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 대부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 돼지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 무인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 법인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230
  • [儒林 속 한자이야기] (81)野合(야합)

    儒林(383)에는 ‘野合’(들 야/합할 합)이 나오는데, 이 말은 ‘夫婦(부부)가 아닌 男女(남녀)가 서로 情(정)을 통하거나 좋지 못한 목적(目的)으로 서로 어울림’을 뜻한다. ‘野’의 原字(원자)는 ‘’(야)이다.‘’는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숲’과 거기에 세워놓은 ‘男根石(남근석)’의 모양을 본뜬 ‘ ’(두)를 합한 會意字(회의자)라는 설이 흥미롭다. 이 글자는 뒷날 밭(田)과 흙(土)을 합하고, 다시 音符(음부)에 속하는 ‘予’(여)를 더한 형태인 ‘野’로 바뀌었다.用例(용례)에는 ‘野心(야심:무엇을 이루어 보겠다고 마음속에 품고 있는 욕망이나 소망),下野(하야:시골로 내려간다는 뜻으로, 관직이나 정계에서 물러남을 이르는 말)’ 등이 있다. ‘合’자는 뚜껑이 덮인 그릇 모양을 본뜬 것으로 ‘그릇’이 본래 의미였으나 점차 ‘서로 합하다’‘모이다’‘만나다’ 등과 같은 派生(파생)된 뜻이 더 널리 쓰였다.用例로는 ‘合格(합격:시험, 검사, 심사 따위에서 일정한 조건을 갖추어 어떠한 자격이나 지위 따위를 얻음),談合(담합:서로 의논하여 합의함),意氣投合(의기투합:마음이나 뜻이 서로 맞음)’ 등이 있다.史記(사기)에 의하면 숙량흘(叔梁紇)은 안씨(顔氏)의 딸과 野合(야합)하여 孔子(공자)를 낳았다. 이때의 野合을 ‘正式(정식) 婚姻(혼인)을 하지 않은 두 남녀의 通情(통정)’으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唐代(당대)의 張守節(장수절)이 해석하는 野合은 의미가 다르다. 남자는 8개월이면 乳齒(유치)가 나고,8세에 永久齒(영구치)가 난다.8과 8을 합하면 16이 되는 바, 남자는 16세에 陽道(양도)가 형성되어 通(통)하다가,8과 8을 곱한 64세에 이르면 陽道(양도)가 消滅(소멸)한다. 여자는 생후 7개월 무렵부터 젖니가 나고,7세부터 영구치가 난다.7과 7을 더한 14세면 陰道(음도)가 通(통)하기 시작한다.7과 7을 곱한 49세에 이르면 陰道가 모두 斷絶(단절)된다. 이를 벗어난 연령의 婚姻(혼인)을 ‘野合’이라는 것이다. 신라 제 29대 太宗(태종:金春秋)과 金庾信(김유신)의 막내 누이 文姬(문희)도 野合에서 婚姻(혼인)으로 이어진다.文姬는 언니 寶姬의 꿈이 至尊(지존)을 孕胎(잉태)할 胎夢(태몽)이라고 보고 언니로부터 꿈을 샀다. 그로부터 열흘 뒤 김춘추는 유신과 놀다가 옷고름이 떨어졌다. 김춘추는 옷고름을 달기 위해 김유신의 집에 들렀고, 여기서 문희와 눈이 맞아 姙娠(임신)을 하고 말았다. 김춘추와 문희의 情分(정분) 所聞(소문)이 왕에게까지 이르렀다. 결국 두 사람은 婚事(혼사)를 서둘렀고, 둘 사이에서 난 아이가 훗날 三國統一(삼국통일)의 偉業(위업)을 이룬 文武王(문무왕)이다. 신라의 高僧(고승) 元曉(원효)와 瑤石公主(요석공주)의 野合도 흥미롭다. 이미 출가한 신분이었던 원효는 ‘누가 자루 없는 도끼를 빌려주려나, 하늘 받칠 기둥을 깎아 보고싶구나’(誰許沒柯斧 我斫支天柱:수허몰가부 아작지천주)’라는 노래를 읊조리고 다녔으나 그 뜻을 아는 이가 없었다. 태종(太宗)은 그 뜻을 알아차리고 瑤石宮(요석궁)에 홀로된 공주에게 원효를 불러들이게 하였다.宮吏(궁리)가 왕명을 받들고 원효를 찾아가니, 그는 蚊川橋(문천교)를 지나다가 일부러 물 속에 빠졌다. 요석궁으로 案內(안내)된 원효는 젖은 옷을 말린다는 구실로 그곳에 留宿(유숙)하면서 공주와 운우의 정을 나누었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가 신라 十賢(십현)의 한사람인 薛聰(설총)이다. 김석제 경기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28) 토정 이지함과 ‘토정가장결’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28) 토정 이지함과 ‘토정가장결’

    ‘토정비결’(土亭秘訣)을 굳게 믿는 친구가 있다. 그는 해가 바뀔 때마다 자기 자신의 일년 신수는 물론 가족과 친지들의 새해운수도 일일이 챙겨준다. 실은 그 친구만 그런 게 아니라 우리 주변엔 그런 이들이 참 많다. 토정(土亭) 이지함(李之·1517~1578년)은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토정은 매월당 김시습, 북창 정렴과 함께 조선의 3대 기인으로 손꼽힌다. 놀랍게도 ‘정감록’가운데는 토정이 지었다는 ‘토정가장결’이 포함돼 있어 관심을 끈다. 더욱이 이 예언서는 여러 대 동안 비밀리에 전해졌다고 하므로 더욱 호기심이 일어난다. 그런데 ‘토정가장결’에 무슨 사연이 담겨 있는지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친숙한 이름이긴 하지만 실상 우리가 잘 모르는 토정 이지함의 비극적인 생애를 알아보자, 이 기회에 그가 후세에 남겼다는 ‘토정비결’과 ‘토정가장결’, 그리고 ‘정감록’의 관계를 정리해보면 좋겠다. ‘토정비결’(土亭秘訣)을 굳게 믿는 친구가 있다. 그는 해가 바뀔 때마다 자기 자신의 일년 신수는 물론 가족과 친지들의 새해운수도 일일이 챙겨준다. 실은 그 친구만 그런 게 아니라 우리 주변엔 그런 이들이 참 많다. 토정(土亭) 이지함(李之·1517~1578년)은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토정은 매월당 김시습, 북창 정렴과 함께 조선의 3대 기인으로 손꼽힌다. 놀랍게도 ‘정감록’가운데는 토정이 지었다는 ‘토정가장결’이 포함돼 있어 관심을 끈다. 더욱이 이 예언서는 여러 대 동안 비밀리에 전해졌다고 하므로 더욱 호기심이 일어난다. 그런데 ‘토정가장결’에 무슨 사연이 담겨 있는지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친숙한 이름이긴 하지만 실상 우리가 잘 모르는 토정 이지함의 비극적인 생애를 알아보자, 이 기회에 그가 후세에 남겼다는 ‘토정비결’과 ‘토정가장결’, 그리고 ‘정감록’의 관계를 정리해보면 좋겠다. ●토정은 대단한 기인(奇人) ‘조선왕조실록’엔 토정의 풍모를 전해주는 몇 가지 기록이 있다. 세상 사람들은 이지함을 토정이라 불렀다. 이지함이 거처하던 곳이 토정(土亭)이었기 때문이다. 토정은 일찍이 한양의 마포 항구(麻浦港口)에 흙을 쌓아 언덕처럼 만들어 놓고 그 아래 굴을 팠으며 위에는 정자를 지었다. 그런데 큰물이 졌을 때도 토정이 만든 흙 언덕은 언제나 그대로였다(실록, 선조 수정 11년 7월1일 경술). 토정은 여느 사람보다 머리 하나는 더 있어 보이는 큰 키에 건장한 체격이었다. 특히 발이 무척 컸다고 한다. 토정의 얼굴은 둥글고 검은 편이었고 눈빛이 강렬했다. 목소리는 우렁차고 맑아 상쾌한 느낌을 주었다. 토정은 보통 선비들과는 차림새도 확연히 달랐다. 그는 짚신을 신고 죽립(竹笠)을 쓴 채 걸어 다녔다고 한다. 초립(草笠)에 나막신을 신은 구부정한 모습이었다는 진술도 있다. 그 당시 선비들은 당연히 조랑말이라도 타고 다녀야 되는 줄로 알았고, 항시 의관을 정제했다. 고급스러운 말총으로 꾸민 큰 갓을 쓰고 가죽신을 착용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토정은 이런 풍습을 도외시했으므로, 그가 길거리에 나타나면 사람들은 손가락질하며 비웃기 마련이었다. 담화를 나눌 때도 토정은 수수께끼나 농담을 즐겼고, 점잖지 못한 모습을 보일 때도 많았다(실록, 선조 수정 6년 5월1일 경진). 한마디로, 토정은 격식을 초월했다. 혼례를 치른 다음 날에도 의외의 행동으로 가족과 친지들을 놀라게 했다. 모처럼 새로 지은 도포를 입고 외출한 토정은 어느 다리 밑을 지나다가 추위에 떨고 있는 세 명의 거지아이를 만났다. 토정은 입고 있던 새 도포를 벗어 세 폭으로 찢어서 그 아이들에게 입혀주었다. 그러고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종일 바깥에서 일을 보았다. 토정은 이처럼 호방한 성격이었다. 도인의 면모를 보인 적도 많았다. 그는 열흘 정도는 굶어도 거뜬했다. 무더운 여름철에도 냉수 한 모금 마시는 일이 없었다. 요즘의 건강상식에 크게 어긋난 행동이었다. 토정은 간혹 천리 길을 걸어 어딘가를 바람처럼 다녀오기도 하였다. 배를 타고 방랑하기를 좋아해 제주도를 여러 번 찾았다는데 태풍이 불거나 파도가 거센 날을 용케 피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두 신기하게 여겼다. 간혹 여행 중에 기생들이 별의별 수단을 다 써 유혹했으나 한 번도 넘어가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토정은 정욕마저 완전히 끊어버린 이를테면 속세의 신선이었다는 이야기다. ●임진왜란을 예언했다는 설화도 그래서일까. 토정에겐 앞일을 내다보는 예지 능력이 있었다. 젊은 시절 그는 장인에게 화가 닥칠 것을 미리 알았다 한다. 명종 초년의 일이다. 하루는 토정이 그 부친에게,“아내의 가문에 불길한 기운이 있어 집을 떠나지 않으면 장차 화가 미칠 것입니다.” 라고 아뢴 뒤 식구들을 이끌고 서둘러 한양을 떠났다. 바로 그 다음 날, 토정의 장인은 사화에 연루돼 목숨을 잃었다. 그렇게까지 용했을까 하는 일말의 의문이 없지 않다. 어쨌거나 ‘실록’은 토정의 예언 능력을 무척 칭찬한다. 한 번 사람을 만나보면 그 성품은 물론, 앞날의 길흉까지 환히 알아 맞혔다 한다. 토정은 이미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오래 전에 사태를 예언했다는 구비설화가 남아 있다. 만년에 그는 조선 팔도를 두루 유람했다고 한다. 당연히 천하명산 금강산에도 들렀다. 하루는 날이 기울자 토정은 지친 몸을 이끌고 암벽 위에 서 있는 초라한 암자를 찾아갔다. 워낙 피곤해서 제대로 자리를 펴고 누울 겨를도 없이 방안에 들어가 한 쪽 벽에 기대어 깜빡 잠이 들었다. 조금 있다가 꿈속에 스님 두 분이 나타났다. 그들은 병풍과 자리를 깔며 부산을 떨었다. 토정은 스님들에게 그 까닭을 물었더니, 여러 산의 산신령들이 모여 장차 다가올 난리를 의논할 거라는 답변이었다. 과연 전국 명산의 산신령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어 회의를 열었다. 여러 주장이 난무했다. 그러자 금강산 산신령이 자리에서 일어나 왜놈들이 동방예의지국 조선을 침략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최선을 다해 놈들을 물리치자고 주장했다. 놀란 토정은 퍼뜩 깨어났다. 조금 전 기대어 잠을 청했던 암자는 오간 데 없었다. 암벽 위엔 한 그루 늙은 소나무만 외롭게 서 있었다. 이런 일을 겪고 나서 토정은 왜란이 일어날 줄을 짐작했다. 이것은 한낱 설화다. 토정을 뛰어난 예언가로 간주하게 된 후대의 민중들이 지어낸 이야기일 수가 있다. 역사 속에서 믿고 따를 만한 인물을 재발견하는 것이 민중들로선 익숙한 일이었다. 그들은 본래 토정이 특이한 선비인 줄 알고 있었으므로, 이런 설화를 덧붙여 민중의 스승으로 이상화했다고 풀이된다. 왜란에 관해선 또 다른 이야기가 토정의 문집에 실려 있다. 일찍이 그는 상중(喪中)에 있던 제자 조헌(趙憲)을 조문하였다. 그날 혜성(彗星)이 밤하늘에 뻗쳐 조헌이 그 조짐을 물었고, 토정은 이 혜성이 천하에 큰 난리가 일어날 조짐이라며 그때에 대비해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했다 한다(실록, 영조 30년 11월27일 임인). 스승의 말을 가슴에 새긴 조헌은 왜란이 일어나자 의병장이 돼 금산에서 북상하던 왜적에 맞서 싸우다 장렬히 전사했다. 문집의 기록은 사제간의 문답을 확대 해석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토정이란 인물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참고가 되기도 한다. 그는 일상적인 일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국가의 장래를 염려했던 것이다. 토정은 다분히 도가적(道家的)이었지만 본질적으론 유가(儒家)의 선비였다. ●사화에 얽혀 불우했던 토정 사실 토정은 국가경영에 관심이 컸다. 평상시 그는 이런 말을 자주 했다.“내가 일백 리 되는 고을을 맡아 다스리게 되면 가난한 백성을 모두 부자로 만들고 야박한 풍속을 돈독하게 바꿀 것이다. 어지러운 정치를 바로잡아 나라의 평안을 지킬 것이다.” 그러나 토정은 벼슬에 나아갈 기회를 얻지 못했다. 명종5년(1549년) 토정이 33세 되던 해에 불행한 사건이 일어났다. 토정의 장인이 역모사건에 연루돼 사형을 당했고, 연좌법에 걸린 토정은 벼슬길이 막혔다. 설상가상으로 죽마고우(竹馬故友) 안명세(安名世)마저 필화를 입고 죽었다. 사관(史官)으로 이름이 높았던 안명세는 명종 연간 을사사화(1545년)에 관련해 윤원형과 이기 등 소윤(小尹)이 윤임 등 대윤(大尹)을 모함해 몰살했다고 적었다. 윤원형 일파는 몰래 사초를 들여다보았고, 자기들에게 불리한 기사를 쓴 안명세를 제거한 것이다. 이후 토정은 울적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어 기인(奇人)으로 처세하게 됐다. 지지난 호에 소개한 정렴은 사화를 일으킨 장본인의 아들이라 스스로 세상을 피했던 데 비해, 토정은 억울하게도 세상에 용납되지 못해 기벽(奇癖)을 갖게 됐다고 해야 맞다. 어찌 보면 세상을 원망하고 자포자기하기가 참 쉬웠을 텐데, 토정은 절망하지 않고 학문에 힘썼다. 성리학뿐만 아니라 천문, 지리 및 의학에도 발군의 실력을 보였고, 조헌과 이산보를 비롯해 여러 제자를 키웠다. 조정이 토정에게 벼슬길을 열어준 것은 한참 지나서였다. 을사사화의 주도세력이 조정에서 물러난 선조 초년이었는데, 그 사이 토정은 이미 늙어버렸다. 그는 60이 가까운 나이에 사실상 초임이나 다름없는 아산군수 자리에서 세상을 떴다. 평생 닦아온 선비의 웅지를 펼칠 겨를도 없었다. 토정이 남긴 글은 뒷날 ‘토정유고’(2권1책)로 정리됐다. 이와는 별도로 민간에서는 ‘토정비결’과 ‘토정가장결’, 주역(周易)에 관한 ‘월영도’, 풍수지리를 다룬 ‘농아집’ 등을 토정의 저술이라 일컫는다. 그런데 실상 ‘토정유고’에는 위에 언급한 어떤 책자도 거론되지 않고 있다. 만일 실증주의의 입장에 충실하고자 한다면 ‘토정비결’이나 ‘토정가장결’ 등은 토정의 저술이 될 수 없다.‘토정유고’외에는 이지함의 저술로 단정할 만한 결정적인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을 모두 후대의 위작으로 볼 것인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토정비결의 매력 물론 어느 쪽도 단언하긴 어렵다. 그러나 다른 책은 몰라도 ‘토정비결’만은 토정의 붓끝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토정은 의학과 점에 능통했기 때문에 그를 찾아와 운수를 묻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일반의 그런 요구가 많아지자 토정은 아예 한 권의 책을 지어 일상의 번거로움에서 해방되기를 도모했을 법도 하다. ‘토정비결’은 주역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주역과는 다르다. 주역의 기본 괘는 48개인데 비해 ‘토정비결’은 32개다. 괘를 짓는 방법도 달라 이른바 사주 가운데 시(時)를 뺀 년(年), 월(月), 일(日)을 사용할 뿐이다. 조선시대 민간에는 시계가 없어 시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들의 편의를 도모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토정비결’은 주역을 이용하면서도 조선의 특성을 십분 고려했다. 그러다 보니 점괘의 총수도 주역과는 다르게 됐다. 주역에는 총 424개의 괘가 있으나 ‘토정비결’은 총 144개뿐이다. 훨씬 간편하다고 말할 수 있다. 토정 이지함처럼 기발하고 독창적인 사람이 아니라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다. ‘토정비결’은 열두 달의 운수를 시구(詩句)로 적어 놓았다.“동쪽에서 목성을 가진 귀인이 와서 도와주리라.”,“관재수가 있으니 혀끝을 조심하라.”는 식이다. 간단명료한 글귀지만 생각할 거리가 많은 점괘다. 각 항목마다 길흉이 적절한 비율로 배합돼 있어 낙관도 실망도 하기 어렵게 돼 있다. 결과적으로,‘토정비결’은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주며, 일마다 조심스럽게 정성을 다해 처리하도록 이끄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토정비결’은 운수를 판별하는 데 중점이 있다기보다 일반 민중들에게 삶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 ‘토정비결’은 단순히 점을 봐주고 금품을 요구하는 직업적인 점쟁이의 저술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내 눈엔 그것이 점을 통해 점을 치는 사람들이 점에만 의존하지 않게 유도하는 기능이 숨겨진 반점술서(反占術書)로 보인다. 토정 이지함과 같이 점에 능통하면서도, 본질적으론 유가(儒家)의 철학을 신봉한 큰선비가 남겼을 법한 저술이다. ●그럼 ‘토정가장결’은? 정리하면, 토정은 살아생전에 이미 기인, 도사 그리고 큰선비로 세상에 유명했다. 더욱이 후세에는 ‘토정비결’과 같은 명저의 지은이로 민중에게 더욱 친숙한 이름이 됐다. 그가 만일 무수한 개인의 운명을 점칠 수 있다면, 나라의 운수인들 모를 까닭이 있었겠느냐는 의견이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맴돌았음이 틀림없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선 토정이 남긴 예언서가 어디선가 발견돼야만 했다. 이것이 조선후기 ‘토정가장결’이 탄생한 문화적 배경이다. 분명한 사실은 ‘토정가장결’에 앞서 ‘정감록’이 존재했다는 점이다. 조선왕조가 망하고 진인 정씨가 새 나라를 세운다는 ‘정감록’의 예언을 참작해 ‘토정가장결’이 쓰였다.“내 비록 재주 없으되 우러러보고 굽어 살피며 수년 간 별의 숫자로 헤아려 보니 한양이 500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다.” ‘토정가장결’은 이런 식으로 조선왕조의 멸망을 점쳤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수년 간 별의 숫자로 헤아려” 본 결과, 조선왕조의 운수를 짐작하게 됐다고 했다. 천문에 중점을 두고 예언을 했다는 점이 ‘토정가장결’의 특징이다.‘감결’을 비롯해 다른 예언서들이 풍수지리에 의존해 국운을 점친 것과 큰 차이가 있다. 참고로, 천문 점의 전문가들은 서북지방에 많았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고구려의 천문지식은 중국 사람들도 감탄할 정도였다. ‘토정가장결’에 보이는 두 번째 특징은 압록강 이북의 요동이 중시된다는 점이다. 이 점을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 잠시 비결을 인용하겠다.“장류수(계사) 운은 푸른 옷과 흰 옷이 서쪽, 남쪽에서 침략한다. 이때 전읍(奠 , 즉 鄭姓 眞人)이 바다 섬의 군사를 이끌고 방성, 두성의 장수와 함께 갑오년 섣달 즉시 금강을 건너면 다시 천운이 커질 것이다.(중략) 곽 장군이 요동 군사를 이끌고 방씨, 두씨 장수와 함께 왜적 및 서남 오랑캐를 무찌르며, 청나라를 몰아내고 명나라를 돕는다. 정씨를 편들고 이씨를 공격하면 이씨는 제주로 들어갈 것이니 4,5년간의 운수에 지나지 않는다.” 요약하면, 계사년에 외침이 있는데 만일 그 때 요동의 곽 장군이 나서서 정씨를 도우면 동아시아의 정치질서가 재편된다고 했다. 곽 장군은 새로운 국제질서를 확립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다는 것인데, 곽 장군은 중국인이 아니라 한국 사람으로 상정되었다. 늦어도 19세기 후반엔 고구려의 옛 땅이던 만주가 가난에 쫓겨 압록강과 두만강을 넘어간 상당수 민중들의 손길로 개발되고 있었다.‘토정가장결’에 등장하는 곽 장군은 아마도 이러한 역사적 상황을 반영하는 인물로 해석된다. 달리 말해, 간도에 진출한 빈농들이 이상적인 지도자로 여겼을 법한 가상인물이다. 셋째,‘토정가장결’은 난세의 피란지로 전혀 새로운 장소를 거론했다.“만약 요동 간방으로 들어가지 않을 생각이라면 반드시 삼척부 대소궁기를 향하여 부지런히 힘을 기울여 곡식을 쌓을 일이다.” 일반적으로 말해,‘정감록’은 주로 삼남 지방에 십승지 또는 길지를 설정해두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경상도의 풍기, 충청도 공주 및 전라도 운봉이었다.‘토정가장결’은 이를 정면에서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요동과 삼척이란 뜻밖의 장소를 최고의 길지로 내세운다. 확실히 새로운 변화였다. 여기서 나는 ‘토정가장결’이 출현한 시기를 좀더 정확하게 짐작해볼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간도로의 ‘불법이민’이 본격화된 19세기 후반에 이 예언서가 창작된 것은 아닐까. 참고로, 삼척이 길지로 대두된 이유를 헤아려 보겠다. 토정에 관한 구전설화와 깊은 관계가 있다. 한때 토정은 삼척에 머문 적이 있었다는데 거기서 스님 행색으로 위장한 왜놈 첩자를 붙들었다. 이 일로 임진왜란 때 왜군은 토정이 살던 삼척에는 아예 얼씬도 못했다는 설화가 있다. 신기하게도 구전설화는 예언서의 내용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 모양이다. 물론 거꾸로 됐을 가능성도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토정은 정치적으로 무척 불우한 재사였다. 그래서 그는 기인이자 도사가 되기도 했고,‘토정비결’ 같은 책을 지어 고난 받는 민중의 마음에 용기를 불어넣으려 했다. 세월이 지나면서 토정은 민중의 스승으로 자리매김돼 ‘토정가장결’의 저자로도 둔갑됐다.‘토정가장결’은 ‘정감록’의 논리를 존중하면서도 19세기 후반의 변화된 사회현실을 그대로 투영한다.“알 자는 알리라.” (푸른역사연구소장)
  • 무농약 ‘웰빙 복숭아’ 첫 수확

    채소류 무농약 재배에 성공한 전남대 응용생물학부 김길용 교수가 노지 과일의 무농약 재배에도 성공했다. 김 교수는 20일 전남 나주시 노안면 구정리 이동구(46)씨의 복숭아 과수원에서 키틴분해 미생물제제를 이용해 무농약 재배에 성공한 탐스러운 복숭아를 첫 수확하는 감격을 누렸다. 그동안 과수 작목은 병충해에 취약하기 때문에 무농약 재배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하우스에서 무농약 재배에 성공한 경우는 더러 있으나 노지에서 과일이 무농약으로 재배된 것은 처음이다. 무농약 복숭아 재배 성공은 김 교수가 10여년에 걸쳐 연구해 온 키틴분해 미생물제제를 이용해 병충해를 완벽하게 방제하면서 가능하게 됐다. 김 교수는 미국 미주리대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1996년께 먹다 버린 게의 다리가 묻힌 마당의 흙에 키틴을 분해하는 미생물이 일반 흙보다 10만배나 많은 사실을 발견하고 국내에 돌아온 뒤 키틴분해 미생물제제 연구에 집중해 이번 성과를 일궈냈다. 일반적으로 복숭아 농가는 연간 10∼15차례의 농약을 살포해야 병해충을 막고 상품성을 살릴 수 있는데 농약과 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미생물제제를 배양해 살포한 결과 예년에 비해 오히려 작황이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10년째 복숭아 농사를 짓는 이동구씨는 “농약과 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는 데도 과일이 작년보다 굵고 당도도 높아졌다.”며 “주기적인 살포에 일손은 많이 들어가지만 생산비 절감과 친환경 농산물 생산이 가능해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키틴분해 미생물에서 병을 죽이는 효소, 양분, 천연항생물질 등 여러가지 효소가 발생해 농약과 비료 효과를 내기 때문에 무농약 재배가 가능하다.”며 “앞으로 다른 작물에도 이같은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공연장으로 Go!Go!

    아이만 공연장에 들여보내고 엄마 아빠는 밖에서 기다리던 시절은 옛말. 요즘 가족극은 어른들도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을 만큼 잘 만든 작품들이 많다.●마임을 볼까, 뮤지컬을 볼까 어른과 아이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 러시아 마임극단 리체데이의 내한공연이 30일,8월1일 이틀간 양평 용문산 야외극장에서 열린다.20여개의 옴니버스 형식으로 각 공연마다 다양한 무대장치와 재밌는 소품, 흥겨운 음악으로 관객을 무장해제시킨다.(02)525-6929. 악어컴퍼니가 KBS어린이드라마를 토대로 6억원을 들여 제작한 초대형 창작뮤지컬 ‘마법전사 미르가온’이 22일부터 한달간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날아다니는 용과 레이저, 비눗방울 등 특수효과로 환상적인 무대를 선사한다.(02)764-8760. EBS 교육용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캐릭터뮤지컬 ‘뽀롱뽀롱 뽀로로’는 9월11일까지 서울롯데월든 예술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호기심 많은 말썽꾸러기 꼬마 펭귄인 뽀로로가 얼음숲 나라의 동물친구들과 겪는 탐험과 발견의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렸다.(02)543-6706. 한국과 러시아의 합작 뮤지컬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는 23일부터 8월21일까지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공연된다.(02)789-5555. 조승미발레단이 27∼29일 고양어울림극장에서 프로코피예프의 음악동화 ‘피터와 늑대’에 맞춰 안무한 발레 무대를 선보인다.‘돈키호테’‘호두까기인형’ 등 유명 발레작품 가운데 하이라이트 장면을 선사한다.1588-7890.러시아 볼쇼이 서커스도 다시 찾아온다.23∼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 이어 여수(8월6·7일), 부산(8월13∼15일) 등지에서 공연한다.(02)538-2311.●놀면서 배우는 체험놀이전 이탈리아의 위대한 화가이자 과학자인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남긴 여러 발명품을 통해 아이들의 두뇌를 자극하는 예술과학 체험전 ‘씽크 다빈치’전이 8월21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1층 특별전시장에서 열린다.(02)3443-6483.‘만지는 수학, 느끼는 수학’을 주제로 한 독일 수학박물관 마테마티쿰의 수학놀이체험전도 이달 초부터 서울 능동 어린이회관에서 열리고 있다.(02)587-0314. 자연을 보다 가깝게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숲속놀이창고’는 아이들이 도심 한가운데서 물, 바람, 흙을 맘껏 느낄 수 있는 기회다.9월11일까지. 코엑스1층 특별관.(02)516-1501.물체놀이연출가 이영란의 ‘가루야가루야’는 밀가루를 활용한 감성체험장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8월28일까지.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02)569-0696.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녹색공간] 한 알의 밀알만 썩는 것이 아니다/이도원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최승호 시인은 조개껍질을 보고 “물렁물렁한 것이 떨어져 나가고/딱딱한 것만 남아 있다.”고 읊었다. 그의 시는 이렇게 끝나고 있다.“그러나 무늬들도 차츰 지워진다/마치 흐름소리 ㄹ,r,l 이/침묵하는 어떤 긴 흐름을 조용히 뒤따르는 것처럼.” (최승호 시집 ‘아무것도 아니면서 모든 것인 나’에서,2003) 여기서 무늬는 조개껍질의 그것을 말한다. 무늬가 지워진다는 말은 조개껍질도 언젠가는 분해된다는 뜻이다. 진토되는 시간이 길게 걸릴 뿐이다. 시인은 생태학적 원리를 감성적으로 그리고 있다. 어떤 것은 빨리 썩고 어떤 것은 느리게 분해된다. 물렁물렁한 것은 빨리 찢겨지고 딱딱한 것은 천천히 마모된다. 조갯살은 빨리 문드러지고, 조개껍질은 느리게 해체된다. 그러나 조개껍질도 언젠가는 사라진다. 속도의 차이 뒷면에 자리잡고 있는 성상은 무언인가? 딱딱한 먹이는 물렁물렁한 음식보다 소화하기 어렵다. 그래서 소화력이 약한 노인네들은 딱딱한 음식을 많이 드시면 곤란하다. 소화도 분해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상기하시라. 미생물도 딱딱한 것을 소화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그래서 미생물이 좋아하는 것은 빨리 썩고, 싫어하는 것은 느리게 분해된다. 사람들과 미생물이 좋아하는 물렁물렁한 것은 어떤 특성을 지녔을까? 우선 물 함량이 많다. 바짝 말리면 어떻게 되는지 생각해 보시라. 또한 말랑말랑한 살코기처럼 단백질이 풍부하다. 탄수화물보다는 단백질에 질소가 많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탄소보다 질소 함유량이 더 많다. 다른 말로 하면 탄소/질소 비가 낮다. 말랑말랑한 것은 물과 질소가 풍부하여 미생물이 좋아하고, 그래서 잘 썩는다. 거친 먹이의 탄소/질소 비는 상대적으로 높다. 동물이나 미생물에 비해서 식물의 탄소/질소 비는 높다. 그래서 거친 식물을 먹이로 하면 사람이든 미생물이든 몸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질소가 필요하다. 질소를 보충하기 위해서는 탄소/질소 비가 낮은 물렁물렁한 음식을 찾아야 한다. 거친 먹이를 먹은 미생물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영양소를 찾아 먼저 사용하는 것, 그것이 바로 물렁물렁한 것이 잘 썩는 생태학적 이치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많은 환경 문제는 사람들이 미생물이 싫어하는 물질들을 많이 만들어내는 데서 비롯된다. 자연도 성가신 미생물을 이기기 위해 딱딱한 것을 만들기는 하지만 사람만 못하다. 이를테면 박으로 만든 바가지보다는 플라스틱 바가지가 딱딱하고 오래간다. 미생물이 싫어하기 때문이다. 이 땅 곳곳에서 쓰레기장과 화장터를 받지 않으려는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사태들을 보라. 서울의 인조산 난지도를 보라. 이 많은 문제는 썩는 속도가 느린 데서 발생한다. 잘 썩어서 왔던 곳(보통 흙)으로 금방 돌아가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는 데서 문제가 비롯된다. 그것들이 어느 날 문득 한 줌 먼지로 덧없이 날아가 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사람들이 이미 미생물이 아주 싫어하는 것을 만들어 놓았으니 그것은 쉽사리 이루어질 일이 아니다. 한 알의 밀알이 썩지 않으면 새싹이 돋아나지 않는다. 굳이 기독인이 아니라도 너도나도 들었고, 또 쉽게 납득할 수 있는 말이다. 어찌 밀알뿐이겠는가? 썩음을 딛고 일어나지 않는 삶이 이 땅에 어디 있는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썩어야(나누어져야) 생기는 원소를 먹고 산다. 분자로 이루어진 먼지가 더욱 나누어져야 그곳에서 생명의 필수영양원소가 나온다. 썩는 것을 학술적인 용어로 분해라 한다. 형체가 있는 것에서 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아주 작은 존재로 부서지는 과정을 말한다. 썩는 것은 유기물이고 썩어서 생기는 산물은 무기물이다. 그래서 그 마지막까지 가는 과정을 무기염화(無機鹽化)라 한다. 유기물이 생성되고 무기염화되는 현상을 묶어서 영양소 순환이라고 한다. 이 건조한 용어들이 모두 부드러운 녹색과 거리가 있는 듯싶으나 숨은 뜻은 나중에 살펴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이도원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바이오가 미래다] 한국 ‘不老長生’ 메카된다

    [바이오가 미래다] 한국 ‘不老長生’ 메카된다

    기원전 3세기 모든 길이 로마로 통했다면,21세기 줄기세포·장기이식·질병저항동물 등 생명공학 연구는 한국으로 집중되고 있다.‘바이오 신화’를 준비하는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이 흘리는 땀방울 하나하나가 결실을 맺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황 교수팀의 연구성과는 최근 국내 기업에서 경영 전략으로 떠오른 ‘블루오션’(남들이 도전하지 못한 새로운 영역을 개척, 성공한다는 개념)과도 일맥상통한다. ●배아줄기세포,‘병든 세포를 새 세포로’ 황 교수팀은 지난 5월 세계 최초로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 복제를 통해 치료용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 질병치료의 ‘신천지’를 열었다. 줄기세포는 포플러나무의 가지를 꺾어 흙에 심으면 뿌리가 내리듯이 신체 특정 부위에 이식하면 그에 걸맞은 새롭고 건강한 조직이나 장기로 발전할 수 있다. 즉 줄기세포는 피부와 각막, 근육, 뼈, 호흡기 등으로 분화할 수 있어 파킨슨병, 뇌졸중, 치매, 뇌척수손상, 관절염, 당뇨병 등 난치·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현대판 불로초’인 셈이다. 황 교수팀은 이미 지난해 2월 인간 체세포 복제를 통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 당시에는 건강한 여성의 난자(생식세포)에서 핵을 제거한 뒤 이 여성의 체세포에서 추출한 핵을 이식해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했다. 그러나 올해는 난자 기증자와 체세포 핵 추출자를 다르게 했으며, 특히 소아당뇨병환자 등 실제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도 이용했다. 이를 통해 면역거부반응 문제를 해소했으며, 질병 치료의 폭도 넓혔다. 이제 남은 과제는 배아줄기세포가 췌장세포나 신경세포 등 원하는 방향으로 분화되는지, 분화과정에서 유해물질이 나오는지 등을 검증해야 한다. 또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반드시 필요한 여성 난자에서 유전자 일부가 섞여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도 차단해야 한다. 이같은 검증과정이 완료되면 원숭이 등 영장류를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거치게 되며, 이를 통해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받게 된다. ●장기이식용 무균돼지,‘차세대 히트상품’ 장기 이식을 원하는 환자들은 많지만 대부분의 장기를 뇌사자나 한정된 장기 기증자에게 의존하고 있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여기에 동물을 이용한 이종간 장기이식의 필요성이 있다. 특히 돼지는 인간의 장기와 생리적으로 가장 흡사한 데다 무균 상태로 사육·번식이 가능하다. 일반 돼지의 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할 경우 레트로 바이러스 등 병원균에 의한 감염이나 인체의 면역시스템이 이식된 장기를 받아들이지 않는 거부반응이 생길 수 있다. 황 교수팀의 장기이식용 무균돼지는 미국 시카고대 의대 김윤범 교수로부터 30년 이상 무균 상태를 유지해 온 무균돼지를 기증받아 지난 2003년 체세포 복제방식을 통해 생산한 것이다. 특히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해도 거부반응이 없도록 ‘인간면역유전자’(hDAF)가 포함돼 있어 외국 연구팀은 마리당 10억원을 주겠다고 할 만큼 값어치가 크다. 하지만 무균돼지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기 위해서는 각종 면역거부반응을 없애는 것이 최대 걸림돌이다. 황 교수팀이 수시간에서 수일내에 발생하는 급성 면역거부반응은 이미 해결했지만, 몇 달 또는 몇 년에 걸쳐 나타나는 만성 면역거부반응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조만간 황 교수팀은 무균돼지에게서 추출한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도세포를 당뇨병에 걸린 원숭이에 이식하는 실험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심장, 신장, 폐, 간 등에 대한 원숭이 이식실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한 뒤 사람에게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광우병 내성소는 ‘블루오션’ 지난 2003년 11월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 목장에서 세계 최초로 광우병 내성 복제소 네마리가 황 교수팀에 의해 태어났다. 광우병은 소의 뇌세포가 죽어 스펀지처럼 구멍이 뚫리는 질환으로 이 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은 사람도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이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광우병은 뇌세포내 ‘프리온’이라는 단백질이 비정상적인 구조로 변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프리온의 기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황 교수팀은 광우병을 일으키지 않도록 조작한 프리온 유전자를 포함한 체세포핵을 소의 난자 핵과 바꿔넣은 뒤 이를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시켜 광우병 내성소를 탄생시켰다. 특히 황 교수팀은 최근 광우병 내성소 네 마리 가운데 한 마리를 일본 쓰쿠바대학 동물위생고도연구시설로 보냈다. 실용화에 앞서 실제로 광우병에 내성이 있는지, 사람에게 해가 없는지 등을 검증하기 위해서다. 일본에서 검증을 마치고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 복제소를 생산하면 사람들이 광우병 걱정없이 쇠고기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황 교수팀은 복제기술을 이미 국제특허로 출원한 상태여서 수십조원 규모의 관련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수도권플러스] 초등생 미술교육 프로그램 운영

    서울시립미술관은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미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미술감상과 표현교육’에서는 종이, 천 등 다양한 재료를 붙여 이미지를 표현하는 콜라주 기법과, 움직이는 조각 모빌, 종이 위에 먹이 번지는 효과를 이용하는 수묵화 등 다양한 미술 기법을 배워 직접 그림도 그린다.‘조형물 및 사진 제작’에서는 흙으로 생활용기를 만들어 보고 사진 필름을 이용해 암실에서 이미지를 인화하는 등의 내용으로 진행된다.26일까지 미술관 홈페이지(www.seoulmoa.org)를 통해 신청받으며 참가비는 없다.
  • [영화속 수능잡기] 얼라이브

    재채기를 심하게 하는 사람을 두고 당신 왜 자꾸 재채기를 하느냐고 따질 수 있을까. 물론 이는 부당하다. 재채기는 생리적 현상이고, 인간의 의지로 좌지우지할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재채기를 하는 것이 잘못이라고 따지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대꾸를 준비해 두는 것도 좋다.“당신도 코감기에 걸린다면 재채기를 피할 수 있겠어. 어쩔 수 없는 현상을 가지고 시시콜콜 따지는 당신의 작태가 오히려 한심할 뿐이야.” 문화는 상황의 산물이다. 한 국가의 특수한 환경에서 어떤 특정한 문화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면 그 문화의 정당성 여부를 놓고 시비를 가리는 일은 옳지 못하다. 이것이 문화적 상대주의자들의 논리다. 쉽게 말해 재채기가 재채기를 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터져 나온 것이라면 그 재채기를 두고 옳으니 그르니 따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중국은 시신을 토막내어 새에게 먹이는 티베트의 장례문화인 천장(天葬)을 금지하기 위해 티베트에 모진 박해를 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티베트인들은 천장 문화를 포기하지 않았다. 티베트에서는 고산지대의 한랭건조한 기후 때문에 땅 속에서 시신이 쉽게 썩지 않으며, 일부 지역을 제외한 티베트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목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시신을 태우는 화장(火葬)은 일부 특권층이 아니면 엄두도 낼 수가 없다. 물에 시신을 흘려보내는 수장(水葬)은 귀한 물을 오염시키게 되니 이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랭건조한 기후가 흙을 딱딱하게 만들기 때문에 시신을 묻는 토장(土葬)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문제의 해결책이 천장이다. 천장은 티베트에서 가장 빠르고 깨끗하게 운구를 처리하는 방법이다. 단지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티베트인들이 천장을 택한 것은 아니다. 천장에는 티베트인들의 불교적 가치관이 투영돼 있다. 한낱 고깃덩어리에 불과한 육신을 새들에게 보시(布施)함으로써 인생을 선행으로 마무리하는 명예로운 방법이라고 티베트인들은 생각한 것이다. 티베트의 환경과 종교를 고려할 때 천장이 비도덕적이라고 함부로 단정하긴 곤란하다. 1972년 12월 교황청은 “생존을 위해 인육(人肉)을 먹는 것은 죄가 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이런 발표가 있기 전에 영화 ‘얼라이브’의 소재가 된 사건이 있었다.1972년 10월 전세 비행기가 눈으로 덮인 안데스 산맥에 추락한 것이다. 조난자들이 극한의 상황 속에서 72일을 버텼을 때 구조대원들이 도착했다. 도덕을 택해 죽음쪽으로 갈 것인가, 인육을 택하여 삶쪽으로 갈 것인가의 기로에서 삶을 선택한 이들에게 교황청이 면죄부를 준 것이다. 도덕적 상대주의는 다른 게 아니다. 만약에 나였더라도 그런 상황에서는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지혜에 다름 아니다. 프랭크 마셜 감독, 에단 호크·빈센트 스파노 출연,1993년작. 김보일 서울배문고 교사 uri444@empal.com
  • ‘청풍영월’에 빠져볼까

    ‘청풍영월’에 빠져볼까

    ■ 코흘리개 삼식이는 어떻게 변했을까 누구에게나 한번쯤 다시 돌아가고 싶은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이 있다. 코흘리개 옆집 친구와 마을 앞 개울가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물장난을 치고, 밤하늘을 가득 수놓은 별을 헤아리며 감자를 구워먹던 그 시절. 요즘처럼 목을 죄어오는 아스팔트 복사열과 희뿌연 스모그가 티없이 맑았던 어린 시절의 풍경을 더욱 그립게 만든다. 아이들에게 아빠와 엄마의 어린 시절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못내 아쉽다. 그렇다면 청정한 강물이 흐르고, 때묻지 않은 자연이 그대로 숨쉬는 강원도 영월군으로 떠나보자. 영월은 잃어버린 어린 시절과 닮은 곳이다. 순박한 시골 풍경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어린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보석처럼 반짝이는 밤하늘의 별도 가슴에 품을 수 있다. 어린이들에겐 꿈과 희망이, 어른들에겐 동심의 세계가 펼쳐지는 영월에서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사진 한반도지형) 영월 글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타임머신을 타고 어린시절로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 시절….’ 영월군 서쪽 끝에 있는 ‘밧도네 마을’은 ‘어린시절’이라는 노래를 절로 흥얼거리게 만든다. 노란 금계화가 길가에 늘어선 마을에 들어서자 30년 전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듯 가슴이 벅차 오른다. 태기산과 치악산에서 내려온 주천강이 마을을 바깥으로 돈다 해서 붙여진 밧도네 마을. 친숙한 마을 지명만큼이나 예스럽고 아름답다. 폐교를 활용해 만든 이 곳의 비산체험학교(033-374-1251·www.bisanschool.com)는 어린시절 추억을 되살려 주는 곳. 흙내음이 코끝을 간지르는 학교에 들어서자 이승복 동상과 책 읽는 소녀의 동상이 새삼 새롭게 다가온다. 청소시간마다 친구들과 왁스를 칠해 문지르던 교실 나무바닥과 복도에선 잠시 초등학교 시절의 추억을 만난다. 이 학교는 폐교된 도천초등학교 주천분교를 원용석(47)·김은선(42)씨 부부가 3년 전 교육청으로부터 임대받아 꾸몄다. 원씨는 계절마다 감자캐기, 옥수수따기, 모내기 등 농사체험과 물고기 잡기 등 생태체험을 맡고, 김씨는 꽃누르미(압화)를 가르친다. 꽃누르미는 김씨가 학교 주변에 피어나는 갖가지 들꽃을 따서 말려 두었다가 열쇠고리와 목걸이, 액자, 옆서 등을 만드는 것이다. 벽면을 가득 메운 작품들은 저마다 고운 꽃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작품들은 자연이 만든 한폭의 풍경화다. 학교 앞을 흐르는 주천강에는 반두(양 끝에 막대기를 대어 두 사람이 맞잡고 물고기를 몰아 잡도록 된 그물)를 들고 물고기를 잡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흥겹다. “와∼ 많이 잡혔네!” 이태규·이상용·탁성곤·김찬우(9·주천초 2년)군 등 4명의 아이들이 학교를 마친 뒤 곧바로 강으로 달려왔다. 태규와 상용이가 ‘풍덩 풍덩’ 발로 물을 튕기며 고기를 몰고, 성곤이와 찬우는 반두를 들고 있다가 때를 맞춰 반두를 올린다. 반두에는 영화 제목으로 유명해진 쉬리와 통가리, 피라미 등 10㎝ 남짓한 물고기 5∼6마리가 걸려 오른다. “에이, 쉬리만 잡히네….”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잡을 수 없는 물고기인 쉬리만 연신 올라오자 아쉽다는 듯 놓아 준다. 물고기 잡기에 싫증난 아이들은 곧이어 물놀이를 시작했다. 반두를 내팽개치고 옷을 입은 채 수중보에서 물미끄럼을 타는 데 여념이 없다. 아이들의 고기잡이를 도와주던 원씨는 “차분하게 어린 시절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 곳은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어른들이 어린 시절 향수를 느낄 수 있어 더 즐거워한다.”고 전했다. 체험료는 한 가지당 5000원, 여름 방학기간 중에는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 마루에 올라 별을 보다 ●별하나의 추억과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영월에서는 어느 곳에서나 별을 볼 수 있다. 특히 해발 799m의 봉래산 별마로 천문대(374-7463·www.yao.or.kr)에서는 많은 별을 가슴에 품을 수 있다. 별마로천문대는 별과 마루(정상), 로(고요할 로)의 합성어로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시민 천문대다. 인간이 가장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는 ‘해피 700’에 위치한 천문대는 봉래산을 수십여바퀴 휘감으며 곡예운전을 해야 정상에 도착한다.800㎜ 반사망원경으로 낮에는 태양 흑점을 관찰할 수 있고, 밤에는 목성, 달이 떠있는 별천지를 관찰할 수 있다. 이 곳은 연간 관측일수(쾌청일수)가 196일로 우리나라 평균 116일보다 훨씬 많아 국내 최고의 관측 여건을 가지고 있으며, 주변에 광해(방해하는 빛)와 관측의 최대 적인 습기가 없어 최적의 관측 여건을 자랑한다. 특히 망원경으로 별을 보지 않더라도 산꼭대기에 쏟아지는 별을 보며 호젓한 낭만을 즐길 수 있다. 이 곳에서 바라보는 영월시내의 야경 또한 일품이다. 부모와 함께 온 이하민(6·경기 용인시 수지읍 베아제 유치원)양은 “반짝이는 별들이 너무 아름답다.”며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천문대는 월요일과 공휴일 다음달 휴관하며, 입장료는 성인 5000원, 청소년 4000원이다. 영월은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박물관이 많다. 대표적인 박물관은 책박물관(372-1713). 폐교에 세워진 이 박물관은 박대헌씨가 사비를 털어 만들었다. 이 곳에선 어디에서도 구하기 힘든 60∼70년대 초등학교 교과서를 비롯해 1925년 조선총독부가 발간한 서적, 한국문학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책 수만권이 빛바랜 모습으로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성인 2000원, 어린이 1000원. 이밖에 곤충박물관(374-5888)과 다음달 개관하는 사진박물관 등도 둘러보면 좋다. ●신비한 천혜비경 자연속으로 영월은 유명한 동강의 어라연 말고도 자연이 만들어낸 갖가지 천혜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인기 명소는 ‘한반도 지형’. 선암마을 건너 숲속의 전망대에서 보면 마을 풍경이 신기할 정도로 한반도 지도를 그대로 닮았다.5년 전 사진작가가 발견해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서강을 끼고 동쪽은 높은 절벽에 나무가 울창한 반면 서쪽은 경사가 완만해 평지에 가까워 ‘동고서저’의 한반도 지형도 그대로이며, 북쪽으로는 백두산, 남쪽으로는 장기곶까지 똑같다. 영월은 무엇보다 조선 6대 임금인 단종이 숙부인 수양대군에 의해 비운의 죽음을 맞이한 고장. 곳곳에서 단종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단종이 유배길에 쉬어간 군등치 고개를 넘어 가면 단종 무덤인 장릉(370-2619)과 유배지인 청령포(370-2620)가 있다. 단종은 1457년 봄에 영월 청령포에 유배되었고 그해 10월 사약을 받고 죽었다. 단종이 죽어도 시신을 거두는 이가 없자 영월 호장 엄흥도가 시신을 거둬 모신 곳이 장릉이다. 장릉 소나무가 모두 장릉을 향해 고개를 숙여 신비롭다. 입장료는 성인 1200원. 장릉에서 남쪽 방향으로 10분만 차를 타면 청령포가 나온다. 청령포는 단종이 유배됐던 창살 없는 감옥. 삼면은 서강이 휘감아 흐르고 육지와 이어진 한쪽면은 수직절벽으로 이뤄져 있다. 섬은 아니지만 배를 타야 도달할 수 있다. 청령포 한가운데에 위치한 관음송은 600살 먹은 30m 높이의 소나무. 당시 단종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들어 관음송이라 불렸다. 청령포 숲은 지난해 11월 산림청에서 선정한 ‘아름다운 천년의 숲’에 뽑혔다. 도선료 400원을 포함해 입장료는 1300원. 이 곳에서 차로 10분쯤 거리에 신선암이라 불리는 선돌이 있다. 선돌은 말 그대로 서있는 돌. 밑에서 굽이굽이 흐르는 서강 줄기와 어우러지면서 동양화를 보는 느낌을 준다. 아침에는 강 안개에 젖어, 오후에는 석양에 잠겨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밖에 태백산 줄기의 험산준령이 빚어낸 태고적 신비를 뽐내는 우리나라 최고의 계곡인 칠랑이계곡과 김삿갓 계곡을 비롯해 고씨동굴 (천연기념물 219호)과 김삿갓 유적지 등에서는 시원한 여름을 느낄 수 있다. ● 알고가세요 영월은 서울에서 승용차로 2시간30분 거리에 있다. 중앙고속도로 제천IC를 빠져나와 38번 국도를 따라 가면 영월읍으로 갈 수 있다. 밧도네 마을은 신림IC에서 88번 지방도를 따라 주천면 방향으로 가면 된다. 먹을거리로는 태백과 정선, 평창 등 해발 700m 이상에서만 자생하는 나물에다 들기름과 콩, 표고버섯 등 각종 재료들이 들어가 독특한 맛을 내는 ‘곤드레밥’이 미식가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읍내 중앙로 농협군지부 맞은편에 자리잡은 청산회관(374-2141)은 모녀가 대를 이어가며 운영하고 있는 한정식집으로 지난 97년부터 곤드레밥을 특색 음식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가격은 1인분 6000원. 가족단위 숙박시설은 다소 부족하지만 읍내 모텔과 여관이 깨끗하다. 민박요금 예고제 마을인 밧도네 마을은 4인실이 성수기에 4만원 정도다. 영월군청 문화관광과 (033) 370-2542.
  • 소지로, 7일 예술의 전당서 공연

    흙으로 구운 피리 오카리나의 명인 소지로가 한국에 온다. 그는 8일 오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갖는다. 일본 도치기현의 산골마을에서 ‘오카리나’를 만들면서 연주를 시작한 그는 1985년 글로리 음반으로 데뷔,1986년 NHK 다큐멘터리 ‘대황하’의 음악이 각광 받으면서 아티스트로서 인기를 얻었다. 그후 지금까지 매년 오리지널 앨범을 발표하고 투어 콘서트를 해 오고 있다. 자연과 흙속에 파묻혀 콘서트와 작곡활동을 하는 그는 이번 내한 공연에서 30년간 연마해 온 그만의 특별한 오카리나의 소리와 함께 신시사이저, 바이올린, 베이스, 기타등이 어우러진 가슴 뭉클한 ‘대황하’의 감동을 선사한다. 그는 1993년 ‘목도’‘풍인’‘수심’3부작으로 일본 레코드 기획상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02)751-9607.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사무실 냉방병’ 여성을 노린다

    장마와 함께 더위가 시작되면서 에어컨을 가동하는 직장이나 가정이 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이 때면 더위로 인체의 자율신경계가 지치거나 혈류에 이상이 생겨 냉방병을 앓는 사람들도 덩달아 늘어난다.●증상 일반적으로 눈·코 등의 점막에 자극감을 느끼며, 두통 피로 무력감 집중력장애와 복통 설사, 심하면 기침과 고열, 근육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냉방병이 오면 감기에 잘 걸리며 쉬 낫지 않는다. 목이 가래가 낀 것처럼 답답하거나 피로감과 두통, 어깨와 팔다리가 무겁거나 온몸에 한기를 느끼는 전신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또 소화불량과 하복부 불쾌감,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이런 증상은 냉기로 말초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액순환에 이상이 생기거나 자율신경계 기능이 위축돼 생긴다. 더러는 근육 수축의 불균형으로 요통, 월경불순,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여성이 냉방병에 더 약해 냉방병을 호소하는 사람 중에는 남자보다 여자들이 많다. 남성에 비해 면역력이 약한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여성들의 옷차림에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사무실은 여름철에도 양복에 넥타이를 매야 하는 남자들이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온도로 조절된다. 이렇다 보니 얇은 옷에 샌들 정도를 신고 근무를 하는 여성들이 냉방병에 더 잘 걸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사무직 냉방병 근막동통증후군 최근 며칠 동안 에어컨을 켠 사무실에서 근무한 뒤 목과 어깨가 뻣뻣하게 굳는 느낌이 들어 병원을 찾은 김성윤(36)씨는 ‘근막동통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심한 스트레스로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거나 운동부족으로 근육이 탄력성과 유연성을 잃어 나타나는 질환. 나쁜 자세 등 잘못된 습관으로 생기기도 하나 여름철 실내 냉방과도 관련이 크다. 통증은 주로 어깨와 등·목·허리 등에서 나타나는데 특히 오랫동안 한 자세로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사무직종에서 두드러진다.●빌딩증후군 여름철 냉방이 잘 된 건물에만 들어가면 두통과 구토, 메스꺼움 등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다. 때로 숨이 막히는가 하면 심한 현기증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건물 밖으로 나서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멀쩡해진다. 빌딩증후군이다. 이런 증상은 창문이 닫혀 있고, 중앙집중식 냉방 건물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흔한 냉방병의 일종이다.두통·눈물과 함께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기 어렵고 마른 코 속이나 목이 따갑거나 막히며 가슴이 답답하기도 하다. 여기에다 어지럽고 메스꺼우며 쉬 피로해지기도 한다. 원인은 실내의 가스성 화학물질이다. 일산화탄소 이외에도 니코틴 등 수백 종의 유해물질을 가진 담배 연기에 의해 나타나며, 페인트나 접착제, 복사기 등에서 나오는 유기용제도 원인이다.●냉방병 예방수칙 ▲여름에도 스카프나 긴 옷을 준비했다가 냉방이 부담스럽거나 추위를 느끼면 목이나 어깨를 덮어 보온을 해준다. 스카프로 부족하다면 여벌의 긴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손난로를 이용한다. 목이나 어깨통, 월경불순이 심한 사람은 손난로를 이용해 차게 느껴지는 부분을 5분 정도 덥혀주면 혈관이 확장되면서 통증이 가라앉는다.▲발이 차면 온몸이 차다. 이런 냉증이 나타나면 발가락 등 몸 끝부분부터 시려오므로 사무실에서는 편한 신발을 신되 꼭 양말을 신어 발이 차거워지지 않게 해야 한다.▲실내 환기를 자주 한다.2주일에 한번은 에어컨 필터를 청소해야 하며, 창문을 자주 열어 맑은 공기를 많이 끌어들이는 것이 좋다.▲실내에 잎이 큰 식물을 키운다. 식물은 이산화탄소와 휘발성 기체를 흡수해 공기를 정화하며, 흙 속의 미생물은 오염물질을 무기체로 분해해 건강을 돕는다.▲따뜻한 차를 자주 마신다. 특히 우롱차나 홍차처럼 발효시킨 차는 혈액 순환을 도우며, 부족한 체내 수분도 보충해 준다.■ 도움말 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현인규 한강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유병연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어린이 성교육, 애니에 맡겨요

    어린이 성교육, 애니에 맡겨요

    애니메이션에서 다큐멘터리, 드라마까지. EBS가 공사 창립 5주년(22일)을 맞아 그동안 꼼꼼하게 준비해온 특별 프로그램 보따리를 시청자들에게 풀어 놓는다. 3부작 성교육 애니메이션 ‘아이들이 사는 성’이 22일부터 3일 동안 매일 오후 5시35분 안방을 찾는다. 기존의 생물학적 학습 방법에서 벗어나 어린이에게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고자 기획됐다.1년 5개월 여 동안의 제작과정을 거치며 유치원ㆍ초등학교 교사, 아동심리학자 등 현장의 의견을 반영했다. 1부 ‘나’에서는 남녀 신체구조의 차이와 생명 탄생을 주제로 난자를 만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정자들의 모험을 담았다.2부 ‘답게? 답게!’에서는 왕자와 공주의 이야기를 소재로 사회적으로 억압되는 성의식과 역할에 대한 고민을 풀어낸다. 캐나다 작가 질 티보이 동화를 원작으로 한 3부 ‘네 잘못이 아니야’는 성폭력 피해 아동이 가족의 도움으로 상처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22일 오후 10시에 방송되는 자연다큐멘터리 ‘흙’은 다양하고 실험적인 촬영 기법을 통해 흙, 흙과 더불어 사는 작은 생명들의 모습을 정밀하게 담아냈다. 식물의 뿌리가 흙 속으로 자라나는 장면 등은 흔하게 볼 수 없는 장면이다. 국민 배우 최불암이 내레이션을 맡아 흙의 소중함을 전달한다. 광복 60주년을 기념한 역사물도 빼놓을 수 없다. 4부작 어린이 역사 드라마 ‘독도장군 안용복’(20∼23일 오후 7시25분)에서는 조선시대 일본으로부터 독도를 지켜낸 어부 안용복의 삶을, 시간 여행으로 과거로 날아간 현대 어린이들이 만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구한말 의병장으로 서울 진공작전을 주도했던 왕산 허위를 조명하며, 세계 각지로 흩어져 타국인으로 살아가는 그 후손들의 이야기를 통해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2부작 기획 다큐 ‘왕산가 사람들’(22∼23일 오후 10시)도 마련됐다. 이외에도 22일 오전 9시부터 2시간 동안 EBS FM을 통해 라디오 다큐멘터리 ‘역사학자 100인이 말하는 우리 역사의 희·로·애·락’을 내보낸다. 역사학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최고의 순간으로는 8·15해방이, 슬펐던 순간은 경술국치, 가장 분노한 시기는 광주의 봄이 선정됐다. 같은 날 오전 10시 TV를 통해 21세기를 살아가는 창의적 부모는 어떤 모습인지를 알아보는 ‘생방송 60분-부모’가 전파를 탄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지하철 환기구 뚫고 나무가…

    ‘지하 정원’(조선경 글·그림, 보림 펴냄)은 아주 평범한 한 사람이 일궈낸 빛나는 기적을 이야기하는 그림동화책이다. 책의 주인공은 지하철 청소부 모스 아저씨. 세상사람들이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에야 지하철로 나가 밤을 꼬박 새우며 일하는 아저씨가 어느날 마음에 작은 상처를 입는다. 걸레 냄새가 싫다고 인상을 찌푸리는 사람들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좋을까? 궁리끝에 아저씨는 하늘이 보이는 환기구의 안쪽에다 흙 두둑을 만들고 작은 나무를 옮겨심는다. 나무가 외로울까봐 푸른 넝쿨까지 함께. 시간이 흐르면서 도시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환기구를 뚫고 푸른 나무가 팔을 벌리더니 봄이면 풀씨가 날아와 꽃을 뿌리고, 아이들은 그 그늘 아래서 즐겁게 뛰어놀고…. 작은 노력이 언젠가는 세상을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 지은이는 “뉴욕 유학시절 만난 어느 지하철 청소부에게서 이야기의 씨앗을 발견했다.”고 말했다.5세 이상.8500원.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밀수 朱木 처리 논란

    밀수 朱木 처리 논란

    ‘살리느냐 폐기하느냐.’ 요즘 광주지역에선 주목(朱木) 살리기 논란이 한창이다. 국세청 광주본부세관이 밀수품으로 압수한 주목의 처리 방안을 한 달째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관은 지난달 20일 조경업자 문모(45)씨가 일본 삿포로에서 밀수한 주목 11그루를 압수했다. 이 중 정원수용인 4그루는 높이 2∼2.5m로 수령이 500년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는 구하기가 힘든 수종으로 ‘부르는 게 값’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7그루는 분재로서 1m 미만이다. 세관은 압수한 주목을 식물검역소에 검역을 의뢰했으나 검역소측은 지난 14일까지 ‘폐기처분’하도록 통보해 놓은 상태. 국립식물검역소 호남지소 광주출장소 관계자는 “이들 나무는 뿌리에 흙이 붙어 있는 식물이어서 ‘식물방역법’이 규정한 수입금지 품목이므로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관은 당초 이들 식물이 폐기처분 대상이 아닐 경우 공매 처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나무를 살리자.’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주목의 가치를 인정한 전문가들과 자치단체들도 주목의 ‘구명운동’에 나섰다. 분재 전문가인 목포대 김웅배 총장과 같은 대학 조경학과 배현미 교수는 최근 이창근 광주세관장을 만나 “국내에서 보기 드문 희귀목”이라며 활용방안을 찾아줄 것을 요청했다. 함평군 관계자들도 최근 광주세관 마당에 방치된 나무들을 살피고 돌아갔으며, 이를 기증받을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세관 관계자는 “처리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며 “수사 결정권을 쥐고 있는 검찰의 지시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새 음반]

    ●클래식 미츠 쿠바-심포닉 살사재즈로 양념을 한 뒤 클래식 선율로 살짝 버무린 음악의 맛은 어떨까. 독일 출신의 클래식 트리오 ‘클라츠 브라더스’(Klazz Brothers)와 쿠바 타악기 음악의 대표주자 ‘쿠바 퍼커션’(Cuba Percussion)의 2005년 새 합작앨범 ‘클래식 미츠 쿠바-심포닉 살사(Classic Meets Cuba’Symphonic Salsaㆍ이하 심포닉 살사)’가 국내에서 발매됐다. 이번 앨범은 단순히 정통 클래식과 대중음악이 만난 크로스오버 음악이라고만 보기에는 아까울 정도.‘쿠반 슈가’(Cuban Sugar)는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인형’을,‘맘보차르트(Mambozart)’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교향곡 40번 G단조 K.550의 1악장을 베이스로 삼아 맘보 리듬으로 밝고 경쾌하게 재창조해 낸 곡이다.●다큐 ‘도자기’OST올해 방송위원회 ‘대상’을 수상한 KBS 스페셜 6부작 ‘도자기’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이 나왔다.KBS다큐멘터리로서는 최초의 OST다.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양방언이 동서양과 고전-현대를 아우르는 퓨전적이고 실험적인 곡들을 작곡해 감동적인 선율로 채워 넣었다. 주제 테마 ‘흙의 전설’은 피리의 독주를 장중하게 떠받치는 오케스트라 연주가 돋보이는 곡으로 양방언 음악의 정수를 보여준다.‘도자기’는 지난해 2004년 11월부터 방영된 다큐멘터리로 5개 대륙 30여개국을 돌며 도자기를 통해 인류의 문명을 짚는 탐사보고서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임백천과 함께 가 본 서울숲

    임백천과 함께 가 본 서울숲

    뚝섬 서울숲 개장을 앞두고 서울시 홍보대사로 활동중인 임백천(방송인)씨가 자전거를 타고 서울숲을 둘러보고 있다. 임씨는 지난 2003년부터 줄곧 서울시 홍보를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서울숲 나무심기가 한창 진행중이던 지난해에는 이명박 시장과 함께 이곳에 직접 소나무를 심는 등 서울숲에도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13일 둘러본 ‘미리 가본 서울숲’에는 최광빈 서울시 공원과장, 이병숙 서울신문 시민기자도 동행했다.35만평 규모의 뚝섬 서울숲은 18일 문을 연다. 지난 2003년 1월부터 공사를 시작한 지 2년 5개월 만이다. 서울시는 서울숲이 영국의 하이드파크(Hide park),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Central park)와도 견줄수 있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1시간정도 서울숲을 둘러본 임백천씨는 “내가 심은 소나무가 이렇게 아름다운 숲을 만드는데 일조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감동을 전했다. 글  김기용기자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개장을 닷새 앞둔 지난 13일, 서울숲은 곳곳에서 막바지 정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그러나 숲을 휘감아 도는 개울물과 고즈넉한 호수 옆 레스토랑, 야생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생태숲, 아이들을 위해 곳곳에 마련한 작은 놀이터 등은 서울숲이 서울의 명소가 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고도 남았다.1년 만에 다시 들른 임백천씨는 “그새 이렇게 숲의 풍모가 갖춰졌다니 놀랍다.”면서 “닷새가 지나 공사가 마무리되고,1년이 지나 녹음이 더 우거지고,10년이 지나 이곳을 사랑하는 시민의 손때와 숨결이 묻어지면 서울숲은 비로소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백천씨는 이날 오후 4시 서울숲을 관리하는 사무실 겸 방문자들의 안내를 돕는 방문자센터에서 “2층 규모의 방문자센터가 여느 공원관리사무소와는 달리 ‘관(官)분위기’가 전혀 풍기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그는 또 창을 큼지막하게 만들고 외벽 일부를 목재를 사용해 디자인한 것을 놓고 “‘인공(人工)’이되 인공의 분위기를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들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최광빈 공원과장이 서울숲의 대략적인 개요와 특징을 설명하자 임백천씨는 자신이 방문했던 외국의 경우와 비교해 가며 ‘정신병원론’을 개진했다. “서울숲이 영국의 하이드파크나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견줄 만하다는 이야기에 놀랐습니다. 미국에 갔을 때 들은 이야기인데, 만일 뉴욕에 센트럴파크가 없었다면, 그 자리에는 그만한 크기의 정신병원이 들어섰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서울도 마찬가지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이병숙 시민기자도 “비록 자연환경에 대한 관심이 늦긴 했지만 예부터 자연과 더불어 살고자 했던 우리네 전통은 금방 살아날 것”이라면서 낙관론을 펼치기도 했다. 방문자센터를 나와 100m 정도 걸으면 뚝섬에 과거 경마장이 있었던 것을 고려해 만든 ‘경마군상’을 볼 수 있다. 이곳을 지나면 바로 옆으로 물을 통해 자신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연못’이 있다. 물 깊이는 3㎝ 정도 되는 곳으로, 바닥이 티 하나 없는 깨끗한 검은 대리석으로 돼 있어 얼굴을 비춰보면 마치 거울처럼 보이게 된다. 이곳에서는 주변에 곧게 솟은 나무를 그냥 바라보는 것보다 수면을 통해 비춰보는 것이 더 아름답다고 최 과장은 귀띔한다. 수면에 비친 제 얼굴에 반했다는 나르시스도 이랬을까. 임백천씨는 한참 ‘거울연못’을 들여다보더니 직접 손을 담가보며 “이제 결국 사람이 나서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그동안 서울의 자연을 망쳐놨으니 이제 사람의 손으로 돌려놓아야만 해요. 물론 인간이 망쳐놓기 전 모습으로 되돌릴 순 없겠죠. 하지만 세월이 흘러 사람들의 손때가 묻고 숨결이 스며들면 ‘자연처럼’되지 않을까요.” 이병숙 시민기자도 ‘결자해지(結者解之)’라면서 “이제 사람의 손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 과장은 “서울숲이 넉넉잡고 10년만 있으면 인공의 기운은 사그라들고 명실상부한 숲의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라면서 “서울시가 시 조직으로 ‘푸른도시국’이라는 과거에 없던 기구를 만든 것도 자연에 대한 인간의 관심이 많이 커진 것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가 있는 임백천씨는 “서울숲이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특히 서울숲 곳곳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작은 놀이터들이 마련돼 있는 것을 보고 “고마운 일을 했다.”면서 많은 부모의 ‘입’을 대신했다. 그는 또 아이들이 과학적 원리를 체험을 통해 알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아르키메데스의 수차’ 앞에서 꽤 오래 머물며 직접 돌려보기도 했다. 수차를 몇바퀴 돌리자 2∼3m 아래의 물이 수차를 따라 올라오는 것이 신기하다는 표정이다. 임백천씨는 “사람은 흙과 멀어지면 병원과 가까워진다.”면서 “서울숲에 오면 아이들이 다칠 걱정 없이 맘껏 뛰놀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최 과장은 “서울숲 문화예술공원 안 숲 속 놀이터에는 아치형 징검다리 등 아이들이 즐길 수 있을 만한 이색적인 놀이기구가 다양하다.”면서 “특히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에는 나무의자 하나에도 가시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숲에 있는 생태숲은 서울숲을 만든 관계자들이 유독 자랑하는 공간이다. 이곳은 사람은 들어갈 수 없으며 오로지 야생동물만이 자유롭게 살 수 있다.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한강까지 직선으로 뻗은 보행전망교(길이 560m·너비 3m)뿐이다. 이곳에 올라 생태숲 아래를 내려다보며 동물들이 뛰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만큼은 사람이 ‘손님’이다. 생태숲은 4만 5000평 정도다. 임백천씨도 이곳에 올라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리며 야생동물을 찾으려고 했다. 겨우 발견한 것이 멀리 나무밑에 앉아 있는 2∼3마리 ‘다마사슴’뿐이었다.‘더운 날씨 때문일 것’이라며 서로서로를 위로한 뒤 ‘서울숲’ 이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임백천씨는 “선유도공원·서울대공원·월드컵공원 등은 모두 공원으로서 아주 좋은 명소”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이름만큼은 서울숲이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생태숲처럼 사람은 전혀 들어갈 수 없고 야생동물들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있기 때문에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숲’이라는 명칭이 잘 어울린다.”고 친절한 해설까지 덧붙이기도 했다. 서울숲 한가운데 만들어진 호수 옆에는 현재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인 레스토랑이 있다. 호수를 바라보며 식사와 차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연인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임백천씨가 목재로 만들어진 바닥에 붙어 새까맣게 변해버린 ‘껌’을 발견하고선 눈살이 찌푸러졌다.“바로 이런 것들이 우려됩니다. 껌 하나라고 사소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모두 그렇게 여긴다면 서울숲은 하루만 지나면 ‘쓰레기장’이 될지도 몰라요. 이제 모든 것은 서울시민에게 달렸어요. 서울시민들의 수준 높은 시민의식을 기대할 수밖에 없죠.” 그는 이어 “앞으로 개장 때까지 며칠 남지 않았지만 내가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서울숲 홍보를 계속할 생각”이라면서 “동시에 시민들이 이곳을 아끼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숲 가는 방법 시는 하루 평균 30만명의 관람객이 서울숲을 찾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주차는 500대 정도만 가능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낫다. 지하철은 2호선 뚝섬역(8번 출구)을 이용할 수 있다. 버스는 6개 노선(141·145·148·2014·2224·2413)을 이용해 서울숲 정류장까지 갈 수 있다. 게다가 10월 청계천 복원공사가 끝나면 청계천 수변 보행로에서 중랑천변∼한강∼서울숲까지 이르는 10.8㎞의 그린웨이가 만들어져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올 수도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시민기자 이병숙 임백천과 ‘데이트’ 서울신문 시민기자로 활동한 지 어느덧 1년. 인기 연예인과 함께한 이번 동행취재는 아무래도 1년 기념 특별보너스인 듯하다.18일 개장을 앞둔 서울숲을 서울시 홍보대사이자 방송인인 임백천씨와 미리 둘러볼 수 있는 행운을 얻은 것이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숲에는 70∼80년대에 인기 있던 포크송이 은은하게 울려퍼지고 있었다. 먼저 관리사무소에서 서울숲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을 들었다. 서울숲은 인근 한강시민공원과 중랑천을 지나 새로 복원된 청계천과 연결됐고, 강 건너 응봉산공원과도 연결될 예정이라니 이름 그대로 서울 시민 전체의 휴식공간이 될 것이다. 임백천씨는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사람이 흙과 멀어지면 병이 가깝다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숲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좋겠느냐.”면서 연방 감탄했다. 지난해 식목일에 나무를 심었다기에 얼마나 자랐나 가보자고 했더니 너무 넓어 못 찾겠단다. 그는 미국 오스트리아 등 다른 나라의 예를 들며 과연 우리도 휴지 하나 버리지 않는 그곳 사람들처럼 이 아름다운 숲을 아끼고 사랑할 수 있을지도 걱정했다. 어린이들의 학습장이 돼 줄 생태공원에는 서울대공원에서 이사온 사슴들이 낯선 듯 한쪽에 몰려서서 멀뚱한 눈으로 우릴 바라보고 있었다. 사슴들은 사육에서 점차 방목으로 길들여질 것이란다. 울창한 숲 사이로 물이 흐르고 사슴이 자유롭게 뛰노는 낙원이 눈에 선했다. 최광빈 공원과장의 안내로 숲을 둘러보는 동안 이곳이 폐건축자재나 쌓여 있던 불모지였다는 말에 환골탈태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 단장을 끝낸 넓은 잔디밭을 배경으로 깔끔하게 정돈된 회양목 샛길에 자전거 타는 임백천씨의 모습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켰다. 내가 조금만 어리거나 예쁘면 자전거 뒤에 앉아서 같이 타자고 했을 텐데…. 아쉬움을 달래며 돌린 시선 끝에는 성하로 접어든 햇살이 녹음을 향한 실록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이병숙 시민기자
  • 루시/황학주 지음

    지난 3월, 아프리카 케냐의 마사이족과 더불어 생활한 3년 간의 체험을 엮은 에세이집 ‘아카시아’를 출간한 중견 시인 황학주(51) 서울여대 겸임교수가 이번엔 사막의 기운이 고스란히 담긴 시어들로 짠 시집 ‘루시’(솔)를 펴냈다. 그는 국제민간구호단체의 일원으로 1995∼1997년 아프리카 케냐의 나이로비와 마사이족 거주지인 카지아도에서 봉사와 구호활동을 했고, 그곳에서의 경험을 잊지 못해 이후 2003년까지 서너 차례 더 아프리카 대륙을 방문했다.‘너무나 얇은 생의 담요’(2002)에 이은 여섯번째 시집 ‘루시’에는 그때의 시공간을 소재로 쓴 시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시인이 온몸으로 체험한 사막은 ‘바람이 자면/희미한 소똥 냄새와 벗겨진 나무껍질 냄새가 건너온다/방금 눈앞에 있던 구릉까지 단숨에 마셔버리지만/바람이 데려다 주지 않은 것은 물뿐’(‘루시’중)이거나 ‘내 눈에 돌흙밖에 없다/내 위 속엔 흙모래밖에 없다/당신이 나를 지나쳐/하루를 더 가더라도 돌무지밖에/세상엔 없’(‘염소’중)는 곳이다. 가장 오래된 화석 인류중의 하나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의 애칭을 딴 표제작 ‘루시’를 비롯한 시들은 시인이 이 불모의 땅에서 지친 육신과 영혼을 적셔줄 생명의 물길을 찾아나선 흔적들이다. 시인은 서문에서 “내가 험하게 찾아다닌 것은 인간의 본향이 아니라 어두운 발밑에도 붉은 흙을 묻힐 수 있는 타향이었으리라. 노을과 달이 안내자였던.”이라고 고백했다. 소설가 김훈은 이번 시집에 대해 “이제 황학주의 시편들은 상처에서 사랑으로, 차단에서 소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고, 시인 최하림은 “그의 시는 더욱 간결해지고 백지로 있으려는 꿈을 꾼다.”고 평했다.7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효리 댄스·마술·요가 배워볼까

    효리 댄스·마술·요가 배워볼까

    “미래의 소비 주체인 어린이들을 잡아라.” 백화점과 할인점들이 오는 7월 여름방학을 앞두고 초등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여름방학 단기특강을 마련,‘어린이 손님’ 유치에 총력을 펼치고 있다. 여름방학 단기특강은 대부분 7월20일 앞뒤로 시작해 8월말에 끝난다. 횟수는 주 1회(총 4회)이고, 수강료는 2만∼4만원이 주류이다. 권영규 신세계백화점 문화센터 부장은 “어린이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초등학생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여름방학을 알차고 재미있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취지에서 특강을 마련했다.”며 “대부분의 백화점들이 어린이들의 두뇌향상과 취미, 건강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강좌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창의력·취미·건강 등에 초점 이들 업체가 마련한 여름방학 단기특강은 크게 ▲사고력·창의력 향상 강좌 ▲취미 강좌 ▲체험 강좌 ▲건강 강좌 등으로 나눠진다. 사고력·창의력 향상 강좌는 롯데백화점의 ‘클레이 애니메이션’·‘사고력 향상 로봇 교실’, 신세계백화점 ‘키즈 별자리 & 창의력 캠프’, 갤러리아백화점의 ‘로봇 만들기’·‘과학탐구 보고서’ 등이 대표적이다. 오는 7월25일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진행하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은 쫀득쫀득한 흙 등을 이용해 다양한 색감과 세밀한 표정이 살아 있는 캐릭터를 직접 만들어 창의력을 높여준다. 매주 목요일, 수강료는 3만원. 일산점이 7월19일부터 시작하는 ‘사고력 향상 로봇교실’은 로봇의 개념과 종류, 동작원리 학습으로 창의력·논리성을 길러준다. 매주 일요일,3만원이다. ●로봇교실·별자리캠프등 다양 8월16∼18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마련한 ‘키즈 별자리 & 창의력 캠프’는 경기도 용인 양지 파인 리조트에서 진행된다. 여름밤 첨단 천체망원경을 이용해 항성·행성·별자리 찾기 등을 통해 창의력을 키워준다. 수강료는 14만원. 갤러리아백화점 수원점이 진행하는 ‘로봇이야기(8월11,18일·재료비 3만원)’는 교재를 보고 로봇 모형을 만들고,‘과학탐구 보고서(8월27일,1회)’는 과학실험을 통해 과학원리를 알아본다. 취미 강좌에는 롯데백화점의 ‘어린이 요리교실’, 애경백화점의 ‘내가 만드는 주얼리’, 그랜드백화점·롯데마트·삼성테스코 홈플러스의 ‘해리포터 마술교실’ 등이 있다. 7월19일 롯데백화점 강남점이 개설하는 ‘어린이 요리교실’은 어린이 요리활동을 미술·음악과 접목시킨 프로그램으로 사물인지 능력과 색채감각을 길러준다. 매주 화요일,2만 5000원이다. ●목걸이·팔찌 만들기도 애경백화점이 진행하는 ‘내가 만드는 주얼리(29일∼7월21일·4회)’는 원석을 이용해 목걸이·팔찌 등을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수강료는 3만원. 그랜드백화점이 실시하는 ‘해리포터 마술교실(7월30일∼8월20일·4회)’은 해리포터의 마술 캐릭터를 따라 해보고 마술을 배우는 프로그램으로 수강료는 2만원. 롯데마트 구로점이 마련한 ‘해리포터 마술교실(7월25일∼8월22일·5회)’은 매주 월요일에 실시되며 수강료는 2만 5000원. 홈플러스 동대문점이 준비한 ‘해리포터 마술교실(7월25일∼8월22일·4회)’은 수강료가 2만원이다. 체험강좌는 롯데백화점의 ‘해병대 전략캠프’와 신세계백화점의 ‘가족과 함께 하는 특별기행 고궁답사’, 현대백화점의 ‘나랏일을 하는 기관들-청와대·국회’ 등이 있다. ●해병대 훈련 체험 기회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영등포점이 마련한 ‘해병대 전략캠프(8월4∼6일)’는 경기도 안산 대부도 훈련장에서 실시되며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길러준다. 참가비 17만원.8월11일 진행되는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의 ‘가족과 함께 하는 특별기행 고궁답사(1만 5000원)’는 창경궁을 통해 조선시대 왕실 생활을 알아본다. 현대백화점이 마련한 ‘나랏일을 하는 기관들-청와대·국회(8월19일·4만원)’는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하루를 살펴보고 국회, 헌정기념관 등도 둘러본다. 건강 강좌로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자세교정 키즈요가’(7월28일∼8월18일·4회·3만원), 갤러리아백화점 수원점의 ‘가족요가 강좌’(8월7∼28일·4회·1인 4만원), 그랜드백화점의 ‘재즈 힙합 & 방송 백댄스’(7월16일∼8월20일·6회·3만원), 롯데마트 구로점의 ‘인기가요 댄스교실’(7월30일∼8월20일·4회·2만 5000원), 홈플러스 간석점의 ‘자세교정 어린이 요가’(7월24일∼8월28일·6회·3만원) 등이 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인기가수 춤 따라잡기에 꼬마 수강생 초대합니다” 여름방학 단기특강의 화두는 ‘인기 가수의 춤 배우기’이다. 신세계백화점이 ‘애니모션 크럼핑 댄스 따라잡기’강좌, 그랜드백화점이 ‘최신 유행춤’강좌, 애경백화점이 ‘4주완성! 인기스타 댄스 따라하기’강좌를 각각 열고 어린이 손님 모시기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준비한 ‘애니모션 크럼핑 댄스 따라잡기’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삼성전자 애니콜 CF 속의 에릭·이효리의 춤을 완벽하게 배워보는 강좌이다. 어린이들에게 재미를 유도하기 위해 개설된 이 강좌는 CF 속의 에릭과 이효리가 ‘애니모션’이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는 동작을 익힌다.7월24일부터 8월18일까지 매주 목요일에 진행된다.4회, 수강료는 3만원이다. 그랜드백화점 일산점과 수원 영통점, 그랜드마트 인천 계양점에서 준비한 ‘최신 유행춤’은 요즘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춤을 노래에 맞춰 안무를 실시하는 강좌. 보아·이효리·채연의 춤을 배우는데, 보아춤은 ‘넘버원’이라는 노래의 안무를 응용한 춤이다. 이효리춤은 ‘애니모션’에서 나온 춤을 따라하며, 채연춤은 ‘둘이서’라는 노래의 안무를 응용한 춤이다.7월19일∼8월23일,6회, 수강료는 3만원이다. 애경백화점이 실시하는 ‘4주 완성! 인기스타 댄스 따라하기’는 인기 댄스그룹 주얼리의 곡을 안무에 따라 연습한다. 리듬 감각과 유연한 몸놀림을 배울 수 있다.7월27일∼8월17일,4회, 수강료는 2만 5000원이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어린이들 처절한 사투 中 울렸다

    어린이들 처절한 사투 中 울렸다

    초등학교 교실 벽에 남은 어린이들의 흙투성이의 고사리같은 손자국들이 13억 중국인들을 울렸다. 15일 중국 언론들이 지난 10일 헤이룽장(黑龍江)성 닝안(寧安)시 사란(沙蘭)진의 홍수 당시 물이 차오른 교실에서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어린이들의 애처로운 사투 흔적을 담은 사진들을 공개, 중국 전역을 울음바다로 만든 것이다. 어린이 99명 등 2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어린이 희생자 대부분은 키가 작고 자기 보호능력이 약한 1∼2학년 학생들이었다. 베이징 천바오(北京晨報) 등 신문과 시나 닷 컴(sina.com)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들이 공개한 사진은 교실벽에 찍혀 있는 어린이들의 흙투성이 손자국들. 당시 사란 중심 초등학교에 갑작이 홍수가 밀어닥치면서 교실에 물이 차오르자 당황한 어린이들이 창문과 벽에 매달린 채 밖으로 나오려고 사투를 벌인 흔적이다. 물속에 잠긴 학교 운동장은 온통 진흙밭으로 변해 있어 당시 참상을 보여주었다. 홍수는 상류 산악지역에 이틀째 쏟아진 폭우로 발생,300여명이 수업 중이던 저지대 학교와 7개 마을을 덮쳤다. 이 학교는 13일 문을 다시 열었지만 전체 학생 352명 가운데 125명만이 등교, 희생자가 더 늘 것으로 보인다. 홍수 당시 일부 교사들은 침착하게 교실 창문 유리창을 부수고 아이들을 창틀 위에 올려놓거나 창틀을 붙들고 매달려 있게 해 희생을 줄였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창문 틀에 겨우 올라가니 친구들이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게 보였다. 그러다 눈앞에서 사라져갔다.”천바오는 생존학생들의 증언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재현했다. 천바오의 취재기자는 “벽에 남은 손자국에서 아이들의 맥박과 체온이 지금도 느껴지는 듯하다.”고 써 심금을 울렸다. 이 홍수로 7개 마을이 사라지고 주택들이 붕괴돼 2000여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농경지도 1000여㏊이상 유실됐다고 신화사는 전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아이들의 꽃동산 여주 해여림 식물원

    아이들의 꽃동산 여주 해여림 식물원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동심의 세계를 담은 아늑한 식물원이 문을 열었다. 경기 여주군 산북면 방축골 산자락에 5월 개관한 해여림 식물원. 지난 33년간 아동출판에 힘을 쏟아 온 예림당 나춘호 회장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자연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주고 싶다.’며 사재를 털어 가꾼 곳이다. 식물원의 연못과 산책로 등은 아이들이 보고 즐길 수 있도록 대부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꾸몄다. 이 곳은 일찍이 세종대왕릉 후보지에도 올랐던 명당. 경관이 빼어날 뿐만 아니라 사람의 발길이 드물어 4000여종의 수목, 야생 꽃과 식물들이 자연 그대로 보존돼 있다. 관람면적만 5만여평에 이른다. 주말에는 아이들 손을 잡고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을 담아 만든 해여림식물원 산책에 나서도 좋을 듯싶다. 여주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동심을 담은 시원한 초록세상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듯 마음이 설렌다. 중부고속도로 곤지암 인터체인지(IC)에서 나와 98번 국도를 타고 20여분쯤 달리자 시원한 초록세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식물원을 감싼 울창한 나무숲에서 뿜어내는 청정 산소가 머리를 맑게 한다. 서울에서 불과 1시간 남짓 달렸을 뿐인데 이렇게 공기가 다를까.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매표소를 지나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언덕길을 올라가자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반긴다. 해여림 식물원은 ‘온종일 해가 머무르는 여주의 아름다운 숲’이란 의미.‘웰빙’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식물원이다. 경기도 여주, 양평, 광주 등 3개 시·군의 경계인 해발 666m의 앵자봉 줄기가 남쪽으로 흘러내리면서 형성된 타원형 골자기에 위치하고 있다. 무엇보다 해여림은 여느 식물원과 달리 아이들을 배려한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산중턱에 자리를 잡아 경사진 곳이 많지만 경사도를 낮추기 위해 길을 지그재그식으로 만들었다. 유모차를 가지고 다니기에도 충분하다. 또 산책로는 난간이 없고, 아이들이 가까이에서 꽃을 보며 꽃내음을 맡아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먼저 ‘꿈의 동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3개의 아름다운 연못이 반긴다. 지혜연, 사랑연, 천연지 등으로 명명된 이곳은 갑갑한 도시의 삶을 가장 먼저 위로해 주는 곳이다. ‘하늘에서 내린 연못’이란 뜻을 담고 있는 천연지는 연못 위로 목재구조의 구름다리를 놓아 한 폭의 그림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탐스럽게 꽃을 피운 70여종의 수련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연못의 습지는 나무데크로 연결해 놓아 생태의 균형을 유지하는 습지의 생생한 모습을 바로 코 앞에서 지켜볼 수 있다. 다리 위에 쪼그려 앉아 연꽃과 청개구리, 소금쟁이 등을 보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천연지 뒤편의 여림정원에서는 초록의 향기가 코를 찌른다. 골든타임과 그린타임, 단풍제라늄, 류치아로즈마리, 빅토리오 라벤더 등 110여가지의 허브가 탐스럽게 심어져 있는데 걸음을 멈추고 허브 잎을 살짝 흔들자 쉴새없이 코를 자극한다. “노란색 꽃 이름이 뭐예요.” 길가에 핀 꽃이름을 묻는 아이의 질문에 함께 온 부모가 우물쭈물 연신 이마에 땀을 닦는다. 아이가 물어온 꽃은 ‘개느삼’. 강원도 이북 지방에 피는 꽃이라 어른들에게도 다소 생소한 꽃이다. 담홍색의 ‘금낭화’도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5살짜리 조카와 10개월된 딸을 데리고 온 이은경(35·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만든 식물원이라서 그런지 아이들과 꽃을 보며 산책하기에 최고”라고 말했다. 식물원의 관람로는 10㎞에 이르는데 그냥 둘러보더라도 2∼3시간은 소요된다. 약용·원예·습지식물 1800여종과 희귀종 1300여종, 구근류 800여종 등 모두 4000여종의 식물을 생태 특성이나 주제별로 나눠 심어 아이들의 생태학습에도 좋다. ●우리말로 꾸며진 어린이 꽃동산 식물원은 꿈의 동산을 비롯해 희망·미래·행복·보람동산 등 5개의 테마공원으로 이뤄졌다. 공원과 연못에는 아이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모두 아름다운 우리말 이름을 붙였다. ‘희망의 동산’은 측백나무 아래 미로숲. 수생식물 80여종이 자생하는 수정호와 돌단풍, 잔디 패랭이, 카펫 패랭이 등 100여종의 식물과 암석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실내 식물원인 엔젤하우스 뒤로 언덕을 오르면 튤립과 히아신스 등이 화려한 자태를 뽑내고 있는 미래의 동산과 만난다. 이 곳에는 250여종의 무궁화가 태극모양의 정원을 가득 메운 나라꽃 정원이 있다. 나라꽃 정원 아래 비탈길 바위 밑에는 이른바 ‘소원 비는 나무’인 학자나무(회화나무)를 심어 입장객이 다가와 직접 소원을 비는 다소 이색적인 공간이다. 북쪽 기슭을 거슬러 올라가면 건강을 테마로 한 ‘행복의 동산’이 나타난다. 만병초와 지황 등 1000여종의 약용식물을 심어놓은 동의보감 정원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조선시대 명의 허준이 지은 ‘동의보감’에 등장하는 약용식물을 한데 모아 한방의 우수성을 한눈에 확인하도록 가꾸었다. 식물원 가장 위쪽에 있는 ‘보람의 동산’에는 수생식물의 산란과 서식 공간인 습지대가 넓게 자리잡고 있어 아이들에게 좋은 체험 장소를 제공한다. 식물원에서는 봄에는 산수유축제, 여름에는 연꽃축제와 무궁화축전, 가을에 국화축제, 겨울에 눈꽃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나춘호(64)회장은 “식물도감에 나오는 식물원을 직접 만들어 어린이들이 직접 자연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아직 부족한 점이 있지만 앞으로 청소년교육원과 천체관측소, 민속박물관, 눈썰매장 등을 갖춘 30만평 규모의 종합레저타운으로 확대, 발전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가세요 가는 길은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중부고속도로 곤지암IC를 나와 곤지암사거리(오른쪽) 방향으로 달리면 98번 국도와 마주친다.98번 국도를 타고 산북면 삼거리 방면으로 20분쯤 달리면 오른쪽에 해여림 식물원 표지판이 보인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서울 강변역(1113-1), 잠실역(500-1), 양재역(500-2)에서 각각 좌석버스가 곤지암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운행한다. 터미널에서 양평방면 시내·직행버스로 갈아타면 해여림 식물원이 있는 상품리에 도착한다. 식물원은 하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에는 오후 4시까지만 문을 연다. 입장료는 어른의 경우 8000원(주말 9000원), 어린이는 3000원(주말 4000원)이며,30명이상 단체 관람시에는 할인이 적용된다. 단체 관람은 5일전 사전예약이 필수며 가이드가 동행한다. 자세한 문의는 (031)882-1700,www.yearimland.com 여주에 오시면 보너스로 여주는 쌀과 도자기의 고향. 남한강 주변의 비옥한 흙에서 나온 쌀과 도자기는 임금님 진상품으로 유명하다. 신륵사와 세종대왕릉, 목아박물관, 명성황후 생가 등이 위치해 있으며, 오는 19일까지 신륵사 인근 세계생활도자관에서는 여주도자기 박람회(031-884-8715)가 열린다. 남한강변에 자리잡은 신륵사(885-6916)는 대표적인 관광지. 신라 진평왕때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조사당과 다층석탑, 다층전탑, 보제존자석종 등 보물 7점을 소장한 유서깊은 절이다. 남한강에는 황포돛배가 떠 있는데 조포나루에 가면 배를 직접 탈 수 있다. 세종대왕릉(885-3123)인 영릉(英陵) 은 사적 195호로 면적만 60만평에 이르는 등 국내 수많은 왕릉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 자격루와 측우기 등 세종대왕시절에 발명한 작품들의 모형도 전시돼 있다. 세종릉 뒷산에는 조선 17대 효종임금의 무덤인 영릉(寧陵)이 있다. 신륵사 인근 목아박물관은 국내 최대규모의 불교박물관. 무형문화재 108호인 목아 박찬수선생이 수집한 7000여 점의 불교관련 자료가 보관돼 있다. 녹색농촌 체험관이 있는 강천면 가야1리의 오감마을은 도토리묵, 칼국수, 디딜방아 찧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곳곳에 유명한 매운탕집과 막국수 집이 즐비하다. 천서리막국수(883-979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