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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책을 말한다] 살인사건을 통해 본 조선시대

    [내 책을 말한다] 살인사건을 통해 본 조선시대

    최근 역사학계는 거시적인 정치사, 사상사 중심에서 미시적인 민중생활사로 연구영역과 방법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그 중 범죄를 통한 사회상의 재인식은 이러한 움직임의 한 부분이다.‘미궁에 빠진 조선’은 범죄라는 극한적 요소를 통해 조선시대 민중의 실상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필자는 범죄는 인간의 부정적인 단면을 드러내지만, 한편으로 삶의 실존적 측면을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범죄는 인간 내면의 의식세계뿐 아니라 구성원간의 갈등과 긴장, 그것에 대한 사회통제와 질서유지, 민중의 상호관계를 규명하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나는 이 책에서 범죄를 통해 조선이라는 거대한 구조적 틀 속에 생활하고 있는 민중의 삶을 파악하고자 했다. 즉 역사연구에 있어 구조적 접근의 시각은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그 속에서 백성들이 겪는 갈등으로 보충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거시적 시각을 입증해 줄 미시적 연구가 필요했고 그러한 목적에서 조선시대 범죄를 통한 ‘역사읽기’를 시도했다. ‘미궁에 빠진 조선’은 나 자신이 논문 속에서 다룬 테마나 사건들 중에 당대적 삶을 잘 담고 있는 내용들을 간추려 쓴 결과물이다. 논문이 사실을 입증하고 시대적 특징을 읽어내는 데 목적이 있었다면, 이 책은 그런 해석보다는 그 당시 벌어졌던 사건들을 하나의 내러티브로 보완하고 읽게 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범죄 가운데에도 필자가 주목한 것은 사죄(死罪)에 해당하는 살인범죄이다. 이유는 살인범죄가 주는 사회적 충격은 다른 범죄와 달리 사회적 반향이 컸으며, 그것의 발생 원인을 분석하면 경범죄와는 달리 당대의 사회적 특성이나 모순을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는 총 14건의 살인범죄가 소개됐다.‘조선왕조실록’과 ‘일성록’ 등의 연대기와 범죄자에 관한 사건 처리 내용이나 과정을 기록한 ‘추관지’(秋官志) ‘심리록’(審理錄) ‘흠흠신서’(欽欽新書) 등에 나타난 사실들을 재조합하고 정리했다. 조선의 살인 요인을 짚어보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가부장적 질서 속에 배치되었던 여성들의 고뇌가 범죄의 한 원인으로 표출됐으며, 적자와 첩자, 적실과 첩실간의 대립, 노비와 주인 간의 대립 등 신분간 갈등구조가 살인의 주요 배경이 되고 있었다. 또 남편을 위한 아내의 복수, 아버지를 위한 자식들의 복수 등 복수로 인한 살인이 조선사회에서는 어느 정도 용인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범죄의 내용뿐만 아니라 당시의 시대적 배경, 범죄인의 의도, 범죄방법, 검험관의 검험방법 등 범죄에 관한 역사적 사실과 더불어 조선시대 수사 방법까지도 가능한 한 자세히 다루었다. 조선시대 범죄수사가 얼마나 과학적이고도 정밀하게 진행되는지, 범죄를 일으킨 정황이 실제 역사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 아울러 범죄 뒤에 숨겨져 있는 당시의 사회적 갈등양상이 무엇인지를 짚어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유승희 서울시립대 인문과학연구소 조교수
  • 선비의 육아일기를 읽다 / 김찬웅 지음

    선비의 육아일기를 읽다 / 김찬웅 지음

    “손자가 세 돌 되는/윤 3월27일에/학질이라는 병을 얻었다/먼저 몸이 차가워지고 그 후에 열이 난다(…)/소고기와 생과일이/어린아이에게 병을 잘 일으킨다는데(…)/주고 싶지만 먹으면 비장(脾臟)을 상하게 할 것 같고/주지 않으면 화를 내고 울며 보챈다(…)/손자야, 너도 네 아이를 키워봐야/마땅히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다.” 시대가 달랐다고 손자를 향한 할아버지의 사랑이 달랐을까.‘선비의 육아일기를 읽다’(글항아리 펴냄)는 함의가 다채로운 조선시대 육아해설서이다. ●묵재 이문건의 ‘양아록´을 현대감각으로 재구성 글쓴이는 시나리오, 소설 등을 통해 글맛을 다져온 김찬웅 작가. 하지만 그의 텍스트는 조선 최초의 육아기록으로 알려진 ‘양아록(養兒錄)’이다.‘양아록’의 지은이는 묵재 이문건(1494∼1567).1519년 기묘사화에 연루돼 유배됐고 을사사화에 휩쓸려 다시 23년의 기나긴 유배로 생을 마친 비운의 조선 학자였다.‘묵재일기’를 통해 방대한 시대적 사료를 남긴 주인공이기도 한 그의 육아일기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자식들과 부인을 모두 잃고 그 자신 세상을 뜨기까지 무려 17년 동안 유일한 핏줄인 손자를 키우며 남긴 기록이 ‘양아록’이다. 대부분 한시로 쓰여진 원문을 책은 현대감각으로 재구성했다. 조선시대 사대부 집안의 양육방법, 자녀훈육에 대한 당대의 시각을 두루 엿볼 수 있는 독특한 읽을거리가 됐다. 이문건의 유일한 손자 숙길이 ‘양아록’의 주인공. 아이가 커가는 과정을 초년기, 유년기, 소년기, 청년기로 구분지어 서술한다. 풍열, 간질, 두창, 홍역, 이질, 학질 등 온갖 병치레를 달고 사는 손자를 보며 할아버지는 애가 끓는다. 달리 손 쓸 방도가 없어 굿을 했던 시대 정황이 생생히 재현된다. 천연두를 앓은 지 13일 전후, 환부에 딱지가 생기며 병이 끝날 즈음 마마신을 공손이 돌려보내는 ‘마마배송굿’을 약 대신 ‘처방’해야 했다. ●“손자 아플 땐 두렵고 겁 나…” 애틋한 사랑 모두 45편의 글 가운데 질병과 관련된 것이 16편이나 된다. 몇 편의 일기에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점쟁이를 만났던 일, 옥황상제에게 축문을 올린 일 등이 상세히 실렸다. 안타까운 마음이 행간에 절절하다.“두렵고 겁이 나서 침이나 약을 쓸 수 없었는데 얼굴이 여위고 누렇게 뜬 모습이 가엾기만 하다. 그 후로 답답함과 근심을 견딜 수 없어 한가로울 때면 한숨이 새어나온다.” 조선시대 어린아이의 돌잔치 풍경을 옮겨놓은 대목 등은 특히 흥미롭다. 돌상에서 붓과 먹, 투환, 활, 쌀, 도장을 집어올릴 때마다 어른들이 아이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축원했는지 넘겨다볼 수 있다. 커가는 손자에게 ‘소학’‘대학’을 직접 가르치고 숙제를 내주며 때론 매를 드는 모습, 책을 읽지 않는다며 그네를 끊어버리겠다고 으름장 놓는 장면 등도 평범한 선비집안의 훈육과정을 가감 없이 대변해 준다. 조선의 출산, 육아문화 전반을 훑어볼 수 있는 시대의 거울로서 자잘한 정보들이 풍성한 읽을거리이다.1만 5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중화유신의 빛 양계초/ 쉬강 지음

    “본래 있었던 것은 담금질해 새롭게 하고 본래 없었던 것은 보충해 새롭게 하리라.” 19세기 중국 근현대기의 개혁사상가이자 문학가, 정치가, 언론인이었던 량치차오(梁啓超·1873∼1929)가 설파한 이 말은 실용과 개혁의 바람이 그 어느때보다 거세게 부는 요즘,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그의 파란곡절의 삶과 사상의 궤적을 집중 조명한 인물평전 ‘중화 유신의 빛 양계초’(쉬강 지음, 이주노 등 옮김, 이끌리오 펴냄)가 나왔다. 량치차오의 삶과 사상을 ‘개혁’이라는 관점에서 흥미진진하게 펼쳐보이는 이 책은 200년 전 그가 겪은 성공과 실패, 희망과 절망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준다. 량치차오는 개혁 사상가답게 양무운동과 변법운동, 의화단운동, 신해혁명,5·4운동 등 중국 근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 한복판에서 중국 사회의 변혁을 위해 온 몸을 던졌다.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출신으로 전통적인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 그는 스승 캉유웨이(康有爲)와 함께 새로운 중국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유교적 이론을 재해석, 중국 사회 제도를 개조하는 기본 사상으로 삼았다.1898년 캉유웨이와 함께 주도한 변법운동이 수구파의 반발로 103일만에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는 끝까지 새로운 중국으로 변하자는 ‘과도(過渡)’와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자는 ‘다변(多變)’의 정신을 견지했다. 중국의 시인 겸 소설가인 저자 쉬강(徐剛)은 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역사인물 평전이지만, 맛깔스러운 문체로 량치차오라는 ‘사상적 거인’의 일생을 한편의 장쾌한 장편 서사소설처럼 읽히게 만든다. 방대한 자료 속에서 뽑아낸 량치차오의 어록은 이 시대 경세(經世)의 가르침으로 삼을 만하다.“오직 옛 것만 지킬 뿐 변함을 알지 못하는 자는 질책하고, 옛것을 익힐 뿐 개선하지 못하는 자는 멀리하는 것, 이것이 바로 오늘날 마음을 굳게 하고 뜻을 과감히 하며 나라를 바로 세우는 길이다.” 2만 98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친부모 찾는 한국계 벨기에인 기타리스트 드니 성호

    친부모 찾는 한국계 벨기에인 기타리스트 드니 성호

    어머니는, 음악을 닮았을 거예요. 취재, 글 박혜란 기자 ┃ 사진 한영희 무대에 설 때마다 그는 기대와 두려움으로 몸을 떨었다. 오늘 연주하는 이 곡이 삶을 뒤흔들 운명의 서곡이 되는 건 아닐까. 지금 객석 어디에서 친부모님이 내 연주를 숨죽여 듣고 있는 건 아닐까. 연주가 끝나고 그분들이 다가와 “우리가 네 엄마, 아빠란다” 하고 말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클래식 기타리스트 드니 성호(34세, 신성호)는 유럽에서 재능을 인정받고 있는 연주자이다. 2004년 유럽 콘서트홀 연맹이 ‘라이징 스타’로 지목하여, 뉴욕 카네기홀,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우, 빈 무지크페라인,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같은 세계 유명 콘서트홀에서 연주회를 가졌다. 그런 그가 한국으로 날아와 크고 작은 무대를 가리지 않고 기타를 연주하는 것은 자신을 낳아준 부모를 찾게 될지 모른다는 희망 때문이다. 1975년 1월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생후 사흘 만에 고아원에 보내졌다. 그리고 돌이 되기 전 ‘좋아하는 것은 우유이며, 그 밖에 신체적 특성은 없다’는 문서 한 장을 발급받고 벨기에로 입양되었다. 다시 한국 땅을 밟게 된 것은 2006년 한민족문화공동체대회의 초청을 받고서였다. 갓난아기는 그 사이 서른 넘은 청년이 되어 있었다. 벨기에 국적을 가지고 프랑스어를 모국어로 썼다. 하지만 서울 거리에서 마주치는 청년들보다 더 한국적인 생김새를 지니고 있었다. 젓가락질을 잘했고, 김치와 곱창을 즐겨 먹었다. “열여덟 살까지 살았던 곳은 수도 브뤼셀에서 두 시간 정도 떨어진, 벨기에 남부의 아름다운 시골 마을이었습니다. 동양인이 거의 없는 그곳에서 ‘보름달’이다 ‘밥공기’다 놀리는 소리를 들으며 내가 그들과, 부모님과도 다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춘기 때는 친부모에게서 버림 받은 것에 대한 분노로 어설픈 반항아가 되기도 했고, 4년 넘게 정신과 상담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원망과 미움도 다 버렸습니다. 나는 행복하다고, 어머니를 이해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혼란과 방황 속에서 그의 삶을 이끌어준 등대는 기타였다. 양부모님은 클래식 음악에 흥미를 보이는 어린 아들에게 피아노를 사주고 싶었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아 대신 기타를 사주었다. 여덟 살 때 처음 기타를 잡은 그는 자기 손으로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기타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제2의 목소리였고,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나만의 세계였다. 그곳에서는 자신이 벨기에인인지, 한국인인지, 중국인인지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사랑 없이는 살아도 기타 없이는 못 살아요.” 기타가 그의 정체성이었다. 어떻게 하면 기타를 잘 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끝없이 연습하고, 자신의 길을 찾으라”고 답한 적이 있다. 그것은 연주자로서 자기 자신에게 하는 다짐이기도 하다. “공허함과 상실감이 늘 따라다니기에, 입양인들은 행복해지기 위해서 남들보다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놀랍도록 큰 행복이 찾아오리라 믿지 않아요. 그보다는 평범하고 평온한 삶의 순간순간이 소중하다는 생각입니다.” 은 ‘테크닉은 뛰어난데 영혼이 부족하다’고 평하는 유럽 음악계에서 그는 남보다 더 많이 노력해야 했다. 수련을 하듯이 꾸준히 연습하고, 자신의 내면과 끊임없이 싸울 것. “그것은 내가 누구인지 묻고, 나를 알아가고, 나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자신과 자기 음악의 뿌리를 찾고 싶은 것은 그 때문인지 모른다. “양부모님은 음악과는 거리가 먼 분들이지요. 친부모님에게서 음악적 재능을 물려받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그의 양아버지는 체육 교사였고, 양어머니는 화원을 운영했다. 소박하고 따뜻한 분들이었고, 언제나 그의 뜻을 존중하는 든든한 후원자였다. 그는 기타 케이스 안에 양부모의 사진을 지니고 다녔고, 한국에 머무는 동안 자주 안부 전화를 했다. 자신의 내면을 파고들던 날선 감성은 이제 조금씩 세상을 향해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연초에는 충남 서산의 한 시골 보육원에서 연주를 하기도 했다. “호기심 어린 눈망울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날 아이들이 본 것이 희망이었길 바랍니다.” 마치 동생들에게 처음으로 큰형 노릇을 한 사람처럼 그는 뿌듯해했다. 현을 튕기는 그의 오른손 손톱은 길고 날카로운 삼각형이다. 현을 눌러야 하는 왼손 손톱은 바짝 깎아 동그랗다. 그렇게 서로 다르게 생긴 양손으로 그는 영혼을 울리는 연주를 할 수 있다. 같은 것과 다른 것, 얻은 것과 잃은 것, 슬픔과 기쁨을 모두 껴안고 그는 묵묵히 현을 고르고 있다. 드니 성호는 열네 살 때 벨기에 청소년 음악경연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 파리 알프레드 코르토 음악학교와 벨기에 왕립음악원에서 수학했다. 클래식기타 이중주단으로 유명한 세르지오 오다이르 아사드 형제의 수제자이기도 한 그는 탱고와 같은 남미음악을 주로 연주한다. 세 장의 앨범을 내고 유럽 각지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벌이고 있다.
  • [프로농구] 표명일 “상민이 형 잡는다”

    [프로농구] 표명일 “상민이 형 잡는다”

    07∼08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난 동부와 삼성의 야전사령관(포인트가드)은 ‘그림자’와 ‘몸통’ 관계다. 동부의 표명일(왼쪽 사진·33)은 2007년 1월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KCC에서 이상민(오른쪽·36·삼성)의 백업가드로 꼬박 4시즌을 보냈다. 이상민이 지칠 때마다 코트에 투입돼 상대 가드의 진을 빼는 것이 표명일의 주된 역할. 특히 코트 위에서 이상민의 사소한 습관이나 버릇까지도 연구했기 때문에 장단점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리그 최강 가드진이 버틴 삼성에 비해 동부의 가드진이 열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전창진 동부 감독이 “실질적으로 우리가 삼성에 밀린 적은 없다.(삼성이) KCC전에서 보여줬던 그 정도 수준은 우리도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갖는 까닭이다. 실제로 시즌 중 매치업에서 표명일은 이상민을 상대로 주눅들지 않았다.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이상민은 평균 6득점에 4.5어시스트 1스틸을, 표명일은 8.4점에 5.8어시스트 1.8스틸을 올렸다.4강 플레이오프(PO)에선 이상민이 15.7점 3.7어시스트로 전성기에 버금가는 득점력을 뽐낸 반면, 표명일은 7.5점 5어시스트로 포인트가드의 본분에 충실했다. 또다른 매치업 상대인 삼성 강혁(32)과 동부 강대협(31)의 대결도 흥미롭다. 강혁은 프로 데뷔이후 7시즌째 줄곧 삼성의 핵심전력으로 활약한 ‘스타플레이어’인 반면, 강대협은 7시즌 동안 무려 6개팀의 유니폼을 입은 전형적인 ‘저니맨’. 지난시즌 동부에 온 뒤 비로소 주전으로 도약했다. 강혁은 중거리슛도 빼어나지만 골밑 돌파나 외국인 선수와의 2대2플레이에 관한한 국내 최고로 꼽힌다. 반면 강대협의 공격옵션은 외곽슛에 한정돼 있고 수비도 약하다. 안준호 삼성 감독이 “가드진의 풍부한 경험과 능력으로 동부의 높이를 상쇄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강혁에 대한 무한 신뢰에서 비롯된 것. 프로생활 대부분을 눈물 젖은 빵을 씹으며 보낸 쪽과 줄곧 엘리트코스 만을 거친 쪽 가운데 누가 웃을지 농구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권영수 LG 디스플레이 사장의 5가지 예측

    권영수 LG 디스플레이 사장의 5가지 예측

    (1) TV 대형화 끝은 178㎝ 권영수 LG디스플레이(옛 LG필립스LCD) 사장이 흥미로운 예측 5가지를 내놓았다. 권 사장은 이상완 삼성전자 LCD 총괄사장과 더불어 LCD업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세계 시장점유율 1,2위도 두 회사가 다툰다.15일 업계에 따르면 권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업계 동향과 소비자 관심사에 대해 기탄없는 전망을 내놓았다. TV가 계속 커지면서 가전업체와 소비자들에게 생겨난 의문이 있다. 과연 어디까지 커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권 사장은 “대형화의 한계점은 70인치”라고 진단했다. 가옥구조 등 여러가지 요인을 감안해 볼 때 만족 효용성의 끝은 70인치(178㎝)라는 설명이다. 권 사장은 “한계선 언저리인 60인치대도 수요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 10세대 투자 급할 것 없다 대형TV의 인기가 50인치대에서 멈출 것이라는 점에서 권 사장은 “10세대 투자를 서두를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52인치 TV가 의외로 고전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국내 한 기업은 52인치 생산라인의 일부를 모니터로 돌리고 소니는 32인치를 일부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LG디스플레이는 내년 1∼2월쯤 8세대 라인을 완공한다. 권 사장은 “일본 샤프가 왜 그렇게 10세대 투자를 서두르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누구의 예측이 맞느냐에 따라 몇 년 뒤 희비가 갈리게 된다. (3) PDP TV 생명력, 미국시장에 달렸다 디지털 TV를 사려는 소비자들의 최대 고민은 ‘PDP냐 LCD냐’이다. 대세는 LCD이다. 그렇다면 PDP의 생명력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권 사장은 “미국시장에 달렸다.”고 단언한다. 그는 “고화질(HD) 시장에서는 그나마 PDP가 경쟁력이 있지만 풀HD에선 전혀 없다.”면서 “미국의 HD시장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PDP TV의 수명이 결정될 것”으로 예측했다. (4) 내년 공급과잉 심각하지 않다 지난해 말부터 2009년 LCD 패널 공급과잉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업계에서 끊임없이 새어 나왔다. 권 사장도 올초 비슷한 우려를 내놨다. 하지만 그는 “후진국에서 소형 브라운관 TV의 LCD TV 교체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30만원짜리 초저가 노트북 출시로 노트북 패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노트북 패널 사이즈도 16대 10에서 16대 9로 급격히 옮겨가면서 교체 수요가 증가세”라고 전했다. 이는 당초 예상못했던 수요”라는 권 사장은 “이들 수요 덕분에 내년 공급과잉은 그렇게 걱정할 수준이 안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5) 소니 초저가정책 오래 안간다 일본 소니는 세계 최대 TV시장인 북미에서 LCD TV 가격을 400달러(약 40만원) 가까이 파격 인하했다. 권 사장은 “덕분에 미국시장이 예상과 달리 위축되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소니 입장에서 보면 시장을 지킬 정도로만 가격을 내려야 하는데 너무 많이 내리는 바람에 오히려 (소니의)시장점유율이 올라갔다.”고 전했다. 이는 수익성 악화를 수반하는 만큼 오래 못갈 것이라는 진단이다. 소니가 조만간 가격정책을 다시 바꿀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소니는 최근 TV사업 부문장을 다카시 후쿠다에서 히로시 요시오카로 교체했다. 일각에서는 가격정책 오판에 따른 경질 인사로 해석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열린세상] 사교육 굴레에서 벗어나려면/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 교수

    [열린세상] 사교육 굴레에서 벗어나려면/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 교수

    두번의 선거가 막을 내렸다. 축제의 뒷마당을 정리하고 노정된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나가야 할 시점이다. 여러 현안 중에서 교육 문제는 IMF 환란이후 우리가 처한 최대 난제이며, 사교육은 그 핵심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경쟁력을 높이고, 비생산적인 공부에 찌들어 호기심을 잃어버린 아이들을 구하고, 황폐한 가족의 삶을 회복하는 길이다. 사교육의 역사는 길며 생명력이 강하다. 해법이 쉬워 보이지 않는다. 단순히 공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사교육을 억제하는 방안이라고 하지만, 무엇이 공교육을 강화하는 것인지 잘 모른다. 사교육과 공교육이 경쟁하지만, 사교육은 근본적으로 공교육에 기생하고 있으며 문제 풀기나 암기 위주의 일차원적 학습이 주종을 이루기는 매한가지다. 사교육이라는 생명체가 활개치고 다니는 조건은 여기저기 널려 있다. 지필고사 형식의 시험이 존재하고, 배움이 무엇을 탐구하고 알고 깨우치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문제를 풀고 한 점이라도 더 높은 점수를 따려는 경쟁이며, 시험이 삶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전국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은 물론 평가하는 방식이 동일한 조건에서 사교육은 창궐할 수밖에 없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그 조건을 없애는 것이다. 첫째,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와 같은 형식으로 이전에 배운 내용을 단기간에 외우고 그대로 토해내는 평가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수시로 일상의 학습내용을 다양하고 촘촘하게 평가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한 학기 성적은 그러한 과정이 축적되어 나타난 결과물이어야 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 교사들에게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교육 문제의 해법은 ‘교실’과 ‘교사’에게서 찾아야 한다. 특히 ‘교사’가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교사에게 가르칠 내용을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고유한 방식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자율권이 인정되어야 한다. 교육청이나 학교의 자율뿐 아니라 개별교사의 자율이 중요하다. 개별교사가 평가하는 내용과 방식이 다양하고, 이를 사교육이 복제할 수 없고, 대학이 그 평가 결과를 선발 기준으로 사용해야만 사교육에 대한 유혹을 줄일 수 있다. 전국적으로 획일화된 교육 내용과 평가체제 하에서 사교육 기관이 이를 복제하고 새롭게 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은 수백, 수천가지가 넘는다. 셋째, 대학은 학생을 선발할 때 점수로 표시된 성적만이 아니라 그 학생이 가지고 있는 삶의 배경·흥미·열정, 좌절과 극복의 경험, 꿈·잠재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어느 한 시기에 얼마나 많은 고기를 낚았는가 하는 양뿐만 아니라, 고기를 낚고 싶은 열정도 고려해야 한다. 점수와 더불어 학생의 능력을 평가하는 다른 완충장치는 매우 중요하다. 주관적이고 뜬구름 잡는 얘기라고 하겠지만 지필고사 역시 한 개인의 능력을 평가하는 데 주관적이기는 매한가지다.‘비슷한’ 능력을 가진 학생이 집중적인 사교육을 통해서 더 나은 점수를 올릴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 어디 몇십점뿐이겠는가? 그것을 그대로 인정하고 그 점수가 선발의 중요한 기준이 되면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생들도 대학원 진학을 위해 학원 문턱을 기웃거린다고 하지 않는가? 지난달 중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진단평가 결과는 사교육이 얼마나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사교육을 받지 않은 영역에서 지역 간 격차는 크지 않았다. 유독 사교육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영어와 수학에서만 엄청난 차이를 보여주었다. 아이들의 잠재된 능력 차이가 아니라 부모의 부와 사교육의 결과였다. 사교육 문제는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언젠가 터져버릴 그 무엇이며 , 더 늦기 전에 사교육을 포함, 교육 문제 전반을 풀기 위한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 교수
  • [옴부즈맨 칼럼] 재미있는 신문,재미없는 신문/전범수 한양대 신방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재미있는 신문,재미없는 신문/전범수 한양대 신방과 교수

    미래의 신문은 어떤 모습일까. 디지털 사회로 진입할수록 기대와 우려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이 신문이다. 종이 신문만으로는 포털이나 IPTV 등의 뉴미디어와 경쟁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지만, 뉴미디어와 결합하면서 새롭게 성장과 생존 능력을 갖출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적지 않다. 그러나 독자적인 뉴스미디어로서 신문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른 미디어와 구별되는 콘텐츠의 독자성이 필요하다. 그동안 신문이 우리 사회에서 존재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속보성, 의제 설정, 사회비판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문의 속보성은 이미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자리를 내주었다. 신문이 주도하는 의제 설정 기능도 약화되고 있으며, 사회 비판 기사도 예전과는 달리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렇다면, 신문이 살아가야 할 방법은 무엇일까. 우리는 신문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재미에서 신문의 미래를 찾아야 할 것이다. 신문은 경쟁 미디어와는 다른 재미와 즐거움, 기대감을 제공해야 한다. 대부분의 일간지들이 재미라는 특성을 신문 지면에 반영하고 있지만, 재미있는 신문과 그렇지 않은 신문의 접근 방식은 매우 다르다. 재미있는 신문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구독자들의 입맛만 맞추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신문의 재미는 즉각적으로 표출되는 감정적 반응보다는 기사와 정보를 곱씹어 보는 인지적 반응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서울신문은 신문 읽는 재미를 위해서 무엇을 시도하고 있을까. 서울신문은 펀이라는 섹션을 통해 만화와 바둑, 오늘의 운세, 깔깔깔 등과 같은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신문이 재미를 펀(Fun) 개념만으로 이해하는 것은 충분해 보이지 않는다. 독자가 원하는 것은 시각적 즐거움이 아니라 심리적 즐거움인 만큼, 펀 개념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TV 프로그램 소개 섹션도 단순히 지상파 방송이나 케이블 텔레비전 편성을 나열하는 방식에서 TV 및 다른 뉴미디어 콘텐츠와 정보에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획을 강화했으면 한다. 국내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 관련 기사들도 과학 저널리즘의 영역에서 좀 더 재미있는 기획과 구성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서울신문 1면을 포함해 본문 지면을 통해 이소연씨 ISS 입성에 대한 기사들이 넘쳐났다. 대부분 국제우주정거장 소개와 유영 방식, 도킹 과정 스케치,18가지 우주실험 등에 대한 소개가 대부분이었다. 이미 방송이나 인터넷 포털에서는 이와 같은 기사 및 사진, 동영상 등이 많은 분량으로 소개되었다. 재미있는 신문이 되기 위해서는 우주 개발 역사와 정치적, 경제적 맥락의 설명, 어린이와 노인들의 시각에서 살펴본 우주에 대한 향수와 기대 등을 흥미롭게 재구성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미래 신문의 생존은 얼마나 재미있는 신문을 만들 수 있는가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보 과잉으로 독자들의 선택권이 무제한 늘어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품격있고 재미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미디어만이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문사는 독자에 대한 심층 연구를 기반으로 재미있는 콘텐츠를 구성할 수 있는 기획력을 늘려야 할 것이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서도 살펴본 것과 같이 국민들의 정치적 의식은 보수화되고 있는지 모르지만, 사회문화적 의식은 전통적 방식과 다른 방향으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재미있는 신문이란 감각적이거나 말초적 흥미를 자극하는 연예, 오락 기사로 채워진 신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보다 다양한 시각이 반영된 뉴스 콘텐츠, 신선한 기획 및 국내외 밀착 현장 보도, 스크랩 가치가 있을 정도의 유용한 정보 제공, 변화하는 독자들의 문화 욕구 충족 등과 같이 독자들의 인지적 재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신문이 바로 재미있는 신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범수 한양대 신방과 교수
  • 오바마=BMW Z4, 힐러리=볼보, 매케인=포드 픽업트럭

    미국의 대통령선거 후보들을 ‘브랜드 이미지’와 견준 설문조사 결과가 눈길을 끌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홍보회사 체르노프 뉴먼과 마켓서치는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브랜드의 인지도·유명세·호감도·매출·후보와의 관련성을 고려해 이들을 떠올리는 브랜드를 물었다.유권자들은 민주당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 대해 역동적이어서 흥미로운 인물로 평가, 젊은이들에게 인기인 BMW Z4 컨버터블을 그의 이미지 상품으로 꼽았다.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다는 얘기도 된다.유권자들은 또 오바마를 메이저리그 팀 가운데 정작 성적은 신통찮으면서도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시카고 커브스에 빗댔다. 오바마의 맞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지적 능력과 경험을 겸비했지만 냉정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이유로 튼튼한 이미지를 떠올리는 ‘볼보’에 가까우며, 야구 팀으로 치면 힘을 바탕으로 한 두꺼운 선수층을 뽐내는 뉴욕 양키스라고 유권자들은 봤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신뢰할 만하고 경험이 충분해 준비된 후보이긴 하지만 따뜻한 느낌보다는 ‘터프가이’ 이미지에 걸맞다는 점 덕분에 포드의 오랜 픽업트럭과, 질긴 제품으로 유명한 랭글러 청바지에 비유됐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경성, 1930’ 춤꾼 산홍의 사랑과 예술혼

    ‘경성, 1930’ 춤꾼 산홍의 사랑과 예술혼

    서울시무용단이 세종문화회관 30주년을 기념해 준비해온 무용극 ‘경성,1930’을 24,25일 오후 8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경성,1930’은 1930년대 경성에서 울고 웃었던 권번(券番) 예기들의 사랑과 예술혼을 제법 묵직하게 옮겨놓은 작품. 권번들의 이야기들을 담은 진옥섭의 ‘노름마치’(2007)에서 모티프를 따 유희성 서울시뮤지컬단장이 연출·각색했고 임이조 서울시무용단장이 예술감독 겸 안무를 총괄했다. 암울했던 일제치하 소외되고 무시당하면서도 우리 춤의 정신과 원형을 지키려 애썼던 예술인들의 의지와 삶을 무대에 옮겼다. 차별과 냉대를 딛고 예술적 자존심을 지키며 평생을 험하게 살다간 예기 산홍이란 여인의 아리랑을 큰 얼개로, 당대인들의 사랑과 예술혼을 풀어나간다.‘황토단’에 소속된 독립투사 형철과 춤꾼 산홍의 만남과 이별 이야기에 묵직한 메시지를 얽어 놓는 짜임새가 독특하다. 열암 송정희의 서체로 쓴 공연 타이틀에서 일제치하 혼란기에서도 강인한 생명력을 잃지 않았던 우리 전통예술인들의 정신을 담아내기 위한 고심이 읽힌다. 무엇보다 원작의 극적인 긴장감과 흥미를 증폭시키기 위해 배치한 볼거리들과 전통춤 전문가인 임이조 단장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당시 예기들의 춤이 포인트. 화려한 몸짓들이 주제를 조금 비켜날 수도 있지만 죽은 넋을 기리며 추는 진혼무며 질곡의 역사와 사랑을 예술혼으로 승화시킨 출연진의 합무가 진지한 분위기로 이끈다. 그중에서도 산홍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떠나보내며 추는 진혼무가 하이라이트. 죽음의 기로에서 온몸을 던져 풀어내는 진혼무에 당시 예술인들의 혼을 애절하게 담았다. 당시의 음악을 그대로 쓰면서도 권번 무대 장면에선 전통악기, 힘 있는 남성군무에선 타악기를 살리는 음악적 배려, 그리고 무대미술가 박성민과 조명연출가 민경수가 되살려 놓은 1930년대 종로거리도 눈길을 끈다. 역경 속에서도 예술혼을 지켜나가는 비련의 타이틀롤 산홍 역은 2002년 입단한 나선주, 권번에서 내쳐진 뒤 신식 사교클럽을 운영하는 신여성 금향은 입단 동기인 김승애, 산홍과 금향의 사랑을 받는 열혈청년 형철은 2004년 입단한 신동엽이 각각 맡아 호흡을 맞춘다. 김승덕(극단 쟁이마을 대표), 남상일(국립창극단원), 박애리(국립창극단원), 원완철(국립국악원 민속악단원), 윤서경(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객원출연한다.(02)399-1143.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서울의 봄, 실내악이 꽃핀다

    서울의 봄, 실내악이 꽃핀다

    세 번째를 맞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는 그동안에도 그랬듯 이번에도 떠들썩한 분위기로 몰아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게 무얼까.’하고 뚜껑을 열어 보면 ‘이런 게 다 있었어?’ 할 만큼 알차게 채워져 있다. 서울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하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새달 2일부터 13일까지 열린다.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이 음악감독을 맡아 자신의 음악 세계처럼 따뜻하면서도 신뢰감 높은 축제를 만들어 간다. ‘삶의 이야기’(Life Story)를 주제로 연주회마다 ‘젊음’이나 ‘황혼’,‘사랑과 열정’,‘사랑의 죽음’,‘환희’,‘우정’ 등을 주제로 30명에 이르는 솔로이스트들이 각자 자신의 연주 스타일에 걸맞은 작품을 골라 출연한다. ●초특급 연주자 줄줄이 나서는 화려한 ‘라인업’ 바이올린은 강동석을 비롯하여 배익환과 박재홍, 김현아가 나선다. 특히 환갑의 나이에도 여전히 정열적으로 활동하는 이스라엘 바이올리니스트 핀커스 주커만이 부인인 첼리스트 아만다 포시스와 내한한다.12일 타티아나 곤차로바의 피아노 반주로 리사이틀을 갖고,13일에는 폐막 연주회에도 참여한다. 피아노는 이제 원로급으로 대접받는 한동일을 필두로 이대욱, 김영호, 김대진, 첼리스트 요요마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캐서린 스토트, 지휘자로도 활동하는 슈종이 가세한다. 비올라는 김상진과 라이너 모그, 첼로 역시 조영창과 양성원, 박상민 등으로 화려하다. 체코 전통의 사운드를 완벽하게 재현한다는 프라자크 콰르테트도 스메타나와 드보르자크, 슈베르트로 이어지는 현악사중주의 진수를 들려줄 예정이다. 개막공연에서 올해 축제의 ‘위촉 작곡가’인 강은수의 ‘젊은 그들’이 연주되는 것도 뜻깊은 일이다. ●실내악 축제에 대한 고정관념 깨는 흥미로운 프로그램 진지하게만 흐르지 않고 ‘봄(스프링) 축제’답게 즐거운 음악회를 곳곳에 배치한 것도 올해 페스티벌의 특징. 바이올리니스트 주형기와 알렉세이 이구데스만은 클래식 코믹 퍼포먼스 ‘악몽같은 음악’을 5∼6일 펼친다. 두 사람은 음악 쇼 ‘듀얼’을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과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 선보여 인기를 얻었다.‘악몽 같은 음악’은 최근 오스트리아 빈의 유명한 무지크 페라인에서 초연했다. 프랑스의 클라리넷 앙상블 ‘레봉백’은 7일과 9일 ‘80분간의 세계일주’를 떠난다.5명의 멤버들이 새로운 음악 세계를 개척하기로 결심하고, 인도, 아프리카로 떠난 뒤 남미를 거쳐 로마, 이스탄불, 뉴욕, 런던에 이르는 음악 여정을 보여준다. 헨델에서 니노 로타, 조지 거슈인, 비틀스까지 다양한 재료를 바탕으로 각국의 리듬을 혼합하여 흥겨운 음악을 만들어 낸다. ●명동성당, 덕수궁, 서울광장…서울 전체가 공연장으로 올해 축제는 개막 공연이 벌어지는 세종체임버홀이 물론 중심 극장 역할을 한다. 하지만 세종문화회관을 벗어난 연주회도 9차례에 이른다. 어린이날인 5일 오후 6시엔 덕수궁에서 ‘고궁에서 만나는 클래식’을 펼친다. 슈종이 지휘하는 SSF 오케스트라가 귀에 익은 협주곡을 들려준다.6일 명동성당에서는 ‘신앙’을 주제로 메시앙 탄생 100주년 음악회가 열리고,11일 서울광장에서는 하이서울페스티벌 폐막공연도 펼쳐진다. 무엇보다 마포아트센터와 노원문화예술회관, 구로아트밸리 같은 서울시 자치구의 문화공간들이 페스티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02)712-4879.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프리미어리그] 지성 13일 밤도 ‘V’

    ‘승리 보증수표’ 위력을 연거푸 입증한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13일 밤 12시 강호 아스널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 34라운드 출전을 다시 준비한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이 10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AS로마와의 8강 2차전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폴 스콜스를 빼고 웨인 루니를 후반에 교체 투입한 것도 아스널과의 혈투를 감안해 내린 결정. 정규리그 2연패를 노리는 맨유로선 5경기를 남겨 놓은 11일 현재 24승5무4패(승점 77)로 첼시(승점 74), 아스널(승점 71)에 앞서 있지만 이날 아스널을 꺾고 첼시(26일)마저 낚아채면 나머지 블랙번(20일), 웨스트햄(5월3일), 위건(5월11일)과의 경기는 쉽게 넘기면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아스널을 따돌리면 사실상의 챔피언결정전이 될 26일 첼시와의 원정경기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퍼거슨 감독으로선 또 24일 FC바르셀로나와의 챔스리그 4강 1차전도 고려해 스쿼드를 이원 운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박지성은 2006년 4월 아스널과의 홈경기에서 후반 38분 추가골을 뽑아내 2-0 승리에 일조한 기억을 갖고 있어 중용을 점쳐볼 수 있다. 맨유는 이번 시즌 아스널과의 리그 원정경기에서 2-2로 비겼고, 홈에서의 FA컵 16강전에선 4-0 대승을 거뒀다. 리버풀에 발목이 잡혀 챔스리그 4강 진출에 실패한 아스널로선 정규리그 대역전 우승을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여 흥미로운 대결이 될 전망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13일 TV 하이라이트]

    ●체험, 삶의 현장(KBS1 오전 9시) 개그맨 김종석이 얼굴만 한 왕돈가스 기사식당의 일꾼으로 출동한다. 아나운서 오영실은 버스 안내양이 돼보려 충남 태안으로 떠난다. 시골길 35개 정거장을 주름잡는 ‘차장 아가씨’로 변신해 태안의 명물 태안의 특산물도 소개한다. 충남 논산의 장어양식장 일꾼으로 출동한 탤런트 정호근도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선사한다.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20분) 최근 한 병원 연구진의 연구 결과, 대한민국 7대 암 가운데 가장 쉽게 전이되는 암으로 대장암이 1위에 올랐다. 그만큼 독하고 질긴 생명력을 지닌 병이므로 발병 전의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 대형 대장 터널 모형과 대장내시경으로 1.5m 대장의 구석구석을 여행하고 건강한 장을 만들기 위한 조건을 알아본다. ●싱싱 일요일(KBS2 오전 7시40분) 나른한 봄, 가족들과 함께 갯벌체험 행사가 한창인 남해의 지족갯마을과 두모마을로 떠나본다. 팔씨름 챔피언 4관왕에 빛나는 김덕환씨. 남자 셋을 너끈히 이기는 힘의 원천은 바로 골뱅이. 골뱅이의 끈적끈적한 콘드로이틴 성분이 스태미나를 높여준다. 남성을 위한 바다 식품, 골뱅이의 매력 속으로 빠져보자. ●신비한 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1시20분)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에서 비밀리에 가공되던 핵무기 공장에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이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된 미국은 초긴장 상태가 되었다. 놀랍게도 이 폭탄 테러 당시 쓰였던 폭탄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을 이용해 발명한 발명품이었는데…. 폭탄의 실체는 무엇일까? ●굿모닝 세상은 지금(SBS 오전 7시35분)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가 탄 소유스 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면서, 우주강국을 향한 도전에 가속이 붙게 됐다. 우주시대를 연 대한민국의 열정과 그 미래를 살펴본다. 천문대에 몰린 인파들, 곳곳에서 우주체험전도 잇따르고 있다. 이소연씨의 첫 교신자로 화제가 되고 있는 우주꿈나무들도 만난다. ●SBS스페셜(SBS 오후 11시10분) 재일교포 축구스타 정대세. 조선과 일본 사이에서 정체성을 고민하며 자라야 했던 재일교포 청년들의 희망이 되어준 재일교포축구연합회의 활동과 정대세가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주목받기까지의 삶을 돌아본다. 이로써 2008 재일교포 청년의 새로운 초상을 그려내고, 달라진 재일교포 사회의 정서도 소개한다. ●희망풍경(EBS 오전 6시) 앞을 못 보는 박흥식 할아버지와 지인자 할머니는 손자 동현이와 함께 살고 있다. 불편한 몸으로 농사를 지으며 4남매를 키웠고, 환갑이 넘은 지금도 동현이를 키우며 농사일을 계속하고 있다. 서로 의지하며 다독이는 노부부와 어린 손자의 동거를 통해 자식에서 손자로 이어지는 내리사랑과 장애를 가진 부모의 마음을 그린다. ●세계인 위클리(YTN 오전 10시35분) 정신분열증은 정신병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상태를 뜻한다. 예루살렘의 과학자들이 정신분열증을 간단히 진단할 수 있는 ‘버추얼 리얼리티’라는 가상현실 게임을 개발했다. 빨간 구름이 떠다니는 가상세계를 보여주고 모순점을 발견하지 못하는 환자를 찾아내는 것이다.
  • [4·9 총선 이후] 여성파워 실감나네!

    [4·9 총선 이후] 여성파워 실감나네!

    이번 4·9 총선에서 여성 당선자는 총 41명(13.7%)이다. 여성계가 할당치로 달라고 주장하는 30%에는 아직 한참 모자라지만 지난 17대 39명에 비하면 소폭 상승한 것이다. 특히 여성 정치의 불모지로 꼽히는 지역구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10명, 통합민주당이 4명 등 14명이 당선돼 지난 총선 10명에 비해 4명이 증가한 것은 의미가 있다. 지역구 당선자 면면을 보면 서울 송파갑의 박영아·경기 수원 권선의 정미경 당선자를 제외하고는 전·현직 의원들이다. 여성 지역구 의원 대부분이 재선 이상으로 ‘여성 중진 정치인’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게 됐다. 여성 의원으로서 최다 기록인 ‘4선’ 타이틀은 한나라당 박근혜(대구 달성) 전 대표를 비롯, 통합민주당 이미경(서울 은평갑) 의원과 한나라당 김영선(경기 고양일산서) 의원이 함께 거머쥐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지역구 의원으로만 4선을 기록하게 됐다. 서울 광진을에서 MB연대 전 대표인 한나라당 박명환 후보를 제압하고 국회 재입성에 성공한 민주당 추미애 전 의원, 같은 당 조배숙(전북 익산을) 의원도 어엿한 3선 의원이 됐다. 맹장염 수술에도 선거현장을 누비고 다닌 한나라당 박순자(경기 안산단원을)의원과 나경원(서울 중구) 의원, 민주당 박영선(서울 구로을) 의원 등 5명의 현역 비례대표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당선에 성공, 재선 의원이 됐다. 18대 총선 여성 후보자는 17대 66명의 두배를 넘는 132명이었다. 그만큼 낙선자도 많다는 얘기다. 특히 ‘여성 대 여성’ 대결 구도를 이룬 경우가 많았다. 한나라당 나 의원은 자유선진당 신은경 후보, 같은 당 전여옥 의원은 민주당 김영주 의원,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을 각각 꺾고 국회 재입성에 성공했다. 비례대표 여성 당선자 27명 면면도 흥미롭다. 이미 여성 정치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법조인은 물론 금융 전문가, 목사, 기업인, 군인, 간호사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여성 정치인이 탄생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최연소 당선자(77년생)인 친박연대 양정례씨도 여성이다. 연세대 대학원 법학 석사 출신인 양씨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모임인 ‘새시대 새물결’ 여성청년 간사 출신이다. 박 전 대표 지지자이자 원외 인사라는 점에서 비례대표 1번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세계 언론 500년 역사 한눈에

    세계 언론 500년 역사 한눈에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수도 워싱턴 시내에 500년 언론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최첨단 언론박물관 뉴지엄(Newseum)이 11일(현지시각) 문을 연다. 미국 언론재단인 프리덤포럼이 포토맥강 건너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던 것을 폐쇄한 지 6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드러냈다. 의사당과 백악관 사이 펜실베이니아가에 위치한 뉴지엄은 총면적 2만 3226㎡(지상 6층, 지하 1층)의 초현대식 건물로 프리덤포럼이 4억 5000만달러를 들여 완공했다. 건물 외부 22.5m 크기의 대리석벽에는 언론과 종교의 자유를 규정한 미국 수정헌법 1조가 새겨져 있다.3만 5000개의 신문 1면과 6214점의 전시품 등이 전시돼 있다. 개관에 앞서 8일 언론에 공개된 뉴지엄에는 14개의 크고 작은 전시실과 다양한 규모의 극장 15개가 위치해 있다. 뉴지엄에 들어서면 역사적인 주요 순간들과 긴급뉴스가 나오는 초대형 스크린이 관람객을 맞는다.6층 ‘오늘의 1면’ 전시관에는 미국은 물론 한국 등 세계 80개 신문의 1면이 전시돼 세계가 돌아가는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 밖에 500여개의 신문을 스크린으로 검색해볼 수 있다. 9·11테러 전시관에는 당시 세계무역센터 북쪽 건물 꼭대기에 있던 안테나탑 잔해가 전시돼 참담했던 상황을 증언한다. 베를린 장벽 일부와 감시탑도 그대로 옮겨져 있다. 언론 역사관에는 지난 500년 동안 발생한 주요 사건들을 보도한 당시 신문들이 전시돼 역사의 숨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라디오와 TV에서 인터넷, 블로그 등 최첨단 미디어 매체 등 언론 변천사는 당시 기자들이 취재 현장에서 썼던 물품들과 전시돼 흥미를 더한다. 지난해 4월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 때 재학생이 사건현장을 찍은 휴대전화도 전시돼 있다. 취재현장에서 희생된 세계 언론인들을 기리는 기념벽 앞에 서면 숙연해진다.1837∼2007년 사이 희생된 세계 언론인 1843명의 국적과 이름이 유리판에 새겨져 있다. 찰스 오버비 프리덤포럼 회장은 “워싱턴을 찾는 관광객들이 뉴지엄에 들러 역사적인 순간은 물론 생활속에 녹아있는 뉴스의 존재와 생성과정을 직접 체험하길 바란다.”면서 “뉴지엄은 언론인을 위한 공간이기보다 국민들을 위한 공간이며, 언론의 자유와 알 권리의 소중함을 온가족이 함께 즐기면서 느낄 수 있는 장소”라고 말했다.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은 2층에 있는 인터랙티브 뉴스룸. 백악관과 의사당을 배경으로 방송기자가 돼 볼 수 있다.48대의 모니터에서 직접 찍은 사진으로 신문 1면을 제작해보고,e카드를 만들어 보낼 수도 있다. kmkim@seoul.co.kr
  • “물로켓 아닌 꿈을 쏘아올렸어요”

    “물로켓 아닌 꿈을 쏘아올렸어요”

    “벽을 힘껏 밀어보세요. 그러면 우리 몸이 밀리죠? 로켓도 마찬가지예요. 로켓은 가스를 빠르게 배출해 그 반작용으로 힘을 얻어요.” 한국 첫 우주인이 탄생한 8일. 서울 광진구 광진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4학년 4반 학생들의 ‘특별한 수업’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페트병으로 손수 물로켓을 만들고 직접 발사해 봤다. 담임인 오석교 교사는 우주인 이소연씨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로켓의 원리와 우리나라 로켓의 미래 등을 재미있게 설명했다. 평소 수업시간에 떠들던 학생들의 눈은 반짝반짝 빛났다. 아이들은 우주 여행을 시작한 이소연씨처럼 마치 자기가 우주인이라도 된 양 들뜬 표정이었다. 선생님의 친절한 설명 덕분일까. 벌써부터 많은 아이들이 장래희망을 바꾸는 ‘행복한 변덕’을 부렸다. 원래 개그맨이 꿈이었던 이창은(11)군이 먼저 말을 꺼냈다.“원래 우주에 대해 잘 몰랐는데 소연 누나가 우주에서 실험을 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니 너무 자랑스럽고 부러워요. 개그맨보다는 우주인이 더 멋져 보여요. 이제 컴퓨터에서 우주에 대한 자료도 많이 찾아보고 책도 많이 읽을 거예요.” 패션디자이너가 꿈이었던 김소영(11)양도 마찬가지. 김양은 우주에 가서 맘껏 날아다니는 모습을 상상할 때마다 기분이 들뜬다고 말했다.“소연 언니가 너무 부러워요. 저도 언니처럼 우주에서 맘껏 실험하고 싶어요. 꼭 우주인이 될 거예요. 언니는 30살에 우주인이 됐지만 저는 더 열심히 해서 20살에 우주로 떠날 겁니다.” 오 교사가 로켓 수업을 시작한 것은 무려 15년 전. 평소 흥미가 있었던 우주과학 분야를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칠지 고민하다 ‘물로켓’이라면 아이들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IT 강국인 한국이 우주과학 분야에서는 많이 부진합니다. 이소연씨가 우주로 떠나는 날 아이들이 희망을 갖게 됐으니 이제는 그 가능성을 키울 때죠. 이번 기회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아이들에게 우주과학의 꿈을 키워줬으면 좋겠습니다.” “10,9,8…,2,1, 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마치 실제 로켓이 발사되는 것처럼 아이들이 ‘카운트 다운’을 외쳤다. 페트병에 압축공기와 물을 함께 넣었다가 압축공기가 폭발하면서 페트병이 날아가자 아이들은 박수를 쳤다. 발을 동동 구르는 아이들의 입에서는 ‘멋있다.’는 감탄사가 연신 터져나왔다. 아이들이 쏘아올린 것은 물로켓이 아니라 ‘꿈’이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사설] 이소연씨가 연 우주의 길

    한국의 첫 우주인 이소연씨가 어제 오후 8시16분 39초 역사적인 우주 장도에 올랐다. 이씨는 지구 상공 350㎞에 위치한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8일간 머물며 18가지 과학실험을 수행하고, 우주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사실들을 우리에게 시시각각 전달해 줄 예정이다. 발사 직후 우주선 안에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활짝 웃어 보인 이씨의 모습은 보기에도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웠다. 혹독한 훈련을 너끈히 이겨내고 대한민국의 우주 시대를 연 이씨가 우주에서도 모든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무사귀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번 우주여행은 우주인 양성사업이 우주개발 중장기 기본계획에 포함된 지 8년 만에 이뤄졌다. 짧은 기간에 이룬 성과치고는 크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기뻐하고만 있기에는 풀어야 할 과제가 너무 많고, 갈 길 또한 멀다. 우리는 이제 첫발을 떼었을 뿐이다. 우주산업은 첨단기술을 선도하는 선진국형 미래산업일 뿐 아니라 국가안보를 견실히 하는 데 결정적인 구실을 한다. 선진국에 비해 40∼50년 뒤져 있는 우주 기술력의 한계를 극복하지 않으면 우리는 영영 우주기술 후진국에 머물게 된다. 선진국 진입의 꿈을 이루기 위해선 우리도 우주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확고한 국가적 의지와 장기적인 전략이 필수적이다. 아울러 우주개발에 나설 과학인재들을 배출할 수 있도록 ‘과학 백년대계’를 세워야 할 것이다. 올해엔 최초 우주인 탄생에 이어 9월 고흥 나로우주센터 완공,12월 한국형 소형위성발사체 발사 등이 예정돼 있다. 내년에는 대전에서 국제우주대회도 열린다. 우주사업을 본궤도에 올릴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 우리 국민 모두의 꿈을 안고 우주로 향한 이씨에게 다시 한번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 1500년전 무덤의 비밀은?

    “1500년 전 대가야국 무덤의 비밀을 찾아보세요.” 520년간 대가야국 도읍지였던 경북 고령군은 11∼14일 고령읍 대가야박물관 일원에서 고분(옛 무덤)을 소재로 한 ‘대가야 체험축제’를 연다. 올해로 4회째다. ‘무덤의 전설’이란 주제답게 체험 프로그램과 볼거리가 풍성하다. 하이라이트는 대가야 무덤 속의 전설적 흥미로운 이야기를 멀티미디어로 꾸민 ‘대가야 왕릉 그림자극(劇)’과 발굴 작업이 한창인 지산동 73∼75호분(지름 30m 이상 왕릉급) 공개 행사. 참가자가 대가야 시대 무덤을 직접 만들어 보는 행사도 있다. 직접 흙을 파고 쌓으면서 왕의 무덤과 순장자들의 무덤을 만들어 볼 수 있다. 또 가야시대 모형 고분과 순장묘(殉葬墓·왕족이나 귀족이 죽었을 때 살아 있는 그의 아내나 하인들을 산 채로 묻은 무덤)를 발굴해 무덤에서 나온 무기류와 장신구도 재연해 볼 수 있다. 지산동 고분 체험구역에선 50∼60명이 참가하는 ‘역사 재현극’이 펼쳐진다. 대가야 시대의 대장군이 죽어 고분으로 옮겨지는 광경을 역사적 상상력을 가미해 보여 준다. 고분군 고지탈환을 위한 대규모 전투신도 곁들인다.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다양하다. 축제 기간 대가야 왕릉전시관에선 우리나라 최초로 확인된 순장묘 지산동 44호분을 재현, 당시 무덤 축조방식과 순장자들의 매장 모습을 볼 수 있다. 축제기간에 대가야박물관 앞 거리에는 대가야시대의 ’왕릉 열차’가 운행된다. 고령 농특산품인 딸기·멜론·수박을 가득 실은 열차는 거리퍼레이드를 펼치며 관광객들의 흥을 돋울 예정이다. 현장에서 특산품 등을 직접 맛보는 것은 덤이다. 12∼13일 이틀간 축제장 인근 대가야국악당에서는 ‘전국 우륵 가야금 경연대회’가 열린다. 인근 우륵박물관을 찾으면 각종 전시물을 통해 가야금을 만든 우륵과 가야금에 대한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축제장을 잠시 벗어나면 10㎞의 벚꽃길과 350년 전통의 개실마을을 체험할 수 있다. 이 밖에 딸기 수확 등 30여개의 다양한 체험행사가 마련됐다. 이태근 고령군수는 “이번 축제는 대가야국 고령의 고금(古今)을 모두 보여 주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대가야인의 혼이 깃든 땅 밑까지 자세히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054)950-6424·6111.고령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청와대 경호원들의 사랑과 야망

    ‘이번엔 청와대 경호원이다!’ 올 봄, 청와대를 소재로 한 또 한편의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찾아간다.14일부터 방영되는 KBS 월화 미니시리즈 ‘강적들’(극본 강은경·연출 한준서)이다. 지난 2006년 청와대 요리사를 다룬 MBC 주말연속극 ‘진짜진짜 좋아해’와 청와대에서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을 다룬 KBS 미니드라마 ‘특수수사일지:1호관 사건’ 등이 잇따라 방송되면서 청와대는 미니시리즈의 인기 소재로 주목받아왔다. ‘싱글파파는 열애중’ 후속으로 방영될 ‘강적들’은 철저히 통제된 청와대 경호원들의 일상과 사랑을 그린 휴먼 멜로드라마. 채림, 이종혁, 이진욱이 주연을 맡았다. 채림은 이 작품에서 저돌적인 성격에 체력까지 겸비한 여성경호원 차영진 역으로 전례없이 ‘센’ 이미지를 선보인다. ‘오필승 봉순영’‘달자의 봄’에 이어 강은경 작가와 세번째 호흡을 맞추게 된 채림은 “강 작가의 대본은 언제나 솔직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이번에는 어떤 따뜻한 이야기를 펼칠지 나 역시 궁금하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채림과 극중 경호원 동기이자 경호실 주도권을 놓고 경쟁을 펼치는 인물 유관필 역은 이종혁이 맡았다.‘싱글즈’와 ‘라듸오데이즈’ 등 뮤지컬과 영화를 오가며 맹활약하고 있는 그는 이번엔 자기중심적이고 독선적인 캐릭터로 연기변신을 노린다. 드라마 ‘연애시대’‘에어시티’ 등으로 얼굴을 알린 이진욱은 대통령의 외동아들 강수호 역으로 영진을 놓고 관필과 삼각관계를 엮는다. 제작진은 사격·특수경호 훈련을 비롯해 특수 차량경호, 야간행군 등 고강도 액션을 섞어 청와대 신입 경호원들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그려보일 예정이다. 특히 연기력이 탄탄한 조연들을 극중 곳곳에 배치해 드라마의 흥미를 한층 부풀리겠다는 복안이다. 영화 ‘올드보이’와 ‘세븐데이즈’에서 주연 못지 않은 맛깔난 조연을 소화한 배우 오광록을 주목해볼 만하다. 극중 채림의 아버지이자 삼류 사교댄스 강사가 되어 따뜻한 부성애를 엮어낸다. 드라마 ‘제5공화국’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연기하기도 했던 이덕화가 다시 대통령 강민국 역을 맡았다. 영부인 역에는 중견 탤런트 이경진. 연출을 맡은 한준서 PD는 “경호원들의 활약과 애환 등 대통령 경호실의 속살같은 이야기를 가감없이 보여주고 싶다.”면서 “작가와 청와대에 직접 들어가 자료조사도 했으며, 경호실 측에서도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Metro] 인천 모든 초등생 영어회화 수업

    오는 14일부터 인천지역내 모든 초등학교에서 아침시간에 전교생을 대상으로 영어회화를 가르친다. 7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역내 224개 초등학교에서 주 3∼4회 20분씩 담임교사가 학생들에게 생활영어와 영어노래 등을 가르치는 ‘담임선생님과 함께하는 아침영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은 EBS의 영어전문방송인 ‘EBSe’의 초등학생 영어회화 향상 프로그램 가운데 학생들이 흥미를 갖고 배울 수 있는 부분을 압축한 것이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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