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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국면 맞는 ‘오일게이트’] ‘커지는 油田의혹’ 정권부담 덜기

    노무현 대통령이 19일 철도공사의 유전개발 사업투자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수용 입장을 천명한 시점이 묘하다. 검찰이 철도공사 등 12곳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들을 소환하면서 의욕적으로 수사를 막 시작하려는 무렵에 이 발언이 나온 것이다. 검찰은 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을 의식해 어느 때보다 수사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집권 초기에 대북송금 특검을 하자는 한나라당의 요구는 수용했으나, 측근 비리 특검의 연장을 거부했던 터다. ●의혹사건 철저 규명 의지 노 대통령이 특검에 부정적인 듯한 열린우리당에 사실상 특검 수용이라는 지침을 준 것이다. 특검 수용에 대한 청와대의 공식적인 설명은 검찰의 철저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의혹 제기가 끊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유전개발 의혹에 대통령의 측근인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을 넘어, 정동영 통일부장관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특검이 불가피하다는 계산도 한 것 같다.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이 비생산적인 정치 공세를 계속하고, 다음 수순이 특검일 바에야 그것 갖고 논란하지 말고 의혹이 있다면 당당히 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대응 과정을 보면서 흥미로운 점은 조사의 방향과 단계를 미리 제시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적극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자신감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일부의 해석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청와대는 지난 8일 김우식 비서실장 주재로 현안점검회의를 가진 뒤 “만일 철도공사의 유전개발 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조사에 한계가 있다면 즉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 검찰에서 의혹 해소와 함께 책임 관계를 철저하고 명확히 규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 뒤에 의혹 사건은 검찰수사로 이어졌고, 이번에는 특검 얘기를 먼저 꺼낸 것이다. ●‘정권비리’ 인상 차단 노 대통령은 검찰보다는 특검을 통해 유전개발 의혹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생각을 한 데는 의혹이 청와대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는 듯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여당과 청와대가 의혹사건을 방어한다는 인상을 줄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방어하는 모습을 보여 주면 자칫 정권비리로 비쳐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만수 대변인은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 야당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전통소재로 아이들 관심끌어 성공”

    “전통소재로 아이들 관심끌어 성공”

    베스트셀러 동화작가. 그림동화 ‘똥떡’을 쓴 이춘희(39)씨에게 근 2년째 따라붙어 다니는 ‘행복한’ 수식어다. 그런데 정작 작가는 손사래를 친다.“기쁜 건 잠시였을 뿐, 오히려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책이라 원고지를 메울 때면 두려운 마음이 몇 배나 더 크다.”고 말했다.“아이들이 (내 책을)많이 찾는다는 생각을 하면 할수록 한 글자 한 글자 쓰는 일이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동화작가 이력으로 치자면 이씨는 새파란 ‘신인’이다. 지난 2003년 5월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간 ‘국시꼬랭이’ 시리즈(언어세상 펴냄)의 첫째권 ‘똥떡’이 데뷔작. 잊혀져 가는 자투리 문화를 소재로 삼은 이색기획에 어린 독자들의 호응은 생각보다 훨씬 컸다.‘똥떡’ 이후 9권 ‘눈다래끼 팔아요’까지 출간됐는데, 지금까지 15만부가 팔렸다. 괜찮은 동화책 한 권의 판매량이 1년 평균 3000부쯤 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놀랄 만한 수치다. 덕분에, 짧은 이력에도 그는 창작동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보인 주인공으로 통한다. “요즘 아이들은 대개 네댓살이면 한글을 다 배우잖아요? 10여년 전하고만 비교해도 독서경험을 엄청나게 빨리 시작하는 셈이죠. 양질의 독서환경이 그만큼 중요해지는 건 말할 것도 없는 것이겠지요.” 작가 책의 인기비결은 전통문화 가운데서도 민간에서 전래돼온 자잘한 풍습이나 놀이 등을 소재로 삼았다는 대목이다. 아이들에겐 호기심을, 책을 고르는 학부모들에겐 향수를 자극하는 데 주효했다. 예컨대 똥떡이란 재래식 화장실에 빠진 아이를 위해 액땜용으로 떡을 해서 돌렸던 민간풍속의 하나. 요즘 아이들에게는 딴 나라 얘기같이 낯선 소재다. 하지만 외국동화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전통문화도 얼마든 흥미로울 수 있음을 보여주며 호기심을 발동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들이다. “어린이 독자들은 스스로의 여과기능 없이 책을 빨아들이므로 어떤 독자층보다 더 정확한 지식이 필요하다.”는 그는 “단 몇 장짜리 원고지를 메우기 위해 몇 달씩 도서관을 뒤지고 다니기 일쑤”라고 고충을 밝혔다. 최근 8권 ‘논고랑 기어가기’를 내면서도 그랬다.“‘논흙’의 특성을 부연설명하는 짧은 글을 책 뒷부분에 싣기 위해 몇 달 동안 흙 연구가를 찾아 헤매야 했다.”고 말했다. 경북 봉화 산골 출신으로 안동대 국문과를 졸업한 그는 오랫동안 방송작가로 일했다. 우연히 전통문화에 관한 방송글을 쓰면서 ‘언젠가는 전통을 소재로 한 동화를 써보리라.’ 마음먹었다고 했다. “좋은 독자가 좋은 작가를 만든다.”고 전제한 그는 “서점에서 동화를 고르는 엄마들이 독서경험이 많은 386세대라 작가로서도 더욱 긴장하고 분발하게 된다.”고 말했다.“좀 막연하게 들리겠지만, 아이와 어른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책이 가장 좋은 동화일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동국제강 ‘형제 경영’ 순항할까

    [재계 인사이드] 동국제강 ‘형제 경영’ 순항할까

    형제경영 ‘순항(?)’ 지난해 9월 동국제강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전략경영실에 입성한 장세욱 전무의 행보가 심상찮다. 그룹의 사세 확장 추진에 ‘총대’를 멘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 전무 승진과 주력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의 등기 이사로 선임된 이후 그의 행보는 한층 빨라지고 있다. 사실상 ‘내치(內治)’는 장 전무의 친형인 장세주 회장이,‘외치(外治)’는 장 전무가 관할하는 형국이다. 장 전무는 그동안 포항제강소 지원실장과 관리담당 부소장 등을 거치며 주로 지방공장에서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그러나 그는 불과 7개월 만에 그룹의 핵심 인사로 떠오르며 ‘장-장 투톱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이다. 이같은 착근 비결에는 장 전무가 장 회장(지분 12.43%)에 이어 동국제강의 2대주주(8.48%)라는 신분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장 전무는 지난해 말 현재 89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기반으로 동국제강의 ‘몸집 불리기’에 적극적이다.2008년 매출 7조원을 달성한다는 중장기 비전 아래 주력인 철강사업 강화는 물론 물류와 건설, 레저 등 신규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룹의 싱크탱크인 전략경영실의 외연 확대에 나서고 있다. 경영관리팀과 홍보팀, 정보기획팀, 사업개발팀, 인사기획팀 등 5개 팀으로 이뤄진 전략경영실은 지난해 9월 20명 안팎에서 7개월 만에 45명으로 인력이 대폭 충원됐다. 특히 사업개발팀은 지난해 한보철강과 범양상선 인수합병(M&A)에 실패하면서 인력 충원의 필요성을 절감, 외부 PI(업무혁신)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일각에서는 동국제강의 신수종 사업 발굴을 향후 형제간 분할을 염두해 둔 사전 포석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형제경영의 불안감도 적지 않다. 선친인 장상태 전 회장과 숙부인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의 2000년 1차 계열분리 과정에 상당한 시일이 걸렸기 때문이다. 장상돈 회장은 지난 63년부터 동국제강에 근무하면서 한때 재계서열 15위인 동국제강그룹을 일궈낸 숨은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막 출발한 동국제강의 두번째 형제 경영은 과연 어떻게 마무리지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한 대목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본사 주최-세계 거장 판화대전] 세계 미술사조 한눈에 본다

    [본사 주최-세계 거장 판화대전] 세계 미술사조 한눈에 본다

    파블로 피카소, 호안 미로, 마르크 샤갈, 알베르토 자코메티, 안토니 타피에스, 앤디 워홀, 짐 다인, 헨리 무어, 프랜시스 베이컨, 솔 르윗, 요제프 보이스, 야콥 아감, 루피노 타마요, 에두아르도 칠리다, 피에르 알레친스키, 게오르크 바젤리츠, 빅토르 바자렐리, 피에르 술라주, 크리스토,A R 펭크, 백남준…. 화집으로나 만나던 대가들의 판화작품을 한 자리에서 직접 볼 수 있게 됐다. 서울신문사가 서울갤러리 개관 20주년을 맞아 근·현대회화 거장들의 대표적인 판화작품만을 골라 소개하는 ‘세계 거장 판화대전’을 마련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8일부터 5월7일까지 서울 태평로 서울갤러리 1·2전시실 전관에서 열리는 이 매머드 판화축제에는 세계적 명성의 작가 21명의 대표작 60여점이 출품된다. 이처럼 다양한 작가들의 판화작품이 ‘군집개인전’ 형태로 열리는 것은 드문 일. 서울신문사와 서울 잠원동 갤러리 필립강컬렉션이 공동 주최한 이번 판화대전은 문화관광부와 스포츠서울, 사단법인 국제청소년문화협회가 후원하고 SK주식회사와 삼성전자, 우리은행이 협찬사로 나섰다. 이번 전시에는 스페인 초현실주의 화가 호안 미로의 ‘고추를 든 광녀’,20세기 미술의 전설인 파블로 피카소의 ‘SEPTEMBER 1st 1968Ⅱ’, 미국 미니멀리즘의 대가 솔 르윗의 ‘왜곡된 입방체’, 미국 팝아트 작가 짐 다인의 ‘올림픽 가운’, 러시아 태생의 프랑스 작가 샤갈의 ‘서커스’등 숱한 명작들이 선보인다. 한국 작가로는 백남준의 작품이 유일하게 나온다. 백남준은 비디오 아트뿐 아니라 판화, 혹은 판화와 아크릴을 접목시킨 독창적인 작품으로도 적극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백남준은 초기작업을 판화로 시작해 80년대 후반까지 판화작업을 계속했다.1999년 잠시 판화에 다시 손댄 백남준은 이제는 건강이 여의치 않아 더 이상 판화작업은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첫’ 본격 판화작품이라 할 1978년작 ‘존 케이지에게 바치는 찬사(케이지 카드)’와 ‘마지막’ 판화작품인 ‘화동의 꽃은 무궁화처럼 질기다’(1999년)가 나란히 선보여 주목된다. 또다른 대표작인 ‘긴즈버그의 초상’과 ‘통신연구’ 등도 출품된다. 전시 출품작 중 40점은 필립강컬렉션 대표인 강효주(56)씨의 개인 소장품. 나머지는 쥴리아나 갤러리와 갤러리 현대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이다. 강씨는 “내 자신이 작품을 갖고 있는 작가라도 다른 곳에서 더 좋은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면 그것을 빌려오는 식으로 해 전시의 품격을 유지하도록 했다.”며 “길이가 2m 넘는 호안 미로의 대작 ‘고추를 든 광녀’는 갤러리 쥴리아나에서, 피카소의 ‘SEPTEMBER 1st 1968Ⅱ’는 갤러리 현대에서 협찬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수십명 대가들의 작품이 망라된 만큼 세계미술사조의 흐름과 특성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미국의 앤디 워홀이나 짐 다인이 팝아트의 경향을 대표한다면, 독일의 게오르크 바젤리츠와 A R 펭크는 신표현주의운동의 대표적 인물이다. 또 헝가리의 빅토르 바자렐리와 이스라엘의 야콥 아감은 옵아트(Op Art, 시각예술)운동의 선구자로 꼽힌다. ‘세계 거장 판화대전’에서는 작품 감상과 함께 작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미술 컬렉터들에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대가들의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작품 값은 100만원 선에서 수천만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입장료는 일반 5000원(단체 3000원), 초중고생 3000원(단체 2000원). (02)2000-9752. (02)517-9014.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판화의 왕’ 피카소와 미로 10대 때부터 1973년 타계할 때까지 80여년에 걸쳐 작품활동을 한 피카소는 유화뿐 아니라 판화작품도 2500여 점이나 남긴 ‘판화의 왕’이다. 피카소의 판화에 적힌 날짜들을 추적해보면 그는 거의 매일 판화작품을 만들다시피 했음을 알 수 있다. 피카소가 판화를 처음 시도한 것은 어렸을 때였지만 본격적으로 판화를 제작한 것은 1920년대 후반부터다. 약 100여점의 판화가 1920년대에 만들어졌다. 피카소는 판화를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인쇄사들에게 직접 기법을 배워 작업하면서 판화의 장점을 발견했다. 피카소는 이미지를 반복해 찍는 과정에서 수정이 가능하고 착상을 변경하거나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판화를 좋아했다. 특히 속도감 있고 다양한 선이 가능한 에칭을 즐겨 사용했다. 피카소의 판화세계에 대해 깊이 연구한 서울대 김영나(미술사)교수는 “거의 의도적이라고 할 수 있는 혼란스러운 도상과 뛰어난 착상, 풍부한 상상력, 짖궂은 유머와 익살, 대담함으로 요약되는 피카소의 판화들은 작가의 일종의 내면일기”라고 평한다. 피카소에 못지 않은 ‘판화의 대가’가 호안 미로다. 방대한 작품량을 볼 때 미로를 넘어서는 화가는 피카소뿐이다. 미로가 처음으로 석판화를 시작한 것은 화가로서 이름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고 10년이 지난 1930년에 이르러서였다. 미로가 판화에 점점 흥미를 갖게 된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작품의 폭을 넓히고 이젤화 형식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미로에게 판화는 무엇보다 매력적인 매체였다. 예기치않은 효과나 우연, 심지어 실수까지도 그는 십분 활용했다. 기획전문화랑인 서울 청담동 쥴리아나 갤러리의 박미현 대표는 “초현실주의적 환상을 담은 우화적인 화면 구성으로 유명한 미로의 판화, 특히 ‘고추를 든 광녀’ 같은 대작은 에디션이 30장에 불과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라며 “미로는 석판이나 에칭, 드라이포인트 등 어떤 기법을 택하든 놀라울 정도의 참신함을 빚어내는 ‘화가의 화가’”라고 말했다. 이번에 ‘세계 거장 판화대전’에 출품된 ‘고추를 든 광녀’는 9000여 만원에 판매가격이 매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책꽂이]

    ●미국시대의 종말(찰스 A. 쿱찬 지음, 황지현 옮김, 김영사 펴냄) 역사상 모든 강대국들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몰락의 운명을 맞을 것이라는 주장을 담았다.‘서구세계’란 한 덩어리로 불리던 유럽과 북미대륙이 유럽연합 부상으로 분열하고, 이는 곧 팍스아메리카나의 종말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2만 2900원.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서중석 지음, 웅진 지식하우스 펴냄)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는 등 질곡의 현대사 한가운데 있었던 지은이가 해방 후 60년 역사를 진보적 시각으로 풀어썼다. 생생한 시각자료를 풍부하게 곁들여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역사 개설서다.1만 8000원. ●과학자들이 싫어할 오류와 우연의 과학사(페터 크뢰닝 지음, 이동준 옮김, 이마고 펴냄) 천문학에서 의학, 물리학, 생물학 등 과학의 전 분야에서 벌어지는 우연과 행운, 판단 착오에 관한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풀어냈다.1만 8000원. ●세계의 절대권력 바티칸 제국(루트비히 링 아이펠 지음, 김수은 옮김, 열대림 펴냄) 종교를 뛰어넘어 세계 정치와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바티칸과 교황의 실체를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1만 4800원. ●나비에 사로잡히다(샤먼 앱트 러셀 지음, 이창신 옮김, 북폴리오 펴냄) 부활과 탈바꿈의 상징인 나비의 생태를 서정적으로 묘사한 책. 나비가 구사하는 다양한 생존전략과 그 치밀한 과학성, 현란한 율동을 드라마틱하게 펼쳐나간다.1만 2000원. ●미디어빅뱅(김택환·이상복 지음, 박영률출판사 펴냄) 격동하고 있는 한국 미디어 시장의 현실을 진단하고, 그 생존전략을 모색한다. 최신 미디어 조류와 현상, 전통적 미디어와의 각축전, 미디어 영역별 성공 및 실패 사례 등도 담았다.1만원. ●고령사회 2018(프랑크 슈르마허 지음, 장혜경 옮김, 나무생각 펴냄) 독일과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의 고령화 문제에 대해 분석한 책. 세대 갈등을 넘어 세대 전쟁이 벌어질 고령사회의 모습을 살펴보고, 위기 극복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제시한다.1만 2800원. ●백년소평(중국중앙문헌연구실·중앙TV방송국 제작, 김형호 옮김, 싸이더스 펴냄) 덩샤오핑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중국 중앙TV방송국이 6부작으로 제작 방송했던 것을 책으로 엮었다. 덩샤오핑 주변 인물 100여명이 참여해 그의 일면일면을 증언한다.1만 8500원.
  • 블로거와 기자 어느쪽이 영향력 더 클까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블로거가 기자보다 나은 점은 무엇일까. 반대로 기자가 블로거보다 나은 점은 무엇일까. 미국에서 블로그의 영향력이 기존 미디어와 맞먹을 정도로 커져가는 상황을 맞아 인터넷 미디어 ‘슬레이트’의 잭 셰이퍼 편집인이 13일(현지시간) 이같은 흥미로운 질문에 나름대로의 답을 적어봤다. 셰이퍼 편집인은 신문과 인터넷 미디어를 모두 경험한 인물이다. ●블로거의 강점 블로거는 방송사와 신문사 등 거대 언론사를 마음놓고 비판할 수 있다.CBS의 간판 앵커 댄 래더도 조지 부시 대통령의 군 복무와 관련한 문서를 폭로했다가 거짓 문서라는 블로거의 지적을 받은 뒤 은퇴한 것이다. 기존의 언론사끼리 암묵적으로 서로간의 비판을 자제해온 분위기를 블로거들이 깨버렸다. 블로거는 ‘의견’을 전달하는 데 기자보다 강점이 있다. 기존 미디어의 기자들에 비해 즉각적이고 간결한 의사표현이 가능하다. 인터넷이 가져온 변화 가운데 하나가 의사표현의 자유를 극대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존 언론의 ‘오피니언’으로 가는 장벽을 허물어버린 것이다. 블로거의 파괴력은 독립성에서 나온다. 블로거는 GM 같은 거대기업을 비판하는 글을 써도 광고 중단 압력을 받지 않아도 된다. 또 정부나 모회사·자회사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기자의 강점 전문직업인으로서의 기자는 보도에 강점이 있다. 보도에는 일정한 기술도 필요하고, 축적된 경험도 중요한 자산이 된다. 글 쓰는 재주도 기자들이 나은 편이고, 사회의 평판도 좋은 편이다. 기자는 회사가 돈을 대기 때문에 많은 비용이 드는 취재를 할 수 있다. 회사가 비행기표와 호텔비를 대주고 자료도 찾아주며, 기사도 편집해준다. 블로거 가운데 이라크전을 취재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인가. 많은 비평가들은 블로거들의 위력이 아무리 강해져도 결국 기존 미디어를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블로거는 그 특성상 기존의 미디어가 있어야 활동할 수 있는 ‘기생적’ 존재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dawn@seoul.co.kr
  • 우리아이 학습만화 어떤 걸 읽힐까

    우리아이 학습만화 어떤 걸 읽힐까

    최근 한자 학습 교재를 중심으로 학습 만화 붐이 일고 있다. 만화에 대한 어린이들의 관심은 매우 높다. 그러나 어른들은 만화의 부정적인 면 때문에 선뜻 권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독서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만화를 통해서 쉽게 책과 친해질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학습 만화만 ‘편식’하면 독서습관을 망칠 수 있다. 좋은 학습 만화를 선택하고 활용하는 법을 살펴본다. 한자, 그리스·로마 신화 등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내용을 쉽게 만화로 풀어낸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학습만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학부모들은 ‘좋은 책이라도 만화로 읽혀서 될까?’ ‘만화에만 빠지면 어떡하나.’하는 걱정과 의심을 한다. ●책과 친해지기 vs 독서습관 형성 방해 대다수 학부모들은 만화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형식을 빌렸다고 해서 학습 만화도 나쁘게만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책을 싫어하거나 읽는 것을 힘들어 하는 아이들에게 책과 친해지는 기회를 마련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학습 만화는 새롭거나 어려운 분야에 아이들이 관심을 갖도록 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 한국독서지도연구회 임은정 연구원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한자 학습 만화를 보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학습 효과를 높인다.”면서 “이처럼 학습 만화는 만화를 통해 쉽게 어떤 분야에 다가갈 수 있는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화가 제대로 된 독서 습관을 형성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아이들은 문자로만 된 딱딱한 책보다는 쉽게 읽을 수 있는 학습 만화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만화로 된 책만 좋아할 우려가 크다. 자연히 만화가 아닌 일반 책 읽기는 어려워하게 돼 독서 능력을 기르지 못하게 된다. 또 내용이나 주제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만화라는 형식 자체에만 흥미를 갖는 경우 학습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문학작품 단어한정… 어휘력 향상 방해 따라서 학습 만화는 어떻게, 어떤 것을 읽느냐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우선 단편적이고 세세한 지식 암기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일 때 학습 만화를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 역사 만화가 대표적인 예다. 또 저학년에게는 지식이나 원리를 알게 쉽게 설명해주는 과학 만화도 학습을 위해 활용하면 좋다. 반면 문학 작품을 학습 만화로 읽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도서교육개발원 남미영 원장은 “소설이나 수필 등 문학 작품을 만화로 읽게 되면 줄거리 외에는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잘라 말한다. 남원장은 “한정된 단어로만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어휘력 향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뿐만 아니라 내용이 만화로 표현돼 있기 때문에 아이가 글을 보고 상상하는 과정을 방해해 여러가지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문학 작품 읽기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해당 분야 독서 연계로 효과 두배 역사나 과학 분야의 학습 만화를 읽게 하더라도 거기서 그치지 말고 다른 책읽기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령 삼국시대에 대한 역사 만화를 읽었다면 같은 주제의 일반 도서를 권해주는 것이다. ‘책 읽어 주는 선생님(mymei.pe.kr)’을 운영하고 있는 안산 반월초등학교 강백향 교사는 “이런 방법을 통해 만화라는 ‘형식’이 아닌 ‘주제’에 집중하게 할 수 있다.”면서 “동시에 학습 만화에만 빠지지 않고 올바른 독서 습관을 가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같은 주제의 학습 만화라고 하더라도 질적인 면에서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믿을 만한 출판사인지, 해당 분야 전문가가 집필했는지 살펴봐야 한다. 내용면에서는 줄거리가 빈약하거나 선정적인지 확인한다. 또 지나치게 전문적인 내용이 담겨 있는 책도 학습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아이들이 만화에만 흥미를 갖게 만들기 때문에 선택하지 않는 것이 낫다. 굳이 내용을 보지 않고 그림만 보더라도 책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모든 장면의 배경이 같거나 인물들의 얼굴이 비슷해 개성이 없다면 십중팔구 무성의하게 기획된 책이다. 또 대사가 감탄사 위주로 돼 있거나 페이지당 장면 수가 적은 것 등 성의 없는 그림도 마찬가지다. 사실적인 표현보다는 다소 단순하더라도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그림으로 된 것이 좋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시론] 독도 사랑을 생활화하자/황필홍 단국대 정치철학 교수·명예논설위원

    [시론] 독도 사랑을 생활화하자/황필홍 단국대 정치철학 교수·명예논설위원

    오스트레일리아는 대륙으로만 되어 있지 않다. 눈여겨보면 오른편 아래쪽에 태즈메이니아라는 작은 섬이 있다. 정확히 제주도 반 정도의 작은 크기다. 그곳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자기 나라 땅덩어리를 그릴 때 태즈메이니아 섬을 빠뜨리지 않는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시드니에 반년 가까이 머물면서 유심히 그리고 흥미롭게 지켜보았는데 그 섬을 빠뜨린 채로 오스트레일리아가 그려진 것을 본 적이 없다. 인상적이게도 일상의 신문·잡지에도, 각종 공문서에도, 여러 가지 스낵 겉봉에도, 심지어는 컵 밑바닥에도 지도가 그려져 있는데, 여느 아주 작은 지도에도 그 섬을 빼놓지 않는다. ‘더 오스트레일리안’이라는 신문은 시드니 최대 신문인데 신문의 맨 윗부분에는 태즈메이니아를 포함한 오스트레일리아의 전 지도가 그려져 있다. 첫 페이지만이 아니라 매 페이지가 그렇다. 혹자는 너무 국수주의적인 것이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내게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인간은 경험의 동물이다. 그래서 보고 들은 대로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들 사람이다. 자기 땅에 대한 바른 인식을 위한 그런 쉼 없는 연습을 경험으로 반복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쉽게 우리 땅을 망각하게 된다. 짐작건대 그것은 그들에게는 특별히 학교교육에 있어서만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라도 일상의 삶 곳곳에서 조국의 땅을 정확히 이해하고 자랑스러워하고 지켜야 한다는 나라 사랑을 위한 일종의 국토교육이다. 자기 조국의 영토를 바르게 아는 것은 너무 기본적인 것이고 너무나 중요한 것이 아닌가. 영국의 시인 바이런은 “자기 조국을 사랑하지 않는 자는 이 세상에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우리 경우는 어떤가. 나의 경험으로는 우리 반도가 그려진 일상의 지도에서 심지어는 제주도도 빠뜨리는 것을 종종 보았으며 울릉도나 독도가 빠지는 경우는 숱하게 보았다. 더구나 독도는 주지하듯이 일본과 쉼 없는 영토분쟁이 뒤엉켜 있는 곳이다. 그렇다면 더더욱 우리의 관심과 의지를 백방으로 세상에 천명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노력은 하지 않고 일본의 소위 다케시마 주장에 항의해 간간이 대사관 앞에서 일장기만 불태우면 무슨 소용인가. 이렇게 보았을 때 다른 나라 기관도 아닌 우리 정부의 외교부가 일전에 소개한 독도 관련 자료에 동해(East Sea)가 일본해협(Sea of Japan)이라고 쓰여져 있었다는 것은 정말 말도 안 된다. 스스로 자기 땅을 이웃 나라에 바치는 꼴이 아닌가. 이쯤 되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렸던 선배 조상들에게 우리는 할 말이 없다. 자기 나라 영토를 제대로 모른다는 것은 자기 집을 모르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제는 독도를 생활화하자. 우리나라 지도는 늘 독도를 포함시켜 그려져야 한다. 이것저것, 별의 별것에도 독도가 들어 있는 한반도 지도를 되도록 상용해 보자. 독도 여행도 떠나 보자. 그리고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도 기회가 닿는 대로 목청껏 불러 보자. 또 정부는 독도 우표를 발행하고 장사하는 사람들은 독도 과자도, 독도 김밥도, 독도 샌드위치도 만들고 독도 호텔이나 독도 건설이나 독도 부동산도 만들면 좋지 않겠는가. 내가 미구에 여식을 하나 갖는다면 그 이름을 황독도(黃獨島)라 하겠다. 황필홍 단국대 정치철학 교수·명예논설위원
  • [재계 인사이드] 김승연 한화회장 ‘조용한 행보’

    [재계 인사이드] 김승연 한화회장 ‘조용한 행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다시 ‘물밑 행보’에 들어갔다. 지난달 검찰의 출금 조치 이후 4개월 만에 첫 해외 출장길에 올라 의욕적으로 글로벌 경영에 나섰던 김 회장은 지난 2일 일본에서 귀국한 이후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검찰의 대한생명 인수비리 의혹 수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데다 언제 다시 ‘불씨’가 살아날지 몰라 자숙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검찰의 출금조치 해제로 김 회장이 사실상 ‘면죄부’를 받은 것 아니냐는 시민단체들의 비판이 아직도 거세 경영 전면에 나서기에는 이르다는 판단도 한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화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 가회동 자택과 그룹 본사만을 오가며 조용히 업무 파악에 매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대한생명 대표이사 회장에서 모기업인 ㈜한화 복귀로 장기간 검찰 수사로 흐트러졌던 그룹 내부를 단속하고,㈜한화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 체제 구축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생 여진’이 아직도 김 회장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형국이다. 김 회장이 언제쯤 ‘조용한 경영’ 스타일에서 벗어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한 대목이다. 관계자는 “(김 회장이) 회사로 출근을 안 하는 날에는 자택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동안 계열사의 자율경영이 정착된 만큼 별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김 회장은 이번 10여일간의 일본 출장에서 일본의 종합상사와 생명보험사 관계자들을 만나 한화석유화학과 대한생명의 중국 진출과 해외자원 개발 사업 방안 등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도쿄의 한화 현지법인에 들러 지난해 인수한 나가사키공항 골프장 운영 계획 등 일본내 사업 추진 전략을 보고받았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옴부즈맨칼럼] 性문제의 통계와 오보/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얼마 전 서울주재 외교관, 외국회사원 등과 함께한 한 모임에서 한국인들의 성문란 풍조가 화젯거리로 등장했다. 외국인들은 모임에 참여한 한국사람들을 붙들고 영자신문에 난 성풍조에 대한 여론조사 보도가 사실이냐고 물었다. 보도 내용은 기혼남녀 가운데 약 40%가 배우자 외에 다른 성관계 상대가 있다는 것이었다. 거기에 모인 외국인들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내용을 신문에 났다는 이유로 일단 사실로 치부해 버린 뒤 낄낄대며 즐기는 안주로 삼아 버렸다. 돈 문제와 함께 성과 관련된 문제는 사람들의 관심거리이기 때문에 그만큼 뉴스가 되기 쉽다. 돈 문제는 사실관계가 틀리면 금전적인 손해로 연결될 수 있지만 성문제는 조금 사실에 어긋난다 해도 바로 경제적 손실이나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지 않는다. 언론은 그래서 성문제를 다룰 때 조금은 과장해서 흥미롭게 만들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선정적이고 말초적인 내용 때문에 꼼꼼히 사실 관계를 따질 수 있는 여유를 갖지 못한다. 문제의 ‘40% 외도’는 한 성인 인터넷사이트가 설문조사한 결과를 연합뉴스가 보도했고, 이를 영자지 등 일부 신문들이 그대로 받아서 기사화하면서 번져 나갔다. 그러나 이는 성인사이트의 회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이었으므로 당연히 그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의식에 불과한 것이었다. 보도는 설문에 답변한 성인사이트 회원이 대한민국 남녀를 대표하는 것처럼 기사화했기 때문에 명백한 오보이다. 이처럼 재미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성문제와 관련해 과장과 왜곡, 선정적인 내용의 검증 없는 보도가 난무하고 있다. 지난달 말 대부분의 언론이 크게 보도한, 부부 스와핑 사건도 경찰이 발표한 스와핑사이트 유료 회원수를 근거로 마치 우리 사회에 변태적인 스와핑이 꽤 만연한 것처럼 묘사됐다. “경찰은 회원들 중 사회지도층과 부유층도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돼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서울신문 3월23일자)는 표현은 이런 종류 기사의 어떤 도식 같은 것을 느끼게 한다. 이와 같은 사이트의 회원이 실제 스와핑 행위자들인지, 다른 성인 사이트의 회원과는 어떻게 다른지 등에 대한 확인이나 검증 노력을 찾아 볼 수가 없다. 극소수 일탈적 행위자들의 문제를 커다란 사회문제로 둔갑시킨 과장보도의 혐의가 짙다. 이런 보도는 대체로 조금 지나면 잊혀지는 일회성 기사이기 때문에 통계수치의 사실 여부를 따지는 사람도 많지 않다.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결혼과 이혼에 관한 보도는 몇 차례 시행착오를 거쳐 올해부터 바로잡아 가고 있다. 이혼율과 관련한 대표적인 오보는 결혼한 두 쌍 중에 한 쌍이 이혼한다는 통계수치다. 지난해 대부분의 언론들은 47.4%의 이혼율을 제시하는 오보를 냈다. 이 수치는 주로 20∼30대인 그 해 결혼한 쌍들과 20대부터 70대에 이르는 이혼하는 쌍을 비교하는 식의 엉터리 통계인데, 언론들은 별 생각 없이 그대로 보도해 버렸다. 이 통계대로라면 한국은 이혼 왕국이 된다. 성이나 결혼문제에 관한 보도가 진실한지의 여부는 기사 안에 인권문제가 내재돼 있느냐로 판단해 볼 수 있다. 인간의 권리를 염두에 두는 기자의 의식은 성문제 보도를 선정 왜곡보도의 함정으로부터 구해낸다. 서울신문에서 노인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하고 있는 특집 ‘큐! 아름다운 노년’ 가운데 노인의 성문제를 다룬 기사(4월11일자)는 성과 인권을 적절히 연결시킨 좋은 기사이다. 우리는 노인을 할머니, 할아버지 또는 어르신이라고 부른다. 그 같은 호칭 자체가 늙었음을 강조함으로써 노인들의 남성성과 여성성이 설자리를 없애는 역할을 한다. 기사는 약 60%의 노인들이 성생활을 하고 있다는 통계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노인들의 남성성과 여성성을 복원하고 있다. 노인들은 실제 체험하고 있지만 사회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는 문제의 한 단면을 인권의 시각에서 사회문제로 부각시키는 데 성공한 기사이다. 그러나 “62%가 성생활…뜨거운 황혼”이라는 제목은 노인의 성문제를 한순간에 희화적인 얘깃거리 정도로 추락시킨 것은 아닌지 숙고해봐야 할 것이다. 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美명문대 진학 3인이 말하는 공부법

    美명문대 진학 3인이 말하는 공부법

    하버드 대학에 입학하는 미국 고교생들의 SAT(Scholastic Aptitude Test) 평균 점수는 1500점대. 영어와 수학 점수를 합해 1600점 만점으로 계산하는 SAT는 미국 대학에 입학하려면 반드시 치러야 하는 시험이다. 미국 고교생들도 어려워하는 SAT시험에서 고득점을 올리고 명문대에 당당히 합격한 한국 고교 졸업생 3인을 만나 그들의 합격 비결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목표를 뚜렷하게 세워라.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파악해라. 내가 좋아하는 것은 확실하게 즐겨라. 나만의 시각을 가져라. 자신을 표현하되 포장하지 마라. 미국 명문대학에 진학한 3인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명문대 합격 비법이다. 힘든 유학 준비 과정을 이겨낼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NYU stern과정에 입학하는 김형석군은 오로지 농구가 좋아서 유학을 결심했다. 영어로 된 농구 잡지를 읽는 것은 공부가 아니라 취미생활이었다. 미국에 가서 스포츠 에이전시로 활약하겠다는 목표는 힘든 고교생활을 견디게 하는 힘이었다. 코넬대에 합격한 하현우군은 영어를 공부하면서 자신이 언어를 배우는 감각이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원어민의 발음을 그대로 따라하는데 소질이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즐겁게 영어를 공부했다. 예일대에 진학하는 전지혜양은 고3 생활에도 TV드라마를 즐겨봤다. 쉬는 시간에는 확실하게 스트레스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 전양의 생각이다. 김형석군도 매일 2∼3시간씩 농구를 즐겼다. 미국 대학들은 지원자의 SAT 점수뿐만 아니라 이 학생이 어떤 사람인지 꼼꼼하게 살펴보기 때문에 에세이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삶의 방법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것도 중요시한다. 하현우군은 고교 재학시절 한 여성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사회가 아직도 가부장적이고 여성의 사회진출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내용을 에세이에 담았다. 미국의 인기 가수 조시 그로반의 히트곡을 직접 부른 CD도 제작해 원서와 함께 보냈다. 전지혜양은 중학교 재학시절 교회에서 주일학교 보조교사로 봉사하며 가르치는 기쁨이 무엇인지 알게 돼 교수가 될 것을 결심했다는 포부를 에세이에 밝혔다. 김형석군 역시 지금까지 살아온 삶과 미래의 삶을 주제로 A3용지 15페이지 분량으로 포트폴리오를 제작해 원서와 함께 제출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코넬대 합격 하현우군 미국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코넬대에 입학하는 하현우(19)군은 불굴의 의지와 성실함으로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바른생활 청년’이다. 하군이 미국 대학 진학을 결심한 것은 고교 2학년 6월. 더 큰 세상에서 공부해보지 않겠느냐는 아버지의 권유 때문이었다. 하군은 명덕외고 동기생들보다 유학 준비를 늦게 시작했다는 부담감이 컸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독서실로 달려가 오후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공부했다. 하루에 영어단어 60개 이상을 암기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공부량을 채우지 못하면 저녁을 굶었다. 여기서 물러나면 한국 대학도 미국 대학도 진학할 수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하루 취침 시간은 5시간. 집에서는 4시간만 자고 나머지 1시간은 쉬는 시간, 점심 시간을 쪼개서 잤다. 하군은 유학을 준비하는 동안 체중이 무려 7㎏이나 빠졌다고 한다. SAT 시험을 앞두고는 학원에 다녔다. 과목별 시험 1∼2개월 전에 특강 형태로 수업을 들었다.SAT 시험에서 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시험에 적응하기 위해서였다. 한국 학생들에게 가장 부담이 적은 SATⅡ 수학시험을 2학년 말에 마쳤다.3학년 1월에는 SATⅠ을,5월에는 SATⅡ 화학을,10월에는 SATⅡ 쓰기(writing)를 마쳤다. 하군은 SATⅠ에서 1430점,SATⅡ 수학에서 750점, 화학은 760점, 쓰기(writing)는 660점을 받았다. 하군은 진실하게 쓴 에세이 두편이 합격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고 있다. 고교 2학년 겨울, 사촌 누나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겪으며 느낀 바를 솔직하게 기록했다. 다발성경화증을 7년간 앓다가 시력을 잃은 누나에게 클래식 기타를 배워 바흐의 곡을 연주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결국 지키지 못했다. 하군은 지금 하지 않으면 평생 이룰 수 없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내용을 에세이에 담았다. 하군은 또 다른 에세이에서도 자신의 평소 생각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한국전쟁을 예로 들어 한국인들은 이를 남한과 북한만의 전쟁으로 알고 있지만 더 넓은 시각에서 보면 열강들의 이데올로기 싸움에 휘말렸던 비극이었다고 기술했다. 대학 입학 후에는 역사와 사회현상을 거시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시각을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군은 “SAT 시험은 공부한 만큼 점수를 낼 수 있는 요령이 통하지 않는 시험”이라면서 “스스로와의 지독한 싸움을 이겨내겠다는 굳은 의지로 유학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하군은 대학에 진학하면 국제관계학을 전공할 예정이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예일대 합격 전지혜양 낙천적인 성격과 매사에 긍정적인 자세로 고교 3년을 지낸 전지혜(19)양은 올해 예일대에 입학한다. 더 넓은 세상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 중·고교 시절을 보낸 전양에게 유학은 꿈만 같은 이야기였다. 성재중학교 재학 시절 내신성적이 상위 3∼5%였던 전양은 이화외고에 진학한 후 보통 학생들과 같이 수능 시험을 준비했다. 미국 대학에 진학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2학년 말. 외고 입학과 동시에 유학 준비를 시작하는 다른 학생들에 비하면 늦은 결정이었다. 전양은 “부모님이 워낙 걱정을 많이 하셔서 망설였지만 늦었다고 생각하고 유학을 포기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결심했다.”고 말했다. 유학을 준비해 온 동기생들보다 훨씬 늦었지만 친구들과 자신의 위치를 비교하거나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막상 SAT 공부를 시작하고 보니 눈앞이 깜깜했다. 영어권 국가 체류 경험도 없었고 영어로 쓰인 전문 서적을 이해할 정도로 실력을 끌어올려야 했기 때문이다. 시중에 나와있는 유명 SAT 관련 문제집을 구입해 단어부터 외웠다.1년간 공부한 영어 문제집을 차곡 쌓으면 1m가 넘을 정도의 분량이었다. 전양은 SATⅠ에 주력하면서 SATⅡ의 3과목을 3∼4개월 단위로 나누어 시험을 치른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 학생들에게 가장 수월하다는 SATⅡ의 수학을 먼저 2학년 말에 마쳤다.3학년 5월에는 화학을,10월에는 쓰기(writing)를 끝냈다. 정규 수업이 끝나면 학교 유학반에 합류해 밤 10시까지 공부했다. 유학 준비는 늦었지만 고교 내신 성적은 꾸준히 관리해왔기 때문에 1·2학년까지 내신 성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한국 대학 수시 1학기도 동시에 노렸다. 전양은 연세대 인문학부 수시 1학기 모집에도 합격했다. 전양은 SATⅠ에서 1470점,SATⅡ 수학에서 800점 만점을, 화학은 790점, 쓰기는 710점을 받아 예일대 수시 모집에 합격했다. 고3 여름방학 2주 동안 인도 뭄바이 지역의 농아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경험도 합격에 중요한 요인이었다. 전 양은 인도의 독특한 분위기에 매료됐지만 한편으론 한국에서 보았던 빈부 격차가 인도에서도 역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느꼈다. 빈민과 부유층이 한 마을에서 살아가는 인도의 도시를 묘사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싶다는 뜻을 에세이에 담았다. 전양은 “SATⅡ 화학 시험을 준비하면서 자연과학에 깊은 흥미를 느꼈다.”면서 대학에 진학하면 생화학을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NYU stern합격 김형석군 “마이클 조던이 농구공 하나로 미국을 제패했다면 나는 조던의 어깨에 제트 엔진을 달아 날려주겠다.” 올해 서울외고를 졸업하고 미국 NYU stern 정시 모집에 합격한 김형석(18)군이 유학을 결정한 것은 농구 때문이다.NYU stern은 뉴욕대 비즈니스 스쿨로 미국 대학 중 경영학으로는 최상위권이다. 중학교 시절 미국 프로 농구 선수 크리스 웨버의 열렬한 팬이었던 김군은 어느 날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제리 맥과이어’를 보고 스포츠 에이전시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스포츠 에이전시는 스포츠 스타들의 연봉 협상과 훈련 일정, 체력 관리, 사생활 등 스타의 모든 것을 조언하고 이끌어주는 전문가다. 그 뒤 김군은 스포츠 에이전시가 되려면 어떤 학교에 진학해서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스스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는 보편적인 직업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 대학에 진학해 경영학을 공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군은 고교 진학과 함께 SAT 공부에 매진했다. 정규 수업이 끝난 오후 4시부터 SAT와 토플 공부를 시작했다. 일주일에 두번은 학교 유학반에서 공부하고 두번은 SAT의 기본을 다지기 위해 학원에 다녔다.1학년부터 2학년 중반까지는 주로 문법과 SAT 단어를 익혔다. 집에 와서는 1∼2시간 복습하고 밤 12시에서 새벽 1시 사이에 잠자리에 들었다.2학년 여름방학부터는 본격적으로 SATⅡ의 화학과 수학 시험을 준비했다. 수학은 우리나라 고1정도의 문제풀이만 하면 되기 때문에 화학과 수학의 공부 비중을 8대 2로 잡았다.3학년 초까지 SATⅠ·Ⅱ시험을 마쳤고 3학년 10월에 SATⅠ시험을 한번 더 보았다. 김군은 SATⅠ에서 1570점,SATⅡ 화학은 770점, 수학 760점, 쓰기(writing)는 720점을 받았다. 공부하면서 힘들 때면 농구를 벗삼았다. 가까운 교회 운동장에 들러 틈틈이 농구를 즐겼다. 미국 프로농구 전문잡지 ‘슬램’도 정독했다. 역동적인 표현법과 생동감 넘치는 문장을 익히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김군은 “자신의 미래를 가상으로 꾸민 포트폴리오와 서울외고 농구부 활동 역시 합격에 중요한 요소였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모습과 스포츠 에이전시 전문 기업의 CEO가 된 20년 후의 모습을 상상해 회사 운영 계획서와 함께 입학원서에 첨부했다. 고교 재학시절에는 농구팀의 주장을 맡을 정도로 농구를 사랑하는 소년이었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김군은 “대학에 진학하면 대학 아마추어 농구팀에서 활약하는 것이 꿈”이라면서 “미국 NBA 선수들을 움직이는 한국 최초의 스포츠 에이전시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美 ‘오디오북’ 열풍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美 ‘오디오북’ 열풍

    “아직도 책을 읽으시나요?” 책을 ‘읽는’ 대신 ‘듣는’ 미국인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멀티미디어 시대로 접어들면서 책에 담긴 내용을 저자나 성우 등이 낭독,CD나 카세트 테이프,mp3 파일로 만들어 판매하는 ‘오디오북’이 늘어나는 세태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 텍사스주에 사는 셀리 니컬러스는 대표적인 오디오북 마니아다. 그녀는 하루 종일 오디오북을 끼고 살다시피 한다. 니컬러스는 운전할 때 자동차에 내장된 CD 플레이어를 통해 꼭 오디오북을 듣는다. 모르는 길을 가거나 차량 흐름이 복잡해 정신을 집중해야 할 때만 잠시 오디오북을 끈다. 니컬러스는 혼자서 밥을 먹을 때도 mp3 플레이어를 통해 오디오북을 듣는다. 밥을 먹으면서 책을 듣는 즐거움이 커서 요즘은 혼자 밥을 먹는 빈도가 더 늘어났다고 한다. 드레스를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니컬러스는 일하면서도 오디오북을 듣는다. 복잡한 수치 계산이 필요한 도안 작업을 할 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오디오북이 들어간 CD를 켜놓는다. 집에서 청소나 세차를 할 때, 슈퍼마켓에서 쇼핑할 때도 물론 오디오북을 듣는다. 니컬러스는 또 일을 마치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면 가끔씩 TV를 켜는 대신 mp3 플레이어를 오디오 기기에 연결시켜 듣는다. 편안한 의자에 앉아 좋아하는 책을 들으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니컬러스는 “요약본으로 나오는 오디오북은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작가가 글을 쓰면서 심혈을 기울여 표현한 문구들을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만 오디오북을 듣다가 정말 필요가 없는 부분이 나오면 ‘빨리 돌리기’ 기능을 이용해 건너뛴다. 니컬러스가 처음 오디오북을 듣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다. 당시 직장 상사가 오더블이라는 인터넷 서점에서 150달러만큼의 책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상품권을 선물했던 것이다. 이 상품권으로 오디오북을 사기 시작해 벌써 128권의 오디오북을 모았다. 니컬러스는 “이제는 더이상 책을 읽지 않는다.”고 말했다. 얼마 전에 직장 동료로부터 책을 선물받았지만, 그 책을 읽는 대신 오디오북 사이트에서 그 책을 mp3 파일로 구입해 들었다. 버지니아주의 조지 메이슨 대학 로스쿨에 다니는 지나 문(한국 이름 황지나)은 등교 시간에 늘 mp3 플레이어를 먼저 챙긴다. 그녀가 듣는 것은 음악이나 단순한 책이 아니라 법률서적의 오디오북이다. 지나는 “집에서 학교까지 걸어갈 때 20분, 돌아올 때 20분이 걸린다.”면서 “그 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걷기만 한다면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나가 듣는 법률 오디오북은 대부분 학교에서 빌린 것이다. 로스쿨에서 법률 관련 자료가 담긴 CD와 카세트 테이프를 학생들에게 대여한다. 지나는 CD와 테이프를 mp3 파일로 바꿔서 듣고 다니는 것이다. 물론 법률 서적만 듣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딱딱한 법률과는 관계없는 ‘재미 있는’ 책들도 듣는다. 그러나 시험이 가까워지면 어쩔 수 없이 학과 관련 오디오북에 손이 간다고 한다.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사는 페기 베서니에게는 오디오북이 가장 가까운 친구라고 할 수 있다. 은퇴한 그녀는 정기적으로 집 근처의 알링턴 공공도서관에서 CD와 카세트 테이프로 된 오디오북을 빌려와 역시 mp3 파일로 전환해 듣는다. 베서니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면 CD와 테이프를 mp3 파일로 바꿔 듣는 것이 불법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베서니는 쉽고 편한 소설류를 즐겨 듣지만, 이따금씩 좀더 조용하고 진지한 느낌을 갖기 위해 달라이 라마의 저술도 듣는다고 말했다. 베서니는 자동차와 지하철, 비행기를 탈 때 오디오북을 듣고, 운동할 때도 꼭 mp3 플레이어를 챙긴다. 또 남편이 잠든 후에도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하면 오디오북을 듣는다. 오디오북의 장점 가운데 하나가 책을 읽기 위해 불을 켜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옆에서 자는 사람에게 방해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몸이 불편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던 베서니에게는 누워서도 들을 수 있는 오디오북이 매우 실용적인 셈이다. 베서니는 요즘 일기를 쓰는 대신 블로그에서 하루 일과를 정리한다. 오디오북에서 들은 좋은 글귀도 이따금씩 블로그에 올리곤 한다. 베서니는 “미국인들은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오디오북이 발달한 것 같다.”면서 “한국 등 다른 나라도 교통문제가 더 심각해지면 오디오북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알링턴도서관 관리자 리자 골드버그 |알링턴(미 버지니아주) 이도운특파원|미국 버지니아주의 알링턴 공공도서관을 방문하면 1층 출입구 왼쪽에 자리잡은 오디오북 열람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오디오북 열람실에는 소설과 역사,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콤팩트 디스크(CD)나 카세트 테이프 형태로 진열돼 있다. 순수한 오디오북만 5000점이 넘고 영화 DVD, 비디오 등을 합치면 6000점이 넘는 시청각 자료가 이용객을 기다리고 있다. 알링턴 공공도서관의 관리자인 리자 골드버그는 “가장 인기 있는 오디오북은 부담없이 들을 수 있는 ‘킬링 타임’ 스타일의 책들”이라고 말했다. 오디오북을 자주 대여해 가는 이용객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주로 시간을 아끼는 사람들이다. 출·퇴근 때 운전을 하는 사람이 많고, 걷거나 조깅 등 운동을 즐겨하는 사람들도 많이 듣는다. 또 미술가 등 예술인들은 작업을 하면서 듣는다고 한다. 오디오북은 종이로 만든 책의 대체재인가. -대부분은 책을 읽는 대신 오디오북을 듣는다. 그러나 읽었던 책을 오디오북으로 다시 듣는 경우도 있다. 느낌이 좀 다르다고 하더라. 오디오북의 주 독자층은. -연령층이 따로 없다. 우리 도서관에도 어린이를 위한 오디오북 코너가 별도로 설치돼 있다. 어린이용이나 성인용 모두 인기가 좋다. 10년 전과 비교할 때 달라진 점은. -원래 오디오북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개발됐다. 그러다 편리함이 알려지면서 사용층이 확대된 것이다.10년 전만 해도 오디오북은 대부분 카세트 테이프였다. 지금은 거의가 CD 형태로 나온다. 몇몇 도서관에서는 mp3 파일로 다운로드 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들었다. 또 10년 전에는 오디오북이 대부분 책의 내용을 요약해서 낭독한 요약본이었다. 요즘은 책 전체를 다 읽는 비요약 오디오북이 대세다. 요즘 인기 있는 오디오북은 어떤 것들인가.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가 가장 인기 있다. 또 존 그리샴의 작품은 늘 애호가가 많다. 이밖에 스티븐 킹, 패트리샤 콘웰, 폭스 스팍스 등 인기 작가의 오디오북을 도서관 이용자들이 많이 찾는다. ■ 오디오북 사업 현황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각종 도서관과 반스 앤드 노블, 보더스 같은 대형 서점을 가보면 오디오북 진열대가 따로 있다. 오디오북 진열대에는 주로 베스트셀러 명단에 올랐던 서적의 CD와 카세트 테이프가 꽂혀 있다. 워싱턴 시내에 자리잡은 ‘보더스’ 매장 관리자는 “CD나 카세트 테이프로 된 오디오북의 구입자는 주로 자가용을 운전하거나 지하철·버스·기차로 통근하는 직장인”이라면서 “이 때문에 시내보다는 이들이 거주하는 교외지역에서 오디오북이 더 많이 팔린다.”고 설명했다. 또 오디오북은 단순히 책의 내용을 낭독하는 것 말고도 필요에 따라 음향효과도 삽입할 수 있기 때문에 책을 듣는 사람들에게 색다른 흥미를 유발하는 기능도 있다고 한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와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도 오디오북은 거래가 많은 상품이다. 최근에는 mp3 플레이어가 대중에게 보급되면서 인터넷에서 오디오북을 mp3 파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유료 사이트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곳이 지난 97년 설립된 오더블(www.audible.com)이다. 오더블은 135개 출판사와 계약을 맺어 오디오북을 인터넷에서 판매한다. 요즘 가장 인기있는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 한 권을 다운로드 받는 가격은 비요약본이 28.91달러(약 2만 9000원), 요약본이 18.17달러(약 1만 9000원)이다. 비요약본의 경우 오디오북의 총 낭독 시간이 15시간53분. 따라서 마음만 먹으면 하루 안에 다빈치 코드를 독파할 수 있는 것이다. 다빈치 코드 이외에 오더블에서 가장 많이 팔린 오디오북 가운데에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자서전 ‘마이 라이프’, 빌 브리슨의 과학서적 ‘거의 모든 것의 간단한 역사’,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됐던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가 포함돼 있다. 오디오북이 인기를 끌면서 특정 분야를 파고드는 오디오북 사이트도 생겼다.1990년부터 미국 명문대학의 강의를 CD 등에 담아 판매하던 ‘티칭 컴퍼니’는 최근 일부 강의를 인터넷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추가했다. 스탠퍼드대학 티모시 테일러 교수의 경제학 강의는 20개의 CD가 69.95달러(약 7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dawn@seoul.co.kr
  • [마니아] ‘퇴마’를 즐기는 사람들

    [마니아] ‘퇴마’를 즐기는 사람들

    “빈 사무실에서 두런거리는 사람 소리가 나고, 전원 코드가 빠져 있는 컴퓨터에서 자판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회사 사장은 ‘직원들이 지어낸 얘기라고 내치다가 직접 겪고 나서야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사장은 어느 날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뒤 혼자 지켜보기로 했다. 그는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이상한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다가가 보니 아무도 없었다. 소리도 갑자기 멈췄고….’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현장에 가서 살펴보니 제법 많은 귀신들이 있었다. 한결같이 자살한 귀신들이었다. 사장에게 그대로 이야기했더니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한때 화제를 불러모은 영화 ‘자귀모’를 편집한 사무실이 바로 그곳이라는 것이다. 자살한 귀신들은 영화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다룬 것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그 사무실로 모여든 것이었다. ‘자귀모’ 편집작업이 한창이던 1999년 7월 밤에는 귀신이 목격되기도 했다. 감독 옆에 모르는 사람이 앉아서 영화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당시에는 서로 누군가의 지인이겠거니 하고 넘어갔지만 결국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망자의 넋이 떠돈다? 혼령들의 세계를 믿는 모임이 있다. 이른바 ‘귀신 마니아’들이다. 이들은 죽은 이의 혼령이, 상대방의 염(念)을 건드려 각종 이변을 일으킨다고 믿는다. 지난해 10월 말에 생긴 ‘퇴마사 김영기 팬클럽’에는 회원 760여명이 가입해 있다. 인간의 정령(精靈)을 파헤치려는 모임을 수소문한 끝에 어렵게 연락이 닿았다. 지난 10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퇴마(退魔)를 연구하는 이동욱(27·경북 경산시 사동·자영업)씨를 만났다. 동아리 일로 올라왔다는 이씨는 “모태신앙으로 어릴 적부터 교회에 다니다가 말로만 듣던 빙의(憑依·다른 정신세계의 영향을 받아 평소와 완전히 딴판으로 행동하게 되는 것)를 뜻밖에 접한 뒤 2000년부터 혼령의 세계를 파고들게 됐다.”고 귀띔했다. 그는 “지금도 특정 종교에 매달리지 않고 교회만 아니라 불교 사찰 등 다른 종파의 사람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고 애쓴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아는 사람이 어느 날 느닷없이 부들부들 떨면서 전혀 다른 사람처럼 행동해 놀랐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제 정신으로 돌아와 “제발 살려달라.”며 매달리더라고 했다. 의학적으로는 ‘다중 인격체 현상’이라고 하는데 이 때부터 퇴마에 관심을 갖고 서적을 읽거나 종교인 등을 찾아다니며 연구를 거듭했다고 설명한다. 회원들은 지난 2002년 6월 월드컵 때 떠들썩하게 했던 여중생 사건에 대해서도 이같이 말하고 있다. “미군 장갑차에 깔려 싸늘한 주검으로 변한 신효순·심미선양이 하늘나라로 올라가지 못한 채 떠돌고 있다. 이들이 미군과의 전쟁에 나섰다. 1주기를 앞두고 미군 장갑차 사고가 잇따른 게 그 증거다. 지난 2003년 6월4일 오전 3시30분쯤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답곡리 농로에서 식현리 쪽으로 가던 미 2사단 소속 브래들리 장갑차가 2m 아래 논바닥으로 굴러 운전자 맬스 카스틸로(18·여) 일병이 숨졌다. 여중생 참사 지점에서 10여㎞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일 뿐 아니라 사고 차량도 당시 장갑차와 같은 기종이다. 이에 앞서 같은 해 4월엔 포천군 영중면 영평리 미 2사단 종합훈련장에서 궤도차량과 전술차량이 정면으로 부딪쳐 미군 2명이 숨지고, 일곱 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앙갚음’을 예고하며 이씨는 “죽음의 세계로 넘어가지 않고 떠도는 넋들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일정한 절차에 따른 제사, 다시 말해 천도의식를 올려야 한다.”고 거들었다. 자신은 지금까지 귀신이 산다는 흉가를 20여곳 찾아갔다고 한다. 실례로 충북 제천시 봉양읍 무도2리에 있는 ‘늘봄갈비’터를 들었다. 지상 3층에 연면적 90여평인 이 집은 지어진 지 10여년 됐으나 4년 전 주인이 부채문제로 잠적한 뒤 유리창이 깨진 채 흉물로 방치돼 있다. 귀신이 산다는 소문도 나돌아 허물지도 못하고 손을 못쓰는 운명인 것이다. 지난해엔 이 집에서 잠을 잔 트럭운전사가 여자 귀신을 보고 혼비백산해 도망쳤다는 말까지 퍼지면서 스님과 신부 등이 방문하기도 했으며 방송사들이 촬영에 나서기도 했다. 이씨는 “이곳이 풍수지리학으로 살펴봤을 때 산신(山神)들의 거주지인데 다른 사람들이 침입해 일련의 사건이 일어난 것”이라고 일러줬다. 경북 경산시 대학촌 인근에 있는 코발트 광산에서는 6·25전쟁 때 3500여명이 떼죽음을 당했는데,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 혼령이 많단다. 그러나 ‘도깨비터’로도 불리는 흉가의 기운을 누르기만 하면 오히려 좋은 기회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그는 열을 올렸다. 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청진리와 영덕군 장사리 사이에 있는 2층 양옥에는 한 부부가 수년째 살고 있다는 점을 떠올렸다. 그렇다면 과연 여중생의 넋이 어떻게 장갑차와 같은 엄청난 무게의 장비를 움직였을까 하는 의문이 자연스레 뒤따른다. 퇴마(退魔) 동호인들은 “귀신들이 탱크나 차량을 직접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면서 “탱크나 차량을 움직이는 사람에게 순간적으로 졸음이 쏟아지게 하거나, 딴 생각을 불어넣어 착오를 일으킬 경우 사고는 순식간에 벌어지게 된다.”고 귀띔한다. ●어떻게 주문을 욀까? 강신구(26) 서울지역장은 “처음에는 무섭게만 여겨지다가 분명 비상한 무엇이 있다고 생각돼 2003년 6월 회원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매월 첫째주 토요일 지역별 정기모임에서 귀신이 출몰한다는 곳을 찾아다니는 ‘흉가체험’ 등 별난 행사를 벌인다. 이럴 때면 회원이라고 하더라도 빙의를 경험하는 경우가 이따금 나타난다고 입을 모은다. 퇴마사들은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고대 종교 등을 넘나들며 수행한 결과를 통해 귀신을 내쫓는다고 한다. 예컨대 ‘옴 아모카 바이로차나 마하무드라’로 시작하는 ‘광명진언’과 중국 당나라 삼장법사가 지었다는 ‘천지팔양신주경’(天地八陽神呪經)이란 게 있다. 신통력을 지니려면 수행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씨는 “귀신이라는 것도 보통 사람들의 눈에는 띄지 않기 때문에 무서운 것도 아니다.”면서 “따라서 공포란 것에 압도될 경우 그 노예가 돼 뜻밖의 현상을 겪는다.”는 교훈을 들려줬다. 인간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미신뿐 아니라 각종 점괘에 지나치게 의지하는 태도는 거꾸로 말해 다른 정신세계의 지배를 받게 되는 폐단을 불러온다고 말했다. 따라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러시아 ‘타로카드’ 등에 부작용도 많다는 점을 빼놓지 않고 지적했다. 퇴마 동호회에 한 줄기 희망이라도 걸고 싶은 마음인지는 몰라도 회원 가운데에는 알만한 정치인 등 유명인사도 더러 있다고 알려줬다. 그러나 ‘퇴마사’란 자신을 뛰어넘는 정신세계의 개척자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동호회를 매개로 각종 직업군이 몰려들어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마음을 모으는 ‘상호부조’에 자부심이 있다고 그는 활짝 웃었다. 또 다른 회원 한정규(28)씨는 “퇴마란 자신의 정신세계를 넓혀 귀신의 힘을 억누른다는 점에서, 다른 신의 힘을 빌려 악귀를 물리치는 무속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 이사때도 ‘혼령’ 살펴라 이사철이 다가왔다. 퇴마 전문가들은 이사를 할 때에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필수 체크리스트’를 제시하고 있다. 삶의 터전을 옮기는 일은 그리 만만치 않은 변화를 요구하며, 이사할 집이 자신과 잘 맞는지와 풍수지리적으로 기운은 좋은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일반인의 경우 영적인 부분까지 살피는 것은 쉽지 않다. 퇴마사들의 입을 빌려 간단하게 정리하면 줄거리는 이런 것이다. (1)이사할 집에 5분 이상 앉아 있어 보라.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몸이 흔들리는 느낌이 들고,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면 잡령이 있다는 증거다. (2)화초나 동물이 잘 자라고 있는가를 살펴보라. 잡령이 집안에 머물면 화초나 동물이 잘 자라지 못한다. (3)부적이 많이 붙어 있는 집은 피하라. 필요 이상으로 덕지덕지 붙어 있을 경우 무엇인가 문제라는 증거다. (4)집주인이 자주 바뀌는지를 알아보라. 살기 좋은 집이라면 그리 자주 바뀌지 않는다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 (5)집에 환자가 없나 따져보라. 병약자가 있으면 잡령의 출입이 잦은 것이며, 따라서 집안 분위기가 우울하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고교야구, 그들이 돌아왔다

    고교야구, 그들이 돌아왔다

    경쾌한 알루미늄 방망이의 파열음, 목이 터져라 동대문야구장을 들썩이던 까까머리들의 함성,‘야구는 9회말부터’라는 말을 실감케 하던 수많은 명승부들. 지난 80년대 초까지 고교야구는 한국야구의 버팀목이었다. 이후 프로의 그늘에 가리긴 했지만 고교야구는 분명 프로를 탄생시킨 든든한 모태였고, 지금까지도 성인야구의 젖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들이 100년의 옷으로 갈아입고 함성속으로 돌아온다. 무대는 11일 개막하는 한국야구 100주년 기념 최우수고교대회. 전국대회 20회 우승으로 최다를 기록한 경북고를 비롯, 경남고(14회) 부산고(12회) 신일고 광주일고(이상 11회) 등 역대 성적순으로 뽑힌 14개 명문팀이 초청돼 일주일 동안 역사와 전통을 겨룬다.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대회에는 고교 사상 처음으로 상금도 걸려 있다. 우승팀엔 500만원의 장학금과 같은 금액에 상당하는 장비가 지급되고, 최우수선수(MVP)와 감투상, 지도자에게도 각각 1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고교 왕중왕을 가리는 대회지만 프로 유망주들이 일찌감치 어깨와 방망이를 평가받는 자리이기도 하다. 지난해 봉황대기를 품었고, 올해 대통령배 예선에서 151㎞의 강속구를 뿌려댄 우완 한기주(동성고)는 8개 프로구단 스카우트들이 군침을 흘리는 ‘최고 물건’이다. 유승안 전 한화 감독의 장남인 유원상(천안북일고)은 지난해 황금사자기때 148㎞의 총알투를 뽐낸 데 이어 대통령배 예선에선 한 차례 완봉승으로 완투능력까지 인정받았다. 작년 대통령배 우승멤버 김성훈(인천고)의 구속도 뒤지지 않는다. 좌완으론 차우찬(군산상고)이 돋보인다. 제구력과 유연성, 경기 운영 능력이 발군. 청룡기 예선에서 두각을 나타낸 유현진(동산고)도 지켜볼 어깨다. 방망이에선 인천고 포수 이재원이 단연 1순위다.SK의 연고 1차 지명이 확실시되는 거포. 덕수정보고의 민병원과 김문호는 각각 화끈한 좌·우타 방망이로 지난해 황금사자기와 화랑기를 석권했다. 신일고 김현수 박진원은 타격뿐 아니라 빠른 발까지 겸비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태어난 곳으로 돌아온 프로 선수·감독 출신 사령탑들의 지략 시험장이기도 하다. 기아의 지휘봉을 잡았던 김성한(군산상고), 지난해까지 한화의 타격코치를 맡았던 전대영(천안북일고),LG코치를 지낸 정삼흠(신일고) 감독 등이 첫 시즌을 신고한다. 더구나 이들은 지난해 대통령컵을 차지한 양후승(인천고·전 삼미 내야수) 감독과 함께 대진표 한 쪽으로 몰려 있어 4인4색의 흥미진진한 대결이 1회전부터 펼쳐질 전망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녹색공간] 대한상의의 억측과 편견/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보고서 ‘주요 국책사업 중단사례 분석 및 시사점’은 여러모로 흥미롭다. 새로운 시각이나 창의적인 내용이 담겨서가 아니다. 환경에 관한 우리 기업인들의 낮은 인식과 편향된 생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인 중에도 미래지향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 나라의 대표적인 경제단체라는 곳에서 내놓는 보고서가 이 수준이라면 “예나 지금이나 장사꾼들의 머릿속에는 돈밖에 없다.”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되었다. 보고서는 새만금, 천성산 터널, 사패산 터널, 경인운하, 계룡산국립공원 관통도로 등 6가지 국책사업의 공사 지연으로 인한 손실이 4조원이 넘는다고 주장한다. 또 새만금 간척사업과 고속철도 천성산 관통구간 공사가 완전 철회될 경우, 이 사업들로 창출될 부가가치 35조 5000억원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계산 결과를 부각시켰다. 결론은 환경단체가 교조주의적 환경보전주의의 굴레를 벗지 못하고 감성적 생태 아나키즘에만 매달려 일종의 ‘기싸움’‘관성적 주장’ 또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왔다는 것이다. 대한상의의 보고서가 구성이나 문체에서 읽는 이들을 불편하게 한다는 사실은 논외로 치자. 환경단체가 매연감소 운동보다는 수질피해 보상운동을 하는 것이 주민 지지를 보다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알쏭달쏭한 주장도, 환경운동에 대한 몰이해가 가져온 혼란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알려진 편향된 주장과 자료를 짜깁기하여 객관적인 분석인 양 호도하거나 보고서 형식을 빌려 환경단체들을 비난하는 것은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이건 입장 차이를 떠나 어디까지나 도덕성과 예의에 관한 문제다. 이번에 대한상의가 제시한 손실 추정액은 사실 사업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을 여과 없이 단순 합산한 것에 불과하다. 예컨대 천성산 관통구간 공사지연 비용이 연간 2조 5000억원에 달한다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주장은 어떤 검증도 없이 언론에 유포되었음에도 진실인 양 전제했다. 새만금간척사업 손실비용 계산은 더 문제다. 농지개발 효과의 이중계산이나 담수호 수질오염의 사회적 비용 누락 등 정부측 경제성 평가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자신들의 손실비용 계산에는 같은 자료를 그대로 차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뜩지 않은 것은 보고서만이 아니다. 이 단체 박용성 회장이 최근 한 일간신문에 기고한 칼럼 내용은 코미디에 가깝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세 축인 경제성장과 사회 발전, 환경과의 조화 중에서 국제사회가 경제성장을 가장 상위 개념으로 친다는 것이다. 나는 심지어 그가 이사로 참여한 적이 있다는 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WBCSD)조차도 환경보전보다 경제발전을 우선시한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게다가 국가기관이 환경단체를 상대로 국책사업 공사지연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불평에 이르면 아예 말문이 막힌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름에 바람 한 점 없는 무더위가 계속되므로 풍력발전이 경제성이 없다는 주장도 어처구니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태도는 자연스럽게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국제사회의 요구를 거부하는 분위기로 이어진다. 지난 3월 대한상의는 선진국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의무 참여방식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선진국들은 10여년 동안 준비해 왔지만 2013년부터의 참여 시나리오는 준비기간이 절반인 5년에 불과해 따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설득력을 갖기 힘들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1999년에 ‘기후변화협약 대응 종합대책’이 마련되었고,2000년에는 세부 추진계획까지 수립되었다. 삼성 등 몇몇 대기업에서는 이미 그전부터 교토의정서 발효에 대비해 왔다는 얘기도 들린다. 대한상의가 이런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 지금에 와서 준비기간 부족으로 감축의무를 지킬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자신들의 나태함과 미래에 대한 준비능력 부족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경제단체가 환경단체일 수는 없다. 기업인들이 환경을, 개발을 위한 절차나 도구쯤으로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국책사업에 관한 한 “정부는 합리적이고 환경단체는 비논리적이다.”라는 억측과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경제적 가치창출을 중요시하는 만큼 국책사업의 경제성 분석부터 제대로 해야 옳다. 그래야 합리적인 대화를 통한 갈등 해소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 윌러스틴의 세계체제 분석/이광근 옮김

    포스트 이론의 홍수 속에 거대이론은 다 죽었다지만 거대이론의 매력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세계를 거시적인 하나의 시각으로 조망해 본다는 것은 어떤 학자에게든 매력적인 작업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매뉴얼 윌러스틴도 지난 30여년 동안 이 매력적인 작업을 펼쳐보인 학자 가운데 한 명이다. ●국가적 이념은 ‘자본주의’ 내에서는 무의미 윌러스틴이 세계체제론을 선보인 것은 1974년도 저작 ‘근대세계체제 Ⅰ’을 통해서였다. 그 뒤 수십 편의 논문과 저작을 통해 세계체제론은 계속 업그레이드되어 왔다. 세계체제론은 특히 제3세계 국가들의 저발전 원인을 중심부 국가의 착취 때문이라고 분석했던 종속이론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던 한국의 경제성장을 ‘국제적 분업체계’와 ‘중심부 미국의 초대에 의한 것’으로 설명해내 주목받았다. 동시에 한 국가차원의 이념적 지향은 ‘자본주의 세계체제’ 내에서는 무의미하다는 논리를 전개, 현실사회주의의 붕괴 뒤 다시 한번 각광받기도 했다. 이 세계체제론을 한 권으로 정리한 책이 나왔다.‘윌러스틴의 세계체제 분석’(이광근 옮김, 당대 펴냄)이 그것. 저자 스스로 밝히고 있듯 30여년에 걸친 장대한 지적 여행을 스스로의 손으로 한권에다 요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인지 본문 내용만 200여쪽에 불과한 분량인데도 세계체제론의 요점이 촘촘하게 배열되어 있다. 저자도 이 책을 기획했을 때, 마침 스페인의 한 대학에서 1주일 동안 세계체제 강좌를 맡아달라는 의뢰를 ‘운 좋게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세계체제론을 접해 보지 못한 젊은 교수와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록과 수강생들과의 질의응답을 초고로 삼은 까닭에 간략하고도 쉬운 설명이 돋보인다. 분량이 작다해서 세계체제론을 구차하게 이리저리 구겨넣은 책은 아니라는 의미다. ●‘자본주의’ 와 ‘시장’ 개념은 대립한다 1주일 강좌라서 그런지 월·화·수·목·금요일에 맞춰 책은 크게 5개의 장으로 이뤄져 있다. 첫장은 왜 세계체체론적 관점이 필요한지 설명하고 둘째 셋째 넷째장에서는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형성과 국가의 기능·역할, 그리고 지문화(geoculture)의 형성을 다룬다. 여기서 흥미로운 대목은 상식과 달리 ‘자본주의’와 ‘시장’을 대립되는 개념으로 파악한다는 사실이다.‘시장’ 그 자체는 정말 자유로운 생산·유통·분배 과정을 상정하고 있지만, 그럴 경우 이윤율이 극도로 떨어지기에 자본주의자들은 시장이 현실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여기서 자본주의자들은 ‘국가’의 개입을 요청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입만 열만 ‘시장원리’와 ‘작은 정부’를 떠벌리던 사람들이 최근에는 어처구니없게도 70∼80년대 ‘운동권’ 학자들의 ‘민족자본론’을 빌려다 쓰는 원인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물론 둘의 용법은 전혀 다르다. 마지막 장에서는 이런 자본주의 세계체제가 왜 위기를 맞고 있는지를 정리해두고 있다. 모든 이론이 그렇듯, 세계체제론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그 가운데 또 하나의 서구중심주의이자 오리엔탈리즘에 지나지 않는다는 안드레이 군더 프랑크의 비판은 가장 치명적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 책은 ‘개론서’로서의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한다.1차적으로는 세계체제론을 잘 정리했기 때문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해명하기 위해 정치·경제·사회·역사학 등 각 분과학문들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움직이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윌러스틴의 저작이 ‘최근 25년간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사회학 저술’로 뽑힌 이유기도 하다.1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책꽂이]

    ●집착(아니 에르노 지음, 정혜용 옮김, 문학동네 펴냄) 자신의 의지대로 사귀던 남자와 헤어지고도 남자의 새 애인에 대해 끊임없이 질투하고 병적으로 집착하는 여주인공이 화자인 소설. 많은 독자들이 “바로 내 얘기”라고 무릎을 치게 될 만큼 인간의 ‘집착’에 대한 감정과 상황이 적나라하게 묘사됐다. 지은이는 자신의 체험을 작품세계에 투영하기를 고집하는 프랑스 문단의 대표적 여류작가.7500원. ●목숨(박진성 지음, 천년의시작 펴냄) 2001년 ‘현대시’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박진성(27) 시인의 첫 시집. 수년동안 병마와 싸우며 써낸 시인의 글들에는 삶의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하다. 특히 ‘가족’에 관한 시편들이 많은데, 문학평론가 박수연은 이번 작품을 “부재하는 기원과 시의 형식을 보여준다.”고 평했다.6000원. ●근대, 다중의 나선(최성실 지음, 소명출판 펴냄) 1950년대 한국문학과 담론에 대한 미시적 성찰을 담은 평론집. 한국전쟁 언저리와 그 이후의 문학 이야기뿐만 아니라 문화 전반의 담론들까지 아우른다. 예컨대 1950년대 6.25 전후의 문학을 모더니즘, 리얼리즘, 민족주의, 실존주의 등으로 나눠 미시적이고 다층적 차원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새롭다.1만 8000원. ●댄스댄스댄스 리믹스(아라키 스미시 지음, 신현호 옮김, 문학사상 펴냄) 무라카미 하루키의 원작소설 ‘댄스댄스댄스’를 모티프 삼아 독창적으로 재창작한 ‘리믹스’ 소설. 이혼과 지진으로 충격을 받고 사회에 어떻게 적응하며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작가인 주인공이 스무살(원작에서는 열세 살)이 돼 등장한 유키를 만나 기상천외한 모험극을 펼친다. 원작의 얼개를 따르는 듯하면서 등장인물들의 상관관계를 다양하게 비튼 작법이 흥미롭다. 지은이는 일본의 신예 소설가.7800원. ●천국의 열쇠(아치볼드 조셉 크로닌 지음, 이윤기 옮김, 섬앤섬 펴냄) 의사 출신인 영국 작가의 소설로 15년 만에 재출간됐다. 한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으나 성격이 딴판인 두 신부의 이야기를 대칭적으로 엮었다. 두 신부와 함께 이웃사랑을 실천하다 죽어간 무신론자 의사의 삶이 대비된다. 과연 어느 쪽이 ‘천국의 열쇠’를 가졌을까.1만2500원.
  • [새영화-타임 마스터] “행성 소년 구하라” 흥미진진한 모험

    프랑스산 애니메이션 ‘타임 마스터’(Les Maitres du temps·15일 개봉)는 실사를 방불케 하는 총천연색 3D애니메이션도 웬만해선 눈길을 끌기 힘든 요즘 같은 시대에 오히려 빛을 발하는 영화다. 투박한 그림, 복고풍 음악 등 영화가 주는 첫인상은 ‘시간의 지배자’라는 제목처럼 관객을 순식간에 영화가 만들어진 20여년 전으로 안내하지만 그 속에 담긴 철학적 메시지와 상상력은 오늘날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영화는 외딴 행성 페르디드에 혼자 남겨진 소년 피엘이 겪는 모험과 그를 구하러 떠난 자파 일행의 흥미진진한 우주 여행을 담고 있다. 살인 말벌떼의 습격으로 아빠를 잃은 피엘은 아빠가 남겨준 마이크로 우주선 선장인 자파와 교신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나간다. 호기심 많은 피엘이 빛나는 열매를 맛보고, 낯선 동물 친구들과 친해지는 동안 자파 일행도 피엘을 구출하러 가는 도중 괴짜 우주 항해사 실바드의 집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우주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한다.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한 전형적인 SF장르지만 사색적이고 철학적인 프랑스의 전통은 영화 곳곳에 숨어 있다. 사람의 속마음을 읽는 외계 생명체 자드와 율라가 나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악취에 괴로워하는 대목이나 자파 일행이 감마 10행성에서 만나는 얼굴없는 괴물은 과학문명에 비인간화되고, 개성이 파괴된 현대인들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담고 있다. 시간에 얽힌 마지막 반전은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강한 여운을 남긴다. ‘판타스틱 플래닛’은 73년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라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타임 마스터’는 르네 랄루의 1982년작.SF소설가 스테판 울의 원작을 바탕으로 ‘에일리언’‘블레이드 러너’‘제5원소’의 컨셉트 디자이너였던 뫼비우스가 디자인 작업을 총괄했다. 전체 관람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톱 셀러]잘 고른 운동기구 효과 두배

    [톱 셀러]잘 고른 운동기구 효과 두배

    봄철은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주말을 맞아 야외 곳곳에서 겨우내 옹동고라졌던 몸을 활짝 펴고 가볍게 몸을 풀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레포츠 용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김덕열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문화스포츠팀 바이어는 “최근 늦추위가 풀리면서 레포츠용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평소보다 두배 이상 늘어났다.”며 “처음부터 격렬하고 몸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빡빡한 운동 일정을 세우기보다 줄넘기·조깅 등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하거나, 인라인 스케이트와 같이 재미와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운동으로 봄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용품은 인라인 스케이트·퀵보드·스케이트보드·자전거·배드민턴·훌라후프·줄넘기 등.2∼3년전부터 붐을 형성하기 시작한 인라인 스케이트는 요즘들어 최고의 인기 레포츠용품으로 등장했다. 심폐기능 개선 효과가 있고 엉덩이·허벅지, 정강이 등의 하체 근력과 유연성 향상에 효과적이다. 두바퀴가 달린 롤러스케이트에 비해 고난이도의 기술을 펼 수 있는데다 속도감을 낼 수 있는 것 등이 최대의 매력으로 꼽히고 있다. ●추위 풀리자 레포츠용품 불티 이 덕분에 인라인 동호회가 활성화되고 인라인 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는 장소도 크게 늘어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며칠만 배우면 쉽게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배우기 쉽고 자녀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어 중장년층으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동용이 2만 8000∼8만원대, 성인용은 7만 9000∼28만원대이다. 퀵보드는 모험심이 강하고 짜릿한 쾌감을 즐기는 젊은층으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간단히 접어서 편리하게 갖고 다닐 수 있고, 손잡이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균형 감각을 키우는 데도 좋다는 것이 장점이다. 가격은 8만 5000∼15만원대. 스케이트보드는 겨울철 스노보드를 즐기던 마니아들이 눈이 없는 봄∼가을철 즐기는 레포츠이다. 무릎을 주로 사용하는 운동이어서 반드시 무릎 보호대를 갖춰야 한다. 인라인 스케이트보다 더 고난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고 더욱 과격한 운동이다.2만 6000∼3만 8000원대이다. ●인라인스케이트·퀵보드·자전거 인기 하체 단련이 좋은 자전거는 일반용과 산악용, 사이클용 등으로 나뉜다. 일부 마니아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벼운 운동용으로 사용하는 만큼 일반용 자전거로도 충분하다. 요즘 들어서는 가족끼리 가까운 놀이동산이나 가족공원에서 즐길 수 있는 접이식 자전거가 인기다. 차 트렁크에 간편하게 운반이 가능하고 나이와 신장에 관계없이 전 가족이 탈 수 있는 것은 물론, 일반 자전거와 동일한 운동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아동용 7만∼13만원, 성인용 12만∼69만원대이다. 혼자서 하기보다 둘이서 같이 즐길 수 있는 배드민턴은 저렴한 가격에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레포츠. 티타늄 소재의 제품이 가볍고 튼튼해서 많이 찾는다. 가격은 1만∼6만 8000원대이다. 훌라후프는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근육을 이완시키는데 안성맞춤이다. 특히 표면이 울퉁불퉁한 매직 훌라후프는 후프 안쪽에 돌기가 부착돼 있어 배와 허리의 경혈과 경맥을 자극해줘 지압효과가 뛰어나고 운동량도 더 많은 것이 최대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1만∼1만 2000원대. ●훌라후프·줄넘기 움츠렸던 근육 풀어줘 줄넘기는 근육이완에 좋은 운동이다. 줄넘기 회전수를 세어서 운동량을 쉽게 조절할 수 있게 해줘 편리한 디지털 줄넘기와 손잡이에 무게를 두어 기초체력 단련이나 에어로빅용으로 사용이 가능한 손 에어로빅용 줄넘기도 나와 있다. 가격은 8000원대 안팎이다. 한정석 그랜드백화점 영업전략팀장은 “포근한 날씨로 인해 실내운동보다 야외 운동을 선호하고 있는데, 본인의 체형이나 특징을 살려 운동기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혼자서 하는 운동이라면 인라인스케이트나 퀵보드 등이 좋고 둘이나 단체로 하는 운동이라면 배드민턴 등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열린세상] 독도가 북핵을 만났을 때/김근식 경남대 정치학 교수

    한반도 정세가 심상치 않다.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북핵문제는 북한의 회담불참 선언과 미국의 회담복귀 요구가 평행선을 그은 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과는 독도 영유권 문제를 계기로 외교전쟁이 진행되면서 급속도로 관계가 악화하고 있다. 한국이 방위비분담금 축소 의사를 밝히자 주한미군은 한국인 근로자의 대량해고 방침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 발언은 한·미동맹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미국으로부터 불편한 의심을 받기도 했다. 이래저래 한반도 주변의 국제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한·일간 독도를 둘러싼 갈등은 최근 몇주 동안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이슈로 자리잡았다. 연일 수많은 시위 군중이 일본대사관 앞에 모여 일본대사 추방과 독도 사수를 외치며 데모하는 모습은 이제 익숙하기까지 하다. 일본총리 화형식과 함께 시위대가 손가락을 자르는 모습에서는 독도가 우리땅임을 확인하는 확고한 결의를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독도 관련 시위현장을 보면서 하나 흥미로운 것은 우리 사회의 좌우, 진보와 보수가 모두 동일한 목소리를 내면서 하나가 되어 결의를 다진다는 점이다. 대북정책을 포함하여 한·미관계와 주한미군, 이라크 파병 등 거의 대부분의 외교안보 이슈에서 진보와 보수는 이른바 남남갈등이라는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다. 똑같은 사안을 놓고도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의 접근법과 해법은 놀라울 정도로 상이했고 양극단을 달리곤 했다. 그런데 독도문제가 터져 나오자 우리나라의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 심지어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 모두 똑같은 분노와 결의를 표출하는 것이다. 일본대사관 앞에 반핵반김 단체 회원과 한총련 및 통일연대 회원들이 같은 목소리로 일본 규탄을 하는 모습은 분명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독도문제에 관한 한 남남갈등이 무색할 정도로 한목소리를 냈지만 여전히 북핵문제에서는 진보와 보수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진보진영은 미국의 대북 무시 정책과 협상의지 결여를 비판하면서 미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북한 요구에 귀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반면 보수진영은 북한의 핵카드가 협상용이 아니라 핵보유 자체를 목적으로 한다는 인식하에 북한의 강경노선이 사태를 악화시키므로 북한의 태도변화가 선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독도 문제에서는 보수 진보의 구분 없이 일본을 비판하는 똑같은 입장을 보이지만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반미와 반북이 강조되면서 서로 다른 인식과 해법을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독도 문제만을 따로 떼어 이야기할 때는 소리 높여 반일을 외치던 보수진영이, 독도와 북핵문제가 섞여서 다뤄지면 일부이긴 하지만 딜레마에 빠져 내심 반일의 정도가 약해지곤 한다. 독도와 북핵 중 어느 것이 더 시급한 것이고 따라서 일본과 북한 중 어느 편이 더 적대적인가를 놓고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얼마 전 필자가 토론자로 참석한 북핵관련 세미나에서는 독도문제보다 북핵문제가 보다 사활적인 안보 이슈라면서 독도 문제를 이유로 북핵을 해결하기 위한 한·일공조가 약화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즉 보수진영의 입장에선 독도로 인해 북한을 압박하는 한·일공조가 흔들리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고민이 존재하는 것이다. 독도문제를 따로 고민하면 일본의 책임을 묻고 비판할 수 있지만 독도와 북핵문제가 같이 고민되면 일부 보수진영은 생각이 복잡해지는 것 같다. 북한에 대한 적개심과 분노가 더 큰 나머지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이 밉긴 하지만 그것이 자칫 북핵전선에서 한·일간 공조를 해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앞서기 때문이다. 특히나 독도문제를 놓고 남북공조의 필요성이 거론되는 상황은 더더욱 보수진영에 용납하기 힘든 것이 된다. 북한 때리기를 위해 한·일공조가 더 필요한 마당에 독도 때문에 남북공조로 일본규탄을 한다면 이는 우리 보수진영에 매우 난처한 지경이 될 것이다. 민족보다 반공이 더 중요했고 반공을 위해서라면 친일파 등용도 용인할 수밖에 없었던 광복 후 역사가 오버랩되면서 씁쓸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김근식 경남대 정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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