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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지금으로부터 약 600년 전 일본 해안마을에 남만(인도네시아) 배 한 척이 표류돼 왔다. 이 배에는 커다란 아시아 코끼리가 한 마리 실려 있었다. 선원들은 당시 사무라이로 대표되는 막부(幕府)의 서슬에서 벗어나기 위해 코끼리를 쇼군에게 바친다. 일본에 최초로 코끼리가 상륙하는 순간이었다. 코끼리는 당시 일본 수도인 교토까지 72㎞나 되는 먼 길을 걸어가 쇼군에게 상납된다. ●日서 팔만대장경 판본과 강제 교환 그러나 쇼군은 난생 처음 보는 코끼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당시 불교 문화권인 일본에서는 코끼리라면 불경에 나오는 것처럼 하얀색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녀석은 불경스럽게도 너무나 까맸다. 쇼군은 코끼리를 궁궐 한구석에서 대충 사육하도록 했다. 그러던 중 막부는 정권 강화를 위해 팔만대장경 판본이 필요해졌다. 조선에 판본을 요구했다. 대신에 아주 귀한 코끼리를 보내주겠다고 했다. 조선은 외교적으로 이 제안을 거부하기가 어려웠다. 코끼리는 다시 배에 실려 조선 땅으로 왔다. 공교롭게 일본과 조선에서 최초 코끼리가 동일해졌다. 태종 1411년 2월 조선에 들어온 코끼리는 역시 일본과 비슷한 이유로 대접받지 못했다. 그래도 외교 선물인 만큼 궁궐 안에서 말을 키우는 사복시에게 맡아 기르도록 했다. 코끼리는 이름도 얻지 못한 채 대충 말처럼 사육됐다. 운명의 장난인지, 그로부터 1년 후 지금의 국토부 장관쯤 되는 공조전서 이우(李瑀)가 심심하던 차에 코끼리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줬던 모양이다. 화가 난 코끼리는 이우를 밟아 죽이고 말았다. 대형 참사였다. 왕과 중신들은 고민을 거듭했다. 살인범이 된 코끼리를 처형할 것인가 살려둘 것인가. 결국 코끼리는 전라도 순천의 장도라는 작은 섬에 귀양 보내졌다. ●‘살인 코끼리’ 전락… 전라도 등 전전 무인도 같은 이곳에 코끼리가 좋아하는 먹이는 거의 없었다. 궁궐에서 삶은 콩이나 과일로 호의호식하던 코끼리는 급기야 먹기를 거부했고 점점 말라갔다. 이 소식을 접한 태종은 매우 슬피 여겨 다시 코끼리를 전라도 땅 육지로 불러들여 절대 죽이지 말고 잘 키우라고 지시했다. 졸지에 애물단지를 떠안게 된 전라도 관찰사는 새로 왕위에 오른 세종에게 장계를 올렸다. “선왕의 뜻을 받잡아 잘 키워 보려 했으나 하루에 100㎏이 넘는 귀한 식량을 축내는 데다 매우 위험하기까지 한 이 코끼리를 전라도 혼자서만 감당하기는 너무 힘드니 따뜻한 삼도(경상·전라·충청) 지방에서 서로 돌려가며 키우게 하소서.” 정권 초기에 민심을 다독이려던 세종은 그것도 맞는 말인 것 같아 코끼리를 충청도로 올려 보내도록 했다. 그러나 코끼리는 공주에서 또다시 사람을 해하고 말았다. 충청도 관찰사는 왕에게 ‘살인 코끼리’를 섬에 유배해 방목시키기를 간청했다. 한반도 첫 코끼리의 10년간의 짧고도 기구한 기록은 여기에서 끝나고 만다. 아마도 이 불행한 코끼리는 얼마 못 가 외로운 고도(孤島)에서 단식으로 생을 마감했으리라 추측된다. 그 후 아주 오랜 세월이 흘러 500년 뒤인 1912년 한반도에 비로소 두 번째 코끼리가 들어온다. 이 코끼리를 맞은 곳은 일제가 우리나라를 찬탈한 뒤 궁궐(창경궁)에서 동물원으로 격하시킨 창경원이었다. 글 사진 최종욱(광주 우치동물원 수의사) lovnat@hanmail.net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이름 석자 부끄럽지 않게 최선”

    “이름 석자 부끄럽지 않게 최선”

    “국민(초등)학교에서 얼굴로도, 언변으로도 주목받지 못했다. 그럴싸한 별명도 없었다. ‘보리밥’으로 불렸다. 누구나 그랬듯 날마다 꽁보리밥 도시락을 쌌다는 게 이유다.” 31일 문충실(61) 동작구청장은 수필집 ‘현장에서 숨쉬는 나의 열정‘을 펴낸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안국신(64) 중앙대 총장은 “별명 ‘문성실’에 걸맞게 역경과 부딪칠 때마다 감사하는 마음, 도전하는 정신으로 이겨냈다.”고 추천사를 썼다. 문 구청장은 고향인 전북 옥구군에 대해 “한반도를 호랑이 형상으로 표현한다면 옥구는 기름진 뱃살 부분”이라며 친구들과 뛰놀던 반세기 전 시절로 되돌아갔다. 그러나 “군산과 김제, 부안을 아우르는 새만금 방조제 사업이 전부 마무리되면 모든 것들이 추억으로만 남게 될지도 모른다. 한반도 지형을 바꾸는 대역사(大役事)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아쉽기만 하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군산 문창초등학교 졸업 뒤 중학교에 1년 늦게 진학한 뼈아픈 사연도 곁들였다. 면사무소 직원으로 박봉에 시달리던 부친, 자신을 잉태했을 때 얼음판에 넘어져 뇌를 크게 다친 어머니 대신 병환 중인 할머니를 보살펴야 했다. 그는 “배움의 길을 잠시나마 접어야 했던 맏손자 앞에 ‘얼른 죽어야지’라던 할머니의 말을 듣고 ‘저 선반 위에 쥐약 있거든’이라며 화를 냈는데 참 모질었다.”고 회고했다. 2006년 여동생과 미국에서 지내던 어머니가 별세했을 때 임종하지 못한 죄스러움도 잊지 않았다.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자기 이름과 유사한 문자를 가진 직업과 행동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름 효과’(Name-Letter Effect)를 소개하며 최선을 다한 세월이었다고 덧붙였다. 미국 예일대 연구진이 야구선수와 경영학 석사(MBA) 과정, 로스쿨 학생 등 2만여명을 조사한 결과다. 문 구청장은 “이름 석자를 부끄럽게 하지 말자는 생각을 지상명령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8대 독자, 4남 2녀의 장남으로 군산고 졸업반 때 학비도 버거우니 교육대에 가라는 권유를 받았지만 어머니에게 힘을 얻어 “군인으로 평생 국가를 지키자.”며 육군사관학교를 선택했단다. 조모께서 일곱살까지 업어 키우다 보니 ‘O자형’ 다리였다. 이 때문에 한겨울 교정에 있는 연못 화랑천(현 범무천)에 잠수하는 단체기합을 받았다. 하체를 찌르는 고통 탓인지 동기생 중 유독 딸 부자가 많고 같은 중대엔 아들을 낳은 동기가 아예 없다는 우스개도 흥미롭다. 가슴 저미는 제1장 ‘하늘을 여는 꿈’은 이렇게 끝난다. 제2장 ‘시련을 이기는 힘’과 제3장 ‘희망, 꿈, 그리고 비상’에는 육사를 떠나 공직에 발들여놓은 경험을 녹였다. 문 구청장은 동대문구 부구청장과 서울시 현장시정추진단장 등을 거쳐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당선장을 받았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영화리뷰] ‘콜렉터’ -비위 좋아도 견디기 힘든 50분

    아내가 악덕 사채업자에게 빌린 빚 때문에 아킨은 사랑하는 딸까지 잃을 위기에 처한다. 남은 것은 몇 시간뿐. 자정까지 돈을 갚아야 하는 아킨은 빈집털이를 계획한다. 최근 이사 온 보석판매업자 마이클의 집 수리를 맡았기 때문에 비밀금고 위치를 알고 있기 때문. 마침 가족여행으로 집까지 비었다. 저택에 잠입한 아킨은 비밀금고까지 순조롭게 접근한다. 그때 현관문을 여는 소리와 함께 발걸음이 들린다. 순간 아킨은 저택 안에 또 다른 침입자가 있음을 느낀다. 지난 26일 개봉한 ‘콜렉터’는 복면 살인마와 폐쇄공간에 갇혀 죽어가는 사람들의 얘기다. 복면을 뒤집어 쓴 살인마는 집 안 곳곳에 부비트랩을 설치해 놓고 한 명씩 도륙한다. 공포영화 ‘쏘우’ 4~6편과 최근작인 ‘쏘우:3D’(2010)의 각본을 쓴 마커스 던스탠의 감독 데뷔작이란 점에서 흥미를 갖는 공포영화 팬도 있을 법 하다. 실제로 던스탠은 전반부에는 공포영화의 뻔한 설정(복면살인마 vs 무기력한 희생자)을 요리조리 비틀면서 요령 있게 심박동을 끌어올린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남은 50분(상영시간 90분) 내내 눈과 귀가 불편하다. 공포영화라고 해도 감수하기에는 수위가 남다르다. 고전적인 살인마들이 단칼에 희생자들을 죽이는 것과 달리 ‘콜렉터’의 살인마는 쇠실과 갈고리, 펜치, 못, 덫, 칼 등 온갖 공구를 가지고 고문하며 죽인다. 웬만큼 비위가 좋지 않다면 버텨내기가 쉽지 않다. ‘쏘우’ 시리즈에서는 관객과 두뇌 게임을 시도했던 것과 달리, ‘콜렉터’에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죽인다. ‘왜’(살인을 하게 됐나?)에 대한 질문 따윈 관심 밖이다. 영화 선전문구인 ‘놈은 반드시 한 명만 수집한다!’에 대한 답은 속편에서 보여줄 요량인지 2편을 예고하는 뻔한 결말을 선택한다. ‘어떻게’도 빈약하다. 살인마가 불사조란 건 넘어가자. 하지만 상식적으로 며칠쯤 공들였을 법한 온갖 부비트랩을 외부인인 살인마가 눈 깜짝할 사이에 설치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콜렉터’는 2009년 여름 북미에서 771만 달러(전 세계 944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던스탠 감독이 올초 속편 제작에 착수한 것을 보면 크게 손해는 보지 않았던 모양이다. 18세 관람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동시에 3가지 악기 연주”…타이완 미소녀 인기폭발

    “동시에 3가지 악기 연주”…타이완 미소녀 인기폭발

    최근 타이완에서 한국 아이돌 그룹 만큼이나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여배우가 있다. 미소녀 스타일로 혼자서 3개의 악기를 동시에 연주하는 여배우 샤라 린(25)이 그 주인공. 그녀의 연주 동영상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려져 4주 만에 무려 47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샤라 린이 동시에 연주하는 악기는 피아노와 바이올린 그리고 중국 전통악기 고쟁. 미소녀의 모습으로 세련된 연주를 펼치자 네티즌의 열광이 이어지는 것. 샤라 린은 3살에 처음 피아노를 시작해 점차 다른 악기에도 흥미를 가져 수많은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샤라 린은 해외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피아노와 고쟁을 동시에 연주하는 것”이라며 “몇번이고 연습에 연습을 반복했다.”고 밝혔다. 또 “지금보다 더 창조적인 연주에 도전하고 싶다.” 며 “팬들이 하모니카도 연주하면 어떻게냐고 제안해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영화프리뷰]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영화프리뷰]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마블코믹스의 인기만화를 원작으로 둔 ‘엑스맨’은 21세기 들어 가장 성공적인 시리즈로 꼽힌다. 영화 통계사이트 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엑스맨’ 트릴로지(3부작)가 벌어들인 극장 흥행수익은 11억 6339만 달러에 이른다. 외전(外傳)인 ‘엑스맨 탄생: 울버린’(2009)까지 보태면 15억 3645만 달러(약 1조 6731만원)이다. 제작사 20세기폭스가 프리퀄(시간상으로 앞서 이야기를 다룬 속편)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6월 2일 개봉)를 만든 까닭이다. ‘유주얼 서스펙트’의 브라이언 싱어가 창조한 엑스맨 1·2편은 평범한 오락영화에 물린 비평가와 영화팬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우월한 유전자를 지녔지만 차별받고 따돌림 당하는 돌연변이의 고뇌, 선악의 틀에 담을 수 없는 매그니토와 프로페서X의 관계를 흥미롭게 그렸기 때문이다. 팀 버튼의 ‘배트맨’과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처럼 고뇌하는 슈퍼히어로의 연장선에 있는 셈이다. 문제는 3편 이후다. 브렛 레트너의 ‘엑스맨: 최후의 전쟁’(2006)과 개빈 후드의 ‘엑스맨 탄생: 울버린’은 그냥 오락영화였다. 그럭저럭 흥행은 했지만 한껏 높아진 팬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엔 역부족. 20세기폭스사와 엑스맨에게 필요한 건 배트맨 시리즈를 되살린 크리스토퍼 놀란(‘배트맨 비긴즈’, ‘다크나이트’) 같은 능력있는 구원투수였다. 20세기폭스는 제법 머리를 썼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의 제작자로 브라이언 싱어를 불러들이는 한편, ‘킥애스: 영웅의 탄생’에서 재기발랄함을 뽐낸 매튜 본을 감독으로 기용한 것. 영화는 에릭 랜셔(마이클 파스빈더)와 찰스 자비에(제임스 맥어보이)가 각각 매그니토와 프로페서X란 이름을 얻기 전인 1962년을 배경으로 한다. 나치 장교 출신의 돌연변이 세바스찬 쇼(케빈 베이컨)는 미국과 소련을 오가며 쿠바 미사일 위기를 촉발시킨다. 어머니를 죽인 원수를 쫓던 랜셔와 유전자학 권위자로 미 중앙정보국(CIA) 자문을 해주던 자비에는 어린 돌연변이 초능력자들을 규합해 쇼를 막기 위한 전쟁을 벌인다. 영화는 프리퀄의 본분을 다한다. 절친이었던 매그니토와 프로페서X가 갈라선 이유와 셰리브로(프로페서X의 텔레파시를 증폭시키는 장치)와 엑스제트(엑스맨의 스텔스비행기), 매그니토 헬멧의 유래, 프로페서X가 휠체어를 타게 된 까닭이 밝혀진다. 새로 수혈된 젊은 피의 연기도 돋보인다. 특히 ‘제인에어’(2011)로 이름을 알린 파스빈더는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을 갖고 돌연변이들을 규합하는 매그니토의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완성했다. ‘윈터스본’(2010)으로 올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제니퍼 로렌스는 또래들은 원치 않았을 미스틱 역을 맡아 열연했다. 하지만 영화는 철저하게 ‘엑스맨’ 팬을 위한 애프터서비스란 점을 감안해야 한다. 1~3편을 보지 않은 관객에게 132분은 긴 시간이다. 엑스맨 시리즈의 매력인 참신한 돌연변이도 더는 눈에 띄지 않는다. 순간이동을 하는 아자젤이나 곤충 같은 날개가 달린 엔젤, 붉은색 플라스마 에너지파를 쏘는 하보크, 텔레파시 능력을 지닌 엠마는 1~3편에서 봤던 초능력의 재탕 혹은 유사품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가을이나 겨울에 어울린다고? 계절 잊은 발라드의 귀환

    가을이나 겨울에 어울린다고? 계절 잊은 발라드의 귀환

    초여름 가요계에 때 아닌 ‘발라드 대첩’이 시작됐다. 발라드는 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나 겨울에 어울리는 장르로 알려졌지만, 무더위를 앞둔 초여름에 발라드 가수들의 신보가 이어지고 있는 것. 가요 관계자들은 최근 각종 TV 프로그램을 통해 가수들의 가창력이 부각되고 아이돌 열풍이 주춤하면서 실력파 가수들의 복귀가 잇따르고 있는 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한다. ●백지영·알렉스·이현우·정순용… ‘발라드의 여왕’ 백지영은 2년 6개월 만에 8집 앨범을 내고 방시혁이 작곡한 애절한 느낌의 ‘보통’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군 제대 후 7집 앨범 작업에 몰두해 온 성시경도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묻어나는 발라드곡 ‘처음’으로 가요계에 컴백했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로맨틱 가이’라는 별명을 얻은 알렉스는 새달 2일 3년 만에 새 앨범 ‘저스트 라이크 미’를 들고 가요계에 복귀한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의 웅장한 발라드 ‘미쳐보려 해도’가 타이틀곡이다. ‘아이처럼’을 같이 불러 히트시켰던 김동률이 작사·작곡한 ‘같은 꿈’도 수록돼 있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이현우는 4년간의 침묵을 깨고 미니음반 ‘틸 돈’(Till Dawn)을 내놨고, 실력파 발라드 가수 이기찬은 다음달 정규 11집 앨범으로 돌아온다. ‘토마스 쿡’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밴드 마이앤트메리의 정순용은 10년 만에 2집 앨범 ‘저니’를 발표했다. 김동률이 프로듀서로 참여해 화제를 모은 이 앨범에는 어쿠스틱 사운드가 편안한 느낌을 주는 타이틀곡 ‘아무 것도 아닌 나’를 비롯해 총 8곡이 수록됐다. ●‘듣는 음악’ 풍년, 왜? 이처럼 ‘듣는 음악’이 풍년을 이루는 것은 최근 ‘나는 가수다’와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가수들의 가창력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몇 년간 가요계를 장악하던 아이돌 열풍이 잠시 주춤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임승채 워너뮤직 홍보팀장은 “최근 ‘나는 가수다’ 등의 영향으로 조용하고 차분하게 노래 자체를 즐기려는 대중이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아이돌 댄스 음악 위주로 돌아가던 가요계의 분위기가 바뀌면서 그동안 앨범 발매를 미뤘던 발라드 가수들의 컴백이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가요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가요 시장이 워낙 빠르게 돌아가다 보니 계절적인 요인보다 상황 논리가 더 강하게 지배하고 있다.”면서 “최근 남자 아이돌 그룹의 활약이 예전에 미치지 못하고, 컴백을 앞둔 인기 걸그룹이 음원 발매일을 늦추는 등 ‘듣는 음악’ 열풍이 가요계를 강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연계도 들썩 ‘듣는 음악’ 열풍은 공연계로도 옮겨붙는 양상이다. 새 앨범을 낸 가수들의 신보 발매 기념 콘서트가 줄을 잇고 있고, 실력파 라이브형 가수들의 공연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특히 ‘나는 가수다’ 출연 가수들의 공연이 6월에 집중적으로 펼쳐진다. 전국을 돌며 공연 중인 가수 이승철은 데뷔 이후 처음 시도하는 언플러그드 공연으로 라이브의 진수를 선보이고 있다.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도 새달 10~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50인조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대형 콘서트 위주로 공연을 펼쳐온 가수 이승환은 소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감성 발라드의 선두 주자 김연우도 공연계로 돌아온다. ‘나는 가수다’를 통해 기존의 마니아층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인 그는 새달 24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에 돌입한다.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재조명받고 있는 가수 임재범도 새달 25~26일 ‘임재범 콘서트-다시 깨어난 거인’이라는 제목으로 콘서트를 연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가수들의 가창력은 공연장에서 가장 잘 느낄 수 있고, 가요계 발전을 위해서도 공연 문화의 대중화가 절실하다.”면서 “최근 가수와 음악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인 흥미가 아니라 수준 높은 공연으로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나홀로 게임? 온 가족이 함께 즐긴다!

    가족의 달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기기와 타이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게임사들 역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 흥미를 더하고 있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360용 ‘키넥트’는 지난해 11월 출시된 이후 4개월 만에 100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빨리 팔린 가전제품’으로 등재됐다.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도 자신의 몸을 움직이면 기기가 동작을 인식하는 새로운 개념의 게임기로, 아이들의 입맛을 맞추는 동시에 온 가족이 여러 동작을 통해 운동도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게임기다. 게임 타이틀도 스포츠와 댄스, 동물 기르기, 놀이동산, 수학, 기억력 테스트 등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돼 있다. 최근에는 국내에 다이어트용 게임인 ‘키넥트 스포츠:칼로리 태우기’가 출시되기도 했다. 사람들이 흔히 찾는 간식들이 게임 참가자의 칼로리 라이벌로 등장해 손쉽게 자신의 운동 목표를 파악할 수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어린이날을 맞아 ‘키넥트 가족게임대회’를 열어 가족게임의 달인을 뽑기도 했다. 닌텐도는 다음 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릴 세계 최대 게임전시회인 ‘E3’에서 가족게임기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위’의 후속 모델을 공개한다. 2006년 처음 출시된 위는 버튼을 눌러 게임을 진행하는 기존 게임기와 달리 동작 감지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움직임에 맞춰 게임 캐릭터를 조종할 수 있도록 해 큰 인기를 얻었다. ‘슈퍼마리오’, ‘젤다의 전설’ 등 다양한 타이틀이 인기를 얻어 지금까지 1억대 넘게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시장에서도 가격이 인하된 만큼 조만간 국내에서도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별도의 게임기가 없어도 PC만 있으면 자녀와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스포츠 분야의 경우 엔트리브 소프트의 ‘프로야구 매니저’(야구), ‘팡야’(골프)를 비롯해 NHN의 ‘야구9단’(야구), JCE의 ‘프리스타일 풋볼’(축구)과 ‘프리스타일’(농구), 네오위즈의 ‘피파온라인2’(축구) 등이 인기가 높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나는 왜 SNS와 열애하고 이별했나

    나는 왜 SNS와 열애하고 이별했나

    김효정(35)씨는 영화사 ‘꿈꾸는 오아시스’의 대표다. 영화 ‘행복한 장의사’의 스태프로 이쪽에 발을 들인 뒤 ‘무사’, ‘결혼은 미친 짓이다’, ‘역도산’, ‘싱글즈’ 등 다양한 작품에서 프로듀서로 일했다. 언뜻 가냘파 보이지만 실은 사하라, 고비, 아타카마 등 세계 5대 사막을 누비며 총 1287㎞를 횡단한 최초의 아시아 여성이다. 영화하는 철녀라는 독특한 배경을 가진 그녀는 한때 SNS예찬론자였다. 하지만 현재 김 대표는 ‘트위터’와 ‘미투데이’를 끊은 상태다. 그녀의 스마트폰에 SNS를 위한 프로그램은 하나도 깔려 있지 않다. 국내 1000만 이용자를 넘어섰다는 ‘카카오톡’조차도. SNS를 처음 소개받아 열애하고 결별하기까지의 스토리를 들어 봤다. 저는 새로운 기술에 빨리 적응하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과거 ‘싸이월드’도 친구들이 모두 다 하니까 마지못해 시작했었죠. 그래도 시작하고 난 이후에는 열심히 했어요. 여행을 즐겨서 사진도 많았고, 소식을 주고받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지난해 초 트위터를 만났습니다. 제 얘기를 담은 책 ‘나는 오늘도 사막을 꿈꾼다’를 출간하던 무렵으로 기억합니다. 지인들이 블로그나 카페, 싸이월드에서 트위터라는 새로운 세계로 옮겨가고 있었고, 저 역시 그 대열에 본격적으로 동참하기 시작했습니다. 트위터는 놀라웠습니다. 배울 필요조차 없이 간단했고, 사람들을 팔로잉하거나 팔로어를 받아들이는 것도 순식간에 이루어졌습니다. 팔로어의 일상을 지켜보는 일, 내가 추천한 영화와 식당에 돌아오는 반응도 흥미로웠습니다. 얼마 후엔 미투데이를 만났습니다. 전파 속도가 빠르고 공식적인 의견을 올리는 데 적합한 트위터와 비교해 미투데이는 제 취향에 맞는 감성적인 글들에 어울린다는 것도 파악하게 되었죠. ‘푹 빠져 있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습니다. 2세대(G) 휴대전화의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글을 올렸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트위터를 사용하는 방법도 배웠으니까요. 영화계 친구들에게도 적극적으로 SNS 사용을 권했습니다. 저와 SNS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였습니다. 12월 아프리카로 ‘여성할례’ 관련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러 갔습니다. 방콕을 거쳐 나이로비에 도착하는 고단한 여정에서조차 저는 쉬지 않고 SNS에 글을 올리려 애썼습니다. 하지만 3개월간 인터넷 사정이 열악한 아프리카에서 현지 부족들과 생활하는 동안 저는 SNS와 차츰 멀어져 갔습니다. 가끔 현지 인터넷카페에서 접속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올 3월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한참을 쉰 덕에 저는 그렇게 푹 빠져 있던 SNS를 밖에서 바라보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당시엔 일본 지진과 원전이 큰 화제를 모았는데 시간이 더 지나자 서태지·이지아 소송사건이 SNS를 점령하더군요. 섣불리 뛰어들기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NS 안에 있을 때는 어떤 사건이 터지면 거기에 대해 뭔가 주체적으로 얘기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되지요. 또 뭔가를 알게 되면 빨리 전파하는 것이 유능한 SNS 사용자의 의무라 여겼습니다. 그러나 밖에서 지켜보는 동안 그게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얼마 전 송지선 아나운서 자살 사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시시각각 올라오는 글들 대부분이 송 아나운서에게 날카로운 비수가 될 내용들이었습니다. 말보다 강한 ‘글의 힘’이 무차별적으로 퍼져 가는 모습을 SNS 사용자들이 밖에서 잠깐만 지켜본다면 제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SNS와 예전의 관계로 다시 돌아갈 생각이 없습니다. 아. 제가 영원히 SNS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지금 같은 모습이 아니었으면 합니다. 전 아직도 SNS를 통해 사람들과 무언가를 주고받던 ‘즐거움’을 기억합니다. 다시 SNS를 시작할 때는 이 즐거움만 남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100명이 얘기하는 초경에 얽힌 해프닝

    여성들이 매월 주기적으로 겪는 월경. 좋든 싫든 어쩔 수 없이 치러야만 하는 이 생리현상은 ‘여성으로 거듭나는 아름다운 불결함’이다. 특히 어린 나이에 불쑥 맞게 되는 첫 생리, 초경은 두려움과 부끄러움의 충격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은 초경을 혼자만의 기억으로 감춘 채 입밖에 내기를 꺼려한다. 여전히 축복보다는 감추어야 할 일로 인식되는 월경. 적지 않은 나라와 문화권에선 이 월경을 저주와 차별의 대상으로 몰아가기도 한다. 인도 남부 지역에선 월경 기간 여성들은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고 이슬람 교도들은 생리 전후 특별한 의식과 기도를 행한다. 과테말라에서는 찬 음식과 계란을 피하고 3일간 목욕을 금하게 하기도 한다. 미국와 유럽에선 1940년대까지도 생리를 하는 여성은 화분에 물을 주지 못했다고 한다. 식물이 말라죽는다는 이유에서였다. ‘마이 리틀 레드북’(레이첼 카우더 네일버프 엮음, 박수연 옮김, 부키 펴냄)은 초경에 얽힌 다양한 경험과 인상들을 엮은 ‘월경 모놀로그’다. 예일대 학생인 엮은이가 자신의 초경 해프닝을 토대로 주변의 경험담을 탐문해 묶은 100명의 초경 이야기. 미국을 비롯해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여성들의 초경에 얽힌 해프닝과 사건들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1916년생의 최고령 기고자부터 2007년 초경을 치른 최연소 기고자까지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과연 초경은 여성들만 겪는 여성들만의 불편하고 은밀한 진실로 남겨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프린세스 다이어리’의 멕 캐봇, 영화 ‘사랑이 지나간 자리’의 원작자 재클린 미처드, ‘호밀밭 파수꾼을 떠나며’의 조이스 메이너드 같은 유명 작가들의 떳떳한 고백도 흥미와 진지함을 더한다. 부모님과의 관계, 문화적 정체성, 형제 자매와의 갈등, 난처했던 경험, 성장통…. 초경에 얽힌 갖가지 보편적인 체험들을 통해 엮은이가 전하는 메시지는 역시 차별과 무지의 타파다. 엮은이가 서문에서 밝힌 책의 의도이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은 그래서 엄마와 딸,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읽어도 손색이 없을 성교육서로서의 가치도 지닌다. 1만 20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서울광장] 재·보선 참패 박근혜에 좋은 걸까/곽태헌 논설위원

    [서울광장] 재·보선 참패 박근혜에 좋은 걸까/곽태헌 논설위원

    한나라당이 4·27 재·보선에서 참패한 지 1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한나라당에서는 당명 변경을 포함한 각종 쇄신안이 쏟아졌다. 이명박 대통령과 친이계에 대한 비난 및 공격의 강도도 높아졌다. 지난 6일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는 한나라당의 현주소를 알 수 있는 상징적인 사례다. 비주류로 분류됐던 황우여 의원이 친이계를 탈퇴한 정두언 의원을 비롯한 소장파의 지지를 받으며 친이계인 안경률 의원을 결선투표에서 압도적으로 제치고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물론 친박계는 황 의원을 지지했다. 재·보선 패배 후 급조된 ‘새로운 한나라’에는 친이계에서 이탈한 소장파, 중립성향 의원, 일부 친박계 의원 등 40여명이 포함돼 있다. 요즘 신주류로 불리는 이들이 쇄신책을 내놓고 있지만, 구성원들의 면면과 과거 행태를 보면 그럴 자격은 별로 없어 보인다. 지난해 7월 14일 전당대회를 통해 임기 2년의 대표로 당선됐던 친이계인 안상수 전 대표는 재·보선 패배로 10개월 만에 중도하차했다. 황 원내대표는 19일 박 전 대표와 비밀회동을 한 뒤 수첩에 메모한 것을 기자들에게 브리핑했다. 선출직 원내대표가 전 대표를 ‘알현’한 뒤 대변인처럼 ‘지침’을 설명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런 말이 나오는 게 박 전 대표에게 좋을 것은 없다. 7·4 전당대회 방식도 황 원내대표가 밝힌 박 전 대표의 뜻대로 될 전망이다.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을 상대로 한 조사결과 ▲당권·대권 분리를 규정한 현행 당헌 지지 ▲대표와 최고위원을 통합 선출하는 현행 유지 ▲경선 선거인단 확대가 다수 의견이었다. 이미 한나라당은 ‘박근혜당(黨)’이 됐다는 말도 나온다. 이런 말이 나오는 것도 박 전 대표에게 별로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재·보선 이후 한나라당의 세력 변화는 박 전 대표에게는 긍정적지만, 재·보선을 통해 두명의 대권 후보가 살아난 것은 부정적일 수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의 텃밭이나 다름없는 경기 성남 분당을(乙)에서 당선되면서 야권의 유력한 후보에 한걸음 다가섰다. 실제 야권의 단일후보가 될 수 있는지는 별개로 하더라도 야권의 경선이 보다 흥미로워진 것은 사실이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김두관 경남지사 외에 문재인 전 비서실장도 유력 후보군에 가세했다. 2002년 민주당의 대선 경선에서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노무현 후보가 1위를 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듯이, 내년의 야권 후보단일화 경선도 ‘슈퍼스타 K’처럼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난해 국무총리로 내정됐으나 낙마한 ‘젊은’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을에서 살아났다. 김 전 지사가 한나라당 대선 구도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 물론 박 전 대표는 여론조사로만 보면 2007년 12월 대선 이후 부동의 1위다. 하지만 선거는 1년 6개월이나 남았다. 그동안 변수는 무수히 많을 것이다. ‘리서치 앤 리서치’가 최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휴대전화를 통한 월례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선에서 야당후보를 찍겠다는 비율(46.2%)이 여당후보를 찍겠다는 비율(30.5%)을 압도했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데다, 한나라당은 지리멸렬(支離滅裂)하고 있으니 어느 유권자가 한나라당 후보를 선뜻 찍겠다고 응답할 수 있을까. 박 전 대표는 현재의 지지율에 안주(安住)할 때가 아니다. 42.195㎞를 달리는 마라톤에 비유하자면 현재는 30㎞ 지점에 불과하다. 2위그룹이 막판 스퍼트를 할 시간은 충분하다. 재·보선 이후 여권의 분위기로 보면, 싫든 좋든 박 전 대표가 나서야 할 때가 됐다. 더 이상 막후의 최고실력자여서는 안 된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대세론은 있었지만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대권을 잡는 데 실패했다. 정몽준 의원, 고건 전 국무총리도 한때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렸지만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거나, 예선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중도하차했다. 박 전 대표는 여론조사 결과와 민심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tiger@seoul.co.kr
  • 질서와 무질서 속 그 어디쯤에서 또 다른 ‘나’를 찾다

    질서와 무질서 속 그 어디쯤에서 또 다른 ‘나’를 찾다

    지난해 초 우리 문학계는 한 가지 우울한 소식을 접해야 했다. 2006년 장편 역사소설 ‘제4의 제국’ 이후 소식이 뜸했던 소설가 최인호(66)가 암투병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평소 왕성한 필력으로 독자들과 꾸준히 만나 온 그였기에 4년여의 침묵으로 그동안 갖가지 소문이 무성하던 중 날아든 소식이었다. 1975년부터 34년 6개월 동안 이어져 온 소설 ‘가족’의 연재를 중단한다는 갑작스러운 그의 선언 또한 팬들에게 많은 걱정을 안겨줬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훌훌 털어버리듯 소설가 최인호는 이제 새롭고 다른 모습으로 독자들과 마주했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여백 펴냄)는 영원한 청년작가 최인호가 5년 만에 내놓은 신작 장편소설이란 점에서 우선 반갑게 눈길을 끈다. 특히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지난 30여년 동안 몰두했던 역사와 종교소설 성향을 과감히 버리고 현대소설로의 회귀를 선언했다. 백제와 가야, 조선을 넘나들던 작가의 상상력이 다시 현대로 돌아온 것. 작가의 의미심장한 사고의 변화도 엿볼 수 있다. 머리말에서 그는 “이 작품은 암이 내게 선물한 단거리 주법의 처녀작이다. 하느님께서 남은 인생을 더 허락해 주신다면 나는 1987년 가톨릭에 귀의한 이후 ‘제2기 문학’에서 ‘제3기의 문학’으로, 이 작품을 시작으로 다시 출발하려 한다.”면서 “남에게 읽히기 위한 문학이 아닌 오직 나만을 위한, 나중에는 단 하나의 독자인 나마저도 사라져 버리는 본지풍광(本地風光)과 본래면목(本來面目)의 창세기를 향해서 당당하고 씩씩하게 나아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일까.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에서는 그동안 접해 보지 못했던 시공간, 즉 질서와 무질서가 뒤섞인 스스로의 혼돈의 공간을 창조해 냈다. 처제의 결혼식이 있던 그날, 주인공 K는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지난밤 술자리에서 끊겨 버린 기억과 자신의 행적을 추적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K는 계속해서 역할을 바꾸며 등장하는 같은 얼굴의 사람들과 부딪치고, 시공간적으로 전혀 개연성을 찾을 수 없는 간밤 자신의 행적을 확인하면서 자신이 발을 딛고 선 현실에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깨닫는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 K는 조작과 속임수의 실체가 자기 자신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게 된다. 이런 의혹을 풀기 위해 ‘나’를 만나러 떠난다는 것이 소설의 줄거리다. 작가는 자신이 믿고 있던 모든 실재에 배신을 당한 주인공 K가 또 다른 실재를 찾아 방황하는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의 과정을 통해 현대인이 맺고 있는 ‘관계 고리’의 부조리를 흥미진진하게 파헤치고 있다. 1만 2800원.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닮은 꼴’ 이치로-푸홀스의 부진 왜?

    ‘닮은 꼴’ 이치로-푸홀스의 부진 왜?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와 알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는 공통점이 많은 선수들이다. 같은 해(200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리그 신인왕, 그리고 지난해까지 10년연속 3할 타율을 이어갔고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 1, 2위를 다툴 정도로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우뚝선 이력까지 닮았다. 이치로는 이 기간동안 3할타율은 물론 10년연속 200안타를 기록, 올 시즌 역시 이 기록을 11년으로 연장할게 틀림 없을 것으로 기대했다. 푸홀스는 감히 범접할수 없는 커리어를 10년동안 쌓으며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된지 오래다. 루키시즌부터 10년연속 3할 타율과 더불어 30홈런-100타점 기록을 이어왔다. 10년연속 ‘3할-30홈런-100타점’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푸홀스가 최초다. 하지만 시즌 일정의 1/3 정도가 가까워진 올 시즌 현재, 이치로와 푸홀스는 전혀 다른 타자가 됐다. 이치로의 타율은 .281 그리고 푸홀스는 .261에 불과하다. 타율만 놓고 본다면 평범한 타자다. 이치로가 좌타자라는 점, 그리고 기동력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남은 시즌에서 반등의 기회는 충분하겠지만 멀티히트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상은 불안 요소다. 푸홀스는 더욱 심각하다. 타율은 그렇다 치더라도 예전과 달리 홈런수도 급감했다. 현재 8개의 홈런으로 겨우 체면치례를 하고 있을 뿐 과거 타석에서 보여줬던 그 막강했던 포스는 찾아볼 수가 없다. 덕분에 푸홀스의 장타율은 겨우 .407에 머물고 있다. 3-4-6(타/출/장)의 보증수표였던 푸홀스의 통산 성적을 감안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올 시즌 푸홀스가 부진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빠른 공(포심 패스트볼)에 대한 대처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타자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변화구 계통의 구종보다는 빠른공에 대한 대처능력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푸홀스의 부진은 납득하기가 힘들다. 어떻게 단 1년 만에 전혀 다른 타자가 됐는지 이해할수 없는 부분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물론 푸홀스는 과거에도 시즌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았던 시즌이 많긴 했다. 하지만 올해처럼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2007년에 푸홀스는 4월달 성적이 2할대 초반에 허덕이며 팬들을 초조하게 만들었지만 결국 .327의 타율과 32개의 홈런을 쳐내며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올해는 벌써 리그일정의 30%가 소화됐다. 푸홀스는 7호 홈런 이후 무려 108일만에 8호 홈런(24일, 샌디에이고전)을 쏘아 올렸다. 이것은 본인 커리어 사상 가장 텀이 길었던 홈런이다. 푸홀스의 부진은 공을 자신의 배팅공간까지 끌어들이지 않고 쫓아가면서 스윙을 하는 평소와는 다른 타격 때문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가 되는 푸홀스 입장에서는 지금쯤 예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치로는 전형적인 에버리지 유형의 타자이기에 기록을 유지함에 있어선 푸홀스보다 유리하다. 하지만 푸홀스는 에버리지는 물론 장타와 타점까지 신경써야 지금까지 지속되어 온 3할-30홈런-100타점 기록을 이어갈수가 있다는 부담이 있다. 여러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는 방법은 역시 타율을 끌어올리는게 급선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정교함 속에 장타를 생산하던 그의 타격성향이 모든 것을 대변해 줬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이치로와 푸홀스의 부진은 예사로운 일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이치로의 수비력이 예전만 못해졌다는 평가와 함께 올해로 만 38살이 되는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부진할 시기가 찾아왔다는 전망도 있다. 푸홀스 역시 FA를 앞둔 올해가 ‘기계가 아닌 인간’으로 탈바꿈 하는 첫 시즌이 될것이란 예상 역시 동시에 공존한다. 현재까지의 모습만 놓고 보면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이치로와 푸홀스가 어느 시점에서 타격페이스를 끌어올릴지, 아니면 부진이 이어질지를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 메이저리그를 지켜보는 또다른 흥미거리중 하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軍 대신 당 실세들이 수행

    20~26일 이뤄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일곱 번째 중국 방문에서는 매제인 장성택 당 행정부장 등 실세들이 수행했지만 군(軍) 인사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26일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에는 김기남·최태복 비서와 강석주 내각부총리, 장성택 당 행정부장 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김영일·박도춘·태종수·문경덕 비서, 주규창 당 기계공업부장,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 등 11명이 수행했다. 이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이는 지난해 5월 방중 때 처음으로 수행단에 포함된 후 그해 8월과 이번까지 세 차례의 방중을 모두 수행하며 실세의 위상을 과시한 장성택이다. 장성택은 외자유치 창구인 북한 합영투자위원회를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방중에서 양국 정상 간의 경제협력 방안 논의를 도왔을 것으로 보인다. 장성택은 김정은 후계 체제의 안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북한 정권 내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힌다. 장성택의 수행은 김정은 후계구도에 역사적 정통성을 확보하고 선전·선동을 총괄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김기남 비서의 수행과 맞물려 이번 방중 기간에 김정은 후계체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그간 김 위원장의 6차례 방중 가운데 다섯 번을 수행했던 북한 군부의 대표적 ‘중국통’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은 이번 수행단에서 빠졌다. 김영춘뿐만 아니라 장성택을 제외하고는 수행단 면면을 보면 군 직책이 없는 ‘당 인사’임이 뚜렷이 확인된다. 6자회담 재개 등 동북아시아 정세와 관련해 강석주 내각부총리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중국에 따라간 것도 눈길을 끈다. 6자회담과 대미외교를 총괄하는 강 부총리는 지금까지 2000년 5월만 빼고 김 위원장의 방중을 여섯 차례 수행한 ‘단골멤버’다.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은 중국을 따로 오가다 이번에 방중 수행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정은 후계 체제가 등장하면서 주목받았던 인사들 가운데 박도춘·태종수·문경덕 비서와 주규창 당 기계공업부장이 김 위원장을 따라 중국에 간 것도 흥미롭다. 문경덕과 주규창은 이번 수행단에 포함됨으로써 후계 체제 안착에 주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방증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50년 ‘인형과 춤을’… 현대인형극회 조용석 대표

    [김문이 만난사람] 50년 ‘인형과 춤을’… 현대인형극회 조용석 대표

    인형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언제 어디에서나 군말 없이 옆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마냥 친근하다. 남녀노소가 다 좋아하고 귀여워할 수밖에. 그렇다면 인형극은? 어린이만 좋아한다고? 무슨 말씀을…. 무대 위에 엿장수 사회자가 등장한다. 목소리가 특이하다. 사람이 아닌 인형이다. 사회자는 콘서트의 시작을 알린다. 북 치고 장구를 친다. 해금 소리로 애간장을 녹인다. 선녀춤, 부채춤을 우아하게 춘다. 우리 소리와 가락을 따라 가는 인형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사물놀이’로 한바탕 신명을 부르더니 ‘선녀와 나무꾼’으로 변신한다. 이내 여러 가지 감동 드라마를 만들어 낸다. ‘무표정의 표정’은 사람의 그것보다 더 진하게 다가온다. 말 없이 방황하는 인형은 외로운 인간의 모습 그 이상이다. 공연 막바지에 이르자 인형이 피리를 꺼내 들더니 구슬프게 불어댄다. ‘인형들의 콘서트’는 그렇게 끝나지만 객석에서는 기립 박수가 한동안 계속된다. 어른, 아이 가릴 것 없다. 국악 인형극 ‘덩덩쿵따쿵’에 나오는 장면이다. 조용석(64) 현대인형극회 대표는 그렇게 50년 동안 ‘인형과의 춤’을 추며 살아왔다. ‘국악 인형’뿐만 아니라 동·서양을 접목시킨 독특한 ‘줄 인형’ 기법으로 해외에서 오히려 더 호평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1974년부터 16년 동안 TV 프로그램 ‘부리부리박사’에서 인형 제작 및 연기 지도를 맡아 인기를 끌었다. 또한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마스코트 ‘호돌이’ 제작을 비롯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스코트 ‘코비’, 1994년 릴리함메르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하콘과 크리스틴’ 제작 및 총감독 등을 맡아 ‘인형의 마술사’라는 이름을 얻었으며 국내 인형극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린다. 그도 그럴 것이 조씨는 집안 내력부터 독특하다. 그가 중학교 때 큰형의 권유로 인형극계에 몸을 담을 무렵 둘째형, 셋째형, 누나 등 6남매가 모두 ‘현대인형극회’ 단원으로 가입했다. 지금은 조씨의 부인과 딸도 인형극을 함께 하고 있다. 이들 집안은 요즘 아주 각별하고 뜻깊은 해를 맞이하고 있다. 조씨가 인형극 인생 50년이라면 부인은 40년, 딸 윤진씨는 2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오전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 100주년 기념회관 뒤뜰에서 조씨 부녀를 만났다. 그곳을 택한 까닭은 딸 윤진씨가 이날 프로인형극단 대표들을 상대로 워크숍 강의를 앞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등을 합하면 전국에 600여 개의 극단이 있다. 먼저 강의 내용을 물었다. 조씨가 딸을 보면서 대답했다. “20여 개 극단 대표들과 한 달에 한 번씩 워크숍 행사를 합니다. 우리 딸은 여기에서 ‘장대 인형’을 주제로 강의를 하지요.” 아버지가 가업을 잇는 딸을 대견스럽게 바라본다. 요즘 근황을 물었더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립국악원에서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에 ‘국악 인형극 떼루떼루’ 상설 공연을 하고 있다면서 관객은 유치원생에서부터 90세 노인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떼루떼루’는 가야금, 대금, 피리 등 국악기를 소재로 한 인형극으로 조씨가 예술감독을, 윤진씨가 연출을 맡고 있다. 이 인형극은 국악기에 대한 친숙함과 재미를 한껏 느끼게 해 준다. 윤진씨는 “5월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부산연극제 공연(3, 4일), 하이 서울 페스티벌 공연(7, 8일), 거창 문화센터 공연(11일) 등으로 매우 분주했다.”고 말했다. 윤진씨에게 공연 때 어머니도 함께 움직였느냐고 묻자 “숙명여대 평생교육원에서 인형극 강의를 하느라 멀리는 못 가신다.”고 하면서 “엄마는 2003년 실버 인형 극단을 창단해 실버 인형극의 붐을 일으킨 주인공”이라고 자랑했다. 조씨는 1972년 KBS 인형극회 시절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고 귀띔했다. 이쯤 해서 조씨에게 인형극과 인연을 맺은 사연을 물었다. “1961년의 일이지요. 당시 큰형이 신문기자셨는데 TV 방송에서 어린이 인형극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지요. 그래서 인형극단을 만들었고 저는 중1 때부터 극단에 참여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극단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셈이지요. 그러다가 KBS에서 생방송으로 인형극을 하게 됐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바가지와 창호지로 인형을 만들곤 했지요. 1968년 녹화 방송이 되면서 장대 인형 등으로 그 영역을 넓혔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6남매 식구가 다 참여하게 됐지요.” 당시 제작해 히트한 작품으로는 앞에서 언급한 ‘짱구박사’와 ‘부리부리박사’ 등이 있다. 30~40대 장년들에게는 추억의 인형극이기도 하다. 조씨는 큰형이 세상을 떠나자 1988년부터 현대인형극회 대표를 맡았고 이때부터 ‘여러분을 초대합니다’라는 성인 인형극장을 만들어 인형극 관객을 어린이에서 남녀노소로 확대시켰다. 2000년에는 부천시민회관 대극장 무대에서 ‘조용석의 줄 인형 콘서트’를 열어 관객을 어른들로만 꽉 채우는 기록도 세웠다. 소문이 나자 2002년 정동극장에서 초청공연을 하게 됐는데 홈페이지가 다운될 만큼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이때 인형 장치와 줄 장치 등에 대한 특허 작품 15개를 선보여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딸 윤진씨가 얘기한다. “줄 인형은 고난도의 기술입니다. 인형들이 춤을 추고 악기를 다루고, 사람처럼 흥에 겨워 저절로 움직이는 것처럼 드라마를 연출합니다. 저마다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인형들의 쇼는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마치 인형의 도시에 놀러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자랑이 이어졌다. 지난해 인형극의 고장이라고 하는 체코에서 최고 연기상을 수상해 동양에서도 훌륭한 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을 세계에 입증했다. 인형극에서 한국보다 한 수 위라고 자랑하는 중국에서 초청 공연을 했을 때는 중국의 당 간부 위주로 객석이 채워졌는데, 중간중간에 많은 박수를 받을 정도였다. 윤진씨는 이어 “우리나라는 잦은 전쟁과 외세의 침략 등으로 인형극의 맥이 끊어져 인형이 소품처럼 취급되곤 했어요. 예를 들어 중국과 일본에서는 인형극을 높은 수준으로 여기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인형을 거칠게 막 흔들어 대면서 수준을 떨어뜨렸지요.”라면서 “줄 인형을 비롯해 장대 인형, 손 인형, 그림자 인형, 탈 인형 등은 아버지의 손에서 계발된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에서는 대부분 인형 박물관을 세워 관광 상품화하는데 반해 우리는 전시관조차 변변히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딸의 얘기를 듣던 아버지 조씨도 “우리는 가족 전체가 인형극을 함께 해 왔기 때문에 인형극과 관련된 자료들이 고스란히 이어져 올 수 있었다.”면서 “경기 김포의 한 창고에 수만 점의 인형을 보관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것들을 모아 박물관을 짓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인형극을 통해 청소년들의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과거에는 TV에서 인형극을 방영했지만 지금은 폭력물이나 오락물에 밀려 거의 없어졌다는 아쉬움도 피력했다. 조씨가 자랑하는 ‘줄 인형 콘서트’만 해도 인형극을 사랑하는 팬들을 다시 불러 모으고자 작품당 최소 3000만원에서 1억원 가까이 투자할 만큼 열의를 보이고 있다. 인형들이 입을 의상은 물론 장구 등의 악기까지 특별 주문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씨 가족은 얼마 전 SBS 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해 흥미진진한 고난도의 ‘줄 인형극’을 선보여 대중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조씨가 얘기한다. “군대 위문공연도 수차례 갔습니다. 처음에는 군인들이 무슨 인형극이냐고 했지만 나중에는 옆 부대, 또 그 옆 부대의 초청을 받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물론 교도소에도 여러 번 공연하러 갔다 왔지요. 인형극은 다양한 성인 음악 등을 잘 선택하고 시야를 넓히면 장르 개발이 무궁무진합니다. 수능시험이 끝난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주 좋아하더군요.” 인터뷰를 마치고 조씨는 딸과 함께 사진 촬영을 위해 동작을 취했다. 연인처럼 다정해 보였다. 윤진씨는 아버지보다 더 뛰어난 세계 최고의 인형극을 개발할 것이라며 활짝 웃는다. 편집위원 km@seoul.co.kr ■ 조용석 대표는… 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 만든 ‘인형의 마술사’ 1947년 황해도에서 태어났다. 1961년 중학생 때 현대인형극회에 입단했으며 1967년부터 KBS 인형극 프로그램에서 인형 제작과 연기를 시작했다. 1973년 현대인형극회 제작부장을 겸임하면서 KBS 연속 인형극 ‘짱구박사’(1973~1977), ‘부리부리박사’(1974~1980) 등에서 인형 제작 및 연기 지도를 했다. 또한 KBS ‘TV유치원 하나, 둘, 셋’(1981~1988), EBS ‘딩동댕 유치원’(1983~1996)의 제작 및 연기 총감독을 맡았다. 뿐만 아니라 1984년 LA올림픽 마스코트 ‘샘’과 1988년 서울 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를 제작해 국내외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아울러 서울랜드 마스코트인 ‘아롱이 다롱이’(1988)와 로보캅,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스코트 ‘코비’(1992),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하콘과 크리스틴’(1994) 등을 제작했다. 이 밖에 ‘꺼야꺼야 할꺼야’ ‘빨간 모자’ 등의 제작 연출을 맡아 150여 회 전국 순회공연을 했다. 주요 수상 경력으로는 한국방송 대상(1996), 제1회 어린이를 위한 올해의 좋은 공연(2001), ‘상하이 아트 페스티벌 스테이지 디자인과 퍼포먼스 어워드’(2009), 체코 프라하 인형극 축제 최고 연기상(2010), 고양 호수예술 축제 최우수상(2010) 등이다. 현재 ‘현대인형극회’ 대표를 맡고 있다. ■ 딸 윤진씨는… 극회 공연실장 맡아 아버지 이어 연출·강사로 활동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02년 성신여자대학 공예과를 졸업한 뒤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공연예술학과를 수료했다. 1995년 현대인형극회에 입단했다. 이후 인형극 무대 디자인 및 방송 캐릭터 디자인을 주로 했다. 2000년 서울 연극제에서 최초로 인형극을 출품했으며 탈인형 ‘빨간 모자’ 등 다수 작품의 연출을 맡았다. 또한 정동극장 제1회 공연예술제(2001), 타이완 가오슝 인형 축제 공식 초청 공연(2001), 연강홀 ‘띠용이와 떠나는 환경캠프’ 연출(2002), 국립국악원 ‘엿장수’ ‘사물놀이’ 연출(2002), 정동극장 ‘부르노의 그림일기’, ‘크리스마스 꿈’ 연출(2003), 이스라엘과 일본, 폴란드 인형극 초청 공연(2004) 등을 가졌다. 2004년부터 지금까지 수원여대 유아교육과에서 인형극을 강의하고 있다. 이 밖에도 경기도 국악당 ‘덩덩쿵따쿵’, ‘피리 인형 떼루떼루’ 상설 인형극 연출을 맡았다. SBS 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해 ‘국악 인형극’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저서로는 ‘장대인형 제작법과 연기론’ ‘탈인형 제작법과 연기론’ 등이 있다. 현재는 현대인형극회 공연실장을 맡고 있으면서 인형극 전문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6)] 숨진 멸종위기 로랜드고릴라 ‘고리롱’ 박제 찬반 논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6)] 숨진 멸종위기 로랜드고릴라 ‘고리롱’ 박제 찬반 논란

    지난 2월 17일 서울동물원에서 노환으로 숨진<서울신문 2월 23일 자 5면> 국내 최장수 로랜드고릴라 고리롱(♂·1963년생)이 석 달 넘게 동물병원 냉동실에 갇혀 있습니다. 동물원이 고리롱을 박제하려고 하자 동물보호 단체 등에서 반대 의견을 냈기 때문입니다. 서울신문은 고리롱 시체의 처리 방향을 둘러싼 2개의 시선을 정리해 어떤 결정이 더 합리적일지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구하기로 했습니다. 중립성을 살리기 위해 기사 내 표현은 ‘주장’, ‘말했다’ 등으로 단순화했습니다. 서울동물원은 24일 “서울신문 독자들의 의견을 최종 판단에 참고 자료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밝혀 왔습니다. ●고리롱 박제 이래서 반대 반대론자들은 무엇보다 박제(剝製)라는 방법이 한 생명체의 죽음을 기리는 방법으로 적절치 않다고 주장한다. 박해일씨는 동물원 홈페이지 글에서 “박제는 평생을 동물원에서 보낸 고리롱을 죽어서까지 동물원에 묶어 놓겠다는 발상이다. 입장을 바꿔 동물원 관계자가 사망했을 때 시신을 방부 처리해 동물원에 전시하겠다고 한다면 기분이 좋을지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고리롱이 한국 동물원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동물이어서 정 기념하고 싶다면 다른 방법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윤종씨는 “박제보다는 오히려 생전의 모습이나 고리롱이 쓰던 방, 좋아했던 먹이 등 관련 자료를 모아 추모관을 세우는 것이 진정 고리롱을 기리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제는 ‘인간의 욕심’이라는 주장도 있다. 임지영씨는 “욕심 많은 인간들 때문에 이국 땅에 잡혀 와 한평생 우리 안에서 사람들의 눈요깃감이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안쓰럽지 않나요. 이제는 고리롱을 그만 편히 쉬게 해 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고리롱 박제 이래서 찬성 서울동물원은 “이미 죽은 동물을 박제하는 것을 동물 학대나 모독과 결부시키는 것은 무리”라면서 “고리롱이 죽은 뒤 이례적으로 동물원 차원에서 한 달의 애도 기간을 선포해 동물 공연을 금지하는 등 충분히 예우했다.”고 말했다. 동물원은 “세계 4대 박물관인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은 사향고래, 얼룩말, 타조, 기린 등 수만 개의 동물 박제와 골격을 전시하며 교육과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로랜드고릴라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 교역에 관한 국제협약(CITES)에서도 ‘1급’으로 분류되는 희귀종으로 사실상 우리나라에 더 이상 들어올 수 없는 동물이라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그냥 땅에 묻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외국의 많은 동물원에서도 고릴라를 비롯한 영장류의 골격이 표본으로 전시돼 교육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여러분의 의견으로 냉동고 속 고리롱을 세상 밖으로 꺼내 주세요. ‘찬성’ 또는 ‘반대’와 같은 짧은 응답도 좋고 더 나은 아이디어를 주셔도 좋습니다. 서울신문 공식 SNS 계정인 @TheSeoulShinmun(트위터)과 서울신문(페이스북)을 통해 의견을 남겨 주세요.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관록 꽃중년, 파릇 꽃청년 ‘꽃남전쟁’

    관록 꽃중년, 파릇 꽃청년 ‘꽃남전쟁’

    패기의 20대냐, 관록의 40대냐. 안방극장의 남자 배우 격돌이 흥미진진하다. 관록으로 무장한 40대 ‘꽃중년’들이 주말극은 물론 미니시리즈 주연까지 꿰차자, 패기를 앞세운 20대 ‘꽃남’ 스타들이 반기를 들고 나선 것. 마흔 안팎 남배우들의 존재감을 확연히 드러내준 삼총사는 차승원(41), 김승우(42), 김석훈(39)이다. 이들은 20대 청춘 스타들의 전유물이었던 밤 10시대 미니시리즈의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 드라마의 주연으로 활동하고 있다. 30대 후반이나 40대에 접어들면 멜로보다는 성격파 배우로 전향하거나 조연급 연기자로 한발짝 물러나는 과거 사례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대목이다. # 30대 후반~40대 꽃남의 로맨스 MBC 수·목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 출연 중인 차승원은 이기적이고 깐깐한 톱스타 독고진 역을 맡아 특유의 코미디와 진지한 멜로를 오가는 연기력으로 호평받고 있다. 특히 그가 입에 달고 다니는 대사 “나, 독고진이야.”는 이미 유행어 반열에 올랐다. 드라마 ‘아테나’와 영화 ‘포화속으로’ 등을 통해 카리스마 있는 연기로 변신을 꾀했던 그는 데뷔 초기 자신의 장기였던 코미디를 다시 살려 입체감 있는 캐릭터를 그리고 있다. 김승우는 오는 30일 첫방송하는 MBC 새 월·화 드라마 ‘미스 리플리’에서 능력 있는 호텔 총지배인 장명훈 역을 맡아 정통 멜로 주연에 도전한다. 김승우는 “내가 데뷔할 때만 해도 30살이 넘으면 주인공을 못한다고 했었다.”면서 “나이에 걸맞은 역할을 통해 깊이감 있는 연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주말에는 김석훈이 여심을 꽉 잡고 있다. MBC 주말연속극 ‘반짝반짝 빛나는’에서 ‘송편’(송승준 편집장) 역으로 나오는 그는 까칠하지만 우직한 매력이 있는 캐릭터를 잘 살려내며 왕년의 인기를 회복하고 있다. 극 중 정원(김현주)과의 로맨스가 급진전되면서 시청률도 20%를 돌파했다. # 솜털 막 가신 20대 초반의 꽃남 이에 대항하는 20대 스타들도 만만치 않다. 그 선두에는 청춘스타 이민호(24)가 있다. 25일 첫방송되는 SBS 새 수·목 드라마 ‘시티헌터’를 통해 1년여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그는 청와대 국가지도통신망팀 요원이라는 신분을 숨기고 도시의 ‘해결사’ 역할을 하는 이윤성 역을 맡아 전작 ‘꽃보다 남자’, ‘개인의 취향’ 등과는 다른 거친 매력으로 승부한다. ‘한국형 액션 히어로’를 연기하게 된 그는 “액션과 멜로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사람의 본질적인 측면을 다양하게 표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미스 리플리’의 박유천(25)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을 통해 연기자로 성공적으로 데뷔한 그는 이번 작품에서 배려 깊고 섬세한 성격과 능력을 갖춘 리조트 후계자 유타카 역을 맡아 또 한번의 바람몰이에 도전한다. 같은 드라마에서 대선배인 김승우와 매력 대결을 펼치게 된 그는 “김승우 선배님이 워낙 강한 느낌을 갖고 있어서 부담을 느끼지만, 상반되는 캐릭터인 유타카의 느낌을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회가 거듭될수록 눈물과 웃음이 교차하는 인물의 내면을 잘 표현할 테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아이돌 그룹 씨앤블루의 리더 정용화(22)는 다음 달 방송되는 MBC 새 수·목 드라마 ‘넌 내게 반했어’의 주연을 맡는다. ‘풀하우스’, ‘그들이 사는 세상’ 등을 연출한 표민수 피디의 신작으로 예술대학 학생들의 꿈과 사랑을 담는다. 정용화는 ‘꽃미남’ 밴드 보컬로 여학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실용음악과 학생 이신 역을 연기한다. # 군복무 스타들 대신해 40대 약진 방송가는 이 같은 남배우들의 격돌에 크게 반색하는 분위기다. 우선 시청층 다변화를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스 리플리’ 연출을 맡은 최이섭 MBC 피디는 “소재 확대 차원에서도 20대의 삶뿐만 아니라 그 이후 나이대의 삶도 드라마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멜로야말로 배우의 연기력이 중요한 장르이기 때문에 40대 연기자들이 깊이 있는 연기 관록을 선보인다면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시청자들의 공감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40대의 약진에는 ‘20대 기근 현상’ 요인이 자리한다는 분석도 있다. 20대 남자 배우들이 잇따라 군대에 입대해 안방극장은 물론 충무로에도 젊은 남자 배우 기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시티헌터’의 김영섭 SBS 책임 프로듀서(CP)는 “미니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젊은 장르이기 때문에 20대 배우의 젊고 신선한 이미지를 필요로 하지만, 배우 기근 현상과 함께 신인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그들의 희소가치는 높아졌다.”면서 “그동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40대 배우들이 공백을 메운 부분도 없지 않았지만, 20대 스타들의 폭발 효과와 영향력은 훨씬 강력하다.”고 말했다. 아직 군대에 가지 않았거나 갓 제대한 20대 스타들의 희소가치는 당분간 더 높아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괴상한 음식 만드는 요리사 다빈치

    1981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쓴 희귀한 노트 한 권이 발견됐다. 이른바 ‘코덱스 로마노프’. 정교한 요리 레시피며 식이요법, 식사예절에 주방도구와 조리기구 관련 그림들을 촘촘히 곁들인 126장짜리 요리책이다. 이 노트는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천재 예술가이자 발명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본 직업이 요리사였음을 보여줘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세마리 개구리 깃발 식당’(레오나르도 다빈치 지음, 박이정 각색, 책이있는마을 펴냄)은 다빈치에 대한 재조명이 활발한 가운데 요리사 다빈치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코덱스 로마노프’와 주변인물들이 쓴 편지, 유럽의 박물관 소장품들을 토대로 그가 얼마나 요리에 관심을 쏟았고 요리에 매달려 살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어릴 적부터 유난히 먹는 것을 좋아해 뚱보라는 별명을 얻었던 다빈치. 공부하기보다는 먹는 것과 요리에 관심을 쏟았던 그는 ‘세마리 달팽이’에서 주방장으로 일한 데 이어 친구와 함께 ‘세마리 개구리 깃발’이란 식당을 운영했고 궁정 연회 담당자로 일하기도 했다. 다빈치는 이른바 신개념의 요리를 만들어 퍼뜨리려 했지만 기름지고 푸짐한 음식에 길들여졌던 당시 이탈리아 사람들로부터 번번이 외면당했다고 한다. 최고의 음식과 최고의 요리사로 살기를 원했지만 세상의 눈높이를 벗어난 욕심은 결국 그를 요리사가 아닌 천재 예술가로 가두었다는 게 책의 요지다. 마르코 폴로가 중국으로부터 들여온 국수를 보고 ‘먹을 수 있는 끈’(스파고 만지아빌레)이란 이름의 음식으로 고안한 스파게티며, 삼지창 형태의 포크와 냅킨, 포도주형 코르크 마개, 후추를 가는 페퍼 밀의 발명에 얽힌 에피소드들이 흥미롭다. ‘최후의 만찬’과 ‘모나리자’도 결국 요리에 대한 그의 열정에서 탄생됐다고 한다. 평생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엉뚱하고 괴상한 음식만 만드는 요리사’로 낙인찍혔던 다빈치. 말년 그의 요리를 인정한 프랑스 앙리 왕의 신임을 얻어 임종도 그 앙리 왕의 무릎에서 했다는 책의 결말 부분이 많은 것을 시사한다.1만 20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예고편에 남친이!”…영화관 깜짝 프러포즈 화제

    “예고편에 남친이!”…영화관 깜짝 프러포즈 화제

    여성이라면 누구나 깜짝 놀랄만한 프러포즈를 기대하기 마련이다. 최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는 한 편의 영화 같은 깜짝 프러포즈 영상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선은 유튜브에서 지난 3일간 200만 명 이상이 시청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프러포즈 영상을 소개했다. 미국 애틀랜타의 매트 스틸은 자신의 여자친구 지니 조이너를 위한 흥미진진한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이번 이벤트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로맨틱한 남성의 프러포즈 영상에는 영화관 임대와 할리우드 스타일의 영화예고편은 물론 예비신부가 깜짝 놀라는 반응이 실감 나게 담겨졌다. 이 영상은 친오빠와 함께 영화 ‘패스트 파이브’를 관람 온 지니가 상영관을 들어서면서 시작된다. 그녀는 대형 스크린에서 예상했던 영화가 아닌 엉뚱한 영상이 나오자 의아해한다. 그 영상에는 두 사람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채 대화를 나누는데 예비 장인에게 결혼 승낙을 받고 있는 남성의 대화였다. 이어 곧 두 사람은 악수를 하고 포옹하는 장면에서 두 사람의 신분이 드러났고 지니는 깜짝 놀란다. 매트는 결혼 승락을 받고 곧바로 자신의 차량으로 뛰어가 지니가 있는 영화관에 도착한다. 그는 팝콘 한 통을 산 뒤 곧바로 상영관으로 뛰어갔다. 이들 장면은 영화 기법인 슬로우 모션으로 나타나 극적인 상황을 나타냈다. 마침내 상영관 안에 들어선 매트는 여자 친구 지니에게 결혼반지를 건네며 신부가 돼 달라며 정식으로 프러포즈한다. 이어 지니의 허락이 떨어지자 두 사람은 포옹을 했고 상영관에 있던 가족과 많은 지인의 축하 속에 이 영상은 끝을 맺는다. 한편 ‘역대 최고의 청혼’(Greatest Marriage Proposal EVER)이란 제목으로 올라온 이 영상은 현재 700만 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감상하고 있다. 사진·영상=유튜브(http://youtu.be/pnVAE91E7kM)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 “고통 덜 느끼려면 팔짱 껴라” 이색 연구결과

    “고통 덜 느끼려면 팔짱 껴라” 이색 연구결과

    통증을 덜 느끼려면 팔짱을 끼라는 이색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의 외신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런던대 연구팀은 최근 통증 저널 최신호에 위와 같은 흥미로운 연구 보고서를 게재했다. 연구팀은 보고서를 통해 “팔짱을 끼면 왼쪽과 오른쪽의 방향에 따라 동시에 활성화되는 뇌 부위가 혼란을 일으켜 똑같은 자극도 덜 고통스럽게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8명의 시험 지원자를 대상으로 팔짱을 끼거나 끼지 않은 상태에서 통증을 느끼는 정도를 측정했다. 각 지원자는 1000분의 1초 동안 레이저로 4차례 찔려 직접적인 접촉 없이 통증을 느낀 뒤 직접 통증의 강도를 평가한다. 이후 연구팀은 평가 자료와 뇌파검사(EEG)로 측정한 뇌 반응을 비교해 결과를 얻어냈다. 연구팀의 지안도메니코 이아네티 박사는 “사람이 오른쪽에 있는 물건을 집을 때 오른손을 사용하는 것은 신체 외부를 인지하는 뇌 부위와 신체를 관장하는 뇌 부위가 방향에 따라 함께 활성화된다.”고 설명했다. 즉 이 같은 효과를 역 이용해 팔짱을 끼면 외부 자극과 이를 받아들이는 신체의 방향이 교차해 뇌의 활성화가 혼란을 일으켜 통증 전달과정이 비효율적으로 진행돼서 통증을 약하게 느끼는 것.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통증완화에 관한 새로운 의약품 개발이나 치료 과정에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내가 만든 유채씨油 넣었더니 자동차 ‘씽씽’

    내가 만든 유채씨油 넣었더니 자동차 ‘씽씽’

    바이오디젤. 경유를 대체할 수 있는 재생 가능 식물성 연료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친환경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자동차 연료로는 보통 경유에 5~30%를 섞어 쓴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높은 유럽을 중심으로 정부 정책지원에 힘입어 활발히 보급되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갈 길이 멀다. 강동구가 ‘바이오디젤 알리미’ 활동에 나섰다. 지난해 구가 암사동 132 일대에 2120㎡ 규모로 조성한 ‘바이오에너지 생산 체험농장’이 오는 23일 문을 여는 것. 유채씨앗을 활용해 바이오디젤을 만들어보고, 이를 주유해 자동차도 타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중심이다. 유채꽃을 수확해 건조하고, 기름을 뽑아내 제조하는 전 과정을 배우는 친환경 교육장이다. 이뿐 아니다. 자전거 페달을 돌려 발전(發電)을 시킨 뒤 전구에 불도 켜고, 믹서기를 작동해 생과일 주스도 만들어 보는 ‘자가발전 자전거’도 타볼 수 있다. 태양광 모형자동차를 직접 운행해 보고, 태양열로 계란을 익히는 등 아이들이 흥미롭게 친환경 에너지의 다양한 가능성을 직접 체험해보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특히 참여 학교를 대상으로 에너지 절약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질 수 있도록 ‘에너지 절약 신문 만들기’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바이오에너지 생산 체험농장’은 지난해 91차례 운영하여 3355명의 학생과 주민이 참가한 바 있다. 여학생들은 바이오디젤 생산 과정에, 남학생들은 태양광 모형자동차에 큰 관심을 보였다. 만발한 유채꽃 감상은 덤이다. 구는 유채꽃과 해바라기 개화기인 23일부터 9월 30일까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월~금요일 오전 9시~낮 12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생, 가족단위 체험객들은 토·일요일 참가할 수 있다. 체험인원은 35명이다. 지역경제과 480-1365. 글 사진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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