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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프리뷰] ‘리미트리스’

    [영화프리뷰] ‘리미트리스’

    에디 모라는 인생의 패배자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결혼했지만 곧 이혼을 당했고 직장에서도 해고당했다. 작가랍시고 끼적거리지만 단 한 문장도 완성하지 못한다. 급기야 애인에게도 버림받던 날 길을 걷다가 한때 마약 딜러였던 전처의 남동생을 만나 NZT란 알약을 건네받는다. 뇌의 기능을 100% 쓸 수 있도록 돕는 기적의 신약이란 게 처남의 설명. 한 알을 먹었을 뿐인데 십수 년 전 들었던 지식이 생생하게 떠오르고 이탈리아어에도 능통해진다. 안 써지던 소설도 일필휘지, 쭉쭉 써진다. 약이 더 필요해진 모라는 처남을 찾아가지만 이미 총을 맞고 숨진 터. 집 안을 샅샅이 뒤져 알약 한 봉지를 찾아내면서 모라의 인생은 롤러코스터를 탄다. ‘리미트리스’는 아일랜드 소설가 앨런 글린의 데뷔작 ‘더 다크 필드’(2001)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보통 사람들은 평생 자신의 뇌를 10%쯤 활용하고 아인슈타인이 15%를 활용했다고 한다. ‘리미트리스’는 두뇌의 100%를 쓸 수 있게 만드는 약이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는 필립 K 딕 원작의 철학적 공상과학(SF)물과는 거리가 멀다. 만화적 발상에서 출발한 영화는 숨 쉴 틈 없이 빠른 전개와 경쾌한 편집으로 재미를 전달하려 애쓴다. 약물의 힘을 빌려 두뇌를 100% 활용하게 된 모라가 순식간에 외국어 서너 개를 익히고 피아노를 하루 만에 뚝딱 배운다든지, 주식 메커니즘을 꿰뚫고 인수 합병(M&A) 시장의 거물인 칼 밴 룬(로버트 드니로)의 마음을 사로잡는 중반까지는 제법 흥미진진하다. 평범한 고교생에서 하루아침에 슈퍼히어로가 된 ‘스파이더맨’ ‘크로니클’의 주인공을 보면서 관객이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 그런데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닐 버거 감독은 길을 잃은 듯 보인다. 두뇌의 활용 능력이 높아진다고 해서 육체적 능력까지 업그레이드된다는 발상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불량배들에게 포위당한 모라가 브루스 리 영화의 몇 장면과 격투기 중계 화면을 떠올리며 순식간에 상대를 때려눕히는 장면에 이르면 쓴웃음을 참기 어렵다. 모라가 특별한(?) 존재로 뒤바뀌는 결말은 만화적 발상의 화룡점정을 찍는다. ‘리미트리스’는 지난해 3월 북미 개봉 당시 ‘랭고’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등의 화제작을 따돌리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전 세계에서 제작비 2700만 달러의 6배에 육박하는 1억 6184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상당 부분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배우로 꼽히는 브래들리 쿠퍼(에디 모라 역) 덕일 것이다. 한 편의 영화 안에서 백수 작가와 상원의원 후보자를 한결같이 매력적으로 그릴 수 있는 배우는 쿠퍼를 빼면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반면 말년에 다작 배우가 된 로버트 드니로의 선구안은 다소 실망스럽다. 7월 12일 개봉.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26일 TV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밤 7시 30분) 중국에서 온 효하씨는 결혼 6년차다. 28세로 현재 두 아이의 엄마, 그리고 한 남자의 아내로 살고 있다. 전업 주부지만 워킹맘 못지않게 바쁜 효하씨는 다문화센터에서 듣는 수업도 가지가지다. 이렇게 그가 공부에 대한 욕심이 남다른 이유는 어렸을 적 배우고 싶었던 학업을 어려운 형편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승승장구(KBS2 밤 11시 5분) 데뷔 25년차 전설의 그룹 ‘소방차’ 멤버 정원관, 김태형, 이상원이 두 번째 이야기를 전한다. 대한민국 1980~90년대를 뒤흔든 ‘소방차’의 정예멤버 해체 후 그들의 불화설과 해체 사연을 직접 밝히며 보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펼친다. 이 밖에도 전국을 들썩이게 만든 그들의 인기를 증언해 줄 몰래 온 손님도 만나 본다. ●호국보훈의 달 특집 다큐멘터리-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1, 2부(MBC 밤 11시 15분) 1부에서는 6·25 전쟁에 나가 유해로도 돌아오지 못한 국군용사들의 유해를 찾아본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의 활동을 살펴본다. 2부에서는 한국전쟁 중 유일하게 미군이 한국군의 작전지휘를 받으며 벌인 횡성전투를 둘러싼 음모론의 실체를 들어 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태어날 때부터 스스로 몸을 가눌 수 없었던 은섭이. 엄마의 임신중독증으로 인해 한 달 동안 인큐베이터에서 지내야 했다. 은섭이는 뇌손상으로 인한 장애가 생겼고, 현재 뇌전증(간질)을 앓고 있다. 때문에 혼자서는 활동이 불가능하고, 수시로 찾아오는 발작과 강직 증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아름다운 소원(EBS 오전 6시 30분) 경기 양평의 김형걸 할아버지는 아내와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고 있다. 평생을 한 여자의 남편으로, 한 가정의 가장으로 성실하게 살아온 할아버지가 수줍게 꺼내 놓은 소원은 다름 아닌 첫사랑 찾기다. 한 소녀와 고등학교 시절 풋풋한 사랑을 나눴던 할아버지는 첫사랑 찾기에 나선다. ●대뜸 토크(OBS 오후 7시 5분) 대권 정국의 주연들을 ‘대뜸’ 찾아가 그들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들어 보는 신개념 토크쇼를 시작한다. 오늘의 주인공 김영환 의원은 그동안 감춰 왔던 대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낸다. 한편 유신 정권 당시 학내 시위를 주동한 일을 빌미로 수감 생활을 하게 된 그때 서방파 두목 김태촌과 맞붙은 사연을 털어놓는다.
  • [K-코믹스 신한류 이끈다] (10) 어린이 창작만화를 말하다

    [K-코믹스 신한류 이끈다] (10) 어린이 창작만화를 말하다

    “어린이 창작 만화는 그냥 맥이 끊긴 정도가 아니야. 없어진 거나 마찬가지지. 게임하고 학원 다니느라 아이들 정서가 메마른 요즘 같은 때 과거보다도 어린이 창작 만화가 더 절실한데 말이야.” 올해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코믹어워드 수상자인 윤승운(69) 화백을 최근 서울 인사동에서 만났다. SICAF 어워드는 일종의 공로상이다. 윤 화백은 길창덕(1930~2010)·신문수(73) 화백과 함께 명랑 만화를 대표하는 만화가다. ‘꼴찌와 한심이’, ‘두심이 표류기’, ‘요철 발명왕’, ‘맹꽁이 서당’ 등 주옥 같은 그의 작품에 어린이들은 울고 웃었다. 윤 화백은 50년 만화가 인생이 인정받았다는 기쁨보다 아쉬움을 진하게 드러냈다. 자신이 한창 활동할 때와는 달리 어린이 창작 만화가 빛을 잃은 요즘이기 때문이다. “학교 다닐 때도 상이라는 걸 못 받아 봤는데, 준다니까 기분은 좋아. 그러나 이상해. 다 끝나고 나서 받으니까 말이야. 창피하기도 하고….” 그는 지난해 초부터 작품 연재를 중단한 상태다. 윤 화백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손자도 게임에 빠져 산다며 섭섭해 하기도 했다. “게임기를 내가 사줬는데 말야. 허허허…. 그래도 예전에 그렸던 작품을 보여 주면 곧잘 흥미를 보이더라고.” 한학에 조예가 깊은 그는 그릴 수 있는 힘이 남아 있을 때 사서삼경 같은 고전을 어린이 만화로 옮기고 싶어 한다. 마음속에선 ‘공자’, ‘맹자’, ‘장자’ 등을 만화로 옮겨 유명한 타이완 만화가 차이즈중(蔡志忠)이 라이벌이다. 창작열이 여전히 끓고 있는데도 윤 화백은 작품을 연재할 통로가 없다고 하소연하는 것 자체를 조심스러워했다. “젊은 후배들도 활동할 무대가 드문 마당에 다 늙어서 밥 먹을 자리 찾는다는 소리를 듣기는 싫지. 꼭 내가 아니더라도, 어린이 창작 만화는 반드시 존재해야 하고, 어린이 창작 만화를 그리는 후배들이 계속 나왔으면 해.” 초등학생 이하를 어린이, 18세 이하를 청소년, 그 이상을 성인으로 구분할 때 국내 어린이 창작 만화 시장은 지리멸렬 그 자체다. 어린이 만화가 창작 만화가 아니라 학습 만화 형태로 큰 흐름을 이루고 있기는 하다. 어린이 만화가 꿈과 희망을 주며 우리 고유의 정서와 인성을 키우는 시대가 아니라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며 학습 효과를 올리는 시대가 된 셈이다. 그런데 이젠 학습 만화마저 획일화되며 포화 상태다. 학습 만화는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여전히 영어, 수학, 과학에 매달리거나 성공한 전작을 답습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린이 창작 만화의 활성화가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다는 게 만화계 시각이다. 국내 최초 어린이 만화는 1925년 1월 나왔다. 방정환이 발행한 잡지 ‘어린이’에 실린 안석주의 6칸짜리 ‘씨동이의 말타기’다. 국내 만화의 출발점을 1909년으로 삼는 게 보통이니 만화가 어린이의 친구가 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린 셈이다. 하지만 근대 만화 초창기를 제외하면 우리 만화는 ‘아동’이라는 단어와 짝을 이루며 어린이의 전유물로 각인돼 왔다. ▲1950년대 ‘만화세계’ ▲1960년대 ‘새벗’ ‘학원’ ▲1970년대 ‘어깨동무’ ‘소년중앙’ ‘새소년’ 등 어린이 잡지와 어린이 신문을 통해 만화는 어린이의 친구이자 동시에 교사 역할을 했다. 어린이 만화의 호황은 ‘보물섬’으로 상징되는 1980년대 중반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이후 어린이 만화는 성인 잡지에 이어 청소년층을 겨냥한 잡지들이 쏟아져 나오며 주춤거린다. 만화계 내부 원인도 있었다. 만화계 자체적으로 어린이 만화에 대한 자부심이 부족했다. 만화는 유치하고 아이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단하게 노력했고, 그 결과 만화의 외연이 넓혀지자 대부분 창작자들이 청소년·성인 만화로 쏠렸다. 때마침 일본 소년·소녀 만화가 물 밀듯이 들어왔다. 사회적으로는 어린이에 걸맞은 어린이 문화가 사라지고 청소년·성인 문화와의 경계가 무너지는 현실도 한몫했다. 아이들이 즐길거리가 많아진 환경 또한 어린이 만화의 침체를 부채질했다. 교육열이 높은 우리 시대 부모들의 선택에서 어린이 창작 만화는 열외 대상이 되며 밀려났고 그 자리를 어린이 학습 만화가 대신하기에 이르렀다. 어린이 창작 만화가 장기 침체에 빠져들었지만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1960~80년대와 비교할 순 없지만 어린이 창작 만화를 꾸준히 연재하고 또 연재분을 묶어 단행본으로 출간하는 어린이 잡지가 남아 있다. 2003년 12월 창간된 ‘고래가 그랬어’(고래가 그랬어 출판사)와 2005년 12월에 창간된 ‘개똥이네 놀이터’(보리출판사)다. 각각 통권 100호와 80호를 넘겼다. 2000년대 중반 이후에도 김경호의 ‘귀신장군 무동이’, 김홍모의 ‘두근두근 탐험대’ 등 어린이 창작 만화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두 잡지의 힘이 컸다. 2005년 제정된 부천만화대상을 통해서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어린이 만화 부문에 대한 시상이 이뤄지고 있다. 학습 만화와 창작 만화 모두 대상이다. 최근에도 변화의 계기가 될 만한 일이 생겼다. 어린이 전문 출판사 비룡소의 만화 브랜드 고릴라박스가 총상금 3000만원을 걸고 어린이 만화 관련 공모전을 대대적으로 시작했다. 비룡소 측은 “만화 본연의 즐거움과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참신한 어린이 창작 만화를 탄생시켜 국내 어린이 만화 시장에 신바람을 일으키는 한편 이를 한류로 연결해 보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어린이 창작 만화가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어린이를 학습 대상으로 바라보는 풍토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국내 만화의 다양성을 담보하고 어린이들에게 ‘친구’를 되찾아 주기 위해 공적인 지원이 효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 출판 시장, 특히 만화 시장 상황에서 사명감만으로 어린이 창작 만화의 맥을 잇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창작 만화에 대한 지원이 1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요. 작품은 남지만 부가가치는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정부가 장기적인 안목으로 좋은 만화 한 편이 만들어지면 여러 가지 2차 저작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스스로 굴러갈 수 있는 시장, 구조적으로 지속가능한 생태계가 나오겠지요.”(유문숙 ‘개똥이네 놀이터’ 편집장) “좋은 어린이 창작 만화가 나와도 시장에서 독자들에게 접근하기까지 애로 사항이 많다는 게 중요해요. 창작과 제작 지원도 중요하지만 유통과 보급 쪽으로도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전국 국공립도서관과 학교 도서관 등 도서관 네트워크를 통해서 좋은 어린이 만화 목록을 보급하고 권장하고, 새로 나온 어린이 창작 만화를 모아 주기적으로 소개하는 등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박인하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만화 평론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20대여

    어른이란 무엇일까. 뭐든지 다 알고 어떤 고난도 헤쳐나갈 수 있는 나이일까. 그렇다면 20대는 어른? 정확히 말한다며 일단 성인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다. 그리고 약간은 버릇 없는(?) 게으름뱅이로 단정하는 어른들이 있다. 독립하지 못한 20대는 그 책임이 부모들에게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20대가 됐다는 것은 사실상 독립된 개체로서의 출발을 의미한다고 정의를 내린다. 왜냐 하면 학교 졸업과 동시에 취직-결혼-출산으로 이어지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성인의 되는 길과 과정은 길고도 우회적이다. 신간 ‘20대=독립은 끝났다’(리처드 세터스텐, 바버라 E. 레이 지음, 이경남 옮김, 에코의서재 펴냄)는 사회학, 심리학, 교육학, 경제학, 범죄학 등 각 학계를 대표하는 12명의 연구진들이 ‘길어진 성인기와 자립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을 주제로 8년동안 실시한 연구결과를 압축해서 소개한 책이다. 19~34세 젊은이의 생활방식과 동태를 추적했다. 그들의 상황이 과거와 어떻게 달라졌으며 그 변화가 가정과 국가에 어떤 의미를 던져주는지 살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먼저 영어덜트를 바라보는 잘못된 인식부터 바로잡으려 한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더 길어지고 우회적이 된 성인으로 가는 길을 두고 우리가 우리의 자식과 나누는 대화의 방식이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대부분의 뉴스가 편견을 가지고 아이들이 부정적인 쪽으로만 이야기 하는 탓에, 그런 뉴스를 접하는 부모들은 개인적으로 패배감을 떨치지 못한다.’(본문 12쪽)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내용이다. 대도시에서 시골 농촌에 이르는 다양한 배경의 젊은이 500명을 만나 심층 면접을 하는 과정에서 이 책을 쓰게 됐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성년과 미성년 사이의 틈새 10년이 앞으로 수십년 동안 성인으로 살아가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강조한다. 흥미로운 것은 젊은이들을 두 부류로 분리한 점이다. 다시 말해 한쪽은 계산적이지만 느긋하게 성인기로 진입하는 경우이고, 다른 한쪽은 아무런 준비 없이 서둘러 성인으로의 책임을 떠맡은 부류였다는 것. 이에 저자는 젊은이들의 미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요인을 교육, 직업, 사랑과 결혼, 친구와 소셜네크워크, 부모관계, 디지털 등으로 나누어 분석하고 이 문제에 대한 대처 방안을 얘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만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神도 논리의 창조물 vs 진화, 神이 허락한 것

    神도 논리의 창조물 vs 진화, 神이 허락한 것

    진화론을 둘러싼 과학교과서 논란이 뜨겁습니다. 안 그래도 더운 날, 뜨겁다 하려니 죄송하군요. ‘과학교과서에서 사라지는 진화론’<서울신문 5월 17일자 10면>이 처음 보도되더니,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에서 이를 우려한다는 보도(‘네이처 “한국, 창조론 요구에 항복”…우려표시’·서울신문 6월 7일자 9면)가 나왔습니다. 반격(‘교진추, 화학진화론도 생명기원과 무관’·서울신문 6월 15일자 11면)도 수위를 높였습니다. 이 와중에 ‘진화심리학’(데이비드 버스 지음, 이충호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이 번역되어 나왔습니다. 진화론을, 생물학 너머 심리학에까지 적용시킨 겁니다. 진화론의 최전선쯤될까요. 진화심리학에는 두가지 비아냥이 따라다닙니다. 하나는 “헤겔 철학하냐.”는 겁니다. “존재하는 것은 모두 이성적이다.”라는 식의, “그럴 수 밖에 없으니까 그런다.”는 식의 사후합리화 혹은 중언부언 아니냐는 겁니다. 이는 진화론이 단순한 유전자결정론처럼 오해받아 생기는 난점인데, 저자가 책 전반에 걸쳐 여러 재밌는 사례를 통해 나름대로 반박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대체 문화는 어떻게 설명할래?”입니다. 진화심리학이란 짝짓기, 호전적 행위처럼 신석기 시대 이후 쭉 내려온 인류 공통 분모만 설명해줄 뿐, 인간이 창출해낸 개성적인 문화를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겁니다. 간단하게 말해 진화심리학이 가르쳐주는 것이라곤 기껏 “(인류가) 아직도 그대로네!”라는 겁니다. 책을 집어들었을 때 사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나 논증을 기대했는데, 책 끝부분 13장 ‘통합심리학을 향해’에서 문화 현상에도 “신선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고만 해둡니다. 기대 섞인 전망 수준입니다. 아쉽습니다. 여하간 이처럼 진화론자들은 생물학을 넘어 심리학으로 진군하고 있는데, 왜 아직도 창조론과 씨름을 벌일까요. 번쩍 떠오르는 인물이 있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2006년 ‘만들어진 신’(이한음 옮김, 김영사 펴냄)을 낸 리처드 도킨스입니다. 솔직히 의아했습니다. 뻔한 내용일 텐데 왜 600쪽에 육박하는 책을 썼을까 싶었습니다. 도킨스는 이미 ‘눈먼 시계공’(이용철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으로 창조론을 비판한 바 있었습니다. 그것도 1986년에 말입니다. 복잡하고 정교한 시계에는 시계공이 있듯, 더 복잡한 우주 만물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창조주가 있다는 게 시계공 논리입니다. 창조론을 옹호하는 대표적 논리로 꼽히지만, 정작 종교계는 그리 탐탁지 않게 여깁니다. 이성적으로, 논리적으로, 과학적으로 설명되어버린다면 그걸 신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신이라는 게 있다면, 그것은 이성, 논리, 과학을 뛰어넘는 어떤 도약이 아닐까요. 그래서 신을 시계공에다 비유하는 것은 결국 신의 자리를 이성에게 양보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알랭 드 보통의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박중서 옮김, 청미래 펴냄)가 대표적입니다. 보통은 이성을 신으로 모시자고 제안합니다. 무신론자의 성전을 만들자는 거지요. 영국 런던에다 짓겠다 해서 화제가 된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책을 읽을 때 이성의 신에만 주목하지 말고, 이래서 종교계가 시계공 논리를 싫어하겠구나 하면서 읽으면 좋을 듯합니다. 어쨌든, 도킨스의 반박은 멋진 구석이 있습니다. 시계공 앞에다가 ‘눈 먼’(Blind)이라는 수식어 하나 붙이는 걸로 끝내 버렸으니까요. 그래 너희 말대로 이 우주에 시계공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아마 눈이 멀었을 것이다, 라고 응수한 거지요. 그런데 왜 20년 뒤 ‘만들어진 신’을 또 내야 했을까요. 그것도 멋진 응수가 아니라 직설적으로 - 원제가 ‘The God Delusion’입니다. 단순히 만들어졌다가 아니라 ‘망상’이라는 거죠. - 비판해야만 했을까요. 그래서 ‘만들어진 신’에서 흥미롭게 읽히는 대목은 도킨스의 ‘논증’보다 ‘연민’입니다. 여러 얘기가 있지만 한가지만 꼽자면, 세계적 학자 밑에서 지질학과 고생물학 두 개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전도유망한 젊은 과학자가 지구 나이는 1만년에 불과하다는 근본주의 기독교의 창조론 때문에 학업을 포기했답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요. 진화론 없는 교과서로 공부한 학생들이 나중에 자연과학자가 되었을 때 “신앙과 배치되는 연구를 할 수 없다.”며 연구실을 박차고 나가는 사건이 벌어질까요. ‘눈먼 시계공’ 이후 ‘만들어진 신’을 낼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세를 크게 불린 기독교 원리주의에 대한 과학자로서의 위기감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당시가 기독교 원리주의 부시 정권 집권기였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듯합니다. 이쯤에서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려봅시다. 테리 이글턴의 ‘신을 옹호하다’(강주헌 옮김, 모멘토 펴냄)입니다. 맞습니다. 이 사람, 종교를 아편 취급하는 마르크스주의자입니다. 그런데 스스로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입니다. 도킨스, 그리고 좌파 무신론자 크리스토퍼 히친스를 ‘도친스’라 합쳐부르면서 강하게 비판합니다. 타깃은 주로 히친스 쪽입니다만. 그 맥락을 자세히 얘기하기엔 그렇고, 이 사람 한국에 왔을 때 한마디 남깁니다. “이미 오래전 토마스 아퀴나스는 창조론을 틀렸다고 했다. 과학이 뭐라 하건 말건, 신학 입장에서 우주의 기원 따윈 없다는 것이다.” 놀랍지 않습니까. 중세 신학의 거장 아퀴나스가 이미 창조론 따윈 틀렸다 말했다니! 진화론과 무관하게 원래 신학의 창조론은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는 방식의 창조론이 아니라는 겁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무신론도 일종의 신념체계라는 점에서 종교적이라 지적하면서, 종교 문제를 회피한 채 공리주의로 퇴각해버린 무신론보다 차라리 제대로 된 유신론이 훨씬 낫다는 입장에 섭니다. 이 주장은 한국에서 거의 연예인급 대접을 받는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이창신 옮김, 김영사 펴냄)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10강 ‘정의와 공동선’ 가운데 ‘중립을 지키려는 열망’ 부분입니다. 한번 비교해서 음미해볼 만합니다. 마지막으로 결정적인 한 권이 있습니다. 800쪽이 넘어갈 정도니 좀 두껍긴 한데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김용규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입니다. 고백하자면, 서양문명 통사쯤으로 생각하고 집었습니다. 신학 논쟁만 빼곡하더군요. 그래서 처음엔 돈 아까워서 꾸역꾸역 읽었는데, 책을 덮은 뒤에는 저의 착각이 무척 고마워졌던 책입니다. 3부에서 창조론과 진화론의 양립주의, 그러니까 둘은 모순되지 않는다고 논증합니다. “열렬한 유신론자이면서 진화론자일 수 있다.”는 다윈의 말과 “신의 섭리가 효력을 지속시키더라도 많은 것은 우연적이다.”라는 아퀴나스의 말에 주목합니다. 저자는 이 두 부분을 정교하게 결합시키는데 너무 길어지니까 여기선 짧게 일부만 인용하지요. “아퀴나스와 다윈이 600년이라는 세월을 건너뛰어 만나 이구동성으로 ‘만물은 우연에 의해 자발적으로 진화하지요.’라고 말한다 해도, 하나는 ‘피조물에 자유를 허락한 신의 사랑’에 대해 말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환경에 적응해나가는 진화의 맹목적성’에 대해 말하는 겁니다. 그들은 서로 다른 ‘언어 놀이’를 하고 있다는 얘기에요.” 고상하게 말하자면 신과 인간 사이에는 심대한 질적 차이가 있다는 것이고, 수준 낮게 말해서 과학과 신학은 노는 물이 다르다는 뜻입니다. 이러고 보니 창조론과 진화론 싸움은 어째 허깨비 싸움 같아지는군요.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백석문학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다

    백석문학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다

    “정거장에서 60리/60리 벌길은 멀기도 했다.//가을 바다는 파랗기도 하다!/ 이 파란 바다에서 올라온다-/민어, 농어, 병어, 덕재, 시왜, 칼치…가// 이 길외진 개포에서/나는 늙은 사공 하나를 만났다./이제는 지나간 세월//앞바다에 기여든 원쑤를 치러/어든 밤 거친 바다로/배를 저어 갔다는 늙은 전사를.!//멀리 붉은 노을 속에/두부모춰럼 떠 있는 그 신도라는 섬으로 가고 싶었다.” 평안북도 정주 출신의 시인 백석(그림·1912~1995?)이 1957년 9월 19일 북한의 문학전문 주간지 ‘문학신문에 발표한 시 ‘등고지’다. 이번에 새로 발굴된 이 시는 ‘앞바다에 기여든 원쑤를 치러’의 이념성이 강한 대목만 빼면 백석 시의 특징인 한국적 서정성과 정취 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평가를 받는다. 백석이 북한에 머물면서 1950~60년대에 쓴 시 3편과 ‘문학신문 편집국 앞’ 등 산문 4편, ‘고요한 돈 1·2’ 등 번역소설 2편 등이 새로 발굴됐다. 이번에 발굴된 백석의 시와 산문, 번역소설은 1948년 분단 직전으로 한정됐던 백석 문학의 지평을 넓혀 주고, 북한에서의 문학 활동의 단초를 밝힌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에 발굴된 자료는 중국 베이징국가도서관, 옌볜도서관, 북한의 조선국립중앙도서관, 레닌도서관, 통일부 산하 북한자료실, 일본 도쿄에 있는 여러 도서관 등에서 꼼꼼히 찾은 것이다. 최동호 고려대 국문과 교수는 백석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펴낸 ‘백석문학전집 1·2’(서정문학 펴냄)에 발굴 자료를 모두 담았다. 최 교수는 “백석 문학의 전체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작품을 하나하나 원본과 대조해 정본화하는 작업까지 거쳤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번에 나온 백석전집이 2012년 6월 20일 현재까지 유일한 정본”이라고 선언한 뒤 “출간기록은 있지만 발굴되지 않은 ‘테스’, ‘고요한 돈 3’, 행방이 묘연한 1960년대 시집 등을 계속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문주 영남대 교수는 “이번에 발굴된 시는 ‘등고지’ 외에 ‘천 년이고 만 년이고’, ‘조국의 바다여’ 등으로 분단 이후에도 이념적 색채가 없이 공동체적 삶을 지향하는 백석의 색깔을 유지한 부문들이 확연하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1962년 4월 10일 발표한 ‘조국의 바다여’가 흥미로운데 당성이 강한 ‘붉은 작가’로 단련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박정희 정권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며 부정적으로 써놓았다.”고 말했다. 백석답지 않게 이런 식이다. “…바다여 잠잠하지 말라, 잠자지 말라/세기의 죄악의 마귀인 미제,/간악과 잔인의 상징인 일제/박정희 군사 파쑈 불한당들을/그 거센 물결로 천 리 밖, 만 리 밖에 차던지라” 그러나 백석의 이런 노력에도, 그는 평양으로 복귀하지 못했다. 백석은 1958년 당성이 약한 인민들을 지방 생산현장으로 보내는 ‘붉은 편지’를 받고, 양강도 삼수군 관평리로 내려가 양치기로 살면서 생애를 마쳤다. 이번에 발굴된 ‘문학신문 편집국 앞’(1959년 1월 18일)과 ‘관평의 양’(1959년 1월 14일), ‘가츠리섬을 그리워하실 형에게’(1961년 5월 21일), ‘체코슬로바키야 산문 문학 소묘’(1957년 3월 28일) 등에서는 백석이 ‘붉은 편지’를 받고 관평리로 내려가는 과정과 그곳의 삶이 드러난다. 특히 ‘문학신문 편집국 앞’에서 백석은 “이 속에서 어찌 제가 당이 기대하는 붉은 작가로 단련되지 않겠습니까. 맡겨진 일에 힘과 마음 다하여 훌륭한 조합원이 되여 앞으로 좋은 글을 쓸 것을 다시 한 번 맹세합니다. 1월 10일 삼수 관평에서”라고 쓰고 있다. 이번에 발굴된 숄로호프의 장편소설을 번역한 ‘고요한 돈 1·2’(1949~1950)도 흥밋거리다. 러시아의 혁명 전후를 다룬 이 번역소설은 한국전쟁 때 북한군의 배낭에서 발견되곤 했단다. 방민호 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작품해설에서 “세계문학의 반열에 들어 있는 작품을 매개로 한국어의 수준을 한 단계 격상시키고 있다.”면서 “번역문학이지만 토속어·토착어의 보고이자 아름다운 시적 창조물들을 감각적으로 생동감 있게 자아냈다.”고 분석했다. 백석이 1957년 1월 동화시집 ‘집게네 네 형제’를 간행해 아동문학가로 활동한 이유도 관심사다. 김 교수는 “원래 백석은 외국문학분과위에 있다가 아동문학분과위 명단에도 이름이 올라간다. 자유롭지 못한 북한 상황 탓에 아동문학을 했을 것으로 추정해 보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고 말했다. 1956년 북한 공산당은 소설가 등 작가들에게 ‘장르를 불문하고 아동문학에 투신하라.’고 지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이번 발굴로 백석 문학의 총체성에 한걸음 다가갔다.”면서 “본래 백석문학이 어느 지점에서 균열했는지를 연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최 교수 등이 속한 한국비평문학회는 오는 30일 서울여대에서 백석 탄생 100주년 기념 세미나도 연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속속들이 옛 그림 이야기’ 펴낸 미술평론가 손철주

    [저자와 차 한 잔] ‘속속들이 옛 그림 이야기’ 펴낸 미술평론가 손철주

    출판사 자음과모음이 펴낸 문고판 인문도서 시리즈. 인문 교양지 ‘자음과모음 R’의 연재물과 KBS ‘TV특강’ 강연록 등을 엮어 1~3권을 냈다. 1권이 미술평론가 손철주의 ‘속속들이 옛 그림 이야기’, 2권은 역사학자 장수한 침례신학대 교수의 ‘깊고 진한 커피 이야기’, 3권은 동화작가이자 시인인 김진경의 ‘신화로 읽는 세상’이다. 7000~8000원대로 책정해 시리즈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 책은 쉽게 보고 덮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깊은 정보는 다른 책에서 얻으면 돼요. 한번 읽고 다른 사람 주세요. 재미있다면 말이죠.” 출판사가 들으면 식겁할 소리다.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계동 출판사 학고재에서 만난 미술평론가 손철주(59)는 신간 ‘속속들이 옛 그림 이야기’를 두고 이렇게 정의했다. 이 책은 자음과모음 출판사가 내놓은 ‘팸플릿 시리즈’ 1권으로, 그가 지난해 한 공중파 프로그램에서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그림 보는 만큼 보인다’ ‘다, 그림이다’ 등 스테디셀러의 저자이자 미술평론가이니 이 손바닥만 한 책을 두고는 이리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건가 생각하면 물론 오산이다. 이 책에 대한 애정은 “재미있게 보고 다른 사람에게 주어라.”에 방점을 찍어 이해하면 된다. 1장 ‘누워서 구경하니 더욱 신기하여라’는 산수화를 다루고 2장 ‘봄날의 상사는 말려도 핀다’는 그림에 담긴 내밀한 남녀의 애정사를 풀어 놓는다. 3장 ‘꽃이 속삭이고 동물이 노래한다’에서는 민화를, 4장 ‘선비는 숨어도 속세는 즐겁다’에선 인물화를 다룬다. 옛 그림의 시대적 배경과 화가의 시선을 소개하고 관련된 한시도 녹여 가면서 설명한다. 그림을 보여 주고 말하는 TV 강의를 글로 적어 놓으니 내용이 쇠락해 버렸다. 그래서 강의 내용을 중심으로 말투를 새로 쓰고 설명을 덧대면서 이해력을 돕는 작업을 했다. “바위는 어떻게 그렸고 붓질은 어떻게 했고 이런 식의 미술 기법보다는 그림이 품은 이야기를 말하고 싶었다.”는 그는 “그림을 그린 옛 사람의 눈으로, 그 시대상에서 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마치 할머니 무릎을 베고 옛 이야기를 듣는 듯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바람이 녹아들어 재미가 쏠쏠하다. 그는 비단에 채색을 하고 정교하게 산과 나무, 해를 심어 넣은 유성업의 ‘해맞이’처럼 연하장 같은 그림보다는 서툰 듯 거칠게 그린 최북의 ‘공산무인도’를 더 좋아한다. 화가가 자연을 바라보는 심경이 붓질 하나하나에 그대로 묻어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 이유로 무명 화가의 솜씨가 부끄러움 없이 드러난 민화도 참 재미있는 그림이다. 소박하고 진실하면서도 우리 민족의 습속이나 믿음이 고스란히 숨어 있어서다. 사무실 벽에 빼곡히 붙은 메모지들에 쓴 한시를 인용하면서, 도록을 꺼내 보이면서, 컴퓨터에 있는 민화를 확대해 가면서 설명을 하는 그의 얼굴에 신명이 묻어난다. 김홍도의 ‘표피도’를 설명할 때는 감탄사가 마구 섞인다. “붓질이 아주 자잘해요. 그림을 20분의1 정도로 축소해서 붓질을 몇 번 했는지 헤아려 봤거든요. 수십만 번인 거예요. 정말 대단하지 않아요? 이런 잔털을 일일이 다 그렸다는 게.” 옛 그림은 이토록 찬사를 받아 마땅한데 정작 사람들은 그 가치를 잘 알지 못한다. 저자는 그 이유를 “스토리텔러 부족”으로 꼽는다. “가끔 옛 그림 전시를 하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요.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흥행은 못 해요.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내 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그가 그 역할을 자처한다. “이전까지는 동서양 미술 전반에 관심을 가졌지만 이제는 옛 그림에 집중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했다. 옛 그림을 역사이자 축적된 우리의 삶으로 보는 그에게는 일종의 사명감이자 책임감이다. 준비하는 책 역시 옛 그림에 관한 것이다. 이전에 냈던 ‘옛 그림 보니 옛 생각 난다’가 옛 사람의 감성을 흘렸다면 새 책에는 미술 기법을 조금 덧댈 계획이다. 그럼 옛 그림을 어떻게 즐기면 되는 것인가 묻자 “무조건 많이 보라. 그리고 꼭 돋보기를 갖고 가라.”고 대답한다. 공자 왈 ‘머리 좋은 사람은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더 나아가서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이치다. 돋보기의 용도는? 옛 사람이 옛 그림에 숨겨 놓은 것들을 발견하는 재미를 주는 수단이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미쓰고’ 주연 고현정 “시사 때 눈물났죠…함께 고생한 생각나서”

    ‘미쓰고’ 주연 고현정 “시사 때 눈물났죠…함께 고생한 생각나서”

    2011년 5월 충무로의 뜨거운 관심 속에 ‘미스고 프로젝트’가 크랭크인됐다. 동국대 연극영화과에서 함께 단편영화를 찍던 90학번 정범식 감독, 장소정 (영화제작사) 도로시 대표, 그리고 배우 고현정이 20년 만에 의기투합했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전체 분량의 30%쯤이 끝난 8월 초 부산 촬영이 중단됐다. 공식 해명은 쏟아진 비 때문이었다. 곧이어 감독이 바뀌었는데, 정 감독의 건강악화가 교체 사유라고 제작사 측은 밝혔다. 결국 ‘달마야 놀자’(2001)의 박철관 감독이 바통을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영화는 완성됐다. 그 사이 제목은 ‘미쓰고’로 바뀌었다. 영화는 공황장애를 앓는 천수로(고현정)가 수상한 수녀의 심부름을 하다가 500억원짜리 마약·위조지폐 범죄 조직의 다툼에 휘말리면서 인생이 뒤바뀌는 소동극이다. 범죄 스릴러와 코미디를 버무린 영국 감독 가이 리치의 ‘록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스’ ‘스내치’를 떠올리면 될 듯하다. 고현정을 원톱으로 내세우고 성동일, 이문식, 유해진, 고창석, 박신양 등 입이 벌어질 만한 캐스팅을 했다. 그럼에도 영화의 완성도는 후한 점수를 받기에는 엉성한게 사실이다. 하지만 ‘선덕여왕’의 미실, ‘대물’의 서혜림 등 카리스마 여걸을 도맡던 고현정과 건달, 악역 전문이던 유해진의 변신은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20일 서울 사간동 카페에서 고현정을 만났다. CF 촬영과 토크쇼 ‘고쇼’의 준비 탓에 지쳐 보였고,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그래도 트레이드 마크인 ‘물광 피부’는 명불허전이었다. 고현정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지금 아니면 언제 하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에선 강한 역할만 들어오는 나의 18~19살 때를 기억하는 친구들이라 이런 역을 제안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의 결혼(1995년) 못지않게 시끄러웠던 이혼(2003년). 이후 2005년 드라마 ‘봄날’로 복귀한 고현정의 연기 인생 2막은 ‘선덕여왕’ ‘대물’ 등 ‘갑’(甲)의 위치에 선 강한 캐릭터가 주를 이뤘다. 고현정은 “다시 일을 시작할 무렵 만난 분들은 날 어른으로 대했다. 그런데 난 어른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결혼과 이혼, 아이도 낳았지만 서툴고 미숙하고 불안했다. 물론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도 않았다. 딴에는 재벌집에도 갔다가 오고 이혼도 했으니 센 듯 보이는 게 세상 사람들의 예상치에 맞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설명했다. ‘미쓰고’의 천수로 캐릭터는 관객은 물론 본인에게도 어색했다. “소리를 마구 질러대는 강한 역할을 할 땐 살아왔던 경험에서 도움받을 수 있다. 천수로는 전혀 그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캐릭터였다. 너무 오버하지 않도록 경계했다. 자칫 공황장애를 앓는 분들에게 잘못된 선입견을 덧씌우는 건 옳지 않기 때문이다.” 개봉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감독 교체 과정에서 소문이 무성했기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을 터. 질문을 받고도 한참 침묵을 지키던 고현정은 “마음고생은 내가 가장 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메라 감독을 비롯해 이 영화로 입봉하는 스태프들이 많았다. 위기가 왔을 때 그분들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겠나. 한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개봉하는 게 맞다. 좌초돼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개봉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시사 때는 집중할 수 없었다고 했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박 감독과 스태프들 생각도 나고, 8개월가량을 부산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찍은 순간들이 스쳐 갔다.”고 털어놓았다. ‘미쓰고’는 그의 첫 번째 상업 영화다. ‘해변의 여인’(2006), ‘잘 알지도 못하면서’(2008), ‘여배우들’(2009)은 저예산으로 제작된 소규모 개봉 영화였다. 흥행 부담도 있을 법했다. 영화의 순제작비는 53억원. 프린트 수급과 홍보마케팅 비용(P&A)을 포함한 총제작비는 70억원을 웃돈다. 200만명이 영화를 봐야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한다. 관객 숫자를 점쳐 달라는 질문에 그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난 그런 건 진짜 모르겠다.”며 배시시 웃었다. 이어 “제작자(장소정 대표)가 친구여서 더더욱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기적으로 생각하면 (잘 안된다고 하더라도) ‘고현정, 역시 영화는 안돼.’란 소리만 듣고 넘어가면 그뿐이다. 하지만 투자·제작사엔 잔인한 일이다. 또한 이름 없이 고생한 스태프들도 있다. 그래서 책임감도 느껴진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요즘 연기 외에도 TV 토크쇼와 영화전문지의 인터뷰어(객원기자)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어떤 일이 가장 재밌냐고 물었다. 손가락 끝을 물어뜯고 한참 생각했다. “다 재밌다고 해야 하는 건가? 솔직히 재밌는 일이 하나도 없다. 다 힘들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어 “사소한 일까지 관심받고 질문을 당하는 게 고맙고 즐거운 일이다. 내가 이 자리에 강제로 있는 게 아니다. 못해서 난리를 칠 때도 있었다. 다 원했던 일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뭐든 ‘싫어, 싫어’가 입에 붙어 버린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역지사지의 상황을 경험해 보는 인터뷰어 일은 흥미롭다. 그러고 보니 그 일이 가장 즐거운 것 같다.”며 웃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대성독서논술 리딩게임, 독서흥미 프로그램 ‘책이 좋아’ 출간

    대성독서논술 리딩게임, 독서흥미 프로그램 ‘책이 좋아’ 출간

    디지털대성이 운영하는 초·중등 독서논술 프랜차이즈인 ‘대성독서논술 리딩게임’(www.readinggame.co.kr)에서 미취학 7세부터 초등 3학년까지 아동들을 위한 독서 흥미 프로그램 ‘책이 좋아’를 출간했다. 총 3호(3개월 과정)로 발간된 ‘책이 좋아’는 호마다 주교재 1권과 학습도서 3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 주에 한 권씩 책을 읽고서 독서 후 활동을 하는 학습방식이다. 마지막 주에는 그 달의 학습 도서 3권에 대해 종합표현 활동을 수행한다. 디지털 대성은 “쉽고 재미있는 활동을 통해 독서 흥미를 유발하도록 구성했다.”면서 “특히 읽기전략을 적용한 활동을 통해 읽기능력과 사고력을 키우고, 주제 관련 어휘 활동 및 여러 가지 표현 활동 등 재미있고 체계적인 독후 활동을 통해 어휘력과 창의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 이해·분석→비판→적용·표현의 3단계를 수행하도록 구성돼 있으며 학습자는 흥미 유발→사실적 이해→어휘력 활동→추론적 이해→비판적 이해→창의적 표현 등 세분화 된 6단계를 거치게 된다. 이처럼 대성독서논술 리딩게임은 단순히 책 읽는 방법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활동을 동반하는 코칭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학습자가 스스로 차별화된 창의력을 기를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문의 (02)2104-8665.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작은 잊어라”…새 감독·배우 무장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UP&DOWN

    “전작은 잊어라”…새 감독·배우 무장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UP&DOWN

    미국 만화의 양대 산맥 마블코믹스와 DC코믹스의 ‘일진’을 굳이 꼽는다면 스파이더맨과 배트맨쯤 될 터. 여름 극장가에 스파이더맨의 프리퀄(전편보다 시간상 앞 이야기를 다룬 속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8일 개봉)과 배트맨 시리즈의 부활을 이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3부작 중 최종편 ‘다크나이트 라이즈’(7월 개봉)가 맞붙는다는 건 자못 흥미롭다. 판권을 둘러싼 오랜 법정 공방 끝에 소니에 안착한 스파이더맨은 경이적인 성공을 거뒀다. 1~3편을 통틀어 5억 9700만 달러(약 6966억원)를 투입, 전 세계에서 24억 9633만 달러(약 2조 9132억원)를 쓸어담았다. 국내에선 1024만명이 관람했다. 판권을 넘긴 마블로선 땅을 치고 후회할 노릇이다. 5년 만에 돌아온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피터 파커와 여자친구 메리 제인 등 주요 캐릭터를 확 뜯어고친 ‘리부트’(reboot) 프로젝트다. 1~3편을 연출한 샘 레이미 감독이 제작사와 불화를 빚으면서 주인공 토비 맥과이어와 커스틴 던스트도 동반 하차했다. 대신 ‘500일의 썸머’로 주목받은 마크 웹 감독과 앤드루 가필드, 에마 스톤이 합류했다. 그동안 언급되지 않았던 피터 파커의 부모님을 둘러싼 미스터리에서 출발, 평범한 고교생이 슈퍼히어로가 되는 과정을 그렸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장단점을 분석했다. [UP] 스릴만점 3D 액션·탄탄 스토리 놀라워 스파이더맨 새 시리즈의 서막을 알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스토리와 볼거리의 조화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동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물량공세를 퍼붓는 데 집중했다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액션과 감성의 균형감을 잘 살려 몰입도를 높인다. 영화 ‘500일의 썸머’에서 섬세한 감각을 뽐냈던 마크 웹 감독이 새롭게 메가폰을 잡아 블록버스터임에도 불구하고 아기자기하고 짜임새 있는 연출력을 선보였다. 부모의 실종 사건에 얽힌 과거의 비밀을 추적하던 주인공 피터 파커가 영웅 스파이더맨이 되는 과정에서 겪는 변화를 감성적이면서 드라마틱하게 풀어냈다. 뭐니뭐니 해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백미는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3D로 선보이는 고공 액션이다. 줄 하나에 의지해 고층 빌딩 사이를 누비는 일명 활공 액션은 다른 블록버스터 액션과 차별점을 준다. 특히 360도 회전하는 스파이더맨의 민첩하고 리드미컬한 액션은 관객들이 일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1인칭 시점으로 촬영돼 3D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극중 피터 파커는 자신이 발명한 인공 거미줄 장치인 웹슈터를 통해 거미줄을 직접 발사하면서 액션의 역동성을 더욱 강조했다. 이처럼 기존의 연속성을 버리고 새롭게 시작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비해 더욱 밝고 경쾌해졌다. 이전 시리즈에서 답답하고 소심한 왕따였던 피터 파커가 똑똑한 과학 천재로 그려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악당인 리자드맨의 캐릭터도 매력적으로 나오고, 이전에 현실성 때문에 제거됐던 비밀병기 웹슈터가 등장해 원작의 스파이더맨과 더욱 가깝게 묘사된 것도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이다. 웹 감독은 간간이 유머러스한 연출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피터 파커 역의 앤드루 가필드도 할리우드의 신성답게 새로운 스파이더맨의 풋풋하고 진취적인 매력을 선보인다. 기존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3편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토비 맥과이어에 친숙함을 느끼는 관객들에게도 큰 거부감 없이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마블 코믹스 영화에 빠지지 않는 깜짝 영상이 엔드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중간에 숨겨져 있으니 놓치지 말아야 한다. [DOWN] 용감무쌍 훈남 변신 주인공 왠지 낯설어 웹 감독과 각본가들(제임스 밴더빌트·알빈 사전트·스티브 클로비스)은 주인공 캐릭터를 백지상태에서 새롭게 만들었다. 173㎝의 아담한 체구에 소심하고 내성적이면서 때론 욱하던 20대 청년은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183㎝의 훤칠한 훈남인 동시에 과학영재이면서 용감하고, 때론 충동적인 10대 고교생으로 바꿔 놓았다. 피터 파커(스파이더맨)와 여자친구와의 관계 변화는 확연히 드러난다. 1~3편에서 레이미 감독이 창조한 파커는 자신 때문에 여자친구 MJ(커스틴 던스트)가 위험에 빠질까 봐 일부러 거리를 둔다. 먼발치에서 바라보고 한숨만 쉴 뿐이다. 그래서 MJ는 오해를 하고, 다른 남자와 약혼까지 한다. 하지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파커는 다르다. 뉴욕경찰 수장이기도 한 그웬(MJ를 대신하는 동급생 여친)의 아버지가 “내 딸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겠다고 약속해 달라.”고 신신당부한다. 하지만 파커는 며칠 고민하는 걸로 끝이다. 이내 그웬에게 “약속은 깨져야 제맛”이라며 능청스럽게 웃는다. 샘 레이미의 색깔을 지우려는 건 알겠다. ‘스파이더맨’이 처음 영화로 만들어진 10년 전과는 달라진 시대상, 혹은 10~20대 관객 기호에 맞게 ‘리부트’를 하려는 것도 알겠다. 그래도 정체성을 흔드는 건 곤란하다. 스파이더맨이 다른 슈퍼히어로들과 차별성을 갖는 건 그가 고민을 달고 살아가는 현실적인 캐릭터란 점 때문이다. 1~3편의 파커는 학교 친구들의 괴롭힘, 직장 상사의 폭압, 가족과의 갈등, 여자친구와의 밀당(밀고당기기)에 힘겨워하는 건 물론 월세를 독촉하는 집주인의 눈을 피해 숨죽여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했다. 관객은 초월적 힘을 가진 스파이더맨이 자신의 일상적 고민, 지리멸렬한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공감을 얻었다. 1980~90년대 저예산 공포영화 ‘이블데드’ 시리즈로 출발해 컬트영화의 거장 반열에 오른 레이미의 빈자리를 갓 두 편의 필모그래피를 채운 웹 감독이 채우기엔 무리였는지도 모른다. 임일영·이은주기자 argus@seoul.co.kr
  • [그리스 유로존 잔류] “급한 불 껐지만 伊가 진짜 문제”

    [그리스 유로존 잔류] “급한 불 껐지만 伊가 진짜 문제”

    “급한 불만 껐다. 담판은 이제부터다.” 국제금융 전문가 3인에게 18일 ‘그리스 선거 이후’를 묻자 공통적으로 돌아온 대답이었다. 돈을 더 풀어야 하는 북유럽이나 그 돈을 받아야 하는 남유럽이나 벼랑 끝까지 가야 담판이 가능할 것이고 그 시기는 올 연말쯤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그때까지 국내 금융시장이 버틸 체력은 충분하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이성한 국제금융센터 원장, 오정근 한국국제금융학회장(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장에게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를 들어 보았다. ①그리스 국민 허리띠 졸라맬까 세 전문가 모두 그리스가 연정 구성에는 성공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오정근 교수는 “연정 구성에 성공해도 긴축안 합의를 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선거 결과에 안도하는 것은 잠깐일 뿐, 곧 그리스 정국이 불안해지면서 다시 국제 금융시장이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더라도 그리스가 연내 유로존을 탈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오 교수는 “유로존이 ‘금융동맹’(banking union) 논의에 다시 나서겠지만 예금보험제도 도입 합의는 난망이고, 결국 통합금융감독 시스템 강화로 결론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②유로존 ‘실탄’ 충분한가… 스페인 추가 부실은? 황인성 실장은 스페인 은행에서 추가 부실이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도 큰 관건이라고 했다.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70~80%로 유럽권의 다른 나라에 비해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스페인 경제 지표가 계속 악화되고 있어 추가 부실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긴급 지원받기로 한 1000억 유로(약 145조원)로는 불을 끌 수 없다. 유로존의 ‘실탄’ 부족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현재 구제금융 펀드 규모는 2510억 유로 정도다. ③‘슈퍼 마리오’ 이탈리아 구원할까 이성한 원장은 스페인보다 이탈리아가 더 문제라고 했다. 스페인은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자금 부족)’로 보는 견해가 좀 더 우세하지만 이탈리아는 나랏빚(부채비율 120%)이 너무 많아 앞으로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진짜 센 놈”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경고다. 이 대목에서 오 교수는 흥미로운 변수를 짚었다. 이탈리아 출신인 마리오 드라기가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로 취임한 뒤 두 차례의 장기대출(LTRO) 프로그램을 통해 이탈리아 국채를 대거 사들인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슈퍼 마리오’라는 별명을 얻은 그가 3차 LTRO를 통해 조국 구출에 또 한번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황 실장은 3차 LTRO보다는 위기 국가의 국채를 직접 매입해주는 방식에 좀 더 무게를 뒀다. ④메르켈의 선택은?… 죽어야 산다? 이제 공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넘어갔지만 “내년 가을 총선 때 재집권이 불투명해 쉽게 ‘남유럽을 도와주자’는 말을 못할 것”이라고 세 사람은 입을 모았다. 독일 자체도 재정적자(GDP 대비 4%)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양쪽 모두 갈 데까지 가야 타협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황 실장은 이를 “사즉생”(死卽生)이라고 표현했다. 바꿔 말하면 유로존 붕괴라는 최악의 사태까지는 안 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⑤‘헬리콥터 벤’ 돈 더 풀까 2분기 들어 계속 나빠지고 있는 미국 경제도 주목해야 한다는 이 원장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언제든 돈을 더 풀 수 있다’(3차 양적 완화)는 메시지를 시장에 좀 더 강하게 던지겠지만 당장 그 카드를 꺼내 들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일본통신] 요미우리 8년 만에 인터리그 첫 우승

    [일본통신] 요미우리 8년 만에 인터리그 첫 우승

    2012년 일본 프로야구 인터리그(센트럴-퍼시픽리그 교류전)는 결국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우승을 차지했다. 요미우리의 교류전 우승은 팀은 물론 센트럴리그 팀으로서는 교류전이 시작된 이후 8년만에 첫 우승을 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양대리그 교류전이 처음 시작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퍼시픽리그는 7년연속 우승을 차지했었다. 요미우리는 이번 교류전에서 17승 7패(승률 .707)를 기록하며 아직 교류전 한 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2위 니혼햄 파이터스(13승 2무 8패)에 2.5경기 앞서며 니혼햄의 남은 경기 승패와 상관 없이 우승을 확정지었다. 요미우리는 교류전 우승으로 상금 5,000만엔을 받았고 우승 트로피는 도쿄에 위치한 스카이 트리에 전시되고 있다. 올 시즌 교류전은 다른 해와는 달리 전체적으로 양 리그 팀들이 골고루 순위에 배치되며 흥미를 끌었다. 상위권을 퍼시픽리그 팀들이 독식했던 예년과는 달리 양 리그 팀들이 혼전 양상을 보였는데 교류전을 통해 팀 순위가 뒤 바뀐 팀들도 많았다. 특히 퍼시픽리그의 소프트뱅크 호크스는 교류전 꼴찌(8승 3무 13패, 승률 .381)가 유력한 가운데 요코하마의 남은 2경기 결과 여부에 따라 꼴찌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22경기를 치른 요코하마가 8승 1무 13패로 소프트뱅크와 함께 공동 꼴찌다. 3년연속 리그 우승을 노리고 있는 소프트뱅크는 교류전에서의 부진으로 리그 성적 4위로 내려 앉았고 1위 지바 롯데와의 승차는 7경기 반 차이로 벌어졌다. 교류전을 통해 1위로 치고 올라가겠다던 목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은 것이다. 요미우리는 교류전이 시작되기 전만해도 꼴찌 추락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부진했지만 교류전 반등을 발판 삼아 센트럴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주니치 드래곤스에 1경기 차 뒤진 2위로 뛰어 올랐다. 이대호(30)의 소속팀인 오릭스 버팔로스는 이번 교류전에서 10승 1무 13패로 교류전 성적 7위에 머물렀다. 교류전을 통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겠다던 기대를 저버리며 퍼시픽리그 꼴찌를 더욱 견고히 했는데 교류전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세이부 라이온즈와 치열한 꼴찌 싸움을 했던 오릭스는 교류전의 부진으로 5위 세이부에 3경기 차이까지 벌어지며 리그 꼴찌를 기록중이다. 교류전 우승 못지 않게 MVP는 과연 누가 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올 시즌 교류전은 팀 순위가 말해주듯 특정 한팀의 일방적인 질주가 아니었기에 MVP 역시 아직은 오리무중이다. 물론 지금까지 통상적으로 교류전 MVP는 우승팀에서 나왔다는 전례로 봤을때 요미우리에서 MVP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요미우리가 비록 우승은 차지했지만 선수들의 성적을 보면 딱히 MVP에 부합한 성적을 기록한 선수도 없는 편이다. 오히려 우승은 못했지만 교류전 내내 미친듯한 활약을 보인 나카무라 타케야(세이부)가 의외로 MVP를 수상할 가능성도 있다.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유달리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나카무라는 이번 교류전에서 홈런 1위(12개), 타점 1위(32타점), 출루율 2위(.429), 장타율 1위(.861), 득점 1위(18), OPS 1위(1.289)로 거의 모든 공격 지표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올렸다. 만약 세이부가 우승을 했다면 두말 할 필요도 없이 나카무라의 MVP는 확실했는데 교류전이 끝난 지금 세이부가 3위 라쿠텐 골든이글스에 1경기 반 차이까지 따라온 것은 앞으로 세이부가 A클래스(포스트시즌)를 노려 볼수 있는 발판이 됐다는 점에서 MVP 수상 유무와는 상관 없이 팀에 큰 보탬이 됐다. 이대호는 교류전에서 타율 5위(.325) 홈런 공동 2위(6개), 타점 3위(20타점), 출루율 1위(.443), 장타율 2위(.650), OPS 2위(1.093)를 기록했다. 이대호에게 있어 이번 교류전은 시즌 초반 부진했던 걸 만회할수 있는 기회가 됐고 덧붙여 이제는 일본 야구에 완전히 적응할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는 점에서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요미우리에서 MVP를 노려볼만 한 선수는 투수 우츠미 테츠야와 스기우치 토시야가 가장 돋보인다. 우츠미는 교류전에서 5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35이닝을 소화하며 4승(평균자책점 1.28)을 올렸고 스기우치는 6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41이닝 동안 4승 1패(평균자책점 1.76)를 기록하며 팀이 우승을 차지하는데 있어 알토란 같은 활약을 보여줬다. 요미우리 타선은 전반적으로 높은 타율과 많은 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없어 MVP가 나온다면 야수보다는 투수가 유력시 된다. 지난해 교류전 MVP는 소프트뱅크의 우치카와 세이치가 수상한 바 있다. 이제 일본 야구는 19일까지 남은 교류전 일정을 모두 끝내고 22일부터 리그 일정으로 다시 돌아간다. 임창용의 소속팀인 야쿠르트 스왈로즈는 요미우리와의 3연전을 시작하는데 현재 요미우리에 4.5경기로 뒤진 리그 3위를 달리고 있어 야쿠르트 입장에선 매우 중요한 경기다. 또한 이대호의 소속팀인 오릭스는 세이부와 3연전을 시작한다. 현재 5위 세이부에 3경기 차로 뒤져 있는 오릭스 역시 매우 중요한 일전이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K-코믹스 신한류 이끈다] ⑨ 만화의 OSMU를 말하다

    [K-코믹스 신한류 이끈다] ⑨ 만화의 OSMU를 말하다

    최근 안방극장에서 사랑받고 있는 드라마 ‘각시탈’은 원래 허영만의 만화가 원작이다. 1974년 만화계에 데뷔한 허영만은 두 번째 작품인 ‘각시탈’을 통해 인기 작가 반열에 올라섰다. 이 만화는 1978년 김추련 주연의 ‘각시탈 철면객’이라는 영화로 변신해 스크린에 걸렸다. 1986년에는 일제시대가 배경인 원작과 달리, 북한을 배경으로 한 반공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만화의 ‘원소스 멀티유스’(OSMU·하나의 소재를 여러 장르에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만화가 TV 드라마로 만들어지고, 영화나 애니메이션으로 변신하는 것은 기본. 음악과 공연, 게임, 캐릭터 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만화는 여러 콘텐츠 산업 분야에 풍부한 소재와 상상력을 제공한다. ‘각시탈’ 사례에서 보듯 다양한 형태의 재탄생을 통해 만화 자체의 생명력도 길어진다. 만화 창작자에게는 창작 활동을 뒷받침할 수익원의 다변화를 보장한다. 2010년 만화 산업의 OSMU 효과는 3144억원에 이르며, 이를 포함한 전체 전·후방 경제 유발 효과는 1조 3600억원으로 추산된다. 제작과 유통까지 포함하면 2조 1000억원대다. 만화의 영화화에 물꼬를 튼 작품은 1924년 첫선을 보인 노수현의 ‘멍텅구리 헛물켜기’다. 국내 네 컷 만화의 효시로 알려진 이 작품은 1926년에 미국 할리우드 코미디 형식을 빌린 우리 영화 사상 최초의 풍자 희극 영화 ‘헛물켜기’로 만들어졌다. 물꼬는 일찌감치 터졌으나 1970년대까지 스크린으로 옮겨진 만화는 그리 많지 않다. ‘각시탈 철면객’ 외에 김승호 주연 ‘고바우’(1959), 도금봉 주연 ‘왈순 아지매’(1963), 장미희 주연 ‘순악질 여사’(1979) 정도다. 다들 원작이 이야기 만화가 아니라 시사 만화라는 점이 흥미롭다. 각각 김성환의 ‘고바우 영감’, 정운경의 ‘왈순 아지매’, 길창덕의 ‘순악질 여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 기본적으로 원작 인기가 영화화로 이어졌겠지만, 당시까지 이야기 만화는 어린이용이라는 사회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사영화 외에 1967년 만화 원작 애니메이션이 처음 등장한다. 국내 최초 극장판 장편 애니메이션인 ‘홍길동’이다. 동생 신동우의 ‘풍운아 홍길동’을 형 신동헌이 애니메이션으로 옮겼다. 이 작품 이후 2010년 ‘마법 천자문’까지 국내 만화를 원작으로 한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명맥이 이어지고 있으나, 그 숫자는 많지 않다. 1980년대에는 만화 르네상스에 힘입어 이현세의 ‘떠돌이 까치’, 김수정의 ‘아기공룡 둘리’, 이진주의 ‘달려라 하니’ 등이 TV 애니메이션으로 활발하게 만들어지기도 했다. 만화의 영화화는 1980년대 들어 본격화된다. 개봉 당시 서울에서만 28만명을 끌어모은 ‘이장호의 외인구단’이 기폭제가 됐다.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이 원작이다. 이후 이현세·박봉성·허영만 작품 등 선 굵은 극화들이 잇달아 영화로 옮겨진다. 1990년대 초반에는 배금택의 ‘변금련’, 한희작의 ‘러브러브’, 강철수의 ‘돈아 돈아 돈아’ 등 농도 짙은 성인 만화들이 스크린 나들이를 하며 또 다른 흐름을 형성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만화 원작 영화가 개봉되는 것은 ‘사건’이 아니라 ‘일상’이 됐다. 이 때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일본 만화를 새롭게 해석한 작품들이 대성공을 거뒀다는 점이다. 바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김용화 감독의 ‘미녀는 괴로워’다. 2006년에 나온 허영만 원작의 ‘타짜’는 관객 680만명을 동원하며 역대 만화 원작 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만화의 영상화는 드라마도 예외가 아니다. 공교롭게 만화 원작 첫 드라마도 시사 만화에서 비롯됐다. 1967년 TBC에서 방송한 ‘왈순 아지매’가 그 주인공. 이후 만화 원작 드라마가 안방극장에 다시 등장한 것은 1987년 허영만 원작의 ‘퇴역전선’이었다. 1990년대는 만화 원작 드라마의 가능성을 확인한 시기였다. 청춘스타 이병헌이 주연을 맡았던 1993년 이현세 원작의 ‘폴리스’와 1995년 허영만 원작의 ‘아스팔트 위의 사나이’가 성공을 거둔다. 특히 1998년 김희선·김민종이 주연을 맡은 허영만 원작의 ‘미스터Q’가 정점을 찍는다. ‘미스터Q’가 세운 최고 시청률 45.3%(평균 35.5%)는 역대 만화 원작 드라마 사상 최고 기록으로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2000년대 들어서는 만화 원작 드라마 제작이 급증한다. 그러면서 2003년 방학기 원작 ‘다모’, 2004년 원수연 원작 ‘풀하우스’, 2005년 강희우 원작 ‘불량주부’, 2006년 박소희 원작 ‘궁’, 2007년 박인권 원작 ‘쩐의 전쟁’, 2009년 일본 만화 원작 ‘꽃보다 남자’ 등이 꾸준히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며 만화의 입지를 넓혔다. 특히 ‘다모’의 경우 팬덤을 형성하며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최근 만화 영화화의 대세는 웹툰이다. 웹툰에 내러티브를 본격 도입한 강풀 같은 경우 ‘아파트’를 시작으로 많은 작품이 영화나 드라마, 연극,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올해도 ‘이웃사람’과 ‘26년’이 대개 중이다. 강풀 작품을 비롯해 지금까지 영화·드라마로 만들어졌거나 판권 계약을 맺은 웹툰은 20개가 넘는다. 드라마의 경우 ‘꽃보다 남자’ 이후 일본 만화 원작이 크게 늘고 있다. 국내 만화계에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 일단 지상파 외에 케이블TV 등 매체가 늘어나며 검증된 원작에 대한 수요가 커졌기 때문으로 보이지만 아시아 시장, 특히 일본을 겨냥한 드라마 수출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작품이 해외에서 재탄생하는 사례도 나오기 시작했다. 형민우의 ‘프리스트’는 미국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돼 지난해 개봉했으며, 하일권의 ‘3단합체 김창남’은 영국 제작사와 판권 계약을 맺은 상태다. 만화의 OSMU는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만화를 보고 자란 세대가 영화계, 방송계의 주축으로 성장하며 만화적인 문법과 아이디어, 클리셰(정형화된 표현)를 차용한 영화, 드라마가 쏟아지고 있다. 간혹 도용 내지 표절 시비가 일기도 한다. 명확한 기준이 없어서다. 창작자 사이에서 만화와 관련한 지적 재산권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하는 이유다. 만화 원작자에 대한 권리 보호도 시급하다. 웹툰의 경우 1차적으로 무료이다 보니 저작권료가 저렴하게 책정되기도 한다. 또 만화가들이 계약에 서툴러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맺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만화가를 위한 매니지먼트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만화의 OSMU는 아직 시작 단계로 볼 수 있다. 미국·일본에 견줘 원작 만화와의 산업적 연결성이 약한 게 아쉽다. 게임, 캐릭터, 패션 등 부수적인 라이선스 사업들이 따라와야 하는데 우리는 대부분 영상화에 그치고 있다. 보다 넓은 영역에서 OSMU가 유기적으로 이뤄지고 그 피드백이 만화 창작 쪽으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백수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전략기획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흘러가는 삶에 대한 성찰

    은희경(53) 작가가 2년 만에 낸 일곱 번째 장편소설 ‘태연한 인생’(창비 펴냄)은 가상의 인물을 내세워 그린 작가의 경험담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작가의 말’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오래전부터 구상한 이야기를 풀어 계간 ‘창작과 비평’에 연재하려고 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 아무렇지 않게 하던 일을 계속 하려는 내게 오히려 환멸과 두려움을 느껴 다른 방식을 찾았다. 환경을 바꾸고, 멍하니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그때그때 주변의 이야기들을 소소하게 써내려 가기 시작했다.” 소설 속 인물에게서 작가의 고통이 엿보인다. 작가 요셉은 정형화한 틀이나 뻔한 패턴을 혐오하지만 “신물 나도록 보아온 익숙한” 모습을 가진 사람이다. 영화감독 이안은 “조금도 변하지 않은 모습에 환멸을 느끼는” 인물이고, 요셉과 열렬한 사랑에 빠졌던 류는 조용히 패턴을 뛰어넘으려 한다. 이들은 각각의 서사를 가지고 과거와 현재를 공유하면서 삶의 패턴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일상에서 만날 법한 소소한 일들을 통찰과 문장력으로 정교하게 얽어내면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골목길 30곳 풍경과 거기에 사는 사람들

    우리에게 골목길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 떠오르는 말이 ‘만남’이겠다. 두 번째는 이것저것 다 합쳐 버무린 ‘추억’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길은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걷게 되는 곳이다. 골목길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아쉽게도 재개발 등에 의해 골목길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더욱 그렇다. 자고 나면 하나둘 사라진다. 이제라도 서울의 숨은 골목을 들여다보면서 다시 한번 추억을 되새겨보면 어떨까. 바쁘다면 책으로라도…. 신간 ‘서울의 숨은 골목’(이동미 지음, 중앙books 펴냄)은 ‘일상이 곧 여행’이라는 화두를 던진다. 저자는 ‘골목’이라는 장소에 끌려 길을 나섰다. 그 길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이 과연 무슨 말을 건네주었을까. 서울의 골목 속으로 떠나는 짧은 여정을 그렸다.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동안 서울의 골목 30곳을 걸으며 만난 풍경을 다채로운 언어로 표현하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담은 골목 여행 에세이다. 봄에는 금호동, 성북동, 제기동 약령시장길, 면목동, 종로 순라길, 충무로, 사직단 뒷길, 대학로 골목길 등을 다녔다. 여름에는 피맛골, 신당동, 서래마을, 홍대 뒷골목, 이문동, 옥수동, 성내천, 한남동 등의 골목길과 함께했다. 가을에는 회현동, 정동길, 항동 철길, 동대문과 숭인동, 가회동, 후암동 등의 골목길을 다녔다. 그리고 겨울에는 중림동, 부암동, 아현동, 이화동, 공덕동, 답십리, 서대문 골목길 등의 정취를 더듬었다. 저마다의 계절별 특색으로 추억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1년 동안 조용히 서울의 골목을 뒤지며 골목 속의 따뜻함과 향기를 오롯하게 그리고 있어 정겹게 다가온다. 세련된 멋보다 푸근함, 깔끔함보다는 구수함이 느껴지는 골목을 찾게 되는 것은 어린 시절 담아두었던 풍경과 사람 냄새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골목이 더 사라지기 전에 이 책을 통해 골목의 흔적을 남겨놓았다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1만 4000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문재인 vs 안철수… 한국사회 어디로 가고 있나

    문재인 vs 안철수… 한국사회 어디로 가고 있나

    “그대는 먼 곳에 혼자 있는 게 아닙니다. 비록 잠들어 있으나 바로 여기, 지금, 나와 함께 숨 쉬고 있습니다. (중략) 바람의 소리가 귓전에 들리지요? 이렇듯 우리가 사는 세상은 여전히 비가 오고 꽃이 피고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192쪽) 계간지 ‘문학의 오늘’ 2012년 여름호에 수록된 윤대녕 작가의 신작 소설 ‘비가 오고 꽃이 피고 눈이 내립니다’의 한 대목이다. “한 아이가 우연히 폭력이 행해지는 장면을 목격한 뒤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이 소설을 시작했다.”는 작가는 편지 형식을 빌려 “각자가 현재 누리고 있는 ‘고통’에 대한 상대적 공감을 전제로” 소통과 위안을 이야기한다. 한 40대 여성은 이 편지에서 대학시절의 상처, 남편의 폭력, 직장에서 만난 아이가 품은 괴로움 등을 차근차근 풀어낸다. 여성은 대학선배이자 그에게 ‘메모 한 장’ 남기고 떠났던, 이제는 유명작가가 된 수신인에게 ‘절박한 질문’을 던진다. “그때 당신이 병원 침상에 누운 여성에게 속삭인 말은 무엇이었나요.” 여성이 기다리는 대답은, 그토록 원하던 ‘위로의 말’일지도 모른다. 함께 실린 하창수 작가의 ‘무서운 독서가’는 독서광인 주인공을 내세워 창작의 고통을 이야기는 듯하다. “읽다가 혹 실제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 인물, 사건, 정황 등이 있다면 그건 전적으로 우연에 의한 것일 뿐 처음부터 끝까지 이 소설은 작가에 의해 ‘창조’된 것”이라는 작가는 그 의도를 꽤나 재미있게 풀어냈다. 여름호에는 또 ‘한국 사회 어디로 가고 있나’를 주제로 한 특집을 실었다. 정치, 영화, 문학 등에서 대표적인 인물들을 맞대놓고 이슈를 들여다본다. 문재인과 안철수, SM과 YG와 JYP, 봉준호와 박찬욱, 송경동과 진은영, 신경숙과 공지영을 대상으로 흥미롭게 가공했다. 박현수 경북대 교수는 유력한 대선 후보인 문재인과 안철수를 청와대 봉황의자로 우화해 장단점을 풀면서 의자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방민호 서울대 교수는 봉준호와 박찬욱의 영화 세계를 그로테스크와 알레고리로 소개한다. 이 밖에 고은 시인, 박선영 전 국회의원, 영화감독 변영주, ‘88만원 세대’의 우석훈 박사 등 각계의 목소리를 담았다. 조지훈의 신극평 ‘신극의 비애’는 여름호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책꽂이]

    ●대한민국 기차여행의 모든 것 (박준규 외 2명 지음, 지식채널 펴냄) 안 가본 기차역이 없고 안 타본 열차가 없다는 기차여행의 초절정 고수 3명이 의기투합해 펴낸 책이다. 지역별 유명 기차역과 관광지, 맛집, 잘 곳, 이색열차, 각종 기차여행상품 등을 아우르고 있다. 고수 3명이 추천하는 베스트코스와 별책으로 분리되는 열차시간표 등도 곁들였다. 1만 5000원. ●세상에 없는 무대를 만들다 (박명성 지음, 북하우스 펴냄) 뮤지컬 맘마미아, 아이다, 렌트 등을 국내에 들여와 한국 뮤지컬 시장의 수준을 높이는 데 큰 공을 세운 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가 2009년 뮤지컬 드림에 이어 두 번째로 펴낸 책이다. 신시컴퍼니의 대표 작품들을 만들기 위해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손숙, 옥주현, 차지연 등의 이야기부터 평소 엿볼 수 없던 무대 뒤 이야기가 흥미롭다. 1만 3800원. ●누가 협상테이블을 지배하는가 (김용범·박정훈 지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펴냄) 2010년 열린 G20 서울정상회의에 관여했던 금융위원회 간부 두 사람이 IMF개혁논의를 총정리했다. 외환위기를 두고 IMF위기라고 하면서도 정작 IMF가 어떤 조직인지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조직과 기구를 두고 벌어진 협상 내역을 정리해뒀다. 1만 2000원. ●중국의 미래 10년 (조용성 지음, 넥서스BIZ 펴냄) 올해부터 중국은 시진핑 부주석과 리커창 부총리를 대표로 한 제5세대 지도부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이들 지도부의 파워엘리트 분석 등을 통해 이들이 앞으로 이끌게 될 중국의 10년을 내다봤다. 1만 7000원. ●한번쯤 기억해야 할 것들 (조용경 지음, 멜론 펴냄) 제철보국을 위해 뛰었던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던 저자가 정치, 경제에 대한 복잡다단했던 경험담을 풀어놨다. 이색적인 것은 10여년 전부터 취미삼아 시작했다가 이제는 완전히 빠져버린 들꽃사진들을 함께 배치했다. 1만 3500원. ●MBC 50년 인사이드 스토리 (최양묵 지음, W미디어 펴냄) 1968년 입사해 MBC에 29년간 몸담았던 저자가 그간 겪었던 방송에 얽힌 연예인, 드라마, 정치인의 뒷얘기들을 담았다. 1만 5000원.
  • 블랙 드래곤피시 등 ‘심해 괴생물’ 대거 발견

    뉴질랜드 심해에서 블랙 드래곤피시 등 잠재적 신종 생물이 대거 발견됐다. 14일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 뉴스는 뉴질랜드 수자원 대기 연구소(NIWA)가 최근 3주간에 걸쳐 뉴질랜드 북부 케르마데크 해령 일대를 탐사한 결과 심해생물을 대거 발견했다면서 16종의 생물을 공개했다. 탐사대는 해저 화산이 많은 케르마데크 해령 4곳의 심해 지역(약 1만 ㎢)을 3주간에 걸쳐 조사하고 다양한 생물의 모습을 기록했다. 해저에는 산맥과 대륙 사면, 협곡이 펼쳐져 있으며 다수의 열수 구멍에서는 화산으로부터 열수와 가스가 방출되고 있었다. 탐사대를 이끈 생물학자 말콤 클락 박사는 “이번 탐사를 통해 자루 따개비와 거대 홍합 등 기존 종 이외에 잠재적 신종도 여럿 발견했다.”면서 “이 4곳의 심해 영역에는 다양한 생물 군집이 서식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클락 박사는 “이번 탐사는 어느 정도 눈으로 접할 기회가 적어 관심 밖이었던 심해를 좀 더 조명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저인망 어업이나 광물 채굴 같은 인간 활동에 의한 심각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어떤 생물이 살며 그들이 환경의 변화로부터 받는 영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케르마데크 해령 일대에서 발견된 심해 생물들이다. ▲다모류(Polychaete Worm) 이 생물은 수심 약 1200m의 진흙 바닥에서 발견됐다. 무지개색으로 빛나는 몸통과는 대조적으로 입가는 사나운 육식 동물 그 자체로, 마치 영화에 등장하는 외계 생물을 연상시킨다. ▲새우아재비과(Uroptychus Squat Lobster) 수심 650~1400m에서 발견된 새우아재비과 동물(Uroptychus). 이전부터 확인되고 있지만, 아직 정식으로 신종 인정을 받지 못했다. 심해의 새우아재비는 거의 산호 근처에 서식한다. 이번에도 대나무 산호에 붙어 있었다고 한다. ▲뱀거미불가사리(Snake Stars) 6개의 발을 사용해 산호에 붙어 사는 뱀거미불가사리 일종(학명: Asteroschema bidwillae). 뉴질랜드 북부 해안, 수심 약 12​​00m에 있는 탄가로아 해산에서 발견됐다. ▲귀오징어(Mickey Mouse Squid) 수심 약 900m 계곡 사면에서 발견된 귀꼴뚜기과. 이 생물은 몸이 약해 양호한 상태로 채취한 것은 드물다고 한다. ▲털 게(Hairy Crab) 뉴질랜드 바다의 수심 900m 해산 정상 부근에 있는 바위에 서식하는 작은 게(학명: Trichopeltarion janetae). 2008년 처음 발견된 털난 게는 뉴질랜드와 호주 남부 해역 해산에 살고 있다고 한다. ▲블랙 드래곤피시(Black Dragonfish) 해령에서 발견된 블랙 드래곤피시 암컷. 이디아칸서스(Idiacanthus) 속의 잠재적 신종으로, 작은 물고기를 먹이로 하는 무서운 육식동물이다. 암컷은 몸길이 50​​cm에 달하지만, 수컷은 10cm 미만이다. 흥미롭게도 수컷은 이빨과 소화 기관이 퇴화돼 있어 생식을 끝내면 죽는 종도 있다고 한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매회 1000만원 걸고 펼치는 힙합 오디션

    매회 1000만원 걸고 펼치는 힙합 오디션

    MBC ‘나는 가수다’가 음악프로그램의 새 패러다임을 만든 것은 분명하다. 자존심 강한 프로 뮤지션의 경연은 신인 오디션 프로그램의 긴장감과 비할 바가 아니다. 덕분에 KBS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와 같은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출연가수의 장르적 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오는 22일 밤 11시 처음 방송되는 케이블방송 엠넷의 ‘쇼미더머니’(Show me the Money)가 흥미로운 까닭이다. 프로그램의 콘셉트는 ‘나가수+보이스코리아’로 축약된다. 한국 힙합을 대표하는 8명(혹은 팀)이 1000여명이 지원한 공개 오디션을 뚫은 8명의 신예 래퍼들의 멘토가 되는 동시에 실제로 한 팀을 이뤄 공연한다. 최근 성공리에 첫 시즌을 끝낸 ‘보이스코리아’와 비슷한 형식이다. 또한 매주 경연을 지켜보고 나서 관객의 지지를 받지 못한 한 팀은 탈락한다. ‘나가수’와 신인 오디션 프로그램의 형식을 섞어 놓은 셈이다. ‘쇼미더머니’란 제목처럼 매회 1000만원의 공연지원금이 걸려 있다. 주최 측은 200명의 방청객에게 5만원씩 현금을 사전에 준다. 8개 팀의 공연을 지켜보는 관객은 즉석에서 버튼을 눌러 특정팀에 5만원의 공연지원금을 몰아준다. TV 프로그램의 ARS 모금액 숫자가 올라가듯이 무대 위의 가수는 즉석에서 자신이 가져갈 돈이 얼마인지 알 수 있다. 출연진을 보면 한국 힙합의 대표선수 대부분이 모였다. 지난해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반 부문을 수상한 언더그라운드 힙합의 수장 가리온(MC메타·나찰)을 필두로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래퍼 미료,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에 한양대 로스쿨 재학생이란 이유로 힙합계의 ‘엄친아’로 통하는 버벌진트, 후니훈, 주석, 더블K, 45RPM이 ‘쇼미더머니’에 참여한다. MC메타는 “매주 새로운 곡을 한 곡씩 편곡하는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지금까지 한국적 힙합을 고민하며 노력해 왔고 이번 기회에 우리 음악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진행은 힙합그룹 ‘클로버’의 리더이기도 한 가수 은지원이 맡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US오픈] 그린재킷의 품격

    올 시즌 미프로골프(PGA) 투어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총 상금 800만 달러)이 샌프란시스코 올림픽클럽 레이크코스(파70·7170야드)에서 열린다. 지난해 화제가 최저타(16언더파)로 우승하며 ‘차세대 황제’의 탄생을 알린 로리 매킬로이(23·북아일랜드)였다면, 올해는 미골프협회(USGA)의 흥미진진한 조 편성이 단연 이목을 끈다. 먼저 세계랭킹 1~3위를 차지하고 있는 유럽 선수들이 한 조에 모였다.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와 매킬로이,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가 1, 2라운드를 동반한다.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 버바 왓슨(이상 미국)도 같은 조에 묶였다. 그런가 하면 ‘롱퍼터 조’도 있다. 모두 롱퍼터를 쓰는 애덤 스콧(호주)과 키건 브래들리, 웹 심슨(이상 미국)이 주인공이다. 또 US오픈에서 우승을 한 적이 있는 제프 오길비(호주), 어니 엘스(남아공),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도 한 조에 묶였다. 심지어 ‘얼짱조’까지 곁들여진다. 시원시원한 스윙에 깔끔한 외모로 여성팬을 몰고 다니는 이시카와 료(일본)와 리키 파울러,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이 꽃미남 조에 들었다. ‘코리안 브러더스’도 같은 조로 만난다. 최경주(42·SK텔레콤)와 양용은(40·KB금융그룹), 김경태(26·신한금융그룹)가 한 조에 편성됐다. PGA 투어에서 최경주와 양용은이 동반 플레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 고국 팬들이 설렐 수밖에 없는 이유다. USGA가 화끈한 조편성을 감행한 건 흥행 때문이다. 예년 같으면 대회 몇 주 전부터 일찌감치 매진사례였을 갤러리 티켓 판매가 극도로 부진했다. 티켓 판매를 위해 극강의 흥행 카드를 꺼내든 것. 지난 8일 조편성 발표 이후 티켓이 매진되며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지만 성적에는 그다지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 많아 필드에서 동반 부진의 늪에 빠져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영원한 앙숙인 우즈와 미켈슨이 대표적인 경우. 우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요한 메이저 챔피언십 대회이기 때문에 동반자와 많은 얘기를 나누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계한 반면, 미켈슨은 “굉장히 기대된다.”며 반겼다. SBS 골프가 15·16일 오전 1시부터 1~2라운드, 17·18일 오전 5시부터 3~4라운드를 단독 생중계한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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