안필드에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한 팬 수천 명이 몰려들었다. 런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2019~20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에서 2위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첼시에 1-2로 지면서 리버풀의 우승이 확정되자 30분도 채 안돼 약 2000여 명이 모여들었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 9경기를 남겨뒀던 3월에 2위 맨시티에 승점이 25점이나 앞서 2경기만 더 이기면 우승을 굳힐 수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시즌이 멈춰서면서 위기를 맞았다. 한동안은 재개 자체가 불투명해 이대로 시즌이 끝나면 리버풀의 우승을 인정해야 할지에 대한 갑론을박도 이어져 리버풀은 고지를 코앞에 두고 ‘희망 고문’에 시달려야 했다. 경기장 앞을 뒤덮은 군중은 리버풀 구단 깃발을 흔들고 폭죽과 홍염을 터트리며 안필드를 붉게 물들였다. EPL 우승 트로피 모형을 들고 오거나 경기장 앞에 설치된 리버풀의 전설적 감독인 빌 생클리 동상에 올라가 깃발을 흔드는 이들도 있었다.코로나19 사태 속에 강조된 ‘사회적 거리두기’도 잠시 내려놓았다. 곳곳에서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누는 모습이 보였고, 마스크를 쓰지 않고 환호하는 이들도 다수였다. 도심에서도 팬들은 무리를 지어 리버풀 응원가인 ‘유 윌 네버 워크 얼론’을 열창했다. 리버풀 시 의회는 팬들에게 “멋진 파티를 즐기되, 사회적 거리는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축제는 벌어졌으나 선수들과 한자리에 모여 기쁨을 나누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BBC는 관중 참여 행사나 오픈카 퍼레이드 등도 당분간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이날 영국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나중에 팬들과 퍼레이드를 하며 사진을 찍겠다. 가능한 때가 오면 함께 기쁨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며 “참기 어려운 것은 알지만 모이지 말고 집에서 축하해 달라”고 강조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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