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 유감/김재기 주택은행장(굄돌)
말이란 참으로 중요한 의사전달의 수단으로,늘 조심하고 가려써야 함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하는 삶의 도리라 할 수 있다.
희노애락이라는 사람의 감정표현에 있어서도 맨먼저 나타나는 것이 말이기에,말은 곧 사람의 감정,사상 그리고 삶 자체일 수 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너 나아가 말로써 한정된 지면과 자료를 가지고 한 인물을 평가하고 기술하는 것은 더더욱이 힘이 드는 일이다.
하지만 신문,잡지,TV등 언론 매체를 통해 나오는 프로필을 보면 너무 단조롭고 천편일률적으로 인물을 평하고 있어,진실로 그 인물을 나타낼 수 있고,그가 한 일 그리고 그가 소속해 있는 환경을 바람직한 상태로 이끌 수 있는 능력도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기존의 인물평들은 너무 진부하다고 느낀다.
필자의 경우만 보더라도 블도저 추진력,마당발,보스기질등으로 성격을 평가 받고 있어 다소 머쓱해진다.
그저 주어진 환경에서 긍정적 사고와 부단한 노력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바로 주위에 고마우신 분들과 필자를 아끼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늘 긴장되고,뛰어야 하는 이 자리에 와 있는 듯 싶다.
이러한 까닭에 지금도 필자의 인물평이 나올 때마다 다소 미흡하게 생각되는 것은 나를 이 자리에 있게 하여 주신 많은 분들과 필자를 아끼고 사랑하는 은행 사람들의 고마움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프로필」의 원래 뜻이 대략적 윤곽을 잡아 인물을 소개하는 것이라고는 하나 기존의 인물평은 「단평」만을 나타내어야 하는 어원에 너무 치중함을 지적하고 싶다.
사물을 규정함에 있어 객관적 현실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한다면,인물평가는 주변환경과 주변 사람들의 반응,그리고 그 인물이 속해 있는 구성체와의 조화를 기본적 변수로 하여 인물을 평가하여야만이 진솔된 입장에서 그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권위의 시대에서 민주화라는 큰 물줄기에 맞추어 나가자면,인물중심의 사회적 풍토를 지양하고,그 인물의 속해 있는 곳에서 구성원들의 자기실현에 얼마나 도움이 되어주고,이끌어 주는지,그리고 그러한 조직이 국가와 민족발전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를객관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인물평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