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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치광장] 사람과 자연이 함께 숨 쉬는 한강/윤영철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

    [자치광장] 사람과 자연이 함께 숨 쉬는 한강/윤영철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

    서울의 한복판을 가르며 흐르는 한강은 당초 한양도성 밖을 흐르는 문자 그대로 자연 하천이었다. 2014년 수립된 한강 자연성 회복 계획의 비전에서 제시된 대로 두모포에 큰 고니가 날아오르고 아이들이 멱을 감는 곳이었다. 그러나 1960년대 제1차 한강종합개발을 시작으로 수면 매립과 개발, 도로 조성이 이어지며 지금과 같은 제방으로 둘러싸인 곧고 넓은 강과 수변공원으로 이뤄진 인공하천이 됐다. 많은 사람들은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한강을 꿈꾼다. ‘2030 한강 자연성 회복 사업’은 이런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 2014년 시작, 2030년까지 진행된다. ‘생태환경 개선’, ‘맑은 물 회복’, ‘친환경 이용’이라는 3개의 추진 전략과 한강 숲 조성, 자연형 호안(湖岸) 조성, 역사ㆍ문화 조망 및 체험 등 9개의 정책과제 아래 20개의 세부실행 과제로 이뤄져 있다. 현재 20여개 단위사업 중 8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한강 숲 조성사업’은 올해 말까지 단기계획 목표인 45만 1700㎡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즘 한강 둔치에서는 사업 이전보다 훨씬 많은 나무와 꽃들을 볼 수 있다. 또한 서울의 한강변은 현재 콘크리트 대신 돌과 흙으로 이뤄진 자연형 호안으로 변하고 있다. ‘자연형 호안 조성 사업’을 통해 전체 한강 호안 78.7㎞ 중 39.8㎞가 이미 복원됐다. 지난 3년간 원효대교와 한강대교 구간(1.3㎞), 한강대교에서 동작대교 구간(2.1㎞)이 추가로 복원됐거나 진행 중이다. 호안사면 녹화를 위해 조기에 식생을 안정화시키는 다양한 방법들을 도입하고 있다. 물억새, 사초 등 초본류와 갯버들 같은 관목들이 우거진 호안사면은 곤충과 조류들의 은신처와 서식처 역할을 하는 생물서식공간(biotop)으로 매우 중요한 공간이다. 홍수로 인한 수위 상승 때 물의 충격으로부터 제방을 보호하고 안정시키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완전한 자연호안을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한강공원 둔치엔 시민들 운동ㆍ휴식 공간이 있고, 지하엔 대형 상수도관과 분류하수관 등 다양한 시설들이 매설돼 있기 때문이다. 한강 자연성 회복 사업은 일반적인 조경 공사와 달리 그 자체로 완성품이 아니다. 생물들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인공구조물을 걷어내고 서식 여건을 조성해 주면 그 나머지는 자연이 스스로 회복해 나감으로써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것이다. 60년대 여의도에 윤중제를 쌓기 위해 폭파돼 없어졌던 밤섬이 복원되었듯 자연의 복원력은 인간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놀랍고 위대하다. 한강 자연성 회복 사업은 2030년까지 진행되는 긴 여정인 만큼 기다림이 필요하다. 인간과 자연이 오롯이 공존하기 위해선 시민, 전문가, 공무원들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
  • [이재무의 오솔길] 오월 애인

    [이재무의 오솔길] 오월 애인

    나는 오월을 좋아한다. 예부터 오월이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오월은 일 년 중 가장 맑고 온화한 날씨가 많은 달이고 꽃보다 아름다운 연초록 광휘가 눈부시게 빛나는 달이다.오월에는 24절기 가운데 입하(立夏)와 소만(小滿)이 들어 있다. 입하는 양력 5월 5일 무렵으로 여름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절후다. ‘보리가 익을 무렵의 서늘한 날씨라는 뜻으로 맥량(麥凉), 맥추(麥秋)라고도 하며, 초여름이란 뜻으로 맹하(孟夏)라고도 부른다. 소만(小滿)은 양력으로 5월 21일 무렵으로 햇빛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생장해 가득 찬다(滿)는 의미가 있다.이렇듯 오월은 겨우내 움츠렸던 사물들이 몸을 풀어 왕성하게 생명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는 달이다. 사물들의 생장하는 모습은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힘을 솟구치게 한다. 오월의 두 절기 중 나는 입하를 더 편애하는 편인데 까닭은 입하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 때문이다. 오월은 모내기 철이다. 모내기는 못자리에서 기른 모를 본 논에 옮겨 심는 일을 말하는 것으로서 모심기라고도 한다. 모내기는 모를 심기 전 마른 논에 물을 채우는 것으로 시작된다. 겨우내 마른 논이 수문을 따라 들어오는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모습은 미상불 보기에 좋다. 그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마른 논에 물 들어가는 것과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이 가장 보기에 좋다’는 옛말이 절로 떠오른다. 마른 논이 수문을 따라 천천히 들어오는 물을 마실 때 가만히 눈여겨보면 논의 몸속으로 들어와 가득 차는 것은 물만이 아니다. 산 너머 자주 형상을 바꾸며 저희끼리 희희낙락 시간을 즐기며 해찰해 대던 구름 서너 마리도 불현듯 수문을 따라 겅중겅중 들어와서는 논바닥 이곳저곳에 제 가벼운 그림자를 옅고 길게 떨어뜨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논에 물이 들어차면서 갑작스레 새로이 생겨난 물벌레들은 흙탕을 일으켜 흙의 뭉친 근육들을 풀어 준다. 무논은 갑자기 활기를 띠며 무수한 생명체가 활동하는 장이 된다. 본 논에 가득 물이 들어차자 이번엔 논둑에서 겨우내 저 혼자 가지 자락을 펄럭이며 심심하게 서 있던 미루나무도 나른한 정오를 더는 못 참겠다는 듯 배춧속처럼 뽀얗게 차오르는 수면 안으로 길게 손과 발을 뻗어 오면서 기지개를 켠다. 그리하여 그 기지개 덕에 미루나무의 키가 한 자는 더 웃자라게 되는 것인데, 오후 들어서는 골짜기 박차고 나온 꽁지 붉은 새 몇 마리가 무논에 그림자를 흩트리고 공중 곡예를 부리며 노란 울음 방울을 바닥에 떨어뜨려 푸르게 무늬를 짓는다. 이러한 때에 송아지 혀처럼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에 찰랑대는 무논은 직선으로 내리꽂히는 햇살, 해의 살을 되받아 내며 은빛을 사방팔방으로 튕겨 대곤 한다. 삼동 내 마른 명태처럼 누워 있던 논이 벌떡 일어나 그 큰 입으로 도랑의 옆구리를 비집고 들어오는 물로 오래 시달려 온 가뭄을 해갈하실 때 하늘은 더욱 청명하여 드높고, 삽자루 어깨에 둘러멘 채 물꼬를 보러 나온 예비군복 바지의 팔자걸음이 풍선처럼 가볍다. 그리하여 세상은 짚세기로 문질러 닦아 놓은 놋주발처럼 투명, 투명하여서 갑자기 생이 눈부셔 어리둥절해진다. 오월의 들판은 인간이 땅에 속한 자손이라는 것을 실감케 해 준다. 운 좋게 한밤중 들판을 걷다가 무논 이곳저곳에 핀 별꽃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늦가을 다 익은 벼들이 왜 별 모양을 하고 있는지 그 비밀을 눈치챌 수 있으리라. 무논의 모들은 낮 동안 농사꾼이 돌보게 되고 한밤중에는 별들이 내려와 살핀다는 상상이 절로 들 것이다. 과연 늦가을 벼 이삭이 별의 형상으로 영그는 것은 하늘이 농사를 지었기 때문이라고 고개를 끄덕일 법도 하다. 오월이 나는 좋다. 오월은 나를 젊게 하고 생동하는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내게 오월은 계절의 애인이다. 그녀와 팔짱을 낀 채 푸른 내가 진동하는 들길을 망아의 상태로 질정 없이 걷고 싶다.
  • “우리가 먹는 동물들 삶과 죽음 처참… 맛있는 고기 제공 노동자 삶도 봐야”

    “우리가 먹는 동물들 삶과 죽음 처참… 맛있는 고기 제공 노동자 삶도 봐야”

    그가 4년 동안 일터에서 만난 동물들의 삶은 처참했다. 닭은 비좁은 사육장에 한 무더기 짐짝처럼 갇힌 채 고기가 될 부위들만 기형적으로 키워진다. 병아리 가운데 수평아리들은 부화장에서 태어나자마자 도살돼 흙과 섞여 비료의 재료가 된다. 수퇘지들은 마취 없이 고통스럽게 거세당하고, 일꾼들은 돼지들을 몰 때마다 전기충격을 가한다. 모돈은 365일 중 40분만 바깥바람을 쐴 수 있고, 그 외 시간에는 ‘스톨’이라는 기구 안에 구속된 채 출산을 반복한다. 개를 목매달아 죽이는 행위는 동물보호법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행된다.신작 ‘고기로 태어나서’(시대의 창)를 쓴 한승태(36·필명)씨의 목격담이자, 실제로 그가 했던 일들이다. 책은 그가 4년 동안 닭, 돼지, 개 식육농장 10곳에서 일한 경험과 느낌을 담았다. 그는 육체노동을 하고 자신의 경험을 글로 옮기는 르포 작가다. ‘고기로 태어나서’는 2013년 편의점, 자동차 부품 공장, 꽃게잡이 배에서 두루 일하며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인간의 조건’에 이어지는 두 번째 작업의 결과물이다. 1일 만난 한씨는 “이번 책에는 ‘맛있는 고기’(동물)와 함께 맛있는 고기를 제공하는 ‘힘쓰는 고기’(인간)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엮고 싶었다”며 “매일 쌓이는 동물의 똥을 치우고, 때론 잔인하게 동물을 죽이는 노동자의 경험을 다뤘다. 힘쓰는 고기 중 농장장과 노동자, 그리고 어느 농장에서나 마주치는 외국인 노동자의 삶도 적나라하게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농장에서의 동물들은 모두를 서로 쪼아대고 물어뜯는다.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삶도 비슷하다. 농장장은 노동자들에게 얼토당토않은 지시를 하거나,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외국인 노동자와 그의 나라를 싸잡아 헐뜯기도 한다. 한 자돈(어린 돼지)농장 사장은 캄보디아 노동자인 쌍남과 한씨가 나이가 동갑인 것을 알고서 한씨를 따로 불러내 “쟤가 우리한테는 그냥 예, 예 하는 것처럼 보여도 속은 다 재고 있다”면서 “한국사람한테는 평소처럼 하면 되지만 쟤네한테는 좀더 막 해도 된다. 부를 때도 ‘야’라고 해야 네가 일하기 편하다”는 식의 유용한 ‘팁’을 건네기도 했다. 지방의 한 대학 영어교육과를 나온 한씨는 “한때 공무원시험도 준비해 봤지만 사무직과는 도통 인연이 없었다”고 했다. 다만 직접 경험한 일을 글로 쓰는 ‘르포르타주’에 큰 매력을 느낀다고 했다. 그가 책에서 전하려는 메시지는 ‘고기를 아예 먹지 말자’는 주장은 아니다. 동물 보호에 관한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는 “우리가 먹는 고기를 제공하는 동물들의 삶을 정확하게 알고, 고기를 과소비하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 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文 “모든 성장은 노동자 위한 성장이어야”

    노동이 홀대받지 않는 세상 생각 이념 아닌 우리의 가치와 존엄 최저임금 인상 노동의 질 높여 노동권 강화 개헌 무산 아쉬워 문재인 대통령은 1일 “모든 성장은 노동자를 위한 성장이어야 한다”면서 “노동의 가치와 존엄성보다 더 큰 성장은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한 “노동의 가치와 존엄은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들 자신이, 부모들이, 아들딸들이 바로 노동자들이기 때문이며 노동의 가치와 존엄은 바로 우리 자신의 가치와 존엄”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근로자의 날’ 메시지에서 이렇게 강조한 뒤 “노동이 제도에 의해, 또는 힘 있는 사람들에 의해 홀대받고 모욕받지 않는 세상을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노동은 숭고하다”면서 “아버지의 손톱에 낀 기름때는 삶을 지탱하고, 어머니의 손톱 밑 흙에서는 희망처럼 곡식이 자란다”면서 현 정부의 핵심 국정 기조가 ‘노동 존중’임을 거듭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한국형 사회적 대화기구’를 만들어 노동존중사회 기본계획을 수립하겠다고 약속했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오늘 ‘노동 존중’을 새 정부의 핵심 국정 기조로 삼겠다고 약속하고, 새 정부 출범 후 노동계의 숙원이었던 양대 지침 폐지부터 시작했다”면서 “최저임금 인상과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통해 노동의 질을 높이고, 격차를 줄이는 조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기본권’ 강화를 담은 개헌 국민투표가 무산된 데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개헌안은) ‘근로’를 ‘노동’으로 대체하고 공무원의 노동 3권 보장,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단체행동권 강화 등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면서 “지방선거 동시 개헌 국민투표가 무산된 것이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헌 취지를 구체적 정책과 제도로 최대한 뒷받침할 것이며 노동존중 사회를 위한 정부의 노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저출산·고령화, 청년 실업, 양극화도 결국 노동 문제가 핵심”이라며 “정부 의지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사회 구성원들이 양보하고 타협하는 사회적 대화만이 근본적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고 주문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백지연의 생각의 창] 더 멀리 걷는 꿈

    [백지연의 생각의 창] 더 멀리 걷는 꿈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 러시아 교민 가족들이 들려준 학교 이야기가 마음에 깊이 남았다. 러시아 학교 일과 중에는 ‘산책시간’이 있어 학생들이 그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배려한다고 한다. 학생들은 그 시간에 산책을 포함해 운동이든지 공부든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학교 수업 시간에 산책할 수 있다니.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잠시 멍해지는 느낌이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학원 과외까지 병행하는 대다수의 한국 학생들 입장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나 역시 돌아보니 아이가 중학교에 진학한 후로는 함께 산책하는 일은 정말 까마득한 기억이 됐다. 아이가 다섯 살 무렵 가까운 산과 넓은 공원이 있는 지금의 동네로 이사 왔다. 가장 마음을 설레게 했던 것은 여러 가지 길로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과 하루하루 미묘하게 다른 공기를 쐬는 일이 좋아서 걷고, 달리기도 하고, 뒤늦게 자전거 타기도 시작했다. 유치원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도 얼마나 바깥 활동을 많이 하는 곳인가였다. 아이가 옷에 흙이 잔뜩 묻어 돌아와도, 때로는 물장난으로 흠뻑 젖어 돌아와도 마음이 편했던 시절이었다.작가이자 활동가인 리베카 솔닛은 ‘걷기의 인문학’(반비ㆍ2017)에서 마음을 가장 잘 돌아보는 길은 ‘걷는 것’이라고 역설한 바 있다. 이 책은 가장 철학적이고 예술적이고 혁명적인 인간의 행위로서 ‘걷기’를 주목한다. 저자는 걷기의 역사가 ‘생각의 역사’를 구체화하는 일임을 다양한 문화적 고찰을 통해 입증해 보이고 있다. 그에 따르면 걷기는 ‘그 자체가 수단이자 목표인 행위’다. 걷기는 육체의 무의지적 리듬, 예를 들면 숨을 쉬는 것, 심장이 뛰는 것에 가장 가까운 행위다. 우리는 걸으면서 ‘사유와 육체 사이의 풍부한 잠재적 관련성, 어떤 사람의 행동이 다른 사람의 상상과 연결되는 방식’을 체감할 수 있다. 아무 일도 안 하는 것에 가까운 보행, 몸을 움직임으로써 만드는 사유의 시간은 어른뿐만 아니라 경쟁과 속도 체제를 사는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시간이다. 어릴 때 자연스럽게 추구할 수 있었던 산책의 시간은 어느 순간 등을 구부정하게 숙이고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시험과 경쟁에 최선을 다하기를 요구하는 학습 환경에서 아이들은 뭐든지 열심히 하라는 압박을 받는다. 해석하고 통찰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을 달달 외우고 수많은 유형의 문제를 풀어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 이주민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수자 문제를 진솔하게 서술한 이항규의 ‘후아유’(창비ㆍ2018)는 외국에서 바라보는 한국식 교육의 힘과 짐에 대해 이야기한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집중하는 한국 학생들의 성실함이 좋은 자산이 되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 그의 말대로 “우리가 하라고 시키는 일이 정말 가치 있는 일인지, 이 아이들이 각자 자신의 능력에 맞게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잘 도와주는지”에 대한 고민은 어른들이 답하고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멀리 나아가는 꿈을 꾸는 탐색의 시간과 일상의 기쁨을 누리며 충실하게 사는 일은 얽혀 있다. 진은영의 시가 간절하게 일러주는 것처럼 ‘멀리 있으니까’ 좋은 그 무엇들을 꿈꿀 수 있어야 가까이 있는 존재의 의미를 새롭게 들여다볼 수 있다. “홍대 앞보다 마레 지구가 좋았다/내 동생 희영이보다 앨리스가 좋았다/철수보다 폴이 좋았다/국어사전보다 세계대백과가 좋다/아가씨들의 향수보다 당나라 벼루에 갈린 먹 냄새가 좋다/과학자의 천왕성보다 시인들의 달이 좋다//멀리 있으니까 여기에서//김 뿌린 센베이 과자보다 노란 마카롱이 좋았다/더 멀리 있으니까/가족에게서, 어린 날 저녁 매질에서//엘뤼아르보다 박노해가 좋았다/더 멀리 있으니까/나의 상처들에서//연필보다 망치가 좋다, 지우개보다 십자나사못/성경보다 불경이 좋다/소녀들이 노인보다 좋다//더 멀리 있으니까//나의 책상에서/분노에게서/나에게서//너의 노래가 좋았다/멀리 있으니까//기쁨에서, 침묵에서, 노래에게서//혁명이, 철학이 좋았다/멀리 있으니까//집에서, 깃털 구름에게서, 심장 속 검은 돌에게서”(진은영, ‘그 머나먼’)
  • 文대통령 “金위원장 솔직·담백… 예의가 바르더라”

    文대통령 “金위원장 솔직·담백… 예의가 바르더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처음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솔직 담백하고 예의가 바르더라”라고 호평했다. 30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김 위원장과의 여러 일화를 소개하면서 이렇게 김 위원장 인상 평을 내놓았다.회의에 배석한 주영훈 경호처장은 두 정상 부부가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 3층 만찬장으로 이동할 때 김 위원장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문 대통령이 먼저 타시라고 손짓을 했고, 리설주 여사가 먼저 타려고 하자 김정숙 여사가 먼저 타도록 슬그머니 손을 잡고 뒤로 잡아당겼다고 전했다.문 대통령은 스포츠 교류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자 김 위원장이 “경평 축구보다는 농구부터 하자”고 제안했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세계 최장신인 이명훈 선수가 있을 때만 해도 북이 강했는데 은퇴 후 약해졌다”며 “남한에는 키가 2m 넘는 선수가 많죠?”라고 물었다. 정상 간 핫라인에 대해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이 전화는 정말 언제든 전화를 걸면 받는 거냐”라고 묻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 것은 아니고 서로 미리 사전에 실무자끼리 약속을 잡아놓고 전화를 걸고 받는 것”이라고 답했다. 청와대는 또 이날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이 열리던 날 김 위원장에게 남·북·러 에너지 협력 및 발전소 협력 방안이 담긴 책자와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담은 이동식저장장치(USB)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신경제지도의 구체적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신경제지도 구상은 남북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방안들이다. 원산·함흥·러시아를 연결하는 에너지·자원벨트, 수도권·평양·신의주·중국을 연결하는 교통·물류산업벨트, 비무장지대(DMZ)·통일경제특구를 연결하는 환경·관광벨트 등 3개 축이 한반도에 ‘H’자를 그린다. 현재 국제적인 경제 제재가 진행되고 있어 당장은 어렵지만 비핵화의 진전에 따라 앞으로 남북이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 등을 북한에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소떼 길’의 53년생 소나무에 뿌린 ‘백두산’ 흙 뒷이야기도 공개됐다. 백두산은 화산재로 뒤덮여 있기 때문에 북측은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만경초 풀들을 뽑아 뿌리에 묻은 흙을 일일이 털어 판문점까지 가져왔다. 문 대통령은 식수 현장에서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설명한 것을 전한 뒤 “북측이 백두산에서 몇 삽 퍼서 가져온 것이 아니라 정성이 담긴 흙”이라고 말했다. 30분간의 도보다리 산책에 대해선 문 대통령은 “대화에만 집중하느라 주변을 돌아볼 수 없어서 그렇게 좋은지 몰랐다”며 “회담이 끝난 뒤 방송에 나온 것을 보니 내가 봐도 보기가 좋더라”고 소감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말 조용하고 새소리가 나는 광경이 보기 좋았다”며 “비무장 지대를 잘 보존하면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자산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 도중 ‘노벨평화상을 받으라’는 덕담이 담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축전이 도착하자 문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의 노벨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받아야 하고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범인은 바로 너’ 박민영 “예능 첫 도전, 내려놓게 되더라”

    ‘범인은 바로 너’ 박민영 “예능 첫 도전, 내려놓게 되더라”

    ‘범인은 바로 너’ 박민영이 예능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소감을 전했다.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는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범인은 바로 너!’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조효진 PD, 김주형 PD, 유재석, 안재욱, 김종민, 이광수, 박민영, 엑소 세훈, 구구단 세정이 자리했다. 이날 박민영은 “처음 도전해보는 예능이었다. 그동안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래서 두 번째 녹화까지 긴장을 많이 했다. 대본이 전혀 없었다. 촬영장에 가야 상황을 알 수 있었다.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내려놓게 되더라. 제 주변 분들에게 실망하지 말라고 했다. 흙에 드러눕기도 한다. 예쁘게 나오지 않겠지만, 정말 즐겁게 촬영했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첫 예능 출연 소감을 전했다. 이를 듣던 이광수는 “박민영의 인간적인 모습은 모 아니면 도인 것 같다. 어떨 때는 정말 매력 있었다”고 알렸다. 안재욱 또한 “처음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고민이 컸다”면서도 “제작진이 구성해 놓은 제작 시스템 속에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을 해줬다. 지금까지 했던 드라마보다 더 진지하게 했다”고 말해 본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넷플릭스 새 예능 프로그램 ‘범인은 바로 너’는 서로 다른 개성과 매력을 지닌 7명의 허당 탐정단이 매 에피소드마다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풀어나가는 추리 예능이다. 오는 5월 4일 넷플릭스 통해 첫 방송. 사진=뉴스1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와우! 과학] 43년 생존한 거미,’ 세계 최장수’ 기록 남기고 떠나다

    [와우! 과학] 43년 생존한 거미,’ 세계 최장수’ 기록 남기고 떠나다

    무려 43년을 ‘장수’한 거미가 세계 기록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고 해외 연구진이 학술지를 통해 밝혔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 해외 언론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호주 커틴대학교 연구진은 호주 서부에 사는 문짝거미(Trapdoor spider)를 꾸준히 관찰하며 수명을 연구한 결과, 암컷 문짝거미 한 마리가 이전 기록을 깨고 43년을 생존하며 세계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문짝거미는 몸집이 큰 거미류에 속하며, 땅 속에 굴을 파고 들어가 거미줄과 흙으로 문을 만드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연구진은 일부 몸집이 큰 거미류가 몸집이 작은 거미류에 비해 비교적 오래 생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장기 연구를 통해 기존 기록을 깰 정도의 ‘장수 기록’이 나온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커틴대학의 린다 메이슨 박사는 “우리는 수 십 년간 이어진 이번 연구를 통해 가장 오래 사는 거미의 수명을 알게 됐으며, 문짝거미의 행동과 개체군의 동태 등을 더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1974년부터 시작됐으며, 호주 서부 지역에 서식하는 거미들을 대상으로 장기간 연구를 이어갔다”면서 “우리는 이 거미들이 얼마나 오래 사는지, 어떻게 죽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거미 이전의 최장수 기록은 멕시칸 타란툴라가 세운 28년이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호주연방과학원(CSIRO)이 발행하는 학술지인 ‘태평양 보존생물학’(pacific conservation biology)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남북 손잡고 ‘10초 깜짝 월경’… 친교 산책서 30분 단독회담

    남북 손잡고 ‘10초 깜짝 월경’… 친교 산책서 30분 단독회담

    金 “文대통령 직접 나와서 감동” 文 “여기까지 온 것 아주 큰 용단” 金 “북으로 지금 넘어가 볼까요” 文 “수행원들과 사진 찍을까요” 예정 없던 깜짝 제안 주고받아 北지도자 첫 국군 의장대 사열 소나무 공동식수·표지석 세워 환송공연 ‘하나의 봄’ 영상 상영 金, 밤 9시 28분 北으로 돌아가 “정말 설레는 마음이 그치지 않고요. 이 역사적인 장소에서 만나니까, 또 대통령께서 이렇게 판문점 분리선(군사분계선)까지 나와서 맞이해 주신 데 대해서 정말 감동적입니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문재인 대통령) 험난하고 지난했던 긴 터널을 지나 남북 정상이 27일 오전 9시 29분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비로소 손을 맞잡았다. 처음 마주한 상대의 눈을 보며 20여초간 강렬한 첫 인사를 나눴다. 두 정상은 감격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김 위원장은 치아가 다 드러나도록 환하게 웃었고, 문 대통령의 얼굴에도 웃음이 가득했다. 판문점 평화의집은 남북 정상회담 준비로 새벽부터 분주했다. 수행원 대기실에는 서울의 시간을 알려 주는 시계와 남측보다 30분 늦은 평양 시간을 보여 주는 시계가 나란히 걸렸다.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T2-T3’ 사잇길에는 무장군인 대신 정장을 입은 남북 경호원들이 마주 섰다.문 대통령은 오전 8시 청와대를 출발해 52㎞를 달려 9시 1분 판문점에 도착했다. 잠시 평화의집에서 휴식을 취하고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공식 수행원들과 함께 9시 27분쯤 김 위원장이 걸어 내려올 ‘T2-T3’ 사잇길로 이동했다. 북측 판문각 직원들로 추정되는 여성들이 판문각 2층 커튼을 살짝 걷고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이 광경을 지켜봤다. 오전 9시 28분 정적이 흐르던 판문각 문이 열리고 김 위원장 일행이 모습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새벽 승용차로 개성을 거쳐 내려왔지만, 피곤한 기색 없이 경호원 12명에게 둘러싸여 내려왔다. 검은 인민복 차림의 김 위원장은 살짝 굳은 표정으로 내려오다 호흡을 가다듬고선 문 대통령을 향해 밝게 웃었다. 김 위원장은 ‘T2-T3’ 사잇길을 가로지르는 높이 10㎝, 너비 50㎝의 콘크리트 경계석 북쪽에 서서 남쪽에 선 문 대통령과 악수하고 경계석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왔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쪽 땅에 최초로 발을 내딛는 순간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세기적 만남의 이벤트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남측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을까요”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며 문 대통령의 손을 잡아 끌었다. 두 정상은 ‘금단의 선’ MDL을 가볍게 넘어 10초간 북측 땅을 밟은 뒤 되돌아왔다. ‘10초 깜짝 월경’은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김 위원장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자 개방적이고 호방한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드러내려고 의도한 연출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7년 10월 2일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 가는 길에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이 금단의 선도 점차 지워질 것입니다. 장벽은 무너질 것입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비슷한 메시지를 남겼다. 평화의집에서 문 대통령과 환담하며 “(판문각에서 MDL까지) 불과 200m를 오면서 왜 이리 멀어 보였을까, 또 왜 이리 어려웠을까 생각했다”면서 “분단선이 높지도 않은데 많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다 보면 없어지지 않겠습니까”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북측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국군의장대와 전통의장대를 사열했다. 문 대통령과 MDL 만남을 가진 뒤 전통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판문점 남측 지역 자유의집과 평화의집 사이에 있는 판문점 광장으로 이동했다. 두 정상 주위를 호위무사들이 장방형으로 에워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두 정상이 우리의 전통 가마를 탄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 예포 발사 등 정식 의장대 사열 의전은 생략했지만 전통의장대와 3군의장대 300여명을 동원, 북측 정상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북한을 국가 대 국가로 인정한다는 의미다. 의장대 사열을 마치고 남북 정상은 양측 수행원들과 악수한 뒤 단체 사진 촬영을 했다. ‘10초 깜짝 월경’처럼 이 또한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북측 수행원 가운데) 사열을 끝내고 돌아가야 하는 분들이 있다”는 말을 듣고서 “그럼 가시기 전에 남북 공식 수행원 모두 기념으로 사진을 함께 찍었으면 좋겠다”고 돌발 제안을 했다. 평화의집으로 이동한 뒤 김 위원장은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가져다준 만년펜으로 방명록에 ‘새로운 력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력사의 출발점’에서란 글을 남겼다. 두 정상은 오전 10시 15분부터 11시 55분까지 100분간 정상회담을 했다. 오후에는 남측 군사분계선 인근 일명 ‘소떼길’에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으로 소나무를 심었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8년 소떼를 끌고 방북했던 길이다. 공동 식수한 소나무는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생 ‘반송’이다. 문 대통령은 대동강 물을, 김 위원장은 한강 물을 줬다.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글귀를 새긴 표지석도 세웠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대동강 물과 흙을 나무함에 넣어 아주 정성스럽게 가져왔다”고 전했다. 공동 식수를 마치고선 수행원을 물리고 군사분계선 표지물이 있는 푸른색 ‘도보다리’까지 산책했다. 두 정상은 오후 4시 42분 다리 끝에 설치된 의자에 단둘이 마주보고 앉아 5시 12분까지 30분간 대화를 나눴다. 잠깐 담소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사실상 ‘단독 회담’이었다. 북측 사진기자가 다가가 근접 촬영을 시도하자 김 위원장은 웃으며 비켜달라고 손짓했다. 김 위원장은 진지한 표정으로 문 대통령에게 무엇인가를 얘기했다. 두 정상만 아는 ‘밀담’이다. 멀리서 촬영 중인 생중계 카메라에는 요란한 새 소리만 담겼다. 양 정상은 이날 3개장 13개 조항의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서명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악수하고 잡은 손을 높이 들어올리고선 부둥켜 안았다. 환송만찬에는 김정숙 여사와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도 참석했다. 마지막 행사인 환송공연에선 평화의집 벽을 스크린 삼아 한반도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표현한 ‘하나의 봄’이란 영상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공연 말미에는 남북 정상의 첫 만남을 기록한 사진 영상물이 상영됐다. 두 정상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잡았다. 오후 9시 26분 김 위원장 내외는 문 대통령 내외의 전송을 받으며 차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창밖으로 손을 내밀어 흔들었다. 9시 28분 김 위원장의 차량이 MDL을 통과하고서야 문 대통령도 판문점을 떠났다. 오전 9시 29분부터 오후 9시 28분까지 거의 12시간 만에 기적처럼 찾아온 한반도의 봄이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문재인-김정은, 공동 기념식수…‘평화와 번영을 심다’

    문재인-김정은, 공동 기념식수…‘평화와 번영을 심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 위에 평화와 번영을 염원하는 소나무를 함께 심었다.두 정상은 이날 오전에 첫번째 정상회담을 하고 별도 오찬과 휴식시간을 가진 뒤 오후 4시 27분쯤 공동 기념식수로 일정을 재개했다. 기념식수에 쓰인 나무는 우리 민족에게 가장 친근한 나무인 소나무로,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생 나무다. 남북한 정전 체제를 넘어 냉전을 허물고 평화의 새 시대를 열자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이 소나무는 정부대전청사 서현관 정원에 있던 ‘반송’ 품종으로 크기는 약 2m 내외다. 나무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지난 1998년 소떼를 몰고 고향을 방북했던 군사분계선 인근 ‘소떼길’ 옆에 심어졌다. 당시 정주영 명예회장 일행은 판문점 북측 경비병 휴게소 오른쪽 공터를 통해 북한으로 들어갔다. 양 정상은 ‘합토합수’, 즉 함께 흙을 뿌리고 물을 주면서 남북 평화와 화합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식수에 쓰인 흙은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섞어 사용했다. 흙을 뿌린 후에는 김정은 위원장은 한강물을, 문재인 대통령은 대동강 물을 뿌렸다. 흙을 퍼서 뿌리는 데 쓰인 삽도 삽자루는 북한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침엽수, 삽날은 남한의 철로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식수 표지석에는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문구와 함께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국무위원장 김정은’이라는 두 정상의 서명이 새겨졌다. 글귀는 문재인 대통령이 정했으며, 표지석 글씨는 한글 서예 대가인 효봉 여태명 선생이 썼다. 표지석의 돌은 파주 화강암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식수는 우리 측이 제안했고 북측이 수종과 표지석 문구 등을 모두 수락해 성사됐다. 식수 행사 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산책과 함께 도보다리 위에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남북 흙·물로 ‘평화의 소나무’ 심고, 수행원 없이 도보다리 산책

    남북 흙·물로 ‘평화의 소나무’ 심고, 수행원 없이 도보다리 산책

    故정주영 회장 방북했던 ‘소떼 길’ 한라산·백두산 흙 섞어 공동 식수 文은 대동강물, 金은 한강수 뿌려 北 9시에 맞춰 9시 30분 첫 만남 金 ‘T2-T3’ 사잇길 걸어내려와 文 ‘금단의 선’에서 金 직접 영접 오후엔 두 정상 단독회담 가능성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 한반도 ‘평화의 봄’이 피어오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8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첫 만남을 시작한다. 김 위원장은 판문각에서부터 남북 취재진의 카메라 세례를 받으며 군사정전위원회 사무실 ‘T2-T3’ 사잇길을 걸어 내려와 오전 9시 30분 군사분계선을 넘는다. 높이 10㎝에 불과한 콘크리트 경계석이 바로 군사분계선이다. 이 ‘금단의 선’에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손을 맞잡는다. 만남을 9시도 아닌 9시 30분으로 애매하게 잡은 것은 북한을 배려한 조치로 보인다. 북한 표준시간은 우리보다 30분 느리다.두 정상은 전통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공식 환영식이 열리는 자유의집과 평화의집 사이 판문점 광장까지 함께 걷는다. 김 위원장은 북한 최고지도자로는 최초로 우리 군 의장대를 사열한다. 국가 연주, 예포 발사는 생략한다. 의장대 사열은 정상외교의 보편적인 행사다. 전통의장대는 ‘아리랑’을 연주할 예정이다. 공식 환영식 후 평화의집 1층에서 김 위원장은 방명록에 서명하고 문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한다. 이어 접견실에서 사전 환담을 나눈 뒤 2층 회담장으로 이동, 오전 10시 30분부터 정상회담을 시작한다. 오전에는 확대정상회담, 오후에는 배석자를 최소화한 단독회담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각각 오찬을 하고선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8년 소떼를 끌고 방북했던 군사분계선 인근 ‘소떼 길’에 나무를 심는다.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생 소나무다.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섞고 김 위원장은 한강 물을, 문 대통령은 대동강 물을 준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때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같은 방식으로 소나무를 심었다. 식수 표지석에는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문구와 양 정상의 서명을 새긴다. 늘 푸른 소나무처럼 한반도 화해와 평화가 늘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공동식수는 남측이 제안했다. 공동식수를 마치고 두 정상은 수행원 없이 ‘도보다리’(FOOT BRIDGE)를 산책하며 오붓하게 담소를 나눈다. 도보다리는 정전협정 직후 중립국감독위(중감위)가 판문점을 드나들 때 동선을 줄이려고 판문점 습지 위에 만든 길이 50m 정도의 작은 다리다. 두 사람이 겨우 지날 정도로 폭이 좁아 이번 회담을 준비하며 확장하고 ‘한반도기’ 색인 하늘색으로 새 단장을 했다. 남북 정상은 이 다리의 군사분계선 표식 바로 앞까지 함께 걷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도보다리에서 두 정상이 담소를 나눌 수 있도록 의자와 탁자를 마련했다”며 “아무도 따라붙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배석자 없이 단독으로 대화하는 건 이때가 유일하다. 합의문은 오후 회담을 마치고 만찬 행사 전에 발표한다. 오후 6시 30분부터 열리는 환영만찬에는 양 정상과 수행원들이 참석하며 북측에서는 김 위원장을 가까이서 보좌하는 핵심참모 25명이 자리한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환영만찬 후 환송 행사에서 ‘하나의 봄’이란 영상을 함께 보며 정상회담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판문점 평화의집 벽이 대형 스크린으로 변신한다. 한반도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표현한 영상과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세기의 회담은 막을 내린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정주영 회장의 ‘소떼 길’에 남북 정상이 심는 푸른 소나무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27일 오후, 판문점 내 군사분계선(MDL) 인근 ‘소떼 길’. 지난 1998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소 101마리를 몰고 방북하는 ‘세기의 이벤트’를 벌일 때 판문점 북측 경비병 휴게소의 오른쪽 공터에 해당하는 이 길을 통했다. 20년 만에 이 길이 다시 남북은 물론,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다. 임종석(대통령 비서실장은)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26일 일산 킨텍스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내일) 오후에는 남북 정상이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공동 기념식수를 한다”면서 “양 정상은 65년 동안 대결과 분단의 상징이던 군사분계선 위에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함께 심게 된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이어 “기념 수목은 우리 민족이 가장 좋아하는 소나무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것도 1953년생 소나무다. 1953년 7월 정전협정이 체결되면서 남북 간 불신과 대결의 구도가 고착화되기 시작한 그해, 생명이 움튼 소나무다. 남북은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 그리고 한강수와 대동강 물도 준비할 계획이다.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섞어 새로 심은 소나무가 곧추 서도록 돕고, 문 대통령은 대동강 물을, 김 위원장은 한강수를 듬뿍 줄 계획이다. 한반도에 기적처럼 찾아온 ‘평화와 번영’이 소나무 뿌리처럼 굳게 내리기를 두 정상이 염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문구와 함께 양 정상의 서명을 새긴 식수 표지석도 세운다. 변치 않는 푸름을 지닌 소나무처럼 한반도 화해와 평화가 늘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공동식수는 남측이 제안했고 북측은 우리가 제안한 수종과 문구 등을 흔쾌히 수락했다. 앞서 남북은 2007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계기로도 소나무를 기념식수했다. 그러나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아닌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나무를 심었기에 엄밀히 따지면 남북 정상의 공동 기념식수는 아니었다. 당시에도 남측이 가져간 소나무가 사용됐고, 한라산과 백두산에서 가져온 흙과 백록담과 천지의 물이 함께 사용됐다. 하지만, 북측의 반대로 표지석도 설치되지 못했다. 김만복 당시 국가정보원장은 대통령 선거일 하루 전인 2007년 12월 18일에 방북, 북측을 설득해 표지석을 설치해야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정은 27일 하루 군사분계선 4번 넘는다…시간대별 일정 보니

    김정은 27일 하루 군사분계선 4번 넘는다…시간대별 일정 보니

    오전 9시 30분 첫 군사분계선 넘어오후 일정 맞춰 다시 남측 지역으로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하루 동안 군사분계선(MDL)을 4차례나 넘는다. 김 위원장은 판문점 북측 지역인 판문각에서 내려와 오전 9시 30분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 T2와 T3 사이의 군사분계선을 넘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에서 김 위원장을 맞는다. 두 정상은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우리 전통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공식 환영식장까지 도보로 이동하게 된다. 오전 9시 40분쯤 자유의 집과 평화의 집 사이 판문점광장에 도착하면 의장대 사열을 포함한 공식 환영식이 열린다. 이어 회담장인 평화의 집으로 함께 이동한다. 1층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방명록에 서명하고 문재인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한다. 접견실에서 사전환담을 나눈 다음 2층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해 오전 10시 30분부터 공식적인 회담을 시작할 계획이다 오전 회담 일정을 마친 뒤 양측은 각각 오찬과 휴식시간을 갖는다. 김 위원장은 이때 다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지역으로 돌아가 식사를 한다. 오후 일정 시작에 맞춰 또 군사분계선을 넘어 내려온 김 위원장은 만찬과 환송행사가 모두 끝난 다음 북으로 돌아간다. 북측 최고지도자가 사상 처음 남쪽 땅을 밟는 이날 김 위원장은 모두 4번이나 군사분계선을 넘나드는 것이다. 오후에는 남북 정상이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공동기념식수를 하기로 했다. 분단의 상징이던 군사분계선 위에 소나무를 함께 심는다. 기념식수 장소는 정주영 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했던 군사분계선 인근의 ‘소떼 길’이다. 식수목은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생 소나무다. 소나무 식수에는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함께 섞어 사용하고 식수 후에 김정은 위원장은 한강수를, 문재인 대통령은 대동강 물을 주게 된다. 공동식수는 남측이 제안했고, 북측이 수종과 문구 등을 모두 수락했다. 식수를 마치고 나면 군사 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두 정상이 친교 산책을 하면서 담소를 나눌 예정이다. 산책 후에 평화의 집으로 이동해 오후 회담을 이어가며 정상회담을 모두 마치게 되면 합의문 서명과 발표가 진행된다. 합의 내용에 따라 형식과 장소를 결정하기로 했다. 오후 6시 30분부터는 양측 수행원이 참석하는 환영만찬이 평화의 집 3층 식당에서 열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해투3’ 윤종훈 “현재 좋아하는 사람 있다” 깜짝 고백

    ‘해투3’ 윤종훈 “현재 좋아하는 사람 있다” 깜짝 고백

    ‘해투3’ 윤종훈이 소름 돋는 악역으로 화제를 모았던 ‘악벤져스 4인방’의 민낯을 낱낱이 공개한다.26일 방송되는‘해피투게더3’(이하 ‘해투3’)는 임태경, 홍수현, 윤종훈, 김다솜이 출연하는 ‘해투동:배역은 흙길, 배우는 꽃길 특집’으로 꾸며진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윤종훈은 화제의 드라마 ‘리턴’에서 ‘악의 끝’을 보여주었던 악벤져스의 반전을 공개해 귀를 쫑긋하게 만들었다. 촬영장에 모여 있으면 수다는 물론, 이들의 장난이 끊이지 않았다고 밝힌 것. 이에 윤종훈은 “박기웅은 잠시라도 가만히 있지 않는 까불이, 봉태규는 쫄보 중의 쫄보다”라는 깨알 디스로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윤종훈은 신성록과 봉태규가 소위 ‘결혼 홍보대사’라면서 “신성록은 틈만 나면 아내와 아이에게 영상통화를 한다”며 사랑꾼 면모를 증언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윤종훈은 “태규형은 평소에는 사랑꾼이다가 촬영만 들어가면 ‘악벤져스’로 빙의했다”며 극중 캐릭터와 엄청난 갭차이를 증언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윤종훈은 ‘결혼 홍보대사’ 신성록, 봉태규의 영향을 받아 결혼 생각이 든다며 “현재 좋아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폭탄 고백으로 MC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특히 윤종훈은 ‘짝사랑녀가 연예인이냐’는 질문에 애매한 미소로 답해 현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한편, KBS2 ‘해투3’는 26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사진=KBS2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김정은, 오전 9시 30분 도보로 분계선 넘는다…남북 정상, 공동기념식수도

    김정은, 오전 9시 30분 도보로 분계선 넘는다…남북 정상, 공동기념식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9시 30분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도보로 넘어 문재인 대통령과 첫 만남을 가지게 된다. 두 정상은 공동 기념식수 행사도 가질 예정이다.대통령비서실장인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위원장은 26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정상회담 일정을 발표했다. 임종석 위원장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T2와 T3 사이로 군사분계선을 도보로 넘을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앞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맞이한다. 두 정상은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우리 군의 전통 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공식 환영식장으로 걸어서 이동한다. 오전 9시 40분쯤 자유의 집과 평화의 집 사이에 있는 판문점 광장에 도착해 의장대 사열을 포함한 공식 환영식을 갖는다. 앞서 2000년과 2007년 각각 평양을 방문했던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도 공식 환영식에서 북측 육해공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은 바 있다.의장대 사열이 끝난 뒤 두 정상은 양측 공식 수행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환영식을 마치게 된다. 이어 회담장인 평화의 집으로 이동, 1층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방명록에 서명을 하고 문재인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한다. 두 정상은 접견실에서 회담 전 환담을 나눈 뒤 2층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해 오전 10시 30분부터 본격적으로 정상회담을 시작한다. 정상회담 오전 일정이 끝나면 양측은 따로 오찬과 휴식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오후에는 남북 정상이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공동 기념식수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식수 위치는 고 정주영 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했던 ‘소떼 길’ 인근에 있는 군사분계선 위에 심는 것으로 정해졌다. 두 정상은 함께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심는다. 임종석 위원장은 “우리 민족이 가장 좋아하는 소나무로 정했다”면서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생 소나무”라고 설명했다. 소나무 식수에는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함께 섞어 사용하고, 식수 행사 뒤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한강 물을, 문재인 대통령이 대동강 물을 주기로 했다. 식수 표지석에는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문구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서명이 새겨진다. 임종석 위원장은 “공동식수 행사는 우리 측이 제안했고, 북측이 우리가 제안한 수종과 문구 등을 모두 수용하면서 성사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공동식수 행사를 마친 뒤 두 정상은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함께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눌 예정이다. 도보다리는 정전협정 직후 중립국감독위원회가 판문점을 드나들 때 동선을 줄이기 위해 습지 위에 만든 다리로, 유엔사령부에서 ‘FOOT BRIDGE’(풋 브릿지)라고 부르던 것을 그대로 번역해 ‘도보다리’라고 칭하게 됐다. 도보다리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며 확장 공사가 이뤄졌다. 임종석 위원장은 “이 다리의 확장된 부분에 위치한 군사분계선 표식 바로 앞까지 남북 정상이 함께 찾아가는 것 자체가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고, 협력과 번영의 시대를 맞는다’는 의미”라면서 “이제부터 ‘도보다리’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슬로건인 ‘평화, 새로운 시작’ 그 자체를 상징하는 역사의 현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정상은 동반 산책 뒤 다시 평화의 집으로 이동, 오후 회담을 이어간다. 정상회담을 모두 마치면 합의문 서명과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그 형식과 장소는 합의 내용에 따라 결정될 방침이다. 오후 6시 30분부터는 양측 수행원까지 참석하는 환영 만찬이 평화의 집 3층 식당에서 열린다. 환영 만찬 메뉴로는 옥류관 평양냉면을 비롯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 가거도산 민어해삼편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산 쌀로 지은 밥 등이 오를 예정이다. 만찬이 끝나면 환송 행사로 이어진다. 두 정상은 판문점 평화의 집 전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상영되는 영상을 함께 감상하며 공식행사가 모두 마무리된다. 이 영상의 주제는 ‘하나의 봄’으로 “한반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으로 표현될 것”이라면서 “남북 정상이 나눈 진한 우정과 역사적인 감동의 순간을 전 세계인도 함께 느끼게 될 것”이라고 임종석 위원장은 설명했다. 임종석 위원장은 북측 공식 수행원 명단도 전했다. 북측 수행원은 모두 9명으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최휘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다. 남측 공식 수행원으로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 정경두 합동참모의장이 새롭게 포함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보일 듯 말 듯… 잡힐 듯 말 듯… 가리어진 옛고을 풍경 속으로

    보일 듯 말 듯… 잡힐 듯 말 듯… 가리어진 옛고을 풍경 속으로

    전남 곡성 하면 퍼뜩 떠오르는 곳이 ‘섬진강기차마을’일 겁니다. 영화 ‘곡성’도 엇비슷한 무게를 갖겠지요. 궁벽한 시골마을을 일약 관광명소로 끌어올린 곳이니 그만 한 대접쯤은 받을 만합니다. 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가려지는 것들도 있습니다. 서정적인 강변 풍경, 옛 추억을 길어올리는 소박하고 낡은 모습들이 그렇습니다. 버려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지요. 이번 곡성행은 이런 풍경들을 찾아가는 여정입니다.#몽실몽실 물안개 핀 침실습지, 영혼을 깨우다 곡성은 하천이 발달했다. 곡성을 관통하는 섬진강을 비롯해 대황강(보성강) 등 크고 작은 하천들이 씨줄날줄로 곡성을 감싸고 있다. 전북 팔공산에서 발원해 진안, 장수 등을 적시며 숨가쁘게 달려 온 섬진강은 곡성의 너른 평야와 만나 속도를 늦추고 숨을 고른다. 느릿느릿 흐르는 강물은 곳곳에 무수히 많은 모래톱을 만들었다. 그 위에 물버들, 갈대 등이 자라며 습지를 형성했다. 여기가 바로 ‘섬진강 무릉도원’이라 불리는 침실습지다. 길이가 약 5㎞에 이르는 대형 습지다. 침실습지는 생태계의 보고다. 안내판에 따르면 수달, 삵 등 생멸의 기로에 선 동물과 17종에 이르는 한반도 고유어종 등 665종의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지난 2016년에 22번째 국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이유다.습지 중간에 빨간색 ‘퐁퐁다리’가 놓여 있다. 불어난 강물에 다리가 유실되지 않도록 중간중간에 구멍을 뚫었다. 그래서 퐁퐁다리다. 퐁퐁다리는 강 양쪽을 잇는다. 그 덕에 습지 여기저기를 막힘없이 둘러볼 수 있다. 침실습지 주변으로 도로가 잘 정비돼 있다. 탐방로를 따라 자박자박 산책을 즐기는 맛이 각별하다. 자전거 타기에도 그만이다. 신리제방도로와 생태데크, 침실목교, 퐁퐁다리 등이 자전거 마니아들의 인기 코스다.침실습지는 이른 아침에 찾아야 제맛이다. 일교차가 큰 이맘때면 아침마다 습지가 물안개로 뒤덮인다. 섬진강 위로 몽실몽실 피어오른 물안개는 습지 여기저기를 유령처럼 떠돈다. 물안개가 강과 습지를 품거나 떨칠 때마다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이런 몽환적인 풍경 덕에 근동의 사진가들이 아침잠을 설쳐 가며 침실습지를 찾는다. 침실습지가 섬진강의 선물이라면 반구정습지는 대황강이 빚어낸 작품이다. 규모나 명성에선 침실습지와 견주기 어려워도 서정적인 자태는 전혀 뒤지지 않는다. 새의 눈으로 굽어보는 반구정습지도 빼어나다. 인근의 아미산 자락에 깃든 천태암이 전망 포인트다. 산 아래 신기마을에서 암자로 오르는 도로 곳곳에서 반구정습지의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다.#천주교도 피의 역사 곡성성당, 아픔을 보듬다 곡성 읍내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추억을 소환하는 낡은 풍경들이 읍내 여기저기에 여태 남아 있다. 얼추 1㎞에 이르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지나면 곧 곡성이다. 읍내를 관통해 흐르는 영원천을 따라 걷다 보면 곡성읍교회와 만난다. 1911년 지어진 석조 건물이다. 건물 옥상에 오르면 곡성 읍내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군청 옆엔 곡성성당이 있다. 1958년 옥터성지 위에 붉은 벽돌로 세워 올린 성당이다. 옥터성지는 수많은 천주교도들이 목숨을 잃거나 옥살이를 했던 정해박해(1827)의 진원지다. 사건의 발단은 사소한 말다툼이었다. 현지에 전해오는 이야기를 요약하면 이렇다. 당시 옹기마을의 주막집 주모와 술버릇이 좋지 않은 한 남성 천주교도가 옥신각신 말싸움을 벌였다. 이는 곧 주모 남편과의 주먹다짐으로 번졌다. 한데 남편이 옹기장이 천주교도에게 흠씬 두들겨 맞았고, 발끈한 주모가 관아에 옹기장이를 천주교인이라고 발고하며 피의 역사가 시작됐다. 성당 뒤에 옥사 등 당시를 돌아볼 수 있는 시설들이 조성돼 있다. 아울러 50년을 넘나드는 시간을 건너온 곡성주조장과 협동이발관, 3대를 이어오고 있는 능파방앗간 등도 차분하게 돌아볼 만하다.#통명산·주부산 사이 굽이굽이, 옛길을 거닐다 그런데 의아하다. 여태까지 본 풍경들은 깊은 골(谷)에 들어선 고을(城)이라는 이름과 사뭇 다르다. 영화 ‘곡성’에서처럼 산자락이 중첩되고 골과 골이 이어지는 풍경은 대체 어디 있는 걸까. 비밀은 통명산(765m)과 주부산(678m) 사이에 놓인 옛길에 있다. 구성재라는 고개를 구불구불 넘어가는 길이다. 섬진강을 따라 17번 국도, 대황강변의 18번 국도 등이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곡성 사람들은 이 산길을 따라 이 고을 저 고을을 오갔다. 간선도로 노릇을 했던 옛길은 이제 840번 지방도로 내려앉았다. 곡성 사람들조차 옛길을 찾지 않는다. 그 덕에 더없이 적요한 곡성 특유의 풍경과 만날 수 있다.#나를 낮추며 절집 오르는 길, 下心을 새기다 이제 곡성의 절집 순례에 나설 차례다. 가장 먼저 찾을 곳은 태안사다. 구산선문의 하나인 동리산파의 중심 사찰이다. 한때 실상사와 송광사를 말사로 거느릴 정도로 번창했다는데, 지금은 오히려 실상사의 말사가 됐다. 절집으로 오르는 약 2㎞의 숲길이 백미다. 곡성군의 도로포장 제의를 태안사가 거절한 덕에 여태 흙길의 형태를 이어오고 있다. 무명 저고리 옷고름처럼 단정한 흙길 끝에 능파각이 서 있다. 계곡 위에 세워져 다리 노릇까지 겸하고 있는 건물이다. 능파(凌波)는 물결 위를 신선처럼 가볍게 걷는다는 뜻이다. 이름에 담긴 뜻을 헤아리자니 승속의 경계가 이 누각에서 비롯되는 듯하다. 능파각에서 조붓한 오솔길을 거슬러 오르면 일주문이다. 기교와 장식이 매우 화려한 건축물이다. 일주문까지 이어진 돌계단도 인상적이다. 반듯하지 않고 유연하게 휘어졌다. 돌계단에 담긴 뜻이 뭘까. 단순히 운치만 염두에 둔 설계는 아니었을 것이다. 어쩌면 휘휘 도는 길 위에 세속의 티끌을 모두 털고 오라는 가르침일 수도 있겠다. 일주문을 넘어서면 비로소 절집이 시작된다. 면 전각들은 단아하다. 절집 앞 연못의 자태도 우아하다. 선사들의 사리 등을 모신 광자대사탑(보물 274호), 탑비(보물 275호) 등 볼거리도 쏠쏠하다. 절집 가장 위에 있는 배알문은 꼭 찾아야 한다. 누구나 머리를 조아릴 수밖에 없도록 설계된 문이다. 거듭된 보수로 옛멋은 많이 잃었지만 나를 낮추고 남을 높이라는 ‘하심’(下心)의 가르침만은 여태 오롯하다. 온갖 ‘갑질’로 흉흉한 시대에 이보다 좋은 반면교사도 없지 싶다. 글 사진 곡성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 곡성 읍내까지는 순천완주고속도로 서남원 나들목을 이용하는 게 가장 알기 쉽다. 가정역, 태안사 등은 황전 나들목이 더 가깝다. ‘1933오후’는 일종의 여행자 카페다. 커피를 마시며 곡성의 명소들에 대한 정보를 다양하게 얻을 수 있다. 전체 곡성 여정을 설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읍내 영원천 제방에 있다. 뚝방마켓은 매달 2, 4주 토요일에 영원천 변에서 열린다. 아기자기한 공예품 등과 만날 수 있다. 곡성을 대표하는 장미축제는 새달 18~27일 섬진강기차마을 일대에서 열린다. 자전거는 곡성청소년야영장 주변의 대여점에서 빌릴 수 있다. 시간당 1만원 정도 받는다.→맛집: 생선나라(362-4141)는 생선구이를 잘한다. 생선을 미리 구워 놓지 않아 차려내는 데 다소 시간은 걸리지만 그만큼 고소하고 신선한 생선구이를 맛볼 수 있다. 혼자 여행하는 이에겐 처마(363-8233~4)도 괜찮다. 애호박찌개를 맛깔스럽게 낸다. 딸부잣집(363-6893)은 주민들이 즐겨 찾는 백반집이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밥상을 받을 수 있다. 군청사거리에 있다. 다슬기로 끓인 수제비도 별미다. 태안사 앞 석천산장(363-6344)이 이름났다. 다만 일반 수제비와 달리 맛이 다소 쌉쌀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다슬기의 독특한 맛을 즐기는 이라면 찾을 만하다. 석곡면은 고추장에 양념한 돼지고기를 숯불에 굽는 돼지석쇠불고기로 유명하다. 석곡식당(362-3133)이 널리 알려졌다. 3인분 이상이 기본이다. →잘 곳: 읍내의 일반 숙박업소는 다소 낡은 편이다. 비용이 들더라도 심청한옥마을(363-9910)의 한옥스테이나 옛 열차를 활용한 섬진강기차마을펜션(362-6611), 유스호스텔(362-1314) 등을 고려하는 게 좋겠다.
  • ‘해투3’ 황치열, 중국 인기 “송중기와 동급” 주장

    ‘해투3’ 황치열, 중국 인기 “송중기와 동급” 주장

    ‘해피투게더3’에서 황치열이 송중기와 동급을 주장하며 못 말리는 셀프자랑으로 폭소를 자아낸다. KBS 2TV ‘해피투게더3’(이하 ‘해투3’)의 26일 방송은 임태경-홍수현-윤종훈-김다솜이 출연하는 ‘해투동:배역은 흙길, 배우는 꽃길 특집’과 ‘전설의 조동아리:내 노래를 불러줘-가요계 한류스타 특집’으로 꾸며진다. 이 가운데 ‘내 노래를 불러줘-가요계 한류스타 특집’에는 다이나믹듀오-황치열-정승환-트와이스가 출연해 불꽃 튀는 퇴근 전쟁에 더해 맛깔 나는 입담 전쟁까지 펼쳐진다고 해 기대감이 증폭된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황치열은 중국 내 인기를 셀프로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황치열은 “중국 잡지 앞 뒷면에 송중기 씨랑 황치열이 있다”면서 ‘대륙 남신’ 송중기와 동급을 주장해 조동아리 멤버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에 유재석이 “앞 표지가 황치열 씨고 뒤 표지가 송중기 씨냐?”고 묻자 황치열은 “뒤집으면 뒷면이 앞면 되고 매한가지 아니냐”며 환상의 말발로 ‘송중기 동급설’을 설득시켜 폭소를 유발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서는 중국에서 발표하는 ‘한류 인기 스타 순위 종합 1위’에 황치열이 랭크되어 있다는 사실이 공개돼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에 황치열은 “황치열 밑에 엑소 분들과 방탄소년단 분들이 계신다. 좀 있으면 거품이 없어질 줄 알았는데 물만 묻히면 거품이 다시 일어난다”며 셀프 자랑을 작렬해 주변 모두를 포복절도케 했다. 뿐만 아니라 황치열은 “곽부성이 콘서트 영상을 부탁했다”고 밝히는가 하면 “왕대륙도 내 팬이라며 함께 사진도 찍었다”며 쉴 틈 없는 자기PR을 펼쳤고, 박수홍은 “이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면 겸손해야지 않냐?”고 일갈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는 후문. 이에 ‘대륙 황태자’ 황치열의 활약에 관심이 고조되는 동시에 황치열 못지않은 ‘가요계 한류스타’들의 진검 승부를 벌일 ‘내 노래를 불러줘’ 본 방송에 기대감이 증폭된다. ‘해피투게더3’는 오는 26일 목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웨딩화보 찍던 어느 신랑 신부의 낭패

    웨딩화보 찍던 어느 신랑 신부의 낭패

    신부를 껴안은 남성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다가 뒤로 넘어졌다. 지난 17일 화제의 동영상을 소개하는 ‘RM Videos’ 유튜브 채널이 공개한 영상 속 상황이다. 영상을 보면, 사진 기사의 요청에 따라 신랑이 웨딩드레스 입은 신부를 안아서 들어 올린 뒤 빙글빙글 돌기 시작한다. 하지만 곧 신랑이 중심을 잃으면서 신부와 함께 그대로 뒤로 넘어진다. 깔끔하게 차려입은 옷에 흙을 가득 묻힌 신랑 신부는 우스꽝스러운 서로의 모습을 보고 한 바탕 웃음을 터뜨린다. 비록 웨딩촬영은 망쳤지만, 소중한 추억의 영상을 얻은 신랑 신부의 모습으로 끝나는 해당 영상은 누리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 영상=RM Videos/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세스코, 봄철 흰개미 급증에 주의 당부

    세스코, 봄철 흰개미 급증에 주의 당부

    종합환경위생기업 세스코가 19일 4월 봄철 활동이 급증하는 ‘흰개미’를 유의해야 할 것을 당부했다. 세스코 기술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흰개미는 일본흰개미 한 종이 유일했으나 최근 외래종이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동으로 흰개미가 떼지어 비행하는 주요 출몰시기가 기존 4~6월에서 3~4월로 앞당겨졌고, 활동 또한 왕성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남부지방에서만 문제가 되던 흰개미들이 중부지방, 수도권 등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흰개미의 주 서식지는 습기가 있는 나무 기둥, 합판 등 목재 내부이다. 흰개미는 주로 목재, 종이, 면, 대마, 건조식물 등을 갉아 피해를 입히며, 특히 목재 한옥, 문화재의 피해가 잦아 ‘목조건물의 저승사자’로 불리기도 한다. 또한 생식활동을 하는 흰개미 유시충의 경우에는 몸체보다 긴 날개를 달고 있는데, 교미 후 날개를 떼어 내고 새로운 둥지를 짓기 위해 나무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다수의 날개만 발견되기도 한다. 흰개미 퇴치와 관련하여 세스코 기술연구소 관계자는 "국내에 서식중인 흰개미의 경우 빛을 싫어하고 수분 증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흙에서부터 목재에 이어지는 길을 만들어 이동하는 습성이 있어 약제를 처리할 경우 집 주위부터 중심까지 약제를 주입해야 완벽하게 퇴치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흰개미를 제어하기 위해 흰개미의 집이나 이동 통로에 약제를 처리하여 흰개미 개제수를 제어하나, 목재나 토양에 서식하는 흰개미의 특성상 완벽한 약제 처리는 어렵기 때문에 완전 퇴치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세스코 기술연구소 관계자는 이에 덧붙여 “창문을 장시간 열어두지 않도록 주의하고, 방충망에 벌어진 틈새가 없는지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등 실내 침입을 최소화 하고, 흰개미가 서식하기 쉬운 습한 환경이 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로가 발생하기 쉬운 목재 창문 틀, 마루 등의 경우 강제 환기장치를 가동하거나 바닥에 숯을 깔아 습기를 제거할 필요가 있다. 또한 창문이나 벽체에 비닐 포장을 한 경우 자주 환기를 시켜 체류되는 습기를 제거해야 한다. 또한 흰개미는 배관 틈을 타고 건물 내부로 침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흰개미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는 배관에 틈이 발생하지 않았는지 꼼꼼히 확인해 주는 것이 좋다. 세스코 관계자는 “흰개미는 목조 자재 및 건물 등에 경제적 피해를 입힐 뿐 아니라, 활동이 왕성한 봄철에는 식품 이물 유입의 우려 또한 있다”며 “실내로의 침입을 막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이므로, 창문, 창틀, 방충망 등 해충이 건물 외곽에서 실내로 유입될 수 있는 틈새들의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삼성 ‘노조 와해’ 수사·글로벌 스탠더드 미흡 여론 압박에 결단

    삼성 ‘노조 와해’ 수사·글로벌 스탠더드 미흡 여론 압박에 결단

    이재용 부회장이 최종 승인한 듯 정부의 비정규직 문제에 힘 보태 나두식 지회장 “합법화 큰 의미”삼성전자서비스가 사내 하청 근로자 8000여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한 것은 두 가지 면에서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에 삼성이 전향적으로 힘을 보탰다는 점과 지난 80년간 지켜 온 삼성의 무노조 원칙이 사실상 폐기됐다는 점에서다. 배경을 떠나 비정규직 해법에 재계 1위인 삼성이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다른 대기업으로의 확산 기대감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너무 한꺼번에 직접 고용을 받아들임에 따라 인건비 부담의 급증 등으로 인한 애프터서비스(AS) 질 저하를 우려하기도 한다. 삼성전자서비스의 협력업체 노조인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2013년부터 근로자 지위를 인정해 달라고 집요하게 서비스 측에 요구해 왔다. 지난해 서울중앙지법이 “서비스 기사는 삼성전자서비스 직원으로 볼 수 없다”며 사측 손을 들어주고, 고용노동부도 2013년 “위장도급이나 불법파견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노조의 요구는 헛바퀴를 돌았다.직접 고용 전환 대상은 서비스 기사를 포함한 90여개 협력사의 8000여명이다. 구체적인 범위는 추후 협의를 통해 결정된다. 위탁계약 해지에 따른 협력사 보상 방안도 추후 결정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서비스 측은 “이번 결정은 자회사를 설립해 협력사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기존 방식에 비해 진일보한 것으로,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물꼬를 텄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검찰의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문건 수사와 연관 지어 보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측은 “검찰 수사 이전부터 논의돼 온 사안”이라며 부인했다. 삼성의 무노조 원칙은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노조는 절대 안 된다”는 유언을 남기기도 했다. 결국 창업주 이후 80년간 지켜 온 경영의 제1원칙이 3대째인 이 부회장에 이르러 무너진 셈이다. 삼성은 공식적으로 ‘무노조’라는 점을 인정한 적이 없고, 계열사 8곳에 노조가 존재하는 만큼 “무노조 경영 원칙이 깨졌다는 표현은 성립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삼성 관계자는 “파격적인 조치이긴 하나 노사 상생은 삼성의 일관된 원칙이다. 이를 무노조 원칙 파기로 보는 것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그간 삼성의 경영 기조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견줘 민망한 행태’라는 여론의 압박,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정부의 방침을 삼성 측이 더이상 외면하기 힘들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계열사 노조 설립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노조가 있는 계열사는 삼성생명, 삼성증권, 에버랜드 등으로 모두 민주노총 소속이다. 하지만 조합원이 700명선인 삼성전자서비스지회를 제외하면 노조원이 30~50명 수준이거나 5명 이하인 곳이 대부분이어서 사실상 ‘이름뿐인 노조’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에스원이 약 30~50명, 에버랜드는 5명 내외, 삼성SDI가 설립 당시 기준 10여명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은 인수합병을 통해 노조가 승계된 경우다. 이번 결정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종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상고심을 의식한 것이라는 정치적 해석도 나오지만 그전에 이미 (이 부회장이) 협력사 상생을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2월 ‘최순실 국정농단’ 국회 청문회에서 “앞으로 저희 사업장말고도 협력사까지 작업환경이나 사업환경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다른 대기업들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현대차나 SK 등이 사내 하도급 근로자들을 본사 또는 자회사 직접 고용으로 전환한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이번처럼 대규모로 전환해 준 예는 찾아 보기 힘들다. 삼성전자서비스 직원 수는 1700명에서 1만명으로 급증하게 됐다. 한쪽에선 사측이 떠안을 부담이 만만치 않으리라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협력사 경쟁 체제가 사라지면서 AS 질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은 “삼성의 80년 무노조 경영 원칙에 맞서 합법적인 노조 활동을 보장받았다”며 큰 의미를 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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