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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잼 사이언스] 다른 식물 숙주 삼아 양분 빨아먹는 ‘뱀파이어 식물’ 있다

    [핵잼 사이언스] 다른 식물 숙주 삼아 양분 빨아먹는 ‘뱀파이어 식물’ 있다

    세계 곳곳의 숲속에는 식물을 숙주 삼아 뿌리에 붙어 영양분을 쪽쪽 빨아먹는 기괴한 뱀파이어 식물이 숨어산다고 식물학자들이 밝혔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브라질 세르지페연방대 공동연구진은 최근 한 학술지를 통해 이른바 뱀파이어 식물로 불리는 한 기생식물 속을 자세히 소개했다.이들 연구자에 따르면, 발라노포라과(Balanophoraceae) 랑스도르피아속(Langsdorffia)의 기생식물은 꽃 부분이 핏빛 붉은색을 띠는 특징이 있으며 관목과 무화과 심지어 선인장의 뿌리에도 달라붙어 양분을 흡수하며 성장한다. 이는 이른바 흡근으로 불리는 빠는뿌리 덕분이다.특히 이들 뱀파이어 식물은 수꽃과 암꽃으로 나뉘어 있고 이들은 모두 각자 달콤한 향기를 내는 꽃꿀을 분비해 딱정벌레와 개미 등 곤충이나 벌새 등 조류를 꽃가루 매개자로 끌어들여 수분한다. 그중에서도 딱정벌레가 수분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흥미로운 점은 이들 식물의 줄기가 잘 보이지 않아 뿌리에서 곧바로 꽃이 자라고 있는 듯이 보인다는 점이다. 수꽃에는 줄기가 어느 정도 있지만 암꽃에는 줄기가 극히 짧아 뿌리에서 직접 나온 것처럼 보이는 데 이를 무병(sessile) 구조라고도 한다. 이들 연구자는 논문을 통해 “랑스도르피아는 다른 식물들과 달리 잘 알려지지 않은 꽃식물 속으로서 꽃식물보다 심해생물과 닮았다”면서 “이런 식물의 희소성과 이해하기 어려운 특징 그리고 외진 서식지는 더 많은 종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연구를 주도한 옥스퍼드대의 기생식물 전문가 크리스 토로구드 박사는 “이들 식물의 생김새와 생태를 보고 알면 그야말로 뱀파이어 식물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한편 랑스도르피아속 식물은 지금까지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에 걸쳐 분포하는 랑스도르피아(이하 L.) 히포게아 마르트(hypogaea Mart)와 마다가스카르 고유의 L. 말라가시카(malagasica), 파푸아뉴기니의 L. 파푸아나 지싱크(papuana Geesink), 그리고 브라질 남부와 남동부의 일부 숲에만 있으며 최근 그 존재가 확인된 L. 헤테로테팔라(heterotepala)까지 총 4종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자세한 연구 결과는 뉴 파이톨로지스트 재단(NPT·New Phytologist Trust)의 오픈엑세스 학술지 ‘플랜츠 피플 플래닛’(Plants People Planet) 5월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열린세상] ‘상호의존성의 무기화’와 ‘탈동조화’, 한일 분쟁의 승자는?/김양희 국립외교원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

    [열린세상] ‘상호의존성의 무기화’와 ‘탈동조화’, 한일 분쟁의 승자는?/김양희 국립외교원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

    일본이 한국에 수출규제를 가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8월 4일 0시부터 2018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판결 이행의 일환으로 일본제철(구 신일철주금) 합작사 PNR에 대한 주식 압류명령 효력이 시작됐다. 일본의 수출규제 의도가 대법원 판결의 이행 저지였음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에 한국에서는 일본 정부가 이후 또 어떤 경제 보복 조치를 취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호의존성의 무기화’ 개념을 설파한 헨리 패럴과 에이브러햄 뉴먼은 지난해 8월 1일자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일본의 수출규제도 그 일례라고 일침을 가한 바 있다. 이에 맞선 한국의 대응 전략은 ‘탈동조화’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지난 1년간의 한일 무역 분쟁은 ‘상호의존성의 무기화’ 대 ‘탈동조화’의 맞대결로 간주할 수 있겠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자. 상호의존성이 상대만 겨누는 무기가 될 수 있을까? 탈동조화는 어디까지 가능할까? 그럼 다시 질문을 던져 보자. 한일 양국은 그간 파국적인 치킨게임을 했을까? 글쎄다. 일본 정부는 ‘상호의존성의 무기화’를 강행하지 않았다. 이는 아직 압류자산 현금화가 실행 전이기도 하나, 상호의존성이란 양날의 칼이라 무기화가 어렵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교란도 감당할 엄두가 안 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도 일본이 부적절한 수출 관리를 문제 삼자 강력 반발했으나 결국 대외무역법 개정, 관련 조직의 확대 개편 등 일본 요구를 수용했다. 그뿐인가. 양국은 코로나 와중에도 3월까지 대화를 이어 갔다. 이처럼 양국은 정면충돌 시의 공멸을 잘 알기에 ‘밀당’하며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우리가 ‘화이트국가’ 배제 영향을 실감하기 힘들었던 연유다. 탈일본화는 곧 탈일본기업화일까? 글쎄다. 현재까지의 탈일본화 현황을 생산 거점별로 유형화하면 국산화, 외국인 투자 유치, 수입선 다각화가 주를 이루나 후자 2개 유형의 생산 주체는 일본 기업이 주를 이룬다. 즉 ‘탈일본화≠탈일본기업화’라는 흥미진진한 특징이 포착된다. 그것이 문제일까? 그렇지 않다. 탈일본화의 요체는 국산화가 아니라 공급 다각화다. 기술 주기가 빠르고 시장 수요가 제한된 품목의 탈일본화에 장기 거래 관계의 일본 기업을 활용한 전략은 일본 입장에선 뼈아픈, 그러나 한국에는 영리한 선택지였다. 일본에 더 쓰라린 지점은 ‘탈일본화=탈일본기업화’ 유형일 것이다. 일본의 수출규제는 자국 기업의 글로벌 독과점 시장에 균열을 내 듀폰이나 램리서치, 인프리아와 같은 미국 기업이 진입할 틈을 만들고 말았다. 그럼 한국의 승리일까? 글쎄다. 일본의 수출규제는 고사 직전의 20년 숙원 사업이던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정책을 기사회생시킨 ‘위장된 축복’이다. 새옹지마가 따로 없다. 대일 전략으로 출발한 탈일본화 정책은 코로나19 발발 후 다른 나라보다 발 빠르게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에 나설 수 있는 예행연습이 됐다. 한국이 그런 ‘복덩이’를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의 무대로 소환시킨 것은 뭘 의미할까?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고조된 오늘날 탈일본화는 지속하되 공급 다각화 차원에서 대일 수입의 불확실성이라도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과도한 탈동조화는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을 낳는다. 그러니 상호의존성의 무기화와 탈동조화의 맞대결 승자는 전자도 후자도 아닌 상호의존성 자체다. 일본은 수출규제로 강제동원 문제 해결에 도움을 얻었을까? 글쎄다. 오히려 사태는 꼬이고 부메랑만 자초했다. 지난 20여년간 양국 관계는 한국의 대일 의존에서 상호의존 관계로 변용됐으나 양국 모두 자각하지 못하다 이번에 호되게 상호의존성의 경제학을 학습했다. 이제 양국이 해야 할 일은 더 날카로운 창과 더 두꺼운 방패를 찾아 상호 확증 파괴의 모순에 직면할 게 아니라 정경분리 원칙으로 돌아가 수출규제 철회와 WTO 제소 취하를 선언하고 대화의 길에 나서는 것이다. 지구촌의 코로나 팬데믹 희생자가 70만명에 이르고 미중 갈등은 악화일로에다 최악의 경제침체로 허덕이는 지금 두 나라가 해야 할 일은 갈등과 대립이 아니라 협력과 화해다. 원칙은 때론 진부할 만큼 명쾌하고 단순하다.
  • 英 보물사냥꾼, 동네 술집 마당서 은화 1000개 발견 횡재

    英 보물사냥꾼, 동네 술집 마당서 은화 1000개 발견 횡재

    금속탐지기로 오랜 시간 땅 속에 숨겨진 금화 등을 찾는 영국의 한 보물사냥꾼이 일생일대의 횡재를 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현지언론은 남동부에 위치한 서퍽의 한 술집 뒷마당에서 무려 1000개가 넘는 은화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15~17세기 땅 속에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이 은화들은 모두 1061개가 발견됐으며 최소 10만 파운드(약 1억 5600만원)의 가치로 평가된다. 단숨에 뒷마당에서 '로또'를 발굴한 화제의 주인공은 루크 마호니(40)로 흥미롭게도 그는 현지에서 금속탐지기를 파는 상점을 운영 중이다. 지난 10년 동안 금속탐지기로 보물을 찾는 취미를 가져온 그에게 행운이 찾아온 것은 지난달 26일. 당시 자주 가는 마을 술집 뒷편 들판에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금속탐지기로 보물을 찾던 그는 땅 속에서 금화 한개를 발견했다.마호니는 "흙을 긁어내 동전을 보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면서 "금속탐지기에서 계속 신호에 신호가 이어졌다"며 놀라워했다. 결국 그는 땅 주인의 허락을 받아 친구들과 함께 본격적인 '보물' 발굴에 들어갔다. 특히 이같은 발굴 지역에 찾아가 전문적으로 약탈하는 도둑들로부터 보물을 지키기위해 사흘밤을 꼬박 세우며 작업을 이어갔다. 이렇게 총 1061개의 은화가 발굴됐으며 각각 1573~1578년, 1641~1643에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이 은화들은 이를 발견한 마호니가 모두 갖게되는 것일까? 여기에는 흥미로운 현지 보물법이 있다. 영국에서는 이번처럼 오래된 귀중품이 발견되면 먼저 전문가의 감정을 거쳐 보물인지를 평가받게 된다. 만약 진짜 보물로 판정되면 발견자는 적절한 가격에 지역 박물관에 팔아야한다. 다만 발견자와 땅 소유자는 절반씩 나눠갖는 것이 원칙이다. 마호니는 "은화를 발굴한 직후 지역 보물 발굴 담당자에게 연락했으며 현재 평가 중에 있다"면서 "동전을 지역 박물관에 판매한 돈으로 친구들에게 선물을 주고싶다"며 기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와우! 과학] 공룡도 ‘암’에 걸렸다…골육종 흔적 최초 확인

    [와우! 과학] 공룡도 ‘암’에 걸렸다…골육종 흔적 최초 확인

    인류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주된 요인 중 하나인 암이 공룡의 수명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캐나다 온타리오의 맥마스터대학 연구진은 7600만~7700만 년 전 지구상에 서식했던 공룡인 센트로사우루스의 화석을 분석했다. 센트로사우루스는 코 위에 뿔이 앞쪽을 향해 날카롭게 뻗어있고, 눈 위에도 작은 뿔을 가진 공룡이다. 이 화석은 1989년 캐나다 앨버타에서 발견된 것으로, 당시 과학자들은 뼈의 끝부분에서 보이는 기형적인 형태가 부러졌다 다시 회복되는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판단했다.그러나 연구진이 최신 장비 및 프로그램을 이용해 화석의 형태를 다시 점검했다. 사람이 특정 질병을 확인하기 위해 거치는 의료 검사의 과정과 동일한 과정을 거쳐 분석한 결과, 뼈의 끝부분에서 보인 기형적인 형태는 골육종의 흔적이라는 사실이 최초로 확인됐다. 뼈에서 주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인 골육종은 주로 10~30대의 젊은 연령층에서 잘 나타나는 공격적인 암이다. 보통 긴 뼈의 말단부위나 무릎 부위에 흔히 발생하고, 주변 조직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연구진은 센트로사우루스 역시 현대 인류와 유사한 과정으로 골육종을 앓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병리학, 방사선학, 정형의과학, 고생물병리학 등을 동원해 화석을 분석했다. 여기에 CT 스캐닝과 화석의 단면을 현미경으로 분석하는 과정 등을 거쳤다. 마지막으로 3D 모델링을 통해 뿔의 변형된 형태를 분석한 결과 명확한 골육종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다른 센트로사우루스의 정강이뼈 화석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다른 형태를 볼 수 있었고, 골육종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센트로사우루스의 정강이뼈 형태가 골육종 진단을 받은 19세 환자의 정강이뼈와 유사하다는 것도 확인했다.뿔 공룡 전문가인 로열 온타리오박물관 고생물학 소속 데이비드 에반스 박사는 “당시 이 공룡은 공격적인 암세포가 몸 전체에 퍼져, 포식자인 티라노사우르스에게 손쉬운 먹잇감이 됐을 것”이라면서 “다만 큰 무리에 섞여 보호를 받았기 때문에 치명적인 질병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오래 생존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맥마스터의과대학 정형외과 레지던트인 세퍼 에크티아리는 “골육종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사용되는 여러 학과의 협조가 최초의 공룡 골육종 진단에 활용된 것은 매우 흥미롭고 고무적인 일”이라면서 “이번 발견은 동물계 전체에 걸쳐 공통적인 생물학적 연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인간에게서 나타나는 여러 질병과 과거에 존재했던 질병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면, 현대의 과학자들이 질병의 진화와 유전학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치료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차별금지법, 동성결합, 동성결혼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차별금지법, 동성결합, 동성결혼

    얼마 전 대학생 딸이 물었다. 아빠는 동성애를 어떻게 생각해? 난 잠시 생각하다가 이렇게 대답했다. 탕수육을 예로 들어 보자. 아빠는 소스를 부어서 먹고 너희는 찍어서 먹지? 하지만 취향이 다르다고 서로를 비난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니? 딸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아빠가 성소수자들을 비난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딸아, 아빠도 네게 편견이 없어서 기쁘단다.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한 사례는 다음과 같다. 지인이 공중목욕탕에 갔을 때였다. 한 노인이 한참 성소수자를 맹비난하더니 지인에게 이렇게 묻더란다. “당신 자식이 호모라면 좋겠우? 솔직히 싫잖아?” 지인은 노인을 바라보며 씩 웃었다. “물론 제 아들이 동성애자가 되길 바라지는 않습니다. 그렇다 해도 제 아들이 동성애자라고 손가락질하는 놈이 있으면 가만 두지 않겠습니다.” 정의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발의됐다. 2007년 참여정부에서 ‘차별금지법안’이 보수기독교 단체의 반대로 무산된 이후 벌써 발의만 여덟 차례라는데 이번에도 통과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반감과 오해, 편견이 여전한 탓이다.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이후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며 퍼포먼스까지 펼쳤던 미래통합당도 성소수자 조항을 빼고 논의하자며 한발 빼고 있다. 미국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은 2012년 TV 토론에 나가 동성결혼의 합법화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여러분은 누굴 사랑합니까? … 결혼 당사자가 레즈비언이든 게이든, 남녀든 상관없습니다.” 조 바이든에게 선수를 빼앗기기는 했지만 버락 오바마 역시 재선을 앞두고 동성결혼의 정당성을 받아들였다. “게이든 레즈비언이든 누구나 공정하고 동등하게 대접받아야 한다.” 그는 성소수자 공동체를 위해 보다 광범위한 평등이 필요하며 동성결합(civil union)을 넘어 동성결혼을 인정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그 고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오바마는 재선에 성공했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부분은 ‘동성결합’이다. 미국은 대부분 주에서 동성의 결합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동성결혼까지는 아닐지언정 동성 부부의 권리를 거의 모두 법으로 보호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시아에서도 일본과 대만 등이 지역별로 동성결합을 법으로 인정한다. 우리는 차별금지법 하나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지만, 2013년 네뷸러상을 수상한 SF소설 ‘2312’는 흥미로운 전망을 내놓았다. ‘2312’는 2312년 즈음 지구와 우주의 생태가 어떻게 변화하고 운영될 것인가를 과학적, 사회적으로 추리한 이른바 ‘하드SF’다. 저자 킴 스탠리 로빈슨에 따르면 미래 세계에서는 수명 연장, 질병 치료 등의 이유로 성 이미지를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다. 그는 선택 가능한 범주를 다음과 같이 나열했다. “여성, 남성, 자웅동체, 암수모자이크, 남녀추니, 양성애자, 혼성애자, 간성애자, 무성애자, 거세자, 비성애자, 미분화자, 게이, 레즈비언, 호모, 성도착자, 동성애자, 다성애자, 복합성애자, 변성애자, 버다치, 히즈라, 두 개의 영혼….” 동성애를 인정하는 순간 나라가 큰일날 것처럼 호들갑이지만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이미 많이 여유로워졌다. 우리는 TV에서 홍석천, 하리수를 스스럼없이 만나고,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 열광했다. 미국을 위기에 빠뜨린 인물은 동성결혼을 인정하자는 오바마, 바이든이 아니라 오히려 극심한 차별주의자인 트럼프다. 비록 가설이지만 킴 스탠리 로빈슨의 미래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는다. 이미 성전환 수술이 가능하지 않은가. 세상은 이렇게 미래와 다양성을 향해 나아가건만 우리는 여전히 답답한 인습과 편견과 남녀차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속된 말로 후지다.
  • 적성 찾은 ‘말년 병장’… 상주 강상우, 6연속 공격포인트 행진

    적성 찾은 ‘말년 병장’… 상주 강상우, 6연속 공격포인트 행진

    올시즌 윙포워드 맡으며 7골 4도움 폭발27일 전역·포항 복귀… 활약 이을지 주목뒤늦게 만개한 프로축구 상주 상무의 ‘말년 병장’ 강상우(27)의 공격 본능이 좀처럼 식을 줄 모르고 있다. 2일 K리그1 14라운드 강원FC전에서 또 골을 넣었다. 팀은 비록 극장골을 내줘 2-2로 비겼지만 강상우는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5골 2도움)를 기록하며 포효했다. 올 정규리그 7골 4도움이다. 외국인 선수까지 합쳐 득점 4위인데 국내 선수만 따지면 톱이다. 원래 강상우는 골을 많이 넣는 선수는 아니다. 2014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데뷔한 뒤 측면 자원, 특히 윙백이나 풀백으로 뛰며 지난해 상주에서의 첫 시즌까지 6시즌 동안 8골 5도움을 기록했다. 한 시즌 최다 골도 2018년과 지난해 기록한 3골에 불과하다. 그러나 올해 김태완 상주 감독이 구사하는 4-4-3 포메이션에서 좌측 윙포워드를 맡으며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다. 김 감독이 강상우에게 수비보다 공격에 대한 롤을 더 부여하고 있는 게 제대로 맞아떨어진 것이다. 2018년 36경기에서 개인 최다 23개의 슈팅을 기록한 강상우는 올해 14경기에서 벌써 25개 슈팅을 쏘고 있을 정도다. 이런 가운데 강상우가 오는 27일 전역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규정상 강상우는 이틀 뒤 성남FC와의 18라운드에서부터 포항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다. 그런데 현재 포항 왼쪽 측면에서는 송민규(6골 2도움)가 공격 자원으로 맹활약 중이다. 역할이 겹치는 강상우가 포항 복귀 이후에도 공격 본능을 이어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게다가 그의 제대 및 복귀가 K리그1 중위권에서 상주(4위)와 포항(5위)이 벌이고 있는 순위 다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악의 끝, 그 경계에 서다…세상 끝, 그 묘함을 보다

    악의 끝, 그 경계에 서다…세상 끝, 그 묘함을 보다

    “경계선까지, 끝까지 해보고 싶었습니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이하 다만악)의 언론배급시사회가 끝난 뒤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 역을 맡은 이정재의 일성이 그랬다. 본인 스스로 “과도한 연기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말 뒤에 나온 얘기였다. 피를 보면 눈을 번득이는 ‘인간 백정’ 레이는 그만큼 욕심 나는 배역이었다. 5일 개봉하는 영화 ‘다만악’은 마지막 미션을 끝으로 청부살인업에서 손을 떼려는 킬러 인남(황정민 분)과 그로 인해 형제를 잃은 레이의 추격전을 그린 ‘하드보일드 액션 영화’다. ‘관상’(2013), ‘암살’(2015) 등을 통해 ‘악역을 맡으면 영화가 잘된다’는 속설을 가진 이정재가 또 한 번 악역으로 분했다.●문신과 액세서리로 표현한 맹수의 본능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정재는 “제작자들이 저한테 자꾸 악역만 의뢰할 거 같아서 불안한 느낌”이라며 웃었다. “악역이라는 것이 좀 더 상상력을 발휘할 여지가 있는 거 같아요. 레이 역할 제안받고서도 ‘어떻게 하면 좀 더 새롭고 흥미롭게 그릴까’ 고민할 때가 제일 즐거웠어요.” 다른 작품에서는 ‘인간 이정재’가 나올까 봐 캐릭터 구현에 많은 의견을 내지 않는 그이지만, 이번에는 의욕적으로 참여했다는 설명이다. 이정재가 레이로서 집중한 것은 ‘맹목적인 사냥 본능’이다. “형을 죽인 것에 대한 복수는 핑계일 뿐”이라고 설정하고 “누군가를 사냥해야 하는 맹수에 가까운 인물이라 쫓아가는 데 희열을 느끼는 묘한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 ‘묘함’을 잘 살리면 왜 그렇게 인남을 쫓는가에 대한 설명이 따로 필요 없다”고 부연했다. 이를 살리는 방법 첫 번째는 비주얼적 구현이었다. 목 끝까지 차오른 문신, 주렁주렁한 스틸 액세서리에 화이트 룩으로 형의 장례식장에 나타난 레이가 관객들과 만나는 첫 신이다. ‘관상’의 수양대군 못지않은 강렬한 등장이다. “(관객들이) 레이를 처음 봤을 때 ‘쟤는 왠지 죽을 때까지 쫓아갈 것 같아’라는 믿음을 심는 게 중요했어요. 검은 정장 차림이 아닌 건 형의 죽음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표현이죠.” 극적인 비주얼 연출을 위해 핑크색 가발까지 집어 들었다 내려놨다는 그다.●고무줄처럼 튕겨오른 찰나의 액션 표정 ‘묘함’을 살리는 두 번째는 표정 연기다. 액션 신도 전체 동작보다는 찰나의 표정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인남과 레이가 처음 만나 싸우는 복도 신 같은 데서도 레이는 떨어져 나갔다가도 고무줄처럼 바로 치고 들어오는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쉴 틈을 주지 않고 바로바로 들어가는 거죠.” 치열한 추격전을 펼치다 그는 왼쪽 어깨 인대 파열이라는 부상을 입기도 했지만 이어지는 작품 ‘오징어 게임’의 촬영으로 여태껏 수술을 하지 못했다. 486만 관객을 동원한 ‘신세계’(2013)에 함께 출연했던 황정민과는 7년 만의 재회다. 소감을 묻자 그는 “정민이 형은 그때도 ‘체력이 진짜 좋구나’라고 느꼈는데 이번에도 ‘여전하네’ 했다”며 “현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거기서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의 재회를 기대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신세계’는 누아르(암흑가) 영화였고, ‘다만악’은 액션 영화죠. 충분히 액션을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실컷 ‘맹수 본능’을 얘기하던 이정재가 예의 그 착해 보이는 실눈 웃음을 만들며 답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월드피플+] “나도 파워 유튜버!”…구독자 30만 거느린 90세 할머니 화제

    [월드피플+] “나도 파워 유튜버!”…구독자 30만 거느린 90세 할머니 화제

    중국판 유튜브인 ‘비리비리’(Bilibili)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할머니가 있어 화제에 올랐다. 화제의 주인공은 첫 번째 영상을 공개하자마자 스타덤에 오른 장민츠 할머니로 올해 나이는 무려 90세다. 비리비리에서 최고령자로 꼽히는 장 할머니는 지난 4월 30일 첫 번째 영상을 올린 뒤 불과 1개월 만에 팔로워 10만 명을 돌파했다. 그리고 3개월이 지난 2일 기준 장 할머니의 팔로워 수는 무려 30만 명에 달한다. 장 할머니가 인터넷 영상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정부가 운영하는 무료 노인 대학에 등록하면서부터다. 지난해부터 할머니는 거주지 인근의 주민자치회관에서 마련한 ‘노인대학’ 수업에 참여해 영상 촬영 및 편집을 배웠다. 또한 장 할머니와 함께 살고있는 고등학생인 손자 더우더우 역시 영상 촬영 및 게재에 관심이 많아 두 사람이 비리비리에 동영상을 올리자고 의기투합한 것.장 할머니는 “노인 대학에서 처음 영상 편집을 배우고 집에 돌아온 날 손자의 방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면서 “손님이 온 것도 아닌데, 손자 혼자 무슨 일인가 궁금해서 방문을 조용히 열어보니, 손자가 카메라 앞에서 이야기하며 촬영하는 것을 보고 ‘이거다’ 생각했다. (내가) 영상에 함께 출연하면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첫 영상 촬영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다. 이후 손자와 장 할머니의 영상 촬영 협업은 본격화됐다. 할머니가 영상에 출연하면 해당 영상물을 편집하고 온라인상에 게재하는 후반 작업은 손자가 전담한다. 흥미로운 점은 더우더우 혼자 지난해 3월 경 부터 꾸준히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고 있지만 팔로워 수가 지금까지 1만 명에 그친 것. 결과적으로 할머니를 앞세운 영상이 비리비리에서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장 할머니가 출연한 영상 속 내용은 사소한 일상과 이혼 이후의 경험 등이다. 할머니는 “70년 전 이혼을 선택한 이후 자유로운 생활을 이어왔다”면서 “남성의 폭력과 억압에 맞서 홀로서기를 하는 여성들을 응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나 지금이나 결혼을 하든 홀로서기를 하던 모든 여성은 반드시 자아를 가져야 한다. 여자가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서서히 자신의 꿈과 일을 포기한 채 평범한 가정주부로 늙어가도 좋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어떤 여성이든 반드시 자신의 일과 수입이 있어야 한다는 제 생각을 팬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했다. 또, 할머니는 자신의 영상을 찾는 ‘팬’들에게 “난 영상을 통해 큰 부자가 되기 위한 목적으로 수익 창출을 노리는 사람이 아니다”면서 “평범한 할머니의 과거 경험담을 통해 많은 분들이 힘을 얻고, 실제로 경험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 간접 체험하는 등의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민츠불로’(敏慈不老, 할머니 이름인 ‘민츠’를 활용해 누리꾼들이 지어준 ‘민츠는 늙지 않는다’는 별명)라는 말을 좋아한다”면서 “여자는 나이를 먹고 할머니가 되지만, 세월이 훌러가면서 나이는 먹을지언정 생각만큼은 늙지 않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英 해변서 4.5m 괴생명체 사체 발견…“고래로 추정”

    英 해변서 4.5m 괴생명체 사체 발견…“고래로 추정”

    영국의 한 바닷가에서 몸길이 4.5m의 괴생명체 사체가 발견돼 그 정체를 두고 갖가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일간 메트로 등 현지매체는 2일(이하 현지시간) 지난달 29일 잉글랜드 북서부 머지사이드주(州) 해안도시 사우스포트에 있는 에인스테일 해변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동물 사체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 소식은 발견 당일 에인스테일 커뮤니티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익명을 원한 한 남성 주민은 이날 해당 해변에서 이와 같은 동물 사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주민들에게 그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느냐고 질문하며 코끼리나 고래 또는 괴물인가라고 되물었다.아울러 그는 사진 속 괴생명체 사체의 몸길이는 약 4.5m이고 털이 많고 네 개의 지느러미발을 지닌 것으로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커뮤니티 회원들은 그의 제안에 동의하거나 바다코끼리나 소, 말 또는 당나귀 등 다른 의견들을 제시하며 동물 사체의 정체가 무엇인지 밝히려고 했지만 끝내 알아내지 못했다. 또 같은 날 같은 해변에서 이 괴생명체의 사체를 영상으로 포착한 한 여성 주민은 이를 두고 “에인스데일 기형”이라고 부르며 “내 처음 추정은 어떤 고래라는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32세라는 나이만 밝힌 이 여성은 또 “어떤 이들은 그것이 소나 말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난 전혀 모르겠다”면서 “그것이 털매머드이거나 불시착한 외계인이라는 주장이 내게는 가장 큰 흥미를 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또 거의 코끼리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 여성에 따르면, 사진 속 사체에서는 악취가 풍겼다. 그녀는 “파리가 많고 악취가 나서 너무 가까이 접근하지는 않았다. 그 주위를 둘러보다가 실수로 바람이 불어오는 쪽에 갔다가 하마터면 토할 뻔했다”면서 “부패 수준이 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마치 세 개의 커다란 신체 부위가 합쳐져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모두 조금씩 달라서 내가 알아볼 수 있는 부분은 없었다. 내 눈에 여기저기 가죽이 약간 뒤틀린 것처럼 보였다”면서 “정체를 알아낼 수도 있는 머리가 안 보여 이상했는데 아마 아래쪽에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갈비뼈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위쪽으로 나와 있었다. 커다란 척추뼈가 피부를 투과해 비치는 것처럼 보였다”면서 “내츄럴 잉글랜드의 한 관계자가 사체를 조사하기 위해 현장에 왔었지만 그것을 혼자서 옮길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이에 대해 내츄럴 잉글랜드의 스테판 아일리프 수석고문은 “우리는 부패가 잘 되지 않은 상태의 동물이 에인스데일 해변으로 떠밀려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래 사체로 보이지만 정체를 확인할 계획”이라면서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이 해변에서 이 동물 사체를 제거하기 위해 처리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내츄럴 잉글랜드는 에인스데일 해변을 포함한 에인스데일 모래언덕 국립 자연보호구역을 소유하고 관리하는 비정부 공공기관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에인스테일 커뮤니티 페이스북 페이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바다에 캡슐 ‘첨벙’, 45년 만에 미국의 힘만으로 우주 왕복 마침표

    바다에 캡슐 ‘첨벙’, 45년 만에 미국의 힘만으로 우주 왕복 마침표

    “진정 우리의 영예이자 특전이다.” 두 달여 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유인 캡슐 크루 드래건에 실려 우주로 날아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무르다 전날 ISS에의 도킹을 풀고 지구로 향한 지 19시간 뒤 미국 플로리다주 펜사콜라 남쪽 바다에 첨벙 빠지는 ‘스플래시다운’ 방식으로 우주 왕복 여정의 마침표를 찍은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더그 헐리(53)의 첫 소감이다. 45년 만에 미국 우주인이 육지가 아닌 바다를 통해 귀환한 순간이었다. 첫 민간 유인우주선이 ISS 왕복에 성공한 순간이었으며 미국이 자국의 힘만으로 우주를 다녀온 감격을 맛보는 순간이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주 호손에 있는 스페이스X 상황실은 “스페이스X와 NASA를 대신해 우리 지국에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 스페이스X를 날게 해줘 고맙다”고 답신했다. 지난 5월 크루 드래건의 발사 장면을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까지 가 직접 지켜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곧바로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NASA 우주비행사들이 성공적인 두 달 임무 끝에 지구로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 모두 감사한다”며 “45년 만에 첫 스플래시다운을 완료했다. 매우 흥미진진하다”라고 적었다. 3일 오전 3시 48분(이하 한국시간) 헐리와 로버트 벤켄(49)이 타고 있던 캡슐은 상공에서 속도를 줄이며 하강하다 보조 낙하산 둘을 펼쳤다. 곧이어 4개의 메인 낙하산을 펼쳐 시속 25㎞ 미만까지 속도를 줄인 뒤 1분여를 더 내려와 착수(着水)에 성공했다. 흰 물살이 튀어 오르자 모니터로 이를 지켜보던 NASA와 스페이스X 상황실에서도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두 우주인은 지난 5월 31일 크루 드래건을 타고 우주로 날아간 후 62일 동안 ISS에서 머무르며 여러 연구 임무를 수행한 후 돌아왔다. 귀환에만 19시간이 걸렸다. 전날 오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상공 430㎞ 지점에서 ISS를 출발했다. 시속 2만 8000㎞로 대기권에 진입한 후 착수 시점엔 24㎞로 속도가 급격히 낮아지고, 마찰열로 인해 캡슐 외부 온도는 최고 1900도까지 올라갔다. 내부의 우주인들은 지구 중력의 최고 4∼5배에 달하는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귀환한 헐리와 벤켄은 곧바로 배 위로 옮겨진 캡슐 안에서 한 시간여를 더 기다리다 기술자들이 캡슐의 해치를 열자 마침내 바깥으로 나왔다. 두 달여 만에 지구 공기를 맛본 이들은 엄지를 번쩍 들어 보였다. 과거 머큐리, 제미니, 아폴로 등의 우주선이 바다를 통해 돌아온 바 있다. 우주경쟁이 치열하던 시기 이후로 볼 수 없던 착수 장면인 만큼 AP통신은 ‘복고풍의 스플래시다운’이라고 표현했다. 크루 드래건 캡슐이 무사 귀환함으로써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민간 유인 우주여행의 새 장을 열며 또 한 발 앞서가게 됐다. 스페이스X 상황실에서 귀환 과정을 모니터하며 트위터로 실시간 중계하던 머스크도 착수 이후 “드래건은 물 위에서 안정적인 상태”라고 전했다. 이 회사는 6주 동안 크루 드래건을 보수해 다음달 말 곧바로 4명의 우주비행사를 ISS로 보낼 예정인데 벤켄의 부인이자 NASA 우주비행사인 메건 맥아더가 포함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미스맥심’ 장혜선, 섹시 비키니 화보의 정석

    ‘미스맥심’ 장혜선, 섹시 비키니 화보의 정석

    미스맥심 모델 장혜선이 맥심(MAXIM) 8월호에서 섹시 오픈카 화보를 선보였다. 고혹적인 눈빛과 섹시함으로 사랑받는 장혜선은 화보를 위해 딥블루 컬러와 화이트 스트라이프 비키니를 입고 오픈카와 어울리는 시원한 섹시미를 선보였다. 미스맥심은 맥심이 기획한 일반인 모델 선발대회 ‘미스맥심 콘테스트’를 통해 선발된 맥심의 간판 모델이며 장혜선은 작년 대회를 통해 모델로 데뷔했다. ‘독자의 차 화보 촬영 프로젝트’는 실제 맥심 독자들의 자동차와 미스맥심 모델들이 함께 꾸미는 인기 코너다. ‘여름 비키니 특집’답게 이번 ‘독자의 차’ 화보 역시 시원한 비키니 화보가 등장한다. 사진 속 노란 오픈카는 쉐보레의 SSR로, 차주에 따르면 “국내에 5~6대 밖에 없는 귀한 모델”이라고 한다. 한편, ‘여름 비키니 특집’으로 꾸민 맥심 8월호는 모델 정유나의 파격적인 비키니 표지 화보, 미스맥심 예리의 라스베이거스 화보, 19금 섹토크 유튜버 스푸닝의 코믹 섹시 화보와 2020 미스맥심 콘테스트 등 다채롭고 흥미로운 기사를 함께 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네오와이즈 혜성, 지구 하늘 떠났다… “6800년 후에 돌아올게요!”

    네오와이즈 혜성, 지구 하늘 떠났다… “6800년 후에 돌아올게요!”

    지난 한 달 동안 지구촌 별지기들을 환호케 했던 네오와이즈 혜성이 지구 하늘을 떠났다. 현재는 머리털자리에 들어섰으며, 거리는 화성만큼이나 멀어 한국에서는 쌍안경으로도 찾기 힘들게 되었다. 게다가 장마로 인해 더이상 혜성 관측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27일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발사한 적외선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지구에 근접하는 천체를 찾는 네오와이즈 프로젝트에 의해 발견된 이 혜성은 주기가 무려 6800년이다. 이 혜성의 지난 회귀는 기원전 5000년경으로, 전 세계 인구가 약 4000만 명이었던 시기였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북반구에서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최초의 밝은 혜성이었던 네오와이즈는 6월 9일 7등급 밝기로 눈으로 관측이 불가능할 정도였지만, 6월 27일 NASA의 소호(SOHO) 태양관측위성의 LASCO-3 카메라의 시야에 나타났을 때 100배로 밝아져 2등급을 기록했다. 맨눈으로 볼 때 가장 밝은 별이 1등급, 가장 어두운 별이 6등급이다.7월 3일 수성 궤도 부근에서 근일점을 통과한 네오와이즈 혜성은 7월 23일 지구에 가장 근접했는데, 이때 거리는 약 1억㎞로 지구와 태양 거리의 약 3분의 2 지점까지 다가왔다. 대략 총알 속도의 64배인 초속 64km의 속도로 지구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는 네오와이즈는 아주 길쭉한 타원형 궤도를 돌기 때문에 태양과의 거리에 따라 속도가 달라진다. 즉, 태양에 멀수록 속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외부 태양계로 향하는 네오와이즈가 앞으로 3400년을 날아 도착할 궤도의 끄트머리는 지구로부터 약 630AU(천문단위:지구-태양 간 거리)로 추정된다. 지구를 떠나 43년째 날아가고 있는 보이저 1호의 현재 거리가 약 150AU인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먼 거리인지 실감할 수 있다.지난 한 달 동안 지구에 숱한 화제를 뿌려놓고 떠난 네오와이즈는 카메라 렌즈에 가장 많이 담긴 혜성이라는 기록까지 세웠다. 수많은 지구촌 사람들이 네오와이즈를 관측하고 흥미롭고 박력있는 혜성 사진들을 SNS에 올려 전 인류가 공유했으며, 그중에는 혜성을 배경으로 프로포즈하는 낭만적인 커플들도 여럿 있었다. 한국에서는 우기가 겹쳐 제대로 관측하기가 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별지기들이 네오와이즈 사진을 찍어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먼길을 떠나는 네오와이즈를 배웅하는 의미에서 이들 재미있고 아름다운 사진들을 소개한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아하! 우주] 화성 생명체 찾는 미 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 발사

    [아하! 우주] 화성 생명체 찾는 미 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 발사

    '화성 생명체 존재' 확인, 이번에 끝장 본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야심찬 화성 탐사 로버가 붉은 행성을 향해 날아올랐다. 차량 크기의 ‘마스 2020’ 탐사선 `퍼시비어런스'(인내)는 현지시간 30일 오전 7시 50분(한국시각 오후 8시 50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 41번 발사대에서 아틀라스-5 로켓에 실려 발사되었다. 미국의 아홉 번째 화성 착륙선이자, 다섯 번째 화성 로버(차량형 이동 탐사 로봇)인 퍼시비어런스의 화성 도착 예정 시간은 약 7개월 뒤인 2021년 2월 18일이다. 퍼시비어런스는 화성의 지름 45km 예제로 크리이터에 연착륙한 뒤 전례없이 대담한 미션을 수행할 예정인데, 몇 가지를 나열하자면, 화성 생명체의 흔적 찾기와 화성 흙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오기, 소형 헬리콥트 띄우기 등이다. 무게 1.8kg에 날개 길이 1.2m의 소형 헬리콥터 `인제뉴이티'는 30일 동안 5번의 비행실험을 할 계획이다. 화성처럼 공기가 희박한 곳에서 어떻게 비행기를 띄울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으로, 90초 동안 5m 위로 날아 150m 왕복비행하는 게 목표다. 성공할 경우 인제뉴이티는 인류가 지구 이외 행성에서 띄운 최초의 비행체가 된다. 퍼시비어런스에는 이밖에도 몇 가지 과학실험 장비가 실려 있다. 화성 대기의 96%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에서 산소를 뽑아내는 ‘목시’라는 장비는 화성 대기를 흡입한 뒤 먼지와 오염 물질을 제거하고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꿔주는 실험을 한다. 미래 유인 화성 탐사에 대비한 시험이다. 이밖에 지표면 레이더, 기상 관측 장비, 엑스선 분광기, 고해상도 카메라 슈퍼캠과 마이크가 로버에 실려 있다. NASA의 짐 브라이든스타인 국장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화성 미션은 참으로 흥미진진한 것들입니다. 퍼시비어런스는 미국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임무이자 동시에 인류 전체에도 중요한 임무"라고 밝혔다. 이번 발사는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 있는 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미션 컨트롤 센터를 흔든 지진으로 더욱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지진은 JPL 관련자들을 약간 당혹시켰을 뿐 카운트다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화성에 과연 생명체가 있을까? 화성 생명체의 탐사 역사는 이미 반세기나 되었다. NASA의 쌍둥이 바이킹 착륙선은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초까지 화성에서 현존하는 생명체의 흔적을 찾아내기 위해 분투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끝나고 말았다.​ ​NASA는 그 후로도 화성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위한 '물 추적(follow the water)' 전략을 고안해, 스피릿, 오퍼튜니티, 큐리오시티 로버와 같은 일련의 로봇 탐사차들을 보내 지금까지 탐사를 이어오고 있다. 그 결과, 지금은 춥고 건조하고 황량한 화성 표면이지만 고대에는 생명체가 서식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수많은 증거들을수집했다. 예를 들어, 큐리오시티는 상륙 지점인 게일 분화구가 수십억 년 전에는 생명을 키울 수 있는 호수와 강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큐리오시티는 화성 착륙 이래 거의 8년이 다 되는 현재까지 탐사 임무를 계속하고 있다. 브라이든스타인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이제 우리는 화성의 역사를 알았으므로, 자신있게 거기에 생명체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과연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는지 알아보자"고 말했다. NASA 2020 화성 미션의 중심인 퍼시비어런스의 활동무대는 고대에 호수와 삼각주가 있었던 예제로 크레이터 바닥이 될 것이다. 이곳은 35억년 전 강물이 흘러 들어와 호수를 형성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분지다. 과학자들은 이곳에서 옛 화성 생명체 흔적을 찾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퍼시비어런스는 무게 1톤에 바퀴 6개로, 동력은 원자력 전지다. 방사성 동위원소 플루토늄-238이 자연붕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 에너지를 전기로 바꾼다.​ ​퍼시비어런스의 임무는 적어도 화성 1년(지구의 약 687일) 동안 계속될 예정이다. 퍼시비어런스에 장착된 과학장비 ‘셜록’이 자외선 레이저로 흙과 암석 속에서 과거 물이 흘렀을 시절의 유기분자 등을 찾아내는 일을 한다. 퍼시비어런스는 로봇팔과 드릴을 이용해 원통형 금속용기에 화성의 흙과 돌 등 표본을 수집해 담는다. 용기는 모두 43개다. ​​또한 로버는 분화구의 지질을 자세히 파악하여 옛날 오랜 기간 동안 따뜻하고 물에 젖어 있었던 예제로의 고대 기록을 보존하는 암석 구성을 매핑한다. 이 같은 작업은 오래 전 화성 미생물에 의해 생성된 탄소 함유 유기분자를 식별하기 위한 것이다. 로버는 지구상의 미생물 매트와 비슷한 스트로마톨라이트 같은 예제로의 암석 구조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퍼시비언런스의 현장 관찰만으로는 화성 생명체에 대한 확실한 결론을 얻기에는 충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보다 확실한 직접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것만이 역사적인 화성 생명체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NASA의 과학임무 차석 토마스 주부큰은 “화성 생명체에 관한 확실한 결론을 내려줄 궁극적인 증거와 분석은 지구의 실험실에서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화성 흙을 지구로 가져온다 퍼시비어런스의 주요 임무가 그 같은 심층 조사를 가능하게 화성 흙을 채취하는 일이다. 로버는 적어도 20개의 암석 및 토양 샘플을 수집할 예정이며, 이 샘플들은 우주생물학적인 조사를 위해 선택되어 예제로의 생물학적 역사 그림을 완성시켜나갈 것이다. ​ NASA-ESA(유럽우주국)은 합작으로 2020년대 중반 두 차례 더 화성탐사선을 보내 퍼시비어런스가 수집한 화성 흙표본을 지구로 가져올 계획이다. 이 우주선들은 2028년 여름 각기 화성 표면과 궤도에 도착해 역할을 나눠 캡슐 수거 작업을 마친 뒤 2031년 지구로 돌아온다. 화성 표본을 수집해 돌아오기까지 지구에서 세 번, 화성에서 한 번 로켓을 발사한다. NASA와 ESA는 이번 프로젝트 비용 27억 달러(3조 2000억원)를 포함해 10년간 모두 70억달러(8조 5000억원)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화성 흙을 지구로 가져오면, 아폴로의 달 샘플처럼 수십 년 동안 화성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여러 세대 연구자들을 바쁘게 할 것"이라고 '2020 화성 샘플 과학자' 크리스 허드가 7월 28일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현재 화성 지표에서는 미국의 탐사선 인사이트와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가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화성 궤도에는 미국 3개, 유럽 2개, 인도 1개를 합쳐 6개의 탐사선이 공전하고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2030 세대] 그래도 세상은 조금씩 진보하고 있다/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2030 세대] 그래도 세상은 조금씩 진보하고 있다/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휴가차 인적이 드문 어느 고택에 머물렀다. 조선 철종 때 지었다는 이 고택은 문화재로 지정된 곳이었는데, 이 문화재를 지키는 분은 어느 연로한 부부셨다. 교수에서 은퇴한 남편분과 대화를 잠시 나눴는데, 그는 고택에서 태어나 그 오랜 세월 주변이 변하는 것을 두 눈으로 지켜봤다고 하셨다. 고택에서 멀찍이 보이는 국도는 일제강점기 조성된 신작로였는데, 아스팔트로 포장된 것은 1980년대의 일이라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1960년대 말 인근에 경부고속도로가 지어질 때 친구들이 공사현장에 가서 많이 일했는데,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나서 친구들이 와서 자동차에 물컵을 올려놓고 가는데 물이 쏟아지지 않는다고, 세상에 이런 신기한 도로가 생겼다고 했다는 것이다. 어르신은 그 이야기를 듣고도 믿지 못했고, 정말 고속도로에 가 보고는 전에 없던 새로운 광경에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고 하셨다.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집에서, 반백년가량 된 과거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무척이나 흥미로운 일이었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아스팔트 도로가 당연하다 느끼는 것도 그리 오랜 역사는 아니다. 삼십년 전만 하더라도 시골 신작로에 차량 한 대만 왔다 가도 온 동네가 흙먼지로 가득했던 것이 우리나라의 일상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통계상 도로의 분류 중 시·군도의 경우는 2000년까지도 포장률이 60.4%에 불과했다. 이 수치는 이제 거의 90%에 가까워졌는데, 덕분에 도서·산간 지역으로의 접근성은 훨씬 높아졌다. 몇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출장을 간 적이 있었는데 포장되지 않은 길을 가다 보니 100㎞를 가는 데 세 시간이 넘게 걸린 적이 있었다. 포장된 도로는 여전히 선진국이 아닌 지구 대다수의 국가에서는 일상의 영역이 아닌 것이다. 20세기 초 참혹한 암흑의 도시였던 런던이나 파리, 베를린, 뉴욕과 같은 도시들은 고속도로, 철도와 같은 교통수단의 발달로 인해 혼잡과 과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20세기 초 런던은 질병, 범죄, 궁핍이 만연한 도시였지만 일용직 노동자들은 일자리에서 멀리 떨어지지 못할 정도로 가난했기 때문에 더 좁은 면적에서 한데 모여 살 수밖에 없었다. 많은 자료를 통해 당시 런던에서는 한 가구가 한 방에서 거주했고, 그 가족의 수는 8명에 이르기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2006년 1인당 주거면적은 26.2㎡였는데 2019년에는 32.9㎡로 더 늘어났다고 한다. 3인 이상 단칸방 거주 가구 비율도 같은 기간 0.7%에서 0.1%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당장 부동산 관련 뉴스를 보면 한숨만 나올 수 있다. 그래도 그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탄생한 것들이 외곽순환도로나 1기 신도시, 신분당선 같은 혁신적인 정책들이었다. 부디 현재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런 훌륭한 대안이 탄생해 궁극적인 우리 삶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 넉 달 만에 시즌 재개한 NBA 코로나 방역이 최대 변수

    넉 달 만에 시즌 재개한 NBA 코로나 방역이 최대 변수

    PO 갈 가능성 있는 22개 팀만 모여플로리다에서 각 팀당 8경기씩 치러코로나 막으려 경기는 한 장소서만확진자 나오면 전파 더 빨라질 우려 2019~20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가 31일 유타 재즈와 뉴올리언스 펠리컨스 경기를 시작으로 넉 달 만에 재개한다. 앞서 NBA는 리그가 80%가량 진행된 지난 3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중단됐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 데다 몸싸움이 격렬한 종목 특성상 전염 위험이 높아 일정을 무사히 소화할 수 있을지 우려도 따른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30개 팀 중 동·서부 콘퍼런스 플레이오프(PO) 진출권인 상위 8개팀과 각 콘퍼런스 8위와의 격차가 6경기 이하인 팀까지 총 22개팀이 참가한다. 이에 따라 동부는 9위 워싱턴 위저즈만, 서부는 9위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부터 13위 피닉스 선스까지 5개팀이 참가 자격을 얻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모든 선수들이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디즈니월드로 모여 팀당 8경기를 치른 최종 순위로 PO진출을 가린다. 흥미를 끌어올리기 위해 8위와 9위 격차가 4경기 이하일 경우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게 된다. PO 경쟁만큼이나 최우수선수(MVP) 경쟁도 뜨겁다. 리그 중단 전 성적 기준으로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 벅스)가 평균 29.6득점 13.7리바운드 5.8어시스트로 2시즌 연속 MVP를 노리고 있다. 또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가 평균 25.7득점 7.9리바운드 10.6어시스트로 견제하고 있다. 당장 MVP 후보들이 모두 흑인일 정도로 흑인 선수 비율이 높은 종목 특성상 인종차별 반대 목소리도 이어질 전망이다. 코트 바닥엔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는 문구가 쓰여 있고 선수들은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문구들을 각자의 유니폼에 새겼다. NBA가 이번 시즌을 무사히 종료하기 위한 열쇠는 역시 코로나19에 달려 있다. NBA 사무국은 코로나19 간편 검사가 가능한 ‘스마트링’과 동선 추적을 위한 ‘디즈니 매직 밴드’ 등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코로나19를 관리할 예정이지만 안심할 순 없다. 실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경우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해 경기가 연기되고 상대팀이 경기를 거부하는 등 문제가 커지고 있다. 미 스포츠계 가운데 가장 처음 확진 선수가 발생하며 리그가 중단됐던 NBA는 선수 보호를 위해 경기 장소를 한곳으로 집중시켰지만 이는 곧 확진자 한 명이 나오는 순간 모두가 감염 위험에 노출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30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NBA 잔여 시즌이 열리는 플로리다주는 지금까지 45만 1415명의 감염자와 633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특히 7월에 감염이 폭증해 하루 평균 1만명 이상의 감염자가 생기고 있다. 일단 NBA 사무국이 지난주 선수 346명을 대상으로 한 검사에서는 양성 반응이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애덤 실버 NBA 커미셔너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선수 또는 리그 관계자 사이에 확산되면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묘하게 닮았네…신종 파리로 명명된 데드풀·토르·로키

    [핵잼 사이언스] 묘하게 닮았네…신종 파리로 명명된 데드풀·토르·로키

    호주에서 발견된 총 165종의 신종 곤충과 식물 중 일부에 세계적인 인기 캐릭터들의 이름이 붙어 화제에 올랐다. 지난 29일(현지시간) CNN, BBC 등 주요 언론은 호주 과학자들이 신종 파리 5종에 마블 캐릭터의 슈퍼히어로와 악당 이름을 붙였다고 보도했다. 과학적인 성과에 인기있는 캐릭터 이름을 붙여 단박에 언론의 주목을 받은 곳은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이들 연구원들은 마블의 인기 캐릭터인 데드풀, 토르, 로키, 블랙 위도우, 특히 '마블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탠 리의 이름을 신종 파리의 별칭으로 붙였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신종 파리들이 실제로도 묘하게(?) 캐릭터와 닮았다는 사실.먼저 '데드풀 파리'(학명·Humorolethalis sergius)는 데드풀의 옷 색깔과 같은 주황색과 검은색을 띄고 있으며 특히 몸통이 데드풀의 마스크가 연상된다는 평가.또 '토르 파리'(학명·Daptolestes bronteflavus)는 몸통, 더듬이, 얼굴 등의 금빛과 연한 갈색이 토르의 금발머리와 의상을 떠올리게 한다. 극중 토르의 형제인 '로키 파리'는 학명(Daptolestes Illusiolautus)도 라틴어의 속임수를 의미하는 뜻에서 따왔으며 전체적인 검은 느낌 역시 묘하게 닮았다.여기에 '블랙위도우 파리'는 가죽을 입은 여성을 뜻하는 의미의 학명(Daptolestes feminategus)이 붙었으며 '스탠 리 파리'(학명·Daptolestes leei)는 생전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선글라스와 흰 콧수염이 연상된다.연구에 참여한 CSIRO의 곤충학자인 브라이언 레사드 박사는 "각 파리의 특징과 마블 캐릭터 특징을 살려 이름을 붙였다"면서 "새로 발견된 종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종을 구별하고 더 많이 이해하게 만드는 일종의 초능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종 이름을 더 많이 지을수록 우리는 그들의 '초능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CSIRO는 새로운 곤충 151종을 포함 식물, 물고기 등 총 165종을 새롭게 명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왜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아” 트럼프, 파우치 인기에 ‘질투’

    “왜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아” 트럼프, 파우치 인기에 ‘질투’

    백악관 브리핑서 파우치 소장 인기에 불평“파우치는 높은 지지를 받는데 왜 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질투했다.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지속해서 경고하는 파우치 소장이 전염병 전문가로서 신뢰를 얻는 것과 달리, 정작 트럼프 행정부는 부실대응 논란에 휩싸인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브리핑을 진행하면서 “나는 파우치 박사와 매우 잘 지내고 있다. 그의 발언에도 많이 동의한다”면서 “재미있는 것은 그가 매우 높은 지지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와 함께 일하고 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고 강조하면서 “그는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데…왜 나는 왜 바이러스와 관련해 높은 지지를 받지 못하는가. 조금 흥미롭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내 성격 때문일 수도 있다”라고 언급했다. 파우치 소장에 대한 자신의 불편한 심기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셈이다.최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구 해프닝’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앞서 파우치 소장이 워싱턴 내셔널스와 뉴욕 양키스의 개막전에서 시구에 나서기로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8월 15일 경기에 시구를 요청받았다고 ‘깜짝 트윗’을 올렸다. 파우치 소장이 뉴욕 시민과 야구팬들의 큰 주목을 받는 개막전 시구자로 나서기 불과 몇 시간 전 올라온 트윗이었다. 충분한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트윗이 뜨자, 양키스 구단 측과 백악관 참모진에선 한바탕 소동이 일면서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시구는 취소됐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새 외인 듀오 첫선… ‘닥공’ 부활 예고한 전북

    새 외인 듀오 첫선… ‘닥공’ 부활 예고한 전북

    프로축구 전북 현대가 K리그1 사상 첫 4연패 청부사로 영입한 외인 공격 듀오가 강렬한 신고식을 치르며 ‘닥공’(닥치고 공격) 부활을 예고했다.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전북 유니폼을 입은 브라질 출신 구스타보(26)와 감비아·스웨덴 출신 바로우(28)는 지난 26일 K리그1 13라운드 FC서울과의 홈 경기에서 각각 높이와 스피드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최근 3경기 무승에 그쳤던 전북이 3-0으로 완승을 거두는 데 일조를 한 것은 물론이다. 189㎝의 장신인 구스타보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그라운드를 밟아 17분 만에 우월한 탄력과 체공 시간을 뽐내며 데뷔골을 헤더로 장식했다. 김신욱(196㎝)의 제공권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했던 벨트비크(197㎝)가 10경기 1골에 그친 것에 견주면 키는 작지만 첫 경기부터 심상치 않은 제공 장악력을 보여준 셈이다. 구스타보는 또 전방에만 머무르지 않고 하프라인까지 내려와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는 등 왕성한 활동력을 보였다. 후반 23분 한교원 대신 투입된 바로우도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로 서울 문전을 휘저었다. 구스타보와의 2대1 패스 호흡도 인상적이었다. 비록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으나 페널티박스 진입 뒤 패스 대신 골 욕심을 냈더라면 결과가 달라졌을 만한 상황을 거푸 연출하기도 했다. 올 시즌 전북은 앞선 12경기에서 18골에 넣었다. 적지 않은 득점력이지만 2018년 같은 기간 23골, 지난해 22골이었고, 또 최전방보다 2선에 기댄 측면이 컸던 점을 감안하면 팀 컬러 ‘닥공’에 2% 부족한 게 사실이었다. 문선민, 로페즈가 빠져나간 측면에서 홀로 분투한 한교원이 팀 내 최다 득점자일 정도였다. 구스타보와 바로우가 2주간 자가 격리를 거쳐 100% 컨디션이 아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전북 가세는 올 시즌 울산 현대와의 우승 경쟁을 보다 흥미롭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과학소설 속 흑인 여성들, 낡은 질서에 저항하다

    과학소설 속 흑인 여성들, 낡은 질서에 저항하다

    과학소설(SF)의 대가로 널리 알려진 흑인 여성 작가들의 단행본이 나란히 출간됐다. 이들 소설에는 그간 SF에서 소외됐던 흑인 여성들이 등장해 낡은 질서에 맹렬히 저항한다.‘쇼리’(프시케의숲)는 네뷸러상, 휴고상 등을 수상한 미국 작가 옥타비아 버틀러(1947~2006)가 생애 마지막으로 남긴 소설이다. 외견상 소녀로 보이는 53세의 흑인 뱀파이어 주인공이 치명적인 기억상실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의 정체를 찾아나간다는 이야기다. 버틀러 특유의 흥미진진한 플롯과 속도감 있는 필치 아래 젠더와 인종, 섹스, 중독 등의 문제가 아슬아슬한 지점까지 거침없이 다뤄진다. 버틀러는 뱀파이어의 흡혈 행위에서 ‘중독’과 ‘섹스’라는 키워드를 뽑아내 집요하게 파고들고, 모든 것이 파괴된 폐허 위의 공생의 공동체를 쌓아올린다. 그가 만드는 공동체는 사랑과 쾌락에 기반하며, 차별과 폭력이 없으며, 모계로 구성된다.‘검은 미래의 달까지 얼마나 걸릴까?’(황금가지)는 휴고상을 3년 연속 수상한 N K 제미신의 첫 소설집이다. ‘부서진 대지’ 시리즈로 널리 알려진 제미신 작품 세계의 근간을 알 수 있는 책으로, 비행선이 보편화된 19세기 미국 배경의 스팀펑크물, 23세기 외계 생명체와의 무역 협상 등 다양한 시공간과 소재를 다뤘다. 제목은 제미신이 흑인 여성으로서 SF와 판타지를 사랑하기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털어놨던 동명의 에세이에서 따왔다. 머리말에서 제미신은 여성과 유색인이 소외당하던 현실을 고하며, 스스로를 제외시킬 수 없었기에 이야기에 꾸준히 자신의 소설에 흑인 캐릭터를 넣었다고 밝힌다. 특히 민권운동이 확산되던 1960년대 앨라배마주를 무대로 사악한 요정에게서 딸을 지키려는 여성의 분투를 다룬 ‘붉은 흙의 마녀’, 혁명으로 세운 최초의 흑인 공화국인 아이티의 첩자 여성과 미국 혼혈 여성 사이의 로맨스를 그린 ‘폐수 엔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닥친 뉴올리언스에서 ‘괴물’이라는 형태로 실체화한 혐오에 대항해 분투하는 인물들을 다룬 ‘잔잔한 물 아래 도시의 죄인들, 성자들, 용들 그리고 혼령들’은 현재도 공고하게 남아 있는 인종차별의 민낯에 전면 대항하는 작품이다. 제미신은 1972년 미국 아이오와에서 태어나 낮에는 상담 심리사로 일하고 밤에는 창작 활동을 이어갔다. 2016년 ‘부서진 대지’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다섯 번째 계절’로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는 처음 휴고상 최우수 장편상을 수상했다. 이어 ‘오벨리스크의 문’, ‘석조 하늘’까지 수상에 성공, 한 시리즈의 3년 연속 장편상 수상이라는 휴고상 역사에 전례 없는 기록을 낳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이해영의 쿠이 보노] 머나먼 다리

    [이해영의 쿠이 보노] 머나먼 다리

    지난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2년 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도 날아간 듯싶었다. 언제 그랬던가 싶을 정도로 우리는 다시 일상을 살고 있고, 북미 관계도 그냥 하던 대로 옥신각신이다. 어찌 보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날갯짓 한 번에 구만리를 난다는 대붕(大鵬)의 시선과 초대축적의 역사지도 아닌가 싶다. 그리 생각하는 연유는 다름 아닌 현대 세계사의 경험에서 비롯된다. 나는 6·12 북미 데탕트 프로세스를 1972년 미중 데탕트에 견줄 만한 세계사적 대사변이라 본다. 1949년 공산화된 이후 미중 관계는 한반도에서 일전을 겨룬, 매우 적대적인 관계였다. 심지어 60년대 초 중국이 핵개발에 나섰을 때 미국이 선제공격을 검토했을 정도다. 그래서 닉슨의 방중은 ‘닉슨 중국에 가다’ 혹은 ‘닉슨 중국에’(Nixon to China)가 세계 외교사의 숙어가 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공화당의 강경 우파였던 닉슨이 공산주의 중국과 관계 정상화에 나섰을 때 민주당은 선수를 빼앗긴 탓에 깊은 내상을 입었다. 닉슨과 그의 안보보좌관 키신저가 대중 관계 정상화에 나선 것은 중소분쟁을 활용해 중국을 분리시켜 소련을 고립시키고, 또 중국을 지렛대로 베트남과의 휴전협상을 가속화하려는 전략적·지정학적 사고의 산물이었다. 그래서 당시 소련과 동구권은 대체적으로 중국의 수정주의를 격렬히 비난했다. 흥미로운 점은 당시 북의 반응인데, 미제국주의가 중국에 굴복한 것으로 해석한다. 흔히 ‘핑퐁외교’로 불린 1972년 미중은 공동성명 이후 낮은 단계부터 하나씩 신뢰 구축에 나선다. 양국 사이 정식 국교가 수립된 것은 그로부터 7년이나 지난 1979년 카터 행정부 때다. 이 당시 미국 내 최초로 설치된 중국 영사관이 이번에 트럼프가 폐쇄한 휴스턴 영사관이었다. 양국 간 정식 국교가 수립된 뒤 미국은 양국 관계의 지난한 걸림돌이었던 대만 문제를 정리한다. 즉 1955년 체결된 미·대만 상호방위조약 곧 미·대만 동맹을 폐기하고 약 3만명 규모 주대만 미군을 철수한다. 1972년 상하이선언 이후에도 닉슨 탄핵과 미국 내 여론 등 국내적 요인과 대만 문제 등 정치군사적 현안이 해소될 때까지 무려 7년이 걸렸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조차도 레이건 행정부에 와서 미국의 대만에 대한 새로운 안보 공약이 나오면서 삐걱거렸다. 미중 관계가 안착되는 건 톈안먼 사태 이후 덩샤오핑 노선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뒤였다. 나아가 미국의 대중 투자가 본격화되는 것은 1990년대 들어와서부터다. 닉슨 방중 이후 근 20년 이상이 걸린 셈이다. 그렇다면 미·베트남 관계는 또 어떤가. 1973년 10년에 걸친 전쟁을 끝내고 미ㆍ북베트남은 파리평화조약을 체결한다. 여기에는 물론 남베트남과 베트콩의 대표도 참석했다. 하지만 이 조약 2년 뒤 남베트남 정부는 붕괴되고 베트남은 통일된다. 이 평화협정은 대략 20여개의 조문과 다수의 합의 의사록으로 이루어진 34쪽의 문서다. 이 협정은 하지만 끝내 미의회 비준동의를 받지는 못했다. 통일 후 베트남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합의를 1978년에 했지만 실행에 옮기진 못했다. 미국은 대중 관계를 우선했고 베트남은 대소 관계로 상황을 관리했다. 미·베트남 국교가 정상화된 것은 1995년 클린턴 행정부 때다. 1973년 파리평화조약 이후 22년이 걸렸다. 이때 와서야 비로소 미국은 대베트남 봉쇄를 해제한다. 1975~95년까지 양국은 근 20년에 걸쳐 경제 지원 또는 전쟁배상금 대 미군실종자·포로문제를 놓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협상을 벌였다. 미·베트남 경제 관계가 본격화된 것은 21세기다. 평화협정 이후 근 30년이 지나서다. 2015년에 와서는 일종의 FTA인 ‘항구적 통상 파트너십 협정’(PNTR)이 체결됐다. 특히 양국 관계가 급속 진전된 것은 미국의 대중 봉쇄전략으로 베트남의 지정학적 위치의 전략적 비중이 커진 덕분이기도 하다. 일본과 더불어 베트남 역시 미국의 대중 전략에 올라타 실익을 챙긴 셈이다. 요컨대 1972년 닉슨 방중 이후 1979년 미중 국교 정상화까지 7년 걸렸고, 경제 협력까지는 20년 이상이 걸렸다. 미·베트남 관계는 1973년 파리평화협정 이후 1995년 국교 정상화까지 22년 걸렸다. 경제 협력까지는 근 30년이다. 물론 여기에는 미국의 전략적 이익, 즉 중국을 통한 소련 견제와 베트남을 통한 중국 견제가 작동하고 있었다. 북미 관계 정상화는 얼마나 걸릴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아주 오래 걸릴 거다. 호흡 조절부터 잘해야 오래 또 멀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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