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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 ‘루사’강타/ ‘최악수재’ 강릉 르포, “마실물도 없어” 또 水難

    폭격을 당한 듯 도시 곳곳이 잘려 나가고 거리마다 흙탕물에 젖은 가재도구들로 넘쳐나는 강원도 강릉시에서 2일부터 본격 복구작업이 시작됐다.낮 기온이 34℃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와 도로마다 뿌옇게 날리는 황토 먼지 속에 1만여명의 장병과 시민들이 나서 재기의 구슬땀을 흘렸다.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막막하지만 우선 도심에 쌓인 흙과 못쓰게 된 물건들을 치우는 청소부터 서둘렀다.양수기를 동원한 강릉시 최대 재래시장인 중앙시장의 지하 물빼기 작업도 하루종일 이뤄졌다. 시민 변성구(35·상업·성남동)씨는 “삶의 의욕을 잃고 막막했는데 군 장병들이 도와줘 고맙기만 하다.”고 말했다.중앙동 복구작업에 나선 화랑부대 지호경(35) 대위는 “시민들이 손도 못대고 있는 청소작업부터 돕고 있다.”면서 “당장 필요한 마실 물 등의 도움이 아직은 절실한 실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물 공급을 위해 군부대 물차까지 동원됐지만 워낙 물이 부족한 현실이어서 시민들의 고통은 더하다.시민 최장수(崔長洙·64)씨는 “물난리 속에 먹을 물도 없다.”면서 “당장 필요한 생수 등을 좀 더 많이 공급해 주기를 애타게 기다린다.”고 하소연했다. 시민들은 수돗물이 나오지 않자 흙탕물에 범벅이 된 옷가지와 장판 등을 씻기 위해 남대천변에 늘어서 빨래하는 진풍경도 연출했다. 강동면 임곡리와 장작골,옥계면,왕산면 대리2리 마을 등 고립된 마을에 대한 생필품 지원도 이어졌다.도로 유실로 차량 접근이 어려워진 마을마다 헬기 8대가 쌀과 생수,라면,양초,빵,우유,생필품세트,모포 등을 수송하는 작전도 하루종일 계속됐다. 그러나 피해지역이 워낙 넓다 보니 운정동 등 시 외곽지역에는 여전히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
  • [녹색공간] 평평한 논과 비탈진 밭

    올해 늦장마로 고추 농사를 파농하다시피 한 집이 우리 마을에서도 한둘이 아니다.물 빠짐이 좋지 않아 고추 뿌리가 물에 잠기면 어김없이 뿌리가 썩어버린다. 따라서 밭작물은 물 빠짐이 좋은 땅에 심어야 하는데 트랙터와 콤바인으론 밭 갈고 추수하기 편하게 한다고 이른바‘경지정리’라는 것을 해서 아예 못쓸 밭을 만들어버린 게 수두룩하다. 비탈진 밭을 평평하게 만들다 보면 높았던 곳에는 돌덩이 같은 생땅이 드러나고,낮았던 곳에는 겉흙만 잔뜩 모이게 되어 비만 한번 오면 진창이 되어버린다. 우리 동네에서 고추 농사를 아예 망쳐버린 집은 다 밭을 평탄하게 골라서 물이 빠질 자연스러운 비탈이 없어져버린 땅에 고추를 심었던 집이다.우리공동체 젊은 식구와 새벽에 논을 둘러보러 가는 길에 여기저기 말라죽은 고추를 보면서 논과 밭의 차이에 대해서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논은 평탄한 것을 으뜸으로 친다.물을 조금만 대도 온 논의 벼가 뿌리를 고루 적실 수 있어야 하고,물 위로 흙이 드러나는 곳이 없어야 풀이 자라지 못하기 때문이다.모를 내기 전에 가운데 갈아놓았던 논에 물을 대 흙이 물기를 흠뻑 머금어 곱게 부스러지기 좋게 한 뒤에 써레질을 해서 땅을 고르는데,이 써레질은 나이 들고 경험 많은 사람이 맡아서 한다.풋내기한테 써레질을 맡겼다가는 논 가운데 산과 계곡이 생겨 벼 뿌리를 말리거나 풀농사 짓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농작물의 성장 조건은 사람 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빚어냈기 때문에 논 농사는 밭 농사에 견주어 수월한 편이다. 그 대신에 논에는 벼만 자란다.추작으로 보리나 가을 감자,양파 따위를 심기도 하나 이 때는 골을 깊이 파서 물 빠짐을 좋게 하거나 비닐을 씌워 키워야 한다.이와는 달리 밭은 물 빠짐을 으뜸으로 친다.따라서 평평한 밭보다 자연스럽게 비탈진 밭이 더 좋은 밭이다.비탈지고 사래가 구불거리는 언덕밭은 거의 다 옛날에 괭이로 일군 것이어서 트랙터나 콤바인이 들어가기가 힘들다.비탈 밭을 갈다가 경운기도 곧잘 넘어가서 가끔 밭가는 사람 다리가 부러지는 일도 생긴다.사람 손으로 일구는 게 자연스럽다.사람 손이 타기 전에 간직한 자연스러움이 살아남아 있어서 밭에서는 논에서와는 달리 벼 한가지만 자라는 대신에 온갖 작물이 고루 잘 자랄 수 있다.밭이 네모 반듯하고 비탈 하나없이 고를 때에는 기계로 쉽게 농사지을 수 있겠다 싶어 탐내지 말고 먼저 물이 잘 빠지는지 살펴라. 자연스러움은 더불어 삶(공생)과 너도 살고 나도 사는 큰 살림(상생)의 으뜸 조건이다.인위적으로 특정한 생존 조건을 갖추어놓고 거기에 맞추어 살라고 하면,살아남은 생명체가 낱낱으로나 떼로나 두드러지게 줄어든다.우리나라 주곡 자급률이 해마다 떨어지는 상황에서 쌀은 그나마 남아돌고 잡곡은 5%도 자급이 안되어 앞으로 틀림없이 맞닥뜨리게 될 식량전쟁과 기근에서 참혹한 고통을 겪게 될 터인데도 자연스러운 삶이 무엇인지 모르는 위정자들과 관료들과 사이비 생명과학자들이 짜고들어 마치 기계화와 생명공학이 농촌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열쇠인 것처럼 떠들어대고 있으니,아,애닯다.이 철없는 생명체들은 비탈에 세울 수 없음이여! 이렇게 자탄을 하면서 올 봄에 못줄을 띄우고 손모를 꽂은 우리 논을 둘러보는데 논 가운데서 어정거리던 백조와 해오라기가 황급히 날아오른다.여덟해째 농약,제초제,화학비료를 뿌리지 않아 되살아난 논바닥에서 살고 있는 우렁이와 미꾸라지를 잡다가 인기척에 놀라 달아나는 것이리라. 윤구병 변산공동체학교 교장
  • 태풍 ‘루사’강타/ 수마 할퀸 강릉 르포 - 진흙의 도시… 넋잃은 주민

    도심의 모래톱 속에 휴지조각처럼 뒹구는 차량들, 밤새 마을을 몸땅 삼켜버리고 흉측한 몰골로 남은 저수지…. 하루 밤낮 꼬박 쏟아진 870.5㎜의 폭우로 강원도 강릉시 전체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동해바다를 낀 아름다운 휴양도시 전체가 역겨운 냄새와 함께 온통 붉은 진흙탕 속에 갇혀 버린 것이다. 1일 새벽부터 비가 그치고 도심을 덮었던 흙탕물이 급속히 빠지기 시작했지만 대관령 쪽에서 가까운 명주동 지역은 무릎까지 빠지는 모래와 진흙뻘이 도로와 집안 곳곳을 덮고 있어 걸어 다니기조차 힘든 형편이다.전기와 전화도 끊기고 수돗물조차 나오지 않는 상황 속에 대부분의 시민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오봉댐 붕괴 소식에 가족들과 함께 간신히 몸만 빠져 나왔다는 최돈민(85)씨는 “67년 전 병자년 포락(浦落)때 많은 사람들이 죽고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번처럼 많이 내린 비는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시내 초입인 홍제동에는 중형 승용차들까지 폭우에 휩쓸려 가로수에 처박혔고 소형차량은 아예 흙에 묻혀 지붕만 간신히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다. 가슴까지 물이 찼던 강릉시내 중심가인 오거리∼강릉여고 거리에는 전날밤 폭우로 시동이 꺼진 승용차 10여대가 도로 한가운데 흙을 뒤집어 쓴 채 버려져 있어 긴박했던 당시의 정황을 말해줬다.동해상사∼포남시장 네거리에는 떠내려 온 오토바이와 승용차들이 뒤엉켜 처참한 몰골을 드러냈다. 남대천 주변 둔치도 수마가 할퀴고 지나가면서 두터운 콘크리트 포장이 종잇장처럼 뜯겨지고 여기저기 10여대의 차량만이 모래 속에 조형물처럼 거꾸로 처박혀 있을 뿐 둔치에 세워 두었던 나머지 차량 수십대는 물살에 모두 떠내려 갔는지 흔적조차 없다.노암동과 성남동을 잇는 남대천 잠수교도 뿌리째 뽑혀 떠내려온 나무들로 거대한 나무성벽을 방불케 했다. 시내 곳곳이 흙속에 묻히고 외곽지역으로 통하는 길들이 대부분 씻겨 나가거나 산사태로 막혀 흙을 걷어내는 중장비와 간간이 오가는 차량들만 있을뿐 유령의 도시를 방불케 한다.택시 등 대중교통마저 원활하게 운행되지 않자 시민들은 갯벌 같은 도로 위를 휘적거리며 걸어 다니는 형편이다.재래시장인 중앙시장 일대는 노점을 하던 과일가게를 비롯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영세한 상인들이 운영하던 상점들이 모두 침수돼 안타까움을 더해준다.어물전이었던 중앙시장 지하는 이날까지도 내내 물속에 잠겨 상인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시장에서 과일 노점상을 하던 이음전(53·여)씨는 “가게를 하며 아이들과 함께 근근이 삶을 꾸려가고 있는데 밤새 과일과 터전이 모두 쓸려가는 바람에 희망이 사라졌다.”며 울음을 떠뜨렸다. 경포호와 바다를 끼고 있는 경포동 일대는 이날도 물이 빠지지 않아 주민들을 답답하게 했다.주민 조영민(21·운정동)씨는 “경포천이 범람하고 마을에 물이 차오르는 것을 지켜보며 왜 이곳의 옛지명이 배다리(船橋)였는지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저수지 붕괴로 20여채 한마을이 몽땅 사라진 장현동 주민들은 아예 말문을 열지 못했다.유일하게 형체가 남아 있는 강원보건환경연구원 동부지소 건물과 작년에 지었다는 단독 주택 1채만 흙속에 묻힌 채 반쯤 모습을 드러내,이곳이 마을이었음을 알려줬다. 마을은 모래에 뒤덮여 원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었고 그 자리에 쓰러진 나무와 전봇대,시멘트 구조물,상류에서 떠내려 온 나무뿌리와 쓰레기 등만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마을에서 6년째 혼자 살아왔다는 이재우(86) 할머니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다.”고 말했다. 황서근(73)씨도 “옷가지 하나 못건지고 몸만 겨우 빠져 나왔다.”면서 “문전옥답을 모두 모래흙에 묻었는데 당장 추석차례도 못 지내게 됐다.”며 울먹였다. 고향의 물난리 소식을 듣고 외지에서 어렵사리 달려온 친인척들도 다리가 끊어지고 하천이 범람하는 바람에 더이상 접근하지 못한 채 멀리서 사라진 고향을 바라보며 안타까워했다.하룻밤새 마을을 삼킨 장현저수지는 주민들의 아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황토빛 뻘흙을 드러낸 채 흙탕물만 연신 토해내고 있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
  • “수마 또 할퀴나”경남 비상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제15호 태풍 ‘루사’가 한반도쪽으로 접근하면서 전국이 비상태세에 돌입했다.특히 최악의 수해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경남지역은 태풍의 진로권에 위치한 데다 낙동강 상류 안동·임하·합천·남강댐등이 방류를 시작함에 따라 다시 물난리를 겪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30일 기상대에 따르면 태풍 루사가 이날 오후 3시쯤 제주도 남동쪽 300㎞부근 해상으로 접근,영·호남지역을 31일 강타하고 경남지역에 최고 200㎜이상 폭우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낙동강 상류 4개 댐이 수위 조절을 위해 방류를 시작,하류지역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낙동강 상류 댐은 지난 29일 오후 7시부터 수위조절을 위해 댐별로 초당 260∼700t씩 모두 1660t을 방류하고 있다. 방류된 물은 비 피해가 한창일 다음달 2일쯤 하류지역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김해지역의 침수 및 물난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수재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경남도재해대책본부는 30일 중앙재해대책본부와 낙동강홍수통제소,수자원공사 등에 낙동강상류 댐의 방류계획을 재검토해 주도록 요청하는 한편 도내 모든 시·군 공무원들의 비상근무를 지시했다. 김해시는 지난번 수해 때 붕괴됐다가 응급복구된 화포천 제방을 중심으로 한림면 일대 취약지점에 대한 점검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물막이용 흙포대 등 수방자재를 한림면에 긴급배포하는 한편 배수장 가동상태도 점검,태풍 내습에 대비했다. 한림면 수해대책위원회도 침수주택의 붕괴를 우려,컨테이너 94개를 임대해 주민들을 이주시켰다. 수해대책위 유진환 위원장은 “농작물은 이미 포기했지만 침수주택은 바람이 강하게 불면 무너질 우려가 높다.”면서 “붕괴 우려 주택에 사는 주민들을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함안군은 지난번 집중호우 때 붕괴됐던 백산제의 응급 물막이공사를 마무리했고,주변에 높이 4.5m 길이 180m의 둑에 비닐을 씌우고 3만여개의 흙포대를 쌓았으며,백산·대송배수장의 배수기능도 점검,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합천군도 주민들이 원인 규명을 요구하며 응급복구를 반대해왔던 청덕면 광암제와 가현제에 대해 이날밤새 응급 물막이 공사를 실시,가까스로 마쳤다. 한편 통영해양경찰서도 이날 태풍 ‘루사’의 북상에 대비,선박들의 피항과 낚시객들의 철수에 나서는 등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해경은 이날 오전 10시 남해동부 먼바다에 태풍주의보가 발효되자 조업중인 어선 5000여척을 통영·사천·남해 등 가까운 항구에 피항토록 유도하고,갯바위 낚시객들을 철수시켰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 클로즈 업/ MBC ‘시사매거진 2580’, 흙에도 가슴에도 묻지못한 아들들

    군 당국이 자살했다고 발표한 허원근 일병이 선임하사의 총에 맞아 숨진 사실이 18년 만에 밝혀져 국민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MBC 시사매거진 2580은 오후9시45분 ‘자식을 묻지 못하는 사람들’편에서 군 당국의 온갖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내겠다는 일념으로 모진 생을 살아온 아버지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의문사의 진상을 밝혀내고 이제야 비명에 간 자식 얼굴을 마주 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하는 아버지.그러나 아버지는 아직 아들 원근이의 유골을 흙으로 돌려보낼 수 없다고 한다. 아직도 억울한 죽음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고 눈물과 한숨으로 살아가는 군 의문사 가족협의회 회원이 주위에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군의문사로 사망해 땅에도,가슴에도 자식을 묻지 못하는 다른 부모들의 케이스도 함께 소개한다. ‘스승이 있는 사회’편에서는 최근 한 실업계 고교에서 교사가 학부모에게 폭행당한 사건을 조명한다.교실에서 집단따돌림을 주도하던 학생을 지도하다가 일어난 사고. 교사는 교권침해라며 소송을 준비 중이며,해당 학부모도 맞대응할 태세다.현장을 찾아가 진정한 사제지간의 의미를 되새긴다. ‘참,기발합니다’편에서는 갈수록 지능화하는 밀수에 관해 알아본다. 주현진기자 jhj@
  • 최악 경남수해 원인과 대책/ 제방아래 배수장 물난리 자초

    지난 10일 새벽 시작된 폭우로 경남 김해시 한림면과 함안군 법수면,합천군 청덕면 등 32개 마을이 10일이상 물에 잠기는 최악의 수해가 발생했다.사망·실종 5명 등 26명의 인명피해가 났고,재산피해도 4000억원이 넘는 대재앙이었다.피해 주민들은 무심한 하늘이야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정부의 수방대책 부실이 피해를 키웠다며 연일 시위를 한다.수해 원인과 대책을 점검해본다. ◆원인과 실태-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경남지역에 내린 강우량은 평균 514㎜.호우경보가 발령됐던 6∼10일 김해지역에 444㎜가 내렸고,함안도 428㎜를 기록했다.물난리가 시작된 10일 새벽 1∼2시 사이 함안에는 무려 50㎜의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졌다.당시 경북지역에도 집중호우가 내려 낙동강 수위가 불어나면서 엄청난 양의 내수가 빠지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 이날 오전 10시30분쯤 김해의 빗물이 모이는 화포천 수위가 7.8m였지만 낙동강의 수위는 그보다 1m이상 높은 9.02m에 달해 배수가 될 수 없었다. 강원도 태백시 황지에서 발원한 낙동강은 길이가 521.5㎞에 달하며,유역면적이 남한 전체면적의 24.1%인 2만 3817㎢나 되는 큰 강이다.강원도와 경북지역은 물론 유역에서 엄청난 수량이 유입되지만 강바닥의 높낮이가 완만한데다 해수면의 영향이 커 물흐름이 느리다.이 때문에 한림면 일대를 덮친 물이 늦게 빠져 면내에서만 23개 마을이 10일이상 물에 잠겼던 것이다. 이같이 연안의 저지대는 항상 침수피해의 우려를 안고 있지만 낙동강의 하천을 정비한 수준인 개수율은 51%(경남지역 42%)에 불과,전국 평균 63%에 크게 못미친다.제방도 사력질 세립자(잔 모래흙)여서 물이 불어나면 연약지반에서는 밖으로 물이 솟구치고,침하현상도 생기는 등 위험을 안고 있다. ◆문제점- 이번 경남지역 수해는 열흘이상 계속된 집중호우와 낙동강 수위 상승으로 물이 빠지지 않아 생긴 천재지변이라고 하지만 그밖에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관련 공무원들의 안이한 대처가 피해를 키웠다.함안군 법수면 백산제붕괴대책위는 공무원들의 늑장대처로 둑이 붕괴돼 침수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대책위에 따르면 전날 오전 5시30분쯤 주민이 둑에서 물이 새는 것을 발견,면사무소에 신고했고,이는 30분 뒤 군 재해상황실에 보고됐다.군은 당일 오전 현장점검까지 하고도 즉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난개발에 따른 유수지 상실이 물난리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하천변 유수지는 집중호우시 하천 본류로 흐르는 물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유수지가 없어지면 유속이 빨라지고,수압이 높아져 제방 등 시설물이 붕괴되는 것이다. 한림면 명동리 가달마을에 있던 9만여㎡의 습지는 공장부지로 개발됐고,화포천 상류 진례면 고모리 산모마을 앞 유수지 7만여㎡도 매립돼 20여개의 공장이 들어섰다.또 진영읍 죽곡리 유목마을 유수지도 지난 97년 진영농공단지로 일부 편입됐다.함안군 법수면일대 30여개의 유수지도 상당수가 자취를 감췄거나 크게 축소됐다. 배수장의 위치와 용량에도 문제가 있었다.주변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야 할 배수장이나 배전시설이 낮은 곳에 설치돼 제대로 물을 퍼올리지도 못한 채 침수되고 말았다. 배수 용량도 태부족이다.유역내 총내수량이 초당 465t인데 비해 배출가능용량은 310t에 불과하다.도내 낙동강유역에 설치된 배수장은 모두 221개.이중27개가 이번에 물에 잠겼다.김해 한림배수장은 제방보다 3∼4m 낮은 곳에 위치해 있고,도로에서 불과 20㎝ 높이에 설치된 양산시 교동배수펌프장 배전시설도 침수돼 제기능을 다하지 못했다.합천군 청덕면 가현배수장도 강바닥보다 불과 3∼4m정도 높게 설치돼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물관리 시스템이 잘못돼 있다는 점이다.우선 수질은 환경부가,수량은 건설교통부로 2원화돼 있다.다시 국가하천과 지방하천으로 나뉘어 같은 수계지만 유지관리는 본류는 국가가 하고,지류는 자치단체가 맡기 때문에 일관성있는 치수 관리가 안되는 것이다. 하천의 제방은 강우량의 빈도를 근거로 국가하천은 100∼200년 빈도,지방하천은 50∼100년 빈도로 축조된다.이때문에 장기간 비가 오거나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본류의 물이 지류로 역류되면서 엄청난 수압이 가해져 취약한 제방이 붕괴될 우려가 높은 기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대책- 전문가들은 우선 물관리 시스템을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현재 국가와 지방으로 나뉘어진 물관리 시스템을 이웃 일본처럼 수계별 또는 유역별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래야 본류와 지류의 종합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일본의 경우 전산화된 홍수예·경보시스템으로 피해를 최소화한다.이 시스템은 집중호우지역의 사방 1㎞를 한 눈에 볼 수 있어 어느정도의 빗물이 어디로 흘러 가는지 알 수 있어 사전대비가 가능하다. 일본은 태풍이 자주 오고,비가 많이 내리기 때문이다.태풍진로권에 위치해 있고,국지성 호우가 잦은 우리도 눈여겨 볼 만하다.제방 설계기준도 보강돼야 한다.최근 기상이변으로 강우량이 늘었기 때문에 제방의 설계빈도를 본류는 200년이상,지류는 100년이상으로 높여야 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아울러 제방의 성토용 흙을 양질의 토사로 못박아야 한다.지금도 낙동강 제방은 경제성을 빌미로 주변의 모래흙을 사용하고 있다. 인력보강도 급선무다.현재 경남도 방재담당 인원은 사무관을 포함,6명이고,시·군은 2∼3명에 불과하다.이들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모든 재해를사전에 대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인재냐”“천재냐” 공방戰 엄청난 피해를 가져온 경남 수해원인을 둘러싸고 주민들과 당국의 공방이 한창이다. 쏟아붓다시피 한 폭우로 인해 김해시 등 수방당국은 이번 수해를 불가항력적인 천재지변이었다고 주장한다.50년만에 처음 보는 폭우 앞에서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반면 주민들은 수해를 우려해 수차례 당국에 대책을 건의했으나 묵살돼 화를 불러왔기 때문에 인재라고 반박한다.한림배수장이 제역할을 못해 합포천둑 경전선 철도밑 통행박스 주변이 붕괴됐다는 것이다. 합포천이 시작되는 지점의 배수장이 정전으로 가동을 멈춘 시각은 지난 10일 오전 6시20분쯤.철도밑 통행박스 주변은 이날 오전 7시를 전후해 붕괴되기 시작,밀려든 물이 온 마을을 삽시간에 덮쳤다. 주민들은 “당시 정전 및 배수장 작동 중단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면서 “매년 배수장 용량을 늘려 줄 것을 건의했으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데 책임이 있다.”고 당국을 성토했다. 시 관계자는 “하천 물이 넘쳐 배수장이 침수되면서 변전실 누전으로 정전됐다.”면서 “정전되지 않았더라도 워낙 많은 물이 들어와 가동을 중단해야 할 상황이었다.”고 해명한다. 배수용량 증설에 대해서는 “배수장 용량이 부족하지만,거액의 예산을 들여 미리 확장했어야 했다는 주장에는 여건상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한전측은 “밀려드는 물에 전신주가 넘어지면서 정전됐다.”고 했고,배수장측은 “외부의 정전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이 원인 규명에 나섰지만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인재냐,천재냐를 놓고 벌이는 양측의 공방은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수재민들은 파괴된 보금자리와 폐허로 변한 농경지를 보며 참담한 결과를 가져온 원인이라도 시원하게 밝혀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창원 이정규기자 ■3개 배수장 주변 둑 붕괴 이번 수해때 붕괴된 함안군 법수면 백산제와 합천군 청덕면 광암·가현제등 3개 제방은 붕괴지점이 배수장 주변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백산제는 지난해 보강공사를 마쳤으나 일부호안블록이 침하돼 재보강공사중이었으며,광암제는 지난해 말 배수장 설치공사를 완공했고,가현제는 내년말 완공 목표로 배수시설 확장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주민들은 엉터리 성토재 사용 등 부실공사가 붕괴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고있다. 반면 시행청은 보강공사 중 발생한 사고로 붕괴지점이 같은 것은 우연의 일치라며 현재 한국수자원학회가 붕괴 원인을 진단중이어서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 백산제 배수로에 차수벽이 설치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B대학 정모(41) 교수가 이 제방의 단면을 조사,이를 확인했다. 배수로를 확장하거나 설치할 경우 주변을 점도(粘度)가 높은 ‘양질의 흙’으로 성토하고 충분히 다져야 한다.그래도 생길지 모를 누수에 대비,점토나 토목섬유 등으로 만든 심벽을 박아 물 스밈을 방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붕괴 원인을 진단중인 수자원학회도 시방서와 시공내용을 점검했으나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따라서 시행청의 해명처럼 부실공사가 아니라 할지라도 설계가 미흡했다는 지적은 면하기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창원 이정규기자
  • 前해운대구청장 사체 발견

    김홍구 전 부산 해운대구청장 살해 암매장사건을 수사 중인 해운대경찰서는 22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 온양면 대운산 계곡에서 이틀째 수색작업을 벌여 대운산 자연농원 진입로 근처에서 흰색 쌀포대에 쌓인 채 흙과 나뭇잎으로 덮여 있는 김씨의 시체를 발견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사설] 수해현장에서 자원봉사를

    올해도 전국이 혹독한 물난리를 당했다.살던 집이 하루 아침에 물 구덩이가 되고 문전옥답이 흙탕물에 자갈밭이 됐다.전국을 오르내리며 밤낮없이 퍼붓던 빗줄기가 가늘어졌지만 수해 지역에선 일손이 부족해 발만 동동 구르고있다고 한다.힘을 쓸 만한 젊은이들이 거의 농촌을 떠났기 때문이다.군장병들이 나섰지만 공공 시설이 먼저다.올해는 도로며 제방과 다리가 유난히 많이 붕괴됐다.서둘러 손질해야 할 곳이 8000곳에 가깝다. 흙탕물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아수라장이기 십상이다.처음부터 끝까지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씻고 닦아야 한다.농작물을 다치지 않게 하려면 일일이 흙더미를 치우고 정성스레 일으켜 세워야 한다.물난리 뒤 처리에는 중장비나 컴퓨터가 소용이 없다.그저 사람의 손길이다.온 국민이 나서야 한다.정성을 모아 성금도 거두어야 하지만 일손 돕기도 그에 못지 않게 시급하다.도시민들의 자발적인 실천이 요구된다.지금부터 6년 전 이 때쯤이었다.우리는 최악의 물난리에 자원 봉사 정신을 활짝 피웠다.경기도 문산과 파주 일대가 온통침수되자 온 국민이 앞다투어 일손 돕기 봉사 활동에 나섰다.여름 휴가를수해 현장에서 보낸 가정도 하나 둘이 아니었다. 친목 모임도 좋고 향우회도 좋다.시민 단체도 앞장서고 직능 단체들도 동참할 수 있다.자치 단체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먼저 지역의 어려움을 알려야 한다.급한 대로 인터넷을 활용할 수도 있고 단체의 홈페이지에 직접 호소할 수도 있다.피해 지역과 도울 수 있는 일을 소개하고 전화나인터넷으로 자원 봉사자를 접수해 알선하면 될 일이다.자치 단체가 아니라도 전국적인 조직을 갖췄다면 어느 단체라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아무쪼록이번 수해 복구에 온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길 기대한다.
  • 水魔현장 김해시 한림면/ “어디가 논이고 강인지…”

    온통 황톳물 천지다.어디가 논이고 어디가 강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다.멀리 산밑으로 점점이 떠 있는 지붕이 마을이었음을 알게 했다. 11일 오후 3시 경남 김해시 한림면 장방리.군 장병과 공무원 주민 등 300여명이 유실된 화포천 제방에서 물막이작업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대형 굴착기가 굉음을울리며 덤프트럭이 싣고 온 흙을 옮기고,이를 대형 크레인이 쏟아 붓고 있다. 둑에서 장병들의 작업을 구경하던 김한길(金翰吉·72)씨는 “70평생에 처음 보는 폭우였다.”면서 “집에는 물이 들지 않았지만 논밭은 모두 물에 잠겼다.”고 비통해했다. 지난 10일 새벽 3시쯤 한림면에는 시간당 56㎜의 폭우가 내렸다.이 때문에 화포천제방이 넘쳐 한림배수장이 침수되면서 내수를 밖으로 내보내지 못해 한림면 장방·시산·모정·술미·가산·가전마을 등 6개 마을이 물에 잠겨 1500여가구 4200여명의 이재민을 냈다. 이재민들은 인근 한림중학교와 금곡초등학교,진영실내체육관 등과 고지대 이웃집에서 물 빠지기만 기다리고 있다.김해시와 적십자사는 응급구호에 나섰지만 고립된 마을에서 구호의 손길을 호소하고 있다.시는 고무보트를 이용,마을에 식수 등 구호물품을 공급하고 있으나 제때 도착하지 않아 주민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물에 잠겨 고립된 장방리 본마을 정영철씨의 부인은 “마을 장정들이 물에 잠긴 축사에서 소·돼지 등을 구하고 있으나 아직도 많은 가축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전화로 현지사정을 전했다. 한림2구 김종보 이장은 “새벽에 쏟아지는 폭우가 심상치 않아 저지대 80가구 주민들을 긴급 대피시켰다.”면서 “이재민들 대부분 입은 옷에 대피해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김해시 재해대책 상황실 오상진씨는 “현재 낙동강 수위가 내려가지 않아 침수지역의 물이 빠지지 않고 있다.”면서 “지금 같은 추세라면 13일이 지나야 물이 빠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해 이정규기자 jeong@
  • 경북 울진 왕피천 오지트레킹/ 탈출 꿈꾸는 당신 “”떠나라 오지로!””

    가끔 도시 탈출을 꿈꾼다.아무도 없는 곳,나만의 휴식처를 찾아서.그러나 탈출에 성공했다고 믿는 순간,그 곳엔 또다른 도망자들이 우글거린다. 경북 울진의 왕피천은 그나마 다른 도피자들과 마주치기 쉽지 않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오지.성류굴 남서쪽인 영양군 수비면에서 발원해 약 20㎞를 뻗어나가다가 불영천과 합류해 동해로 흘러든다. 왕피천에서는,끊어질 듯 험한 산길로 인해 중·하류에서만 억척스러운 피서객들과 낚시꾼들이 드문드문 눈에 띌 뿐 상류에선 좀처럼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때문에 왕피천 상류는 오지 트레킹을 즐기는 이들이 주로 찾는다.코스는 근남면 구산3리(구고동)에서 왕피리 속사마을까지 6㎞ 정도.출발은 상류 위쪽인 속사마을에서 내려오든,아래쪽인 구고동에서 올라가든 상관 없다. 말이 트레킹이지 어차피 사람의 흔적이 남은 길은 없다.계곡 가득히 늘어선 바위들과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모래밭,그리고 때묻지 않은 강물이 바로 길이고 발 닿는 곳이다. 바위를 건너뛰다가 모래 위를 걷기도 하고 배낭을 머리에 이고 가슴까지 차오르는 계곡물을 건너기도 한다.물이 너무 깊어 그마저도 어려우면 천변 벼랑을 아슬아슬하게 타거나 산길로 우회해야 한다. 따라서 등산화와 함께 스포츠샌들을 준비해 상황에 따라 바꿔 신으면 편리하다.그래도 워낙 코스가 험해 잠깐 방심하면 이끼 낀 바위를 밟아 미끄러져 넘어지고,나무 등걸에 걸려 다리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 왕피천 상류엔 바위가 많은 만큼 소(沼)도 많다.허벅지 정도로 얕은 곳이 대부분이지만 가슴 또는 키를 넘길 만큼 깊은 곳도 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소에 뛰어들어 흠뻑 땀에 전 몸을 씻어내는 것도 강변트레킹의 묘미. 물 속엔 은어 피라미 쏘가리는 물론 각종 이름 모를 민물고기가 산다.유리처럼 투명한 물 속에 얼굴을 담그고 눈을 뜬 채 둥둥 떠내려가다 보면 사람구경 처음하는 겁없는 물고기들이 달려들어 다리를 톡톡 쪼아대기도 한다. 왕피천 상류코스를 종주하는 데는 강행군을 한다고 해도 서너 시간은 족히 걸린다.트레킹을 시작하는 구고동이나 속사마을까지 가는 길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시간을 넉넉히 잡는 것이 좋다.또 강변 트레킹이라고는 하나 먹을 물찾기가 어렵고 음식점은커녕 가게도 하나 없기 때문에 마을 출발 전 물과 요깃거리를 준비해야 한다. 울진 임창용기자 sdragon@ ■여행 가이드 ◆가는 길 - 36번 국도를 타고 경북 봉화에서 울진 방향으로 가다 보면 삼근리에서 왕피리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온다.이곳에서 우회전해 박달재 고개를 넘어 굴곡이 심한 비포장길을 1시간 가량 가야 속사마을이 나온다. 구고동으로 가려면 울진에서 7번 해안도로를 타고 삼척 방향으로 가다가 구산 2·3·4리 표지판을 보고 우회전해야 한다.포장·비포장 길이 섞인 산길을 30분 정도 가면 왕피천이 나오고 다리를 건너면 구고동이다.길이 험하고 좁아 승용차보다는 지프 등 사륜구동차가 편하다. ◆인근 명소 - 기암괴석이 볼 만한 불영계곡,비구니들의 도량인 불영사,망양해수욕장,성류굴 등이 찾아볼 만하다. ◆잠잘 곳 - 울진 읍내와 해안도로,해수욕장 인근에 여관·민박집이 많다.민박집은 시설 면에서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예약을 하거나시간을 넉넉히 갖고 깨끗한 집을 찾는 게 좋다.문의 구산리 민박안내소(054-788-3811).좀 더 깨끗한 곳을 원하면 온정면 백암온천 인근에 있는 백암한화콘도(787-7001)백암스프링스호텔(787-3771)등을 찾으면 된다. ■오지트레킹 여기도 좋아요 - “”세상에 이런 곳에도 사람이 사네”” 울진 왕피천 일대 말고도 우리나라엔 ‘하늘 아래 첫 동네’로 꼽히는 오지가 적지 않다. ◆경북 청송 내원동 마을 - 주왕산 자락에 꼭꼭 숨은 오지마을.주왕산 국립공원 매표소에서 마을까지는 4㎞ 산길.매표소 옆 대전사를 거쳐 이어지는 숲길은 낙옆이 푹신하게 깔린 흙길로 산책하듯 올라갈 수 있다. 숲길 옆으로 주왕천계곡이 흘러내려 운치가 그만이다.매표소에서 30분 정도 올라가면 제1폭포가 나온다.이 일대는 바위와 협곡이 요새처럼 하늘을 가리고 펼쳐져 있다.‘기암절벽이 병풍같다.’고 해 붙은 주왕산의 또 다른 이름 석병(石屛)산이 실감나는 곳이다. 여기서부터 제2,제3폭포에 이르기까지는 그야말로 모두가 ‘수석전시장’.제3폭포를 지나면 ‘전기 없는 마을내원동 가는 길’이란 입간판이 보인다.울창한 송림 사이 오솔길을 10분 정도 더 올라가면 내원동이다.한전에서 전기를 공급받지 못할 뿐 태양열 발전기 등을 통해 집집마다 전기는 물론 전화도 가능하다.민박문의는 내원동 반장 김희걸(054-873-6860)씨에게 하면 된다. ◆정선 내도전마을과 도전천 -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내도전마을에 가다보면 ‘도대체 마을은 어디에 있는 거야?’란 말이 절로 나온다.42번 국도변에서 외도전마을을 지나 도전천을 끼고 지칠 만큼(실제로 5㎞라는데 체감거리는 그보다 휠씬 멀길다.)걷다 보면 ‘현재 위치 내도전,괘병산 정상 180분,등산로 입구 60분’이란 말뚝을 만난다.여기서부터 옥수수밭 감자밭 사이사이로민가들이 띄엄띄엄 모습을 드러낸다. 임계천의 지류인 도전천은 충봉산 괘병산 등 백두대간 봉우리에서 발원,계곡 곳곳에 모래톱과 소를 만들었다.등산과 계곡피서,트레킹을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민박 문의 (033)563-2595. ◆삼척 덕풍계곡과 용소골 -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에 있다.응봉산 자락에 위치한덕풍계곡은 계곡 입구에서 덕풍마을까지를 말하고,마을에서 산속으로 들어가야 용소골이 나온다. 덕풍마을에서 용소골을 끼고 응봉산까지 이르는 트레킹 거리는 6㎞.계곡을 따라 기암절벽과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시커먼 용소(龍沼),폭포들로 이루어져 계곡 트레킹과 등산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마을에서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인 제1용소까지는 길이 험하지 않아 피서객이 많지만 2,3용소는 위험한 곳이 많아 찾는 사람이 별로 없다.덕풍마을에 덕풍산장(033-572-7378)등 민박집이 10여곳 있다. 임창용기자
  • 농사꾼 판화가 이철수씨/ “삶에 지친 사람에게 위로 줄 수 있어 행복”

    “제 그림은 40대 후반인 남자가 시골에서 작은 살림살이를 꾸려가는 평범한 이야기예요.누구나 그릴 수 있는 그림으로,화가라고 자처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판화가 이철수(48)씨는 널빤지에 조각도를 부지런히 놀리면서 분명한 말투로 그렇게 말했다.요즘 바깥 출입을 하면 흰 적삼 속으로 땀이 주르륵 흐르고 ‘부쩍 힘이 들어’ 농사일을 잠깐 뒤로 미뤄 놓았단다.서울에서 충북 제천의 박달재로 옮겨온 1986년부터 그는 부인과 함께 2000여평 규모의 농사를 짓고 있다.검붉게 그을린 얼굴이며 단단해 보이는 팔뚝에서 16년 농사꾼다운 흙내음이 풍겨오는 듯하다. 최근 그는 90년 펴낸 판화집 ‘새도 무게가 있습니다’(문학동네)의 개정판을 찍어냈다.이미 나온 판화집 대여섯권을 대부분 절판시킨 터라 이번에 개정판을 낸 것은 예외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그 탓에 그는 여기저기서 번거로운 연락을 받고 있다.그가 ‘묵은 그림책’의 개정판을 낸 것은 “판화가 크게 변하고 나서 낸 첫번째 책이라 각별했기 때문”이고,출판사는 20∼30대가 꾸준히 찾는 책을 이문상 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을 화가나 농부보다는 이야기꾼으로,“세상에 할 말이 있어서 조금씩 세상에 말을 건네는 사람”으로 봐주길 바란다.80년대 청년기에는 목청을 한껏 높인 민중미술가였고,90년대 장년기에는 선(禪)화가가 됐다.남들은 90년대 이후 그가 민중미술에서 멀어졌다고 수근거렸으나,그는 정면을 응시하며 “크게 멀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이야기하는 방식을 바꾼 것뿐이라는 것. 목청껏 소리치는 방식은 단순하고 감정적인 반발이었고,악을 쓸수록 정직하다는 기분은 사라졌다.고민 끝에 불교의 선으로 돌아선 뒤로 삶의 섬세한 갈피를 들춰보며 거짓과 허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세상을 바꾸자고 소리치면서,미움으로 세상을 지켜보고,폭력과 억압을 내면화하지 않았나 반성했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는 개별적으로 각성하지 않으면서,구조적 변화만 강조할 때 마음은 황폐해진다는 생각을 했다.그래서 ‘세상을 바꾸자.’에서 ‘나를 바꿔보면 어떻겠습니까.’로 전환한 것이다.당시의 깨달음은이랬다.‘시절이 사람을 강파르게 하고,그 마음의 칼로 서로를 베어버립니다.…마음밭(心田)이라고 했습니다.들여다보면 자갈 소리가 들립니다.내버려둔 자리가 역력합니다.’ 이제 그는 “옛날엔 ‘없는’ 사람만 불쌍했다면 지금은 ‘있는’ 사람도 불쌍하고,억압당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억압하는 사람도 안 됐다.”는 더 넓은 마음을 갖게 됐다.‘소외된다.’는 현상은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에게도 해당되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이편도 저편도 아닌 거냐고? 당연히 억압당하는 사람들 편에 서는 것 아니냐고 그는 되묻는다.다소 씁쓰레한 표정으로 덧붙인다.“그러나 자기가 선량하다고 믿던 사람들도,기회가 있으면 도둑질하고 억압할 마음이 그 안에 숨어 있지 않으냐.” 살아가는 일이나 싸움으로 지친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주는 것이 그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다.“시시한 잡풀도 뽑지 않으면 꽤 의젓한 모습으로 자라서 뜻밖에 아름답고 잘생긴 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뜻밖이라는 것도 사람의 편협한 말입니다.”그의 생각이다. 좀 더 욕심내면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자기성찰을 통해 소외를 극복했으면 싶다는 것.온전히 자기성찰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내 이웃과 우리 사회의 건강을 외면할 수 없다고 믿는다.‘나’의 정신적 건강은 남과 분리되는 것이 아니므로. 그는 판화,그것도 목판화만 20여년째 고집하고 있다.판화는 200∼300장씩 복제해 많은 사람과 그림을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미술시장이 왜곡된 지금은 판화의 됨됨이가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상업화한 시장은 판화마저도 비싼 가격에 유통되길 바란다.그래서 그는 판매를 목적으로하는 상업화랑에서 전시회를 여는 것이 마땅찮다.시민사회단체의 기금모금이 아니면 전시회는 열지 않겠다는 잠정적인 결론도 내놓았다. “제 판화가 찍힌 1만 2000원짜리 달력을 사서 집에 걸어두는 사람이 제일 좋습니다.늘 벽에 붙여두었다가 한달에 한번이라도 제가 건네는 말에 공명해 삶을 풍요롭게 한다면, 그것처럼 좋은 것이 어딨겠습니까.” 문소영기자 symun@ ■인터넷 개인화랑‘목판닷컴’ 목판닷컴(www.mokpan.com)은 전시회가 싫다는 판화가 이철수씨가 팬들을 위해 차려놓은 인터넷 개인화랑이자,‘이철수의 집’이다.석달 전에 입주했다. 이 화랑에서는 그가 그동안 그린 그림을 주제별로 가려뽑아 상설전을 가진다.주인장의 바람은 그저 ‘가끔씩 머리 식히고 가십시오.’다.요즘은 여름을 소재로 한 판화 10점이 관객을 기다린다.한여름 매미소리,다듬이 소리,빙수 등 시원한 소재들이다. 또다른 ‘전시장’인 출판물에 실린 최신 작품들도 소개한다.그는 벌써 오래 전에 복제해서 여럿이 나눌 수 있는 판화의 기능이 출판물로 이전됐다고 본다.그래서 월간지 ‘좋은생각’ 등 몇 가지 간행물에 매달 그림 한 장씩을 발표한다.그의 판화 50×60㎝ 1장이 6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출판물은 1만원 안팎이니 값싸게 즐거움을 주는 판화의 미덕이 가장 잘 살아 있다고 생각한다.그가 원하는 식으로 판화는 대중 속으로 파고드는 것이다. 판화는 언제 제작할까.밑그림은 주로 겨울철 농한기 혼자있을 때 한꺼번에 수십장씩 그린다.그의 작업실 한 쪽에는 2000년,2001년등에 그린 때지난 밑그림들이 1000장은 족히 될 만큼 쌓여 있다.판화가 될 때를 놓친 밑그림들은 그대로 쌓였다가 휴지로 버리게 된다. 밑그림을 목판에 뒤집어 붙이고 조각도로 새기는 작업은 주로 여름에,사람들이 찾아와 한담을 나눌 때 한다.지인들 중에는 일부러 찾아왔는데 홀대한다고 서운한 마음을 품고 되돌아가기도 한다며,미안한 듯 슬그머니 웃는다.그래도 의미있는 전시회에는 꼭 참여한다.지난달 23∼29일 문예진흥원에서 열린 친일인명사전 편찬을 위한 기금모금전은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판화를 왜 안 파느냐.”는 원성이 높아 얼마 전부터는 판화장터도 만들어 놓았다.그러나 판화를 즐기는 데 꼭 사야 맛이냐는 그의 말을 곱씹어 보는 게 어떨까. 문소영기자
  • [新농정 현장을 가다] (10.끝)영동화훼조합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동덕1리 영동화훼영농조합.3000여평 규모의 초대형 유리온실 앞에 일본으로 수출될 장미꽃 상자가 수북하다.그 옆 창고에서는백합꽃을 담아내는 손길이 분주하다.지난해 매출 6억원 가운데 3억원을 수출로 올렸다는 얘기가 실감난다. 영동화훼조합은 ‘수출영농’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주는 곳이다.3년여전만 해도 수출을 위해 사방으로 수소문을 해야 했지만 지금은 말 그대로 앉아서 손님들을 맞는다.그 비결은 강원도에서 처음으로 시작했던 ‘양액(養液)재배’다.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최명식(崔明植·46)씨 등 동네 화훼농민 5명이 조합을 결성한 것은 1995년.단지(團地)를 만들어 규모화 하지 않고서는 미래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다.재산을 탈탈 털고 농협 융자까지 받아 각자 2억원씩 출자,6000여평 규모의 화훼단지를 차렸다. 장미 국화 백합 글라디올러스 유색칼라 등 10여가지 꽃을 정성껏 길러냈지만 기대만큼의 ‘시너지효과’는 나오지 않았다.꽃의 질이 수출할 정도가 안된 탓이었다.일본 등 해외시장 공략이 안되다보니 규모가 뻔한 국내시장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그런 와중에 맞은 97년 말 외환위기.국내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꽃값은 바닥으로 떨어졌고,수입에 의존하던 종자값은 하늘로 치솟았다.융자금 이자까지 나날이 불어나면서 사업을 계속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최씨 등이 마지막 승부수로 띄운 것이 ‘양액재배’ 농법이었다.지금은 전국 화훼농가의 50% 가량이 양액재배를 하고 있지만 당시 98년초만 해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대모험이었다.흙을 모두 퍼내고 양액설비를 갖추는 데 다시 어마어마한 돈이 들었다.몇몇 농가는 강하게 반대했다. 이렇게 시작된 강원도내 첫 양액재배는 상상 외의 성공을 가져왔다.흙이 없으니 병균이나 해충이 들끓지 않아 꽃의 상태가 깨끗했고,알짜배기 영양분만 흡수하다보니 싱싱함과 화려함을 갖출 수 있었다.토양재배 때에는 전체 수확량의 10% 밖에 수출하지 못했지만 양액재배 이후에는 60% 수준으로 뛰었다. 수출은 여전히 늘고 있다.지난해 5만송이였던 장미 수출은 올해 10만송이를 넘길 것으로예상된다.하지만 아직 어려운 점은 있다.종자와 양액을 절반이상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원가 부담이 높은 편이다.정부기관 등의 효율적인 화훼수출 지원도 아쉽다.최 대표는 “물류비용이 높은데다 수출이 규모화·체계화되지 못한 상태”라면서 “정부 등이 종합지원 시스템을 갖춰준다면 일본·중국을 벗어나 미주·유럽으로도 수출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릉 김태균기자 windsea@
  • 택지지구 방치 ‘환경위협’

    경기 시흥시 정왕동 일대 택지개발을 둘러싸고 관계 부처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이 지역의 환경오염이 몹시 심각한 상태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건설교통부와 환경부는 개발이나 환경 논리 중 어느 한쪽을 내세워 힘을 겨루기보다는 협의를 통해 오염된 정왕지구 땅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다. 4일 취재진이 현지 확인한 결과 한국수자원공사가 그동안 흙을 채취해 왔던 정왕지구 땅 40여만평이 토취작업이 끝난 뒤 형식적으로 복원된 채 녹지대로서의 기능을 잃고 방치돼 있었다. 3단 언덕으로 복원된 산은 빗물에 흙이 씻겨내려 군데군데 붉은 황토를 드러내고 잡풀과 각종 쓰레기로 뒤덮여 황폐한 모습이었다. 봉화산 아래 도로에는 여러 대의 쓰레기 운반 차량이 냄새를 풍기며 세워져 있었고 마구 버려놓은 폐가구들도 비에 젖어 산비탈에 나뒹굴었다. 주민들은 이처럼 정왕동 일대는 환경오염이 심각해 녹지로 보존할 가치가 적어 개발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지난 2월 전국18개 그린벨트 해제 지역에 376만평의 택지를 조성,2006년까지 10만여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정왕동 일대 69만평에는 1만 6900가구를 짓기로 했었다. 그러나 환경부는 산업단지 옆에 쾌적한 환경이 필요한 주거단지를 건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정왕동 지역을 택지로 개발하면 바람이 막혀 최악의 대기오염을 유발할 것이라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유진상기자 jsr@
  • 택지개발지구 환경오염/ 시흥시 정왕동 르포

    경기 시흥시 정왕동 봉화산 일대 69만 8000평에 대규모 임대아파트를 지어 미니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 표류하고 있다.지난 5월 말 환경부의 사전 환경성 검토 결과 대기오염이 심해 택지로는 부적합하고 개발하더라도 오염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지역 주민들은 방치되고 있는 땅이 오히려 환경을 오염시킨다며 택지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환경부는 개발반대론을 굽히지 않고 있다.환경부의 입장은 녹지대로 보존하자는 것보다는 주변이 공장지대이기 때문에 공기가 나빠 사람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쪽에 가깝다.물론 주민들의 개발 주장은 재산권 행사를 위해서다.현장을 찾아가 오염 상태를 살펴보았다. ■시흥시 정왕동 르포/ 폐차·타이어·가구 ‘쓰레기 몸살' 4일 오전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시흥시 정왕동 오이도 전철역을 지나 오른쪽으로 취재차량을 몰아 1㎞쯤 들어가자 봉화산 토취장이 모습을 드러냈다.한국수자원공사가 십수년간 이곳에서 흙을 캐내 쓰고 복원을 했다고 하는데 한눈에 제대로 뒤처리를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이웃에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고 전철도 다니고 있는데 이곳만 황량한 땅으로 버려져 있는 게 첫눈에 거슬렸다. 말이 산이지 거대한 흙더미나 다름없었다.산으로 연결돼 있는 평지는 장맛비로 곳곳에 웅덩이가 패어 시뻘건 황토물이 고여 있었다. 한때는 꽤 높은 산이었다고는 하지만 흙을 퍼내는 바람에 30∼40m 남짓한 높이로 낮아진 산봉우리에 오르자 자갈밭 벌판에 자동차경주를 벌인 듯 바퀴자국이 깊게 나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주민들은 주말이면 이곳에서 행글라이더와 자동차 경주대회가 열려 사람들이 북적인다고 했다.황토 먼지가 얼마나 날릴지 상상이 됐다.안전장치 하나 마련돼 있지 않은 곳에서 자동차 경주가 열린다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옆에 있는 또다른 산으로 가보았다.꾸불꾸불하게 난 길을 덜컹거리며 달린지 10여분.숲속 곳곳에 마구 내다버린 쓰레기와 드럼통,녹슨 농기구들이 보였다.산모퉁이를 돌아서자 몰래 갖다버린 듯 수명이 다한 폐차도 세워져 있었다.쓰레기 분리수거장으로 사용되는 한 곳에는 차량으로 실어다 놓은 폐가구들이 비에 젖은 채 널브러져 있었다. 산 밑을 일구어 만든 밭과 논 가운데는 컨테이너로 지은 가건물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한 허름한 가건물에 들어가보니 온갖 쓰레기가 방치돼 있었다.어떤 집에는 사람이 살고 있는 듯 가재도구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철조망이 둘러쳐진 토취장(土取場)은 잡풀들만 무성했다.붉은 황토가 군데군데 파헤쳐져 있었다.마치 군인들이 훈련하는 각개전투장을 연상케 했다. 우거진 숲이나 초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도저히 녹지대라는 이름을 붙일 수 없는 곳이었다.환경보전이라는 명목으로 개발을 중단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는 주장이 이해될 듯도 했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만난 한 노인은 “누구 땅인지도 모르지만 푸성귀라도 심어먹는 재미로 돌밭을 일구어 3년째 농사를 짓고 있다.”고 했다.정왕동 인근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다는 이 노인 말로는 봉화를 올렸다고 해서 봉화산이라고 이름붙여졌다는데,까뭉개지고 뻘건 속살을 드러낸 이곳 어디에도 봉화를 올렸음직한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비포장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쳐진 철조망에는 땅 매매를 알선한다는 부동산 광고판들도 즐비했다.개발과 함께 토지가 수용되면 많은 보상을 받기 위해 급히 심어놓은 듯한 과실수들도 보였다. 개발예정지를 뒤로 하고 시흥시 정왕역 앞으로 나왔다.역 앞 역시 도로건설과 곳곳에 건물을 새로 짓느라 어수선했다.역 앞에 들어선 ‘역전프라자’건물 바로 앞에서는 최근 마사회의 장외마권발매소(TV경마중계소)가 들어선 것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확성기 소리가 요란스러웠다.부동산업소들도 즐비하게 있었다.한 부동산업자는 정왕동에만 300곳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정왕동은 신흥도시로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어느 도시에서든 흔히 볼 수 있는 도시화의 몸살을 앓고 있는 듯했다.정왕동에는 60개 아파트단지가 있고,13만여명이 살고 있다.정왕전철역·오이도전철역이 있으며,인근에 월곶해양관광단지·오이도선착장이 있다. 또 정왕동과 대부도를 연결하는 3㎞의 제방이 있어 주말이면 많은 행락객들이 이곳을 찾는다.특히 시화산업단지 2단계 추가 확장사업 등을 고려할 때 대규모 인구 유입이 지속될 것이라고 주민들은 말했다. 시흥시와 주민들은 시의 특성상 산업단지와 인접해 있고 중소기업 배후도시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인구가 계속 유입되고 있는 추세라며 주택 추가건설은 필수적이라고 했다.이런 상황에서 토취장을 방치하고 있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정왕동 바르게살기위원회 이재방 대표는 “대기오염 문제가 나올 때마다 으레 이곳 단지를 들먹이는데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은 항상 먼지 속에서 살고 있는 특수인간”이냐고 되묻고 “오염배출업소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생각은 않고 애꿎은 주민들 민원만 앞세워 지역개발을 미루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8월부터는 새마을지도자협회 자원봉사회 등 직능단체들과 힘을 합쳐 정왕동 토취장 택지개발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시흥 유진상기자 jsr@ ■양 부처 입장차/ 개발·보전 줄다리기 ◇건교부- 공단입주업체와 주변 인구가 계속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택지개발은 필연적이라고 말한다. 환경부에서 제동을 건 환경오염 요소에 대해 저감 대책을 마련한 뒤 다시 협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대기에 영향을 미치는 오염 요소가 대기를 통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알아보는 시뮬레이션 실험을 하고 있다.”면서 “연말까지 환경오염 요소 저감 대책을 마련,다시 환경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환경부에서 지적한 환경오염 항목 가운데 유일하게 미세먼지만 기준치를 넘어섰을 뿐 나머지 항목은 기준치 이하였다.”면서 “미세먼지가 초과한 것도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는 3월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황사 등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흥시 관계자 역시 미세먼지가 기준치를 넘어섰다는 데에 대해 의문점을 제기했다. 시 관계자는 환경오염도로 치면 안산시 신길동도 마찬가지일 텐데 택지개발지로 허가를 내준 것은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환경부- 환경부는 택지지구 지정 후 사전 환경성 검토와 구체화 단계에서환경영향평가를 한다.지난 3월 정왕지구에 대한 1차 사전환경성 조사 결과대기오염 지역으로 택지개발은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바람통로 역할을 하고 있는 이 지역에 대규모 건물이 들어설 경우 건물에 막혀 대기오염이 심화된다는 주장이다.또 녹지공간이 사라짐으로써 주거 생활환경이 더욱 악화될 게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무엇보다 환경오염 영향이 큰 시화단지와 남동측 반월공단에 악취 배출 업소 300여곳이 입주해 있어 주민들의 민원 발생이 많다는 이유를 꼽는다. 환경부 관계자는 “오염요소 저감 대책이라면 가구수를 줄여 고밀도 아파트를 저밀도로 바꾸고 녹지대를 늘리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지역은 택지개발 지구에서 반드시 제외해야 하고 산림·녹지공간이나 자연생태공원,체육공원 등으로 활용해야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건교부가 환경부에서 내린 택지개발 부적합 판단 사유를 충족시키는 안을 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협의 과정에서 건교부가 택지 개발을 계속 고집할 경우 환경영향평가로 다시 제동을 걸겠다.”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정왕동 택지지구는 경기 시흥시 정왕동 봉화산 일대는 지난 87년 한국수자원공사가 토취장 허가를 얻어 최근까지 흙을 채취해왔다.토취작업을 위해 마을 주민들을 이주시켰으며 주변 땅을 매입하거나 임차했다.현재는 토취작업이 모두 끝났고 복토작업과 산림 복원까지 마쳤다. 토취장으로 사용되기 전 봉화산은 꽤 높았던 산으로,정상에 오르면 서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올 만큼 풍광도 좋았다고 한다.하지만 토취 과정에서 산은 없어지고 주변 땅 역시 돌과 잡풀만 자라는 황무지로 변한 채 방치되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지난 2월 수자원공사 소유 40만평,개인 소유 28만 8000평 등이곳 68만 8000평에 대해 그린벨트를 해제,2003년부터 2007년까지 1만 6000여가구의 대단위 주택단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시화·남동공단이 가깝고 서해안고속도로와 국도 39호선,지하철 4호선이 편리하게 연결되며 서울에서 20㎞ 가량 떨어져 있는 등 입지 여건이 좋다는 설명이었다. 이 지역은 시화산업단지,남동공단,반월공단 등 3개 공단이 인접해 있어 대기오염이 항상 문제가 되고 있다.인근 공단에는 400여개의 화학·도금업체,2700여 공장에서 악취를 내뿜고 있다.정왕동 옆 5만 5000가구의 아파트 단지에서는 97년 입주 후부터 지금까지 5700건의 민원이 제기됐다. 이 아파트도 원래는 준공업 지역이었으나 노태우(盧泰愚) 당시 대통령의 국민주택 200만호 공급 정책에 따라 주거용지로 바뀌었다. 97년에는 대기오염을 차단하기 위해 공단과 주택단지 사이에 높이 10m의 거대한 방풍벽을 3.8㎞ 길이로 만들었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환경부가 조사한 지난 1월부터 3월까지의 미세먼지 평균 측정치는 94.7㎍/㎥로 기준치 7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유진상기자
  • 30여년 논란 인천 동양화학 폐석회 내년부터 유수지에 묻는다

    30여년째 처리방법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던 동양화학(주) 폐석회가 이달부터 처리절차에 들어가 내년 초부터 유수지에 매립된다. 인천시는 최근 동양화학이 제시한 폐석회 유수지 매립방안을 확정하고 관할 남구청에 ‘폐석회처리 기본방침’을 시달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현재 보트놀이장 및 경정장으로 용도가 지정돼 있는 유수지 부지에 대한 세부시설을 변경,폐석회매립 실시계획을 인가할 계획이다.따라서 처리방법을 놓고 환경문제와 특혜시비를 있으켰던 동양화학 폐석회는 동양화학 인근에 있는 유수지에 매립된다. 동양화학은 최근 회사내에 쌓여 있는 폐석회 319만 6000t 가운데 99만 5000t을 유수지 2만 7714평에 11.5m(지상 5m,지하 6.5m)높이로 매립하고 나머지는 타부지 매립 또는 재활용을 통해 처리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환경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침출수 처리 및 차수시설을 설치하고 흙을 충분히 복토하기로 했으며,당초 공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바꿔 인천시에 기부채납하겠다고 밝혀 그동안 논란이 됐던 특혜시비도 불식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지역 환경단체들은 매립 자체를 반대해 향후 사업시행에 난항이 예상된다. 인천환경운동연합측은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기보다는 밀어붙이기식으로 특정업체의 손을 들어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매립이 강행되면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교통사고 대처 요령/ 흙 먼지 시야 가려 추돌사고

    경기도 이천에서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50대 남자입니다.농기구를 급히 살일이 생겨 야간에 국도를 따라 서울로 가던 중 앞서가던 화물차가 흙먼지를 날리는 바람에 급제동하는 것을 미처 보지 못하고 추돌사고를 냈습니다.앞서 가던 화물차에게는 과실이 없나요? 이럴 경우에는 화물차에도 과실이 일부 있습니다.야간 운행중 화물차가 후미 등을 켜지 않았거나,켰다 하더라도 뒷면에 뒤덮여 있는 흙먼지를 제거하지 않아 시야가 가려져 추돌사고가 발생했다면 사고의 책임은 추돌차량에 있으나 흙먼지를 제거하지 않고 운행한 화물차에게도 30%의 과실책임(2001나 245 서울지방법원 판결)이 있습니다. 이상두 교통정보연구소(www.sagoq.co.kr)
  • “월정사탑 건립시기 11세기 아닌 12세기”,조계종 발굴조사단 조사결과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 동쪽에 있는 월정사는 한국 문수신앙의 중심사찰이다.국보 제48호 팔각구층석탑과 보물 제139호 석조보살좌상이 대표적인 유물이다. 조계종 문화유산발굴조사단은 지난 5월28일부터 이곳에서 발굴조사를 벌이고 있다.적광전(寂光殿) 앞 팔각구층석탑 주변을 집중적으로 발굴했다. 24일에는 현장에서 지도위원회를 열었다.전문가들을 초청하여 발굴성과를 보고하고,앞으로의 조사방향을 가늠해보는 자리였다. 발굴 결과 팔각구층석탑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났다.탑의 기단부 아래에서 2단의 석축과 20㎝ 정도의 다짐토가 확인됐다.그러나 하천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사질토위여서 탑의 하중을 지탱하기는 취약했다.그래선지 조선 중기 이후 상당한 높이로 흙을 쌓아 탑의 안전성을 높인 것으로 조사단은 추정했다.현재는 당시 지표보다 75㎝가 높아져 있다. 지금은 월정사가 문화재 보존관리를 위해 세운 성보박물관 안으로 옮겼지만,팔각구층석탑 앞에 모셔져 있던 석조보살좌상의 좌대도 드러났다.이 좌대로 이어지는 답도(踏道)도 새로 확인됐다. 무엇보다 팔각구층석탑은 그동안 11세기를 대표하는 탑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옛 지표면에서 송나라 휘종대 이후 사용된 동전인 숭령중보(1102∼1106년 주조)가 나왔다.12세기 이후 탑을 세웠다는 증거가 된다. 지도위원회에서 문명대 동국대교수는 “탑과 지대석,답도,보살좌상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발굴조사를 벌여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김동현 동국대교수도 “확장발굴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기회에 월정사의 내력을 확실히 규명하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발굴조사에서는 조선 태종의 아들이자,세종의 형인 양녕대군과 효령대군의 이름이 돋을새김으로 찍힌 암막새기와도 나왔다.세종시대 두 대군이 월정사 중창에 참여했음을 알려준다. 최몽룡 서울대교수는 “조선시대는 불교가 핍박받던 시대로 알려져 있지만,초기에는 왕실이 불교를 후원했다는 고고학적 증거가 바로 이 기와”라고 말했다. 옛 절의 정문터를 확인한 것도 수확이다.현 지표면의 30㎝ 아래에 있는 집터는 김홍도의 ‘금강산도’화첩에는 나타나지만,1929년 사진에는 보이지 않는 정문으로 추정했다. 월정사 주지 현해스님은 이날 지도위원들을 일일이 안내하며 팔각구층석탑과 석조보살좌상이 제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당부했다. 정영호 문화재위원은 “사찰 문화재 보호는 절의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한데,우리가 부탁해야 할 말을 주지 스님이 먼저 하시니 고마울 따름”이라면서“발굴 결과에 따라 지표면의 높이를 탑과 보살상에 맞게 낮추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도위원들은 “월정사는 연차적으로 발굴계획을 세워 초기 가람배치의 전모를 밝히는 한편 최근 세운 건물들도 이전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면서 “정부차원에서 발굴조사에 지원을 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월정사(평창)서동철기자 dcsuh@
  • NGO/ ‘국립공원 사랑하는 모임’ 윤주옥 사무국장 “이젠 북한산 살릴만한 힘 확보”

    “조금 빨리 가기 위해 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산을 훼손할 수는 없어요. 후손들도 환경을 선택한 조상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겁니다.” ‘국립공원을 생각하는 시민의 모임’ 윤주옥(37·여) 사무국장은 환경운동가들 사이에서 ‘북한산을 지키는 여장군’으로 통한다. 지난 16일 법원이 북한산국립공원 관통공사 일부구간의 공사중지 결정을 내렸을 때 윤씨는 누구보다 기뻐했다.주위 사람들도 ‘작은 승리’의 일등 공신으로 윤씨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윤씨는 지난 97년 정부가 수도권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북한산과 수락산,불암산을 관통하는 순환도로를 건설할 계획을 밝히자 북한산으로 달려갔다.하루가 멀다하고 서명운동과 항의시위를 벌였지만 주목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급기야 북한산에 중장비가 투입되고 벌목공사가 시작되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기 시작했다.주민들은 물론 사찰을 내어 주어야 할 위기에 빠진 불교계도 일어났다. 환경운동 사상 유례가 없는 규모의 ‘북한산국립공원 관통도로 저지 시민·종교연대’도 꾸려졌다.윤씨 등은 관통로 초입인 송추지역 공사현장에 천막을 치고 밤낮없이 굴삭기와 맞섰다.그는 “처음에는 조직적인 운동을 펼치는 데 한계가 있어 불법시위도 벌이는 등 혼선을 빚었지만 이제는 북한산을 살릴 만한 힘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건설교통부와 도로공사,시공사측이 공사를 강행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윤씨는 “법원이 공사를 중지시킨 회룡사와 홍법사 구간은 관통로의 핵심구역이기 때문에 공사가 어려울 것”이라면서 “의정부로 우회하는 노선을 선택하도록 계속 싸우겠다.”고 말했다. 대학 때부터 진보정당 운동을 해왔던 윤씨는 94년 딸 결(8)이를 출산하면서 운동을 그만뒀다가 우연히 환경운동에 눈을 뜨게 됐다. “비가 많이 오던 날 지렁이가 아스팔트 위를 기어가자 딸이 지렁이가 사람들 발에 밟힐 것을 걱정하며 지렁이를 집어 흙에 놓아주더군요.이런 딸에게 자연을 아끼고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이창구 강혜승기자 window2@
  • 축제속으로/ 오묘한 비색 취하고 빚고

    본격 휴가철을 맞아 온 가족이 여름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다채로운 축제가열린다.신비의 비취빛 청자의 멋에 빠져들거나 탁 트인 동해 바다로 달려 가보자.아니면 한여름밤 야외무대에서 연극의 감흥을 샤워해도 좋다. ■전남 강진 청자문화제 올해 문화관광부가 ‘최우수 축제’로 선정한 전남 강진 청자문화제는 여름방학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체험학습장으로 제격이다.오묘한 청자의 멋을 만끽하는 안복(眼福)의 연속이고 직접 물레를 밟으며 옛 도공이돼 보는 기회까지 가질 수 있다.‘흙,불 그리고 인간’을 주제로 27일부터 8월2일까지 대구면 사당리 고려청자 박물관과 도요지 일대에서 열린다. ◆알고 보면 재미가 두배-청자 자료박물관에는 비색을 자랑하는 국보급 청자 유물이 진열돼 있다.또 청자 제작과정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모형 전시관도 있다. 강진청자 명품전에는 청자 2000여점이 전시된다.청자 그릇으로 차려진 밥상,광주·전남 8개 대학교 학생들의 도자기 작품전,중국 용천시에서 기증한 청자 10점과 보검 6점도 볼 만하다.특히 명품전 옆에서 500원부터 시작하는 청자 공매제에 참여하면 원하는 물건을 싼 값에 장만할 수 있다. 주행사장에는 김미숙(조선대) 교수의 도공들 생활상을 담은 ‘천년 비색’무용공연,국창 조상현과 안동 하회탈춤 초청공연이 열린다.행사장을 오가는 길옆 12곳에 청자 제작이나 민속놀이,흥부네집 등을 형상화한 허수아비가 설치돼 있어 추억사진 찍기에 안성맞춤이다. ◆가족과 함께 하는 체험행사-30여대 수동 물레에서 직접 고령토로 청자를 빚을 수 있다.직접 빚어낸 접시나 꽃병을 7000원(택배비)만 내면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또 5000원을 내면 소형 완성품인 접시나 컵에다 자신이 좋아하는 문양을 넣고 이를 전기가마에 다시 구워(3∼4시간) 가져간다.고령토에 손이나 발 모양을 찍어보는 청자도판 만들기,전통옹기 전승자의 시연대로 옹기 만들어 보기,가마에서 구워낸 청자 중 불량품을 깬 조각으로 붙이는 동물모양 만들기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있다. ◆주변 가볼 만한 곳-강진은 남도답사 1번지답게 들러볼 만한 곳이 많다.강진읍에 영랑 김윤식생가,도암면에 다산(정약용)초당과 백련사,성전면의 무위사(국보 13호인 극락보전)를 비롯해 월출산 자락 10만여평에 펼쳐진 녹차밭,네덜란드인 하멜이 표류해 살았던 병영성이 있다.특히 축제장 인근은 강진만을 끼고 있어 싱싱한 횟감과 수산물을 맛볼 수 있다.(061)430-3228. 강진 남기창기자 kcnam@ ■경북 영덕 해변축제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탁 트인 동해 바다가 피서객들을 부른다.‘해변의 고장’인 경북 영덕군이 마련한 2002 영덕 해변축제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고래불·대진·장사 등 3곳 해수욕장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몸에 달라붙지 않는 금빛모래가 빛나는 백사장에서 3일간씩 나뉘어 다양한 체험·문화·공연행사가 마련된다. 행사기간 내내 해수욕장의 물살을 가르며 시원하게 바다 위를 질주하게 될 바나나보트 무료 체험과 영화감상 기회가 주어진다. 또 일출·일몰때 연인 등과 함께 백사장을 걷는 추억만들기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축제의 절정은 체험행사.▲모래 조각경연대회 ▲조개줍기 ▲모래찜질 ▲영덕복숭아먹기 등과 같은 행사가 푸짐하다. 특히 28,29일 이틀동안 영덕 오십천에서는 강을 반짝거리며 수놓는 은어를 맨손으로 잡는 대회가 열려 즐거움은 두배가 된다.은어 요리대회·먹을거리장터도 열린다.잘 익은 수박 냄새처럼 향긋하고 깊은 맛은 피서객들을 취하게 한다. 또 전국 대학치어리더동아리 경연과 영화음악,국내외 민요·가곡 등의 아름다운 선율이 울려 퍼지는 해변음악제도 마련된다.이밖에 신돌석 장군배 씨름왕선발대회,백사장 5인조 축구경기,해변 열린미술마당,해변노래자랑,페이스페인팅,수상스키쇼 등의 행사가 열린다.(054)730-6392. 영덕 김상화기자 shkim@ ■춘천 국제연극제 “‘연극의 바다’에 빠져 한여름 무더위를 잊어 보세요.” 연극의 묘미를 흠뻑 맛볼 수 있는 ‘2002 춘천국제연극제’가 강원도 춘천시 어린이회관 야외무대 등에서 24일 화려한 막을 올린다.3년마다 열리는 춘천국제연극제는 다양한 직업과 경력을 가진 해외 각국의 순수 아마추어 연극인이 만드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공연예술축제. 24일 오후 2시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무대에 오르는 개막작 ‘정읍사’ 공연을 시작으로 독일,크로아티아,불가리아,러시아,프랑스,터키,방글라데시,중국등 12개국 29개 연극단체 200여명의 연극인들은 춘천문화예술회관과 봄내극장,야외공연장인 어린이회관 야외무대 3곳을 중심으로 29일까지 6일간 열정의 무대로 춘천을 뜨겁게 달구게 된다. 특히 어린이회관 숲 속의 한여름밤 야외무대에서 펼쳐지는 연극 공연은 일상에 찌든 도시민들의 짜증을 훌훌 털어내는 색다른 장이다. 또 어린이를 위한 연극·인형극 워크숍이 25∼27일 오전 11∼12시까지 춘천국민생활관 체육관에서 마련돼 어린이들이 재미나게 공연 예술을 접할 수 있게 된다.방글라데시 연출가가 강사로 나서 어린이들이 부담없이 연극과 놀아보는 상상력의 세계로 이끌게 된다.초등학생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2002춘천국제연극제 사무국 (033)241-4345,인터넷은 www.citf.or.kr.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
  •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 환경종합 연구단지 탈바꿈

    혐오시설로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가 자원화·환경종합연구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다.매립가스를 이용,6500KW(2만가구 사용가능)의 전력을 생산하고 유휴부지를 활용,생태공원화하는 작업도 추진중이다.쓰레기매립단지에는 2000년 6월 국립환경 연구원을 비롯 한국자원 재생공사 환경관리공단 환경연수부 등이 잇따라 들어섰다.이에 따라 환경연구 단지에 들어선 환경관련 기관은 기존의 수도권매립지공사를 포함,5곳으로 늘었다.19일에는 환경종합연구단지 준공식이 열린다.지역주민과의 갈등과 반목을 잠재우고 친환경 시설로 거듭난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를 집중조명한다. ◆ 수도권매립지 현황 = 인천광역시 서구 검단·검암동,경기도 김포군 양촌면에걸쳐 조성된 세계 최대의 해안 광역매립지로 면적은 약 628만평에 이른다.세부적으로는 1∼4매립장 부지가 454만평,환경연구단지 100만평,경인운하 74만평 등이다.이곳에는 서울시와 인천시(옹진군 제외),경기도 22개 시·군에서 나오는 하루 2만여t의 폐기물이 매립되고 있다.1992년부터 쓰레기를 묻기시작,이미 제1매립장 124만평은 2000년 10월 매립이 끝난 상태고 현재는 제2매립장 112만평에 매립이 진행되고 있다.오는 2022년까지 31년 동안 약 3억3000만t의 쓰레기를 묻을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반입된 쓰레기량은 7200만t(10t트럭 720만대분)에 이른다.매립초기 연간 쓰레기 반입량이 1170만t까지 치솟은 해도 있었으나 95년부터 실시한 쓰레기 종량제 등으로 지난해는 634t으로 줄었다.지자체별로는 서울시가 전체 반입량의 58%,경기도 24%,인천시 18%를 차지한다. ◆ 매립지관리공사 출범 = 매립이 시작되면서 서울·인천·경기도가 합동으로 매립지운영 관리조합을 설립해 운영을 총괄했으나 매립 및 복토공사,침출처리장 등 기술관련업무는 환경부 산하 환경관리공단이 수탁계약으로 맡고있다.이 과정에서 쓰레기처리와는 상관없이 매립지 운영을 둘러싼 이권싸움과 책임전가,의사결정지연 등 운영관리상의 여러가지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매립지의 효율적 운영관리와 주민들과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방공사 설립을권고했다.그러나 3개 지자체는 2년이 넘도록 해결책을 찾지못해 결국 국가 관리체제로 전환,2000년 7월 환경부 산하에 수도권 매립지 관리공사를 설립했다.공사는 3본부 7처 1실로 구성돼 있으며 194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 주민갈등 해소 = 매립지 직접 영향권에는 3개 동·면,9개 동·리 등 7509세대 2만25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환경부는 공사출범과 함께 주민들의 반발을무마하기 위해 환경연구단지 조성,쓰레기 위생매립을 약속했다.이에 따라 2000년 6월 국립환경 연구원이 처음으로 이곳에 이전한 뒤 한국자원 재생공사,환경관리공단,환경연수부(구 환경공무원교육원) 등이 잇따라 입주했다.연구단지에는 100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아울러 이르면 내년쯤 환경부의 생물자원 보전관도 들어설 예정이다. 매립공사는 무엇보다 주민 협력체제를 만들어 투명하고 공개적인 매립지 운영,지역민 일자리 창출 등의 노력을 통해 신뢰를 쌓았다.특히 주민들에게 위생매립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매립을 야간에서 주간으로 전환했다.새벽 5시부터 쓰레기 반입을 시작,오후 5시에 종료함으로써 운반시 나오는 소음문제를 최소화했다.반입이 종료되면 악취를 저감하기 위해 곧바로 복토작업에들어가 오후 8시면 모든 작업이 끝난다.또한 특허를 획득한 침출수 처리기술로 일반 생활하수보다 70∼330배 높은 악성물도 맑고 투명하게 처리할 수 있는 복합처리공정 시스템도 갖춰 환경오염의 불신을 해소했다. ◆ 견학명소로 인기 = 독일·일본·중국 등 쓰레기처리 관계자 160여명이 기술자문을 받기 위해 다녀가는 등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또 유치원생을 비롯초·중·고생들의 환경 현장학습장소로,시민환경교실에 참여하는 일반인들의 견학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홍보팀은 연인원 2만여명이 이곳을 다녀가고 있으며 올해는 5000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특히 외국인들을 위해 외국어 더빙 및 자막이 나오는 홍보비디오물도 제작 방영하고 있다. ◆ 향후 발전계획 = 철저한 위생매립을 통해 주변을 친환경적으로 관리한다는계획이다.매립위주의 처리방식을 폐기물을 자원화하는 순환 관리체계를 구축,자원화단지로 전환시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자원화단지로 바꾸기 위한 최초사업으로 현재 6500KW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가 있지만 2004년에는 5만KW(18만 가구 사용가능) 발전시설을 추가로 건립할 예정이다. 특히 매립이 완료된 제1매립장과 유휴부지에는 생태공원·화훼단지·유수지·골프장 등을 만들어 수도권매립지를 드림파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김포 유진상기자 jsr@ ■종합생태공원 어떻게 - 1000만그루 나무숲속 유수지엔 철새들이 매립지 주변에는 환경연구단지가 조성돼 준공을 앞두고 있다.환경연구단지에는 현재 4개 환경연구기관이 들어서 있고 생물자원보전관도 추가로 입주하게 된다. 환경연구단지 바로 앞에는 경인운하가 건설될 굴포천이 흐른다.운하가 건설되면 개천 남쪽에 경인지역 물류중심으로 활용될 경인운하 터미널이 만들어진다.2000년 10월 매립이 완료된 124만평의 제1매립장은 용도변경을 기다리고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매립이 완료된 제1매립장과 유휴 공간에 골프장과 잔디광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아래 매립지 위에 흙을 덮는 안정화 사업을 벌이고 있다.2020년까지 매립이 완료되는 제2,3,4매립장에도 태양력과 풍력을 이용한 발전소,모형헬기장,서바이벌 게임장,습지생태공원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매립지 주변지역의 상습적인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총 720억원의 예산을들여 2003년 말까지 유수지 건설도 추진중이다.유수지가 완성되면 철새가 찾아드는 친환경적 자연 생태공원이 만들어져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또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하게 될 전망이다. 매립지공사는 올해를 생태공원조성 기반을 구축하는 해로 정하고 ‘100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전개,지금까지 71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앞으로 10년간 1000만그루의 나무를 심어 매립지 전체를 나무숲으로 조성한다는 복안이다.또한 매립지에 적합한 수목을 자체생산하기 위해 4만4000여평의 부지에 나무와 화훼류 등을 파종 이식할 양묘장도 만들었다. 유진상기자 ■이정주 수도권매립지 관리공사 사장 “고용창출 자원순환시스템 구축” “수도권 매립지를 최고의 친환경 드림단지로 조성,수도권 시민들의 편안한 휴식공간으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오는 22일로 창립 2주년이 되는 수도권 매립지관리공사 이정주(李定柱·59)사장은 이같이 밝혔다. 이 사장은 “쓰레기는 매립되면 끝이 아니라 에너지자원으로 재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매립지에서 나오는 가스를 전기·지역난방 등에 활용하는 한편 지역주민들의 고용창출 효과를 끌어내는 ‘자원순환관리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수도권 매립지에 반입되는 폐기물의 70∼80%는 가연성 폐기물.따라서 가연성 폐기물을 태움으로써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이용,전력·난방열을 생산해낸다는 복안이다.이렇게 되면 쓰레기량 매립량이 줄어매립지 사용연한이 연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사출범 후 초대사장으로서 지역주민들과 각종 매립지 현안을 해결하는데 어려움도 많았다고 토로하는 그는 “자원순환 관리시스템에 대해 일부에서 반대의견도 있지만 고용창출·지역발전 효과가 큰 만큼 오히려 지역민들이 나서서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사장은 특히 수도권 쓰레기매립장을 대규모환경 드림동산으로 만들기 위해 매립지를 공원화한다는 복안을 세우고 이미 실행에 들어갔다. 그는 “매립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악취·먼지 등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고 매립예정부지에 생태공원,화훼단지,유수지 등을 건립하겠다.”며 “이미조성된 환경종합연구단지와 함께 매립장은 종합생태공원으로 바뀔 날이 멀지않았다.”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경제특구 김포매립지 휴양·레저 종합도시로 김포해안매립지 면적은 총 1100만평.이 가운데 628만평은 수도권매립지로이용되고 나머지 부분은 김포매립지로 남아있다.신공항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자연스럽게 수도권매립지와 구획선이 그어졌다.수도권매립지내 시설단지부지를 가로지르는 공항고속도로 건너편이 김포매립지다. 얼마전 정부는 이 김포매립지를 국제 금융중심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국제금융기능 업무를 담당할 초고층 빌딩과 쾌적한 주거공간을 조성,외국인을 적극 유치하고 스포츠·레저단지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김포매립지가 경제특구로 지정,개발되고 인접한 수도권매립지가 종합생태공원으로 조성되면 서해안 김포매립지는 경제·휴양·레저 종합도시로 되살아나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진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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