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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산꼭지」 소송의 교훈(사설)

    우산꼭지 하나때문에 법정시비까지 갔다가 마침내 승리한 소비자가 있다. 정신적 피해의 대가로 우산값의 30배 가까운 배상을 받게 된 소비자의 통쾌한 웃음은 많은 소비자들에게 덩달아 대상만족을 느끼게 한다. 우리가 이 작은 사건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이 사건속에 우리의 상행위풍토가 지닌 무신경함과 부당함이 압축되어 담겨있기 때문이다. 우선,우산처럼 단순하고도 그다지 작지 않은 상품이 사서 쓰자마자 꼭지가 떨어져나갔다는 사실은,우리 공산품의 불량률이 의외로 높다는 것을 뜻한다. 뜨내기 난전도 아니고 일정한 자리에 점포를 운영하는 업주가,우산값치고는 싼 물건도 아닌 상품을 섬세한 검품도 하지 않고 유통시키려 했다는 사실도 알게 해준다. 이런 허술한 태도는 그 이후의 행동과 긴요하게 인과관계를 맺고 있다. 불량품을 판매한 것에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해이한 생각이 그의 사고구조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생산업체에게까지 전달되려면 중간상을 통로로 할 수밖에 없다. 중간상인이 상품에 대해철저히 검품하고 관찰하는 일을 미리 한다면 소비자의 불만은 상당부분 예방될 수 있고,사전 품질감시로 우리 산업의 결정적인 약점인 뒷마무리의 정밀도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불만을 호소하는 소비자에게 12번이나 헛걸음을 시키고도 『귀찮게 하지 말고 고소할 테면 해봐라』라고 응대했다는 대목도 우리의 상거래풍토가 가진 지층의 단면을 엿보게 한다. 회를 거듭함에 따라 분노와 치욕과 오기가 축적되어 소화불량성 궤양증세로까지 발전하는 고통을 소비자에게 주고도 원인에 대한 반성없이 『귀찮게 구는』 것만 비난했던 흔적을 읽을 수 있다. 특히 이 사건이 1심에서 패소했을 때 피고인 가게주인이 했다는 말은,우리의 많은 상인들의 상행태를 결정하는 중요한 의식구조의 노정인 셈이다. 『내가 실수로 불량품을 팔긴 팔았지만,이런 걸 가지고 소송까지 할 수 있느냐』라고 한 말이 그것이다. 상인도 불량품을 파는 「실수」를 할 수 있다. 문제는 그것을 처리하는 과정에 있다. 해야 할 응분의 노력을 가볍게 제쳐놓고 피해자의 몫을 「그까짓일」로치부해버리는 데 도덕적인 흠이 있다. 발단단계에서는 사소한 「그까짓것!」이 법정까지 가는 게 인심이다. 일본인들이 우리를 우습게 보며 자기들을 따라잡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우리의 약점이 있다. 「괜찮아 습성」이 그것이다. 아무 것에나 턱없이 대범하여 『그까짓거 좀 그러면 어때. 괜찮아!』하고 매사에 대강대강 넘어가기 때문에 선진기술의 생명인 정밀도를 높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도 우리의 그 약점이 관류되어 있다. 『그까짓걸 가지고 뭘 그래. 괜찮아. 그냥 써!』하려던 것이 상인의 생각이었고 운수사납게 까다로운 노인에게 걸려 일이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아닌 게 아니라 우산꼭지 하나로 소송까지 가는 것은 지겹도록 집요한 사람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 까다로움이 우리에게 준 교훈은 크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우리의 느슨하고 결과적으로 정의롭지 못한 상거래질서의 속성을 깊이 반성해볼 계기를 주었기 때문이다.
  • 소련 반체제 사진작가 세르게이 멜리코프

    소련 반체제 사진작가 세르게이 멜리코프씨(34)가 소련내 정치범 수용소의 실상과 인권유린의 현장을 폭로하기 위해 경남대학교(총장 박재규) 초청으로 15일 한국에 왔다. 반정부 발언으로 지난 82년부터 86년까지 3년6개월동안 타시켄트등 여러곳의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되었던 멜리코프씨는 『그동안 수십년에 걸쳐 소련에서 행해졌던 「인민의 이름으로 인민을 위해서」라는 서두로 시작된 인민체제하의 수많은 정책들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났는가를 한국인들에게 여실히 보여주기 위해서 왔다』고 자신의 방문 목적을 밝혔다. ◎“소 「수용소군도」 참상 알리겠다”/수용소 수감중 몰래 찍은 사진 1백여점을 휴대/「관련문서」 한국서 책으로 출판,전시회도 계획 수용소생활 동안 비밀리에 찍은 사진 1백여점을 가져온 멜리코프씨는 『소련의 정치범 수용소는 1918년 레닌의 명령으로 북극의 백해연안 솔로베츠키섬에 처음으로 건설된 이래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던 지난 86년초까지 존재하고 있었다』며 『현재는 불로 태우고 불도저로 밀고산을 새로 만드는 등 지형을 아예 바꿔 그 흔적을 거의다 없앴는데 그같이 역사의 흔적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죽음을 무릅쓰고 처참한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고 말했다. 수용소에서의 학살행위가 가장 심했던 것은 스탈린시대로 이 시대에만 4천만명이 수용됐으며 그 가운데 70∼80%는 죽었다고 밝히는 멜리코프씨는 『인종학살을 감행한 스탈린은 소련내에서도 공식적으로 범죄자로 인정되고 있다』며 『이를 방조한 국제법도 책임이 있고 이같은 행위는 법적 시효에 관계없이 단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소련에서는 최근까지 스탈린시대의 여러가지 방법들이 그대로 익숙하게 행해져 왔으며 지금 민주적 변화가 일고 있기는 하지만 민주주의자들과 스탈린식 사회주의자들간의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자신이 돌아본 수용소중 1947년부터 53년까지 정치범을 수용했던 마가단 수용소에는 어린이 수용소가 별도로 있었으며 그곳에서 죽은 수백명에 달하는 어린이의 신발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타시켄트의 현대식 형사범수용소에서는 18∼19세의 소년범들에게 군사훈련을 시켜 아프간전선으로 보내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오래된 수용소에는 죽은 사람들의 해골이 즐비하게 널려 있었으며 대부분 두개골이 톱으로 잘려져 있는 것이 일종의 생체실험에 이용된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레닌그라드에서 태어나 레닌그라드대학에서 언론학을 공부한 뒤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민간단체인 「소련 어린이기금」부설 아무르발행국의 대외관계 부장직과 소련문화기금 하바로프스크지국의 지도위원직을 맡아 소련 극동지방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멜리코프씨는 소련거주 한국인들에 대해 『매우 어려운 환경속에서 끝까지 인내로 버텨 지금은 땅도 많고 잘살고 있다』고 전하면서 『한국과 소련의 극동지방과는 역사적 문화적으로 더 활발한 교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관계강화를 위해 하바로프스크시에 한국문화센터 창설을 제의했으며 이것인 성사된다면 센터부지를 제공해줄 수도 있다고 했다. 또 은행설립,한국학교 설립,한국출판사의 설립 등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실제로 소련의 새 헌법에 따라 한국인들의 문화기금이 설치돼 있기 때문에 이같은 분야에의 지원이 가능하다』고 했다. 최근에는 산악관련 사진을 찍고 있으며 중국의 텐산산맥을 주제로한 사진집과 동북아시아 지방을 주제로한 사진집을 일본에서 출판할 예정이라는 멜리코프씨는 『그동안 찍은 사진들과 입수해온 수용소 관련 비밀문서들을 「러시아묵시록」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에서 출판하고 또 전시회도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련의 정세를 묻자 그는 『이렇게 자유스럽게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이 오늘날 소련정치의 현실을 말해주는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그는 부인 멜리코마야 볼리나씨(29)와 딸 나스차양(2)과 함께 16일 마산으로 내려가 그곳 경남대에서 학생들에게 1917년 소련 공산혁명 이후 후르시초프시대까지의 소련 정치의 잔학성에 대해 강연을 한 뒤 오는 18일 출국할 예정이다.〈나윤도기자〉
  • 수배 20대 폭력배/암장체로 발견

    【이천】 11일 경기도 이천군 장호원읍 청이천 모래밭에 성남시 폭력조직 「국제마피아」파 행동대원 김성천씨(22ㆍ서울 강동구 신천동 시영아파트 70동302호)가 머리에 공기총을 맞고 암매장된 변시체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부검결과 김씨의 머리 뒷부분에서 공기총탄환 7개와 파편1개,오른쪽 이마에 삽으로 맞은 듯한 흔적을 발견하고 김씨가 폭력조직 내의 원한관계 또는 상대폭력조직의 보복으로 살해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성남시 일대 폭력조직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 “위대한 몽골리안”… 칭기즈칸 복권운동 한창(깨어나는 몽고:2)

    ◎민족혼 “재점화”/민주화 바람 타고 “민족적 영웅” 추앙/“침략자”로 격하 70년만에 명예회복/배지ㆍ달력등 기념품 불티…묘찾기 작업 본격화 영하 15도에 매서운 한풍까지 심하게 몰아치던 4월1일 정오 울란바토르 시중심가에 자리한 야달트(승리) 극장앞. 약 5백명의 군중이 마이크 앞에서 외치는 연사들의 연설 내용을 듣고 있었다. ○행사장마다 추모행렬 군중이나 연사 모두가 추위에 아랑곳 않는 진지한 표정들이었다. 『칭기즈칸은 우리 몽고민족의 위대한 영웅입니다. 2백만 몽고 인민공화국 국민은 물론 중국의 내몽고나 다른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우리 민족들은 이제 칭기즈칸의 정신밑에 하나로 뭉쳐야 할 때가 왔습니다』 연사의 말이 끝나자 우뢰같은 박수소리가 터져 나온다. 또 다른 연사가 등장. 『늑대를 잡으려고 초원 한 곳에 불을 질렀으나 그 늑대는 다른 넓은 초원으로 달아 났습니다. 소련은 칭기즈칸 정신을 말살시키려고 그에 관한 책이나 사적을 없애고 한낱 전쟁 미치광이로만 선전했습니다. 그렇지만 그의 정신,몽고인의민족적 자긍심은 초원을 끝없이 달리는 늑대처럼 굳세고 힘차게 우리 가슴속에 살아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칭기즈칸을 위해 만세를 부릅시다』 『칭기스칸 만세!』 『만세!』 ○“칭기즈칸 정신” 강조 곧이어 쇼열엘덴(발전하는 사회)이란 록그룹이 등장,칭기즈칸을 칭송하는 노래를 부르자 군중들도 모두 따라 합창을 했다. 추운 날씨속에 계속된 이 집회는 「칭기즈칸 추모사업회」 발족을 위한 것이었다. 연단앞에 걸린 거대한 그의 초상화가 후손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날 집회는 몽고의 저명작가 도초도르치를 비롯,시인ㆍ언론인ㆍ학자 등 지식인들이 주관했다. 흔히 외국인들이 「칭기즈칸」(Khan)이라고 부르는데 대해 몽고 사람들은 틀린 발음이며 「칭기즈한」(한)이 정확하다고 했다. 칭기즈는 몽고말로 강성하다라는 뜻이며 한은 왕ㆍ지배자를 가리킨다고 풀이했다. 요즘 몽고인들의 칭기즈칸 추모 열풍은 대단하다. 공산당 일당 독재를 폐기시킨 민주화가 민족혼을 불러일으켜 그들의 국민적 영웅인 칭기즈칸의 복권운동으로 점화된 것이다.○관련서적ㆍ사적 없애 추모사업회를 이끄는 작가 도초도르치는 『칭기즈칸의 대형 동상ㆍ기념탑등을 건립하고 그의 무덤을 찾아내 기념박물관을 세우겠다』고 말하고 있다. 울란바토르에 두 곳 뿐인 관광호텔과 단 하나의 외국인 백화점에선 칭기즈칸 배지ㆍ달력 등 그에 관한 기념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지난 1921년 몽고가 소련의 지원으로 공산혁명에 성공한 이후 칭기즈칸은 철저히 무시당해 왔다. 몽고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온 소련으로선 역사적으로 칭기즈칸에 대해 매우 굴욕적인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최초의 국가인 키예프러시아를 1240년 멸망시킨 것이 칭기즈칸의 아들 오고타이이며 이들 몽고 기병은 불과 일주일만의 맹공으로 모스크바를 함락시키고 킵차크한국을 세워 무려 2백40년 동안이나 러시아인들을 노예로 부렸던 것이다. 몽고의 지배로 러시아는 서구의 르네상스ㆍ종교개혁 등 근대화에 필요했던 시대의 흐름에서 완전히 격리된 채 정체의 역사를 밟을 수 밖에 없었다. 울란바토르의 몽고 국립역사박물관장 다바삼부는 『칭기즈칸을 극도로 혐오한 스탈린의 영향을 받아 몽고의 민족 영웅인 칭기즈칸이 지나치게 천대받아 왔다』면서 앞으로 그의 유물과 유적을 모으고 보관하는데 여생을 보내겠다고 강조했다. 이 역사 박물관에는 3층 맨구석에 칭기즈칸의 초상화 하나만 덩그러니 걸려 있을 뿐 더 이상 그에 관한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동상ㆍ기념탑 건립계획 박물관 안내를 맡았던 튤스양에 따르면 몽고라는 표기도 현재 중국ㆍ한국ㆍ일본 등 한자권의 국가에서만 쓸 뿐 다른 곳에선 몽골(Mongolㆍ용감하다는 뜻)로 부른다고 했다. 몽고의 정식 국명도 몽골인민 공화국이다. 몽고란 명칭은 원래 한족 중심의 중국인들이 주변 이민족을 몽매한 야만인라고 경멸하는 뜻에서 붙인 것이라 했다. 또 몽골은 칭기즈칸이 속했던 부족 이름이기도 하다. 어렸을 때 테무친(철목진)으로 불렸던 그가 타타르,나이만 등 다른 부족을 평정,대초원에 제국을 건설함으로써 몽골이란 말이 국명으로 채택됐다는 것이다. ○초상하나만 덩그렇게 튤스양은 또 역사상 모스크바를 점령한 사람은 칭기즈칸과 나폴레옹 두 명 뿐이나 나폴레옹은 그나마 며칠 후 퇴각하면서 공격을 받았기 때문에 비교가 안된다며 칭기즈칸을 추켜세웠다. 아시아에서 유럽에 거쳐 대제국 건설의 기초를 다진 칭기즈칸은 1227년 여름 서하를 정벌하고 돌아오는 길에 현재 중국의 감숙성 진주 육반산에 갔다가 그해 9월 65세로 풍운 가득찬 생애를 마감했다. 그의 시신은 고향땅으로 옮겨져 울란바토르 동북쪽 케룰렌강 주변에 묻혀졌다고 한다. 때문에 최근 몽고에선 그의 묘를 찾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정확한 지점이 어디인가는 아직 어림조차 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발간된 몽골리아지는 「칭기즈칸의 무덤은 어디인가?」란 제목의 기사에서 몽고인들이 과거 봉분의 풍습이 없었던 데다 후세 이민족이 시신을 훼손할 것을 우려,칭기즈칸의 묘지 소재를 비밀에 부쳤다고 밝히고 있다. 이 잡지는 당시 칭기즈칸이 묻힌 자리를 1천마리의 말이 밟아 흔적을 없앴으며 그자리에 풀이 무성하게 자랄 때까지 3년동안 몽고기병들이 파수를 보았다고 했다. 또 묘지 넓이는 직경이 30리에 이르고 귀중한 부장품이 엄청나게 많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칭기즈칸」 노래 유행 칭기즈칸의 아들과 동생들은 몽고대제국을 킵차크ㆍ오고타이ㆍ차가타이ㆍ일한국등으로 나눠 통치했으며 손자인 쿠빌라이는 원나라를 세워 북경을 수도로 삼았다. 그러나 이 방대한 대제국도 원의 멸망과 함께 붕괴되기 시작한다. 『용서해주세요 칭기즈칸/우리는 당신의 어두운 면만을 얘기했답니다/그러나 앞으로 우리는 당신을 민족최고의 영웅으로 받들겠습니다』 최근 유행하는 칭기즈칸 노래의 내용이다. 비록 소련의 입김에 의한 것이긴 하지만 조국에서 조차 제국주의자ㆍ전쟁광으로 낙인 찍혀 멸시 당했던 칭기즈칸. ○낙후 몽고에 새 활력 그러나 초원을 휩쓸고 있는 민주개혁의 열풍으로 다시 몽고 국민들의 우상이 된 그가 공산주의로 찌들리고 낙후된 이 나라의 내일에 어떤 형태든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란 점을 부인할 수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울란바토르=우홍제특파원〉
  • 민정계 과반수 확보… 당 주도권 장악/민자당 당무위원 인선의 안팎

    ◎다선 우선ㆍ지역 안배 원칙… 각료 제외/초ㆍ재선 10명… 「세대교체 시도」 첫 발 민자당은 19일 당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당무회의를 구성,당의 기본골격을 마무리 함으로써 창당 1개월여만에 본격적인 당무활동에 들어가게 됐다. 당무회의는 당헌 당규 및 정강정책개정권 및 대통령 후보 제청권,국회의원 후보 심사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어 앞으로 1주일에 한번 정도 소집될 정례회의 등에서는 주요 현안에 대한 당론 결정과정에서 당내 계파간의 다양한 목소리를 조정ㆍ처리하는 토론장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민정ㆍ민주ㆍ공화 3계파간의 세력배분비를 현시화하는 이번 당무위원 인선을 둘러싸고 각계파간의 갈등과 이해대립이 여느 당직인선 못지않게 첨예화하는 진통을 겪었다. 특히 각계파 내에서도 계파별 중간보스에 포함되느냐의 여부를 놓고 계파내 의원 및 원외인사들 간의 각축도 치열하게 전개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당초 예상됐던 대로 50석의 당무위원자리중 외부영입 케이스인 5명을 제외한 45명을 확정한 이날 인사에서는민정ㆍ민주ㆍ공화 3계파의 배분비율을 24대13대8로 결정,민정계가 과반수를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민주ㆍ공화계는 민정계의 과반수 점유에 반대,끝까지 이들 양계파에 1∼2석씩 더 배분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해 향후 당운영이 민정계에 의해 주도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인선기준은 계파별 사정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대체로 ▲다선 우선원칙 ▲지역균형 ▲당연직을 제외한 당직 및 각료직ㆍ국회직해당자 제외 등의 원칙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날 임명된 45명중 당연직 7명(노태우 대통령을 제외한 2최고위원과 최고위원 대행,당3역,정무1장관)을 제외한 38명을 선수별로 분류해 보면 ▲4선이상 10명 ▲3선이상 15명 ▲재선이상 4명 ▲초선 6명 ▲원외 3명 등으로 초선ㆍ재선의원도 상당수 포함돼 세대교체를 시도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3당통합 이전 당대표ㆍ고문 등을 지낸 채문식(6선),박준규 의원(7선))과 원외의 김명윤ㆍ최재구씨 등 9명을 당무위원에서 제외시키고 별도의 고문단을 구성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할 수 있다. 또 당연직인 노태우 대통령을 당무위원에서 제외한 것과 관련,4월 전당대회 이후의 당지도체제를 총재­대표최고위원­최고위원 라인의 단일집단체제로 정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의석비율에 따른 배분(27대11대7)을 주장했던 민정계는 3선 이상 의원만도 22명에 달해 전직대표위원 등 5명을 고문단으로 배정해 인선의 숨통을 텄고 국회상임위원장 등에게는 상임위원장과 당무위원중 택일의사를 물어 최종조정. 따라서 이날 당무위원에 포함되지 않은 김현욱(외무ㆍ통일위) 오한구 의원(내무위) 등 현 상임위원장과 정종택 김용태 장영철 정창화 이민섭 김중권 김기배 의원 등은 5월 국회직 개편때 상임위원장 유임 및 내정이 확실시 되고 있고 박준규 고문은 국회의장으로 내정된 상태. 지연태 의원(2선)과 임방현 전 중앙위 의장은 호남 안배차원에서 포함됐고 월계수회 소속의 전국구 초선인 나창주 의원은 박철언 사단의 일원으로 막바지에 합류했다. 3당 통합결정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던 이춘구 전 사무총장은 신당내의 위상과 관련,한때 현 당지도부와의 소원한 관계 등으로 당무위원 멤버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으나 당3역 출신을 제외시킬 명분이 서지 않는데다 당내 화합차원에서 포함됐다는 후문이다. ○…이번 인선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은 민주계는 당초 17명의 몫을 주장했다가 13명으로 낙착되자 대체로 중진위주로 인선,탈락된 직계재선급 의원들의 반발 등 후유증이 심각할 전망이다. 당내 중진으로 국회 상임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박용만(행정) 황낙주(동자) 신상우 의원(보사) 등에 대해서는 김영삼 최고위원이 최근 직접 불러 국회직 관계자는 이번 인선에서 제외 시켰음을 설명하면서 집안단속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5월 국회직 개편때 일부 당무위원들과 이들의 자리가 맞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재선의 김동규 의원과 초선의 황병태ㆍ김덕용 의원은 3당통합 추진 및 통추위 참여 등과 관련한 논공행상으로 중진반열에 끼었다. 또 김수한ㆍ강인섭 전 부총재는 민주계 원외 주요인사에 대한 안배 케이스로 포함됐다. 그러나 문정수ㆍ김봉조 의원 등 김최고위원의 직계들이 이번 인선에서 제외돼 이들에 대한 배려가 향후 관심거리다. 김재광 국회부의장은 국회직을 맡은 의원은 제외된다는 원칙을 무시하고 특별 배려해 3당통합 직후 민주계가 흔들릴때 김부의장이 도와준데 대한 빚을 갚은 것으로 해석. ○…공화계는 한때 7석으로 굳어지는 듯 했으나 지난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16일 1∼2석 추가배정을 강력하게 요구,1석을 늘렸다. 전국구 초선인 김인곤 의원이 포함된 것이 다소 의외로 지역(광주) 배려 차원과 함께 그동안 김종필 최고위원과의 인연 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공화계에서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용운(건설) 이대엽 의원(교체)은 본인들이 당무위원보다 상임위원장 유임의사를 피력,국회직개편때도 그대로 남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최재구 전 부총재와 김효영 전 전당대회의장도 한때 당무위원 후보로 올랐으나 원외까지 배려하기는 할당된 몫이 너무 적어 고문단 멤버로 변경. 민정ㆍ공화계는 이미 향후 국회직 개편을 염두에 두고 이번 당무위원 인선과정에서 국회직대상자와 당무위원대상자에 대한 교통정리를 끝냈으나 민주계는 현역 상임위원장은 일단 모두 당무위원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원칙을 적용,국회직개편때 일부 조정될 것이 확실하다.
  • 히로뽕 사범 연76%씩 폭발적 증가/형사정책연구원의 분석과 대책

    ◎수요 늘자 양산체제로… 폭력조직이 장악/90%가 주사기 사용,AIDS확산 우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1일 펴낸 히로뽕에 관한 종합연구보고서 「메스암페타민(히로뽕)사범의 실태와 대책」은 우리나라의 히로뽕문제를 「급성전염병이 전파되는 양상」이라고 진단하면서 나름대로 다각적이고 종합적인 대응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 연구보고서에서는 지난해 4월 현재 우리나라의 히로뽕 남용인구를 13만명으로 추산,현재와 같은 증가ㆍ확산추세를 방치한다면 오는 92년쯤이면 1백만명선에 육박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경고를 하고 있다. 이는 인구40명에 1명꼴로 멀지않아 바로 우리주변에도 히로뽕 중독자가 있게 된다는 얘기다. 이 보고서는 특히 우리나라 히로뽕중독자들의 90%정도가 정맥주사를 쓰고있는 사실에 비추어 히로뽕남용집단이 AIDS(후천성면역결핍증) 감염의 「온상」이 될 것이라고도 지적하고 있다. 조사결과 우리나라 히로뽕사범은 90%정도가 2명이상의 집단을 이루어 1회용주사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습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수부장검사팀이 제시한 히로뽕문제의 전망과 대책을 간추려 본다. ▷전망◁ 마약ㆍ대마ㆍ향정신성의약품(히로뽕 등 )을 일컫는 마약류사범은 지난 80년부터 10년동안 연평균 20%정도 증가에 그쳤으나 유독 히로뽕사범은 연평균 76%의 높은 증가율을 보여 가히 「기하급수적」이라 할만하다. 히로뽕사범인 전체 마약류 사범가운데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80년에는 10.5%에 불과했지만 88년에는 86%에 이르렀다. 히로뽕은 이미 국내 전지역ㆍ전계층에 퍼져 있는데 우선 공급측면에서는 국내재고량이 계속 유통되고 제조규모의 거대화,폭력조직에 의한 공급독점,신종약물의 확산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부산지역에는 80년대초 일본수출용으로 제조된 뒤 80년대 중반부터 우리나라와 일본이 동시에 단속을 강화하자 선적되지 못한 재고가 상당량 남아 있어 당국의 감시가 완화될 때마다 시중에 공급되고 있다. 히로뽕이 널리 확산되기 전만해도 영세제조업자들이 공급을 전담했으나 최근 수요가 많아지면서 대량생산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이는 제조기술이 발달한데다 거물급원료공급자의 자본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종전까지는 유흥업소의 이권개입으로 자금을 조달하던 폭력조직이 유흥업소의 영업시간이 제한된데다 폭력사범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새로운 자금원을 물색,채산성이 확실하고 범행은폐가 순쉬운 히로뽕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해 곧 공급을 독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폭력조직과 일본의 폭력단,하와이의 한국계 히로뽕판매조직,미국 본토의 오토바이 갱단이 제휴할 가능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마약시장은 이제까지 아편ㆍ대마ㆍ히로뽕 등에 국한됐었으나 90년대에는 미국에서 널리 복용되고 있는 코카인ㆍLSDㆍ헤로인 등이 보급될 소지가 많다. 우리나라는 아직 주사법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나 주사흔적을 없애고 환각속도를 높이기 위해 하와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흡연법과 일본ㆍ태국의 정제형 복용법도 서서히 등장하고 있다. ▷대책◁ 약물남용의 근본원인을 이루는 문제들,즉 빈곤ㆍ실업ㆍ불평등ㆍ소외계층ㆍ향락산업의 팽창 등 부정적 요인이 다각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나아가 수사와 검거활동,예방교육과 치료,갱생지원과 국가간 협력 등이 하나의 연결고리를 이뤄야만 문제를 호전시킬 수 있다. 우선 공급억제 측면에서는 공항과 항만의 밀수입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고 제조기술자와 전과자의 명단을 파악,이들이 더이상 히로뽕에 손대지 않도록 특별관리를 해야 한다. 특히 제조기술자를 범죄의 유혹으로부터 보호하려면 취업ㆍ결혼ㆍ질병치료ㆍ자녀교육ㆍ주택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하며 이들을 위협하는 폭력조직에 대한 단속이 필요하다. 또 중독자의 사후관리에 중점을 둬 현재 여러곳에 분산 수용돼 있는 남용사범들을 한곳에 모아 치료와 교육을 병행하고 출소후의 보호관찰을 강화해야 한다. 기업이나 공무원들의 정기건강진단때 약물복용검사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회적으로는 학교교육ㆍ국민교육을 통해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마약중지동맹」같은 단체를 만들어 사회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 줄잇는 불온 유인물 누구의 소행인가/그 실태ㆍ내용과 수사 방향

    ◎김정일 찬양 일색… 지령받은 범행으로 추정/활자체,경인지역 급진 노동운동단체 유인물과 동일/「연쇄방화 사건」 배후 조직과 연계 가능성도 최근 북한 김정일의 생일을 전후해 이를 찬양하는 유인물이 나돌고 플래카드까지 나붙어 공안당국은 물론 국민들까지 긴장시키고 있다. 김정일의 48회 생일인 지난 16일을 전후해 전국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 이 유인물들은 시간이 갈수록 발견 횟수와 배포량이 늘고 있다. 경찰은 이 유인물들이 김정일 찬양 일변도의 내용을 담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학생등 운동권과는 별개의 조직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그러나 이 유인물을 제작,배포하고 있는 조직으로 자처하고 있는 반제청년동맹과 남도주체사상연구회의 실체를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은 이 유인물 등이 최근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고있는 연쇄방화 사건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유행하는 점으로 미루어 두 사건의 배후조직이 밀접한 연계성을 지닌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하고 있다. 이 유인물들은 주체사상의 논리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김일성ㆍ김정일 두 부자의 개인 미화에 더 주력하고 있는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실태◁ 올들어 발견된 유인물과 플래카드 등은 모두 10여종 3백여점으로 집계되고 있다. 반제청년동맹 또는 남도주체사상연구회 명의로 된 이들 유인물등은 지난 1월11일 상오 7시30분 경남 마산 양덕동 한일합섬 정문옆에서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만수무강을 기원합니다」라고 적힌 가로 2백50cm 세로 90cm 크기의 플래카드가 올해 처음 발견된 이후 하루 이틀 간격을 두고 전국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난 17일에는 행인의 통행이 많은 마산 터미널옆 3층 건물 벽에 김정일 생일을 찬양하는 대형 플래카드까지 나붙어 놀라게 했다. 또 지난 15일 하오 2시15분쯤에는 진주 경상대 학생회관 입구에서 「주체혁명의 위대한 계승자 김정일동지 탄생 48돌 경축」이라는 내용의 벽보가 붙었으며 같은날 동국대 고려대 단국대 원광대 등 대학과 구로공단 전철역,성남시 인하병원 구내,전남 광주 충장로와 YMCAㆍYWCA 앞길의 공중전화박스,울산시내 등 모두 15곳에서 김정일 생일축하 유인물이 발견,신고됐다. ▷내용◁ 최근 발견되고 있는 유인물들은 이구동성으로 김일성과 김정일을 찬양하고 있다. 지난 1월14일 경남 진주 상대동과 경상대 총학생회에서 발견된 남도주체사상연구회의 강령이라는 유인물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만수무강을 기원합니다」라는 제목아래 「민족의 태양 김일성 장군님께서 창시하시고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선생님께서 발전 풍부화시키시는 영생불멸의 주체사상을 깊이 연구학습하며 각계각층 민중속에 널리 전파하는 것을 사명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분석 및 수사◁ 경찰은 이들 유인물들을 제작ㆍ배포하고 있는 반제청년동맹과 남도주체사상연구회가 일단 학생등 운동권과는 별개의 조직으로 북한과 직간접으로 연결돼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이들 두 조직이 전혀 흔적을 찾을 수 없으며 ▲향도성ㆍ우뢰성등 사용하는 용어와 어투가 한국과 큰 차이가 있으며 ▲주사파 학생들의 경우 주체사상 또는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사에 대한 강조에그칠 뿐 김일성ㆍ김정일 개인에 대한 끝없는 존경심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같이 추정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지난 18일 평양방송이 『남한의 주체사상연구소조가 서울ㆍ충남 일대에서 김정일 생일축하 유인물을 배포했다』고 보도함에 따라 이들 조직들이 북한의 직간접 지령에 의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이들 두 조직의 강령과 유인물 배포지역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두 조직이 상호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도 보고 있다. 경찰은 또 유인물 발생시기 및 유인물 활자의 특징ㆍ북한방송 인용등을 들어 남도주체사상연구회가 주체사상 선전소조의,반제청년동맹이 지하지도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 두 조직 명의의 유인물에서 사용되고 있는 활자의 형태가 경인지역 급진 노동운동단체명의의 유인물 활자체와 같으며 반제청년동맹결성 선언문이 같은 지역에서 발견된 점을 중시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지금까지 발견된 유인물 이외에도 더 많은 유인물이 뿌려진 것으로 보고 시민들의 신고를 당부했다.
  • 고르바초프「인종분쟁 위기」 극복할까/크렘린의 진화 시나리오 분석

    ◎“민족문제 해결에 「예외」는 없다” 강경/“지도부 권위 손상땐 개혁차질” 인식 아제르바이잔공화국의 민족분규가 일주일째 유혈충돌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크렘린 당국이 취할 향후 대응방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초 충돌발발 지역인 나고르노 카라바흐 자치주와 수도 바쿠에서는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민족간 충돌로 벌써 6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계속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5일 나고르노 카라바흐지역의 비상사태 선포에 이어 17일 현지 진압병력에게 발포명령이 시달됨으로써 소련당국이 일단 무력진압쪽으로 방침을 잡은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 당국은 발포결정이 자위를 위해 부득이한 조치였다는 점과 함께 그동안 진압군이 최대한 자제를 해왔다는 점을 애써 강조함으로써 이번 결정이 내려지기까지의 고심한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두 민족간의 충돌이 점차 장기화ㆍ내란양상으로 악화될 조짐을 보이자 소련내 언론 등 일각에서는 비상사태 확대선포 등 고르바초프에 단호한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들이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방측 일부에서도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당국이 강제진압에 나서야한다는 권고가 나오고 있다. 이 지역에서 질서회복을 위해 공권력을 투입하는 것을 과거 소련체제의 인권탄압식 무력사용과 같은 맥락에서 보는 것은 곤란하다는 논리가 제기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고르바초프는 발포결정을 내리기 하루전 소련을 방문중인 케야르 유엔사무총장과 만나 이례적으로 개혁정책에 대한 서방의 이해와 협조를 구해 서방측의 여론에 신경을 쓰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고르바초프는 어떻게 보면 섣불리 무력진압에 호소했을 경우 생길 부작용을 너무 잘알기 때문에 끝까지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를 기다렸다고 할 수 있다. 소련의 민족분쟁이 모두 그렇지만 이 지역의 문제도 어제 오늘에 생긴 일이 아니다. 나고르노 카라바흐 지역에서는 지난 2년간 두 민족이 충돌해 생긴 사망자가 1백80명으로 공식집계 돼있다. 당국이 조금 강경하게 나오면 주춤했다가 때만 되면 다시 가열되는 악순환의 연속인 것이다. 그래서 고르바초프는 무력사용이 결코 최선의 해결책이 아님을 잘알고 있었다고 볼수 있다. 자칫하면 실익도 없이 그동안 개혁과정서 쌓아온 평화이미지와 대 서방관계만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는 무력사용을 피하려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미 발트해 3국의 경우에서 드러났듯이 이제 소련의 민족문제는 어느 의미에서 대화와 평화적인 방법으로는 더이상 끌고가기가 힘든 상황이 된 것같다. 페레스트로이카는 그동안 각민족의 자치욕구와 민족의식을 높여주었다. 그리고 정치의 탈중앙집권화 추진은 각지역공화국에서 주민들의 정치참여도를 높여 결과적으로 대중의 조직적인 동원을 가능케 했다. 이것이 발트3국 등에서는 분리독립을 외치는 민족주의 운동으로 나타났고 아제르바이잔에서는 두 민족간의 민족감정으로 폭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 두 민족은 역사적으로 종교적으로 도저히 화합하기 힘든 관계에 있다. 하지만 보다 직접적인 충돌의 원인은 정치ㆍ경제면에서의 페레스트로이카가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아직도 소련지도부 내에는 개혁에 저항하는 보수세력이 여전히 많은 게 사실이다. 이들은 아제르바이잔에서와 같은 혼란이 초래케된 것을 페레스트로이카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이들은 지금의 개혁이 「너무멀리,너무빨리」 진행되고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지금의 속도를 더 늦출 경우 변화를 바라는 세력으로부터 더 많은 저항을 받게 된다는데 고르바초프의 고민이 있다. 이번 발포명령을 비롯,크렘린당국이 민족문제에 대해 취하고 있는 조치들을 두고 볼 때 몇가지 흔들리지 않는 원칙들이 있음으로 알 수 있다. 첫째는 어떠한 국내문제도 고르바초프 자신을 포함한 현지도부의 권위자체에 손상을 주도록 방치되지는 않을 것이란 점이다. 이 점에서 본다면 수십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공권력이 마비되는 내란상태의 상황이 계속 방치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다음으로는 15개의 독립된 공화국으로 구성된 연방공화국으로 어떤 특정 민족의 문제를 「예외적인」 차원에서 해결책을 찾지는 않을 것이란 점이다. 만약 나고르노 카라바흐 같이 어느 특정자치구역의 귀속문제를 임의로 변경시켜줄 경우 소연방 전체가 유사한 요구로 엄청난 혼란을 겪을 것이기 때문이다. 발트3국에서와 같은 분리독립 요구도 같은 차원에서 다루어질 것이다. 물론 이 지역의 사태발전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유동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현단계에서 소련당국의 대응방안 또한 구체적으로 예측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고르바초프가 취해온 입장을 토대로 볼 때 이번 사태가 페레스트로이카 노선자체를 변경시키거나 현지도부의 실권 위기상황으로까지 비화될 것 같지는 않다. 어떻게 보면 개혁과정에서 민족문제는 어차피 한번은 치르고 넘어야할 「예고된 의식」일 수도 있다. 물론 그로인해 개혁의 속도와 폭은 일시적으로 조정이 불가피할 지도 모른다.
  • 외언내언

    머리는 더벅머리이고 얼굴은 시커먼 수염자국이 있는 건장한 젊은이들이 뿌옇고 투실투실한 상반신을 드러낸 채 화면 그득히 비칠 때,보는 사람들은 혐오감이 들었다. 꼭 그렇게 웃통을 벗겨 안방까지 비쳐 보아야 했는가 하는 생각이 저항감을 불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시청자의 호악으로 결정할 일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뿌옇고 기름진 살갗에 뱀이 기어다니 듯 문신을 새긴 몰골들을 보며,싫어도 그들의 정체를 알아두도록 경고하려는 뜻이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문신은 아마도 그 세계의 필수 의식인 모양이다. 일생동안 지워지지 않을 흔적을 몸에다 새겨놓고 그들이 도모하려는 것은 무엇일까. 영화일까,호강일까. ◆그들의 문신에는 공통되게 「악」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고,더러는 일어로도 새겨져 있다. 그들 악행에 몸바친 무리들이 종주국으로 삼는 것은 필시 일본인 모양이다. 문신만 그런 것이 아니다. 예리한 생선회 칼도 보이고 일본도의 예리한 날이 섬광처럼 빛을 내기도 하는 「무기」도 모두가 일본것 들이다. 그것들이 폭력무기로 기능적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조직폭력의 양식이란 것이 일인들의 「야쿠자」를 흉내낸 것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짐작하게 해 준다. 날로 잔혹하고 악랄해지는 죄질도,본래의 우리 민족의 성정에는 없었던 것 들이다. 온갖 못된 것들을 하수구처럼 우리에게 흘려보내는 일본이란 나라가 새삼스럽게 지겹고 고약한 이웃으로 실감된다. ◆그렇기는 하지만,우리 사회의 병리가 그런 것들의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지 않다면 그들이 아무리 수출하려고 한들 될리가 없다. 고리를 취하는 사채업자가 떼인 돈을 받기 위해,노름에 빠진 허랑방탕한 공무원 조차가 폭력배를 「활용」할 지경이니 수요가 끊임이 없는 모양이다. 경찰력이 탄탄치 못하니까 때로는 제법 건전한 사업가도 폭력힘을 업는 모양이다. 사회가 건강해서 폭력같은 것 필요로 하지 않게 될 날이 있을 지…. 아득한 생각이 든다.
  • 외언내언

    중3생 TV흉내 인질극이라는 사건이 보도됐다. 「잘사는 동네 강남에 가서 한탕해 용돈을 벌자」가 목적이고 「TV수사극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한번 해 보았다」가 딱한 이유이다. 사건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매스 미디어 환경과 청소년의 사회화 과정의 문제가 너무 잘 함축되어 있어서 얼른 지나쳐 지지를 않는다. ◆언뜻 보면 TV극들이 문제이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꼼꼼히 따지자면 오늘날 TV극이란 이 사회에 있어서 중심적 영향력을 가진 문화내용물은 아니다. 폭력인질극만 해도 비디오내용물들이 더 자세하고 자극적이다. 만화도 충분히 한몫을 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 사건들도 기억에 남을 만큼 줄 잇고 있다. 거기에다 TV극이 한숟갈쯤 더 얹어주었다고는 말할 수 있다. ◆TV효과 이론에 「배양효과」라는 개념이 있다. 어느 한 미디어의 영향이 독립적으로 특정효과를 낸다는 일은 있을 수도 없고 또 확인할 수도 없는 일이다. 단지 지속적으로 전달될 때 눈에 보이지 않는 영향들이 쌓이고 쌓여서 문화에 흔적을 남긴다고는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기적 배양효과에 대한 연구는 아직 없다. 그저 그러한 연구를 해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연구는 있다. 부모가 TV시청에 대해 행사하는 통제가 무엇보다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그것이다. 부모가 어린이들에게 시청하도록 가이드하는 프로들,부모가 어린이들과 함께 보면서 하는 논평들,그리고 함께 시청하는 시간의 양들,그런 것들이 실제로 영향을 주는 것이고 이것이 어린이들에게 구체적 신념으로 정착되는 것이다 라는 추론이 나와 있고 또 이 견해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점에서 오늘날 다원화되고 있는 미디어들의 접촉에 부모가 좀더 개입해야 할 것이라는 과제가 제기된다. 문화내용물만이 아니라 삶의 환경 자체가 너무 많이 폭력화ㆍ퇴폐화 된 속에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또 부모와 연관없이 던져져 있다. 아이들이 어느쪽으로 갈 것인가의 답안지가 바로 한장 나온 것이다. 심각한 답안이다.
  • 파멸의 「환각파티」/김용원 사회부기자(현장)

    ◎마약의 수렁서 회한의 눈물만… 국내 정상급모델 6명을 포함한 다수의 인기 연예인들이 일망타진된 노량진청과시장 노충량부사장 히로뽕사건은 한 쾌락주의자의 비참한 말로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돈과 명성과 준수한 외모 등 세속적인 행복의 조건을 고루갖춘 한 청년이 어쩌다가 쾌락주위에 탐닉,쾌락이 인생살이 최고의 목표인양 외길을 질주하다가 끝내는 파멸의 종착역에 다다르고 만 것이었다. 서른살 한창 나이의 노충량씨는 한순간에 명예를 모두 잃고 이제부터 얼마가 될지 모를 세월을 회한과 인고의 나날로 보내야만 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함께 구속된 4명의 여자친구와 다음날 구속영장이 신청될 4명,관련수배자 9명 등 상당한 수의 주변사람들의 생활도 파탄으로 이끌었다. 이들 모두 그로인해 마약의 구렁텅이로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노충량씨와 4명의 여자친구가 구속돼 끌려온 9일 하오3시 서울지검 특수2부 채동욱검사실은 여자들의 흐느낌으로 가득찼다. 『어쩔 수 없었어요. 살려주세요』 최검사는 노씨가 동료여자모델들을 하나씩 점찍어 여관 등으로 유인한 뒤 음료수에 몰래 마약을 넣어 이들을 중독자로 만들어 가는 악랄한 수법으로 음란의 길에 동행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채검사는 『남녀 모두 똑같아요. 남자는 새디스트(학대음란증환자)가 되고 여자는 마조히스트(피학대음란증환자)가 되어 환락에 빠져 들었습니다』라고 노기를 띄웠다. 하지만 노씨와 동거까지 한 여자친구의 일기장에는 『한맺힌 인생,환상을 보며 살았지만 돌아가신 아버지의 얼굴이 자꾸 떠오른다』고 적혀있어 노씨의 마수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쳤던 흔적을 읽을 수가 있었다. 또 한 여자친구는 관계를 끊으려 노력했으나 계속하자는 협박을 이기지 못해 결국은 미국인과 국제결혼하는 궁여지책까지 썼으나 출국을 며칠앞둔 이날 검거됐다는 것이다. 그녀 역시 『마수에서 벗어나 정상인처럼 살아가려 했는데 결국 파멸했다. 그××가 원수 같다』고 검사에게 하소연했다. 『인간쓰레기 입니다. 이 사회에서 매장시켜야지요』 담당검사의 말이 추상같았다. 노량진 청과시장부사장,카페7개의 사장,의류수입회사대표,톱모델인 노충량씨. 그는 좋은 집안 출신으로 남성화장품 모델로서 「성공한 남자」의 표본처럼 보였지만 이제 「추악한 악마」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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