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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공동체 상영’이라는 대안/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 ‘공동체 상영’이라는 대안/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필자는 이번 학기 ‘문화콘텐츠 정책론’이라는 수업을 담당했다. 이 수업은 문화콘텐츠 관련 정책을 살펴보고 정책기조와 체계, 현황 등에 대해 연구하고 토론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이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과제로 내준 것이 문화콘텐츠 분야의 정책 현안과 문제점에 대해 전문가 3인과 인터뷰를 하는 것이었다. 때마침 ‘터치’(민병훈 감독)의 조기종영 문제가 불거졌고, 과제를 수행하던 학생들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민병훈 감독 특강을 마련하게 되었다. 이미 필자도 ‘문화마당’(‘퐁당퐁당’에서 얻는 교훈, 11월 15일)에서 영화 ‘터치’가 교차상영이라는 불공정한 상영 방식으로 개봉 1주 만에 종영하게 되었고, 이것이 한국영화시장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의 하나임을 지적했던 바라, 이번 특강으로 학생들이 한국영화시장의 문제를 좀 더 생생하게 접할 수 있으리라 여겼다. 민병훈 감독은 진지하고 활기차게 특강을 진행했는데, 그가 주력한 부분은 영화를 조기종영하게 된 데 대한 안타까움이 아니라 어떤 대안으로 현재 한국영화시장의 유통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해법의 모색이었다. 이미 ‘터치’ 사례를 통해 문제점은 드러났고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민 감독은 영화관 중심의 상영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다시피 우리 영화시장의 수익 창출은 영화관 상영을 통해 얻는 수익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다. DVD 시장 등 부가판권시장이 붕괴된 상황에서 영화관 상영으로 수익을 얻지 못하면 수익 발생에 대한 기대는 접어야 한다. 물론 근래에는 다운로드를 통한 온라인시장, IPTV에 의한 VOD시장 등을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의 구조가 형성되고 있지만, 여전히 영화관 상영은 가장 큰 수익 창출의 통로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블록버스터나 메이저에 의한 영화관 독과점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그만큼 적은 자본의 영화나 흥행성이 크지 않은 영화들은 영화관으로부터 소외되기 십상이다. 특히 투자·제작-배급-상영의 수직계열화가 강력한 힘을 행사하는 한국영화시장의 경우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하겠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화관을 대체할 수 있는 상영 공간의 모색은 필수적이다. 마침 우리나라에는 문화센터나 시청각센터 그리고 상영시설을 갖춘 강당 등을 보유한 관공서, 공공기관, 지자체들이 많다. 이 공간들을 활용하여 영화를 상영하는 것은 영화관 중심의 시장구조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이와 관련하여 최근 부상하고 있는 것이 바로 공동체 상영이다. 공동체 상영은 독립영화 진영에서 새로운 배급통로의 모색에 대한 고민을 거쳐 나타난 방식으로, 다큐멘터리 ‘우리 학교’와 ‘워낭소리’ 이래 영화관이 없는 지역을 찾아가거나 혹은 영화를 보기 어려운 관객을 대상으로 상영하는 형태를 말한다. 말하자면 ‘찾아가는 영화관’인 셈이다. 동호회나 학교, 직장 등 공동체 단위로 영화 상영을 의뢰하면 소정의 상영료를 받고 찾아가서 영화를 상영한다. 민병훈 감독 역시 ‘터치’의 공동체 상영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공동체 상영방식은 분명 영화유통부문에서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방식에 대해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따라서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하며, 당연히 새로운 관객 커뮤니티를 개발해야 한다. 또 상영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감독, 출연배우 등과의 대화시간이나 영화와 관련된 작은 이벤트를 비롯, 상영 프로그램을 다양화한다면 오히려 영화관보다 더 짜임새 있는 영화 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영화인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정책당국에서 해야 할 고민은 한국영화시장의 상생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다. 콘텐츠(내용)에 대해서는 제작 주체들이 책임을 져야 하지만, 이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정책당국이 해야 할 일이다. 올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최민식의 말처럼 제도적으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차기 정부의 영화정책도 그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 [주말 박스 오피스] ‘26년’ 2주연속 스크린 정상 사수

    [주말 박스 오피스] ‘26년’ 2주연속 스크린 정상 사수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강풀의 웹툰을 영화로 만든 ‘26년’이 2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사수했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6년’은 지난 7~9일 전국 610개 스크린에서 60만 6877명(매출액점유율 31.1%)을 끌어모았다. 개봉 후 11일 동안 누적관객은 181만 5877명. 김아중·지성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나의 PS파트너’는 47만 3525명(25.4%)을 동원, 2위에 올랐다.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가디언즈’는 25만 8350명(13.6%)을 모아 3위에 올랐다. 마지막 장면을 덧붙여 새롭게 개봉한 ‘늑대소년-확장판’은 16만 4554명(8.1%)으로 4위에 진입했다. 아직껏 상영 중인 기존 ‘늑대소년’과 합치면 누적관객은 681만 347명이다. ‘트와일라잇’의 완결편 ‘브레이킹던 파트2’는 10만 4600명을 보태 5위에 올랐다. 한편, ‘광해, 왕이 된 남자’는 개봉 13주째임에도 3만 2353명을 불러모아 박스오피스 8위를 지켰다. 누적관객은 1222만 7300명. 역대 한국영화 흥행 3위 ‘왕의 남자’까지는 7만여명 을 남겨놓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영화리뷰] ‘더 스토리:세상에 숨겨진 사랑’

    [영화리뷰] ‘더 스토리:세상에 숨겨진 사랑’

    무명작가 로리(브래들리 쿠퍼)는 번번이 출판사에서 퇴짜를 맞는다. 부모도 슬슬 로리가 소설가의 꿈을 접기를 바란다. 그즈음 프랑스로 신혼여행을 떠난 로리는 파리 뒷골목 골동품 판매점에서 낡은 가방을 발견한다. 뉴욕으로 돌아와 가방을 열어본 로리는 넋을 잃고 만다. 제2차 세계대전 말 파리를 배경으로 한 짧지만, 강렬한 러브스토리가 담긴 원고를 발견한 것. 양심의 가책은 잠시뿐. 로리가 고스란히 베낀 소설 ‘창가의 눈물’은 불티나게 팔리고, 그는 단박에 저명인사가 된다. 하지만, 꿈같은 날을 보내던 로리 앞에 60여 년 전 원고를 잃어버린 노인(제러미 아이언스)이 나타난다. 그 순간 카메라는 클레이(데니스 퀘이드)란 베스트셀러 작가의 낭독회로 이동한다. 클레이가 읽을 새 소설은 다름 아닌 로리와 노인의 이야기였다. 브라이언 크러그만과 리 스턴탈 감독의 데뷔작 ‘더 스토리:세상에 숨겨진 사랑’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잃어버린 원고에 대한 유명한 일화에서 비롯됐다. 1922년 스위스 로잔에 취재를 갔던 헤밍웨이는 아내에게 파리 집에 있는 작품 초고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 그녀는 헤밍웨이를 만나러 가던 중, 파리 리옹역에서 실수로 초고들이 든 가방을 잃어버린다. 두 감독은 ‘만약, 훗날 누군가 헤밍웨이의 원고를 줍게 된다면?’이란 가설을 토대로 11년전 시나리오를 썼다고 한다. 2012년 뉴욕의 로리와 아내 도라(조 샐다나), 1944년 파리의 노인과 아내, 2012년 클레이와 그를 흠모하는 소설가 지망생 다니엘라(올리비아 와일드) 등 세 커플의 강렬한 이야기가 이른바 액자구성으로 펼쳐진다. 독특한 구성방식과 표절이란 소재를 끌어들인 덕에 영화는 중반까지 흡인력을 잃지 않는다. 하지만, 뒤늦게 양심의 가책을 느낀 로리가 표절작가란 사실을 커밍아웃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영화는 힘을 잃어간다. 출판사 편집장은 로리에게 적당히 돈으로 노인을 입막음하고 넘어가라고 압력을 가한다. 표절을 당한 노인은 로리가 평생 마음의 짐을 지고 가는 게 더 큰 복수라고 여긴다. 운이 좋은 건지 몇주뒤 노인은 숨지고 만다. 눈치가 조금 빠른 관객이라면 결말까지 보지 않고도 클레이가 로리와 노인의 이야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낭독회에서 묘한 분위기를 풍기며 접근한 다니엘라에게 클레이가 “우리는 가끔 가짜를 보고도 감동한다.”고 털어놓는 건 결정적인 힌트다. 뒷심이 부족한 영화를 끝까지 보게 하는 건 브래들리 쿠퍼, 제러미 아이언스, 데니스 퀘이드 등 노련한 배우들의 몫이다. 600만 달러짜리 저예산영화가 이 정도 캐스팅을 끌어낼 수 있었던 건 명배우 아이언스의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른 배우들이 동참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북미에선 지난 9월 개봉했다.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4위에 오르면서 북미에서만 1149만 달러의 흥행수익을 거둬 두 배 장사를 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프리뷰]영화 ‘호빗’, 판타지가 더욱 판타스틱 해졌다

    [프리뷰]영화 ‘호빗’, 판타지가 더욱 판타스틱 해졌다

    전 세계에 숱한 마니아를 낳은 블록버스터 영화 ‘반지의 제왕’의 60년 전 이야기를 다룬 ‘호빗 : 뜻밖의 여정’(이하 호빗)이 베일을 벗었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모두 연출한 피터 잭슨 감독이 다시 한 번 메가폰을 잡은 ‘호빗’은 이미 흥행에 성공한 블록버스터 시리즈가 다시 돌아온다는 사실 외에도 판타지를 더욱 판타스틱하게 만들어줄 기술의 접목이 관객들을 한층 더 기대감에 들뜨게 한다. ●‘반지의 제왕’보다 더 버라이어티한 스토리, 더 스펙터클한 화면 ‘호빗’은 사악한 용 스마우그에게 자신의 왕국과 가족, 보물을 빼앗긴 난쟁이족과 이들을 돕는 회색마법사 간달프, 호빗족 빌보 배긴스의 모험을 담았다. 전설의 용사 ‘소린’이 이끄는 이들 원정대 앞에는 반지 원정대가 그러한 것처럼 많은 난관이 도사린다. ‘호빗’의 특징 중 하나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보다 훨씬 다양한 적군의 종류와 무기, 언어 등이다. ‘호빗’은 판타지의 제왕이라 불리는 ‘반지의 제왕’의 또 다른 시리즈인 만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상상력을 제공한다. 원정대의 앞을 막아선 적들의 무리 역시 이를 방증하는 예다. 전작에서도 활약을 펼친 바 있는 오크와 고블린 뿐 아니라 흉악한 괴수 와르그, 간달프와 사뭇 다른 또 다른 마법사들의 등장과 생김새, 움직임은 그야말로 ‘상상력의 끝판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위에서 언급했듯 판타지를 더욱 판타스틱하게 만들어주는 하이프레임레이트(HFR)기술은 ‘호빗’이 ‘반지의 제왕’보다 한 수 위의 새로운 영상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HFR은 1초에 프로젝터에서 영사하는 이미지의 개수(프레임)가 현재 통용되는 표준 포맷인 24프레임이 아닌 2배에 달하는 48프레임으로 구현되는 영상을 뜻한다. 사람들의 눈이 실제 영상을 바라보는 것과 매우 가까운 기술이기 때문에 기존 3D보다 눈의 피로감이 덜하다. 또 화면이 내 눈 앞에 직접 와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유독 전투신이 많은 ‘호빗’에 매우 적합하다. 4D가 아님에도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는 ‘호빗’은 24프레임으로 제작된 ‘반지의 제왕’의 영상과 비교해 ‘형보다 나은 아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영화, 볼까? 말까? ‘호빗’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 마니아라면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블록버스터다. ‘아바타’ 이후 제대로 된 판타지를 보지 못했다고 불평하는 사람 역시 실망하지 않을 작품이다. 그러나 2시간 50분이라는 러닝타임의 압박은 쉽사리 견디기 어렵다. 집중력이 좋지 못하거나 또는 미장센보다 탄탄한 스토리를 더 중점적으로 보는 관객이라면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호빗’(총 3부작)은 본격적으로 모험을 겪는 2, 3부를 위한 워밍업 단계인 만큼, 다소 지루한 스토리가 가장 큰 약점이다. 2012년 마지막 블록버스터 영화 ‘호빗 : 뜻밖의 여정’은 13일 개봉한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드’ 전성시대

    ‘아드’ 전성시대

    지상파 방송 3사의 일일 아침드라마가 나란히 전성기를 맞고 있다. 걸출한 톱스타가 출연하지 않아도 기존 시청층인 주부를 넘어서 직장인과 학생까지 타깃을 넓히며 연일 시청률 10%를 웃도는 고공비행 중이다. 평일 밤에 방영되는 일일연속극 중 3분의 2가 시청률 10%를 밑도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현재 방영되는 지상파 아침드라마는 채널 별로 1개씩. 오전 7시 50분 방송되는 ‘사랑했나봐’(MBC)에 이어 8시 30분 ‘너라서 좋아’(SBS), 9시 ‘사랑아 사랑아’(KBS2)가 뒤를 잇는다. 흥행 이유는 간단하다. 주부들의 입맛에 맞는 기존 소재들을 적절히 섞어 부담 없이 시청하도록 했다. 불륜, 이혼, 복수 등 불건전한 소재는 욕을 먹기도 하지만 중독성도 상당하다. 아울러 그동안 주부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아침드라마가 방학을 맞은 대학생과 중고생까지 시청자로 끌어들이면서 시청률을 높이고 있다. 시청률에 포함되진 않지만 지상파 DMB를 이용해 출근하며 시청한다는 직장인도 상당수다. 여기에 겹치지 않는 방송시간도 한몫한다. 시간차 방송으로 주부들을 지속적으로 TV 앞으로 끌어모은다. 덕분에 고정 시청층을 활용해 안정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6일 시청률(AGB닐슨 기준)에선 3개 작품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사랑아 사랑아’가 15.0%, ‘너라서 좋아’ 12.1%, ‘사랑했나봐’ 10.9% 순이다. 과거 일부 아침드라마가 20%를 웃도는 시청률로 주목받긴 했어도 이처럼 고르게 인기를 끈 것은 거의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 효자 프로그램의 줄거리는 역시 남녀 간 사랑이다. ‘사랑아 사랑아’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부모 세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탓에 역시 결혼하지 못한 홍승희(황선희 분)와 박노경(오창석 분)의 ‘러브라인’이 기본 축이다. 여기에 승희의 이복자매이자 여배우인 홍승아(송민정 분)가 노경을 사랑하면서 벌어지는 얽히고설킨 성공과 사랑이 드라마에 담겼다. 지난 5월 처음 방송된 뒤 150회 방영을 즈음해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방영 초기 훈훈한 분위기로 예전 향수를 자극해 일종의 ‘착한 드라마’로 불렸다. 하지만 극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막장 드라마’란 오해도 받고 있다. 친모의 아들인 노경과 얽힌 승희의 사랑이 승희에게 남편인 강태범(김산호 분)을 배신하도록 만들 것이란 가능성을 내비치면서부터다. ‘사랑했나봐’는 억울하게 이혼당한 윤진(박시은 분)이 주부들의 심금을 울린다. 시어머니 수미(박정수 분)의 시집살이와 점점 무관심해진 남편 현도(황동주 분) 때문에 고생하던 윤진은 급기야 딸 예나까지 뺏긴 채 이혼당한다. 현도의 여자 친구인 선정(김보경 분)이 남편과 딸까지 앗아 가며 고난의 세월이 이어진다. ‘너라서 좋아’는 팽팽한 선을 놓고 대립하는 두 여자 주인공 강진주(윤해영 분)와 양수빈(윤지민 분)이 한 남자를 놓고 뺏고 지키려고 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아침드라마라고 불륜만 있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내용을 다루려고 노력한다.”면서 “방송사 간에 아침극의 인기를 이어 가기 위해 방송 시간대를 겹치지 않도록 편성하는 ‘암묵적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프로-아마농구 최강전] ‘임전무패’ 100연승… 무적의 부대

    [프로-아마농구 최강전] ‘임전무패’ 100연승… 무적의 부대

    상무가 국내 경기 100연승의 위업을 달성하며 농구 최강팀으로 우뚝 섰다. 상무는 6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아마농구 최강전 결승에서 전자랜드를 65-61로 이기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아마추어팀으로는 유일하게 8강에 오른 상무는 KT와 동부, 전자랜드 등 프로팀을 잇달아 꺾고 최강팀의 영예를 안았다. 2009년 12월 이후 국내 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은 상무는 100연승의 기쁨까지 함께 누리며 ‘불사조’ 군단의 위용을 다시 한번 뽐냈다. KBL(프로농구연맹) 공식 경기로만 따져도 83연승 행진이다. 윤호영은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58표 중 53표를 얻어 대회 MVP에 선정됐다. 상무는 1쿼터 강병현의 3점슛 2방을 앞세워 기선을 제압했다. 2쿼터 시작하자마자 이현민에게 3점슛을 얻어맞고 역전을 허용했지만, 허일영이 7득점을 몰아넣으며 다시 분위기를 가져왔다. 강병현과 함누리가 2쿼터 막판 자유투 1개씩을 성공해 전반을 33-31로 앞선 채 마쳤다. 상무는 3쿼터 들어 승기를 잡았다. 안재욱의 3점슛을 시작으로 박찬희와 차재영, 윤호영이 차례로 득점해 점수 차를 벌렸다. 전자랜드는 벤치에서 쉬게 했던 문태종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불붙은 상무의 기세를 막을 수 없었다. 51-41로 10점 앞선 채 맞은 4쿼터. 프로리그에서 4쿼터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던 전자랜드는 역시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문태종이 4쿼터에서만 무려 15득점을 폭발시켰고, 경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이한권의 3점슛까지 터지며 전세가 뒤집혔다. 그러나 상무는 강병현이 곧바로 3점슛을 성공해 다시 앞섰고, 전자랜드의 거센 공세를 끝까지 막았다. 윤호영과 박찬희가 각각 15득점씩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고, 강병현도 14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16강전부터 주전 대부분을 기용하며 진지하게 대회에 임한 전자랜드는 대학리그 챔피언 경희대와 오리온스, 삼성을 연달아 꺾고 결승까지 올랐지만 아쉬운 준우승에 그쳤다. 문태종이 30득점을 넣으며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한편 과거 농구대잔치의 추억을 되살리자는 취지로 열린 이번 대회는 준결승전까지 하루 평균 관중이 1685명에 그쳐 흥행에는 실패했다. 프로농구 정규리그 평균 관중 4100여명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대학팀들이 일찌감치 탈락하면서 흥행 돌풍 코드가 사라졌고, 무엇보다 시기와 장소 등 문제를 드러내며 졸속 개최됐다는 뼈아픈 지적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26년’ 누적관객 80만 돌파… 1위

    ‘26년’ 누적관객 80만 돌파… 1위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들의 복수극을 다룬 ‘26년’이 4주 연속 정상을 달리던 ‘늑대소년’을 끌어내리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6년’은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66만 3705명(매출액 점유율 32.8%)을 보태 누적관객 80만 3187명을 기록했다.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가디언즈’는 27만 7164명(15.0%)으로 2위에 올랐다. 이미 600만 관객을 돌파한 ‘늑대소년’은 개봉 5주차 주말에 26만 5306명(12.8%)을 모아 3위로 두 계단 내려앉았다. 트와일라잇 시리즈 완결편 ‘브레이킹 던 파트2’도 22만 160명(10.7%)에 머물러 4위로 떨어졌다. 반전의 매력이 돋보이는 ‘내가 살인범이다’는 17만 6703명(9.1%)을 모아 5위에 올랐다. 개봉한 지 석 달이 다 돼 가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5만 4190명(2.5%)으로 8위를 기록했다. 누적 관객은 1216만 7321명. 역대 한국영화 흥행 3위 ‘왕의 남자’(1230만여명)를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지영 감독의 ‘남영동1985’는 3만 1110명(1.5%)을 모아 9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은 30만 5802명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아중 “베드신… 당당하게 찍었죠 남자들 성적 판타지 다 알게 됐어요”

    김아중 “베드신… 당당하게 찍었죠 남자들 성적 판타지 다 알게 됐어요”

    올겨울 모처럼 화끈한 ‘19금’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등장했다. 잘못 걸린 전화로 연결된 두 남녀의 이야기를 섹시 코미디로 풀어낸 ‘나의 PS 파트너’(6일 개봉)다. 영화 제목의 PS는 폰섹스의 줄임말로 서로 얼굴을 모른 채 성적인 농담을 주고받던 두 남녀가 마음을 열고 진짜 사랑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흥미롭게 그렸다.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여주인공 윤정 역을 맡은 김아중(30)을 만나 영화 얘기를 나눴다. →‘미녀는 괴로워’(2006) 이후 6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그간 드라마와는 달리 다소 도발적인 소재의 영화에 출연한 이유는. -그동안 제 나이 또래의 평범한 여성 역할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주로 연예인(KBS 드라마 ‘그저 바라보다가’), 법의관(SBS 드라마 ‘싸인’)처럼 전문직을 맡아서 그런지 이 역할에 더 끌렸다. 섹시 코드가 있기는 하지만 폰섹스가 잘 다뤄지지 않았던 소재라서 영화적으로 어떻게 풀릴까 하는 궁금함도 있었다. →남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장면도 있고, 베드신 등 과감한 연기도 있었는데 어렵지는 않았나. -야한 장면에 대한 부담감은 크게 없었다. 개인적으로 할리우드 여배우 카메론 디아즈를 좋아하는데, 그녀가 자주 출연한 섹시 코드의 로맨틱 코미디가 천박해 보인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오히려 솔직하고 당당하고 멋있게 보여 좋았다. 대본 리딩에 들어갔을 때는 솔직히 부끄러움과 창피함도 있었지만 주인공 윤정은 나 개인보다 변성현(32) 감독의 로망이나 이상형이 많이 입혀진 부분이 더 컸다.(웃음) →감독이 불과 두 살 많은 또래인데 촬영할 때 호흡은 어땠나. -감독과 1대1 리딩을 많이 했다. 처음에는 조금 민망했지만 똑같은 질문이라도 부끄러움을 갖고 하면 더 어색해질 것 같아서 오히려 감독의 성적 취향 같은 부분을 툭 터놓고 솔직하게 물어봤다. 대사 중에 남자들이 나누는 음담 패설이 있는데 너무 노골적인 부분이 있어서 감독에게 재확인하고 실망한 적도 있다. 그 부분은 솔직히 알고 싶지 않은 부분이었다(웃음). 내게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면뿐만 아니라 남자들을 긴장시킬 수 있는 노련한 연기를 주문했다. →5년 동안 사귄 남자 친구 승준(강경준)이 청혼하기만 기다리는 윤정의 신세가 애처롭다. 엉뚱한 남자인 현승(지성)에게 야릇한 전화를 한 것도 자신에게 무심한 연인을 자극하기 위한 이벤트였다. 결혼에 조급한 윤정의 입장이 이해가 됐나. -그동안 결혼은 조금 먼 얘기라고 생각했다. 이 역할 때문에 친구들에게 일부러 물어보면서 나도 결혼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도 결혼이지만 연애를 하고 있는데 솔로일 때보다 더 외로워지거나 사랑을 못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더 외롭지 않겠는가. 나도 연애를 하면서 내가 남자 친구를 더 사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느꼈던 외로움이 되살아나 그 순간을 떠올리면서 연기했다. →영화처럼 얼굴을 모른 채 전화로 비밀스럽게 속마음을 터놓는 상대를 꿈꿔 본 적이 있나. -연애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편이라 그런 경우를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연애할 때 속으로는 애태워도 남자가 마음이 떠났다 싶으면 놔주고 혼자 우는 소심한 스타일이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이가 든 분들은 영화 속 윤정과 현승의 아슬아슬한 관계를 더 좋아하시더라. →조건은 좋지만 애인을 두고 바람피우는 ‘나쁜 남자’ 승준과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는 찌질한 순정파 현승 중 한 명을 고르라면. -굳이 선택을 하라면 현승 쪽이다. ‘나쁜 남자’들이 무섭고, 다치고 싶지 않다. 주변에 ‘나쁜 남자’ 때문에 상처를 받았다는 친구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그런 남자들이 자주 나오는 TV드라마 탓인가(웃음).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남자들의 위험한 세계에 여자들이 위태롭게 서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배경이나 조건보다는 나와 잘 통하고 위로가 되고 늘 내 곁에 있어 줄 것 같은 편안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내 이상형은 마음이 넓은 남자다. →이번 작품에서 연기적인 면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점은. -윤정이 평범한 인물이지만 뚜렷한 설정이 없기 때문에 다양한 변주를 주려고 했다. 예를 들어 승준과 연기할 때는 애정 결핍에 자격지심을 갖고 있지만 외로워하는 정서를 표현했고, 현승과 만났을 때는 편한 친구 같지만 도발할 수 있는 면을 보여 주고자 했다. 영화가 남성적인 시각에서 보여지지만 윤정이 지금보다 더 주체적으로 그려지기를 원했고 불편한 부분에 대해서는 감독과 의견 조율을 꽤 오래 했다. 적어도 내 남자에게 얼마나 상처받고 외로운지 강력하게 어필할 수 있는 용기를 표현하려고 했다. →‘미녀는 괴로워’의 성공 이후 드라마 흥행이 주춤했는데 슬럼프에 빠진 적은 없나. 각종 루머에 휩싸일 때 여배우로서 힘들었던 적은 . -영화가 워낙 큰 사랑과 관심을 받아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드라마가 아주 대박의 시청률은 아니었지만 나올 만큼은 나왔다고 생각한다. 저는 배우이기도 하지만 여자이기도 한데 유독 여배우로서 받을 수 있는 오해들을 많이 받은 것 같아 속상하다. 데뷔한 지 오래됐지만 그런 소문에는 아직도 덤덤해지지가 않는다. →30대에 접어들었는데 앞으로 어떤 연기자로 평가받고 싶나. -그 전에는 제 부족한 면을 들킬까봐 완벽해지려고 연연했었는데 30대인 저를 보러와 주는 관객들에게 연기적으로 실망을 시켜서는 안 된다는 책임감이 더 커졌다. 제가 출연한 영화를 보고 관객들이 영화관 문을 나설 때 무언가 얻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배우들은 개봉 뒤에 더 바쁘다

    영화가 개봉하면 그때부터 배우들은 전쟁에 돌입한다. 비수기에도 경쟁이 치열한 요즘 한 명의 관객이라도 극장에 더 끌어들이기 위한 ‘홍보 전쟁’에 뛰어드는 것. 영화 관객 1억명의 시대에 가장 효과적이고 자주 이용되는 방법이 바로 무대인사다.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영화의 성패가 좌우되는 개봉 후 첫 번째 주말, 출연 배우들과 홍보 관계자들은 무대인사에 사활을 건다. 스타들의 무대 인사 일정이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되면 그 상영관은 거의 매진 사례를 이루기 때문이다. 한 극장에서 서너 개 상영관을 돌고 나면 그만큼의 관객은 확보된 셈이다. 극장 측도 가장 큰 상영관에서 무대 인사를 진행하도록 해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이렇게 배우들은 분 단위로 쪼개진 일정에 맞춰 하루 12~15개씩 전국의 극장을 돈다. 보통 오후 1~2시에 시작되는 무대인사는 오후 7~8시나 밤 10시에 끝난다. 밤 10시의 무대인사는 물론 전적으로 배우의 의지에 달렸다. 영화 홍보 관계자들은 “보통 첫째 주에 서울 지역, 둘째 주에 지방을 도는 것까지는 필수이고 영화의 흥행에 따라 3~4주 차까지 무대인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대부분 배우는 관객들과 직접 만나 영화의 반응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몸은 힘들어도 꺼리는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600만 관객을 동원한 ‘늑대소년’도 무대 인사의 열기가 뜨거웠다. 여주인공 박보영은 “무대 인사를 갔을 때 영화에 등장하는 감자를 싸오거나 등장인물들이 입었던 색동옷을 입고 오신 이색 관객들에게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송중기도 “드라마 촬영 중간에 시간이 날 때마다 무대 인사를 갔는데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피부로 느끼고, 그 에너지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무대 인사에도 나름의 법칙이 있다. 이름 있는 톱스타들은 영화 시작 전후에 상관없이 투입된다. 하지만 연기파 배우들은 영화가 끝난 뒤의 무대 인사가 더 효과적이다.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조연 배우들에게 관객의 반응이 폭발적이기 때문이다. ‘회사원’의 주연 배우 소지섭은 개봉 전야제부터 12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전국을 누비며 무대인사에 나섰다. 그는 극장의 통로를 따라 한 바퀴 돌면서 팬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는 세심한 팬 서비스로 화제를 모았다. ‘돈 크라이 마미’의 주연 남보라는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무대인사는 살이 쪽 빠질 만큼의 체력 싸움을 하게 되지만, 영화의 반응이 좋을 때는 보람도 있다.”고 말했다. 개봉 시기가 비슷하면 지방 무대 인사에 나섰다가 경쟁작의 배우들이 한 영화관에서 맞닥뜨리는 때도 있다. 지난 8월에 한 주차로 개봉한 ‘공모자들’과 ‘이웃사람’이 바로 그런 경우. ‘공모자들’의 관계자는 “다른 팀의 무대 인사의 호응도에 본의 아닌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면서 “지방에서는 막 뜬 청춘스타보다 임창정처럼 얼굴이 많이 알려지고 경력이 오래된 연예인이 훨씬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해외 애니메이션 더빙에 국내 스타들을 기용하는 것도 무대인사의 덕을 적잖이 보기 때문이다. 한 영화 배급사 관계자는 “모든 배우가 무대인사에 효과적인 것은 아니지만, 영화를 보고 돌아가는 관객들에게 영화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좋은 기운이 퍼지기 때문에 마케팅에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rin@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개들의 전쟁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개들의 전쟁

    한때 조폭장르로 분류되는 영화들이 인기를 끌었다. 조폭장르는 난데없이 출몰해 짧은 전성기를 누리다 순식간에 멸종하고 말았다. 이름처럼 형편없는 족보를 지닌 장르에게 주어진 당연한 운명이었다. 주먹과 의리로 먹고 사는 사나이들의 진한 세계를 그린 1960~70년대 액션영화의 후예처럼 보이지만, 조폭장르의 특징은 인물을 희화하고 천박한 문화를 반영한 데 있다. 당시 등장했던 조폭장르 영화 가운데 주목할 만한 작품을 만들어낸 감독은 조범구다. 엄격히 따져 조폭장르의 변주에 해당하는 ‘양아치어조’와 ‘뚝방전설’은 쓸모없는 남자들의 쓰라린 정서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들이다. 싸구려 웃음을 위해 몸을 팔기보다 건달의 본모습에 충실하기를 원했던 두 영화는 결국 흥행에 실패하고 잊혀졌다. 조폭장르의 규칙을 위반한 대가는 썼다. 조병옥의 ‘개들의 전쟁’은 조범구의 시도를 다시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뚝방전설’이 중심에 진출했다가 변두리의 본거지로 돌아온 건달의 이야기였다면, ‘개들의 전쟁’은 돌아온 악당에 맞서 본거지를 사수하려는 건달들의 이야기다. 소도시의 변두리 혹은 시골마을로 보이는 공간. 상근과 패거리는 그곳을 휘젓고 다닌다. 일거리라고 해봐야 동네 사람 사이의 채무관계를 정리해주고 품삯을 떼는 정도가 전부인 유치한 삶. 왕년의 형님인 세일이 돌아오면서 상근 패거리의 시대는 위기를 맞는다. 세일에게 매를 맞던 과거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악몽을 떨치고 새 바람의 맛을 보여줄 것인가. 유쾌한 대장 상근은 고민하기 시작한다. ‘개들의 전쟁’은 가난한 영화다. 볼거리 없는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주인공을 맡은 김무열 외에 눈에 익은 배우라곤 등장하지 않는 영화다. 조병옥은 과욕을 버리고 성실한 이야기와 현실감 넘치는 연출로 임했다. 어이없는 거창한 아이디어 대신 시골 건달들에 관한 설득력 있는 접근이 ‘개들의 전쟁’의 힘이다. 상근과 세일은 다방 앞 주차 공간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다. 유머와 스릴이 풍부하게 쓰인 이 장면은 세력 간 대결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다방 옥상에서 벌어지는 매질이란 설정도 좋다. 세일은 상근 패거리를 한 명씩 불러내 매질하고, 지나가던 동네 사람들은 그들이 맞고 때리는 광경을 바라본다. 패거리 안의 심각한 상황과 반대로 사람들은 그것을 심심한 구경거리 이상으로 여기지 않는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아닌 일로 기를 쓰고 싸우는 건달들의 모습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슬프다. 조폭장르의 주인공인 깡패는 대중영화의 주인공으로 삼기에 모순적인 존재다. 깡패는 사회악이기에 죽거나 사라져야 하고, 그들이 벌이는 사업은 부정되어야만 한다. 하지만 깡패를 다루는 대중영화가 인물에게 그런 운명을 부여할 수는 없다. 깡패들은 대개 두루뭉술한 결말 앞에서 어정쩡한 표정으로 서 있는 게 다였다. ‘개들의 전쟁’의 상근 패거리는 깡패라기보다 잠시 한량으로 지내는 악동에 가깝다. 폭력으로 억압하던 앞 세대에 저항하고 짧은 청춘을 즐겁게 보내는 것 외에 따로 바라는 것도 없다. 그래서 세일 같은 깡패의 삶과 별 앙금 없이 단절하는 게 가능하다. 클라이맥스의 손가락 절단은 주제의 함축적 표현이며, 그 결과 변두리 아이들의 순수성은 보호받는다. 그들은 웃기는 존재가 아닌 존중받는 인물로 남는다. 조폭장르 특유의 지저분한 결말 따위는 여기 없다. ‘개들의 전쟁’의 결말은 여름비처럼 개운하다. 영화평론가
  • ‘질긴 악연’… 같은 경찰에 두번 잡힌 살인범

    두 차례나 살인을 저지른 범인이 두 번 다 같은 경찰관에게 붙잡혔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5일 50대 주부를 살해한 안모(58)씨를 붙잡아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안씨는 지난 15일 오후 3시쯤 광주 서구 한 지역 원룸 건물 방안에서 내연 관계인 장모(50)씨를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씨는 15년 전 자신의 부인을 살해한 죄로 복역하다가 출소한 지 1년여 만에 또다시 살인을 저질러 붙잡힌 것이다. 이번 사건은 15년 전 그를 붙잡았던 광주 서부경찰서 강력 5팀 임정원(51·경위) 팀장이 과거의 경험을 살려 그를 신속하게 체포하면서 일단락됐다. 당시 광주 북부경찰서 강력반에서 근무하던 임 팀장은 점심 무렵 사건 발생보고를 받고 광주 북구의 무등산 자락으로 달려갔다. 무등산의 한 계곡에 알몸 상태의 3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것. 임 팀장은 전 남편인 안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에 나선 끝에 그를 검거했다. 임 팀장은 지난 21일 장씨의 시신이 발견된 원룸의 계약서에서 안씨의 이름을 확인하고 15년 전 사건을 생생하게 기억해 냈다. ‘기분에 따라 즉흥적으로 행동’, ‘오른손에 장애가 있어 왼손 사용’ 등 임 팀장은 과거 안씨를 검거할 당시의 수사 경험을 떠올려 안씨를 하루 만에 붙잡았다. 서부서 진술 녹화실에서 임 팀장은 안씨에게 15년 전 사건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그러자 안씨는 당시 경장이었던 임 팀장을 한눈에 알아보고 살해 사실을 자백했다. 안씨는 전 부인을 살해한 이유와 마찬가지로 “내연녀가 이별을 통보해 화가 나서 그랬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드라마로 날아서 영화도 쏜다

    드라마로 날아서 영화도 쏜다

    드라마나 영화 한 편도 제대로 성공하기 어려운 요즘, 두 장르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쌍끌이 흥행’에 성공하는 스타들이 늘고 있다. 드라마의 성공으로 쌓은 폭넓은 인지도를 영화 흥행에 십분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올해 연예계에 ‘쌍끌이 효과’를 일으킨 스타들을 살펴봤다. ● 송중기, 한가인, 소지섭, 김수현 ‘쌍끌이 스타’ 누가 뭐래도 올해 가장 성공한 ‘쌍끌이 스타’는 바로 송중기다. KBS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에서 차가움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섬세한 감성 연기를 펼치며 주가를 올렸다. 드라마가 한창 방영되던 시기에 영화 ‘늑대소년’이 개봉하면서 흥행에 탄력을 받았다. 드라마 후반부에서 선보인 순정적인 멜로 연기가 영화에서 대사 한 마디 없지만 순수한 사랑을 하는 늑대소년의 이미지와 오버랩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누렸다. 생방송이나 다름없이 진행되는 드라마 촬영 스케줄 때문에 인터뷰 등 영화 홍보 일정에 차질을 빚어 발을 동동 구르던 제작사도 드라마의 높은 시청률이 영화 흥행으로 이어지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영화의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주로 10~30대에 머물렀던 송중기에 대한 인지도가 드라마를 통해 40~50대로 넓어지면서 중·장년층이 대거 극장에 몰렸고 관객 600만명을 돌파하는 밑거름이 됐다.”면서 “드라마에서의 연기력 호평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만난 송중기는 드라마와 영화의 쌍끌이 흥행에 대해 “드라마의 강한 멜로적인 분위기가 첫사랑을 강조한 영화와 비슷한 점이 있어서 영화 흥행에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다.”면서 “‘건축학 개론’을 3~4번이나 볼 정도로 좋아했는데, ‘늑대소년’이 ‘건축학개론’을 넘어 멜로 영화 역대 1위가 돼 정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달 개봉한 영화 ‘회사원’으로 1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소지섭도 개봉 전 종영한 드라마의 덕을 톡톡히 봤다. MBC 드라마 ‘로드 넘버원’의 실패 이후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그는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은 SBS 수사극 ‘유령’에서 호연을 펼쳐 신뢰도를 회복했고 두 달 뒤 개봉한 감성 액션 영화 ‘회사원’에서 원톱 주연으로 자신의 몫을 충실히 했다. 그런가 하면 상반기에는 여배우 한가인이 ‘쌍끌이 흥행’을 주도했다. 결혼 후 뚜렷한 흥행작이 없던 한가인은 오랜만에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안방극장에 복귀해 시청률 40%를 넘기며 왕년의 인기를 회복했다. 그녀는 드라마 종영 한 주 뒤에 개봉한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8년 만의 스크린 컴백작에서 멜로 영화로는 드물게 관객 410만 명을 동원했다. 드라마와 영화 속 이미지가 겹쳐지면서 대중의 인지도와 언론의 관심을 높인 것이 영화 흥행의 버팀목이 됐다. 같은 드라마에 출연한 김수현도 빼놓을 수 없다. 상반기 ‘해를 품은 달’의 주인공 이훤 역으로 신드롬이라고 할 만한 인기를 누린 김수현에 대한 관심은 8월 개봉한 영화 ‘도둑들’로 이어졌다. 드라마가 뜨기 전 계약한 탓에 촬영분이 많지 않았지만, 제작진은 그가 나오는 장면을 십분 활용해 홍보에도 적잖은 도움을 받았다. 결국 10~20대 팬들이 대거 극장으로 몰리면서 연령층의 다양화는 ‘도둑들’이 1300만 관객을 기록하는 밑거름이 됐다. 지난해 현빈이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으로 히트를 치자 배급사를 구하지 못해 난항을 겪던 영화 ‘만추’의 개봉일이 갑자기 잡힌 것이나 문채원이 KBS 드라마 ‘공주의 남자’에 출연하던 중에 영화 ‘최종병기 활’이 개봉하면서 흥행을 일군 것도 손꼽히는 사례다. ‘최종병기 활’의 배급을 했던 롯데엔터테인먼트의 관계자는 “드라마 초반 여주인공 문채원이 연기력 논란에 휘말려 영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논란이 사그라지고 두 작품 모두 사극인데다 단아하지만 당찬 이미지의 캐릭터가 겹치는 부분이 많아 흥행에 적잖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쌍끌이 스타’ 많아진 이유는? 이처럼 드라마와 영화에서 쌍끌이 흥행을 하는 스타들이 많아진 것은 제작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배우들은 활동을 재개할 때 기간이 오래 걸리는 영화 촬영을 먼저 마친 뒤 후반 작업을 하는 동안 드라마 촬영에 돌입하는 경우가 많다. 한 연예 소속사의 관계자는 “영화의 크랭크 업과 동시에 영화 쪽에서 조금씩 홍보가 흘러나오면 새 드라마도 힘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사전 제작 기간을 포함해 5~6개월 드라마를 촬영하고 나면 후반작업이 끝난 영화의 개봉시기와 맞물리면서 배우들은 자연스럽게 영화 홍보에 돌입하게 된다. 물론 드라마가 성공했다고 해서 반드시 영화 흥행과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작과 상반된 이미지이거나 작품성이 뒷받침이 되지 않을 경우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거꾸로 영화 흥행이 드라마 흥행으로는 잘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도 재미있는 점이다. 방송 관계자들은 “제한된 관객에게 상영되는 영화보다 2~3달 동안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드라마가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이기 쉽기 때문”이라면서 “영화만 하는 배우들의 인지도가 생각보다 높지 않은 점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영화 ‘완득이’로 530여만명을 동원하며 성공을 거둔 유아인은 드라마 ‘패션왕’에서 처음 주인공 역할을 꿰찼지만 시청률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했다.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국민 첫사랑으로 스타덤에 오른 수지도 곧바도 KBS 드라마 ‘빅’에 비중 있는 역할로 캐스팅됐지만 영화와는 상반된 천방지축 이미지로 시청률에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때문에 과거에는 TV 드라마로 성공한 뒤 영화 쪽에서만 경력을 쌓는 배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TV 드라마로 대중과 거리감을 좁힌 뒤 영화로 ‘U턴’해 동시 흥행을 노리는 스타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로 연가자로서의 명성을 회복한 뒤 영화 ‘베를린’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한석규나 현재 SBS 드라마 ‘대풍수’에 출연 중인 지성이 다음 달 로맨틱 코미디 ‘마이 PS 파트너’로 스크린 흥행을 노리는 것이 대표적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TV 드라마의 흥행은 인지도를 높이고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요소는 되지만 작품성까지 커버할 수는 없다.”면서 “지나치게 스타성에만 의존하는 것은 오히려 흥행의 불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시청률에 발목 잡힌 변신의 제왕 김명민

    시청률에 발목 잡힌 변신의 제왕 김명민

    전율 돋는 연기로 시청자를 압도해 온 김명민(40)이 돌아왔다. 김명민은 지난 5일 처음 방영된 SBS 월화 드라마 ‘드라마의 제왕’으로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이후 3년여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했으나, 낮은 시청률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하얀거탑’(2007년)의 장준혁, ‘베토벤 바이러스’(2008년)의 강마에와 다른 연기 변신을 내심 기대했으나 아직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시청률 조사기관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월화 드라마 ‘드라마의 제왕’은 지난 5일 첫 방송에서 전국기준 6.5%의 시청률로, MBC ‘마의’(14.7%), KBS ‘울랄라부부’(11.5%)에 크게 뒤졌다. 이어 시청률 7%대 안팎을 유지하다 지난 19일 8.1%로 정점을 찍은 뒤 다시 7%대로 회귀했다. 동시간대의 ‘마의’는 18% 안팎을, ‘울랄라부부’는 8%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드라마의 제왕’은 방영 전부터 실제 국내 드라마 제작 현장의 폐해를 여실히 보여 주는 구성은 물론 ‘흥행 보증수표’인 김명민의 출연으로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독단적이며 이기적인 외주 제작사 대표 김명민(앤서니 김 역)이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앤서니 김은 장준혁(하얀거탑)처럼 자기 욕망의 추악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변명하거나 가리지 않고 더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인물이다. 절대 악도 절대 선도 없는 나름의 문제의식을 품은 캐릭터는 김명민이 가장 잘 연기할 수 있는 역할이란 극찬도 들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앤서니 김과 장준혁이 너무 닮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자신보다 센 ‘갑’ 앞에서 뒷거래를 위해 여지없이 무릎을 꿇는 두 드라마 속 장면이 그렇다. 이 같은 방송가의 분위기를 의식한 탓일까. 김명민은 지난 22일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드라마 시청률이 올라간다면 쪽대본도 괜찮다. 지금 드라마 제작도 쪽대본 환경 속에서 이뤄진다.”고 언급했다. 드라마에 나오는 열악한 제작환경과 시청률을 교묘히 짝을 지은 것으로, 이면에는 시청률에 대한 압박감도 감춰져 있었다. 이어 전작 속 캐릭터들과 비슷한 점이 있다는 지적에는 “캐릭터를 설정하는 데 곳곳에 함정이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사의 뉘앙스, 톤 등이 전에 했던 작품과 엇비슷한 부분이 많았고, 피해 가기가 어려웠다.”면서 “내 입맛대로 고치면 예전 캐릭터와 비슷한 느낌을 줘 작가가 써 주는 대본에 토씨 하나 안 틀리도록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고작 6회밖에 방영되지 않은 드라마의 시청률을 언급하는 게 섣부르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김명민의 소름 끼치는 연기 변신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감이 여전한 만큼 그의 연기 행보는 앞으로 방송가의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작곡가 오태호 히트곡, 뮤지컬로 부활

    작곡가 오태호 히트곡, 뮤지컬로 부활

    어색한 검은색 선글라스와 한껏 멋을 낸 의상, ‘그로테스크’한 표정은 도무지 궁합이 맞지 않았다. 그나마 파란색 하늘과 잇닿은 해변가 풍광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1992년 발매된 ‘이오공감’의 표지에서 가수 이승환과 나란히 선 작곡가 오태호(44)는 어색함 그 자체였지만, 음반은 히트쳤다. 음반에 실린 ‘한 사람을 위한 마음’을 필두로 ‘눈물로 시를 써도’,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화려하지 않은 고백’(이상 이승환). ‘사랑과 우정 사이’(피노키오), ‘기억날 그날이 와도’(홍성민), ‘내 사랑 내 곁에’(김현식), ‘아이 미스 유’(서지원) 등 주옥같은 노래를 줄줄이 쏟아내며 1990년대 젊은이들의 가슴을 흠뻑 적셨다. 그의 히트곡 24개가 뮤지컬에서 부활한다. 새달 11일부터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주크박스 뮤지컬 ‘내 사랑 내 곁에’이다. 최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장에서 만난 오태호는 소년같이 미소를 띠며 말을 꺼냈다. “가수 이문세의 ‘소녀’를 듣고 락발라드 기타리스트에서 발라드 작곡가로 변신했다.”는 그는 “요즘 주류 음악은 다양성이 무시되고 편중돼 1990년대의 순수함과 공감을 상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공동 연출자인 영화 ‘삼거리 극장’, ‘러브픽션’의 전계수 감독은 “내 20대를 장식한 오태호의 원곡들을 되도록 건드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작곡가 오태호에 대한 재조명은 지난해 작곡가 이영훈의 곡으로 채운 뮤지컬 ‘광화문연가’의 흥행과 관련이 깊다. 이후 주크박스 뮤지컬이 만만찮은 세를 과시하고 있다. 올해 초 복고풍 뮤지컬 ‘롤리폴리’에 이어 1980년대 음악을 다룬 ‘락 오브 에이지’가 연이어 관객을 만났다. 새달 18일에 개막하는 뮤지컬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에선 가수 김현식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또 내년 4월에는 가수 김광석의 주옥 같은 명곡들로만 채워지는 뮤지컬 ‘그날들’이 막을 올릴 예정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1000만 2편·400만이상 7편… 한국영화 ‘억소리’ 흥행

    1000만 2편·400만이상 7편… 한국영화 ‘억소리’ 흥행

    한국영화 관객 1억명 시대가 열렸다. 영화진흥위원회는 20일 “19일까지 올 들어 한국영화를 극장에서 본 관객 수는 9980만 6634명이다. 한국영화의 평일 관객이 20만명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오늘 밤 1억명 돌파가 무난하다.”고 밝혔다. 지금껏 최고 기록이던 2006년(9174만명)을 뛰어넘는 한국영화 90년 사상 최다 관객이다. 2006년에는 전년도 12월 말에 개봉한 ‘왕의 남자’(1230만 2831명)와 ‘괴물’(1301만 9740명)이 6개월 간격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던 해다. 한편 19일 현재 한국영화 점유율은 59.0%로 나타났다. 2006년의 63.6%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다.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말하는 까닭이다. 1억명을 돌파한 힘은 1000만명 ‘대박’ 영화와 더불어 400만명 이상의 ‘중박’ 영화들이 쏟아진 데서 찾을 수 있다. 올 초부터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469만명), ‘부러진 화살’(343만명), ‘건축학개론’(410만명) 등 중저예산 영화들이 극장가를 장악했다. 7월 개봉한 ‘도둑들’이 한국영화 최고 기록(1303만명·영진위 집계 1298만명)을 갈아치운 데 이어 비수기인 9월에 개봉한 ‘광해, 왕이 된 남자’도 1000만명을 돌파했다. 1000만 영화 두 편을 포함, 400만명을 돌파한 영화가 한 해에 무려 9편이나 나온 것 또한 처음이다. 2006년 호황 덕에 눈먼 돈이 영화판에 몰려들고 부실 기획들이 남발되면서 한국영화는 2007년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7~2010년 점유율이 40%대를 맴돌았다. 글로벌 경제 위기까지 겹쳐 투자가 얼어붙었지만, 역설적으로 그 덕에 거품이 빠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종병기 활’ ‘도가니’ ‘완득이’ 등 다양한 장르의 완성도 높은 영화가 쏟아져 나오면서 한국영화는 관객의 신뢰를 회복했다. 관객의 무게중심도 10~20대에서 30~40대로 이동하면서 저변이 확대됐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는 불쑥 찾아온 게 아니다. 지난해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지난해 한국 시장은 전 세계 흥행수익 10위(11억 1000만 달러·약 1조 2243억원), 관객 수 8위(1억 5972만여명), 제작편수 7위(216편)였다.”면서 “탄탄해진 산업 토대에서 1억명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마냥 샴페인을 터뜨릴 일은 아니다. 대기업의 수직 계열화와 스크린 독과점, 현장 스태프의 열악한 처우, 양극화 심화 등 영화산업의 그림자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돈줄과 극장을 장악한 대기업들이 투자·배급은 물론 아예 기획 단계부터 제작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영화제작사들이 파트너가 아닌 하청업자로 전락할 우려마저 제기된다. 최근 멀티플렉스의 ‘퐁당퐁당’(오전·새벽 시간대에만 상영)에 반발해 종영을 선언한 영화 ‘터치’의 사례에서 보듯 대기업 투자·배급사 작품이 스크린의 80%를 싹쓸이하는 독과점은 여전하고, 저예산·독립영화는 존립마저 위협받고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길섶에서] 춤 구경/노주석 논설위원

    간만에 국악의 향기를 만끽했다. 국립국악원 박은하 선생이 서울 방배동 두리춤터에서 펼친 무대에서였다. 가녀린 자태에서 뿜어져 나오는 목소리는 절에서 재를 올릴 때 부르는 ‘범패 홋소리’를 연상케 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선 작은 춤터의 200여 객석은 좁았다. 서거나 계단에 앉은 이의 열기까지 서로 교감했다. 일찍이 벽사 한영숙 선생이 “소쿠리처럼 잘 춘다.”라고 했던 소담스러운 춤과 현란한 기교의 설장구, 날 선 꽹과리를 선보였고, 팬들은 오감으로 즐겼다. 1980년대 홍일점 사물놀이 스타로 유명했던 선생이 이후 30년 동안 쌓은 절정의 내공을 ‘박은하류(流)’로 승화한 무대였다. 국악의 흥행성을 새삼 느꼈다. 달랑 7명으로 구성된 출연진의 호흡과 소리의 스케일은 오케스트라 못지않았다. 객석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추임새와 공연이 끝난 뒤 즐기는 뒤풀이의 여흥도 뜨거웠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탄생시킨 우리 민족의 ‘신명DNA’가 그곳에 있었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늑대소년’ 3주째 정상 지켜 ‘광해’ 역대 흥행 4위 기염

    ‘늑대소년’ 3주째 정상 지켜 ‘광해’ 역대 흥행 4위 기염

    영화 ‘늑대소년’이 3주째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늑대소년’은 16~18일 전국 678개 상영관에서 90만 1841명(매출액 점유율 34.4%)을 모아 1위를 차지했다. 누적관객 509만 3691명. 할리우드의 판타지로맨스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완결편 ‘브레이킹 던 파트2’가 88만 700명(34.6%)을 동원해 2위에 올랐다. 시리즈 사상 최단 기간에 누적관객 100만명도 돌파했다. 정재영·박시후 주연의 액션 스릴러 ‘내가 살인범이다’는 41만 6117명(17.2%)으로 뒤를 이었다. 송지효·김재중 주연의 ‘자칼이 온다’가 10만 9017명(4.1%)으로 4위에 진입했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9만 8383명(3.8%)이 들어 5위를 지켰다. 누적관객 1193만 3678명으로 ‘태극기 휘날리며’(1174만명)를 끌어내리고 역대 한국 영화 흥행 4위로 올라섰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클라우드 아틀라스’ 배두나-워쇼스키 남매 감독 내한

    ‘클라우드 아틀라스’ 배두나-워쇼스키 남매 감독 내한

    화려한 영상미와 환상적인 스케일로 미국과 유럽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감독 앤디 워쇼스키, 라나 워쇼스키, 톰 티어베어, 출연배우 짐 스터게스, 배두나가 홍보차 12월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 영화는 전작 ‘매트릭스’ 시리즈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앤디와 라나 워쇼스키 감독, 전작 ‘향수’로 웅장한 예술성을 선보인 톰 티크베어 감독이 손잡아 화제가 됐으며, 특히 국내를 대표하는 여배우인 배두나의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더욱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오는 12월 13일 내한 기자회견에는 앤디-라나 워쇼스키, 톰 티어베어 감독 뿐 아니라 배두나의 상대역이자 ‘업사이드 다운’, ‘원데이’ 등의 작품으로 관객과 만난 배우 짐 스터게스도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먼저 개봉한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아바타 이후 최고의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넘는 더 큰 영화는 없을 것“(Hollywood.com), ”어마어마한 스케일로 펼쳐지는 스크린상의 경이로움“(Firsthowing.com) 등 평단의 호평을 한 몸에 받으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톰 행크스, 할 베리, 휴 그랜트, 짐 스터게스, 배두나, 휴고 위빙, 수잔 서랜든 등 할리우드와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을 영화 한 편을 통해 볼 수 있다는 점이 관객들의 관심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내년 1월 10일 개봉 예정인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화려한 영상미와 강렬한 액션, 압도적인 스케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반지의 제왕’ 실제 촬영지, 화산 폭발 위기

    ‘반지의 제왕’ 실제 촬영지, 화산 폭발 위기

    전 세계에서 흥행한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 ‘반지의 제왕’의 실제 촬영지가 화산 폭발 직전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관광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뉴질랜드 통가리로 국립공원 내 루아페후산(Mount Ruapehu)은 ‘반지의 제왕’에서 나우루호산(Mount Ngauruhoe)과 함께 ‘운명의 산’(Mount Doom)으로 등장한 바 있다. 위의 두 곳을 포함한 통가리로 국립공원 내 활화산에는 화산 조기경보시스템이 있어 별다른 주의보가 없으면 스키를 타고 분화구까지 접근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뉴질랜드 환경보호부는 루아페후 아래 크레이터 호수의 온도에 급격한 변화가 생긴 것을 감지하고 화산 폭발의 위험이 매우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화산폭발위험관리처 담당자는 라디오뉴질랜드에 출연해 “루아페후산의 온도가 급격히 올랐다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소규모 폭발로 끝날 것인지, 상당한 규모의 분출이 있을지에 대해서 아직 알 수 없다.”고 설명했따. 뉴질랜드 왕립 지질·핵과학연구소(GNS Science) 측 역시 현지시간으로 지난 19일 화산폭발 가능성을 탐지하고 관광객 및 산악인들에게 분화구 가까이에 접근하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현재 루아페후산 크레이터 호수의 온도는 800℃로 추정된다.”면서 “이는 화산 분출구 일부가 현재 막혀있다는 근거이며 온도상승을 야기하는 원인으로 보인다. 아마도 화산폭발은 수 주 내에서 수 개월 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루아페후산의 화산이 폭발한 1953년에는 151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매우 컸으며, 가장 최근인 2007년 폭발 당시에는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영화프리뷰] ‘트랜짓’ 인질된 가족 구한 멋진 가장 2% 부족한 추격신은 어쩌나

    [영화프리뷰] ‘트랜짓’ 인질된 가족 구한 멋진 가장 2% 부족한 추격신은 어쩌나

    현금 수송 트럭이 4인조 무장 강도에 의해 강탈당한다. 경찰은 시 외곽을 빠져나가는 모든 차량을 샅샅이 뒤진다. 무장 강도 두목 마렉은 주유소 옆에 세워진 네이트 가족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지붕에 한가득 실린 짐 보따리에 현금 400만 달러가 들어 있는 돈 가방을 옮겨 놓는다. 부동산 사기 혐의로 연방교도소에서 복역하고 나온 네이트는 두 아들, 아내와 함께 가족 재결합을 위해 캠핑을 가던 길이었다. 경찰의 검문을 피한 마렉 일당은 곧 네이트 가족을 뒤쫓는다. 영문을 모른 채 마렉 일당에게 습격을 당하자 가족들은 네이트가 또다시 사고를 쳤다고 생각한다. 가족의 불신과 마렉 일당의 추격 속에 네이트의 사투가 펼쳐진다. ‘트랜짓’은 삼성 투수 오승환의 돌직구 같은 영화다. 영화전문 데이터베이스 IMDB에 따르면 고작(?) 500만 달러(약 5억 4000만원)의 돈으로 찍었다. 스타 캐스팅도, 특수효과도 없다. 오로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있을 뿐이다. 비슷한 장르의 영화들이 전직 경찰·군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과 달리 ‘트랜짓’은 평범하고 무능력하던 가장이 인질로 잡힌 가족들을 구하려고 죽도록 고생한다는 설정이 매력적이다. 악당들의 잘 빠진 스포츠카와 네이트 가족의 평범한 SUV가 벌이는 추격 장면, 속도감 있는 편집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오승환이 위력적인 건 그가 9회에 등판하기 때문이다. 1회부터 9회까지 완투를 한다면 타자들이 못 쳐낼 리 없다. ‘트랜짓’도 마찬가지다. 87분의 상영 시간 내내 추격전 외엔 볼거리가 없다. 무장 강도들도 두목 마렉을 제외하면 오합지졸 수준. 뒤로 갈수록 긴장감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갈등을 빚던 네이트 가족이 외부 위협에 맞서 변화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악당 캐릭터도 공들여 세공했어야 했다. ‘매트릭스’ ‘리셀웨폰’ ‘다이하드’ 시리즈를 제작한 흥행 제조기 조엘 실버의 다크캐슬엔터테인먼트 작품이란 점을 떠올리면 아쉽다. 콜롬비아 출신의 신예 안토니오 네그레트가 조너선 모스토 감독의 ‘브레이크다운’(1997)을 봤더라면 좋았을 법했다. ‘브레이크다운’은 황량한 고속도로 주유소에서 아내가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동네 주민부터 경찰까지 한통속인 가운데 아내를 찾으려고 남편(커트 러셀)이 고군분투한다. 큰돈을 들이지 않은 건 ‘트랜짓’이나 마찬가지다. 시골 마을의 평범한 가장, 이웃사촌이 악당일 수도 있다는 아이디어와 탄탄한 시나리오, 주조연의 호연 덕에 상영 시간 내내 눈을 뗄 수 없었다. ‘프리퀀시’에서 30년 전에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무선통신으로 교신하려던 아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선 예수 그리스도로 나왔던 제임스 카비젤이 주인공 네이트를 맡아 분투한다. 마렉 역의 제임스 프레인은 영국 헨리 8세 시대를 다룬 미국 드라마 ‘튜더스’에서 토머스 크롬웰로 나왔던 배우다. 22일 개봉.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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