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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의 ‘눈부신 우울함’… 4·3 상흔을 어루만지다

    한강의 ‘눈부신 우울함’… 4·3 상흔을 어루만지다

    소설 분야서 한국인 첫 수상… 비영어권 문학선 3번째 영예심사위원장 “속삭이는 문체… 강렬한 꿈처럼 오래 머물러”李대통령 “고통스러운 역사, 시적으로 풀어내며 깊은 울림”수상 계기로 소설 판매량 다시 급증… 최대 10배 이상 늘어 “나는 여전히 우리들 안에 깜빡이는 빛이 존재한다고 믿고 싶다. 그리고 그 빛을 굳건히 붙들고 앞으로 나아가길 희망한다.”(한강 작가의 수상 소감에서) 국가 폭력이 만든 역사의 비극을 되살리고 ‘기억의 윤리’라는 인류 보편의 주제로 풀어낸 ‘작별하지 않는다’가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상을 받은 것은 제주 4·3 사건 78주년을 앞두고 전달된 낭보라 더 각별하다. 이예원과 페이지 모리스가 번역한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영어판(‘We Do Not Part’)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소설 부문 수상작으로 호명됐다. 소설 심사위원장을 맡은 헤더 스콧 파팅턴은 작품에 대해 “눈부신 우울함, 황량한 날씨, 그리고 속삭이는 문체가 어우러진 작품”이라면서 “대기처럼 감싸면서 강렬하게 사로잡는 꿈처럼 오래 머문다”고 평가했다. NBCC는 도서평론가들이 전년도에 미국에서 출간된 책 가운데 최고의 작품을 선정해 시·소설·논픽션·전기·번역서 등 부문별로 시상한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은 퓰리처상, 전미도서상과 함께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도서상으로 꼽힌다. 비영어권 번역 문학에 대해선 보수적이라 지난 50년간 단 두 편의 번역 소설이 상을 받았는데 ‘작별하지 않는다’가 세 번째로 역사를 썼다. 한국인으로는 2024년 김혜순 시인의 ‘날개 환상통’(Phantom Pain Wings) 이후 두 번째다. 2021년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작별하지 않는다’는 소설가인 주인공 경하와 그의 친구인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인선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입원한 인선의 부탁으로 그의 제주 집을 찾은 경하가 환상 속에서 4·3 피해자인 인선 어머니의 아픈 과거사를 마주하게 된다. 영어 번역본은 2025년 초에 출간됐다. 당시 많은 서평에서 관광지로 잘 알려진 제주에서 한국전쟁 전후 최소 3만명이 사망한 민간인 대량 학살이 벌어졌다는 것을 언급하며 제주 4·3 사건을 상기시켰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그해 1월 22일자 서평에 “1948~1949년에 미국의 지원을 받아 제주 인구의 10%를 학살했다”면서 “한강은 위장(stomach-wrenching)이 뒤틀릴 정도로 고통스러운 역사를 자연의 이미지를 빌려 시적인 산문으로 엮었다”고 표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월 2일자 서평에 “제주 4·3은 미국 군대가 반공주의라는 이름으로 벌어진 학살에 공모했는데도 많은 미국 독자들에게 익숙하지 않다”면서 “지금 펼쳐지는 권위주의적 위협에 맞서려 애쓰는 우리에게, 시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진 사람들과 사건이 소름 끼치는 경종을 울린다”고 썼다. 영국 가디언 역시 2025년 2월 6일자 서평에서 “최근에 탄생한 걸작을 읽는 것, 이 문장들 이 시대를 견디며 영원히 살아남으리라는 것을 깨닫는 일은 참으로 보기 드문 특권”이라면서 “실로 경이롭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수상 소식이 알려진 27일 소셜미디어(SNS) 엑스(X)에 한강 작가의 수상을 축하하며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이라는 우리 현대사의 비극을 인간의 존엄과 기억, 서사로 승화시킨 작품”이라며 “고통스러운 역사를 시적으로 풀어내며 깊은 울림을 주었다”고 밝혔다. 수상을 계기로 해당 소설의 판매량이 다시 급증하고 있다. 지난 27일 예스24는 오전 9~12시까지 3시간 동안 ‘작별하지 않는다’의 판매량이 전날 하루치보다 5배 늘었다고 집계했다. 교보문고는 지난 27~28일 판매량이 수상 전인 25~26일과 비교해 10배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한강은 1970년 겨울 광주에서 태어나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했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수많은 국내 문학상의 주인공이 됐고 2024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 [사설] ‘살던 곳에서’ 통합돌봄 시작… 희망고문 되지 않으려면

    [사설] ‘살던 곳에서’ 통합돌봄 시작… 희망고문 되지 않으려면

    오늘부터 ‘돌봄통합지원법’이 전국 229개 시군구에서 일제히 시행된다. 노인과 장애인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살던 곳에서 의료·요양·돌봄을 한번에 받게 하는 제도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의 87.2%가 기존 거주지에서 노후를 보내길 원한다. 그러나 퇴원 후 돌봐줄 사람을 구하지 못해 요양병원을 전전하는 이른바 ‘사회적 입원’을 강요당하는 현실이다. 그런 맥락에서 7년의 준비 끝에 시행되는 통합돌봄은 초고령사회 한국이 가야만 할 방향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인프라와 유인 구조다. 통합돌봄의 핵심인 방문 진료를 담당하는 재택의료센터가 설치되지 않은 시군구가 수십 곳이다.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가 팀을 이뤄 가정을 방문하는 구조인데, 이동 시간과 비용을 감안하면 수가가 턱없이 낮다. 재정 여력이 상대적으로 큰 경기도는 방문 진료 차량에 인증 스티커를 붙여 주차 단속 손실을 막아 주는 것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국비 보조금 사업의 틀에 묶여 수가 구조를 손댈 수 없는 지방정부의 의료진 유인을 위한 보완 대책이 이 정도라는 사실이 제도의 민낯을 보여 준다. 그런데도 환자 입장에서는 비용이 부담된다. 동네 의원에 직접 가면 1500원 정액이지만 방문 진료를 받으면 본인 부담금이 30%로 뛴다. 거동이 불편해 병원에 못 가는 어르신들이 오히려 더 높은 비용을 내야 하는 것은 제도의 역설이다. 정부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새로운 수가 체계 시범사업을 준비했으나 그 시작일이 오는 7월이다. 예산 부족과 지역 격차도 큰 문제다. 올해 통합돌봄 예산 914억원 중 인건비와 시스템 구축비를 빼고 실제 지역 서비스에 쓸 수 있는 돈은 620억원이다. 53개 유관 시민단체가 요구한 2132억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 액수다. 시군구별로 배분하면 4억원에도 못 미친다. 정부는 노인맞춤돌봄·장기요양 등 수조원대 기존 예산과 연계하라고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적극적인 돌봄 서비스는 기대 난망이다.통합돌봄은 국비와 지방비를 매칭해야 사업이 돌아가는 보조금 구조라, 재정이 빈약한 지자체일수록 사업 규모를 제대로 갖추기 어렵다. 결국 돌봄의 질이 지자체장의 의지와 재정 역량에 따라 ‘지역 복권’처럼 들쭉날쭉이 될 수 있다. 살던 곳에서 존엄하게 늙어 갈 권리는 선언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고령화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정책의 성패가 달린 전문 인력과 예산이 제대로 뒷받침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생업과 일상을 포기한 수많은 간병 가족들에게 빛 좋은 개살구 정책이 되지 않아야 한다.
  • 강원랜드, 사회공헌 ‘진심’… 지역 인재 키우고 골목상권 살린다

    강원랜드, 사회공헌 ‘진심’… 지역 인재 키우고 골목상권 살린다

    ‘영업이익 10%’ 연평균 230억 투입청소년 미래 밝히는 장학사업 호평소방관·군인 등 ‘영웅쉼터 힐링캠프’경영 위기 음식점, 맛집으로 만들어 주민 위한 클래식·뮤지컬 공연 개최탄광서 일했던 근로자·가족 지원도 강원랜드가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통해 폐광지역(석탄산업전환지역)과 동반성장을 이뤄가고 있다. 최근 5년간 강원랜드가 사회공헌사업에 투입한 예산은 연평균 230억원에 이른다. 한 해 영업이익의 10%로 전국 공기업 중 최고 수준이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강원랜드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으로 한국ESG기준원 평가에서 통합 A등급을 획득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공동 주관하는 지역사회공헌 인정제에서는 3년 연속 S등급을 받기도 했다. 또 지난해에는 한국공공ESG연구원이 주최한 제3회 한국공공ESG경영대상에서 공기업 산업진흥 서비스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지역밀착형 사회공헌 모델로 평가받는 강원랜드의 주요 사회공헌사업을 살펴봤다. 강원랜드가 펼치고 있는 교육장학 사업 중 하나인 멘토링 장학 사업은 도시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서 꿈을 키워가는 폐광지역 청소년들의 미래를 밝혀주는 등불이 되고 있다. 학비 걱정 없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지원하고, 선·후배를 멘토·멘티로 연결해 인재 육성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게 사업의 핵심이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9196명의 중·고교생, 대학생이 258억원을 지원받았다. 학교사회복지 사업도 호평받는 교육 장학사업이다. 정선 고한, 사북, 증산지역 초·중·고교에 사회복지사를 파견해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을 돕는다. 학생들의 호응 속에서 사업에 참여하는 학교가 사업 초기인 2010년 3개교에서 현재 6개교로 늘었다. 강원랜드는 매년 말 사업에 대한 성과 공유회를 열어 운영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학교와 지역사회 간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직군의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영웅쉼터 힐링캠프’는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복지 현장을 누비는 사회복지사, 시민 안전을 보호하는 소방관, 격오지에서 복무하는 군인, 의료진, 경찰관, 국가유공자 등이 2박 3일 일정으로 하늘숲길 트레킹, 산상 바비큐, 숲속 음악회 등을 즐기는 치유형 휴양 프로그램이다. 처음 개최한 2018년부터 올해까지 총 9만 3000명이 참여해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복합리조트 공기업인 강원랜드만이 할 수 있는 사회공헌사업”이라며 “‘보이지 않는 헌신’을 기억하고 지지하기 위해 꾸준히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랜드는 2022년 기존의 복지재단과 희망재단을 통합해 출범한 사회공헌재단을 통해 보다 촘촘한 사회공헌활동을 벌이고 있다. 경영난으로 인해 문 닫을 위기에 처한 음식점을 지원해 골목상권의 활성화를 꾀하는 ‘정태영삼 맛캐다’(정선·태백·영월·삼척으로 맛 캐러 다 함께 가자)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강원랜드 호텔 직원들의 재능기부와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음식 메뉴와 조리법을 개선하고 실내외 시설을 정비해 맛집으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다. 2017년 시작한 프로젝트를 통해 36개 음식점이 새롭게 태어났다. 이를 통해 재기에 성공한 점주들은 소외계층에게 식사를 무료 제공하는 행사를 열며 나눔 문화 확산에 동참하고 있다. 재단은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를 위해 온라인 홍보 플랫폼 지원사업도 벌이고 있다. 매년 연 매출 1억 2000만원 미만의 외식 업소에 네이버 플레이스 등록, 메뉴 사진 제작, 검색광고 운영 등을 지원해 디지털 홍보 역량을 높여준다. 재단은 탄광에서 일했던 근로자와 그 가족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2009년부터 겨울나기 지원사업을 통해 폐에 먼지가 쌓여 생기는 직업병인 진폐 판정을 받은 폐광지역 주민, 탄광에서 일하다 순직한 근로자의 유가족에게 매년 25만~50만원을 지급해 난방비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지난해까지 16년 동안 8만명에게 240억원이 지원됐다. 2016년부터는 순직 유가족의 정서 회복과 치유를 위한 휴양 프로그램도 열고 있다. 올해에는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 가정에 검사비와 치료비, 의료용품, 교통비, 병간호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신설했다. 재단은 3년 전부터 폐광지역 주민이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문화 활성화 공연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희망이음 콘서트, 클래식 그림책 콘서트, 역사 뮤지컬 등의 공연을 11회 열어 총 4100명이 관람했다. 이외에도 마을 활력 기획사업, 복지 현장 지원 사업 등을 통해 폐광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마을 활력 기획 사업은 주민들 스스로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지역 소멸에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모를 통해 도시재생지원센터, 마을공동체지원센터 등에 최대 1억원을 지원한다. 복지 현장 지원사업은 사회복지시설에 환경 개선비와 프로그램 운영비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2004년부터 누적 지원액이 100억원에 가깝다. 전제만 강원랜드 ESG상생협력실장은 “우리의 사회공헌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 지역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플랫폼 구축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공기업의 사회공헌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하나의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등록임대사업자 절세 교육… 중랑, 오늘까지 희망자 접수

    등록임대사업자 절세 교육… 중랑, 오늘까지 희망자 접수

    서울 중랑구는 등록임대사업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역량 강화 교육’을 운영한다고 26일 밝혔다. 관련 법령을 오해해 세제 혜택을 놓치거나 과태료 등 불이익을 받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교육은 총 2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주택관리과 담당자가 ▲등록임대사업자의 공적 의무 사항 ▲국토교통부 변경 지침 등을 실제 사례 중심으로 설명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임대보증제도 개선 등 최근 정책 변화도 함께 안내한다. 2부에서는 세무법인 택스홈 박상호 세무사가 ▲주요 세금 신고 및 납부 일정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종합소득세 및 양도소득세 절세 전략 등을 설명한다. 사전 접수한 질문도 강의에 반영됐다. 교육은 다음 달 3일 중랑구청 지하 대강당에서 시작한다. 참여 희망자는 27일까지 구청 주택관리과에 전화·방문하거나 QR코드로 신청하면 된다. 지역 임대사업자와 예비 등록자, 공인중개사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류경기 구청장은 “이번 교육을 통해 임대사업자의 제도 이해와 실무 적용 역량을 높이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정책에 맞춰 필요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도전해봄, 힐링해봄, 미래를봄… 설레는 영등포 ‘영스티벌’

    도전해봄, 힐링해봄, 미래를봄… 설레는 영등포 ‘영스티벌’

    서울 영등포구가 오는 28일 새 학기를 맞은 청소년들의 희망찬 출발을 응원하기 위해 영등포 아트스퀘어와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청소년 축제 ‘영(Young)스티벌’을 연다고 26일 밝혔다. 이 축제는 새로운 환경에 있는 청소년들이 설렘과 기대를 나눌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마련됐다. 축제는 청소년 상담복지센터와 청소년문화의집에서 주관하고, 시·구립 청소년시설과 관계기관이 함께 운영한다. 구는 아트스퀘어와 타임스퀘어 광장을 도전해봄, 힐링해봄, 미래를봄 등 3가지 테마 구역으로 나눠 다양한 체험 부스를 선보인다. 도전해봄 부스는 타임스퀘어 광장에 마련된다. 부스에서는 키캡 키링(기계식 키보드의 키캡과 스위치를 활용해 만든 열쇠고리) 만들기, 타로카드 체험, 에코백 꾸미기 등 창작 활동이 운영된다. 힐링해봄 부스에서는 과자집 만들기, 방탈출 게임, 온라인 또래상담소 등을 진행한다. 미래를봄 부스에서는 로봇 만들기와 확장현실(XR) 스포츠 체험 등 미래 기술을 접목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축제의 재미를 더할 부대행사도 있다. ‘샌드아트’ 공연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서프라이즈 과학쇼’가 준비됐다. 두 공연은 사전 신청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당일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구청 누리집 ‘우리구소식’ 게시판이나 구청 아동청소년과 또는 각 청소년시설에 문의하면 된다. 박미진 영등포구 아동청소년과장은 “청소년들이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준비했다”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 세상을 바라보며 사랑에 빠지는 것… 시인의 전부인 걸

    세상을 바라보며 사랑에 빠지는 것… 시인의 전부인 걸

    인류 지탱하는 인류 밖의 ‘그것’우리가 세상을 복속시켰단 오만정치는 ‘인간의 나라’ 탈출하는 것새와 산과 강은 그저 거기 있을 뿐세상 향한 사랑, 영원하단 믿음은지쳐도 포기 말자는 시인의 외침 시인(詩人)이 별건가. 세상을 관심 있게 바라보고, 그러다 세상과 사랑에 빠지는 게 전부다. 그러다 보면 시가 시인에게 온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78)의 새 시집 ‘그날의 초록빛’은 우리에게 단순한 사실을 상기시킨다. 새와 산과 강은 그저 ‘거기에’ 있다. 그들에게는 아무 이유가 없다. “붉은머리오목눈이가 날아와 앉은/ 뽕나무 실가지 끝에/ 이슬 몇개가 달려 있다/ 그것은, 그렇다! 바로 저것이다!/ 저 가지는 올해 여기서 저기까지 길어져갔다/ 놀랍다! 우리가 확인할 수 없는 그것이 위대하다/ ‘그것’이 인류를 지탱한다”(‘이슬과 새의 무게와 그 시적인 순간에 대한 필연적 관계 설명’ 부분) 시인은 ‘그것’이 인류를 지탱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나’와 ‘너’가 아닌 어떤 것이다. 우리, 즉 인류 바깥에 존재하는 것이다. 실로 그렇다. 세상에 관한 지식을 쌓은 인류는 제멋대로 거기에 체계를 부여했다. 그리고 최상의 자리에 자기 자신을 위치시켰다. ‘만물의 영장’을 자처하며 세상의 모든 ‘그것’을 자기의 발밑에 복속시켰다. 시인의 말대로 ‘그것’이 인류를 지탱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오만’이 영원히 이어질 수 없음을, 우리는 일상에서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 “온전하기 싫어/ 온존은 질색이야/ 나는 나를 죽이는 관료적인 인격을 쌓기 싫어/ 해탈하지 않을 거야/ 나의 정치는/ 인간의 나라에서/ 나가고 싶어/ 이러다가 나도 불필요한 인간으로/ 지구에서, 죽이면서 죽을 것 같아/ 정말로/ 나의/ 시는/ 날마다 이렇게 시를 이기지 못한/ 난투극이야”(‘시적인 순간에서 사적인 순간으로’ 부분) 돌려서 말하기에는 사태가 시급하다고 판단한 걸까. 문명을 비판하는 시인의 문장은 꽤 직설적이다. 김용택의 ‘정치’는 ‘인간의 나라’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인간이 집요하게 쌓아 올려왔던 걸 거부하는 일이다. “지구에서, 죽이면서 죽을 것 같아”라고 말하는 시인의 진단은 평이하지만 적실하다. 죽고 죽이기를 반복하는 인간의 정치에서 우리는 벗어날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의로움에 시달려라 희망이 보일 것이다 그러나/ 질서의 균열은 예상치 않은 곳에서 시작되어/ 간격을 넓혀간다/ 그 틈에서 찾은 내장은 예전과 다른 물질일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시의 뜻대로 된 것은 없다/ 우리는 이미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에 진입했다/ 피 흘리는 전쟁은 끝났다 전쟁을 시켜놓고/ 오른발 왼발 까딱거리며 유튜브나 검색할 것인가”(‘시를 읽는 시간’ 부분) “그때나 지금이나 시의 뜻대로 된 것은 없다”고 토로한 것처럼 시는 무력하다. 싸우지 말자고, 평화를 사랑하자고 그리도 오래 노래해 왔건만 세상은 시의 뜻에는 별 관심이 없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포착이 그 앞에 나온다. ‘질서의 균열’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점점 크기를 키워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간만이 유일한 가치의 척도였던 세계에 금이 가고 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사랑한다. 내가 사는 곳이 나는 좋다. 그 세상 속에 네가 있다. 허구를 두려워하라. 인류가 사랑해왔던 세상보다 더 많은 세상을 너는 사랑하라. 세상을 향한 사랑만이 흥망성쇠를 모른다. 여한이 없는 삶이 어디 있을까. 그래도 여한이 없는 사랑은 있다. 그 사랑은 끝을 모른다. 무슨 일이 있어도 되살아나 자신을 지배한다.”(‘조용하게, 강으로, 그러다 흐르라’ 부분) 세상을 향한 사랑만이 영원하다는 믿음. 돌이켜 보면 적대와 전쟁만큼 사랑과 평화도 있었다. 사랑 역시 세상을 움직여 온 힘이다. 조금 지칠 순 있어도 포기하지 말자고 노(老)시인은 제안한다. 이 외침은 얼마나 많은 이에게 가닿을 수 있을까. 시인의 말엔 이렇게 적었다. “시? 시는 착오들의 율동, 저 별이/ 여기 이 별로 오는 그 무수한 수, 그러니까/ 어디에서 쉬고 있는 나비와 바람과 사랑의/ 서사(敍事),/ 그것은 신비로운 약속!”
  • 낙조에 흘려보낸 못난 마음… 그래서 당신은 잘 지냈나요[박상준의 문장 여행]

    낙조에 흘려보낸 못난 마음… 그래서 당신은 잘 지냈나요[박상준의 문장 여행]

    한 편의 영화 같은 봄날‘파반느’ 스크린에 비친 도시고가 아래 이화달팽이길가로등 불빛 아래 나눈 진심용기와 희망을 품은 동네한 줄의 사랑 담은 책방방산종합상가 A동 132호빛나지 않는 존재들의 반짝임서로가 서로를 발견하는 곳그래서, 그곳 이름이 ‘그래서’“사람들이 말하는 꿈같은 일이란 실은 별다른 일이 아니야. … 그냥 살아가듯이 그냥 사랑하는 거야. 기적 같은 사랑이란 그런 거라구. 보잘것없는 인간이 보잘것없는 인간과 더불어…누구에게 보이지도, 보여줄 수도 없는 사랑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나가는 거야.”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박민규) 中 외롭고 막막하여 단단한 벽, 자꾸만 세상의 바깥으로 떠미는 원심의 힘. 이데올로기가 된 외모와 그마저 수정 가능한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소설 속 요한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구심은 사랑을 상상하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누군가를 향한 맹목의 사랑은 애당초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었던 일이므로. 거친 숨을 내쉬며 낙산의 계단을 오르다가, 가쁜 숨들이 오가는 시장을 거닐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면 나를 닮은 그들이 있다. ●사뿐사뿐 이화동 영화 ‘파반느’를 보고 원작 소설을 다시 꺼내 읽는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위즈덤하우스)는 못생긴 ‘그녀’, 상처를 가진 ‘나’ 그리고 요한의 사랑과 우정에 관한 이야기다. 박민규 작가는 “아주 못생겼어도 나를 사랑했겠느냐”라는 아내의 질문을 받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도시를 살아가는 우리는 누구나 품 안에 못생긴 상처 하나씩을 안고 살아간다. 소설 속 그녀를 연기한 고아성 배우의 말을 빌리면, 아름다워야만 한다는 세상의 묵시와 그러므로 더 아름다워지고 싶다는 욕망의 이면에는 우리 각자의 “사랑할 자신이 없는 못난 마음”이 있다. 영화 ‘파반느’는 영상에 익숙한 오늘의 세대와 같이 도시 속을 거닐며 그 상상을 조금 더 익숙한 언어로 풀어놓는다. 소설 속 그 무대는 1980년대의 서울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 도시가 정확히 어디인지, 어느 시대를 살아가는지 말하지 않는다. 대신 많은 장면을 서울에서 촬영했다. 이종필 감독은 오늘의 서울에서 용기와 희망이 되는 장소들을 찾아 카메라에 담는다. 이화동, 방산시장, 신촌의 창전동 골목, 주인공들이 배드민턴을 치던 연희동 궁동공원, 신수동 도프레코드 같은 쌈지의 장소는 오래도록 변하지 않은 서울의 동네다. 그래서 영화가 그린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의 도시는 노란색 조명처럼 따뜻하다. 그 가운데 이화동은 나(영화 속 경록)와 그녀(영화 속 미정)의 사랑이 시작되는 장면으로 인해, 가장 밝게 빛난다. 영화 속 미정의 집은 이화달팽이길 위쪽 골목이다. 이화달팽이길은 그 모양이 달팽이 집 문양과 비슷해 달팽이길이다. 높은 옹벽을 마주한 채 다리 아래에서 위로 나선을 그리며 오른다. 경록과 미정이 가로등 불빛 아래, 봄 햇살 같은 진심을 주고받던 장소는 이화달팽이길 위쪽의 충신4나길과 낙산성곽서길 사이 콘크리트 계단 앞이다. 그리고 다음 날, 미정은 나비처럼 손끝을 팔랑거리며 이화동 계단을 경쾌하게 내려온다. 찬란한 하루의 시작, 그때 미정은 처음으로 고개를 든 채 걷는다. ●한양도성 그리고 고궁을 걷는 길 미정의 집에서 조금 더 오르면 낙산성곽서길이다. 서울 한양도성 가운데 비교적 걷기가 편하고 전망이 빼어나며 쉼터가 많은 구간이다. 영화가 담지 못한 장면의 바깥에서, 미정과 경록은 한양도성을 동무 삼아 낙산 정상과 한양도성박물관 사이를 반복해 오래 걷지 않았을까. 사람들과 부대끼지 않으며 내 사는 도시의 전경을 곁에 두고 나란히 걸을 수 있는 길은, 막 사랑에 빠진 이들이 서로를 곁눈질하고 발을 맞추기에 알맞다. 또 해 질 녘에는 서로의 수줍은 마음을 붉게 물든 노을 속에 숨길 수 있다. 그 길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놓지 못하는 인간들은, 그래서 서로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현실의 연인들은 낙산 정상에서 곧장 창신동 쪽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낙산5길의 채석장전망대 카페 낙타는 옛 채석장 산기슭에 기댄 ‘十’자 모양의 건물이다. 카페 낙타의 ‘一’자에 해당하는 내부에서는 창신동과 숭인동 군락과 동망봉이 보인다. 동망봉(東望峰)은 슬픈 역사가 깃든 장소다. 그 이름은 동쪽을 바라본다는 뜻이다. 동쪽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도 나오는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를 가리킨다. 단종의 비 정순왕후는 82세까지 동망봉 정업원(청룡사)에서 지내며 단종을 그리워했다. 동망봉 반대편은 옛 한양의 압도적인 풍경이 금세 그 쓸쓸함을 지운다. 성곽을 곁에 두고 걷기에는 이화동 낙산성곽서길이 좋지만 한양도성을 포함한 전망은 한양도성 일대보다 낙산5길이 낫다. 한양도성과 남산 위 N서울타워와 시가지 전경은 들뜬 마음을 한껏 더 부풀게 한다. 그래서 주변의 카페나 식당은 하나같이 그 전망을 품고 있다. 옥상 전망대, 테라스의 난간, 실내의 통창, 주택을 개조한 자그마한 방 등 형태가 다양해 선호대로 택할 수 있다. 영화 ‘파반느’가 이화동에서 사랑을 시작했다면,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가 택한 장소는 고궁이다. ‘가고 싶은 곳 없어요?’라는 나의 말에 그녀는 얼마간 머뭇거리다 ‘고궁’이라고 답한다. ‘어느 한가한 도서관을 열 배는 확장’시켜 놓은 옛 궁궐을, 두 사람은 자주 찾는다. 그때 고궁을 걷는 그녀의 마음은 사랑에 대한 믿음과 상실에 대한 두려움, 왕녀와 시녀 중 어느 쪽에 속했을까. 소설에 고궁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고궁을 나와서는 화랑에 들렀고 드립 커피를 마셨다고만 쓰여 있다. 궁궐을 따라 걷는 코스는 정동길이나 국립현대미술관이 있는 사간동 일대가 운치 있다. 그러나 소설의 두 사람에게는 사람이 적어 한적한 창덕궁 서쪽 원서동이 적당하다. 창덕궁 돈화문에서 원서동빨래터까지 700m 남짓한 거리는 북촌에서도 가장 고즈넉한 골목이다. 곧 창덕궁 후원의 숲과 맞닿아 푸르고 길이 끝날 즈음에는 종로구립 고희동미술관이 반긴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춘곡 고희동이 40여 년간 머문 옛집에는, 고희동 화백과 동료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군방자재(群芳自在)’는 고희동 외 일곱 명의 작가가 같이 그린 작품이다. 매화와 국화와 수선화가 계절과 무관하게 한데 피어 있어 오래도록 들여다보게 한다. 봄날에는 창덕궁 역시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고궁의 봄은 어디든 아름답지만 봄꽃으로만 치자면 단연 창덕궁이다. 특히 성정각 담을 낀 후원의 입구는 매화의 천국이다. 겹겹이 붉은 자시문 앞 만첩홍매를 시작으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낙선재 쪽으로 가지를 드리운 수양벚나무는 이르지만 여느 꽃들은 3월 하순이면 활짝 피어난다. 그즈음 성정각 안쪽에서는 담 위로 높게 자란 살구꽃이 곱다. ●그래서 책방, 방산시장의 숨은 발견 영화와 소설에는 세 사람이 근무하는 백화점 ‘유토피아’와, 멀지 않은 단골 술집 ‘켄터키HOPE’가 자주 등장한다. 영화는 유토피아를 나와서 희망(HOPE)을 찾아가는 길로 방산종합시장을 택한다. 어느 날 경록은 사람을 상대하는 것보다 비를 상대하는 게 쉽다는 미정 쪽으로 제 옷이 젖는 줄도 모르고 우산을 기울이며 걷는다. 그 또한 방산종합시장 동남쪽 오거리에서 촬영한 장면이다. 방산종합시장은 6·25 전쟁을 전후해 미군의 식료품이 거래되는 ‘양키시장’이었으나 1976년 옛 방산국민학교 터에 시장이 개설되며 지금의 형태를 갖췄다. 지류와 인쇄, 포장 재료가 주를 이루고 판촉물 가게가 여럿이다. 다른 존재를 빛나게 하는, 주연보다 조연들의 시장인 셈이다. 이종필 감독이 방산시장을 택한 건 그런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빛나지 않는 존재들의 반짝임. 그리고 시장 안에는 정말 그런 장소가 숨어 있다. 박민규 작가는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에서 요한의 입을 빌려 “인간은 하나의 극을 가진 전선 같은 존재”라고 썼다. 그러므로 서로가 서로의 영혼에 불을 밝히고 서로를 발견해야 한다고. 방산종합상가 A동 2층 132호에 있는 책방 ‘그래서’는 방산시장의 발견이다. 상가는 무뚝뚝한 복도를 사이에 두고 라벨, 인쇄, 포장 자재를 다루는 사무실과 작업실이 마주한다. 그 틈에 뿌리내려 7년을 살아낸 책방은 낯설어 진귀하다. 이현행, 오주현 씨는 책방 안에서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자꾸만 묻는다. 그래서 요즘은 어떻게 지내요?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그래서 당신은 어떻게 사는지, 어떤 꿈을 꾸는지,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그래서, 책방의 이름이 ‘그래서’다. 작고 사소한 존재들을 응원하는 그들만의 방식이다. 책방에 그치지 않는다. 전시하는 쇼룸과, 워크숍이 이뤄지는 워크룸까지 포함한다. 때로는 방산시장에서 남은 자투리 종이처럼, 쓸모를 다한 것들을 지역 예술가와 되살리는 프로젝트를 하는데, 이는 전시로, 워크숍으로 그리고 다시 기록으로 남겨져 순환한다. 그렇게 책방과 연을 맺은 작가들이 방산시장 안에 하나둘 자리를 잡고 연대한다. 아직은 대여섯 곳에 불과하지만 첫 프로젝트로 6월 서울국제도서전 기간에 맞춰 ‘서울자체도서전’을 열 계획이다. ●두릅과 귀여운 할머니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좋은 여름)’를 쓴 하정 작가의 여름맨션(A동 3층 78호)도 그중 한 곳이다. 작가의 작업실이지만 책이나 굿즈를 파는 곳이기도 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는 작가가 여행 중에 덴마크 모녀를 만나 빚은 추억의 기록이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서로의 삶을 밝히는 이야기라 좋다. 그렇게 방산시장을 오가다 보면 간판 하나, 상자 하나, 라벨 하나도 예사롭지 않다. 작은 것들의 반짝임이 자꾸만 눈에 밟힌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의 주인공 그녀는 스스로를 오래전 “마음속에서... 얼굴을 도려낸 여자”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인간은 서로를 사랑하는 한 “스스로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는 동물”이다. 그녀 또한 사랑을 추억하므로 소설의 바깥에서 귀여운 할머니로 늙어가고 있지는 않을까. 방산시장을 나와서는 ‘희망’으로 옮겨간다. 퇴계로 방면으로 10여 분 거리에는 두릅이라는 술집이 있다. 영화 ‘파반느’에서 세 사람의 단골 술집 켄터키HOPE의 외관이 두릅을 빌려왔다. 켄터키HOPE의 간판이 빛나던 자리에는 다시 두릅의 한자인 ‘吻頭(문두)’가 걸려 있다. 김도현 씨는 작은 선술집을 내고 싶어 주류 도매업체와 기획사에서 일하며 두릅을 준비했다. 두릅 하면 자연스레 나물이 떠오르는데 실은 이유 없이 붙인 이름이다. 그래서 로마자 표기는 Dureup에서 ‘eu’(이유)가 없는 Durp다. 영화 ‘파반느’에서는 호프(HOP)에 ‘E’가 붙어 희망(HOPE)이 되었던가. 자신의 가게에 ‘세월이 묻는 게 좋다’는 그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파반느’의 두 주인공이 즐겨 찾기에는 힙(hip)한 술집이기는 하다. 글·사진 박상준 여행작가
  • 한겨울 이긴 FA 5인방, 봄야구 날아오른다

    한겨울 이긴 FA 5인방, 봄야구 날아오른다

    기회는 많지 않았지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다 보여줬다. 이제 선택의 가치를 증명하는 일만 남았다.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유난히 애달프고 추운 시간을 보냈던 선수들이 시범경기에서 존재감을 뽐내며 정규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KIA 불펜 조상우·김범수·홍건희 호투 KIA 타이거즈는 올해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9위라는 아쉬운 결과에 그쳤지만 부진한 성적 속에서도 희망을 봤다. FA 불펜 3인방 조상우(2년 15억원), 김범수(3년 20억원), 홍건희(1년 7억원)가 호투했다는 점이다. 조상우는 5경기 5이닝 평균자책점 1.80, 김범수는 4경기 3과3분의1이닝 평균자책점 0, 홍건희는 3경기 3이닝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KIA는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직전인 지난 1월 21일 세 선수의 계약 소식을 발표했다. FA 시장에서 이들의 가치가 낮게 평가되면서 계약이 늦어졌지만 극적으로 KIA와 함께하게 됐다. KIA는 2024년 통합 우승을 차지했으나 지난해 8위로 추락했다. 불펜이 흔들린 게 뼈아팠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5.22로 전체 9위였고 구원패(29패)와 블론세이브(21개)는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그만큼 허리 고민이 깊었던 KIA였기에 세 선수의 시범경기 활약이 든든하다. 이범호 KIA 감독도 김범수에 대해 “아껴가면서 쓰고 있다. 1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필승조로 생각 중”이라고 말하는 등 신뢰를 보내고 있다. ●kt 포수 장성우 불방망이 타격감 과시 이들보다 하루 앞서 계약한 kt 위즈 포수 장성우(2년 16억원)도 변함없는 수비에 더해 시범경기 막바지 4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내는 등 타격감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이강철 kt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장성우를 중심 타선에 기용하고, 지명타자로도 내보내며 수비는 물론 공격력까지 극대화하기 위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 손아섭 3할대 타율… 부활 가능성 은퇴 갈림길에 섰다가 지난 2월 5일 1년 1억원에 한화 이글스와 계약한 손아섭은 7경기에서 13타수 5안타 타율 0.385 2타점 1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923을 기록하며 부활의 가능성을 보였다. 많은 기회가 있던 것도 아니고 화려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백업 선수로 밀린 처지지만 주전들이 부진할 때 언제든 나설 수 있는 경쟁력은 충분히 입증했다. 손아섭의 활약에 김경문 한화 감독은 “역시 베테랑이 그냥 베테랑이 아니다. 쉬었다 나가도 자기 역할을 한다”면서 “개막전 때부터 중요한 타이밍에 대타로 나갈 수 있도록 준비시키겠다”고 밝혔다.
  • 강북 가로수 가꿔줄 ‘나무돌보미’ 모집

    서울 강북구가 가로수와 녹지대를 입양해 자유롭게 가꾸는 ‘나무돌보미’를 상시 모집한다고 25일 밝혔다. 이 사업은 주민 참여로 지속 가능한 녹지 관리 문화를 정착시키고, 공공녹지시설물에 관한 관심과 책임 의식을 높이기 위해 추진된다. 나무돌보미는 가로수와 띠녹지(가로수 하부 화단) 등 공공 목적으로 식재된 수목을 입양해 실명으로 관리하는 자원봉사 활동이다. 참여자는 물 주기, 잡초 제거 등 일상적 관리부터 낙엽 수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다. 시민 개인뿐 아니라 학교, 기업도 참여할 수 있다. 개인은 주로 거주지 또는 건물 인근 가로수를 맡아 관리하며 1인당 최대 5주의 가로수를 돌볼 수 있다. 단체는 동네숲 등 일정 규모 이상의 시설물 설치 공간이나 대로변 가로 구간을 담당하게 된다. 구는 참여자 중 희망자에게 청소용품과 집게 등 안전 물품을 지원하고, 봉사활동 시간도 제공할 계획이다. 봉사 시간은 평일 최대 2시간, 주말 및 공휴일 최대 4시간까지 부여된다.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나무돌보미 사업을 통해 구민이 직접 지역 환경을 가꾸는 데 참여할 수 있다”며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 [김정인의 역사프리즘] 해외 입양, 인권 침해의 잔혹사

    [김정인의 역사프리즘] 해외 입양, 인권 침해의 잔혹사

    제3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진실화해위)가 출범했다. 송상교 위원장은 지난 11일 첫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입양 및 시설 입소자 인권 침해 사건을 처리할 조사3국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설 입소자 인권 침해 사건은 2020년 제2기 진실화해위가 출범하면서 형제복지원 사건을 1호 사건으로 접수해 조사할 만큼 큰 주목을 받았다. 해외 입양 과정 인권 침해 사건은 2022년에 진실화해위가 진상규명 신청을 받고 2023년부터 조사에 들어가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2025년 진실화해위는 조사를 개시한 367건 중 56건에 대해 진실 규명을 결정했다. 한국전쟁 이후 14만명을 헤아리는 아동이 해외 입양이 된 만큼 3기 진실화해위의 조사 활동은 큰 사회적 관심을 끌 것이다. 3기 진실화해위 출범 첫날, 1호 사건으로 해외 입양 피해자 311명이 진실 규명 신청서를 제출했다. 해외 입양의 역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이 난민 아동을 미국으로 입양 보내면서 시작되었다. 한국에서는 1950년대 한국전쟁으로 생겨난 전쟁고아와 혼혈아동이 미국에 입양을 간 것이 해외 입양의 시작이었다. 정부는 1961년 해외 입양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고아입양특례법’을 제정했다. 이후 기아, 미아, 나아가 미혼모 자녀 등 수많은 ‘요보호아동’이 해외 입양 대상이 되었고 해외 입양 아동은 급증했다. 1985년에는 8837명에 이를 정도였다. 그나마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해외 언론에서 ‘아동 수출국’이라고 비판하는 보도가 이어지는 등 부정적인 국제 여론이 조성되자 정부는 1991년부터 매년 2000명 수준으로 숫자를 조정했다. ‘제2기 진실화해위원회 종합보고서’ 제3권에 따르면 1955년부터 1999년까지 해외 입양된 아동은 14만 1778명이나 된다. 해외 입양은 전쟁이나 기근, 전염병 같은 위기를 맞은 국가들이 모든 아동을 양육할 수 없는 상황을 극복하고자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한국의 높은 해외 입양 비율은 이러한 보편적 맥락에서 비롯되지 않은 ‘현상’이었다. 한국의 해외 입양은 1980년대까지도 세계 1위였다. 제2기 진실화해위는 해외 입양 과정에서 정부가 미비한 입법, 부실한 관리와 감독, 행정절차의 미이행 등을 자행해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해야 할 책무를 방기하고 수많은 아동을 해외로 입양 보냄으로써 헌법과 국제협약으로 보장된 입양 아동의 인권을 침해했음을 인정했다. 진실화해위 조사에 따르면 정부는 한국전쟁 이후 줄곧 아동 복지를 강화하기보다는 오로지 경제적 관점에서 정부 예산이 들지 않는 해외 입양을 ‘요보호아동’ 대책으로 활용했다. 정부는 입양 대상 아동의 인수, 양부모 검증, 입양 수속, 출국, 외국에서의 법적 절차 완료 등 모든 입양 실무를 민간 입양 알선기관에 일임하고 제대로 관리 감독을 하지도 않았다. ‘고아입양특례법’, ‘입양특례법’(1976년 제정)을 기반으로 해외 입양의 이해당사자인 입양알선기관장에게 후견권, 입양 동의권 등 아동의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 입양알선기관의 부적절한 조치를 방조했다.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동안 해외 입양 과정에서 미아가 고아로 조작되거나, 친부모가 있는데도 친부모의 동의를 받지 않거나 혹은 전혀 다른 사람으로 신원이 바뀌어 입양되는 일도 일어났다. 이들 가운데 미국, 프랑스 등 11개국에 사는 367명의 해외 입양 아동이 자신의 ‘정체성을 알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진실화해위에 진실 규명을 신청했던 것이다. 그들은 해외 입양 과정에서 일괄적으로 ‘고아 호적’이 만들어지면서 전혀 다른 사람의 신원으로 변경돼 본래의 신원을 알 수 없거나 혹은 가족에 대한 정보가 변동되거나 유실되는 등 영문도 모른 채 자신의 운명이 바뀌게 된 인권 침해 과정에 대한 진실 규명을 요구했다. 해외 입양 과정 인권 침해 사건이 주목받는 가운데 2025년 이재명 정부는 민간이 주도해 온 국내외 입양체계를 정부가 관리하는 ‘공공제’로 바꿨고, 국제 입양 시 아동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입양에 의한 아동 탈취·매매·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국제 입양의 요건과 절차를 규정한 국제협약인 헤이그국제아동입양협약 비준도 마무리했다. 세계적으로는 해외 입양을 전면 금지하는 나라도 생겨나고 있다. 러시아는 2012년부터, 중국은 2024년부터 해외 입양을 금지한다고 선언했다. 한국의 경우 2023년부터는 해외 입양 아동 수가 두 자리로 줄었으며 정부는 2029년까지 사실상 종식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해외 입양이 절정에 달했던 1980년대 중반은 3저(저금리, 저유가, 저달러) 호황의 시대이기도 했다. 그 시절 필자는 매주 보육시설에 자원봉사를 다녔다. 어린 친구들이 기막힌 기준으로 갑자기 해외로 입양되는 일을 숱하게 목격했다. 해외 입양이 어른들의 돈벌이 수단이라는 사실에 분노했고 좌절했다. 제3기 진실화해위가 이 끔찍한 인권 침해의 잔혹사를 낱낱이 파헤쳐 주길 기대한다. 그것이 내 기억 속 어린 친구들이 이역만리 낯선 곳에서 고통스럽게 겪어야 했던 정체성의 혼란과 방황을 극복하고 치유할 수 있는 희망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
  • 구민 찾아가는 밀착 건강관리 펴는 동작

    서울 동작구는 생활 밀착형 구민 건강관리 서비스 ‘현장보건소’와 ‘주민건강교실’을 운영한다고 24일 밝혔다. 현장보건소는 다음 달 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사당만남의공원(사당역 7번 출구)에서 열린다. 총 21개 부스가 마련되고 ‘건강체험존’과 ‘건강홍보존’ 등 두 가지 테마로 운영된다. 건강체험존에서는 결핵 이동검진, 임산부 체험, 치매 조기 검진, 금연·절주 등 8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건강홍보존은 동작구민 건강주치의 사업, 맞춤형 건강회복 지원사업 등을 안내한다. 주민건강교실은 대사증후군 등록관리 대상자와 주민 대상으로 사당보건지소 내 동작 재활 헬스센터에서 운영된다. 27일 1회차를 시작으로 5월까지 매월 넷째 주 금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되며, 전문 강사진이 질환별 정보와 실천할 수 있는 운동 방법을 알려준다. 회차별 14명을 선착순 모집하며, 참여를 희망하는 주민은 사당보건지소에 연락하면 된다. 박일하 구청장은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건강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 친화 도시를 만들어가겠다”며 “앞으로도 전 세대를 아우르는 건강 정책을 지속해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 영등포 방치된 땅, 96면 주차장으로 활용

    영등포 방치된 땅, 96면 주차장으로 활용

    서울 영등포구가 주택가 주차난 해소를 위해 방치된 ‘자투리땅’을 구민을 위한 주차장으로 조성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에 조성된 신길5동(신길동 410-145번지 일대) 주차장은 96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규모다. 이 일대는 신길 5동, 대림1동, 대림3동이 인접한 주택가로 주민들의 주차 수요가 많은 곳이다. ‘거주자우선주차장’으로 운영되며, 이용을 희망하는 인근 주민은 영등포구시설관리공단에 유선 또는 방문 신청할 수 있다. 이곳은 신길5동 지역주택조합 사업 구역 내 유휴지로 착공 전까지 장기간 방치됐다. 이후 무성한 잡초와 쓰레기 무단 투기 등으로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민원이 지속돼 왔다. 구가 만성적인 주차난을 해소하고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신길5동 지역주택조합과 협의를 이어온 결과 착공 전까지 이곳을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지역주택조합의 적극적 협조로 주차난과 생활 환경 개선을 동시에 해결한 모범 사례”라며 “도심 속 유휴 부지를 적극 발굴해 구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생활 밀착형 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 ‘24일 8시 44분’ 전쟁 끝날까…트럼프 ‘최후통첩’이 가져올 미래 [핫이슈]

    ‘24일 8시 44분’ 전쟁 끝날까…트럼프 ‘최후통첩’이 가져올 미래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48시간 최후통첩’ 시한이 임박하면서 중동 전역에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SNS에 “이란이 지금 시점으로부터 48시간 이내에 아무런 위협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가장 큰 발전소를 시작으로 이란의 각종 발전소를 공격해 초토화(obliterate)할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48시간’의 시한 만료 시점은 미 동부 시간 기준 23일 오후 7시 44분, 한국 시간으로는 24일 오전 8시 44분이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통제하는 가스 화력발전소와 기타 유형의 발전소가 잠재적 표적”이라고 언급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최대의 발전소가 부셰르에 있는 원자력발전소라고 밝히며 “수십 년 동안 원자력발전소는 환경 재앙을 초래할 명백한 위험 때문에 공격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고 전했다. 최후통첩도 먹히지 않으면 생기는 일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48시간 최후통첩 기한이 지난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지 않는다면 이란뿐 아니라 중동과 아시아 일부 지역에는 재앙에 가까운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대로 이란의 발전소들이 미군의 폭격을 받으면 사실상 이란 전역의 전기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 이는 산업시설과 의료시설의 가동 중단으로 이어지고 더욱 거센 수위의 보복을 쏟아낼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란의 발전소에 대한 공습이 핵무기를 투하하는 것과 같은 위력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23일 YTN ‘뉴스NOW’에 출연해 “발전소를 공격한다는 것은 핵무기와 비슷한 효과를 가진다. 방사능 피폭은 없지만 순식간에 암흑 도시가 되기 때문”이라면서 “일상생활부터 산업, 경제 시설, 미사일과 드론 생산도 모두 마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이란 내부에서부터 ‘반전 여론’이 쏟아지길 원하지만 이슬람 국가인 이란의 특성상 항전 의지를 굽힐 수는 없다. 그래서 발전소 공격은 오히려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발전소를 포함해 민간 시설까지 공격하면 미국도 비난받을 가능성이 있다. 엄청난 부담이기 때문에 (최후통첩 후) 발전소 공습을 할지 안 할지 알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이미 미국은 전력을 최대로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후통첩 마감 전 충돌 막으려면?미국이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던 해병대뿐 아니라 미국에 있는 해병대 2500명의 추가 병력까지 중동으로 파견한 가운데, 이들이 도착하기 전 협상이 진행된다면 지상전 개입과 이란 발전소 전면 타격 등 최악의 충돌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나온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22일 “미국이 회담 국면으로의 전환에 대비한 초기 논의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특사 스티브 윗코프가 논의에 참여한 상태”라며 “미 당국은 협상에 최적인 이란의 인사가 누구인지 그리고 어느 나라가 최고의 중재를 할 수 있을지 파악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을 상대로 5년간 미사일 프로그램을 추진하지 않고 우라늄 농축을 하지 않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작년에 폭격한 나탄즈·포르도·이스파한 핵 시설을 해체하는 등 6대 요구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악시오스는 “이란이 요구하는 전쟁 배상 부분과 관련해 미국이 이란에 동결 자산을 반환하고 이란은 이를 배상으로 규정하는 방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에서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책을 따를 가능성은 낮으며 강공 모드로 완전한 종식을 위해 미국·이스라엘의 비용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니세 바시리 타브리지 채텀하우스 중동·북아프리카 프로그램 연구원은 미 NBC에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에 굴복할 가능성은 낮다”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 부족 및 이란 측의 반응을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고 판단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며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쟁이 끝난 후 추가적인 행동 위협을 멈추도록 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며 계속해서 비용을 증가시키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정은귀의 시선] 거짓말, 거짓말

    [정은귀의 시선] 거짓말, 거짓말

    우리는 늙은 거지처럼 구부정하게 자루를 메고 쿨럭이며 진창을 걸었다 따라오는 섬광을 등지고 절뚝이며 먼 쉼터를 향해 힘겹게 걸어갔다 졸며 행군했다 군화도 없이. 피 묻은 발로 절뚝이며, 모두 눈먼 절름발이 피로에 취해 뒤에서 조용히 떨어지는 가스탄 소리도 못 들었다. 가스다! 가스다! 서둘러! 허둥지둥 황홀경, 서툰 방독면을 겨우 쓰는데 (중략) 희미한 창문 너머 짙은 초록빛 초록바다 속인 듯 그가 익사하는 걸 봤다 -W 오언, ‘Dulce et Decorum Est’ 중 영국 시인 윌프레드 오언의 시다. 오언은 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는 시를 많이 썼는데 부상에서 복귀한 후 프랑스 전선에서 사망한다. 그의 나이 스물다섯. 1차 세계대전이 휴전협정을 맺기 1주일 전이었다. 오언의 어머니는 아들 사망 소식과 전쟁 종식 소식을 같은 날 받는다. 참호전이 벌어지던 당시 전장의 분위기를 실감나게 전해 주는 시를 읽어 본다. 졸며 행군하다 염소가스 공격을 받은 병사들, 서둘러 방독면을 쓰지만 치명적인 독가스는 이미 폐에 심각한 출혈을 일으켰다. 시 말미에 시인은 전쟁 참여를 독려하는 선전가에게 말을 건넨다. 당신이 전장의 현장을 보고 들어보면 젊은이들에게 ‘그 오래된 거짓말’을 못할 거라고. 시인은 호라티우스의 시 구절을 라틴어 그대로 인용해 제목으로 삼는다. “조국을 위해 죽는 것은 달콤하고 명예롭다”라는 뜻. 오언이 이 시를 어머니께 편지에 동봉해 보내고 세상을 떠났기에 전장의 참상은 이렇게 기적적으로 세상에 남아 전해진다. 전쟁을 미화하는 목소리 속에서 전쟁은 미치광이들의 오래된 거짓말이라고 시인은 비스듬히 폭로한다. 애국적인 수사는 죽은 이의 사후에 덧씌워지는 것이니 믿지 말라고. 우리가 잊고 있던 전쟁의 고통스러운 감각을 선명하게 보여 주는 시를 아프게 읽으며 지금의 전쟁을 바라본다. 비디오게임처럼 인공지능(AI)이 타격점을 맞히는 현대의 전쟁은 고통스러운 감각이 소거되었다. 현실은 이미지로 축소된다. 사람들은 죽어 가지만 고통스러운 몸은 재현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죽음은 공감과 연대의 가능성을 지운다. 오늘날 전쟁의 언어는 경험에서 감각을 지운다. 군사작전 중 희생된 무고한 민간인이 ‘부수적 피해’라니, 개인의 고통은 입력되지 않는다.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AI라는 기술에 의지해 드론과 원격 타격 중심으로 돌아가는 전쟁은 누가 어떻게 죽였는지 그 책임소재를 분산시킨다. 알고리즘을 설계한 사람인지, 공격 명령을 내린 사람인지, 알고리즘 자체인지, 추적 불가능한 구조 안에서 책임과 윤리의 자리는 증발한다. 사람들은 계속 죽어 가는데도 고통이 입력되지 않는 기이한 시절에 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오언을 다시 읽는 것은 그런 이유다. 지워진 감각을 호출하면서 보이지 않는 죽음, 들리지 않는 비명, 기록되지 않는 시간을 일깨우는 일. 오언이 그 옛날, 질척이는 참호에서 피를 토하는 동료들을 보면서 쓴 이 시는 전쟁을 부추기는 ‘오래된 거짓말’을 폭로했다. 오늘의 시인은 기술적으로 완곡하게 표현되는 기만의 언어를 해체하고 감각을 일깨우는 시를 써야 한다. 누가 죽였고 왜 죽어야 하는지, 인간이라면 마땅히 져야 하는 책임의 자리를 다시 묻고 기입하고 숫자와 알고리즘에 가려진 고통의 감각을 되살려야 한다. 감각이 둔해지면 쉽게 잊는다. 지워진 진실을 복원하는 문학의 자리, 상실의 고통을 몸으로 앓는 시의 언어는 그래서 지금 더 절실하다. 죽음과 데이터 사이, 타격과 성공률 사이, 인간과 공격 목표 사이, 연산으로 소거되지 않는 이 세계의 구체적인 몸을 응시하는 일, 시의 언어는 거기서 나와야 한다. 곧 열리는 DMZ세계문학페스타에 초대된 한 작가의 여정을 그려 본다. 팔레스타인 서안 지역을 나와 포탄 떨어지는 오만공항과 두바이공항을 거쳐 그녀가 우리 곁에 무사히 올 수 있을까. 우리가 만나 고통의 감각을 나누며 평화와 희망의 연대를 이야기할 수 있기를, 그때쯤엔 거짓말처럼 전쟁이 끝나 있길 바라 본다.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 요양원에서 피어난 사랑…91세 신부, 67세 신랑과 생애 첫 웨딩마치 [여기는 동남아]

    요양원에서 피어난 사랑…91세 신부, 67세 신랑과 생애 첫 웨딩마치 [여기는 동남아]

    말레이시아의 한 요양원에서 91세 여성이 67세 남성을 만나 생애 처음으로 웨딩드레스를 입은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말레이시아 페낭에 있는 실버 주빌리 노인 요양원에서는 지난 17일(현지시간) 후이루이룽(91·여)씨와 우차이싱(67·남)씨의 결혼식이 열렸다. 가족과 지인, 요양원 입소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결혼식은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두 사람의 인연은 지난해 12월 시작됐다. 우씨가 요양원에 입소하면서 후씨와 같은 식당 테이블에 앉게 된 것이 계기였다.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 두 사람은 손을 잡고 산책하거나 함께 장을 보는 등 일상을 공유하며 빠르게 가까워졌다. 특히 이번 결혼은 신부인 후씨의 적극적인 의사로 성사됐다. 후씨는 젊은 시절 부모를 돌보는 데 평생을 헌신하며 결혼과는 인연이 없었다. 건강이 악화하면서 6~7년 전 요양원에 입소했다. 후씨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와 함께 살고 싶어 결혼하자고 했다”며 “나이가 많아서 두려울 것도 없고, 그저 행복할 뿐이다”라고 밝혔다. 신랑 우씨도 마음이 다르지 않았다. 거동이 불편한 몸이지만 “후씨를 진심으로 아끼며, 남은 생을 그녀와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요양원 측은 결혼에 앞서 두 사람을 각각 면담해 이것이 자발적인 결정임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 요양원은 두 사람의 뜻을 존중해 결혼식 준비 전반을 지원했다. 행사 비용은 지역 기업과 단체, 개인 후원자들의 기부로 마련됐으며 자원봉사자들도 힘을 보탰다. 결혼식에는 또 다른 특별한 인연도 함께했다. 신랑 들러리와 신부 들러리를 맡은 70대 남녀 역시 이 요양원에서 만나 2년 넘게 교제 중인 커플이었다. 두 사람은 결혼 대신 현재의 관계에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요양원 관계자는 “입소자들의 삶에 의미 있는 순간을 만들어주고 싶었다”며 “두 사람의 결혼이 다른 입소자들에게도 큰 기쁨과 희망이 됐다”고 설명했다. 결혼식을 마친 후씨와 우씨는 요양원 내 같은 방에서 함께 생활을 시작했다.
  • 우리 이야기로, 빌보드까지 13년… 다시 완전체로, 세상 향해 ‘스윔’

    우리 이야기로, 빌보드까지 13년… 다시 완전체로, 세상 향해 ‘스윔’

    가사에 자신들의 성장 서사 담아내데뷔 2년 만에 지상파 음악방송 1위‘나 자신 사랑하자’ 메시지 세계 전파군백기 이후 선택은 한국의 ‘아리랑’ 5집 14개 트랙 멤버들 역량으로 채워방시혁 총괄 프로듀싱… 완성도 조율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에서 새로운 시작을 예고한 가운데 2013년 데뷔부터 현재까지 BTS의 행보는 단순한 K팝 아이돌 그룹의 성공을 넘어 대중음악 역사의 지형도를 바꾼 사건으로 읽힌다. 특히 그들은 자신들이 부르는 가사에 성장 서사를 투영하고 그것을 삶으로 증명해 왔다. “단 하루를 살아도/ 뭐라도 하라고/ 나약함은 담아둬”(‘노 모어 드림’) 2013년 6월 중소 기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했을 당시 ‘방탄복처럼 10대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힘든 일, 편견과 억압을 막아내겠다’는 뜻의 팀명은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그들은 주입식 교육과 꿈을 강요하는 사회적 모순을 날 선 힙합 비트에 담아 노래했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거대 팬덤 ‘아미’(ARMY)의 초석이 되는 팬들과 격식 없는 소통을 이어 갔다. BTS가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은 2015년 시작된 ‘화양연화’ 시리즈를 통해서다. 그들은 거친 힙합 전사 이미지에서 벗어나 청춘의 찬란함 속에 느껴지는 방황과 불안을 감성적인 멜로디로 고백했다. “하늘이 파래서 햇살이 빛나서/ 내 눈물이 더 잘 보이나 봐/ 왜 나는 너인지 왜 하필 너인지/ 왜 너를 떠날 수가 없는지”(‘아이 니드 유’) ‘아이 니드 유’로 데뷔 2년 만에 처음으로 지상파 음악방송 1위를 차지했으며 후속곡 ‘쩔어’의 뮤직비디오는 해외 팬들의 리액션 비디오를 통해 유튜브에서 폭발적인 바이럴을 일으켰다. 2016년에는 정규 2집 ‘윙스’의 타이틀곡 ‘피 땀 눈물’을 통해 빌보드 메인 음반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26위에 오르며 본격적인 글로벌 돌풍의 서막을 열었다. 2017년은 BTS가 서구권 주류 음악 시장의 견고한 유리천장을 깬 역사적인 해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저스틴 비버의 6년 연속 수상을 저지하고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받았으며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무대에서 ‘DNA’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멈춰 서도 괜찮아/ 아무 이유도 모르는 채 달릴 필요 없어/ 꿈이 없어도 괜찮아/ 잠시 행복을 느낄 네 순간들이 있다면”(‘낙원’) BTS는 또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를 통해 “나 자신을 사랑하자”는 보편적이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파했다. 2018년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 앨범은 한국 대중음악 역사상 최초로 미국 ‘빌보드 200’ 1위에 오르는 기적을 썼다. 같은 해 유엔 총회에 참석해 리더 RM이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당신의 목소리를 내주세요”라고 연설한 장면은 국경과 세대를 초월한 깊은 울림을 줬다. “어느 날 세상이 멈췄어 아무런 예고도 하나 없이/ (중략) 사람들은 말해 세상이 다 변했대/ 다행히도 우리 사이는/ 아직 여태 안 변했네”(‘라이프 고즈 온’)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멈춰 섰을 때, BTS는 음악으로 위로와 희망을 건넸다. 2020년 8월 경쾌한 디스코 팝 장르의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를 발매했다. 이 곡은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의 정상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이를 시작으로 ‘버터’, ‘퍼미션 투 댄스’, ‘라이프 고즈 온’, ‘마이 유니버스’ 등 모두 여섯 곡이 해당 차트 1위에 올랐다. 특히 ‘버터’는 10주 동안 1위를 차지하며 2021년 최다 주수 1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22년 6월 데뷔 9주년을 맞이해 발표한 앤솔러지 앨범 ‘프루프’를 기점으로, BTS는 그룹 활동을 잠시 쉬고 멤버 각자의 솔로 활동에 집중하는 ‘챕터 2’를 선언했다. 이는 끊임없이 달려온 그룹 활동에 쉼표를 찍고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3년 9개월간 ‘군백기’를 마치고 완전체로 돌아온 BTS의 선택은 한국인 정서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아리랑’이다. RM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방탄소년단: 더 리턴’ 예고편에서 “우리가 여전히 한국에서 온 촌놈이라는 사실”이라고 정의하면서 “당연하게 돌아와야 할 곳에 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0일 정식 발매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은 단순히 돌아왔다는 신호가 아니라 세계적 스타가 탄생하고 발을 딛고 서 있는 뿌리, 정체성을 내세운 선언이기도 하다. 지난 13일 공식 유튜브 채널 방탄TV에 공개된 애니메이션 예고편은 130년 시공간을 넘어서 평행이론의 풀이로 찬사를 받았다. 1896년 5월 8일자 워싱턴포스트(WP) ‘하워드의 일곱 한국인’ 기사가 바탕이 됐다. 당시 조선인 유학생이 남긴 최초의 ‘아리랑’ 녹음 기록을 오마주하며 타국에 우리 문화를 알린 선구적인 발자취, 그리움과 극복을 공유한 멤버와 팬덤 아미의 서사와 맞닿아 역사성과 예술성, 탁월한 해석력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5집은 멤버들의 음악적 외연을 확장했다는 의미도 크다. 14개 트랙에서 RM은 거의 전곡에 이름을 올렸고 슈가와 제이홉이 10곡 이상에 참여하는 등 멤버 개개인의 역량을 채워 넣었다. 여기에 미국 팝밴드 원리퍼블릭 리더이자 아델, 테일러 스위프트 등과 작업한 라이언 테더를 비롯해 실험적인 비트가 강점인 디플로, 정형화되지 않은 소리 질감을 사용해 독특한 분위기를 끌어내는 플룸 등 세계적인 히트메이커들이 참여해 한국적 멜로디와 팝 사운드의 조화를 꾀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총괄 프로듀싱을 담당하며 앨범의 균형과 완성도를 조율했다. 타이틀곡 ‘스윔’은 경쾌한 얼터너티브 팝 장르로 “삶의 파도 속을 계속 헤엄쳐 나갈 거야”라는 가사처럼 다시 완전체로 세상에 나아가는 의지를 청량하게 풀어냈다. 다섯 번째 트랙인 ‘무릉도원’은 슈가가 프로듀싱에 관여한 곡으로 가야금 선율과 강렬한 힙합 비트를 섞었다. 슈가가 어거스트 디(Agust D)라는 활동명으로 발표한 ‘대취타’(2020년 5월), ‘해금’(2023년 4월)을 잇는 국악 힙합의 정수로 꼽힌다. 8번 트랙 ‘에코스 오브 어스’는 BTS의 보컬 라인인 진, 지민, 뷔, 정국이 만들어 내는 R&B 발라드다. 긴 기다림과 재회를 메아리에 비유한 서정적인 가사가 특징이다. 마지막 트랙 ‘아웃트로: 아리랑’은 전 멤버가 참여한 대작이다. ‘아리랑’의 후렴구를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함께 현대적으로 변주하며 대미를 장식한다.
  • “헌혈하고 할인 혜택 받으세요”… 강서 ‘레드 파트너’ 대폭 확대

    “헌혈하고 할인 혜택 받으세요”… 강서 ‘레드 파트너’ 대폭 확대

    서울 강서구가 헌혈자에게 할인 혜택 등을 주는 ‘레드 파트너’ 지정업소를 추가 지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전날 마곡동 ‘타르데마 베이커리 서울식물원점’에서 ‘레드 파트너’ 지정업소 인증서를 전달했다. 레드 파트너는 헌혈자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생명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한국외식업중앙회 강서구지회 등과 추진 중인 민관 협력사업이다. 헌혈 참여를 독려하는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헌혈자가 헌혈일 기준 7일 안에 헌혈증서를 레드 파트너 지정업소에 제시하면 할인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정 업소는 주민 생활밀착형 소상공인 가게들이다. 현재까지 ▲일반·휴게음식점 12곳 ▲제과점 6곳 ▲이·미용업소 5곳 등 총 23곳이 동참 뜻을 밝혔다. 지정업소에는 인증 스티커가 부착돼 쉽게 식별할 수 있다. 구는 레드 파트너 100곳 인증을 목표로 SNS(소셜미디어)와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홍보를 강화한다. 이어 대한적십자사 서울중앙혈액원과 손잡고 레드 파트너 사업을 헌혈자들에게 안내할 계획이다.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곳은 강서구보건소 의약과로 문의하면 된다. 진 구청장은 “레드 파트너 지정 사업에 함께해 주신 소상공인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 사업을 통해 혈액 수급 안정화는 물론 지역사회에 생명 나눔 문화가 더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처단(정보라 지음, 상상스퀘어) “연대하는 동지들은 어디에나 있었다. 옥상을 지키던 노동자들과 옥상을 지키는 동지들을 지키던 사람들은 훗날을 기약하며 뿔뿔이 흩어졌다. 쌀을 키우고 닭을 키우고 배와 자두를 키우던 사람들은 먹고살 수 없을 만큼 쌀값이 떨어지고 배와 자두와 닭이 모두 더위에 말라죽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정부를 상대로 오래전부터 싸우고 있었다. …살아만 있으면 언젠가 좀 더 좋은 날이 올 것이다. 기다릴 수 있었다. 함께 살아 있을 수만 있다면.” ‘저주토끼’, ‘너의 유토피아’ 등을 통해 고통과 상실, 행동과 개척의 과정을 그려낸 정보라 작가가 ‘만약 그날 계엄을 막지 못했더라면’이라는 가정으로 글을 썼다. 12·3 비상계엄의 날, 가족의 수술 때문에 대구 지역 병원에 있던 작가는 포고령에 있던 ‘의료인 처단’ 부분에 누구보다 공포를 느꼈다. 이때 쓰기 시작한 소설엔 약자에게 제일 먼저 다가오는 절망이 드러난다. 여전히 혹독한 현실이지만 투쟁하고 연대하며 발아하는 삶의 의미와 가치, 희망이 엿보인다. 176쪽, 1만 4000원. 양배추를 응원해 주세요(온선영 지음, 홍주연 그림, 창비) “콜라비를 안고 걸어오는 아주머니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지.// ‘꼭꼭 숨어서 마음껏 노래 불러. 어떤 꿈이라도 꿈꾸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래. 나는 너 믿어!’// …네가 꾸는 꿈, 응원할게!” 체육대회 주전 선수를 뽑는 운명의 날, 축구를 사랑한 양현찬이 양배추가 됐다. 등교했더니 이리저리 차이기만 한다. 학교 텃밭에서 다른 채소들의 위로를 받기도 하지만 양배추로 사는 건 고된 일이다. 그래도 용기 내 축구를 해볼까. 자고 일어나니 양배추가 됐다는 독특한 설정 안에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일 사이에서 고민하는 아이의 모습을 섬세하게 담았다. 80쪽, 1만 2800원. 사랑, 은혜, 감사, 행복(이제영 지음, 시간의물레) “사랑은 인간 존재의 가장 깊은 뿌리이며, 은혜는 그 사랑이 세상 속에서 흘러가는 방식이다. 감사는 그 은혜를 받아들이는 마음의 자세이고, 행복은 그 모든 흐름이 하나로 어우러질 때 피어나는 열매이다.” 무엇을 사랑하고 있는가, 누구에게 은혜를 입고 살았나, 감사하지 못한 것들이 있었나, 행복은 멀리 있는 특별한 순간일까. 인간 존재의 근원적 물음에 대한 가장 순수한 형태의 응답으로서 사랑과 은혜, 감사와 행복을 시로 썼다. 작은 위로와 용기를 주고 삶을 새롭게 살아갈 힘을 불어넣길 소망하며 쓴 시를 담았다. 98쪽, 1만 1000원.
  • 말 뒤에 숨은… 날것의 마음을 캐내다

    말 뒤에 숨은… 날것의 마음을 캐내다

    말·욕망으로 마음이 더럽혀지기 전아무것도 새겨지지 않은 원형 탐색설화 속 소재로 재치 있게 말 비틀어 우리 마음을 한번 들여다보자. 세상의 온갖 말과 욕망으로 더럽혀져 있는 그것. 그래서 시인은 ‘생(生) 마음’을 찾는다. 날것 그대로의 마음은 어떨까. 흔히 백지에 비유되고는 하는데, 정말로 그럴까. 아무것도 새겨지지 않은, 최초의 마음. 김복희(40) 시인의 새 시집 ‘생 마음’은 거기서 시작한다. 이 시집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마음의 한 연구’라고 할 수 있겠다. “아 이 마음// 백지에 놓기 위해/ 백지부터 만들기로 한다/ 처음부터 내 손으로 할 일/ 내 땀 내 피로 할 일 … 생 마음은 독한 것이군/ 소금에도 곰팡이 난다는데/ 소금보다 더 독한 것이군/ 생사람 잡듯 마음을 잡는다 … 백지를 가리키며/ 말을 배우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넌지시 보여줄 수도 있으리라/ 생 마음은 독하지만 정한 것이라고”(‘생 마음’ 부분) 김복희보다 훨씬 앞서 마음의 정체가 무엇인지 골몰했던 자가 있다. 바로 부처다. 시인은 이 대선배를 깍듯이 예우한다. 시집 곳곳에서 부처의 이름을 ‘샤라웃’(Shout out)하고 있다. 제목들을 보자. ‘하느님 부처님 외로운 선생님’, ‘부처님 가운데 토막’, ‘저승서 부처님 기다리듯’…. 그중에서 ‘부처의 목’이라는 시가 퍽 재밌다. “배추를 나르는데/부처의 목이 들린 것이다/ 보살님 이거 배추 아닌 거 같아요/ 옆의 보살님은 울력에 여념이 없으시고/ 배추가 배추지요 만면에 웃음까지 띠신다/ 나는 허리를 펴고 스님을 찾는다/ 하지만 배추가 너무 많다/ 배추가 쌓인다 … 부드러운 흙으로 만든 부처님/ 이라면/ 물에 녹아 배추에 다 스몄을 것이다/ 얼마나 부드러운 거슬림일까/ 한 입 한 입/ 쌀밥에 침 섞어 삼킬 수 있는// 정말로 부처를 본뜬 부처라면”(‘부처의 목’ 부분) 대선배를 존경하는 줄 알았는데 글쎄, 부처의 목을 홀랑 ‘배추’로 만들어 버렸다. 그러고는 ‘쌀밥’과 함께 꿀꺽 삼킨단다. 이래도 되나. 불경한 것 아닐까. 그러나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부처가 추구했던 부처의 마음일 수도 있겠다. ‘나’를 고집하지 않는 것. 대신에 부드러운 흙이 되는 것. 아삭한 배추가 되는 것. 그리하여 누군가를 위한 맛있는 한 끼 식사가 되는 것. 지상에서 그것만큼 거룩한 일이 어디 있을까. “얼굴이 자꾸 당신에게로 흐른다/ 얼굴이 온통 당신에게로 느슨해진다/ 눈 코 입 귀가 다 저항하는데/ 아 그렇다면 흐르는 건 피부로군/ 가죽이로군/ 나지막하군/ 여기 있으면 누가 죽이기라도 하나/ 살려고 용을 쓰네 참나”(‘가죽을 남김’ 부분) 겉으로 드러나는 ‘얼굴’과 ‘가죽’은 마음의 반대다. 그것들은 자꾸만 ‘당신’에게로 가려고 한다. “당신의 눈 코 입 귀 위/ 그늘/ 심장 폐 허파/ 드리우려고/ 가는/ 가죽/ 온통 당신 앞에/ 아무것도 아닌 채/ 있으려고 가는”(‘가죽을 남김’) 당신에게 가봤자 ‘아무것도 아닌’ 게 될 뿐이다. 그러나 자꾸 나의 얼굴과 가죽은 당신에게로 가려고 한다. 존재의 무게를 잊고 편하게 가서 의탁하려고 한다. 안 될 일이다. ‘나’를 붙잡아야 한다. 시 쓰기는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누구도와 아무도를 배우는 요정/ 요정이 처음 시를 배우겠다고/ 인간이 쓰는 시를 배우겠다고// 나를 찾아왔을 때// 나는 ‘나’를 쓰는 법부터 가르쳤다/ 요정은/ ‘나’를 향해/ 멀리 돌아가는 시를 쓴다// 누구도와 아무도를 알려준 날// 요정은/ 시에 외롭다는 말을 없애는 법을 알려달라고 했다”(‘요정을 가르치기’ 부분) 김복희는 201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내가 사랑하는 나의 새 인간’, ‘희망은 사랑을 한다’, ‘스미기에 좋지’, ‘보조 영혼’ 등의 시집을 썼다. 이번 시집은 시 안에 ‘이야기’가 두드러진다. 한국의 설화에서 여러 소재를 가지고 왔다. 관습적으로 쓰이는 우리말의 문장을 재치 있게 비틀어 시를 전개하는 지점들이 반짝인다. 언어 습관 뒤에 감춰진 우리의 ‘생 마음’을 들여다보기라도 하려는 듯하다.
  • 봄맞이 새단장한 서울시 꿈새김판… “어서 봄으로 가요”

    봄맞이 새단장한 서울시 꿈새김판… “어서 봄으로 가요”

    19일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외벽에 ‘어? 초록불이다! 우리 어서 봄으로 건너가요’라는 문구가 적힌 서울꿈새김판이 걸려 있다. 앞서 서울시는 ‘봄의 시작에 대한 설렘과 희망’을 주제로 ‘2026년 봄편 꿈새김판 문안 공모전’을 진행해 4편의 최종 수상작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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