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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비드 린치감독 신작 두편/ 현실과 비현실의 환상곡예

    ‘이레이저 헤드’,‘블루 벨벳’,‘트윈 픽스’ 등 기괴한 이야기 구도와 연출로 ‘컬트 마니아’층을 확보해온미국 할리우드의 대표감독,데이비드 린치의 신작 2편이 조만간 동시개봉돼 관객몰이에 들어간다.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감독상을 받아 일찍부터 입소문을 타온 ‘멀홀랜드 드라이브’(Mulholland Drive·30일 개봉)와,잔잔한감동의 휴먼드라마 ‘스트레이트 스토리’(The straight story·12월1일 개봉).두 편이 장르나 분위기가 딴판이다. 부지런한 관객이라면 비교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지 않을까 싶다. ◆멀홀랜드 드라이브=감독의 색깔을 다시 보여주는,어느모로 보나 ‘데이비드 린치’표.진지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다 툭툭 장난을 거는 식의 엉뚱한 전개방식이 그의 팬들에게는 낯설지 않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도로(멀홀랜드 드라이브)에서 원인모를 교통사고가 일어나고,유일하게 살아남은 여자(로라엘레나 해링)는 기억상실증에 걸린다.그녀가 얼떨결에 붙인 새 이름은 리타.리타는 스타의 꿈을 안고 할리우드로찾아온 베티(나오미 왓츠)의 도움으로 기억을 되찾기 위해 노력한다. 기억의 미로를 더듬는 두 여자의 이야기는 배배 꼬인 퍼즐게임을 연상케 하는 미스터리 스릴러이다.리타의 기억을 일깨우는 실마리는 영화속에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다.‘다이안’이란 이름의 레스토랑 여종업원을 본 순간 리타가 뭔가를 떠올리자,베티는 자신을 스타로 키워줄 아담 케셔 감독(저스틴 테럭스)과의 약속도 무시한 채 다이안이란인물을 찾아나선다.이즈음부터 영화에는 꿈과 현실의 경계가 뭉개진다.판타지 드라마같은 초현실적 얼개 덕분에,잠깐이라도 한눈 팔다가는 이야기의 맥을 놓쳐버리기 십상이다. 베티의 추리과정에서 새로 등장하는 두 여자 다이안과 카밀라.한때 동성애까지 나누던 사이였으나,카밀라가 배신하자 다이안은 복수를 결심한다.다이안과 카밀라를 나오미왓츠와 로라 해링이 이중으로 연기했다.그들이 극중 실제동일인인지의 여부가 헷갈리는 건 그 때문이다.물론 그건감독의 의도된 계산이다.“지성이 아닌,직감으로 (영화를)받아들이라”는 것이 감독의 ‘특별주문’. 동성애의대담한 에로티시즘을 보여주는 두 신인 여배우의 연기와 미모가 인상깊다. ◆스트레이트 스토리=사전정보없이는 감독을 눈치채지 못할 영화다.평화로운 영상에 관조적 연출로 감독이 전혀 새로운 ‘끼’를 발산한 1999년작.언어장애가 있는 딸과 사는 73세의 노인 앨빈 스트레이트(리처드 판스워드)가 죽음을 앞둔 형을 찾아 화해의 길을 떠나는 여정을 그렸다.단순한 줄거리이지만,노인의 여행길에는 우화같은 에피소드들로 가득하다.임신으로 불안에 떠는 소녀와의 만남에서는 가족애의 메시지가,사슴농장에서 천연덕스레 죽은 사슴을 구워먹는 대목에서는 생생한 생의 유머가 읽히는 식이다. 자전거보다 느린 잔디깎이에 트레일러 박스를 매달고 달리는 노인의 모습 자체가 우화속 삽화같다. ‘인생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라는 넉넉한 교훈이 곳곳에 넘실댄다.그를 위해 감독은 작정하고 전에 없던 시도를 했다.별이 쏟아지는 밤하늘,누렇게 물결치는 옥수수밭,길게 누운 흙길 등을 아련한 원거리 화면과 안정된 중간크기의 화면에 번갈아 담았다. 황수정기자 sjh@
  • god “4집까지 ‘길’ 냈어요”

    “우리 모두 힘을 합쳐 흙을 고르고 돌을 옮기면서 4집까지 ‘길’을 내왔습니다.” 댄스 그룹 god가 4집을 들고 성큼 어른이 되어 돌아왔다. 20일 기자와 만난 god 멤버들은 검은 가죽재킷,푸른 빛이도는 벨벳 소재의 옷차림,깊게 눌러 쓴 헌팅캡(사냥모자)에서 99년 데뷔 당시의 미소년 분위기를 벗어나 있었다. god의 4집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발매 일주일만에 가요차트 1위에 오르면서 일단 이같은 걱정은 기우로 드러나고 있다. “4집을 냈지만 첫 음반을 냈을 때의 마음가짐은 바뀌지않았어요.지금도 무대에 오르기 전에는 떨리고 긴장됩니다.다만 종전보다 음악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는 됐죠.” 처음 음악활동을 시작할 때 가졌던 ‘성공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4집을 내면서는 ‘우리만의 색을 어떻게 담을 수 있을까’로 바뀌었다고 한다. “계속 사랑받는 god가 되기 위해 대중의 취향에 호응하면서도 나름대로의 색깔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대중과의 친밀도와 독창성 가운데 하나만 소홀해도인기가 순식간에 하락하는 게요즘 가요계 풍토인 것 같아요.” 맏형인 박준형은 god에 대해 누구보다 진지하다.다른 멤버들과 다르게 연륜(?)이 있는 그는 지금의 인기가 끝없이 이어지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대중에게만 기대는 얄팍한 음악이나,아티스트의 우울한 천재성도 원하지 않은 채 철저하게 음악에 몰입할 수 있는 대중가수가 되고 싶다고. 이번 4집은 1,2,3집에 비해 멜로디가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허스키하면서도 감미로운 음색이 특징인 김태우의 ‘길’뿐만 아니라 윤계상과 손호영이 ‘다시’,‘바보’에서각각 그동안 숨겨진 노래솜씨를 드러낸다. 데니 안은 ‘134-14’라는 힙합곡을 작곡해 새로운 역량을 과시했다. “이번 춤은 발레풍의 재즈댄스라서 힘이 들었어요.발바닥이 갈라지고 종아리에 쥐가 날 정도로 고생했습니다.” 멤버 중에 가장 여성스럽다는 호영이 역시 실력발휘를 했고 준형과 계상은 부드러운 몸태를 갖추기 위해 퍽이나 고생했단다. “이번 4집 음반을 내면서 멤버들 각자가 미래에 대한 꿈을 한층 더 키웠을 것으로 생각합니다.언제 어디에 있거나모두가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노래방을 운영하더라도 말입니다.” 데니안이 농담처럼 이야기하자 멤버들이 크게 웃는다.그러나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모두 가슴 속에 막연하지만,진정한 음악가로서의 미래를 그리고 있는 듯하다. “저희들은 음반을 낼 때마다 몸과 마음이 부쩍부쩍 크고 있습니다.팬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성숙한 음악가로커가는 모습을 지켜봐 주세요.”이송하기자 songha@
  • 전영우·이영표기자 아프간 취재기/ (상)무자헤딘의 나라

    카불이 함락되면서 탈레반정권의 패색이 급속히 짙어지고 있다.본지 전영우·이영표 두 기자는 개전 직후 아프간 북부에 급파돼 카불 함락 직전까지 전장소식을 생생히 보도했다.두 기자가 목격한 전쟁의 참화 속에서 살아가는 아프간인들의삶의 여러 모습을 3회에 나누어 싣는다. 아프가니스탄은 ‘무자헤딘’의 나라다.어디를 가나 무자헤딘으로 가득하다.무자헤딘이란 ‘지하드’(성스러운 전쟁)를 수행하는 전사를 뜻한다. 수백년 동안 크고 작은 전쟁이 이어졌던 이 나라는 모든 남자들이 무자헤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어디서든 러시아제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멘 남자들을 쉽게 만나게 된다.호자바우딘에서 우리를 처음 맞이한 것도 이 도시를 경비하는무자헤딘들이었다.심지어 열너댓살 남짓한 소년들도 자신을‘무자헤딘’이라고 서슴없이 소개한다.상인과 농부,운전사가운데도 전투 경험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전쟁에 워낙 익숙한 탓인지 총알과 포탄이 오가는 치열한전투 속에서도 병사들은 오히려 여유있는 표정들이다.주변마을에도 전쟁에 아랑곳 않고 생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의 한가로운 모습은 우리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마을마다 민병대가 조직돼 있어 10대 초반의 어린아이들도총을 다룰 줄 안다.가족이나 친척이 죽음을 당하면 주저하지 않고 복수를 위해 군에 입대,무자헤딘이 된다.이러다 보니30대 중반에 이미 군 경력이 15∼20년이 되는 사람들이 많다.전투 경험이 많은 이들은 단위 부대의 ‘커맨더’(지휘관)가 된다. ‘키슘’이라는 마을에서 만난 18세의 소년 커맨더 마무드파히드는 탈레반에게 죽은 유명한 우즈베크족 커맨더의 아들이다.동료들이 파히드를 직접 커맨더로 선출했다.그리고 아버지뻘 되는 병사들도 자발적으로 이 소년 대장의 지시에 복종한다.웃을 때 볼에 보조개를 드러내는 이 잘 생긴 소년 대장은 나름대로 위엄을 지니고 있었다. 우리 군대와 비교할 때 이들의 ‘군기’는 엉망이다.얼룩무늬 군복을 입은 군인도 있지만 대개는 ‘페란’이라는 무릎아래까지 내려오는 긴 웃옷과 ‘던번’이라는 한복 바지 같은 전통의상을 입고 있다.이처럼 옷도 제각각인데다 총을 거꾸로 메고 다니는 이도 많다.“총을 한번 보자”고 하면 쉽게 내어주고,“사진을 찍자”면 주저없이 허공에 대고 총을쏴 댄다.그러나 민간인들에게 총구를 들이대는 일은 절대 없으며,외국인들에게도 친절하다. 전 국토가 산악지대인 아프간은 오랜 전쟁으로 전기와 도로 등 사회 기반시설이 매우 취약하다.특히 산간에는 포장도로가 전혀 없어 해발 1,500m가 채 안되는 산을 넘는 데도 반나절이 걸린다.겨울로 들어서면서 눈·비가 자주 내렸는데,비가 조금만 내려도 자동차들은 진흙길에 빠져 허둥댄다.러시아군이 아프간을 점령했던 10년간 수많은 사상자를 낸 것도이 때문이다.전투부대를 공격하지 않아도 보급품을 수송하는 헬기나 화물차를 공격한다면 정규군들은 굶어죽기 십상이다. 흙먼지 바람이 뼛속을 파고 들고,코 앞도 분간할 수 없는어둠이 닥쳐와도 동물적 감각으로 전투를 수행하는 무자헤딘이 즐비한 나라가 바로 아프간이다.그리고 그들은 ‘알라’가 자신들을 지켜준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전영우·이영표기자 anselmus@
  • 첫 여성조각가 선구적 삶은…

    놓치기 아까운 미술전시회 둘이 덕수궁미술관에서 동시에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올해의 작가로 선정한 권옥연씨(78)의작품전과 현대 조각의 선구자였던 김정숙의 10주기전으로각각 내년 1월20일과 1월27일까지 전시된다. 권옥연은 초기에 구상화풍을 띠다가 50년대 이후 70년대초반까지 추상적 경향과 초현실주의적 경향을 결합한 실험적이고 개성적인 양식의 화풍을 보였다.이후에는 인물,정물,풍경 등 구상적 화풍으로 회귀했다.올들어서는 흙으로 얼굴 등 조형물을 만들고 있다.3호 크기의 소품부터 150호가넘는 대작까지 70여점이 출품됐다. 김정숙은 ‘최초’라는 수식어가 여럿 따라다닐 만큼 한국조각사에서 큼직한 발자취를 남긴 작가다. 최초의 여성 조각가,최초의 미국유학,최초의 용접기법 사용 등이 그의 선구적 삶과 예술세계를 웅변한다. 작품은 ▲모성애를 테마로인체를 조각한 50년대 후반∼60년대 초반 ▲인체의 형태가단순화된 60년대 중·후반 ▲자연이미지의 추상화가 이루어지는 70년대 ▲그의 대표작이랄 수 있는 ‘비상’(飛翔)연작을 만든 80년대 등 4기로 나눌 수있다. ‘자라나는 날개’라는 제목아래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부조,회화,공예 작품들도 소개되는 등 100여점이 전시된다. 유상덕기자 youni@
  • 실종 초등생 숨진채 발견

    교통사고를 당한 후 가해차량에 실려가 실종됐던 초등학생이 한달여만에 변사체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9일 오전 8시40분쯤 경남 창녕군 장마면 산지마을 인근 농수로에서 한솔양(10)이 숨진 채 발견됐다.숨진 한양은 지난달 7일 오후 4시30분쯤 창녕군 유어면 진창리 지방도에서흰색 승용차에 치인 후 실종됐었다. 한양을 처음 발견한 차모씨(36)는 “꿩사냥을 하던중 농수로 부근에서 변사체를 발견,경찰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발견 당시 한양은 흙에 파묻힌 상태로 머리와 팔이 일부 밖으로 드러나 있었으며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부패돼 있었다. 변사체가 발견된 곳은 사고지점으로부터 10㎞쯤 떨어져 있으며,평소 인적이 드문 곳이다. 창녕 이정규기자 jeong@
  • 아프간 전장에서/ 야전병원 실상

    [다슈테칼라 이영표특파원] “환자들이 질병보다 추위 때문에목숨을 잃을 겁니다”. 아프가니스탄 북부 최전선 다슈테칼라의 한 군병원.흙으로 지은 건물 하나와 맨땅 위에 덩그러니 놓인 천막 두 개가 전부다. 흰 가운을 걸친 군의관만 아니라면 난민촌으로 착각할 정도다. 두세평 남짓한 여자용 소형 천막에는 맨바닥에 병상 2개가 놓여 있다.찬 바람을 막을 담요나 천도 없고 안으로 들어가려면 허리를 굽혀야 한다.유일한 여자 환자인 자미나(15)는 암세포가내장과 폐까지 번져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다.현재는 숨쉬기조차 힘든 상태다.의료장비와 전문의가 없어 무슨 종류의 암인지 정확한 진단도 불가능하다.가족들은 시름시름 앓는 자미나를 집에서 간호하다가 사흘 전에야 군병원으로 데려왔다. 군병원장 아티크(37)는 “수술을 한 차례 했지만 희망이 없다”면서 “밤이면 찬바람이 뼈속까지 파고드는 천막에 암 환자를 방치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고개를 떨구었다. 남자용 대형 천막 안에는 모두 8개의 병상이 있다.천막은 이미 낡을 대로 낡아 군데군데 색이 바랬다.그 안에서 신음하는 환자들 그리고 군복을 입고 수술을 하고 있는 군의관들이 전부다. 역시 맨땅이다.의료기기는 아무리 살펴봐도 보이지 않는다. 이곳의 의료진은 4명의 의사와 10명의 간호사,6명의 직원이 전부다.병원장이라고 해도 한달에 미화 30달러(약 3만6,000원)의월급밖에 받지 못한다.전투라도 벌어지면 수많은 부상병들이 후송돼 좁디좁은 병원 마당에 수용해야 한다. 외과의사 아하마라와르(25)는 “추위가 심해지면 어떻게 부상병을 치료할지 모르겠다”며 “약과 장비,혈액이 부족해 환자들이 죽어갈 때는 의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고 털어놨다. tomcat@
  • 아프간 전장에서/ 난민촌 실상

    *** 난민들 겨울나기 ‘깊은 시름’. [호자바우딘(아프간 북부) 전영우 이영표특파원] 아프가니스탄 동북부 다슈테칼라 시내 근처의 한 난민촌에는 약 1,200여명이 비바람도 피하기 힘들 정도의 거적대기를 겨우 걸친 천막에 의지해 살고 있다.서쪽으로 걸어서 사흘 거리에있는 ‘코르블러흐’라는 마을에서 온 이들은 탈레반들을피해 2년 전부터 이곳에 모여들었다. 천막은 천과 밀짚, 비닐, 나뭇가지 등으로 되는 대로 엮은것들이다.바닥에 아무 것도 깔려 있지 않은 천막도 많다.밀짚을 엮어 만든 자리라도 깔려 있으면 다행이다.하얀 수염을 길게 기른데다 얼굴에는 주름이 자글자글해 예순살은 돼보이는 코르본 모히마르(35)는 “탈레반들이 마을에 불을지르고 사람들을 잡아가서 이곳으로 피해왔다”면서 “큰아들은 탈레반들이 잡아가서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고 울상을 지었다. 2명의 아내와 12명의 아이들과 함께 이곳에서 사는 코로보날리 비비글(60)은 “부끄럽지만 어린 자식들을 호자바우딘과 다슈테칼라 시내로 보내 구걸을 시켜 목숨을 연명하고있다”면서 “겨울을 어떻게 날지 걱정이 앞서지만 대책이없다”고 털어놨다. 일을 할 수 있는 젊은 사람들은 프랑스 시민단체 악테드(ACTED)가 주관하는 도로공사장과 퀼트 공예장에 가 일을 하고 식량을 타온다.아이들도 10살이 조금 넘으면 생존을 위해 일을 해야 한다.장정 반몫이라도 할 수 있는 사내아이들은 재산목록 1호인 당나귀를 몰고 1시간쯤 떨어진 곳까지가서 물을 길어 오거나 산에 가서 땔감을 구해온다.계집아이들은 어머니를 도와 동생들을 돌보며 시간을 보낸다. 너무 어려 구걸을 하거나 집안일을 도울 수 없는 어린이들은 맨발로 흙먼지만 자욱한 난민촌을 뛰어다닌다.얼굴을 비롯해서 온 몸이 흙투성이다.막 걸음마를 배우는 젖먹이들은아예 아랫도리를 벗고 다닌다.사내아이들은 제기차기, 연날리기,굴렁쇠 놀이를 하면서 논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누런 황무지,그 위에 덕지덕지널린 천막들, 그리고 아이들의 커다랗고 맑은 눈망울과 함박웃음이 기묘하게 어울려 보는 사람을 슬프게 한다.호자바우딘에서 1시간쯤 떨어진 나워보드 난민촌에는 6,000여명의난민들이 살고 있다. 이곳도 사정은 마찬가지다.다른 점이있다면 닥쳐오는 겨울을 나기 위해 흙집을 짓고 있다는 것정도다. 땅을 조금 파고 사방에 지천으로 널린 흙에 물을 섞어 척척 쌓았다.흙으로 만든 동굴에 가깝다.허리를 펴기조차 힘들 정도로 천장이 낮다.아낙네들은 이 흙집 앞에서 아랫도리를 벗은 젖먹이에게 젖을 먹인다.입에 풀칠하기조차 힘든삶에 지친듯 초점 없이 멍한 눈빛이다. 해가 뉘엿뉘엿 지는데도 어느 곳에서도 밥을 짓거나 빵을 굽는 연기가 솟아오르지 않는다. anselmus@
  • 阿 관련책 동시 펴낸 안순구박사·장강환씨

    아프리카를 다룬 두 권의 책이 동시에 나왔다.31년 동안 의료봉사로 ‘한국의 슈바이처’라 불리는 안순구(64)박사의 ‘검은 대륙 의사·추장님’(문학사상사)과 장강환(40)씨가 쓴 ‘트럭운전사 짱 아저씨의 아프리카 종단여행기’(북하우스).유명과무명,60대와 40대,붙박이와 떠돌이,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 등많은 차이를 지닌 두 사람이지만 남이 가지 않은 길을 택한 ‘별난 고집’에서 나오는 ‘검은 대륙’사랑은 닮았다. 5일 오전 11시 경기 고양시 일산의 안 박사 집.비록 첫 만남이지만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끌어갔다.평범을 거부한외곬 인생을 서로 알아보기라도 하듯.안 박사는 장씨에게 남부에서 동부와 중부,서부로 이어진 여행일정을 물은 뒤 “아프리카를 제대로 여행했구먼”이라고 말했다.코트디부아르 부족들과 31년을 산 자기의 아프리카 삶이 ‘한쪽’이라는 의미.두 사람의 대화와 책 내용을 주제별로 간추려 본다. ◆아프리카로 간 이유. ▲안순구=어머님의 죽음을 본 뒤 의사가 되려고 결심했는데 의대 동기가 준 슈바이처의 책을보고 감명받았다.기회를 보고 있는데 아프리카 의료봉사 지원자를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는 앞뒤안가리고 지원했다. ▲장강환=남이 많이 가는 곳은 가기 싫어하는 성미라 ‘오지’인 아프리카를 선택한 것이다. ◆아프리카를 보는 시각. ▲안=전통을 유지하려는 노력은 본받야 할 것이다.추장에게 치외법권에 가까운 힘을 허용하는 것도 고유의 풍속을 지키려는 ‘싸움’으로 보인다.‘개발의 눈’으로 보면 안된다.비록 흙속에 살지만 행복하고 ‘건드리지 말라’는 게 그들의 입장이다. ▲장=일정상 훑기식으로 봐서 그런지 몰라도 못 살고 개발이 안된 곳이라는 선입관은 깨졌지만 그 곳 역시 과거가 훼손되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책을 낸 동기. ▲안=‘제2의 고향’에 담긴 추억을 정리하고 빚만 남긴 세 딸에게 아비의 삶을 들려주고 싶었다. ▲장=여행도중 만난 유럽인들이 글을 써보라 권했고 여행을 준비하면서 너무 정보가 미흡하다는 안쓰러움이 작용했다. ◆두 책은 어떤 내용. ‘검은 대륙…’은 31세의 젊은 나이에 코트디부아르의 디보도립병원장으로 부임한 이후 원주민들을 위한 의료봉사에 바쳐온 삶을 담고 있다.81년 아베족,93년 바우레족이 ‘명예추장’으로 추대한 “전무후무”한 사건이 웅변하는 헌신적인 ‘사랑의 실천’을 원주민의 이색적인 풍속과 함께 읽을 수 있다.아버지의 임종을 못지켰고 세 딸을 제대로 키우지 못한 ‘무책임’등 인간적인 번민도 곁들여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8,000원. ‘트럭운전사…’는 트럭·택시운전사,막노동꾼,가스배달부 등 안해본 일이 거의 없는 장씨가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에서이집트의 카이로까지 340일동안 대륙을 종단하면서 몸으로 배운 이야기들을 담았다.여러나라의 외양과 풍속을 자세히 묘사해아프리카 여행가이드로는 제격이다.이번 여행에 하루 15달러로버텼다고 한다.1만3,000원. 비록 아프리카를 읽는 독법이 31년간 한 나라라는 ‘정독’(안박사)과 1년동안 여러 나라의 ‘다독’(장씨)으로 다르지만 두사람의 의견은 같았다.“사람 사는 방식은 고만고만하다”고. 이종수기자 vielee@
  • 아프간 전장에서/ 50년전 한국모습 그대로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을 보았다. 피부색과 말,생김새,자연환경은 다르지만 이들의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의50년 전과 너무 비슷하다. 호자바우딘이나 다슈테칼라 등 우리의 옛 ‘읍내 장터’를 떠올리게 하는 곳에는 어김없이 구걸을 하는 어린이들이 있다.흙과 먼지로 뒤범벅된 얼굴에 누더기를 걸치고 “돈이나 먹을 것을 달라”면서 때가 낀 손을 내민다.구걸을 해서 연명할 수밖에 없었던 과거 우리의 전쟁고아들과 다를 것이 없는 모습이다.외국의 원조 의복과 식량을 받기위해 길게 줄을 선 모습도 우리의 기억 속에 아련한 정경이다. 난민촌 캠프도 TV를 통해 본 6·25때의 ‘판잣집’을 떠올리게 한다.여남은살의 계집아이들이 어린 동생을 돌보면서 하루해를 보내고 사내아이들은 연날리기,굴렁쇠놀이,제기차기를 한다.이제 막 걸음마를 배운 두세살배기들은 아랫도리를 아예 벗어젖힌 채 흙바닥을 뛰어다닌다. 마을의 모습도 우리를 너무나 닮았다.진흙과 지푸라기를섞어 지은 것 하며 천장을 가지런히 떠받들고 있는 어른허벅지 굵기의 통나무들도 우리의 한옥과 너무 흡사하다. 반뼘 너비의 나무를 엮어 어른 키 높이로 만들어 놓은 대문도 마찬가지.아궁이에 큰 솥을 걸어놓고,장작을 때 밥을 만드는 것도 똑같다. 책이 없어도,책상과 의자,번듯한 건물이 없어도 작은 칠판과 선생님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공부하는 모습은 6·25때 우리의 ‘천막학교’를 옮겨 놓은 듯하다.책가방이 없어 보자기에 책을 싸가지고 다니는 것도 그렇다. 아프간 사람들은 정성을 다해 손님을 대접한다.손님에게“차라도 한 잔 해라.점심은 먹었느냐”고 자상하게 묻는다.나그네에게 물 한 그릇이라도 대접하려 했던 우리네 옛 심성과 다를 것이 없다. 50년 전의 우리와 너무도 닮은 아프간의 모습을 보면서‘한강의 기적’이 빈말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다.돈도,자원도,기술도 없이 전쟁의 폐허 위에서 한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나라로 발전한 것은 정말 ‘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 우리를 놀라게 했던 것은 스웨덴의 작가 얀 뮈르달이라는 사람이 50년대 자신의 중앙아시아 여행기에 “아프간은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주변에서 가장 강력한국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썼다는 점이다. 이 지역의 신흥 강호가 될 수도 있었던 아프간이 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가 됐을까.종파와 부족들 사이의 분열과 싸움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자신을 지켜낼 힘이없어 옛 소련 등 주변국의 침입도 이어졌다. 바다로 가는 길을 확보하기 위해,석유 파이프라인의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주변의 모든 나라가 아프간을 호시탐탐노렸던 것이다.탈레반도 정권을 잡기 전 파이프라인을 가장 먼저 점령했다. 아프간 이곳저곳을 돌아다닐수록 지연과 학연,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죽기 아니면 살기’식의 정쟁을 거듭하고있는 우리의 정치인들이 생각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또 탈레반과 북부동맹의 젊은 군인들을 보면서 155마일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남과 북의젊은이들이 생각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호자바우딘 전영우 이영표 특파원 anselmus@. ■북부동맹 모히블라장군 “카불 탈환 시간 걸릴것”. “미국이 계속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핵심세력에 대한정확한 타격을 하지 못하면 오히려 탈레반의 결속만 더욱굳게 할 겁니다.” 쿡차,다쉬테칼라,호자가르 등 아프가니스탄 북부 전선을책임지고 있는 북부동맹의 모히블라 장군(49)은 미국의 공습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미국의 공습은 북부동맹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고있다”면서 “정작 필요한 것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폭탄이아니라 자금과 무기 등 현실적인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탈레반만 무너뜨리면 테러의 근원이 뿌리뽑힌다고 오판하고 있는 듯하다”면서 “파키스탄은 탈레반이 축출돼도 또 다른 ‘탈레반’을 육성·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탈레반과의 연립정부 설립 가능성에 대해서는“정치인들이 추진해도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26년전 장교로 군 생활을 시작,러시아군과도 싸운 모히블라 장군은 “러시아와 싸울 때는 ‘이슬람 국가 방어’라는 대의(大義)아래 국민들이 완전히 하나로 뭉쳤다”면서“탈레반과의 싸움은 같은이슬람이라는 이념 혼란을 다스려야 하고,파키스탄 등 다른 나라와의 싸움도 병행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놨다.따라서 수도 카불의 재탈환에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안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대테러 전쟁을 위한 단기 체류는 괜찮지만 미군 기지를 건설해 오랫동안 머무르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밝혔다.외국군대가 장기간 국내에 머무르면 독립국가의 위상이 손상된다는 설명이다. 모히블라 장군은 “우선 마자르 이 샤리프를 탈환해 아프가니스탄 북부 지역을 완전히 장악한 뒤 남부 공격의 교두보로 삼을 것”이라면서 “탈레반을 축출하고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장악하기 위한 장기적·포괄적 계획이 이미 마련됐다”고 말했다. 다슈테칼라 이영표특파원 tomcat@.
  • 아프간 전장에서/ 아프간 난민 힘겨운 겨울맞이

    [호자바우딘·파르호르(아프간 북부) 전영우 이영표 특파원]아프가니스탄에 겨울이 오고 있다.기온이 날마다 큰 폭으로떨어진다. 흐리고 비가 내리는 날은 낮에도 덜덜 떨릴 정도로 춥다. 밤에는 두터운 외투를 입지 않으면 한기를 이겨내기 어렵고,새벽에는 옷을 네다섯겹으로 껴입고 잠자리에 들어도 아래·윗니가 딱딱 소리를 내며 부딪힐 정도다. 해발 1,500m가 넘는 높은 산들은 머리에 하얀 모자를 쓰기시작했다. 풀 한포기 없는 황량한 벌판에 찬바람이라도 불면 거세게 이는 흙먼지가 사람의 마음을 더욱 춥게 만든다. 지난 29일 새벽에는 호자바우딘에 시속 160㎞가 넘는 돌풍이 몰아쳐 천막이 쓰러지고 지붕이 날아갔다.창문을 꼭꼭닫아도 틈새로 흙먼지가 날아들어 4∼5㎝나 쌓였다.중국의황사보다도 심한 폭풍이었다. 그러나 호자바우딘에 사는 샤피그(25)는 “아직 본격적인겨울이 온 것이 아니다”라면서 “11월에 들어서면 기온이더욱 내려가면서 눈이나 비가 내리는 날이 많고,걷기조차힘들 정도의 거센 바람이 부는 궂은 날이 이어질 것”이라고말했다. 요즘 ‘바자’(시장)에서는 ‘바투’라는 두터운 전통 숄이 불티나게 팔린다.바투는 몸에 걸치면 어깨와 배 아래까지 가리는 외투가 되고,담요나 이불 대용으로도 쓰인다.우리 나라의 군용 담요와 비슷한 모양이다.며칠 전까지도 낮에 바투를 두른 사람들이 거의 없었으나 요즘엔 한낮에도바투를 걸친 채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군인들은 솜으로 누빈 야전잠바를 입기 시작했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막는 카페트도 제철을 만났다. 아침 일찍 장이 서자마자 카페트를 사려는 사람들이 상점으로 몰린다.양철이나 쇠로 만든 장작 난로를 찾는 사람도 늘었다.10년째 다슈테칼라 바자에서 난로를 팔고 있는 자말라딘(30)은 “400만아프가니(우리 돈으로 약 6만원) 최고급부터 80만아프가니 서민용까지 하루에 3∼4개씩 팔린다”면서“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면 하루에 10개 이상씩 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집마다 겨우살이를 준비하는 남정네들의 손길도 바쁘다. 장작을 패 집안에 쌓아놓고,지붕과 벽에 진흙을 두텁게 바른다.추위를막기 위해서다.지붕 위에는 밀짚을 새로이 덮는다.‘장글’이라는 마을에서 사람들에게 팔 통나무 장작을 패던 압두라만(18)은 “장작 1㎏에 1만4,000아프가니(우리 돈으로 약 2,000원)”이라면서 “일반적인 집이라면 하루에 20㎏ 가량의 장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선의 군인들도 장작을 준비하고,난로를 들여오는 등 겨우살이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그러나 난민들은 하루하루 추워지는 날씨에 걱정만 늘어갈 뿐 겨우살이에 속수무책이다. 탈레반에 쫓겨 고향 콘두즈를 등지고 장글 마을의 빈집에서14명의 식구들이 모여 사는 자예브 나자브(51)는 “전 재산인 양 2마리를 팔아 한 수레 분량의 통장작을 샀다”면서“이제는 팔 것도 없어 어떻게 입에 풀칠을 할 지 걱정”이라고 근심스런 표정을 지었다. 다슈테칼라 근처의 난민촌 주민들은 밤에 몰래 숲에 들어가 나뭇가지를 주워 오는 것이 겨울 준비의 전부다.압두라술(32)은 “밤에 숲에 들어가 나무를 줍다가 들켜 마을을지키는 군인을 때려 눕히고 도망왔다”면서 “이마저도 힘들면 들판에서 말라죽은잡초를 갖다가 군불을 때지만 1시간을 버티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맨발에 흙이 묻은 빵을 질겅질겅 씹던 누르(9)는 “지금입고 있는 홑겹 옷밖에 없다”면서 “땅바닥에서 자는데,요즘엔 너무 춥다”고 울먹였다.3남3녀를 두고 있는 자밀라카피르(40·여)는 “세살배기 막내딸이 밤마다 ‘춥고 배고프다’고 울며 보채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다”면서 “강풍이 불던 날에는 천막이 모두 날아가 오들오들 떨면서 밤을지샜다”고 울상을 지었다.부르카로 온몸을 가린 그녀는 “밤마다 북받치는 설움을 참지 못해 울곤 한다”면서 “고향의 따뜻한 집이 그립다”고 고개를 떨구었다. 짧은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며 동쪽 하늘에서는 다시 “쿵쿵,쿠쿵”하는 포성이 차가운 먼지바람에 섞여 들려온다. anselmus@
  • 2001세계도자기엑스포/ 우리 도자기 우수성 세계에 과시

    ■도자기엑스포 결산. ‘흙으로 빚는 미래’를 주제로 한 80일간의 세계 도자여행이 28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세계도자기엑스포2001경기도’조직위원회는 26일 입장객이 당초 목표인 500만명을 훌쩍 넘어서 폐막때까지는 600만명에 육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자치단체 행사로는 최대 규모며 행사 계획 유치 인원을 넘어선 첫 사례로 꼽힌다.그러나 셔틀버스 부족과 지역별 관람객 안배 등 운영과정에의 아쉬움과 막대한 돈을 들여 꾸며놓은 행사장의 사후관리 등 상당한 과제를 남기고 있다. 도자기엑스포의 성과와 문제점을 되짚어 본다. [의미와 성과] 일단 목표 인원을 넘겼다는 데 주목받고 있다.개막식 전에는 표 강매란 지적도 받았지만 무난하게 입장객을 소화해 냈다. 25일 현재 집계에 따르면 주행사장인 이천 289만9,324명,여주 143만7,754명,광주 138만6,169명 등 모두 572만3,247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이 가운데 외국인은 19만8,524명이다. 그러나 지역별로 관람객 수가 큰 차이를 보인 것은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공동 행사이면서도 이천을 주행사장으로 부각시키는 바람에 이곳에 광주와 여주 2개 입장객수를 넘는 인원이 몰려북새통을 이루었다. 이같은 비율은 행사 동시개막 이후 줄곧 비슷한 수치를 유지했으며 결국 간격이 좁히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천시는 임시주차장과 셔틀버스 등을 늘리면서도 줄곧 심각한 혼잡현상에 시달린 반면 광주와 여주는 조직위원회에 의존하던 소극적 홍보에서 과감히 탈피,별도의대책반을 가동하거나 경품을 내거는 등 비상수단을 동원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서 외국인 관람객 수는 한국방문의 해와 월드컵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으나 역시 당초 목표치인 20만명선에 이르렀다. 외형적 성과 이외에도 이번 엑스포는 사양산업으로 꼽히던도자기 산업을 육성시키는 발판을 마련했고 세계속에 우리도자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또 현존하는 각국의 국보급 도자보물과 거장들의 작품을포함해 모두 3,200여점의 진품들이 입체적으로 기획 전시돼관람객들을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들 작품은 행사가 끝난 뒤 대부분 본국으로 철수될 예정이어서 도자인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파급효과] 행자 자체의 이득보다는 전반적인 도예산업에큰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특히 인근 숙박시설과 관광지,음식점은 기간동안 유래없는특수를 맞았다.행사장 인근 쌀밥집들은 하루 매출 1,000만원을 넘긴 곳도 있다. 조직위원회는 당초 9,868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3만1,687명의 고용효과를 예상했으나 지금은 1조4,789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5만895명의 고용효과를 거뒀다고 분석하고있다. 도자기 업체별로 평균 5,000만원씩 모두 200억원의 매출을올린 것으로 집계됐고 생활도자기를 생산하는 여주지역 도자업체의 경우 3년치 재고분이 바닥났을 정도다. 여주에서 K공방을 운영하는 도예가 김모씨(43)는 “행사기간에 받아놓은 물량이 너무 많아 인근 대부분의 업소들이내년초까지 행사장 주문량을 대기 위해 공장을 풀 가동하거나 위탁생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은 과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한 행사장의 사후관리는 여전히 관심거리다.경기도와 이천·여주·광주 등 3개시군은 행사장내 갖가지 시설과 건축물 등을 최대한 활용,이 지역을 ‘한국도자기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 뚜렷한 활용방안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경기도는 외국의 국보급 유물은 모두 철수하지만 국내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은 계속 전시를 전제로 하면서 박물관과도자센터 등 각 행사장 시설물들을 전시 및 판매시설, 각종학술대회장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경기개발연구원의 용역을 의뢰, 최종 활용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그러나 기구와 인원 축소,행사장 유지관리를 놓고 조직위원회와 해당 시군의 의견이 차이를 보이고 있어 최종방안을확정짓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김종민(金鍾民) 조직위원장은 “이번 세계도자기엑스포는국내외 경기불황의 여파로 침체되었던 지역경제 활성화에기여했다”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임창열 경기도지사 인터뷰 “”지자체 모범행사로 자리매김””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도와준 경기도민,나아가 국민들에게 감사드립니다.이번 도자기엑스포를 계기로 경기도의 도자문화와 산업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도약의 기회를 맞게 될 것입니다” 세계도자기엑스포의 산파역할을 담당했던 임창열(林昌烈)경기도지사는 “앞으로 세계 도자비엔날레 등 도자기를 주제로 하는 다양한 행사를 열어 도자산업의 육성은 물론 관광진흥과 지역 경제활성화를 이뤄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행사를 평가한다면] 중앙정부 행사인 대전엑스포를제외하고는 국내 최고인 관람객이 600만명에 이를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우리 도자문화가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지요. 특히 행사를 통해 국내·외 경기불황의 여파로 침체되었던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을 뿐 아니라 도예산업도 향후 신기술과 디자인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봅니다. [성공 요인을 어디에 두고 있습니까] 도자기라는 원칙에충실한 전시·기획과 도자문화의 이념 정립,흙의 매력,열름휴가를 낀 적절한 시기, 수도권 접근성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또한 예술도자기의 이천,생활도자기의 여주,왕실자기의 광주 등 차별화된 지역특성을 적절히 배분,조화를 이루게한 점과 3년여 동안 각종 매체를 통한 체계적인 홍보도빼놓을수 없습니다. [이번 행사의 의미를 한마디로 평가하면] 무엇보다도 도자기의 과거,현재,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했고 동서양의이질성과 동질성을 발견하고 그 속에서 한국 도자기의 위상을 실제 전시와 학술 회의 등을 통해 확인할수 있었습니다. 특히 지자체가 주도하는 행사의 모범사례로 떠올랐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행사 개최에 따른 기대효과는] 당초 3만명 고용과 1조원대의 경제 파급효과를 기대했으나 이를 20% 가량 초과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또한 우리 도자문화가 세계로 나아가는 기반 구축과 함께 경기 동부권 지역의 지식기반 산업과 문화 관광산업의 기반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행사장 활용방안은] 엑스포 개최 이후에도 각 행사장들이세계 도자비엔날레 등을 통해 발전적으로 계승, 발전함으로써 경기도 관광진흥과 경제활성화,지역개발의 모범적인 사례로 자리매김될 것입니다.영구건물로 지어진 각 행사장내세계도자센터,세계생활도자관,조선관요박물관 등은 전시 및회의, 판매의 장 등으로 활용되고 도예공방,테마파크 등도엑스포 이후 계속될 시군의 도자기축제나 각종 행사 및 공연의 장으로 이용될 것입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기상청이 면봉산 숲 파괴

    기상청이 경북 청송군 현서면 면봉산 정상부에 기상레이더 기지를 건설하면서 생태계 보고인 면봉산 숲을 크게 파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녹색연합은 16일 “면봉산 레이더기지 건설 공사로 산 정상에서 아래 계곡에 이르기까지 신갈나무,굴참나무,물박달,서어나무 등 20여종의 활엽수가 들어선 산림이 파헤쳐지고있다”면서 “도로공사를 하는 진입부에는 계곡을 복개하고 흙을 부어 한국 특산종인 도룡뇽이 살고 있는 생태계를 완전히 파괴했다”고 밝혔다. 면봉산에는 환경부 법정보호종인 담비,살쾡이,수달 등 많은 야생동물이 살고 있으며,지난 5월 각각 다른 개체의 담비가 5번이나 촬영되는 등 야생동물의 보고로 알려졌다. 기상청은 2003년까지 청송 레이더기지를 완공하기 위해 국고 90억원을 들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정상부에 170평짜리 건물을 포함,7,317㎡를 청사로 쓰고 아래 마을에서 정상부까지 5.1km의 진입로를 만들기 위해 15만4,940㎡의 산림을 깍아낼 계획이다. 녹색연합은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법에 규정된 환경영향평가를 하나도 거치지 않은 채 추진되고 있어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도로를 개설하는 것이 아니라 레이더 장비를 운영하기 위한 진입로를 개설하는 것이고,개발면적도 20만㎡ 이하이기 때문에 환경영향평가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
  • 2001 길섶에서/ 민들레

    서울 무교동 뒷골목에 키 작은 민들레 하나 서 있다.휘발유 냄새,지글지글 삼겹살 굽는 냄새 속에 꽃 향기는 아예기대하기도 어렵지만 그래도 악착같이 꽃은 피었다.시멘트철갑 속의 흙에도 생명의 자양분이 있었던가. 우중충한 대기 속에 샛노란 꽃이 앙증맞다. 아마 작년 이맘 때쯤 이 근방 어디에서 날아온 씨앗이리라.그러고 보니 담벼락 틈에도 피었고 보도 블록 사이에도납작하게 엎드려 있다.사람 눈에 안 띄어서 그렇지 어디서든 민들레는 자라고 꽃을 피운다. 넓은 세상 놔두고 하필이면 사시사철 매캐한 무교동 곱창집,문지방 틈에 뿌리를 내린 민들레가 딱하다.딴에는 멀리멀리 날아가라고 2세를 ‘낙하산’에 매달아 날려보내지만무교동 뒷골목에서 태어난 씨앗이 날면 얼마나 날까. 민들레뿐이랴.사람도 더러는 ‘어디서 태어 났느냐’가팔자소관이 돼 버린다.테러사건 이후 아프간 국민들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미사일 공습보다 굶주림이 더무섭다는,영혼이 깊어 보이는 순한 눈들.그들이 무슨 죄인가?김재성 논설위원
  • 이천 도자기엑스포 타임캡슐 연인들 편지가 절반이상

    10년간 지하에 묻힐 도자기엑스포 타임캡슐에 사랑을 담은 연인들의 글이 몰려 관심을 끌고 있다. 세계 도자기 엑스포조직위는 이천행사장 곰방대 가마에서실시하고 있는 ‘타임캡슐 수장 이벤트’에 연인들의 갖가지 사연이 몰려들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이 행사는 당초 일반 개인 및 단체가 소중한 메시지나 물건을 타임캡슐에 직접 담아 엑스포 폐장과 동시에 봉인해 10년후에 개봉,본인이 직접 회수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의외로 연인들이 상대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메시지는 500cc 투명 유리병에 원하는 내용물을 넣고 금속 뚜껑으로 밀랍,다이아몬드팁으로 병 외부에 고유 인식번호를 음각하고 곰방대 가마 제1봉에 묻혀있는 ‘흙 타임캡슐’ 위쪽 빈 공간에 매설하게 된다. 조직위원회측은 이 행사에 1만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고신청을 받고 있는데 참가비용이 유리병 1개당 1만5,000원으로 싸지 않은 가격임에도 이미 3,000여명이 신청했다고 밝혔다.이 가운데 절반 가량을 연인들의 편지가 차지하고 있다. 성남 윤상돈기자yoonsang@
  • 문화광장 포커스

    ■채상묵 40주년 춤인생 거리. 28∼29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오르는 ‘춤 2001 채상묵-시인의 여정’(구히서 대본,채상묵 안무).지난 40년간전통춤에 매달려 살아온 중진 무용가 채상묵의 춤 인생을 정리하는 자리다.채상묵은 9세의 나이에 임성남을 만나 춤과인연을 맺고 최선 강선영 이매방으로부터 사사받아 20대에국립무용단 단원으로 재능을 인정받기 시작한 춤꾼.전통춤과 창작춤의 어우러짐을 통해 실험적인 춤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남성 무용가로 꼽힌다.10년만의 개인 무대인 이번 공연에서는 어린 시절 꿈과,춤과의 만남,자신의 색깔을찾아가며 겪어야 했던 인고의 시간과 성취를 극적으로 함축해 보여준다. 28일 오후8시 29일 오후6시,(02)2263-4680. 김성호기자 kimus@. ■김대진 모차르트 전곡 도전. 피아니스트 김대진씨(39·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쇼팽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를 마친 데 이어 모차르트대장정에 들어간다. 첫 연주회는 27일 오후 7시30분 서울 광화문 성공회 대성당에서 열린다. 연주곡은피아노협주곡 11번,17번,23번.2004년 3월까지,27개나 되는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전곡을 8회에 걸쳐 도전한다. 김대진씨는 모차르트와 인연이 깊다.줄리어드 음대에 재학중이던 85년 모차르트 협주곡을 연주해 로베르 카자드쥐 콩쿠르에 우승했고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02)543-5331허윤주기자 rara@. ■김창엽등 화가 5인 합동전.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아트페어에 출품할 예정이었던 화가 5인의 작품들이 서울에서 전시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일부터 개최키로 돼있던 샌프란시스코 아트 페어가 자살 항공기 태러 사건으로 내년 1월로 연기됨에 따른 것이다. 전시명은 ‘샌프란시스코 아트페어 인 서울’.오는 29일까지, 박영덕 화랑(02)544-8481. 출품 작가 김창엽은 모래 위에 세밀한 눈속임 기법으로 흔적을 그려나가는 ‘모래 그림’을,함섭은 겹겹이 한지를 이어 발라 한국적 감성의 조형을 창출하는 한지 작품을 선보인다. 이정연은 삼베 위에 토속적인 채색재료인 옻,흙,돌가루 등의 재료를 이용해 추상적이미지를 작품에 담는다.정현숙은 금색과 은색의 물감으로 깊이를 만들어내고 이지현은 한지 위에 신문기사를 인쇄한 뒤 이를 재료로 해 콜라쥬(붙임)로 형상을 창조해낸다. 유상덕기자 youni@
  • [21세기 담론-생명을 말한다] (18)허병섭 목사

    ***“녹색교실엔 1등·꼴찌가 없다”. 일찍부터 이곳에 흙집을 짓고 생태적 삶을 꾸려 가고 있던 허병섭목사 일행과 대안교육에 뜻을 세우고 마땅한 곳을 물색중이던 일단의 현직교사들이 3년 전에 만났다.이들은 만나자 마자 허 목사의 생태농법식 교육이념에 의기투합했다.입시 위주의 현행교육이 몸에 해로운 농산물을 생산하는 화학비료식 농법이라면,대안교육은 토양이 비옥해지고 건강한 농산물울 생산하는 유기농법으로 비유할 수있다는 것이다.허 목사를 비롯해 20여 가구의 생태공동체가 푸른꿈고등학교의 물질적 정신적 자양분이기도 하다.허목사는 푸른꿈고등학교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으면서 생태학을 가르치는 교사이기도 하다. ■생태적 관점으로 보면 기존의 관점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그야말로 나무의 입장,지렁이 입장에서 보는 건데 그렇게관점을 달리하게 되면 전에 못 보던 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종합적 시각이 생깁니다. ■잡초의 입장에서 보면 뽑지 않아야 하고 벌레 입장에서보면 잡지 말아야 하는데··.생태계 윤리는 공생입니다.어느 하나가 과점(寡占)하면생태계에 교란이 생겨요.칡넝쿨이 너무 번성하면 산림이망가지듯이 말입니다. 그럴때는 칡넝쿨을 베어내야지요.마찬가지로 잡초가 농작물의 생장을 방해하니까 뽑아주어야하고 해충이 창궐하면 농사를 망치니까 잡아 주어야 하지요.그러나 박멸은 안됩니다. 박멸되지도 않고요.그런데 박멸하려고 제초제를 뿌리고 농약을 뿌리니까 결국은 사람의생명도 위험해졌습니다. 푸른꿈고등학교 학생들은 이 생태계의 원리를 인생관으로 삼기 때문에 경쟁은 하겠지만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배타적 이기심은 없습니다.그러므로 친구가 배탈이 나서 시험을 망치면 속으로 쾌재를부르는 것이 아니라 같이 걱정하고 도와 줍니다.획일적 순위가 없기 때문에 각자 자기 취향에 맞는 것을 제일 잘하려고 노력하는 겁니다.사과는 사과대로 맛있고 배는 배대로 맛있듯이 생태계는 획일적 우열이 없습니다. ■교훈은 ‘생태적으로 살자’ 아니면 ‘지렁이 한테 배우자’ 입니까? 3년 됐는데 아직 교훈을 정하지 못했습니다.학생들에게맡겼더니 아직도 안 나오는 거예요.계속 토론중인 모양인데 교훈이란게 누가 무슨 뜻으로 정한지도 모르고 교실 앞에 써 붙여 놓는다고 무슨 효과가 있습니까.군국주의 냄새만 나지. ■계속 토론하는 과정 자체가 교육적 효과가 있겠네요. 물론이지요.그게 바로 자율의 효과입니다.자기들이 고민해서 만들어야 가슴에 새길 것 아니겠습니까. ■자기들이 토론해서 정한 학생들은 좋지만 몇년 후에 입학하는 후배들은 어떻게 합니까. 한 번 정한 것을 후배들에게 계속 강요할 필요도 없다고봐요.그 때 가서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면 다시 토론해서정하도록 하면 되겠지요. ■교가는 있습니까? 교가도 아직 못 정했습니다. 그래서 무슨 행사가 있으면‘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부릅니다. ■학생들에게 생태적 관점을 주입시키는 것 자체가 타율일수도 있겠는데요. 생태라는 말에 이미 타율은 배제돼 있습니다.노작(勞作)교육을 통해서 흙과 돌과 나무와 친근해지고 교사들 스스로 생태적 관점에서 아이들에게 말하고 행동하기 때문에저절로 몸에 배는 것이지요. ■자율에 맡겨서 다 잘되라는 법은 없지요.된다 하더라도더딜테고. 1학년 때가 좀 힘들지요.중학교 때까지 도시에 살면서 도시화된 아이들에게 생태적 품성을 갖도록 돕는 일이 보통힘든게 아닙니다.이들 중에는 ‘대안학교는 간섭 안하고공부 안해도 된다더라’는 말만 듣고 온 학생들이 많습니다.그러나 스스로 깨닫게 하는 방법이 다르고 획일적으로줄세우지 않는 것이 다를 뿐 대안학교라고 해서 공부 안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다만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니까 즐겁게 할 수 있지요.그렇기 때문에 좀 늦더라도 스스로 깨닫고 하는 것이 훨씬 소중 합니다. ■생태적 교육방법으로 수능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는힘들어 보이는데 학력이 평생 따라 다니는 현실에서 학생들 전정(前程)을 막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는데요. 처음부터 삶의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비교는 무의미합니다.우리학생들은 시장경제 구조가 아니라 공동체 일원으로 살아가는 훈련을 쌓고 있는 것입니다. ■그건 그렇더라도 3년 동안 배우는 지식의 절대량은 있는것 아닙니까? 현행 교육 방법을 흔히 ‘예금통장 교육’(Banking Education)이라고 합디다.지식을 저금 하듯이 두뇌 속에 쌓아두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지식 따로 삶 따로이니까요.참지식은 구체적인 삶과 연관이 있어야 합니다. 자기 세계관에 맞는 지식이 바로 실천으로 옮겨질 수 있는 지식입니다. ■역사,지리 등을 삶과 연관시켜 배울수 있을까요? 지리, 역사 등을 분리해서 배우는 것보다 그것들의 상호연관성을 찾아 같이 공부하면 살아 있는 지식이 됩니다.이를테면 아열대 가후,온대기후가 어떻다고 설명하기보다 쌀생산 지역의 토양과 기후의 특성을 설명합니다.또 특정 환경조건에 의해 형성된 사람들의 특성으 설명하고 역사적사건의 연대적 기술을 암기 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과더불어 여성, 그리고 민중들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과학의 발달이 사람들의 삶과 의식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등삶과 생태적 감성을 연관지어 가르치려고 노력합니다. ■생태적 감성을 가지면 컴퓨터 게임이나 음란 비디오를가까이 하지 않습니까? 정도의 차이는 있지요.그러나 지도 방법이 다릅니다.일벌백계식으로 무조건 금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게임이좋은 이유’를 말하게 합니다.그러면 스트레스 해소,집중력 훈련,창의력 개발 등 여러 이유가 나옵니다. 그 다음에 그 하나하나를 짚어가면서 ‘과연 그것이 다인가’에 대해 같이 얘기합니다.그러다 보면 스스로 답이 나오지요.물론 그것으로 다 해결되는건 아니지만··. 내년에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푸른꿈고등학교의 총학생수는 65명,각 학년 25명 정원이지만 10여명이 자퇴했다.모두 외지에서 유학온 학생들로 기숙사에서 생활한다.교사는15명.학생 수에 비해 적지않은 편이다.하나같이 남다른 열정으로 투신한 사람들이다.교육부로부터 지원은 받지만 급료에 대한 보조는 없어 월평균 30여만원의 생활비를 받는다. 그래도 급료가 적어 불만인 사람은 없다. 이들은 자기급료 보다는 3억원쯤 되는 학교부채를 더 걱정하는 사람들이다. 푸른꿈고등학교는 기숙사 난방을 태양열로 해결하고 화장실 물은 빗물을 활용하는 생태건축을 도입했다.학생들에게생태적 삶이 몸에배도록 하기 위해서다. 김재성 논설위원. □허병섭 목사는. 한신대학교 졸업후 1976년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에 동월교회를 설립, 빈민선교에 나섰다.허 목사의 선교는 미장공잡역부 등 가난한 사람들과 고락을 함께하는 것이었다. 긴급조치 9호 위반,집시법 위반등으로 5개월여 복역도 했고연행된 것은 20여차례 된다.이동철의 ‘꼬방동네 사람들’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하다.뜻을 같이하는 20여 가구와 함께 5년전 전북 무주군 안성면 진도리에 흙집을 짓고 생태공동체를 꾸려 가면서 푸른꿈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대안학교' 푸른꿈 고교. “현행 교육제도하의 교육이란 청소년들에게 기존의 질서,제도,가치관을 강제로 주입하는 것이다.”대안교육을꿈꾸는 사람들이 보는 교육문제의 본질이다.기존의 질서,가치란 무엇인가.시장경제다.시장은 살벌하다.그 살벌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끝없는 몸부림이 요구된다.대안교육 운동을 펼치는 사람들은 “교육 현장에 이 경쟁원리가도입된 것이 문제”라고 진단 한다. 제도 교육이 갖는 이런 근본적인 한계위에 한국적 현실이 더해진 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총체적 모순이다.즉,암기식 학습,규제 일변도 훈육,경마식 순위 경쟁,그리고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얽히고 설키어 문제를 만들어 왔다고 보는 것이다.따라서 학생이 자신의 가치와 목표를 자유롭게정할 수 없는 것이 현행 교육의 한계다. 대안교육은 제도권 교육의 본질적 한계를 극복해 보고자하는 교육 운동이다.예컨대 톨스토이가 말한 “학생들이배우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배우도록하자”는 것이다.대안학교에서는 획일적 기준으로 학생을 줄세우지 않는다.누구나 한가지 분야에서는 최고가 될 수 있다고 믿고 그것을중시한다.강요가 없음은 물론이다.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자기 결정에 대해 자기가 책임지도록 한다. 공부를 강요하지 않고 영어 점수가 꼴찌여도 천하태평인교육 방법에 대해 절대다수 사람들은 부정적이다.“공부를강요하지 않는 학교가 학교이며 ‘제 멋대로’를 존중하는교육이 교육이냐”는 것이다. 그러나 차츰 그 고정관념이무너져 가고 있다.교육 위기가 워낙 심각하다 보니 교육부에서도대안학교를 또 하나의 학교로 인정을 하기에 이른것이다. 전북 무주군 안성면 진도리 ‘푸른꿈고등학교’는 생태적세계관을 이념으로 설립한 대안학교다. 이 학교에서는 생태적 감성으로 사물을 보도록 가르친다. 풀과 나무의 입장이 돼서 생각해 보고 개구리와 지렁이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 생태적 감성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훌륭한 공동체일원을 길러 내는 것이 이 학교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 2001 길섶에서/ 바위와 모래

    ‘무생물 진화론’이 있다면 바위가 진화되어 자갈이 되고,그 자갈은 모래가 된다.모래는 세월이 지나면 온갖 유기물과 뒤섞여 흙이 될 것이다. 바위는 버티고 서서 바람과 물에 휩쓸리지 않는다.쉽게 달아오르지 않고 한번 달아오르면 쉬 식는 법도 없다.자갈은바람에 작게 소리내고 물결이 밀려오면 잔잔하게 흔들린다. 쉽게 변하지는 않지만 굳이 그 자리를 고집하지도 않는다. 모래는 바람이 불면 바람의 모양으로,물에 부닥치면 그저휩쓸려 흘러간다.어떤 모습으로도 변할 수 있다.쉽게 뜨거워지고 쉽게 차가워진다.흙은 가장 낮은 곳에 자리하면서모든 것을 품고 만물을 길러낸다.모양새로 따지자면 바위가 낫겠지만 생명의 근원인 흙과 비교될 수는 없겠다. 최근의 국제상황을 보면 바위는 주변을 압박하며 변하려하지 않고,모래는 끊임없이 바위로 되돌아가고 싶어한다.흙이 못될 바에야 차라리 자갈이 낫지 않을까. 김경홍 논설위원
  • 전원단지 ‘구름샘 마을’ 생긴다

    전통 자재만 사용하는 동호인 전원주택이 생겼다. 전북 무주군 안성면 죽천리 무수동에 조성된 흙 마을 전원주택은 전통 자재인 흙,돌, 볏짚 등만을 사용했다. 건축자체가 생태계를 파괴하거나 지배하는 일을 가급적 막아보자는 뜻에서다.특수층의 배타적인 전원주택이 아니라 생태를 테마로 한 흙건축 마을이다. 마을 이름도 이에 걸맞게 ‘구름샘 마을’로 정했다.모두45가구이며 11채는 이미 지어졌다. 오는 22일에는 이 마을을 세상에 알리는 개촌제(開村祭)가 열린다.구름샘마을에는 서울대,연세대,서강대 등의 교수와 병원장,소설가 등이입주했다.J국회의원도 마을 주민이다.이밖에 또 다른 국회의원,변호사,연기자 등이 집지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마을은 시루봉(1,162m) 아래에 위치,옛부터 무릉도원으로 불리는 명당터.오는 11월 개통되는 대전∼통영간고속도로 덕유산 톨게이트를 이용하면 마을까지 승용차로 5분거리.미분양 26필지를 분양 중이다.분양가는 평당 30만∼40만원,필지당 200∼250평 규모다.인터넷 홈페이지(www.ecoville.co.kr)를 통해 필지별 이미지 및 동영상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02)562-3296
  • ‘일산∼퇴계원 외곽순환로’ 환경평가 완료 연내 착공

    북한산 국립공원의 터널 통과문제로 3년간 지연돼온 일산∼퇴계원 외곽순환고속도로(36㎞) 공사가 연내 착공된다. 건설교통부는 “최근 환경부와 북한산 국립공원의 터널 신설에 따른 환경영향평가 논의를 마쳤다”면서 “용지보상 등 사전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연내 착공이 가능하다”고 5일 밝혔다. 일산∼퇴계원 외곽순환도로는 97년 북한산 국립공원 터널화를 확정한 뒤 98년 착공할 예정이었으나 의정부 우회노선을주장하는 환경단체의 반발로 공사가 지연돼왔다. 문제가 됐던 송추∼의정부 구간은 도로공사의 설계대로북한산 국립공원 북쪽 부분인 사패산에 길이 4.6㎞의 터널을 뚫기로 했다. 다만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제시한대로 터널 끝부분에 흙을 덮어 약 1㎞ 연장하고 주변의 자연환경을 복구하기로 했다. 일산∼퇴계원 외곽순환도로는 LG건설 등 8개 업체 컨소시엄이 공사를 맡았다.총 2조2,781억원이 투입돼 2006년 개통될예정이다. 전광삼기자 hi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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