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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플라스틱이 흙 속 생물도 숨 막히게 만든다

    미세플라스틱이 흙 속 생물도 숨 막히게 만든다

    플라스틱이 뱃 속에 가득차 죽은 새나 고래 같은 해양생물들의 충격적인 사진을 보면 플라스틱 폐기물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최근에는 햇빛이나 바닷물에 의해 작은 크기로 분해된 미세플라스틱이 사람을 비롯한 다양한 생물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수생 환경 뿐만 아니라 육지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의 독성이나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건국대 환경보건과학과 안윤주 교수팀이 흙 속에 스며든 미세플라스틱이 땅 밑 생물들의 삶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분야 국제학술지 ‘인바이러먼탈 인터네셔널’ 최신호에 실렸다. 수서 환경에서 미세플라스틱은 물리화학적 영향과 대사작용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지만 토양 환경에 대한 영향은 그동안 많지 않았다. 그렇지만 플라스틱이 물과 잘 섞이지 않는다는 특성 때문에 흙 속에 스며들었을 때 토양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들도 나오고 있지만 수서 환경에 비해 연구가 많지는 않다. 연구팀은 흙 속에서 곰팡이 등을 분해하는 이로운 벌레인 ‘톡토기’를 대상으로 미세플라스틱의 영향을 관찰했다. 톡토기는 흙 속에서 스스로 보호하고 움직이기 위해 생물공극을 만들어 행동한다. 생물공극은 지렁이나 톡토기 같은 땅 속 생물들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다. 문제는 흙 속에 미세플라스틱이 스며들어 있으면 톡토기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방해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29~676㎛(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폴리스틸렌과 폴리에틸렌 종류의 미세플라스틱이 1㎏당 1000㎎ 농도로 오염된 토양에서는 23~35% 정도 움직임이 저하되는 것이 관찰됐다. 이보다 더 작은 크기인 0.5㎛의 폴리스티렌의 경우 1㎏당 8㎎ 농도로 오염된 토양에서는 33% 정도 행동이 느려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안윤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토양 내 분포된 미세플라스틱이 생물종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것”이라며 “그동안 해양에 비해 토양 생물종에 대한 미세플라스틱 영향에 대한 연구는 제한적이었는데 이번 연구가 토양 내 미세플라스틱 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은경의 유레카] 플라스틱과 과학 그리고 시민 참여

    [이은경의 유레카] 플라스틱과 과학 그리고 시민 참여

    때로는 사진 한 장이 연설 한 시간보다 많은 말을 한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해안으로 떠밀려 온 죽은 고래의 뱃속에서 나온 6㎏ 플라스틱 더미 사진도 그중 하나다. 이 사진은 플라스틱을 쓰면서 편리하게 산 결과가 무엇인지, 인간은 괜찮을지 생각해 보라고 웅변한다. 사실 괜찮지 않다. 마구 버려진 플라스틱이 깨져서 미세 플라스틱이 되기 때문이다. 미세 플라스틱은 크기 5㎜ 이하 플라스틱 조각이다. 그러나 보통은 1㎜의 5분의1 수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를 말한다. 미세 플라스틱은 정수장에서도 걸러내기 어렵기 때문에 일단 생기면 지하수, 흙, 강, 바다로 퍼질 수 있다. 실제로 천일염, 생수, 수돗물, 생선과 조개류, 심지어 공기 중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해로운지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2016년 ‘사이언스’의 한 논문은 미세 플라스틱을 먹은 물고기는 생존에 필요한 능력이 떨어진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 논문은 근거가 불확실하다는 비판과 의심을 받았고 다음해 자진 철회되었다. 그러나 걸러내기 어렵고 썩지도 않는 미세 플라스틱이 생명에 해로울 것이란 불안은 여전히 존재한다. 미세 플라스틱은 우리를 둘러싼 거의 모든 환경에 존재하는 데다 개인이 노력한다고 이를 피하기 어렵다. 그래서 논문은 철회되었지만 한 번 생긴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폐기물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 플라스틱은 산업기술이 내려준 축복이었다. 플라스틱은 싸고 가볍고 온갖 색깔과 모양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우리의 소비생활을 완전히 바꾸었다. 누구나 많은 종류의 물건을 쓰고 버리는 편리함을 누리게 되었다. 그렇지만 사용하면서도 미세 플라스틱 같은 문제가 발생하리라 예상하기는 어려웠다. 이러한 기술 문제에 대한 대응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미세 플라스틱이 기술·사회의 복합적인 문제이므로 기술·사회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지금 개발 중인 신기술 때문에 수십년 뒤에 비슷한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는 것이다.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대응은 복합적이다. 미세 플라스틱의 위해성 연구, 미세 플라스틱 검출과 제거 기술 개발, 생분해 플라스틱이나 대체 물질 개발, 재활용 기술 개발 같은 과학기술 측면의 과제가 있다. 동시에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와 제대로 된 분리수거 같은 시민들의 참여, 그리고 이 모든 대응에 필요한 정책, 제도, 지원 같은 사회적 과제가 있다. 이 두 축이 맞물려 돌아가야 해결의 열쇠를 빨리 찾을 수 있다.사회 문제 해결형 과학기술이란 의제는 단순히 사회 문제를 과학기술자들에게 풀어야 할 숙제로 주는 것을 넘어서는 의미를 가진다. 미세 플라스틱의 사례에서 보듯 시민 또는 사용자의 참여와 협력은 단순히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정도가 아니라 필수 요소다. 이는 이미 발생한 기술의 사회적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금 개발 중인 신기술과 관련해서도 수십년 뒤에 이런 사회적 문제들이 발생할지 미리 고민해 봐야 한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기본법’에서는 기술영향평가를 하도록 규정했다. 그리고 기술영향평가에서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시민들이 이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 경영서인데 서스펜스 넘치는 ‘증발’ 훅 가지 않는 방법 깨치기

    경영서인데 서스펜스 넘치는 ‘증발’ 훅 가지 않는 방법 깨치기

    책 표지가 절묘하기도 하고 ‘웃프’기도 하다. 서울 북촌의 저유명한 코리아 목욕탕이 2년 전 게스트하우스 겸 사진 촬영 명소로 전향했을 정도로, 연기처럼 한 방에 훅 사라진 것들을 대표해서다. 별 이상한 것도 다 물어보네, 하는 반응이 카톡 단톡방 너머로 느껴지는 편집자는 연기는 합성한 것이라고 했다. 역시나. 주말에 대충 단숨에 읽었는데 분명 경영서 외양인데 서스펜스 넘치는 하드보일드를 대하는 느낌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유명했던 타워 레코드부터 시작해 이 시대에 빠르고 휘황하게 사라진 것들을 추적해 “한 방에 훅 간 이유”를 꼼꼼히 살폈다. 로버트 터섹이 2015년에 쓴 책 ‘증발 모바일 경제를 관통하는 핵심 원리’를 전자신문과 디지틀조선일보 출신으로 지디넷코리아 미디어연구소장인 김익현씨가 옮겼다. 원제는 ‘Vaporized: Solid Strategies for Success in a Dematerialized World’ 원제만 봐도 겁난다고? 겁낼 일 하나 없다. 번역계 용어로 ‘도착어’ 중심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지식깡패’ 박영률 커뮤니케이션북스 대표가 번역을 권했고, 일차 번역을 끝낸 원고를 ‘도착어’ 중심으로, 읽는 이들이 편하게 뜯어 고쳤기 때문이다. 터섹은 늘 최초란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휴대전화에 첫 스트리밍 동영상 서비스를 선보였고, 미국 최초 양방향 게임 쇼 방송, 아시아 첫 멀티채널 텔레비전 서비스, 대규모 수용자를 위한 실시간 온라인 교육 이벤트를 해봤다. 책에 곧잘 등장하는 ‘더 적은 것으로 더 많이 해본’ 인물이다. 터너브로드캐스팅, 인터퍼블릭그룹, 공영방송 PBS 등의 기업들에게 전략적 통찰을 제공했으며 MTV와 소니픽처스 간부로 일하며 최근까지 오프라 윈프리 네트워크(OWN)의 디지털 미디어 사장으로 일했던, 한 마디로 이 업계에 문무를 겸비한 인물이다. 요약하면 200자도 안되게 줄일 수 있다. 디지털 정보로 바뀔 수 있는 비즈니스와 제품은 예외없이 증발한다. 음반, CD, 카세트테이프, 필름 등이 그러했고 신문, 영화, 책도 조만간 사라질 것이다. 실물이 연기처럼 흩어지고 디지털 대체재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과정이야말로 21세기 제조, 유통, 소매, 마케팅을 꿰뚫는 흐름이다. 미디어나 소프트웨어와 관련 없어 보이는 산업도 영향을 받는다.대표적인 예가 우버와 에어비앤비다.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은 채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키고 데이터를 백업시키는 것만으로도 가치를 창출한다. 그리고 택시와 기사, 거래에 끼어 있던 사람들마저 증발시킨다. ‘모든 것이 증발하지는 않겠지만 증발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증발한다’는 터섹의 경고는 섬찟할 만큼 무섭다. 그리고 증발당하려면 자신의 경고를 무시하라는 터섹의 참언은 머리를 쭈뼛 서게 만든다. 노벨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이 연방준비위원회를 폐지하고 그 자리에 대신 컴퓨터를 가져다 놓는 게 낫겠다고 툴툴 거렸다는 사실을 기자는 이 책을 보고야 뒤늦게 알았는데 그런 업계 정보가 쏠쏠하다. 하기야 외신이나 야구 기사 엉성하다며 ‘차라리 구글 번역기 돌리시지’ ‘로봇 기자로 대체하자’ 그런 댓글 한 번쯤 봤던 터다. 1993년 ‘디지털이다’를 통해 비트 시대를 예언했던 니컬러스 네그로폰테가 이 책의 추천사로 “아주 거친 예측, 네 가지 증발 현상을 제시한다. 도시 외곽과 병원 가는 일, 국가, 대기업이 증발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입문서”라고 했다. 박영률 대표는 번역본을 내면서 저자의 생각을 단숨에 깨치듯 파악하라고, 순서도 마음대로 바꿨다. 150쪽 남짓의 ‘앱 독재 시대의 골목대장들’이 뒤로 옮겨졌다. 아침에는 잘한 선택이란 생각이 들었다가도 저녁에는 생각이 달라졌다. 하지만 저자의 개인적 경험이나 주변적인 서술 등을 담은 각주를 뒤로 옮기고 원어 색인을 붙인 것에는 박수를 보낸다. 역자 후기도 좋았는데, 박 대표와 ‘디지털이다’를 옮긴 백욱인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나눈 대담을 말미에 붙인 파격도 흥미로웠다.기자는 1990년 7월 입사했을 때부터 신문과 방송이 사라진다는 얘기를 귀에 박이도록 들었다. 온갖 태스크포스 팀에다 수많은 ‘혁신 위원회’가 명멸한 과정을 보며 끄덕없이 버텼다. 해서 터섹의 으름장 따위에 눈 하나 깜박이지 않을 자신 있다. 시쳇말로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뭐 그리 대단하게 바뀌겠나’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 천지다. 하지만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나 흐름쯤은 꿰뚫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무엇 하나 책임 지기 싫고 두려워 창업이나 사업이란 단어를 아예 지우고 살아온 기자는 우리 사장님에게 이 책을 권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런 책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하이트진로 ‘청정라거-테라’, 골든트라이앵글 맥아 100% 청정해

    하이트진로 ‘청정라거-테라’, 골든트라이앵글 맥아 100% 청정해

    하이트진로가 새로운 맥주 브랜드를 출시하고 맥주시장 탈환에 나선다. 기존 맥주와 차별화된 원료, 공법을 적용한 ‘청정라거-테라(TERRA)’를 21일 출시했다. 라틴어로 흙, 대지, 지구를 뜻하는 테라는 전 세계 공기질 부문 1위를 차지한 호주에서도 청정 지역으로 유명한 골든트라이앵글 지역 맥아만 100% 사용하고, 발효 공정에서 자연 발생하는 리얼탄산만을 100% 담았다. 100% 리얼탄산 공법은 라거 특유의 청량감을 강화시키고, 거품이 조밀하며 탄산이 오래 유지된다는 강점이 있다. 초미세먼지 경보가 일상화되면서 청정·자연·친환경 등에 대한 갈망이 커지고 있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동시에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맛을 실현해 대중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둔 맥주라고 하이트진로는 설명했다. 브랜드 컬러인 ‘그린’이 적용된 패키지 역시 청정라거 콘셉트를 강화시키는 요소다. 라벨엔 골든 트라이앵글을 형상화하고 브랜드네임만 심플하게 강조한 브랜드이미지(BI)를 채택했다. 병 어깨 부분에 토네이도 모양 양음각 패턴을 적용, 휘몰아치는 라거의 청량감을 시각화했다. 테라 출고가는 기존 맥주와 같고 알코올 도수는 4.6%다.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오성택 상무는 “테라는 원료, 공법부터 패키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을 완전히 차별화한 제품”이라며 공격적 마케팅 의지를 드러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230억 든 미륵사지 석탑 주먹구구 복원… 감사원 “설계와 달라”

    230억 든 미륵사지 석탑 주먹구구 복원… 감사원 “설계와 달라”

    “실측설계도서 없이 해체·보수 공사 사전 검토 제대로 안해 일관성 없어 상하부 내부 형태 층별로 달라져 축석 방식 변경 붕괴 가능성 우려도”지난 20년에 걸쳐 진행된 국보 제11호인 전북 익산의 ‘미륵사지 석탑’ 보수복원 사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21일 국가지정문화재 보수복원사업 추진실태 감사를 벌인 결과 “문화재청이 익산의 미륵사지 석탑을 보수정비하면서 원형대로 복원하기 위한 사전 검토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 결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석탑인 미륵사지 석탑의 상하부 내부 형태가 원형과 달리 층별로 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축석 방식을 변경하면서 안전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아 구조적으로 불안정해 향후 붕괴 가능성에 대한 우려마저 나온다. 1998년 시작된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는 20년의 작업 끝에 최근 마무리돼 다음달 준공식을 한다. 총 230억원이 투입됐다.미륵사지 석탑을 해체할 당시 탑의 몸체에 해당하는 ‘적심’(석탑 내부에 돌과 흙을 쌓아 올려 탑의 몸체를 구성하는 부분)은 모양이 일정하지 않은 석재들로 쌓여 있었고 사이의 틈은 흙으로 채운 형태였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기존 적심부 석재들의 일정하지 않은 모양과 품질 저하를 이유로 적심석 대부분(97.6%)을 직사각형 모양의 새로운 석재로 교체해 반듯하게 쌓기로 계획했다. 이후 석탑의 2층 적심부까지 새로운 석재 가공작업을 진행하다가 2016년 초 원래의 축석 방식과 부재를 보존한다는 이유로 당초 설계와 달리 3층 이상의 적심에 대해선 기존 부재를 재사용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이로 인해 석탑 상하부의 내부 적심이 다른 형태로 축석되는 등 일관성이 없는 방식으로 복원됐다. 문화재청은 특히 축석 방식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구조적 안정성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적심은 석탑 구조의 안정성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구조 계산 등을 거친 후 설계도서를 마련해 시공해야 하는데도 설계도서 없이 탑을 쌓아 올렸다. 문화재청은 또 3층 이상 적심부의 틈을 채우기 위한 충전재를 황토를 배합한 ‘무기바인더’(무기질 접착제)로 변경하면서 자문 등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수 전 미륵사지 석탑의 붕괴 원인 중 토사 유실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을 감안하면 성능이 낮은 황토를 배합한 충전재를 선택한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문화재청장에게 “석탑 복원에 도입한 축석 방식이 틈을 유발해 구조적으로 불안정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구조 안정성 검증 후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 방안을 검토하라”고 통보했다. 여기에 “앞으로 축석 방식 보존과 기존 부재 재사용 가능 여부 등을 검토하고 실측설계도서 없이 문화재를 수리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석탑 1, 2층은 당초 설계대로 대부분 새로운 석재를 사용했으나 전문가 자문과 문화재위원회 검토 결과 새로운 석재가 과다하게 들어가고 기존 적심석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3층 이상부터 옛 석재를 재활용해 보수했다”고 밝혔다. 최광숙 선임기자@seoul.co.kr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국보 11호’ 미륵사지 석탑 주먹구구 복원 …감사원 “원형과 달라”

    ‘국보 11호’ 미륵사지 석탑 주먹구구 복원 …감사원 “원형과 달라”

    “실측설계도서 없이 해체·보수 공사 사전 검토 제대로 안해 일관성 없어 상하부 내부형태 층별로 달라져 축석 방식 변경 붕괴 가능성 우려도”지난 20년에 걸쳐 진행된 국보 제11호인 전북 익산의 ‘미륵사지 석탑’ 보수복원 사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21일 국가지정문화재 보수복원사업 추진실태 감사를 벌인 결과 “문화재청이 익산의 미륵사지 석탑을 보수정비하면서 원형대로 복원하기 위한 사전 검토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 결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석탑인 미륵사지 석탑의 상하부 내부 형태가 원형과 달리 층별로 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축석 방식을 변경하면서 안전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아 구조적으로 불안정해 향후 붕괴 가능성에 대한 우려마저 나온다. 1998년 시작된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는 20년의 작업 끝에 최근 마무리돼 다음달 준공식을 한다. 총 230억원이 투입됐다.미륵사지 석탑을 해체할 당시 탑의 몸체에 해당하는 ‘적심’(석탑 내부에 돌과 흙을 쌓아 올려 탑의 몸체를 구성하는 부분)은 모양이 일정하지 않은 석재들로 쌓여 있었고 사이의 틈은 흙으로 채운 형태였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기존 적심부 석재들의 일정하지 않은 모양과 품질 저하를 이유로 적심석 대부분(97.6%)을 직사각형 모양의 새로운 석재로 교체해 반듯하게 쌓기로 계획했다. 이후 석탑의 2층 적심부까지 새로운 석재 가공작업을 진행하다가 2016년 초 원래의 축석 방식과 부재를 보존한다는 이유로 당초 설계와 달리 3층 이상의 적심에 대해선 기존 부재를 재사용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이로 인해 석탑 상하부의 내부 적심이 다른 형태로 축석되는 등 일관성이 없는 방식으로 복원됐다. 문화재청은 특히 축석 방식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구조적 안정성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적심은 석탑 구조의 안정성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구조 계산 등을 거친 후 설계도서를 마련해 시공해야 하는데도 설계도서 없이 탑을 쌓아 올렸다. 문화재청은 또 3층 이상 적심부의 틈을 채우기 위한 충전재를 황토를 배합한 ‘무기바인더’(무기질 접착제)로 변경하면서 자문 등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수 전 미륵사지 석탑의 붕괴 원인 중 토사 유실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을 감안하면 성능이 낮은 황토를 배합한 충전재를 선택한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문화재청장에게 “석탑 복원에 도입한 축석 방식이 틈을 유발해 구조적으로 불안정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구조 안정성 검증 후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 방안을 검토하라”고 통보했다. 여기에 “앞으로 축석 방식 보존과 기존 부재 재사용 가능 여부 등을 검토하고 실측설계도서 없이 문화재를 수리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최광숙 선임기자@seoul.co.kr
  • 국내 최고 익산 미륵사지 석탑에 감사원 “일관성 없이 복원”

    국내 최고 익산 미륵사지 석탑에 감사원 “일관성 없이 복원”

    백제 무왕시대 조성…국보 11호 지정감사원 “적절한 조치 방안 검토하라”“석탑 상·하부 내부 다른 형태 축석”230억 투입, 20년간 복원…23일 공개국보 제11호인 전북 익산의 미륵사지 석탑 복원이 원형을 찾기 위한 사전 검토가 없었고, 석축(돌 쌓기)도 일관성이 없다는 감사결과가 나왔다. 복원 잘못으로 석탑의 상·하부 내부 형태가 애초의 원형과 달리 층별로 달라졌다고 감사원이 지적했다. 미륵사지 석탑은 백제 무왕(재위 600~641년) 대에 지은 것으로, 국내에서 가장 오래 되고 가장 크다.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는 1998년 시작돼 20년에 걸친 작업 끝에 최근 마무리됐으며 다음 달 말 준공식을 한다. 사업비로 230억원이 투입됐다. 23일 일반에 공개된다. 감사원은 이 내용을 포함한 ‘국가지정문화재 보수복원사업 추진실태’ 감사 결과를 21일 공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2011년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 실시설계용역을 진행하면서 해체 당시 확인된 축석방식의 기술적 재현 가능성이나 구조적 안정성 여부 등 원형 복원을 위한 구체적인 검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륵사지 석탑의 해체 당시 탑의 몸체에 해당하는 적심(석탑 내부에 돌과 흙을 쌓아 올려 탑의 몸체를 구성하는 부분)은 모양이 일정하지 않은 석재들로 쌓여 있고, 사이의 틈(공극)은 흙으로 채운 형태였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기존 적심부 석재들의 모양이 일정하지 않고 품질이 저하됐다는 이유로 적심석 대부분(97.6%)을 직사각형 모양으로 가공한 새로운 석재로 교체해 반듯하게 쌓기로 계획했다.문화재청은 이후 석탑의 2층 적심부까지 새로운 석재 가공작업을 진행하다가 2016년 초 원래의 축석방식과 부재를 보존한다는 이유로 당초 설계와 달리 3층 이상의 적심에 대해선 기존 부재를 재사용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로 인해 석탑 상·하부의 내부 적심이 다른 형태로 축석되는 등 일관성이 없는 방식으로 복원됐다. 문화재청은 이처럼 축석방식을 변경하면서 구조안정성도 검토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적심은 석탑 상부의 하중을 하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석탑 구조의 안정성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륵사지 석탑의 3층 이상 부분은 구조계산을 거치지 않고 석탑 건축을 위한 설계도서 없이 축석됐다고 감사원이 지적했다.문화재청은 또 3층 이상 적심부의 틈을 채우기 위한 충전재를 기존에 계획했던 실리카퓸을 배합한 무기바인더에서 황토를 배합한 무기바인더로 변경하면서 그 사유와 타당성에 대해 자문이나 연구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다른 무기질 보수재료와 비교해 강도 등 성능이 낮은 황토를 배합한 무기바인더를 충전재로 사용한 것에 타당한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문화재청장에게 “구조계산 등을 거친 실측설계도서 없이 축석된 익산 미륵사지 석탑에 대해 구조안정성 검증 후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 방안을 검토하라”고 통보했다. 또 “앞으로 축석방식 보존과 기존 부재 재사용 가능 여부 등을 검토하고 계획을 수립해 일관성 있게 수리하며, 실측설계도서 없이 문화재를 수리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한편 미륵사지 석탑은 미륵사를 구성한 3개 탑 가운데 서탑으로, 목탑처럼 석재 2800여 개를 짜 맞춰 완성된 것이다. 1998년 이뤄진 안전진단에서 일제강점기에 보수할 때 사용한 콘크리트가 노후화하고,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에 문화재위원회는 이듬해 석탑의 전면적인 수리를 결정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 - 지리산 삼성궁(三聖宮)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 - 지리산 삼성궁(三聖宮)

    “이에 환웅이 무리 3,000을 거느리고 태백산 꼭대기 신단수 아래에 내려오시니 이곳을 신시(神市)이라 하고 이분을 환웅천왕(桓雄天王)이라고 하였다.” < 환단고기(桓檀古記), 삼성기전 하편 > 다시 춘분 (春分)이다. 하지만 아직도 지리산(智異山) 깊숙한 골짜기에는 꽃샘 심술 가득한 겨울 바람이 드나든다. 여기에 더해 온 세상이 전부 '돌'로 이루어져 있다. 흡사 SF 영화의 한 장면처럼 삐거덕 오래된 나무문을 열고 들어서면 모든 시간이 ‘갑자기’ 바뀐다.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고 눈앞의 풍경이 스크린처럼 지나간다. 단군, 배달국, 마한(馬韓), 변한(弁韓), 진한(辰韓), 진조선, 고조선, 대가락국, 발해 등등 잊고 있었던 우리나라의 태고사와 상고사의 한 장면이 돌탑과 솟대모양으로 펼쳐진다.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이야기가 가득할 것 같은 지리산 청학동 옆 삼성궁으로 가 보자.이곳은 경상남도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 청학동 산 옆자락에 위치한 마고성 혹은 삼성궁으로 알려진 곳이다. 삼성궁의 정확한 명칭은 ‘지리산 청학선원 배달성전 삼성궁’으로 하동군에서 지원, 관리하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지리산 구석에 위치하다보니 사람들 발길이 그리 잦은 곳은 아니지만 어쩌다 삼성궁 앞마당에 한 번 발을 디딘 사람이라면 탄성 한 번 안 지르는 이는 거의 없다. 그냥 딴 세상에 왔다고 생각하면 된다.원래 삼성궁은 지리산 신선도장(神仙道場)으로 알려져 온 곳으로 ‘한풀선사’로 알려진 이 고장 출신인 강민주씨가 만든 곳이다. 지리산에서 나고 자란 그는 1983년 지리산 해발 850m, 부지면적 4만 3967㎡에 우리 민족의 정신과 혼을 알리기 위해 삼한시대(三韓時代) 천신(天神)을 제사 지낸 장소인 소도(蘇塗)를 본 떠 삼성궁을 만들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여기에서 삼성궁의 ‘삼성’은 환인, 환웅, 단군을 일컫는 말로 정확히 이 공간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용어이기도 하다.현재 삼성궁에서는 홍익인간의 이념으로 이화세계(理化世界)를 실현하고자 하는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우리민족이 6천 여 년 전에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기무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선무라고 알려진 아리랑 검법, 택견 등 전통 무예를 갈고 닦으면 일반인들도 우리 민족 고유의 얼과 천지화랑(天指花郞) 정신을 찾을 수 있다고도 한다.삼성궁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들은 단연 수많은 돌탑과 솟대들이다. 들어서는 입구에서부터 수많은 돌탑과 솟대, 토기와 기묘한 모양의 토우, 조각, 옹기, 기왓돌 등 돌과 흙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이곳에 죄다 모아 놓았다. 가는 길목 곳곳에 아주 작은 돌조각 하나에도 예술적 감성이 확실해서 허투루 대강 돌무더기를 쌓은 곳은 찾아볼 수가 없다.더불어 삼성궁의 본전(本殿)인 환인, 환웅, 단군의 영정을 모셔둔 건국전, 태극 모양을 지닌 연못, 길목 군데군데 기묘한 모양의 부조들은 지리산 산행의 의미를 더더욱 불러일으키게 한다. 또한 봄에는 삼신제, 가을에는 개천대제, 겨울에는 고로쇠 축제 등 다채로운 행사도 열리고 있어 관람객들에게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 의식을 체험하는 귀한 시간도 마련해 준다. <지리산 삼성궁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당신의 인생에서 한 번은 가 봐도 좋을만한. 2. 누구와 함께? - 가족 단위 나들이 장소. 3. 가는 방법은? - 경상남도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 삼성궁 - 하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청학동행 버스 이용 가능. 4. 감탄하는 점은? - 온 세상이 돌로 만든 듯하다. 돌로 만든 돌탑과 솟대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볼거리에 비하여 관람객들은 그리 많지 않은 편. 6. 꼭 봐야할 장소는? - 갖가지 기묘한 형태의 돌탑과 솟대들. 연못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청학동 마을회관 주변에 가면 식당이 많다. 솔바람식당, 포란정, 성남식당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bdsj.or.kr/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청학동, 최참판댁, 화계장터, 섬진강 10. 총평 및 당부사항 - 하동군에서 관리, 지원하는 곳이어서 종교적 색채보다는 관광지로서의 특색이 더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특이한 풍경과 개성을 지닌 장소로 한 번은 방문을 해도 좋을 곳이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거북아 거북아” 가야 건국신화 새긴 흙방울

    “거북아 거북아” 가야 건국신화 새긴 흙방울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록된 ‘가야고분군’의 하나인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에서 5세기 말~6세기 초에 조성된 대가야 시대 소형 석곽묘 10기와 석실묘 1기가 확인됐다. 이 가운데 5세기 후반의 것으로 보이는 소형 석곽묘에서 가야 건국신화를 새긴 것으로 추정되는 토제방울 1점이 출토돼 이목을 끈다. 대동문화재연구원은 20일 길이 165㎝, 너비 45㎝, 깊이 55㎝의 작은 무덤에서 발견한 지름 5㎝가량의 흙으로 만든 방울을 공개했다. 토제방울 표면에는 6개 그림(선각화)이 새겨져 있다. 연구원 측은 “이 그림이 삼국유사 ‘가락국기’ 중 수로왕 건국신화의 내용과 부합한다”면서 “그동안 문헌으로만 접했던 가야 건국신화의 모습이 유물에 투영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주장대로라면 수로왕 신화가 경남 김해의 금관가야뿐 아니라 경북 고령의 대가야에도 전해졌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의미 있는 자료다. 그러나 그림과 가야 건국신화를 연결지을 단서가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어 향후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고령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썩은 사과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썩은 사과

    우리는 땅을 딛고 산다. 땅은 흙이다. 흙에 기대어 농사도 짓도 집도 짓고 산다. 흙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지구는 알고 보면 거대한 돌덩이라는데 그 해답이 있다. 돌덩이가 부서져서 흙이 된다. 바위가 자갈이 되고 자갈이 모래가 되고 모래가 다시 흙이 되는 것이다.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는 과정이다. 흙은 어느 정도 쌓여야만 쓸모가 있다. 강물이 흙을 날라 와서 쌓이기도 하고, 산자락에서 조금씩 흘러내려 쌓이기도 한다. 그리고 바람이 흙을 실어 오기도 한다. 바람에 실려 날아올 정도의 흙은 입자가 아주 작고 고운 모래흙이다. 그래서 황사라고 부른다. 빙하지대나 사막에서 만들어진 황사는 바람을 타고 아주 멀리까지 날아간다. 이 황사가 수백만년 쌓이면 뢰스(loess)라고도 하는 아주 두꺼운 황토층이 된다. 중국 황허 중류의 황토고원에는 100미터가 넘는 황토층이 쌓여 있다. 우리나라의 구석기 유적에서도 중국에서 불어온 황사 먼지가 쌓여서 생성된 점토층이 확인된다. 이 점토층에서 주먹도끼가 나오고 찍개도 발견된다. 우리나라의 구석기 유물들은 황사 먼지가 쌓인 퇴적층에 묻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사는 바람의 세기에 따라 퍼지는 넓이가 다르다. 중국의 황토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강한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로 밀려드는 위성사진을 보면 지구적인 자연의 위력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 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는 한반도의 구석기시대 사람들에게도 골칫덩어리였을 것이다. 눈앞이 잘 안 보일 정도로 자욱한 황사 먼지 속에서 뭐라도 먹을거리를 찾으려고 헤매는 구석기 사람들을 상상해 보는 건 어렵지 않다. 왜냐면 요즈음 우리의 일상도 자욱한 먼지 속에서 시작되고 끝나는 날이 많기 때문이다. 요사이는 초미세먼지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물론 황사와는 구별되는 용어다. 원인도 좀 다르다. 황사를 날려 보내는 바람보다 약한 바람에 의해서도 초미세먼지는 한반도로 밀려들 수 있다. 더군다나 거기에는 여러가지 공해 물질이 섞여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전 지구적인 대기 시스템에 의한 공기의 흐름을 따라 황사라는 자연 물질 외에 인간이 만들어낸 각종 유해물질이 섞여서 우리나라까지 밀려드는 것이다. 산업사회 이전으로 돌아가기 전까진 초미세먼지의 공습을 피할 길이 없다. 서해안에 커튼을 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국경선이 의미가 없다. 그래서 환경 문제는 국가 간의 평화로운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네 탓 내 탓 논쟁은 소모적일 뿐이다. 올봄 지독한 초미세먼지의 공포가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길 바란다. ‘지구는 거대한 학살의 무대’라는 요시카와 히로미쓰의 경고가 떠오른다. 지구는 환경파괴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언제 멸종시킬지 시간 차이만 있을 뿐이다. 아주 작은 흠집도 결국은 사과 전체를 썩게 만든다. 초록별 지구가 썩은 사과가 되지 않기를 기도한다.
  • 창원시, 흙 운동장에 먼지억제제 뿌려 미세먼지 잡는다

    창원시, 흙 운동장에 먼지억제제 뿌려 미세먼지 잡는다

    경남 창원시는 19일 학생들과 체육동호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체육시설인 흙 운동장의 미세먼지 발생을 막기 위해 먼지억제제 시범살포 사업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시는 의창구 용남초등학교, 반송중, 반송여중 운동장과 용지운동장 등 흙 운동장 4곳에 16~17일 5000만원의 예산으로 미세먼지 억제제 염화마그네슘을 살포했다.미세먼지 억제제를 뿌린 학교와 동 주민운동장은 마사토로 조성된 흙 운동장이다. 마사토는 화강암이 풍화돼 만들어진 토양으로 배수성이 좋아 흙 운동장 표토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시간이 지나 오래 되면 마모가 심해지면서 먼지를 발생시켜 호흡기 질환을 유발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시는 먼지억제제로 사용하는 염화마그네슘을 토양에 살포하면 공기중 수분을 흡수해 토양 비중을 크게 해 40%쯤 먼지 발생을 줄이고, 한번 살포하면 12개월쯤 먼지억제 효과가 지속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학교 운동장에 먼지억제제를 뿌리면 먼지 발생이 줄어 학생들이 안심하고 야외활동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학교 주변 주민들이 운동장 먼지 때문에 겪는 불편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이춘수 시 환경정책과장은 “살포제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서 주변에 주택이 밀집돼 있는 흙 운동장을 선정해 먼지억제제를 살포했다”며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나면 먼지억제제 살포를 다른 흙 운동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길섶에서] 봄 오던 길/황수정 논설위원

    누구한테나 오는 봄은 누구한테나 다른 길로 온다. 어렸을 적 나의 봄은 참꽃 포대자루로 왔다. 바늘 봄볕이 이마를 쏠 때면 우리집 여인들은 하루 날을 잡아 꽃을 따러 산을 올랐다. 이파리 하나 없는 빈 가지에 오종종 벗고 피어서, 참꽃. 딴 이름이 진달래라는 것을 한참 더 커서야 알았다. 한주먹 따고 한입 먹고. 환청인지 환영인지 그 산에서는 서로 눈을 맞추며 종일 웃었다. 포대자루가 부풀어지면 하얀 면양말 갈아 신은 어느 발이 천천히 꽃을 눌렀다. 자루째 업혀 온 꽃은 잠자코 기다리면 약술이 된다 했는데. 익지도 않은 꽃 단지를 열고 또 열어 곤드레만드레 꿈에서 취했던 날, 즐거운 시절. 몇 년째 나의 봄은 출퇴근길의 모퉁이 동네 텃밭으로 왔다. 웃거름에 꼬리꼬리한 땅내를 뚫고 마늘순이 한 뼘이나 솟으면, 봄이었다. 이 봄에는 그 봄이 오지 않는다. 목 빼고 기다려도 마늘순은 목을 빼지 않고. 흙을 다독이던 지붕 낮은 집 할머니도 보이지 않고. 전봇대 집은 봄동 씨앗을 뿌리지 않았는지. 오십층 아파트 긴 그림자가 겨우 남은 그 봄마저 데려갔다. 다 어디로 데려갔을까. 오지게 맨발로 지르밟아도, 자루째 들쳐 업고 와도, 봄마다 깊어지던 봄을. sjh@seoul.co.kr
  • 시작은 ‘꽃길’ 끝에는 ‘흙길’… YG 주역 빅뱅, 데뷔부터 몰락까지

    시작은 ‘꽃길’ 끝에는 ‘흙길’… YG 주역 빅뱅, 데뷔부터 몰락까지

    케이팝 아이콘으로 다방면 활약에도 YG, 멤버 일탈 덮기 급급 ‘도덕적 해이’ 승리 은퇴 발표로 완전체 희망도 끊겨 해외 팬들도 지쳐… “인성교육부터”`‘우리 이게 마지막이 아니야/ 부디 또 만나요 꽃이 피면.’(빅뱅 ‘꽃 길’ 중) 그룹 빅뱅이 노래한 꽃이 몽우리도 영글기 전 시들었다. 케이팝 대표 아이콘이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높은 인기를 누려온 최고의 아티스트 빅뱅은 이제 승리의 성접대 의혹이 불거지며 완전체로서는 사실상 끝을 맞았다. 지난 11일 승리의 은퇴 발표는 실낱같던 빅뱅 완전체 활동의 희망을 완전히 끊어버린 선언이기도 했다. 지난 2017년 탑의 대마초 흡연과 이듬해 지드래곤의 군 입대 등으로 빅뱅의 다섯 멤버가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드래곤 입대 전인 지난해 3월 ‘꽃 길’ 음원을 발표했고, 여전히 뜨거운 대중의 지지를 확인하면서 향후 완전체 컴백에 대한 희망을 남겼다. 하지만 최근 ‘버닝썬’ 사건은 ‘승리 게이트’로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승리가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를 통하지 않고 일방적인 은퇴를 선언하며 빅뱅의 향후 활동은 불투명해졌다. “지용아 6년 연습하고 집에 갈래?” 최근까지도 온라인상에 도는 ‘짤방’으로, 양현석 YG 대표가 빅뱅 데뷔 다큐에서 지드래곤에게 건넨 말이다. 그때 지드래곤이 YG를 떠났다면 지금의 YG가 있었을까 하는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짤방’은 YG에서 빅뱅과 지드래곤이 차지하는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빅뱅은 YG를 일으킨 주역이다. 양현석이 세운 YG는 1990년대 지누션, 원타임 등 인기 그룹들을 배출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세븐 등을 성공시킨 유명 기획사였다. 그러나 명실상부한 ‘3대 기획사’로 불리며 한때 시가총액 1위 기획사까지 오른 것은 빅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06년 지드래곤, 태양, 탑, 대성, 승리의 5인조 그룹으로 데뷔한 이들은 이듬해 국민적인 히트곡 ‘거짓말’로 정상에 섰다. 이후 발표하는 곡마다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빅뱅은 전무후무한 대중성을 가졌다는 점에서 특히 눈길을 끈다. H.O.T.부터 지금의 방탄소년단에 이르기까지 정상급 그룹은 여럿 있지만, 팬덤을 넘어 대중들까지 새 음악을 기다린 보이그룹은 빅뱅이 유일하다. 멤버 각자의 강한 개성을 바탕으로 솔로나 유닛 활동, 패션 아이콘, 예능 캐릭터, 배우 등 다방면에서 높은 인기와 인지도를 얻었다. 승리는 ‘승츠비’를 꿈꾸다 추악한 이면을 드러냈다. ‘내 꿈을 막는 더티 캐시/ 행복의 기준마저 돈이 되는 세상 내 꿈은 얼마’(1집 타이틀곡 ‘더티 캐시’ 중)라고 외치던 신인 아이돌의 모습은 더이상 없었다. 지드래곤은 군 입대 후 1인실 입원, 지나친 휴가 등 특혜 논란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빅뱅의 성공 이면에는 멤버들의 일탈을 막지 못하고 오히려 키웠던 ‘시스템’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불미스러운 일이 불거질 때마다 아티스트 보호에만 급급했던 YG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했다. 그는 “YG는 소속 아티스트들의 사고를 아티스트적이고 악동적인 이미지로 포장하면서 덮으려고 한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아이돌과 연습생들은 심리적으로 불안한 면들이 많다”면서 “기획사가 적절한 정신적 지지대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YG는 그런 부분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첨언했다. 케이팝의 대표 스타였던 빅뱅이 해외 팬들에게 끼칠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최근 해외 팬들 사이에서 케이팝을 좋아하는 게 부끄럽다는 얘기도 나오고 지쳐 하는 팬들이 많다”며 “청소년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건에 대해서는 아무리 예민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또 “어릴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은 케이팝 아이돌들의 인성교육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시작은 ‘꽃길’ 끝에는 ‘흙길’… 빅뱅 데뷔부터 몰락까지

    시작은 ‘꽃길’ 끝에는 ‘흙길’… 빅뱅 데뷔부터 몰락까지

    ‘우리 이게 마지막이 아니야/ 부디 또 만나요 꽃이 피면.’(빅뱅 ‘꽃 길’ 중) 그룹 빅뱅이 노래한 꽃이 몽우리도 영글기 전 시들었다. 케이팝 대표 아이콘이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높은 인기를 누려온 최고의 아티스트 빅뱅은 이제 승리의 성접대 의혹이 불거지며 완전체로서는 사실상 끝을 맞았다. 지난 11일 승리의 은퇴 발표는 실낱같던 빅뱅 완전체 활동의 희망을 완전히 끊어버린 선언이기도 했다. 지난 2017년 탑의 대마초 흡연과 이듬해 지드래곤의 군 입대 등으로 빅뱅의 다섯 멤버가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드래곤 입대 전인 지난해 3월 ‘꽃 길’ 음원을 발표했고, 여전히 뜨거운 대중의 지지를 확인하면서 향후 완전체 컴백에 대한 희망을 남겼다. 하지만 최근 ‘버닝썬’ 사건은 ‘승리 게이트’로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승리가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를 통하지 않고 일방적인 은퇴를 선언하며 빅뱅의 향후 활동은 불투명해졌다. “지용아 6년 연습하고 집에 갈래?” 최근까지도 온라인상에 도는 ‘짤방’으로, 양현석 YG 대표가 빅뱅 데뷔 다큐에서 지드래곤에게 건넨 말이다. 그때 지드래곤이 YG를 떠났다면 지금의 YG가 있었을까 하는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짤방’은 YG에서 빅뱅과 지드래곤이 차지하는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빅뱅은 YG를 일으킨 주역이다. 양현석이 세운 YG는 1990년대 지누션, 원타임 등 인기 그룹들을 배출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세븐 등을 성공시킨 유명 기획사였다. 그러나 명실상부한 ‘3대 기획사’로 불리며 한때 시가총액 1위 기획사까지 오른 것은 빅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06년 지드래곤, 태양, 탑, 대성, 승리의 5인조 그룹으로 데뷔한 이들은 이듬해 국민적인 히트곡 ‘거짓말’로 정상에 섰다. 이후 발표하는 곡마다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빅뱅은 전무후무한 대중성을 가졌다는 점에서 특히 눈길을 끈다. H.O.T.부터 지금의 방탄소년단에 이르기까지 정상급 그룹은 여럿 있지만, 팬덤을 넘어 대중들까지 새 음악을 기다린 보이그룹은 빅뱅이 유일하다. 멤버 각자의 강한 개성을 바탕으로 솔로나 유닛 활동, 패션 아이콘, 예능 캐릭터, 배우 등 다방면에서 높은 인기와 인지도를 얻었다. 승리는 ‘승츠비’를 꿈꾸다 추악한 이면을 드러냈다. ‘내 꿈을 막는 더티 캐시/ 행복의 기준마저 돈이 되는 세상 내 꿈은 얼마’(1집 타이틀곡 ‘더티 캐시’ 중)라고 외치던 신인 아이돌의 모습은 더이상 없었다. 지드래곤은 군 입대 후 1인실 입원, 지나친 휴가 등 특혜 논란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빅뱅의 성공 이면에는 멤버들의 일탈을 막지 못하고 오히려 키웠던 ‘시스템’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불미스러운 일이 불거질 때마다 아티스트 보호에만 급급했던 YG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했다. 그는 “YG는 소속 아티스트들의 사고를 아티스트적이고 악동적인 이미지로 포장하면서 덮으려고 한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아이돌과 연습생들은 심리적으로 불안한 면들이 많다”면서 “기획사가 적절한 정신적 지지대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YG는 그런 부분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첨언했다. 케이팝의 대표 스타였던 빅뱅이 해외 팬들에게 끼칠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최근 해외 팬들 사이에서 케이팝을 좋아하는 게 부끄럽다는 얘기도 나오고 지쳐 하는 팬들이 많다”며 “청소년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건에 대해서는 아무리 예민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또 “어릴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은 케이팝 아이돌들의 인성교육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흙으로 빚은 도자의 미 …광주 남한산성아트홀서 도자기 전시회

    흙으로 빚은 도자의 미 …광주 남한산성아트홀서 도자기 전시회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아트홀에서 조선백자 도자기의 원료인 백토로 만든 도자기 전시회가 13일~19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불꽃 흙으로 빚어진 조선미학의 혼’이란 주제로 15인의 광주 도예인이 참여했으며 조선백자인 청화백자운용문호 재현품을 비롯한 50여점의 작품이 전시됐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들은 ‘조선백자’의 원료인 백토(白土)가 광주시 역동에 소재한 역세권 부지개발 과정에서 출토돼 이를 재료로 조선의 백자와 분청사기로 재탄생했으며 백자의 단아하고 기품 있는 자태를 선보여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들의 갈채를 받았다. 이날 전시회 개막식에는 신동헌 시장을 비롯해 소병훈·임종성 국회의원, 박현철 시의회 의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신 시장은 “조선왕실 500년 도자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이번 전시회는 그 시대의 백토를 사용해 만든 도자기라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와 가치가 매우 크다”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조선백자의 맥을 잇고 도자산업을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20대女 살해·시멘트 은닉…5년 만에 밝혀진 ‘엽기 행각’

    20대女 살해·시멘트 은닉…5년 만에 밝혀진 ‘엽기 행각’

    직장 후배인 2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흙·시멘트와 섞어 고무통에 넣어 유기한 부부 등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살인,시신은닉·유기 혐의 등으로 A(28·여)씨와 B(28)씨를, 시체 은닉·유기 혐의로 A씨 남동생 C(26)씨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부부 사이던 A씨와 B씨는 2014년 12월 D(당시 21세·여)씨 원룸에서 폭행,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이들의 범행은 5년 만에 드러났다. 올해 1월 B씨와 이혼한 A씨가 지인과 술자리를 하던 중 D씨를 살해했다고 말하자 이를 들은 지인이 지난 8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씨 집에서 고무통(높이 75㎝, 둘레 80㎝) 안에 유기된 유골을 발견했다. 이들은 D씨 시신을 여행용 가방(가로 44㎝, 세로 76㎝, 폭 30㎝)에 담은 뒤 안에다 시멘트를 부었다. 이어 범행 이틀 뒤 시멘트가 굳자 여행용 가방을 자신들이 사는 집까지 가져와 시신을 고무통에 옮겨 담은뒤 냄새가 나지 않도록 흙 등을 부어 은닉했다. A씨 등은 범행 1년 뒤 다른 주택으로 이사를 하면서 시신이 담긴 고무통과 여행용 가방 등도 같이 옮겼다. 경찰은 범행 7개월 전 A씨와 D씨가 경북지역 한 휴대전화 제조공장에서 만나 알게 된 사이라고 밝혔다. 숨진 D씨는 A씨 제안으로 A씨 가족이 있는 부산에 내려와 3주 정도 함께 살았다. 하지만, 남편 B씨가 D씨와 불륜을 저지르고 A씨의 아이를 넘어뜨려 다치게 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이후 D씨는 A씨의 집에서 나와 인근 원룸에서 혼자 생활했다. 경찰은 이에 앙심을 품고 있던 A씨가 6개월 뒤 B씨와 함께 D씨의 원룸에 찾아가 수차례 폭행한 끝에 D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D씨 가족들은 “부산에서 아는 언니와 함께 지낸다”는 마지막 연락을 받은 뒤 소식이 끊기자 2015년 12월 가출신고를 했다. 경찰은 “ 부검을 통해 사인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자치광장] 도시 농부, 건강한 공동체를 일군다/박준희 관악구청장

    [자치광장] 도시 농부, 건강한 공동체를 일군다/박준희 관악구청장

    현대인들에게 녹지 공간은 답답한 일상의 돌파구가 돼 준다. 아이와 함께 손에 흙을 묻히며 길러낸 농작물은 결실의 기쁨과 성취감을 안겨 준다. 가족이 함께 싹 틔우고 열매 맺는 생명체를 돌보며 소통도 활발해진다. 서울시 관악구에는 약 5만 명의 인구가 도시 농업에 참여하고 있다. 구민 10명 중 1명이 텃밭을 가꾸는 ‘도시농부’인 셈이다. 버려진 땅, 여유 공간 등을 샅샅이 찾아 조성한 도시텃밭은 총 70곳, 약 2만 8000㎡ 규모에 이른다. 서울에서 단일 면적으로는 최대인 강감찬 텃밭(1만 3760㎡)과 낙성대 텃밭, 서림동 텃밭 등 친환경 도시텃밭은 관악의 자산이다. 도시텃밭은 매년 3월 공개 분양해 파종부터 수확까지 농사의 모든 과정을 체험하도록 했다. 수확물의 일부는 김장을 담가 취약계층에게 기부하니, 이웃과 정을 나누는 값진 경험은 덤으로 따라온다. 삼성동 관악산 도시자연공원 내 약 1만 5000㎡ 부지에는 ‘더불어 도시농업공원’을 조성 중이다. 79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11월 1단계로 양봉체험원, 약초원, 습지원 등을 마련했다. 2단계 공사까지 준공되면 논밭 경작체험원, 허브원, 치유의 숲 등을 갖춘 서울시 최대의 친환경 도시농업공원이 탄생한다. 관악구에는 서울대 공대와 함께 세계 최초로 나노기술을 적용한 ‘리얼스마트팜’(관악도시농업연구소)도 있다. 마이크로센서를 식물에 꽂아 식물의 생육 정보와 환경 정보 등을 실시간, 원격으로 측정해 최적의 생육 환경에서 작물을 길러낸다. 재배한 토마토는 관악푸드마켓을 통해 소외된 이웃에게도 건네져 ‘똑똑한 나눔’을 실현하고 있다. 오는 5월 16~19일에는 ‘제8회 서울 도시농업박람회’가 낙성대공원에서 열린다. 서울시와 관악구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박람회는 ‘도시농업과 건강’을 주제로 도시농업 정책 전시관, 체험관, 국제콘퍼런스, 부대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친다. 싱그러운 봄, 관악구가 선물하는 녹색 자연공간에서 결실의 기쁨을 누리며, 덤으로 잊고 살았던 자신의 행복과 만족에 대해 되돌아보는 건 어떨까. 관악 도시농업의 저변이 지역 곳곳에 확산돼 걸음마를 뗀 꼬마농부부터 어르신농부까지 도시농업으로 함께 소통하는 건강한 공동체가 피어나길 기대해 본다.
  • 국내 첫 미국 진출 꽃 피운 충남 태안 호접란

    국내 첫 미국 진출 꽃 피운 충남 태안 호접란

    까다로운 승인 조건에도 현장점검 통과충남 태안군 농가에서 키운 호접란이 국내 처음으로 화분째 미국에 수출됐다. 화려한 자태로 미국에서 사랑받는 난이지만 검역 탓에 흙을 털어내고 뿌리를 세척한 뒤 박스에 담겨 한 달 후 미국에 도착하면 시들고 활착이 안 돼 상품성이 떨어졌다. 태안군은 지난 6일 박진규(38)씨가 재배한 화분 호접란 2만 1000개(4830만원 상당)가 미국 수출길에 올랐다고 10일 밝혔다. 박씨가 화분 호접란 수출에 성공한 것은 한미가 2017년 12월 제정한 검역기준과 요건에 부합하는 온실로 승인받았기 때문이다. 승인받으려면 2중 자동문 설치, 달팽이 방지 기구설치 등 재배과정에서 12가지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미국 농무관들이 박씨 농장을 수차례 현장 점검한 끝에 화분째 수출을 허락했다. 이 호접란은 10개월간 기른 것으로 뿌리까지 닦아 수출한 것(그루당 700원)보다 훨씬 비싼 2달러(약 2300원)다. 어린 호접란은 매입자인 한인 농장주가 5개월쯤 더 길러 꽃 피기 전후로 출하한다. 박씨의 호접란은 오는 7월과 12월 두 차례 더 모두 10만개 화분이 수출된다. 박씨는 태안읍 2500㎡ 농장에서 연간 30만개의 호접란을 생산한다. 박병용 군 농업기술센터 화훼팀장은 “캘리포니아주 등으로 수출을 확대해 100만 화분 호접란을 수출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반갑다 파란 하늘…둘레길로 떠나는 봄맞이 여행

    반갑다 파란 하늘…둘레길로 떠나는 봄맞이 여행

    봄기운이 완연한데도 최악의 미세먼지로 나들이하기가 두려웠던 일주일였다. 마침내 연일 숨을 막히게 했던 초미세먼지가 물러나고 주말을 맞아 푸른 하늘이 얼굴을 내밀었다. 창가엔 몽우리 진 노란 산수유와 백목련 등 봄꽃이 꽃망울을 터트릴 준비를 마쳤다. 미세먼지와 추위로 잔뜩 움츠러들었던 겨울의 묵은 먼지를 툭툭 털고 나만의 여유로움을 찾아 봄맞이 여행을 떠나보자. 고즈넉한 시골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의왕 왕송호수공원, 안양 제1경인 망해암 일몰을 볼 수 있는 비봉산,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는 군포 수리산은 도시생활의 분주함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에 충분한 경기 남부의 대표적인 3곳이다.-고즈넉한 시골 정취 만끽하며 걷기 좋은 왕송호 둘레길 옛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왕송호수’는 이른 아침 신비스런 물안개와 호수를 온전히 물들이는 해넘이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의왕 8경 중 하나인 ‘왕송호의 일몰’을 담아내고 있는 호수 위를 노닐고 있는 철새의 모습은 주변의 풍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그려낸다. 최장길이가 1.5km에 이르는 왕송호(의왕 월암동, 초평동)의 진정한 가치는 아름다운 풍경뿐만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전된 자연환경과 생태에 있다. 주변에 논과 밭, 흙길이 많은 왕송호는 도심에서는 맛볼 수 없는 고즈넉한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 사색하며 걷기에 더할 나위가 없다. 호수를 따라 도는 둘레길이 조성돼 새로운 걷기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상쾌한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갈대, 부들, 습지식물, 철새와 곤충 등 다양한 자연과 만나게 된다. 곳곳에 설치된 전망대에 올라서 시시각각 변하는 드넓은 호수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다양한 조류와 어류, 수서곤충, 습지식물 등의 생명체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왕송호는 생태계의 보고다. 수면이 넓어 붕어, 잉어, 가물치 등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고 있다. 천연기념물인 원앙, 청둥오리, 쇠기러기 등 겨울철새 도래지로도 유명하다. 여름철새, 나그네새 등 100여 종에 이르는 철새를 관찰할 수 있어 탐조객과 사진 애호가를 유혹한다. 언 땅이 녹고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봄이 되면 호숫가에는 조개나물과 할미꽃이 만발해 봄의 기운을 흠뻑 느낄 수 있다. 여름철 호수 주변에는 콩배나무와 떡신갈나무가, 제방에는 나비모양의 보라색 꽃을 피우는 활나물, 산과 들에 흔한 솔새 등의 산야초가 군락을 이뤄 자연생태학습장으로 손색이 없다. 호수 주위 4,3km 도는 레일바이크와 길이 450m의 집라인 등 신나고 짜릿한 다양한 레저시설은 왕송호의 또 다른 줄거움이다. 왕송호수 주변에는 자연·생태의 학습장인 ‘자연학습공원’, ‘왕송맑은물처리장’, ‘조류생태과학관’, 우리나라 철도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철도박물관’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시설들이 있어 아이들이 있는 가족단위 나들이객, 청춘남녀에게 최적의 여행지다. 전철 1호선 의왕역에서 철길을 따라 도보로 20여분이며 갈 수 있다. 왕송호수를 중심으로 주요 고속도로의 부곡, 월암, 동군포, 서수원, 동안산 등 IC가 있어 접근성도 좋다.-안양의 제1경 일몰이 아름다운 비봉산 망해암 산행길 안양예술공원(경기 안양시 석수동)을 사이에 두고 삼성산(480m)과 남쪽으로 마주하고 있는 비봉산(295m) 정상 부근에는 해넘이 풍경이 아름다운 전통사찰 망해암이 있다. 전철 1호선을 타고 관악역에서 안양역으로 향하다 보면 왼쪽으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매달 리 듯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곤 하는 언뜻 눈에 띄는 곳이다. 산 정상의 좁은 대지와 절벽을 이용, 서향으로 들어선 망해암에서 바라본 일몰은 안양 8경 중 1경으로 풍광이 매우 아름답다. 화선지에 수묵이 스며 퍼저나가 듯 서쪽 하늘에 낮게 걸린 구름 사이로 퍼져 나온 빛이 온통 만물을 붉게 물들이면 그 풍경은 가히 신비롭다. 가도가도 끝없는 산에 비해 크게 힘들여 오르지 않고도 멋진 풍경을 선사해 주는 편안한 산이다. 망해암에서 20여분 더 올라가면 비봉산 정상에 이른다. 비봉산은 일몰뿐만 아니라 일출을 볼 수 있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몇 해 전 정상에 새로 설치된 전망대에서 서면 사방이 탁 틔어 마음이 상쾌해지고 온갖 잡념이 사라진다. 북동으로 지척에 있는 관악산(632m)과 삼성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남동으로 안양시를 배경으로 우뚝 솟은 청계산, 바라산, 백운산이 서로 자태를 뽐내며 줄지어 서 있다. 매년 이곳에서 많은 시민이 해맞이, 해넘이를 하며 소망을 기원하는 매우 의미 있는 장소다. 정상부근까지 차 한 대 겨우 지나갈 정도의 도로가 포장돼 20여분이면 승용차로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굽이굽이 이어진 길을 따라 걸으며 자연에 묻혀보는 것 또한 즐거움이다. 초반 오르막에 있는 삼성 사와 만 장사, 보덕사 등의 사찰을 둘러 올해 소망을 빌어보고, 도로 옆 샛길로 빠져 숲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간혹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는 라이더를 만나기도 한다. 맑은 공기 마시며 여유롭게 산을 오르다 보면 어느덧 망해암에 이르고 이마에 맺힌 땀은 봄이 눈앞에 왔음을 느끼게 한다. 1호선 안양역에서 내려 도보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안양천 양명교를 지나 경수대로를 건너면 비봉산 초입에 다다른다. 안일교를 건너 대림대학을 거쳐 오르는 길도 있다. 비봉산 정산까지 오르는 길이 여러 갈래가 있지만 정상부근까지 포장된 임곡로를 따라가며 가파르지 않아 1시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안양예술공원에서 오르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다.-진달래가 군락을 이룬 수리산 산행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수리산은 봄이 오면 온통 붉게 물든다. 최고봉 태을(489m)을 중심으로 슬기(469m), 관모(426m), 수암(395m) 등 주봉이 동서를 이루며 평지에서 갑자기 솟아올라 우뚝 서 자태를 겨루고 있다. 군포, 안양, 안산시 3개시의 경계를 가르는 수리산은 도심 한복판에 버티고 서 지형적으로 안정감과 방향감을 주며 주변 도시를 포근히 감싸 안고 있다. 규모가 크고 붕우리가 많은 수리산은 능선이 여러 갈래로 굽이쳐 산세가 수려하다. 전망이 좋고 소래포구와 송도까지 바라볼 수도 있어 산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수도권에서 전철을 타고 다녀올 수 있는 산행코스 중 하나로 코레일이 추천할 정도로 접근성이 좋다. 진달래와 철쭉이 만개하는 3~4월이면 4호선 수리산역과 경부선 명학역은 봄의 정취를 즐기려는 산객으로 붐빈다. 여러 갈래의 산행길이 있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용진사 입구(군포중앙도서관)에서 성불사, 임간교실을 거쳐 슬기봉까지 가는 산행길은 1시간으로 하산까지 2시간이면 가능하다. 산행길이 너무 짧아 성에 안 차며 수리산역에서 임도5거리, 주봉을 거쳐 수리약수터로 내려오는 4시간 30여분이 소요되는 등산길도 있다. 정상까지 오르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군포시 수릿길을 걷는 것도 좋다. 수릿길은 ‘수리산 둘레길’, ‘수리산 임도길’, ‘자연마을 길’, ‘도심테마길’ 4개를 주제로 이뤄진 다양한 코스가 있다. 산자락에 조성된 수리산 둘레길과 수리산 임도길의 풍경소리길과 구름산책길, 바람고개길은 울창한 송림과 산림욕장 등의 편의 시설을 갖춰 여유롭게 봄기운을 느끼며 걷기에 좋다. 수리산과 철쭉공원을 잇는 인근 초막골생태공원도 산에 오르지 않고 산책하기에 매우 편한 곳이다. 글·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트래블러’ 이제훈, 드디어 쿠바 입성 ‘시작부터 대혼란’

    ‘트래블러’ 이제훈, 드디어 쿠바 입성 ‘시작부터 대혼란’

    배우 이제훈이 쿠바로 떠난다. 7일 오후 11시에 방송되는 JTBC ‘트래블러’에서는 쿠바에 막 도착한 이제훈과 비냘레스를 여행하는 류준열의 모습이 공개된다. 류준열은 신비한 석회암 지대로 유명한 비냘레스를 여행하기로 했다. 그는 말 등에 걸터앉아 계곡 구석구석을 훑어보며 웅장한 자연 속으로 탐험을 떠났다. 카우보이 부츠에 모자를 쓴 사람들과 말이 야생적인 풍경에 섞여 있는 모습에 류준열은 미국 서부 영화 속으로 뛰어든 것 같은 환상에 빠졌다. 한참 말을 타고 시가 농장에 도착한 류준열은 타오르듯 붉은 흙과 싱그러운 초록빛 시가 잎이 무성한 그곳에서 시가 마스터를 만났다. 류준열은 그로부터 세계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쿠바 시가의 비밀을 알게 됐고, 그에게 배운 대로 직접 시가잎을 돌돌 말아 보기도 했다. 마지막 접착 과정에서 류준열은 생각지도 못했던 천연 접착제의 존재를 알고 놀라워했다는 후문이다. 밤이 깊어 한해의 마지막과 새해의 시작을 쿠바에서 보내게 된 류준열은 듣도 보도 못한 쿠바의 독특한 새해맞이 풍습을 경험했다. 한국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드디어 쿠바로 출발한 이제훈은 인천 공항과 긴 비행 끝에 도착한 아바나 공항에서도 큰 혼돈에 빠진다. ‘트래블러’는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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