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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싹한 핏빛공포 겨울을 물들인다

    오싹한 핏빛공포 겨울을 물들인다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핼러윈(10월 31일) 시즌이 공포 영화 대목이지만, 국내에선 여름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공포 영화=여름’이라는 고정 관념이 무너지고 있다.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도 심심치 않게 공포 영화를 만나게 되는 것. 공포 영화가 대중적인 장르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마니아층이 형성된 상태라 비수기에 틈새 시장을 노리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난도질 위주의 볼거리 공포물이 많아진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예전에는 관객들의 마음을 조이게 하는 심리적인 공포물이 많아 여름과 궁합이 맞았으나, 잔혹함을 강조하는 공포물은 딱히 계절을 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핼러윈 시즌에 맞춰 개봉한 할리우드 공포물들이 곧바로 수입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18일 개봉한 ‘렛 미 인’은 스웨덴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할리우드 작품이다. 2008년 이미 스웨덴에서 영화로 만들어져 세계 공포 영화 마니아들의 주목을 받았다. 뱀파이어 소녀와 인간 소년의 교감을 그렸다.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소년은 옆집에 이사온 소녀에게 왠지 모를 연민을 느끼지만 소녀가 이사오면서부터 마을에선 살인 사건이 거듭 일어난다. 소재로는 공포 영화에 해당하지만 내용은 슬픈 로맨스에 가깝다. 맷 리브스 감독의 연출은 물론, 할리우드의 샛별 클로이 모레츠와 코디 스밋 맥피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같은 날 개봉한 ‘쏘우 3D’는 쏘우 시리즈 일곱 번째 작품이다. 마지막 시리즈로도 공언된 상태다. 전편을 연출한 캐빈 그루터트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아 어떻게 하면 더 잔인한 장면을 보여줄 수 있는지 몰두한다. 살인마 직소(토빈 벨)의 또 다른 후계자가 살인 게임을 주도한다. 3차원(3D) 영상이라 역대 최고인 2000만 달러(약 225억원)의 제작비를 들였다. 그래서 살 조각들이 눈 앞에서 춤을 춘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7321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북미 시장에서 핼러윈 데이를 맞아 개봉했고, 예상대로 개봉 첫 주 1위를 차지했다. 2004년 처음 등장한 ‘쏘우’는 120만 달러(약 14억원)의 초저예산을 들여 전 세계 흥행 수입 1억 달러(약 1140억원)라는 거액을 벌어들였다. 들어가는 돈은 더 많아지고 벌어들이는 돈은 줄어든 셈이다. 앞서 지난 4일 개봉한 ‘데블’도 있다. 엘리베이터라는 좁은 공간을 주 무대로 삼는 만큼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처음부터 살인자는 초현실적인 존재인 악마라는 점을 관객들에게 공개한다. 5명 가운데 악마가 누구인지를 숨기는데 관객들이 궁금해야 할 대목은 악마의 정체가 아니라 이들이 왜 한자리에 모여 죽음을 당하는지에 있다. ‘데블’은 ‘식스 센스’로 이름 높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기획하고 제작하는 ‘나이트 크로니클’ 3부작 가운데 첫 번째 작품. 공포 영화 전문 제작사 ‘다크 캐슬 엔터테인먼트’를 만든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행보가 연상된다. 지난달 22일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 개봉한 ‘파라노말 액티비티2’는 지금까지 35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쏠쏠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다음 달 2일에는 미국 개봉 첫 날 1위에 올라 깜짝 선전한 ‘라스트 엑소시즘’이 국내 스크린에 걸린다. ‘파라노말 액티비티2’처럼 페이크 다큐멘터리로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인 오컬트를 소재로 삼고 있다. 실제 같은 다큐멘터리 느낌이 공포를 보탠다. 대를 이어 퇴마사 노릇을 하던 목사가 엑소시즘의 실체를 알리기 위해 다큐멘터리 제작팀과 함께 악령이 씌웠다는 소녀를 찾아가며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1973년 ‘엑소시스트’에 등장하는 소녀 캐릭터와 ‘라스트 엑소시즘’ 속 소녀 넬을 비교해 보면 재미있을 듯. 공포물 ‘호스텔’로 전미 박스오피스 1위를 밟았던 일라이 로스 감독이 제작을 맡았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19일 TV 하이라이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생선인 고 단백 등 푸른 어류 고등어. 고등어는 산란을 마치면 먹이를 닥치는 대로 먹기 때문에 월동에 들어가기 전 이맘때가 가장 맛이 좋다. 저렴한 가격, 알찬 속살, 풍부한 영양으로 사랑받는 생선 고등어로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어 보는 시간이 펼쳐진다. ●VJ 특공대(KBS2 오후 9시 55분) 무면허, 무허가, 얼굴과 목숨까지 담보로 한 충격 잠입 현장. 천태만상 불법 성형 현장을 찾아가 본다. 경기도 ‘총각네 반찬가게’. 총각의 손맛으로 깐깐한 주부 9단의 입맛 잡고 돈줄도 잡았다는데…. 대박행진 총각들에겐 뭔가 특별한 비밀이 있다. 일급비밀! 총각네 흥행비법을 VJ카메라가 취재한다. ●MBC 스페셜(MBC 오후 10시 55분) 해발 494m(고위봉)의 야트막한 산자락 아래 절터 150곳, 불상 129개, 석탑 99기. 발견된 문화유적만 총 694점. ‘노천박물관’이라는 별명답게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이제는 산 자체가 하나의 문화유적이 되었다. 우리 겨레의 혼과 역사가 깃든 가장 한국적인 산, 경주 남산을 소개한다.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SBS 오후 8시 50분) 해외여행 중 분실한 휴대전화에 1800만원의 요금이 청구됐다는 대학생을 만나 본다. 하늘에서 떨어진 벼락을 맞고 쓰러졌다는 한 남자. 담당의사는 퇴원 당시 벼락을 맞았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양호했다고 하는데…. 벼락 맞고 살아난 청년의 ‘생존 미스터리’를 파헤쳐 본다. ●최고의 교사(EBS 오후 8시) 서울 망우동 송곡여고 영어전용 교실은 늘 책을 빌리는 학생들로 붐빈다. 하지만 이들이 고르는 책을 가만히 살펴 보면 영어학습서가 아닌 영어소설들이다. 바로 이 학교 이경찬 교사의 영어스토리북을 이용한 다독수업 덕분이다.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가 모두 향상되는 똑똑한 영어수업을 하는 이 교사를 만나 본다. ●명불허전(OBS 오후 10시 5분) ‘태백산맥’, ‘한강’, ‘아리랑’ 등 우리 근현대사를 대하소설로 그려낸 조정래 작가를 초대하여 체험을 바탕으로 풀어놓은 그만의 소설 같은 이야기를 들어본다. 또한 부모님의 반대로 문학의 꿈을 펼칠 수 없었던 시기 체력 단련으로 다져진 그의 ‘몸짱’ 사진과 25년 전 아내 김초혜 시인에게 썼던 러브 레터도 공개한다.
  • 식지 않은 독립영화 열기

    식지 않은 독립영화 열기

    “毒립영화 맛 좀 볼래?” 올 한 해 독립영화는 다소 주춤했다. 지난해 ‘워낭소리’, ‘똥파리’ 등 작품성은 물론 흥행까지 이뤄냈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그래도 걱정 없다. 독립영화 최대 행사인 ‘2010 서울독립영화제’(www.siff.or.kr·포스터)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기 때문이다. 새달 9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상암동 CGV상암과 한국영상자료원 등에서 열린다. 서울독립영화제는 한 해 독립영화를 아우르고 결산하는 축제의 장이다. 해마다 12월 개최된다. 유일한 경쟁 독립영화제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독립영화를 격려하자는 취지다. 장르도 다양하다. 극, 실험,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독립영화의 모든 장르를 상영해 영화 마니아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1975년 시작된 이래 ‘금관단편영화제’, ‘한국독립단편영화제’ 등의 이름을 거쳐 1999년부터 지금의 경쟁영화제 틀을 갖추게 됐다. 올해는 단편 584편, 장편 46편 등 총 630편이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예심을 통과한 44편이 경쟁을 벌인다. 이탈리아 베니스영화제 오리종티에 초청된 김곡·김선 감독의 ‘방독피’ 등 이미 이름을 알린 작품들도 눈에 띈다. 최고상인 대상을 비롯해 관객의 투표로 결정되는 관객상, 한국독립영화협회 운영위원회가 주는 독불장군상 등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권우정 감독의 ‘땅의 여자’가 대상을 차지했다. 초청작 19편도 발표됐다. 장편 부문에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을 받은 박정범 감독의 ‘무산일기’와 재중동포 장률 감독의 ‘두만강’을 비롯해 ‘시선 너머’, ‘자가당착-현실인식과 시대참여’ 등이 포함됐다. ‘번지점프를 하다’의 김대승 감독, ‘사과’의 강이관 감독, ‘반두비’의 신동일 감독 등이 참여한 국가인권위원회 프로젝트 ‘시선 너머’는 인터넷이나 폐쇄회로(CC) TV 등에 내재한 시선의 폭력을 다뤘으며 김선 감독의 ‘자가당착’은 풍자적인 애니메이션이다. ‘어이그, 저 귓것’의 오멸 감독은 제주도에서 독립영화를 찍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린 ‘뽕똘’을 선보인다. 단편 부문에서는 ‘조금만 더 가까이’의 김종관 감독이 만든 ‘바람의 노래’와 ‘몽실언니’의 이지상 감독이 연출한 ‘한 여인’ 등 4편이 초청받았다. 특별초청 부문에서는 ‘누군가의 직선에 대해 묻다’(이갑철 등), ‘강이 들려준 이야기-나흘밤 닷새날 낙동강 순례’(박채은) 등 4대강 사업 현장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나 뮤직비디오를 만날 수 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산업은행도 외환銀 인수 관심

    산업은행도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나타냈다.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해 정부와 상의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대주주인 론스타와 인수자로 나선 호주계 ANZ은행과의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등 상황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면서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고 외환은행 인수를 정부에 건의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산은의 인수전 참여로 외환은행의 몸값이 뛸 경우 외환은행 최대주주인 론스타의 배만 불려줄 수 있어 입찰 참여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산은이 다른 속셈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산은이 외환은행보다 우리금융 인수·합병(M&A)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한다. ‘먹튀’ 론스타를 지원하는 것보다 우리금융 민영화의 흥행을 위해서라면 정부도 달리 생각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출범 11년간 수장 4명째 불명예 퇴진… 위기의 한국영화 해법은

    출범 11년간 수장 4명째 불명예 퇴진… 위기의 한국영화 해법은

    또다시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의 수장이 물러났다. 조희문 위원장이 지난 8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았다. 한국 영화의 위상은 높아지는데 영화판은 바람 잘 날이 없다. ‘영진위는 영진위원장의 무덤’이란 우스갯소리도 흘러나온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까. 영진위는 1999년 5월 문화부로부터 영화산업 지원 역할을 위임받은 민간기구로 시작했다. 하지만 역대 7명의 위원장 가운데 3명을 제외하고 모두 불명예 퇴진했다. ●영화계와 잦은 마찰… 갈등만 키워 첫 단추부터 문제였다. 삼성물산 사장 출신의 신세길씨가 초대 위원장으로 취임하자 ‘전문성 논란’이 일었고, 설상가상으로 신·구 영화인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김지미·윤일봉 위원이 “영진위 설립 자체가 불법”이라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결국 신 위원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문화부 관료 출신의 박종국씨의 취임도 그랬다. 당시 문성근 부위원장과 안정숙·정지영 위원이 “정부가 민간기구인 영진위를 통제하려 한다.”고 반발, 사퇴했다. 결국 유인촌 현 문화부 장관의 형인 유길촌씨에게 바통을 넘기게 된다. 파문은 계속됐다. 2000년 5월 영진위원들은 “전 위원회가 뽑은 당시 조희문 부위원장의 직위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불신임을 의결했고 법정에서 조씨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져 부위원장 자리가 공석이 됐다. 같은 해 국정감사에서 영진위 자금 23억 6000만원이 임직원 19명에게 퇴직금으로 지급됐다는 지적이 나왔고, 극영화 제작지원 대상작 선정 방식을 점수제에서 표결제로 바꿔 말이 많았다. 유 전 위원장은 사표를 제출했으나 반려됐다. 이충직 위원장 시절에는 2004년 9월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 출품작을 김기덕 감독의 ‘빈집’에서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로 교체하면서 비난 공세를 받았다. 이어 취임한 안정숙 위원장은 원로 영화인들로부터 “우리를 타도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거센 공격을 받았다. 2008년에는 강한섭 위원장이 노조와 첨예한 갈등을 겪다 지난해 6월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위를 기록, 사퇴했다. 조희문 위원장 시절엔 영화계와 갈등이 극에 달했다. 영상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 위탁 사업자 선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비난과 독립영화지원작 선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어 결국 해임됐다. ●영화 1편당 수출가 37만弗서 2만弗로 뚝 이 사이 한국 영화의 위기감은 고조됐다. 규모는 커졌지만 내실은 키우지 못했다. 수출은 2005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고, 편당 수출 단가도 떨어졌다. 그해 202편의 영화를 수출, 편당 단가가 37만 6000달러(약 4억 3000만원)였지만 지난해에는 2만 2000달러에 불과했다. 내수시장은 위기감이 팽배하다. 영화제작 편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투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06년 마이너스로 돌아선 투자수익률은 지난해 -19.6%로 손익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흥행 수익은 1조원을 돌파했지만 극장 배만 불린 결과가 됐다. 결국 ‘영진위 스캔들’이 한창 진행됐던 시기, 한국 영화는 ‘빛좋은 개살구’가 된 셈이다. 유지나(전 영진위원) 동국대 영화학과 교수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영진위가 휘둘리다 보니 제한된 예산을 단기 효과에 집중하는 정책을 사용해 온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결국 정치 간섭이 없는 영진위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정권에 구애받지 않는, 장기적 아웃라인을 먼저 제시하는 식으로 정치 간섭을 최소화시킬 필요가 있다. 가장 효과적인 정책의 목표를 ‘인재 인프라’ 양성에 두고 지원 사업을 벌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병재(전 영진위 사무국장) 동국대 겸임교수는 영진위가 과거의 영진공(영화진흥공사) 시스템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금의 영진위원들은 학계, 평론 등 다른 직업군을 겸하고 있다 보니 행정 전문성이 떨어지는 데다 위원장을 포함한 10명의 위원들이 합의하는 과정에서 권력이 분산되면서 책임 행정의 가능성도 낮아진다.”며 “위원장 교체로 인한 파행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책임 행정을 할 수 있는 제도 변화가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영화 리뷰] ‘소셜 네트워크’

    [영화 리뷰] ‘소셜 네트워크’

    현재 사용 국가 211개국, 가입자 수 5억명. 실제 나라로 치면 인구 대비 세계 3위에 해당하는 대국이다. 세계적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페이스북 이야기다. 올해 3월 미국 웹사이트 방문자 수에서 구글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페이스북의 기업 가치는 무려 58조원. 2004년 페이스북을 만든 주인공은 이제 겨우 스물여섯인 마크 주커버그다. 개인 자산 8조원으로 전세계 최연소 억만장자다. 지난 9월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2010년 미국 400대 부자에서 35위를 차지했다. 18일 개봉하는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소셜 네트워크’는 페이스북의 실화를 다루고 있다. 바로 전 작품이 판타지 멜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이기는 하지만, 데뷔작 ‘에일리언3’부터 ‘세븐’, ‘더 게임’, ‘파이트 클럽’, ‘패닉룸’, ‘조디악’에 이르기까지 연출 작품 대부분을 관통하는 공통점이 스릴러이기 때문에 핀처의 선택이 다소 의외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가 시작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저 괴짜 천재의 성공담으로 진부할 것 같았던 영화가 제대로 ‘드라마틱’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을 만들어 나가는 과거 시점과 거액이 걸린 두건의 소송이 진행되는 현재 시점을 자유롭게 오고 가며 성공 신화의 앞과 뒤를 모두 들여다보는 재미가 무척 쏠쏠하다. 하버드 대학에 다니던 마크는 컴퓨터 천재이기는 하나 대인 관계에 있어서는 낙제생이다. 여자 친구와의 결별에 화가 난 나머지 여학생 얼짱 투표 사이트를 만들었다가 모든 여학생을 적으로 돌리기도 한다. 이 무용담을 접한 ‘킹카’ 윈클보스 형제는 마크에게 하버드 선남선녀들만 교류할 수 있는 ‘하버드 커넥션’ 사이트 제작을 의뢰한다. 그런데 마크는 여기에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가장 친한 친구 왈도 세브린의 도움을 받아 인맥 교류 사이트 페이스북을 개발한다. 페이스북이 대성공을 거두게 되자, 윈클보스 형제는 아이디어를 도둑맞았다며 거액의 소송을 제기한다. 마크는 MP3 공유 프로그램 냅스터의 창시자 숀 파커의 도움으로 거액을 투자 받고 페이스북을 전 세계적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왈도와 갈등을 빚으며 등을 돌리게 된다. 왈도 역시 거액의 소송을 제기한다. 전 세계 사람들이 애용하는 인맥 교류 사이트를 만들지만 정작 마크 자신은 단 하나뿐이었던 친구를 잃게 되는 과정이 아이러니하다. 젊은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인다.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제시 아이젠버그(오른쪽)는 1980년대 인기 외화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에 어울릴 법할 정도로 촌티나는 마크 캐릭터를 잘 표현해 냈다. 왈도 역할을 맡은 앤드루 가필드(왼쪽)는 새로운 스파이더맨으로 발탁돼 스타덤을 예약해 놓은 상태. 세계적인 팝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도 자아도취에 빠진 숀을 제대로 소화했다. 페이스북 가입자들이 모두 이 영화를 본다면 엄청난 흥행 기록을 세우지 않을까. 10월 초 북미 시장에서 개봉했을 때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한국에선 가입자가 164만명 정도로 페이스북의 입지가 낮은 편이다. 120분. 15세 이상 관람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풀3D홀로그램 女가수’ 일본서 인기 대폭발

    ‘풀3D홀로그램 女가수’ 일본서 인기 대폭발

    독특한 문화 팬덤으로 알려진 일본에서 3D 홀로그램 여가수가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어 화제다. 일본의 한 테크놀로지 회사가 창조한 하츠네 미쿠라는 이름의 이 여가수는 귀여운 외모와 스타일리시한 패션으로 인기순위에서 연달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반 가수와 달리 3D 홀로그램으로 만들어진 미쿠는 현재 일본 전역을 돌며 투어콘서트를 열 만큼 높은 인기와 인지도를 자랑한다. 나이는 16살, 키 157㎝의 아담하고 작은 몸의 이 3D가수는 콘서트장마다 열광적인 환호와 팬심을 받는 스타가 됐다. 미쿠라는 ‘걸출한’ 아바타를 만든 ‘크립튼 퓨처 미디어’라는 회사는 그녀의 이미지와 캐릭터, 노래 등을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미쿠의 목소리는 유명 성우의 목소리를 샘플을 야마하 사의 소프트웨어와 결합해 만들었으며, 음악과 이미지는 최근 유행하는 스타들의 ‘흥행공식’에 맞춰 설정됐다. 콘서트장마다 수 천명의 팬들이 모여드는 것으로 알려진 그녀의 인기는 실존 스타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평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3D가수가 등장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완벽한 풀3D 홀로그램으로 인기몰이에 성공한 가수는 미쿠가 처음이라는 점에서 문화계도 이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얼마 전 일본의 유명한 애니메이션TV에도 출연해 팬층을 확대하기 시작한 그녀의 동영상은 아래서 볼 수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봉주르~ 구로’ 佛 문화축제 흥행대박

    ‘봉주르~ 구로’ 佛 문화축제 흥행대박

    “봉주르~ 구로!” 구로구에서 올해로 세 번째 열린 ‘프랑스 문화 축제’가 다양한 공연과 퍼포먼스 덕에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5만여명이 다녀가는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특히 주민들의 호응이 높았던 공연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꼭두각시 인형극인 도미니크 우다르 연출의 ‘파독스’(프랑스어로 ‘괴물’이라는 뜻)다. 이들은 관객들과 어울려 함께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14일 가족과 함께 구로구민회관을 찾은 이지숙(32)씨는 “유명한 공연을 집 근처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며 “괴물들과 함께 사진촬영도 할 수 있는 참 재미난 공연”이라고 말했다.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편견을 상징하며 따뜻한 마음을 가진 가면을 쓴 30여명의 파독스들은 거리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오브제들과 호흡했다. 때때로 익살스러운 장난과 코믹한 행동으로 행인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파독스들은 시민들의 사진촬영 요구에도 흔쾌히 응했다. 한 파독스는 사진을 찍어 준 시민에게 감사의 의미로 렌즈를 닦아주기도 했다. 파독스는 ‘두 번째 밤’, ‘세 번째 밤’, ‘파독스의 사계절’, ‘향수 속의 파독스’ 등 작품을 통해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발길을 돌려 지하철 1호선 구로역 광장으로 옮기면 신나는 음악 속에 사람들의 박수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프랑스 최고 권위의 서커스팀 ‘레자포스트로프’ 소속의 4명의 배우는 거리에서 간단한 도구를 활용해 연기하는 코믹 연극 ‘파사주 데정부아테’(프랑스어로 ‘소란스러운 행인’이라는 뜻)를 공연했다. 아코디언 연주에 맞춘 다양한 퍼포먼스와 댄스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프랑스어를 몰라도 공연을 이해하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배우들은 빵, 상자, 양파, 콜라 등 우리에게 친근한 소재를 이용해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섰다. 최초의 내한 공연이어서 주민들의 관심도 높았다. 구는 프랑스 문화 축제를 개최하며 관내 곳곳에서 다양한 퍼포먼스, 공연, 콘서트, 전시회를 열었다. 2006년 사작한 이 축제는 구와 프랑스 이시레물리노시와 협약을 맺고 해마다 번갈아 가며 상대국가의 문화축제를 열고 있다. 구 관계자는 “이시레물리노시도 구로와 마찬가지로 정보화·IT 도시로 유명한 곳”이라면서 “두 도시의 교류로 주민들은 물론이고 서울시민들의 프랑스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한층 깊어졌다.”고 말했다. 올해 축제에서는 프랑스 최고의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평가받는 ‘르 큐브’ 공연과 프랑스 록그룹 ‘요단’, ‘23H17’의 록 페스티벌도 펼쳐졌다. 이번 축제에서는 이시레물리노시의 이름을 본뜬 이시레물리노공원에서 ‘이시레물리노시의 날’ 선포식도 열렸다. 선포식 후에는 영림중학교에서 한국과 프랑스 어린이들의 친선 축구경기가 열리는 등 행사기간 구로 곳곳에서 다양한 볼거리로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소시와 원더걸스 함께 뜬 까닭은

    요즘 TV엔 ‘슈퍼스타K 2’, ‘위대한 탄생’ 등 스타 탄생을 겨냥한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루고 있고, 오디션장에는 미래의 스타를 꿈꾸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사람들은 왜 그토록 스타에 열광하는 것일까. ‘흥행의 법칙-스타 상품의 7가지 조건’(조성기 지음, 초록물고기 펴냄)은 대중 문화 산업의 흥행 법칙을 분석한 책이다. 미디어 기획자인 저자는 하루 아침에 스타가 탄생하고 시대의 아이콘이 되는 대중문화야말로 호감과 비호감이 끊임없이 살아 움직이는 거대한 생태계라고 말한다. 스타와 흥행은 대중문화라는 역동적인 생태계가 만들어낸 현상이고, 이 현상을 통해 인간행동의 근본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스타는 시·공간적으로 상대적인 개념이지만 새로움은 대중문화의 본질이자 흥행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저자는 최근아이돌 그룹의 성공 요인을 끊임없는 새로움에서 찾는다. 멤버 수가 많을수록 대중이 식상해지면 곧 다른 멤버를 전면에 내세울 수 있기 때문에 새로움을 유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체 불가능한 차별성은 스타가 되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가요계에 걸그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등장했지만, 모두 사장되지 않은 각자의 영역에서 차별화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소녀시대’가 소녀와 숙녀의 중간적인 이미지를 추구했다면, ‘원더걸스’는 귀엽고 세련된 이미지로 어필했고, ‘카라’는 옆집 동생 같은 친근하고 발랄한 이미지로 팬들을 공략했다. 특히 스타는 어떤 분야든 호감을 주는 존재이기 때문에 대중의 호불호를 한 발 먼저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책은 초창기엔 강한 남성적 카리스마로 오히려 비호감을 많이 샀던 강호동이 KBS ‘1박2일’이나 MBC ‘무릎팍 도사’ 등 상대방으로부터 진솔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으면서 호감으로 돌아선 사례를 소개한다. 스타 이미지의 선택은 기호학의 관점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이미지를 미친다.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프로듀서로서 god에게는 친근함, 비에게는 강하고 멋진 이미지, 원더걸스에게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국민여동생’의 이미지를 부여하는 등 해당 가수에게 최적의 이미지를 부여해 성공시켰다. 책에 나오는 스타는 인기 상품으로, 팬들은 소비자로 치환이 가능하며, 나열된 흥행 법칙은 마케팅에 적용해도 큰 무리가 없을 듯 하다. 1만 3300원.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2인의 히트메이커 스티브 잡스·제임스 캐머런 성공 비결

    2인의 히트메이커 스티브 잡스·제임스 캐머런 성공 비결

    올해 최고 히트상품 가운데 하나인 아이폰과 3차원(3D) 영화. 그 뒤에는 스티브 잡스와 제임스 캐머런이 있다. 과연 그들은 어떻게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일까. ‘스티브 잡스-아이마인드’(김범진 지음, 이상미디어 펴냄)와 ‘제임스 카메론-상상하라, 도전하라, 소통하라’(이윤정·김지영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는 이들의 성공 비결을 분석한 책이다. ●單, 破, 直-스티브 잡스의 세 가지 통찰법 많은 사람들은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로 이어지는 미국 애플의 제품에 열광하지만, 정작 그 제품을 만들어낸 마음 혹은 정신에 관심을 갖는 경우는 많지 않다. 아이마인드(iMind)는 애플과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의 성취 내면에 숨겨진 통찰력을 뜻한다. 국내 명상 코치 1세대로 꼽히는 저자는 애플의 제품들이 단순하지만 우아한 디자인을 뽐내며 소비자들의 고정관념과 기대를 뛰어넘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 스티브 잡스의 정신세계와 연관이 있다고 설명한다. 선(禪) 수행자였던 잡스는 명상 수행과 동양적 깨달음을 통해 화려함을 겉으로 드러내기보다 내면의 가치와 집중된 삶을 지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의 애플을 있게 한 잡스의 통찰법 중 첫 번째는 단순함이다. 아이폰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홈 버튼 하나뿐이며, 배터리도 교체할 수 없는 일체형 디자인이다. 잡스는 홈버튼마저 없애라고 지시했지만, 개발자들의 강한 저항에 부딪혔다. 회사로 복귀했을 때 그는 애플이 생산하는 40여가지 제품을 4가지로 줄였다. 잡스는 “양파를 한 겹씩 벗겨 나가면 매우 우아하고 단순한 해결방법에 도달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곳에 다다르기 전에 포기해 버린다.”고 말한다. 둘째는 파격이다. 잡스는 고정관념과 권위, 기존 질서 등 다른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도전했다. 모든 기술자들이 소음 없는 컴퓨터는 불가능하다고 했을 때, 그는 전원방식을 바꿔 가능하게 했다. 무료로 노래를 다운받을 수 있는 시대에 돈을 지불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경험을 제공한다면 사람들은 기꺼이 돈을 지불할 것이라고 맞서 아이팟과 아이튠즈를 히트시켰다. 마지막은 ‘곧바로’의 정신이다. 애플의 장점은 사용설명서 없이도 몇 번의 조작을 통해 직관적으로 사용법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의 최대 강점이 기술보다 소비자 관점의 직관에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는 잡스의 외적 성취보다는 20대에 억만장자가 되었지만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쫓겨난 뒤 췌장암을 극복하는 등 시련과 고난을 헤쳐온 잡스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것에 도전했던 내면의 여정에 더 주목해 볼 것을 권한다. ●제임스 캐머런이 25년간 만든 7편 모두 성공 영화 ‘아바타’로 본격적인 3D 영화 시대를 연 제임스 캐머런 감독. 캐나다 시골 출신으로 트럭운전사로 일했던 그가 25년간 만든 7편의 영화를 모두 성공시키고, 역대 전 세계 최고 흥행영화 1, 2위를 석권하게 된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첫 번째는 자유로운 상상력이다. 제임스 캐머런은 어릴 적부터 공상과학(SF) 소설과 영화를 보면서 우주와 심해에 대한 호기심을 키웠다. 그는 보이지 않는 상상력에서 출발한 이야기를 영화를 통해 현실로 구체화시켰다. ‘터미네이터’, ‘어비스’, ‘에이리언 2’ 등 그가 만든 대부분의 영화는 그가 어린 시절부터 갖고 있던 미지의 세계에 대한 상상이었다. 두 번째 원동력은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그가 갖고 있던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다는 것. 그는 새로운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위험한 심해 촬영에도 직접 나섰다. 미래를 실감나게 보여주기 위해 필요한 장비가 있다면 스스로 개발에 참여했으며 장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세 번째는 열린 소통의 자세다. 그는 최고의 SF 영화감독 자리에 등극했지만, 그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액션 코미디 ‘트루라이즈’와 어드밴처 영화 ‘타이타닉’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아바타’ 역시 외계를 배경으로 하지만, 내용은 고전적인 사랑과 모험 이야기를 변주해 전 세계인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서울 G20회의-스케치] ‘G20의 입’ 시선집중

    [서울 G20회의-스케치] ‘G20의 입’ 시선집중

    G20 서울회의를 현장에서 취재하는 내·외신 기자들은 4000명을 훌쩍 넘는다. 환율과 경상수지목표제 등 핫이슈 덕에 역대 G20 회의 중 가장 흥행에 성공한 셈이다. 취재진의 베이스캠프 격인 코엑스 1층 메인프레스센터(MPC)와 재무차관·셰르파 회의가 열리는 3층을 오가는 길은 철저하게 통제돼 있다. 하지만 정상회의 내내 부지런히 1~3층을 오가는 ‘경계인’들이 있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의 ‘입’을 맡고 있는 김윤경(45)·손지애(47·여) 대변인이 주인공이다. 김 대변인은 셰르파 및 재무차관회의가 시작된 지난 9일부터 매일 오전 10시 MPC를 찾아 회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맡고 있다. 준비위로 파견되기 직전까지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장을 맡았던 터라 국제금융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뿐더러 탁월한 친화력으로 대(對) 언론관계도 수월하다. 하지만 김 대변인은 요즘 “죄송하지만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지켜봐 주세요.”란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분위기를 전달할 뿐 구체적인 콘텐츠를 언급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며칠새 부쩍 핼쑥해진 김 대변인은 “새벽 1시는 기본이고 새벽 4~5시에도 시도 때도 없이 전화기가 울려대는 통에 어젯밤에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뉴욕타임스와 CNN 서울특파원(지국장), 서울외신기자클럽 회장 등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하는 손지애 외신대변인은 G20 서울회의를 알리기 위해 각종 매체 인터뷰는 물론, TV 퀴즈프로그램과 토론프로그램 출연도 마다하지 않을 만큼 애착이 크다. 초보대변인 시절 솔직함을 대변인의 최고 덕목으로 꼽았던 그는 조리있는 말솜씨는 물론 빈틈 없는 일처리 능력을 인정받아 G20 정상회의가 끝난 뒤 청와대 해외홍보비서관으로 내정된 상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홍보사진에만 출연흔적 남고 개봉 못한 영화도 있는 걸요”

    “홍보사진에만 출연흔적 남고 개봉 못한 영화도 있는 걸요”

    신 스틸러(Scene Stealer). 미친 존재감, 명품 조연…. 출연 장면이 많지는 않지만 알토란 같은 연기로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조연 배우들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들이다. 최근 이러한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연기자를 꼽자면 단연 마동석과 정만식이다. 수애·유지태 주연의 ‘심야의 FM’에서 각각 순박한 스토커와 자존심 강한 라디오 PD로 나왔던 이들은 황정민·류승범 주연의 ‘부당거래’에선 광역수사대 반장 역의 황정민을 보좌하지만 비극적인 운명을 맞는 의리파 형사와 스폰서 검사 역의 류승범에게 구박받는 소시민적인 검찰 수사관으로 변신했다. 최근 극장가를 주도하는 두 작품에서 보석처럼 빛난 이들을 지난 8일 서울 논현동 카페에서 만났다. 만남은 유쾌한 반전으로 출발했다. ‘액면가’가 훨씬 높아 보이는 정만식이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마동석을 형이라 부르며 허리 숙여 인사하는 게 아닌가. 알고 보니 정만식은 1974년생으로 서른여섯 호랑이띠, 마동석은 세살 위 돼지띠였다. “제가 좀 삭았죠? 하하하.”(정) “촬영장에서 만식이에게 반말을 하니까 우리 사이를 잘 모르는 스태프들은 오해도 하더라고요. 마동석 그렇게 안 봤는데 사람을 막 대하네, 이런 식으로요.”(마) 흥행 이야기가 먼저 오갔다.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던 ‘심야의 FM’을 밀어내고 1위를 차지한 작품이 공교롭게도 ‘부당거래’였다. 우산 장수와 나막신 장수를 아들로 둔 어머니의 심정 아니었을까. “지난 토요일 저녁에 극장에 갔더니 텅텅 비어 있더라고요. 비수기라는 것을 절감했죠. 그래서 개봉 8일 만에 100만명을 돌파한 ‘부당거래’가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마) “모두 최선을 다해서 했으니 당연히 둘 다 잘됐으면 하지요. ‘부당거래’가 워낙 강하게 나가니까 솔직히 ‘심야의 FM’이 선전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네요.”(정) 오는 25일 이들이 응원해야 하는 작품이 한편 더 늘어난다. 지난해 말 가장 먼저 찍었던 판타지 멜로 ‘우리 만난 적이 있나요’가 스크린에 걸린다. 둘이 함께한 첫 작품이기도 하다. 정만식은 실제 나이가 11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윤소이를 딸로 둔 대쪽 같은 경상도 아버지로, 마동석은 바람기 있는 삼촌으로 나온다. 역시, 영화에서는 정만식이 나이가 많은 캐릭터였다. 트레이너 출신인 마동석은 34살의 나이에 늦깎이 연기자로 신고식을 치렀다. 고교 시절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간 그는 원래 연기를 공부하려고 했으나, 생활고 때문에 직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운동을 꾸준히 하던 차에 우연히 보디빌더로 대회에 나가기도 했고, 마크 콜먼 등 종합격투기 선수들의 트레이너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연기할 기회를 틈틈이 찾고 있었고, 2002년 ‘천군’에 캐스팅되며 꿈을 이뤘다. 국내에서도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몸 관리를 도와줬으나 연기에 전념하기 위해 트레이너 일을 정리했다. “처음에는 몸에 근육이 많아 하게 되는 캐릭터에 제약이 많았습니다. 2007년 드라마 ‘히트’, 이듬해 개봉한 ‘비스티 보이즈’ 이후 일감이 밀려들기 시작했죠.”(마) 정만식은 연극판에서 잔뼈가 굵었다. 스무살 때부터 무대에 섰다. ‘1980 굿바이 모스크바’로 2004년 서울연극제 연기상을 받기도 했다. 앞서 2000년에는 명계남이 운영하는 연기아카데미 ‘액터스21’에서 영화를 공부하며 수많은 단편 영화에 출연했다. 메이저 영화 데뷔작은 ‘잠복근무’(2005). 이름 석자를 각인시킨 작품은 액터스21에서 인연을 맺었던 양익준 감독이 연출한 ‘똥파리’(2008)였다. “한때 백화점에서 생활 용품도 팔고, 헬스 강사를 하기도 했어요. 연극할 땐 집안이 평온했는데, 웬일인지 안 좋은 일이 자꾸 생기더라고요. 아무래도 연기를 해야 하는 팔자라는 생각이 들었죠.” 주인공이야 늘 카메라가 쫓아다니지만, 조연은 한 장면 한 장면이 아쉽다. 촬영 장면이 편집 과정에서 팍팍 줄어드는 일은 일상다반사다. 출연했는데, 실제 개봉했을 때 스크린에서 찾아볼 수 없을 때도 있었다. 출연의 흔적은 엔딩 크레디트에서만 확인하는 경우도 많다. 정만식이 “출연 장면은 다 날아가고 홍보용 사진에만 얼굴이 나온 경우도 있었죠.”라며 껄껄 웃자, 마동석은 “그 정도면 양반이지. 4년 전에 (류)승범이와 함께 좀비 영화를 찍었는데 그건 아직도 개봉하지 못했어.”라고 말을 보탰다. 처음에는 소속사도 없고, 혼자 버스를 타고 지방 촬영을 다니기도 했다는 마동석은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천군’ 촬영 때를 꼽았다. 영하 12~13도의 한겨울에 웃통 벗고 강에 들어가 싸우는 장면을 찍었다. 사흘 동안 물 속에 있었더니 탈이 나 병원비만 700만원이 들었단다. “지난해엔 드라마를 찍다가 4층 높이 건물에서 떨어져 척추, 가슴뼈, 어깨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당하기도 했어요. 등에 철심을 대고 촬영을 이어갔어요. 마지막 작품이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죠. 지금도 물리 치료를 받고 있어요.”(마) 정만식은 지난 7월 초를 힘들었던 시기로 돌이켰다. ‘부당거래’ 막바지 촬영이 한창이었다.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 있던 아버지를 여의었다. 새벽에 아버지 임종을 확인한 뒤 아침 촬영 스케줄 때문에 눈물을 삼키며 촬영장으로 향했다. 스태프 수십 명이 기다리고 있는 게 미안해서 부친상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다고 했다. 현장에 나갔더니 어떻게 알았는지 류승범이 “말씀 들었다.”며 가만히 손을 잡아줘 가슴이 뭉클했다고. “처음 연기할 때는 제대로 살지 못한다며 아버지에게 많이 혼났어요. 지난해 오현경 선생님과 나왔던 연극을 보시고는 좋은 공연 잘봤다, 다음에도 보여달라고 하셨는데….”(정) TV 드라마 ‘닥터 챔프’ 촬영을 마무리한 마동석은 우정출연한 액션물 ‘퀵’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정만식은 형사로 출연한 나홍진 감독의 신작 스릴러 ‘황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황정민 주연의 ‘모비딕’과 임순례 감독의 ‘동물과 함께 사는 세상’에도 캐스팅된 상태. 형이 먼저 덕담을 건넨다. “배우는 쉴새 없이 굴러야 한다고 생각해요. 만식이도 영화뿐만 아니라 연극이든 드라마든 리듬을 끊지 않고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언젠가 콤비로 출연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동생이 화답한다. “동석이 형은 동생들을 넓게 안아주고 챙겨주는 스타일이에요. 정말 고맙죠. 가끔 몸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이젠 술은 조금씩 줄였으면 좋겠네요.” “부족한 점을 메우며 오래 하고 싶어요. 이런 역할은 마동석이 낫지 않으냐. 그런 이야기를 듣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마) “연기할 때마다 달라져서 관객들이 못 알아보는 배우가 됐으면 합니다.”(정) 처음 만났을 때부터 서로 통하는 것을 느꼈다는 동생의 바람을 듣고는 형이 한마디 던진다. “야, 너무 못 알아보면 안 좋아. 네가 그 캐릭터인 줄 모르면 (감독들이) 잘 안 찾게 돼.” 동생은 머리를 긁적이며 너털웃음을 흘렸다. “그런가? 허허허.” 홍지민기자icarus@seoul.co.kr
  • “가슴 시린 관객들 끌어안자” 19금 봇물

    “가슴 시린 관객들 끌어안자” 19금 봇물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되는 늦가을이지만, 스크린은 오히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흥미롭게도 해마다 11월이면 ‘19금’(禁) 영화가 쏟아진다. 파격의 정도나 그 수위도 점점 대담해지고 있다. 2007년 11월 개봉한 량차오웨이·탕웨이 주연의 영화 ‘색, 계’는 무삭제 개봉의 에로틱 멜로를 내세워 중·장년층의 큰 호응을 끌어냈다. 순식간에 2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듬해 11월에는 여주인공 김민선의 파격적인 노출 연기로 화제를 모은 ‘미인도’가 개봉했다. 두 작품 모두 ‘예술적 승화’라는 이름으로 에둘러 표현하지 않고, 에로티시즘을 전면에 내세워 성공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미인도’의 김민선과 ‘색, 계’의 탕웨이를 노골적으로 비교하는 이른바 ‘색, 계’ 마케팅이 논란이 될 정도였다. 심한 노출이 나오지는 않지만, 남자 주인공들의 동성애를 소재로 한 ‘서양골동품과자점’도 2008년 11월 개봉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동성애가 국내 영화 소재로 자리잡는 계기가 됐고, 이는 같은 해 12월 개봉한 영화 ‘쌍화점’의 인기로 이어졌다. 이 영화는 조인성, 송지효의 전라 연기와 동성애 코드가 입소문을 타면서 관객 374만명을 동원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11월에 19금 영화들이 쏟아지고 있다. 3차원(3D) 베드신으로 화제를 모은 ‘나탈리’가 상영 중이고, ‘두 여자’(포스터)와 ‘페스티벌’은 오는 18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두 여자’는 개봉 전부터 정준호, 신은경 등 주인공의 파격 노출 사진으로 화제가 됐다. ‘페스티벌’은 7명 주인공들의 섹시 판타지를 코믹하게 그린 작품이다. 이렇듯 11월에 유난히 19금 영화가 많은 것을 두고 충무로는 ‘생존 전략’이라고 너스레 떤다. 대작들이 대부분 연말 개봉을 선호하다 보니 11월은 전형적인 비수기라는 것. 따라서 큰돈(제작비) 안 들이고도 적당히 흥행이 보장되는 19금 영화들을 비수기 돌파 전략으로 11월에 많이 배치한다는 설명이다. 해마다 11월에는 ‘19금 영화제’도 열린다. 성(性)을 주된 소재로 다루는 일본의 핑크영화를 소개하는 영화제다. ‘핑크영화제’ 홍보를 맡고 있는 민진이 과장은 “날씨가 추워지고 12월 성수기 대작 시즌에 들어가기 직전인 11월은 기본적으로 멜로 영화에 대한 수요가 높다.”면서 “성을 다룬 영화들은 멜로 코드를 기본으로 하는데, 최근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영화 표현 수위도 점점 세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문화계 블로그] 드라마 ‘대물’ vs 영화 ‘부당거래’

    [문화계 블로그] 드라마 ‘대물’ vs 영화 ‘부당거래’

    SBS 수목 드라마 ‘대물’과 지난달 28일 개봉한 영화 ‘부당거래’는 권력을 다룬다는 점에서 겹쳐진다. 공교롭게 요즘 정치권을 떨게 만들고 있는 검찰도 양쪽 모두에 등장한다.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방식은 판이하다. ●‘교훈·감성 정치’ 정당화… 현실성도 없어 우선 대물. 작가와 PD가 교체된 후에도 정치 편향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중도 하차한 황은경 작가가 “국가정보원에 불려 가는 것 아닌지 불안했다.”고 밝힌 대목은 제작진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정치적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너무나 저급한 드라마 철학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대물은 국민을 ‘바보’로 만드는 비상한 재주를 갖고 있다. 국회의원으로 출마한 서혜림(고현정)은 “지키지도 못할 약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싶지 않다.”라고 일침을 놓는다. 말로 옮기기에도 쑥스러울 정도로 진부한 ‘발언’임에도 유권자들은 환호한다. 유세 장면은 더 가관이다. “이런 나라에서 우리가 무슨 희망을 갖고 살겠느냐. 이런 나라에서 우리가 어떻게 애를 키울 수 있겠느냐.”라고 절규한다.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기다. ‘동네 아줌마’들이 모이기만 하면 하는 얘기인데도 어찌된 영문인지 이 말 한마디에 유권자들은 또 눈물을 주루룩 흘린다. 마침내 국회의원이 된 서혜림은 방송 토론 프로그램에 나와 “국민 여러분이 정치인들 종아리에 회초리를 쳐서 국민들을 표 찍어주는 사람으로만 아는 오만 불손함을 타일러 달라.”고 호소한다. 말이야 백번 옳은 소리다. 하지만 뻔한 말로 정치에 훈수를 두는 ‘교훈 정치’나 감동스러운 화술에 의탁하는 ‘감성 정치’를 정당하게 만드는 이 같은 설정은 시대를 역행한다. 현실성도 없다. 이미 국민들은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정치인에게 이력이 나지 않았던가. 울부짖고 목소리 높이는 것 외에 이렇다 할 정치인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는데도 서혜림은 국민의 열광적 호응에 힘입어 대통령까지 될 예정이란다. ‘국민=바보’라는 전제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가능할 수 있을까. 국민 의식을 한참 내려다보는 제작진의 태도에 시청자들도 슬슬 등을 돌리는 양상이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AGB닐슨리서치에 따르면 대물 시청률은 지난주 24.5%로 전주보다 2.8%포인트 하락했다. ●여론조작·부당거래 적나라하게 파헤쳐 영화 ‘부당거래’의 흥행 성공은 대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류승완 감독의 부당거래는 검찰과 경찰, 기업 그리고 언론이 한데 얽히고설켜 음모를 만들어내는 ‘권력의 뒤안길’을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하지만 대물처럼 감성적인 대안을 강요하거나 교훈을 주려고 안달하지 않는다. 그저 현실을 신랄하게 파헤쳐 여론 조작과 부당 거래의 과정을 거칠게 보여줄 뿐이다. 이 지점에서 관객들은 저절로 느낀다. “아, 권력 유착은 한 개인의 힘으로는 안 되는 것이구나. 이렇게 복잡하게 꼬여 있는 것이구나.” 여기에 힘입어 부당거래는 개봉 9일 만에 관객 115만명을 넘어섰다. 드라마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문학과 교수는 “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의에서 자유롭지 못한 드라마가 현실 비판을 그대로 담기에는 제약이 따른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대물은 서혜림의 교과서적인 발언으로 오히려 정치 혐오를 부추기고 심지어 교조적으로 가는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구태의연한 정치 달변으로 국민을 ‘계몽’하려 드는 대물. 신랄한 리얼리티로 영화가 끝난 뒤에도 관객을 불편하게 하는 부당거래. 대척점이 분명해 보인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G20 정상회의 D-1] 비즈니스 서밋 호재와 악재

    G20 비즈니스 서밋이 11일 개막을 앞두고 기대를 걸고 있는 흥행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비즈니스 서밋에는 정상회의와 마찬가지로 독일, 영국 등 선진국과 신흥국 정상 12명이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행사의 무게감이 높아지고 있다. 향후 정례화 가능성에도 큰 힘이 실리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호세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 주제 마누엘 바로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이 서울에서 글로벌 기업인들과 G20 관련 경제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한다. 신흥국으로는 제이컵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 등이 참석한다. 러시아와 인도네시아도 비즈니스 서밋 참석을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을 위해 12일 마련되는 ‘비즈니스 미팅’도 행사의 중요성을 높이는 호재다. 바쁜 일정에도 시간을 내 한국을 찾은 CEO들에게 평소 만나기 힘든 세계 유명 기업인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하는 ‘인센티브’라는 게 조직위의 설명이다. 하지만 당초 참석하기로 했던 세계적 CEO들이 자체 사정 때문에 일부 불참할 예정이어서 흥행에 먹구름도 드리우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두 거인‘인 스티브 잡스 애플 CEO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의 불참이 아쉽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내놓으며 새로운 IT 문화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잡스는 행사 준비 당시에 불참 의사를 알렸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야에 참석하기로 했던 게이츠는 서울의 한 특급호텔에 숙소 예약까지 했다가 뒤늦게 불참을 통보했다. 그는 “예기치 못한 사정으로 인해 참석할 수 없게 돼 저로서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해 왔다. 여기에 세계 1위의 원자력 전문기업인 프랑스 아레바의 안 로베르종 CEO는 직원이 아프리카 니제르에서 피랍된 이유로 불참 사실을 통보했다. 세계 최대 컴퓨터업체인 휼렛패커드 역시 허드 CEO가 하청업체 직원에 대한 성희롱 논란에 휩싸여 사임하면서 토드 브래들리 부사장이 대신 참석한다. 오영호 집행위원장은 “이번 서밋의 초청 과정에서 세계적인 기업인들에게 접근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장쯔이의 ‘新뮬란’ 성공할까? 이병헌 측 “아직…”

    장쯔이의 ‘新뮬란’ 성공할까? 이병헌 측 “아직…”

    해외 겨냥한 新 ‘뮬란’ 성공할까? 중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여배우인 장쯔이와 한류스타 대열에 우뚝 선 이병헌이 손을 잡고 한 영화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소속사 측은 “확정된 바 없다.” 고 밝혀 혼선을 주고 있다. 지난 9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장쯔이와 제작사는 자신이 제작자 겸 주연으로 나선 영화 ‘건국영웅’(巾帼英雄)에서 이병헌을 상대역으로 낙점하고 다음 달 크래크인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건국영웅’은 중국의 장편서사시인 ‘목란사’(木蘭辭)를 소재로 한 영화이며, 목란사는 국내에서 ‘화목란’(花木蘭·화무란), 해외에서 ‘뮬란’(Mulan) 등의 제목으로 알려져 있다. ‘건국영웅’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두 남녀배우의 만남으로 기대를 불러 모은 동시에 지난 해 중국 최고 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조미(자오웨이)의 ‘화목란’과도 비교하는 재미를 줄 것으로 예상됐지만, 확정된 바 없다는 소속사의 반응에 팬들의 기대도 엇갈리고 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이병헌 뿐 아니라 할리우드와 일본을 대표하는 키아누 리브스·기무라 타쿠야 등이 남자 주인공역 물망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 세계를 겨냥해 영어대사로 촬영될 예정이라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중국과 한국을 넘어 아시아와 할리우드에서도 이 작품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이미 전 세계에서 흥행 성공을 거둔 애니메이션 ‘뮬란’, 조미 주연의 ‘화목란’과 차별화 된 스토리를 선보여야 하는데다, 중국 전통문학과 문화를 다루는 작품에서 주인공들의 영어대사가 불협화음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홍콩 대표 연출자인 두기봉 감독의 연출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일본의 고유한 문화를 담은 롭 마샬 감독의 ‘게이샤의 추억’(2005)은 일본 전통을 담은 스토리와 중국출신의 톱스타 주연 배우, 오락가락하는 영어 대사와 할리우드 감독 특유의 스타일이 영화 전반에 혼합돼 엇갈린 평을 받은 바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충무로 여배우 파워시대 ‘女·優·天·下’

    충무로 여배우 파워시대 ‘女·優·天·下’

    영화계 근심 가운데 하나가 ‘여배우 기근’이다. 올해 초 ‘의형제’부터 10일 개봉하는 ‘초능력자’까지, 대세는 ‘남녀 투톱’보다 ‘남·남 투톱’이 돼버렸다. 2008년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 이후 스릴러 강세 현상이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여배우들이 설 자리를 잃었던 까닭이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잠시 접어둬도 좋겠다. 올해 말부터 새해까지, 스크린에 새바람을 몰고올 여배우들의 영화가 다수 준비돼 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여성 원톱 릴레이 향연 ‘남·남 투톱’의 대세 속에서 ‘여배우 원톱’ 영화들이 슬슬 기지개를 켠다. 우선 김하늘이 눈에 띈다. 지난해 ‘7급 공무원’에서 화려한 액션과 코믹 연기를 선보였던 김하늘은 안상훈 감독의 ‘블라인드’에 캐스팅됐다. ‘블라인드’는 뛰어난 감각과 능력을 가진 여자 경찰대생이 어느날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고, 우연히 사이코 패스의 타깃이 돼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물이다. 끔찍한 범죄현장의 유일한 목격자가 ‘시각장애인’이라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시작되는 휴먼 스릴러로, ‘국민 남동생’ 유승호와 호흡을 맞춘다. 지난해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에서 주최한 시나리오 피칭 행사인 ‘2009 히트 바이 피치’에서 대상을 수상, 탄탄한 스토리 또한 검증이 됐다는 평가다. 최근 TV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서 ‘꽃도령’으로 주목을 끈 박민영도 가세했다. 변승욱 감독의 ‘고양이’에 원톱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것. 그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고양이’는 애완견 숍에서 일하는 한 20대 여자가 고양이와 생활하면서 이유를 알 수 없는 고양이의 죽음 때문에 공포에 시달린다는 내용을 담은 호러물이다. 당초 ‘펫숍’이라는 가제로 알려졌으나 최근 영화 제목을 확정지었다. 새해 여름 개봉될 예정이다. 김하늘과 박민영 모두 남자 배우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스릴러 영화에 원톱으로 출연한다는 점이 무척 이례적이다. 한류스타 송혜교도 ‘노바디 썸바디’(가제)로 오랜만에 얼굴을 비춘다. 송혜교는 최근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이었던 옴니버스 멜로 영화 ‘카멜리아’에 출연하는 등 간간이 얼굴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상업영화로 돌아온 것은 2006년 ‘황진이’ 이후 4년 만이다. ‘노바디 썸바디’는 한 방송국 PD가 약혼자를 뺑소니 사고로 잃고 난 뒤 주변과 갈등을 겪고 이 과정에서 성장한다는 내용이다. ‘집으로’의 이정향 감독이 8년 만에 메가폰을 잡았다는 것도 이목을 끈다. 김혜수·강수연… 여제의 귀환 한국 영화를 이끌었던 ‘기둥’들도 스크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부연설명이 필요 없는 강수연과 김혜수, 여기에 임수정과 하지원도 개봉작 준비에 여념이 없다. 2006년 ‘한반도’에서 명성황후 역으로 카리스마를 발산한 강수연은 이번 영화에서 다큐멘터리 감독 지원 역할을 맡았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타버린 ‘조선왕조실록’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전주사고 보관본을 전통 한지로 다시 복원하기 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이달 개봉을 추진하고 있다.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작품이다. 김혜수 역시 ‘여제의 귀환’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손재곤 감독의 ‘이층의 악당’에서 한석규와 함께한다. 2008년 ‘모던보이’ 이후 2년 만이다. 소설가를 사칭한 사기꾼이 신경쇠약에 걸린 독설가의 2층집에 들어오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서스펜스 코미디다. 25일 개봉 예정이다. 지난해 ‘전우치’로 610만명의 관객을 동원, 티켓 파워를 입증한 임수정도 장유정 감독의 ‘김종욱 찾기’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 첫 도전이다. 여기에 ‘로맨틱 가이’ 공유와 함께 커플 신고식을 치러 관심도 높다. 뮤지컬이었던 이 작품의 대본을 쓴 장유정 작가의 감독 데뷔작이기도 하다. 새달 개봉 예정. 흥행 불패신화 가도를 달리고 있는 하지원의 복귀는 초미의 관심사다. ‘해운대’와 ‘내사랑 내곁에’에 이어 3D(3차원 영상) 블록버스터 영화인 ‘7광구’까지 성공을 거둘지 주목된다. 특히 이번 영화는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이 기획했다. 망망대해 한가운데 떠 있는 석유 시추선 ‘이클립스호’에서 벌어지는 심해 괴생명체와 인간의 사투를 그려냈다. 1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이 영화는 거품 논란이 일었던 3D 열풍을 이어갈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G20기간 겹쳐 눈물난다고…알짜 클래식 공연 3개만 골라 볼까

    G20기간 겹쳐 눈물난다고…알짜 클래식 공연 3개만 골라 볼까

    공연계에도 ‘대진운’이라는 게 있다. 흥행을 결정짓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자칫 국가적 이벤트가 있다거나 같은 장르의 다른 대형 공연이 겹쳐 버리면 낭패다. 수요층이 한정된 클래식 공연은 더더욱 그렇다. 적은 수의 관객이 한 달에 여러 차례 공연을 갈 리 만무할 터. 특히 11월 대형 오케스트라의 공연도 많고, 여기에 G20 정상회의가 겹치면서 눈물을 흘리는 곳이 꽤나 많다는 게 클래식계의 전언이다. 야박한 대진운에 한숨을 쉬는, 하지만 내실 있는 공연 3개를 소개한다. ●11월 12일: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 G20 정상회의가 있는 12일. 도심에 잔뜩 깔려있는 경찰 때문에 외출도 약간 겁난다. 설상가상으로 2010년 클래식 음악계 최대 이벤트 가운데 하나인 네덜란드 로열콘서트헤보우의 공연이 예정돼 있으니, 이들과 날짜가 겹친 클래식 공연은 ‘갑갑’ 그 자체다. 이날 세종문화회관이 주최하는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의 공연은 나름 알짜배기다. 올해로 창단 26년을 맞는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는 음대에 재학 중인 학생 120명으로 구성된 4관 편성의 오케스트라다. 한국 클래식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데다 가격도 1만~2만원으로 저렴하다.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펼쳐진다. 이번 무대는 모차르트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로 시작한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의 악장인 박은영이 바이올린을, LG 생활건강 유스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 활동 중인 정홍식이 비올라를 연주한다. 보테시니의 ‘더블베이스 협주곡’, 차이콥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등 현악 앙상블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곡들로 채워질 예정이다. (02)399-1114. ●11월 14일:앙상블 오푸스 프리뷰 14일은 이스라엘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이 예정돼 있다. 세계적인 지휘자 주빈 메타가 함께한다. 대우증권 창립 40주년 기념 초청공연이라 일반인은 학생석에서만 관람할 수 있지만, 같은 날 공연이 예정된 ‘앙상블 오푸스 프리뷰 콘서트’ 입장에서는 젊은 층을 꽤 많이 빼앗길 전망이다. 여기에 ‘서울시향의 희망드림 콘서트’도 예정돼 있다. 내한공연은 아니지만 정명훈의 지휘로 말러 교향곡 1번과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협연으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연주한다니 힘이 빠진다. 하지만 앙상블 오푸스의 공연은 국내 실내악에서 꽤나 비중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과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정원, 여기에 한국 최고의 마림바이스트 한문경이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체임버홀에서 개최되는 이번 공연에서는 라벨의 ‘첼로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와 슈만의 ‘피아노 4중주’ 등이 연주될 예정이다. 1만~5만원. 1544-5142. ●11월 20일:몰도바 국립방송 교향악단 20일에는 미국의 명문 오케스트라인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있는 날이다. 로열 콘서트헤보우 공연과 더불어 11월 클래식 음악계에 비중있는 공연이다. 그 탓에 몰도바 국립방송 교향악단 내한 공연은 상대적으로 관심 밖이다. 몰도바 국립방송 교향악단은 동유럽 국가인 몰도바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다. 주로 러시아에서 유학한 연주자들로 구성, 러시아 음색을 계승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단 2만~3만원의 저렴한 가격이 입맛을 돋운다. 나름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다. 레퍼토리도 클래식 초보자들에게 좋다.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비롯해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이 연주된다. 바이올리니스트 이윤희와 피아니스트 김현정이 협연한다. 서울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개최된다. (02)585-2934.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꽃미남 투톱 강동원·고수 ‘초능력자’ 흥행 초능력 발휘할까

    꽃미남 투톱 강동원·고수 ‘초능력자’ 흥행 초능력 발휘할까

    지난해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해운대’와 ‘국가대표’ 이후 올여름 원빈의 ‘아저씨’가 나오기 전까지 국내 극장가는 꽃미남 강동원(오른쪽·29)이 쥐고 흔들었다. 지난해 12월 말 개봉한 ‘전우치’는 61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올 2월 초 개봉한 ‘의형제’는 546만명을 끌어모았다. 이 두 작품으로 앞서 출연했던 여섯 작품을 모두 합한 성적표를 훌쩍 뛰어넘었다. 강동원이 오는 10일 개봉되는 ‘초능력자’를 통해 3연속 흥행에 도전한다. 이번에는 또 다른 꽃미남 고수(왼쪽·32)와 함께다. 다른 사람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초인(강동원)과 그 능력이 통하지 않는 평범남 규남(고수)의 예기치 않은 만남과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두 ‘꽃남’이 늦가을 극장가에서 과연 ‘흥행 초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엇갈리는 반응을 업(Up) & 다운(Down)으로 살펴본다. ■Up ‘초능력자’는 세 가지 청량감을 주는 영화다. 우선 국내 영화의 장르적인 폭을 넓히는 작품이라는 점이 돋보인다. ‘초능력자’의 장르를 따져 보자면 소재 때문에 공상과학(SF)물로 구분할 수 있다. 국내는 SF 불모지나 다름없다. 미국 할리우드 작품을 많이 접하다 보니 SF물이라면 반드시 압도적인 스펙터클이나 화려한 컴퓨터그래픽(CG)이 들어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을 법하다. 하지만 ‘초능력자’는 큰돈을 들이지 않고 아이디어로 승부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나오는 주인공은 하늘을 날아다니거나 괴력을 지녔다거나 눈에서 광선이 나가지도 않는다. 우리가 흔히 봐 왔던 슈퍼 히어로가 아니다. ‘초능력자’는 순제작비가 29억원에 불과하다. ‘초능력자’의 두 번째 청량감은 이야기의 방향성에 있다. 초인은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지만 세상을 구하거나 혹은 세상을 지배하려고 하지 않는다. 만약 이런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갔다면 ‘초능력자’는 그저 그런 범작으로 전락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괴물 취급당하고, 어머니의 손에 목숨을 잃을 뻔했던 초인은 세상에 대한 복수를 택하기보다 평범한 삶을 그리워하며 존재하지 않는 존재처럼 살아간다.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의 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지만, 그 때문에 평범한 삶 속에 자신의 능력을 깨닫지 못한 채 살아가는 존재인 규남을 만나 운명적인 대결을 펼치게 된다. 세 번째 청량감은 외국인 연기자다. 어두울 수 있는 ‘초능력자’의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드는 요소다. 규남의 폐차장 동료로 나오는 외국인 캐릭터 버바와 알이다. 각각 가나와 터키에서 온 아부다드(25)와 에네스 카야(26)가 연기한다. 1년 전부터 한국에서 의술을 공부하고 있는 아부다드는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2004년 한국에 온 뒤 국내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던 카야는 한국 사람 뺨 칠 정도의 말솜씨를 자랑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이주노동자의 삶을 다룬 독립영화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방가? 방가!’에 이어 상업영화에서도 비중 있는 외국인 연기자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다. 안방에서 불었던 외국인 연기자 바람이 스크린으로 서서히 옮겨지는 느낌.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Down 뭔가 허전하다. 김지운·봉준호 감독 밑에서 연출을 배운 까닭인지 영화 속 무수한 상징과 화면이 주는 미감은 김지운의 감수성을 연상시키고, 철학적 메시지를 대중적으로 풀어내는 재주는 봉준호를 닮았다. 부분 부분 따져 보면 괜찮은 듯도 싶은데 막상 합쳐 놓으니 힘이 달린다. 김민석 감독의 데뷔작 ‘초능력자’는 치밀하지 못하다. ‘부정교합’, 일종의 균형의 실패다. 왜일까.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했던 까닭이다. 초능력을 가진 남자와 초능력에서 자유로운 남자, 칼과 방패의 싸움으로 치닫기까지 그 사연과 과정이 장황하고, 중반 넘어 대결은 기계적으로 반복돼 밋밋함을 더한다. 공상과학(SF) 영화를 표방했다면 철학적 메시지를 담든 그러지 않든 내용을 최대한 압축해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감각이 미덕일진데, 이를 풀어내는 과정에 부연 설명을 너무 많이 달았다. 욕심이 과했던 거다. 자연히 관객 입장에서는 시원스러운 재미를 느끼지 못할 수밖에. 이 때문에 미감을 돋우는 장면들조차 왠지 모르게 어색하게 느껴진다. 영화에 자연스레 스미는 게 아니라 따로 노는 느낌이다. 물론 ‘원죄’는 영화의 장황한 화법에 있다. 불필요한 장면이 많아 늘어지다 보니, 영화의 스타일마저 퇴색돼 버리는 거다. “굳이 그렇게 치장할 필요가 있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는 유머 코드에서도 다소 실패한 것처럼 보인다. 두 외국인이 한국말을 태연히 구사하는 재미 외에는 별달리 웃을 일이 없다. 아예 유머 코드를 배제했다면 모르겠지만. 하지만 긴장감 속에서도 이완을 시켜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장면이 꽤 많은 걸로 봐서 감독은 유머에도 분명 관심이 많다. 그럼에도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꽤나 관객을 고민에 빠뜨리게 만든다. 그만큼 자연스럽지 못하다. 배우들의 매력도 기대만큼 발산되지 못했다. 강동원과 고수는 이미 검증된 매력을 갖고 있는 배우이지만 전작에 비해 큰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단순히 배우의 책임이라기보단 매력을 효율적으로 담아내지 못한 영화의 여건을 탓하고 싶다. ‘초능력자’는 영상 스타일, 철학적 메시지, 호화 캐스팅까지 세 마리 토끼를 좇았지만 결국 ‘영화적 재미’를 잃어버린 역설적 작품이다. 여기서 얻는 교훈은 ‘역시 균형을 잘 잡아야 영화가 산다.’는 것. 신인 감독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작품이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김제동 ‘토크콘서트’ 앙코르…올해도 매진 임박

    김제동 ‘토크콘서트’ 앙코르…올해도 매진 임박

    김제동의 ‘토크콘서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뜨거운 티켓파워를 과시하며 매진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김제동의 토크콘서트는 32회 전회분이 매진되며 공연계의 흥행카드로 떠올랐다. 당시 열기에 힘입어 김제동은 오는 12월 11일부터 31일까지 ‘토크콘서트-노브레이크 시즌2’로 다시 한 번 소극장 관객들과 만난다. 지난 1일부터 티켓 예매가 시작된 ‘토크콘서트-노브레이크 시즌2’는 예매 오픈과 동시에 실시간 예매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예매 시작 3일 만에 전체 티켓의 90% 정도가 판매, 매진이 임박한 상태다. 이번 ‘토크콘서트-노브레이크 시즌2’에서 김제동은 지난 6개월간 남모르게 준비해온 특별한 무대를 선보인다.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공개되지 않았던 김제동의 놀라운 무대는 오로지 이번 토크콘서트 시즌2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 김제동의 색다른 무대는 오는 12월 11일부터 31일까지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공연 포스터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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