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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물관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성혜영 지음

    박물관 하면 우리는 막연히 교육적이고 문화적인 것을 떠올린다.그렇기에 박물관은 왠지 껄끄럽고 만만찮은 공간으로 다가온다.그러나 박물관은 단순히 머리 속에 추상으로 군림하는 고급문화의 장이 아니다.박물관에는 우리의 지난 삶의 구체적 흔적들이 오롯이 담겨 있다.그 무궁무진한 이야기의 숲은 시공간은 다르지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박물관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성혜영 지음,휴머니스트 펴냄)는 박물관학을 전공한 저자가 박물관과 나눈 일종의 대화록이다. 저자는 박제된 유물들의 무덤에 불과했던 지난 시대의 박물관을 우리 삶 속에 살아있는 소통의 마당으로 불러내기 위해 박물관에 말을 걸고 이야기를 끌어낸다. ●박물관의 기원이자 어원 ‘무제이온’ 책은 먼저 진화를 거듭해온 박물관의 역사부터 살핀다.그리스 무제이온 언덕의 흔적을 통해 박물관의 기원을 더듬어보는 것을 시작으로 대영박물관 등 유럽 각국의 국립 박물관을 순례한다.박물관(museum)의 어원인 무제이온(mouseion)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문예·음악·학술을 관장하는 아홉명의 뮤즈 여신에게 바쳐진 신전을 일컫는 말.그 제례에는 회화와 조각품들이 헌정됐고 온갖 공연이 올려졌다.당시의 학문과 예술의 성과들이 집결됐던 무제이온을 오늘날 박물관의 기원으로 삼는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 19세기 영국의 역사학자 토머스 칼라일은 “역사는 문명을 창조했지만 침략자는 문화재를 약탈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인류 문화의 보고’ 대영박물관은 거대한 ‘약탈 전시관’이요 ‘문화제국주의의 신전’이다. ●대영박물관 ‘엘긴 마블스’ 반환논쟁 한창 저자는 대영박물관을 둘러보며 제국의 빛과 그늘을 읽는다.대영박물관은 1753년에 문을 연 세계 최초의 공공 박물관이다.스페인 무적함대와의 해전을 승리로 이끈 1588년 이래 영국은 세계의 패권을 쥐고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자리잡아 갔다.제국주의 정복전쟁은 곧 문화재 전쟁이라 불릴 만큼 세계 각지의 유물은 전승국의 전리품이 됐다.그 최대의 피해자는 약소국으로 전락한 이집트,그리스 등 옛 문명국이었다.“대영박물관에 진짜 영국제는 수위밖에 없다.”는 우스갯소리는 그런 정황을 잘 말해준다. 약탈 유물 중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문화재 반환 논쟁이 한창인 ‘엘긴 마블스’다.이것은 원래 페르시아 전쟁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파르테논 신전 대리석 조각상이다.현재 그리스 정부는 엘긴 마블스의 반환을 위해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보존·전시기술을 보강하는 한편 약탈 문화재의 원산국 반환이라는 국제여론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특히 정치인보다 영화배우로 더 유명한 멜리나 메르쿠리는 엘긴 마블스를 되찾는 데 일생을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영박물관에 필적하는 소장품을 지닌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이나 헬레니즘 문화의 진수를 간직하고 있는 독일의 페르가몬 박물관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그들이 자랑하는 많은 보물들은 낳은 자식이 아니라 기른 자식이다. 그러나 박물관을 진정한 소통의 장으로 만들기 위한 유럽 각국의 노력은 평가할 만하다.이 책은 프랑스를 중심으로 생겨난 에코뮤지엄과 지방자치의 발달과 함께 등장한 유럽 각 지역의 마을박물관 등 주민들의 삶과 박물관을 연계시키려는 운동을 소상히 소개한다. ●프랑스 에코뮤지엄 운동 상세히 소개 ‘에코뮤지엄’이라는 말은 1971년 국제 박물관학회 총회에서 프랑스 환경부 장관 로베르 푸자드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에코뮤지엄은 단순히 친환경적 박물관만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문화유산’을 그것이 태어나고 성장한 환경 속에서 이해하고 소개하고자 하는 뜻이 강하다.노르망디나 부르타뉴처럼 독특한 역사와 자연환경을 지닌 지역에 새로 등장한 지방분권적인 박물관들이 바로 전형적인 에코뮤지엄이다.에코뮤지엄 운동은 ‘68혁명’이라는 지적·사회적 동요를 겪으면서 프랑스 정부가 혼란에 대처하기 위해 시행한 일종의 ‘박물관 요법’이다. 이 책에서는 세계 12개국,44개의 박물관을 찾아간다.우리 삶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만한 주제들을 대표하는 박물관들을 골랐다.예컨대 9·11테러와 관련해서는 아우슈비츠 박물관을 다루고,우리 사회의 이민열풍과 관련해서는 엘리스 아일랜드 이민사 박물관을 소개한다.네덜란드 북부 블레더 마을에 있는 ‘가짜 박물관’을 통해서는 예술의 사회적 의미를 살핀다. 저자는 자기 방식대로 박물관을 사랑하고 즐길 수 있는 길을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왜 아직도 ‘문화’를 가르쳐야 된다고 생각하는 지 모르겠어요.우리 박물관도 하루 빨리 ‘작은’ 유물을 통해 ‘큰’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1만3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23일 TV 하이라이트]

    ●한민족 리포트(밤 12시) 서양문학의 뿌리 속에 동양의 문학을 알린 한국 비교문학자 이상경.‘차이코프스키 음악 계보의 4대 작곡가’로 구소련의 음악가 사전에 올라 있는 한국인 작곡가 정추.핵물리학의 비밀을 한꺼풀 벗겨낸 프랑스 핵물리학자 노만규.2004년 KBS 해외동포상의 인문사회부문 수상자들을 만나본다. ●낭랑 18세(오후 9시50분) 정숙을 바라보던 혁준은 계속 가슴이 뛰자 자신이 정숙을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는다.혁준은 와인에다 양초를 준비해 놓고 정숙에게 고백할 결심을 한다.한편 가영과 만난 정숙은 머리채를 붙잡히고,참다 못한 정숙도 폭력을 쓴다.가영을 납치하려던 제갈파는 얼떨결에 정숙을 납치하는데…. ●대장금(오후 9시55분) 중종의 병세를 놓고 장금과 정윤수는 진단과 처방에서 많은 이견을 보이고 급기야 세력다툼의 양상으로 치닫는다.결국 중전은 고심 끝에 내의정 정윤수의 손을 들어준다.그러나 중종이 심한 복통을 호소하고,장금이 우려하던 증상이 나타난다.결국 중종의 안위는 장금의 손에 맡겨지게 된다. ●백만불 미스터리(오후 7시5분) 무속인의 수가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 난다. 무속인이 되는 것은 신의 부름때문이라는 것이다. 신병과 신내림,그들의 믿음처럼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의 올가미일까? 어느날 갑자기 찾아와 사람의 운명까지 바꾼다는 신내림에 대한 미스터리 속으로 들어가본다. ●경찰24시(오후 10시50분) 자정이 다된 시간,아내가 칼에 찔려 숨져 있다고 신고한 남편.밖에서 침입한 흔적이 없고 굽다 만 삼겹살 등이 널려 있었던 것으로 보아 면식범의 소행으로 수사의 초점이 맞춰진다.형사들은 사건 당일 CCTV 녹화내용 중 피해자와 인사를 나누는 두 여자의 신원파악에 나서는데…. ●기획시리즈 ‘서길수의 고구려를 깨운다’(오후 9시) 연해주에 남아 있는 발해의 흔적을 찾아간다.연해주에서는 현재 러시아와 공동으로 유적 발굴이 진행되고 있다.그 진행과정과 상황,그리고 과연 실제로 발해의 영토는 어디였으며 당시 국제 질서 속에서 어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알아본다. ●백지연의 정보특종(오후 3시20분) 지난 17일 발표된 사교육비 경감대책에서 EBS 수능강의를 실제 수능시험과 연계하겠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긍정적인 평도 있는 반면 현실성에 대해선 다소 유보적인 지적도 있다.EBS 강의로 과연 사교육비룰 줄일 수 있을지 일반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
  • [사회플러스] 최도술 1억 추가수수 확인

    ‘대통령 측근 비리’ 특별검사팀은 20일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비리 의혹과 관련,최씨가 부산 지역의 개인과 기업체들로부터 1억원 안팎의 추가 불법자금을 받은 사실을 확인,돈의 전달 경로와 사용처를 추적 중이다.양승천 특검보는 “검찰 수사에서 밝혀졌던 SK그룹 외에 개인과 기업으로부터 모금한 불법자금이 조금씩 늘고 있다.”면서 “불법자금이 어떻게 와서 최종적으로 어디로 갔는지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특검팀은 또 청주지검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김도훈 전 청주지검 검사가 제출한 전화 녹취록에서 편집된 흔적을 발견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감정을 의뢰했다.˝
  • [책꽂이]

    ●탐험의 역사(루이스 그래식 기번 등 지음,김훈 옮김,가람기획 펴냄) 세계 역사는 탐험가들의 도전의 역사이기도 하다.그들의 무모할 정도의 용기와 도전정신,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이 지상을 한 뼘씩 넓혀왔다.포도주가 넘쳐나는 전설의 빈란드를 찾아 최초로 북아메리카를 탐험한 레이브 에릭손에서,프람호를 타고 미지의 북극 일대를 떠돌았던 프리초프 난센까지 역사를 바꾼 탐험가 9명의 이야기를 소개한다.1만 8000원. ●페미니즘 정치사상사(캐럴 페이트만 등 엮음,이남석 등 옮김,이후 펴냄) 플라톤에서 하버마스까지 14명 철학자들의 정치사상을 여성의 눈으로 재해석.당대의 약자(노예나 여성)를 무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플라톤은 남녀의 차이란 생식 기능상의 차이에 불과하다고 봤던 혁명적 페미니스트로,계약론적 가부장주의자로만 알려진 로크는 맹아적인 형태의 ‘평등권’ 페미니스트로,성평등을 반대한 것으로 돼 있는 루소는 민주주의적 페미니스트로 간주한다.1만 9000원. ●아담과 이브 그후(맬컴 포츠 등 지음,최윤재 옮김,들녘 펴냄) 섹슈얼리티는 프로이트가 ‘세 편의 성욕론’에서 처음 쓴 말로,미셸 푸코가 ‘성의 역사’에서 사용함으로써 친숙해진 개념이다.섹슈얼리티의 역사는 깊다.교회에서 부르는 찬송가는 그 이름을 고대 결혼식에서 불렸던 노래에서 따왔다.찬송가(hymn)와 처녀막(hymen)은 어원이 같다는 사실은 퍽 시사적이다.우리는 전혀 뜻밖의 영역에서도 성을 연상시키는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고대로마의 법정에선 선서를 할 때 자신의 손을 고환 위에 얹고 했다.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바로 휴먼 섹슈얼리티다.2만 7000원. ●한권으로 읽는 드러커 100년의 철학(피터 드러커 지음,남상진 옮김,청림출판 펴냄) 잭 웰치가 제너럴일렉트릭(GE)의 회장이 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피터 드러커에게 달려가 공룡조직 GE를 살릴 수 있는 묘책을 물은 것이라는 일화가 있다.이 책에는 ‘현대경영의 발명자’ ‘매니지먼트의 아버지’로 불리는 드러커 사상의 진수가 담겼다.1만 5000원. ●탈춤의 민족미학(김지하 지음,실천문학사 펴냄) 탈굿 또는 마당굿과 관련된 민족미학의 기본원리를 살폈다.저자가 말하는 민족미학의 핵심은 탈춤의 생성원리인 ‘환(環)’의 사상에 닿아 있다.‘순환하면서 확대되는 고리’로서 ‘환’의 사상이 민족미학의 원형인 탈춤에 깃들어 있다는 것이다.1만 5000원. ●뇌를 단련하다(다치바나 다카시 지음,이규원 옮김,청어람미디어 펴냄) 일본의 대표적인 논객인 저자가 밝히는 교양교육론.‘지(知)의 전체상’을 보라고 말하는 저자는 균형잡힌 입력을 통해 스스로 균형잡힌 뇌로 키워나가는 ‘브레인 빌더(brain builder)’로서의 역할을 강조.“스무살은 자신의 뇌에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라는 주장도 눈길을 끈다.1만 3000원.˝
  • “충북 진천 주먹도끼는 제주 발자국 주인공의 것?”

    “진천 송두리 구석기 유적은 제주 발자국 화석의 주인공이 남겼을지도 모른다.” 고고학자인 이융조 충북대 교수의 조심스러운 추정이다.물론 ‘5000년설’이 나오기 이전의 문화재청 발표대로 제주 사람 발자국이 5만년 전 화석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이 교수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중원문화재연구원은 지난해 11월10일부터 송두리 유적을 발굴했다.이 교수는 조사단장으로 발굴작업을 진두지휘했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송두리 일대의 구석기 유적은 읍내에서 중부고속도로 진천인터체인지로 나가는 길을 넓히는 과정에서 드러났다.17일 마무리된 발굴에서는 1650㎡의 면적에 걸쳐 800여점의 구석기 유물이 나왔다.석영맥암과 석영암으로 만든 주먹도끼·주먹대패·찍개 등이다.특히 20여점의 사냥돌은 이 시기의 수렵행위를 복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귀중한 유물이다. 진천과 제주라는 물리적인 거리에도 불구하고 두 흔적을 남긴 사람들의 연관성을 주장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구석기 유물이 나온 지층은 토탄층의 아래쪽이다.조사단은 지형의 발달단계로 볼 때 최종빙기의 최성기 이전 시기로 판단한다.5만년 전 중기 구석기 시대에서 3만 5000년 전 후기 구석기 시대의 사이에 해당한다. 김종찬 서울대 교수팀이 토탄을 시료로 질량분석이온빔가속기(AMS) 실험실에서 연대를 측정한 결과는 4만 3100년 전으로 나왔다.결국 송두리 유물을 남긴 사람들은 제주 화석과 같은 5만년 전에 근접하는 시기에 살았다는 추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금강 지류인 미호천과 백곡천 유역에서는 최근 구석기 유적이 잇따라 확인됐다.송두리와 이웃한 진천 장관리와 청원 소로리,청주 봉명동 등이다.특히 청주 율량동의 토탄층은 송두리와 비슷한 4만 3000년 전이라는 연대측정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배기동 한양대 교수는 이 지역을 두고 “한국 중기 구석기의 표준유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중기 구석기 문화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이 지역이 중요한 고고학적 자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진천군으로 범위를 좁히면 발굴조사가 이루어진 송두리와 장관리 말고도 상신리와 신정리에서 구석기 유물이 지표조사에서 수습되고 있다.연담리 강가에서는 빗살무늬토기조각 등 신석기 유물도 나왔다.고인돌과 선돌이 폭넒게 분포하는 가운데 최근 사양리와 신월리에서는 청동기 시대 집터도 조사됐다. 바야흐로 이 지역이 한국 선사 유적의 새로운 보고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시론] 학문엔 행운아도 영웅도 없다/황규호 문화칼럼니스트

    한반도 남쪽 끄트머리 제주도 남제주군 대정읍 상모리와 인덕면 사계리 일대서 사람과 동물의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최근 온갖 매체를 다 탔다.‘세계의 기둥’이라는 육중한 코끼리와 날래게 뛰는 말,강중거렸을 새 발자국 등이 함께 발견되었다는 소식은 흥미를 한껏 돋우었다. 문화재청에서 발표한 조사 내용에 따르면,발자국 화석이 보이는 퇴적층은 후기 플라이스토세에 해당하는 약 5만년 전 후기 구석기시대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한다.물 속에서 활동한 화산이 뿜어낸 화산재가 응회암(凝灰岩)으로 채 굳기도 전에 밟고 지나가면서 찍힌 발자국이라는 설명이다.주인공은 오늘의 인류가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로 진화하기 이전 단계의 고인류 호모 사피엔스로 보았다.코끼리 같은 열대성 동물이 발자국을 남긴 것을 보면,당시 한반도의 기후환경은 따뜻했던 모양이다.후기 플라이스토세를 흔히 빙하시대라고 하지만,몇 차례 따뜻한 기후가 있었다고 한다. 제주 발자국 화석 발견은 국내 지질학계의 한 층서학(層序學) 전공학자가 거둔 대단한 수확인지도 모른다.인류의 기원을 ‘남방 원숭이’라는 뜻을 가진 오스트랄로피테쿠스까지 거슬러 올라가 따지면,300만년이 넘는다.그렇듯 기나긴 인류의 역사 속에서 마치 카메라의 스냅샷처럼 순간에 찍힌 발자국을 찾아냈다는 것은 행운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학문은 행운만을 믿고 성취할 수는 없다.이번에 문화재청을 통해 공표한 내용에서는 학문의 지식이나 정보를 추구하려는 노력이 단박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코끼리 뼈화석이 북한 구석기 유적에서만 발견되었기 때문에 제주 코끼리 발자국 화석을 남한 최초의 자료로 부각시킨 것이나,말발굽 자국 화석에서 제주 말의 원형을 추정한 것 등이 그것이다.지난 1979년 충북 청원군 문의면 노현리 석회암 동굴 구석기 유적에서 코끼리 상아를 발굴한 일이 있다.또한 이미 북한 학계가 이른바 ‘상원말’로 명명한 말 뼈화석이 평양 근교 상원군 검은모루 구석기 유적에서 출토되었다. 학문은 모름지기 무르익어야 원숙한 경지에 든다.초조하게 당장 성과를 기대하는 학문 연구는 금물일 수도 있다.1976년 메리 리키가 레이톨리 응회암 지대서 고인류 발자국 화석을 찾아낸 것도 생애를 거의 올두바이 계곡만을 맴돌았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메리는 1978년 들어 또 다른 사람 발자국 화석과 유명한 응갈로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머리뼈를 발견하기에 이른다.레이톨리 사람 발자국 화석 발견은 고인류가 약 360만년 전에 이미 곧게 서서 걸었다는 직립보행(直立步行)의 흔적을 처음으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올해 정초 지중해연안 니스의 라자레 구석기 동굴 유적을 들렀을 때 느꼈던 소회(所懷)가 새삼스럽다.한 동굴 유적을 꼭 40년째 발굴 중이라고 했다.그것도 한 해에 바닥을 2.5㎝ 이상은 건드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그리고 고고학을 전공분야에 따라 잘게 나누고,인접학문인 지질학·고동물학·고환경생물학 등을 전공한 학자들도 발굴조사와 연구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에서 선진학문 풍토를 보았다. 어떻든 발자국 화석 조사활동을 결산하는 자리에 구석기 고고학이 배제되었다.화석 퇴적층 형성기인 제4기(紀)와 후기 플라이스토세가 구석기시대와 맞물려 있음에도 그랬다.그런데 문제는 바로 발표 다음날 지질학계에서 일어났다.한쪽에서 발표내용을 뒤집고 나선 것이다.고발성격이 강한 반론제기는 학문의 정도(正道)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어 입맛이 씁쓸했다.학문에는 행운아도,그렇다고 영웅도 없다는 사실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황규호 문화칼럼니스트˝
  • 특검, 최도술씨 2100만원외 추가포착

    ‘대통령 측근 비리’ 특별검사팀은 9일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비리 의혹과 관련,최 전 비서관이 지난해 청와대 계좌에서 인출한 2100만원이 최씨 매제의 계좌로 입금된 사실을 확인하고 자금의 행방을 쫓고 있다.또 제3의 자금이 청와대의 이 계좌를 거친 단서도 포착,계좌추적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청와대 계좌추적에서 새로운 정황이 드러날 경우 청와대 공식 계좌에 대한 전면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진흥 특검은 “청와대 계좌에서 인출된 2100만원이 청와대 수표 형태로 최 전 비서관의 매제에게 들어가 자금의 행방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최 전 비서관은 지난해 3∼8월 청와대에 재직하면서 삼성물산 등 여러 기업으로부터 4700만원을 받았으며,이 가운데 2100만원을 청와대 계좌에서 수표로 바꿔 인출했다. 양승천 특검보는 이와 관련,“2100만원이 인출된 청와대 계좌에서 플러스 알파(+α) 부분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혀 2100만원 외에 또 다른 자금이 청와대 계좌를 거쳐간 흔적을 확보했음을 내비쳤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썬앤문 그룹 문병욱 회장을 소환,농협 115억여원 사기대출과 불법 정치자금의 추가 제공 및 감세청탁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특검팀은 앞서 지난 대선 전 썬앤문 그룹 본사와 계열사에서 수십억원의 회사 자금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흘러다닌 정황을 포착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閔씨, 5억외 추가수수 포착

    대통령 사돈 민경찬(44·구속)씨의 모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8일 민씨가 경기 이천시에 병원 설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식당·매점 등 시설 운영권을 명목으로 박모(50)씨로부터 5억여원을 받은 것 외에도 3명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를 추가로 포착,9일 이들을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관련기사 10면 수사 관계자는 “민씨가 이천 병원 설립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먼저 식당·매점 등의 운영권을 준다는 명목으로 이들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경찰은 이와 관련,전날 이천 병원 부지의 소유주 이모(43)씨를 불러 병원 설립 추진 과정을 조사했다.이씨는 2002년 4월 민씨와 40억원 규모의 병원 건축 계약을 맺은 뒤 2억 5000만원을 계약금으로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민씨가 중도금 등을 감당하지 못해 같은 해 9월 계약이 해지됐다가 2003년 초 민씨가 이씨에게 ‘리모델링 대신 아예 병원을 신축하자.’며 사업을 다시 추진했지만 결국 이천시의 건축허가 반려로 무산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953억 모금설’과 관련,30여개의 계좌를 추적했지만 큰 돈이 오간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이상원 특수수사과장은 “민씨의 계좌에는 잔액이 거의 없고 거액이 오간 흔적도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민씨가 2년 전 경기 김포시에 푸른솔병원을 설립할 때부터 민씨의 측근으로 활동해온 또 다른 이모씨,민씨와 최근 자주 통화한 사람 등 6,7명을 불러 조사했지만 민씨가 모금을 한 단서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 “대선직전 20억 본사 유입”

    ‘대통령 측근 비리’ 특별검사팀은 5일 썬앤문 그룹 의혹 사건과 관련,지난 대선 직전 20억원이 계열사에서 본사로 유입된 정황을 포착,사용처를 추적 중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대선 직전인 재작년 11월 말∼12월6일 20억원이 두 차례에 걸쳐 계열사 등에서 본사로 유입된 흔적을 포착했으며 이 돈이 외부로 유출됐는지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특검팀은 이날 썬앤문 그룹 회계담당 대리인 정모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20억원 가운데 10억원이 공사대금으로 사용됐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나머지 10억원의 사용처를 캐고 있다.특검팀은 이와 관련,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지난 대선 당시 6억 5000만원에 서울 평창동 집을 사면서 대선 직후 잔금으로 치른 3억원 수표의 출처와 농협 사기대출금 115억여원의 사용처 사이에 연결고리를 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문병욱 회장이 재작년 12월6일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에게 2000만원을,7일에는 여택수 대통령 제1부속실 행정관에게 3000만원을 건넨 사실에도 주목하고 있다.또 일부가 김성래 전 부회장이 인수했던 계몽사 전 대표 홍모씨에게 유입된 흔적을 포착,홍씨를 조만간 소환하기로 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부산 정·관계 10명 금품수수 포착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蔡東旭)는 3일 부산지역 정·관계 인사 10여명이 부산 최대의 운수업체인 D여객 등 부산지역 운수업체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단서를 포착했다. 검찰은 그러나 사건 관련자들이 대부분 부산에 거주하는 데다 관할 문제가 있어 그동안 수사한 자료 일체를 부산지검 특수부로 넘겼다고 밝혔다.서울구치소로 이감했던 안상영 부산시장도 최근 부산구치소로 돌려 보냈다.운수업체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부산지역 정·관계 인사는 현역 국회의원 2∼3명과 간부급 공무원 7∼8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2일 분신자살한 부산지방국세청 공무원 전모(53)씨가 부산지역 운수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단서를 포착,계좌를 추적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3일 전씨의 시체를 부검한 경찰은 “외상이나 타살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고 유서를 남긴 점으로 미뤄 자살로 보인다.”고 밝혔다.전씨는 지난 2일 오후 4시20분쯤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나사리 해안가 도로 승용차 안에서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 박홍환기자 stinger@
  • ‘로봇팔’ 이용 120차례 절도

    경북 안동경찰서는 3일 전국을 돌며 속칭 ‘로봇 팔’을 아파트 우유 투입구에 넣어 문을 여는 수법으로 120여차례에 걸쳐 7억 2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권모(33·경북 의성군 의성읍)씨와 김모(27·〃 구미시 상모동)씨 등 2명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권씨와 김씨는 지난해 10월 17일 오전 10시쯤 경북 안동시내 C아파트 전모(43·여)씨 집에 렌즈와 모니터 등이 부착된 기구를 우유 투입구 안으로 넣어 문을 열고 들어가 250만원어치를 턴 것을 비롯해 2002년 11월부터 1년2개월 동안 전국을 다니며 50평 이상 고급아파트를 대상으로 126차례에 걸쳐 현금과 귀금속 등 7억 2000여만원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 중 한 사람은 점심 때나 초저녁에 빈집에 들어가고,다른 한 사람은 망을 보면서 무전기를 통해 바깥 동정을 알려주며 금품을 털고는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패물함 등을 원래대로 정리해 놓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안동 한찬규기자 cghan@
  • 주말매거진We/술따라 맛따라-가야곡왕주

    해마다 5월이 되면 서울 종묘에선 조선조 역대 임금의 신위를 모시고 제례를 올렸던 종묘대제가 재현된다. 이 종묘대제에서 쓰이는 제주(祭酒)가 바로 충남 논산의 ‘가야곡 왕주’다.‘가야곡’은 논산시 가야곡면에서 따왔고,‘왕주’는 왕실에서 마시던 술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술도가의 안주인 남상란(57)씨를 가야곡면 육곡리 가야곡왕주 전시장에서 마주했다.명인 제13호로 지정돼 있는 남씨는 외할머니,친정어머니에 이어 왕주를 빚어왔다. “외할머니(민재득)는 명성황후(민비) 친정인 민씨 집안 분이셨어요.당시 민씨 집안에선 대대로 빚어 마시던 곡주에다 조선 중엽 성행했던 약주를 접목시켜 술을 빚어서 왕실에 진상했다고 해요.그 비법을 친정어머니(도화희)가 이어받아 제게 물려주셨지요.” 지금 ‘가야곡왕주’는 술 이름인 동시에 사업체 상호이다.원래 남씨 시댁은 60년대부터 동동주,막걸리를 생산하는 양조장(반야주조장)을 운영해온 술도가집.한때 ‘가야곡 동동주’‘뻑뻑주’로 충남 일대에서 이름을 날리기도 했으나,90년대 들어 토속주가 외면당하면서 사업이 위기에 몰렸다. 이때 남씨는 남편(이용훈·57)에게 친정의 가양주를 빚어볼 것을 권유해 91년 ‘가야곡왕주’란 이름으로 빛을 보게 됐다.술이 기대 이상의 호평을 얻고,97년엔 종묘대제의 제주로 쓰이게 되자 부부가 상의해 아예 상호를 가야곡왕주㈜로 바꿨다.왕주는 소곡주처럼 덧담근 약주다.멥쌀떡에 누룩을 섞어 발효시킨 밑술에 찹쌀밥과 누룩,야생국화,홍삼,구기자,오미자,솔잎 등을 혼합해 덧술을 빚는다.재료 하나하나가 예로부터 질병 예방이나 치료에 효능이 탁월한 것만 모아 놓았다.여기에 임금의 입맛과 건강을 생각하며 빚던 정성이 들어있으니,그 맛이 예사롭지는 않을 터. 남씨가 시음용으로 내온 술을 한 잔 권한다.혀끝에 감도는 감칠맛과 그윽한 향은 우리 전통 약주의 맛 그대로인데,무언가 특이한 느낌이 하나 온다.머릿속을 씻어주는 듯한 상쾌함이 그것.누룩 특유의 냄새가 주는 묵직한 맛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저온 숙성과 급속 냉각 여과법을 쓰기 때문이에요.술을 빚어 숙성시킬 때 10도 이하에서 발효시키고,떠낸 술은 특수한 냉각여과기를 이용해 불순물을 깨끗이 걸러냅니다.” 이 방법은 누룩냄새를 싫어하는 젊은 세대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도입했는데 상당히 반응이 좋다고 한다.또 외국인으로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미국,일본 등에 수출도 한다. 불순물을 깨끗이 걸러냄으로써 보통 상온에서 보름 정도인 저장기간을 2년으로 늘려,보관에 따르는 문제점도 사라졌고,숙취도 거의 없다고 한다. 가야곡왕주㈜가 생산하는 술은 약주인 가야곡왕주와 증류식 소주,막걸리격인 뻑뻑주 등 3가지.남씨의 세 아들인 이정연(36)·준연(33)·규연(30)씨가 각각 하나씩 맡아 왕주의 계보를 잇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이들은 일대에서 ‘누룩 3형제’로 유명하다. 남씨는 요즘 가야곡왕주와 찰떡궁합을 이룰 만한 음식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일본의 청주인 ‘사케’가 생선회(스시)와 결합해 세계시장에서 대 성공을 거두었듯이 전통주와 고유의 음식 결합을 통해 외국인들의 입맛을 잡아보려는 것이다. 글 논산 임광동기자 sdragon@ ●가는길 호남고속도로 논산IC에서 빠져 68번,4번 지방도를 갈아타고 가야곡,양촌 방면으로 15분쯤 가다보면 도로 왼쪽으로 가야곡왕주 공장과 전시판매장이 나온다.천안-논산 고속도로 서논산IC에서 나와 4번 도로를 이용해도 된다.전시판매장에서 가야곡왕주를 시음해본 뒤 구입할 수 있다.(041)741-8353∼4. ●여기도 구경하세요 논산은 부여나 공주처럼 백제 유적지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두 도시 못지않게 백제의 흔적이 많다.우선 계백장군이 5000명의 군사로 나당연합군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황산벌이 있다.4번을 싸워 이겼으나,결국 패했던 이곳엔 통한의 한을 품고 전사한 계백장군의 무덤이 있다. 고려 태조가 936년 후백제 정벌에 성공하고 세우게 했다는 개태사에도 가보자.태조는 당시 친히 지은 발원문에서 ‘후백제군을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은 부처님의 도움 때문이니 앞으로 불위(佛威)로써 나라를 옹호하기 바란다’고 했다고 한다.노성면 일대에 있는 노성산성은 논산 동부지역으로부터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한 것으로 추정되는 산성.당시 백제가 논산 일대에 쌓았다고전해지는 13개의 크고 작은 산성들중 유일하게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이다. ●무얼 먹을까 은진미륵이 있는 관촉사 입구에 가면 ‘돌체’란 한정식집이 있다.주인의 깔끔하면서도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손맛이 느껴지는 곳.특히 생선회와 홍어회 등 해산물 맛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4인기준 1상에 7만원.인원이 적거나 한정식이 부담스러우면 갈치정식(1만2000원)이나 불고기(1만원)를 고르면 된다.(041)732-3422.
  • 의원 무더기 구속 예고/막바지 접어든 검찰수사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정치인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막바지 단계에 이르고 있다.검찰은 전·현직 국회의원 6명을 이번주 잇따라 불러 조사한 뒤 사법처리할 예정이다.이에 따라 지난 10일 한나라당 김영일 의원 등 여야 현역의원 6명이 무더기로 구속됐던 사태가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죄질이 중한 정치인 이번주 소환 검찰이 불법 대선자금을 수수하거나 유용한 단서를 잡고 있는 정치인은 7∼8명선에 이른다.검찰은 수사 진척에 따라 10여명까지 늘어날 수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문효남 수사기획관은 “이번주 소환자 가운데 일부는 집에 돌아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구속 방침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또 안대희 중수부장은 불법자금 수수 액수가 많아야만 구속 대상자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그는 “불법자금 수수 액수가 적더라도 뇌물성이 있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검찰은 대가성이 있는 뇌물의 경우 수천만원만 받아도 현역 의원을 구속했다. 영장 청구 기준은 10억원 이상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는지 여부인 것으로 전해졌다.검찰이 이들 6명 전원을 출국금지한 것을 감안하면,상당수는 10억원 이상의 불법자금을 받았거나 액수는 적더라도 대가성 있는 뇌물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상대적으로 혐의가 중하지 않았던 이재정 전 의원의 경우도 한화측으로부터 10억원어치의 양도성 예금증서(CD)를 건네받아 이상수 의원에게 단순 전달한 것 외에 다른 혐의가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캠프 자금 용처가 또다른 고비 검찰은 정치인 6명에 대한 수사가 일단락되면 노무현 캠프가 거둬들인 불법 대선자금의 용처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한나라당의 경우 기업측으로부터 600억원에 가까운 불법자금을 거둬들였지만 대부분 당으로 들어가 대선자금으로 쓰인 흔적을 발견했다.그러나 노 캠프의 경우는 한화·금호측으로부터 받은 20억원 안팎의 자금은 물론 대우건설·누보코리아 등으로부터 건네받은 자금의 용처도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안 중수부장도 이와 관련,“민주당 용처 수사가 또다른 고비”라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기업의 여건을 감안,이미 거론된 대기업과 일부 건설사 외의 다른 기업에 대해서는 수사를 확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내비쳤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화성 남극에 얼음/유럽 탐사선서 촬영 생명체 존재 가능성

    |다름슈타트(독일) AFP 연합|유럽의 화성궤도 우주선 ‘마스 익스프레스’호가 화성 남극에서 결빙된 물(ice)을 발견했다고 유럽항공우주국(ESA)이 23일 발표했다. 이같은 발표 내용은 2002년 3월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궤도선 ‘마스 오디세이’가 발견한 얼음 흔적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ESA 소속 과학자인 비토리오 포미사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화성 중력권에 들어가 화성궤도를 돌고 있는 ‘마스 익스프레스’가 보내온 자료를 분석한 결과 “화성 남극 쪽에서 물을 발견했으며 이는 아마 사상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화성에 얼음이 존재한다는 것은 한 때 생명체가 존재했음을 의미할 수도 있다.ESA는 지난 15일 마스 익스프레스호를 활용해 수개월 내 화성에 대한 일기예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현재 마스 익스프레스와 전파 신호를 서로 주고 받으며 마스 익스프레스의 위치가 정확하게 지구와 정렬되도록 궤도 조정작업을 하고 있다.
  • 주말매거진 We/실미도&무의도

    영화 ‘실미도’가 난리다.400만이니,500만이니,연일 관객수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북파 공작을 목적으로 구성됐던 684부대원들의 난동사건을 다룬 영화 실미도.쉴 틈 없이 몰아치는 스펙터클한 영상 속에선 장마때의 파란 하늘처럼 살짝살짝 비치는 촬영 세트장의 주변 경관이 관객들에게 잠시 한숨을 돌리게 한다. 실미도는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 옆의 무의도에 거의 붙어있는 작은 무인도.684부대는 실제로 무의도에서 대부분의 훈련을 받았고,실미도에선 부분적인 훈련만 받았다고 한다.춤추는 무희의 옷처럼 아름답다는 무의도,투명하고 평화로운 해변이 인상적인 실미도를 찾았다. 실미도는 무의도 실미해수욕장과 마주하고 있다.썰물 때 해수욕장과 실미도 사이에 거대한 갯벌과 모래톱이 드러나 2시간가량 길을 내준다. 갯벌은 굴 천지다.크고 작은 돌엔 굴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모래사장은 거의 굴껍데기가 쌓여 층을 이루고 있다.갯바위를 밟아 비트니 껍데기가 깨지며 엄지 손톱만한 굴 알갱이가 드러난다.뽀얗게 살이 오른 굴 맛이 참 신선하다. 뾰족한 돌멩이를 집어 본격적으로 굴을 까먹으려고 했으나,너무 힘들어 포기했다.인근 마을에 사는 할머니들이 굴을 채취하고 있다.갈고리로 굴을 깨서 담는 솜씨가 순간 부럽게 느껴진다. 무의도와 이어진 실미도 해변을 걷다 보니 야트막한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 있다.영화 ‘실미도’ 촬영 세트장이 있던 곳으로 이어지는 길이다.하지만 아무런 표지판도 없기 때문에 주의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볼품없는 소나무들과 잡목 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10여분 올라 정상에 서니 반대편으로 아담한 해변이 펼쳐져 있다. 하얀 모래사장과 양 옆의 갯바위들,투명한 바다가 어우러져 제법 아름답다.갯벌 때문에 혼탁한 대부분의 서해안 해수욕장과는 딴판.갯바위엔 역시 굴껍데기가 빈틈없이 붙어 있다.이곳이 영화 ‘실미도’ 촬영세트장이 있었던 곳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모두 철거되고,지금은 막사가 들어섰던 터,굴러다니는 모래주머니,나무계단 등이 촬영의 흔적을 보여줄 뿐이다.서둘러 길을 되짚어 무의도로 향했다.시간을 지체하면 자칫 혼자 섬에갇혀서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행선지는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오전에 배를 타기 전 매표소 직원이 “요즘 뜨고 있는 드라마 ‘천국의 계단’ 세트장이 있다.”며 꼭 가보라고 했던 곳이다.무의도 큰무리 선착장에서 콘크리트 도로를 따라 가면 먼저 오른쪽으로 실미해수욕장 가는 길이 나오고,그대로 지나쳐 5분 정도 더 가면 우측으로 하나개해수욕장으로 갈라지는 길이 나온다.선착장에서 10분 정도 소요. 해수욕장 앞에 널찍한 주차장이 있고 입구 주변에 횟집들이 많은 것을 보니 한여름엔 제법 피서객이 많이 몰리는 듯하다.하지만 겨울 한가운데 선 지금은 주차장 한 편에 대여섯대의 승용차가 서 있을 뿐이다.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여주인공 ‘정서’(최지우)가 어렸을 적 살았던 집으로 나오는 세트장은 해수욕장 남쪽 끄트머리 언덕 위에 서 있다.꼭 동화속 장난감처럼 만들어진 별장이 시원하게 펼쳐진 해변과 잘 어울린다.하지만 멀리서 바라보던 것과는 달리 막상 별장 안마당에 서서 보는 해변 풍광은 그저 평범할 뿐이다.세트장 방문객은 대부분 20대 초반의 데이트족들.드라마 인기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저마다 세트장을 배경으로 카메라 앞에서 갖은 포즈를 취한다. 세트장에서 좀더 아래로 내려가면 무의도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나온다.일명 ‘환상의 길’로 불리는 곳.파도와 바람에 깎이고 닳아 생긴 기암괴석과 수직절벽 사이로 자연분재 서식지라고 이름 붙여진 소나무 군락지,사자바위,총석정 등 자연의 아름다운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다.해수욕장에서 왕복 1시간 남짓 걸린다. 섬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호룡곡산(244m) 산행에도 나서보자.나지막하지만 경사의 완급이 적당하고 곳곳에 조망대와 쉼터가 갖춰져 있어 아기자기한 섬 산행을 즐길 수 있다. 하나개해수욕장 입구 오른쪽에 세워진 ‘호룡곡산 산림욕장’이란 큰 푯말을 따라 들어가니 소나무 숲을 지나 등산로가 시작된다.졸참나무,신갈나무 등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이따금 꿩이 푸드덕거리며 날아올라 깜짝 놀라게 한다. 호랑바위,신선약수를 거쳐 정상에 올랐다.끝없이 펼쳐진 서해바다로부터 불어오는 해풍이 등줄기의 땀을 식혀준다.동쪽으로는 서해의 관문 인천항과 인천국제공항이 한눈에 들어온다.하산길은 마당바위∼부처바위∼환상의길∼하나개해수욕장 코스로 잡았다.총 2시간 정도 걸렸다. 실미도(인천) 글·사진 임창용기자 sdragon@ 핵심주역 3인도 역사의 뒤안길로… 실미도 특수 부대의 핵심 주역은 김형욱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 부장,이철희 중앙정보부 제1국장,이후락 후임 부장 등 3인.김 부장은 1968년 1·21 사태 직후 창설을 지시했고 이 국장은 세부 프로젝트를 입안한 뒤 부대 운영과 훈련 지원 등을 전담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부장은 1971년 8월 실미도 사건이 터진 뒤 해체를 지시했다. 특수 부대원 31명에 대한 훈련은 대북 첩보 부대인 공군 2325 전대 209 파견대에서 3년4개월간 극비리에 시행됐다.작전명은 ‘684’. 옥만호 전 공군참모총장은 “실미도 사건이 터졌을 때야 부대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말할 만큼 실미도 부대운영은 중앙정보부 주도로 극비리에 이뤄졌다. 세 사람 가운데 김형욱씨는 법원으로부터 사망선고를 받았고 이후락씨와 이철희씨가 생존해 있으나 역사적 요구에도 좀체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이후락씨는 1년전 서울 반포에서 경기 하남시 감이동 동서울골프장 입구의 별장으로 이사를 했다. 지난 11일 동네주민 K씨는 “얼마전 중풍을 맞아 거동이 불편하지만 지팡이를 짚고 집주변을 산책하는 모습이 가끔 눈에 띈다.”면서 “처음 이사올 때는 마을 행사에 기부금도 내놓고 했는데 요즘에는 윷놀이 행사에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씨의 별장은 대지 500평에 건평 250평 규모로 울타리를 정원수가 죽 둘러싸고 있었다.주변 야트막한 야산까지 포함하면 별장 지대가 족히 2000평은 돼 보였다.드나드는 사람은 부동산을 봐주는 O씨나 바둑동무를 해주는 예비역 장성 Y씨 외에는 거의 없다.요즘 서울 모병원에서 안과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다음달 23일 파란과 곡절의 만80살 생일을 맞게 된다. 김문 기자 km@ ●가는 길 올림픽대로 또는 강변북로를 타고 김포공항 방면으로 가다가 인천공항으로 가는 고속도로로 빠진다.영종대교를 지나 계속 직진하면 용유·무의도 이정표가 나온다.이정표를 보고 오른쪽으로 빠져서 10여분 정도 달리면 왼쪽으로 잠진도선착장 가는 길이 나오고,이 길을 따라 5분 정도 가면 선착장이다.선착장에선 무의도행 배가 아침 7시30분부터 30분 간격으로 있다.물때에 따라 하루 2∼3시간씩 결항되므로 미리 결항시간을 알아보는 게 좋다. 뱃삯은 승용차를 가져갈 경우 운전자 포함 2만원.동승자는 1인당 2000원.무의도내에 실미해수욕장,하나개해수욕장으로 가는 마을버스가 있으나 운행시간이 일정치 않아 이용하기 불편하다.실미도는 무의도 실미해수욕장 앞에 차를 세워놓고 걸어 들어가야 한다.문의 무의도해운(032-751-3354). ●숙박 하나개해수욕장,실미해수욕장 주변에 민박집이 많다.대부분의 식당에서도 민박을 겸한다.요즘은 성수기가 아니라서 2만∼3만원이면 언제라도 방을 구할 수 있다.문의 하나개해수욕장(032-751-8866). ●무의도 낚시 실미해수욕장에선 인근 갯바위에 앉아 바다낚시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우럭,망둥어,광어,전어,숭어 등이 잘 올라온다.배낚시(1인당 5만원)도 가능하다.문의 실미해수욕장 번영회(032-752-4466). ■싱싱한 굴밥 꼭 맛보세요 무의도와 실미도 해안에선 전혀 과장됨 없이 발에 차이는 게 굴이다.요즘은 굴이 가장 맛있는 계절.또 겨울엔 쉽게 변질되지 않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무의도에 들어서면 선착장 주변은 물론 실미,하나개해수욕장 인근 대부분의 식당이 굴요리를 낸다. 식사로 싱싱한 자연산 굴을 맛볼 수 있는 대표 메뉴는 굴밥정식.승선권 매표소 직원이 추천해준 하나개해수욕장내의 ‘번영회식당’을 찾았다. 주문한 지 20분쯤 지나 나온 것은 뚝배기에 지은 굴밥과 굴국,굴회,굴전,굴무침.이렇게 다양한 굴요리만으로 밥을 먹기도 처음이다. 이곳 굴밥은 우선 그 화려함이 눈길을 끈다.뚝배기에 지은 밥 위엔 뽀얗게 익은 굴과 함께 대추,무,당근,호박씨,해바라기씨,검은깨,콩나물이 어울려 입맛을 다시게 한다. 잘 섞은 밥을 작은 대접에 덜어 양념간장을 쳐 비볐다.향긋한 굴냄새와 고소한 견과류 맛이 어울린다.굵게 썬 무채와 굴을 넣고 끓인 국도 제법 시원하다. 생굴을 몇가지 야채와 양념으로 버무린 무침은 매콤달콤한 맛이 별미.두툼하게 지진 굴전은 술안주로 잘 어울릴 것 같다. ‘굴밥정식’은 1만원.생굴과 굴전,굴무침을 빼고 굴밥과 몇가지 기본 반찬만 차린 상은 8000원.(032)752-7250. 임창용기자
  • 주말매거진 We/세상에 이런 일이-국내

    “마을 주민의 안녕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제사라도 지내야지요.” 수령 1600년이 넘는 ‘괴목’(사진)앞에서 스님과 마을 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져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이채로운 장면이 연출된다.충남 공주에 있는 계룡산 갑사 스님들은 매년 음력 정월 초사흘에 계룡산 앞 갑사동 용천교 입구에 서 있는 괴목 앞에서 사하촌 주민들과 함께 한바탕 축제를 벌인다.이른바 ‘괴목대신제’다. 300년 넘게 이어져온 괴목대신제는 60년대 이후 절과 마을의 형편이 여의치 않아 명맥만 겨우 유지됐다.그러다 공주시가 지원을 하고 관심이 높아지면서 2000년 ‘대동한마당’ 형태로 복원됐고 올해에는 스님들은 물론 마을 주민들과 관광객이 모여 더욱 크게 행사를 열기로 했다. 괴목대신제의 유래에는 재미있는 사연이 있다.300여년 전 갑사에서는 알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작명등의 기름이 조금씩 없어지기 시작한 것.이상하게 여긴 스님들이 작명등을 지키기 시작했다.칠흑같이 어두운 밤 덩치가 큰 누군가가 기름을 훔쳐가는 것을 발견한 한 스님이 뒤를 쫓아갔다.기름을 훔친 이유를 묻자 ‘나는 괴목의 당산신인데 사람들이 담뱃불로 나무의 뿌리에 상처를 내 치유하려고 갑사의 작명등 기름을 가져가 발랐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들은 스님들과 마을 사람들은 괴목 주위를 잘 정리하고 제사를 지내줬다.그러자 작명등 기름도 없어지지 않고,마을에 돌았던 역병도 사라졌다.이후 갑사 스님들과 마을 주민들이 괴목의 당산신에게 매년 정월 초사흘에 제사를 올리게 됐다는 사연이다. 갑사 주지 장곡(49)스님은 “사찰과 마을의 주민이 제사를 지내는 아름다운 우리의 전통 문화행사”라면서 “생명존중의 정신이 깃든 행사인 만큼 많은 대중이 동참해 면면히 이어져 내려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주 김효섭기자 newworld@ “왜 일본 남자가 기분 나쁘게 한국 여자랑 일본 노래를 불러?” 서울 강서경찰서는 4일 일본 노래가 귀에 거슬린다는 이유로 일본인과 시비를 벌이다 폭행한 한모(39·여)씨를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한씨와 맞붙어 싸운 일본인 K(61)와 한국인 아내나모(56)씨도 함께 입건됐다. 조사 결과 한씨는 전날 오후 8시40분쯤 서울 강서구 화곡동 모 노래방 홀에 앉아 있다 일본 노래를 부르는 K에게 일본인을 비하하는 욕을 하면서 시비가 붙으면서 양측이 서로 주먹질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족보를 위조해 100억원대가 넘는 토지보상금을 다른 파(派)가 가로챘다는 종중간의 법정 다툼이 9년째 계속되고 있다.종중간에 이만한 규모의 문중 부동산을 둘러싼 사기 사건은 보기 드문 일이다.‘족보의 진실’을 놓고 다투고 있는 종중은 온양 정씨(溫陽 鄭氏) 목자공파(穆字公派)와 정랑공파(正郞公派).목자공파의 종손 며느리인 장모(58)씨가 정랑공파와의 재산분쟁에 뛰어든 것은 우연한 일 때문이었다.남편과 일찍 사별한 장씨에게 지난 86년 아버지가 없어 의기소침해하던 작은 아들이 “우리 집안에 족보라도 있냐.”고 물은 것이 계기였다. 장씨는 남편의 뿌리를 찾아 본관인 온양을 시작으로 중앙도서관 족보실,서울대 규장각 등 전국을 돌아다닌 끝에 지난 93년 마침내 온양정씨의 족보를 찾아냈다.목자공파의 4대조는 구한말 의금부 도사를 지낸 정술교(鄭述敎)로 을사조약 때 자결한 충정공 민영환의 스승인 것도 알아냈다. 그러던 중 천안시가 95년 택지개발을 위해 온양정씨 조상묘가 있는 쌍용동 일대를 매입해 토지보상금을 온양정씨 정랑공파에게 지급한 사실을 알게 됐다. 장씨측 주장에 따르면 초기인 1856년·1916년 족보와 정모씨가 제작한 1923년·1957년 족보는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장씨는 친척과 함께 지난 95년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소송 주체를 ‘종손’이 아닌 ‘종중’으로 한 절차상의 문제와 한두명의 전문가 견해는 증거로 불충분하다는 게 이유였다. 장씨는 이후에도 족보가 위조됐다는 흔적을 여러 곳에서 발견했고 손해배상 소송을 내 부분적으로 승소했다.장씨는 최근 “천안시가 선산의 토지개발보상금 140억원을 위조된 족보만 믿고 다른 파에 지급했다.”면서 지난해 3월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그러나 진실을 밝혀내기는 여전히 여의치 않다. 유지혜기자 wisepen@
  • ‘스피릿’ 화성표면에 첫발… 본격 탐사활동

    |패서디나(미국 캘리포니아 주) 연합|지난 3일 화성에 안착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로봇 ‘스피릿’이 15일 착륙장치에서 하강,화성표면의 토양위에 바퀴를 내렸다.이에 따라 스피릿은 화성에 생명체 존재의 흔적을 찾기 위한 본격적인 이동탐사·분석활동에 들어갔다. NASA의 엔지니어들과 과학자들은 한국시각으로 이날 오후 6시 스피릿이 착륙장치에서 하강하는 데 성공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신호를 수신하자 일제히 환호했다. 스피릿은 본체의 6개 바퀴 가운데 2개의 뒷바퀴 모습과 방금 떠나온 착륙장치의 모습을 담은 흑백사진을 전송해 왔다. 스피릿은 지난 3일 화성착륙 이후 지금까지 완충용 에어백으로 둘러싸인 착륙장치 위에 정지한 채 하강을 준비해 왔다.그러나 에어백이 당초 이용할 예정이던 하강램프를 가로막자 115도 선회해 다른 하강램프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 때문에 하강시점이 당초 예정에 비해 3일 정도 늦춰졌다. 이날 스피릿이 하강램프를 이용해 화성표면에 바퀴를 굴려 내리는 데까지 3m 정도를 이동하면서 약 2분이 채 못되는 시간이 소요됐으나,NASA측은 총 3개월의 스피릿의 임무기간 가운데 이번 2분의 시간이 가장 위험스러운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스피릿은 앞으로 수일 동안 착륙장치 옆에 머무르면서 위치파악과 주변 토양과 암석에 대한 예비분석 작업을 수행할 예정이며 이후 250m 정도 떨어진 충돌 화구(火口)를 향해 이동에 나선다.
  • 책/우리에게 다가온 조선족은 누구인가

    임계순 지음 현암사 펴냄 조선족은 우리에게 무엇인가.우리는 어떻게 조선족을 기억하고 있는가.1982년 중국이 조선족의 고국 방문을 허용하고,1992년 한중수교로 한국이 조선족에 취업문호를 개방한 이래 조선족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존재가 됐다.그러나 급격한 교류는 적잖은 후유증을 남겼다.조선족자치주에서는 ‘코리안 드림’으로,한국에서는 ‘불법체류’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가깝지만 먼’ 사이가 되고 만 것이다. 국내 최고의 중국통으로 꼽히는 한양대 사학과 임계순(사진·59) 교수가 쓴 ‘우리에게 다가온 조선족은 누구인가’(현암사 펴냄)는 그런 안타까운 현실을 타파하기 위한 처방전의 성격을 지닌다.저자는 조선족 150년의 역사를 훑으며 조선족과 한국 사회가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생긴 반목을 해소하고 상생의 길을 열어갈 것을 제안한다. 조선족은 현재 200여만 명으로 지린성·랴오닝성·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에 97% 이상이 모여 산다.중국 55개 소수민족 가운데 열 세번째로 인구가 많은 ‘유력 민족’이다.중국 동북지역은 한반도에 인접해 있어 고대부터 우리와는 밀접한 역사적 관계를 맺어 왔다.고구려와 발해가 중국 동북지역과 한반도 일대에 걸쳐 있었던 만큼 10세기 초까지 중국 동북지역의 지린성과 헤이룽장성 동부는 우리 선조들의 활동무대였다.중국 학자들은 물론 이 지역을 중국 북방 소수민족이 활동한 공간으로 본다.조선족은 1945년 일본의 항복 이후 공산당과 국민당이 서로 차지하려 다퉜던 동북지역에서 공산당을 지지하고 해방전쟁을 도와 중화인민공화국 건설에 기여하면서 중국의 공민이 됐다.문화대혁명과 개혁개방이라는 격동기를 거치며 조선족은 자치주 나름의 정체성을 가꿔왔다. 책은 조선족의 역사를 ‘조선족’이라는 이름이 등장한 1952년부터가 아니라 한족(韓族)인 ‘조선인’이 중국 동북지역에 살기 시작한 19세기 중반부터 다룬다.1712년 청과 조선 사이에 국경이 정해졌지만 중국 조선족 선조들은 19세기 중반 이후부터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중국 동북지역으로 발길을 옮기기 시작했다.청 조정의 봉금정책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고 조선인의 황무지 개간은 묵인됐다.저자는 조선인의 동북지역 이주를 국경선을 넘어 잠입한 시기(1860∼1904),자유이민 시기(1905∼1930),강제집단이민 시기(1931∼1945)등 3단계로 나눠 살핀다. 저자는 조선족의 삶과 사고방식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피상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한다.한중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조선족 중에는 ‘이민의식과 정착의식’‘손님의식과 주인의식’이라는 이중적인 의식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1950년대 일부 조선족들은 ‘조선은 민족의 조국이고,중국은 인민의 조국’이라는 ‘두 개의 조국론’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조선족 2·3세,즉 40대 이하의 사람들은 어엿한 중국의 공민으로서 이전 세대와는 전혀 다른 조국관을 보인다.여기서 저자는 “조선족에게 한국은 어디까지나 ‘고국’일 뿐,그들이 진정 생명을 바쳐 지키고자 하는 ‘조국’은 중국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조선족 문제를 보다 이성적이고 냉철한 눈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옌볜 조선족자치주를 포함한 중국 동북지역은 한국과 중국,일본이 접촉하는 완충지대다.중국은 동북지역에서의 소수민족 분쟁을 우려해 옌볜 자치주 일대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고구려사를 중국사에 귀속시키기 위한 ‘동북공정’프로젝트까지 추진하는 등 외교·역사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그런 점에서 중국 동북지역 개척의 주인공이며 중화인민공화국 설립의 공신인 조선족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륙의 모랫바람에 묻힌 한민족의 흔적을 하나하나 들춰내는 저자의 작업은 21세기 동북아 시대를 이끌어가야 할 우리로서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제다.조선족의 삶과 사고방식,고난의 역사를 꼼꼼히 살핀 이 책은 중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인이나 국가정책 입안자들은 물론 일반 독자들도 관심을 갖고 읽을 만하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스피릿’ 탐사 기여 정재훈씨/영하 93도서 작동 로봇팔 신경계 개발

    |로스앤젤레스 연합|물의 흔적을 찾아 화성 표면에 착륙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선 ‘스피릿’에 한국계 과학자 정재훈(鄭載勳·사진·57) 박사가 한몫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이프러스 소재 테이코 엔지니어링 우주개발 사장인 정 박사는 이미 1997년 화성에 착륙한 ‘소저너’와 99년 ‘MSP 98 랜더’ 탐사선 로봇 팔의 열 조정장치와 극저온 케이블 등 핵심설비를 장착한 인물이다. 서울대 공대 금속공학과 출신으로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 어바인)에서 우주 열복사 전공으로 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정 박사는 1996년 NASA의 의뢰를 받아 골프 카트 크기의 로봇 팔 신경 계통을 개발,끝에 달린 굴착기가 화씨 영하 200도(섭씨 영하 93도) 안팎의 극저온에서도 신호에 따라 작동할 수 있도록 해 이번 탐사 프로젝트에서도 없어서는 안될 역할을 맡았다. ‘스피릿’은 2002년 6월10일 NASA가 발사한 쌍둥이 탐사선 중 하나이며,오는 24일쯤 화성의 다른 지점에 착륙하게 될 다른 탐사선 ‘오퍼튜니티' 에도 같은 성능의 열조정장치와 극저온용 케이블이 장착됐다. 한편 열조정·극저온 케이블 등 관련 기술은 정재훈 박사팀만이 보유한 독보적 기술로 국내 무궁화위성,과학위성에도 테이코 제품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기고/덕수궁터 美대사관 건립 반대한다

    1년 넘게 지루한 공방을 벌이던,덕수궁 터에 미국 대사관을 건립하는 문제가 지난 18일 문화재위원회 매장문화재분과 회의에서도 결론을 못내 보류되었다.매장문화재분과는 덕수궁 터에 미대사관 신축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정부의 입장을 고려해,사적분과와 건조물분과 등 관련 분과와의 합동회의 또는 전체회의로 최종결정권을 넘겨 ‘신축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미대사관 신축예정 부지인 옛 경기여고 자리는 조선시대 역대 임금의 초상(御眞)을 모신 덕수궁의 선원전과 왕과 왕비의 혼백을 모신 흥덕전이 있던 터다.미대사관 측도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당초 함께 건립하려고 했던 직원용 아파트는 포기하고 15층 규모의 대사관 청사만 짓겠다고 수정안을 제시한 것이다.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유적은 보존하되 대사관 건물을 짓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다소 어정쩡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국대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사관 건립계획에 대해 문화재를 훼손하지 않도록 설계에 신경을 쓸 것이라는 말로 건립 강행 의사를 밝혀 왔고,설계를 맡은 미국의 건축가 마이클 그레이브스 또한 “새로 건축될 대사관 건물은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할 것” 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건축에서 주변 환경과의 조화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소의 역사성이다.덕수궁이 어떠한 곳인가.세계사에서 드물게 긴 단일왕조의 마지막 궁궐이다.그런 만큼 우리 민족에게는 역사적으로 너무나 소중한 장소인 것이다. 건축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그 자리에 꼭 있어야 될 건축,있으나마나 한 건축,있어서는 안 될 건축이 있다.남의 나라 왕궁터에 대사관을 짓는 것이 꼭 필요한 건축이 될 수 있겠는가?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자. 지난날 우리가 문화재에 무지할 때 덕수궁 인근에 난개발이 이루어지다 보니 이제 와서 미대사관 건립은 안 된다고 항변하는 것이 어쩌면 자업자득일 수도 있다.이렇게 우리 스스로 내 나라 역사를 무시하고 흔적을 함부로 없애다 보니 이웃나라 중국에서 발해·고조선과 함께 고구려를 중국사의 일부로 편입시키려는 음모를 꾸미는 것이다.또 일본이 동해를 일본해라고 억지 주장하는 것 아닌가.이제부터라도 우리는 내 나라 역사 지키기에 힘을 모아야 한다. 역사를 잃는 것은 영토를 잃는 것보다 더 큰 과오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혹시라도 정부는 문화재위원회에서 ‘신축’쪽으로 결론을 내주길 은근히 바랄 것이 아니라,하루빨리 덕수궁 터를 사적지(문화재보호구역)로 지정하고 미대사관 측에 대체 부지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이것은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과 건축문화를 살리고,국가와 민족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일이다. 이종호 건축사·명예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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