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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우리에게 다가온 조선족은 누구인가

    임계순 지음 현암사 펴냄 조선족은 우리에게 무엇인가.우리는 어떻게 조선족을 기억하고 있는가.1982년 중국이 조선족의 고국 방문을 허용하고,1992년 한중수교로 한국이 조선족에 취업문호를 개방한 이래 조선족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존재가 됐다.그러나 급격한 교류는 적잖은 후유증을 남겼다.조선족자치주에서는 ‘코리안 드림’으로,한국에서는 ‘불법체류’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가깝지만 먼’ 사이가 되고 만 것이다. 국내 최고의 중국통으로 꼽히는 한양대 사학과 임계순(사진·59) 교수가 쓴 ‘우리에게 다가온 조선족은 누구인가’(현암사 펴냄)는 그런 안타까운 현실을 타파하기 위한 처방전의 성격을 지닌다.저자는 조선족 150년의 역사를 훑으며 조선족과 한국 사회가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생긴 반목을 해소하고 상생의 길을 열어갈 것을 제안한다. 조선족은 현재 200여만 명으로 지린성·랴오닝성·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에 97% 이상이 모여 산다.중국 55개 소수민족 가운데 열 세번째로 인구가 많은 ‘유력 민족’이다.중국 동북지역은 한반도에 인접해 있어 고대부터 우리와는 밀접한 역사적 관계를 맺어 왔다.고구려와 발해가 중국 동북지역과 한반도 일대에 걸쳐 있었던 만큼 10세기 초까지 중국 동북지역의 지린성과 헤이룽장성 동부는 우리 선조들의 활동무대였다.중국 학자들은 물론 이 지역을 중국 북방 소수민족이 활동한 공간으로 본다.조선족은 1945년 일본의 항복 이후 공산당과 국민당이 서로 차지하려 다퉜던 동북지역에서 공산당을 지지하고 해방전쟁을 도와 중화인민공화국 건설에 기여하면서 중국의 공민이 됐다.문화대혁명과 개혁개방이라는 격동기를 거치며 조선족은 자치주 나름의 정체성을 가꿔왔다. 책은 조선족의 역사를 ‘조선족’이라는 이름이 등장한 1952년부터가 아니라 한족(韓族)인 ‘조선인’이 중국 동북지역에 살기 시작한 19세기 중반부터 다룬다.1712년 청과 조선 사이에 국경이 정해졌지만 중국 조선족 선조들은 19세기 중반 이후부터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중국 동북지역으로 발길을 옮기기 시작했다.청 조정의 봉금정책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고 조선인의 황무지 개간은 묵인됐다.저자는 조선인의 동북지역 이주를 국경선을 넘어 잠입한 시기(1860∼1904),자유이민 시기(1905∼1930),강제집단이민 시기(1931∼1945)등 3단계로 나눠 살핀다. 저자는 조선족의 삶과 사고방식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피상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한다.한중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조선족 중에는 ‘이민의식과 정착의식’‘손님의식과 주인의식’이라는 이중적인 의식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1950년대 일부 조선족들은 ‘조선은 민족의 조국이고,중국은 인민의 조국’이라는 ‘두 개의 조국론’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조선족 2·3세,즉 40대 이하의 사람들은 어엿한 중국의 공민으로서 이전 세대와는 전혀 다른 조국관을 보인다.여기서 저자는 “조선족에게 한국은 어디까지나 ‘고국’일 뿐,그들이 진정 생명을 바쳐 지키고자 하는 ‘조국’은 중국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조선족 문제를 보다 이성적이고 냉철한 눈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옌볜 조선족자치주를 포함한 중국 동북지역은 한국과 중국,일본이 접촉하는 완충지대다.중국은 동북지역에서의 소수민족 분쟁을 우려해 옌볜 자치주 일대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고구려사를 중국사에 귀속시키기 위한 ‘동북공정’프로젝트까지 추진하는 등 외교·역사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그런 점에서 중국 동북지역 개척의 주인공이며 중화인민공화국 설립의 공신인 조선족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륙의 모랫바람에 묻힌 한민족의 흔적을 하나하나 들춰내는 저자의 작업은 21세기 동북아 시대를 이끌어가야 할 우리로서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제다.조선족의 삶과 사고방식,고난의 역사를 꼼꼼히 살핀 이 책은 중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인이나 국가정책 입안자들은 물론 일반 독자들도 관심을 갖고 읽을 만하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스피릿’ 탐사 기여 정재훈씨/영하 93도서 작동 로봇팔 신경계 개발

    |로스앤젤레스 연합|물의 흔적을 찾아 화성 표면에 착륙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선 ‘스피릿’에 한국계 과학자 정재훈(鄭載勳·사진·57) 박사가 한몫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이프러스 소재 테이코 엔지니어링 우주개발 사장인 정 박사는 이미 1997년 화성에 착륙한 ‘소저너’와 99년 ‘MSP 98 랜더’ 탐사선 로봇 팔의 열 조정장치와 극저온 케이블 등 핵심설비를 장착한 인물이다. 서울대 공대 금속공학과 출신으로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 어바인)에서 우주 열복사 전공으로 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정 박사는 1996년 NASA의 의뢰를 받아 골프 카트 크기의 로봇 팔 신경 계통을 개발,끝에 달린 굴착기가 화씨 영하 200도(섭씨 영하 93도) 안팎의 극저온에서도 신호에 따라 작동할 수 있도록 해 이번 탐사 프로젝트에서도 없어서는 안될 역할을 맡았다. ‘스피릿’은 2002년 6월10일 NASA가 발사한 쌍둥이 탐사선 중 하나이며,오는 24일쯤 화성의 다른 지점에 착륙하게 될 다른 탐사선 ‘오퍼튜니티' 에도 같은 성능의 열조정장치와 극저온용 케이블이 장착됐다. 한편 열조정·극저온 케이블 등 관련 기술은 정재훈 박사팀만이 보유한 독보적 기술로 국내 무궁화위성,과학위성에도 테이코 제품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기고/덕수궁터 美대사관 건립 반대한다

    1년 넘게 지루한 공방을 벌이던,덕수궁 터에 미국 대사관을 건립하는 문제가 지난 18일 문화재위원회 매장문화재분과 회의에서도 결론을 못내 보류되었다.매장문화재분과는 덕수궁 터에 미대사관 신축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정부의 입장을 고려해,사적분과와 건조물분과 등 관련 분과와의 합동회의 또는 전체회의로 최종결정권을 넘겨 ‘신축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미대사관 신축예정 부지인 옛 경기여고 자리는 조선시대 역대 임금의 초상(御眞)을 모신 덕수궁의 선원전과 왕과 왕비의 혼백을 모신 흥덕전이 있던 터다.미대사관 측도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당초 함께 건립하려고 했던 직원용 아파트는 포기하고 15층 규모의 대사관 청사만 짓겠다고 수정안을 제시한 것이다.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유적은 보존하되 대사관 건물을 짓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다소 어정쩡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국대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사관 건립계획에 대해 문화재를 훼손하지 않도록 설계에 신경을 쓸 것이라는 말로 건립 강행 의사를 밝혀 왔고,설계를 맡은 미국의 건축가 마이클 그레이브스 또한 “새로 건축될 대사관 건물은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할 것” 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건축에서 주변 환경과의 조화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소의 역사성이다.덕수궁이 어떠한 곳인가.세계사에서 드물게 긴 단일왕조의 마지막 궁궐이다.그런 만큼 우리 민족에게는 역사적으로 너무나 소중한 장소인 것이다. 건축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그 자리에 꼭 있어야 될 건축,있으나마나 한 건축,있어서는 안 될 건축이 있다.남의 나라 왕궁터에 대사관을 짓는 것이 꼭 필요한 건축이 될 수 있겠는가?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자. 지난날 우리가 문화재에 무지할 때 덕수궁 인근에 난개발이 이루어지다 보니 이제 와서 미대사관 건립은 안 된다고 항변하는 것이 어쩌면 자업자득일 수도 있다.이렇게 우리 스스로 내 나라 역사를 무시하고 흔적을 함부로 없애다 보니 이웃나라 중국에서 발해·고조선과 함께 고구려를 중국사의 일부로 편입시키려는 음모를 꾸미는 것이다.또 일본이 동해를 일본해라고 억지 주장하는 것 아닌가.이제부터라도 우리는 내 나라 역사 지키기에 힘을 모아야 한다. 역사를 잃는 것은 영토를 잃는 것보다 더 큰 과오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혹시라도 정부는 문화재위원회에서 ‘신축’쪽으로 결론을 내주길 은근히 바랄 것이 아니라,하루빨리 덕수궁 터를 사적지(문화재보호구역)로 지정하고 미대사관 측에 대체 부지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이것은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과 건축문화를 살리고,국가와 민족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일이다. 이종호 건축사·명예논설위원
  • 김성중 경찰청수사팀장 문답/“천의원에 보험성 금품” 진술 확보

    군 무기납품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김성중(사진) 경찰청 특수수사과 3팀장(경정)은 12일 브리핑을 통해 “군 관계자 2,3명이 이원형(57) 전 국방품질관리소장의 계좌에 입금한 흔적을 발견했다.”면서 “군 인사비리 등은 추후 일괄적으로 명단을 작성해 국방부에 통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다음은 일문일답. 한국레이컴 전 사장 정모(49)씨가 천용택(66)의원에게 금품을 준 시점과 장소는. -2000년 6월쯤 사적으로 만나 전달했다.당시 4월 총선 이후 천 의원이 국회 국방위원장이 된 직후였다.정황이나 성격상 후원금 처리된 것은 아니다.장소는 지금으로서는 밝힐 수 없다. 정씨는 ‘천 의원이 국방위원장이 된 만큼 인사를 해두면 추가 납품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줬다.’고 진술했다. 당시 국방장관이나 국방위 소속 다른 국회의원에게도 돈을 준 것인가. -계좌 추적을 통해 확인된 내용만을 수사한다.아직 확인된 바 없다. 추적 중인 정씨의 계좌는 몇 개나 되는가. -모두 5,6개 있다.사업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 입출금 액수는 무척 많다.비자금 통장은 따로 없고 차명·실명 계좌가 포함돼 있다. 천 의원에게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 -보통 출석요구서를 3차례 보낸 뒤 체포영장을 신청한다.일반적인 수순을 밟아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추가로 수사할 군납업체가 있나. -다음 주에 방산업체 2곳을 수사한다.이 업체들은 이 전 소장의 차명계좌에 입금한 액수가 이미 드러난 방산업체 A사나 아파치 헬기 중개업체 Y사보다는 적다. 앞으로 수사계획은. -지금까지 계좌추적 관련 압수수색영장을 3차례 받았다.정씨의 계좌 추적이 끝나려면 앞으로 2,3주 더 걸릴 것이다.Y사 대표 이모(63)씨와 A사 대표 김모(63)씨의 계좌 추적은 그 이후가 될 것이다. 장택동기자 taecks@
  • 가을이 오롯이 남은 비양도 여행/101살 꼬마섬은 아직도 가을

    제주 비양도(飛揚島)는 젊다.짧게는 수백만년,길게는 수억년의 연륜을 자랑하는 것이 대개의 섬들이지만 비양도의 나이는 ‘고작’ 1001살.그래서 무심코 비양도를 찾은 이들은 짧고 생생한 섬의 역사를 듣고,또 생생한 화산의 흔적을 보고 놀란다.처녀 젖가슴처럼 봉곳한 오름,오름 외곽을 덮은 억새물결,코발트빛 하늘과 대비되는 비취색 바다.아직 가을의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비양도를 찾았다. 한림항에서 비양도 포구까지는 배로 15분.오름 아래 포구 주위로 4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앉은 모양이 정겹다.중국쪽에서 날아와 멈춘 섬이라는 전설로 인해 비양도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하지만 이같은 전설은 비양도의 역사를 모르는 누군가 이름을 붙이면서 그럴듯하게 지어낸 것이 아닐까. ●중국에서 날아와 멈춘 섬 ‘비양도' 비양도 생성의 역사는 조선 중종때 발행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다음과 같이 생생히 기록돼 있다.‘고려 목종 5년(1002년) 6월에 산이 바다 한 가운데서 솟았다.산에 네 구멍이 터지고 붉은 물을 5일 동안 내뿜고 그쳤다.’ 비양도는 젊은 만큼 화산의 흔적이 무척 생생하다.화산섬으로 유명한 일본 가고시마의 사쿠라지마가 연상될 정도.콘크리트로 포장된 산책길을 따라 섬을 한바퀴 돌아보았다.해안엔 화산탄이 몇겹으로 쌓여 있다.화산이 폭발할 때 솟구쳤던 용암덩어리가 바닷물에 떨어져 급속히 식으면서 생긴 둥근 모양의 화산탄은 축구공만한 것부터 식탁만한 것까지 크기가 제각각이다. 이곳 현무암들은 빛깔이 유난히 검고 모양도 다양하다.마을을 벗어나 산책길을 따라 걷다보면 여인이 아기를 업고 있는 모양의 ‘애기 업은 돌’ 등 갖가지 모양의 바위들이 해안을 장식하고 있다.또 화분재와 도로 포장에 쓰이는 동그란 모양의 화산재(현지에선 ‘송이’라고 함)가 널려있지만 채취는 금지돼 있다. 오름 꼭대기인 비양봉의 높이는 해발 114m.부드럽게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난 산책길 주위로 억새가 만발해 있다.분화구 가운데엔 비양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비양나무는 일본 규슈지방 등에 자라는 낙엽관목으로 우리나라에선 비양도 분화구의 숲이 유일한 군락지인 것으로알려져 있다. ●해발 114m 비양봉 전망 일품 비양봉은 키에 걸맞지 않게 전망이 뛰어나다.제주의 반쪽,즉 제주시부터 남제주 지역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제주 서부에서 한라산을 빼고는 가장 뛰어난 조망을 자랑한다.봉우리에 그림같이 자리잡은 하얀 등대 때문인지,산이 아닌 바다 위에 떠 있는 느낌까지 든다. 자전거를 타고 섬을 한바퀴 돌 수도 있다.지난해 콘크리트 자전거 도로가 완성됐다.탁 트인 바다를 배경으로 철썩이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즐기는 하이킹은 비양도만의 색다른 즐거움. 포구 입구에 노인회관(064-796-1178)이 운영하는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대여료는 1인용 5000원,2인용 1만원. 비양도를 나와 한림항 서쪽의 협재 해수욕장에 들렀다.쌀쌀한 날씨인데도 백사장에서 물장난을 치며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이 제법 많다. 비양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는 이곳과 섬 사이는 제주에서도 바다 색깔이 가장 아름답기로 이름난 곳.하얀 모래와 검은 현무암에 어우러진 연둣빛 물색이 유난히 짙다.그래서 낭만적 분위기에서 데이트를 즐기려는 연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해안도로 드라이브 놓치지 말아야 협재해수욕장을 나와 한림항을 거쳐 애월쪽으로 방향을 틀었다.한림부터 제주시까지는 제주 특유의 자연미가 뛰어난 해안도로가 중간중간 이어지는 구간.한림항이 건너다보이는 수원리 해안도로변에 차를 세웠다. 마침 먹구름 사이로 비양도 앞바다로 쏟아지는 햇살이 마치 초대형 서치라이트를 비추는 것 같다.도로변을 덮은 억새물결까지 더해 운치가 그만이다. 벼랑 아래 바다에선 해녀들의 물질이 한창이다.수없이 자맥질을 반복하며 전복과 소라를 따내는 해녀들.엄청난 체력이 필요할 것 같은데도,정작 물질을 마치고 나오는 이들은 대부분 구부정한 노인들이다. 애월부터 하귀까지는 가파른 절벽을 따라 해안도로가 이어지는 곳.9㎞에 달하는 도로변을 따라 병풍처럼 둘러친 현무암 절벽과 옥빛 바다,제주 특유의 해안 풍물들이 있어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다.깎아지른 듯한 벼랑 밑으로 파도가 들이쳐 하얗게 부서지는 풍광이 가슴을 쓸어내릴 만큼 아름답다.쉬엄쉬엄 차를몰다보니 마치 커다란 돌침대를 놓아둔 것처럼 평평한 바위가 널린 곳이 있다.‘구엄리 소금밭’이다.가까이 가보니 암반 위에 밭두렁처럼 구역이 나뉘어 있다.소금이 귀했던 시절 소금을 생산하던 천연 돌 염전이었던 곳이다.워낙 돌이 많은 지방이라 돌의 쓰임새도 참 다양하다.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가는 길 한림항에서 오전 9시와 오후 3시,하루 2회 비양도행 배가 출발한다.15분 정도 소요된다.한림항까지는 제주공항에서 12번 일주도로를 타고 30분쯤 걸린다.기상에 따라 운항시간이 자주 바뀌므로 미리 확인해보는 게 좋다.문의 (064)796-2518. 수원리 해안도로는 한림항부터 제주시 방향으로 12번 도로를 타고 한 5분쯤 가다보면 나온다.여기서 빠져나와 12번 도로를 타고 같은 방향으로 2,3분 더 가면 하귀∼애월 해안도로가 나타난다. ●숙박 및 렌터카 하귀∼애월 해안도로 끝부분 도로옆의 ‘노을과 바다’ 펜션(064-738-7890)이 쾌적하고 편리하다.전 객실에서 비양도 너머로 지는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숙박료는 13평형 8만원,25평형 12만원.이밖에 ‘숙소닷컴’(www.sukso.com)에 들어가면 제주의 대표적인 펜션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렌터카는 요즘 비수기를 맞아 50% 할인이 기본.뉴EF쏘나타 24시간 기준 6만∼7만원.공항 대합실을 나서 왼편 주차장쪽으로 가면 대장정렌트카(064-711-8288) 등 렌터카 업체들이 차를 대기시켜 놓고 있다.미리 예약하는 것이 편리하다. 좀 비싸더라도 색다른 드라이브를 즐기려면 일명 ‘딱정벌레차’로 불리는 폴크스바겐 뉴비틀을 이용할 수 있다.‘아우토반렌트카’(064-746-0051)가 운영한다. 에메랄드빛 제주 바다와 억새밭을 낀 제주 해안도로에 특히 잘 어울려 연인이나 신혼부부들이 애용한다.대여료는 24시간 19만 8000원.회원(회비 2만원)으로 가입하면 연중 30% 할인(13만 8000원)해준다. ●제주 그랜드세일 12월 한달간 항공 및 호텔,음식점 등이 할인 행사를 실시중이다.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항공료를 20%,신라·롯데·그랜드 등 대부분의 특급 호텔은 객실료를 주중 40% 할인해주며,22곳의 식당이 음식값을 10% 깎아준다.주요 관광지도입장료를 10∼50% 할인해준다.문의 제주도관광협회(064-742-8861). 식후경 제주 흑돼지는 육질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맛 때문에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음식.요즘은 서울을 비롯한 전국 어디서나 ‘제주 흑돼지’ 간판이 붙은 식당을 쉽게 볼 수 있다.이같은 흑돼지 맛은 방목 때문이라고 하는데,제주에서도 실제 방목하는 흑돼지 맛을 보기가 쉽지 않다. 협재해수욕장 앞의 ‘상록가든’(064-796-8700)은 직영 농장에서 놓아 키운 흑돼지 음식을 내는 몇 안 되는 식당중의 하나로 꼽힌다. 흑돼지는 생고기 구이,고추장 양념 구이,바비큐 등 다양하게 요리할 수 있지만 상록가든에선 생고기 구이가 유명하다.아이 손바닥 크기로 두툼하게 썰어 낸 것을 불판에 구워 상추에 싸먹는다.고기를 참기름에 소금을 넣은 기름장에 찍어 먹어야 제맛이 난다.1인분 8000원. 제주의 토속 음식을 골고루 맛보고 싶으면 제주공항 인근의 ‘덤장’(064-713-0550)을 찾으면 된다.갈치조림과 고등어구이,‘돈배’(흑돼지 삶은 것),보말국과 10여가지의 밑반찬을 내는 ‘덤장 상차림’이 인기 메뉴.4인상 기준 6만원.
  • “昌캠프, 4대그룹서 600억”삼성200억·LG150억·현대車100억·SK100억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安大熙)는 지난해 대선 때 삼성·LG·현대차·SK 등 4대 그룹이 한나라당에 600억원대의 불법 대선자금을 제공했다는 정황을 잡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 4대 기업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과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한나라당이 삼성 200억원,LG 150억원,현대차 100억원,SK에서 100억원+α의 자금을 거둔 단서를 포착했다. ▶관련기사 3면 SK의 경우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에게 당초 제공한 비자금 100억원 외에도 추가로 최소 수십억원대의 자금을 제공한 흔적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LG로부터 150억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건네받아 한나라당에 전달한 서정우 변호사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구속수감했다. 문효남 대검 수사기획관은 “서 변호사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LG 관계자 진술을 통해 혐의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서 변호사는 LG 외에도 삼성으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건네받은 과정에 개입한 정황도 있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개인후원회(부국팀) 부회장으로서 대선 캠프에서 법률고문을 맡아 활동하면서 지난해 11월22일 LG 구조조정본부 이모 상무로부터 150억원의 현금이 담긴 2.5t 트럭을 넘겨받는 방식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구본무 LG회장을 불러 한나라당에 150억원의 비자금을 제공한 사실을 사전 또는 사후에 보고받았는지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삼성그룹은 한나라당측으로부터 추가 대선자금을 제공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미리 조성한 비자금 가운데 200억원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현대차의 경우 현대캐피탈을 통해 1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나라당에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이날 롯데 계열사 사장급 임원인 신동인·김병일씨 등 2명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강충식 조태성기자 chungsik@
  • 롯데 경영본부 압수수색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安大熙)는 5일 불법대선자금 수사와 관련,전격적으로 서울 중구 롯데그룹 본사와 서초구 롯데건설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신동인 롯데호텔 사장과 임승남 롯데건설 사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검찰은 또 현대비자금 수사를 위해 한나라당 박주천 의원과 민주당 이훈평 의원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 혐의와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체포동의 요구서를 법무부 등을 통해 국회로 보냈다.이로써 국회에 계류된 의원 체포동의 요구안은 모두 6건으로 늘어나게 됐다. ▶관련기사 4면 검찰은 이날 롯데그룹이 비자금을 조성한 흔적을 포착,오전 10시쯤 2곳에 수사관 20명을 급파해 회계관련 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곧 김병일 경영관리본부 사장,임승남 롯데건설 사장 등을 소환해 비자금 조성 경위 및 정치권에 전달했는지 여부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미 지난달부터 롯데그룹과 롯데건설 재정담당 이사 등 임원 2∼3명을 소환 조사했다.이 과정에서 회계자료 일부를 임의제출형식으로 받아 분석한 끝에 비자금 조성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기업수사와 관련,수사협조 여부에 따라 수사강도와 사법처리 수위를 달리하기로 했다.문효남 수사기획관은 “수사처리 과정에서 진상을 털어놓은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에 대한 처리에 확연한 차별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진상규명을 거부한 기업에 대해서는 “비자금을 끝까지 추적하고 기업주 처벌도 강력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또 썬앤문 회장 문병욱(구속수감)씨와 전 부회장 김성래씨를 다시 불러 대선 전 제공한 정치자금 규모와 조성 경위 등을 추궁했다.검찰 관계자는 “문씨가 적극적으로 수사에 임하고 계좌추적도 하고 있어 진상규명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그러나 한나라당이 제기한 ‘95억 대선자금지원설’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의혹을 제기한)김씨조차 그 부분에 대해 별다른 말이 없다.”고 말해 아직 단서가 없음을 시사했다.검찰은 특검이 발족하기 전에 측근비리 수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검찰이 사전영장을 청구한 박주천 의원은 2000년 9월 국회 정무위 증인 채택에서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을 빼달라는 부탁과 함께 현대건설로부터 현금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이훈평 의원도 같은 해 10월쯤 같은 부탁을 받고 자신과 친분 있는 건설업체에다 현대가 시공하고 있던 동해고속도로 건설공사,용인·죽전지구 토목공사 등을 하청주도록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검찰은 현대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민주당 박주선 의원,한나라당 임진출 의원,박광태 광주시장 등은 다음 주중 불구속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강충식 조태성 홍지민기자 chungsik@
  • 롯데 6시간 압수수색 안팎/검찰, 재벌 ‘구조본’ 첫 타깃

    특검법 공포를 앞두고 검찰이 불법대선자금과 측근비리 수사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현대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의원들에 대해서도 사전영장을 청구했지만 국회는 임시국회로 회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신병처리는 미뤄질 것으로 여겨진다. ●롯데건설 통한 비자금 조성 정황 포착 롯데그룹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하는 경영관리본부 사무실과 롯데건설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구조본 성격의 기구가 압수수색되기는 처음이다. 롯데의 경우 그룹 차원의 조직적인 비자금 조성의 흔적을 검찰이 포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검찰이 오전 10시30분부터 6시간이 넘도록 장시간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도 그룹 차원의 개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롯데건설도 함께 압수수색을 함으로써 비자금 조성의 창구를 사실상 롯데건설로 지목했다.실제로 롯데건설의 경우 대규모 건설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소문이 나돌았었다.일각에서는 롯데건설이 분양대행사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문효남 대검 수사기획관은 “롯데 사무실이 상당히 깨끗이 치워져 있는 것으로 볼 때 압수수색에 상당히 대비한 것 같다.”면서 “그러나 영원히 없앨 수 없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상당부분 단서를 확보했음을 시사했다. ●현대비자금 등 미제사건 마무리 검찰은 이날 현대측으로부터 금품 등을 받은 한나라당 박주천,민주당 이훈평 의원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이로써 현재까지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의원은 열린우리당 정대철,한나라당 박명환·박재욱,민주당 박주선 의원 등 모두 6명으로 늘었다.그러나 여야는 오는 9일 정기국회 회기가 끝나면 30일 동안 임시국회를 다시 열 것이 확실시 돼 이들에 대한 신병처리는 당분간 미뤄질 전망이다.회기중에는 국회의 동의가 없는 한 체포나 구금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검찰은 현대측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한나라당 임진출 의원과 박광태 광주시장에 대해서는 불구속기소쪽으로 가닥을 잡았다.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박주천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을 감안하면 검찰은 5000만원을 구속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강충식 조태성기자 chungsik@
  • 산양 찾아 산속 헤매지만 행복/12년째 설악산 산양 보살피는 박그림 씨

    설악산에 ‘산양의 똥을 먹는 남자’가 있다.환경운동가이자 설악산 산양의 ‘대부’인 박그림(56)씨.서울 토박이였던 그가 설악산에 터를 잡고 산양의 뒤를 보살펴온 지 어느새 12년째. 사냥과 등산객들의 등살에 점점 산양들의 보금자리가 사라져 가는 것이 안타까워 아예 설악산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그는 지금도 침낭 하나 둘러메고 며칠씩 산양의 흔적을 찾아 산속을 헤맨다. 남부럽지 않은 기업체 사장을 그만두고 입산해 산양과 각종 들짐승과 더불어 살고 있지만 한순간도 후회한 적이 없다. 그와 며칠동안 연락되지 않으면 어김없이 산양을 찾아 나선 날이다. ●산양과 함께 노숙생활도 산양은 천연기념물 제217호로 백두대간에 얼마 남지 않은 야생동물 가운데 하나다.박씨가 추정하는 설악산 내 산양은 100마리 이내.설악산이 오염되면서 산양의 서식처도 급속히 파괴돼 이나마 언제 자취를 감출지 모를 일이라고 한탄한다. 그는 스스로를 설악산의 노숙자라고 말한다.산양을 찾아 나서면 바위동굴이나 나뭇잎 위에서 잠을 잔다.산양이 음식냄새를 싫어할까봐 아예 주식도 생식으로 바꿨다. 배낭 짐도 줄일 겸 음식냄새를 풍기지 않는 분말형 생식 한 줌을 털어넣고 물마시면 식사가 끝난다. 서울 토박이인 그가 설악산에 보금자리를 꾸린 것은 1992년부터.이전까지만 해도 20여년 동안 의류에 부착하는 각종 ‘라벨’과 불순물을 걸러내는 ‘여과기’ 생산업체 사장님으로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했다. 65년 고교 시절 설악산을 처음 찾은 뒤 70년초 한국산악회 회원으로 등록하면서 발길이 더욱 잦아졌다. 찾을 때마다 달라져 가는 설악산은 그의 마음을 흔들었고 고민 끝에 가족들을 설득해 아예 설악산으로 터전을 옮겨버렸다. ●어머니 품속 같은 설악산 사업까지 내팽개쳤어야 했느냐는 질문에 “설악산은 제게 꿈과 희망을 준 어머니와 같은 존재였습니다.어머니가 병들어 신음하고 있다면 자식으로서 당연히 곁에서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설악산 가까이서 산다고 해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는 것이다. 당시 설악산에 내려와 함께 일할 사람들을모으는 것이 시급했다.그래서 이듬해 직접 ‘설악녹색연합’이란 단체를 만들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설악산을 지키는 일을 시작했다. 산양에 대해 매달리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다.지금도 설악산에는 멧돼지,노루,고라니,오소리,산토끼 등 보호해야 할 많은 들짐승들이 살아가고 있다. 그중 산양은 멧돼지 다음으로 덩치가 큰 포유동물.그가 산양에 대해 애착을 갖게 된 이유는 이렇다. 95년 정부는 유네스코에 설악산을 야생동물의 보고인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신청을 했다.당시 캐나다 조사관이 설악산을 찾았을 때 박씨가 가이드를 맡았다고 한다.조사관은 현장을 둘러보고 ‘보고서에 나와 있는 야생동물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결국 유네스코 자연 유산지정은 물거품이 돼버렸다. 그 일이 있은 뒤 박씨는 야생동물 보호에 나서기 시작했다.제일 먼저 개체 수가 적은 종부터 보호에 나섰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산양이었다. ●자연은 간섭말고 버려둬야 “산양똥을 먹기 시작한 건 먼저 그들을 좀 더 세밀하게 관찰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지금도 산속을 돌아다니다 윤기가 흐르는 산양의 배설물을 볼 때는 마음이 즐거워집니다.산양들이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산양을 쫓아다니며 찍은 사진만도 1만여점에 달한다.산양에 관한 책도 냈다.최근엔 150여장의 슬라이드를 이용해 각급 학교 학생을 비롯,공무원교육원 생태학습 강의에 나서기도 한다.슬라이드를 한장한장 넘기며 설명하는 그의 강의를 듣다 보면 어느새 자연에 대한 숙연함마저 느끼게 된다. 그는 학교강의 등에서 받는 강의료,일년에 두 차례의 설악산 생태조사 참여비 등이 수입의 전부다.겨우 생활을 꾸려갈 정도지만,산양을 가까이서 돌볼 수 있어 마음은 언제나 평온하다. “때로는 제가 서있던 곳에 산양이 서성대다 간 발자국을 보기도 합니다.산양은 늘 자기가 살던 구역안에서만 사는데,워낙 똑같은 길을 자주 다니다 보니 산양도 저를 적으로 보지 않고 지켜보았다는 증거입니다.” 환경보호란 간섭하지 않고 내버려두고 야생동물도 그냥 저희들끼리 알아서 살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변한다. 환약처럼 생긴 산양똥을 늘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는 박씨는 올무에 걸려 울부짖는 산양의 몸부림치는 모습이 눈에 거슬려 틈만 나면 설악산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닌다고 말했다. 설악산 유진상기자 jsr@
  • [녹색공간] 팽성 가는 길

    우리의 소중한 문화 유산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그 중에 재단법인 ‘아름지기’(이사장 신연균)가 있다.두 팔 벌려 아름드리 나무를 껴안듯이 돌보는 이 하나없이 나둥그러져 있는 조상들의 흔적을 그러모아 지키겠다는 각오로 뭉친 분들의 모임이다.나 또한 두 팔 걷어붙이고 나서서 도와야 할 일이지만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그러던 차에 평택 팽성읍 원정리 마을의 느티나무를 개보수했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그곳으로 달려가게 됐다. 한데,웬일인가.가는 길목부터 막히는 것이 아닌가.평일에 특별한 이유도 없이 길이 막히다니 기가 찰 노릇이었다.아마도 도로에 관한 가장 방대하고 유익한 저작을 남긴 사람은 ‘도로의 교향곡’을 쓴 허만 슈라이버일 것이다.그는 말한다.“이 세상 모든 것들이 도로를 차지한다.그러나 그것들은 도로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도로는 끝이 없는 무인지경인 동시에 모든 사람의 공유물이고 어디에서 멈추는 일도 없으며 어디로나 통한다.장례 행렬도 결혼식 행렬도 도로 위를 거쳐서 간다.성직자가 걸어가며 내는 먼지는 바람난 처녀의 하이힐 위에 떨어진다.”정말 그럴까?아니다.지금 우리나라의 길은 어디에서나 막힌다.길의 동맥 경화증은 정도를 벗어난 꼴이다.길이 막히면 사람의 정신도 막힌다.누가 제 정신을 가지고 산다 할 수 있을까? 그럭저럭 원정마을에 도착했다.그동안 거의 버려지다시피 했던 느티나무는 제 모습을 찾았다.아름지기 사람들의 정이 그렇게 만들었으리라.하지만 내 관심은 엉뚱한 곳에 쏠렸다.마을 터의 입지와,왜 이 나무를 이곳에 심었을까 하는 점이었다.마을의 입지 조건은 매우 불량했다.우선 국도에서 벗어났다는 것이 그렇고,앞이 아산호에 막혀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어버린 점이 한눈에 떠올랐다.그러나 이런 점은 때론 호제로 작용할 수도 있다.워낙 세상이 혼란스럽다 보니 오히려 이런 막힌 마을이 가치를 지닐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고난 결점은 어쩌지 못하는 법.이곳에도 그런 결점을 치유할 수 있는 비보책(裨補策)을 써두었다는 점이다.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수령 430년의 느티나무였다.유달리 바람이 센 날이기는 했지만 바다와 호수를 지척에 두고 있는 이 마을은 바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바람은 삶을 고단하게 만들 뿐 아니라 화재의 위험을 항상 안고 다닌다.게다가 아산호 건너편 마을 앞쪽으로는 창내리 반도가 화살촉 모양으로 원정리를 겨냥하고 있는 꼴이다.그뿐이겠는가.아산호로 흘러드는 궁안천이 원정리에 대한 공격사면으로 물난리의 위험도 상존한다.그것을 이 느티나무가 잘 보완해주고 있다는 뜻이다.전형적인 풍수 비보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돌아오는 길,다시 길이 막힌다.답답하다.나 역시 차를 가지고 나왔으니 누구를 원망할 수 있겠는가.여기서 조선시대의 뛰어난 지리학자 여암 신경준 선생의 말씀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무릇 사람에게는 그침이 있고 행함이 있다.그침은 집에서 이루어지고 행함은 길에서 이루어진다.그렇기 때문에 맹자는 인(仁)은 집안을 편안케 하고 의(義)는 길을 바르게 한다고 하였으나,집과 길은 그 중요함이 같다고 하겠다.길은 원래 주인이 없고 오직 그 위를 가는 사람이 주인이다.” 무엇 때문에 쓸데없이 차를 몰고 나와 나와 남을 피곤하게 하는가.나의 피곤이 남에게 폐를 끼치고 남의 피곤은 내가 공유할 수밖에 없으니 이 무슨 조화 속인가.대중교통 수단을 보라.비교적 잘 되어 있다.최소한 시내에는 차를 끌고 나오지 말자. 최 창 조 전 서울대교수 풍수연구가
  • ‘호남의 소금강’ 순창 강천산

    ●빨갛게… 노랗게… 오색향연 절정 남녘에 단풍이 절정이다.빨갛게,노랗게 물든 산엔 능선마다 인산인해.새파란 하늘을 이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산을 오르는 이들의 뺨에도 발그스름하게 단풍이 피었다. 지난 주말엔 엄청난 단풍행렬 때문에,산엔 발도 못디디고 차를 돌린 사람이 꽤 있다고 하니,이번 주 단풍나들이 계획을 잡았다면 일찌감치 서둘러 집을 나서야겠다. 또 사람에 치이기 십상인 유명 산보다 숨어 있는 단풍 명소를 찾아보면 어떨까.전북 순창의 강천산을 다녀왔다.깊은 계곡과 맑은 물,기암괴석이 어우러져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곳.인근 내장산의 명성에 가려 그 진면목을 아는 이가 많지 않은 단풍 명산이다. 강천산(剛泉山·583.7m).이름 그대로 단단한 바위와 물이 많은 산이다.1981년 우리나라 최초의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높지 않지만 주계곡인 강천계곡 양편으로 선녀계곡,원등골,분통골 등 10여개의 청정계곡을 품고 있고 병풍바위,용바위,비룡폭포 등 구석구석 비경을 갖췄다. 산행은 주차장부터 시작된다.계곡과 봉우리가워낙 많아 등산코스가 다양한데,대략 5개 코스가 있다.이중 짧으면서도 아기자기한 강천산의 비경을 두루 구경할 수 있는 병풍바위∼강천사∼구름다리∼신선봉 코스(5㎞)를 택했다.좀 더 긴 산행을 원하면 신선봉에서 하산하지 말고 선녀봉과 산성을 거쳐 계곡으로 내려오는 코스(11㎞)를 잡으면 된다. ●구석구석 비경 품은 그림같은 바위산 매표소를 지나 강천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는 비포장이지만 차량이 드나들 정도로 넓고 평탄하다.길가와 계곡은 온통 단풍 일색.불타는 듯 계곡을 물들인 애기단풍 아래로 투명한 계류가 노래하듯 정겨운 소리를 내며 흐른다. 매표소에서 10분쯤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기암절벽이 우뚝 솟아있고,절벽 아래로 물줄기가 하얗게 부서지며 떨어진다.도저히 폭포가 있을 수 없는 곳인데….공원 관리직원인 듯한 사람에게 물어보니 인공폭포란다.계곡물을 호스를 통해 모터로 끌어올려 암벽 꼭대기에서 물을 뿌려대는 것이라고. 폭포 아래는 자그마한 단풍나무 공원.마침 아침 햇살을 받아 일곱 색깔 무지개를 그리며 떨어지는 물줄기와 어우러진 단풍이 비단처럼 곱다. 계곡을 따라 30여분쯤 더 올라가니 강천사가 나온다.강천산이란 이름을 있게한 천년 고찰.풍수지리설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한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한다.한때 12개의 암자와 500여명의 수도승을 거느린 거찰이었으나 임진왜란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완전소실되었다가 1961년 이후 대웅전과 관음전,선방,보광전,객사 등의 건물이 복원됐다.전란 와중에도 불타지 않은 강천사 석탑만이 고찰의 흔적을 말해준다. 강천산은 산세가 용이 꼬리를 치며 승천하는 형상이라고 해 원래 이름이 용천산(龍泉山)이었고,절 이름도 용천사였다고 한다.이후 조선 선조 때 학자 송익필이 절에 머물면서 ‘宿 剛泉寺’란 제목의 시를 지으면서 강천사로 불렸고,산 이름도 강천산이 되었다고 한다. ●길이 75m·높이 50m 구름다리 아찔 강천사를 지나 계곡 오른쪽으로 난 가파른 길을 10분 정도 오르니 계곡을 가로지르는 현수교(구름다리)가 나온다.길이 75m,높이 50m의 용접 철교다.다리 밑을 내려다보니 마치 번지점프대에 선 듯 아찔하다.멀리 계곡을 따라 길게 펼쳐진 단풍숲이 붉은 카펫을 깔아놓은 것 같다. 현수교를 건너 전망대가 있는 신선봉꼭대기까지는 불과 500m 정도.하지만 온통 바위투성이라 발을 내디디기가 힘들다.노약자라면 30분 정도는 고생을 각오해아 할 것 같다. 신선봉(425m) 정상의 전망대에 오르니 지금까지 올라온 계곡과 맞은편 봉우리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산자락 아래,반쯤 물든 단풍숲 가운데 강천사가 그림같이 자리잡고 있다. ●강천 제2호수·금성산성도 볼 만 현수교 입구에서 아래 계곡으로 연결된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좀 더 시간을 내 강천제2호수와 금성산성까지 가보기로 했다.현수교 아래에서 계곡을 따라 20분쯤 가니 댐이 앞을 가로막는다.강천제2호수다.강천산 입구에 있는 강천호의 담수 조절을 위해 계곡 상류에 협곡을 막아 조성한 저수지.물이 가득 차면 저수지를 둘러싼 단풍숲이 수면에 비친 풍광이 황홀할 정도라고 한다.그러나 막상 댐에 올라서니 물이 거의 바닥을 적시는 정도다.아쉬움을 뒤로 하고 발길을 돌렸다.댐 한쪽으로 이어진 등산로를 따라 30분쯤 가니 금성산성이 나온다.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된 이 산성은 삼한시대에 축조되었다고 전해지며,이후 파괴와 개축이 반복됐다.특히 갑오농민전쟁 당시 농민군과 관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였으며,이때 동헌,민가 등이 모두 불타 없어졌다고 한다. 순창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가는 길 수도권에선 호남고속도로 정읍IC∼29번 국도∼21번 국도∼793번 지방도∼강천산 주차장,호남·영남권에선 88고속도로 순창IC~24번 국도∼793번 지방도∼강천산 주차장 코스를 따라가면 된다.주차장 이용료는 2500원(산 입장료 1000원 별도).서울 강남터미널에서 순창행 고속버스가 하루 6회 출발하며,광주·전주·남원에서 각각 20∼30분 간격으로 버스가 있다.순창읍내에선 정읍행 군내버스(20분 소요)를 타거나,택시(8000원 정도)를 이용하면 된다.강천산군립공원 관리사무소(063-650-1533). ●숙박 강천산 인근에 강천각여관(063-652-9920),구룡파크장(063-652-6767) 등 여관이 10여 군데 있다.일행이 많으면 콘도형 객실을 갖춘 강천산 휴양농원(063-652-2552)이 편리하다.요금은 5만∼6만원.주말에 방이 없으면 순창읍내 여관을 이용하면 된다. ●순창고추장 마을 검붉은 색깔에 알싸한 감칠맛이 나는 순창고추장.고려 말 이성계가 스승인 무학대사가 기거하는 순창을 찾았다가 한 농가에서 낸 고추장 맛을 못잊어 조선 개국후 진상토록 해 유명해졌다고 한다. 강천산을 나와 793번 도로를 타고 10분 정도 순창읍 방향으로 가다보면 ‘순창전통고추장 민속마을’이 나온다.마을 입구엔 관광객들을 위한 널찍한 주차장이 있고,주차장 한편에 널린 메줏가루 냄새가 코를 찌른다.바둑판처럼 정리된 포장도로,지붕에 기와만 얹은 몰개성의 건물들,저마다 원조를 내세우는 간판들.서정적 전통 마을을 그렸던 기대와 달리 지나치게 상업화된 모습이 실망스럽다.고추장 마을에선 전통고추장 전시판매장(063-653-4333)을 비롯,50여개의 집에서 고추장 및 고추장을 이용해 만든 장아찌류 등을 판매한다. 식후경 강천산 주차장 아래 식당과 상가들이 늘어서 있는데,그중 충장로식당(063-652-5388)의 백반이 비교적싸면서 먹을 만하다. 취나물을 비롯한 각종 산나물 무침과 야채 겉절이,꽁치구이 등 생선구이와 조림,도토리묵 무침,각종 김치류,청국장 등 밥과 함께 나오는 반찬 가짓수만 무려 25가지.음식값은 6000원. 가짓수가 많지만 허투루 만들었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산나물은 강천산 인근에서 봄에 난 것을 말린 묵나물을 쓰고 도토리묵도 마찬가지.야채 몇가지를 썰어 함께 무친 도토리묵은 새콤하면서 싱싱해 특히 젓가락이 자주 간다. 순창고추장 맛을 보고 싶으면 대접을 달라고 해 나물무침과 야채 겉절이 몇가지를 밥에 얹어 고추장으로 비벼먹으면 된다.나물과 김치,야채 겉절이 종류가 워낙 다양해 채소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고 한다. 고기류를 먹고 싶으면 좀 멀지만 담양쪽으로 가보자.강천산 주차장에서 차로 30분 정도 가면 담양 대나무골테마공원 주변에 떡갈비 전문 음식점이 많다.
  • 홍사덕 총무 이재오 총장 “당신이 뭔데”/선거구제등 연일 엇박자 공조직·비대위 알력설

    요즘 한나라당의 아침 회의를 지켜보기가 여간 아슬아슬한 게 아니다.홍사덕 총무와 이재오 총장이 만들어내는 팽팽한 긴장감 때문이다.일단 두 사람은 현안을 놓고 ‘조율’의 흔적을 보이지 않고 있다.나아가 5일에는 상반된 발언으로 기싸움 양상까지 내보이며 문제점을 외부로 노출시켰다. 당 일각에서는 이를 ‘2인자 다툼’으로까지 여기고 있다.문제는 홍-이간의 대립이 단순히 둘만의 일로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그 양상이 비상대책위를 둘러싼 당의 기류를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향후 사안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일각에서는 “2인자 다툼” 홍-이의 관계는 비대위의 출범과 동시에 어색해졌다.한번은 비대위의 아침 회의가 길어지면서 당의 공식회의가 연쇄적으로 지연되자 홍 총무는 불편한 기색을 내보였다. 당내 서열을 보여주는 공식회의 발언 순서가 이 총장이 총무에 앞서는 모습도 연출됐다.대선자금 등에 대한 특검법 처리 문제를 놓고 총무단이 주도해야 하는 지, 비대위가 나서야 하는 지 입씨름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은 급기야 선거구제 문제로 맞붙었다.이재오 총장은 “17대 총선과 관련해 바뀔 가능성이 전혀 없고 당 차원에서 재론될 가능성도 없다.”고 ‘소선거구제 당론’ 불변을 못박았다. 책임총리제 도입 및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론 역시 “(개인 차원에서) 백가쟁명식으로 논의는 할 수 있으나 17대 총선까지 당 차원의 개헌 논의는 없다.”고 잘라말했다.중·대선거구제 등에 대한 당내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해온 홍 총무의 주장을 한마디로 일축한 것이다. 홍 총무는 그러나 이날도 “선거제도 문제에 대해선 그동안 당 정치발전특위에서 한다고 해 언로가 봉쇄돼 왔으나 이젠 언로를 열어줘야 한다.”면서 “당내에 중·대선거구제에 대한 지지 견해도 있으므로 선거제도를 당론으로 정하기 위해선 논의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비대’해진 비대위” 당 일각에서는 홍-이간의 구도를 당의 공조직과 비대위간의 알력으로 확대 해석하기도 한다. 최병렬 대표가 비대위에 막강한 힘을 실어주며 대선정국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공조직의 소외 현상이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비대위에 권한이 지나치게 집중되면서 여의도연구소나 당 정치발전특위가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가 됐다.”면서 “비대위 외에 다른 공조직이 느끼는 소외감이 적지 않다.”고 불평했다. 실제로 당 구성원들의 불만과 소외감은 곳곳에서 쉽게 확인된다.박종희 의원은 “지구당 폐지 문제 등 정치개혁방안은 연찬회 등 폭넓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결정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대표 이야기만 붕 떠서 당의 분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김용학 의원은 “요즘 당론 결정과정을 보면 당이 아예 없는 것 같다.”고 지도부를 성토했다. 중진의원 사이에서는 최 대표가 소장파를 앞세워 자신들을 제거하려 한다는 불신감이 팽배해 있다.영남권의 한 중진의원은 “요즘 ‘최 대표가 뭔가에 쫓기는 것 같다.’거나 ‘대표가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말들이 많다.”면서 “최 대표가 일부 측근들 얘기만 들으면 심각한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어려울 때 당을 화합하는 쪽으로 끌고가는 게 아니라 대립 양상으로 몰고가려는 최 대표의 리더십이 ‘노무현식’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지운기자 jj@
  • ‘최돈웅 100억’ 파장 / 최의원 계속 함구땐 ‘뇌물죄’ 적용 자금전달자 밝히면 政資法 위반

    검찰이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이 받은 SK비자금 100억원의 사용처를 밝혀내기 위해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한나라당의 선거자금으로 흘러들어 갔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도는 가운데 최 의원은 파장을 고려,쉽사리 입을 열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검찰은 일단 계좌추적 카드를 꺼내들었다.최 의원은 SK측으로부터 현금 1억원씩 담긴 비닐봉투 100개를 받았다.박스나 골프가방보다는 1억원씩 담긴 봉투가 운반이나 분배하는 데 더 편리하다.받은 시점도 지난해 대선을 한달여 앞둔 11월쯤이다.이는 필요한 만큼 바로 꺼내 쓰는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돈을 받았다는 의미다.이런 점에서 최 의원이나 주변인물들의 계좌에서 100억원의 흔적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검찰이 노린 것은 다른 비리를 찾아내 최 의원에게 압력을 넣으려는 것으로 보인다.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고교 동기동창이란 점을 내세워 호가호위했던 최 의원이 100억원의 창구 역할을 맡았던 만큼 새로운 비리가 나타날지는 알 수 없다. 최 의원이 끝내 진술을 거부할 경우 검찰은 뇌물혐의까지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100억원대의 뇌물 혐의라면 중형을 피할 수 없다.검찰 관계자는 “명목은 대선자금”이라고 말했다.이는 명목과는 다른 어떤 청탁이 있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는 것이다.SK로부터 ‘당선되면 잘 부탁한다는 취지로 돈을 전달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뇌물이나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 의원이 자금을 누구에게 건넸다고 진술하면 상대적으로 형량이 낮은 정치자금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추징금도 압박의 수단이다.뇌물 혐의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든 100억원의 불법자금에 대해 최 의원이 추징금을 내야 한다.이를 피하려면 최 의원은 정치자금을 받은 뒤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어떤 식으로 지원해줬다는 사실을 진술해야 한다.그래야 추징 책임이 당으로 넘어간다.‘안풍사건’과 관련,정부는 안기부 예산 940억원을 국고에 환수하라며 관련자들이 아닌 한나라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조태성 홍지민기자 cho1904@
  • 전남 여수 금오산·사도/서글픈 푸른빛에 처마끝 풍경도 소리를 잊고

    전남 여수 돌산도 남단에 자리잡은 금오산(金鰲山).동쪽 바다를 향해 엎드린 금거북이 모양을 하고 있어 이같은 이름이 붙은 이 산은 마치 거북 등껍질처럼 주름진 바위로 뒤덮여 있다. 많은 사람들은 금오산이란 이름엔 생소하다는 반응을 보이다가도 산 서쪽 중턱에 자리잡은 향일암을 말하면 ‘아 그 산’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마련이다.대부분 향일암까지만 올라갔다가,발길을 돌려 내려와 산 자체의 진면목을 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향일암은 우리나라에서 일출이 가장 아름다운 곳 중의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금오산 산행길의 진수는 향일암을 지나서부터다.해발 323m로,향일암에서 정상까지 불과 30여분의 짧은 산행길이지만,완급의 조화를 이룬 바위길과 시원한 남해 풍광,정상에서 바라보는 황홀한 일몰과 월출이 산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준다. ●월출이 아름다운 ‘향일암' 여수반도 서쪽에 위치한 작은 섬 사도 또한 오동도나 향일암,거문도 등 여수의 큼직한 관광 명소들에 가려 지나치기 쉬운 곳.그러나 한나절쯤 시간을 쪼개면,다양한 기암괴석과 수백개의 공룡 발자국,신비의 물 갈라짐 현상 등 색다른 볼거리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사도다.남도의 미항 여수 여행에서 빼놓기 쉬운 금오산 정상 산행과 사도 답사에 나섰다. 금오산 오르는 길은 두가지.산행 기점인 임포마을에서 새로 난 향일암 가는 길을 따라 가다가 암자 못미쳐 정상으로 가는 길로 빠지거나,향일암 가는 옛길로 처음부터 올라가면 된다. 새 길을 선택했다.향일암까지는 네댓 사람이 나란히 손을 잡고 걸어도 될 만큼 길이 널찍하게 닦여 있다.길이 넓다보니 돌산의 아기자기함을 체험할 수 없다는 게 아쉬움.새해를 맞을 때마다 구름떼처럼 몰려드는 이들을 위해서라고 하지만,바위산을 가르는 포장된 큰 길이 영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향일암을 지나고,가파른 철계단과 아슬아슬한 바위길이 이어지면서부터 이같은 불만은 탄성으로 바뀐다.바위길을 한 굽이 돌 때마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너럭바위.이마에 흐르는 땀을 잠시 식히면서 시원한 바다 풍광을 감상하기에 그만이다.너럭바위 하나하나는 곧 바다 전망대다.동남쪽으로 구불구불 이어진 해안을 따라 펼쳐진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자태가 그림같다. 등산로변엔 군데군데 계절을 잊은 듯 바위 틈새로 자란 벚나무가 꽃을 피워 이색적인 분위기를 띄운다. 커다란 바위들로 이루어진 정상에서의 조망은 그야말로 사통팔달이다.서쪽은 이미 붉은 물이 들기 시작했다.마치 광활한 호수를 연상케 하는 가막만 뒤로 펼쳐진 수많은 섬 너머로 만추의 홍시 같은 해가 진다.자그마한 한 섬 위에 걸리는 듯하던 해는 불과 2∼3분 만에 뚝 떨어지고 만다. ●일몰과 월출을 한자리서 누군가 고개를 돌려보라고 재촉한다.동쪽 바다 수평선 위로,정말 쟁반 같은 보름달이 둥실 떠오르고 있다.한 자리에 앉아 일몰 감상 직후의 월출 구경이라니! 저마다 탄성을 토해낸다. 내려갈 때는 향일암에 들렀다.일출이 유명한 곳의 달구경은 어떨까 궁금했기 때문.어둠이 깔린 암자는 적막하기만 하다.사방이 어두워서인가,아니면 청정지역이어서인가.암자에서 보는 달은 푸른빛이 선연하기 그지없다.종루 처마에 달린 풍경(風磬) 너머 걸린 달은 서늘하다 못해 시리게가슴 속을 파고든다.임포마을에서 정상,정상에서 향일암을 거쳐 마을까지 내려오는 데는 3시간이면 넉넉하다. 여수 서쪽 27㎞ 지점에 위치한 사도는 증도·추도·사도·장사도·나끝·연목·중도 등 7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여수항에서 여객선으로 1시간20분 정도 가야 한다. ●공룡 발자국 보며 고생대 체험도 7개의 섬에 사는 주민이라야 수십가구에 불과해서인지,사람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하지만 선착장은 깔끔하고 큼직하다.세계 최장의 보행렬(84m)을 포함해 400여개의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이후 고생태 체험학습을 위한 학생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최근 조성했다. 마침 만조 때라서 수중에 감춰진 공룡 발자국을 볼 수 없단다.미리 시간을 확인해보고 오지 않은 것이 영 후회스럽다.하지만 선착장에서 조금만 가면 공룡 발자국과 서식 흔적을 재현하고 설명해놓은 공원이 있어 그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사도는 물 갈라짐 현상이 일어나는 곳이기도 하다.음력 정월 대보름,2월 보름 등 연간 5차례 정도 이같은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다고 한다.약 2∼3일간 물이 갈라지는 이때는 7개의 섬이 ‘ㄷ’자로 이어지는 장관을 연출한다.이때 시간을 맞춰가면 마을사람들과 함께 바닷길에 들어가 지천으로 널린 고둥과 개불,해삼 등을 주울 수 있다. 사도엔 다양한 전설이 어린 기암이 많다.이순신 장군이 나랏일을 근심하며 앉아 있었다는 장군바위,거북 모양의 거북바위,예부터 사도의 여인들이 출산 후 젖이 부족할 때 치성을 드리면 맑은 물이 솟아났다는 젖샘바위,제주 용두암의 꼬리라는 용미바위 등이 볼 만하다. 여수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가는 길 서울,수도권에서 여수까지는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경부∼천안·논산∼호남∼남해고속도로 순천IC 코스가 가장 빠르다.순천IC에서 17번 국도를 타면 여수 돌산도까지 곧바로 갈 수 있다.항공편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매일 5차례 김포와 여수를 왕복 운항한다.여수행 버스는 서울에서 하루 16회,광주에서 40회 있다. 금오산은 17번 국도를 타고 돌산대교를 건너 시덕리에 이른 뒤,1번 지방도를 타면 산 입구에 닿는다.여수항에서 사도로 가는 배편은 하루 두 차례 있다.1시간20분 소요.배삯은 어른 7500원,어린이 3800원.문의 여수시외버스터미널(061-652-6877),여수역(1544-1788),㈜한려수도(061-644-6255). ●숙박 호텔은 여수시내의 여수비치관광호텔(061-662-3131),오동도 인근의 노블레스관광호텔(061-691-1966)이 묵을 만하다.금오산 인근엔 종점모텔(061-644-4737),한솔모텔(061-644-5089) 등 10여개의 여관이 있다.사도에선 사도식당횟집,장석례씨집(061-665-9203) 등 몇몇 식당과 민가에서 민박을 운영한다. ●해넘이 해안 드라이브 돌산도 서쪽 금천에서 항대,모장,평사에 이르는 해안길은 해넘이 드라이브 코스.오른쪽엔 산과 들녘이,왼쪽엔 수많은 섬들이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이 구간엔 굴 양식장이 늘어서 있는데,굴이 주렁주렁 달린 모양이 이색적이다.아직은 좀 이르지만 11월에 들어서면 해가 넘어갈 무렵,차를 세우고 굴구이집에 들어가 고소한 굴을 맛보는 재미가 쏠쏠하다.여수시 문화관광과(061-690-2225). 식후경 여수는 남도 먹거리 1번지로 통할 만큼 음식이다채롭다.그래서 식도락가들이 여수에 가면 특유의 한정식을 한번쯤은 맛본다. 오동도 입구의 ‘동백회관’은 맛과 다양함을 함께 갖춘 곳으로 평가받는 해물 한정식집.음식값은 2인상 4만원,3인 이상은 1인당 1만 5000원이다.음식은 3차례로 나뉘어 나온다.먼저 도미·우럭·전어 등 회와 함께 떡가재 찜,낙지 무침,회초밥,생 피조개 등 30여가지의 찬음식으로 상을 차려낸다.이 음식을 거반 먹을 즈음해서 복어 중심의 뜨거운 요리가 나온다.복 조림,복 튀김,복죽,송이 조림 등이 주된 요리.이 음식을 대충 비우면 그제서야 밥이 나온다.대나무통에 쌀을 넣고 찐 대통밥과 함께 몇가지 나물,젓갈,매운탕이 상에 오른다.이렇게 총 60여가지의 음식이 나온다. 여수 인근 바다에서 나는 재료를 쓰다보니 음식 맛도 일품 요릿집 못지않다.(061)664-1487. 사도에선 선착장 앞의 사도식당횟집에 들러보자.도미,농어 등 자연산 회가 너무 싸다.마리 단위로 회를 쳐주는데,1.5㎏짜리 감성돔 한 마리를 3만원에 먹을 수 있다.쫄깃하면서도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감성돔 회맛이 일품이다.(051)666-9199.
  • [씨줄날줄] 군복 수의

    원로 소설가 한말숙씨가 한 문학지에 ‘가상 유언장’을 발표해 화제가 됐었다.유언장은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수의는 엄마가 준비해 둔 것을 입혀라.” “아빠도 너희들도 검정 양복에 하얀 종이꽃 리본만 달아라.” 죽음에 대해 철학적 사유를 드러내 보인 작가가 굳이 형식에 가까운 의복에 관심을 나타낸 이유는 뭘까. 수의(壽衣)는 삶의 끝과 죽음의 시작을 의미한다.한줌의 재가 되거나 흙이 될 바에 왜 이승의 흔적을 걸쳐야 할까.태어난 아기는 예쁘지만 세상의 때가 묻은 주검은 가려져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또 죽은 자에 대한 산 자의 예의가 반영된 것일 게다. 안동포에 금가루를 입힌 1억원짜리 수의가 꾸준히 팔렸다고 한다.유골에 금가루가 배어 ‘황골(黃骨)’이 된다고 한다.황금이나 삼베의 누런색이 부귀와 영생을 상징한다는 발복신앙에서 비롯된 것이다.여유만 있다면 그보다 더한 돈도 아깝지 않다는 것이 세태다.산 자가 발복만 한다면 흙이 된 주검도 옮겨야 직성이 풀리는 현실이기도 하다.반면 “살아계실 때 변변한 차림 한번 못해드리다가 돌아가셔서야 격식 갖춘 차림을 해드렸다.”는 슬픈 얘기도 있다.있을 때 잘하지…. ‘여인의 향기’라는 영화에서 예비역 장교인 알 파치노가 군 예복을 입고 죽으려던 모습이 나온다.보람있고 화려했던 시절을 기억하면서 죽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최근 육·해·공군·해병대 노병들이 수의 대신에 군 예복을 입은 채 삶을 마감하려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지금까지 ‘군 예복 수의화 운동’에 300여명이 참여했다고 한다.군대의 보람을 기리고 싶은 사람은 삼베로 만든 수의보다는 군 예복이 더 자랑스러울 것이다. 군 예복이 아니더라도 살아오면서 가장 화려했던 순간,가장 보람있던 순간의 복장으로 떠나는 것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여진다.이를 테면 몸 담았던 직업과 관련한 의복을 수의로 정한다든가,웨딩드레스 같은 결혼 예복을 수의로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시대와 양(洋)의 동서에 따라 장례의식도 다르고 또 바뀐다.한 시점에서 죽은 자에 대한 예의 문제를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이 좀 조심스럽긴 하다.하지만 어느 쪽이든 마음 속에 길이 있다는 것은 그리 틀린 생각이 아닐 것이다. 김경홍 논설위원
  • [데스크 시각] 전시행정서 실속행정으로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듯이 번성기의 로마인들은 도로·교량 등 사회 인프라의 구축에 열심이었다.광대한 제국을 통치하기 위해서는 잘 닦여진 그물망 같은 가로망이 필연적이었을 것이다.아우구스투스의 뒤를 이어 로마제국의 통치자가 된 티베리우스는 국민들의 인기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그는 아우구스투스가 대형 건축물을 짓고 국민들에게 취임축하 보너스를 듬뿍 준 것과는 달리 아우구스투스가 구축해 놓은 국가 시스템이 잘 굴러갈 수 있도록 하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대형 공공사업을 펼치기보다는 기존의 도로나 교량,성벽 등을 유지,보수하는 데 힘을 썼다. 70년대 개발시대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완공식을 갖는 것이 관행이었다.다리나 도로,건물,아파트를 완공한 뒤 박 대통령이 해당 부처 장관,공사 관계자 등 귀빈들과 함께 테이프 커팅을 하는 모습은 대한뉴스나 TV를 통해 많이 볼 수 있었던 장면들이다.국민들에게 치적을 홍보하려는 의도였겠지만 전시행정이라는 비난도 피할 수 없었다. 사라에 버금가는 위력을지닌 태풍 매미가 우리나라를 할퀴고 간 지도 한달이 가까워 오고 있다.많은 사람들이 복구의 손길을 놀리고 있지만 워낙 생채기가 깊어 정상화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태풍 매미의 피해액은 4조 2225억원에 이르며 인명피해는 사망,실종자 포함 13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수해는 주로 국가가 관리하는 국가하천보다는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소하천에서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해대책본부는 하천 890곳,소하천 1372곳 등 2676곳이 유실됐다고 밝혀 이를 뒷받침해 준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제방쌓기 등 개수(改修)가 필요한 하천은 국가하천보다는 지방하천이 훨씬 많다고 한다.국가하천(88곳) 2984㎞ 가운데 81.5%인 2433㎞가 개수됐지만 지방하천 3만 2460㎞ 가운데 완전개수된 구간은 60%인 1만 9547㎞에 불과하다.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다시 물난리를 겪은 낙동강도 대부분 소하천이 범람해 피해를 입었다. 건교부는 2011년까지 국가·지방하천에 모두 제방을 쌓으려면 11조 5000억원 이상이 필요한것으로 추정하고 있다.하지만 1992년부터 2001년까지 해마다 치수에 투입된 국가 예산은 4154억원으로 연평균 국민총생산(GNP) 409조원의 0.1%에 지나지 않는다.반면 같은 기간 도로사업에는 치수의 10배가 넘는 4조 8258억원을 쏟아부었다. 하천 개수예산이 적은 것은 전시행정의 전통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교량과 빌딩,도로건설은 가시적이고 화려하다.주민들이 변화를 피부적으로 느낄 수 있다.그래서 “높은 건물은 도시의 상징이고 넓은 도로는 도시의 이념이다.”라는 말도 있다.실제 높은 건물과 넓은 도로만큼 업적이 뚜렷이 나타나고 오랜 기간 그 흔적을 남기는 것도 없다.반면 하천정비는 별로 ‘빛’이 나지 않는 사업이다.수해가 발생하면 재해 방지의 중요성을 인식하지만 평상시는 치수사업의 시급성을 느끼지 못하고 지낸다.그러나 치수사업은 국민의 안위와 직결된 ‘실속있는 행정’이다. 현명한 사람은 역사에서 배우고 어리석은 사람은 경험에서 배운다는 말이 있다.해마다 되풀이되는 재해에서 벗어나려면 어리석기라도 해야겠다. 임태 순 전국부장
  • 시베리아 횡단열차 ‘생생 체험기’/평범한 가족의 18일간 여행기

    중고등학교 시절 한번쯤은 도전해보고 싶었던 시베리아 횡단 여행. 영화 ‘해바라기’에서의 노란 물결과 ‘닥터 지바고’에서의 끝없이 펼쳐진 설야의 웅장함이 숨막히게 했던 곳,고단한 삶에 떠밀려 두만강을 넘었던 우리 선조들이 졸지에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서쪽으로 강제 이주당하며 피눈물을 흘렸던 비운의 역사 무대가 바로 시베리아였다. 러시아도 이젠 여행의 자유지대지만 시베리아 횡단은 아직도 쉽지 않은 여정.그럼에도 평범한 한 가족이 9,288㎞의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따라 18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여행기를 책으로 냈다. ‘온가족이 함께 떠나는 18일간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기’(사진·한동신 지음,우리글 펴냄)는 지은이를 포함한 가족 5명의 여행 일기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차에 탑승,바이칼호가 있는 이르쿠츠크,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선인 예카테린부르크,열차의 종착역인 모스크바를 거쳐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여행을 하며 현지의 생생한 모습과 느낌을 꾸밈없이 옮겼다. 여행기는 전문 여행가가 아닌 평범한 가족의 이야기를적은 것이기에 미숙해 보이지만,오히려 일반인들이 쉽게 빠뜨리거나 잘못 알려진 여행 정보와 주의할 점,현지 사정 등을 상세하게 전하고 있다. 바이칼호의 넉넉함과 앙가라강의 도도함 등 웅장한 시베리아 일대의 경관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또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을 돌아보며 러시아 역사를 관통해 흐르는 문화예술의 흔적을 소개했다.8500원. 임창용기자 sdargon@
  • 책 / 승리와 패배

    볼프강 헤볼트 지음 / 안성찬 옮김 해냄 펴냄 ●역사상 극적인 전쟁 50건 소개 “나폴레옹이 항복한 곳.오,그래.내 운명도 마찬가지네.너에게 정복당한 나…너를 언제까지나 사랑하리.”1974년 ‘유러비전 그랑프리’를 수상한 ‘워털루’라는 제목의 이 곡은 사실 전투와는 별 상관이 없으며 희생자를 추모하는 내용과도 거리가 멀다.단지 워털루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를 곡에 이용했을 뿐이다.이 히트곡은 곧 사랑의 노래다. 1814년 유럽도 똑같이 소리쳤다.“나폴레옹이 항복했다.만세!” 나폴레옹이 엘바섬에 갇히자 사람들은 나폴레옹 전쟁의 종말을 축하했다.빈 회의에서는 유럽의 5대 강국인 오스트리아·러시아·프로이센·영국·프랑스의 사절단이 마주 앉아 낮에는 유럽의 정치적 미래에 대해 논의했고 밤에는 왈츠를 췄다.하지만 파티는 곧 중단됐다.나폴레옹이 엘바섬을 탈출해 1815년 3월 프랑스에 도착한 뒤 대대적인 환영을 받으며 파리에 입성한 것이다. ‘승리와 패배’(볼프강 헤볼트 지음,안성찬 옮김,해냄 펴냄)는 인류 최초의전쟁인 트로이 전쟁에서부터 중세 기사계급 몰락의 서곡이 된 젬파흐 전투,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이끌어낸 요크타운 포위전,최근의 중동 전쟁까지 역사상 가장 중요하고 극적인 전쟁 50건을 소개한다.전쟁의 전개 과정뿐만 아니라 전쟁이 일어나게 된 역사·문화·사회적 배경,국제사회에 끼친 영향까지 폭넓게 다룬다. 책은 여러 시대의 전쟁들을 의식적으로 안배한 듯하다.로마와 카르타고 간의 칸나이 전투를 비롯한 고대의 고전적 전쟁을 다뤘고 중세의 헤이스팅스 전투도 빼놓지 않았다.하지만 전체적으로 20세기 전반에 일어난 전쟁이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전쟁사를 연구해온 저자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그 안에서 벌어진 전투들이야말로 어떤 사건들보다 우리의 정치적 사유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힌다.한 예로 일본의 진주만 기습은 인류에게 가장 큰 정신적 외상을 안겨준 사건 가운데 하나다. ●日 진주만 기습, 인류에 정신적 외상 “니타카 산에 올라라.” 1941년 12월1일 일본 해군에 비밀 공격지령이 떨어진 이후 반 년 동안 미국은 끔찍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미국의 전투함대는 12월7일 아침 일본 전투기들의 기습 공격에 속수무책이었다.두 차례에 걸친 공격에 대부분의 군함들은 파손됐고,2403명의 해군이 목숨을 잃었다.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일본의 국제법 위반에 격노했다.일본의 선전포고가 어뢰와 폭탄이 터지고 난 다음에 도착했기 때문이다.진주만 공격을 소재로 한 책 제목이 ‘우리는 새벽에 자고 있었다’일 정도로 당시 미군들은 무방비 상태였다.진주만 공습 이후 일본은 승승장구해 알렉산더 대왕의 페르시아 원정과 비교될 정도로 대단한 전과를 올렸다.이들에 의해 세계제국은 다시 한번 무너졌다.영국·프랑스·네덜란드는 아시아지역에서 그들의 식민지를 급속히 잃어갔다.하지만 일본은 미드웨이 해전으로 불과 5분 만에 태평양 전쟁에서 패배하게 된다. 저자는 전쟁의 처음과 끝,승자와 패자를 이야기하면서 “승리도 패배만큼 비극적이다.”라는 결론에 도달한다.영국의 웰링턴 공은 나폴레옹을 상대로 한 싸움에서 이겼지만 수천명의장병과 친구를 잃었기에 결코 기뻐할 수 없었다.그는 “패전 다음으로 가장 슬픈 일은 승전이다.”라고 되뇌었다.전쟁의 원인이 무엇이든간에 그 실체는 참혹할 뿐이다.아우스터리츠 전투는 유럽 전역에 “살아있는 자에게 죽음을”이란 말을 유행시켰으며,인디언 탄압에 나선 미군들은 온몸의 피부가 벗겨진 채 죽어야 했다.2차대전 때 갓 스물을 넘긴 일본 청년들은 스스로 폭탄이 돼 사지로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패전 다음으로 가장 슬픈 일은 승전 ‘해냄 클라시커50’ 시리즈의 하나로 나온 이 책은 기록으로만 존재하는 죽어 있는 전쟁이 아니라 생생한 역사의 교훈을 전해주는 살아 있는 전쟁의 모습을 보여준다.전쟁의 흔적을 담은 300여 컷의 컬러 화보와 전쟁지역의 지정학적 위치를 알려주는 지도,전쟁 관련 참고도서 등이 실려 있어 일반의 이해를 돕는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이란 무기급 우라늄 흔적 발견”

    |빈 연합|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에서 무기급 전환이 가능한 고농축 우라늄 생산과 관련한 흔적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외교소식통들이 25일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들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계획 여부에 대한 증거를 찾기 위해 활동중인 IAEA 사찰관들에 의해 이같은 판단이 내려졌다고 덧붙였다. 소식통들은 IAEA 사찰관들이 이란의 칼라예 전력회사에서 극소량의 고농축 우라늄 물질을 발견했으며,유엔 사찰관들은 지난 7월 이란의 나탄츠에 있는 핵시설에서도 농축우라늄 물질을 발견했다. IAEA는 지난달 초 칼라예 전력회사에서 실시한 환경샘플 조사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물질이 이란이 직접 생산한 것인지,이란의 주장대로 관련 장비를 수입할 때 장비가 농축 우라늄에 오염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다른 소식통들은 전했다. IAEA는 이란에 대해 새달 말까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낸 상태이다.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이란핵문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될 전망이다.
  • 말못한 사랑 못내 그리워 저리 붉은가

    ●불갑사·용천사등 사찰 주변에 많아 가을 산야의 진객은 단연 꽃무릇이 아닐까.무성했던 수풀이 점차 힘을 다하며 제 빛깔을 잃어갈 때 맑은 가을 하늘을 향해 이파리 하나 없이 빳빳하게 고개를 세운 꽃무릇은 튀고도 남음이 있다. 새파란 하늘빛에 대비되어서인지 유난히 새빨간 꽃무릇은 애틋하면서도 서러운 사랑의 아픔을 담고 있는 듯하다. 꽃무릇을 만나러 남녘으로 달렸다.전남 영광 불갑사,함평 용천사,전북 고창 선운사로. 왜 꽃무릇은 대개 절 주변에 사는 걸까? 아마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꽃무릇의 특이한 생태 때문일 것이다.금욕을 실천하며 수행하는 스님에게 잘 어울리는 꽃이라고 여겨 사찰에서 심은 것이 주변으로 퍼져나갔을 것이다. 수국이나 산수국,불두화,백당나무 등 사찰에 심은 꽃들이 대개 열매를 맺지 못하는 식물들인 것을 보면 이같은 설명은 분명 일리가 있다.탱화를 그릴 때 꽃무릇 뿌리를 짜낸 즙을 바르면 좀이 슬지 않아 사찰 주변에 많이 심었다는 설도 있다. 불갑산 자락에 자리잡은 불갑사 가는 길.듬성듬성 난 억새며,떼지어 날아다니는 잠자리며,이미 가을색이 완연하다.사찰을 10여리 남겨놓고부터는 길가의 꽃무릇이 손님을 반긴다.코스모스 길에 익숙한 나들이객들에게 빨간 꽃무릇 길은 제법 이색적이다. ●상사병 스님의 애틋한 전설 간직 사찰 아래에 이르자 길 오른쪽 벌판이 온통 꽃무릇이다.안내판에 꽃무릇의 생태와 유래 등이 자세히 적혀 있다. 석산이라고도 불리는 꽃무릇은 일본 원산으로 관상용으로 들여왔다가 퍼진 가을꽃.가을에 핀 꽃이 모두 지면 그제야 초록 잎이 나서 이듬해 봄에 진다.잎과 꽃이 서로 볼 기회가 없다고 하여 많은 사람들은 ‘상사화’(相思花)로 부르기도 하지만 진짜 상사화는 아니다. 연보랏빛 꽃이 피는 진짜 상사화는 대규모 자생지를 찾아보기 어렵다.상사화는 꽃무릇과 달리 여름에 잎이 모두 진후 가을에 꽃이 핀다.순서야 어떻든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점에서 꽃무릇도 상사화의 자격은 갖춘 셈이다.옛날 한 스님이 속세의 미인을 연모하다가 상사병으로 죽어 묻힌 자리에서 피어났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불갑사 뒤 자그마한 저수지 왼편 산자락엔 꽃무릇이 붉은 물결을 이루고 있다.꽃무릇에 파묻혀 저수지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는 데이트족들의 표정에서 ‘소박한 행복’이 읽힌다. 불갑사 뒤쪽은 불갑산(525m)이다.군데군데 군락을 이룬 꽃무릇과 연꽃을 닮았다는 기암괴석 봉우리 ‘연실봉’이 아름답다.이곳에 서면 동쪽으로 무등산이,서쪽으로 서해 칠산 앞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불갑산과 인접한 모악산(348m) 아래로는 함평 용천사가 자리잡고 있다.불갑사 주차장에서 차로 20분쯤 걸린다.용천사 아래의 꽃무릇은 양적으로는 불갑사의 꽃무릇보다 한 수 위.함평군이 조성한 공원 옆 산자락 40만여평이 온통 꽃무릇이다.멀리서 보면 산자락이 마치 불타는 듯하다.산자락엔 꽃무릇 사이로 산책로가 꾸며져 있다.산책로 중간중간 초가와 구름다리 등을 조성해놓아 아이들과 함께 가벼운 산행을 즐기기에 좋다.특히 산책로에서 붉은 물결 너머로 보이는 용천사의 자태가 그림같다. ●붉은 물결 너머 그림 같은 용천사 용천사는 신라 때 행은존자에 의해 창건된 사찰.사찰앞으로 흐르는 작은 천에서 용이 승천했다고 해 용천이라고 부르는데,용천사란 이름도 여기서 따왔다.사찰 건물은 모두 현대에 지은 것이라서 특별히 눈길을 끌 만한 것은 없다.다만 조선 숙종 때 만들었다는 대웅전 옆 석등이 고찰의 흔적을 말해준다. 전북 고창의 선운사 꽃무릇은 한 줌씩,한 아름씩 듬성듬성 꽃을 피운 것이 오히려 운치가 있다.선운사 입구에서부터 절 앞으로 흐르는 도솔천을 따라 도솔암까지 난 3㎞ 숲길엔 이렇게 옹기종기 모여앉은 꽃무릇이 반갑게 손님을 맞는다.그래서 도솔암 가는 길은 마냥 정겹다.꼿꼿한 꽃대,둥글게 굽은 꽃잎,꽃입보다 두 배나 긴 황금빛 꽃술….길가에 솟아난 하나하나의 꽃무릇은 참 독특하고도 귀하게 생겼다. 도솔암 부근엔 수령 600년의 장사송이 있다.마치 암자의 미륵불을 지키기라도 하려는 듯 우산처럼 가지를 펼치고 있는 모습이 범상치 않게 보인다.나무 옆으로 진흥굴이 있는데,신라 진흥왕이 왕위를 버리고 왕비와 공주를 데리고 출가한 곳이라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영광 함평 글·사진 임창용기자sdargon@ 가이드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영광IC에서 빠져 22번 국도를 타고 영광읍쪽으로 가야 한다.읍내를 지나 23번 국도로 갈아타고 10분쯤 가면 불갑사로 빠지는 군도가 나온다.군도를 따라 5분쯤 가면 오른쪽으로 불갑사 진입로가 보인다.용천사는 불갑사 들어간 길을 되짚어 나와 다시 23번 국도를 타고 함평 방향으로 가야 한다.5분쯤 가다가 나오는 838번 지방도를 갈아타고 조금만 가면 해보면 광암리에 이르러 용천사 진입로가 나온다. 선운사는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산IC에서 빠져 22번 국도를 타면 바로 닿는다. ●숙박 불갑사나 용천사 인근에서 묵으려면 함평군 해보면 금덕리 관광농원(061-323-3663)이 추천할 만하다.구계동 골짜기에 자리잡고 있어 쾌적하면서도 넓다.방갈로와 낚시터도 갖추고 있으며,밤 줍기도 할 수 있다.요금은 방 크기에 따라 2만원부터 5만원까지. 선운사 인근엔 동방호텔(061-563-7070) 등 호텔과 전원산장민박(061-561-3120) 등 민박집이 많다. ●함평 해수찜 함평군 손불면 신흥마을은 해수찜으로 유명한 곳.함평해수찜은 1800년대부터 민간요법으로 널리 이용돼온 치료법이라고 한다.도자기 가마를 이용한 한증법을 발전시킨 것으로,해수(海水)탕에 유황 성분이 많은 돌과 삼못초 같은 약초를 넣고 소나무 장작으로 불을 때 데워진 물로 찜질을 한다. 온천과 약찜의 효능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어 피부염,산후통,신경통 등 만성질환에 치료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 현지 주민들의 자랑이다.주포함평해수찜(061-322-9489),함평신흥해수찜(061-322-9487),신흥해수찜(061-322-9900) 등이 있다.입욕료 6000원.문의 함평군 문화관광과(061-320-3224),영광군 문화관광과(061-350-5224),고창군 문화관광과(063-560-2230). 식후경 영광의 첫째 먹거리는 뭐니뭐니해도 법성포에서 말린 굴비.법성포는 습도와 일조량,해풍이 조기를 말리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어 최상의 맛을 낸다고 알려져 있다.2년 이상 간수가 빠져 쓴맛이 없어진 소금으로 싱싱한 생조기를 정성껏 간을 해 15∼40시간 정도 재워두었다가 깨끗한 염수에 4∼5회 세척한 후 10∼20마리씩 짚으로 엮어 해변가에서 7∼14일 동안 말린다.법성포와 영광읍내엔 굴비를 중심으로한 한정식집이 많다.법성포 포구 바로 앞 ‘1번지식당’의 음식 맛이 유명하다.값은 1인 1만 5000원부터 3만원까지.1만 5000원짜리의 경우 굴비 구이와 조기 찌개를 중심으로 병어,갈치,전어 등 요즘 나는 생선 10여가지와 나물 무침 등을 포함해 30여가지의 반찬이 나온다.3만원짜리엔 굴비찜과 삼합,생선회,홍어회,자린고비,육회,갈비 등이 추가된다.(061)356-2268.영광읍내에선 동락식당(061-351-3363),한아름식당(353-7757)에 손님들이 몰리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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