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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한강 하구에 황복을 선물하라/손원천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한강 하구에 황복을 선물하라/손원천 문화부장

    지난 10일자 몇몇 중앙 일간지에 북녘으로 향하는 배 한 척의 사진이 실렸다. 전날 한강 하구에 대한 남북공동수로조사를 마친 뒤 복귀하는 북한 측 조사선이었다. 이번 조사는 남과 북에 걸쳐 있는 한강 하구의 공동이용을 위한 것으로, 정전협정 이후 65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남과 북의 조사단은 35일 동안 무려 660㎞에 걸친 수로를 점검했다고 한다. 조사 과정에서 적지 않은 성과도 냈다. 수중 암초 20여개를 발견하고 위치와 크기를 확인하는 등 머지않아 이뤄질 양측 선박의 안전한 항해를 위해 필요한 정보들을 확보했다. 한데 답보상태의 남북 관계 탓인지, 뜻밖에 그리 큰 조명을 받지는 못한 듯하다. 의아한 구석은 또 있었다. 한강 하구의 쓰임새에 대한 인식이다. 이날 대부분의 언론들은 한강 하구에 대해 “어업과 항행, 토사 준설 등 남북의 공동이용이 이뤄질 경우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는 지역”이라고 썼다. 정부의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단초다. 그중 몇몇은 모래와 자갈 등의 골재 채취를 언급하기도 했다. 수십년 만에 되찾은 평화와 생명의 땅에 개발의 논리라니. 환경의 파수꾼을 자임하는 이 정부에서 그럴 리는 없을 것이고, 필경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쓰임새를 고민하다 무심결에 내뱉은 말일 것이라 이해한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그간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들에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그게 뭘까. 생명의 강에 되돌려 줘야 할 가장 적합한 선물이. 개인적으로 그 이벤트에 가장 잘 어울리는 개체는 황복이라 생각한다. 황복은 대표적인 회귀성 어종 중 하나다. 여느 복어와 달리 강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가 3~4년 정도 살다 알을 낳을 때면 강을 거슬러 오른다. 복사꽃 봉오리가 툭툭 터지는 4월부터 6월까지가 바로 그때다. 회 맛은 또 어떤가. 차지고 담백하기 이를 데 없다. 황복회는 씹는 것이 아니라 혀로 녹여 먹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복숭아꽃 봉오리 터지고 갈대가 싹틀 때 하돈(河豚)이 하류에서 올라온다네.” 중국 시인 소동파가 시로 찬미했던 하돈, ‘강의 돼지’가 바로 황복이다. ‘강 돼지’가 소상할 때면 소동파가 공무를 내팽개치고, 살 속에 스민 독의 맛을 탐닉했다니 얼추 그 맛을 가늠할 수 있겠다. 황복의 산란 습성도 독특하다. 자갈이 깔린 강 여울에서만 알을 낳는다. 그 탓에 하구에 댐이 조성된 금강, 섬진강, 낙동강 등에서는 거의 자취를 감췄고, 임진강과 한강 하구에서만 조금씩 잡힌다. 그마저도 해마다 양이 줄어 지금은 씨가 마르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라 할 만큼 ‘귀한 몸’이 됐다. 원인이야 자명하다. 상류 쪽 강수량이 줄고 오염된 데다, 산란처 노릇을 해야 할 강바닥의 자갈과 모래가 소실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다. 한강 하구는 세계적인 저어새 번식지다. 알려졌듯 저어새는 전 세계에 3000여 개체 정도만 남은 희귀종이다. 생멸의 기로에 선 저어새는 이 지역을 잃으면 갈 곳이 없다. 한강 하구는 평화와 생명의 수역이어야 한다. 그만큼 그 쓰임새에 대해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예컨대 설악산이나 한라산, 홍도 등처럼 일정 지역을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은 어떨까. 혹은 몇 해 전 환경부가 추진하다 중단됐던 습지보호지역 지정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정부가 어떤 방식을 택하든 토를 달 생각은 없다. 다만 쓰임새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토사 준설’ ‘모래 채취’ 등이 운위되는 일만은 없었으면 좋겠다. 그렇잖아도 여태껏 남과 북의 대치 속에서 상처만 남은 곳이다. 이제 그 땅에 황복을, 저어새의 집을 선물해야 하지 않겠나. angler@seoul.co.kr
  • 25년만에 영국 주택가에 나타난 희귀 은여우

    25년만에 영국 주택가에 나타난 희귀 은여우

    영국의 한 주택가에서 보기 드문 은색깔의 여우가 발견됐다. 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잉글랜드 북서부 체셔의 한 주택가에서 은여우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체셔의 한 주택가 정원에 나타난 은여우를 발견한 집주인은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에 신고 전화를 했으며 여우는 인근에 사는 전직 RSPCA 검사관에 의해 전문장비로 안전하게 포획됐다. 포획된 이번 여우는 영국에서는 25년 만에 발견된 희귀종 은여우다. 영국의 중세 민속에 따르면 은 여우는 ‘그림자’(Shadow)란 별명을 가졌으며 이를 본 사람들에겐 흉조의 상징으로 알려졌다. RSPCA 측은 “포획된 은여우의 건강 상태는 양호하며 여우를 키울 수 있는 곳을 수소문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은여우는 인근 넨트위치의 자선단체 스테이플리 그레인지 야생동물센터(Stapeley Grange Wildlife Center)로 이송돼 보호 중이다. 사진= RSPCA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전남 장성군을 ‘앵무새의 고장’으로 만드는 게 꿈”

    “전남 장성군을 ‘앵무새의 고장’으로 만드는 게 꿈”

    희귀·멸종위기종 등 5800마리 한자리 귀여운 말소리·찬란한 색에 반해 시작 새와 교감하는 즐거움 널리 알리고파“25년 전 서울 청계천에 놀러갔다가 조류원에 있는 앵무새가 너무 예뻐 두 마리를 구입한 게 이런 큰 인연으로 이어졌네요.” 국내에서 개인으로는 가장 많은 앵무새를 보유한 정용석(48) 대표는 “깜찍한 동작으로 내 손에 올라온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 이런 즐거움을 많은 사람과 나누면 좋겠다”고 말했다. 예비역 육군 대령인 정 대표는 지난 4월 전남 장성군 삼서면에 ‘정글 주애(zoo愛) 바나나’라는 앵무새 체험장을 개관했다. 빨갛고 노란 앵무새 등 80여종 5800여 마리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한 마리에 1억원이나 되는 세계적 희귀종 ‘히야시스마카오’ 암수 한 쌍도 있다. 멸종위기동물 1급으로 세계에도 1000여 마리밖에 남아 있지 않다. 우리나라에도 네 마리뿐이다. 그는 “제대 전 여러 지역을 다니며 귀농해서 앵무새 체험장을 열고 싶다고 했더니 다들 안 좋은 반응을 보이더라. 괜한 일거리를 챙겨야 하지 않겠느냐는 부담을 가져서인지 모르겠다”며 “그런데 대전에 있는 집으로 복귀하던 중 장성에 들러 얘기하니까 너무 좋은 아이템이라며 반갑게 맞아줘 인생 이모작을 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지난 12일 개막해 오는 28일까지 열리는 ‘장성 황룡강 노란꽃잔치’에 유두석 장성군수의 제안을 받아들여 지난달 22일부터 행사장에 앵무새 체험장을 운영하면서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희귀 앵무새를 직접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먹이 주기, 교감하기 등 다양하고 즐거운 체험을 만끽할 수 있다는 입소문 덕분에 주말이면 1000여명이 몰리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회색앵무, 스칼렛마카우, 더블옐로헤드아마존 등 다양한 1급종도 직접 관람할 수 있다. 앵무새들은 시가로 6억원, 한 달 먹이값만 300만원을 들여야 한다. 앵무새는 조련사에게 배운 만큼 언어능력을 쌓는다. 개장한 지 이제 5개월이어서 아직 옹알이 수준이지만 ‘산토끼’, ‘아리랑’ 노래를 따라하고 고개를 숙이면서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네는 것은 기본으로 한단다. 정 대표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새들에겐 ‘예쁘다’, ‘소리 좋다’ 이쯤으로 끝나지만 내 손에 올라오고 먹이를 받아먹고, 대화도 곧잘 하는 이런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며 “이곳을 찾아오면 매우 다양하고 찬란한 앵무새들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눈 호강’을 했다는 생각을 하고 축제장을 떠난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전 세계에 분포한 350종 가운데 1차로 150종, 10만 마리까지 늘릴 생각”이라면서 “언젠간 모든 앵무새를 수입해 장성을 동북아시아의 앵무새 고장으로 만드는 소원을 꼭 이루겠다”고 입을 앙다물었다. 글 사진 장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갈색 뱀을 산채로 한 입에 넣은 알비노뱀

    갈색 뱀을 산채로 한 입에 넣은 알비노뱀

    온 몸이 하얀색으로 뒤덮힌 알비노 뱀 한 마리가 살아있는 갈색뱀을 통째로 삼키는 보기 드문 장면을 지난 1일(현지시각) 외신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영상 속, 알비노 뱀 한 마리가 살아있는 갈색 뱀을 한 입에 삼키려 하고 있는 모습이다. 자신보다 그다지 작지 않아 보이는 갈색뱀도 먹히지 않기 위해 몸을 이리저리 비튼다. 하지만 이미 기세는 알비노뱀 쪽으로 기운듯 보인다. 이 기괴한 영상은 지난달 20일 인도 오디샤(Odisha) 동부 바드락(Bhadrak) 한 사원 근처에서 촬영됐다. 알비노 뱀은 한 참을 바닥에서 뒹굴다 갈색뱀을 자신의 뱃 속으로 넣는데 성공한다. 당시 현장에서 이 모습을 촬영했던 뱀 구조대원 미르자 모드(Mirza Mohd)는 갈색뱀을 알비노 뱀으로부터 떼어내려고 했지만 마을 주민들에 의해 저지당했다. 마을 주민들은 희귀종인 알비노 뱀을 신성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알비노 뱀은 식사를 마치고 배가 부른 상태에서 마을의 한 신전에 숨어 들어갔다. 영상 끝 부분엔 모하이드씨가 신전에서 잡은 알비노뱀을 카메라 앞에서 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역 소식에 따르면 이 알비노 뱀은 신전 근처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신의 재산‘으로 간주한 마을 사람들의 주장으로 근처 숲에 놓아졌다고 한다.사진 영상=데일리메일/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여기는 남미] 새끼 사자, 항공택배로 배달되다 극적 구조

    [여기는 남미] 새끼 사자, 항공택배로 배달되다 극적 구조

    멕시코에서 맹수가 택배로 거래되고 있다. 미국과의 국경 인근 티후아나의 공항에서 택배로 배달되던 새끼 사자가 발견됐다고 엑스판시온 등 현지 언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새끼 사자가 담긴 상자는 레온이라는 도시에서 비행기에 실렸다. 우연이겠지만 레온은 스페인어로 사자라는 뜻이다. 비행기가 도착지인 티후아나에 내려앉은 뒤 상자는 다른 택배상자들과 섞여 하역됐다. 티후아나는 미국으로 마약을 발송하는 전진 기지 같은 곳이다. 하지만 수많은 택배상자를 일일이 검사할 수 없어 경찰과 세관은 일부만 내용물을 확인한다. 새끼 사자가 든 상자는 컨베이어를 타고 이동하는 택배들을 지켜보는 경찰 앞을 그냥 지나칠 뻔했다. 하지만 이날 세관에 배치된 경찰은 유난히 귀가 밝았다. 그는 어디선가 작지만 분명한 맹수의 포효(?)를 듣고 상자들을 살펴보다가 '살아 있는 동물'이라고 적힌 상자를 보게 됐다.경찰의 지시에 따라 세관직원들이 증인을 세우고 상자를 뜯자 안에선 새끼 사자가 나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자는 이제 겨우 2개월 된 새끼로 암컷이었다. 경찰은 부랴부랴 택배송장 등을 확인했지만 맹수를 거래할 때 필요한 서류를 완벽하게 갖추지 않은 택배물이었다. 서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경찰은 호랑이가 실린 택배상자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비행기에 실린 것으로 되어 있는 또 다른 택배물의 송장에 '뱅갈호랑이'라고 적혀 있었던 것. 경찰은 택배물의 이동을 중단시키고 샅샅이 검색을 했지만 호랑이가 든 상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관계자는 "분명 사자와 호랑이가 같은 곳에서 판매돼 같은 비행기에 실렸을 것"이라면서 "누군가 이미 상자를 빼낸 게 아닌지 의심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에선 택배를 이용한 맹수나 희귀종 동물의 거래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동물이 택배상자에 실려 이동하다가 죽는 경우도 많다"면서 "당국의 보다 철저한 감시가 요구된다"고 보도했다. 한편 경찰은 맹수를 택배로 거래한 밀거래자들을 쫓고 있다. 사진=프로페파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수목원은 현대인에 치유죠···시간이 갈수록 가치 빛나”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수목원은 현대인에 치유죠···시간이 갈수록 가치 빛나”

    ‘월급쟁이 출신’ 성만기 원장이 말하는 수목원 40년“오늘 우리 한국 사람은 너무 바쁘게 급하게 삽니다. 오늘 일을 하면 내일 결과가 바로 나오기를 바랍니다. 3년이나 5년 계획을 ‘장기 계획’이라고 우깁니다. 조급증 환자같이 살다 보니 자신이 누구인지, 왜 사는지도 모른 채 살다가 죽습니다. 하지만 나무를 키우니, 수목원을 하다 보니 시간의 의미를 체험합니다. 수목원은 최소 100년, 어쩌면 한 300년쯤 지나야 제대로 된 멋과 품격을 풍깁니다.” 수목원 가는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 재벌도 기업가도 아닌 평범한 월급쟁이 출신이 수목원을 멋있게 가꾸고 산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23일 경남 고성군 동해면에 있는 소담수목원으로 차를 몰았다.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을 따라 향했지만 길가에 촘촘하게 선 전봇대와 얼기설기 걸린 전선이 눈에 거슬렸다. 수목원에 들어서 엔진을 끄자마자 성만기(73) 수목원장이 나왔다. 조성한 지 올해로 40년째인 이 수목원 앞에는 호수처럼 잔잔한 옥빛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이름 그대로 작고 아담했다. 그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숲을 걸었다. 가을이라고는 하지만 나뭇잎은 여름 그대로였다. “저기 저 나무가 스트로보 잣나무입니다. 미국 코네티컷에서 이 나무를 보고 반했지. 나무 대신 씨앗을 가져와 심었는데 저렇게 자랐습니다. 한 40년 자랐을까, 대한민국에서 아마 유일할 겁니다. ‘이스턴 화이트’라고도 해” 설명을 듣고보니 경기도나 강원도에서 보던 잣나무보다는 흰색이 강했고, 가지들이 피라미드처럼 층을 이루며 자라고 있었다. “스트로보 잣나무가 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만큼 우리 생물자원이 풍부하다는 겁니다. 저건, 로보참나무야. 독일에선 ‘할아버지가 로보참나무를 심으면 손자가 벤츠를 탄다’는 말이 있지. 그만큼 목재 가치가 높거든.”국내 유일한 잣나무, 국내 최대 참나무 보유 언뜻 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한 나무 앞에서 그가 걸음을 멈췄다. “이건 핀오크 참나무야. 국내에선 제일 클 겁니다. 손기정(1912~2002) 선생이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마라톤 우승을 하면서 받은 월계관이 사실은 이 핀오크 참나무 가지로 만든 거야. 손기정 선생을 기념해 서울 양정고등학교에도 저런 핀오크 참나무가 자라고 있지.” 이 나무 높이가 25m쯤 돼 보였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나뭇잎이 다른 참나무와는 달리 단풍나무처럼 들쭉날쭉 길게 갈라져 있었다. 그는 핀오크를 대왕참나무로 부른다며 그 유래를 설명했다. “1990년 중반 핀오크 참나무를 조달청에 우리말로 등재하기 위해 고민하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국립수목원 조무연 박사와 의논했지요. 참나무 중에서 가장 으뜸이라는 생각에 대왕 참나무로 명명했습니다. 목재로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가을 단풍도 정말 아름답지요.” “대왕 참나무 이름도 지어···생물자원 풍요”그는 미국 노스웨스턴대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1973년 대한항공에 공채로 입사했다. 승무직으로 4년가량 일하다 그만두고 나와 건축업과 자동차 딜러 등 개인 사업을 했다. 갑자기 불어닥친 불황으로 1년여 만에 모두 ‘까먹고’ 1979년 대한항공에 재입사했다. 대한항공 재입사 1호다. 수석 사무장 15년과 객실이사(현재의 상무)를 지낸 그의 비행시간은 약 3만 시간에 이른다. 지구를 300바퀴쯤 돌았다. 전 세계 곳곳의 좋다는 곳은 다 가봤다. 2000년 퇴직하고 수목원을 가꾸고 있다. 왜 수목원을 할까. “두 발을 땅에 딛지 않고 하늘에서 승무원 생활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그만큼 깎아먹는 시간입니다. 제때 자고, 제때 일어나 일하는 나의 시간, 나의 ‘우주’를 갖자는 열망이 강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하는 시간, 사색의 시간이 많아지면서 외국의 유명 식물원과 정원을 찾았습니다. 캐나다의 부차드가든, 영국의 큐식물원, 호주의 닐슨파크 등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지요. 그러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철학자의 거리(소피스트 로드)’에서 영감을 얻고 수목원을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철학자의 거리를 자양분 삼은 문인과 철학자가 많이 나면서 독일의 지적 수준을 높였지만, 하이델베르크보다 더 풍광이 좋은 제 고향 이곳은 궁색한 시골이었습니다. 이를 바꿔보고 싶었거든요.” “하이델베르크 ‘철학자의 거리’서 영감···고향 바꾸고 싶어서“수목원을 하는 데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에게서 태어나 자란 그의 개인적 특성도 작용했다. “씨앗을 지배해야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에 마음이 흔들려 세계 곳곳에서 씨앗을 사 들였다. 소담수목원도 어린나무를 심는 게 아니라 씨앗을 발아시켜 성장시킨다. 수목원을 가꾸는데 시간도 훨씬 많이 걸린다. “요즘 길가 화단을 보면 꽃이 잘 핀 화초를 심는데 이건 1회용이예요. 1회용. 꽃이 시들면 파내 버리고 다른 화초로 갈아 끼우고···, 화초엔 인간의 이기심이랄까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는 도시의 욕망이 빚어낸 참사입니다.” 그의 비판이 신랄하다. “한번은 뉴욕 외곽의 종묘상에 갔는데 파산으로 ‘땡처리’를 하는 거예요. 평소 400달러 하던 씨앗을 40달러에 팔기에 무작정 종류대로 사들였지요. 한 1330여종이 됩니다. 국내엔 없는 희귀 종자들이 많이 있었지요. 종자를 사기는 했는데, 어떻게 발아시키는지 몰랐고, 당시엔 발아시킬 곳도 없어서 1976년 경기도 광릉임업시험장(현재 광릉수목원)에 그대로 기증했습니다. 당시 내가 가진 재산의 전부였죠.” 지금도 국립수목원 종자표본실에는 ‘기증자 성만기’의 이름이 내걸려 있다. 외국 수종실을 만든 이로 기록돼 있다. 희귀종자 등 외국 씨앗 1330여종 국가기증 성 원장은 오솔길의 호젓함을 달래주는 새소리를 따라 걸으며 계속 설명해줬다. “이건,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에 평양 백화원초대소 앞에 심은 모감주나무”, “이건, 열매를 깨서 하천에 던지면 미꾸라지와 가재가 배를 뒤집고 뜬다는 때죽나무”, “이건, 밤에 잎이 오므라드는 자귀나무”, “이건, 6·25때 숲으로 피신한 사람들의 허기를 채워준 돌배나무” 등등 숲 해설사처럼 들려줬다. “저기 보이는 저 참나무, 줄기에 검은빛이 도는 나무가 루브라참나무고, 그 옆에 저 잣나무는 변종이야. 학계에서 아직 이름을 붙여주지 못하고 있어요.”그의 수목원 프로젝트는 아들이 태어나던 1978년 시작됐다. “처음엔 고향 아버지의 밭뙈기 한쪽에 나무 씨앗을 뿌렸지요. ‘쓰잘데 없는 일한다’고 핀잔도 많이 받았습니다.” 할아버지대부터 살던 이곳 3만 5000평을 샀다. 산도 있고 바다도 있어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외딴 오지여서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땅값이 말 그대로 ‘껌 값’이었다. “여기에 수목원 한다고 땅을 사니 가까운 사람들이 저보고 ‘돌았다’고 했습니다. 땅을 더 살 작정이었는데 그만 1995년쯤 마산 진전면에서 여기까지 다리를 놓는다는 계획이 덜컥 나오더라고요. 땅값이 너무 뛰어서 수목원을 더 확장할 수가 없어 안타깝습니다. 그때 다리(동진대교)만 놓지 않았더라도 이곳이 확 변했을 겁니다.” 고향 땅 사서 일궈···주말마다 나무 심어 주중에는 승무원으로 세계를 누비고 주말에는 스튜어디스였던 부인과 함께 내려와 종자를 뿌리고, 어린나무를 옮겨심고, 잡초도 맸다. 부부가 항공사 승무원이었으니 사천공항이나 김해공항을 통해 내려오기가 한결 수월했으리라 짐작된다. “가능하면 자연을 그대로 살리고자 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나무만 살리고 모두 베어낼 수는 없잖아요. 원래 이곳에 터를 잡았던 소나무, 밤나무, 물푸레나무, 칡덩굴 등등을 그대로 두었습니다. 4계절 다 아름다우면서도 주위 경관과도 조화를 이루는 그런 수목원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봄에 벚꽃 하나만 피면 좀 유치해 보이잖아요. 현재도 수목원을 한창 만들어가는 과정이니 한 50~60년쯤 뒤에는 수목원다운 풍모를 보일 겁니다.” 현재 이 수목원에서 자라는 나무만 300여종이란다. 식물은 1000종 이상 심었다. “여기 수목원의 고성의 기후와 토양에 따라 어떤 식물이 가장 계절을 잘 나타내주느냐 그렇게 만드는 것이 사명이고 정체성입니다.” 성 원장은 산책길을 따라 심은 어린 핀오크 참나무를 만지며 “아까 그 핀오크의 씨앗이 발아한 2세예요. 이네들은 고성이 ‘네이티브’인 핀오크입니다. 돈이 급할 때 내다 팔려고 길가에 심었습니다만···. 어릴 때는 볼품 없지만 크면 클수록 똑바로 서서 자랍니다. 나무에 기품이 있지요.” 이 수목원에 성 원장 부부의 전 재산이 다 들어갔다. 그러나 수목원이 미완성이니 아직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국내 유일이거나 국내 최고의 나무가 있는 수목원이 한편으론 경남의 얼굴이고 고성의 작품이지만 모두 고개를 돌렸다. 자연적 문화공간에 정부 돈은 1원도 들어가지 않았다. 부인 이상숙씨가 카페를 운영하며, 그는 앞치마를 두르고 거든다. 수목원을 산책하다 카폐에서 마시는 차 한 잔에도 여유가 묻어났다.고향의 얼굴인데도 지원 없어···카페도 운영 “캐나다 부차드가든은 한 개인이 만들었지만 정부의 지원으로 전세계에서 관람객들이 옵니다. 반면 우리나라 천리포수목원은 전세계 목련을 모았고 세계적인 작품이 돼 있습니다. 그런데 주인이 돈달라는 것도 아닌데 국가에서 이런 자원을 이용해 국익을 위해 활용하느냐는 것입니다. 여기도 내가 죽고 나서가 아니라 살아있을 때 관심을 두고, 관리에 참여하면 지역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가 이 말을 하면서 목에 힘이 들어갔다. “형편상 사람을 데리고 쓸 수가 없어 제가 다 합니다. 요즘도 하루 평균 4~5시간 잡초를 속고, 씨앗을 거두고, 나무를 심고 합니다. 운동도 되고 좋습니다. 카페가 문 여는 오전 10시30분 이전에 다 마칩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그는 열정 이외는 식물과는 인연이 없다. “식물 공부, 책으로 혼자 했지요. 조경회사 만수원의 고 김명원씨, 천리포수목원을 세운 ‘미스터 밀러’(고 민병갈 원장), 충북 진천에 있는 영주농장 이영주 대표 등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카페 한쪽 구석에 자리한 창고에는 식물과 관련된 책으로 가득했다. 초창기엔 씨앗만 보고 어떤 특징을 지닌 나무인지 모르니 움이 트더라도 숱하게 죽었으리라. “멘토로 마틴 루서 킹 목사를 삼았습니다. 그 눈빛만 봐도 힘이 났습니다.” 그는 묻지도 않은 자신의 멘토를 이야기할 때 수목원을 조성하면서 느꼈을 벽, 고독과 고난 등이 묻어났다. 킹 목사가 멘토···“그 눈빛만 봐도 힘 솟아”성 원장은 산책 도중 중간에 칡덩굴 숲 옆에 서며 “아침이면 굴뚝새 수백 마리가 날아오릅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정글을 이룬 칡덩굴이 나무를 휘휘 감고 넘실거리고 있다. “이 자체로 하나의 완벽한 생태계로 작은 우주입니다.” 몇 걸음 더 가다 “이게 백화등이라고, 담쟁이처럼 나무를 감고 올라가 5월이면 아주 향기로운 하얀 꽃을 피웁니다. 어떤 향수보다 더 달콤하고 향긋합니다. 하루는 어떤 사람이 땀을 뻘뻘 흘리며 ‘선생님, 이게 나무를 휘감아 죽이는 것 같아 베어냈습니다’고 말해요. 몇 년 동안 정성 들여 팔뚝 굵기로 키웠는데, 너무나 안타깝지만, 기왕 베어낸 것, 제가 말을 못합니다. 들어와서 보는 것은 좋은데 제발 손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수목원의 가치요? ‘종자 전쟁’이나 ‘노아의 방주’ 프로젝트(지구에 재앙이 닥쳤을 때 씨앗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로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씨앗저장소가 대표적이다.)는 아니지만 수목원은 훼손된 자연의 복원과 치유입니다. 오늘 일하고 내일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는 조급한 세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수목원에서 조금이나마 치유가 될 것입니다. 수목원은 시간이 갈수록 진가가 발휘되죠. 그게 느리게 산다는 것, 여유롭다는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면 만족합니다.” 산책하던 성 원장이 엎드려 작은 루브라참나무 옆에 우거진 잡초를 손으로 뽑아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현대이지만 한 자리에 우뚝 서서 수백년을 지키는 거목같은 수목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고성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남원 사과농장서 발견된 희귀종 댕구알버섯

    남원 사과농장서 발견된 희귀종 댕구알버섯

    전북 남원시 산내면 입석마을 주지환씨 사과농장에서 올해도 발견된 세계적 희귀종인 댕구알버섯. 최근 5년간 17개째다. 남원시는 지난 3일 올해 두 번째로 댕구알버섯이 발견됐다고 5일 밝혔다. 지름이 각각 26㎝, 21㎝로 축구공 모양이다. 댕구알버섯은 유기질이 많은 대나무밭이나 풀밭, 잡목림 등에서 여름과 가을에 주로 발견된다. 지혈, 해독, 남성 성 기능 개선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댕구알버섯은 귀한 만큼 협상에 의해 가격이 정해지며 술에 담근 600g이 2000만원을 호가한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사과 과수원서 귀한 버섯이…남원서 댕구알버섯 채취

    사과 과수원서 귀한 버섯이…남원서 댕구알버섯 채취

    세계적 희귀종으로 알려진 댕구알버섯이 한곳에서 5년간 17개가 나와 화제다. 4일 전북 남원시에 따르면 지리산 자락인 남원 산내면 입석마을의 주지환(55)씨 과수원에서 최근 댕구알버섯 2개가 발견됐다. 지름이 각각 21cm, 26cm의 둥근 모양이며 표면은 하얀색이다. 지난 7월 중순 나온 지름 18∼20cm의 댕구알버섯에 이어 올 들어 3개째다. 2014년 처음 발견된 이후 5년간 총 17개에 달한다. 첫해에 2개, 2015년에 2개, 2016년에 8개, 2017년에 2개가 나왔다. 이곳에서 댕구알버섯이 매년 나오는 것은 버섯의 특성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댕구알버섯은 다른 버섯과 마찬가지로 균사가 땅속에 떨어져 있다가 이듬해 여름 생육 조건이 갖춰지면 다시 나오는 형태로 번식을 이어간다. 따라서 토양과 기후 등의 생육 상황이 유지되면 지속해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곳에서 이처럼 장기간 대량으로 발생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댕구알버섯은 여름과 가을에 유기질이 많은 대나무밭이나 풀밭, 잡목림 등에서 발생하며 지혈, 해독, 남성 성 기능 개선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패스트푸드점에 나타난 멸종위기종 원숭이

    패스트푸드점에 나타난 멸종위기종 원숭이

    맥도널도 감자튀김이 생각났던 것일까?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29일 스웨덴 고덴부르크의 한 맥도널드에 침입한 원숭이 소식을 전했다. 29일 12시 30분경. 예테보리 과학박물관은 보유하고 있던 원숭이 한 마리가 실종됐다고 신고했다. 해당 원숭이는 멸종위기종인 괼디원숭이(Goeldi marmoset). 실종된 괼디원숭이는 과연 어디로 사라진 걸까? 그러나 녀석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됐다. 그곳은 바로 동물원에서 약 14km 떨어진 고덴부르크의 한 맥도널드 매장이었다. 오후 10시 40분경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고덴부르크의 경찰들은 매장 테이블 위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녀석을 발견했다. 제일 먼저 원숭이를 발견한 매장 직원은 즉시 매장의 모든 문과 창문을 폐쇄했고 출동한 경찰들은 즉시 원숭이 포획 작전에 돌입했다. 그 사이 소식을 듣고 달려온 급히 예테보리 과학박물관 직원에 의해 포획됐다. 예테보리 과학박물관 측은 “원숭이는 매우 희귀종으로 패스트푸드 직원에게 매우 감사하고 있다”면서 “원숭이는 현재 박물관에 돌아와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괼디원숭이는 아마존 강의 상류에 살고 있는 희귀 원숭이로 키 20~23cm, 꼬리 25~30cm 정도의 검고 작다. 6마리 정도가 작은 사회 집단을 이루고 살며 한 해에 두 번의 생식이 가능하며 평균 수명은 약 10년으로 알려졌다.(참고: 위키백과) 사진= 예테보리 과학박물관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유럽 최대 보호종 거북이 밀매조직 적발…마리당 1300만원

    유럽 최대 보호종 거북이 밀매조직 적발…마리당 1300만원

    거래가 금지된 보호종 거북이를 몰래 키워 유럽 전역으로 내다팔면서 막대한 수입을 올린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스페인 경찰이 마요르카에서 불법으로 운영되던 거북이 양식장을 적발, 폐쇄했다고 현지 언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식장에선 거북이 1100마리와 부화 과정에 있던 알 750여 개가 발견됐다. 현지 언론은 "거래가 금지돼 있는 거북이를 불법으로 양식하고 밀매하는 조직으로는 유럽에서 최대 규모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조직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지에 서식하는 희귀종 거북이를 밀반입하거니 양식해 바르셀로나에 있는 희귀종 반려동물샵을 통해 유럽 각국에 공급했다. 겉으론 희귀종이지만 판매가 금지되어 있지 않은 동물을 팔면서 뒤로는 거래가 금지된 거북이를 밀매했다. 조직이 판매한 거북이는 대부분 멸종위기에 처해 '몸값'이 비싼 종이었다. 스페인 경찰에 따르면 양식장에서 발견된 거북이들은 대부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50대 종이었다. 덕분에 조직은 거북이 밀매로 막대한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업체가 마리당 1만 유로(약 1290만원)에 거북이를 판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발견된 거북이만 시가 110만 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142억원을 웃도는 셈이다. 스페인 경찰이 거북이 밀매의 꼬리를 잡고 수사를 개시한 건 18개월 전이다. 마요르카 공항을 통해 해외로 밀반출되던 거북이들이 발견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각지로 거북이 밀매된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 국가로부터 수사 협조를 받아 문제의 양식업장을 찾아냈다. 사진=스페인 경찰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과학자도 못한 생태지도, ‘시민과학자’들이 만들었다

    과학자도 못한 생태지도, ‘시민과학자’들이 만들었다

    과학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과학에 관심이 많은 일반시민들이 모여 과학자들도 하지 못한 희귀 곤충들의 분포지도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캐나다 맥길대 천연자원과학과, 퀘벡 리무스키대 북부생태다양성연구센터, 몬트리올곤충관 공동연구팀과 시민과학자들은 북미 지역에서 희귀종으로 알려진 북부 검은 미망인 거미(Northern black widow, 학명 Latrodectus variolus)와 검은 지갑거미줄 거미(Black purse-web spider, 학명 Sphodros niger)의 생태 분포 지도를 만들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8일자(현시시간)에 실렸다. 종 분포도는 특정 생물의 생태계를 이해하고 환경변화가 생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예측하고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데 필수적인 도구이다. 더군다나 최근들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에 생태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생태지도 작성은 시급한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희귀 생물종의 경우는 연구자가 많지 않아 상세한 생태지도를 만들기 쉽지 않다. 이에 연구팀은 곤충박물관과 연구자들이 기존에 모아놓은 데이터베이스와 함께 시민 과학자들이 작성한 데이터를 결합하기로 했다. 결합된 데이터는 전문 과학자들을 통해 다양한 통계적 실험과 모델링을 거쳐 의심스러운 관측결과를 제거함으로써 최종 생태 예측 모델의 유효성을 높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검은 지갑거미줄 거미의 범위는 캐나다 북부 경계 가장자리를 따라 미국 아칸사스, 미주리, 테네시주까지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검은 지갑거미줄 거미의 생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중 가장 추운 3개월 동안 평균 온도였고, 북부 검은 미망인 거미에게서 중요한 것은 가장 따뜻한 3개월 평균 온도라는 사실도 새로 밝혀졌다. 연구팀 관계자는 “거미의 생태 분포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자신이 발견한 지역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해 일반적 생활환경을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덜 알려지고 덜 연구된 종들의 지식을 넓히는데 시민과학자들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왕 위푸 맥길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전문가인 시민들이 과학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만들어 낼 수 있는 성과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고 있다”라면서 “벅 가이드(Bugguide)나 아이내추럴리스트(iNaturalist) 같은 플랫폼을 활용해 생태계 모니터링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해 새로운 대규모 생태 예측 모델을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민과학은 과학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이 데이터 수집이나 관찰 등에 참여함으로써 과학자들의 분석을 돕거나 아직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현상까지 알아내는 것이다. 특히 시민과학자들의 참여는 과학에 대한 자연스러운 관심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연구 비용은 적게 들이면서 예상치 못했던 연구결과를 갖고 올 수 있어서 생물, 환경, 천문 분야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에는 일반인들이 참여한 시민과학플랫폼 ‘주니버스’가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운용하는 케플러우주망원경 사진 데이터를 분석해 과학자들이 찾지 못한 지구형 행성을 5개나 찾아내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하기도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경기도의 숨은 매력을 찾아보자”...경기유망관광 10선

    “경기도의 숨은 매력을 찾아보자”...경기유망관광 10선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다. 마땅한 곳을 아직 못 정했다면 휴가를 이용해 그동안 몰랐던 경기도의 숨은 매력을 찾아 떠나보자. 가까운 곳에 숨은 보석이 즐비하다. 경기관광공사가 선정한 ‘경기유망관광 10선’을 소개해 본다. 복합해양문화공간 김포아라마리나 김포아라마리나는 해양과 내수면을 아우르는 수도권 최대 규모의 마리나 시설이다. 수상과 육상관광이 가능하며 요트부터 수상레저기구까지 누구나 쉽게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연중 운영된다. 대규모 쇼핑 아웃렛이 인접해 있어 쇼핑과 관광·체험이 한곳에서 가능하다.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아라육로270번길 73 (031-999-7843) www.ara-edu.net 1500여 종의 식물이 살아 숨쉬는 벽초지문화수목원 드라마나 CF 촬영장소로도 유명한 벽초지문화수목원은 자연생태계 본연의 모습을 보전하기 위해 친환경 식물수목원으로 조성됐다. 12만㎡의 면적에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배경으로 우리나라 자생식물뿐 아니라 전 세계 희귀종, 각종 교목과 관목, 수생식물 등 14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부흥로 242 (031-957-2004) www.bcj.co.kr 그림 같은 초원의 낭만 안성팜랜드 안성팜랜드에서는 냉이캐기축제, 호밀밭·초원축제, 썸머쿨페스티벌, 가을목동페스티벌, 겨울놀이축제 등 1년 내내 축제가 펼쳐져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재미만을 추구하는 일반 놀이공원과 달리 넓은 초원을 보며 휴식을 취하고 가축 먹이주기와 승마체험 등 다양한 체험학습으로 교육효과도 누릴 수 있다.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대신두길 28 (031-8053-7979) nhasfarmland.com 산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용문산관광지 1971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용문산관광단지는 어느 계절에 찾더라도 각 계절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천년고찰 용문사를 비롯해 천년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30호), 정지국사 부도 및 비, 용문산지구전적비 등 문화유적이 있다. 7080세대에게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트릭아이 뮤지엄인 ‘청춘뮤지엄’과 ‘바닥벽화’도 볼거리.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용문산로 782 (031-773-0088 용문산관광안내소) tour.yp21.net 생태를 오감으로 체험하는 의왕레일파크 왕송호수는 사계절 철새가 찾아와 자연과 생태학습교육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수도권 최고의 일몰 명소로도 알려져 있는데, 왕송호수를 둘러싼 4.3㎞ 구간을 레일바이크로 달리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곳곳에 포토존과 크고 작은 이벤트가 마련돼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다. 경기도 의왕시 왕송못동로 209 (1670-3110) www.uwrailpark.co.kr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전곡선사유원지 전곡리유적은 1978년 동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발견된 세계적 구석기 유적이다. 전곡선사유원지에서는 선사시대 문화에 대해 자세히 볼 수 있고 이색적인 외관의 선사박물관과 알찬 체험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구석기시대 활쏘기 체험장을 비롯해 조각과 함께 사진도 찍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넓은 잔디밭, 연천의 자생식물이 자라는 작은 정원도 있다.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양연로 1510 (031-839-2206 선사체험마을) www.yeoncheon.go.kr/seonsa 다양한 빛깔의 바다 제부도 하루에 두 번씩 바닷물이 양쪽으로 갈라져 일명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는 작은 섬 제부도는 자연, 맛, 재미 등 모든 것을 갖춘 사계절 ‘머스트 고(Must Go)’ 여행지다. 특히 해가 질 무렵에 바라보는 ‘매바위 3형제’와 어우러진 낙조가 아름답다. 또한 개펄 체험, 승마 체험, 해안 산책, 수상 레포츠, 바다 낚시 등을 즐길 수 있는 이색 명소이다.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해안길 (031-357-3808) tour.hscity.go.kr 책과 건축, 문화의 만남 파주출판도시 1989년 출판유통구조의 현대화를 꿈꾸던 출판인들이 모여 조성된 파주출판도시는 시대를 앞서 나간 건축물들이 더해지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비상했다. 파주출판도시에는 책방, 북카페, 아트숍, 전시관, 갤러리, 박물관 등 50개가 넘는 문화 및 체험공간이 자리하고 있어 즐거운 체험과 힐링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저마다 독특한 스토리가 담긴 건축물도 눈여겨볼 만하다.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145 (031-955-0050 재단법인출판도시문화재단) www.pajubookcity.org 하늘과 호수가 만나는 평택호 관광단지 호수의 낭만과 우리 음악의 풍류가 흐르는 평택호는 한국소리터, 평택호예술관, 지영희국악관 그리고 국내 최초의 소리의자까지 우리 전통예술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평택의 대표적 관광지다. 총 24㎢에 달하는 인공호수 주변의 목조 수변데크와 수중고사분수 및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각종 체험시설, 다양한 볼거리와 편의시설이 있다. 경기도 평택시 현덕면 평택호길 159 (031-8024-8687 평택호 관광안내소) www.pyeongtaek.go.kr/tour 자연과 예술, 휴식이 있는 포천아트밸리 1960년대부터 30여 년간 화강암을 채석하던 폐채석장이 친환경 복합예술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15만㎡ 넓은 부지 안에 산마루공연장, 천주호, 조각공원, 교육·전시센터, 천문과학관 등의 다양한 관람·체험 시설을 갖췄다. 4~10월에는 주말 공연이 열리고, 창작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아트밸리로 234 (031-538-3483~5)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희귀종 검정 기린 사냥하고 대놓고 자랑하는 미국 여성

    희귀종 검정 기린 사냥하고 대놓고 자랑하는 미국 여성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를 지닌 백인 미국 야만인이 아프리카에 와 멍청한 남아공 정부의 허가를 받고 아주 희귀한 검정 기린을 쏴죽였어요. 그녀의 이름은 테스 톰프슨 탤리. 제발 공유해주세요.” 지난달 중순 아프리카 다이제스트는 트위터 계정에 탤리란 미국 여성이 검정 기린을 사냥한 뒤 이를 자랑하는 사진을 올리며 이런 글을 함께 올렸다. 그런데 탤리도 가만 있지 않았다. 그녀는 폭스 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트로피 사냥은 환경을 보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변했다. 탤리는 “내가 사냥한 기린은 변종이었다. 변종의 숫자가 자꾸 늘어나 사냥으로 없애야 했고 난 사냥을 즐기기 위해 많은 돈을 냈다”고 말했다. 그녀는 지난해 기린 사냥을 통해 907㎏의 고기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일생일대의 기도가 이뤄져 오늘 사냥이란 꿈이 현실이 됐다. 이 희귀종 검정 기린을 보시압. 애를 쫓느라 한동안 고생했음”이라고 적었는데 나중에 문제가 되자 삭제했다고 USA 투데이가 전했다.당연히 인터넷에서는 난리가 났다. “그렇게 아름다운 동물을 죽여놓고 어떻게 즐거워 할 수가 있느냐. 무고하고 아름다운 생명체를 오직 재미로 죽여놓고 주위를 어슬렁거릴 수 있느냐” “부끄러운 이름이다. 인간이라고 해놓고 이처럼 해괴한 변명을 하다니 부끄러운줄 알아라” 등등. 남아공 정부가 ‘트로피 사냥’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연간 20억달러나 되는 것으로 추정돼 논란이 되고 있다. 자연보호 국제연맹은 기린을 취약종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아프리카 남부에서는 너무 개체 수가 늘어나 관광 목적으로 사냥을 허용한 뒤 음식 재료로 공급하고 있다. 트로피 사냥은 이전에도 문제가 됐다. 2015년 레베카 프랜시스란 미국인이 죽은 기린 옆에서 웃으며 사진을 찍어 비난이 쏟아졌고 짐바브웨 국립공원 밖에서 세실이란 사자를 사살한 일로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일이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생태계의 보고’ DMZ, 야생생물 5929종 서식

    등뿔왕거미, 12년 만에 발견 비무장지대(DMZ)에 멸종 위기종을 포함해 야생생물 총 5929종이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희귀종인 등뿔왕거미를 비롯해 사향노루, 수달 등 멸종위기 야생 생물이 서식해 ‘생태계의 보고’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부 국립생태원은 2014~2017년 DMZ 동부 해안과 동부 산악, 서부 평야 등을 조사한 결과 곤충류 2954종, 식물 1926종,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417종, 조류 277종, 거미류 138종, 담수어류 136종, 포유류 47종, 양서·파충류 34종의 야생생물이 살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이 가운데 멸종위기종은 총 101종이다. DMZ 전체 면적은 남한의 1.6%에 불과하지만 전체 멸종위기 야생생물 267종의 37.8%가 서식하고 있었다. 사향노루, 수달, 검독수리, 노랑부리백로, 수원청개구리, 흰수마자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18종을 발견했고 가는동자꽃, 담비, 삵, 구렁이, 애기뿔소똥구리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83종도 살고 있었다. 희귀종인 등뿔왕거미가 지난해 6월 민통선 이북지역에 속한 연천군 일부 지역에서 확인됐다. 등뿔왕거미는 2006년 월악산에서 국내 최초로 보고됐으며 이후 발견된 건 처음이다. 국립생태원은 DMZ 일대 생태계조사를 통해 생물종 정보를 지속적으로 구축할 방침이다. 올해 중부 산악과 내년 임진강 하구의 권역 조사가 끝나면 2020년엔 DMZ 일대 생물다양성 지도와 국제적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서식 분포지도를 제작한다. 생물자원 관리대책 수립에 기초 자료로 쓰거나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 때 활용된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등뿔왕거미, 사향노루, 수달까지…DMZ, 생태계의 보고로 떠올라

    등뿔왕거미, 사향노루, 수달까지…DMZ, 생태계의 보고로 떠올라

    비무장지대(DMZ)에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야생생물 총 5929종이 사는 것으로 최근 연구결과 나타났다. 희귀종인 ‘등뿔왕거미’를 비롯해 사향노루, 수달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DMZ가 ‘생태계의 보고’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부 국립생태원은 2014~2017년까지 DMZ 동부 해안, 동부 산악, 서부 평야 등의 생태계를 조사한 결과를 13일 밝혔다. 곤충류 2954종, 식물 1926종,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417종, 조류 277종, 거미류 138종, 담수어류 136종, 포유류 47종, 양서·파충류 34종 8개 분야의 야생생물이 살고 있다. 이 중에서 멸종위기종은 총 101종이다.DMZ 전체 면적은 남한의 1.6%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체 멸종위기 야생생물 267종의 37.8%가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사향노루, 수달, 검독수리, 노랑부리백로, 수원청개구리, 흰수마자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18종이 확인됐다. 가는동자꽃, 담비, 삵, 구렁이, 애기뿔소똥구리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83종도 살고 있다. 희귀종인 등뿔왕거미가 지난해 6월 민통선 이북지역에 속한 연천군 일부 지역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등뿔왕거미는 2006년 월악산에서 국내 최초로 보고된 바 있다. 이후로 발견된 건 처음이다. 국립생태원은 DMZ 일대 생태계조사를 통해 생물종 정보를 지속적으로 구축해나갈 방침이다. 올해 중부 산악과 내년 서부 임진강 하구의 권역 조사가 끝나면 2020년엔 DMZ 일대 생물다양성 지도와 국제적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 분포지도도 제작한다. 이는 국가 생물자원 관리대책 수립에 정책 기초자료로 쓰거나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 등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세계 첫 ‘인공수정’ 반달가슴곰, 적응 훈련 후 올가을 야생으로

    세계 첫 ‘인공수정’ 반달가슴곰, 적응 훈련 후 올가을 야생으로

    세계 최초로 인공수정 방식을 통해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반달가슴곰 새끼가 태어났다. 앞으로 반달가슴곰 복원 개체군의 다양한 유전적 특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전남 구례군 종복원기술원 증식장에 있는 반달가슴곰 어미 2마리가 지난 2월에 각각 출산한 새끼 2마리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개체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다만 한 마리는 지난달 초 어미가 키우는 과정에서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죽었다. 다른 한 마리는 오는 8~9월 야생 적응 훈련을 받고 올가을 야생으로 돌아간다. 국립공원공단 연구진은 지난해 7월 증식장에 있는 4마리 암컷 곰을 대상으로 인공수정을 시도했다. 암컷 곰들이 증식장 안에서 자연교미를 했을 수 있기 때문에 태어난 새끼를 포획해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두 마리가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개체임을 확인했다. 곰은 지연 착상, 동면 등 독특한 번식 메커니즘 때문에 연구에 어려움이 있었다. 세계적 희귀종인 판다는 중국 과학자들이 수십년간 인공수정을 시도했지만 2006년에야 성공했다. 미국 신시내티동물원, 스미소니언연구소에서도 각각 북극곰과 말레이곰을 대상으로 2008년부터 인공수정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새끼를 출산한 사례는 없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세계 최초 인공수정 반달가슴곰 새끼 출산…올해 가을 방사 예정

    세계 최초 인공수정 반달가슴곰 새끼 출산…올해 가을 방사 예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반달가슴곰 새끼가 세계 최초로 인공수정 방식을 통해 태어났다. 반달가슴곰 복원 개체군의 다양한 유전적 특성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전남 구례군 종복원기술원 증식장에 있는 반달가슴곰 어미 2마리가 지난 2월에 각각 출산한 새끼 2마리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개체인 걸로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다만, 한 마리는 올해 5월 초 어미가 키우는 과정에서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죽었다. 국립공원공단 연구진은 지난해 7월 증식장에 있는 4마리 암컷 곰을 대상으로 인공수정을 시도했다. 암컷 곰들이 증식장 안에서 자연교미를 했을 수 있기 때문에 태어난 새끼를 포획해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두 마리가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개체임을 확인했다. 50%의 성공률을 보인 것이다. 곰은 지연 착상, 동면 등 독특한 번식 매커니즘 때문에 연구에 어려움이 있다. 세계적 희귀종인 판다는 중국 과학자들이 수십 년간 인공수정을 시도하고 있지만, 성공률은 25% 미만이다. 지난 2006년에서야 최초로 인공수정에 성공했다. 미국 신시내티동물원, 스미소니언연구소에서도 각각 북극곰과 말레이곰을 대상으로 2008년부터 인공수정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새끼를 출산한 사례는 없다. 이번에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새끼 1마리는 올해 8~9월쯤 증식장 인근의 자연적응훈련장으로 옮겨 야생적응 훈련을 받는다. 올해 가을 야생으로 방사한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6·13지방선거 김포시장] 유영근 자유한국당 후보 “불통과 우왕좌왕 행정에 청렴도 꼴찌인 김포시를 확 바꾸고 혁신하겠다”

    [6·13지방선거 김포시장] 유영근 자유한국당 후보 “불통과 우왕좌왕 행정에 청렴도 꼴찌인 김포시를 확 바꾸고 혁신하겠다”

    유영근 자유한국당 경기 김포시장 후보는 12년간 김포문화원 사무국장을 지냈다. 문화 소외지라 할 수 있는 김포에 풀뿌리 문화생활을 안착시키는 데 힘썼다. 도의원을 지내면서 적지않은 예산을 확보했다. 민선5기 시의원을 지내며 경기도 431명 기초의원 중 5분 발언을 가장 많이 한 의원으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민선6기에는 전·후반기 시의장으로 안정적으로 의회를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유 후보는 “지난 8년간 불통과 우왕좌왕, 청렴도 꼴찌인 김포시를 확 바꾸고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유 후보와의 일문일답. ⇒왜 김포시장이 되려고 하나. —지난 12년간 의정생활 동안 수없이 많은 시민들의 민원을 해결하러 다녔다. 불만을 토로하기 위해 찾다 찾다 결국 의회까지 오셔서 속상한 마음 털어놓았다. 김포시 지난 8년, 소통하지 않았다. 우왕좌왕하더라. 대외신인도는 추락할 대로 추락했다. 청렴도 꼴찌라는 오명을 썼다. 집행부를 견제하는 의원의 입장에서 김포시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동안 의정경력을 바탕으로 이제는 직접 행정 일선에 나서 제반 문제들을 해결하고 중견도시로서 김포가 안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출마를 결심했다. ⇒시장 후보로서 장점은 뭔가. —저는 자타공인 소통왕이다. 그 누구보다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자신이 있다. 시민과 사전에 충분한 대화를 해 민원이 생기지 않는 행정을 할 거다. 도의원 4년과 시의원 8년, 그 중 민선 6기 전·후반기 시의회의장을 역임한 풍부한 경력이 장점이다. 지금 시민들은 갈피를 못잡는 행정으로 매우 피로해 있다. 안정적인 시정운영과 균형감 있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경험, 이것이 저의 장점이다. ⇒11월 개통예정인 김포도시철도가 개통 지연됐는데 대책은. —의회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그 원인을 밝히도록 하겠다. 밝혀진 원인을 토대로 김포시민의 오랜 염원 도시철도가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개통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다. 안전성에 대해서도 다시 검토하겠다. 기존 도시철도 공무원과 공사공단 직원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한 만큼 외부 전문가 영입을 통한 관리감독을 하겠다. 또 무사안일적 태도로 사태를 이끈 집행부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가장 핵심 공약은. —가장 큰 문제가 교통이다. 김포교통 백년대계 초석을 세우는 작업에 즉시 착수하겠다. 무엇보다도 먼저 도시철도의 정상적 개통을 위해 비상대책 TF를 꾸리겠다. 무사안일과 불투명한 행정으로 시민의 공분을 산 김포시 교통행정 조직을 전면 개편하겠다. 지하철을 김포시로 연장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국회 대응팀을 꾸려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겠다. 또 종합버스터미널 건설을 조기 착공하고 버스 준공영제를 실시해 줄서지 않고 사각지대 없는 대중교통체계를 만들겠다. 난개발로 아파트는 있지만 여가시설이나 체육시설, 문화공간이 별로 없다. 복지가 턱없이 부족하다. 김포가 완전한 자족형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채우기 정책을 추진하겠다. ⇒남북관계가 급진전되고 있다. 접경지인 김포시장 후보로서 대북시책은. —남북관계 평화무드는 매우 환영하고 성공하기 바란다. 허나 이미 핵을 보유한 북한이 급속한 평화 분위기를 통해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냉철하게 판단하고 지켜봐야 한다. 통일한국까지 본다면 김포는 서울과 북한을 잇는 교량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그래서 서울과 김포를 연결하는 교통망이 더욱 중요하다. 서울 지하철 유치로 교통인프라를 미리 확보해야 통일한국 시대, 김포가 더욱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다. ⇒거물대리, 초원지리 일대가 오염배출공장들이 밀집돼 주민들이 고통 속에 살고 있다는데 근본 대책은. —거물대리 초원지리 문제는 매우 심각한 환경문제다. 주민들의 민원을 외면하고 오염물질 배출 공장에 대한 허술한 관리감독이 주민생명을 위협하는 상태다. 우선 피해 주민들에 대한 실질적 보상이 필요하다. 그다음 김포 북부권 공단 점검과 드론 등을 이용한 첨단기술 관리 감독으로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 규정에 어긋난 오염물질을 배출한 업소는 보여주기식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라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할 것이다. 공장 인허가시 절차를 철두철미하게 살펴봐야 한다. 학운단지에 시가 전폭 지원해 공장을 이주시키면 오염문제는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다. ⇒김포시정 모토가 평화문화의도시다. 평화도시로서 대표할 정책과 문화도시로서 대표할 만한 향후 정책이 있으면 말해달라. —김포시는 접경지역으로 평화에 대한 염원이 그 어느곳보다 뜨겁다. 그러나 이러한 염원을 대표할 만한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다. 김포시민들은 파주 임진각은 찾아가지만 김포 애기봉은 잘 찾지 않는다. 애기봉을 비롯한 문수산과 조각공원 일대를 평화문화특구로 지정하겠다. 통일을 생각할 수 있고 평화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테마공원으로 확대 조성하겠다. 공연장과 박물관 등을 추가 설립해 김포시민뿐만 아니라 서울·인천·고양 등 수도권에서 찾을 수 있게 만들겠다. ⇒5개읍면의 북부권이 낙후돼 있다. 균형발전차원에서 해결 방안이 있나. —김포는 도농복합도시다. 도시와 농촌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뤄야 한다. 그동안 신도시만 집중해 5개 읍면을 도외시해왔다. 홍철호 국회의원이 지하철 5, 9호선을 김포시로 연장 추진 중이다. BC값이 1.06이 나와 경제적 타당성조사도 긍정적이다. 통진방향으로 지하철이 연결 유치되면 북부권은 천지개벽으로 발전될 것이다. 또 우선 5개읍면에 대표적 전통시장을 활성화시키겠다.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찾고 농민들이 정당한 가격을 받고 애써 키우신 농작물을 팔수 있도록 돕겠다. 또 사우동 종합 운동장을 북부지역으로 이전하고 현대화된 시설을 갖춰 북부권 주민들도 문화 체육 생활을 향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김포시 행정에 개혁과 변화가 필요하다. 어떻게 변화를 이룰 것인가. —이번 도시철도 개통지연사태를 통해 김포시 행정에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시민의 염원,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의 자세로 임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조사 결과 경기 31개시·군 중 꼴찌로 나왔다. 이는 연공서열식 체계, 외부 충원이 없는 폐쇄적 체계에서 비롯된 거다. 공무원 평가체계를 구축해 철저히 성과로 평가하겠다. 도시철도분야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공직사회에 긴장을 불어넣도록 하겠다. 대대적 공직 혁신, 김포 변화의 첫걸음이 돼야 한다. ⇒김포를 대표하는 전국적 관광산업 육성대책이 있다면. —20만평의 운양동 조류생태공원에 희귀종 식물을 심는 등 콘텐츠를 강화해 보고 즐길 수 있는 공원으로 만들겠다. 또 사우문화광장과 공설운동장에 녹지공간을 조성해 자연친화도시로서 김포 브랜드를 만들겠다. 접경지역 김포의 가치를 살리도록 평화를 테마로 한 김포 북부지역에 관광산업 개발을 추진하겠다. 또 전류리와 봉성리 일대에 한강을 바라볼 수 있는 대규모 공연장을 설치하고 습지공원을 만들겠다. 한강 철책선을 단계적으로 제거해 한강수변공원을 조성해 시민여러분께 한강을 되돌려 드리겠다. ⇒김포시장에 나서는 각오 한마디 해달라. —지난 8년 김포시는 불통과 우왕좌왕, 청렴도 꼴찌가 현주소다. 바꾸겠다. 혁신하겠다. 시민과 소통하는 시장, 주저하지 않고 과감하게 추진하는 시장, 깨끗하고 투명한 시장이 되겠다. 할 일 많은 김포 이대로는 안된다. 경기도 섬에서 서울, 인천, 고양을 잇는 교통의 요지 김포로, 아파트만 있는 도시에서 문화와 레저·복지가 있는 완비된 자족도시로 나아가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저 유영근이 시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나가고 싶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개나 고양이처럼 바라봐 주세요” 털 없는 귀요미 사랑꾼

    “개나 고양이처럼 바라봐 주세요” 털 없는 귀요미 사랑꾼

    ‘털 없다고 이상하게 보지 마세요! 우리들도 인기 있는 반려동물이예요’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 인구가 천만을 돌파했다고 한다. 하지만 도마뱀·개구리·육지거북 등 양서파충류들을 집 안에 들여놓는 또 다른 반려동물 인구도 약 10만 명 정도로 성장 중이다. 서울시 도봉구 방학동에 살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 박종순(31)씨. 그는 어릴적 동물들을 좋아했다. 이를 알게 된 부모는 박씨가 초등학교 다닐 무렵 반려동물로 이구아나를 입양해 주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양서파충류들의 사육과 번식까지, 그의 취미는 전문가 수준의 경지에 이르게 됐다. 또한 집안에 이러한 ‘평범치 않은’ 동물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을 불편해하신 부모를 위해 사육과 분양을 통해 얻은 수익금 중 동물 관리유지 비용을 제외한 전액을 드리는 효자가 됐다. 박씨는 현재 거북이 70마리, 도마뱀 100마리, 뱀 2마리, 개구리 10마리 정도를 직접 관리하며 사육 중이다. 이들을 먹이고 재우고 관리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는 “월급 삼분의 일이 먹이와 온도 조절을 위해 켜놓아야 하는 열등(熱燈) 전기료로 지출된다”고 한다.그가 함께하는 셀렙 중, 보기에도 매우 화려한 색을 자랑하는 박스터틀(Box Turtle)은 암수 한 쌍 기준으로 약 1600만 원, 하이포 걸프코스트 박스터틀(Gulf Coast Box Turtle)은 약 400만 원의 몸값을 자랑한다. 마치 작은 용이 환생한 것처럼 보이는 거들테일 아르마딜로 리자드(Armadillo Girdled Lizard)도 역시 암수 한 쌍 기준으로 500~600만 원이나 나가는 고가 종들이다. 거들테일 아르마딜로 리자드 같은 경우는 워낙 희귀종이라 분양가도 매우 높다고 한다. 그는 단순히 키우는 것에만 만족하지 않는다. 세계 각지의 다양한 특수동물을 키우면서 그들 ‘고향’을 직접 방문해 그 나라의 환경 및 기후가 어떤지를 직접 체험하며 채집의 경험도 했다. 또한 일반적으로 양서파충류를 좋아하는 매니아 수준을 넘어 브리더(이들을 서로 교배할 수 있는) 수준의 전문가 지식을 가지고 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기성 인큐베이터가 많지 않아 레오파드 육지거북이가 산란했던 알들을 직접 만든 번식기를 통해 부화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동물들을 어떻게 관리할까? 박씨는 온도, 습도 등 털 없는 귀요미들의 생존 환경을 잘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수분 공급을 원활히 해주어 탈수 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 또한 “도마뱀류는 사육장 안의 온도를 생존에 적합하도록 잘 조절해 이들이 가장 좋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먹이를 먹게 되면 세 시간 정도 가량은 열등을 틀어 놓는다”고 한다. 박씨는 양서파충류를 기르려는 초보자들에게 충고의 말도 아끼지 않았다. “기르려고 하는 동물의 크기나 이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 등에 대해 충분히 고민을 한 후 입양해야 한다”며 “보기에 귀엽고 예뻐서 입양했다가 파양하는 경우도 많다”며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개나 고양이처럼 이들도 반려동물이라는 인식을 갖고 바라봐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 영상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公슐랭 가이드] 한·상·대·첩

    [公슐랭 가이드] 한·상·대·첩

    창원 중심가 ‘삼채보쌈’…노란 특제소스 촉촉한 보쌈에 불끈!하동 ‘섬진강 포구’…빛깔 고운 반찬·맛깔난 참게가리장 밥도둑 경남 창원시 최대 중심가인 상남동에 있는 삼채 전문 맛집과 하동군 섬진강변에 위치한 향토음식 맛집을 소개한다. 상남동은 창원 중심가로 경남도청, 창원시청을 비롯해 여러 관공서 및 기관과 가깝다. 하동 섬진강변은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4계절 내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마늘 대신 삼채… 식이유황 함량 높아 창원 상남동에 있는 삼채음식 전문점인 ‘삼채보쌈’(대표 이주화)은 삼채 뿌리를 사용해 수육, 전골, 해장국 등 다양한 요리를 하는 삼채음식 전문점이다. 삼채음식의 가장 큰 특징은 마늘을 쓰지 않는 것이다. 삼채의 주성분인 식이유황이 마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삼채는 식이유황 함량이 마늘보다 높아 냄새가 강한 식재료와 잘 어울린다. 가오리회무침은 아삭하게 씹히는 삼채뿌리와 신선한 회가 어울려 매콤한 맛으로 식욕을 돋운다. 홍어, 오리바비큐 그리고 삼채뿌리가 쌈채소와 함께 나오는 삼채홍어삼합도 별미다. 밥상 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보쌈수육이다. 고기와 그 위에 덮여 있는 노란색 고운 소스가 입맛을 사로잡는다. 노란 소스는 밋밋한 삼채의 흰색에 색감을 더하기 위해 노란색 파프리카를 섞어 만든 이 집의 특제소스다. 국물 요리로는 삼채부대전골과 소고기해장국이 있다. 일반적인 전골과 국밥처럼 보이지만 삼채에서 우러난 시원한 국물 맛이 특별나다. 삼채보쌈 음식점의 상차림에는 배추김치와 깍두기를 비롯해 반찬으로 상에 오르는 부추전까지 모든 요리에 삼채뿌리가 들어간다.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3-4 삼채보쌈 055-264-5353)# 지리산·섬진강·남해의 향 담뿍 ‘알프스 삼포 밥상’의 ‘삼포’(三抱)는 지리산과 섬진강 그리고 남해바다에서 나는 싱싱한 3가지 맛을 다 품고 있다는 뜻이다. 알프스는 하동군이 한국의 알프스를 자처하면서 만든 하동의 별칭이다. 삼포밥상은 신선한 야채샐러드부터 도토리묵냉채, 산채 전병까지 지리산의 싱싱한 맛으로 듬뿍 채워져 있다. 알록달록한 색감에 새콤한 샐러드는 봄기운으로 나른해진 입맛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고사리, 치커리, 콩나물, 취나물, 쑥부쟁이, 쌈무 등으로 만든 산채 전병은 맞춤 제작한 접시에 화사하게 담겨 눈을 즐겁게 한다. 항염, 해독 작용을 하고 비만 억제에도 효능이 있는 ‘부지깽이’라고도 불리는 들나물인 쑥부쟁이가 나온다. 지리산 깊은 곳에서만 구할 수 있다는 들무나물도 독특하다. 들무는 해발 600m 넘는 높은 곳에서만 자라는 나무의 순이다. 희귀종이어서 몇몇 농장에서 따로 재배한다고 한다. 맛보기 어려운 귀한 나물 덕분에 봄마중하는 입안이 싸하게 싱그러움으로 가득 찬다.# 참게탕수·해인산적·부꾸미도 별미 지리산 맛에 이어 섬진강 맛도 빼놓을 수 없다. 사철 먹을 수 있을 만큼 포장제품으로 인기 높은 재첩국의 주인공 재첩이 빨간 회무침으로 나온다. 김에 싸서도 먹고, 밥에 비벼 먹기도 한다. 하동에서만 맛볼 수 있는 ‘참게가리장’도 별미다. 섬진강의 선물로 불리는 참게가리장은 맛과 영양에서 최고로 꼽힌다. ‘가리’는 가루의 경상도 사투리이다. 참게를 갈아서 가루로 만들어 멥쌀가루, 들깻가루, 콩가루와 함께 걸쭉하게 끓인 하동지역의 향토음식이다. 털이 부숭한 참게를 그대로 삭힌 참게장, 달콤하게 현대인의 입맛에 맞춘 참게탕수도 나온다. 낙지, 우엉, 묵은지를 꿰어 부친 해인산적은 바다맛의 대표다. 해인산적은 맛과 함께 음식 이름으로도 제값을 한다. 잠수부, 잠녀를 통칭해 부르는 해인(海人)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봐서 낙지가 산적 재료로 쓰인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 후식으로 나온 수수부꾸미의 고소한 맛과 매실빙수의 시원하고 달콤한 맛이 밥상의 품격을 더욱 높인다. 하동군 하동읍 섬진강대로 2184 섬진강포구(055-883-4477) 황숙경 (경남도청 공보관실 지방행정주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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