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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1시 “물 차요, 도와주세요!” 경비실 방송에…주민 40명 우르르

    새벽1시 “물 차요, 도와주세요!” 경비실 방송에…주민 40명 우르르

    새벽시간 아파트 경비실의 폭우 피해 도움 요청에 주민들이 발 벗고 나섰다. 9일 KBS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에 8일 오후부터 내린 집중 호우로 인해 오전 1시쯤 경기 의왕시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 산책로도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인근 모락산의 흙이 무너져 내리면서 물길이 막혀 산책로에도 물이 차기 시작한 것이다. 이대로 뒀다가는 산사태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경비실에서는 새벽 1시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에게 긴급 방송을 했다. “산사태로 인해 산책로에 물이 차오르니, 도움을 줄 수 있는 주민분들은 도와주세요”라는 방송을 듣고 한 주민이 급히 현장으로 향했다. 그는 ‘다음 날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나오는 분들이 별로 없을 텐데’하고 걱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쓰레받기를 들고 고무장갑을 낀 30~40명의 주민이 모여있었다. 주민들은 힘을 합쳐 순식간에 돌과 흙을 치워냈고 상황은 금세 마무리됐다. 이 장면을 제보한 시민은 “평일 새벽인데도 불구하고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에 많은 분이 모여 도움을 준 장면이 따뜻해서 한번 제보해 봅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 횡성 또 산사태…5가구 7명 대피

    횡성 또 산사태…5가구 7명 대피

    10일 오전 6시 34분쯤 강원 횡성 청일면 속실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5채를 덮쳤다. 이 사고로 주택 안에 있던 주민 7명이 고립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낙석과 토사를 제거한 뒤 7명 모두 구조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시켰다. 횡성소방서 관계자는 “주민들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며 “현재도 산에서 흙이 쓸려 내려와 주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횡성 둔내면 현천리에서는 산사태로 주택 1채가 흙더미에 묻혀 집안에 있던 70대가 숨진 채 발견됐다.
  • 양평 옥천·여주 산북 392~385.5㎜ 물폭탄…경기지역 3명 사망·2명 실종

    양평 옥천·여주 산북 392~385.5㎜ 물폭탄…경기지역 3명 사망·2명 실종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로 경기지역에서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9일 경기도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전날 0시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내린 강수량은 양평 옥천 392.0㎜, 여주 산북 385.5㎜, 의왕 378.0㎜, 광주 376.5㎜, 광명 350.5㎜, 성남 327.0㎜ 등이다. 폭우로 인해 산사태가 발생하고 하천이 범람하면서 인명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1시 1분쯤 경기 광주시 직동 성남장호원간 자동차전용도로 성남 방향 직동IC 부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흙더미가 도로로 쏟아지며 지나던 렉스턴 차량을 덮쳐, 운전자 A(30·남) 씨가 숨지고 함께 타고 있던 2명은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오전 0시 59분쯤 양평군 강상면에서는 60대 남성이 도랑을 건너다가 불어난 물에 휩쓸렸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전날 오후 11시 40분쯤에는 광주시 목현동에서 “목현천에 사람이 휩쓸려 떠내려간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일대를 수색하다가 이날 0시 15분쯤 주변 한 아파트 앞에서 숨진 채 쓰러져 있는 30대 여성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 여성이 급류에 휩쓸려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여성의 신원과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광주시 목현동에서 70대 누나를 찾아나선 50대 동생까지 남매가 실종된 사고도 접수됐다. 이날 0시 43분쯤 목현동 주민 B(77·여) 씨가 집 주변 하천의 범람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갔다가 들어오지 않자 동생 C(58·남) 씨가 찾으러 나갔다가 함께 실종됐다. 경찰은 가족으로부터 실종 신고를 접수하고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복하천(여주 흥천대교), 진위천(평택 동연교), 경안천(광주 경안교) 등에는 홍수주의보가 내려졌다. 부천·광명·군포·이천·여주·양평 등 6개 시·군에는 산사태 경보가, 구리·시흥·의왕·용인·김포·하남·의정부·동두천·안산·고양·하남·파주·광주·양주·포천·연천·가평군 등 17개 시·군에는 산사태 주의보가 발령됐다. 전날 오후 11시 30분쯤 하남시 한 장애인생활시설 건물이 불어난 물로 침수돼 중증장애인 등 19명이 119에 구조됐다.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에서는 공영주차장이 침수돼 차들이 물에 잠겼고 전봇대가 쓰러지며 주택을 덮쳤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도로도 곳곳이 통제됐다. 일반도로 3곳(의정부 동부간선도로·가평 군도 13호선·남양주 굴다리), 하상도로 15곳(이천 2·용인 4·동두천 1· 안양 4·구리 3 · 군포 1), 세월교 24곳(양주 6· 용인 6·동두천 1·남양주 1·구리 2·양평 1·가평 1·이천 1·안성 2·포천3), 둔치주차장 30곳(양주 1·고양 2·용인 1·평택 1·구리 5·양평 1·이천 1·안양 9·안성 4·포천 2·남양주 1·의정부 2) 등이다.
  • 잃어버리고 위치도 모르는 미국 핵폭탄 적어도 셋, 옛소련은 “비밀”

    잃어버리고 위치도 모르는 미국 핵폭탄 적어도 셋, 옛소련은 “비밀”

    미국이 냉전이 기승을 부리던 1950년대와 60년대에 적어도 세 개의 핵폭탄을 잃어버렸는데 아직껏 정확한 위치조차 모른다는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기사는 충격적이다.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지? 왜 이렇게 무책임하지? 질문들을 퍼부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 무지했거나 관심이 너무 없었구나 하는 자괴감을 지울 수 없다. 1966년 1월 17일 오전 10시 30분, 스페인의 새우잡이 어민이 하늘에서 흰색 물체가 뭔가를 길게 드리우며 파도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봤다. 거의 같은 시간 근처 팔로라메스 항구의 주민들은 두 개의 거대한 불덩어리가 자신들을 향해 돌진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건물이 흔들렸고, 파편이 땅에 꽂혔다. 사람들의 신체 일부가 지상으로 떨어졌다. 그 뒤 몇주 동안 전 세계 신문은 끔찍한 사고를 풍문으로 전했다. 두 대의 미 군 B47 폭격기가 공중에서 충돌해 4개의 B28 열핵폭탄을 떨궜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세 개의 폭탄은 지상에서 재빨리 회수했는데 하나는 남동쪽 바닷속으로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110만t의 TNT 폭발력과 1.1메가t의 위력을 갖춘 탄두를 찾기 위한 사냥이 시작됐다. 사실 이 사건은 핵무기를 분실한 유일한 사례가 아니다. 보통 핵무기를 분실하면 ‘부러진 화살’(broken arrow)이라고 한다. 같은 제목의 영화도 있다. 지금까지 미국에게는 최소 32건이 있었다. 실수로 떨어뜨리거나 비상상황에 투하한 다음 회수하곤 했다. 하지만 세 개의 미국 핵폭탄은 완전히 종적을 감췄다. 1958년 2월 5일 조지아주 타이비 섬 근처에 떨어진 폭탄이 첫 번째였다. 조종사는 안전하게 착륙해야 한다며 기체의 무게를 덜기 위해 핵폭탄을 떨어뜨렸다. 두 번째 핵폭탄은 1965년 12월 5일 미 해군 순양함 티콘데로가 함상에에서 바다로 떨어뜨린 B43 열핵폭탄이었다. 세 번째는 1968년 5월 22일 그린란드 툴레의 미 공군기지에서다. 비행기에 화재가 발생했고, 승무원들은 탈출해야 했으며, 비행기는 핵무기를 탑재한 채 바다에 추락했다.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제임스 마틴 비확산 연구 센터의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책임자인 제프리 루이스는 “우리는 대부분 미국 사례에 대해 알고 있는데 전체 목록은 1980년대 미국 국방부의 기밀 해제가 이뤄졌을 때에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 대해 잘 모른다. 영국이나 프랑스, 러시아, 중국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완벽한 셈 같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소련의 핵 과거는 특히 흐릿한데 1986년 기준 4만 5000개의 핵무기를 비축하고 있었는데 국가가 핵폭탄을 분실하고도 회수하지 않은 건들이 제법 알려졌다. 미국과 달리 모두 잠수함에서 발생한 점이 특이하다. 해서 접근할 수는 없지만 해당 위치가 알려져 있는 건들이 있다. 1970년 4월 8일에 소련의 K8 원자력 잠수함이 대서양 북동쪽의 위험한 물길인 비스케이 만에서 잠수하는 동안 에어컨 시스템을 통해 화재가 확산됐다. 잠수함에는 4개의 핵어뢰가 탑재돼 있었고 곧바로 침몰했을 때 방사능 화물이 잔뜩 있었다. 1974년에도 소련의 K129 잠수함이 태평양에서 의문의 침몰을 했는데 세 개의 핵미사일이 탑재돼 있었다. 미국은 곧바로 회수하기 위한 비밀 작전(?)을 결정했는데 루이스는 “그 자체로 아주 미친 얘기였다”고 말했다. 조종사와 영화감독 등 다양한 활동으로 유명한 미국의 괴짜 억만장자 하워드 휴즈가 갑자기 심해 채굴에 관심을 갖게 된 척했다. 루이스는 “사실은 심해 채굴이 아니라 해저까지 내려가 잠수함을 잡아 다시 들어올릴 수 있도록 작업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아조리안(Azorian) 프로젝트였는데 불행히도 작동하지 않았다. 그 잠수함이 인양되는 과정에 부서져 버린 것이다. 물론 핵무기는 다시 바다 밑바닥으로 떨어져 녹슨 무덤에 갇혀 오늘날까지 그곳에 있을 것이다. 이따금 미국의 잃어버린 핵무기가 발견됐다는 보고가 있었다. 1998년 퇴역 장교 데릭 듀크와 파트너가 40년 전 타이비 섬 근처에 떨어뜨린 폭탄을 찾아내겠다고 결심했다. 두 탐험가는 문제의 조종사와 수십년 동안 폭탄을 수색한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대서양 근처 바사우 만으로 수색 범위를 좁혀 몇년 동안 두 사람은 샅샅이 뒤졌고, 그들은 조종사가 지목한 지점에서 다른 곳보다 10배 많은 방사선 패치를 확인하고, 정부에 보고했다. 정부는 즉각 조사팀을 파견했는데 핵무기가 아니었고, 해저 광물에서 나온 방사선 영향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미국의 잃어버린 수소폭탄 3개와 소련 어뢰 다수가 바닷속에 잠들어 있다. 핵전쟁의 위험을 경고하는 묘비마냥 보전돼 있지만 대부분 잊혀지고 있다. 왜 우리는 이 모든 불량 무기를 아직도 찾지 못했을까? 폭발할 위험은 없을까? 그리고 우리는 그것들을 되찾을 수 있을까? 궁금증이 꼬리를 문다. 팔로마레스 폭탄 수색 과정을 장황하게 방송은 소개했다. ‘베이지안 추론’과 최첨단 심해잠수정 알빈(Alvin)을 이용하고 낚싯바늘을 이용해 폭탄을 들어올리는 작업을 했는데 실패를 거듭하다 마침내 성공했다. 잃어버린 세 개의 핵무기가 폭발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방송은 전했다.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 9일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은 초기의 것으로 비키니섬 실험 당시에도 개발자들은 에너지의 연쇄 폭발 반응이 멈출 것이란 확신을 갖지 못했다. 그런데 1950년대와 60년대 사용된 차세대 핵무기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방사성 수소)를 포함해 수천 배 강력해졌지만 안전장치를 더욱 충실하게 보강했다. 해서 앞의 타이비 섬 상공 9144m 지점에서 B47 폭격기끼리 충돌한 뒤 넓은 지역을 방사성 물질로 오염시켰는데도 핵분열 반응에 필요한 핵 물질을 무기 자체와 분리한 덕에 연쇄 폭발로 이어지지 않았다. 낙하산이 펼쳐져 지상이나 바다와 접촉할 때의 충격을 줄여준다. 나중에는 핵 장치가 활성화되지 않고 꺼지지 않도록 하는 ‘원포인트 안전’ 기능이 더해졌다. 하지만 항상 안전하게 작동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많은 안전 기능을 갖추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1961년에도 B52 폭격기가 노스캐롤라이나주 골드즈버러 상공을 비행하다가 두 개의 핵무기를 지상에 떨어뜨렸다. 낙하산이 잘 펼쳐쳐 핵무기 하나는 비교적 손상되지 않았지만 나중에 4개의 안전 장치 중 3개가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1963년 기밀 해제된 문서를 통해 당시 국방장관은 “약간의 기회, 글자 그대로 두 개의 전선이 교차하지 못해 핵폭발을 피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다른 핵폭탄은 땅에 떨어졌고, 그곳에서 부서져 결국 들판에 묻혔다. 대다수 부품은 회수됐지만 우라늄을 함유한 부품 하나는 15m가 넘는 진흙 아래에 남아 공군은 주민들이 흙을 파내는 것을 막기 위해 주변 땅을 매입했다. 어떤 사건은 너무 놀라워 거의 꾸며낸 얘기처럼 들린다. 1965년 티콘데로 함상에서 A4E스카이호크가 B43 핵폭탄을 탑재한 채 비행기 엘리베이터에 잘못 앉혀졌다. 갑판원이 조종사에게 브레이크를 잡으라고 손을 휘저었다. 불행히도 중위였던 조종사는 수신호를 보지 못했고 필리핀해로 사라졌다. 오키나와 근처 수심 4900m 아래에 여전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 루이스는 잃어버린 세 개의 핵폭탄을 끝내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눈으로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고, 블랙박스나 위성위치측정(GPS) 송신 장치가 같은 것도 없기 때문에 또 타이비 섬 수색 때처럼 방사능 스파이크를 찾는 것도 어렵다. 핵폭탄이 실제로 특별히 방사능을 띠지 않기 때문이다.1984년에는 또 다른 소련 핵잠수함 K-278 콤소몰레츠가 노르웨이의 바렌츠 해에서 침몰했다. K8과 마찬가지로 원자력 추진력을 갖고 있으며 핵어뢰 두 발을 탑재하고 있었다. 수십 년째 그 난파선은 북극해 1.7㎞ 아래에 누워 있다. 루이스에게 핵무기 분실 얘기는 그것들이 지닌 잠재적인 위험이 아니라 위험한 발명품을 안전하게 취급하기 위해 겉보기에 정교해 보이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우리는 자신하지만 실은 취약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핵무기를 다루는 이들은 우리가 아는 다른 모든 사람들과 어떻게든 다르고 실수가 적거나 더 똑똑하다는 환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핵무기를 취급하는 조직이 다른 모든 인간 조직과 같아 실수를 저지르고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핵폭탄이 모두 회수된 팔로마레스에서도 토양은 여전히 재래식 폭발물로 터진 방사능으로 오염돼 있다. 토양의 표면을 삽으로 떠 넣은 미군 일부는 정체 모를 암에 걸렸다. 생존자들은 미국 보훈처 장관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는데 상당수가 70대 후반과 80대다. 루이스는 냉전 기간에 일어난 일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핵폭탄을 탑재한 비행기가 더 이상 비행 훈련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예외는 핵잠수함이며, 오늘날에도 아찔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현재 14척의 탄도미사일잠수함(SSBN)을 운용하고 있으며 프랑스와 영국은 각각 4척을 운용하고 있다. 핵 억지력으로 작동하려면 이 잠수함들은 해상 작전 중 위치가 탐지되지 않아야 한다. 2018년에도 영국 군의 SSBN이 페리에 거의 부딪힐 뻔한 것을 비롯해 많은 사고가 일어났다. 핵무기를 잃어버리는 시대는 끝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방송은 섬뜩한 경고로 마무리했다.
  • [씨줄날줄] 구산동 고인돌/안미현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구산동 고인돌/안미현 수석논설위원

    2006년 2월 고고학계는 또 한번 흥분에 휩싸였다. 경남 김해시 구산동 택지개발지구에 아파트를 지으려고 땅을 파다가 거대한 돌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길이 10m, 너비 4.5m, 높이 3.5m에 무게만도 350t에 이르는 고인돌이었다. 그 주위로 할석(깬돌)도 다수 발견됐다. 확실한 ‘구역’ 표시였다. 하지만 당시 발굴 장비와 예산으로는 이 무겁고 거대한 고인돌을 조사할 재간이 없었다. 결국 흙으로 다시 덮어 보존하기로 했다. 아파트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해 일부러 덮었다는 주장도 있다. 땅에 묻어 둘 게 아니라 원형을 드러내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자는 국가 사적(史跡) 추진론이 김해시 안에서 고개를 들었다. 그래서 지난해 고인돌 아래를 살짝 파 보았더니 뜻밖에 나무로 만든 관(木棺)과 토기가 나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청동기시대 제단이냐, 무덤이냐’ 설이 분분했는데 ‘세계 최대 지석묘(支石墓)’로 결론이 내려지는 순간이었다. 게다가 발굴된 토기는 기원전 2~1세기에 쓰이던 것이었다. 가락국 등장과 거의 맞물리는 시점이었다. ‘머리를 내놓지 않으면 구워 먹겠다’는 다소 섬뜩한 구지가(龜旨歌)로도 유명한 가락국 탄생 설화는 서기 4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을 사람들이 구지봉에 모여 간절하게 구지가를 부른 끝에 하늘에서 6개의 알이 떨어졌고 맨 먼저 알을 깨고 나온 이가 가락국의 시조 김수로왕이다. 구산동 고인돌이 발견된 일대가 바로 구지봉이다. 최근 김해시가 문화재청과 상의도 없이 묘역을 변경해 논란이 거세다. 복원을 맡은 시공사가 바닥돌(박석)을 걷어 내고 묘역 아래 문화층을 파헤쳐 원형이 훼손됐다고 한다. 김해시는 지석묘 안내판에 ‘김해 지역 최초의 국가인 가락국 이전에 존재했던 가락구촌의 실체를 보여 주는 유적으로 추정돼 더욱 중요하다’고 써 놓았다. 그래 놓고는 문화재 전문위원과의 협의도, 면밀한 원형 보존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흙부터 팠다니 기가 막힌다. 김해시가 복원공사에 착수한 게 2년 전인데 지금까지 방관하다가 이제 와 ‘법적 조치’ 운운하는 문화재청도 이해 안 가기는 마찬가지다. 이번에는 김수로왕이 후대를 향해 머리를 내놓으라고 개탄할지 모르겠다.
  • 조선 꿰뚫은 천주교 폭풍…역사 장벽 뚫고 파헤친 불편한 진실

    조선 꿰뚫은 천주교 폭풍…역사 장벽 뚫고 파헤친 불편한 진실

    韓초기 교회사 행간 분석 정약용 배교의 진심 묻고 ‘만천유고’ 실제 저자 따져 ‘전도 핵심’ 약국들 재조명 “비판과 생산적 논의 바라”수용, 전파, 박해, 순교. 18세기 후반 서학이라 불린 천주교의 흔적은 간단히 네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조금 더 관심을 가지면 단어들 사이에 ‘천주실의’, ‘남인’, ‘정약용’, ‘신유박해’ 등의 역사적 소재들이 끼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여러 기록 속에 파묻힌 소재들이 뒤얽힌 맥락을 살피다 보면 뭔가 강렬한 것이 휩쓸고 지나갔음을 눈치채게 되고, 서학이 단순히 앞의 네 단어로만 요약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서학, 조선을 관통하다’는 정민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짧은 시간 숨 가쁘게 전개됐던 한국 초기 교회사의 행간을 살핀 책이다. 지난 3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에서 만난 정 교수는 책 제목에 대해 “지진이 일어난 후 흙이 덮이고 그 위에 새로 집을 지었다고 해서 별일 없었다고 할 순 없는 것처럼 서학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어도 어마어마한 상처를 주고 지나갔다. 그저 스쳐 지나간 게 아니라 조선 사회를 꿰뚫고 지나갔다는 점에서 ‘관통’을 썼다”고 설명했다. 말이 그렇다고 뜻까지 그런 것은 아닌 행간의 숨은 의미를 살피기 위해 정 교수는 방대한 자료를 파헤쳤다. 초기 교회사를 놓고 각자의 처지에 따라 감출 것은 감추고, 골라서 믿고, 외면했던 사실들을 제3자 입장에서 다루다 보니 누군가에겐 불편할 진실도 담게 됐다. 정약용이 순교자들을 위해 사발 지석을 써준 것을 통해 그의 배교 선언이 진심인지, 조선인 최초로 세례를 받은 이승훈이 남겼다고 전해 온 ‘만천유고’가 과연 이승훈의 것인지 등을 따져 묻는 것이 그렇다.정 교수는 “교회사를 다루는 쪽에서는 교회사 맥락에서만 보려고 하고, 국학을 하는 쪽에선 천주교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지워 버리려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모든 텍스트들이 맥락이 있다. 그걸 놓치면 속살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신의 생각이 담긴 ‘해석’과 주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한 ‘해설’을 구분한 그는 “자기가 생각하는 진실과 다르면 해설만 하지 말고 해석을 해야 하고, 비난이 아닌 비판을 통해 생산적인 논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학이 이처럼 오늘날에도 논쟁적일 수 있는 이유는 그의 말대로 조선을 꿰뚫고 갔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당시 조선 학자들이 싸우나 마나 한 이야기로 싸울 때 중국에 간 사람들은 세상이 얼마나 초고속으로 변하는지 실감했다”면서 “‘이게 뭐지?’ 하고 충격받았는데 다녀와서 ‘주자가 아니면 입도 떼지 말라’며 가렴주구를 일삼는 걸 보니 얼마나 화났겠느냐. 천주학의 토양은 조선의 썩은 정치와 성리학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빛에 열광하는 사람이 급격히 늘고, 결국 신유박해처럼 역사에 남는 사건으로 이어졌을 만큼 서학은 조선 후기를 관통한 사건이었다. 위압감을 주는 두께에, 조선 시대 정치와 종교를 다룬 학술서라는 점에서 선뜻 손대기 어려워 보이지만 책을 펼치면 역사 드라마를 보는 듯한 전개가 흥미롭다. 풍성한 사료를 통해 당시를 입체적으로 복원한 덕에 인물이며 상황이며 생동감이 넘친다. 말년의 안정복이 서학에 마음이 쏠린 이들을 설득하려고 ‘천학고’와 ‘천학문답’을 지은 대목에선 독기를 품은 늙은 유학자가 그려지고, 서학 전파에 핵심적 역할을 한 약국들의 이야기는 독자들 앞에 18세기 한양의 골목길을 펼쳐 놓는다. 정 교수는 “균형 잡힌 사고 속에서 조선 사회에서 서학이란 과연 무엇이었고, 서학을 통해 어떻게 조선을 새로 볼 수 있는지 이야기하고 싶었다”면서 “독자들이 균형을 갖고 읽어 본 뒤 다시 논의가 시작되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 욕망의 사대부도 천대받던 상인도 돈벼락 꿈꿨던 ‘육의전 흙파기’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욕망의 사대부도 천대받던 상인도 돈벼락 꿈꿨던 ‘육의전 흙파기’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정월대보름 전날 ‘소망일’ 땅파기없는 형편에 재운 깃들기를 소망미흡했던 화폐경제… 조선의 패착 육의전·객주·공인·보부상 ‘장사치’종로2가 육의전빌딩 지하 박물관폐쇄된 문만… 부실관리도 아쉬워 ‘송해길’ 입구 쉼터 구조물 지나며‘천국 노래자랑’은 어떠실까 생각 어느 나라 어느 동네에 가든 꼭 둘러보고 오는 장소가 있다. 때로는 대단한 풍광이나 유물·유적보다 더 오래 마음에 남는 장소다. 그곳에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삶이 있기 때문이다. 매일의 일상이 있고 치열한 생존이 있기 때문이다. 그 장소가 바로 시장(市場), 사고파는 행위를 통해 삶의 본능을 충족하고 소통한다. 호객하고 흥정하는 사람들 틈에서 사람 인(人)자의 모양처럼 서로가 어슷하게 기대어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삶의 이유와 목적을 따지고 캐어 무엇 할까? 살아가는 그 자체가 이유이고 목적인 것을.오늘도 어김없이 복잡한 종로 네거리에 섰다. 눈을 쏘는 따가운 햇살을 손차양으로 가리며 문득 조선 시대에 있었다는 희한한 풍습을 떠올렸다. 정월 대보름날의 별칭은 망일(望日), 달을 바라보는 날이었단다. 한편 그 전날인 열나흗날을 소(小)망일이라 하였는데, 이날 종로 네거리에는 이상한 광경이 펼쳐졌다. 짧은 겨울해가 시름시름 저물 무렵 허리춤에 자루 네 개씩을 주렁주렁 매단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은 종로의 동서남북으로 뻗은 길목마다 돌아가면서 흙을 한 삽씩 퍼서 차고 온 자루에 조심스레 담았다. 네 개의 자루가 다 차면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제각기 집으로 돌아갔다. 자기 집 대문 안에 들어서서야 다물었던 입안의 군내를 뿜으며 자루를 풀어 마당에 흩뿌리면서 소리쳤다. 동쪽으로 뿌리며 “금 나와라!”, 서쪽에 뿌리며 “은 나와라!”, 남쪽에 뿌리면서는 “구리 나와라!”, 북쪽으로는 “쇠 나와라!”라고 고래고래 목청껏 외쳤다. 이 풍습의 연유인즉슨 돈 많은 사람들이 밟고 다녔을 종로 네거리의 흙을 집 안에 뿌려 재운(財運)이 깃들기를 소망했던 것이다. 부자가 밟은, 밟은 것으로 추정되는 흙을 집 안에 뿌려서라도 돈벼락을 맞길 비는 헐거운 미신이 딱하기 그지없다. 한데 정월 대보름 하루 전날의 땅파기 풍습이 꽤나 유행했던지 종로 거리가 들썩거릴 정도였다고 한다. 소망일이 지나고 망일이 오면 종로는 예전의 종로 같지 않았다. 잘 닦여 있던 대로는 움푹움푹 파여 엉망진창이었다. 한성부 관원들이 수레에 흙을 싣고 나와 파인 길을 메웠다. 다음해 소망일까지 부자들이 기운을 다해 꾹꾹 눌러 밟아 줄 포슬포슬한 흙을.● 한성부 관원들 매년 구덩이 메우기 종로 구석구석을 파헤치는 사람들의 빛나는 눈을 상상한다. 열망과 환희, 욕망과 탐심으로 번들거리는 눈이었을 테다. 부자들이 밟았는지 아닌지도 모를 그깟 흙을 파서 자기 집 마당에 뿌린다고 하여 자기가 정말 부자가 되리라는 ‘믿음’까지는 없었을지 모른다. 그래도 남들이 한다니까, 혹시나 행여나 설마 하며, 흙 자루를 주렁주렁 매달고 종로통을 누볐을 게다. 그 와중에 남들보다 한 움큼이라도 더 파서 자루에 담으려는 이악한 사람도 있었을 테다. 한성부 관원들에게는 파인 구덩이를 투덜거리며 메우는 지겨운 연례행사였을 테지만, 가진 것 없는 형편에 더 나아질 ‘희망’도 없는 사람들에게는 잠시나마 헛된 ‘꿈’에 젖을 수 있는 시간이었을 터이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신분 차별과 적서 차별, 여성 차별 등이 조선의 근대화를 막고 식민지가 되도록 빌미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조선의 몰락을 이야기하며 이를 가는 사람들은 왕조를 탓하고 양반들을 탓하고 지배층의 이기심과 무능력을 탓한다. 분노와 증오야 이해하지 못할 바 없지만 원인에 대해서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아이러니하지만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기득권은 완전히 악의적일 수 없다. 왕조와 사대부 그리고 그들이 나라와 사회의 근간으로 삼고자 했던 성리학은 한때 고려라는 ‘적폐 청산’의 유력한 방책이었다. 다만 인간의 욕망을 거세하고 교화할 수 있을 거라 믿은 이상주의가 패착이었다. 소비 시장의 규모에 비해 발달이 더뎠던 조선의 상업과 시장에 한정 짓자면, 연구자들은 공통적으로 화폐 경제가 발달하지 못한 것을 원인으로 꼽는다. 지배층이 그린 도덕과 윤리의 파라다이스와 상관없이 보통 사람들은 돈이라는 종잇장과 구리 조각을 믿다가 한순간에 ‘개털’이 됐던 경험을 잊지 못한 것이다. 나라에서 간편한 저화를 유통시키려 해도 백성들은 한사코 거부했다. 혼란의 시기에 종이돈이 돈이 아니라 한낱 종이가 돼 버리는 꼴을 본 백성들에게 그것은 ‘굶주려도 먹을 수 없고 추워도 입을 수 없는 물건’일 뿐이었다. 사농공상의 최하층, 장인보다 못한 대우를 받으며 장사치·장사꾼이라 불리던 조선의 상인은 대체로 네 부류로 나뉜다. 서울 육의전의 시전 상인, 객주 및 여각의 상인, 관용 물품을 조달한 공인(貢人) 그리고 지방의 보부상이다. 조선 초 금난전권을 가지고 거의 독과점 형태로 존재했던 어용상인인 시전 상인의 무대를 찾아간다. 사대부의 공식적 욕망이 보무당당한 육조 거리에서 동으로 꺾어져 뻗은 서울의 가장 오래된 거리 중 하나인 종로의 육의전이다.복중 더위에 종로 한가운데서 길을 잃었다. 서울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 1번 출구로 나와 종로2가를 향해 가다 보면 탑골공원 바로 옆 귀퉁이에 ‘육의전 빌딩’이 나타난다. 그 빌딩 사이에 낙원동으로 향하는 넓지 않은 길이 얼마 전 하늘나라로 가신 송해 선생을 기념하는 ‘송해길’이다. 길 입구에 만남의 광장 같기도 하고 더위 쉼터 같기도 하고 누각 같기도 하고 정자 같기도 한 구조물이 있는데, 그 좁은 그늘에 노인들이 앉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선 채로 햇빛을 피하고 있다.● 투자에 적극적 중년 가리키는 ‘A세대’ 그 또한 돈의 조화겠지만 요즘 들어 구매력 있고 자기 투자에 적극적인 45~64세의 중년을 가리키는 ‘A세대’라는 말이 등장했다. 에이지리스(Ageless·나이 초월), 어컴플리시드(Accomplished·성취한), 얼라이브(Alive·생동감 있는) 세대라는데, 딱 그 나이에 해당되는 나는 아무래도 A의 실감이 나지 않는다. ‘투 다이내믹’(Too dynamic)한 한국 사회에서 경험과 정서로 20년을 한 세대로 묶을 방도는 도무지 없으니, A세대는 그저 ‘돈 잘 쓰는 젊지 않은 사람’ 무리랄까. 행인의 반 이상이 늙숙한 얼굴을 하고 권태롭게 어정거리는 이 거리와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다. 육의전 빌딩 지하에는 2003년 건물 재건축 과정에서 발견된 장대석 등 유구를 보존하기 위해 전체를 강화 유리로 덮어 유적을 직접 관찰할 수 있게 한 ‘육의전 박물관’이 있다고 했다. 피마길 서벽과 시전 행랑 북벽에 잇닿은 육의전 거리를 볼 생각에 신이 나서 건물로 들어갔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1층으로 가니 켜진 전등 하나 없이 깜깜하고 폐쇄된 문만 보인다. 지하 2층 스터디카페에 가서 어찌 된 영문인지 물어보았다.“박물관 문 닫았는데요.” 다시 1층으로 올라가 관리실에서 졸고 계신 경비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코로나19 때문에 문을 닫았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본 지하 1층의 풍경은 임시로 박물관의 문을 닫은 게 아니라 아예 공간을 폐쇄한 듯한 모습이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종로구, 육의전 유적 터 빌딩 건축주 고발”, “육의전 박물관 1년 6개월째 미등록 신세”, “서울 육의전 터 빌딩 건축주 유적 부실 관리 무혐의” 등의 기사가 줄줄이 뜬다. 김포 장릉의 ‘왕릉 뷰 아파트’가 다시금 떠올라 아뜩해졌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라지만, 개처럼 벌면 대부분은 개처럼 쓰기 마련이다. 돈의 독력은 무섭고 강하다. 맥없이 돌아 나와 ‘송해길’을 지나노라니 95세까지 쉼 없이 일하며 치부(致富)하지 못할 바 아니었으나 이 길모퉁이의 국밥집과 목욕탕을 단골로 삼았던 송해 선생의 기억이 새삼스럽다. 돈도 명예도 부질없는 그곳에서 ‘천국 노래자랑’은 잘 진행하고 계시려나.(㉻에서 계속) 소설가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끈끈한 액체, 식물의 생존전략/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끈끈한 액체, 식물의 생존전략/식물세밀화가

    평소 집에서 식물을 키우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재배 방법에 관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 물을 얼마나 줘야 하는지 또 분갈이를 해 줘야 하는지, 식물이 시들어 가는 이유는 무엇인지와 같이 보편적인 방법을 묻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간혹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구체적인 질문도 있다. 가령 고무나무를 재배하다 시든 줄기를 꺾었더니 절단면에서 흰색의 끈적한 액체가 나왔다며, 액체의 정체는 무엇이며 피부에 안전한지를 묻는 경우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나라 화훼시장에서 유통되는 관엽식물이 방출하는 액체는 인체에 특별히 위험하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유포르비아속과 같은 식물 중에는 경미한 피부 염증이나 눈 염증을 유발하는 것도 있다. 이러한 관엽식물들이 방출하는 흰색 유액은 라텍스로서 물, 단백질, 탄닌, 당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알칼리 함량이 높은 고독성 수액을 방출하는 식물일수록 인체에 유해하다.집에서 재배하는 관엽식물이 흰색 유액을 방출하는 이유는 이들의 고향인 사막은 너무 척박해서 식물이 동물들의 먹이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동물의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식물은 동물에게 유해한 성분을 방출하고, 동물에 의해 손상된 줄기와 가지, 잎 절단면을 재빨리 치료하기 위해 상처 부위에 라텍스를 방출해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나 체액 손실로부터 조직을 지켜 내야 했다. 나는 식물을 관찰하고 그림으로 그릴 때마다 손으로 식물을 만진다. 줄기와 잎, 꽃과 열매를 세밀하게 해부하고 관찰하다 보면 식물의 향기가 손에 물들거나 식물에 붙어 있던 흙이나 곤충이 달라붙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관찰 중간중간 손을 깨끗이 씻는 버릇이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하, 라벤더와 같이 향이 아주 짙은 허브 식물은 특유의 향이 며칠이고 손에 남아 있던 적도 있다. 잣나무를 그릴 때에는 시원한 바늘잎나무의 향기에 취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잣나무의 점액질에 의한 끈끈한 촉감이 문제였다. 잣나무 가지에 달린 구과가 녹색으로 익어 가는 모습을 그리기 위해 막 채집해 온 잣나무를 사무실로 가져와 스케치했다. 왼손으로 구과가 달린 나뭇가지를 들고, 오른손으로 스케치를 하다가 잎을 떼고 열매를 이리저리 정신없이 관찰하던 중, 거미줄과 같은 끈끈한 액체가 내 손과 연필, 종이를 휘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잣나무 구과에서 나온 점액질 때문이었다. 곧바로 관찰을 멈추고 손을 씻었지만 액체는 잘 씻기지 않았고, 점액질이 가진 강력한 끈끈함은 며칠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았다. 나무가 방출하는 액체를 흔히 수액이라고 한다. 수액에는 레진이라는 끈적한 접착 성분이 있다. 레진은 상처가 난 부위를 보호해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를 막아 내는 역할을 한다. 나무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는 셈이다. 잣나무가 속한 소나무과 식물에게서 방출되는 수액은 흔히 송진이라고 한다. 식물이 방출하는 수액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어수단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지만 때때로 생존을 위한 공격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내 작업실에는 긴잎끈끈이주걱이 있다. 7년 전 벌레잡이식물을 연구하는 동료가 선물한 개체가 세 개의 화분으로 번식했다. 이름에서 추측할 수 있듯 이들은 끈끈한 점액질이 잎 표면의 선모 끝에 동그랗게 뭉쳐 있다. 이 점액질은 고무나무나 잣나무의 점액질과는 다르게 식물의 양분을 충족해 줄 작은 동물, 곤충을 잡아먹기 위한 공격 수단이다. 척박한 습지가 고향인 끈끈이주걱은 종종 다가오는 곤충이라도 잡아먹으며 양분을 충족해 살아야 했다.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이 곤충을 잡기 위해서 강력접착제와 같은 점액질을 표면에 방출해 지나는 곤충을 붙잡았고, 점액질에 의해 잎에 달라붙은 곤충은 차츰 녹아 식물의 양분을 충족해 줄 먹이가 됐다. 인간은 식물의 생존전략조차 인간의 방식대로 이용해 왔다. 화학 접착제가 발명되기 전 자작나무 수액을 접착제로 이용하고, 고무나무의 라텍스로부터 고무를 발명했고, 그렇게 문명이 발달했다. 소나무의 수액이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해 줄 거라는 소망으로 송진을 약으로 먹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그림을 그리다 만나는 식물의 끈끈한 액체는 마치 식물의 경고처럼 느껴진다. 자신을 함부로 채집하지 말라는 경고, 또 함부로 만지지 말라는 경고. 포인세티아를 그릴 때 내 손바닥을 흰색으로 물들였던 흰 점액질, 애기똥풀을 관찰할 때 스케치 종이를 노랗게 만들었던 노란 수액 그리고 잣나무를 그리는 동안 나를 꿉꿉하게 했던 끈끈한 액체 모두 동물을 향한 식물의 저항이었다.
  • 하루 1천명…‘우영우 팽나무’ 관람객에 훼손? 사실은

    하루 1천명…‘우영우 팽나무’ 관람객에 훼손? 사실은

    천연기념물 지정 앞두고 나무 보호 위한 후속 조치 시행박보균 문체 “‘우영우’ 봐라, 콘텐츠가 승부처”ENA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에 등장하며 명소로 부상한 경남 창원 팽나무가 관광객 발길에 의해 훼손됐다는 민원이 제기됐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3일 확인됐다. 문화재청과 창원시 등은 이날 팽나무가 있는 대산면 동부마을회관에서 대책 회의를 열었다. 이들 기관은 최근 팽나무를 구경하려는 인파 때문에 잎이 마르고 뿌리가 손상됐다는 민원에 대한 사실관계를 검증했다. 검증 결과, 잎 일부가 누렇게 변하며 마르는 현상은 지난해부터 발생했으며 답압(사람들이 흙을 밟는 압력)으로 뿌리가 상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파악됐다. 다만 천연기념물 지정 여부를 앞두고 혹시나 나무의 가치가 훼손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막고자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기로 했다. 창원시 의창구에 따르면 현재 해당 마을은 평일, 주말 구분 없이 하루 평균 1000여명이 방문하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오르는 무더운 날씨를 보인 지난달 26일 오후에도 인천, 경주, 부산 등 다양한 지역에서 수백명이 찾았다.우선 나무 주변에 보호 울타리를 설치하고 인근 벤치 3개는 방문객 편의를 위해 해체하기로 했다. 이번 조사에서 나무에 있다고 확인된 안락 진딧물 등 병충해를 없애기 위한 방제도 서두른다. 이밖에 나무 주변 동선 정리, 나무 부근 잔돌 제거 등도 시행할 방침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방문객 때문에 나무가 훼손된다는 민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관람객도 폭증하는 만큼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오늘 회의를 개최했다”면서 “민원인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 났으나 나무 보호를 위해 후속 조처를 정하고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 팽나무 가치 판단 위해 현장행 “자연 유산 지켜준 주민·작가에 감사” 앞서 문화재청은 드라마 ‘우영우’에 등장한 경남 창원 팽나무의 문화재적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현장을 찾았다. 전영우 문화재청 전체 위원장 겸 천연기념물분과위원장은 이유미·신현실 천연기념물분과 문화재위원 등과 함께 이날 오후 창원시 의창구 동부마을에 있는 팽나무에 대해 지정조사를 했다. 이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나무 자체가 화제가 된 데다 나무의 형태, 수령(樹齡) 등을 바탕으로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처다.전 위원장은 “천연기념물 분과에 있는 위원들이 팽나무의 천연기념물 가치에 대해 엄격하게 조사를 하겠다”면서 “오래된 자연 유산을 지켜준 마을 주민과 드라마 작가에게도 (개인적으로)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한편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담은 드라마로 감동적인 스토리와 연기자들의 열연에 힘입어 지상파 방송이 아님에도 15.2%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해당 나무는 드라마 속(7∼8화)에서 가상 지역인 ‘경해도 기영시 소덕동’에 위치하는 것으로 나온다. 나이는 500년 정도로 추정된다. 높이 16m, 둘러 6.8m에 달한다. 나무의 가지와 잎이 달린 최대 폭을 일컫는 수관폭이 27m 정도로, 같은 종류의 팽나무 중에서도 비교적 크고 오래된 나무에 속한다. 해당 나무는 동부마을 탁 트인 마을 산정에 위치하며 2015년 보호수로 지정됐다. 팽나무는 드라마에서 장기간 마을을 든든하게 지킨 ‘당산나무’로, 도로 건설을 앞두고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마을을 지켜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한편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저작권보호과 서울사무소에서 연 방송영상콘텐츠·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 간담회에서 채널 인지도 열세를 극복하고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우영우’를 예로 들며 “결국은 콘텐츠가 승부처”라면서 “세계적인 OTT를 통해 케이(K)-콘텐츠 지평이 확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낙산해변 편의점 ‘두 동강’… 싱크홀 발생에 90여명 대피(종합)

    낙산해변 편의점 ‘두 동강’… 싱크홀 발생에 90여명 대피(종합)

    3일 강원 양양군 강현면 낙산해수욕장 인근 공사현장에서 싱크홀(지반 침하)이 발생해 인근 편의점이 두 동강 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6시 40분쯤 발생한 싱크홀은 가로 12m, 세로 8m, 깊이 5m 크기로 이 사고로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편의점 주인과 인근 숙박시설 투숙객 96명이 자력으로 대피했다. 편의점 주인 A(44)씨는 “아침에 편의점으로 온 물건을 정리하던 중 ‘쾅’하는 소리가 나서 나와보니 편의점 건물 뒤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며 “그 이후에 건물이 바로 무너져 내렸다”고 당시 상황을 연합뉴스에 전했다.사고 발생 후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에 통제선을 설치하는 등 안전조치를 했다. 양양군은 상하수도사업소, 한국가스안전공사 등과 함께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고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사고가 발생한 곳은 생활형 숙박시설 신축 공사 현장으로, 이 일대에서는 올해 초부터 싱크홀이 여러 차례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양군 관계자는 “이 일대 싱크홀 사고로 파열된 수도관을 복구하는 작업만 3∼4차례 했다”며 “터파기로 흙을 퍼내면 지하수가 공사 현장으로 쏠리는데, 이 때문에 싱크홀이 자주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정성을 다해 공덕을 쌓는 마음/서강대 동아연구소 교수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정성을 다해 공덕을 쌓는 마음/서강대 동아연구소 교수

    백중날이 다가온다. 음력 7월 15일을 백중, 혹은 중원, 망혼일이라고 한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백중날을 지켜 절에서 재를 올리고 공양을 했다. 이즈음에 과일과 채소가 많이 나와서 100가지의 곡물과 과일을 차려 사당에서 천신에게 올리는 제를 지내고 잔치를 벌였다. 궁핍한 봄날을 지나 이제 과일과 곡식이 무르익는 때를 만났으니 잔치를 벌이고 싶었을 조상들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마을 잔치를 치르기 위해 백중장이라는 장도 섰다고 한다. 백중을 ‘망혼일’이라고도 부른 이유는 돌아가신 부모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 제례를 한 데서 유래했다. 정확히 말하면 불교의 ‘우란분절’이 중국에서 명절화한 것이니, 백중이 불교에서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란분절은 아귀 지옥에 떨어져 고통받는 어머니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불제자 목건련이 7월 15일에 오미백과(五味百果)를 공양했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됐다. 어머니를 구하고 싶은 안타까운 심정을 생각하면 목건련이 얼마나 공을 들여 상을 준비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모든 종교는 무소유를 주장하고 베풀기를 강조한다. 불교 역시 불전에 공양하고, 타인에게 보시해 선업을 쌓기를 권한다. 그런데 종교의 건축과 미술이 세속에서는 값진 재료로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만들어졌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미얀마의 불교 공양구인 숭옥이 그렇다. 높은 그릇 받침과 탑처럼 뾰족한 뚜껑을 갖춘 특이한 용기를 미얀마에서는 숭옥이라고 부른다. 가야나 신라 토기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나팔을 엎어 놓은 듯한 기대 위에 둥근 그릇을 만들어 속에 각종 공양물을 담게 만들었다. 이 숭옥은 먼저 그릇 전체에 주칠을 하고 그 위에 정교하게 장식 무늬를 만든 후 금칠을 해서 상당히 화려하게 보인다. 동남아 일부에서 칠기가 발달했는데 그중 한 곳이 미얀마다. 칠기는 기본적으로 옻나무 수액을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옻나무가 자라는 지역에서만 만들 수 있다. 옻칠 용액을 만드는 과정도 길고 칠기를 만드는 일도 고된 작업이지만, 옻칠을 하면 내구성도 높아지고, 그릇에 광택을 주어 보기에도 좋기 때문에 다양한 재료에 활용됐다. 15세기 이후 만들어지기 시작해 왕실이나 사원에서 애용된 미얀마의 칠기는 우리나라의 나전칠기와는 다르지만 그 화려함과 정교함은 남다르다. 미얀마 칠기는 겉면에 조각을 하고 색유리를 붙여 화려하게 꾸민 것이 많다. 가는 선으로 무늬를 파고 다른 색 안료로 선을 메우는 일종의 상감기법을 쓰거나, 반죽한 흙을 모양대로 붙여 장식하고 그 문양에 이 숭옥처럼 색유리를 붙이고 금칠을 해서 호사스럽게 꾸미기도 한다. 다른 나라 칠기에서는 보기 힘든 기법이다. 단색의 칠기가 주는 검박한 아름다움도 놓칠 수 없지만, 미얀마 숭옥의 찬란함도 실로 장관이다. 종교는 수행을 하고, 집착을 버리라고 가르친다. 단지 그 가르침이 호사스런 칠기를 통해 전승되고 소환된다는 점은 역설적이다.
  • 15분 만에 길에서 소 50마리 도살...교통사고 현장에서 무슨 일이

    15분 만에 길에서 소 50마리 도살...교통사고 현장에서 무슨 일이

    배고픈 주민들에게 소는 그저 먹거리로만 보인 모양이다.  아르헨티나의 한 지방도로가 순식간에 노상 도축장으로 변해버렸다. 주민들이 달려들어 소들을 도축하는 데는 15분 이상의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산타페주의 칼차키라는 곳에서 최근 발생한 사건이다.  소 50마리를 싣고 부에노스아이레스를 향해 달리던 트럭은 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당했다. 전날 비가 내려 도로는 미끄러운 상태였다.  경찰은 "처음부터 큰 사고는 아니었고, 트럭 바퀴가 흙길인 갓길로 빠진 사고였다"면서 "기사가 흙길을 빠져나오려다가 트럭이 중심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속도를 갑자기 확 내면서 흙길을 빠져나오려다 트럭이 쓰러지면서 기사와 조수석에 타고 있던 동승자는 부상을 입었다. 소들이 타고 있던 트럭 뒤칸은 아비규환으로 변해버렸다.  소를 가득 실은 트럭이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이 인근에 어떻게 퍼졌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잠시 후 사고 현장엔 주민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조수석에 있던 동승자는 "사고가 난 것을 보고 우리를 도와주려 사람들이 오는구나 라는 생각에 안심이 됐지만 나중에 보니 그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원한 건 트럭 뒤칸에 실려 있는 소들이었다. 트럭에는 소 50마리가 실려 있었다.  고속도로는 순식간에 도살장이 되어버렸다. 당시 상황을 카메라에 담은 한 주민은 "몰려든 사람들이 저마다 손에 칼을 들고 있는데 공포감까지 느꼈다"고 말했다.  소 50마리를 도살하는 데 걸린 시간은 15분 정도였다고 한다. 복수의 증인들은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지 15분 정도 되자 이미 살아있는 소는 1마리도 없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자동차, 오토바이, 심지어 자전거로 도살한 소의 고깃덩이를 가져갔다.  언론에 얼굴 노출을 꺼린 경찰 관계자는 "식품물가가 너무 오르다 보니 사람들이 이런 행동을 한 것 같다"면서 "최소한의 양심도 사라진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0%를 훌쩍 넘어 중남미 최고였다. 가장 많이 오른 건 식품물가였다.  소고기는 주식과 마찬가지다. 아르헨티나는 세계에서 소고기를 가장 많이 먹는 국가다.
  • 집게손·쇼트커트 뭐길래… 투항할 때까지 붙이는 ‘혐오 딱지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집게손·쇼트커트 뭐길래… 투항할 때까지 붙이는 ‘혐오 딱지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온라인 커뮤니티나 뉴스 댓글 등을 타고 퍼지는 혐오 표현만큼이나 ‘혐오 딱지’를 쉽게 붙이는 것도 위험하다. 사소한 표현을 문제 삼아 무작정 혐오자로 몰아붙이고, 상대방이 백기투항해야 그치는 폭력적 ‘총공’(‘총공격’의 줄임말) 문화는 갈등을 더 꼬이게 한다. 단어 하나를 꼬투리 잡는 대신 발언의 전후 맥락을 읽고 진짜 혐오를 가려 비판하는 감식안이 필요하다. 지난 1년간 논란이 된 사건을 토대로 일그러진 ‘혐오 프레임’을 정리했다. ● 집게손 이미지 쓰면 남혐? ‘메갈’ 로고와 비슷하다며 민원 폭주 담당자 폰 포렌식했지만 증거 없어  엄지와 검지로 무언가 집는 듯한 ‘집게손’은 2년 새 남성혐오(남혐)의 상징으로 각인됐다. 의도성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이 손모양을 썼다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성혐오자로 찍히면 사이버불링(온라인학대)이 시작된다. 흔한 손 모양이 어쩌다 혐오 프레임에 갇혔을까. 래디컬 페미니즘(급진적 여성주의)을 표방한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워마드의 전신)는 2015년 집게손 모양의 로고를 만들었다. 한국 남성의 신체를 비하하는 듯한 제스처가 담겼다. 메갈리아는 2017년 폐쇄됐지만 로고는 남았다. 가장 먼저 논란이 된 건 지난해 5월 GS리테일이 제작한 캠핑 행사 포스터다. 보수 성향 남초(남성 이용자의 비율이 높은) 사이트인 에펨코리아가 진원지였다. 소시지를 집으려는 듯한 집게손 이미지를 두고 커뮤니티와 언론을 중심으로 논란이 증폭되자 사내 디자이너는 “아들과 남편이 있는 워킹맘으로 남성혐오와는 거리가 멀다”며 직접 해명했다. 하지만 한번 프레임에 걸린 이상 소용없었다. 회사 측은 의도성을 알아보려 디자이너 동의하에 그의 스마트폰을 디지털포렌식(SNS 등에 남아 있는 증거를 찾는 것)까지 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디자이너는 결국 회사를 그만뒀다. 이후 집게손은 젠더 간 갈등의 골이 깊은 한국 사회에서 남혐의 표상이 됐다. 반페미(페미니즘 반대자)·이대남(20대 남성) 성향의 일부 네티즌은 집게손 찾기에 골몰했다. 이 과정에서 무신사·카카오뱅크·LG전자·신한은행 등이 졸지에 ‘남혐 기업’이 됐다. 메갈 로고가 있기 전 제작한 정부나 기업 홍보물마저도 집게손이 있다는 이유로 도마에 올랐다. 남혐 논란에 수차례 시달린 한 중앙부처 관계자는 “단 2~3일 만에 수천 건의 민원이 제기돼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이재진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유사한 집게손 이미지라도 그 의도성을 살펴야 한다”면서 “의도와 무관하게 혐오로 치부하고 논란을 키워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찍히면 끝장… ‘총공’에 속수무책 기업은 불매운동 번질까 ‘백기투항’ 정복했다는 효용감 혐오몰이 반복 외모나 말투 등을 근거로 혐오자라고 재단한 뒤 비난하는 사례도 흔하다. 쇼트커트 헤어스타일을 하거나 ‘오조오억’(아주 많다는 뜻), ‘웅앵웅’(웅얼거리는 소리), ‘허버허버’(음식을 게걸스럽게 먹는 모습) 등의 표현을 쓰면 맥락과 상관없이 남성을 혐오하는 극단적 페미니스트로 몰린다. 워마드 이용자 등이 이 단어를 남성을 멸시할 때 쓴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여자 양궁 3관왕을 차지한 안산 선수는 올림픽 도중 남혐 논란에 시달렸다. 일부 커뮤니티 회원들이 “안산은 짧은 머리에 여대를 다니며 과거 소셜미디어(SNS)에서 오조오억, 웅앵웅 등을 썼으니 남성혐오자”라는 논리로 금메달 박탈까지 주장했다. 로이터·BBC 등 외신은 “안산이 온라인에서 학대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에도 여성 아나운서나 유튜버 등이 비슷한 이유로 혐오몰이를 당하는 일이 반복됐다. 혐오 프레임을 씌운 뒤 무차별 공격하는 일들은 왜 반복될까. 표적이 된 기업이나 기관이 문제를 빨리 덮으려 순응하다 보니 공격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효용감이 크기 때문이다. 혐오 딱지가 붙은 콘텐츠는 대부분 수정됐다. 심지어 문제 제기가 없었는데도 선제적으로 콘텐츠를 삭제한 기업도 있었다. 국내 한 대기업의 홍보 담당자는 억울한 듯 설명했다. “혐오 프레임에 맞섰다간 자칫 오만한 대기업이라는 갑질 프레임까지 씌워질 수 있어요. 버티면서 설명한다고 이를 받아들여 줄 사회 분위기가 아닌 것 같습니다.” 합리적으로 대응하려다 역풍을 감당하기 버겁다는 것이다. 특히 가맹점 수백곳을 둔 한 식품 기업 관계자는 “본사가 ‘마녀사냥’을 당하면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돼 자영업자인 가맹점주가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다. 그는 덧붙였다. “그런 이슈로 가맹점 매출이 떨어지면 초기 비용을 투자한 점주들은 가만히 있지 않아요. 저희 입장에선 눈앞에 불이 났는데 불을 소화기로 끄건 흙으로 끄건, 중요하지 않죠.”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과는 달라야 할 정부나 지자체의 대응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올 초 남혐 논란을 겪은 한 지자체 관계자는 “‘좌표’찍고 몰려오는데 말단 공무원으로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직속 상관에게까지 계속 전화했다”고 토로했다. ‘좌표찍기’는 신상을 털어 괴롭히는 것을 뜻한다. 해당 지자체는 산하기관에 배포해 게시하도록 했던 콘텐츠가 남혐 논란에 휩싸이자 전부 내리도록 조치했다. 복수의 담당 공무원들은 “좌표가 찍혀 총공(총공격)을 당했다”고 표현했다. ● 법정공방까지 간 혐오 낙인 유튜버 보겸 인사말에 ‘여혐 딱지’ 법원 ‘허위사실·인격권 침해’ 인정  혐오 프레임에 벗어나기 위해 법정 다툼을 벌인 사례도 있다. 구독자 약 400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보겸(김보겸)이 유행시킨 인사말 ‘보이루’(보겸과 하이루의 합성어)의 경우다. 보이루의 초성을 딴 ‘ㅂㅇㄹ’는 2010년대 가장 유행한 신조어 중 하나다. 그러나 2018년 ‘ㅂㅇㄹ’가 여성의 성기와 하이루의 합성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보겸은 순식간에 여성혐오자로 전락했다. 그는 사실이 아니라고 수차례 해명하고, 언론에 정정보도를 요청함으로써 의혹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다. 논란이 다시 불거진 건 2019년, 윤지선 세종대 초빙교수가 학술잡지에 게재한 논문 ‘관음충의 발생학’에서 ‘ㅂㅇㄹ’를 여혐 표현으로 단정하면서다. 이에 보겸은 지난해 윤 교수를 상대로 1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법원은 지난달 윤 교수에게 “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려 보겸의 손을 들어줬다. 윤 교수의 허위사실 적시로 명예와 인격권이 침해됐다는 보겸의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보겸이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적극 해명하고, 정정보도를 요청한 점을 들어 여혐 의도가 없다고 봤다. ● 혐오의 틀 키우는 사회 특정 단어·기호 쓰면 프레임 씌워 유튜브·포털도 피해자 보호 외면 우리 사회가 혐오 프레임의 텃밭이 된 것은 왜일까. 맥락에 관계없이 특정 단어, 기호 사용의 문제로 혐오를 판가름해 온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그동안 김치녀, 한남충과 같은 용어 사용의 문제로 혐오의 영역을 축소시켜 왔다”며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혐오 프레임 씌우기는 발언이나 행위를 위축시킨다”고 우려했다. 이어 “혐오를 도구로 한 공격이 이뤄질 때 유튜브, 포털 등이 피해가 없도록 보호해 줘야 하는데 그런 역할을 전혀 안 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 스콘랩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혐오, 차별 등 부당한 상황을 경험한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성별, 국적, 연령, 성적지향, 출신지역, 장애 등을 이유로 직장이나 학교, 군대 등 일상생활에서 혐오나 차별을 겪으셨거나 욕설, 폭행, 위협 당하셨던 경험이 있다면 제보(jebo@seoul.co.kr) 부탁드리겠습니다 끝까지 추적해 보도하겠습니다. 제보자 신원은 철저히 익명에 부쳐집니다.
  • ‘파주 육계토성’ 드디어 정체 밝혔다… 백제 초기 유적 확인

    ‘파주 육계토성’ 드디어 정체 밝혔다… 백제 초기 유적 확인

    삼국시대 유적으로 알려진 ‘파주 육계토성’이 백제 초기 유적인 것으로 파악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문화재청은 26일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이 지난 3월부터 진행한 파주 육계토성 발굴조사 과정에서 해당 토성이 백제 초기에 축조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파주 육계토성은 조선시대 문헌 기록 및 일제강점기 지도를 통해 옛 성터라는 것이 알려지고 일부 지점의 발굴조사로 백제토기와 고구려토기가 확인돼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정확한 축조 시기와 세력, 규모와 구조 등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올해 육계토성 동쪽 성벽 및 내측 지역에 대한 조사에서 육계토성이 처음 축조된 시기가 백제 초기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백제시대 토기 편도 출토됐고, 방사성탄소 연대 측정 결과 토성 축조의 중심 연대가 3세기 후반에서 4세기 전반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한성은 백제의 수도였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 백제 초기 성곽의 독특한 축조 방법도 확인했다. 육계토성 동쪽 성벽의 일부 구간은 풍납토성과 유사하게 사각형의 틀을 짠 뒤 틀 안에 일정한 두께의 흙을 교대로 쌓아 올리는 식의 판축 기법이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법은 동북 모서리에서 남쪽으로 약 150m 떨어진 ‘동문지’ 추정 지점에서부터 북쪽으로 18m가량 확인됐다. 흙을 돋우어 쌓는 성토 기법으로 축조한 부분도 파악됐다. 판축 구간에서 북쪽으로 약 32m가 조사된 이 구간에서는 바깥쪽으로 흙을 높게 쌓아 올린 후에 다시 안쪽으로 흙을 채워 만드는 방식이 활용됐다. 판축 기법을 사용한 것은 풍납토성과 유사하면서도 판축과 성토 기법을 함께 사용한 것은 풍납토성과 구별되는 독특한 면모다. 27일 열리는 현장 설명회에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 中기업, 美공군기지 코앞 땅 매입…“옥수수 제분소일 뿐” 반박

    中기업, 美공군기지 코앞 땅 매입…“옥수수 제분소일 뿐” 반박

    중국의 한 식품제조업체가 미국 군사기지에서 불과 20분 거리에 있는 땅을 매입한 것과 관련해 미국 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푸펑그룹은 올해 봄 노스다코타주(州) 그랜드포크스 외곽의 농지 300에이커(약 1.21㎢, 약 36만 7300평)을 260만 달러(한화 약 33억 7500만 원)에 매입했다. 푸펑그룹은 현재 흙만 무성한 황량한 땅에 옥수수 제분소를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이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논란이 일었다. 해당 토지에서 차로 불과 20분 거리에 그랜드포크스 공군기지가 있기 때문이다.그랜드포크스 공군기지는 최첨단 군용 드론은 물론이고 신형 우주 네트워크센터까지 보유해 ‘전 세계에 주둔해 있는 미군 통신의 중심’이라고 불린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안보 전문가들은 푸펑그룹이 옥수수 제분 공장을 통해 미 공군 시설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중국 정보 당국에 전달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군 소속 제러미 폭스 대령은 지난 4월 “제분소와 공군기지의 거리가 가까운 탓에, 드론과 우주기반 통신과 관련한 민감한 대화 내용이 특정 장비를 통해 중국 측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스다코타주를 지역구로 둔 케빈 크레이머(공화) 상원의원은 지난 14일 성명을 통해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해당 사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성명에는 마크로 루비오 상원의원 등 동료 의원들도 이름을 올렸다. 해당 공동 성명에서 루비오 의원은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이란, 북한이 군사시설 근처의 미국 땅을 구매하려는 시도에 대해 외국인투자위원회가 법적으로 검토하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스다코타주에 땅을 산 푸펑그룹은 중국 공산당과 연계되어 있다고 알려졌다”면서 “미국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면밀하게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영국 정보당국, 중국 스파이 행위 우려 푸펑그룹의 미국 자회사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에릭 추토래시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푸펑그룹의 노스다코타주 땅 매입이) 스파이 행위에 이용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절대 아니다. 난 미국 시민이며 어떤 종류의 스파이 행위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미국은 중국의 산업스파이가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를 내려놓지 않고 있다.지난 6일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켄 맥컬럼 영국 정보기관 MI5 국장은 영국 런던 MI5 본부에서 이례적으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미국과 영국 정보당국은 중국 정부가 중요한 IT 기술 접근을 위해 전 세계에 정보요원을 투입하고 국가 차원에서 대규모 해킹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기관은 최근 중국의 스파이 활동 색출에 힘을 쏟고 있다. MI5의 중국 관련 조사는 2018년 이후 7배로 증가했고, 지난 3년간 방첩 관련 처리 능력도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레이 FBI 국장은 지난 4월 CBS와 한 인터뷰에서 “방첩 활동 차원에서 최대 위협은 중국과 중국 공산당”이라면서 “56개의 FBI 지부가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수사 건수는 2000건 이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 윗세오름 구상나무군락지에서 미기록종 ‘산다시마이끼’ 발견

    윗세오름 구상나무군락지에서 미기록종 ‘산다시마이끼’ 발견

    한라산 윗세오름 주변 계곡부의 구상나무숲 아래에서 국내에 보고된 적이 없는 미기록종 선태식물(이끼식물)인 가칭 산다시마이끼(Pallavicinia levieri Schiffn.)가 발견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국립공원 자연자원조사 과정에서 광령천의 발원지인 윗세오름 주변 계곡부의 구상나무 군락지 아래에서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산다시마이끼는 엽상체의 선태식물로 계곡부 주변의 그늘지고 습한 흙 위에 생육하며, 엽상체의 중심속은 1개이고 엽상체의 양쪽 가장자리가 비대칭으로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일본,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파푸아뉴기니 등지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동남아 일대 아열대기후에서 주로 발견되던 것이 한라산까지 분포 범위가 넓어지고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한라산이 다양한 식물이 서식하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이번 미기록종의 발견으로 한라산은 다시마이끼와 더불어 국내에서 다시마이끼속 2종이 자라는 유일한 곳이 됐다. 또한, 산다시마이끼 분포지 주변에는 국내 생육지가 매우 드문 털가시잎이끼, 담뱃대이끼, 하우리망울이끼 등도 함께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를 통해 한라산이 한반도 선태식물 다양성의 보고라는 점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신창훈 한라산연구부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새롭게 밝혀진 선태식물상에 대해 빠르면 올해말쯤 국제학술지에 보고해 한라산의 생태학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널리 알릴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한라산의 가치를 규명하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빨리 나와봐라” 경비원 전화…주차장에서 목격한 광경은

    “빨리 나와봐라” 경비원 전화…주차장에서 목격한 광경은

    아파트 고층에서 화분을 투척해 주차된 차량의 뒷유리가 산산조각 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주 A씨는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난 17일 오전 8~9시쯤 발생한 화분 투척 사건에 대한 피해를 호소했다. 글에 따르면 8층 이상 고층에 사는 한 주민이 베란다에서 화분을 투척했다. 투척 위치에서 1~2m 떨어진 곳에 주차돼있던 A씨의 차량은 이 화분을 정통으로 맞았다. 이에 A씨의 차량 뒷유리가 완전히 깨졌고, 화분에 담긴 흙은 여기저기 흩뿌려져 피해가 상당했다. 자고 있던 A씨는 경비로부터 “차가 박살 났으니 빨리 나와봐라”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고 황급히 주차장으로 달려갔다. 차의 처참한 상태를 본 A씨는 충격받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과학수사반은 깨진 화분 파편을 수거해갔다. 근처 주민이 “투척한 것과 동일한 것으로 보이는 화분을 누가 건물 반대편에 놓고 간 것 같다”고 진술해 해당 화분도 수거됐다. A씨는 “당일 증거를 수집했으나 8층 이상 고층에서 투척한 거라 위쪽을 촬영한 카메라가 없고 주변 차량 블랙박스, 경비실 CCTV 등 어느 하나 결정적인 증거가 없어서 그냥 똥 밟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관리실에 부탁해 “자수하면 수리비만 받고 끝내겠다”는 취지의 방송도 내보냈으나 범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A씨는 “오늘에서야 수사관 배정받고 수사 중이긴 한데 별로 큰 기대는 안 하고 있다”고 포기한 듯 토로했다.
  • 적외선으로 본 목성…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고리

    적외선으로 본 목성…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고리

    목성에 고리가 있다고? 그렇다. 지상의 망원경으로는 볼 수 없지만, 목성에 접근한 탐사선의 렌즈에는 목성의 고리가 선명하게 잡혔다. 고리를 최초로 발견한 탐사선은 1979년 미 항공우주국(NASA)의 보이저 1호였다. 토성으로 가는 길에 중력도움을 받기위해 목성을 근접비행했던 보이저 1호는 목성의 주 고리를 최초로 발견했지만, 그 기원은 미스터리였다. 그러나 1995년부터 2003년까지 목성 주위를 돌면서 탐사했던 NASA의 갈릴레오 우주선의 데이터는 이 고리가 근처의 작은 위성에 대한 유성체 충돌에 의해 생성되었다는 가설을 확인시켜주었다. 예컨대, 작은 유성체가 목성의 달 메티스에 충돌할 때, 그것은 달에 표면에 충돌구를 만들면서 물질을 기화시키고 흙과 먼지를 우주공간으로 뿜어올려 목성의 궤도로 떨어뜨린다. 그 물질들이 서서히 궤도를 돌면서 고리를 형성하는 것이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적외선으로 찍은 목성의 위 사진은 목성과 목성 구름뿐만 아니라 이 고리도 선명하게 보여준다. 또한 오른쪽에 밝은 색으로 표시된 목성의 대적점(GRS), 왼쪽의 뾰족한 회절 무늬 중앙에 있는 목성의 4대 위성 중 하나인 유로파, 대적점 왼쪽 바로 옆에 있는 유로파의 그림자도 볼 수 있다. 유로파 위의 밝은 점은 작은 위성 테베, 목성의 오른쪽 고리 위의 흰 점은 역시 위성 메티스다. 
  • [정은귀의 詩와 視線] 생명의 노래를/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정은귀의 詩와 視線] 생명의 노래를/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흙 속에서 부풀어 오른뿌리를 먹으며 우주에서 자아내어포도 속에 숨겨 놓은올망졸망 빛 송이들의살아 있는 생명력을 빨아들이며 서로의 씨를 먹고아, 서로를먹으며 입술과 입술로빵의 입으로 연인에게 키스하며 ― 게리 스나이더 ‘맛의 노래’ 부분 여름은 빛의 계절이다. 산책길에 들른 시장에서 자두를 사 왔다. 한 바가지에 오천원. 붉은 자두는 참 달았다. 이 자두에는 이 봄, 여름 내내 쏘다닌 바람의 속살거림과 빛의 은총이 숨어 있다. 달디단 즙을 쏙 빨아 먹으며 자두야, 햇살아, 땅, 바람아, 고맙다 했다. 한 존재가 영글어 다른 존재에게 먹혀서 살과 피가 되고 다시 이 우주로 스며든다. 우리는 모두 서로의 씨를 먹으며 서로의 생명력을 빨아들이며 이 세계를 영위한다. 혼자 힘으로 사는 존재는 없다. 시는 “풀들의 살아 있는 싹을 먹으며/커다란 새들의 알을 먹으며”로 시작한다. 흔들리는 나무, 꽉 찬 과육, 나지막하게 우는 소의 옆구리 근육, 뛰어다니는 새끼 양들이 이어진다. 시선은 흙 속에서 뿌리로 올라와 영근 포도송이로 이어진다. 실제로 삶 속에서 함께 부대끼며 경험하지 않았으면 잘 모를 자연 속 동식물들의 움직임을 시인은 절묘하게 포착한다. 크고 작은 존재가 주고받는 관계의 신비는 연인과 연인이 빵을 물고 키스하는 장면에서 끝을 맺는다. 맛의 노래는 결국 사랑의 시선인 것이다. 이토록 사랑스럽게 이 여름 생태계의 조화와 신비를 그린 게리 스나이더(1930~)는 미국의 환경운동가이자 시인이다. 물질주의에 반기를 든 비트 세대의 이상과 심층 생태학의 문제의식을 실천한 시인. 대공황이 덮친 샌프란시스코에서 가난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불교와 동양문화에도 조예가 깊다. 오래전 내가 공부하던 미국 뉴욕주 버펄로에 그가 방문한 적이 있다. 엘름우드 거리의 올브라이트녹스 미술관은 현대 회화와 조각을 감상할 수 있는 멋진 공간, 거기서 시 읽기 행사가 열렸다. 추운 겨울날 두꺼운 겨울 코트를 입은 어른들이 그 넓은 미술관을 빙 둘러 줄을 서 기다리던 광경이 기억에 선명하다. 우리도 저렇게 많은 시민들과 시 읽기 행사를 좋은 미술관에서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기억도. 한국인 학생을 다감하게 맞던 시인은 같이 간 미국의 시인 친구와 나를 부부로 오해하고 한동안 메일에서 우리 안부를 늘 같이 묻곤 했다. 나중에 정정하며 웃던 기억도 난다. 시에라네바다 깊은 산속에 혼자 살고 있는 시인의 여름 풍경은 어떨까. 기후 위기가 깊어진 시절에 이 시를 읽으며 그의 만년의 날들이 문득 궁금하다. 고적하지만 느긋하게 여전히 생명의 노래를 부르고 있을 것 같다.
  • [포착] “빙하야 녹지마” 담요 덮은 스위스 알프스…지구온난화 땜질하기

    [포착] “빙하야 녹지마” 담요 덮은 스위스 알프스…지구온난화 땜질하기

    스위스 론 빙하가 담요로 뒤덮였다. 11일(이하 현지시간) AFP통신은 스위스 당국이 알프스 산맥 론 빙하의 유실을 막기 위해 특수 담요를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8일 스위스 남서부 발레주의 동쪽 끝에 위치한 론 빙하에 커다란 흰색 담요가 펼쳐졌다. 얼핏 만년설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담요는 사실 해빙을 막는 단열 재질의 반사천이었다. 알프스 산맥 해발 2200m 이상에 자리한 론 빙하는 7㎞ 길이의 만년빙으로 유명한 스위스 관광 명소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1856년 이후 350m 두께의 얼음이 녹아 없어졌다. 특히 최근 10년 동안에만 40m 두께의 얼음이 사라졌다.스위스는 빙하 유실을 막기 위해 2010년부터 매해 여름 론 빙하를 하얀 담요로 덮기 시작했다. 냉기를 가두고 열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하여 해빙을 최대한 막아보겠다는 취지에서였다. 덕분에 해빙량은 50~70% 줄었지만, 빙하의 감소를 원천적으로 막지는 못하고 있다. 현지 빙하학자ㅑ 안드레 바우더는 과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매년 6~8m 두께의 얼음이 녹아 없어지고 있다. 2100년이면 스위스 모든 빙하가 녹을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매년 한 장에 6만 스위스프랑(약 6800만원)이 넘는 담요로 거대한 빙하 곳곳을 덮으려니 지출이 상당하다.담요 덮기 같은 임시변통이 언제까지 통할지도 미지수다. 알프스 일부에선 ‘빙하 블러드’ 같은 현상까지 나타나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얼마 전 프랑스 그르노블국립과학연구센터 과학자들은 알프스 브레방산(해발 2500m)이 마치 피를 흘린 것처럼 붉은색으로 변한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브레방산에서 눈과 흙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바다나 호수에서 발견되는 특정 미세조류가 눈 속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연구진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와 대기오염물질 유입이 증가하면서 산구아나 같은 미세조류가 번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세조류가 붉은색을 띤 이유로는 카로티노이드라는 색소를 꼽았다. 눈 속 미세조류가 자외선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일종의 자외선 차단제와 같은 붉은색 카로티노이드 색소를 축적한다는 설명이었다. 이 때문에 미세조류로 덮인 빙하도 붉게 보인 것이라고 연구진은 전했다. 문제는 빙하 블러드 현상이 다시 기후변화를 부추긴다는 점이다. 만년설은 햇빛을 반사하는데, 미세조류로 인해 붉어진 만년설은 햇빛을 덜 반사해 해빙을 가속화한다. 결국 이산화탄소 증가라는 기후변화의 결과물인 빙하 블러드가 동시에 기후변화를 더 심화시켜 악순화의 고리가 되는 셈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이런 빙하 블러드 현상이 더 자주 발생할 것이며, 이로 인해 주변 생태계도 약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정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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