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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포토] 흙길이 된 물길… 가뭄에 시달리는 소양강

    [서울포토] 흙길이 된 물길… 가뭄에 시달리는 소양강

    30일 강원도 인제 38대교 인근의 소양강이 말라 있다.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그 시절 공직 한 컷] 모내기하는 이곳이… 동대문구 회기동입니다

    [그 시절 공직 한 컷] 모내기하는 이곳이… 동대문구 회기동입니다

    1962년 6월 1일 권농일 행사로 열린 모심기 행사 장면이다.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에서 촬영된 것으로 현재는 논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대학가와 아파트, 주택 지역으로 바뀌었다.권농일은 일제강점기에는 6월 14일이었으나 해방 이후 모내기에 적합한 6월 1일로 바뀌었다. 1996년부터는 권농일을 폐지하고 11월 11일을 농업인의 날로 지정했다. 11월 11일은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농민을 상징하는 흙 토(土)자를 아라비아숫자로 풀어쓰면 11이 된다는 데서 나온 것이다. 국가기록원 제공
  • [퍼블릭 뷰] 전설이 된 남자…인정받는 남자 질투받는 남자

    [퍼블릭 뷰] 전설이 된 남자…인정받는 남자 질투받는 남자

    지난주 관가를 뜨겁게 달군 키워드는 ‘흙수저’ 신화였다. 문재인 정부에서 깜짝 발탁된 두 명의 고위 공무원 때문이다. 7급 비고시 출신으로 1급인 청와대 총무비서관에 임명된 이정도 전 기획재정부 행정안전예산심의관과 청계천 판자촌 소년가장 출신의 ‘고졸·야간대 신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다.# 꼼꼼·업무 탁월 이정도 ‘전설의 비서’ 기재부는 명문대를 나오고 행정고시 관문을 뚫은 엘리트, 그중에서도 성적 상위자들이 즐비하다. 이런 분위기에서 지방대를 졸업하고 고시도 치르지 않은 이 비서관과 상고 출신의 김 후보자는 매우 드문 사례다. 다른 중앙부처에서도 흙수저 공무원을 찾기 어렵다. 그래서 성공한 흙수저는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성공한 흙수저 관료를 바라보는 공무원들의 시선은 두 갈래로 나뉘곤 한다. 성실하고 업무 능력이 훌륭해서 높은 자리에 올라갈 만하다는 ‘인정파’가 있는 반면 윗사람에게 아부를 잘해서 성공했다고 여기는 ‘질투파’도 있다. 이 비서관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공무원 A씨는 그를 ‘전설의 비서’라고 불렀다. 윗사람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해서 깔끔하고 조용히 처리한다는 것이다. 이 비서관의 꼼꼼한 성격과 업무처리 능력을 보여주는 유명한 일화로 ‘변양균 수첩 사건’이 있다. 이 비서관은 참여정부 시절 변 당시 기획예산처 장관의 비서관이었다. ‘신정아 스캔들’로 법정에 선 변 전 장관은 뇌물 수수 혐의도 함께 받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비서관의 수첩 덕이 컸다고 한다.당시 이 비서관은 자신의 모든 일정과 지시사항을 수첩에 꼼꼼히 기록했다. 몇 시에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 무엇을 했는지 빼놓지 않고 적었고 수년간 수첩들을 그대로 보관했다. 이 수첩에는 변 전 장관에게 돈을 건넸다고 주장한 사람이 진술한 내용과 전혀 다른 일정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변 전 장관은 이 비서관의 수첩을 증거로 제출해 혐의를 벗을 수 있었다. A씨는 “법원과 검찰도 반박을 못할 만큼 완벽한 일정관리였다고 하니 그분이 어떻게 윗분의 신임을 받는지 짐작할 수 있다”면서 “지금의 자리에 올라갈 자격이 충분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공무원 B씨는 “이 비서관의 7급 동기 중에 아직도 사무관 정도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 많고 7급들이 꿈꿀 수 있는 최대치가 고향에 내려가 군수를 하는 것이라는 우스개도 있는데 고시 출신도 어려운 1급으로 승진한 것은 가히 흙수저의 신화라고 할 만하다”면서 “비고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고 말했다. # 출신 성분 따지는 건 편가르기일 뿐 반면 공무원 C씨는 “입안에 가시 같은 사람이 되지 말고 혀 같은 사람이 되라는 말이 있지만 그것도 성격에 맞아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가정환경을 극복하고 경제사령탑 후보에 오른 김 후보자에 대해서도 탁월한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다만 성공에 대한 집념이 강해서 아래 직원들에게 요구 사항이 많고 모시기 까다롭다는 평가도 있다. 공무원 D씨는 “김 후보자가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을 맡았을 때 직원들을 강하게 다그쳐서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들었다”면서 “어려운 형편에 주경야독으로 꿈을 이룬 분이라 다른 이들에게도 그만큼의 노력을 기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흙수저와 금수저 공무원을 구분하는 것이 조직 통합을 방해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A씨는 “나는 시골 출신이고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의 실직으로 내내 어렵게 살았지만 서울대를 졸업했는데, 그럼 나는 흙수저인가 금수저인가”라면서 “요새는 ‘스카이’ 대학(서울·연세·고려대)을 나온 7급 공무원들도 많아서 출신 성분을 따지는 의미가 없고 괜히 편가르기만 될 뿐”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 후보자를 부총리로 지명하면서 “청계천 판잣집 소년가장으로 출발해 누구보다 서민의 어려움을 공감할 수 있는 분”이라고 언급했다. 어렵게 살아봤기 때문에 서민의 고달픈 삶을 달랠 경제정책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기대다. 이에 대해 공무원 B씨는 “지하철 요금이나 돼지고기 값을 모르는 정치인이나 관료들이 도마에 오르곤 하지 않느냐”면서 “정책 결정권자가 유복한 가정이 아닌 가난한 집 출신이라면 서민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정책을 펼 수 있을 것”이라고 공감했다. 그러나 공무원 D씨는 “명문대 나오고 부유한 가정에서 곱게 자란 사람이라고 해서 서민의 삶을 모른다거나 정책 감수성이 떨어진다고 단정 짓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경제정책 대부분이 부자, 대기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소외계층과 중소기업을 돕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정책을 만드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생불로 불린 선승 누운 자리에 화려하게 피어난 부도 예술

    [서동철 기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생불로 불린 선승 누운 자리에 화려하게 피어난 부도 예술

    부도(浮屠)란 고승의 무덤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부도가 본격적으로 세워진 것은 선종(禪宗)의 전래와 깊은 관련이 있다. 선종은 ‘누구나 깨달으면 부처’라고 가르친다. 석가모니가 정각(正覺)을 이루어 부처가 된 것처럼 누구라도 같은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부처의 사리를 모신 것이 불탑(佛塔)이다. 곧 부처의 무덤이다. 처음에는 진신사리로 불탑을 세웠지만, 불교가 널리 퍼지면서 부처의 가르침을 담은 경전을 법(法)사리로 탑을 건립한다. 부처의 탑을 세우듯 깨달은 고승의 탑을 짓는 것은 선종이 보편화된 이후에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부도라는 이름부터가 붓다(Buddha)를 음역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부도는 양양 진전사 터의 도의선사탑이라는 공감대가 학계에는 형성되어 있다. 도의는 신라 선덕왕 1년(780) 당나라에 가서 선종의 종통을 이은 서당 지장으로부터 인정받고 헌덕왕 13년(821) 돌아와 진전사에서 수도한 한국 남종선(南宗禪)의 선구자다. 도의선사탑은 불탑과는 달리 팔각형의 탑신(塔身)을 갖고 있다. 하지만 탑 아랫부분은 석탑과 같은 두 단의 사각 기단을 하고 있다. 부도는 전(傳) 흥법사 염거화상탑(844년) 이후 팔각원당형(八角圓堂形)이 대세로 정착한다. 지붕돌 위의 상륜부부터 맨 아래 바닥돌까지 모두 팔각이니 전체적인 평면도 팔각을 이룬다. 사각 가마모양으로 만든 법천사 터의 지광국사현묘탑 같은 예외가 없지 않지만 고려시대까지 부도란 곧 팔각형이었다. 고려 말이 되면 오랜 전형에서 벗어난 부도가 등장한다. 원구형, 석종형, 불탑형 등 다양한 양식의 부도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부도 양식 변화를 촉발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선승(禪僧)이 나옹 혜근(1320∼1376)이다. 나옹(翁)은 ‘게으른 늙은이’라는 뜻이지만 고려 사회에서 그는 생불(生佛)로 추앙받았다.부도는 고려시대까지도 국가에서 임명한 국사(國師)와 왕사(王師)의 지위에 오른 고승의 전유물이었다. 국사와 왕사에서 물러난 고승이 머물렀던 절인 하산소(下山所)나 입적한 절에 세우는 것이 보통이었다. 크고 화려한 부도와 주인공의 일생을 새긴 탑비(塔碑)를 세우는 데는 상당한 노력과 비용도 필요했다. 나옹의 부도는 금강산, 치악산, 소백산, 사불산, 용문산, 구룡산, 묘향산, 천보산, 봉미산 등 9곳에 세워졌다. 이른바 분사리(分舍利)가 이루어진 것이다. 석가가 입멸한 뒤 그 제자들이 사리를 여덟 나라에 나눈 것과 비견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나옹에 붙여진 생불이라는 표현은 높은 경지에 이른 고승에 대한 의례적인 찬사를 넘어선다. 글자 그대로 부처와 동일시한 것이라는 학계의 연구 결과도 있다. ‘나옹화상어록‘에는 이런 대목이 보인다. ‘다비를 마쳤으나, 두골(頭骨) 오편과 아치(牙齒) 사십은 모두 타지 않았다. 향수로 씻을 때는 구름도 없는데 비가 내렸다. 사리가 부지기수였고, 사중(四衆)이 재와 흙을 헤치고 얻은 것 역시 불가승수였다.’ 사람의 이는 32개다. 부처의 32상(相) 가운데 하나가 40개의 치아다. 철저히 나옹을 부처화(化)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불탑 모양으로 승탑을 조성하는 것도 어색할 이유가 없다. 양주 회암사는 나옹이 젊은 시절 4년 동안 용맹정진한 인연이 있다. 나옹은 원나라에서 인도선승 지공에게 배우고 돌아온 뒤 회암사 주지로 있으며 대대적인 중수에 나서기도 했다. 천보산 자락의 회암사는 지금 옛 터만 남아 있다. 절집은 사라졌어도 조화롭게 배치된 석재들의 기하학적 아름다움만으로도 전성기 회암사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들머리에는 절의 역사와 출토 유물을 보여주는 회암사터박물관이 2012년 세워졌다. 절터에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르면 회암사 이름을 딴 새절이 나타난다. 오른쪽으로 내민 산줄기에 세 기의 부도와 탑비가 줄지어 자리잡고 있다. 위에서부터 나옹, 지공, 무학의 것이다. 지공은 한때 고려에 건너와 설법을 하기도 했다. 나옹에 앞서 전국에 분사리 부도가 세워진 데서 보듯 당대에 높이 떠받들어졌다. 회암사의 나옹선사 부도는 통일신라 이후의 전통을 그대로 이은 8각원당형이다. 탑신부는 아직 완벽한 구형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구형을 염두에 두고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나옹이 입적하자 공민왕은 선각(禪覺)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나옹의 탑비인 선각왕사비는 부도 건너편의 높은 산등성이에 세워졌다. 특별한 존재에 특별한 대우를 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런데 1997년 보호각이 불타는 바람에 선각왕사비도 크게 훼손됐다. 지금 이곳에서는 복제한 탑비를 볼 수 있다.나옹은 공민왕 시대 불교계 1인자의 위치에 올랐지만, 우왕이 즉위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우왕은 즉위 2년 나옹에게 회암사를 떠나 밀양 영원사로 가라고 명한다. 회암사 중수에 국고를 쏟아부은 것을 문제 삼았다지만 정치적 상황 변화에 따른 일종의 유배령이었다. 밀양이라면 충주까지 수로를 이용한 뒤 육로로 새재를 넘어야 했을 것이다. 이미 쇠약해진 나옹은 배편으로 남한강을 거슬러 오르다 결국 여주 신륵사에서 열반한다. 나옹의 시신은 신륵사 경내 남한강변 바위 위에서 화장됐다. 다비가 이루어졌던 장소에는 작은 삼층석탑과 강월헌(江月軒)이라는 정자가 세워졌다. 강월헌은 나옹이 살던 집의 당호(堂號)라고 한다. 당초 지어진 강월헌은 홍수에 떠내려 갔고, 지금은 콘크리트 구조의 튼튼한 정자가 자리잡고 있다. 신륵사의 극락전을 중심으로 서북쪽 언덕이 나옹의 부도 영역이다. 넓게 다진 터에 석재로 기단을 쌓고 가운데 돌로 깎은 종 모양의 부도를 올려놓았다. 보제존자 석종(石鐘)이다. 보제존자는 공민왕이 왕사로 임명하면서 내린 이름이다. 보제존자 석종은 양산 통도의 금강계단을 연상시킨다.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통도사 금강계단은 곧 부처의 무덤이다. 나옹의 사리를 모신 부도를 금강계단과 같은 모습으로 조성한 것은 그가 당대 부처와 다름없는 존재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보제존자 석종은 조선시대 크게 유행한 석종형 부도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또 다른 나옹의 부도인 영전사 터 보제존자사리탑은 삼층석탑 모양을 가진 부도의 유일한 사례다. 탑이 있었다는 원주 영전사는 같은 지역에 있는 영천사일 것으로 보고 있다. 쌍탑인 보제존자사리탑은 국립중앙박물관 마당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석종처럼 생불로 추앙받은 나옹이었기에 이런 형태를 가진 부도의 출현도 가능했을 것이다. 글 사진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태수의원 “용마산공원 자락길 ‘명품길’로 조성”

    서울시의회 김태수의원 “용마산공원 자락길 ‘명품길’로 조성”

    중랑구 용마산공원에 명품 자락길이 들어설 전망이다. 서울시의회 김태수 의원(더불어민주당. 중랑2)은 25일 중랑구 지역 사무실에서 서영교 국회의원, 이영실 중랑구의원, 중랑구청 관계 공무원과 함께 용마산공원 자락길 조성을 위한 사업 구상을 논의했다. 서울시 예산 5억을 들여 진행될 이번 2017년도 1차 사업은 용마산공원 입구에서 아토피 숲까지 약 300미터 숲길 구간이다. 이곳은 장애인, 노약자 등 이동이 불편한 사람들도 편리하게 산책할 수 있도록 흙길을 정비하고 데크가 설치된다. 또 숲속도서관이 들어서고 주변에 있는 잣나무, 진달래, 개울가 등을 활용한 테마 공간이 꾸며질 전망이다. 이번 1차 사업은 용역설계가 끝나는 대로 시작돼 오는 11월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앞으로 시비 30억을 추가로 투입해 1.7km를 더 조성할 계획이다. 용마산공원 자락길 사업은 최초 서영교 의원이 구상했다. 여기에 김태수 의원이 예산을 확보하면서 밑그림이 그려지게 됐다. 이날 서영교 의원은 도민과 관광객의 사랑을 받는 제주 올레길을 언급하면서 “용마산공원 자락길은 주민이 행복한 길, 시민이 자랑할 수 있는 명품 길로 조성돼야 한다”면서 “타 지자체에서 조성이 잘된 데크를 벤치마킹을 하여 주민들에게 찾고 싶어 하는 길로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또 이영실 의원은 데크 주변에 진달래나 철쭉의 군락을 조성해 볼거리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중랑구 관계자는 “중랑구는 용마산에 서울에서 가장 긴 2.2km 데크를 만든 경험이 있어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면서 “이번에 논의된 의견들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태수 의원은 “이번 산책로는 5년, 10년 후를 생각하면서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기존의 축적된 기술 이외 발상을 전환해 용마산공원만의 특색 있는 명품 길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구청 주도가 아닌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길을 만드는데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여성 장관 30%의 딜레마/이순녀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여성 장관 30%의 딜레마/이순녀 문화부장

    부드러움과 단호함.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어제 새벽 귀국하면서 공항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장면을 보며 이 두 가지가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는 것에 새삼 놀랐다. 장시간 비행에도 지친 기색 없이 밝은 표정으로 기자들 앞에 선 강 후보자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응하되 대북 인도적 지원은 조건 없이 해야 한다는 소신을 조근조근한 말투로 명쾌하게 피력했다. 그렇다고 앞서 나가지도 않았다.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선 “현안에 대해서 공부를 더 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국제 외교 무대에서의 오랜 경험 덕일까. 지적이면서 여유 있는 애티튜드(태도)가 강한 인상을 안겨 줬다. ‘초대 내각 30% 여성 임명’을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정부가 과연 어떤 여성 장관들을 발탁할지 관심을 가지면서도 한편으론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게 솔직한 심정이다. 여성 장관 발탁은 이전 정부들에서도 야심차게 내세웠던 공약이었지만 기대한 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으니 말이다. 여성 장관을 기용할 부처도 기껏해야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등 역대 정부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지레 짐작해 버렸다. 그런데 외교부 장관이라니. 그것도 비(非)외시 출신에 여성이라는, 기존의 철옹성 같은 불문율 두 가지를 동시에 깨트리는 파격을 감행한 것에 ‘아, 이럴 수도 있구나’ 충격을 받았다. 여성인 나조차 여성 장관의 범위를 그렇게 협소하게 가둬 두고 있었다는 사실을 부끄럽지만 고백해야겠다. 강 후보자에 앞서 임명된 피우진 보훈처장(차관급)의 인선도 ‘사이다’급이긴 마찬가지다. 여성 헬기 조종사 1호, 암 수술 뒤 강제퇴역, 소송과 복직 등 파란만장한 역정과 더불어 대위 시절 사령관이 술자리에 여군을 보내라고 하자 전투복을 입혀 보냈다는 에피소드까지 알려지면서 ‘걸크러시’의 상징적인 인물로 급부상했다. 청와대 인사 브리핑 자리에서 “저는 애국가도 씩씩하게 부르고 임을 위한 행진곡도 씩씩하게 부를 것”이라고 말할 때 정말 멋져 보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진심으로 존경하고, 닮고 싶은 선배가 생겨서 기쁘다’는 젊은 여성들의 고백이 봇물을 이룬다. 스스로의 힘으로 유리천장을 뚫은 그들의 존재가 이렇게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만으로도 현 정부의 남녀 평등인식 지수는 수직 상승한 셈이다. 이쯤 되면 다음 여성장관 후보자들의 면면도 궁금해진다. 30% 할당을 충족하려면 18개 부처 장관중 아직 4~5명을 더 인선해야 한다. 역대 장관 모두가 여성이었던 여가부를 비롯해 복지부, 환경부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고, 외교부처럼 남성들이 독식해온 통일부, 노동부, 국토부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 여성정치인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아마도 이들이 입각한다면 피우진 처장이나 강 후보자 같은 감동은 주지 못할 것이다. 능력이나 자질 때문이 아니라 재발견이라는 측면에서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가 ‘흙 속의 진주’를 찾기 위해 무리한 노력은 하지 않길 바란다. 진주인 줄 알았는데 그냥 흙이었던 경험을 이미 여러 번 하지 않았나. 정부가 30% 공약에 너무 얽매이지 않으면 좋겠다. 임기 내에 남녀 동수 내각을 달성하겠다는 계획도 앞으로 가야 할 지향점으로서 의미를 둬야 할 것이다. 어쩌면 ‘발탁’이 아니라 ‘배제’만 하지 않아도 여성 인재 풀은 차고 넘칠지 모른다. coral@seoul.co.kr
  • “ICT 키즈는 완전히 새로운 세대… ‘유아판 넷플릭스’ 만들 것”

    “ICT 키즈는 완전히 새로운 세대… ‘유아판 넷플릭스’ 만들 것”

    50대 이상은 성년이 된 뒤 개인용 컴퓨터(PC)를 처음 접했다. 회계사는 회계일을, 비서는 타자일을 하는 데 ‘비교우위가 있다’고 교과서는 가르쳤지만 막상 직장인이 되어선 키보드 입력을 직접 했다. 3040은 책으로 공부하고, PC와 모바일을 갖고 놀았다. 1020은 웹과 모바일 없이 학습하는 법을 상상도 못 한다. 정보통신기술(ICT)은 이렇게 우리 삶을 빠르게 변화시켰다. 태어날 때부터 모바일,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비서, 터치스크린 등에 둘러싸인 유아(만 8세 미만)의 일상은 또 어떻게 변할까. 걸음마를 뗄 때 스마트폰 잠금장치를 풀고, 옹알이 단계를 넘기자마자 AI 스피커에서 원하는 동요를 골라내는 유아들. 이들을 매혹시킬 콘텐츠와 플랫폼을 만드는 일은 ICT의 미래를 예측하는 또 다른 방편이기도 하다.“멜론처럼, 넷플릭스처럼 아이들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망라한 ‘멀티미디어 도서관’을 만들고 싶습니다. 왜 키즈(유아) 콘텐츠였냐고요? 재미도 있으면서 유익해야 한다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도전을 즐기고 있습니다.” 카카오키즈를 운영하는 블루핀 김정수 대표의 사무실 한쪽 벽면엔 로봇 피규어, 인형, 키즈패드가 전시돼 있다. 2009년 창립한 블루핀의 성장사뿐 아니라 키즈 콘텐츠 산업이 빠르게 성장한 최근 6~7년 동안의 기록이 벽에 빼곡하다. 유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율동·동요 캐릭터인 핑크퐁, 인형 장난감에서 출발한 콘텐츠 콩순이, 에듀테인먼트 콘텐츠인 마법천자문, 애플비 생활동요와 정철영어의 세계명작동화처럼 정평이 난 교육 콘텐츠. 카카오키즈는 이 같은 콘텐츠 2만여종을 담은 플랫폼이다.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중국어 버전이 있다. 블루핀은 25일 중국 내 로컬 안드로이드 앱마켓인 360, 바이두 등 10개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카카오키즈 중국어 버전을 선보였다.●“한국서 성공한 콘텐츠는 해외서 통해” 키즈 콘텐츠는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지만, 동시에 최종 선택되기 위해선 어른의 개입이 불가피하다. 김 대표가 “재미도 있으면서 유익해야 한다”고 키즈 콘텐츠의 조건을 설명한 이유다. 그런데 그저 즐겁게 콘텐츠를 즐기고 싶어 하는 아이의 마음, 아이가 동영상을 보며 무엇인가를 배웠으면 좋겠다는 부모의 희망은 만국 공통의 현상이다. 한국에서 성공한 키즈 콘텐츠, 플랫폼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블루핀을 창업한 2009년부터 이 점에 주목했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 출신이다. 2000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한국형 스마트폰 운영체제(OS)부터 초기 스마트폰인 T옴니아 개발까지 참여했다. 김 대표는 그때 모바일 시장에서 하드웨어를 뛰어넘는 소프트웨어, 콘텐츠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봤다. 그는 “30억 인류가 스마트폰으로 연결되는 시대, 태어날 때부터 ICT 기기와 공존하는 모바일 네이티브 세대의 등장이 기대됐다”고 회상했다. 모바일 생태계가 어떻게 흐를지, 김 대표가 사업을 시작할 때엔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들이 선호할 콘텐츠가 무엇인지 예측하는 과정은 힘들었고 단기적으로 큰 수익이 발생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2010년부터 본격 개발한 스마트 콘텐츠 5000여건은 지금 카카오키즈를 차별화시키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 기존 콘텐츠를 단순히 모바일 환경으로 변환시키던 시장 분위기를 따르지 않고 인터랙티브 콘텐츠 구축 솔루션 개발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김 대표는 “사업 초기 교육사업을 하는 다른 기업들과 협업하며 인터랙티브 콘텐츠 제작 솔루션을 연마했다”면서 “지금도 우리 기술이 전 세계 다른 곳보다 몇 년 이상 앞서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도중 당시 만든 인터랙티브 콘텐츠 중 ‘공룡월드’의 일부를 보여줬다. 땅속에 묻힌 흙을 터치 스크린으로 쓸어내 공룡 뼈를 발굴해 보고, 묻혀 있던 공룡뼈가 3차원의 뼈로 복원되고, 그 위에 피부가 입혀지는 스토리가 생생하게 펼쳐졌다. 이어 ‘공룡의 속도’를 알아보는 방편으로 공룡과 자전거 경주를 하는 이야기, 저울에 추를 옮겨 가며 ‘공룡의 몸무게’를 재 보는 이야기 등이 이어졌다. 블루핀은 그동안 꾸준히 외부 투자를 받아 왔다. 사업 초기 중국 텐센트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한 뒤 2011년 텐센트가 주로 출자한 캡스톤파트너스에서 25억원, 2014년엔 국내 1위 투자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40억원을 투자받았다. 창업 4년 만인 2013년 블루핀이 선보인 유아 콘텐츠 플랫폼 ‘키즈월드’는 글로벌 3000만 다운로드, 월간 사용자 수 300만명의 기록을 세웠다. 이어 지난해 10월 카카오가 투자 자회사인 카카오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블루핀의 지분 51%를 인수, 키즈월드 브랜드가 ‘카카오키즈’로 재편됐다. 블루핀은 중국에서는 텐센트와 손잡고 ‘텐센트QQ키즈’를 서비스하는 등 각국마다 차별화된 전략을 펴고 있다. ●“카카오키즈, 키즈 콘텐츠 포털 지향” ‘카카오키즈를 보는 유아’의 모습엔 아주 많은 시대의 변화상이 녹아 있다. 예컨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에 최적화된 카카오키즈와 같은 플랫폼으로 멀티미디어를 처음 접하는 세대는 더이상 TV를 영상 매체의 대표 플랫폼으로 보지 않을 것이다. 김 대표는 “카카오키즈는 키즈 콘텐츠 포털을 지향하고 있다”면서 “우리에겐 스마트폰의 키즈 앱보다 IPTV가 경쟁자”라고 설명했다. 책의 그림을 보고 소리를 상상하고 공룡의 속도 같은 것은 읽어서 외우던 방식의 학습 대신 공룡과 자전거 경주를 하는 간접경험을 체험하고 여러 소리를 입혀 가며 자신만의 공룡 소리를 상상해내는 일이 일상화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김 대표는 “풍부한 (간접) 경험을 바탕으로 융합적·입체적인 사고가 일상이 된 세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평면적 사고로는 불가능했던 문제들을 해결하고, 다양한 분야를 융합시킬 수 있는 새로운 세대를 위해 카카오키즈가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역시 불곰국? 밭일하는 여성 따라 흙 파는 아기곰(영상)

    역시 불곰국? 밭일하는 여성 따라 흙 파는 아기곰(영상)

    아기만이 부모나 다른 사람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닌가보다. 새끼 곰 한 마리가 밭일하는 여성을 흉내 내듯 흙을 파내는 모습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러시아의 한 지역에서 텃밭을 일구는 한 여성 옆에 새끼곰 한 마리가 흙을 파내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단순한 흙 장난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옆에 있는 여성을 흉내 내는 것이다. 그 이유는 어린 곰이 수시로 여성을 살피고 그 행동을 따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여성은 “밭일을 거들어 주고 있는 것은 누구지? 다행이야, 잘하네. 조심해”라고 중얼거리고 있다고 레딧닷컴의 한 사용자는 지적했다. 이 영상은 지금까지 조회 수가 15만9000회를 넘어섰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러시아는 대단하다” “러시아인들은 모두 곰과 친한 것인가?” “마치 동화 속 세계 같다” “너무 귀엽다” 등 놀라움과 칭찬의 소리를 전하고 있다. 사진=Хоп Хоп Йопта / 유튜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조선시대 불상 CT 찍었더니… 머리서 고려시대 ‘사경’ 나왔다

    조선시대 불상 CT 찍었더니… 머리서 고려시대 ‘사경’ 나왔다

    뽕나무 종이에 은가루로 쓴 보물급 ‘대반야바라밀다경’ 발견 조선시대 불상 머리에서 고려시대 사경(寫經·종이에 옮겨 쓴 불경)이 나왔다. 대한불교조계종 실상사와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전북 남원 실상사 극락전에 안치된 조선 건칠불(乾漆佛·흙으로 만든 뒤 삼베를 감고 옻칠을 반복해 완성한 불상) 좌상 머리 안에서 14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사경이 발견됐다고 24일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건칠불 좌상을 지난해 경북 포항 성모병원에서 컴퓨터단층촬영(3D CT) 장비로 촬영한 결과 뽕나무 종이에 은가루로 쓴 ‘대반야바라밀다경’(대반야경)이 모습을 드러냈다.가로 11.8㎝, 세로 30.6㎝ 크기의 사경은 전체 600권으로 엮인 ‘대반야바라밀다경’의 제396권이다. 병풍처럼 접을 수 있는 절첩장 형태(折帖裝)로 돼 있고 은가루로 섬세하게 보상화, 당초 무늬를 그려 넣은 표지에 금가루로 ‘대반야경’이라고 표시돼 있다. 사경의 끝부분에는 “이장계(李長桂)와 그의 처 이씨(李氏)가 시주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부친의 명복을 빌고 집안의 재액을 물리치기 위해 만든 사경으로 보인다. 임석규 불교문화재연구소 유적연구실장은 “제작 시기를 14세기로 보는 이유는 당시 사경에 주로 쓰인 송설체(중국 원나라 조맹부의 서체)로 쓰인 데다 표지에 그려진 꽃 문양, 책을 제본한 상태, 뽕나무 종이에 은가루로 글씨를 쓴 것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뽕나무 종이에 은가루로 쓰고 절첩장 형태로 책을 엮은 경전은 현재 국내에 넉 점만 남아 있고 모두 보물로 지정돼 있어 이번에 발견된 사경도 보물급 유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실상사 사경과 가장 비슷한 형태는 경주 기림사 비로자나불에서 수습한 사경 세 첩이다. 고려 충목왕 4년(1348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사경은 보물 959호로 지정돼 있다. 연구소는 이번에 실상사 건칠불 좌상과 함께 실상사의 보광전에 있는 건칠보살입상도 3D CT로 촬영해 두 불상이 15세기 전후 같은 양식으로 만들어진 삼존불임을 밝혀냈다. 나머지 건칠불은 동아대가 소장하고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사람이 곧 풍경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사람이 곧 풍경

    사람은 곧 풍경입니다. 누군가의 인생 이야기를 듣고 몸으로 표현하는 기예를 볼 때면 세상 그 어떤 풍경보다 아름답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진행한 네 곳의 지역 명사 체험여행을 따라가 봤습니다. 여정 전체에서 길어올린 건 ‘흥의 발견’이었습니다. 틀에 갇힌 춤사위는 없었고, 악보 위에 박제된 음악 역시 없었습니다. 불의 마법을 이해한 도예가도, 300년 전의 맛을 기억하는 종부의 손도 그랬습니다. 이번 여정은 그러니까 사인사색의 풍경을 좇는 인문여행입니다.●인간문화재 하용부(경남 밀양)뼛속 깊은 ‘춤꾼 DNA’… 나비 같은 몸짓에 홀리다 기쁨을 아는 얼굴이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 희열을 길어올리지 못한다면 절대 지을 수 없는 표정이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는 실없는 농담 섞어가며 강연을 진행했다. 그의 얼굴에선 무슨 일에서든 재미를 느끼지 못할 것같은 대한민국 장년 남성의 전형적인 표정이 엿보였다. 한데 춤판이 열리면서 그의 얼굴은 완벽하게 변했다. 입가엔 옅은 웃음과 침울한 슬픔이 교차했고, 눈가엔 열락의 세계가 흐르는 듯했다. 어떻게 저리 쉽게 변할 수 있을까. 경남 밀양의 춤꾼 하용부 이야기다. 춤을 선보이기 전 그는 다소 장황하게 자신의 과거를 관객들에게 풀어냈다. 한데 솔직히 그리 재밌는 스토리는 아니다. 학창 시절에 껌 좀 씹어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 것이며,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낸 이가 어디 한둘일까. 그의 진가는 역시 몸짓에 있다. 몰아치다 늦추고, 주는 듯 빼앗아간다. 손오공이 여의봉을 다루는 재주가 저랬을까 싶다. 하용부는 가만히 서 있어도 춤이 된다는 ‘전설의 명무’ 하보경의 손자다. 춤꾼의 DNA를 타고 났다. 5세 때부터 할아버지를 따라 전통춤을 추기 시작해 여태 춤꾼의 계보를 잇고 있다. 나라 안팎을 오가며 우리 춤을 알리는 일도 한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1년 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백중놀이 예능보유자로 지정됐다. 그의 공연은 밀양연극촌(055-355-2308)에서 열린다. 즉흥 춤 공연과 춤사위 배우기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거친 숨소리와 나비처럼 떨리는 손짓을 지근거리에서 경험할 수 있다. 춤을 배우는 시간도 흥겹다. 처음에 멀쑥해하던 이들도 시간이 지나면 저마다 흥의 세계로 빠져든다. 밀양은 한천의 고향이다.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한천의 역사가 근 80년을 헤아린다. 제주 등에서 들여온 우뭇가사리를 겨우내 얼렸다 녹이기를 반복해 양질의 한천으로 되살려 낸다. 한천테마파크(1577-6526)에 박물관, 기념품점, 한천 맛집 등이 들어차 있다.●아리랑박물관장 진용선(강원 정선)‘한류 원조’ 아리랑… 세계를 울린 역사에 놀라다 강원 정선의 아리랑 박물관에서 알게 된 사실 몇 가지. 미국 장로교단에서 발행한 찬송가 229장(Christ, You Are the Fullness)은 우리 아리랑을 번안한 것이다. 유엔이 아프리카 나라들에 보급한 음악책 일부엔 아리랑이 담겨 있다. 엮음 아리랑은 요즘의 랩보다 수세기 앞서 빠른 비트의 음악을 실현했다. 이처럼 아리랑의 이면엔 우리가 모르는 역사가 무수히 숨어 있다. 이를 발견하게 하는 이가 진용선 아리랑 박물관장이다. 아리랑 박물관은 세계를 울린 아리랑 이야기와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사진 두 장을 제외한 전시물 모두가 진본이다. 진 관장이 젊은 날을 통째 바쳐 수집한 것들이다. ‘대지’의 작가 펄 벅이 지은 ‘갈대는 바람에 시달려도’(The Living Reed) 역시 이곳에 있다. 아리랑을 담아낸 소설로, 평단으로부터 한국 외교관 100명이 할 일을 펄 벅 한 명이 해냈다는 극찬을 받았다는 책이다. 아리랑은 일본에도 수출됐다. 요즘으로 치자면 ‘한류의 원조’다. 1930년엔 고바야시 지오코란 여가수가 아리랑 앨범을 냈다. 앨범 재킷엔 ‘금색가면’이란 이름을 박았다. 차마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못하고 가명을 쓴 것이다. 요즘의 ‘복면가왕’인 셈이다.한국전쟁은 사람과 국토를 산산조각 냈지만, 역설적으로 아리랑이 세계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위문 공연차 한국을 방문한 뮤지션들이 세계에 다양한 장르로 아리랑을 소개했기 때문이다. 진 관장이 거둔 결실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이들이 부르고 연주한 아리랑 음반을 찾아낸 것이다. 야전화장실에서 통역관의 아리랑 휘파람 소리를 듣고는 이를 재즈풍으로 재해석한 오스카 페티포드의 ‘아디동(아리랑) 블루스’, 종군기자가 기록한 아리랑 멜로디를 보고 편곡해 불렀다는 미국 여가수 엘리 윌리엄스의 ‘아디동’, 미국 포크 음악의 비조로 꼽히는 피트 시거의 ‘아리랑’ 앨범, 그리고 1970~80년대 폴 모리아 악단의 ‘아리랑’ 등과 만날 수 있다. 홍익여행사 등 몇몇 여행사에서 관련 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매달 셋째 주 토요일에 정선아리랑열차를 타고 가는 상품이다. 진 관장의 강연을 듣고, 군립예술단의 공연을 보고, 정선 아리랑의 여러 가락들을 배울 수 있다.●재령 이씨 13대 종부 조귀분(경북 영양)종가의 300여년 손맛에 반하다 경북 영양엔 전설적인 요리서가 전해온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종가의 레시피 ‘음식디미방’이다. 이름 그대로 경상도 양반가의 음식을 담고 있는 책이다. 340년 전 석계종가의 1대 종부인 ‘여중군자’ 장계향이 일흔이 넘은 나이에 “어두운 눈으로 등잔불을 밝혀가며 간신히” 썼다. 그런데 구슬이 서 말이라도 이를 꿸 사람이 있어야 보배가 될 터. 당대의 음식을 현재로 소환하는 이가 바로 석계 가문의 13대 종부인 조귀분 여사다. 종부에서 종부로 300년 넘게 이어져 온 손맛을 식탁 위에 펼쳐 놓는다.두들마을은 재령 이씨 집성촌이다. 이 마을 가운데 터를 잡은 석계종택에서 ‘음식디미방’ 속 요리를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잡과편(떡의 일종) 등 비교적 손쉬운 음식들이 대상이다. 조 여사가 강연자로 나선다. 음식디미방의 레시피대로 만든 한상차림을 맛볼 수도 있다. 물론 값은 녹록하지 않다. 유물전시관과 두들마을의 고택들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더 감동을 주는 건 조 여사와의 대담이다. 봉제사 접빈객(제사를 모시고 손님을 맞는 일) 등 종부가 걸어온 삶의 뒤안길 이야기가 잔잔하고 재밌다. 그는 일행 중 한 명이 종부의 삶을 살아 보고 싶다고 하자 “종부 될 생각일랑 아예 말라”고 했다. 물론 힘든 종부의 삶에 빗댄 농담이니 오해 없길. 하기 싫다 말하면서도 그럴수록 더 꼼꼼하게 차려내는 이가 종부이니 말이다.●흑자 도예가 김시영(강원 홍천) 흙과 불의 연금술사, 黑에 빠지다 시종 겸손하면서도 구태여 자신의 가치를 숨기려 하지도 않는다. 그는 스스로를 불의 길을 개척한 이라 했고, 흙의 연금술사라고도 했다. 이게 무슨 뜻인지는 그의 삶을 뒤따라가면 자연스레 알게 된다. 김시영 작가는 국내에서 드문 흑자(黑磁) 명인이다. 말 그대로 검은빛의 도자기를 빚는 이다. 고려청자, 조선백자는 익숙하다. 한데 까만 도자기라니, 도무지 생경하다. 흰빛을 즐기는 우리네 정서에 비춰 보면 검은빛은 어둡고 묵직한 주제에 더 잘 어울린다. 백의민족이란 고전적인 수사와도 동떨어진 느낌이다. 하지만 대학 시절 우연히 마주한 흑자는 이후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만큼 강렬했다.흑유(黑釉) 또는 흑자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에서 널리 만들던 검은 도자기다. 흰빛을 즐겼던 조선시대에 맥이 끊겨서 그렇지 고려 때만 해도 청자보다 귀한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철분이 든 약토(유약)를 발라 굽는 방식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의 검은빛이 나온다. 더 중요한 건 불이다. 김 작가는 “흑자의 7할은 불”이라고 했다. 가마에서 얼마나 불에 노출시키느냐에 따라 오묘한 색채의 무늬가 자기에 침착된다. 이를 요변(窯變)이라 부른다. 김 작가는 그 불의 마법을 자유자재로 부린다. 그가 흑자 재연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은 대학시절 태백산맥 종주 중 발견한 흑자 파편 때문이다. 이때 마주한 신비로운 검은색은 결국 그를 도예가의 길로 이끌게 된다. 강원 홍천의 ‘가평요’(033-434-2544)에 가면 다채로운 빛깔을 내는 그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흑자를 만날 수 있는 전시장이다. 흑자를 계승하게 된 사연, 흙과 불의 조화에 따라 사뭇 다른 빛깔로 태어나는 흑자 이야기 등을 들을 수 있다. 그의 두 딸도 도예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김 작가 역시 서예가였던 아버지 옆에서 먹을 갈면서 검은빛에 동화됐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겠다. 김 작가는 오는 8월 10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종로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Trans: 흙, 쇠, 나무’전을 연다. 변화무쌍하면서도 직관적인 그의 작품들과 만날 수 있다. angler@seoul.co.kr
  • 도봉 ‘뚝딱뚝딱놀이터’ 개장

    어린이들이 신나게 모험하며 노는 ‘뚝딱뚝딱놀이터’가 정식 개장한다. 24일 도봉구는 서울시 최초의 모험놀이터인 뚝딱뚝딱놀이터 1호점이 창골어린이공원과 초안산 세대공감공원 사이에 조성돼 이날 정식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구 관계자는 “뚝딱뚝딱놀이터는 시민 공모를 통해 정한 이름으로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다양한 놀이활동을 스스로 뚝딱 만들어 낸다는 동적인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모험놀이터는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 널리 보급된 자연 친화적 놀이터다. 플라스틱이나 철재 등으로 이뤄진 인공 시설물 대신 최소한의 시설물을 활용해 아이들이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 가는 장소다. 유럽에는 1000여곳, 일본에는 300곳에 이르는 모험놀이터가 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흙바닥을 파 웅덩이를 조성하거나 흙을 모아 언덕을 만들고, 모닥불을 지피거나 나무를 타며 문제 해결 능력도 키울 수 있다. 유아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날씨와 상관없이 연중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운영한다. 놀이지도사가 1명 근무한다. 모험놀이터 이용을 희망하는 어린이와 동반가족, 단체는 네이버카페(cafe.naver.com/adventureplay) 또는 놀이터 사무실(02-994-7108)로 문의·신청하면 된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초안산 ‘뚝딱뚝딱놀이터’가 기존 시설물에 식상한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놀이를 변화시키고 스스로 놀이를 만들기도 하며,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특색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교통사고 허위로 꾸며 보험금 7000만원 빼앗은 40대

    교통사고 허위로 꾸며 보험금 7000만원 빼앗은 40대

    거짓으로 교통사고를 꾸며 보험금을 가로채려 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북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사기 혐의로 A(4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경찰은 또 A씨와 범행을 공모한 다른 2명도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 23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사천동의 한 농로에서 발생한 덤프트럭 추락 사고를 다른 차와 교통사고가 난 것으로 꾸며 보험사로부터 70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빼앗으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A씨는 운전자 과실 차량 손해를 보상해주는 이른바 자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흙을 운반하다 자신의 실수로 덤프트럭이 손상되자 막대한 수리비가 들어갈 걸로 보고 지인과 함께 해당 범죄를 저질렀다고 경찰은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그래서 ‘문재인스러운’/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그래서 ‘문재인스러운’/황수정 논설위원

    젊음은 언제나 힘이 세다. 백마디 말보다 사진 한 장의 힘도 언제나 더 세다. 문재인 대통령과 50대 초반의 젊어진 청와대 수석들이 와이셔츠 바람으로 한 손에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한쪽 팔에는 재킷을 걸치고 걷는 모습. 어느 수석은 대통령보다 한두 발짝 더 앞서 계단을 걸었다. 신기해서 터진 호평 사이로 “의도된 설정”이라는 의혹의 시선이 없지 않다. 물론 쫀쫀하게 계산된 이미지 메이킹의 산물일 수 있다. 정말 촌스러운 뉴스거리다. 그러나 분명해진 사실이 있다. 긴가민가 대통령을 저울질하던 마음들은 한 장의 사진으로 정신없이 움직여졌다. 햇볕 드는 베란다에서 말라 죽은 줄 알았던 고무나무에 작심하고 물을 줘본다. 간절하면 요란해지는 법이다. 갈라지게 마른 흙에 물 축여지는 소리가 귀에 생생하게 아우성친다. 목이 마른 화분은 바가지의 물을 마셔도 마셔도 모자란다. 고사 직전의 고무나무 앞에서 무릎을 친다. 이것이 지금 ‘문재인 현상’이다. 문 대통령은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이다. 대통령 탄핵에 그 자신 말마따나 ‘피플 파워’로 당선된 출발점부터 천운이다. 불통과 무기력의 정치에 지쳐 “이전 정권과 거꾸로, 중간만 해도 박수받을 것”이라는 말을 사람들은 공공연히 한다. 소탈한 행보는 어쩌면 당연하다. 당선 지지율 41%는 오만해지려야 할 수 없게 제어하는, 국민이 던진 신의 한 수다. 인수위 없이 국정을 시작해 준비된 대통령의 면모가 십분 부각되는 상황도 덤이다. 고약하게도 진실은 언제나 부재의 형태로 증명된다. 소통의 가치는 불통의 극한에서야 비로소 증빙되는 식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디테일에 예민해져 있다. 조국 민정수석이 문 대통령 옆자리에서 깍지를 끼고 앉은 모습은 강렬했다. 보통의 대화 자세에서 깍지는 ‘갑’의 몫에 더 가깝다. 집게손가락 둘을 여차하면 내밀어 시비를 걸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국정 포지션은 더도 덜도 말고 그 지점을 정확히 견지하면 된다. 남은 청와대 인사와 이어질 조각(組閣)에서 탕평의 약속은 물론 지켜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내용을 잠시 지배할 뿐인 형식은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다. 주변의 입을 끊임없이 열게 해야 한다. 청와대 참모와 장관들을 깍지 끼게 만들고, 정책 논리를 겨루다 더러는 되치기도 당해줄 줄 알아야 한다. 고분고분한 ‘초식 장관’은 실패의 단추를 채우는 독(毒)이다. 국무회의 장면부터 뜯어고치시라. 대통령 앞에서 한번 들어 올리지도 못하는 장관들의 물컵을 눈금자로 일렬횡대시킨 매뉴얼만 손봐도 박수받는다. 소통으로 마음을 얻으면 최고 부가가치를 기록하는 대통령이 될 수가 있다. 자주 몸값이 증명되는 대통령 ‘셀렙’은 국민에게 행복이다. 우리가 오바마를 곁눈질했고, 할 수만 있다면 수입하고 싶었던 이유다. 대통령이 며칠 전 산행에서 입었던 등산복이 화제 속에 재출시된다. 대통령이 썼거나 추천했다는 책들은 서점에서 소란스럽다. 부가가치의 가지가 전방위로 뻗어 나가는 이것이 소통의 속성이다. 불통보다 훨씬 해법이 간단하며, 그 예후는 언제나 명쾌해서 예측 가능하다. 관저에서 처음 출근하는 대통령의 짧은 바지가 화제였다. 엄청난 댓글이 쏟아졌다. “대통령님. 복숭아뼈에 길이를 맞추시고, 바지통은 8이 유행입니다.” 이런 교감은 대국민 연설 열 번보다 낫다. 번역기를 돌려도 이해할 수 없는 모호한 정책 구호는 애초에 만들지도 말자. 국민이 체감해 저절로 입 밖에 나오는 결어가 정책의 실체가 돼야 한다. 대신에 이런 형용사 하나쯤 어떤가. ‘문재인스러운.’ 소통하고, 사과할 줄 알고, 중심부 아닌 변방을 먼저 살피는. 바야흐로 밀월의 시간. 쏟아지는 밀월의 언어들은 유통기한이 오싹할 만큼 짧다. 지금의 박수는 불통의 리더십으로 왜곡됐던 전임 정권의 반사이익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은 있다. 시작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다. 출발선의 기대는 문 대통령이 복리에 복리로 갚아야 하는 고리대금이다. ‘문재인스러움’에 함의를 쌓는 일 또한 대통령 혼자의 몫이다. sjh@seoul.co.kr
  • [반려독 반려캣] 킁킁킁~놀라운 후각으로 땅속 신생아 살려낸 개

    [반려독 반려캣] 킁킁킁~놀라운 후각으로 땅속 신생아 살려낸 개

    용감무쌍한 개 한 마리가 불모지에 산 채로 매장된 갓난 사내아이를 구해냈다.중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피어 비디오는 지난 12일 놀라운 후각으로 땅 속에 묻혀 죽음 직전에 있던 신생아를 살려낸 개의 무용담을 소개했다. 놀랍고도 감동적인 이 사건은 6일 중국 남서부 충칭시 장진구에서 발생했다. 개 주인인 양지아리씨는 집 밖으로 날쌔게 뛰쳐나간 개의 행방이 묘연해서 걱정되는 마음에 그를 찾아나섰고, 한참동안 마을을 헤맨 끝에 마침내 외진 덤불 솦에서 개를 발견했다. 그런데 개의 행동이 지나치리만큼 이상했다. 미친 듯이 흙을 파헤치고 있었던 것이다. 양씨는 개가 있는 곳으로 가까이 다가갔고, 개가 판 구덩이 속을 보고 깜짝 놀랐다. 태어난지 한 달 가량 된 갓난아이가 흰 천에 둘러싸인 채 울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놀란 마음을 추스릴 겨를도 없이 즉시 아기를 인근 병원으로 데려갔다. 병원 측에서는 “아기가 병원으로 왔을때, 체온이 낮았고, 심장 박동수도 현저하게 느렸다. 입 안은 진흙으로 가득했다”며 위급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현지 언론은 아이가 응급처치를 마친 뒤 장진구의 종합병원으로 옮겨졌다고 전했다. 종합병원 전문의 리펑은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건강을 완전히 회복하는데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아기를 고의적으로 유기했거나, 아니면 아이를 죽은 것으로 착각해 묻었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4년 만에 돌아온 이재현 “미완의 사업 완성 위해 정진”

    4년 만에 돌아온 이재현 “미완의 사업 완성 위해 정진”

    “2010년 제2도약 선언 이후 획기적으로 비약해야 하는 중대한 시점에 그룹 경영을 이끌어 가야 할 제가 자리를 비워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했고 글로벌 사업도 부진했습니다. 깊은 책임을 느낍니다.”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7일 4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오전 경기 수원시 광교에서 열린 ‘CJ블로썸파크 개관식’과 ‘2017 온리원 콘퍼런스’에 모습을 드러냈다. 2013년 5월 온리원 콘퍼런스 이후 4년 만에 참석한 공식 행사다. 이 회장은 “걱정해 주신 덕분에 건강을 많이 회복해 오늘 4년 만에 여러분 앞에 섰다. 저는 오늘부터 다시 경영에 정진하겠다”면서 “그룹의 시급한 과제인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미완의 사업들을 본궤도에 올려 놓기 위해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산업이 쇠퇴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 지금 CJ의 콘텐츠·생활문화서비스·물류·식품·바이오 사업군은 국가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면서 “CJ그룹이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할 때 사업으로 국가에 기여해야 한다는 선대회장님과 저의 사업보국 철학도 실현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공격적인 경영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이 회장은 “2030년에는 3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궁극적으로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월드 베스트 CJ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 30조원을 돌파한 CJ그룹은 올해 5조원을 비롯해 2020년까지 물류, 바이오, 문화콘텐츠 등의 분야에 인수합병(M&A)을 포함해 모두 36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를 통해 ‘2020년 매출 100조원 달성’이라는 그룹 비전 ‘그레이트 CJ’를 실현한다는 복안이다 회색 더블버튼 재킷 양복 차림에 휠체어를 탄 이 회장은 체중이 다소 불어난 모습이었다. 부인 김희재씨, 그룹 주요 경영진과 함께 기념수인 오엽송에 흙을 뿌리기 위해 잠시 휠체어에서 내려 걸었지만 삽을 뜰 때는 주변의 도움을 받았다. 2013년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이 회장은 즉시 경영에 복귀하지 못하고 그동안 미국에서 건강회복에 주력해 왔다. 행사에는 딸 이경후 CJ미국지역본부 상무(대우)와 사위 정종환 CJ미국지역본부 상무(대우), 장남 이선호 CJ주식회사 부장 등 이 회장의 가족들과 이채욱 CJ대표이사, 김철하 CJ제일제당 부회장 등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봄의 끝자락 첫사랑 같은 ‘분홍빛’ 설렘

    봄의 끝자락 첫사랑 같은 ‘분홍빛’ 설렘

    개화 시기에 맞춰 꽃을 완상하기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이런저런 일들에 매인 도시의 직장인라면 더욱 그렇다. 봄꽃의 마지막 주자는 철쭉이다. 도시에선 진작 절정을 지났지만 지리산 바래봉 등 전국의 고산들에선 이제야 진분홍 아우성을 펼쳐 내고 있다. 올봄, 봄꽃들의 향연에 참여하지 못한 당신이라면 철쭉들이 보내는 마지막 초대에 귀 기울이는 것도 좋겠다.전북 남원 바래봉…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산상 정원’ 전북 남원의 바래봉 ①은 나라 안에서 손꼽히는 철쭉 명산이다. 산의 형상이 스님의 발우공양 그릇인 ‘바리때’를 엎어 놓은 것 같다 해서 이름 지어졌다. 지리산의 한 줄기로, 바래봉과 팔랑치, 세걸산 등 3∼4㎞에 이르는 등산로를 따라 철쭉들이 ‘산상 정원’을 펼쳐 놓는다. 세석평전 등 지리산 여기저기에 철쭉 군락지가 많지만 산꾼들은 바래봉의 것을 윗길로 친다. 바래봉 철쭉이 여느 산철쭉보다 한결 붉고 짙기 때문이다. 철쭉 산행은 운봉읍 용산리 지리산 허브밸리에서 시작된다. 남원시에서 허브를 주제로 조성한 테마파크다. 울퉁불퉁 흙길을 2.6㎞쯤 걷다 보면 박석 깔린 길이 시작된다. 여기부터 험로가 이어진다. 등산로는 잘 정비된 반면, 숲 그늘은 다소 빈약하다. 게다가 바래봉까지 줄곧 오르막이다. 철쭉 만나러 가는 길이 ‘꽃길’만은 아니란 걸 이 길에서 알게 된다. 백미는 정상에서 약 1.5㎞ 거리의 팔랑치 구간이다. 동쪽의 천왕봉에서 서쪽의 노고단에 이르는 지리산 주능선 전체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발아래로는 진분홍 철쭉이 흐드러진다. 오가는 길에 ‘춘향전’의 주무대인 광한루원은 꼭 들르는 게 좋다. 워낙 익숙한 곳이라 흔해 빠진 관광지로 여기기 십상이지만, 안에 들면 범상치 않은 풍모에 놀라게 된다.경남 합천 황매산… 해발 800~900m에 철쭉 군락 경남 합천의 황매산 ②도 철쭉 명산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곳이다. 해발 800~900m의 고도에 광범위하게 철쭉 군락이 펼쳐져 있다. 게다가 산꼭대기 바로 밑까지 도로가 깔려 있어 어르신이나 어린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황매산 오토캠핑장과 은행나무 주차장까지 승용차로 오를 수 있다. 다만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만큼 늘 사람과 차량으로 북적인다. 멋진 풍경을 만나기 위해 다소간의 혼잡을 감내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출 명소로도 인기가 높다. 산철쭉 개화기에는 전국에서 사진가들이 그야말로 구름처럼 몰려든다. 등산을 즐기는 이라면 모산재 산행에 나서는 것도 좋겠다. 암릉들이 선사하는 풍경이 깊고 웅장하다. 모산재 주차장에서 철쭉 군락지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린다. 인근에 드라마·영화 촬영세트장인 합천영상테마파크와 합천호가 있다. 특히 합천영상테마파크는 젊은 시절 추억의 공간으로 손색없는 곳이다. 1980년대 도회지 등이 옛 모습 그대로 재현돼 있다. 소백산 연화봉… ‘3대 철쭉 명산’ 이달 하순 절정 소백산 역시 해마다 철쭉 명산 반열에 어김없이 이름을 올리는 산이다. 호사가들은 바래봉, 황매산 등과 묶어 ‘철쭉 3대 명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소백산 철쭉은 개화가 늦다. 해마다 5월 하순경에 절정에 이른다. 그 덕에 가장 늦게까지 봄꽃을 완상할 수 있다. 옅은 분홍빛의 수수하고 은은한 꽃 색깔도 일품이다. 진분홍 일색인 여느 지역의 산철쭉과 사뭇 다르다. 백미는 연화봉 일대다. 여기부터 소백의 정상인 비로봉 사이 능선을 따라 철쭉 군락이 연이어 펼쳐진다. 광활한 초원과 주목 군락 등이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소백산은 충북 단양과 경북 영주 등에 걸쳐 있다. 지자체마다 각기 철쭉 축제를 연다. 충북 쪽에서는 오는 25일부터 나흘간 단양읍 상상의 거리와 소백산 일원에서 철쭉제를 연다. 경북 쪽은 영주 시내 서천둔치와 희방사 등에서 27~28일 열린다. 소백산 등산코스는 꽤 많다. 다만 어느 곳을 들머리 삼든 6시간 이상 잡는 게 좋다. 영주 쪽에서는 죽령검문소를 출발해 희방사를 거쳐 연화봉으로 가는 등산로11.4㎞가 가장 일반적이다. 다른 코스에 견줘 다소 쉬우면서도 철쭉 감상에 맞춤한 코스다. 삼가매표소와 초암사죽계계곡를 들머리 삼는 경우도 있다. 단양에서 비로봉과 가장 가까운 코스는 어의곡 코스다.광주 무등산… 軍 주둔에 20일 하루만 ‘철쭉 동산’ 개방 광주 무등산 ③에도 철쭉 동산이 있다. 5월 초부터 해발 400~500m 능선인 토끼등, 바람재 일대에서 철쭉이 피기 시작해 20일 이후 백마능선과 낙타봉을 거쳐 장불재 등 정상 구간까지 활짝 핀다. 키 높은 진분홍 철쭉 너머로 입석대 등 주상절리대가 펼쳐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다만 철쭉들의 향연을 늘 볼 수는 없다.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무등산 정상은 일반인 출입 통제지역이다. 일 년에 한두 차례 특별한 날에 문을 여는데, 올해는 오는 20일 하루 동안만 정상 인근에 있는 철쭉 동산의 문을 개방한다. 개방 노선은 서석대 주상절리에서 부대 후문을 통과해 부대 내 지왕봉과 인왕봉을 관람하고 부대 정문으로 나오는 0.9㎞ 구간이다. 무등산 비경과 철쭉, 산벚꽃, 산딸나무꽃 등의 봄꽃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정상 개방 행사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다만 군부대를 통과하기 때문에 모든 탐방객이 반드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제주 한라산… 넓은 초원지대 ‘천상의 화원’ 같은 풍경 5월의 제주 한라산 ④ 역시 분홍빛 일색이다. 4월 하순 털진달래가 피기 시작해 5월 초 절정을 이루고 나면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산철쭉이 다시 한번 절정의 풍경을 펼쳐 낸다. 해발 1400m 이상의 고산 초원지대엔 키 큰 나무가 거의 없다. 이 산자락을 털진달래와 산철쭉의 연분홍 꽃송이가 뒤덮으며 장관을 연출한다. 대표적인 산철쭉 명소로는 방애오름, 선작지왓, 만세동산 등이 꼽힌다. 선작지왓은 너른 초원지대가 온갖 꽃들로 뒤덮여 천상의 화원이나 다름없다. 한라산 부악과 어우러진 장면도 일품이다. 때마침 구름이라도 일어 준다면 그야말로 선경과 마주할 수 있다. 방애오름 역시 나무 한 그루 없는 오름 전체가 온통 분홍으로 뒤덮인다. 만세동산은 백록담 화구벽과 어우러지며 또 다른 멋을 연출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학교서 상추도 토마토도 재배해요”…광진, 학교텃밭 조성사업 지역민들 호평

    “학교서 상추도 토마토도 재배해요”…광진, 학교텃밭 조성사업 지역민들 호평

    “학교에서 상추도 키우고 토마토도 재배해요.” 서울 광진구의 ‘학교텃밭 조성사업’이 학생들과 지역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광진구는 올해 초 지역 내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참여 신청을 받아 서류심사와 현장실사를 거쳐 자양중학교와 성자·동의초등학교 3곳에 텃밭을 조성했다고 17일 밝혔다.학교텃밭 조성은 학교 내 자투리땅이나 옥상 공간에 텃밭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농업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양진·광장초등학교 2곳에 예산 5000만원을 들여 텃밭을 처음 조성했다. 올해는 예산 3000만원을 투입해 자양중학교에 48㎡, 성자초등학교에 46㎡, 동의초등학교에 57㎡ 규모의 상자형 텃밭을 만들었다. 각 텃밭에는 자동관수시설과 농기구보관함도 설치했다. 텃밭에는 상추, 토마토, 고추, 가지, 애플민트, 페퍼민트, 로즈마리 등 다양한 채소류가 재배되고 있다. 광진구는 텃밭이 조성된 학교에 도시농업전문가를 지정해 도시농업 교육프로그램인 ‘스쿨팜’도 운영한다. 학교별 텃밭 가꾸기 지정학년을 대상으로 12회 진행한다. 아이들은 전문가와 함께 텃밭 가꾸는 요령, 작물별 특징과 재배법을 배운다. 친환경 병충해 방제, 기상재해 등 도시농업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도 습득하고, 수확물을 이용해 건강간식을 만드는 요리법도 익힌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도심 속 빌딩숲에서 사는 아이들은 하루에 흙 한 번 밟기도 어렵다”며 “텃밭은 아이들에게 정서적 안정감과 수확의 기쁨, 나눔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1500년 전 신라, 제물 흔적 인골… ‘에밀레종 설화’ 우연은 아니었네!

    1500년 전 신라, 제물 흔적 인골… ‘에밀레종 설화’ 우연은 아니었네!

    시신 머리·성문 방향 일치…인신공양 흔적 국내 첫 발견 해자서는 터번 쓴 토우 나와…‘병오년’ 적힌 목간도 발견돼신라의 천년 왕궁, 월성 성벽에서 1500여년 전 제물로 바쳐진 사람의 뼈가 발견됐다. 경주 월성 서쪽 성벽 기초층에 박힌 인골 두 구는 국내에서 처음 구체적으로 발견된 ‘인신공양’의 흔적이다. 건물을 짓거나 제방을 쌓을 때 무너지지 말라고 사람을 묻는 인주(人柱) 설화가 고고학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16일 월성 발굴 현장을 언론에 공개한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이종훈 소장은 “이전까지는 무덤에서 인골이 나오는 사례가 대부분이었으나 시설물을 만들면서 사람을 제물로 제의에 쓴 흔적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며 “설화로만 전해지던 이야기가 실제로 이뤄졌음을 보여 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현재 인골을 조사 중인 김재현 동아대 교수는 “2000년 경주국립박물관 내 신라 우물 안에서 발견된 어린아이 유골이나 이번 성벽 바닥 면에서 출토된 유골의 특징을 볼 때 신라시대 때 인신공양의 풍습이 의례행위로 존속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아이를 쇳물에 넣어 만들었다는 에밀레종(성덕대왕신종) 설화가 우연히 만들어진 것만은 아니라는 증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성벽은 5세기 전후 지어진 것으로, 인골 역시 같은 시기의 것으로 추정된다. 하늘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누워 있는 인골 한 구는 신장 166㎝의 성인 남성으로 확인됐다. 다른 한 구는 반대편 인골을 바라보는 형태로 얼굴과 한쪽 팔이 돌려진 상태로 묻혀 있었다. 159㎝ 키의 성인으로 성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인숙 학예연구사는 “인골들은 성벽을 본격적으로 쌓기 직전인 기초층에서 발견됐고 별도의 매장 시설이 없는 데다, 머리가 (현재는 유실된) 성문의 방향, 석렬 진행 방향과 일치하게 놓여져 있어 제물로 바쳐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저항의 흔적이 없는 것으로 미뤄 숨진 채 묻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인골은 자연 퇴적층에 1.5m 높이로 쌓인 흙에 묻혔고 그 위로 9m 높이의 성벽이 지어졌다. 인골의 얼굴과 몸 군데군데에는 나무껍질과 풀이 덮여 있었다. 인골의 발치에는 단경호, 연질소옹 등 토기 넉 점이 함께 묻혀 있었다. 발굴된 인골들은 DNA 분석, 대퇴부 콜라겐 분석에 들어가 식생활, 건강상태 등 당시 신라인들의 생활상을 밝혀 줄 전망이다. 주거지나 성벽을 짓는 과정에서 사람을 제물로 바친 풍속은 고대 중국 상나라(기원전 1000~1600년) 때 유행했다. ‘고려사’ 충혜왕 4년(1343년)에는 ‘왕이 민가의 어린아이를 잡아다 새로 짓는 궁궐의 주춧돌 아래 묻는다’는 유언비어가 돌았다고 전한다.월성 북쪽으로 길게 늘어선 해자에서는 터번을 쓴 토우가 출토됐다. 눈이 깊고 코가 큰 얼굴에 오른쪽 팔뚝까지 자락이 내려오는 터번을 두른 토우는 신라와 페르시아 간의 교역을 보여 준다. 박윤정 학예연구실장은 “6세기 것으로 현재까지 나온 소그드인(이란계) 토우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발굴된 7점의 목간은 신라시대 문자 활동이 활발했음을 증명한다. 병오년이라고 적힌 목간은 월성 해자에서 나온 목간 가운데 정확한 연대가 처음 확인된 것으로, 법흥왕 13년(526년)이나 진평왕 8년(586년) 시기의 것으로 추정된다. 법흥왕 때 목간이라면 지금까지 나온 삼국시대 목간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이다. 왕경 정비 작업에 지방민을 동원하고 지방 유력자가 이들을 감독했음을 보여주는 목간, ‘아뢰고’라는 뜻으로 쓰인 백견(白遣) 등 신라 왕경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이두가 새겨진 목간도 함께 나왔다. 신라시대 유물로는 처음으로 곰의 뼈가 발견된 것도 눈길을 끈다. 경주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경주 월성은 제5대 파사왕 22년(101년)에 축성을 시작했고 신라가 패망한 935년까지 궁성으로 쓰였다. 1961년 사적 16호로 지정됐으며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문화재청은 2014년 12월 월성에서 시굴 조사에 나선 뒤 2015년 3월부터 본격 발굴에 들어갔다.
  • 땅 속에 산 채로 묻혀 있던 신생아 살린 개

    땅 속에 산 채로 묻혀 있던 신생아 살린 개

    용감무쌍한 개 한 마리가 불모지에 산 채로 매장된 갓난 사내아이를 구해냈다. 중국 동영상 공유 사이트 피어 비디오는 12일(현지시간) 놀라운 후각으로 땅 속에 묻힌 신생아를 살려낸 개의 무용담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6일 중국 남서부 충칭시 장진구에서 발생했다. 개 주인인 양 지아리는 집 밖으로 날쌔게 뛰쳐나간 개의 행방이 묘연해서 걱정 되는 마음에 그를 찾아나섰고, 마을을 헤맨 끝에 마침내 외진 덤불 솦에서 개를 발견했다. 그런데 개의 행동이 지나치리만큼 이상했다. 미친 듯이 흙을 파헤치고 있었던 것이다. 양 씨는 개가 있는 곳으로 가까이 다가갔고, 개가 판 구덩이 속을 보고 깜짝 놀랐다. 태어난지 한 달 가량된 갓난아이가 흰 천에 둘러싸인 채 울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놀란 마음을 추스르기도 전에 즉시 아기를 안고 인근 병원으로 달려갔다. 의사 안웨는 “아기가 병원으로 왔을때, 체온이 낮았고, 심장 박동수도 현저하게 느렸다. 입 안은 진흙으로 가득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현지언론은 아이가 이후에 장진구의 종합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보도했고, 리펑 의사의 소견을 통해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건강을 완전히 회복하는데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가족들이 아이를 죽은 것으로 잘못 생각해 묻은 것으로 보고, 이들을 추척중이다. 사진=피어비디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절친 영면 위해 직접 삽을 뜬 우사인 볼트

    절친 영면 위해 직접 삽을 뜬 우사인 볼트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30‧자메이카)가 최근 사망한 절친 동료 선수 저메인 메이슨(34‧영국)의 영면을 돕기 위해 직접 삽을 뜬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메이슨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부문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영국 대표 육상 선수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14일(이하 현지시간) 볼트는 자메이카 포틀랜드에 마련된 메이슨의 묫자리에서 지인들과 함께 직접 삽을 들고 흙을 퍼냈다. 친구를 위해 삽을 뜨는 볼트는 그 어느 때보다 진중한 모습이었다. 참고로 메이슨의 시신은 오는 21일 안장될 예정이다. 메이슨은 자메이카에서 태어나 런던 태생의 아버지를 따라 2006년 국적을 영국으로 바꾸기 전까지 볼트와 함께 자메이카를 대표했던 선수로 알려졌다. 이제는 고인이 된 메이슨은 지난달 19일 자메이카 항구 도시 킹스턴의 해안가에서 열린 한 파티에 볼트를 비롯한 여러 유명 인사와 함께 참석해 회포를 풀었다.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한 메이슨은 파티가 끝나는 20일 새벽 4시까지 지인들과 파티장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메이슨이 헬멧을 쓰지 않고 오토바이에 올라탔다는 것. 그는 파티장에서 약 5마일 떨어진 노먼 맨리 고속도로를 지나던 중 차선을 이탈한 채 마주 달려오던 자동차를 피하려고 급히 방향을 틀다가 그만 제어력을 잃고 오토바이에서 떨어지고 말았던 것이다. 이 사고로 메이슨은 머리와 얼굴을 심하게 다쳐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지고 말았다. 뒤따라온 볼트와 동료 선수 마이클 프레이터 등 다른 지인들은 메이슨의 사고를 직접 목격했다. 현장에 출동한 한 경찰관은 볼트가 큰 충격을 받은 듯 보였으며 두 사람 사이가 아주 가까운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볼트는 메이슨과 평소 절친한 친구 사이로 알려졌다. 볼트는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메이슨의 사진을 공개하는 것으로 친구를 추모했다. 사진=트위터(위), 인스타그램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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