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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준호 아내는 작가, 아들은 봉효민 감독…객석에서 ‘눈물’

    봉준호 아내는 작가, 아들은 봉효민 감독…객석에서 ‘눈물’

    봉준호 감독의 아내와 아들이 아카데미 시상식 객석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공개되며 주목받고 있다. 미국 LA 타임스는 지난 10일(한국시각)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작품상 수상작으로 호명되자 펑펑 눈물을 흘리는 봉준호 감독 아내 정선영 씨와 아들 봉효민 씨의 모습을 포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 배우진이 무대 근처 앞쪽의 객석에 자리한 가운데, 그의 아내와 아들은 미국 배급사인 네온 관계자 등과 함께 객석 1층 뒤편에 자리를 잡았다. 작품상 시상자로 나선 배우 제인 폰다가 “수상작은 기생충”이라고 발표하자 봉준호 감독의 아내와 아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섰고 서로 부둥켜 앉으며 기쁨을 나눴다. 시상식이 끝난 뒤 봉준호 감독이 아내를 끌어안으며 감격을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이날 작품상을 비롯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까지 4관왕의 쾌거를 이룬 봉준호 감독은 처음으로 각본상을 받고 “시나리오를 쓴다는 게 사실 고독하고 외로운 작업”이라며 “언제나 많은 영감을 주는 아내에게 감사하다”고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이후 봉준호 감독의 아내에게도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봉준호 감독의 아내는 시나리오 작가 출신의 정선영 씨. 봉 감독의 초기 단편영화 ‘지리멸렬’(1994)에 편집 스태프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살인의 추억’ 성공 전까지 생활고 겪었던 봉준호 감독 부부 두 사람은 1995년 결혼했다. 부부는 봉 감독이 영화 ‘살인의 추억’(2003)을 찍기 전까지 수입이 적어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봉 감독은 과거 인터뷰에서 아내와의 만남에 대해 “대학교 영화동아리에서 영화광인 아내를 만났다”며 “아내는 나의 첫 번째 독자였다. 대본을 완성하고 그녀에게 보여줄 때마다 너무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아내 정씨는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남편의 영화 활동을 지지해줬다. 대학 동기에게 쌀을 얻어먹었다고 밝힌 봉 감독은 “1998년에 아내에게 올 한 해 1년만 달라고 했다. 1년 치 생활비 모아둔 돈이 있으니 1년만 나는 올인하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아내가 ‘좋다. 못 먹어도 고’라고 답했다”고 밝혔다.이후 봉 감독은 2000년 ‘플란다스의 개’로 장편 데뷔해 2003년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처음 대중적인 성공을 거뒀다. 이후 ‘괴물’ 등이 연이어 성공하며 흥행이 보장된 스타 감독 반열에 올랐다. 아버지와 같은 길 걷는 아들 봉효민 감독 봉 감독과 정씨 사이에는 아들 봉효민 씨가 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영화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2017년 YG엔터테인먼트 자회사 YG케이플러스의 웹무비 프로젝트 에피소드 중 하나인 ‘결혼식’을 연출했고 ‘1987’ ‘골든슬럼버’ ‘PMC:더벙커’ ‘옥자’ ‘리얼’ 등에 참여했다. 봉 감독의 아들이라는 데에서 오는 불가피한 후광이나 오해를 피하기 위해 성을 제외한 ‘효민’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사설]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문화 강국 도약대 삼아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어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을 받는 등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총 4개 부문을 휩쓸었다. 101년 역사의 한국 영화가 오스카 무대에 오른 것은 ‘기생충’이 처음이며, 게다가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4관왕을 차지한 것은 일대 사건이다. 특히 세계 영화산업의 본산 할리우드에서 초일류 감독의 쟁쟁한 작품과 겨루며 외국어 영화라는 장벽을 뚫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이번 수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우울하던 한국인에게 더할 수 없는 기쁨을 안겼다.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은 예견됐다. 지난해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수상을 시작으로 시드니영화제 최고상, 밴쿠버영화제 관객상, 전미비평가협회 작품·각본상에 이어 지난 1월에는 오스카와 더불어 미국의 양대 영화상인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는 등 ‘기생충’이 국제무대에서 거둬들인 상만 50개에 가깝다. 무엇보다 외국 영화에 배타적이기로 악명 높은 오스카 무대가 비영어권 영화에 작품상을 준 것은 92년 역사상 처음인 만큼 아카데미의 변화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할리우드조차 비주류권 영화를 무시하지 못하고, 잘 만들어진 비영어권 영화라면 정상에 설 수 있다는 점을 ‘기생충’은 입증했다. 한국 자본 100%로 제작한 ‘기생충’의 성공 비결은 한국의 문제이면서 지구촌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빈부격차와 양극화 문제를 봉 감독 특유의 웃고 울리는 절묘한 휴머니즘을 가미해 가장 한국적으로 풀어냈기에 가능했다. 봉 감독은 “자막, 그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고 했는데, 전 세계인이 공감하는 영화를 만들어냄으로써 명실상부한 세계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기생충’의 정상 등극은 세계 40여개국 1억 6000만 달러(약 1901억원)의 흥행 기록이라는 산업적 성공은 물론이려니와 케이팝, 케이드라마에 이은 케이무비의 세계 진출을 확인한 성과도 거뒀다. 이번 쾌거는 ‘충무로’에서 탄생한 한국 영화가 세계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제공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장르적 성격을 드러낸 봉준호적 실험은 예술성뿐만 아니라 오락성에서도 한국 영화가 세계와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매너리즘에 빠진 한국 영화계는 이번 수상을 자양분 삼아 제2, 제3의 ‘봉준호’ 배출에 노력하기를 바란다. 그뿐 아니다. BTS가 이끄는 한류의 동력에 ‘기생충’은 커다란 힘을 보태게 됐다. 문화 콘텐츠로 교류하는 소통의 힘으로 한국 대중문화의 공감대를 넓혀 문화강국으로의 도약을 이뤄냈으면 한다.
  • “텍사스 전기톱으로 트로피 5등분하고 싶다” “밤새 술 마실 것”

    “텍사스 전기톱으로 트로피 5등분하고 싶다” “밤새 술 마실 것”

    가는 곳마다 입담 화제 흥행돌풍에 한몫 영어와 한국어 섞어 즉각 웃음 이끌어내 영화와 자신이 하고 싶은 말 전달에 탁월지난해 5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이후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봉준호 감독은 가는 곳마다 입담으로 숱한 화제를 뿌렸다. 이는 개인적 매력을 배가시키는 한편, ‘기생충’의 흥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가장 화제가 된 발언은 “오스카(아카데미)는 국제영화제가 아니지 않나. 매우 ‘로컬’(지역적)이니까”였다. 지난 10월 미국 매체 ‘벌처’와의 인터뷰 때 한국 영화가 오스카에 노미네이트 되지 않은 이유에 대한 답변이다. 지난달 5일(현지시간)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 당시 시상식에서 “자막, 그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은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말로 박수를 받았다. 비영어권 영화에 배타적인 미국 할리우드 시장을 저격한 말이었다. 아카데미에서도 봉준호표 발언은 이어졌다. 국제극영화상 수상 때는 “이름이 바뀐 첫 번째 상을 타게 돼서 더더욱 의미가 있다”며 “오스카가 추구하는 방향에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올해부터 외국어영화상이 국제극영화상으로 바뀐 데 대한 언급이다. 감독상 수상 때는 “영화 공부할 때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며 ‘아이리시맨’으로 함께 감독상 후보에 올랐던 ‘우상’ 마틴 스코세이지를 가리켰다. 이어 “같이 후보에 올라온 토드 필립스나 샘 멘데스 모두 너무 존경하는 멋진 감독들”이라며 “이 트로피를 오스카 쪽에서 허락한다면 텍사스 전기톱으로 5개로 나누고 싶은 느낌”이라고 말해 박수가 터졌다. 감독은 우스개에 가까운 간단한 표현은 영어로 말하면서 즉각적인 웃음을 이끌어 내는 데도 탁월하다. 아카데미 국제극영화상·감독상 수상 소감에서 “내일 아침까지 술 마실 거다”(I‘m ready to drink tonight until next morning)라고 끝맺어 웃음을 자아내는 식이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봉 감독은 콩글리시를 섞어서 자기 영화와 자신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는 능력이 있다”며 “아카데미가 ‘로컬 영화제’ 라는 말도, 자막을 ‘1인치 벽’으로 표현한 것도 수사학적으로 인용되기 좋은 말로 봉 감독이 언론 매체 속성을 잘 알고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블랙 코미디·서스펜스 넘나들며 보편적 계층 갈등 풀어내

    블랙 코미디·서스펜스 넘나들며 보편적 계층 갈등 풀어내

    2019년 5월 30일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드라마 장르로 분류하지만 블랙코미디와 서스펜스를 절묘하게 뒤섞은 영화다. 한국에서 개봉되기 전 프랑스에서 먼저 ‘기생충’의 낭보가 들려왔다. 제72회 칸영화제 공식경쟁 부문에 초청된 영화는 5월 21일 뤼미에르극장에서 공식 스크리닝을 열었고, 8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시사회의 찬사는 한국 영화 최초의 황금종려상 수상이라는 영예로 이어졌다. ●외국어 영화로 오스카 작품상 첫 수상 영화는 백수 가족의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친구의 소개로 기업 최고경영자(CEO)인 박 사장(이선균 분) 딸의 고액과외를 하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그린다. 기우의 주선으로 동생 기정(박소담 분)은 박 사장 아들의 미술 선생이 되고, 아버지 기택(송강호 분)과 어머니 충숙(장혜진 분)도 모두 박 사장 주변에서 한자리씩 차지한다. ‘기생충’은 박 사장에게 기생하는 기택의 가족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박 사장 집에서 일하던 가사도우미 문광(이정은 분)의 사정이 밝혀지면서 수직 구조의 계층 갈등이 드러난다. 봉준호는 외신 인터뷰에서 ‘기생충’의 구상을 2013년에 시작한 것으로 밝혔다. ‘설국열차’를 작업하면서 가족을 소재로 부자와 가난한 이들의 이야기를 떠올렸고, 20대 초반 부잣집에서 가정교사를 했던 경험도 첨가했다. 전 세계의 현상인 계층 갈등을 다룬 ‘기생충’ 역시 엄청난 흥행 가도를 달렸다. 한국에선 개봉 이틀 만에 100만명을 넘겼고, 8일째 500만명에 도달하면서 ‘천만 영화’에 성큼 다가갔다. 최종 관객 스코어는 1008만 4564명을 기록했다. ●“프레임·시각화·계층의 해석… 완벽한 영화” 지난해 10월 북미에서 3개관 개봉으로 시작한 ‘기생충’은 지난달 스크린을 1000개 이상으로 넓혔다. 이날 현재 북미 수입 3547만 달러(약 420억원)로, 역대 비영어 영화 북미 흥행 6위다. 영화 평론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는 “시급한 사회적 주제를 훌륭하게 계층화해 보여 준다”, “프레임, 시각화, 계층의 해석까지 거의 완벽한 영화”라는 극찬과 함께 신선도 99%를 유지하고 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오스카는 로컬”“밤새 술 마실 것”… 언어의 벽 넘은 ‘봉의 입’

    “오스카는 로컬”“밤새 술 마실 것”… 언어의 벽 넘은 ‘봉의 입’

    가는 곳마다 입담 화제 흥행돌풍에 한몫 영어와 한국어 섞어 즉각 웃음 이끌어내 영화와 자신이 하고 싶은 말 전달에 탁월지난해 5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이후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봉준호 감독은 가는 곳마다 입담으로 숱한 화제를 뿌렸다. 이는 개인적 매력을 배가시키는 한편, ‘기생충’의 흥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가장 화제가 된 발언은 “오스카(아카데미)는 국제영화제가 아니지 않나. 매우 ‘로컬’(지역적)이니까”였다. 지난 10월 미국 매체 ‘벌처’와의 인터뷰 때 한국 영화가 오스카에 노미네이트 되지 않은 이유에 대한 답변이다. 지난달 5일(현지시간)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 당시 시상식에서 “자막, 그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은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말로 박수를 받았다. 비영어권 영화에 배타적인 미국 할리우드 시장을 저격한 말이었다. 지난 1일 미국작가조합 시상식에서 한진원 작가와 함께 각본상을 수상한 봉 감독은 “어떤 사람들은 장벽들을 더 높게 만들지만, 우리(작가)들은 이 장벽들을 부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현지 언론은 미국과 멕시코 사이 장벽을 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카데미에서도 봉준호표 발언은 이어졌다. 국제극영화상 수상 때는 “이름이 바뀐 첫 번째 상을 타게 돼서 더더욱 의미가 있다”며 “오스카가 추구하는 방향에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올해부터 외국어영화상(Foreign Language Film)이 국제극영화상(International Feature Film)으로 바뀐 데 대한 언급이다. 봉 감독은 우스개에 가까운 간단한 표현은 영어로 말하면서 즉각적인 웃음을 이끌어 내는 데도 탁월하다. 아카데미 국제극영화상·감독상 수상 소감에서 “내일 아침까지 술 마실 거다”(I´m ready to drink tonight until next morning)라고 끝맺어 웃음을 자아내는 식이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봉 감독은 콩글리시를 섞어서 자기 영화와 자신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는 능력이 있다”며 “아카데미가 ‘로컬 영화제’ 라는 말도, 자막을 ‘1인치 벽’으로 표현한 것도 수사학적으로 인용되기 좋은 말로 봉 감독이 언론 매체 속성을 잘 알고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차세대 ‘기생충’ 멀지 않은 곳에”…美타임, 아카데미 수상 분석

    “차세대 ‘기생충’ 멀지 않은 곳에”…美타임, 아카데미 수상 분석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영화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에 오르며 한국 영화 역사를 다시 쓴 가운데, 미국 시사주간지인 ‘타임’이 수상 비결 및 영향에 대해 집중 분석한 기사를 게재했다. 타임은 할리우드의 베테랑 프로듀서인 자넷 양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생충’의 성공은 외국영화, 특히 미국의 아시아 영화에 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입을 연 뒤 “영어 이외의 언어로 된 영화가 사람들의 마음을 가로막은 벽에 금이 가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타임에 따르면 1980년대 할리우드에서 아시아 영화 대부분은 저예산 및 저소득에 특화돼 있었고,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92년의 아카데미시상식 역사상 ‘작품상’ 후보에 오른 외국어 영화는 단 12편에 불과하며, 2000년 당시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이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흥행을 거뒀지만 이후 몇 년 동안 미국에서 외국어 영화의 범위를 확대하는데 도움이 된 작품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전략적 선택을 통해 ‘국제적인 스타’로 향하는 길을 간 사람은 다름 아닌 봉준호 감독이었다. 타임은 UCLA의 연극 및 공연연구전문가인 김석영 교수의 평론을 인용해 “기생충을 성공으로 이끈 것은 단순히 외부 요인뿐만 아니라 영화 자체의 수준이었다”며 “영화는 공포와 유머에 대한 접근 방식으로 볼 때 분명 한국적이지만, 격렬한 불평등에 대한 탐구는 정확한 순간에 시대정신을 강타했다”고 전했다. 타임은 “한국 영화산업은 2013년부터 정체를 겪고 있다. 많은 블록버스터 영화가 극장에서 점점 더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봉준호, 박찬욱, 김지운 감독의 영화는 많은 관심을 끌지만, 나머지 영화 제작자들은 세계적으로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생충’의 성공은 이미 트리클-다운(Trickel-down) 현상을 유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낙수효과’로 번역되는 트리클다운 현상은 고소득층의 소득 증대가 소비 및 투자 확대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저소득층의 소득도 증가하게 되는 효과를 말한다. 타임은 김용훈 감독, 전도연, 정우성 주연의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짐승들’이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이 밝은 미래상을 수상한 것을 예로 들며, 이러한 수상 성적이 ‘기생충’ 이후 세계 유수 영화제가 아시아, 특히 한국의 영화를 눈여겨본 결과라고 분석했다. 타임은 “따라서 ‘차세대 기생충’을 찾고자 하는 사람은 굳이 멀리 내다보지 않아도 된다”면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번째 비일본어 영화 ‘파비안느의 관한 진실’이 제76회 베니스영화제 개막작에 선정됐었고, 한인 작가 이민진(51)은 장편소설 ‘파친고’(Pachinko, 2017)로 뉴욕타임스 10 베스트 북에 선정되는 등 돌풍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이어 “‘기생충’ 덕분에 이들 모두 영화제뿐만 아니라 미국과 전 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카데미 시상식 2020’ 생중계 “‘기생충’ 수상, 높아지는 기대”

    ‘아카데미 시상식 2020’ 생중계 “‘기생충’ 수상, 높아지는 기대”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외국어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최고상 ‘작품상’을 품에 안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TV 조선이 10일 오전 10시(한국시각)부터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의 돌비 극장(Dolby Theatre)에서 개최되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2020’을 독점 생중계한다. 이날 시상식을 앞두고 ‘기생충’ 팀이 레드카펫을 밟았다.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 그리고 제작사 바른손 이앤에이의 곽신애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 등이 레드카펫 위에서 외신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기생충은 작품, 각본, 편집, 미술, 국제영화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중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수상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다. 국제영화상을 두고 겨룰 상대는 ‘페인 앤 글로리’(스페인), ‘레미제라블’(프랑스), ‘허니랜드’(북마케도니아), ‘코퍼스 크리스티’(폴란드)이며, 기생충은 이미 골든글로브와 영국 아카데미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미국 연예전문 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6일 기사를 통해 ‘기생충’의 국제영화상 수상 가능성을 92.9%로 1위로 꼽았다. 앞서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은 ‘기생충’은 아카데미상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제77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과 제73회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모두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작품상 후보에는 ‘기생충’을 비롯해 ‘포드V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래빗’ ‘조커’ ‘작은 아씨들’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결혼 이야기’가 이름을 올렸다. 봉준호 감독은 감독상을 놓고 마틴 스코세이지(‘아이리시맨’), 토드 필립스(‘조커’), 샘 멘더스(‘1917’), 쿠엔틴 타란티노(‘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와 경쟁하게 됐다. 한국에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TV조선에서 단독 생중계 된다. 진행은 동시통역사 겸 방송인 안현모와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맡았다. 이동진은 “아카데미 시상식 진행을 십 년 동안 해왔다. 하지만 이번처럼 기대가 된 적은 처음이다. 특히 천만 명이 넘게 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흥행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이번 아카데미상에 한국영화 최초로 6개 부문에 후보에 올랐다는 것은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보는 재미가 완전히 다를 것이다. 최고의 영화 ‘기생충’의 수상을 전달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번 시상식 중계에 참여하게 되어 즐겁고 영광이다”고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도쿄올림픽 흥행 타격… 日 방역 원점 재검토

    2020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막이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대회 주최 측이 초비상 사태에 빠졌다. 연인원 약 1000만명이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와 도쿄도 등은 올림픽 기간 전후의 전염병 방역 대책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7일 올림픽 관련 부처 및 경기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일본 정부는 스포츠청 등에 신종 코로나 관련 상담 창구를 설치하는 한편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한 서모그래피(체온측정장치)를 올림픽 경기장에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도쿄도는 올림픽 때까지 신종 코로나 사태가 수습되지 않으면 마스크 등 감염 예방을 위한 제품을 대량으로 배포하기로 했다. 이미 각종 국제대회에서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선수들의 참가가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가 바이러스 공포에 빠지면서 올림픽 흥행에 일정 수준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직전 대회인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앞두고도 모기가 옮기는 지카바이러스가 중남미에 퍼지면서 일부 선수가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신종 코로나는 전염성이나 치사율에서 지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하기 때문에 사태 추이에 따라 관객들은 물론이고 선수들의 대량 출전 포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10일 ‘톰과 제리’ 탄생 80주년, 냉전 때 프라하에서 만들었다?

    10일 ‘톰과 제리’ 탄생 80주년, 냉전 때 프라하에서 만들었다?

      누구나 알고, 결말까지 뻔히 아는 얘기, 그런데 참 재미있는 얘기가 쥐와 고양이의 추격전이다. 늘 치즈 덫으로 생쥐 제리를 꼬여 골탕 먹이려 하지만 오히려 당하기만 하는 고양이 톰, 철천지 원수 같은데 묘하게 정이 통하는 두 앙숙 얘기다.  그 ‘톰과 제리’가 10일(이하 현지시간) 탄생 80주년을 맞는다며 영국 BBC가 탄생 비화, 아카데미를 일곱 차례나 수상한 내력, 냉전 시대 제작비를 아끼려고 체코슬로바키아 프라하에서 몰래 만들었던 뒷얘기를 전해 눈길을 끈다.  두 캐릭터를 고안해낸 것은 메트로 골드윈 메이어(MGM) 영화사의 애니메이션 제작자인 빌 한나(2001년 사망)와 조 바버라(2006년 사망)였다. 경쟁사의 ‘포키 피그’와 ‘미키마우스’ 등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자 MGM에서는 뭐라도 만들어보라고 채근했다. 바버라가 이전에도 수없이 되풀이된 얘기지만 다시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1940년 첫 편 ‘집에서 쫓겨난 톰(Puss gets the Boot)’을 내놓았는데 톰의 원래 이름은 제스퍼, 제리의 이름은 징크스였다. 다시 말해 ‘톰과 제리 1편’도 아니었다. 하지만 제법 인기를 끌어 오스카 단편 에니메이션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름은 크레딧에 올라가지도 않았다.  두 사람 모두 찰리 채플린의 무성영화를 보고 자란 세대여서 대화 없이도 충분히 재미를 안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스콧 브래들리가 작곡한 음악은 동작에 어울렸고, 톰이 인간처럼 질러대는 비명은 한나 목소리를 녹음했다.  그 뒤 20년 동안 둘은 100편 넘게 제작했다. 한 편을 만드는 데 몇 주가 걸렸고 5만 달러씩이 들어 일년에 몇 편 만들면 고작이었다. 둘이 손으로 그려 작업했고 배경을 잘 묘사해 아카데미상을 일곱 차례나 받았다.  1960년대 제작비 삭감 압력을 받아 둘이 회사를 떠났고, 몇년 뒤 MGM은 다시 톰과 제리를 만들기로 했다. 시카고 출신 진 데이치는 뽀빠이 시리즈 몇 편을 제작했던 프라하에서 만들면 제작비를 아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체코인들의 이름은 미국식으로 바꿔 크레딧에 올려 공산주의에 부역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 애썼다.  하지만 체코인들은 캐릭터 구축에 실패했고, 그가 만든 13편은 그야말로 엉망진창, 나중에 그는 원작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 다음 바통을 넘겨받은 이가 워너브러더스의 루니 튠즈(Looney Tunes)로 유명한 척 존스였다. 그가 맡자 톰의 눈썹이 더 짙어졌고, 얼굴이 더 뾰족해졌다. 그렇게 1953년부터 1957년까지 34편의 단편을 만들었다.  1960년대 초 한나와 바버라는 텔레비전이 오히려 나은 플랫폼이라고 여겨 에피소드 분량은 늘리고, 예산은 적게 들이는 제작 기법으로 허클베리 하운드, 요기 베어, 플린트스톤, 톱 캣, 스쿠비 두 등을 흥행시켜 여유가 생기자 1970년대 다시 톰과 제리로 눈을 돌렸다. 예전 작품들이 방송 편성 준칙에 견줘 “너무 폭력적이었다”고 반성하며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늘 하반신만 나오는 톰의 첫 번째 여주인 매미 투 슈즈가 흑인 하녀로 과장된 남부 억양을 쓰는 것이 인종적 편견을 드러낸다는 지적이 많았다. 또 숯검댕이 얼굴이나 아시아계와 아메리카 원주민을 폄하하는 발언도 거슬린다. 해서 1960년대 텔레비전에 방영될 때 존스 팀이 매미 대신 새로운 캐릭터를 그려넣기도 했다. 오늘날에도 최악의 에피소드는 재배급이나 스트리밍 플랫폼에도 올라가지 못한다. 2014년 아마존 프라임 인스턴트 비디오는 “인종적 편견”을 유의하라고 경고문을 넣었다.  종종 뉴스에도 뜬금 없이 등장한다. 2016년 이집트 고위 당국자가 중동의 폭력을 부추기는 데 이 만화가 역할을 한다고 비난했고, 이란 최고지도자가 미국과의 관계를 이 시리즈에 빗댄 것도 최소 두 차례였다.  바버라는 세상을 떠나기 일년 전에 단편 크레딧에 마지막으로 이름을 올렸는데 평생을 함께 단짝과 나란히 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었다.  MGM으로부터 판권을 넘겨 받은 워너브러더스는 올해 성탄절 전에 라이브액션 에니메이션 영화 톰과 제리를 선보일 계획이다. 클로이 모레츠와 한국계 배우 켄 정이 출연 계약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니메이션 역사가인 제리 벡은 80년 동안 이 시리즈가 생명력을 잃지 않는 비결을 캐릭터가 갖고 있는 보편적인 연결성 덕이라고 짚었다. “사람들은 늘 인생을 피곤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덩치가 작은 제리를 스스로와 연결짓곤 한다. 직장 상사든, 집주인이든, 정치든 무엇이건 말이다. 우리는 자신의 삶을 살려고 노력할 뿐인데 누군가는 늘 날 훼방 놓으려 한다.” 정말 그런가 싶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1980년대 청춘영화 대표… 이규형 감독 별세

    1980년대 청춘영화 대표… 이규형 감독 별세

    영화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 ‘어른들은 몰라요’ 등을 연출하며 1980년대 청춘영화를 이끈 이규형 감독이 지난 7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63세. 고인은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뒤 영화 ‘사랑 만들기’(1983)의 각본 작업을 맡으며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후 조민수와 천호진이 주연한 ‘청 블루 스케치’(1986)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다. 이듬해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1987)를 내놓으며 한국 영화계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박중훈과 강수연, 김세준이 열연한 영화는 차별화된 대사와 연출로 큰 인기를 끌면서 이 감독은 그해 대종상영화제 신인감독상의 주인공이 됐다. 그 후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한국 영화의 뉴 웨이브 시대를 주도했다. ‘헝그리 베스트 5’를 내기 전 돌연 일본으로 건너간 그는 작가 겸 칼럼니스트로서 활발한 저술 활동을 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비운이 계속됐다. ‘DMZ 비무장지대’(2004), ‘굿 럭’(2006)을 선보였지만 모두 흥행하지 못했다. 2009년에는 영화 투자 사기 혐의로 징역형을 받았고, 2011년 다시 같은 혐의로 기소됐다. 고인은 2018년 말 담도암 판정을 받고 수술한 뒤 퇴원했지만, 지난해 재발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아내와 딸이 있다. 빈소는 인천 청기와장례식장이며 발인은 10일 오전.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이병헌 “자유로울 때 가장 창의적인 연기 나오죠”

    이병헌 “자유로울 때 가장 창의적인 연기 나오죠”

    “부담감을 털어내고 자유로웠을 때 가장 창의적인 연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 어떤 작품에서든지 자신을 한단계 내려놓고 자기만의 스타일로 인물을 표현하는 배우 이병헌. 그는 지난 연말 개봉한 영화 ‘백두산’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데 이어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도 실존 인물의 감정선을 살려 몰입시키는 섬세한 연기를 선보였다. 연기력에 대한 호평, 흥행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은 없을까. “후배들이 롤모델로 꼽거나 하면 부담감이나 책임감이 생기는데, 그런 감정이 배우에게 꼭 좋은 것 같지는 않아요. 부담감이 짓누르면 배우로서 점점 경직되기만 하거든요. 이를 악물고 연기한다고 해서 잘 된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고요. 멋있게 보이려고 할 때가 아니라 뭔가 털어내고 자유로웠을 때 자유롭고 창의적인 연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 이병헌은 관객 400만명을 돌파한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는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10.26 사태를 토대로 한 이 작품은 근현대사의 가장 큰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만큼 다양한 정치적인 해석이 나올 소지가 다분하다. 그는 “자칫 영화가 무언가를 왜곡시키거나 역사적으로 규정짓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그 사건에 대해 과연 대의 또는 소의를 위한 것인지, 계획적 또는 우발적인 것인지 의견이 분분한데, 영화가 끝나고서도 의견이 분분하기를 바랐어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이 영화가 정치적으로 한쪽의 시선혹은 개인의 견해가 아니라 객관적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죠.” 그는 “이를 위해 관련 자료를 많이 모아 사실 고증을 섬세하게 했다”면서 “정치적으로 커다란 사건이지만, 사람들의 미묘한 관계와 심적인 갈등이 초점을 맞춘 것을 차별점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권력의 2인자였다가 대통령을 암살하기에 이르는 인물의 감정의 극단을 능숙하게 표현한다. 김규평이 실존 인물인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을 토대로한 만큼 부담이 될 수도 있었을 터. 그는 철저히 캐릭터에 감정 이입하며 촬영했다고 말했다. “김규평은 전반적으로 억눌린 감정이기 때문에 마지막에 폭발시켜야 했어요. 객관과 주관이 혼돈스럽게 왔다가면서 혼돈의 끝으로 달려가는 인물의 심리를 세밀하게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이 영화는 고 박정희 대통령의 말투, 표정, 걸음걸이까지 동일하게 재현한 박통 역의 이성민을 비롯해 곽도원, 이희준 등 연기파 배우들의 살아있는 연기가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배우들이 연기를 잘하니까 너무 신나기도 하고 긴장도 됐어요. 함께 연기하면 제 호흡도 살아나니까 어떻게 시너지가 날까 기대감도 생기구요. 이성민 배우가 박통 분장을 하고 나왔는데, 포스 자체가 놀라웠고 리허설 때 첫 대사를 하는데 감탄사가 절로 나오더군요.“ 그는 배우들끼리의 경쟁 심리는 없었느냐는 질문에 “지엽적으로는 그런 욕심이 생길 수도 있지만, 상대방이 잘할 때 더 신나게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런 (경쟁심은) 작품의 전체적인 균형을 깨기 때문에 배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다작 배우에 속하지만 이야기가 가진 힘과 재미를 가장 우선시 고려한다는 이병헌. 그는 매 작품마다 깊이를 더해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실 어떤 장르의 어떤 캐릭터든 저를 통과해서 나오기 마련이죠. 다작을 함에도 자기 복제를 교묘하게 잘 빠져나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담긴 그릇마다 모양이 달라지는 물처럼 매번 형태를 바꾸는 배우가 있는가하면 색깔은 비슷한데 매 작품의 캐릭터마다 농도가 다른 배우가 있어요. 매 작품마다 깊이를 더하면서 발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아역 배우들, 신스틸러 넘어 영화흥행 이끈다

    아역 배우들, 신스틸러 넘어 영화흥행 이끈다

    ‘클로젯’ 허율, 카메라만 돌면 변하는 연기천재 ‘히트맨’ 이지원, 연기는 기본 특출난 랩실력도 ‘백두산’ 김시아 눈빛·표정만으로 눈물샘 자극 강렬한 연기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아역 배우들이 최근 극장가에서 눈길을 끈다. 연기력 면에서도 성인 배우를 능가하는 이들은 ‘신스틸러’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한편 영화 흥행에도 한몫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5일 개봉한 영화 ‘클로젯’에서는 상원(하정우 분)의 딸로 등장하는 이나 역을 연기한 배우 허율이 단역 돋보인다. 영화는 이사한 새집에서 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 딸을 찾아나선 상원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이나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엄마를 잃고 아빠에게까지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다. 허율은 영화 속에서 엄마를 잃고 우울해하다 이내 밝아지고, 아빠에게 신경질적으로 소리를 지르는 등 낙폭이 큰 감정 연기를 해낸다. 엄마를 그리워하는 절절한 연기로 ‘연기 천재´라고 극찬받았다. 김광빈 감독은 허율에 관해 “집중력이 굉장히 좋은 배우다. 촬영을 시작하면 돌변한다”고 소개했다. 이번에 영화에 첫 도전하는 허율은 앞서 드라마 ‘마더’에서 방치된 아이 혜나를 연기해 2019년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최연소 신인 연기자 상을 받았다. 또 드라마 ‘손 the guest’에서도 악령에 빙의된 영매 서윤을 완벽히 소화해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지난달 22일 개봉한 코미디영화 ‘히트맨’에서는 가영을 맡은 배우 이지원이 눈에 쏙 박힌다. 전직 국정원 요원이지만 웹툰을 그리려 퇴사한 아빠 준(권상우 분)이 악플에 상처받을 때 달래주는 의젓한 딸이다. 준과 티격태격하면서 짠내 나는 연기를 선보이고, 미나(황우슬혜 분)와는 모녀처럼 살갑게 굴기도 한다. ‘쇼미더머니’ 우승이 목표인 중학생으로, 영화에서 화려한 랩 실력도 선보인다. 이지원은 앞서 2018년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준상과 서진 부부 막내딸 예빈을 맡아 얼굴을 알린 바 있다. 이에 앞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2014), ‘오목소녀’(2018) 등 영화에서도 다양한 모습을 보였다.아역배우 김시아는 지난해 개봉한 영화 ‘백두산’에서 아주 잠깐 등장했지만 굵직한 인상을 남겼다. 백두산 화산 폭발을 막고자 비밀 작전에 참여한 리준평(이병헌)의 딸 순옥으로 출연, 대사 없이 눈빛과 표정만으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김시아는 앞서 영화 ‘미쓰백’(2018)에서 아동학대를 받는 소녀 지은 역으로 섬세한 감정 연기를 펼친 바 있다. 이어 영화 ‘우리집’(2019)에서 유미 역할로 호평을 받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프로야구 중계권 3000억 시대… 실력·팬서비스로 보답해야 산다

    프로야구 중계권 3000억 시대… 실력·팬서비스로 보답해야 산다

    잊을 만하면 음주운전·폭행사건 물의 KBO·구단, 논란 선수 강력 징계해야 도쿄올림픽 성적도 흥행 분수령될 듯프로야구가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중계권료 3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인기 스포츠만이 세울 수 있는 이정표이지만 안팎에서 ‘위기설’이 대두되는 프로야구로서는 제값을 해야 하는 시험대에 직면했다.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하지 못하면 더이상 성장하기 어렵다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2016년부터 800만명을 넘은 프로야구 관중수는 지난해 직격탄을 맞고 800만명 선이 깨지며 관중 728만명을 기록했다. 프로가 맞나 싶을 정도의 경기력이 연일 도마에 올랐고, 시즌 초반부터 일찌감치 고착화된 5강 경쟁은 흥행에 찬물을 끼얹었다. 경기력 향상과 팀간 전력 불균형 해소는 10개 구단 모두가 고민해야 할 과제다. 류현진, 추신수, 최지만에 이어 김광현까지 가세한 미국 메이저리그의 수준 높은 경기를 보는 야구 팬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경기장으로 팬들을 이끌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정후, 강백호 등 새 얼굴이 몇몇 등장하긴 했지만 리그 전체적으로 새로운 흥행 카드가 부재한 점도 과제다. 경기 외적으로 반복되는 음주운전, 폭행 사건이나 몸값 거품 논란도 고질병이 된 지 오래다. 불친절한 팬 서비스는 번번이 개선점으로 지적된다. 메이저리그가 공정성 확보를 위해 로봇 심판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인 가운데 경기 흐름을 좌우하는 오심 논란을 줄이는 것도 주요 과제다. 물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각 구단, 선수들이 팔짱만 끼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에겐 강력한 징계를 내리는 한편 경기력 향상을 위한 논의도 이어갔다. 올해부턴 자유계약선수(FA) 등급제, 샐러리캡, 승률이 같은 공동 1위팀 간 타이 브레이커 등도 도입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올해는 올림픽에서의 선전이 가장 큰 과제다. 프로야구가 절정의 인기를 얻게 된 것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전승 우승을 빼놓을 수 없다. 2015년 프리미어12 우승 또한 이듬해 800만 관중 시대를 여는 데 일조했다.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 일본에 연패하며 ‘우물 안 개구리’라는 비판을 받은 만큼 도쿄올림픽 성적은 프로야구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게 분명하다. 인기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KBO는 지난해 통신·포탈 컨소시엄과 5년 총 1100억원의 유무선 중계권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올해 지상파 3사와 4년 2160억원의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KBO 관계자는 “시장 상황은 어렵지만 방송사가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갖고 투자를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운찬 KBO 총재가 올해 신년사에서 ‘리그 경쟁력 강화·야구 산업화·저변 확대’를 키워드로 내세운 만큼 KBO로서는 리그 발전을 위한 여러 과제를 해결해야 향후 더 큰 도약을 노릴 수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지자체 “펑유 돕자”… 온정 이상의 우정

    지자체 “펑유 돕자”… 온정 이상의 우정

    광주, 6개 도시에 마스크 5만개 긴급지원 하동·구례 등 연맹단체도 구호물품 전달 충북은 1억 기탁… 호남대, 후난대학 지원“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다.” 3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지자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창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돕기에 나서고 있다. 우정을 내세우며 자매결연한 중국 주요 지역에 마스크 등 방역용품을 잇따라 전달하고 있다. 광주시는 이날 우한시 등 중국 내 8개 자매 우호도시에 의료용 마스크(KF94) 5만개를 긴급 지원한다고 밝혔다. 시는 인구 1000만명 이상인 우한시와 광저우시에 각각 1만개, 뤄양·선양·다롄·원저우·창즈·취안저우 등 6개 도시에 5000개씩 지원한다. 한국과 중국 6개 도시로 구성된 ‘한중도시발전연맹’ 소속 한국대표단은 이날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 칭양구에 위로 서한문과 함께 의료방역복 350벌, 의료마스크 2500장, 손소독제 700개 등의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한중도시발전연맹은 경남 하동·남해군과 전남 구례군, 중국 산둥성 칭양구, 라이시시, 구이저우성 관링자치현 등 6개 도시가 우호·교류 증진과 공동 번영을 위해 지난해 9월 창설됐다. 하동군은 연맹 소속 구호물품 전달과 별도로 의료 마스크 2500장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하동 녹차 120통도 전달했다. 앞서 충북도는 지난달 30일 중국 후베이성과 우한시에 보내 달라고 충북적십자사에 1억 3600만원을 지정 기탁했다. 충북적십자사는 이 돈으로 마스크 14만개를 구입해 보내고 나머지 금액 6800여만원은 현금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광주 지역 사회단체와 대학교도 구호물품 지원에 나섰다. 호남대는 최근 ‘KF94’ 마스크 1만개를 공자아카데미를 통해 중국 교육부와 우한시, 후난성 후난대학에 기증했다. 광주YMCA도 이날 국제와이즈멘 남부지구와 공동으로 바이러스 차단용 마스크 KF94 5000개를 중국상하이YMCA에 전달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자매도시인 중국 광저우 선수단이 2015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개막 즈음에 확산 중이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도 불구하고 우리 시를 가장 먼저 방문해 무산될 뻔한 대회 흥행을 이끈 적이 있다”면서 “어려울 때 서로 돕는 차원에서라도 심정적·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전국종합
  • 슈퍼볼 시작! 트럼프 vs 블룸버그 초당 2억원 광고전쟁

    슈퍼볼 시작! 트럼프 vs 블룸버그 초당 2억원 광고전쟁

    3일 오전 8시 30분(한국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주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슈퍼볼 광고전쟁이 시작된다. 두 사람 모두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즈와 캔자스시티 칩스가 맞붙는 북미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 TV 중계 중간에 나가는 60초 짜리 광고를 1100만달러(약 130억원)에 구매했다. 초당 우리 돈 2억원을 쏟아붓는다. 워낙 두 사람 모두 갑부이긴 하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0초짜리 광고시간 2개를 구입해 하나는 자신의 취임 이후 흑인과 히스패닉의 임금이 올랐고 실업률이 낮아졌음을 부각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다른 하나의 광고 내용은 끝까지 철저히 감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슈퍼볼 킥오프 3시간 전에 인터뷰를 하는 관례를 좇아 평소 자신을 지지하는 층이 맹목적으로 시청한다고 알려진 폭스 뉴스의 션 헤니티(본인의 비공식 고문이기도 하다)와 마주앉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대선에 미치 영향, 탄핵 심판 표결 얘기만 늘어놓았다. 헤니티는 슈퍼볼 얘기를 꺼내지도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야후! 스포츠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과정이 “아주아주 불공정하다. 모조리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60초 분량인 블룸버그 전 시장의 광고는 풋볼 선수가 되려 했지만 2013년 총기 사고로 목숨을 잃은 한 20대 남성의 어머니를 등장시켜 총기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총기규제에 소극적인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려는 의도다.한 광고 분석업체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지난달 29일까지 벌써 2억 2600만달러를 써 모두 2억 8900만달러를 지출, 이번 대선에 나서는 주자 중 1위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지난해 경제 잡지 포브스가 발표한 ‘400대 미국 부자 순위’에 534억 달러(64조원)의 재산으로 8위에 올라 후원금을 모금하지 않고 자비로 선거운동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억 달러로 공동 275위에 올라 있다. 공격적 광고 덕분인지 블룸버그 전 시장은 로이터 통신이 지난달 29~30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와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성향의 등록 유권자들 사이에서 12%의 지지율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며 민주당 주자 중 3위로 올라섰다. 특히 그의 광고에는 과거 업적을 소개하는 내용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캠프는 2580만 달러를 광고에 지출했고, 그를 지지하는 공동모금위원회는 별도로 2470만 달러를 디지털 광고에 썼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블룸버그 전 시장을 부쩍 공격하는 일이 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 블룸버그 전 시장이 ‘가짜 뉴스’와 협력해 자신을 공격하는 광고에만 돈을 쓰고 있다며 “그는 어디에도 가지 못하고 돈만 낭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블룸버그가 민주당 경선의 유력 주자로 부상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 대항해 흥행에 도움이 되라고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경선 과정을 조작하려 한다고 몰아붙였다. DNC가 대선 주자들의 TV토론 참여 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는데, 샌더스 의원 측을 비롯해 민주당 일부 주자들이 블룸버그 전 시장의 참여를 허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는 상황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블룸버그 전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것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나처럼 여론조사에서 갑자기 (지지율이) 상승할 때 일어나는 일”이라고 맞받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신종 코로나와 음모론/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신종 코로나와 음모론/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음모론’은 사회적으로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건이나 현상에 대해 나름대로의 논리로 주장하는 일종의 설명 행위다. 명확한 증거는 확보되지 않았지만 두 개 이상의 사건에 연결점이 있을 때 도출할 수 있는 여러 가설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건 그것을 ‘있을 법한 이야기’로 말하거나 받아들이지 않고 “이게 바로 진실”이라고 집착하는 행위 때문이다. 사실 음모론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우리 주변에 숱하게 존재해 왔다. 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비롯해 인터넷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더 빈발하고 더 강력하게 몸집을 키웠다. 음모론을 연구하는 사회심리학자들은 “세상의 불행과 고통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싶어도 정보가 너무 부족한 데다 그 당연한 불확실성 때문에 의지하게 되는 ‘의미 형성’의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음모론은 우리의 현대 역사 속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1975년 독립운동가 장준하 의문사 사건, 1987년 11월 KAL기 피격 사건, 2014년 세월호 잠수함 격침론을 비롯해 큰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 사회는 매번 음모론에 휘말렸다. 외국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 전범인 아돌프 히틀러 생존설을 비롯해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과 9·11 테러의 조작설, IS의 미국 배후설까지, 이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음모론이 세상을 뜨겁게 달궜다. 그중에서도 가장 구체적이고 그럴싸한 게 질병과 관련된 음모론이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개막을 6개월 남짓 남겨 놓은 2016년 2월 무렵부터 브라질을 비롯해 남미 대륙은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집트숲 모기를 매개로 하는 이 질병은 특히 신생아 소두증의 원인으로 알려지면서 대낮 총격전이 빈발하던 리우데자네이루의 치안보다 더 심각한 ‘올림픽 흥행’의 악재로 떠올랐다. 음모론이 기다렸다는 듯이 고개를 들었다. 뎅기열 모기 퇴치를 위해 영국의 한 바이오기술 회사가 유전자를 변형시킨 모기를 만들어 대량 방사했는데, 이게 지카바이러스 창궐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이 회사가 빌 게이츠가 설립한 재단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다는 내용도 보태졌다. 꼭 4년이 흐른 지금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중국은 물론 전 세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마침 도쿄올림픽을 앞둔 시점이라 리우대회 때의 ‘데자뷔’(기시감)를 마주하는 것같이 오싹하기까지 하다. 여지없이 이 질병에 관한 ‘음모론’도 바이러스보다 더 빨리, 그리고 더 광범위하게 퍼져 나갔다. 우한의 바이러스 연구소가 생화학무기 개발 중에 퍼뜨렸다는 ‘대륙 실수론’부터 수개월째 그칠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는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잠재울 중국의 정치적 전략설이 나름의 설득력을 타고 SNS를 숙주 삼아 확산됐다. 심지어 세계 인구를 자신들이 다스릴 만큼인 5억명 수준으로 조절하기 위한 대량 살상의 방책이라는, 종교 미스터리 영화의 단골손님인 ‘일루미나티’의 음모설까지 제기된 마당이다. 서강대 사회학과의 전상진 교수는 저서 ‘음모론의 시대’에서 “복잡하고 불확실한 시대에 지친 사람들은 단순하고 확실한 것을 요구한다. 그래서 나름대로 어려운 과정을 거쳐 한 번 믿게 된 바를 쉽게 버리려 하지 않는다”고 음모론의 속성을 분석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또 “사람들은 선택적으로 정보를 흡수하고 그 선택을 통해 고통을 설명할 신념을 구상하지만 그 신념의 맨 얼굴은 때론 무의미할 만큼 초라하다”고 덧붙이고 있다. 음모론은 한때 바이러스처럼 창궐하지만 결국엔 결론도 정답도 없이 겉껍데기밖에 남지 않는다는 얘기다. cbk91065@seoul.co.kr
  • 킵초게 ‘장비빨’ 논란에 결국 칼 빼든 육상연맹

    킵초게 ‘장비빨’ 논란에 결국 칼 빼든 육상연맹

    킵초게 인류 최초 마라톤 2시간 벽 허물어나이키, 킵초게 위한 전용 신발 개발 화제인간한계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전신수영복’처럼 기술도핑 논란도 이어져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장비빨’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규정 정비에 나섰다. 핵심은 ‘특정 선수만을 위한 신발은 공식 대회에서 사용할 수 없고 모두가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어야 한다’는 것으로 스타 선수를 위한 스포츠용품사의 기술력이 선수의 능력을 과도하게 끌어올려 불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IAAF는 지난 1일(한국시간) ‘엘리트 선수의 신발 규정 수정안’을 발표했다. 미국의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엘리우드 킵초게(36·케냐)를 위해 개발한 마라톤화를 겨냥한 조치였다. 킵초게는 지난해 10월 오스트리아 빈 프라터 파크에서 열린 ‘INEOS 1:59 챌린지’에서 42.195㎞ 마라톤 풀코스를 1시간59분40.2초에 달렸다. IAAF가 인정하는 공식 대회가 아니었고, 총 41명의 페이스메이커를 동원하는 등 규정에 맞지 않아 기록은 인정받지 못했지만 인류 최초로 마라톤 2시간의 벽을 허물었다는 사실로 인해 화제가 됐다. 당시 나이키는 킵초게를 위한 특수 마라톤화를 제조했다. 발뒤꿈치 부분에 탄소섬유로 만든 판을 넣었는데 이 판이 스프링과 같은 역할을 했고 기록 단축에 도움으로 작용했다. 탄소섬유판이 1장만 들어간 ‘줌X 베이퍼플라이’의 경우 시중에 판매하는 상품이어서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를 부여했지만 킵초게에게만 허용된 전용 신발에는 탄소섬유판이 3장이나 들어가 있어 논란이 됐다. 결국 IAAF는 ‘신발 밑창의 두께는 40㎜ 이하’, ‘탄소섬유판은 1장만 허용’ 등이 담긴 수정안을 발표했다. 또한 ‘2019년 12월 30일 이전에 시판된 신발만 공식 대회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스포츠용품사들의 과도한 기술경쟁이 이뤄지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게 됐다.그동안 스포츠용품사들은 스타 선수의 스폰서로서 더 나은 기록을 내기 위한 기술 경쟁을 펼쳐왔다. 더 나은 장비와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선수들의 욕구와 자사의 상품을 흥행시키기 위한 업체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였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한계를 끌어올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인간 본연의 능력 이상의 기록을 내는 데 활용되면서 스포츠의 근본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능력이 뛰어난 스타 선수에게 우선적으로 더 좋은 기술력이 따라붙으며 선수들끼리의 공정한 경쟁을 해치는 점도 논란이 됐다. 수영의 경우 2009년 로마선수권 대회에서 전신 수영복을 착용한 선수들이 무더기로 신기록을 쏟아내면서 ‘기술 도핑’ 논란이 일었고 이듬해 전면금지됐다. 그러나 10년이 더 지난 현재까지도 상당수의 최고 기록들이 당시 대회에서 세운 기록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인간의 신체적 한계에 도전하고 그것을 넘어서기 위한 노력이 스포츠의 기본 정신이지만, 더 나은 기록을 위한 기술 발전 역시 피할 수 없는 만큼 명확한 규정이 마련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여러 분야에서 기술 도핑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기생충’ 북미지역 상영관 수 1000개 돌파

    영화 ‘기생충’의 북미 지역 상영관 수가 1000개를 돌파했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1일 북미에서 개봉한 ‘기생충’의 상영관은 지난 27일 기준 1060개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3109만 7648달러(약 366억원)로 역대 북미 개봉 한국 영화 중 흥행수익 1위, 외국어 영화로서는 7위다. 6위인 ‘아멜리아’(3322만 5499달러)도 곧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기생충’ 흑백판도 북미에서 개봉한다. 30일 뉴욕 월터리드극장, 31일 뉴욕 프란체스카 비엘극장, 로스앤젤레스 이집션극장에서 각각 상영된다. ‘기생충’은 일본에서도 흥행 몰이를 이어 가고 있다. 이달 10일 개봉 당시 5위였으나 지난 주말 4위로 한 단계 올랐다. 일본 내 매출 10억엔(약 108억원)을 돌파해 역대 일본 개봉 한국 영화 중 흥행 수익 7위를 달린다. ‘기생충’은 다음달 9일(현지시간)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극영화상, 미술상, 편집상, 각본상, 감독상, 작품상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봉준호 감독은 최근 미국 연예 매체 베니티 페어와의 인터뷰에서 “마운드에 강제로 올라간 야구선수 같다”면서 아카데미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집 안팎서 잘나가는 아우… 형 넘보나

    집 안팎서 잘나가는 아우… 형 넘보나

    3세대 K5 ‘올해의 차·디자인’ 2관왕 텔루라이드, 북미 시장서 흥행가도 현대車와 전략적 기술 배분 한계도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의 ‘서자’(庶子) 격인 기아자동차가 탄탄한 성장가도에 올랐다. 국내외에서 대박 모델을 탄생시키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하지만 ‘적자’(嫡者)라 할 수 있는 현대자동차의 높은 벽도 만만치 않다. 기아차가 만년 2위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2일에 출시된 기아차 ‘3세대 K5’가 최근 국내 자동차 시상식을 휩쓸고 있다. K5는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가 선정하는 ‘2020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대상 격인 ‘올해의 차’에 뽑혔다. ‘올해의 디자인’ 부문에서도 1위에 올라 2관왕을 차지했다. K5는 앞서 한국자동차기자협회로부터 ‘1월의 차’에 선정됐다. 다음달 20일 발표될 ‘2020 올해의 차’ 유력 후보이기도 하다. 기아차의 북미 전용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텔루라이드’는 미국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2020 북미 올해의 차’를 비롯해 북미에서 권위 있는 자동차 상 3개를 모두 석권했다. 지난해 판매 대수인 5만 8604대는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6위에 해당하는 성적인 동시에 5만 2299대의 현대차 팰리세이드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셀토스’는 인도 시장에서 SUV 판매 1위로 순항하고 있다.기아차의 국내외 인기는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도보다 73.6% 급증했고, 영업이익률은 현대차와 똑같은 3.5%로 집계됐다. 기아차는 여세를 몰아 국내 완성차 업체로서는 최초로 다음달 24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0’에 참가한다. 모바일·정보기술(IT) 박람회 참여를 계기로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전기·자율주행 모빌리티 업체로 완전히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기아차의 엠블럼도 바뀐다고 한다. 하지만 기아차가 현대차를 뛰어넘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시선도 있다. 양사가 K5와 쏘나타, K7과 그랜저와 같이 엔진을 공유하는 동급 모델을 각각 출시할 때 그룹 차원에서 소비자의 구매가 한쪽 모델로 쏠리지 않도록 신기술이 적용된 품목을 전략적으로 배분한다는 것이다. 현대차에는 있는데 기아차에는 없고, 기아차에는 있는데 현대차에는 없는 신품목이 늘 존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기아차 텔루라이드를 국내에 들여오지 않는 것도 현대차 팰리세이드의 국내 판매량 급감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한 브랜드에 몰아 주지 않는 제조 전략을 유지하는 한 기아차보다 인지도가 높은 현대차의 판매량이 더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르·쌍·지’ 서바이벌 제로섬 게임 시작됐다

    ‘르·쌍·지’ 서바이벌 제로섬 게임 시작됐다

    르노삼성·쌍용·한국지엠, 내수시장 생존 ‘발버둥’현대·기아차, 지난해 국산차 82.3% 압도적 점유올해 SUV 신차로 흥행몰이… 점유율 유지될 듯르노삼성차 임금협상·쌍용차 경영난 겹쳐 암울한국지엠 ‘트레일블레이저’로 경영 정상화 도전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한국지엠 등 국내 자동차 군소 3사가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하지만 정해진 자동차 시장 규모 내에서 3사 모두가 재기에 성공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기아차가 국산차 시장 80%를 점유하는 가운데 나머지 20%를 놓고 치열한 ‘제로섬 게임’을 벌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2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완성차 업체의 지난해 내수 시장 판매 점유율은 현대차(제네시스 포함) 48.4%(74만 1842대), 기아차 33.9%(52만 205대), 쌍용차 7.0%(10만 7789대), 르노삼성 5.7%(8만 6859대), 한국지엠 쉐보레 5.0%(7만 6367대)로 집계됐다. 현대·기아차의 합산 점유율은 82.3%에 달했다. 올해 현대차는 아반떼·투싼 완전변경 모델과 싼타페 부분변경 모델을, 기아차는 쏘렌토·카니발·스포티지 완전변경 모델을 선보인다. 신차 대부분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만큼 현대·기아차의 올해 실적이 지난해보다 나빠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즉 연간 150여만대 규모의 내수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몫 120만대를 제외한 나머지 30만대가 군소 3사가 나눠 가질 ‘파이’인 셈이다.르노삼성차는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쿠페형 SUV ‘XM3’의 흥행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QM6가 기록한 4만 7640대를 훌쩍 웃돌아야 흥행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노사의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XM3의 생산 물량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쌍용차는 지난해 렉스턴 스포츠와 티볼리 덕분에 10만대를 돌파했지만 올해는 출시 예정인 신차가 없어 암울한 상황이다. 대주주 마힌드라와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4000억원 ‘심폐소생술’로 코란도 기반의 전기차를 개발한다 해도 흥행을 장담하긴 어려워 보인다.한국지엠 쉐보레는 최근 공개한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의 사전계약이 순항하면서 3사 중에선 그나마 분위기가 괜찮은 편이다. 인천 부평공장에서 생산하는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지엠이 경영정상화 교두보를 마련하고자 내놓은 야심작이다. 경쟁 차종인 기아차 셀토스를 뛰어넘는 것이 흥행의 선결 요건으로 꼽힌다. 월평균 5000대씩 팔리며 연 6만대를 돌파하면 ‘대박’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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