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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흙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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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金이 뛰니 銀도/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金이 뛰니 銀도/전경하 논설위원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금값도 뛰고 은값도 따라 뛰고 있다. 금은 2013년 이후 6년여 만에 이달 들어 국제시장에서 온스(28.35g)당 1500달러를 넘어 거래되고 있다. 은은 1년여 만에 17달러를 넘었다. 금과 은 모두 한때 화폐로 쓰였다는 점에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추세다. 그런데 금과 은은 좀 다르다. 인도, 중국 등 아시아에서는 귀금속으로서의 금에 대한 애착이 크다. 실제 인도 정부는 2013년 경상적자의 주범으로 금을 지목해 관세를 2%에서 10%까지 올리기도 했다. 금에서 장식용 수요가 전체의 절반이고 투자용도가 24% 정도, 그리고 산업용 수요는 10% 안팎이다. 은은 산업용 수요가 절반이 넘는다. 전기를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나 컴퓨터, 전자부품, 의료기기 등의 재료로 쓰인다. 항균 능력도 뛰어나 항균제 성분으로도 쓰인다. 그래서 때로는 경기 불황이 예고되면 은값이 내리기도 한다. 은값이 금값을 따라 오르는 것은 ‘가난한 자의 금’으로서의 수요 탓이 크다. 또 은값은 금값보다 가격 변동성이 크다. 생활에서의 용도는 은이 금보다 뛰어나다. 조선시대를 그린 영화에서 왕의 밥상에는 음식에 독이 들어갔는지를 확인하는 은수저가 늘 있다. 출신 성분을 뜻하는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논란에서 왕은 분명 ‘금수저’ 이상인데 그의 생활에는 은수저가 기본이다. 화폐의 역사에서 보면 은이 금보다 앞섰다. 영어의 ‘뱅크’(bank)가 ‘금행’(金行)이 아니고 ‘은행’(銀行)인 까닭이다. 중국은 명나라 때부터 청나라 때까지 은본위제였다. 일본도 도쿠가와 막부 시절 개발된 은광을 토대로 한때 은본위제를 실행했다. 은본위제란 그 나라의 특정 화폐 가치를 ‘은 몇 g’으로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금 몇 g’을 특정 화폐 가치와 묶으면 금본위제다. 미국은 금·은본위제를 거쳐 금본위제만 실행했었다. 지금은 모든 국가가 이를 폐지하고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화폐에 권위를 부여하고 있다. 금값과 은값을 상대적으로 비교하는 금·은 교환 비율이 있다. 금값을 은값으로 나눈 비율로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87.8이다. 즉 같은 무게라면 금값이 은값의 87.8배라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은값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상태라며 앞으로 은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금이나 은을 실물로 갖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다. 금은 물론 실물거래가 쉽지 않은 은과 관련된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등 파생금융상품도 투자자를 유혹한다. 주식도 투자 결정이 쉽지 않은데 파생상품이라니까 선뜻 투자 결정이 내려지지는 않는다. 눈에 보이는 실물이 투자자산으로 꼭 최고가 아닐 텐데 말이다.
  • [은기자의 왜떴을까TV]영국 축구 구단주 된 김수로 “제가 관종이라고요?”

    [은기자의 왜떴을까TV]영국 축구 구단주 된 김수로 “제가 관종이라고요?”

    김수로는 왜 영국 축구 구단주가 됐을까. 배우 김수로가 영국 축구 13부 리그 ‘첼시 로버스’ FC의 실제 구단주가 돼 화제다. 국내 연예인 최초로 해외 축구 구단주가 된 것. 축구 애호가로 소문난 그는 “평소 좋아하는 축구에 깊숙이 관여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터에 우연하게 제의가 왔고,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공연 기획사 대표로서 영국 웨스트 엔드에 연극을 진출시키기 위해 런던을 방문하던 그는 첼시 FC의 광팬이 됐고 지난해 10월 오랜 꿈이었던 축구 구단주가 됐다. ‘첼시 로버스’ FC를 2000만원에 인수한 것. 이 팀은 각자 생계를 꾸리면서 축구라는 꿈으로 뭉친 흙수저 군단이다. 선수들과 구단주 김수로가 꿈을 향한 도전기는 매주 금요일(밤 9시 50분)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으라차차 만수로’에서 방송되고 있다. ‘만수로’라는 이름은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 셰이크 만수르와 김수로를 합친 말이다. 엑소 카이, 뉴이스트 백호 등 아이돌 그룹 멤버가 글로벌 이사진으로 참여하고, 배우 이시영과 방송인 럭키 등도 이사로 출연한다. ‘첼시 로버스’ FC는 오는 11일 오후 4시 청주종합경기장에서 청주FC와 이벤트 경기도 가질 예정이다.외국 선수들과의 그만의 의사소통법은 ‘콩글리쉬’. 영어가 어색한 친구들일수록 잘 통한다며 웃는다. 김수로의 구단주 계약 기간은 3년으로 그 안에 나름대로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구단주로서 1년에 평균 3~4번씩 영국을 찾아 선수들을 챙긴다. 배우, 방송인, 공연 기획사 대표에 이어 연극 후학들을 양성하고 있는 김수로. 거기에 축구 구단주라는 타이틀까지 붙으면서 ‘열정의 아이콘’이라는 평가와 동시에 ‘관종’(관심 종자)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그는 “제가 관종이라서 관심 받기 위해서 이 모든 일을 벌인다면 남모르게 학생들을 가르치고 어렵게 연극을 올리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남이 좋아하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행복하기 때문에 다양한 일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열정 부자’인 그의 평소 지론은 ‘지치면 늙는다’다. 그래서 늘 사는 게 재미 없어지면 재미난 것을 찾아 나선다는 김수로는 오늘도 꿈을 향해 뛴다. 자세한 내용은 위 동영상을 꾹 눌러주세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교육 불평등 없는 도시’ 씨앗 뿌린 서초

    ‘교육 불평등 없는 도시’ 씨앗 뿌린 서초

    취약계층 아동 420명 학습·진로 상담 경단녀·전직 교사 등 지역 인재 나서“취약계층 아동·청소년이 공평한 출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엄마의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앞서 가는 서초형 교육 복지로 금수저, 흙수저 구분 없는 서초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이 ‘교육 불평등 없는 도시’ 만들기에 팔을 걷어붙인다. 서초구는 경력 단절 여성, 전직 교사 등 지역 인재 136명을 취약계층 아동·청소년 420여명의 멘토로 붙여 학습을 돕고 진로를 상담해 주는 ‘서리풀 샘 멘토링’ 사업을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서리풀 샘 멘토링은 취약 아동·청소년이 부모의 경제력이나 사회적 지위 등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마련한 정책이다.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방과 후 학습을 지원하며 진로·생활 상담을 진행한다. 멘토로 선발된 주민들은 오는 10일 발대식을 갖고 주 5회 활동한다. 시간당 1만 1000원의 활동비를 받을 수 있어 임신·출산·육아 등의 이유로 경제활동에 나서지 못했던 경력 단절 여성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구는 기존의 획일화된 교육 장소인 학교와 관공서를 벗어나 카페, 워크스페이스 등 열린 장소에서 멘토링을 진행해 아이들의 마음을 편안히 다독여 줄 계획이다. 장소를 제공하는 지역 가게는 발굴해 홍보를 해 주며 지역사회에 ‘상생과 나눔’의 문화를 퍼뜨린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송아량 서울시의원, 어린이 대공원 동물공연 중단 촉구

    송아량 서울시의원, 어린이 대공원 동물공연 중단 촉구

    서울특별시의회 송아량 의원(더불어민주당, 도봉4)은 지난 19일 진행된 제287회 서울시설공단 업무보고에서 말 못 하는 작고 약한 동물을 쇼에 이용하는 어린이대공원 동물공연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서울시설공단은 2001년부터 공연업체 ‘애니스토리(주)(구 은경실업)’에 어린이대공원 동물공연 사업을 위탁하여 운영하고 있다. 물을 싫어하는 고양이가 풀장이 있는 무대에서 징검다리를 건너는 장면, 물개가 링을 통과하고 다이빙하는 장면 등을 연출하며 평일에는 5회씩, 주말에는 7회씩 공연하고 있다. 최근 ‘고양이 쇼’ 논란으로 동물공연을 즉각 중단하라는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는데도, 서울시설공단은 동물 학대가 아니므로 공단과 업체 간 협약 기간인 2021년 9월까지 공연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 의원은 “동물을 오락적 용도로 이용하고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이며 서울시는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라며 “어린이대공원 동물공연장 옆에는 반려동물 놀이터가 설치되어 동물들이 뛰어놀고, 동물공연장에서는 동물들이 비자연적 행위를 강요당하고 있어 대조된다. 사회문제인 ‘금수저 흙수저’가 동물세계라고 다를게 없다”라며 “조속한 동물공연 중단과 동물들의 여생문제와 복지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특별시 동물보호 조례」 제3조에서 ‘시장은 동물학대 방지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하며 관련 시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같은 조례에서 동물보호의 기본원칙으로 동물이 공포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고 있다. 송 의원은 “반려동물인구 천만 시대에 시민들의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데 인권변호사 출신 박 시장님은 동물복지에 대해서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며 “관련 사안을 면밀히 검토하여 즉각적인 시정조치를 내려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정정용號, 선장 정정용/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정정용號, 선장 정정용/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배의 선장을 뜻하는 영단어는 캡틴(captain)이다. 머리(head)를 의미하는 ‘cap’에다 유지하다는 뜻을 가진 ‘tain’이 합쳐졌다. 해석하자면 ‘한 무리의 우두머리 노릇을 하는 사람’이란 뜻인데, 풀고 보니 어쩐지 위압감마저 드는 단어다. 그러나 크든 작든 한 조직의 서열 맨 윗자리에 있는 캡틴은 사실 휘두를 수 있는 권한보다는 훨씬 더 큰 무게의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 캡틴이라는 이름이 적용되는 범위는 참으로 넓다. 강과 바다를 떠다니는 크고 작은 배는 물론 수백명을 실어 나르는 비행기의 조종석에도 캡틴(기장)이 있고, 무한대 넓이의 공간를 헤쳐가는 혹은 날아가는 우주선 전체를 통솔하고 책임지는 이도 캡틴이다. 그런 의미에서일까.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최근 특히 축구대표팀의 감독에 ‘캡틴’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언제부턴가 아무개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아무개호’라고 불렸다. 덩달아 축구 외 다른 종목에도 대표팀 감독의 이름 뒤엔 ‘~호’가 접미사처럼 따라붙었다. 축구대표팀 감독은 24명 안팎의 선수를 조련하고, 실전에 나설 11명의 라인업을 정하고, 전후반 90분 동안 자신의 전략과 전술을 선수들을 통해 구체화한다. 감독 고유의 권한이다. 그러나 경기 결과에 책임지고 유형 무형의 외부 공격으로부터 자신의 대표팀을 방어해야 하는 이도 대표팀 감독이다. 107년 전 침몰할 당시 끝까지 조타실 키를 잡고 있던 타이타닉호의 선장 에드워드 존 스미스와 나 먼저 살겠다고 허겁지겁 배를 빠져나온 세월호 선장의 경우가 극한의 대조를 보이는 이유다. 지난 16일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사상 첫 월드컵 준우승은 온 나라를 꼭두새벽에 일으켜 세웠다. 정정용 감독은 골든볼 수상자 이강인과 함께 이 대회 가장 큰 이슈 메이커였다. 그는 이전까지 ‘무명’에 가까운 지도자였다.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10년 동안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유소년 축구에 매달렸다. 선수 시절이 화려했던 것도 아니다. 프로 경력은 아예 없다. 대학 졸업 뒤에 실업팀에서 뛴 게 현역의 마지막이다. 선수로서도 지도자로도 시쳇말로 광낼 일이 없었으니 그야말로 ‘흙수저’에 가까웠다. 똑같이 4강을 정복했지만 그러나 정 감독의 4강은 36년 전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강산이 세 번 이상 바뀌었다고는 해도 신세대 선수들에 대한 접근 방식 자체가 달랐다. 정 감독은 “‘투혼’과는 이제 이별하자”면서 즐기는 축구를 선수들에게 내밀었다. 1983년의 4강은 오랫 동안 한국 축구를 지탱한 강제적이고 억압적인 수직적 서열문화 끝에 보상받은 것임을 우리는 다 안다. 그래서 학연·지연을 깨부수고 월드컵 4강을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의 수평적 리더십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정 감독은 히딩크보다 한발 더 진보했다. 골키퍼 2명을 빼곤 19명을 전부 경기에 기용하는 믿음과 배려로 어린 청년들을 다독였다. 무리를 이끄는 캡틴에 대한 구성원의 믿음이 크면 클수록 조직의 힘은 단단해질 수밖에 없다. 대표팀을 소집한 지난 4월부터 ‘즐거운 동행’을 끝내고 정정용호에서 내린 정 감독은 이 한 마디로 지난 두 달을 정리했다. “선수들이 있기에 내가 이 자리에 있다”. cbk91065@seoul.co.kr
  • 북 매체 기생충으로 자본주의 비판, 국민소득은 한국이 23배

    북 매체 기생충으로 자본주의 비판, 국민소득은 한국이 23배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이 18일 영화 ‘기생충’의 흥행 소식을 전하며, 자본주의 한국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엿볼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화 이름과 함께 봉준호 감독과 주연 배우인 송강호의 이름을 명시했고, 해당 영화가 72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사실도 전했다. 조선의 오늘은 이날 ‘한 편의 영화가 시사해 주는 것’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남조선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 편의 영화는 사람들에게 자본주의 제도야말로 부익부 빈익빈의 악성종양을 안고 있는 썩고 병든 사회이며 앞날에 대한 희망도 미래도 없는 사회라는 것을 다시금 똑똑히 깨닫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영화가 인기를 끄는 이유를 분석한 한국 언론 기사를 인용해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배우로 알려진 송강호를 비롯하여 유명배우들이 영화에 많이 출연한 것도 있지만, 기본은 날로 극심해지고 있는 사회 양극화와 빈부격차의 실상을 실감 있게 보여주는 데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남조선에서는 자본주의 사회의 반인민성과 날로 심화되는 극심한 경제위기로 전체 주민의 16.5%가 절대빈곤층으로 전락했고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소득 격차는 무려 59배로 늘어났다”며 “부와 가난의 대물림으로 금수저, 흙수저라는 말이 유행하고 사회 양극화와 빈부 차이가 극도에 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인민대중이 국가와 사회의 진정한 주인인 우리 공화국은 누구나 평등하고 고른 삶을 누리고 있어 세상 사람들의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으로 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3364만원이고, 북한은 146만원이다. 한국이 약 23배 많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북한이 영화 ‘기생충’을 보는 법…결국엔 ‘북 체제 우월’ 주장

    북한이 영화 ‘기생충’을 보는 법…결국엔 ‘북 체제 우월’ 주장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이 한국 사회의 양극화를 다룬,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소개하면서 한국의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면서 북한 체제가 우월하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18일 ‘한편의 영화가 시사해주는 것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영화 ‘기생충’을 실명으로 거론하며 “남조선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 편의 영화는 사람들에게 자본주의 제도야말로 부익부, 빈익빈의 악성종양을 안고 있는 썩고 병든 사회이며 앞날에 대한 희망도 미래도 없는 사회라는 것을 다시금 똑똑히 깨닫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화 ‘기생충’의 인기 이유를 분석한 남측의 언론 기사를 인용,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배우로 알려진 송강호를 비롯하여 유명배우들이 영화에 많이 출연한 데도 있지만, 기본은 날로 극심해지고 있는 사회 양극화와 빈부 격차의 실상을 실감 있게 보여주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는 반지하에서 가족 성원 모두가 직업이 없이 살아가는 가난한 집과 초호화주택에서 풍청거리며 살아가는 부잣집을 대조시키면서 생계를 위해 아득바득 노력하며 그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고 살아가는 빈곤층과 인간에 대한 초보적인 예의마저 줘버리고 거들먹거리는 부자들의 행태를 해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현재 남조선에서는 자본주의 사회의 반인민성과 날로 심화되는 극심한 경제위기로 하여 전체 주민의 16.5%가 절대빈곤층으로 전락되었고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소득 격차는 무려 59배로 늘어났으며 부와 가난의 대물림으로 하여 금수저, 흙수저라는 말이 유행되며 사회 양극화와 빈부 차이가 극도에 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반면에 인민대중이 국가와 사회의 진정한 주인으로 된 우리 공화국은 누구나 평등하고 고르로운 삶을 누리고 있어 세상 사람들의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으로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길섶에서] 인생 그림/박현갑 논설위원

    ‘뜻대로 안 된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흔히 내뱉는 말이다. 생계를 꾸리기 위해 이른 새벽 인력시장에 나온 50대도, 심야학습에 나선 수험생도 나름대로 자기 꿈을 이루기 위해 고단한 몸을 움직인다. 사는 대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대로 살려고 발버둥친다. 하지만 뜻대로 안 되는 게 부지기수다. 자기 뜻대로 사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운칠기삼’. 본인의 의지나 노력과 관계없이 어떤 일이 술술 풀릴 때 하는 말이다.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금수저, 흙수저의 인생 출발선은 다르지 않나. 인생은 백지에 그림 그리기다. 가운데에서부터 그릴지 위에서부터 그릴지, 흑백으로 칠할지 컬러로 할지, 또 앞면만 이용할지 뒷면에도 그릴지 등 마음 가는 대로, 손 가는 대로 그 양태는 제각각이다. 첫 모양은 낯설 수 있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그 어떤 그림도 작품이다. 낙서가 아닌 명화다. 피카소 그림은 괴상망측하지만 조화로운 매력이 있다. 모든 그림엔 그 나름대로의 뜻이 다 있다. 인생이라는 작품을 어떤 모양을 염두에 두고 설계하지 않더라도 삶의 궤적을 남긴다는 생각으로 그냥 열심히 그려보자.
  • “日은 이성 외교·中은 능구렁이 외교… 한국, 다른 접근법 써야”

    “日은 이성 외교·中은 능구렁이 외교… 한국, 다른 접근법 써야”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을 바라보는 국내외 반응은 제각각이다. 북한이 중국·러시아와 공조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는가 하면, 일본이 현 경색 국면을 국내정치에 이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명확한 것은 한국이 주변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더욱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미·중·일에서 두루 공부한 보기 드문 국제관계 전문가인 우수근(52) 중국 산둥대 교수에게 3일 한·중·일 관계의 지향점을 들어 봤다. -‘우스트라다무스’라는 별명이 있더군요. 다른 나라의 최고 지도자의 행보를 언론에서 예측한 것이 맞아떨어진 게 적지 않습니다. “국가관계가 어떤 국면에 들어설 때가 됐는지, 상대국 국민의 마음을 파고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해 보면 답이 나와요. 그런데 우리는 그런 노력이 부족했던 거죠. 그때 외교부에 쓴소리를 해대다가 ‘친일파’, ‘친중파’라는 딱지가 붙었지요. 요즘은 ‘간첩’이라고 불려요. 외교부 공무원들이 접하지 못하는 사람과 접하며, 자신들이 알지 못하는 정보 등을 취하니까 그렇다는 거였는데.” - 외교라인의 노력을 무시하는 거 아니었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가까이 됐는데, 이젠 외교·안보라인의 궤적을 냉철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과는 최악, 중국과는 데면데면, 러시아와는 그렇고 그런 사이로 오로지 미국에 ‘올인’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다 어느 날 트럼프 대통령이 노(No)라고 한다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는 아찔한 외교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주요 직위에 거의 모두 미국 등의 서방 출신이 포진해 있어요. 이런 분들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과연 얼마나 잘 이해할 수 있을까요. 대미 외교를 더 스마트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주변국들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 한국 외교 문제가 많군요. “중국은 일본 외교에 쩔쩔 맵니다. 일본 외교를 냉철하고 앞뒤로 재고 또 재는 ‘철저한 이성 외교’로 본다고 합니다. 중국 외교도 일본 못지않게 매우 우회적이며 간접적인 ‘능구렁이 외교’입니다. 일본은 우리 외교를 ‘감정 외교’, ‘포퓰리즘 외교’라고 놀립니다. 한국은 이슈가 있으면 들불처럼 확 들고 일어났다가 금방 사라지는 것에 동의하시죠. 외교에 감정이 개입되면 쉽지 않은데, 이런 말을 들으면 전 자존심이 많이 상합니다. 제 자존심에 차치하고, ‘밀림의 법칙’과 같은 냉혹한 국제관계에서 감정을 앞세운 우리 외교가 국익을 제대로 챙기기나 할까요. 외교는 국민 감정에서 떨어져 있어야 합니다.” -일본에서 8년 넘게 생활해 식견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해외여행 자유화 바람이 불던 1990년, 군 제대 후 휴학하고 일본에 갔어요. 일본 주재원을 아버지로 둔 친구집에 머물렀는데, 아침은 물론 점심도 반찬 한 가지인 도시락으로 때웠습니다. 저는 흙수저가 아니라 ‘손수저’입니다. 하하. 가보니 ‘쪽바리의 나라’ 일본이 아니었습니다. 큰 충격을 받았죠. 일본을 알기 위해 일본 게이오대 대학원에 진학해 국제법을 공부했습니다.”-대일관계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을 듯한데. “우리와 일본은 정말 다릅니다. 예컨대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한국은 대성통곡을 하지만 일본인은 남들이 보는 데서는 눈물 한 방울 안 흘리며 ‘저의 어머님이 돌아가셨습니다’라고 차분하게 말합니다. 오히려 무섭게 느껴집니다. 감정적으로 치고 들어가면 일본은 반발이 생깁니다. 그 차이를 알고 접근해야죠. 아베 총리나 우파 정치인이 한국을 ‘긁는’ 발언을 하면 우리는 ‘사이다’ 발언으로 맞대응합니다. 우파 정치인은 한국 언론의 보도나 국민 감정을 계산하고 발언하기에 우리 대응이 자칫하면 우파에 말려들면서 일본 국민으로부터 멀어지게 됩니다. 그 결과 일본 우파만 힘을 키우고, 해결은 까마득해지는 겁니다. 일본의 양식 있는 민간기구를 잘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들에게 잘 다가가서 우리가 아닌, 그들이 일본의 우파 정치권의 어리석은 행태를 계도하고 국민을 설득하도록 움직여야 합니다. 독도나 위안부,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일본 시민단체도 많이 도와주고 있지 않습니까. 새로운 자료가 발견되면 일본어로 번역해 시민단체, 민간기구에 전달해서 우회적으로 파고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감정적으로 팍팍 치고 들어가면 역효과만 납니다. 그런 결과가 지금의 한일 관계가 아닐까요.” -중국에서 박사 학위를 땄는데 한중 관계는 어떻게 보시나요. “일본에서도 국제법은 미국만 쳐다보니 종주국에서 공부해야 하나 싶어서 2002년 미네소타주립대 로스쿨에 들어갔어요. 그때 같이 유학하던 중국인들이 왜 중국에선 공부하지 않느냐고 묻길래, 2003년 방문학자로 중국에 갔죠. 그때도 중국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곳에 머물면서 박사 과정을 시작하고 그 뒤로 14년간 살았습니다. 한중 관계는 풀렸을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사드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입장을 바꿔 생각해 봅시다. 중국 입장에선 자국 안보에 크든 작든 영향을 미치는 무기가 한국에 들어왔어요. 철회하라고 요구했습니다만, 우리 한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중국 입장에선 변한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대국인 중국이 치사하게 경제 제재 조치를 안 푼다’고 여기는데 중국은 자신이 가진 최대 무기인 경제력을 수단으로 삼은 겁니다. 미국이 군사력을 직접 사용하는 것처럼. 당초 중국이 사드 문제와 관련해 4단계의 제재 조치를 준비를 했는데, 최근엔 한국을 대하는 태도가 약간 누그러졌습니다.” -중국 태도가 누그러진 배경은. “그건 우리의 노력이나 외교안보 라인의 성과가 아니라 순전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덕분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복관세니 무역전쟁이니 하면서 중국을 하도 흔들어대니 한국에 대한 태도가 완화된 것입니다. 중국은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아프리카나 중남미, 태평양에 있는 작은 섬나라에도 공을 들이는데, 한국은 바로 옆에 있는 중견 강국입니다. 여차하면 자신들의 안보나 국익 등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나라이니, 미중 관계가 험난한 상황에서 우리와의 관계를 마냥 나쁘게 가져갈 수는 없는 것이죠. 이럴 때 중국과의 데면데면한 관계를 해소할 명분을 만들어야 합니다. 외교라인이 이런 것을 고민해야 하지만 사실상 트럼프 입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중국을 어떻게 공략해야 할까요. “중국은 지금, 일본의 스모선수처럼 ‘초고도비만증’ 환자입니다. 겉으로는 아무도 못 건드릴 덩치이지만, 속으론 각종 질병이 겹쳐 합병증에 걸린 겁니다. 건강하려면 살을 빼야 하는데 그러면 스모선수로서 생명은 끝납니다. 중국은 부정부패, 빈부 격차, 환경 오염, 민족문제 등이 너무 많습니다. 14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고, 6개국과 해상분쟁 중입니다. 이럴 때 우리가 중국을 토닥거릴 필요가 있습니다. 예컨대 중국은 산업 첨단화를 위해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미국이나 일본은 기술을 빼앗기고 주도권을 내줄까 봐서 안 해 줍니다. 하지만 우리 기업이 지분을 갖고 합작으로 중국에 들어가 전 세계로 진출하는 것은 어떤가요?” -우리 젊은층이 중국이나 일본을 제대로 알려면 어떻게. “한국 언론도 정치인만큼이나 ‘좀비’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뒤떨어지고, 기괴한 것 위주로 보도해요. 일본은 극우 정치인의 혐한, 반한 발언 보도가 많지 않나요. 그러나 중국이나 일본에서 살다 온 사람들은 이런 류의 보도를 부인합니다. ‘차이나 현상’, 들어 보셨어요? 중국에 대해 한국 매스컴을 통해 얻은 간접경험과 살면서 직접 경험한 게 엄청 차이가 난다고 해서 그리 이름 붙인 겁니다. 마찬가지로 일본에도 ‘2개의 일본’이 있습니다. 불행했던 역사가 반복된다고들 합니다. 왜 반복되는 걸까요? 바로 우리가 만든 거예요. 언론 책임도 많습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주류 언론들이 보도한 홀대론에 대해 방송에서 아니라고 반박했더니 통째로 편집돼 나가지 않았습니다. 우리 언론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좀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글 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닥터 프리즈너’ 남궁민 VS 김병철, 어둠 속 조우 ‘날카로운 눈빛 충돌’

    ‘닥터 프리즈너’ 남궁민 VS 김병철, 어둠 속 조우 ‘날카로운 눈빛 충돌’

    ‘닥터 프리즈너’ 남궁민과 김병철이 어둠 속에서 조우했다. 오는 3월 20일 첫 방송되는 KBS 새 수목드라마 ‘닥터 프리즈너’(연출 황인혁, 극본 박계옥, 제작 지담)는 대형병원에서 축출된 천재 의사 나이제(남궁민 분)가 교도소 의료과장이 된 이후 사활을 건 숨 막히는 수싸움을 펼쳐가는 신개념 감옥x메디컬 서스펜스 드라마다.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칼솜씨로 에이스로 불리던 나이제가 왜 병원에서 쫓겨난 것인지, 아무런 권력도 배경도 없는 흙수저 의사인 그가 ‘교도소의 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선민식(김병철 분)과 어떻게 맞서 싸울 수 있을지, 또 외로운 싸움의 최종 목표가 과연 무엇인지 향후 전개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 어둠이 내린 스산한 병실에서 마주친 남궁민과 김병철의 투샷이 공개돼 시선을 집중시킨다. 침묵 속에서 서로를 마주보고 있는 두 사람은 서로에게 칼 끝을 겨누고 있는 듯한 팽팽한 기싸움으로 심장 쫄깃한 긴장감을 연출한다. 이런 가운데 비릿한 웃음으로 남궁민을 자극하는 김병철의 도발은 이미 이들 사이에 교도소의 왕좌를 두고 소리없는 전쟁이 시작됐음을 짐작케 한다. 특히 마지막 사진에서 뒤돌아선 남궁민의 비장한 포커페이스는 한 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불꽃 튀는 심리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처럼 단 몇장의 스틸컷만으로도 눈을 뗄 수 없는 흡입력을 발산하는 두 사람의 만남은 벌써부터 ‘닥터 프리즈너’ 첫 방송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과연 ‘닥터프리즈너’에서 남궁민과 김병철의 카리스마 맞대결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또 이 싸움의 이면에 남궁민이 숨겨둔 포석이 무엇일지 감각적인 영상과 긴장감 넘치는 연출, 감옥과 메디컬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혼합된 정통 서스펜스 장르물의 귀환을 예고하며 예비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켜쥐고 있다. 남궁민과 김병철의 교도소판 왕좌의 게임을 예고하고 있는 KBS 새 수목드라마 ‘닥터 프리즈너’는시 KBS 2TV ‘왜그래 풍상씨’ 후속으로 오는 3월 20일 수요일 밤 10시 첫 방송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한국당 당권 주자들 줄줄이 링 위로

    한국당 당권 주자들 줄줄이 링 위로

    김병준·김무성도 이번주 중 입장 발표 황교안·오세훈 등 다음주까지 출사표자유한국당 당권 주자들이 잇따라 공식 출마 선언을 하며 2·27 전당대회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선거 일정을 고려했을 때 늦어도 설 연휴 전까지는 출마자가 확정될 예정인 가운데 이번 전대 최대 변수로 꼽히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김무성 의원 등도 이번주 중 출마 여부를 밝힐 전망이다. 안상수, 김진태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각각 전대 출마 선언을 했다. 안상수 의원은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분 중 한 분이 당대표가 되면 최악의 경우 분당 사태까지 우려된다”며 “이번 전대에선 당을 통합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하는데 제가 그 적임자”라고 말했다. 김진태 의원은 “보수통합은 찬바람을 맞으며 당을 지킨 사람만 할 수 있는 말”이라며 “황교안, 홍준표, 김병준, 김무성도 고민 말고 다 나오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주호영 의원은 오는 27일, 심재철 의원은 28일 출마를 알릴 계획이다. 홍준표 전 대표는 30일 저서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에서 출마 여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오 전 시장, 황 전 총리, 정우택·조경태 의원 등도 다음주까지는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출마 여부를 고심해 온 김 위원장과 김무성 의원은 입장 정리를 마친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주변에서 출마해야 한다는 이야기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온갖 이야기가 다 있다”며 “제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하는 것인지 내일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은 “황 전 총리가 뛰어든 반작용으로 홍 전 대표도 나올 것 같고, 김 위원장도 고민하는 것 같은데 오늘 내일 중으로는 결정이 되지 않겠나”라며 “위기가 오면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이날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김 전 지사는 페이스북에 “당이 하나 되는 길, 제가 가야 할 길을 놓고 많은 고민을 한 결과 이번 당대표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당 행사에 나란히 참석한 오 전 시장과 황 전 총리는 보수 지지층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오 전 시장은 “저는 핵 개발론자가 아니지만 당론인 전술핵 재배치를 뛰어넘어 핵 개발에 대한 심층적 논의를 할 시점이라고 본다”며 “제1 야당발로 한국 핵개발 논의가 촉발되면 우리 정부가 택할 수 있는 외교·안보 전략도 풍부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전 총리는 병역 면제, 통합진보당 해산 등 자신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저는 흙수저 출신으로 병역비리를 저지를 수 있는 가정이 전혀 아니었다”며 “통진당 해산은 제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건의를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황교안 “나는 흙수저…대학가기도 힘들었는데 병역비리?”

    황교안 “나는 흙수저…대학가기도 힘들었는데 병역비리?”

    자유한국당 당권에 도전하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자신을 둘러싼 병역비리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황 전 총리는 “저는 흙수저 출신이고 병역 비리를 저지를 수 있는 가정이 전혀 아니었다”고 밝혔다. 황 전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병역 문제를 여러 번 해명했지만, 저에 대한 가짜뉴스가 많은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 전 총리는 “저는 아버지도 없고, 가정 살림상 대학에 가기도 힘든 상황에서 신체검사를 받았다. 무슨 비리가 있었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병역 비리를 저지르려면 많은 사람이 면제를 받는 병을 가지고 해야 했는데, 사실 제 병명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군에 가려 했지만, 군의관이 ‘작전 수행에 문제가 많으니 군대에 오지 마라’고 해 못 간 것”이라며 “사실을 폄하·왜곡해 말하는 것이 안타깝다. (병역 비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황 전 총리는 또 ‘친박(친박근혜) 프레임’으로 인해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과거 자신이 사형을 구형한 미 문화원 방화 사건의 김현장씨와 친구가 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김현장씨가 과거의 잘못된 친북 노선을 바꾸고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따르는 변화를 겪은 후 다시 만났다. 헌법가치와 민주적 기본질서를 따른다면 적과 같은 분도 친구가 될 수 있다”며 “저와 정치적 입장을 달리했지만 좋은 친구로 지내는 분들이 있다. 마음을 열고 화합하면 가능하다”고 했다. 최근 홍준표 전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통합진보당 해산은 황교안이 아닌 박근혜의 업적’이라는 취지로 비판한 데 대해선 “통진당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정당이라고 생각해 해산해야 한다고 제가 박 전 대통령에게 건의한 것”이라며 “어려운 건의를 드려 대통령이 결정한 게 전부”라고 설명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노력해도 흙수저” 청년층 굳어지는 계급론

    “노력해도 흙수저” 청년층 굳어지는 계급론

    ‘노력하면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청년이 최근 4년 새 15% 포인트가량 떨어져 이른바 ‘수저 계급론’ 인식이 고착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13년과 2017년 통계청의 사회조사를 분석한 결과, 자신의 계층 이동 가능성을 높게 본 30세 미만 청년이 2013년 조사에서는 53.2%로 절반 이상이었지만 2017년 조사에선 38.4%로 14.8% 포인트 감소했다고 9일 밝혔다. 부의 대물림이 고착화되면서 청년들의 계층 인식 변화가 수치로 확인될 만큼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청년들의 이런 인식에는 가구 소득과 거주 형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계층이 한 단계 상승할 가능성에 대한 청년 인식은 월 가구소득 100만원 미만인 가구보다 500만~700만원인 가구가 3.1배 높았다. 또 임대주택 거주자보다 자가주택 거주자가 1.3배가량 높았다. 이런 경향은 해가 갈수록 뚜렷하게 나타났다. 월 가구소득이 700만원 이상인 가구에 속한 청년층은 100만원 미만의 가구에 속한 청년층에 비해 주관적 계층의식(자신이 속한 계층에 대한 의식)이 한 단계 높아질 가능성이 2013년 5.2배에서 2017년 8.2배로 크게 증가했다. 보고서는 “주관적 계층 의식 결정에서 개인의 능력보다 외부에서 제공되는 자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않는 게 계층 이동에 더 유리하다는 청년층의 새로운 인식도 관찰됐다. 2017년 조사를 분석한 결과 청년들은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오히려 안 하는 것에 비해 계층 상승 가능성을 0.8배 낮춘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첫 취업이 계층 이동의 징검다리보다는 함정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이런 인식이 최근 정규직 등 좋은 일자리로 가고자 졸업을 유예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금수저·흙수저 등 ‘수저 계급론’의 고착화는 다음 세대의 계층 이동에도 영향을 미쳐 사회발전의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짓누르는 적폐 뿌리 뽑자… 세상을 바꾸면 내 삶도 바뀐다”

    “짓누르는 적폐 뿌리 뽑자… 세상을 바꾸면 내 삶도 바뀐다”

    # 1987년 1월 박종철 열사, 그해 6월 이한열 열사의 죽음이 도화선이 된 6월 항쟁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얻어냈지만 그 값진 승리를 노태우 정권이 가져가 ‘미완의 혁명’으로 불린다. 그러나 2016년 겨울~2017년 봄 사이 연 1700만명이 183일 동안 밝힌 촛불은 불의한 권력, 부패한 정치를 탄핵하고 기득권이 세운 낡은 체제를 바꿀 희망의 씨앗을 뿌렸다. 박종철·이한열 열사가 그 겨울 광장의 촛불을 봤다면 뭐라 말했을까. 두 열사의 가상 대담 형식을 빌려 촛불혁명이 바꾼, 그리고 바꿔 갈 민주주의의 모습을 그려 봤다.박종철 촛불의 함성에 눈을 뜨니 30년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 혁명의 광장 한복판에 작은 촛불로 서 있었어요. 화염병도 아닌 촛불을 들었는데 전율이 흘렀죠. 촛불 시민들이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진리를 주권자의 존엄으로 증명하며 시대의 대반전을 이뤄내고 있었어요. 이한열 돌아보니 동학농민들이, 독립운동가들이, 4·19의 의인들이, 스무 살 거리에서 함께 싸운 젊은 동지들이 촛불과 한 몸이 돼 마주 걸어가고 있더군요. 3·1운동 이후 100년의 경험과 기억이 이 새로운 혁명을 끌고 가고 있었어요. 박종철 우린 그것을 공동체의 기억이라고 부르지요. 내면에 흐르던 좌절의 기억과 시대의 모순이 만든 상처가 위기의 순간 각자도생으로 분리된 개인을 견고하게 묶어 촛불연대를 만든 것이죠. 그 자리에 모인 모두가 똑같은 목소리를 냈던 것은 아니에요. 평화집회를 두고도 의견이 분분했으니까요. 하지만 광장의 시민들은 그 ‘다름’과도 함께 했죠.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모여 화음을 만들어냈어요. 비정규직, 해고당한 노동자, 장애인 등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어요. 그해 겨울 촛불 광장은 민주주의의 현현이었어요. 이한열 박종철 열사의 형 박종부씨가 12차 촛불집회 때 연단에 올라 한 말이 생각나네요. “이제 곧 저는 살아오는 종철이를 만날 겁니다. 시퍼렇게 되살아오는, 살아서 돌아오는 민주주의를 만날 겁니다. 저는 종철이를 부둥켜안고 고맙다고,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고, 다시는 쓰러지지도 말자고 말할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 반드시 승리합시다.” 박종철 세월호 아이들, 공권력에 죽임당한 백남기 농민, 용산 철거민 등 작고 힘없는 이들의 혼백이 그날 광장에서 다시 살아난 듯했죠.이한열 30년 전 6월 항쟁 때도 우리는 ‘연대’했는데, 왜 미완의 혁명으로 그쳤을까요. 나와 내 친구들은 최루탄 앞에서도 꺾이지 않았고, 고향도 출신 학교도 제각각인 직장인들이 ‘넥타이 부대’라는 이름으로 직장이 아닌 거리로 뛰어나왔어요. 시민들은 자동차 경적을 울리고 손수건을 흔들었죠. 박종철 독재를 무너뜨리는 데까지는 성공했으나 확대된 민주주의의 공간을 채울 새로운 시대정신을 만들어 내지 못해서였기 때문이 아닐까요. 민주화 이후에도 30년 가까이 박정희 시대의 ‘잘살아 보자’는 성장 담론이 한국사회를 지배했죠. ‘잘산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 물음과 성찰이 부족했어요. 그러다 보니 분명히 물질적으로는 풍요해졌는데 삶의 내용은 빈약해지고 양극화의 고통이 줄기는커녕 더 커진 것이죠. 내일의 희망이 없는 청년들은 이를 ‘흙수저’, ‘헬조선’,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란 말로 표현한다지요? 이한열 정치권도 항쟁 정신을 받아안지 못했죠. 당시 야당 지도자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단일화하지 못해 결국 대통령 자리가 신군부 출신 여당 후보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돌아갔어요. 박종철 하지만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다 스러진 나의 죽음과 시위 도중 최루탄에 머리를 맞은 이한열 열사의 죽음이 헛된 것은 아니었어요. 6월 항쟁 때 혁명의 시간을 경험한 청년들이 2017년 어머니, 아버지가 되어 자녀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다시 한번 혁명을 이뤄냈으니까요. 이한열 확실히 6월 항쟁 때와 달리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온 이들이 다양했어요. 영국 로이터 통신도 ‘학생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부부들이 군중 곳곳에서 보였다. 대규모의 평화적인 행진이었다. 이전 시대의 양상과는 달랐다’고 보도했어요. 외신도 연령대와 계층이 다양해진 새로운 형태의 시위에 관심을 보였죠. 박종철 저는 그것을 직장과 가정의 일상에서 시작된 민주주의라고 부르고 싶어요. 한 사람 한 사람이 내 삶을 망치는 것들과의 분투를 통해 일상에서 민주주의로 훈련된 것이죠. 결국 민주주의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인간답게 대접받는 세상을 위해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없애 가는 과정이거든요. 이한열 예. 30년 전 우리가 독재 정권 하나 타도하자고 거리로 나선 게 아니듯 2017년의 촛불도 낡고 부패한 정권 퇴진을 넘어 새로운 삶, 새로운 시대정신을 원했기에 광장에 모인 것으로 생각해요. 박종철 저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촛불혁명의 도화선이 됐지만 광장을 메운 시민들이 외친 ‘이게 나라냐’라는 절규의 기저에는 노력해도 달라지지 않는 현실에 대한 폭발할 듯한 분노가 쌓여 있었다고 봐요.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돈도 실력이야, 네 부모를 원망해”라는 말로 가난해서 자식한테 미안한 부모의 마음에, 박탈당한 청춘의 울분에 불을 붙였죠. 이런 마음이 모여 ‘기회의 평등’과 ‘과정의 공정’이란 새로운 시대정신을 제시했어요. 이한열 기회의 평등과 과정의 공정은 민주주의를 일컫는 또 다른 말이기도 해요. 지난 역사가 증명했듯 내 삶의 주도권과 의사 결정권을 극소수 기득권에 빼앗긴다면 민주주의는 길을 잃고 말 거예요. 박종철 촛불혁명이 새로운 시대정신을 잉태했다고는 하나 그것을 완성한 것은 아니에요. 얼마 전 태안화력발전소의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김용균씨가 안전 매뉴얼마저 지켜지지 않은 일터에서 처참하게 숨졌어요. 2016년 구의역에서 홀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사고로 숨진 김모군의 가방에도, 김용균씨의 가방에도 컵라면이 들어 있었죠. 밥 한 끼 제대로 챙겨 먹을 시간도 없이 하청 노동자란 이유로 위험에 노출된 사업장에서 일해야 했어요. 위험의 외주화를 막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며칠 전 겨우 국회를 통과했죠. 법 개정까지 28년이 걸렸어요. “우리 용균이와 같이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을 살려 달라”는 김용균씨 어머니의 호소가 법안 통과를 끌어냈어요. 이한열 너무나 참담한 일이에요. 우리 사회 곳곳에는 제2의 김군이, 또 다른 김용균씨가 있어요. 곳곳에서 낡은 구조가 개인의 삶을 짓누르고 무너뜨리고 있어요. 70년간 이 나라를 지배해 온 기득권 동맹체의 뿌리는 너무나 깊고 단단해요. 3·1운동 이후 100년을 마감하고 촛불혁명으로 향후 100년을 열어젖힌 촛불 시민의 삶은 이 적폐의 뿌리를 뽑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해요. 나를 짓누르는 게 무엇인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면 무엇도 바꿀 수 없어요. 박종철 그런 면에서 향후 100년의 민주주의는 안과 밖 동시의 혁명으로 설계해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세상을 바꾸는 것은 곧 내 삶을 바꾸는 것이니까요. 이한열 정권이 바뀌었다고는 하나 개인의 삶에는 당장 큰 변화가 없을 거예요. 하지만 우린 촛불 혁명을 경험한 역사적 존재들이에요. 나라를 나라답게 세우는 개혁이 지난하더라도 전환의 계곡을 낙오자 없이 벗어나 함께 봉우리에 오를 수 있다는 굳은 믿음이 있다면 굽이치더라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혁명은 곧 끈질긴 저항이니까요.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불온(不on)한 회의] 쌀딩크 매직 박항서 ‘와우내’상… 남북 정상 오른 천지 ‘자만추’상

    [불온(不on)한 회의] 쌀딩크 매직 박항서 ‘와우내’상… 남북 정상 오른 천지 ‘자만추’상

    해마다 이맘때면 이불 두르고 채널 돌려 가며 가요·연예·연기대상 시상식을 보는 것이 소소한 즐거움이었습니다. 한 해를 정리하는 의식과도 같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불온(不on)한 회의도 시상식을 준비했습니다. 온라인을 웃기고 울리고, 때론 분통 터지게 한 이슈를 골랐습니다. 상 이름은 올해 ‘핫했던´ 신조어로 붙여 봤습니다. 몇 개나 알고 있는지 맞히면서, 쏠쏠한 재미를 느껴 보세요. ●국민놀이터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은 뉴스의 시작이자 중심이었습니다. 온갖 사연과 제보, 정책 제언이 넘쳐났고, 지난해 8월부터 71개 청원이 ‘한 달 내 20만명 참여´라는 기준을 넘겨 정부 답변도 받았습니다.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윤창호법’, 빙상연맹 감사와 권역외상센터 지원을 이끌어 낸 성과도 올렸습니다. 하지만 월드컵에서 실수한 축구선수를 조롱하는 인신공격, 명예훼손 등도 적지 않아 논란이었습니다. 고심 끝에 ‘TMI상’을 드립니다. ‘투 머치 인포메이션’(Too Much Information·너무 많은 정보)에서 옥석을 가리는 지혜가 필요해 보입니다.●캡틴흥 지난 6월 ‘세계 1위’ 독일과의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 손흥민(26·토트넘)은 속이 뻥 뚫리는 사이다 쐐기골을 선보였습니다. 50m를 ‘폭풍 질주’해 골키퍼 없는 골망에 꽂아 넣은 그 장면 말입니다. 두 달 뒤 손흥민은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캡틴’으로 변신했습니다. 득점보다는 황의조, 이승우, 황희찬을 밀어 주며 이타적인 플레이를 선보였죠. 결과는 금메달, 그리고 병역특례. 매일매일 멋진 활약이 들려와 흐뭇합니다. 역시 ‘월클인싸’상이 제격입니다. ‘월드클래스 인사이더’, 우리흥 아니면 누가 받나요.●천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세 차례 만났습니다. 지난 4월 군사분계선을 넘나든 첫 만남도 감동이었고, 옥류관 평양냉면 공수 작전이 펼쳐진 판문점 만찬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구름 한 점 없이 새파란 하늘을 그대로 품은 천지를 최고로 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궂은 날이 많아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천지에서 손을 맞잡은 남북 정상의 모습, 역시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입니다. 비록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은 무산됐지만 평화와 통일의 물꼬를 텄으니 내년에는 더 자주 만날 수 있겠지요. 남북 정상과 천지에는 ‘자만추´상을 드립니다. 인만추(인위적인 만남 추구), 아만추(아무나 만남 추구)보다는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합시다.●쌀딩크 매직 베트남 국민영웅, ‘갓항서’ 등 어떤 수식어를 갖다 붙여도 모자란 박항서 감독. 외교관 백명 몫을 하고 있다면 과장일까요. 23세 이하 아시아축구연맹(AFC) 선수권 준우승, 아시안게임 축구 4강 진출, 10년 만의 스즈키컵 우승, 16경기 연속 A매치 무패…. 올해 베트남 축구 역사를 죄 바꿨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부상 선수에게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양보하고 아픈 선수의 발을 직접 마사지해 주는 자상함, 스즈키컵 우승 격려금을 베트남 불우이웃과 축구발전에 써 달라며 전액 기부하는 통 큰 선행까지. 이에 ‘와우내’상을 선사합니다. 와우(WOW)라는 말이 절로 나오니까요.●골목 백선생 수요일 밤마다 인터넷 게시판을 들었다 놓는 ‘본격막장빌런히어로힐링드라마’가 있습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입니다. 책임감도 절박함도 위생관념도 없는, 도대체 왜 장사를 시작했는지 모를 사장들에게, 백종원 대표가 채찍과 당근을 절묘하게 구사하며 그들을 조련합니다. 올해 SBS 연예대상도 기대해 봅니다. 일단 불온한 회의는 박항서 감독과 공동 ‘와우내´상을 보냅니다. #올해의_참스승 ●홍카콜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전무후무한 캐릭터입니다. 6·13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홍 대표가 종신 대표를 해야 한다”며 응원했는데, 정작 같은 당 후보들은 그의 지원 유세를 거절하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졌죠. 선거에 참패하며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그렇게 좋아하던 페이스북 정치도 안 하더니, 최근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컴백했습니다. ‘TV홍카콜라’는 개국 열흘 만에 13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모으면서 대단한 화력을 보입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체코에서 북측과 접촉했다”처럼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인 것처럼 얘기해 벌써 ‘가짜뉴스 제조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에게는 ‘싫존주의’상이 어떨까 싶네요. ‘싫어하는 것도 존중해주자’는 생각입니다. 혹시 이 상이 싫으시다면, 그 역시 존중하겠습니다.●방탄과 아미 국가대표 아이돌, 방탄소년단(BTS) 신드롬이 어마어마했습니다. 올해에만 두 차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고, 빌보드 뮤직 어워드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각각 소셜 아티스트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지난 9월에는 유엔총회에서 “자신을 사랑하고 목소리를 내라”는 리더 RM의 진정성 있는 호소가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10월에는 나라에서 주는 화관문화훈장도 받았습니다. 국내 최연소 수훈 기록입니다. BTS는 늘 이런 공을 팬클럽 아미에게 돌립니다. 아미라는 날개 덕에 훨훨 날 수 있다는 겁니다. 연말 시상식을 휩쓴 BTS에게 무슨 상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그냥 ‘하고싶은거다해’.●6411번 버스 정치판을 시커먼 고기 판에 빗대고, 적폐청산을 정치보복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그럼 청소가 먼지에 대한 보복이냐”고 재치 있게 반문하던 정치인이 있었습니다. 쉽지만 가볍지 않은 그의 말 덕에 대중은 쉽게 이해하고 웃었습니다. 노회찬, 그는 지난 7월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와 함께 유명해진 버스가 있습니다. 6411번. 2012년 진보정의당 대표 수락연설에 등장했지요. 서울 구로에서 출발하는 6411번 첫 차를 가득 채운 청소노동자들, 투명인간과 같은 그들에게 우리의 정치는 얼마나 닿아 있는가, 노회찬은 자성하며 투명인간들의 당을 만들겠다고 외쳤습니다. 폭풍눈물과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롬곡높 ●마닷 낚시와 영어실력, 먹성으로 인지도를 높인 래퍼 마이크로닷. 부모의 사기 도주 의혹으로 한순간에 추락했습니다. 피해자 가족들이 빚에 허덕일 동안 마닷의 가족은 뉴질랜드에서 여유로운 이민 생활을 즐겼다는 사실에 대중은 분노했습니다. 마닷을 계기로 래퍼 도끼, 가수 비, 개그맨 김영희 등 연예인 가족 사기 의혹이 잇따라 불거졌습니다. 마닷은 “책임지겠다”면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뒤 가족과 함께 한 달 넘게 잠적한 상태입니다. 마닷에겐 ‘훔친수저’상을 드립니다. 금수저·흙수저 연장선 어딘가에 있을 훔친수저. 지금의 자신이 있기까지 많은 피해자의 눈물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엽기갑질 부자들의 갑질 횡포가 유난했던 한 해였습니다. 상반기에는 대한항공 일가의 갑질 동영상과 녹취파일로 떠들썩했습니다. ‘땅콩 회항’ 조현아씨 동생 조현민씨의 ‘물벼락 갑질’로 시작됐지만 모친 이명희씨의 욕설과 폭행이 진짜 충격이었죠. 하반기 갑질은 ‘위디스크’ 실소유주 양진호씨 지분이 대부분입니다. 사무실에서 직원 뺨 때리기, 석궁으로 산 닭 쏘기 등 섬뜩한 엽기 행각으로 온 국민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들에게는 ‘법블레스유’상을 드립니다. ‘법의 가호를 빌다’, 법 때문에 참은 분들이 적지 않았을 테니까요. 정리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박보검X송혜교 ‘남자친구’, 화제성도 하락세… ‘스카이 캐슬’에 1위 내줘

    박보검X송혜교 ‘남자친구’, 화제성도 하락세… ‘스카이 캐슬’에 1위 내줘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가 시청률 이어 화제성에서도 하락세를 보이며 JTBC ‘스카이 캐슬’(SKY 캐슬)에 1위를 내줬다. 17일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12월 둘째주 TV화제성 순위에 따르면 ‘스카이 캐슬’은 드라마 부문에서 ‘남자친구’를 2위로 밀어내고 처음 1위에 올랐다. 극중 흙수저 학생 김혜나 역을 맡은 김보라가 출연자 부문 10위에 오르는 등 드라마와 출연자에 대한 관심이 고르게 상승했다. 반면 ‘남자친구’는 지난주 점유율 15.39%에서 이번주 14.28%로 하락하며 2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남자친구’는 최근 5~6회 시청률이 전국 평균 8%대(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에 머물며 3~4회의 9%대보다 하락한 바 있다. ‘남자친구’의 화제성은 2위로 밀려났지만 박보검과 송혜교는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출연자 부문 1위, 2위 자리를 지켰다. 박보검은 4주 연속 1위, 송혜교는 3주 연속 2위에 자리했다. 드라마 부문 화제성 3~10위까지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tvN), ‘황후의 품격’(SBS), ‘복수가 돌아왔다’(SBS),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JTBC), ‘나쁜 형사’(MBC), ‘계룡선녀전’(tvN), ‘톱스타 유백이’(tvN), ‘신의 퀴즈: 리부트’(OCN) 순으로 나타났다. 출연자 부문에서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현빈이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3위를 지킨 가운데 장나라(‘황후의 품격’), 유승호(‘복수가 돌아왔다’), 박신혜(‘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조보아(‘복수가 돌아왔다’), 김유정(‘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윤균상(‘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김보라(‘스카이 캐슬’)가 뒤를 이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7급 PSAT 머리 좋아야 유리하다고? 9급 고졸 진입 어려워져?

    7급 PSAT 머리 좋아야 유리하다고? 9급 고졸 진입 어려워져?

    2021년부터 7급 국가직 공채에 공직적격성시험(PSAT)이 도입되고 내년 상반기엔 9급 국가직 시험 선택과목 변경이 발표된다. 지방직 시험도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는 ‘전문성 강화’를 목표로 현 시험 체계를 대대적으로 손질하겠다고 했지만 공무원시험 준비생(공시생)들 사이에서는 “흙수저에게 남은 단 하나의 계층 이동 사다리가 붕괴될 것”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PSAT는 ‘머리 좋은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시험’이라는 인식과 수학이나 과학, 사회 등 고교과목이 시험과목에서 빠지면 고졸 인재들의 공직 진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많은 취업준비생이 공시에 희망을 걸고 있는 만큼 개편 방향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7급 PSAT 내년에 유형풀이 가능” 국가직 7급 시험에 PSAT 도입이 논의된 것은 지난해 1월부터다. 당시 김동극 인사처장은 “2021년부터 7급 국가공무원 공채 필기시험에 PSAT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개편을 예고했다. 다만 인사처는 수험생들의 혼란을 의식한 듯 이에 대한 추가적인 언급을 피해 왔다. 올해 8월에야 “2021년도 7급 공채부터 필수 과목(국어·한국사)을 PSAT로 대체하고 한국사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으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PSAT를 치르는 시험은 행정직·기술직 5급 공채와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5·7급 민간경력자 채용, 지역인재 7급이다. 국가직 7급에 PSAT가 도입된다는 소식이 들리자 “그렇다면 지역인재 7급과 같은 난이도의 문제들이 출제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현재 지역인재 7급은 5급 공채와 똑같은 문제로 시험을 치른다. 합격 기준만 다를 뿐이다. 5급 공채는 3개 영역(언어논리·자료해석·상황판단)에서 각각 40점 이상, 합산 평균점수가 60점 이상이어야 한다. 지역인재 7급은 3개 영역에서 각각 40점 이상만 맞으면 1차 시험을 통과할 수 있다. 인사처는 7급 PSAT 문제를 5급 공채보다 쉽게 출제할 방침이다. 인사처 관계자는 “응시생 연령대가 높은 5·7급 민간경력자 채용 PSAT가 5급 공채보다 쉬운 것처럼 7급도 현행 5급 공채보다 낮은 난이도로 출제된다”고 밝혔다. 내년 하반기에는 예시 문제를 배포하고 2020년에는 모의고사도 치를 계획이다. 문제 출제는 다른 PSAT와 마찬가지로 국문학·통계학·수학 전공 교수로 하거나 다른 전문가 집단에서 출제위원과 성적위원을 분리해 선발한다. 출제위원이 실제 문제의 20배수가량을 뽑으면 성적위원은 이 가운데 시험에 나올 문제를 고른다. ●“‘성실함’이 최대 무기가 되지는 않을 것” 수험생과 전문가들은 PSAT가 도입되면 이른바 ‘머리가 좋은’ 사람이 합격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문제의 성격상 책상에 앉아 얼마나 성실하게 시험을 준비했느냐보다 지능지수(IQ) 테스트처럼 본래 가진 능력과 자질에 따라 점수가 좌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사처가 “PSAT를 도입하며 오랜 시간 공시에 매달리는 장수생이나 고시 낭인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보는 것도 전문가들의 판단과 같은 맥락이다. 2년째 7·9급 공채를 준비하는 이민경(32)씨는 “대다수 공시생들은 PSAT가 IQ테스트와 같은 시험이라고 본다”면서 “주변에 5급을 준비하던 친구들도 1차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면 일찍 시험을 접곤 했는데, 이는 ‘노력해서 고득점을 받을 수 있는 시험이 아니다’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험제도가 바뀌는 2021년 전에 공시에 합격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PSAT 체제에서도 계속 수험생활을 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인사처는 PSAT가 지능과 관계가 있다는 건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반박한다. 인사처 관계자는 “5급 합격생들을 조사한 결과 60% 이상이 시험을 혼자서 준비했다고 답했다. 이는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혼자서 충분히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암기를 토대로 한 주입식 문제의 현행 시험과 비교하면 PSAT는 직무 적합성이 높고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할 수 있는 시험”이라고 강조했다. 합격자들 사이에서도 PSAT에 대한 의견이 갈린다. 5급으로 입직한 중앙부처 공무원 A씨는 “수험가에서는 ‘PSAT형 인간’이라는 단어가 통용될 만큼 유독 PSAT를 잘 치르는 수험생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PSAT에 나오는 법조문이나 그래프, 수치자료 해석 문제들은 실제 공직 현장에서 많이 쓰이는 것들이어서 예전 방식의 시험보다 실효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7급으로 입직한 4년차 중앙부처 공무원 B씨는 “장수생이나 고시 낭인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미래를 걸고 시험을 준비하는 취준생에게 ‘출구’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머리 나쁘면 7·9급 공무원도 못하는 세상이 되면 대다수 젊은이들은 무슨 희망을 보고 살아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정진우 인제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PSAT 영역 가운데 숫자와 계산이 많은 자료해석 분야는 고교 졸업생이나 문과 출신 대학생에게 불리한 시험일 수밖에 없다”면서 “3개 영역 가운데 두 가지를 선택해 치를 수 있는 방안 등을 강구해 일부 전공자에게 유리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9급 선택과목서 고교과목 폐지” 앞으로 9급 공채에서 선택과목 내 고교과목(수학·과학·사회)이 폐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이명박 정부 시절 고졸 인재 입직 기회를 늘리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처지에 놓인 셈이다. 9급 선택과목 개편이 내년 상반기에 발표되지만 2~3년의 유예 기간을 둬 당장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빠르면 2022년 공채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처는 폐지해야 할 이유로 전문성 약화를 들었다. 김판석 인사처장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세무직은 고교과목을 선택해 입직한 신입 공무원들에게 세법이나 회계학을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고교 졸업생을 배려하면서도 직무 전문성과 연계할 수 있도록 내년 상반기까지 정부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성 강화라는 목표를 이루려면 9급 시험에도 PSAT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급 응시생 상당수가 9급 시험도 함께 지원하기 때문에 이들의 수험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다만 인사처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김 처장은 “짧은 시간 동안 한꺼번에 시험 체계를 바꾸면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9급에 PSAT 도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고졸 인재 채용을 위한 특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회과목을 가르치는 위모 학원강사는 “공시에 고교과목이 도입되고도 고졸자의 공직 진입은 전체의 2%에도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9급 공채에 ‘고졸자 의무할당 비율’과 같은 특단의 제도가 만들어지지 않는 한 전문성 강화와 고졸 인재 채용이 함께 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불온(不·on)한 회의] 계급질 욕하면서 그 계급 욕망하는… 혹시 나도 ‘내로남불’?

    [불온(不·on)한 회의] 계급질 욕하면서 그 계급 욕망하는… 혹시 나도 ‘내로남불’?

    최근 며칠을 관통한 단어를 꼽으라면 ‘계급’이라고 하겠습니다. 흙수저·금수저가 상징하는 ‘신계급사회’라는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재력과 권력이 자연스럽게 동일시되는 사회입니다. 다만 이번엔 스스로를 ‘1등 신문’이라고 주장한 언론 사주의 10살짜리 손녀의 막말이나, 재력을 자랑하던 연예인들도 부모의 과거 행적이 드러나면서 계급이 공고화한 한국 사회의 암울한 현재를 들여다보게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불온(不on)한 회의’에서는 계급이 만들어낸 오늘의 현상을 논해 봤습니다.부장: 청소년의 5명 중 1명은 ‘감옥에 가더라도 10억원을 준다면 부패를 저지를 수 있다’고 했다는 설문조사도 있었는데. ‘돈이 곧 권력’이라는 게 더욱 선명했던 한 주가 아닐까.진호: 자각하지 않아서 그렇지 아니었던 적이 없어요. 돈이 있으니 계급이 높고, 자신보다 가난한 사람들을 하대해도 된다는 것은 굉장히 천박한 인식이죠. 하지만 최근 연예인의 부모가 채무를 불이행했다고 주장하는 글들이 이른바 ‘빚투’로 불리며 올라오고 있는데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가수 도끼가 보여준 태도가 그랬어요. 유민: 처음 의혹이 불거졌을 때 ‘모친은 사기를 친 적이 없고, 잠적할 이유도 없다’고 해명했지만, 그 과정에서 1000만원을 자신의 ‘한 달 밥값’이라고 지칭했습니다. 자신에게는 적은 돈인데, 그걸 갖고 피해자가 생떼를 쓰는 것처럼 느껴지게 해 반감이 들었어요. 결국 피해자에게 변제해 원만하게 해결했다고 하지만 그의 사고방식은 적잖이 실망스러웠습니다. 부장: 가수 마이크로닷(마닷) 역시 부모가 사기 혐의로 고발당했고, 그 비난이 마닷에게까지 미치면서 연대책임 논란까지 불렀다. 유민: 한국에서 연좌제는 1980년대 폐지됐지만 이 건은 심정적인 연좌제라고 할까요. 피해를 본 사람이 존재하는 이상, 부모의 채무라 하더라도 그들이 대중의 인기, 이미지로 먹고사는 연예인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비난하는 건 어느 정도 이해가 돼요. 사안별로 정도는 다를 수 있겠지만, 마닷의 경우 초기엔 “사실무근이며 법적 대응하겠다”고 강경하게 나왔는데, 부모의 문제를 가족 모두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나오고 있고. 그러다 보니 부정적인 반응이 생길 수밖에 없는 거죠. 진호: 재력이 어떻게 이루어졌느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문제점인 것 같아요. ‘어떻게’에 대한 자각이 있다면 그러한 행동을 하지도 않을 사람들이죠. 부에 대한 책임감이 없는 거죠. 부장: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상류층의 사회적 책임보다는, 자신이 가진 것들을 누리기만 하는 게 보통이지. 책임감 따위는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부모들이 쌓은 재력 위에서 성장한 자식들의 일탈, 갑질이 사회문제가 되는 거고. 조선일보 손녀의 경우처럼.달란: 그 기사를 다룰 때 ‘미성년자 보호’, ‘부당한 인권침해 폭로’ 사이의 고민이 있었죠. 최초 보도를 한 MBC는 후자에 무게를 둔 거 같아요. 이번 건이 기존 갑질과는 다르다고 판단한 거죠. 재밌는 건, 네티즌들은 언론사들이 그 애가 미성년자라서 기사를 안 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동업계 일이라 침묵했다는 거죠. 포털에서 기사가 잘 보이지 않게 손을 썼다는 음모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어요. 언론사를 향한 불신이 두텁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진: 최초 보도 당시 MBC 보도 하나로만 해당 사실을 확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안에 담긴 변조된 목소리가 그 아이가 맞는지 알 수 없는데 무작정 받아쓰기엔 조심스러워서 바로 쓰지 않은 것도 있어요. ‘양진호 폭행’ 영상 같은 경우는 뉴스타파, 셜록에서 영상을 공개하고 확인한 후에 쓸 수 있었지만. 진호: 조선일보 손녀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보도하지 않는 게 이 아이를 보호하는 걸까요. 한번쯤 고민해야 하는 지점이지만 그것이 그렇게 큰 딜레마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손녀는 철없는 애가 아니라 일종의 거울이죠. 그 집안, 그 정도 부를 가진 사람들의 실제 정신수준을 보여주는 거니까요. 달란: 보도해야죠. 재벌가, 부유층의 자녀 교육이 뭐가 잘못됐는지 취재해보고 싶어요. 세진: 모든 보도가 완결성 있게 나갈 수는 없어요. 아이의 발언이 보도가 되고 그 이후에 이러한 문화에 대해 파헤치는 기획기사가 나올 수 있겠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바람직했던 것 같아요. 이 손녀가 커서 ‘제2의 조현아’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차라리 지금 이런 문제가 불거진 게 다행일 수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과 달리 이 아이는 이런 일이 없다면 그 행동이 잘못인 줄 모르고 크게 될 가능성이 높은 거니까요. 달란: 위기관리의 기본이 신속한 사과인데 그런 면에서는 방정오 TV조선 전무의 사과문은 효과가 있었나 봐요. 딱 넉 줄, 진정성이 느껴진다고 보긴 어렵지만…. 딱히 문제 삼을 수 없게 물러나겠다고 했고, 그러면서 사태를 확 진정시켰으니까요. 진호: 속도 면에서는 언론사답게 행동했지만, 매우 오만하다고 느꼈습니다. 정부기관이 아닌데 ‘대국민사과문’이라니요. 부장: 사실 이 아이의 태도가 단순히 재력가 아이의 문제라고 볼 수 있을까. 그렇지 않아 보이는 게, 보통 가정에서도 ‘쟤는 아빠가 없으니까’, ‘임대주택에 사는 집 애니까’라는 이유로 계급과 계층을 나누고 있지 않나. 세진: 아이들이 학교에서도 기간제 교사, 정규직 교사 나눠서 차별한다고 하잖아요. 저는 아파트가 다르다고 선을 긋고, 다른 아파트에 사는 주민 아이들과 못 어울리게 하는 주민들에 대해 굉장히 비판적인 입장이에요. 유민: 방 전무를 댓글로 비난하는 사람들 중에는 ‘임대아파트 애들이랑 다니지 말라’고 교육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거죠. 빈부격차를 사람의 질로 평가하는 인식과 그것을 주입하는 것, 반드시 재벌 집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겠죠. 달란: 꼭 그렇게만 볼 건 아니에요. 모든 아이들을 다 포용하면서 가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부모가 되면 우리 아이가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렸으면 하는 바람이 생겨요. 아이를 위험에서 보호하고 싶으니까…. 탈선의 가능성, 위험에 처할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고 싶은 거죠. 며칠 전에 사회부가 ‘부동산계급’에 대해서 다뤘죠. “임대주택 사는 걔, ‘캐슬’ 사는 우리 애랑 같은 길로 못 다녀” 기사였는데, 독자에게 전화가 왔어요. 임대주택에 산대요. 기사에 등장하는 몇몇 용어를 모르는데, 기사로 인해 단어를 인지하고 아이가 상처받을까 봐 걱정된다는 거였죠. 사는 곳에 따라 서열을 매기는 삐뚤어진 현상을 다룬 기사였지만, 이런 문제 제기에 공감했습니다. 사회부에서도 후속 조치를 취했어요. 진호: 내 아이를 보호하겠다는 인식은, 완전할 수 없어요. 그런 인식들 속에서는 보호한답시고 간 곳에서도 그곳의 기준에 따라 차별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으니까요. 심정적인 부분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연 그것이 아이를 진정으로 위하는 일일지는 사회적으로도, 각 가정에서도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세진: 주거를 이유로 차별하지 말자는 법 개정안이 발의됐다는 건 참 씁쓸한 일이에요. 인간에 대한 존중은 너무나 상식적이며 기본인 건데 자연법의 영역까지 법의 적용을 받아야만 실현 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나 싶어서요. 진호: 조선일보, 대한항공 등 3세, 4세들의 갑질을 비판하는 댓글을 쓸 때는 도덕적이고, 자식을 가르칠 때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현실이니 마냥 비난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도덕률이라는 것이 도덕 책에 글자로만 존재하지 않고 부모님의 가르침 속에 살아 있을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것조차 없어진 느낌이에요. 달란: 우리가 방 전무를 욕하면서도 우리 역시 그의 딸이 가질 법한 인식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있다는 거죠. 유민: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죠. 방정오 딸 욕하면서 자기 자식들한테는 또 다른 차별을 주입하고 있으니까요. 저를 비롯해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해요. 정말 부끄러워야 하는 것은 재산이 아닌 인성이 가난한 것이니까요. 정리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원내대표 경선 앞둔 한국당… 최대 화두는 ‘당원권 정지’

    김영우 “젊은 대표” 나경원 “강하게 투쟁” 유기준 “종합적 리더” 유재중 “밀알 될 것” 자유한국당 차기 원내대표를 뽑는 선거가 다음달 11일 이전에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후보군에 포함된 의원 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통합과 전진’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원내대표 경선 출마 후보를 초청해 각종 현안을 질문했다. 모임은 하마평에 오른 10명에게 참석을 요청했지만 이날은 나경원·유기준(이상 4선)·김영우·유재중(이상 3선) 의원만 모습을 나타냈다. 가장 먼저 정견발표에 나선 김 의원은 “저 같은 흙수저 출신의 젊은 원내대표가 선출된다면 그것 자체로 당의 이미지가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요즘 야당의 존재감이 없다는 얘길 많이 듣는데 저는 과거 당 대변인으로서 정권 교체를 이룬 경험이 있는 만큼 부드럽지만 강하게 투쟁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유기준 의원은 “이제는 지장인 관우와 덕장인 유비를 합친 것 같은 종합적 지도자가 나와서 당이 처한 엄동설한의 상황을 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재중 의원은 “뼈를 깎는 심정으로 당을 쇄신하고 당 지지율을 높이는 데 밀알이 되겠다”고 밝혔다. 원내대표 선거 분위기가 무르익으며 당원권 정지 해제 문제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민경욱 의원은 이날 “당원권 정지와 관련해서 단일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한국당 윤리위원회 규정 22조는 기소될 경우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을 정지토록 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구속기소된 최경환·이우현 의원과 불구속기소된 원유철·홍문종·권성동·김재원·염동열·이현재·엄용수 의원 등 9명의 당원권이 정지돼 있다. 반면 똑같은 기소상태지만 이완영 의원은 지난해 당 화합 차원에서 당원권 회복 조치를 받았고 이군현·홍일표·황영철 의원 등은 바른정당 시절 기소가 이뤄진 탓에 한국당 복당 후 규정을 적용받지 않았다. 당원권이 정지되면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모두 박탈된다. 선거 국면에서 당원권 정지 문제가 꾸준히 거론되는 이유다. 일례로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해 경선에서 단 1표 차로 과반을 득표해 결선투표 없이 당선됐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청년, 저출산·고령사회에 대비한 주택정책 강화해야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하려면 공공과 민간 부문에서 다양한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한국주거복지포럼이 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주거복지 로드맵 1년과 이정표’ 토론회에서 박미선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높은 주거비 부담으로 지하, 옥탑방, 고시원 등 ‘지옥고’에서 불안정한 주거생활을 하는 20대가 늘고 있다”며 “부모 의존도가 커지면서 도움을 받지 못하면 근로빈곤층으로 전락하고, ‘흙수저론’이 고착돼 청년층의 상실감과 체념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생애주기상 과도기적 단계인 청년이 다음 생애주기로 이행할 수 있도록 정부가 앞장서 윤활유를 공급하는 데에 정책 목표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청년 주택 공급을 주도하되 ‘복지 의존적’ 삶이 되지 않도록 저리 대출이나 일시적 지원 등 자립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청년주택에 대한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주택임대차 피해사례 발생 시 상담과 피해방지 방법 등을 교육하며 전입신고 자동화, 부동산중개수수료 인하 등 청년의 주택 탐색과 계약과정의 불안전성을 낮춰줘야 한다고 박 위원은 조언했다. 저출산·고령사회에 대비한 주거복지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정소이 LH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저출산은 삶의 불안정성 확대에 따른 가치관 변화가 근본적 원인”이라며 “청년의 신혼집 마련 지원과 육아하기 좋은 주거환경을 구축해야 출산율 제고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고령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신체적·경제적 자립도, 가구구성, 주택소유 형태 등 고령자의 다양한 특성을 고려한 주거복지정책을 마련하고 추진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주영 상지대 교수는 “생애주기 관점에서 주거복지 수요의 확충과 세분화가 필요한 그룹은 자녀 양육기 가구와 고령가구로 판단된다”며 “주거복지정책의 지속을 위해 비용 대비 효과성을 평가해보고 새로운 주거복지 지표를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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