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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프다, 그녀의 거짓말

    슬프다, 그녀의 거짓말

    “허언증, 리플리 증후군을 앓는 이들이 어떤 식으로 그 증상을 안고 살아가는지, 과연 우리는 허언증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나랑은 진짜 상관이 없는 것인지 생각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영화 ‘거짓말’(감독 김동명)의 주인공 아영은 ‘자본주의의 병’을 지독하게 앓는 캐릭터다. 흙수저를 물고 태어나 결코 자신이 가질 수 없는 것을 포기하지 못한 채 가진 척이라도 하려고 거짓말을 한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으며 허영의 감옥에 자신을 굳게 가두게 된다. 전형적인 리플리 증후군이다. 아영을 연기한 김꽃비(30)는 해외에서도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 독립영화계 스타다. 생글생글 미소를 지으며 천역덕스럽게 거짓말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소름이 돋는다. 관객 입장에선 거짓말 행진을 말리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다. 정작 김꽃비 자신은 사소한 거짓말조차 못하는 성격이라 연기가 재미 있었다고. 처음엔 여성이 아닌 그저 한 사람의 이야기로 접근했는데, 여성 중심 영화로 특별하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아쉽다고 했다. 그만큼 여성 영화가 드문 까닭이다. 김꽃비는 아직도 양성이 평등한 사회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역사적으로 남성 중심 사회였고, 문화적으로 남성 중심으로 많은 것들이 만들어졌기 때문 아닐까요.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자 이야기는 인기가 없다, 재미가 없다, 그런 낡은 인식도 있더라구요. 그래서 잘 안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심지어 여성 감독, 작가조차도 관습적인 여성 캐릭터를 만드는 경우가 있죠.” 셀프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나 나 나:여배우 민낯 프로젝트’에 참여한 뒤 카메라를 선물받았다는 그는 언젠가 작품 연출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했다. 물론 연기를 할수록 연출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제가 주변에선 바이크 전도사로 통하거든요. 저 때문에 바이크를 타게 된 여자 친구들이 꽤 있어요. 그래서 우리 시대 20~30대 여성 이야기를 바이크라는 공통 분모를 통해서 보여주고 싶어요. ”
  • [데스크 시각] ‘헬조선’ 유감/이순녀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헬조선’ 유감/이순녀 문화부장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진 덕에 비문이나 비속어 사용에 민감한 편이다. 사회 현상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유행어, 신조어도 남들보다 한 박자 느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광속의 소통 채널을 타고 휙휙 날아다니는 요즘의 신조어는 안테나를 쫑긋 세우고 낚아채지 않으면 금방 구문이 돼 버리기 때문에 굳이 따라잡을 노력도 안 하긴 하지만 말이다. 최근 언론에도 자주 오르내리는 신조어 ‘헬조선’을 처음 접했을 때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듯 얼얼했다. 지옥이란 뜻의 영어 ‘헬’(hell)과 120여년 전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국호 ‘조선’을 결합한 이 국적 불명의 단어가 내뿜는 불행과 저주의 기운에 압도당했다. 물론 이해한다. ‘한국이 지옥에 가깝고, 전혀 희망이 없는 사회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위키백과의 뜻풀이대로 청년 세대의 좌절과 상실감이 얼마나 깊었으면 이런 지독한 악담까지 나왔을까 싶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2010년에 등장한 ‘헬조선’이 최신 유행어가 된 데는 사회 지도층과 기성 세대의 책임이 무엇보다 크다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이건 너무 멀리 갔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비슷한 신조어로 ‘지옥 불반도’ ‘개한민국’ ‘망한민국’ 등이 쓰인다고 한다. 한반도가 불타고 있는 그림도 돌아다닌다. 부의 세습을 상징하는 금수저의 반대말로 사용되는 ‘흙수저’란 단어나, 기성 세대가 누렸던 고도성장 시대와 달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을 비꼬는 ‘노오력’ 같은 단어는 또 어떤가. 자조를 넘어 집단 자학이 첨단 유행이 된 것처럼 보일 정도다.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고 했다. 신조어는 불합리한 사회 실태를 날카롭게 짚어 내 경종을 울리는 순기능이 있지만, 반대로 집단의 사고를 틀 안에 가두는 부작용도 있다. 사회 구조적인 문제는 물론이고 개인적인 영역까지 ‘헬조선’ ‘흙수저’의 탓으로 책임을 돌릴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신문, 방송 등 대중 미디어에서 좀 더 주의 깊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 말이 나온 김에 방송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비속어, 신조어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다. 규제가 다소 느슨한 케이블 채널은 말할 것도 없고, 지상파 공영방송에서도 심심치 않게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이나 비속어가 튀어나온다. 인터넷에서 이미 통용되는 말인데 방송에서 규제하는 게 무슨 실효가 있겠냐 하겠지만 엄연히 다르다. ‘열폭’ ‘극혐’ ‘핵노잼’ 같은 단어들을 인터넷에서 접하는 것과 방송에서 듣는 것은 그 무게가 다르다. 온갖 프로그램에 자막이 넘쳐나면서 오자나 잘못된 표현이 방송되는 것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다행히 KBS, MBC, SBS를 비롯한 8개 방송사가 지난 7일 업무 협약식을 갖고 욕설, 비속어 사용 금지와 올바른 표현 사용을 원칙으로 제시한 ‘방송언어 가이드라인’ 준수를 약속했다. 유야무야되지 않길 기대한다. 국립국어원도 신조어 등록에 좀 더 신중하길 바란다. 한 종합편성채널의 19금 프로그램을 통해 확산된 ‘낮져밤이’가 ‘성소수자’나 ‘이주노동자’ ‘대안학교’ 등도 오르지 못한 신조어 목록을 차지한 기준이 뭔지 의아스럽다. ‘존잘남’ ‘존예’ ‘존맛’ ‘개공감’ ‘개알바’ 등이 버젓이 신조어에 오른 것도 낯뜨겁다. 더욱이 여성과 관련한 신조어는 외모와 관련됐거나 부정적인 의미가 있는 단어들이 많은 반면 남성은 긍정적인 의미의 신조어가 많다는 점도 우려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오늘은 한글날이 공휴일로 재지정된 지 3년째 되는 날이다. 그 의미를 우리 모두가 가슴 깊이 되새겨야 할 것이다. coral@seoul.co.kr
  • 한가위 밥상머리 부모·자녀 세대 툭 터놓고 ‘Talk’

    한가위 밥상머리 부모·자녀 세대 툭 터놓고 ‘Talk’

    올 초 서울의 한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한 후 취업 준비생으로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박모(28)씨의 이번 추석 연휴는 씁쓸했다. 1년 만에 가진 가족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아버지와 고성을 주고받아 마음이 한층 무거웠다. 박씨는 지난 24일 부산 본가에 내려갔다. 지난 설에는 취업 준비를 한다고 가지 않았지만 “할아버지 사실 날이 얼마나 남았겠느냐”는 부모님 말씀에 고향 집으로 향한 무거운 발걸음이었다. 평소 취업 문제로 부모와 갈등을 빚어 온 박씨는 가족들과 대면하는 게 불편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현실은 그 수준을 뛰어넘었다. 박씨의 아버지는 당장 대기업 취직이 어려우면 눈을 낮추라고 요구했고, 중소기업에 취직했다가 재취업을 시도 중인 박씨는 그럴 수 없다고 맞섰다. 결국 박씨는 추석 당일인 27일 오전 아침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는 급히 서울로 상경했다. 그는 서울에 와서 혼자 영화 ‘사도’를 보며 울분을 달랬다. 박씨는 “극 중에서는 아버지 영조가 만든 책을 가지고 공부하는 사도세자의 모습이 나오는데 어른들이 만든 기준에 따라 취업을 하고 그 기준에 들어맞지 않으면 영영 취준생 신분인 우리와 사도세자가 다를 바가 뭐냐”고 말했다. 귀성길을 재촉하며 한자리에 모인 한가위 식탁 상차림에는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간 고민스러운 현실이 담겨 있었다. 여러 해째 취업을 못 하는 삼촌부터 시집 못 가는 고모의 얘기는 남의 얘기가 아니었고, 취업 경쟁에 축 처진 자녀들의 어깨를 보는 부모 세대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정년퇴직을 앞둔 부모 세대의 불안한 노후를 바라보는 자녀 세대도 편치 않은 마음뿐이다. 추석 밥상머리에서 ‘뜨거운 감자’는 단연코 ‘취업’ 문제였다. 바늘구멍처럼 좁은 취업 문 때문에 버둥대는 자녀 세대는 부모 세대에게 섭섭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졸업을 미루고 취업을 준비 중인 이른바 ‘대학교 5학년’ 김모(24·여)씨. 반복되는 취업 실패에 뒤늦게 어학연수라도 가겠다고 말을 꺼냈다가 어머니와 언쟁만 벌였다. 그는 영어 스펙이라도 확실하게 쌓아 취업에 재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김씨는 “나와 비슷한 스펙을 가진 경쟁자들은 넘쳐나는데 내가 봐도 내가 그들보다 나은 점을 찾을 수 없다”며 “대학 내내 가지 않은 어학연수를 지금이라도 가야 되는 건 아닐까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딸의 모습을 지켜보는 어머니 최모(52)씨도 한숨을 쉬기는 마찬가지다. 딸이 취업에 실패하다 보니 스트레스에 시달려 현실 도피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미국에 교환학생까지 다녀온 김씨가 다시 어학연수를 간다는 게 현실 도피로만 보인다. 모녀는 추석 연휴에 생각을 나눴지만 서로 생채기만 남긴 듯했다. 최씨는 “취업이 어렵더라도 딸이 잘 참고 이겨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중소기업 직장인 조모(43)씨는 연휴 때 취준생 사촌동생들을 만나 ‘유전(有錢)유취’ ‘무전(無錢)무취’라고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넸다. 조씨는 “요즘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하는데 있는 집 자식들한테만 한국은 천국인 것 같다”며 “한 나라 안에서도 흙수저 청년들은 명절에도 취업 때문에 공부하고 있는데 금수저 청년들은 부모 덕에 취업도 걱정 없는 것 아니냐”는 쓴소리였다. 그는 “우리 사회 고위층은 취업난이라는 말을 피부로 느끼지 못할 것”이라며 “취업 못 하는 걸 부모 탓으로 돌리는 청년들을 보면 한심하다고 생각했지만 요즘 보면 취업난도 있는 집, 없는 집으로 나뉘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물론 취업은 자녀만의 문제는 아니다. 정년을 앞둔 ‘베이비붐 세대’에게도 마치 자녀와 일자리 경쟁을 하고 있는 듯한 씁쓸한 마음이 번진다. 직장인 이모(30)씨는 이번 명절 때 경남 창원에 내려가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서 들은 아버지의 말이 기억에 남았다. 아버지는 “요즘 50~60대 사이에서 하는 ‘100살까지 살라’는 말이 오히려 우울하게 들린다”고 말했다고 한다. 은퇴를 앞두고 있지만 노후는 두렵다. 그런 아버지를 바라보는 이씨는 “아버지 세대가 다른 여유는 누리지 못하고 가족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 왔는데 그 대가로 돌아오는 것이 불안한 노후라는 현실이 무겁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취업에 이어 결혼도 화두였다. 서울에서 정보통신기술(ICT) 계열 대기업에 다니는 허모(30)씨. 그는 이번 추석에 방문한 강원도 부모님 댁에서도 좀처럼 부모님과 얼굴을 마주하지 않았다. 부모님의 결혼 성화가 그에게는 답답한 현실을 환기시키는 잔소리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허씨는 앞으로 5년간은 결혼을 하지 않을 생각이다. 2000만원이나 쌓인 학자금 대출을 갚고 부모님 생활비와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형 뒷바라지를 해 온 그에게 결혼은 사치라는 게 스스로 내린 진단이다. 허씨는 서울에서 방 한 칸 전세라도 마련하려면 억대의 돈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돈을 모을 자신도 없다. 허씨는 “부모님은 전세가 안 되면 월세부터 시작하면 되지 않느냐고 권유하지만 그럴 생각은 없다”며 “3포 세대, 7포 세대라고 하는데 굳이 결혼해 힘들게 살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경찰팀 종합 lsw1469@seoul.co.kr
  • [씨줄날줄] 이민계(移民契)/오일만 논설위원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지 20대는 꿈을 잃어 가고 30대는 좌절의 아픔을 겪고 있다. ‘연애· 결혼·출산’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3포 시대’에서 내 집 마련과 인간 관계가 더해진 ‘5포 시대’를 거쳐 ‘꿈과 희망’마저 포기해야 하는 ‘7포 시대’가 된 지도 오래다. 비정한 현실을 접하면서 포기해야 하는 것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최근에는 ‘n포 시대’라는 유행어가 나왔다. n은 부정수(不定數), 즉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의미인데 거의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흙수저’라는 말도 유행하고 있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으로 회자됐던 ‘금수저’(부잣집에 태어난 사람)에 빗대 가난한 서민층의 의미인 ‘흙수저’라는 말이 탄생한 것이다. 현실의 높은 벽을 자신의 노력으로 뛰어넘을 수 없을 때 청년들은 좌절한다. 이런 좌절이 공정하지도 못하고 정의롭지 못한 사회 구조에서 비롯됐다고 생각이 들게 되면 좌절은 분노로 변하기 마련이다. 최근 사회문제가 됐던 윤후덕(새정치민주연합)·김태원(새누리당) 의원 자녀들의 변호사 특채 의혹이 불거지면서 부와 권력을 대물림하려는 일부 최상계층들의 민낯이 드러났다. 대학 졸업 후 3년의 세월과 억대의 학비가 필요한 로스쿨 제도가 우리 사회의 기득 권력층 자녀들에게 부와 권력의 대물림 통로로 변하고 있음이 증명된 것이다. 고려나 조선시대에나 가능했던 음서(蔭敍) 제도가 21세기 대한민국 사회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젊은 층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것이다. 좌절하고 분노하는 우리 청춘들은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를 ‘헬(hell) 조선’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고용 절벽 앞에서 꿈과 희망을 접어야 하는 판에 고관대작 자녀들의 ‘뒷구멍 취업’을 지켜보면서 억장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현실이 곧 지옥(hell)이나 다름없다는 이들의 절규가 가슴에 와 닿는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요즘 20대 젊은 층들 사이에서 이민계(移民契)가 유행한다는 보도다. 한국 사회에서 더는 희망을 찾을 수 없는 이들은 삶의 질이 높은 북유럽이나 호주, 뉴질랜드를 주요 대상국으로 삼고 이민에 필요한 목돈을 만들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탈(脫)한국’을 꿈꾸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전국 20대 이상 8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계층 상승 사다리에 대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81%가 ‘열심히 노력해도 계층 상승 가능성이 작다’고 응답했다. 20대의 경우 2년 전보다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답변이 10.4% 포인트나 늘어 청년층의 좌절감이 심각함을 반영한다. 국민 10명 중 8명은 열심히 노력해도 계층 상승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 있고 10명 중 9명은 ‘부와 가난의 대물림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고’,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다’고 믿는 사회는 미래가 암울하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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