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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흙수저끼리 예의 바르지만 날 선 설전… 언변 좋은 밴스, 긴장한 월즈에 판정승

    흙수저끼리 예의 바르지만 날 선 설전… 언변 좋은 밴스, 긴장한 월즈에 판정승

    국경정책·낙태권 현안 놓고 격론월즈, 이란 선제 타격 질문에 멈칫밴스, 초반부터 해리스 공세 집중 현지 언론 “밴스 이미지 개선 성공” 오는 11월 미국 대선 전 사실상 마지막 이벤트인 부통령 후보 TV 토론이 1일(현지시간) CBS 뉴욕방송센터에서 90분간 생중계됐다. 민주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주 주지사와 공화당 후보인 JD 밴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의 토론은 지난달 대선 후보 토론에 이어 초박빙 판세의 무게 추를 움직일 수 있는 중요 관문으로 평가됐다. 모두 ‘중서부 흙수저 출신’인 두 후보는 상대 비방보다는 정책 위주로 예의 바른 설전을 벌였다. 하지만 변호사 출신에 방송 경험이 풍부한 밴스 의원은 유창한 언변으로 초반부터 해리스 공격에 집중하고 상대·사회자 발언에 두어 차례 끼어드는 등 공세적으로 임했다. 반면 ‘소박한 동네 아저씨’ 월즈 주지사의 답변에는 풍부한 주지사 경험이 녹아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방송 노출이 적었던 티가 났다. 다소 긴장된 얼굴로 말을 더듬어 불안한 모습이었다. 후반으로 갈수록 자연스러운 제스처를 보이면서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사람의 악수로 시작된 토론에서는 몇 시간 전 이란이 감행한 이스라엘 공격에 맞춰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 타격 지지’와 관련한 질문부터 나왔다. 월즈 주지사는 예상치 못한 듯 경직된 표정으로 중간에 말을 멈추고 ‘이란과 그 대리인’을 ‘이스라엘과 그 대리인’이라고 하는 등 말실수도 했다. 반면 시간을 번 밴스 의원은 자신의 이력을 소개하더니 “이스라엘이 자신의 나라를 안전하게 지키는 데 필요한 게 무엇이라 생각하느냐에 달렸다”고 답했다. 월즈 주지사가 차츰 평정을 되찾으면서 본격 공방이 이뤄지고 불법 이민 문제로 넘어가 대립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에서 아이티 이민자가 주민들의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고 한 발언을 놓고 그는 “(이민자에 대한) 비인간화, 악마화”라고 비판했으며 밴스 의원은 “스프링필드는 불법 이민자로 넘쳐난다”고 맞받았다. 이에 사회자가 “아이티 거주자들은 합법 이민자”라고 정정했으며 후보 간 공방에 밴스 의원이 끼어들기를 계속하자 사회자는 마이크를 끄고 ‘이제 청중이 더 들을 수 없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낙태 문제에서도 밴스 의원은 “유권자들이 주별로 결정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월즈 주지사는 여성들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맹공하면서 “생명이 주마다 달라야 하느냐”고 강조했다. 총기 규제에서 밴스 의원은“아이들이 총기 폭력으로부터 더 안전하도록 학교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며 “해리스의 ‘열린 국경’ 정책 때문에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 불법 총기를 미국에 대량 유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월즈 주지사는 총기 규제가 근본 해법이라고 맞받아치는 과정에서 실수로 “난 학교 총격범들과 친구가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지막에 월즈 주지사는 1·6 의사당 폭동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 발언은 중요하다”며 트럼프 책임론을 거론했다. 밴스 의원은 “해리스가 기업적 수준의 검열을 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이에 월즈 주지사는 “1·6 사태는 페이스북 광고가 아니다”라며 “트럼프가 2020년 선거에서 졌느냐”고 물었다. 밴스 의원이 “나는 미래에 집중하고 있다”고 하자 월즈 주지사는 “젠장, 그건 답변이 아니다”라며 재차 물었지만 밴스 의원은 끝내 답변하지 않았다. 월즈 주지사는 “민주주의는 선거 승리 그 이상이다. 나라를 찢는 일은 그만해야 한다”며 단호하게 마무리했다. 밴스의 아킬레스건인 “자녀 없는 캣우먼” 발언에 대한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대체로 밴스 의원의 승리로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토론 전부터 민주당에서 월즈 주지사에 대한 우려가 나왔는데, 일부는 사실로 확인됐다”며 “월즈 주지사는 고전을 면치 못했고, 밴스 의원은 이미지 개선에 주력했다”고 평했다. 폴리티코는 “밴스 의원이 세련된 태도로 지난달 트럼프가 한 것보다 날카로운 비판을 해리스에게 던졌다”면서 “월즈 주지사는 (토론에) 적응했지만 그다지 훌륭하지 않았다”고 했다. 양 캠프는 서로 승리를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엑스(X)에 “오늘 밤 토론은 내 친구 월즈가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줬다”고 자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JD가 압승했다, 월즈는 카멀라처럼 낮은 지능의 재앙이었다”고 올렸다. 반면 토론 직후 CBS·유고브 여론조사에서 42%는 밴스 주지사를, 41%는 월즈 주지사를 승자로 응답해 시청자 평가는 팽팽했다. 17%는 ‘무승부’라고 응답했다.
  • 예능서 자주 보이는 백종원, “이미지 소비 걱정 안 되나요?” 묻자

    예능서 자주 보이는 백종원, “이미지 소비 걱정 안 되나요?” 묻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다양한 요리 예능 활약에 대해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며 “(누군가) 저를 대체할 때까지 끝까지 하려고 한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백 대표는 1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오는 17일 공개되는 ‘흑백요리사’는 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 ‘흙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맞붙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국민 요리 멘토’ 백종원 대표와 현재 국내 유일의 미슐랭 3스타 셰프 안성재가 심사위원으로 나선다. 이날 백 대표는 “외국에 많이 다니는 편인데, 요즘 한식에 대한 뜨거운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며 “이런 시기에 한식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면 한국 요식업의 발전에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데, 대부분의 외국인이 드라마를 통해 한국 음식을 접하다 보니 한국인들은 주로 김밥과 라면을 먹는 줄 알더라. 다양한 한식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백 대표는 이전에도 수많은 요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날 백 대표는 자신의 이미지 소비에 대한 우려에 선을 그었다. 그는 ‘잦은 방송 출연으로 이미지 소비가 고민되지 않냐’는 물음에 “(사람들이) 제가 방송을 많이 한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방송 출연 중인 프로그램은 하나”라며 “제가 큰 잘못을 하지 않는 이상 끝까지 (방송을)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어 “음식 관련 프로그램을 많이 하면서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며 “요리하는 분들이 자주 방송에 출연해야 관련 종사자들에 대한 존중이 생기고 외식 문화가 발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지 소비를 걱정하지는 않는다. 누군가 (나를) 대체할 수 있다면 (방송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외식업 종사자로서 (방송 출연이) 단점보다 장점이 많으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37살에 할머니 된 영국 부총리…이비자 클럽서 ‘광란의 파티’

    37살에 할머니 된 영국 부총리…이비자 클럽서 ‘광란의 파티’

    ‘흙수저 정치인’으로 화제를 모은 앤절라 레이너(44) 영국 부총리가 스페인 휴양지 이비자의 나이트클럽에서 춤추는 영상이 공개됐다. 5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레이너 부총리는 이비자 나이트클럽 무대에 올라 DJ 옆에서 노래하며 광란의 춤을 추었고, 이 모습이 담긴 영상이 지난달 29일 소셜미디어에 공개됐다. 일각에선 부총리가 나이트클럽에서 춤추며 즐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왔다. 보수당의 나딘 도리스 전 문화장관은 “노동당의 최근 발표로 많은 사람이 미래를 걱정하는 때에 부총리가 1999년처럼 파티를 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한 건 잘못된 판단이며 청소년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하원보다 하우스뮤직을 선호하는 파티광과 함께 있다”며 레이너 부총리를 향해 “성숙해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레이너 부총리는 이날 스카이뉴스에 출연해 “이틀 정도 휴가를 갔다. 춤추는 걸 비판할 수는 있지만, 나는 내 일을 진지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늘 의회에 있고 해야 할 일을 한다”며 “누구나 휴식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내 일을 정말 진지하게 대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레이너 부총리는 “나는 노동계급이고 춤추기와 댄스 음악을 좋아한다”며 “나는 전에 오페라에 갔다고 비판받은 적도 있고 ‘샴페인 사회주의자’(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는 사회주의자)처럼 극장에 다니는 건 용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 정치인으로서 업무 외적으로 많은 관심과 비판을 받는다며 “(총선 승리 직후)다우닝가 10번지에 들어간 날, 나 같은 배경을 가진 사람으로서 엄청난 순간이었지만, 내가 뭘 입었는지에 대한 논평이 훨씬 더 많았다”고 말했다. 레이너 부총리는 “나는 정말 열심히 일했고, 16살에 아이를 낳아 길렀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내가 어떤 옷을 입었는지에 대해 얘기한다”라며 “실망스러운 일이다. 본질에 대해 얘기하자”고 강조했다. 레이너 부총리는 맨체스터의 공공주택에서 나고 자란 흙수저 출신이다. 16세에 학교를 중퇴하고 첫 아이를 낳았다. 당시 주변에서 “아무것도 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출산 후 시간제 대학에 다니며 영국 수화와 사회복지학을 공부했다. 과거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어렸을 땐 어머니가 글을 읽거나 쓸 수 없었기 때문에 책이 없었다”며 조울증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어린 시절부터 돌봐야 했다고 했다. 당 정치에 입문하기 전 간병인으로 일하다가, 곧 노동조합 대표로 추대됐다. 2015년 의회에 입성, 그림자 내각에서 교육과 여성평등 담당 장관 등을 맡았다. 스타머 총리가 2020년 노동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부대표를 맡아 왔다. 레이너 부총리는 세 아들을 두고 있으며, 2017년엔 37세 나이로 할머니가 되기도 했다. 레이너는 지난 2017년 11월에 맏아들 라이언이 딸을 낳은 소식을 트위터에 전하면서 37세에 할머니가 됐다고 알렸다. 스스로에게 할머니(Grandmother)와 자신의 이름을 합친 ‘그랑겔라’라는 별명을 붙였다. 그는 10대에 엄마가 됐던 경험이 자신의 삶을 구원해줬다고 여러 차례 말해왔다. 레이너는 속기사들에게 연설문을 매끄럽게 수정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면서 “(잘못된 문법조차) 그것이 나 자신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영국의 정치전문지 뉴스테이츠맨은 그를 2023년 영국 좌파 정치인 가운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8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일간 더타임스는 레이너를 가리켜 “최근 정치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인물이며 노동당 내 가장 진실한 인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 등록금 없어 대학도 포기…27살 ‘흙수저’ 최연소 시장됐다

    등록금 없어 대학도 포기…27살 ‘흙수저’ 최연소 시장됐다

    등록금이 없어 대학 입학도 포기한 ‘흙수저’ 27살 청년이 일본의 최연소 시장이 됐다. 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 1일 투·개표된 아키타현 오다테시 시장으로 이시다 켄스케(27) 무소속 후보가 1만 2882표를 얻어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후쿠하라 쥰지 오다테 시장이 차기 중의원 선거에 나가기 위해 사퇴하면서 9년 만에 발생한 공석을 메우기 위한 보궐 선거였다. 같은 무소속 후보인 니케이 겐고(55) 후보가 후쿠하라 시장과 공명당 아키타현본부의 지원을 받았지만, 이시다 후보가 319표 앞서며 승리를 거뒀다. 후모토 사치고 무소속 후보는 8669표로 3위였다. 오다테시 출신인 이시다 당선인은 자위대인 아버지의 사정으로 6살 아오모리로 이사했다. 게이오 대학에 합격했지만, 등록금을 내지 못해 결국 입학하지 못하고 구직활동을 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도쿄 메트로 등 여러 회사를 전전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했고, 7년 전 오다테시로 돌아왔다. 이시다 당선인은 쌍둥이 동생과 2019년 유기폐기물을 먹이로 삼아 딱정벌레를 사육하는 TOMUSHI를 창업했다. 버섯재배농가와 제휴해 버섯 재배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딱정벌레로 처리해주고 이렇게 기른 딱정벌레를 다시 물고기의 먹이나 애완동물로 파는 사업으로, 4년 만에 50곳 이상으로 사업체를 늘렸다. 이시다 당선인은 정치인이 되면서 지난해 2월 창업한 회사의 공동대표 자리에서 내려왔고, 아키타현 오다테시의원으로 출마해 최연소 시의원이 됐다. 이후 시의원으로서의 한계를 느끼고 지난해 12월 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오다테시는 인구 6만 6000명(유권자수 5만 8056명)의 소도시로 10년 전보다 인구가 1만명 인상 줄고 65세 이상의 고령화율은 40%가 넘는다. 2050년에는 인구가 4만까지 줄 것이란 대응도 나온다. 이시다 당선인은 “당면한 정치과제는 뭐니뭐니해도 저출산고령화다. 이 과제를 해결하는 데 내 나이는 관계없다. 의회와 시민과 소통하며, 확실하게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 “내 영웅 트럼프” 외친 헐크 호건… “해리스가 상식” 강조한 오프라 [이재연 특파원의 워싱턴&이슈]

    “내 영웅 트럼프” 외친 헐크 호건… “해리스가 상식” 강조한 오프라 [이재연 특파원의 워싱턴&이슈]

    트럼프 ‘위대한 美’ vs 해리스 ‘자유’유명 연예인 총출동해 당 가치 부각양당 모두 애국심·자부심 고취 강조 미국 정당은 4년마다 대선을 치르는 해에 전당대회(전대)를 열어 대선 후보를 공식 추인한다. 민주당과 공화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한데 모여 마치 축제처럼 치른다. 한국 정당의 전대가 ‘당 지도부의 권력 승계’ 느낌으로 한 나절도 채 안 돼 끝나는 반면 미국은 전국에서 모인 대의원, 당원들이 나흘에 걸쳐 참여한다. 무엇보다도 정강을 통과시키고 자신들의 가치를 토론하고 공연하는 주체적 행사라는 점이 가장 차이 나는 지점이다. 지난달 공화당 밀워키 전대와 지난주 민주당 시카고 전대는 모두 연예인과 유명인들의 스토리텔링을 동원해 양당 가치를 후보들에게 투영한 자리였다. 백악관 권좌를 되찾으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의 ‘위대한 미국’,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민주당의 ‘자유’,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we’re not going back)는 대결 구도가 선명히 부각됐다. 양당 모두 불법 이민, 인플레이션, 낙태 등 대립하는 정책을 초월해 ‘미국적 가치’, 애국심을 고취시키고자 했다는 점은 무섭도록 닮아 있었다. 공화당 행사장에 등장한 록 뮤지션 키드 록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후 외친 “싸워라!” 후렴구가 있는 노래를 부르며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옛 프로레슬링 선수 헐크 호건도 등장했다. 그는 입고 있던 티셔츠를 찢으며 “(적들이) 내 영웅이자 차기 미국 대통령을 죽이려 했다”며 ‘트럼프 마니아들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라’고 외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자신의 직전 총격 암살 시도를 언급하며 ‘하나님의 은혜로 여러분 앞에 서 있다’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려면 전통 가치를 되살려야 한다. 미국 이야기의 스릴 넘치는 장을 우리 스스로 쓰자”고 역설했다. 민주당 전대의 서사는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에 방점이 찍혔다. SNL(Saturday Night Live)쇼 출신 코미디언 케넌 톰프슨은 대형 성경책 같은 ‘프로젝트 2025’를 들고 나와 공화당 재집권 시 교육부 폐지, 여성 생식권, 건강보험 등 일상 시민권이 얼마나 박탈될지 유머스럽게 우려했다. 셋째 날 밤 깜짝 등장한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미국인들에게 “상식과 예의”에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무당층을 의미하기도 하는 보라색 슈트를 입고 나온 그는 무소속 유권자, 부동층을 콕 찍어 “가치와 인격이 리더십과 삶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2024년 투표용지에는 품위와 존중이 있다”는 명언을 남겼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의 약점으로 꼽혔던 ‘이상한 웃음소리’를 “해리스는 기쁨의 대통령(President of joy)이 된다”고 승화시켰다. 미국이 다인종, 다문화 국가인 만큼 유색인종 여성 출신인 해리스가 특정 계층이 아닌 미국민 전체를 위해 봉사할 것이라는 수사였다. 양당의 부통령 후보인 J D 밴스 상원의원,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의 ‘흙수저’, 보통사람 출신 이력 역시 ‘아메리칸 드림’의 주인공으로 설명됐다. 이런 서사들은 모두 두 대선 후보를 최고의 주인공으로 끌어올리려는 장치들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당원과 이를 시청하는 국민들에게 애국심과 자부심을 동시에 고취시켰다는 점에서 미국 대선 자체가 갖는 정치적 효능감을 되짚어 보게 만든다.
  • ‘옆집 아저씨’ 전국 무대 등판…“이제 4쿼터, 공은 우리 손에”

    ‘옆집 아저씨’ 전국 무대 등판…“이제 4쿼터, 공은 우리 손에”

    “4쿼터다. 뒤지고 있지만 우리는 공격 중이고 공은 우리에게 있다.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래야 노동자가 우선이고 의료와 주거가 인권이며 정부가 여러분의 방에 지옥 같은 일을 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 미국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 날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옆집 아저씨’답게 소박하지만 흡인력 있는 후보 수락 연설로 큰 호응을 끌어냈다. 21일(현지시간) 전대 현장은 민주당의 유력 인사들이 총출동하고 세계적인 음악가 스티비 원더와 존 레전드,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계관시인 어맨다 고먼이 무대를 장식한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었다. 이날 밤 연단에 오른 월즈 주지사는 청중의 환호에 “와우”라는 감탄사를 내뱉으며 객석을 향해 감사의 몸짓을 보였다. “나는 이런 큰 연설을 많이 한 적은 없지만 격려 연설은 많이 했다”고 말문을 연 뒤 “자유라고 할 때 우리는 더 나은 삶을 만들 자유, 의료 지원을 결정할 자유, 총에 맞을 걱정 없이 학교에 다닐 자유를 말한다”고 했다.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JD 밴스 팀을 ‘이상하고(weird) 위험한’ 인물로 규정하며 “이들에 대한 페이지를 넘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린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청중들도 “우린 돌아가지 않는다”고 연호했다. 이날 월즈 주지사는 겸손하되 힘차게 ‘해리스 대통령’ 만들기에 올인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 삶을 개선하는 데 기쁨으로 임할 것”이라며 “우리는 해리스 부통령을 다음 대통령으로 만들 기회를 가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선을 풋볼에 비유하며 “해리스는 경험이 풍부한 준비된 선수다. 한 번에 1인치씩, 1야드씩 나아가자. 한 번에 전화 한 통, (집) 노크 한 번, 한 번에 5달러(약 6700원)를 기부하자”면서 총공세를 요청했다. 월즈 주지사는 난임 치료로 어렵게 낳은 딸의 이름을 ‘희망’(호프)이라고 지은 사연을 소개하면서 가족의 가치를 이야기했다. 부인 그웬과 호프, 아들 거스가 벅찬 듯 눈물을 흘리며 월즈 주지사에게 손을 흔들었다. 연설에 앞서 월즈 주지사의 옛 풋볼팀 제자 15명이 유니폼을 입고 깜짝 등장했다. 청중들은 ‘코치 월즈’ 손팻말을 들고 일제히 환호했다. 제자였던 벤저민 잉그맨은 연사로 나와 “월즈가 밀린 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학생을 돕고자 추가수당을 받으려고 7학년 농구, 육상팀 코치까지 맡았다”며 “그는 우리가 서로 신뢰하도록 도왔다. 리더십은 통했고 7학년 육상팀도 풋볼팀처럼 주 챔피언 타이틀을 땄다”고 했다. 이날 민주당을 지지해 온 윈프리는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며 “난센스가 아닌 존엄, 상식이 있는 투표를 하자”고 역설했다. 그는 미국의 가치를 말하며 “집이 불탈 때 집주인의 인종, 종교, 투표 성향을 묻지 않고 생명을 구하는 데 최선을 다할 뿐이다. 만약 그 집이 아이가 없는 ‘캣 레이디’의 집이어도 우리는 그 고양이도 구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밴스 상원의원이 아이 없는 여성을 캣 레이디라며 성차별적 공격을 한 것을 저격한 셈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유머 연설에 동참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자신에 대해서만 말한다. 무대에 오르기 전 ‘나 나 나’(me me me) 하며 입을 여는 테너 가수 같다”며 “해리스는 대통령이 되면 매일 ‘당신 당신 당신’(you you you)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대비했다. 이어 “가짜 이슈에 주의가 분산되거나 (승리를) 과신할 때 승리가 우리에게서 멀어지는 것을 목격했다”며 8년 전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당했던 패배를 환기시켰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 등 당 원로뿐 아니라 차기 주자들이 총출동해 이날 해리스·월즈 팀을 응원했다. 미 언론은 월즈 주지사의 연설을 집중 보도하며 이날부터 민주·공화 양당의 ‘흙수저’ 부통령 대결도 본격화됐다고 보도했다. 월즈 주지사의 상대인 밴스 상원의원은 오하이오주 힐빌리(동부 애팔래치아산맥 근처 시골뜨기를 지칭) 출신 편모 가정에서 태어나 벤처금융가이자 변호사로 자수성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름 없던 월즈가 소박한 매력으로 미래 지향적 메시지를 내며 트럼프를 꼬집었다”고 평가했다. CNN은 자사 분석가 시몬 파테의 말을 인용해 “사소한 인생 경험들이 잠재적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고 전했다.
  • 美대선 경합주 본격 격돌… 무슬림에 구애 vs 국경정책 맹공

    美대선 경합주 본격 격돌… 무슬림에 구애 vs 국경정책 맹공

    해리스, 미시간 ‘블루월’ 수성 돌입월즈 “트럼프 재임 때 경제 바닥”밴스, 위스콘신 찾아 노동자 공략“불법이민자 대규모 추방 나설 것”부통령 후보들 군 경력·친중 공방밴스 “월즈는 파병 기피자” 비난 오는 11월 미국 대선의 대진표를 확정한 민주당과 공화당이 7일(현지시간) 경합주인 위스콘신과 미시간주에서 교차 유세를 벌이며 격돌을 시작했다. 북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하나인 위스콘신은 4년 전 대선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기를 잡았지만 8년 전엔 노동자 표심을 공략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곳이다. 무슬림 비율이 가장 높은 미시간은 대표적인 블루월(민주당 강세지역)로 꼽히지만 가자전쟁이 장기화하고 바이든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면서 표심 이탈이 일어났다.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공항의 격납고에서 벌인 유세에서 전날 필라델피아 유세에 이어 민주주의와 정체성 수호를 앞세웠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자유와 공감, 법치의 나라에서 살고 싶은지, 혼돈과 공포, 증오의 나라에서 살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에 직면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유세 도중 가자전쟁을 반대하는 시위대가 “우리는 제노사이드(집단학살)에 투표하지 않는다”고 외치자, 해리스 부통령은 “모두의 목소리가 중요하지만 트럼프가 이기길 원하다면 계속 외쳐라”고 맞섰다. 미시간은 무슬림 인구가 미국 내에서 가장 높은 비율(2%)을 차지한다. 무슬림의 반발 목소리가 커지면서 지난 2월 프라이머리에선 ‘지지 후보 없음’ 표가 전체의 13%(10만여표)가 나와 민주당 험지로 변했다. 위스콘신주 북서부 오클레어 유세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노동자 표심을 겨냥해 “제조업 일자리를 미국으로 돌아오게 할 것”이라며 “취임 첫날 싸울 우선순위 의제는 물가 낮추기”라고 강조했다.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그는 (재임 중) 미국 경제를 바닥으로 끌어내렸다”고 꼬집었다.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인 J D 밴스 상원의원은 이날 부인과 함께 오클레어를 찾아 제조업체 건물에서 노동자들을 상대로 연설을 하며 반격에 나섰다. 앞서 오전 미시간주 셀비 타운십 유세에서는 트럼프와 함께 집권할 경우 “가장 폭력적인 범죄자들부터 시작해서 불법 이민자에 대한 대규모 추방에 나서겠다”며 해리스 부통령이 관여한 불법 이민 대응이 미진했다고 비판했다. 공통적으로 흙수저 출신이자 ‘공격형’인 부통령 후보들은 군 경력, 친중 행보를 놓고도 공방을 벌였다. 해병대 출신인 밴스 의원은 이날 주방위군으로 24년간 근무했던 월즈를 향해 “이라크 복무를 피하려고 동료들을 등지고 주방위군에서 전역했다”면서 “도난당한 용맹”이라고 비난했다. 월즈는 그가 소속됐던 포병대가 이라크 배치 명령을 받기 몇 달 전인 2005년 5월 은퇴했다. 월즈가 1989년부터 1년간 중국에서 고교 교사를 지내고 학생 교류 사업을 한 것도 공화당은 반중 정서를 자극하기 위한 공격 포인트로 삼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선대본부 제임스 싱어 대변인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월즈는 오랫동안 중국의 인권·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월즈의 부통령 후보 발탁에 대해 “믿기지 않는다”, “충격적”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해리스 부통령을 ‘극좌’로 지목한 것처럼 월즈 역시 “매우 진보적인 인물”로 규정한 그는 무당층의 반감을 조장하려는 전략이다. 한편 월즈의 재산은 순자산 100만 달러(약 14억원) 미만으로 추정되며 주식과 부동산이 없고 주지사 급여와 연금으로 생활한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전했다. 성공한 밴처 사업가인 밴스 의원의 재산이 최대 1070만 달러(148억원·2022년 당시)인 것과 대조적이다.
  • ‘유쾌한 동네 아저씨’ 월즈, 2인자 쇼맨십… 해리스와 케미 터졌다

    ‘유쾌한 동네 아저씨’ 월즈, 2인자 쇼맨십… 해리스와 케미 터졌다

    “91일이 지나면 날마다 백악관에 있게 될 것이다. 나는 매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등 뒤를 지키겠다. 우리는 결코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팀 월즈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 6일(현지시간)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뒤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첫 동반 유세에 나선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해리스의 몸짓을 따라 하는 유머 코드와 거침없는 입담, ‘푸근한 시골 동네 아저씨’ 이미지를 발산하며 청중의 환호를 받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일 민주당 후보로 공식 지명된 뒤 러닝메이트를 지명하기까지 캠프 지도부와 후보군을 만나 치열하게 논의하고 고심했다. 막판까지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와 경쟁한 끝에 발탁된 월즈 주지사는 불과 몇 시간 만에 1만명이 넘는 지지자들 앞에서 존재를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날 유세는 둘 사이의 ‘케미스트리’(호흡)를 확인할 시험대였는데, CNN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은 대체로 호의적인 평가를 줬다. 특히 CNN은 “수많은 선례(대선 후보와 러닝메이트)와 비교해 훨씬 더 편안해 보였다”고 분석했다. 월즈 주지사는 해리스 부통령을 따라 하는 유머를 선보였고 늘 한 걸음 뒤에서 걸었다. 해리스를 ‘쇼의 주인공’으로 만들고자 애썼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갓 선발한 파트너의 ‘2인자 쇼맨십’에 해리스 부통령의 얼굴 전체에 웃음이 퍼졌다. 그간 해리스가 찾으려던 ‘케미’를 월즈에게서 발견했다는 의미로 읽힌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월즈 주지사가 이날 유세에서 자신이 네브래스카의 농촌 마을에서 자랐고, 교사·풋볼 코치·군인 등의 경험에서 ‘공동을 위한 헌신’을 배웠다고 소개한 데 언론은 “월즈는 ‘분열’을 강조하는 공화당 후보와 다르다는 점을 역설했다”고 봤다. 대선을 90일 남기고 완성된 미 대선 대진표는 ‘흑인 아시아계 여성과 그를 보조하는 동네 아저씨 이미지의 백인 남성’(민주당) 대 ‘미국 우선주의로 똘똘 뭉쳐 러스트 벨트를 공략하는 백인 남성조’(공화당)의 대결로 요약된다. 사실 월즈는 중앙 정치무대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신인이다. 이날 NPR·PBS·마리스트 폴 조사에서 응답자의 71%가 그를 잘 몰라 “호불호가 없다”고 할 수준의 인지도를 갖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인 J D 밴스 상원의원을 향해 “지옥처럼 이상하다(weird)”고 한 발언은 소셜미디어(SNS)에 회자되고 해리스 캠프의 선거 캠페인이 될 정도로 해리스와 월즈의 지향점과 화법은 비슷하다. 짙은 중서부 사투리와 ‘촌스러운 시골 아저씨이자 용감한 아빠’ 분위기가 민주당 진보주의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갔다고 NYT는 분석했다. 시골 흙수저 출신이지만 예일대 법대를 졸업하고 성공한 벤처 사업가의 면모를 가진 밴스 의원과 다른 이미지로 무당층을 공략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분석이다. 17세에 한국전에 참전한 아버지의 권유로 군에 입대해 학비 수당으로 대학에 진학한 뒤 고등학교 교사, 풋볼 코치 등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그의 이력은 민주당이 반드시 이겨야 할 위스콘신과 미시간 등 중서부 농촌 유권자들에게 호소할 있는 장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노동자 지원과 무상급식, 낙태권 보장, 총기 구매자 신원조사 등 진보적 정책이 민주당과 잘 들어맞는다고 폴리티코 등은 분석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셔피로 주지사 같은 핵심 경합주를 노린 러닝메이트가 아닌 호소력을 노린 인선을 한 게 오히려 선거전에 독이 될 수도 있다고 CNN 등은 짚었다. 향후 캠페인은 해리스 허니문 효과의 지속 여부, 미국 경제하락 여파, 중동·우크라이나 등 미국이 개입한 전황 등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트루스소셜에 “고맙다!”(THANK YOU!)고 적은 것을 들어 공화당 캠프가 월즈 지명에 안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어 트럼프 캠프는 월즈를 향해 ‘해리스처럼 너무 진보적’이라고 비판하면서 월즈 주지사가 중국과 인연이 깊다는 점을 공격하고 나섰다. 월즈 주지사는 학사 졸업 후 1년간 중국에서 역사와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그가 이 시절에 대해 “훌륭한 경험이었다”고 회상한 데 대해 공화당 측 인사들은 “월즈는 친중 마르크스주의자”면서 쏘아붙였다.
  • 삶과 관계에 대한 고민…‘김려령표 입말’로 풀다

    삶과 관계에 대한 고민…‘김려령표 입말’로 풀다

    8년 동안 그러모은 단편 7편 엮어상투를 거부하는 문장·서사 주목갈등서 연대까지 다양한 삶 담아 2007년 창비청소년문학상과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마해송문학상을 동시에 석권하며 화려하게 문단에 등장한 김려령(53) 작가가 소설집 ‘기술자들’로 돌아왔다. 만화를 연상시킬 정도로 리드미컬한 대사와 지루할 틈 없이 전개되는 이야기를 통해 그의 전작들은 문단에서는 물론 타 장르에서도 사랑받았다.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은 영화화됐으며 ‘트렁크’는 올해 말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공개될 예정이다. 상투를 거부하는 솔직한 문장과 대화체 입말 등 ‘김려령표’라 할 수 있는 매력은 이번 소설집에서도 여전히 빛난다. “너 알지? 그 황금 꽃다발 태명이 네 꿈이라는 거. 네 형도 잘 알 거다. 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예뻐했던 놈이 바로 너였다는 걸.”(‘황금 꽃다발’), “아 씨! 그녀가 얼른 봉지를 밖으로 꺼냈다. 다행히 봉지가 터지지는 않았다. 그러니까 여기, 여기를 들라고. 딸이 다시 들고 쓰레기장으로 걸어갔다.”(‘청소’) 등 불쑥 큰따옴표 없이 시작하는 입말은 글의 속도감을 높이고 독자와 인물 사이의 거리를 좁혀 놓는다.작가가 8년간 그러모은 7편의 단편은 비루한 관계로 인해 오는 피로에서부터 연대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발산한다. 특히 도식적이지 않은 가족 서사들은 삶과 관계에 대한 굵직한 고민의 궤적을 남긴다. ‘세입자’의 주인공 ‘나’의 가족은 호시탐탐 나의 월급을 노리고 등골을 빼먹으려 작정한 인물들로 그려진다. ‘황금 꽃다발’의 팔순을 앞둔 주인공 역시 평소에는 연락 한번 없다가 필요할 때만 자신을 찾는 큰아들에게 더이상 줄 사랑이 없다. 큰아들은 작가와 교수로 활동하면서도 노모를 ‘흙수저 마케팅’ 수단으로만 활용한다. ‘청소’의 주인공 역시 홀로 일하며 아들과 딸을 키웠지만 자신을 하인 부리듯 하찮게 대하며 존중이라곤 할 줄 모르는 자식들을 미워하진 않는다. 다만 일주일간의 대청소로 온통 닦아 대며 버릴 것은 다 버리고 남길 것은 남긴 채 미련 없이 그들을 떠나는 방법을 선택한다. 때로 관계는 당연하게 생각한 것을 되돌아보게 하고 내면을 살피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오해의 숲’에서는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 사이에서나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도 모난 성격 탓에 ‘폭탄’ 취급을 받는다고 생각해 왔던 재영의 상처는 악연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하윤과의 우연한 마주침을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그는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억측과 망상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왔는지를 깨닫게 된다. 가족 문제를 둘러싼 의견 차이로 이별하는 연인 이야기를 다룬 ‘상자’는 갈등보다는 갈등에서 비롯된 ‘나’의 성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나는 엄마가 33년간 보관해 온 나의 어릴 적 유아용품들을 버리며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가족, 연인과의 관계, 의존적인 삶을 정리한다. ‘뼛조각’에서는 인턴 기간이 끝나 가도록 정직원으로 전환되지 못하는 현실을 가리기 위해 안 해도 될 뼛조각 제거 수술을 강행하는 아들과 그런 아들을 아무 말 없이 간병하는 아버지의 관계를 애달프게 그린다. 나아가 관계는 연대로 이어지기도 한다. 표제작 ‘기술자들’에서 “갈 곳 없는 고속도로를 어쩔 수 없이 시속 100킬로미터 이상의 속도로 달리는 꼴이 처량하기만” 한 ‘최’와 길에서 만난 ‘이것저것들의 역사’를 가진 ‘조’는 투박한 우정을 나눈다. 성실하게 실리콘이나 줄눈 작업을 하며 일상을 채워 가는 두 사람의 연대는 묵직한 감동을 준다. 김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글이 지면에 실림과 동시에 작가의 손을 떠나는 “공허한 헛헛함”을 달래기 위해 이 단편들을 내내 품고 있었다고 고백한다. 작가의 품에 오랜 시간 폭 안겨 있던 작품이라 그런지 7편의 단편 하나하나가 독자의 마음에 “아주 따뜻하게” 와 닿는다.
  • ‘공화당 리스크’ 전락한 밴스… 해리스 급부상에 “공격 포인트 잃었다”

    ‘공화당 리스크’ 전락한 밴스… 해리스 급부상에 “공격 포인트 잃었다”

    미국 대선에서 무난하게 앞서 나가는 듯했던 공화당이 밀워키 전당대회 이후 2주 만에 ‘트럼프·밴스’ 리스크로 발목이 잡혔다. ‘흙수저 출신의 부상’으로 기대를 모은 공화당 부통령 후보 J D 밴스 상원의원은 과거 극우 성향 막말 전력으로 골칫거리가 된 모양새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밴스 의원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뒤에 “기습 공격을 당했다”고 털어놓으면서 “바이든이 지닌 약점이 사라졌기 때문에 유효한 공격 포인트를 찾는 게 과제가 됐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캠프의 공격 전략은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 문제였는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유력하게 등장하면서 무위가 됐다는 것이다. 밴스 의원은 이 발언을 지난 21일 미네소타주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행사에 기부자들을 만나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훨씬 더 젊어서 바이든이 당했던 방식으로 고전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스스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를 드러낸 셈이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밴스 의원이 “자식이 없는 캣 레이디”라며 해리스 부통령을 깎아내리고 “전국적으로 낙태가 불법화되길 바란다”고 도발하는 등 ‘복합적 편견’을 노출한 데 우려하고 있다. 그의 역할은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 표심을 끌어모으는 것이었지만 다양성과 포용성 이슈에서 최악의 러닝메이트라는 평가도 공화당 내에서 불거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밴스가 무자녀를 걱정하는 것은 저출산을 높은 주택 비용, 사회적 고립, 애국심 부족과 연관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지만 트럼프 캠프에서는 흑인과 소수인종의 지지 철회라는 역풍이 불까 고민이다. 2020년 대선에서 흑인 유권자 92%가 바이든 대통령을 찍었지만 올해 대선에선 상당수 무당층 혹은 선거 포기로 이탈할 조짐을 보이자 공화당은 흑인 민심 잡기에 주력해 왔다. 일단 트럼프 캠프는 흑인 커뮤니티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1일 시카고에서 열리는 전미흑인기자협회 연례회의에 참석하고, 재임 시절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흑인 위주 정책을 펼쳤다고 홍보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역으로 다양성 이슈로 공격을 시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지만 한편으로 선택의 자유를 박탈하며 미국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는 논리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를 겨냥해 대통령 면책특권 제한을 위한 개헌, 연방대법관 종신제 폐지, 구속력 있는 대법원 윤리강령 제정을 담은 개혁안을 꺼내 들었다. 그는 민권법 60주년 기념 연설에서 “최근 (대법원) 판결은 대통령이 법을 위반하고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도록 허용한다”며 “아무도 법 위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 역시 성명에서 개혁안에 찬성하며 ‘낙태권 폐기’ 판결을 내린 대법원 개혁과 생식권 이슈를 연결해 반격했다.
  • [서울광장] 아빠 찬스의 나라

    [서울광장] 아빠 찬스의 나라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은 아들에게 축구 기술뿐만 아니라 겸손과 노력의 중요성도 가르쳤다. 그는 아들과 함께 산을 오르고 운동장을 달리며 땀을 흘렸다. 손흥민이 세계적 축구선수로 성장한 배경에는 이러한 아버지의 헌신이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자식을 돕는 진정한 의미의 ‘아빠 찬스’ 사례라 하겠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이런 아빠 찬스보다 사람들의 비판이 쏟아지는 부정적 의미의 아빠 찬스가 더 많다. 부모가 자신의 권력이나 재력 등으로 자녀가 사회상규에 어긋나는 특혜나 이득을 취하도록 하는 행태다.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의 경우가 그렇다. 이 후보자의 딸은 아빠 도움으로 여덟 살 때 주식투자를 하고 20대 때는 다세대주택을 ‘갭투자’했다고 한다. 이 후보자는 이 과정에 위법은 없었고 세금도 다 냈다고 한다. 하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고 건전한 가치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절감했다”며 부녀가 보유한 37억원대 비상장 주식을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했다. 아빠 찬스 논란이 불거지지 않았다면 기부하려 했을까. 여론의 질타 끝에 하는 기부라니 순수한 기부자들로서는 냉소적 반응을 보일 법하다. 이 후보자는 대법관 후보자니, 해박한 법률 지식은 기본일 것이다. 하지만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진 건전한 가치관을 대법관 후보가 돼서야 절감한다니 서민의 고충과 아픔을 헤아리는 재판을 할지 의문이다. 불공정에 좌절하는 20대 청년들이나 아빠 찬스와는 거리가 먼 이 땅의 ‘못난’ 부모들은 어떤 심정일까. 출세하려면 국민 눈높이를 뛰어넘는 편법을 써야 하고, 자신의 치부가 드러나더라도 법 준수와 성실 납세를 주장하는 몰염치를 보여야 함을 깨닫는 한편 상식과 도덕성을 지닌 고위직을 기대한, 세상 물정 모르는 초라한 자신을 되돌아보며 쓴 소주잔을 기울일 것이다. 아빠 찬스는 자본과 권력이 지배하는 사회 구조에서 ‘금수저’는 만들지언정 불공정과 불평등을 키우는 독버섯이나 다름없다. 논문 공저자로 미성년 자녀 이름을 올리는 대학교수, 자녀를 부하 직원으로 특채했다는 의혹이 쏟아진 장관, 아들의 학교폭력을 무마한 검사, 자신이 재직하던 의대에 자녀가 편입하면서 특채 논란에 사퇴한 장관 후보자,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이 무더기로 나온 선관위 고위공직자 등 왜곡된 ‘금수저 서사’는 늘어만 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아빠 찬스 논란이 불거지면서 후끈 달아오른 비판 여론이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 식어 버린다는 점이다. 서울 주택가에서 인질극을 벌인 탈옥범 지강헌의 ‘유전무죄, 무전유죄’ 발언은 1980년대식 아빠 찬스에 대한 분노였다. ‘돈도 실력이야. 네 부모를 원망해라’라는 박근혜 국정농단의 주역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말은 이런 분노에 대한 조롱이었다. 왜곡된 아빠 찬스에 대한 분노는 잠깐이고 환호성은 여전히 메아리치고 있다.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그러려면 아빠 찬스권을 가진 윗사람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 그래야 아빠 찬스를 못 가진 ‘흙수저’들도 성공 신화를 꿈꿀 수 있다. 의식 개선과 함께 미성년자의 투자는 법으로 제한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미성년자도 투자할 수 있으나 부모가 자녀 명의만 빌리는 편법적인 재산증여용 투자일 가능성이 큰 게 현실이다. 공공의 이익 제고를 위해 일정 나이 이하의 투자는 법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채용 비리를 근절할 입법 보완도 필요하다. 부모 지위에 따라 자녀 교육 기회가 달라지는 교육 불평등이 심각한 게 현실이다. 2년 전 국회의원, 대학교수 및 고위공직자 자녀의 의과대학 등 입학전형 과정에 대한 조사를 위한 특별법안이 국회에 발의됐으나 21대 국회 종료와 함께 폐기됐다. 구체적 혐의 없이 가능성을 근거로 한 조사방식의 문제점을 보완해서라도 아빠 찬스권 남발은 막아야 한다. 아빠 찬스는 불법이나 탈법 이상으로 공정성을 해치고 불평등을 키운다. 근절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서민들이 끌탕을 치는 일이 반복될 것이다. 금수저 대신 흙수저 신화를 만들어야 한다. 박현갑 논설위원
  • [황수정 칼럼] ‘강남 우파’만 계속 할 건가

    [황수정 칼럼] ‘강남 우파’만 계속 할 건가

    미국을 보면서 ‘썩어도 준치’라는 생각을 한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된 JD 밴스를 보면 그런 생각이 깊어진다. 39세 흙수저. ‘문제적 트럼프’도 다시 보게 된다. 정확히 아들뻘(39살 차이)인 초선 상원의원을 어떻게 부통령 후보로 낙점했을까. 둘의 조합이 내 눈에도 흥미로운데 미국인들은 오죽할까. 트럼프의 정치적 셈법이 무엇이었든 밴스는 개천의 용이다. 해마다 수십 명이 헤로인 중독으로 죽는 쇠락한 동네에서 나고 자랐다. 아빠는 언제나 집에 없었고 엄마는 약물 중독자였다. 밴스의 자전 에세이 ‘힐빌리의 노래’가 국내 출간된 것이 7년 전. 일자리도 희망도 없는 러스트벨트(몰락한 공업지대) 출신인 무명의 ‘촌놈’이 몇 년 뒤 미국 부통령 후보가 될 줄 상상도 못 했다. 미국의 개천 용이 쏟아내는 말에 유권자도 아닌 나는 지금 귀를 기울인다. “변두리 지역의 모든 이들에게 약속한다. 나는 내가 어디서 왔는지 절대 잊지 않는 부통령이 될 것이다.” 미국이 그려 낸 개천 용의 서사는 부럽다. ‘리틀 트럼프’가 된 밴스가 미국 우선주의 트럼피즘으로 세계 질서를 골치 아프게 흔들 위험성은 물론 있다. 그럼에도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용이 될 생각은 접고 가재, 붕어, 개구리로 개천에서 행복하게 살라던 위선의 좌파 정권을 벗어난 지 2년. 그래서 무엇이 달라져 있는지 돌아보게 되기 때문이다. 보수 정치는 개천을 바꿔 놓고 있는가. 문재인 정권이 이념으로 교란시킨 민생 질서가 바로잡히길 기다린 사람들은 의심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부동산 정책이 안갯속이다. 전 정권에서 뒤틀린 주거 사다리를 서민 편에서 복원해 줄 절실함은 없어 보인다. 부동산 경착륙을 막겠다며 저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연 30조, 40조원씩 풀었다. 최저금리 연 1%대의 신생아특례대출은 5개월 만에 6조원의 신청이 몰렸다. 대출 요건을 더 완화하겠다고 했다. 서민 지원이라는 명분은 과연 진심일까. 나같이 의심 많은 사람은 의심이 커진다. 서울의 아파트 평균값이 12억원. 초저금리로 빌려줄 테니 거품 잔뜩 낀 집값을 평생 노심초사 갚으며 살라, 그 얘기는 아닌가. 진심으로 서민 편이라면 거품을 먼저 걷어내 줘야 한다. 거품이 합리적으로 정리된 집을 저금리로 사게 해 줘야 한다. 그래야 앞뒤가 맞는다. 정부가 청년 영끌족의 편의를 봐주는 것처럼 포장됐지만 이 자금은 집 없는 서민들 돈이다. 무주택자들이 청약저축으로 모은 주택도시기금이 특례대출의 재원이다. 반복된 정책 지원금으로 기금이 헐렁해지자 정부는 다급했다. 공공분양주택 청약통장의 납입 한도액을 지난달 25만원으로 급등시켰다. 월 10만원에서 느닷없이 25만원이라니. 공적기금을 뒷감당 못 하게 헐어 쓰다 사달이 났다. 사람들은 이 불편한 진실을 아직 잘 모른다. 아들딸 등골이 휘는 ‘영끌 빚투’를 부추기면서까지 부동산은 연착륙해야 하나. 누구와 무엇을 위한 연착륙인가. 그게 무엇이든 서민의 주거권보다 급한가. 행여 집값이 떨어질세라 정책자금을 계속 투입하는 모양새다. 집 없는 사람들의 돈(기금)으로 집값 거품을 떠받치는 모순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이런 근원적 궁금증은 나만 들고 있는 걸까. 서울 집값이 들썩이자 정부는 “2029년까지 크게 저렴한 23만 가구를 분양하겠다”고 했다. ‘크게 저렴’의 뜻은 각자 알아서 해석할 몫. 10개월 만에야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한 뒤 내놓은 대책이었다. 은행이 내려 준다는 영끌들의 대출금리를 정부가 올리라고 팔을 비튼다. 그로테스크한 장면이다.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폐지하겠다는 종합부동산세도 그렇다. 종부세 과세 대상자는 41만 2000여명이다. 야당도 폐지하자는 제도를 손보더라도 기억할 것이 있다. 수혜 국민은 전체 국민 중 겨우 한줌이라는 사실이다. 중산층 이상 기득권을 위한 정책에만 몰두한다는 말이 나온다. 좌우 방향만 바꾼 기득권 정책. 강남 좌파의 위선이나 강남 우파의 모순이나 다를 게 뭐냐는 쓴소리가 왜 커지는지 흘려 듣지 않아야 한다. 소외된 다수 국민 눈에 그렇게 비치고 느껴진다면 그것이 진실이다. 지금의 정권이 어디서 왜 왔는지 출발선을 돌아볼 시점이다. 황수정 수석논설위원
  • 트럼프·밴스 콤비 첫 출격… 경합주 ‘레드 웨이브’ 승부수

    트럼프·밴스 콤비 첫 출격… 경합주 ‘레드 웨이브’ 승부수

    지난주 전당대회를 마무리한 미국 공화당은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JD 밴스’ 러닝메이트 조의 첫 공동 유세로 대결집을 시작했다. ‘자수성가한 흙수저’ 밴스 후보를 앞세워 중북부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노동자층을 공략하는 공화당은 한발 더 나가 중도층, 무당층까지 흡수해 경합주 7곳을 모두 탈환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날 찾은 미시간은 경합주이자 전통 자동차 산업 중심지인 디트로이트가 속한 곳이다. 미시간을 비롯해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인디애나주 등 러스트 벨트는 2016년 대선에서 ‘레드 웨이브’로 트럼프 승리에 결정적 공을 세운 지역이다. 공화당은 지지율 우위를 유지 중인 남부 경합주 애리조나, 네바다, 조지아주에서도 남부 국경 정책, 불법 이민자 문제를 앞세워 격차를 벌린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지지층이었던 흑인, 히스패닉계를 향해 ‘불법 이민자들이 소수 인종과 마이너 계층의 일자리를 뺏고 있다’는 주장을 펼쳐 이들 표를 잠식하거나 투표 포기를 유도하고 있다. 여기에 공화당은 트럼프가 지난 13일 죽음의 고비를 넘긴 총격 사건 이후 ‘신이 살렸다’는 이미지까지 앞세워 지지층인 복음주의 기독교층의 결집도 꾀하고 있다. 또 트럼프의 ‘막말하는 공격적 이미지’를 순화해 준 장손녀 카이의 연설을 비롯해 많은 연설자가 그에게 따뜻하고 가족적인 ‘할아버지 이미지’를 덧씌워 줬다고 덧붙였다. 불법 이민자를 살인, 강간 등을 저지른 범죄자와 등치시키면서 극단적 주장을 앞세운 트럼프에게 열광하는 ‘트럼피즘’ 역시 향후 선거전을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사전에 아무도 문제가 있다고 얘기하지 않았다. (당국이) 실수를 저지른 것 같다”며 비밀경호국(USSS)의 부실 경호 문제를 제기했다. 트럼프의 대통령 재임 시절 백악관 주치의였던 로니 잭슨 연방하원의원도 “총탄 궤적이 만든 흉터는 2㎝ 넓이”라며 “광범위한 청력검사가 필요하다”고 당시 피격의 위험성을 부연했다.
  • 트럼프 욕했던 흙수저, 트럼프 러닝메이트로

    트럼프 욕했던 흙수저, 트럼프 러닝메이트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지난 2월부터 정가의 관심이 쏠렸던 부통령 후보에 J D 밴스(40)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이 지명됐다. 15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오랜 숙고와 생각”을 거쳐 “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은 밴스”라고 밝히면서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밴스 의원은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미국의 히틀러가 될 사람”이라고 맹비난했다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때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며 트럼프계의 환심을 사면서 그의 적극 지지자가 된 이력을 가졌다. 이런 정치적 이력은 그의 최근 행보일 뿐 사실 그는 미국의 쇠락한 공업지대 ‘러스트 벨트’ 출신으로 불우한 가정환경을 딛고 자수성가해 ‘아메리칸드림’을 실현한 인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가정폭력 때문에 약물 중독자가 된 어머니를 피해 할머니 손에서 자란 밴스의 개인사는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2016) 에 담겨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힐빌리의 노래’에 대해 “트럼프의 대선 승리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이라고 평가했는데 그만큼 ‘힐빌리’(촌뜨기)라고 불리는 가난한 백인의 소외감을 잘 그리고 있다는 의미였다. 해병대와 예일대 로스쿨, 미스릴캐피털 등을 거쳐 공직 경험이 없는 첫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이 된 밴스는 원래 ‘반트럼프주의자’였다. 2016년 대선 당시 “절대 트럼프 쪽 사람이 아니다. 그를 좋아한 적이 없다”며 “바보”, “부끄러운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2021년 공화당 연방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러라고 별장에 찾아가 이런 행적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이후 열렬한 트럼프 지지자가 된 밴스에 대해 트럼프는 “그는 나를 알고 사랑에 빠지기 전에 나쁜 말을 좀 하긴 했다”며 괘념치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밴스가 나이 들어 보이려 수염을 기르는 것을 두고도 ‘젊은 에이브러햄 링컨처럼 보인다’며 호감을 표시했다. 밴스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국이 지원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는데, 이라크 파병 근무 당시 미국이 불필요하게 외국과 얽히고 있다는 불만이 작동한 것이다.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뒤 첫 인터뷰에서는 “트럼프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으로 전쟁을 빠르게 종결시켜 미국이 진짜 문제인 중국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통령 후보를 막판까지 고심했는데 밴스가 낙점된 데는 총격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부통령 낙점에 “(트럼프의) 공격성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될 러닝메이트가 필요하다”는 부인 멜라니아의 조언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또 노동자 계층 출신의 젊은 공화당원으로 인도인 이민자 아내를 둔 점 등도 밴스가 높은 점수를 받은 대목이다. 정치 경험이 없다시피 한 부통령 후보를 선택한 것은 이번 선거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신감을 보여 주는 증거로 읽힌다. 하지만 지난해 상원의원으로 처음 공직을 맡은 그가 유사시에 미국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 ‘트럼프 머저리’→마러라고 사과→‘젊은 링컨’ 호감…흙수저&차세대 주자 JD 밴스 부통령 지명

    ‘트럼프 머저리’→마러라고 사과→‘젊은 링컨’ 호감…흙수저&차세대 주자 JD 밴스 부통령 지명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확정지은 지난 2월부터 정가의 관심이 쏠렸던 부통령 후보 자리에 JD 밴스(40)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이 호명됐다. 15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오랜 숙고와 생각”을 거쳐 “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은 밴스”라고 밝히면서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밴스 의원은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미국의 히틀러가 될 사람”이라고 맹비난했다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때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며 트럼프계의 환심을 사고 그의 적극 지지자가 된 이력을 가졌다. 이런 정치적 이력은 그의 최근 행보일 뿐 사실 그는 미국의 쇠락한 공업지대 ‘러스트 벨트’ 출신으로 불우한 가정환경을 딛고 자수성가해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한 인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가정폭력때문에 약물 중독자가 된 어머니를 피해 할머니 손에서 자란 밴스의 개인사는 자신의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2016) 에 담겨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힐빌리의 노래’에 대해 “트럼프의 대선 승리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이라고 평가했는데 그만큼 ‘힐빌리(촌뜨기)’라고 불리는 가난한 백인의 소외감을 잘 그리고 있다는 의미였다.해병대와 예일대 로스쿨, 미스릴 캐피털 등을 거쳐 공직경험이 없는 첫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이 된 밴스는 원래 ‘반트럼프주의자’였다. 2016년 대선 당시 “절대 트럼프 쪽 사람이 아니다. 그를 좋아한 적이 없다”고 단언하고, “바보” “부끄러운 사람”이라면서 비난했다. 그러나 2021년 공화당 연방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러라고 별장에 찾아가 이런 행적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이후 열렬한 트럼프 지지자가 된 밴스에 대해 트럼프는 “그는 나를 알고 사랑에 빠지기 전에 나쁜 말을 좀 하긴 했다”며 괘념치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밴스가 나이 들어 보이려 수염을 기르는 것을 두고도 ‘젊은 에이브러햄 링컨처럼 보인다’며 호감을 표시했다. 밴스는 해병대에 지원해 이라크에서 복무했는데 당시의 경험으로 미국이 불필요하게 외국과 얽히는 것에 불만을 갖게 됐다. 그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국이 지원할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공개 기고를 하기도 했다.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뒤 첫 인터뷰에서는 “트럼프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으로 전쟁을 빠르게 종결시켜 미국이 진짜 문제인 중국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통령 후보를 막판까지 고심했는데 밴스가 낙점된 데는 암살 미수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이날 부통령 발표 24시간 전까지 결정을 못 내렸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멜라니아 여사의 조언을 참조했다고 전했다. 피격 사건 이후 암살범을 괴물이라고 부르며 선거 유세에 존재감을 보여 준 멜라니아 여사는 남편에게 공격적인 표현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될 러닝메이트를 선택하도록 했다고 한다. 밴스가 최종 낙점된 배경에는 노동자 계층 출신의 젊은 공화당원으로 인도인 이민자 아내를 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그가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오하이오, 미네소타 등 주요 격전지에서의 승부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 경험이 없다시피 한 부통령 후보를 선택한 것은 이번 선거 승리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증거로 읽힌다. 하지만 지난해 상원의원으로 처음 공직을 맡은 그가 유사시에 미국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 트럼프, 공화 부통령 후보로 ‘흙수저’ 출신 JD 밴스 상원의원 지명

    트럼프, 공화 부통령 후보로 ‘흙수저’ 출신 JD 밴스 상원의원 지명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함께 대선을 뛸 부통령 후보(러닝메이트)로 강경 보수파인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주)을 낙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인 이날 트루스소셜에 “오랜 숙고와 생각”을 거쳐 “가장 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적합한 인물은 오하이오주 연방 상원의원 밴스라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밴스 의원의 해병대 근무, 오하이오주립대 및 예일대 로스쿨 졸업, 영화화된 베스트셀러 ‘힐빌리의 노래’ 집필, 벤처 분야 사업 성공 등의 이력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선거운동 과정에서 밴스 의원이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오하이오, 미네소타주 등지 노동자, 농민들에 강도높게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선으로 1984년생인 밴스 의원은 올해 39세로, 1952년 이후 최연소 부통령 후보다. 그는 한때 저소득 백인 계층의 트럼프 열광 현상을 ‘마약’에 비유하며 반트럼프 선봉에 섰지만, 2022년 상원 선거 출마를 계기로 친트럼프로 변신하며 트럼프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현재는 불법 이민 차단, 기후변화 평가절하, 우크라이나전쟁 조기 종식 등을 주장하는 의회 내 핵심 친트럼프계로 꼽힌다. 특히 그는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에 속하는 오하이오주에서 태어나 부모의 이혼, 마약 중독 모친의 학대와 가난 등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으나 변호사, 벤처 캐피털 기업인을 거쳐 연방 상원의원까지 올라간 입지전적 인물이다. 이런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와 ‘힐빌리’(애팔래치아 산맥 근처 시골 저소득·저교육층 백인)의 상실감을 파고든 회고록 ‘힐빌리의 노래’를 2016년 펴내 베스트셀러에 올렸고, 론 하워드 감독의 동명 영화로도 제작되며 전국적 유명 인사 반열에 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마크 더검 전 노스다코타 주지사 등을 제치고 그를 러닝메이트로 세운 것은 펜실베이니아, 미시간주 등 러스트벨트와 겹치는 중북부 경합주에서의 대선 승리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의 지명은 공화당 내 젊은 풀뿌리 세대 정치인의 부상과 세대 교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공화당은 그를 앞세워 대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에 따른 인지력, 건강 논란을 겪고 있는 상황과 한층 대비시켜 공세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 “인기몰이” 첫출근부터 화려하더니…‘흙수저 2인자’의 오피스룩

    “인기몰이” 첫출근부터 화려하더니…‘흙수저 2인자’의 오피스룩

    지난 4일 영국 총선에서 14년 만의 정권 교체에 성공한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내각은 이튿날부터 출근을 시작했다. 내각 구성원 중에서도 ‘흙수저 성공담’으로 화제의 중심에 선 앤절라 레이너(44) 영국 부총리의 ‘출근 룩’이 연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레이너 부총리는 3일 내내 밝은 원색의 의상을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첫날인 5일엔 밝은 민트색 정장을 입고 스타머 총리의 취임 연설에 참석했고, 둘째 날 첫 내각 회의에서는 어깨가 봉긋한 주황색 드레스, 셋째 날 내각회의에서는 붉은 드레스를 입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 의상들의 브랜드는 모두 영국의 여성복 브랜드인 ‘ME+EM’이다. 그가 입은 민트색 정장의 가격은 550파운드(약 97만원), 주황색 드레스의 가격은 227파운드(약 40만원)이다. 레이너 부총리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집안에서 태어나 16세에 출산으로 학교를 그만두는 등 힘든 성장기를 보내고 정부 내각의 이인자 자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총선 직후인 지난 5일 새 내각 발표 당시부터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와 함께 그의 패션도 연일 화제가 되며 ME+EM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특히 2009년 설립된 이 브랜드의 최고경영자(CEO)인 클레어 혼비가 친(親)노동당 성향이라는 점이 주목받았다. 브랜드 창립자인 혼비의 남편 조니 혼비는 글로벌 광고회사 TBWA의 상무이사로, 이 회사는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2001년 재선 캠페인을 담당해 노동당에 승리를 가져다줬다. 남편 조니 혼비의 성공에 이어 클레어 혼비가 창립한 ME+EM도 인기를 끌면서 두 사람은 최근 영국 잡지 ‘태틀러’가 선정한 이달의 ‘가장 영향력 있는 커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키어 스타머 신임 총리의 부인 빅토리아 여사 역시 최근 공식 석상에서 이 브랜드를 자주 고른다. 선거 개표가 있었던 4일 밤에는 크림색 반소매 재킷(295파운드)을, 총리 취임 기자회견에선 빨간색 드레스(275파운드)를 입었다. 새 퍼스트레이디와 신임 부총리가 잇달아 공식 석상에서 같은 브랜드의 옷을 선택하며 세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브랜드 대변인에 따르면 빅토리아 여사가 입은 붉은 드레스의 판매 페이지 트래픽은 그날 이후 3배 이상 늘었으며, 두 사람이 입은 의상의 판매 페이지의 트래픽은 최근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미 이 브랜드가 영국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에 CEO의 정치적 성향과는 무관하다는 반대 의견도 있다. 일간 더타임스는 “오피스 룩과 캐주얼 룩을 절묘하게 절충한 이 브랜드는 매출의 약 90%가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시기에 크게 성장했다”며 “2022년 브랜드 가치가 1억 3000만 파운드(약 2300억원)에 달했고, 올봄에 이미 미국에 진출해 뉴욕에 매장 3곳을 열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 16살 임신, 37살 할머니여도 ‘당당’…흙수저女, ‘2인자’ 된 사연

    16살 임신, 37살 할머니여도 ‘당당’…흙수저女, ‘2인자’ 된 사연

    불우하게 자라며 16세에 임신해 학교를 자퇴했던 ‘흙수저 여성 노동자’가 영국 정부의 2인자가 됐다. 주인공은 5일(현지시간) 출범한 영국 노동당 키어 스타머 내각에서 부총리를 맡게 된 앤젤라 레이너(44)다. 레이너는 이번 총선에서 노동당이 압승을 거둔 후 키어 스타머 내각에서 부총리 겸 균형발전·주택 및 지역 사회 담당 장관으로 임명됐다. 레이너는 1980년 그레이터맨체스터주의 스톡포인트에서 태어났다. 공공주택에 살면서 수시로 난방을 중단해야 했고, 조울증을 앓는 어머니는 글을 읽을 줄 몰라 집에는 책이 없을 정도로 불우하게 성장했다. 16세가 되던 해에는 덜컥 임신하면서 학교를 자퇴해야 했다. 이후 노동당 정부가 운영하던 저소득층 복지 프로그램인 ‘슈어 스타트 센터’의 도움으로 아이를 양육했는데, 이는 그가 노동당과 인연을 맺는 계기가 됐다. 레이너는 아이를 키우면서 대학 과정을 마쳤고, 졸업 뒤에는 간병인으로 근무하는 동시에 돌봄 노동자 노조 간부로 활동하며 열악한 처우 개선과 권익 증진에 앞장섰다. 이때 정치권에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14년 맨체스터 애슈턴언더라인 선거구에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당선됐고, 노동당이 야당이던 시절 섀도우 캐비닛(예비 내각)에 여러 차례 이름을 올렸다.본인 스스로는 사회주의자로 칭하지만, 온건 좌파로 분류된다. 치안 문제에 대해서는 상당한 강경파여서 “경찰은 테러리스트에게 총을 먼저 쏘고, 질문은 그다음에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년 시절 반사회적 환경에서 받은 고통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자신을 “옥스브리지(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를 다니지도 않았고, 전문성을 갖춘 보좌관도 아니고, 직업 정치인도 아니다”라고 소개한다. 이처럼 불우한 개인사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소신 있는 모습 덕에 노동당의 차세대 정치인으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레이너는 속기사들에게 연설문을 매끄럽게 수정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면서 “(잘못된 문법조차) 그것이 나 자신이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한다. 영국의 정치전문지 뉴스테이츠맨은 그를 2023년 영국 좌파 정치인 가운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8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레이너는 의정과 무관한 일로도 화제를 몰고 다녔다. 2017년 11월에 맏아들 라이언이 딸을 낳은 소식을 엑스(X·옛 트위터)에 전하며 37세에 할머니가 됐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할머니(Grandmother)와 자신의 이름을 합친 ‘그랑겔라’라는 별명을 붙였다. 그는 10대에 엄마가 됐던 경험이 자신의 삶을 구원해줬다고 여러 차례 말해왔다. 일간 더타임스는 레이너를 가리켜 “최근 정치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인물이며 노동당 내 가장 진실한 인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 또 재벌가 암투극, 진부함 가득 K클리셰[OTT 리뷰]

    또 재벌가 암투극, 진부함 가득 K클리셰[OTT 리뷰]

    재벌가를 배경으로 한 2000년대 초반의 TV 드라마. 딱 이 느낌이다. 전개는 전형적이고 내용은 진부하다. 이런 극본에서 배우들의 연기는 아무리 잘해도 빛나기 어려울 듯하다. 지난 3일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화인가 스캔들’은 대한민국 상위 1% 재벌가인 화인가(家)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암투극을 그린 액션 스릴러다. 오랜만에 보는 배우 김하늘(46)과 정지훈(42)이 극을 이끌어 간다. 김하늘은 이른바 ‘흙수저’ 출신으로 골프선수로 성공해 화인가의 며느리가 되는 ‘오완수’를, 정지훈은 옆에서 그를 경호하는 경호원 ‘서도윤’을 연기한다. 화인가의 ‘외부인’인 두 사람이 집안의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총 10부작으로 1·2화가 먼저 올라왔다. 매주 수요일에 2회차씩, 오는 31일 최종회가 공개된다. 아직 초반부인 만큼 앞으로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1·2화만 보면 큰 기대는 되지 않는다. 베일에 싸인 재벌가와 거기서 벌어지는 다툼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별도의 언급이 무의미할 정도로 부지기수다. ‘K드라마의 클리셰’를 가지고 오려면 내용이나 전개에서 상당한 수준의 ‘비틀림’이 요구된다. 하지만 그런 지점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리즈라 수위는 꽤 높다. 유혈이 낭자한 총격전과 이런 드라마에서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불륜 베드신’을 비롯해 자극적인 소재의 전진 배치는 초장부터 시청자의 이목을 끌어당기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드라마 ‘선덕여왕’, ‘화유기’ 등을 연출한 박홍균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세자매’ 등을 쓴 최윤정 작가가 극본을 썼다.
  • ‘흙수저’ 부총리·‘오바마 친구’ 외무… 스타머 내각 절반이 여성

    ‘흙수저’ 부총리·‘오바마 친구’ 외무… 스타머 내각 절반이 여성

    영국 조기총선에서 제1야당인 노동당이 집권 보수당에 압승해 14년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했다. 노동당을 이끄는 키어 스타머(62) 신임 총리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망가진 영국 경제를 재건해야 하는 난제를 떠안게 됐다. 스타머 총리는 6일(현지시간) 오전 보수당 리시 수낵(44) 전 총리가 찰스3세 국왕을 만나 사의를 표명한 직후 버킹엄궁에서 새 총리로 공식 취임했다. 그는 영국 총리 관저 다우닝가 10번지에서 열린 취임식 연설에서 “우리는 영국을 재건한다”면서 “변화는 지금 바로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 노동당은 412석을 얻어 제1·2 야당인 보수당(121석)과 자유민주당(72석)을 제치고 단독 과반을 차지하면서 정책 추진을 위한 동력도 갖췄다. 스타머 총리는 당선 직후인 지난 5일 부총리와 재무·외무장관 등 내각 명단도 발 빠르게 발표했다. 주요 장관 21명 중 11명이 여성으로 영국 최초 여성 재무장관도 배출했다. 자수성가한 ‘흙수저’ 장관도 다수로 당의 정체성을 내각에 녹여 냈다.부총리와 균형발전·주택 장관을 겸임하는 앤절라 레이너(44) 노동당 부대표는 맨체스터 공공주택에 살면서 집안의 난방을 끄고 생활해야 할 만큼 어려운 성장기를 보냈다. 16세에 출산하면서 학교를 그만뒀다. 이후 다시 공부를 시작해 지방정부 돌봄 서비스 업무를 하면서 노동조합에 참여했다. 37세에 손주를 본 그를 가리켜 더타임스는 “최근 정치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첫 여성 재무장관이 된 레이철 리브스(45)는 영국중앙은행(BOE) 이코노미스트 출신으로 2010년 의회에 입성했다. 리브스 장관의 경제 철학은 경제 안보와 노동자들의 재정 안정성을 강조하는 이른바 ‘시큐로노믹스’(securonomics)라고 영국 언론은 분석했다.외무장관에 기용된 데이비드 래미(52)는 가이아나 이민 가정 출신이다. 미국 하버드 법대에 입학한 첫 흑인 영국인으로 동문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친분이 깊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영국 방문을 앞두고 “트럼프는 여성을 혐오하고 나치에 동조하는 소시오패스”라고 비판하는 글을 타임지에 실었다. 현재 영국 경제는 1997년 노동당 당수 토니 블레어가 총리에 취임했을 때보다 더 나쁜 상황이다.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정체돼 있고 국가 부채는 매년 치솟고 있다. 이민 싱크탱크인 브리티시 퓨쳐의 선더 카트왈라는 “스타머 총리가 변화에 대한 희망이 거의 없는 ‘불안하고 분열되고 약간 망가진 나라’를 물려받았다”고 분석했다.무엇보다 서민 생활이 최악이다. 고물가 상황이 이어져 생활비가 급등했지만 영국인들은 1950년 이래 가장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 평균 주택 가격은 28만 1000파운드(약 5억원)로 10년 동안 30% 넘게 상승했다. 경제적 약자를 위한 식량 지원 제도인 푸드뱅크 이용률도 5년 동안 거의 두 배로 늘었다. 현재 영국의 교도소는 재소자들로 가득 찼고, 법원에서 경범죄 혐의자가 판결을 받는 데만 6개월이 걸린다. 전체 영국 대학의 40%가 재정 적자이거나 적자 전환 중이다. 영국에서 국민보건서비스(NHS)를 통해 병원 치료를 기다리는 환자만 760만명에 달한다. 10년 전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현 상황을 반전시킬 새 정책이 필요하다. 외교 상황도 녹록지 않다. 1997년만 해도 비교적 약체였던 러시아는 이제 유럽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은 여러 무역 정책으로 유럽을 압박한다. 차기 미국 대선에서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 트럼프 전 대통령조차 “유럽 방위를 포기하겠다”고 대놓고 위협한다.해마다 늘어나는 불법이민 문제에도 해법을 내놔야 한다. 보수당 정부는 영국으로 들어오는 난민을 일단 모두 아프리카 르완다로 보낸 뒤 그곳에서 심사를 통과한 사람만 영국 이민을 허용하겠다는 정책을 추진했다. 이는 인권침해 논란과 함께 유럽인권재판소(ECHR) 등 국제사회의 비난을 초래했다. 이날 스타머 총리는 첫 기자회견에서 “르완다 계획은 시작하기도 전에 완전히 끝났다”고 천명했다. 대신 영국으로 오는 불법 이주민에 대한 국경 통제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소형 보트를 타고 영국으로 들어온 이주민 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스타머 총리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불분명하다고 AP통신은 짚었다. 이날 첫 내각 회의를 주재한 스타머 총리는 7일 잉글랜드와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등 영국 4개 구성국을 각각 방문하고 8일에는 미국 워싱턴DC로 출국,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의에서 정상외교 무대에 데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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