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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통 기지국·중계소 마구 설치 / 산림 파먹는다

    전국의 울창한 산림이 허가 없이 마구잡이로 들어선 이동통신사의 기지국과 망사업자들의 중계소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산꼭대기와 고갯마루마다 기지국과 중계소를 세우기 위해 깎아낸 산길이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기 때문이다. 춘천시 사북면 오탄리 국도변(56호선) 산꼭대기에 불법으로 세워진 기지국으로 오르는 길은 경사가 급하지만 중장비가 드나들어 폭 3∼4m의 흙길이 나 있다.설치된 기지국까지 족히 50m는 넘어 보이지만 훼손된 길 양쪽에는 앙상한 나무뿌리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숲 곳곳에 버려진 나뭇등걸이 널브러져 있다.복구 흔적은 어디서도 찾아 볼 수가 없다. 산마루쯤에 설치된 기지국은 통상 16㎡ 정도면 가능하지만 눈대중으로도 콘크리트 구조물 등으로 훼손된 면적이 40∼50㎡는 넘어 보인다. 춘천시 남산면 행촌리 산중턱에 설치된 기지국도 불법으로 30㎡ 이상의 산림을 깎아내며 주변의 20∼30년생 잣나무숲을 마구잡이로 훼손해 놓았다. 농림지역에 들어선 기지국들도 땅 임자와 임대계약만 했을 뿐 마구잡이로 들어서 있다.기지국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공작물 설치 점용허가’를 먼저 받아야 하지만 통신회사들이 이를 무시해버린 것이다. 주로 도로변을 따라 들어선 중계소도 대부분 불법으로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이같은 불법 기지국과 중계소는 강원도내에서만 4300여개 가운데 80%에 이를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춘천지역에서 허가된 기지국은 단 1곳 뿐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순래(42·회사원·강원 춘천시)씨는 “도로변이나 산꼭대기 곳곳에 설치된 이동통신사들의 기지국들로 강원도내 산림들이 크게 훼손되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면서 “하루빨리 복구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전남 구례군도 지난 2000년부터 올해까지 지리산에 중계탑이나 전파기지국으로 5건을 허가했지만 중장비를 동원해 편의대로 공사를 하다보니 나무를 마구 베어내거나 산을 깎아낸 흔적이 역력하다는 게 주민들의 지적이다.순천시는 산악지역인 황전면 등 산 17곳에 중계탑을 허가했지만 해당 면사무소 직원은 단 한 번도 현장에 나간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산림 무단훼손등으로 준공검사를 미루거나 당국에 고발한 사례도 없었다. 경북지역도 3950여개의 기지국이 있지만 대부분 불법 기지국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이동통신사와 망사업자들의 불법행위는 전국을 무대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강원지방경찰청이 불법으로 기지국망을 설치하면서 산림을 훼손하고 도로점용료 등도 내지 않은 혐의(산림법 등 위반)로 통신업체와 담당자들을 무더기 입건해 조사하면서 밝혀졌다.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3개 이동통신사와 SK글로벌,KT,파워콤 등 3개사 전송망사업자 등 국내 굴지의 통신사업자들이 망라돼 있다. 통신업체들이 기지국과 중계소를 불법으로 설치하고 사후관리마저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은 허가권자가 해당 시·군과 국도유지관리사무소 등 여러 곳으로 나뉘어 있는 데다 허가기간이 2개월 이상으로 길고 절차마저 복잡하기 때문이라는 것. 한 이동통신업체 관계자는 “지난 99년부터 2001년 사이에 통신서비스 업체들이 무차별 가입자 확보경쟁을 벌인 결과 가입자가 크게 늘어나 기지국 설치 필요성이 커지자 허가기간을 마냥 기다릴 수 없어 편법 설치했다.”면서 “앞으로 불법기지국을 점차 양성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는 98년 말 1398만명에서 2001년 2904만명으로 늘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 통화품질 향상을 목적으로 죄의식 없이 행해진 이동통신사들의 불법 기지국 설치 행위가 전국 산림에서도 무차별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
  • 한옥사랑 여성5인 방담/ “친환경 한옥의 지혜 배우면 삶이 건강하고 넉넉해져요”

    조혜경(57·주부·서울 광진구 중곡동) 남춘순(56·환경운동가·서울 종로구 계동) 이미화(48·주부·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조정미(43·가톨릭대 의류학과 교수) 진종옥(38·전북 무안군 농업기술센터 생활환경담당) 한옥에 대해 관심을 갖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한옥강좌에 여성들이 몰리고 언젠가 내 손으로 집을 짓겠다는 이도 많다. 이같은 현상은 자연주의 조류라거나 복고가 유행이라는 말로 설명될 수도 있다.그러나 무엇보다 우리 문화를 지키면서 친환경적인 한옥의 정신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겠다는 각오를 가진 어머니들로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점이 더욱 눈길을 끈다.회색 아파트에 살면서 이전과 달라져가는 사람들의 심성을 한옥으로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 한옥을 배우고 있는 여성들의 한결같은 생각이다. 11번째 회원이 배출된 한옥문화원(원장 신영훈)의 ‘우리 집을 지읍시다’ 강좌를 들으며 한옥에 대해 배우고 한옥문화에 대해 생각하는 여성들.이들은 한옥사랑의 본질은 바로 자신을 낮추면서도 결코 자존심을 잃지 않는 품격있는 삶이라 했다. 한옥을 통해 자신의 삶과 사회를 모두 바꿔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을 만났다. 사회:가회동 북촌마을을 둘러보니 한옥의 매력이 새삼스럽게 느껴집니다.그러나 한옥이 불편해서 아파트로 대체됐는데,왜 다시 한옥에 관심을 갖게 됐나요. -남춘순:10여년 전부터 전통문화에 대한 공부를 했어요.몇년 전 서울로 이사오면서 북촌의 낡은 집을 고쳐 살게됐는데 묘한 것은 그전에 두통을 앓던 저와 아이들이 한옥으로 옮긴 지 얼마 되지 않아 두통을 앓았던 사실조차도 잊어버렸어요.아파트의 꽉 막힌 구조와 달리 통풍성이 좋은 한옥이 단번에 치유케 한 것이지요.건강에는 한옥만한 집이 없어요.불편이 문제가 아니지요. ●한옥은 주인의 식견으로 짓는다 -조혜경:우리는 집짓는 것은 전문가의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옛말에 ‘주인 식견이 7이고 목수 식견이 3’이라고 했거든요.식견을 키워 내가 짓고싶은 집을 지으려고 시작했지요.흔히 한옥은 춥다,불편하다고들 하는데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한옥은 전통 사대부 가옥이 아니랍니다.그나마남아있는 가회동 북촌 집들도 1920년대,일본인 집장수가 지어 외양만 한옥일 뿐 벽체도 얇아요.‘한옥은 문치레’라는 말이 있는데 이곳의 창호는 한두 겹밖에 되지 않는 등 엉성해서 그렇게 잘못 인식된 것이지요.흙과 나무가 주재료인 한옥은 쾌적하고 편안해요. -이미화:전 집이 달라지면서 사람들이 달라졌다는 생각입니다.초가의 지붕선처럼 부드럽고 모든 것을 품어안았던 부모님의 정신을 아이들에게 이어주려면 한옥을 통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지난해에는 건축과에 재학중인 아들과 함께 집짓기 실습도 했어요.아들이 익힌 한옥의 정신이 품격있는 건축물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진종옥:한옥을 양옥으로 바꾸면서 불편한 부엌을 개량한 것은 좋았지만 결국 아궁이까지 없어졌고,보일러로 바뀌면서 정작 군불때고 뜨끈뜨끈하게 주무시던 어른들이 ‘돈이 타는 것같아’ 보일러를 못 켠 채 겨울을 지내시죠.그런 모습을 보며 과연 서양식이 만능인가하는 생각에 부딪혔죠.올 연초 3개월 동안 매주 토요일마다 서울로 달려와서 한옥강좌를 들었어요.앞으로 무조건적으로 서구화하는 농촌에 우리 것을 알리고 생각할 기회를 마련할 참입니다. ●집은 인연,기다림의 지혜도 배워 사회:그러면 누가 제일 먼저 한옥을 짓게 되실까요. -조정미:그건 몰라요.집이야말로 인연이 있거든요.저는 염색을 전공하기 때문에 지방을 다니면서 한옥을 많이 볼 기회가 있었죠.쪽도 키우고 염색을 할 수 있는 너른 마당있는 한옥을 찾아 누군가 집을 내놨다면 지방까지 한달음에 달려가곤 했지만 아직 인연을 못 만났어요.한옥에 대한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자 값도 오르고 있지만 서두르지 않고 연을 기다리고 있어요. -이미화:저는 경북 청도 본가에 한옥을 보수중이에요.대나무가 올라가 지붕을 뚫은 뒤채부터 제 모습을 찾았어요.마침 그 동네에 여든이 되신 솜씨좋은 목수가 계셔서 가능한 일이었죠.그 낡은 집에서 못 하나 버리지 않는 노(老) 목수의 일솜씨를 보면서 새삼 낭비가 많은 우리들의 삶을 반성하기도 합니다. -조혜경:정말 한옥 공부를 하다보면 욕심을 버리게 되는 것 같아요.저는 몇년 전 구입 때보다 오히려가격이 내린 강화도 한 구석에 13평 작은 한옥을 갖고 있어서 주말마다 농사지으러 갑니다.그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한옥은 작아도 답답하지 않으니 구태여 넓은 집을 탐하지 않게 되던데요. 더욱이 일본식 정원과 달리 한옥은 먼 곳에 있는 산을 빌려오는,즉 차경(借景)이 특징입니다.소유가 아니라 더불어 즐길 수 있다는 것,이것이야말로 욕심에 가득찬 현대인들에게 한옥이 주는 지혜라는 생각도 합니다. -진종옥:집이 달라지면서 인심이 달라진 것을 확인할 때가 많아요.15년간 농촌에서 공무원 생활을 했는데,2∼3일씩 지방출장 길에 객이 한 끼 요기를 하고 가는 것은 흉이 아니었어요.그런데 양옥의 폐쇄성은 사람들의 마음까지 모두 닫아 걸었어요.농촌사람들의 닫힌 마음도 집이 달라지면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해요. 사회:젊은 세대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아무래도 나이가 좀 든 세대들이 한옥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남춘순:그렇지도 않습니다.제 딸은 이젠 저보다 더 한옥 마니아가 됐지요.대학원 재학중인데 앞으로 한옥의 정신을 살려 풍토와 기후·정서에 순화된 집을 알려나갈 계획을 차근차근 세우고 있어요. -이미화:시작은 제가 했지만 제 아들에게서 저 역시 어떤 변화를 보고 있어요.한동안 단절됐지만 한옥을 알게 되고,공부하게 되면 그 정신에 흠뻑 빠지게 되니까요.우리 부모들이 한옥의 정신을 잃지 않는다면 다음 세대로 자연스럽게 배어들고,아이들은 오히려 여기에 더 지혜를 더한다는 사실을 배웠어요.한옥강좌에 젊은이들 참여가 많잖아요. ●인간이 존중받는 집 사회:한옥을 통해 마음 공부를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그런데 한옥은 건축비가 만만치 않고,유지도 어렵잖아요. -남춘순:사실 유지와 보수는 좀 힘든 게 사실이죠.그러나 건축비가 비싸다해도 웬만한 아파트 가격에 비하면 오히려 쌀 것 같은데요.흙을 바른 토담집과 같이 싸게 집짓는 비결도 있고.한옥에서는 단 하나의 공해도 나오지 않는 친환경적인 자재들로 인해 다소 비싸다고 해도 오히려 나라 전체로 따져본다면 결코 비싸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전국에 펜션이 유행인데 그런 펜션을 한옥으로 지어 건강주택,전통주택의 멋과 실용성을 함께하는 의식의 전환이 있었으면 합니다. -진종옥:요즘 마을회관을 지으면서 한옥으로 하는 곳이 늘고 있어요.한옥의 정신을 따온 거죠.실제의 전통 한옥건축에는 부족하지만 여느 마을회관과는 분명 달라요.실(室)과 실이 개방돼 얼마든지 공간을 넓혀 쓸 수도 있고,더욱이 마당을 이용하는 등 공동체 의식이 살아났다는 말도 하지요.바로 그런 점 때문에 한옥의 작은 단점에도 불구하고,장점을 되살려야겠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혜경:자연스럽게,편안하게 살 수 있는 집은 바로 한옥이니까요.요란하지 않게,자신의 분수를 아는 것이 오늘의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하나,집은 사람의 삶을 담는 그릇일 뿐 투자의 대상이어선 안 된다는 것이죠.인간이 존중되는 집,한옥을 알게 되면 집에 대한 그릇된 생각도 바뀔 것 같아요.집값 안정은 물론이고요. 사회·정리=허남주기자 hhj@
  • ‘코트 반란’ 주인공은?

    눈이 시리도록 파란 파리의 5월 하늘.붉은 카펫을 깔아놓은 듯한 앙투카 코트,그 위를 적시는 뜨거운 땀방울과 환희와 눈물…. 세계의 테니스팬들은 해가 바뀌는 순간부터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 코트에서 펼쳐지는 ‘테니스의 향연’을 기다린다.호주오픈,US오픈,윔블던 등과 함께 세계 4대 메이저대회로 꼽히는 프랑스오픈이 바로 그것.호주오픈에 이어 올시즌 두번째 열리는 그랜드슬램대회인 프랑스오픈은 오는 26일(현지시간) 막을 올려 총상금 1421만 1000달러(약 178억 7000만원)를 놓고 다음달 8일까지 14일 동안 열전을 벌인다. ●‘이변의 무대’ 앙투카 코트 롤랑가로의 상징은 붉은 앙투카(en-tout-cas·전천후) 코트.프랑스오픈은 4개 그랜드슬램 가운데 유일하게 클레이코트에서 펼쳐진다.그러나 재질은 보통 흙이 아니라 붉은 벽돌가루를 섞은 인공 흙이다.따라서 비가 오더라도 배수가 빠르게 잘돼 전천후 코트로 불린다.그러나 타구의 탄력을 흡수하는 특성 때문에 잔디나 하드코트에 익숙한 선수들이 타구의 속도가 느린 롤랑가로에서는 맥을 못추기일쑤다.하드코트에서 ‘서브 앤드 발리’를 구사하는 선수들에게는 ‘무덤’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그랜드슬램 최다 타이틀(13개)을 갖고 있는 피트 샘프러스(미국)는 윔블던 7회 우승을 비롯해 다른 메이저대회를 두루 석권했지만 마지막 남은 롤랑가로 정복에는 실패,결국 그랜드슬래머 대열에 끼지 못했다. ●미국의 롤랑가로 정복은 이뤄질까 1990년대 이후 롤랑가로를 지배한 것은 남미와 스페인 선수들이다.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이 97년에 이어 2000·2001년을 석권했고,스페인의 안드레스 고메스(90년),세르기 부르게라(93·94년),카를로스 모야(98년),그리고 지난해 8차례 도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알베르트 코스타가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준우승에 머물긴 했지만 ‘클레이 전사’로 불리는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를 포함해 롤랑가로에서는 유독 남미와 스페인계 선수들이 득세했다. 이에 견줘 최근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미국은 짐 쿠리어(91·92년)와 앤드리 애거시(99년)가 겨우 체면을 살렸을 뿐이다.하지만 미국은 앤디 로딕(세계 6위)을 비롯한 신예들에 기대를 걸고 있다.로딕은 지난 1월 호주오픈 4강에 오르며 스타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굳혔고,비교적 클레이 코트에 강한 제임스 블레이크(27위)와 테일러 덴트(40위) 등이 우승권 진입을 노린다. 여기에 지난 호주오픈 우승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애거시와 ‘제왕’ 피트 샘프러스도 미국의 자존심을 곧추세우겠다는 태세다. ●‘세레나 신드롬’ 이어질까 여자 단식에서는 지난 호주오픈 우승으로 ‘세레나 슬램’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미국의 세레나 윌리엄스가 트로피 개수를 늘려나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세레나는 호주오픈 이후 “올시즌 4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진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겠다.”고 기염을 토해 무한질주를 향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러나 그에게도 ‘적’은 있다.지난달 패밀리서클컵에서 세레나의 21연승에 마침표를 찍은 선수는 ‘벨기에의 새별’ 쥐스틴 에넹(4위).에넹은 대회 결승에서 세레나를 2-0으로 완파했다. 프랑스의 아멜리 모레스모도 지난 18일 이탈리아오픈 준결승에서 세레나에 2-1로역전승,시즌 두번째 패배를 안겼다. 두 대회는 모두 프랑스오픈과 같은 클레이 코트에서 열려 세레나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이밖에도 ‘휴이트의 연인’ 킴 클리스터스(벨기에)와 린제이 대븐포트(미국),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예레나 도키치(유고) 등도 세레나에 도전장을 던졌다. 최병규기자 cbk91065@ ■프랑스오픈은 어떤 대회 프랑스오픈은 지난 1891년 국내선수만 참가하는 클럽 경기로 출발,1925년에 이르러 외국선수들에게 문을 열었다.지난 1968년에는 프로들이 가세해 그랜드슬램 가운데 처음으로 오픈대회의 명칭이 붙여졌다.대회의 규모가 제대로 갖춰진 것은 1928년 5월 롤랑가로 코트가 탄생하면서부터.1927년 9월 프랑스 테니스의 4총사로 불리는 장 보로트라,르네 라코스테,앙리 코셰,자크 부르뇽이 미국 땅에서 데이비스컵을 빼앗아왔다.파리시는 이듬해 재대결을 위해 현재의 부지를 99년간 임차,코트를 신축했고 여기에 1차대전의 영웅이자 최초로 지중해 횡단에 성공한 비행사 롤랑가로(Roland Garros)의 이름을 붙였다. 프랑스오픈은 대회를 알리는 포스터에 예술성이 가득 담긴 것으로도 유명하다.포스터 디자인에 유명화가들이 참여한 것은 1980년.프랑스테니스협회는 매년 대회가 시작되기 전 화가들에게 디자인을 공모한다.이 가운데 정치·종교적인 색채가 있는 것은 빼고 대회 고유의 이미지를 반영한 작품을 선정한다. 올해 포스터는 역대 24명의 화가 가운데 유일한 여성인 미국의 제인 해몬드가 디자인했다.점토로 만든 캔버스에 구겨진 종이를 붙인 뒤 그 위에 선수들의 역동적인 플레이를 실루엣으로 표현했다. 최병규기자
  • 수락산 만남의 광장 개방

    노원구는 수락산 노원골 입구에 있는 서울시 지정 보호수인 수령 215년된 향나무 주변 800㎡(240평)에 만남의 광장을 조성,20일 주민들에게 개방했다. 구는 광장 조성을 위해 8억 7000만원의 토지매입비와 1억 9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2월 착공했다.광장 바닥에 점토 벽돌을 깔았으며 팔각정자,파고라,벤치 등 20여 종의 편의시설을 설치했다.느티나무 등 22종 4000주의 초화류·관목류·교목류를 심어 공원으로서의 면모도 갖췄다. 구는 만남의 광장을 조성하면서 향나무 뿌리를 수술하고 영양공급,흙 북돋우기 등 보호수 유지관리에도 신경을 썼다. 류길상기자
  • 프로축구 / ‘위풍당당’ 대전

    ‘대전발 태풍’의 기세가 심상찮다.대전 시티즌이 1라운드 종점을 향해 치닫는 프로축구 K-리그에서 식을 줄 모르는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대전은 지난해에 이어 올시즌에서도 ‘당연히’ 하위권을 맴돌 것으로 점쳐진 팀.하지만 대전은 당당히 2위자리를 지키며 ‘경계대상 1호팀’으로 돌변했다. 21일 대구와의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남겨둔 대전의 현재 전적은 6승2무2패.지난 주말 부산과의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5번의 홈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며 ‘안방 불패’를 이어갔다.승점 20고지를 밟으며 1위 성남과의 거리를 5점차로 바짝 좁혔다.지난 시즌 단 1승밖에 건지지 못한 것에 견주면 ‘하늘과 땅 차이’라는 비유가 지나치지 않는다. ‘태풍의 눈’은 역시 최윤겸(41) 감독.최 감독은 특유의 조련법으로 불과 한 해를 사이에 두고 팀을 만년 꼴찌에서 정상권으로 변신시켰다.1년4개월 동안 몸담은 부천에서 퇴출당한 뒤 대전으로 옮긴 그의 지론은 ‘재미있는 축구’.최 감독은 “축구가 재미가 있으려면 당연히 공격적이어야 한다.”면서 “1-0으로 이기는 수비 축구보다는 0-1로 지는 공격 축구가 낫다.”고 선수들에게 주문한다. 선수층이 얇다는 약점은 탄탄한 조직력으로 보완했다.11명의 선수를 고루 기용해 함께 수비하고 공격하는 ‘참여 축구’를 지향,팀의 결속과 자신감을 강화시켰다.‘흙속의 진주’ 김종현(4골·득점 9위)을 비롯,김성근 김영근 이창엽 등 조연급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했고,김은중 이관우 등 간판급들의 기량이 되살아 나면서 최 감독의 용병술은 빛을 발했다. 지난 시즌 내내 존폐 시비에 시달린 대전을 시민구단으로 변모시켜 해체 위기를 막아낸 팬들의 노력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대전시티즌 발전 시민협의회’가 구단 경영을 맡으면서 팀은 안정을 되찾았고,각종 후원회가 결성돼 구단의 지원 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지난 4일 경기에서는 팀 창단 후 최다인 3만 4720명의 관중이 입장했고,주말 홈경기마다 2만을 훨씬 넘는 홈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대전을 시발점으로 하는 태풍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프로축구연맹의 한 관계자는 “지도자를 중심으로 한 인화와 단결이 좋은 성적을 내는 요인”이라면서 “선수층이 얇아 여름 경기에서 다소 불리하겠지만 현재의 상승세는 쉽게 누그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사회 플러스 / 백제시대 소조상 가마터 첫발견

    전북 익산시 왕궁면 왕궁리 삼국시대 가마터에서 흙으로 구운 불상과 악귀상·동물상 등 수십점이 발견됐다. 원광대 박물관 발굴단은 16일 현장에서 지도위원회를 열고 “흙으로 구운 삼국시대 여래·보살상과 악귀상·동물상이 나온 것은 처음이며,이런 소조상을 전문적으로 구웠던 가마가 확인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 여름이 COOL!

    덥고 짜증이 난다.집안 분위기라도 시원하게 바꾸고 싶지만 돈이 많이 들 것 같아 두렵다.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 분위기를 바꾸는 방법은 없을까. 까사미아 패브릭담당 박혜민 디자이너는 “계절에 어울리는 소재와 색상에 주부의 센스를 조금 더하면 쉽고 저렴하게 집안 분위기가 바뀐다.”며 “가구를 이용한 인테리어의 변화가 쉽지 않은 가정에서는 패브릭(천) 소재의 소품 변화로 여름 분위기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패브릭으로 간단하게 가장 간편하게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커튼,침구 등 패브릭 소재와 색상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마·린넨·라미 등 마 종류와 약품 처리를 해 구겨진 듯 까슬까슬하게 만든 리플,시어서커 등 면 종류가 대표적인 여름용 패브릭이다. 여름 색상의 지존인 블루 계통의 색상으로 집안을 꾸미면 한결 시원한 느낌을 낼 수 있다.취향에 따라 오렌지나 레드 계열로 작은 포인트를 주면 세련된 공간 연출이 완성된다. 침대는 라미·돗자리 등 자연 소재의 패드를 깔고 홑이불로 꾸미면 된다.땀을 많이 흘리는사람이라면 타월 소재의 패드가 좋다. 패브릭 소파에는 블루,화이트 색상의 커버를 씌우거나 같은 색상의 쿠션을 두는 것만으로도 여름 분위기가 난다. 가죽 소파는 큰 사이즈의 천을 전체에 씌우고 모양을 잡아 양쪽 팔걸이에 리본을 묶으면 변신 끝. 커튼은 하늘하늘하게 비치는 원단이나,버티컬 블라인드를 이용한다.햇빛이 커튼이나 블라인드의 컬러를 머금고 실내에 들어오므로 색상은 실내 분위기를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바람이 들어오는 창가에 발이나 모빌,작은 풍경을 달아주면 에스닉하면서도 시원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온가족이 다함께 약간의 시간과 손품을 팔아야 하지만 가족과 함께 공간을 연출하는 것도 좋다.인체에 해롭지 않고 냄새도 없는 친환경 수성페인트를 이용하면 아이들과 함께 벽이나 가구 등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도배가 잘 돼 있는 벽이라면 벽지를 뜯지 않아도 칠할 수 있어 간편하다. 오래된 가구는 밝은 실버나 화이트·블루 계열의 페인트로 칠해주면 여름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투박한 흙을 바른 것 같이 느껴지는석회질로 된 핸디코트도 벽에 변화를 주는 좋은 도구다.핸디코트는 무르고 인체에 무해해 일반인들도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고,손이나 못 등을 이용해 원하는 무늬를 만들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작업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정부건씨는 “붓으로 바른 페인트 자국과 서툰 핸디코트 작업은 의외로 멋스러운 연출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며 “색상은 원색보다는 파스텔톤,가구색과 흡사하거나 어두운 색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최여경기자
  • “5·18, 희망의 씨앗돼야 한풀이식 행사 의미없어”/ 5·18 동지회 상임의장 김준태 시인

    ‘이제 5·18은 무덤이 아닙니다.둥근 씨앗입니다.배달겨레 씨종자입니다.’ 시인 김준태(55)씨가 올해로 23돌을 맞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바친 헌시의 일부이다.이 시에서처럼 그는 5·18을 항상 ‘희망’으로 노래한다. ‘아아,광주여 무등산이여/죽음과 죽음 사이에 피눈물을 흘리는/우리들의 영원한 청춘의 도시여(중략)…(‘아아 광주여,우리나라의 십자가여’ 중에서) 그가 5·18을 주제로 쓴 시는 500여편에 달한다.‘5월 시인’이란 별명이 항상 그를 따른다. ‘나는 하느님을 보았다’ ‘국밥과 희망’ ‘불이냐 꽃이냐’ ‘통일을 꿈꾸는 색주가’ ‘아아 광주여,영원한 청춘의 도시여’ 등이 그것들이다. 지금도 난립한 5·18단체의 통합을 위해 ‘5·18민주유공자항쟁동지회’ 상임의장직을 떠맡고 있다.5·18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적’ 시인인지도 모른다. ●‘건준' 참여로 총살당한 아버지 그의 시 정신과 이력은 우리나라 역사와 이데올로기적 대립에서 잉태된 듯싶다.일제 때 할아버지는 일본 오사카의 탄광노무자로 징용됐다. 아버지는 남태평양 남양군도에 끌려갔다.천신만고 끝에 전장을 탈출한 아버지가 6·25전쟁 와중에 여운형이 이끌던 ‘건국준비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고향의 한 산골짜기에서 총살형을 당했다.당시 시인의 나이는 3살.6·25를 거쳐 군복무 시절 직접 베트남전에 참전한 그는 80년대는 5월 항쟁의 한가운데 서게 된다.그의 시와 삶의 여정에는 전쟁과 대립에 대한 증오와 평화에 대한 갈망이 넘쳐난다. 그는 대학시절인 스무살 때 고(故) 조태일 시인이 주관하던 시전문지 ‘시인’을 통해 김지하 등과 나란히 등단했다. 20대 당시 그의 시를 관통하던 주제는 ‘고향’ ‘대지’(흙)였다.시집 ‘참깨를 털면서’는 70년 개발독재시대 이농현상과 땅,고향에 대한 사랑과 감정 등을 비판적 시각으로 담아낸 초기 작품으로 꼽힌다. 그는 80년 초 광주의 전남고교에서 독일어 교사로 재직 중 5·18을 맞는다.그의 운명은 평범한 교사에서 ‘저항시인’ ‘참여시인’으로 바뀐다. ●평범한 교사에서 저항시인으로 살벌한 군부독재 시절 그는 ‘아아 광주여,우리나라의 십자가여’란 107행짜리 장편 시를 발표한다.이 시가 80년 5·18 항쟁기간 중 ‘전남매일’ 1면에 실리면서 ‘필화’를 겪게 된다.이 시는 원문이 외신을 탔고 ‘민중 선동혐의’로 계엄당국의 수배조치가 내려졌다.해당 신문사는 폐간되고 만다.그 역시 사랑하는 제자들을 뒤로한 채 한달여 동안 잠적했다. ‘가족이 너무 그리웠다.’는 그는 잠시 집을 방문했다가 주변에 잠복 중이던 보안사 요원에게 붙잡혔다.한달여 동안 각종 고문과 협박 등으로 교육청이 아닌 보안사에 사표를 제출하고 교단을 떠난다. ‘현실을 외면하는 문학은 살아 있는 문학이 아니다.’ 그는 호구지책으로 시내 학원 강사로 전전하는 동안에도 역사와 민주와 통일을 노래한 시들을 쏟아냈다.지금까지 시집 12권과 산문,평론,5·18항쟁 창작 오페라,콩트 등 모두 23권을 펴냈다. ‘역사는 소금 뿌린 생선이 아니라 펄펄 살아 뛰는 생선’이란 그의 지론처럼 역사와 통일,민족문제 등에 천착한 시기였다.시대정신을 외면하고는 시를 쓸 수가 없었다고 회고한다. 3년여 학원강사 생활을 마친그는 전남 영암의 한 중학교를 거쳐 광주과학고로 전입했으나 수업을 배정받지 못하고 ‘자리만 지키는 교사’ 생활이 이어졌다. 교단을 영원히 떠나기로 마음먹은 그는 88년 신생 지방지였던 전남일보 문화부장으로 입사한다.그는 언론인으로서 5·18의 원인과 경과·결과 등을 총괄하는 ‘광주·전남 현대사’를 기획,일부 왜곡된 5월정신을 바로 잡는다.1944∼1961년의 이 지역 항쟁사 등을 담아냈다. ●“史草는 사관이 아닌 기자가 기록” ‘오늘날의 사초(史草)는 사관이 아닌 기자가 기록한다.’는 그는 광주매일로 자리를 옮겨 ‘정사 5·18팀’을 만든다.프랑스,미국,베트남 등 세계사의 흐름을 바꿔놓은 혁명현장 등을 돌며 방대한 자료를 수집한 뒤 5·18 특집 시리즈를 내고 그 위상을 재정립하는 데 혼신의 힘을 쏟는다. IMF위기 때 잘려나가는 동료 기자들을 보고 스스로 언론 현장을 떠난 그는 광주대 문예창작과를 거쳐 지금은 조선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글쓰는 것과 가르치는 일 외에는 관심이 없다.’는 그는 5·18을 통해 ‘출세’를노리는 일부 인사들과 다르게 살아왔다.그래서 금기시되곤 했던 5월단체 등에 대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5·18기념식은 바뀌어야 한다.”는 그는 “언제까지 한을 붙들고 살풀이하는 식의 행사가 되풀이돼야 하느냐.”고 반문한다.추모제도 없애고 시민 누구나가 하나되는 공동체 축제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5·18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새 이정표를 만든 역사적 사건’이라고 규정한 그는 ‘5월정신이 남남(극우-진보) 및 남북화해와 통일로 이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앞으로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강연과 집필활동에 열중할 것이라고 다짐한다.‘우리 후세에게 좋은 세상,전쟁과 갈등이 없는 나라를 물려주는 게 꿈’이란다. 글·사진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변산반도 내변산 산행 / 내소사 전나무 숲길 세월이 멈춰버린듯

    변산반도 하면 흔히 채석강·적벽강 등의 해안 절경,즉 외변산을 떠올리기 마련.그러나 반도 안쪽을 일주해 본 이들은 변산반도의 참매력은 내변산에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변산반도 안쪽은 바다가 지척이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첩첩산중.400∼500m의 봉우리들이 겹겹이 이어져 있다.내변산은 비록 장대하지는 않지만 넉넉한 기품으로 찾는 이들을 포근히 감싸준다.산행의 최적기라는 5월,온통 연둣빛 세상의 내변산을 찾았다. 내변산은 내소사 및 원암,남여치,내변산 매표소를 통해 오를 수 있다.이중 내소사 매표소∼관음봉∼직소폭포∼월명암∼남여치 매표소 코스,또는 그 반대코스가 일반적이다.7.3㎞ 정도로 4시간쯤 걸린다.내변산 매표소∼내소사 코스(5.5㎞)는 비교적 짧으면서도 봉래구곡과 직소폭포 등 내변산의 진수를 맛볼 수 있어 가족단위 산행에 알맞다. ●7.3㎞ 등산 4시간 소요… 가족나들이 제격 내변산 매표소를 지나니 ‘등산로’ 대신 ‘탐방로’란 이정표가 눈길을 끈다.아이들의 자연학습을 염두에 둔 때문이다.오솔길 양편의 나무들에 각각 이름표를 달아놓기도 하고,일부 평탄한 곳엔 학습장을 꾸며 놓았다. 졸참나무,개옻나무,조팝나무,호랑가시나무,이팝나무,예덕나무,미선나무 등 나무 종류와 모양도 각양각색이다. 요즘 가장 눈에 띄는 나무는 덜꿩나무.조그맣고 하얀 꽃이 모여 부챗살 모양을 이루고 있다.아직 피지 않은 것은 아이 새끼 손톱만한 꽃봉오리가 앙증맞게 매달려 있다.코를 가까이 대니 밤꽃 향기가 난다. 매표소부터 자연학습장까지는 비교적 평탄한 오솔길.이후부터 약간 가파른 길이 시작되고,길 아래로 흘러내리는 계곡의 물줄기가 시원하다. 계곡은 크고 작은 폭포를 이루고 있는데,이른바 ‘봉래구곡’(蓬萊九曲)이다.직소폭포에서부터 시작해 구절양장 꺾이고 감돌아 넓은 반석 아래로 흐르는 물줄기.마치 은반에 옥 구르듯 흘러 작은 소(沼)를 이루고,머무는 듯 넘나든다. 계곡의 물줄기는 자그마한 변산댐에 잠시 머무르며 산중 호수의 아름다움을 연출한다.댐 오른쪽으로 난 등산로에서 보는 호수 풍광은 그야말로 운치 만점.거울처럼 맑은 수면엔 사방 연봉의 숲과 바위 하나하나가 그대로 비쳐 사람들의 넋을 뺀다. 직소폭포는 외변산의 채석강과 함께 변산을 대표하는 절경.육중한 암벽단애(岩壁斷崖) 사이로 흰 포말을 일으키며 23m 아래로 떨어져 ‘실상용추’(實相龍湫)란 깊고 둥근 소를 만든다. 우렁찬 폭포 소리를 뒤로하고 발길을 재촉했다.직소폭포로부터 재백이고개 까지는 계단 일색.많은 사람들이 다니면서 등산로 흙이 많이 흘러 내려 돌과 나무로 단장하다 보니 다소 지루한 느낌이 든다. ●23m ‘직소폭포' 우렁찬 소리에 감탄 절로 재백이고개 오른쪽은 원암 매표소,왼쪽은 관음봉,내소사 방향이다.관음봉으로 방향을 틀어 30분 쯤 가니 잠시 앉아 숨을 돌리라는 듯 능선에 널따란 바위가 자리잡고 있다.바위에 걸터앉으니 내소사 경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고,절 뒤쪽으로 멀리 개펄이 널따랗게 펼쳐져 있다. 바위부터 내소사까지는 가파른 내리막길.위험하지는 않지만 흙길에 미끄러져 자칫 엉덩방아를 찧기 일쑤다.1∼2㎞ 거리지만 올라오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힘들 것 같다. 등산로는 내소사 전나무 숲길과 만난다.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100m 정도 가면 내소사 경내다.마침 부처님 오신 날이라서 상당히 복잡할 것으로 예상했는데,비 때문인지 경내가 생각보다 한적하다.내소사 위로는 관음봉 처마 아래로 폭포수처럼 드리운 암벽이 올려다 보인다. 내소사는 백제 무왕 34년(633년) 창건된 절.창건 당시 대소래사·소소래사로 지어졌는데,지금의 내소사는 소소래사라고 한다.나·당 연합군의 당나라 장군 소정방이 이 절에 들러 시주한 이후 소래사가 내소사로 바뀌었다는 설이 있으나 근거자료는 없다. ●내소사~일주문 전나무 700그루 “날 반기네” 내소사는 예전엔 선계사,실상사,청림사와 함께 변산의 4대 명찰로 꼽혔다고 하나 나머지는 전란통에 타버렸다고 한다.내소사에서 인상적인 건물은 인조 11년(1633년) 중건됐다는 대웅보전(보물 제291호).못은 하나도 쓰지 않고 모두 나무를 깎아 끼워맞춰 지은 건물이다. 그 앞마당엔 고려때 만들어진 3층석탑과 동종,1000년 수령의 군나무가 내소사의 고색창연함을 대변해준다. 내소사 경내에서 매표소 못미처 나오는 일주문까지는 빽빽한 전나무 숲길.80∼200년 수령의 전나무 700여그루가 600m 남짓한 길 양편으로 빈틈없이 들어서 있다.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숲길을 걸어 매표소 쪽으로 향했다.전나무의 맑은 향기가 온 몸 깊숙하게 파고든다.마치 도심 공기에 찌든 뇌가 씻겨지는 듯 시원함이 느껴진다. 부안 글·사진 임창용 기자 sdargon@ [가이드] 낙조 못보면 후회해요 ●가는 길 변산반도는 해안도로인 30번 국도만 따라가면 내·외변산 대부분의 관광지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내변산 매표소를 산행기점으로 하려면 서해안고속도로 부안IC∼30번 국도∼736번 지방도 코스를 이용해야 빠르다.반면 내소사를 기점으로 하려면 줄포IC∼710번 지방도∼23번 국도∼30번 국도 코스가 좋다. ●숙박 내변산 쪽엔 숙박업소가 별로 없고 해변쪽에 많다.특급호텔이나 콘도는 없지만 깨끗하고 전망 좋은 여관이나 민박은 많다.요즘은 여름 성수기가 아니기 때문에 값도 저렴한 편.새만금 인근의 변산온천 리조텔(063-582-5390),격포항 근처의 수협 바다모텔(〃-581-3102),모항 근처의 모항레저(〃-584-8867),호텔 썬비치(〃-584-8030) 등이 비교적 시설이 좋다. ●변산 낙조 변산반도를 여행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가 낙조.변산 낙조는 특히 빛깔이 곱기로 유명하다.서쪽 해안 어디서나 낙조를 감상할 수 있지만 그중 변산,격포,고사포 해수욕장의 낙조가 장관이다. 특히 내변산의 월명암 뒤 낙조대에서 보는 일몰은 동해안 낙산의 일출과 견줄 정도로 절경을 이룬다.이곳은 전망도 좋아 변산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문의 부안군청 문화관광과(063-580-4224). [식후경] ‘소아새탕' 식도락가 유혹 서해안 조개중 최고로 치는 백합은 부안의 대표적 특산품.예부터 임금님 진상품으로 부안 백합을 올렸다고 한다.싱싱한 백합은 회로 먹기도 하지만 백합죽이 별미다. 변산의 식당 대부분이 죽을 내지만 부안읍 동중리 부안터미널 인근의 계화식당(063-584-3075)의 백합죽이 맛있다. 흰쌀에 백합 속살을 넣어 죽을 쑨 뒤 김과 깨소금을 고명으로 얹어 먹는다.참기름을 듬뿍 넣어 비린내를 제거하는 것이 포인트.6000원. 좀 독특한 것을 맛보려면 부안읍 대림아파트 정문 앞에 있는 ‘부림갈비’(063-583-3800)의 ‘소아새탕’을 먹어보자.소아새탕은 쇠고기와 아귀,새우(중하)에서 따온 이름.이 세가지 재료에 야채와 양념을 넣어 끓여낸다.다른 지역에서도 소아새탕을 내는 식당이 있지만 식도락가들은 부안의 소아새탕을 최고로 친다.시원하고 얼큰한 맛으로 식사와 술안주로 좋다.2만원 짜리 한 냄비면 2명이 먹기 적당하다. 회를 먹고 싶으면 격포항 앞의 격포 어촌계 수산물직판장에 가자.A·B동 2개 건물 안의 20여개의 좌판에서 자연산·양식 활어를 회로 쳐 준다.4만원만 내면 3∼4명이 자연산 우럭(1㎏) 회를 매운탕과 함께 먹을 수 있다.
  • 동판 위에 그린 혼돈과 질서 ‘源形’ 찾기/ 이종상 서울대 교수 초대전

    일랑(一浪) 이종상(65·서울대 미대 교수·박물관장).그는 우리 시대 화격과 인격을 함께 갖춘,몇 안되는 원로작가 가운데 하나다.화려한 이력만 믿고 홀로 고고한 경지에서 노니는 ‘앙천거사(仰天居士)’형의 원로들이 없지 않은 우리 화단이기에 그의 성실과 겸손은 더욱 빛난다.오는 8월 서울대 교단을 떠나는 그는 “이제 나도 비로소 전업작가가 되게 됐다.”며 화가로서의 새 출발을 다짐했다.많은 ‘교수작가’들이 전업작가를 보는 눈과는 사뭇 다른 따스함이 느껴지는 말이다. 일랑은 제2의 화업을 서울 인사동 선갤러리에서 시작한다.21일부터 새달 17일까지 이곳에서 열리는 ‘일랑 이종상 초대전’은 개인적으로는 물론 화단 전체로서도 뜻깊은 자리다.전시에는 일가견이 있는 그이지만 이번 전시를 앞두고 “데뷔하는 자의 설렘”에 빠져 있다. 일랑의 작업세계는 실로 광대무변하다.그림을 통해 역사의식을 강조해온 그는 왕조의 어진(御眞)이나 역사적 인물들의 초상제작에 관여해 적지 않은 표준영정을 남겼으며,역사적 의의가 담긴 독도 시리즈도애착을 갖고 그렸다.지난 77년부터 독도문화운동을 펼쳐온 그는 “민중화가는 다 어디 갔느냐.”고 일갈할 정도로 독도 사랑이 남다르다. ●질료가 사상과 철학을 낳는다 일랑 조형작업의 완결편은 단연 ‘원형상(源形象)’시리즈다.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원형상-흙에서’‘원형상-천지’‘원형상-기원’ 등 6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지난 10여년 동안 그가 일관되게 추구해 온 ‘원형상’이란 무엇인가.평자들은 종종 그 발상의 근원을 태초의 혼돈,즉 카오스에서 찾는다.천지창조 이전의 혼돈,그 절대자연에 대한 원초적인 비전을 형상화한 것이 ‘원형상’그림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카오스의 배후에는 질서,곧 코스모스가 내재한다는 점이다.그림의 철학적인 의미를 떠나 빼어난 현대 예술작품들에서는 흔히 카오스와 코스모스가 결합된 ‘카오스모스(chaosmos)’를 발견하게 된다.단순한 카오스에서 한걸음 나아가 이 ‘무질서 속의 질서’를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원형상’그림 이해의 요체다.현대의 많은 예술가들이 카오스모스의 세계를 추구하는 것은 세계관과 가치관의 중심을 잃어버린 오늘날의 혼돈상을 반영하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수묵·채색·극사실에서 추상표현주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조형세계를 추구해온 일랑은 여러 재료와 매체를 활용해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판화·장지화(壯紙畵)·동유화(銅釉畵)·벽화 등이 그것이다.“질료가 사상과 철학을 낳는다.”고 믿는 그는 “재료와 기법은 먹이사슬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어 질료에 따라 기법이 달라지게 마련”이라고 말한다.그가 즐겨 사용하는 동유화 기법은 채색의 영구성을 모색한 끝에 얻어낸 것.그림의 박락현상을 막기 위해 접착제 없이 그릴 수 없을까 고민한 끝에 개발한 것이 바로 동유화다.그림의 질료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그는 ‘국민작가’ 박수근을 “질료를 완벽하게 해석하고,그것을 뛰어넘은 작가”로 평가한다. ●한국미술 단절 거듭… 안타까울 따름 한국미술의 원형이 벽화에 있다고 보는 그에게 벽화 연구와 제작은 필생의 화두다.고구려 벽화를 낳은 주인공들은 중세의 연금술사처럼 완벽한 쟁이였으며 철학·건축·화학 등 여러 학문에 통달한 ‘르네상스적 만능인’이었다는 게 그의 생각.이번에 출품하는 신작 ‘원형상-기원’(2003년)은 고구려 고분벽화에 등장하는 삼족오(三足烏)의 형상을 슬쩍 옮겨놓은 것 같아 눈길을 끈다.굵직한 선이 일필휘지의 강렬한 힘으로 다가온다.“터럭 하나에 우주가 깃들어 있음을 보지 못하는 작가라면,대붓을 휘둘러 본들 헛손질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그는 “지극히 미시적인 것은 지극히 거시적인 것과 통하는 법”이라고 강조한다. 일랑이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한국미술이 재료·기법적인 측면을 아우르지 못한 채 양식사에 치중,단절을 거듭해 왔다는 점이다.고구려 벽화는 고려시대를 통과하며 사라졌고,고려불화는 조선조 수묵화에 밀려 자취를 감췄다.조선의 미술은 다시 일제시대를 지나면서 일본화의 영향을 받아 기진맥진했으며,해방이 되자 ‘야마토에’,즉 일본화의 전통은 곧바로 퇴장했다.기존의 한국화 역시 서양화의 위세에 눌려 기를 펴지 못했다.이런 상황에서 ‘한국미술의 자생성’이라는 문제를 누구보다 먼저인식,스스로 연구하고 실천해온 일랑의 업적은 적극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번 전시는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현대식 건물로 새 단장한 선갤러리에서 열리는 첫 전시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26년의 역사를 지닌 선갤러리는 앞으로 아트숍과 아카데미 공간 등을 확보,아트상품 판매와 미술교양강좌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02)734-0458. 김종면기자 jmkim@
  • [길섶에서] 흙길 예찬

    도시의 길은 온통 콘크리트다.흙으로 된 길은 여간해선 찾아보기 힘들다.우리의 후각이 구수한 흙 냄새를 잊어버린 지도 오래다.코흘리개 적 맨발로 흙길을 걷고 뛰놀 때-발바닥에 와닿는 흙의 보드라움과 모래돌멩이의 까슬함,발가락에 낀 나뭇잎의 따끔거림.다시 느끼고 싶은 그립고도 살가운 감촉들이다. 소시민들에겐 휴일,숲속의 흙길을 만나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흙길은 어머니 품처럼 푸근한 자연의 맛을 안겨준다.산림욕의 상쾌함에 앞서 발 밑에서 올라오는 푹신한 감흥이 온몸을 자극한다.이름 모를 나무를 포옹하고 허공을 쳐다보라.5월의 햇살에 더욱 반짝이는 나뭇잎들,그 사이로 드러난 푸른 하늘,초록이 더해가는 산마루.한줄기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흙길 예찬은 입에서 스스로 터져나오고야 만다. 흙길 위에 만든 나무계단을 밟고 내려오거나 그루터기 위에 지친 몸을 잠시 맡겨도 예찬론은 나온다.숲속의 흙길을 밟은 날은 하루가 즐겁다. 흙길 같은 부드러움,요즘 우리 각박한 세상사에선 찾아보기 힘든 것인가.세상 예찬을 소리 높여 부르고 싶다. 이건영 논설위원
  • ‘남성의 변신’ 셔츠로부터

    ‘남성의 변신은 셔츠부터.’ 형형색색의 컬러셔츠,꽃무늬 패턴 셔츠,스트라이프(줄무늬) 패턴 셔츠 등 다양한 ‘패션 셔츠’가 남성 패션을 리드하고 있다. 20대 후반∼30대 초반의 ‘뉴서티(new-thirty)’층에게 패션 셔츠는 정장과 캐주얼을 다르게 연출할 수 있는 중요한 아이템.무엇보다도 적은 비용으로 패션 감각을 살릴 수 있다는 장점으로 각광받고 있다. ●화려하게 주5일 근무제의 확산으로 타이를 매지 않은 셔츠 차림을 선호하기 시작한 데 이어 TV드라마 주인공들이 눈에 띄는 화려한 컬러의 ‘예사롭지 않은’ 셔츠 하나로 다양한 코디를 연출하면서 패션 셔츠는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기장은 허리를 살짝 덮을 정도로 짧아져 꺼내 입으면 캐주얼하고,넣어 입으면 포멀하다.얇은 면이나 실크 등을 사용하고 주머니가 없어 몸의 실루엣을 그대로 살려 자연스러운 멋이 난다.꽃이나 과일,식물 무늬로 스트라이프 패턴을 만들거나 부분적으로 브랜드 로고를 프린트해 화려한 느낌이다. LG패션 헤지스의 이종미 디자인실장은 “패션 셔츠는 딱딱한 정장에 묻혔던 남성의 패션 감각을 부활시키고 있다.”며 “여기에 목걸이가 보일 정도로 셔츠 단추를 풀고,어깨에 매는 숄더백,정장용 스니커즈 등을 매치하면 더욱 멋스럽다.”고 조언했다. ●고급스럽게 드레스 셔츠도 최근 추세에 맞춰 가슴·허리·엉덩이 부분을 슬림하게 조정해 젊은 느낌의 세련되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변화하고 있다. 패턴은 여전히 스트라이프가 강세다.화이트를 기본으로 한 밝은 색상을 중심으로,나뭇잎·흙·태양과 같이 자연을 모티브로 하는 색상도 부상하고 있다.소재는 예년에 많이 사용된 레이온과 폴리 합성소재보다 세탁시 헤지거나 마모되는 비율이 적은 면 100%의 원단·실크·리넨 등 천연섬유가 많아졌다. 제일모직 셔츠 디자이너 신민정씨는 “산뜻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멋을 내고자 한다면 스트라이프 셔츠가 좋다.살찐 체형은 기본 스트라이프로 날씬한 효과를 줄 수 있다.마른 체형은 굵은 선이 들어간 셔츠가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최여경기자
  • 도시개발公 ‘엉터리’ 경영

    임대아파트 건립·분양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시도시개발공사가 ‘엉터리 경영’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6일 “최근 도시개발공사에 대한 감사 결과,임대아파트 입주자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70건의 문제점이 드러나 관련 직원 2명을 징계하고 5명을 문책했다.”고 밝혔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임대아파트 입주자의 요청으로 계약이 해지돼 입주권을 상실한 주민을 다른 지역 임대아파트 입주자로 선정하는 ‘행정착오’가 있었다.임대아파트 입주자의 주택 소유 사실이 확인되거나 9개월 이상 임차료를 체납했을 경우,계약을 해지하거나 주택을 돌려받아야 하는데도 명도소송 등 행정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도 10여건에 달했다. 직원들의 ‘모럴 해저드’도 감지됐다. 도개공 전산 관련 직원 4명이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의 심의없이 사장 방침에 따라 1주일간 유럽 3개국을 다녀왔다.이들의 여행은 비록 공무였다고는 하지만 1000여만원의 여행경비를 전산프로그램 구축 용역업체에 떠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택지조성 및 아파트 건설분야에서도 곳곳에 허점을 드러냈다. 상암동 택지 부지의 바닥을 메우는 흙을 애초 시공사가 부담하기로 설계에 반영했다가 개인 공사장에서 나온 공짜 흙으로 메워 토사운반비 등 2억원이 절감됐음에도 1년이 넘도록 감액 설계 변경을 하지 않았다.택지조성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 용역이 끝난 상태에서 시정개발연구원에 다시 실행 전략을 수립토록 해 원래 조성계획과 가로망이 달라져 수천만원의 추가 용역비 부담을 자초했다. 욕실 거울 뒷면,주방싱크대 뒷면에 타일을 붙이는 등 불필요한 부분을 시공,예산을 낭비하고 공사비를 부풀린 행위도 적발됐다.타일공법을 변경하면서 ‘계약낙찰률’ 대신 ‘협의 단가’를 적용,공사비를 과다 지급하기도 했다. 90여곳에 달하는 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 소장을 계약직으로 채용하면서 대부분 도개공 전직 직원으로 충당한 것도 지나친 ‘전관예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1989년 설립된 도개공은 뉴타운 조성,임대아파트 10만가구 건설 등 서울시의 주요 정책에 따라 예산이 지난해 8636억원에서 올해 1조 3679억원으로 58%나 증가하는 등 점점 비중이 커지고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韓國戰 정전 50년 양민학살 재조명

    한국전쟁이 끝난지 50년이 지났는데도 몸서리쳐지는 아픔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당시의 양민학살 현장에서 최근 유골이 잇따라 발굴되면서 유가족들을 중심으로 학살사건의 진상규명과 피해보상,명예회복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다. ■경남 산청 외공리사건 경남 산청군 시천면 외공리 소정골에서는 3년 전부터 매년 4월5일 위령제가 열린다. 소정골에서 양민들이 학살됐다는 소문은 2000년 5월 14일 사실로 확인됐다.진주와 산청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앞장서 현장에서 250여구의 유골과 유품을 발굴했다. ●통비(通匪)로 몰린 마을주민 떼죽음 당시 발굴작업을 지켜본 참석자들은 설마하다 쏟아져 나오는 유골을 보며 치를 떨었다.굴삭기가 땅을 1m쯤 파내려가자 희생자들의 유골이 무더기로 발견됐다.어린이와 부녀자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도 다수 있었다.발굴단은 당초 6기의 무덤을 모두 발굴키로 했으나 1기에서 엄청난 유골이 나오자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발굴된 유골만 수습해 합장하고 작업을 중단했다. 발굴작업을 주도했던 ‘지리산 외공리 민간인학살 진상규명대책위원회’ 김영이 사무국장은 “뒤엉켜 있는 유골을 보면서 할 말을 잃었다.”면서 “예상보다 훨씬 많은 유골이 나와 작업을 중단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국전 당시 거창·함양에서 양민들이 빨치산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학살당한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낮에는 태극기를 게양하고,밤에는 인공기를 꽂는 상황이었지만 국군들은 양민들을 통비(通匪)로 몰아 무차별 처형했다.당시 열한살이었던 강복석(63·진주시 상봉서동)씨도 “학살현장에서 2시간 정도 총소리가 들렸고,골짜기에서 나온 군인들이 삽과 곡괭이를 강물에 씻는 것을 보았다.”고 증언했다.이곳에서의 학살은 사건발생 10년만에 신문보도로 드러났지만 이듬해 일어난 5·16쿠데타로 다시 어둠속에 묻혔다. ●유골 쏟아져 작업중단 외공리 대책위는 누가 무엇 때문에 죽었는지를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지난 3월 개혁당 김원웅 의원을 통해 국회에 청원도 했다.외공리 대책위 서봉석 실행위원장은 “민간인에 대한 집단학살은 반인륜적인범죄”라며 “한국전이 끝난지 50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진상규명이 안됐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산청 이정규 기자 jeong@ ■경북 경산 코발트광산사건 경북 경산시 평산동 폐(廢)코발트광산 인근 대원골에서 최근 한국전쟁 직후 학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민간인의 두개골·치아 등 25점의 유골과 신발밑창 등 다량의 유류품이 발견됐다.2000년 3월 폐쇄된 코발트광산 입구 및 갱도 속에서 한국전쟁 당시 처형된 희생자들의 유골이 무더기로 발견된 데 이은 것이다. ●70년대 초 정부가 갱도 입구 폐쇄 경산 폐 코발트광산 학살사건의 희생자는 35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들 대부분은 대구형무소 수감자와 국민보도연맹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이 사건이 터진 것은 50년 8월 중순쯤.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재소자와 보도연맹원들이 북측에 가담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전국적으로 대량 학살이 저질러질 때였다. 학살은 군경이 이들을 폐광산 위 수직갱도 주변으로 끌고가 총살하거나 산 채로 수직갱에 밀어 넣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고알려졌다. 이 동네에서 평생을 살아온 김모(73)씨는 “사건 후 폐광산 주변 계곡에서 흘러 나온 물이 온통 핏빛으로 물들고 악취도 심해 농사를 짓지 못할 지경이었다.”며 “그러다 70년대 초에 와서 정부가 갱입구를 시멘트나 흙,철망으로 막아 버렸다.”고 증언했다. 이 사건은 95년 평산동청년회 등이 중장비를 동원,광산 입구를 파내면서 세상에 알려졌다.그러나 이후 5년여간 방치돼오다 ‘경산시민모임 민간인학살대책위(위원장 장명수·47)’가 구성되면서 본격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2000년 첫 확인… 본격 진상조사 경산시의회도 지난해 말 ‘경산 민간인학살 특별위원회’를 구성,학살현장 확인 등 조사활동을 벌인 뒤 관련 특별법 제정을 정부에 건의했다.유족과 시민모임대책위는 2000년부터 매년 7월에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경산유족회 이태준(66·민간인 희생자 전국유족회 상임대표) 공동대표는 “군경에 의해 억울하게 죽어간 희생자들에 대한 명예회복과 보상문제를 제쳐 두고라도 50여년간 구천을 헤메고 있을 원혼을 달래려면 정부 차원의인도적인 진상규명과 유골 수습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경산 김상화기자 shkim@ ■대전 산내사건 대전 ‘산내학살사건’의 희생자는 7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대전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제주 4·3사건 관련자 300명,여순반란 및 보도연맹사건 관련자 3000여명에다 민간인들도 상당수 희생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건이 터진 것은 1950년 7월 초에서 중순 사이.북한 인민군이 내려오고 있다는 말에 군경이 대전 동구 산내동(당시 충남 대덕군 산내면 골령골) 계곡에 이들을 모아놓고 2차례에 걸쳐 대대적인 학살을 저질렀다. 첫번째 학살은 7월4일부터 6일까지 사흘 동안 이뤄졌다.대전형무소 수감자 3000여명을 트럭으로 이곳에 실어온 뒤 총살했다.2차 학살은 17일 같은 곳에서 있었다.이 때 여성 등 민간인들도 상당수 포함됐다. ●美국립문서보관소 관련자료 나와 지난해 4월 발굴된 영국 데일리 워커지 앨런 위닝턴 기자의 증언록 ‘나는 한국에서 진실을 보았다.’는 “학살 직후 현장엔 6개 구덩이에 7000여명이 묻혀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그는 “인민군이 금강을 돌파하자 이날 새벽 남아 있던 대전형무소와 인근 교도소 정치범 등을 트럭 1대에 100명씩 모두 37대에 태워 옮긴 뒤 학살했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의 관심으로 바깥에 알려졌다.충북 영동 노근리 학살사건으로 군경에 의한 학살사건이 공론화되자 이 단체는 99년 10월 ‘산내학살사건 민간조사단’을 구성하고 진상조사에 나섰다.같은 해 12월에는 이 사건과 관련된 증거가 나왔다.미국 국립문서보관소의 비밀문서가 해제된 뒤 탐라대 이도영 교수가 아버지를 잃은 4·3사건 관련자료를 뒤지다 이를 발견한 것이다. ●“최고 상층부서 지시” 기록 비밀문서에는 “사흘간 대전형무소 수감자 1800명이 산내에서 학살됐다.”며 “이는 최고 상층부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적혀 있다.그러나 위닝턴 기자는 증언록에서 “미군의 지시로 일어난 학살사건 중 하나다.”고 밝혀 누구의 지시로 학살사건이 이뤄졌는지는 아직도 불투명하다. 유가족과 대전참여연대는 2000년부터 매년 7월8일 희생자들의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특별법청원 박재욱의원 제주 4·3사건의 진상조사와 명예회복이 추진되면서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한국전쟁 전후의 양민학살 사건에 대한 국회 차원의 관심도 탄력을 받고 있다.개혁당 김원웅 의원 등이 발의한 법률안 2건이 계류돼 있고,경북 경산 등 전국적으로 15곳에 이르는 사건의 특별법 제정 청원이 24건이나 된다. 지난 해와 올해 두 차례 입법청원을 낸 한나라당 박재욱(사진·경북 경산·청도) 의원과의 일문일답. 청원서를 내게 된 배경은. -경산에 코발트 광산이 있었는데 6·25 직후에 3500명 가량이 갱도에서 처형됐다.규모로는 전국에서 제일 클 것이다.3∼4년 전부터 유족과 지역주민들의 제기로 진상조사가 이뤄지기 시작해 경산시의회 등에서 청원이 올라왔다. 요구사항은 무엇인가. -진상조사와 명예회복이다.피해보상까지 해주면 좋지만 현재로선 기념식과 위령탑 건립을 바라고 있다. 사실 이념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당시에는 법도 없었고 재판절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양민이 상당수 무고하게 희생됐을 것으로 본다. 최근 예결위에서도 정부의 지원을 요구했는데. -행정자치부는 당시 사정을 알 수 있는 서류나 증거물이 미비하다며 국회나 기타 신뢰성 있는 조사기관이 진상조사를 실시하면 정부 차원에서 적극 협조하겠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예산 문제다.조사가 시작되면 아마 전국적으로 피해 신고가 봇물처럼 올라올 것이다.일개 부처에서 손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다. 국회 차원의 조사 활동은. -곧 시작할 것이다.공청회도 해야 한다. 박정경기자 olive@
  • “초보자 완주가능 평탄한 코스”/ 18일 대한매일 하프마라톤… 황영조의 코스분석

    오는 18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일원에서 펼쳐질 제2회 대한매일 하프마라톤대회의 코스는 대체로 평탄한 것으로 평가된다.초보자라도 레이스를 펼치기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중간 중간에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지만 표고차가 크지 않아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건국 이후 첫 남자마라톤 금메달을 딴 ‘몬주익 영웅’ 황영조 감독(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은 “보기 드물게 좋은 코스”라고 평가한 뒤 “초반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는다면 모든 참가자들이 완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황 감독의 구간별 코스 분석 및 레이스 요령. ●출발∼5㎞ 출발지점인 월드컵경기장 남측 주차장은 비교적 넓지만 1만명의 인파가 모이는 만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출발 신호와 함께 서로 선두에 나서기 위해 치열한 자리싸움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는데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초반에는 다른 참가자들이 자신을 추월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후반에는 반대로 자신이 다른사람들을 추월하는 것이 가장 좋은 레이스 요령이다. 초반 1㎞까지 그냥 물흐르 듯 따라가면 된다.뛴다는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걷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면 좋다.자칫 무리한 경쟁심리로 자리싸움을 펼치게 되면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목덜미에 땀이 배어나 올 정도까진 가볍게 달린다.초반에 평탄한 코스로 무리없는 구간이다.군중 심리에 휩싸여 오버페이스 하지 말고 차분하게 하면된다.3㎞가 지나면서 처음으로 약간의 오르막이 나오지만 표고차가 크지 않고,특히 초반이라 부담은 없을 것이다. ●5∼10㎞ 5㎞가 지나면서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된다.모든 참가자들이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한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코스는 무난하지만 날씨가 최대 변수다.땀이 많이 흐르기 때문에 음료수대를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반환점(7.5㎞)이 가까워오면서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데 그리 심한 것은 아니다.그런데 이 반환점은 하프코스의 반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때문에 사전에 코스를 숙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10∼15㎞ 10㎞ 지점을 지나면 반을 뛰었다고 생각하면 된다.자신이 갖고 있는 힘의 80∼85%를 소비하면 된다.마지막 스퍼트가 남아있기 때문에 죽기 살기로 뛸 필요는 없다.결승선까지 걷는 것이 아니라 뛰어 갈 수 있도록 페이스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10㎞ 지점을 지나면서 선두 그룹이 확연하게 구분된다.평소에 꾸준한 연습을 해 온 사람은 이 때부터 실력이 나타난다.서서히 앞 사람을 추월하기 시작하는 것이다.작은 오르막 내리막이 있는데 이때는 내리막이라도 조심해야 한다.물론 내리막이 오르막보다 힘이 덜 들지만 이미 체력이 많이 소진된 상태이기 때문에 무리하면 안된다.14㎞를 조금 지나면 난지도 입구에 도착한다. ●15∼20㎞> 왕복 6차선길이 왕복 2차선으로 좁아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난지 3문을 통과해 난지로를 한바퀴 도는 코스다.초반 짧은 오르막이 있는데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이후 1㎞거리의 흙길이 두 군데 나온다.그러나 뜨거운 아스팔트보단 흙이 다소 레이스하기에 쉽기 때문에 오히려 참가자들에게 쾌적함을 줄 수 있다.그리고시원한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기 때문에 막판 땀으로 범벅이된 몸을 시원하게 식히고 마음의 여유도 찾을 수 있는 기회다. ●20㎞∼결승선 난지도를 무사히 돌아 나오면 저멀리 골인 지점이 보인다.이제부턴 사력을 다해야 한다. 체력이 떨어질대로 떨어졌지만 정신력이 필요한 구간이다.자신의 목표(완주나 기록)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마지막 스퍼트가 필요하다.자신의 목표가 기록단축이라면 이 구간이 평지라는 점을 감안,승부수를 띄워 볼 만하다. 정리 박준석기자 pjs@
  • “주민 찾아가는 경찰 평소 소신 지키고파”/ 서울 방배경찰서 김인옥 서장

    “요샌 하도 바빠서 입술이 다 터질 지경이에요.” 마음씨 좋은 누나처럼 수더분한 50대 처녀 서장,지리산 공비토벌대장의 딸,가출 소녀의 대모…,최근 서울 방배경찰서장에 임명돼 화제를 모으는 김인옥(金仁玉·51·총경) 서장을 가리켜 주위에서 일컫는 말들이다. 4월의 마지막 햇볕이 내리쬐는 30일 김 서장을 만났다.미소가 영락없는 어릴 때 누이의 모습이다.하지만 당찼다.김 서장의 이력이 문득 떠올랐다.경찰청 소년계장,경남 의령경찰서장,경기 양평경찰서장,서울경찰청 방범과장을 거치면서 쌓인 현장경험과 내공을 직감할 수 있었다.때문에 24시간 복잡하게 돌아가는 수도치안의 한 현장을 깔끔하게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김 서장은 현 경찰청의 김강자(金康子·58·총경) 여성청소년과장에 이어 서울에서는 두번째의 여자 경찰서장이다.저녁 순시에 나서는 김 서장의 뒤를 살짝 따라나섰다. ●“사소한 절도사건도 확실히 없애도록” 처음으로 찾아간 곳은 방배본동 동사무소 회의실.10여명의 관내 발전동우회 회원들이 잠시 회의를 중단하고 김 서장을 박수로 맞았다.기대감이 커서일까.지역 현안과 민원이 이들의 입에서 한꺼번에 쏟아졌다.한 남성회원은 “강력반을 동원해서라도 방배동 카페골목에 있는 호스트바를 없애 달라.”고 부탁했다.주부 한준희(50)씨는 “학원과 독서실에서 밤 늦게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길거리 안전을 체크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서장은 주민들의 갑작스러운 ‘공세’에도 당황한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김 서장은 “현행법상 호스트바를 완전히 없애기는 쉽지 않다.그러나 열심히 단속,서장으로 있는 동안 호스트바를 없애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아울러 밤마다 골목 순찰을 강화하고 늦게 귀가하는 학생들에게 경찰 순찰차를 태워주겠다고 약속했다. 김 서장은 강도사건은 물론이고 사소한 절도 하나라도 없애달라는 것이 주민들의 바람이라는 점을 몇차례 강조했다.관내 아파트의 안방에서 경찰서까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 받는 ‘넷폴’(netpol,internet police) 시스템을 25일부터 가동한 것도 이 같은 취지다.김 서장은 “주민의 곁으로 찾아가는 경찰상을 확립하는 게 소신”이라고 거듭 역설했다. ●서장이 우리를 찾은 것은 처음 ‘강남’에도 ‘잘 나가는’ 사람만 사는 건 아니다.호화 빌라의 높은 담벼락 옆으로 외로움과 빈곤,병마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 동사무소를 나선 김 서장은 밤 9시30분쯤 라면과 두유 한 박스씩을 사들고 방배본동 주택가로 향했다.서초구청측이 전세로 마련한 방 2개짜리 단독주택에 60,70대 할머니 네 분이 서로를 의지하며 살고 있었다. 할머니들은 “경찰서장이 찾아오다니 오래 살고 볼 일”이라며 반갑게 맞았다.그런 할머니들이 안쓰러웠는지 김 서장의 눈가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혔다.김 서장과 할머니들이 4평 남짓한 방안에 자리를 잡자 그나마 좁은 방이 더 좁게 느껴졌다.김 서장은 양창순(76) 할머니의 손을 꼭 잡은 채 “흙도 많이 밟고 성경도 읽으면서 고운 모습 간직하고 오래 사세요.”라고 당부했다. ●아버지도 평생 경찰에… 피는 못 속여 이곳을 나서면서 김 서장은 “퇴직 후 경찰 출신 퇴직자들과 어울려 살 수 있는 양로원을 하나 마련하는 게 꿈”이라면서 “함께 의지하고 봉사하면서 말년을 보내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집안 내력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1950년대 지리산 공비토벌대장을 지낸 선친 김호연씨의 경찰 이력을 딸이 그대로 물려받은 듯했다.김 서장도 “평생 경찰에 투신한 아버지를 지켜보면서 법과 질서를 지키는 데 일조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어릴 때 집에서 고아원을 운영한 탓에 다른 사람을 돕고 봉사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고 덧붙였다.2001년 서울청 방범과장 시절에도 의경들과 함께 집 없는 노인들을 위한 복지 시설인 용산 ‘사랑의 집’을 한달에 두차례씩 찾았다. 김 서장은 “계속 일에 매달리다 보니 혼기도 놓치고 어느새 나이 50을 넘겼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가출소녀에 대한 각별한 관심 밤 10시쯤 찾은 곳은 방배동 카페골목과 사당동 먹자골목.비행 청소년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김 서장은 18년 동안 일선서와 경찰청 청소년계에서 ‘청소년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가출한 애들을 찾으러 종종 찾았던 곳”이라고 했다. 밤이 깊어지자 인파도 조금씩 늘어났다.김 서장은 “새벽녘이 되면 이곳에서 가출 청소년들을 쉽사리 찾을 수 있다.”면서 “90년대 중반 경찰청 여성청소년계장으로 있을 때는 신촌,강남역 등 서울지역 번화가는 가지 않은 곳이 없다.”고 말했다. 아픈 기억 하나.지난 96년 서울 미아리 사창가에서 10대 여학생 둘을 빼낸 적이 있었다.연락을 받고 찾아온 부모들은 “이미 내 자식이 아니다.”라며 발길을 돌렸다.소녀들을 반기는 곳은 이미 없었다.김 서장은 “청소년보호기관에 맡긴 뒤 경찰로서 한계를 많이 느꼈다.”고 돌아봤다. 아직도 그 일이 가슴에 남아서일까.김 서장은 여성부,여성단체와 협조해 매맞는 아내와 갈 곳 없는 소녀들을 장기간 보호할 수 있는 ‘여성 쉼터’를 관내에 지을 계획이다. 아귀찜을 전문으로 파는 음식점 주인 유순희(48·여)씨가 김 서장을 알아보고 인사를 했다.김 서장은 “단속하러 온 게 아니라 도와주려고 찾아왔다.”면서 “모두들 어렵지만 열심히 생활하자.”고 말했다.유씨가 “들어와서 식사라도 하고 가라.”고 팔을 잡아 끌었으나 김 서장은 “다음에 들르겠다.”며 간신히 손길을 뿌리쳤다. 경찰 점퍼 차림의 ‘뚜벅이’ 서장은 자정을 넘긴 시각,또 다른 골목길로 발걸음을 옮겼다.이두걸기자 douzirl@
  • 야생茶 연구 5년 ‘화개 작목반’ / 찻잎 따는 남자들

    “산에서 키운 찻잎을 곡우(穀雨·4월20일) 이전에 딴 우전차(雨前茶)가 국산 최고급품이지요.요즘 막 나오기 시작하는 우전차를 한번 맛보세요.한 입 머금은 향이 여운을 남기며 잊혀지지 않을 거예요.” 지난 주말 경남 하동 섬진강변의 화개 지역에서 야생차를 재배하고 만드는 농군 ‘다인’(茶人)들이 ‘부춘다원’에 모였다.30대 중반부터 40대 중반의 하동 토박이인 이들은 ‘화개야생차작목반’ 회원 6명 가운데 4명. 하동야생차 연구와 보존 등을 위해 5년전 ‘다심회’(茶心會)란 모임을 만들어 수시로 미팅을 갖고 토론을 해왔는데,최근 군청과 농협으로부터 지원을 받기 위해 모임 명칭을 작목반으로 바꾸었다. 찻잎을 처음 따내기 시작하는 시기라서 무척 바쁜데 마침 비가 와 모처럼 머리를 맞대고 앉게 됐다. 짧게는 5년,길게는 10년 이상 야생차를 만들어온 이들의 이야기는 소박하지만 거침이 없다. 먼저 부춘다원 주인인 여봉호(42)씨가 자랑하는 하동야생차의 가치. “야생차와 재배차,특히 우리 토종차와 일본에서 도입된 재배차는 흔히 산삼과 인삼에 비유됩니다.그만큼 맛과 향에서 차이가 나지요.특히 차나무 시배지(始培地)가 있는 하동 화개의 차는 통일신라시대 이후 국내 최고급 차로 인정받아 왔습니다.” ●통일신라 이후 화개차 최고급 인정 하동차는 통일신라시대 흥덕왕 때(828년) 대렴이라는 사람이 당나라에서 가져온 차씨를 쌍계사 아래에 심은 것이 퍼진 것으로 전해 내려온다.사실 현재의 하동차는 사람들이 퇴비를 주고 가꾸기 때문에 100% 야생차라고 하기는 어렵다.그러나 대부분 지리산 자락에서 화학비료와 농약을 전혀 쓰지 않고 재배하므로 국내에선 그래도 가장 야생에 가까운 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총무를 맡고 있는 최효승(42)씨는 야생차의 점차적인 ‘하산’에 대해 근심스런 표정을 짓는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재배지가 자꾸 평지로 내려오고 있습니다.야생차가 산자락에서 평지로 내려오다 보면 기존의 재배차와 차별성이 없어지고,고유의 맛을 잃게 됩니다.많이 재배하는 것 못지 않게 품질을 유지하는게 중요합니다.” 야생차에 대한 애착과 철학 때문인지이들에게선 소박한 농군의 이미지와 함께 도회적 다인(茶人)의 이미지가 동시에 풍긴다. 전통 방식으로 직접 차를 만들며 맛을 봐온 만큼 차에 대한 안목은 여느 전문가 못지 않다.사실 잎을 따고,솥에서 살짝 볶은 차(덖음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달라지는 미묘한 차 맛을 이들 만큼 현장에서 직접 느끼는 이들이 있을까. “녹차는 찻잎이 어릴수록 고급입니다.중국차 가운데 최고인 명전차(明前茶)는 항저우(杭州)의 룽징(龍井)에서 청명(淸明·4월5일) 전에 딴 것입니다.중국의 항저우보다 평균 기온이 낮은 우리나라는 요즘에 최고급 녹차가 나오고 있지요.” 차는 그 종류와 키우는 방식,덖는 정성에 따라 품질에 엄청난 차이가 난다.기계로 잎을 대량 채취해 증기에 쪄서 말린 것과,찻잎 하나하나를 따내 솥에서 손으로 비비며 덖어낸 수제차 맛은 확연하게 다르다. 같은 품종의 수제차라도 4월들어 처음 잎을 따낸 첫물차(우전)가 두번째(세작),세번째(중작) 따낸 것보다 품질이 훨씬 뛰어나다.그래서 한 등급 떨어질 때마다 차의 가격도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격식보단 좋은 사람들과 마시면 그만 이들은 일천한 맛의 경험만을 가지고 전문가인양 일반인들을 ‘무식쟁이’ 취급하는 사람들에 대해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자칭 차 전문가라고 하는 이들중 상당수는 독선적입니다.막연하고,애매한 말로 특정한 맛을 표현하고,그 맛이 아니면 모두 저급한 차로 취급하려는 경향이 있어요.그러나 고급,저급을 따지기에 앞서 차 맛은 다양하고,사람들의 입맛도 제각각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수염이 덥수룩한 이호복(40)씨가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목소리를 높인다.인근의 ‘곡천다원’ 주인인 그는 “야생차로 유명한 국내의 몇몇 사찰에서도 하동의 재배 농가들을 찾아다니며 차 맛을 보고 구입해간 뒤 사찰 브랜드로 판매도 한다.”고 귀띔한다. 이씨는 또 “차마시는데 격식을 따지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며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향과 맛을 음미하면 족하다.”고 말한다.단 기왕이면 찻잔은 흙으로 빚어 구운 것으로,물은 수돗물 보다는 생수를 끓여 적당한 온도(섭씨 60∼70도)로 식혀 마실 것을권했다. 적정량을 생산하면서도 고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이들의 노력은 눈물겹다.해발 800m 이상에서 서식하는 토착 미생물을 채취해 집에서 배양하고,이를 다시 퇴비 원료와 섞어 발효시켜 유기질 비료를 직접 만든다. 이렇게 만든 것을 산자락의 재배지에 일일이 뿌려주고,병충해가 생겨도 농약은 절대 안쓴다.화학비료를 쓰지 않기 때문에 병충해는 별로 생기지 않는 편이다.매년 4월초엔 고품질 차를 수확하기를 기원하는 제례를 올리는데,올해는 8일 행사를 치렀다. 이들은 다원을 찾는 단골손님을 중심으로 차를 판매한다.서울 백화점 등에서10만∼12만원 정도 하는 ‘우전’의 경우 6만∼7만원에 살 수 있다.부춘다원(055-883-9516),곡천다원(〃-883-5160). “지난해 제가 산자락 여기저기 산재한 야생차 재배지 3000여평에서 올린 수익이 1000만원 정도예요.사실 수없이 산을 오르내리며 찻잎을 따내고 거름을 주는 수고에 비하면 너무 적지요.그러나 돈만 보고 할 수 있나요.야생차는 제게 바로 삶이고 희망입니다.” 모임에서 ‘젊은 피’에 속하는 김종열(39)씨의 각오가 다부지다. 하동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 농사체험 주말농장 인기 / 상추·쑥갓 ‘쑥쑥’ 가족사랑 ‘솔솔’

    행복이 따로 있나요.완벽한 계획도,목돈도 필요없는 주말농장에 가면 가족의 기쁨이 소록소록 자라고 있다는 것을 느끼죠.”봄비가 부슬부슬 오던 지난 20일.주말농장의 명맥을 14년간 이어온 서울 서초구 대원농장에는 봄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농촌의 흙냄새와 푸른 공간을 느끼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댔다.지난 17일 파종을 시작했으니 많은 농장 가족들에게는 처음으로 주말에 밟는 흙이다.하긴 비 온다고 농사 안 짓더냐.농사를 핑계삼아 비에 흠뻑 젖어 보기도 하고,채소밭에 물 안주어도 되니 오히려 일석이조 인 것을…. 주말농장 경력 6년차 안영민(50·자영업)씨는 이제는 주말마다 흙을 밟지 않으면 ‘발에 가시가 돋는’ 농장지기. “작은 텃밭에서 가족이 함께 채소와 열매들을 가꾸고,그것들이 자라나는 것을 보면 우리 가족의 사랑도 익어가는 것 같다.”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주말농장 자랑이다. 대입 수험생 자녀를 둔 성혁(44·회사원)씨와 박선화(44·주부)씨,염정식(46·회사원)씨와 김은경(43·주부)씨 부부도 주말마다 풀내음을 맡은 지 각각2년,3년이 됐다. 고3 학부모라 아이들이 공부는 제대로 하는지 걱정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그러니까 더더욱 주말농장을 찾아야 한단다. “공부는 아이들이 알아서 하길 바라야지 부모가 옆에서 ‘해라,해라’ 한다고 되는 게 아니지요.여기에 오면 평일에 느꼈던 고3 학부모 스트레스도 어느 정도 해소가 돼요.”(염정식) “우리 같은 회사원에다 수험생 자녀까지 둔 사람들한테는 주말농장이 스트레스도 풀어주고,휴식도 안겨주면서 유기농 야채까지 주는 일석다조(一石多鳥)의 역할을 하는 고마운 곳이죠.”(성혁) 김은경씨도 얼굴에 싱그러운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주말농장이 생활의 활력이에요.한 주라도 거르면 애써 키운 것이 쭉정이가 돼버려 부지런해야 하죠.그렇게 부지런을 떨며 키운 것들을 수확하고 이웃에게 나눠줄 때의 뿌듯함이란 말로 설명하기 어렵죠.” 놀이동산에서 친구들과 롤러코스터를 타고 싶을 법한 아이들도 온몸에 진흙을 묻혀가며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곳곳에 흙이 묻어있는 상추 모종도 척척 안아든다. 이곳에서 10대째 밭을일구고 있는 대원농장주 김대원(49) 회장은 아이들을 보며 농장을 ‘농업예비군 양성소’라고 일컫는다. “우리나라 농업경쟁력이란 게 어디서 나오겠습니까.호미와 괭이를 잡아본 사람이 농사를 알고,땅을 알고,환경을 아는 것 아니겠습니까.여기는 작게는 일년지대계(一年之大計)인 농사를 배우게 하고 크게는 농림부와 환경부 장관,농경제학 교수 등을 배출하는 바탕이 되는 곳이지요.” 도시민들의 또 다른 휴식처가 된 대원농장에는 5000여평의 땅이 3평씩,1000여개의 작은 텃밭으로 이루어져 있다.주말농장 가족을 모집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벌써 1170개의 텃밭이 주인을 찾았다. 아직도 끊임없는 신청과 문의 전화에 대원농장의 안주인이자 농가주부회의 대모(代母) 최성희(46) 회장은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땅을 일궈 직접 채소들을 심고 김 매고 물 주며 땀 흘리다 보면 한주일 동안 쌓인 스트레스는 날아가고 일하는 기쁨을 새록새록 느끼게 된다.또 배추,호박,상추 등의 씨를 직접 뿌리고 김도 매고 가을에는 수확도 손수하면서 자녀들에게 자연의 이치를 자연스럽게 가르칠 수 있다.환경의 중요성과 노동의 신성함까지 느끼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그야말로 살아있는 교육의 현장이었다. 최여경기자 kid@ ■알고 시작하세요 주말농장은 우리 조상들이 집 근처에 자투리 텃밭을 이용해 신선한 채소를 직접 재배했던 ‘텃밭 문화’를 재현한 것이다.현재 전국에 3000여개의 주말농장이 운영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주말농장과 과수원의 임대 가격은 해당 지역 여건에 따라 다르지만 평당 1만원 안팎이다.1년에 3만∼7만원 정도의 임대료를 내면 3∼5평 정도의 텃밭에서 무,배추,상추,얼갈이,쑥갓,겨자채 등을 키울 수 있다.곳에 따라 농사에 서툰 도시민들을 위해 모종과 씨앗을 제공하는가 하면 수확 때까지 현장에서 농사기술 지도를 해주는 데가 있고,땅만 제공하는 곳이 있으니 사전에 경작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다. 농협과 서울시 농업기술센터,각 자치단체 등이 농장주와 도시민을 연결시켜 주는 등 주말농장 분양에 나서고 있다.보통 이르면 2월,늦게는 4월까지 분양한다.지금도 주말농장을 신청하기에 늦지 않은 시기. 그러나 신청 전에 흙을 만지는 수고와 시간을 꾸준히 투자할 자세가 돼 있는지 진지하게 되물어 보자.섣불리 뛰어들었다가는 중도에 포기할 수 있다. 주말농장뿐만 아니라 주말 과수원,주말 목장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과수원은 사과,배,복숭아,포도,감,밤,유자 등을 키울 수 있는 곳으로 임대 기간은 1∼3년이다.참여 회원당 5그루 정도 분양한다. 목장은 주로 사슴 종류를 개인에게 1∼3마리 정도 분양하지만 꽃사슴 1년생의 경우 최소 50만원,위탁관리비 10만원 정도로 비싼 편이다. 농협 홈페이지(nonghyup.com)와 서울시 농업기술센터 홈페이지(agro.seoul.go.kr)에서 각 농장에 대한 상황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 주말농장닷컴(www.jumalnongjang.com),검단산 주말농장(www.gumdansan.co.kr),덕소주말농장(www.ok-farm.com),쉼터주말농장(www.swim-teo.co.kr),우림주말농장(www.woorimfarm.com) 등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최여경기자
  • [녹색공간] 멀지만 가야할 길

    봄비 내리는 밤,밤새 요란하도록 처마 끝의 풍경소리가 왱그렁거린다.진달래꽃들 저 비바람에 하마 다 져 내리는 것 아닐까.햇살이 환하다.머위나물 잎들과 참취 잎을 뜯어 개울가에서 씻는다. 따르르르르 따르르르르 저만큼 오동나무가지에 앉은 오색딱따구리의 나무 쪼아대는 소리가 바쁜 목탁을 치듯 골짜기 가득 울리고 개울건너 호랑지빠귀 두 마리 화답을 하듯 휘 휘 거린다. 진달래 붉은 꽃 그늘 아래 청띠 신선나비,배추흰나비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늘거린다. 주룩주룩 봄비도 오고 했으니 고사리 순들이 좀 올라 왔으려니 하고 뒷산에 오르는데 군데군데 흙이 푹푹 파헤쳐져 있고 길가 여기저기 쓰레기처럼 버려져 있는 것들,다가가 보니 춘란뿌리들이 허옇게 뿌리를 뒤집고 뒹굴고 있다. 누군가 마구잡이로 캐어 가다가 무겁고 귀찮아서 골라내고 휙 던지고 갔을 춘란들,정말이지 못된 사람들,그런 인간들이 그래도 밖에 나가서는 난을 키웁네 뭐네 하며 제법 고상한 취미를 가졌노라고 거드름을 피우겠지. 이건 얼마짜리 난이다.이건 더 비싼 얼마짜리다.모든 것들을 돈의 중심으로 가치를 재는 것이 세상의 실정이고 보니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한 것인가.누굴 탓하겠는가.너 뿌리내렸던 곳 그립고 힘들겠지만 그래도 잘 살아보려무나.난 뿌리들 주워 소나무 숲 그늘아래 심어두고 내려온다. 어찌 춘란뿐이겠는가.나 사는 골짜기뿐이겠는가.며칠전 새만금간척사업중단과 전쟁반대 등 세상의 평화와 생명존중을 위하여 부안 해창바다에서부터 서울 광화문까지 삼보일배의 행진을 하는 자리에 갔다. 어린아이에서부터 나이든 할머니까지 절을 하며 걸어가는 한마음의 자리에서 시를 한편 읽었다. 나 아주 어려 벌거숭이의 몸을 내맡겼었다/ 뻘밭 가득 뛰어놀던 짱뚱이 같은 아이들과/ 게걸음치며 달려가던 농게 같은 아이들과/ 온몸에 갯뻘을 바르며 뻘 싸움을 하고/미끄럼틀을 만들어 놀이터가 되어주었던/ 푸른 것들이 찬란한 것들이 치솟고 일렁이던/뻘밭의 바다//내게 만약 끔찍한 저주가 있다면/ 그 뻘밭을 막아 없애려는 무리에게 쏟아내야겠네/ 내게 만약 죽음보다 더 지독한 증오가 있다면/ 그 뻘밭을팔아 배 부르려는 무리에게 퍼부어야겠네//싱싱한 것들로 온통 번쩍이는 생명으로 꿈틀거리는/ 소중한 선물의 뻘밭/ 살아서 아름답게 흘러온 것들 흐르는 대로 두어야 하듯/ 밀물과 썰물로 들고나는 뻘밭의 바닷길을 막아서는 아니 되네/ 이 땅에 내린 축복의 뻘밭 우리 아이들에게 돌려주어야 하네/ 그 뻘밭의 바다에 순결한 입맞추며/ 엎어지고 자빠지며 내달리게 해야 하네// 이제 우리 해창바다에서 광화문까지 삼보일배로 나아가네/ 사랑으로 나아가네 뉘우침으로 참회로 간절함으로 나아가네/ 그 길 한걸음 한걸음에 전쟁반대와 평화기원의 마음으로/ 그 길 무릎꿇고 엎드린 자리 자리마다에/ 새만금의 갯벌에 생명과 평화를 소원하는 마음으로/ 해창바다에서 광화문까지 삼보일배로 나아가네 임중도원(任重道遠),짐은 무겁고 길은 멀다.그러나 무거운 짐 우리가 서로 나누어지지 않는다면,멀고 먼 그 길에 한걸음의 걸음 보태지 않는다면 인류의 미래는 없다. 박 남 준 시인
  • 무영문학상에 소설가 이현수씨

    ‘흙’의 작가 이무영의 문학정신을 기리고자 만든 ‘무영문학상’ 제4회 수상자로 소설가 이현수(사진)씨가 선정됐다. 수상작은 ‘토란’(문이당 펴냄)이고 시상식은 오는 19일 오후 1시30분 음성 청소년 문화의 집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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