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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벨기에 오줌싸개 소년 동상은 왜 허무 관광지가 됐을까 [한ZOOM]

    벨기에 오줌싸개 소년 동상은 왜 허무 관광지가 됐을까 [한ZOOM]

    2009년 방영한 MBC 드라마 ‘선덕여왕’은 44% 안팎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대형 흥행작이었다. 극 중에서 ‘미실’을 연기한 배우 고현정은 그해 연기대상을 수상하며 다시 한번 전성기를 열었고, 경주시에는 관광객이 몰려 오랜만에 관광특수를 누렸다. 필자 역시 드라마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 여름휴가 기간에 경주로 향했다. 어린 시절 경주에서 멀지 않은 도시에서 살았던 터라 경주는 낯설지 않은 도시였다. 지금처럼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지 않아 차량 네비게이션과 지도를 이용해 선덕여왕의 흔적을 찾아 다녔다. 한참 다음 목적지로 가던 중 저 멀리 ‘선덕여왕 촬영지’라는 대형간판이 보였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곳을 향해 차를 몰았다. 대형간판 아래에 주차를 하고 화살표를 따라 언덕에 다다르자 넓은 평야가 나왔다. 그리고 그게 전부였다. 제대로 된 안내물도 안내자료도 없었다. 어쩌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평야가 전부였다. 허무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그곳이 드라마 전투신 촬영지였다. 알고 나니 더 허무했다. 오줌싸개 소년 동상에 얽힌 이야기매년 관광객 수백만이 찾는 유럽의 관광지 중에도 막상 찾아가 보면 허무함을 감출 수 없는 곳이 많다. ‘유럽 3대 허무 관광지’로 꼽히는 곳이 벨기에 브뤼셀 ‘오줌싸개 소년 동상’, 독일 쾰른 ‘로렐라이 언덕’, 덴마크 코펜하겐 ‘인어공주 동상’이다. 세 관광지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유명한 곳은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오줌싸개 소년 동상이다. 오줌싸개 소년은 한때 우리나라 건축 인테리어에서 빠지지 않던 아이템이었다. 가든형 식당이나 주택에는 항상 있었으며, 지금도 인테리어 소품가게에 가면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오줌싸개 소년 동상은 약 400년 전인 1619년 프랑스 출신 조각가 제롬 듀케뉴아(Jerome Duquesnoy, 1570~1641)가 만들었다. 그런데 이것이 최초의 오줌싸개 소년은 아니다. 돌로 만든 오줌싸개 소년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고 이 기록을 바탕으로 듀케뉴아가 예술적 감각을 더해 동상으로 재창조한 것이다. 오줌싸개 소년이 만들어진 이유는 여러 가지가 전해온다. 첫 번째는 14세기경 프라방드 제후의 왕자가 적군을 향해 오줌을 누면서 모욕했고, 이 모습에 감동한 벨기에 군대가 힘을 얻어 적군을 물리쳐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이야기이다. 두 번째는 벨기에에 쳐들어온 프랑스군이 성을 폭파시키기 위해 폭탄을 설치하고 도화선에 불을 붙였는데 소년이 도화선에 오줌을 누어 벨기에를 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것이다. 동화 같은 이야기도 있다. 어린 소년이 길을 가다가 마녀의 집 앞에서 오줌을 누고 있었는데 이 모습을 본 마녀가 화가 나서 마법으로 그 소년을 동상으로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오줌싸개 소년 동상의 진실벨기에 브뤼셀 그랑플라스(Grand-Place) 주변에는 수많은 골목이 있다. 초콜릿으로 유명한 나라답게 초콜릿 매장이 즐비한 거리가 있는데 바로 이곳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Godiva) 본점이 있다. 고디바 본점 앞에는 항상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흥미로운 건 그들은 초콜릿이 아니라 바로 앞에 있는 오줌싸개 소년 동상을 보기 위해 온 인파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곳에 있는 오줌싸개 소년 동상은 ‘유사품’이다. 진짜는 브뤼셀시립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사실 박물관에 있는 동상 역시 듀케뉴아의 작품이 아니다. 오줌싸개 소년 동상이 만들어진 후 여러 차례 도난 사건이 일어났다. 그때마다 벨기에는 이전과 똑같이 동상을 만들었다. 한번은 벨기에를 침략한 영국 군인이 동상을 가져가 버렸고, 다시 프랑스군 인이 영국 군인에게서 동상을 빼앗았다. 나중에 프랑스 군대에 오줌싸개 소년 동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루이 15세가 프랑스 귀족 옷을 입혀 동상을 벨기에에 되돌려주었다. 벨기에를 방문한 국가 정상들이 오줌싸개 소년이 입을 옷을 선물하는 전통이 생긴 것도 이때부터다. 지금까지 오줌싸개 소년이 받은 옷은 약 1000벌이 넘는데, 모두 브뤼셀시립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이 중에는 우리나라 한복도 있다. 그랑플라스를 중심으로 반대편에는 ‘오줌싸개 소녀 동상’도 있다. 이 동상은 1985년 조각가 드니 아드리앙 드부브리(Denis Adrien Debouvrie)가 만든 것으로 익살스러운 표정을 한 소녀가 주인공이다. 크기가 50㎝밖에 되지 않는 작고 좁은 골목 안에 있어 찾기가 쉽지 않다. 오줌싸개 소년 동상과 오줌싸개 소녀 동상은 작은 데다 콸콸 흐르는 분수가 아닌 졸졸 흐르는 분수이기 때문에 실제로 보면 허무한 느낌을 감출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은 동상 두 개에 수많은 스토리를 더해 지금 이 순간도 전 세계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붙잡는 벨기에가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 “퇴진하라”…尹모교 서울대 교수들도 시국선언 동참 움직임

    “퇴진하라”…尹모교 서울대 교수들도 시국선언 동참 움직임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윤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학교 교수들도 시국선언 발표를 예고했다. 27일 서울대 교수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퇴진과 김건희 특검을 촉구하는 서울대 교수·연구자 일동’은 이르면 28일 늦으면 다음 달 2일 시국선언문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까지 최소 61명의 교수·연구자가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지난 25일 전체 교수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대통령을 거부한다’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에서 “국민과 역사에 대한 부끄러움, 사죄와 통탄의 심정으로 윤석열 정부의 퇴진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과 동문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는 제자들의 대자보가 양심의 거울처럼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고 한탄했다. 교수들은 “한국 사회 민주화를 이끌었던 지성의 전당, 그 명예로운 역사의 흔적을 윤 대통령과 그가 임명한 공직자들에게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서울대가 교육과 연구에서 제대로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가르치지 못한 채 ‘영혼이 없는 기술지식인’을 양산해 온 것은 아닌지 참담하고 죄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보편적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 많아”이태원 참사·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언급의료대란·R&D 예산 삭감·바닥 친 민생 비판서울대 교수·연구자들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우리 사회의 보편적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았다”며 10·29 이태원 참사와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도 언급했다. 이들은 “진상 규명은 재발 방지를 위해 당연한 절차이자 과정이지만 국민이 마주한 것은 책임 회피에 급급한 뻔뻔한 얼굴과 그들이 내뱉는 궤변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이 앞장서서 그들을 비호하고, 오히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쓴 무고한 사람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더욱 분노하게 한다”고 개탄했다. 의료대란과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바닥 친 민생 역시 현 정부 실정의 결과라고 일갈했다. 실패한 대북정책, 굴욕적 외교에 대한 지적도 쏟아졌다. 교수·연구자들은 “휴전선 인접 지역 주민들이 북한 확성기 소음으로 밤잠을 못 이루고 심지어 많은 분이 신경정신과를 찾는다”며 “국민 일상을 위협하는 대북정책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지키려는 것이 국민의 안보인가, 정권의 안보인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한·일 정상외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강제 동원된 조선인들의 원한이 서린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으로 돌아왔다”며 “국민 자존심에 먹칠하는 대일 굴욕외교”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정치의 보수와 진보가 함께 이룩한 헌법적 합의와 독립투쟁의 역사가 무참히 훼손되는 참상을 목도하면서 일본의 밀정이 정부의 주요 공직을 장악했다는 개탄까지 나오고 있다”고 짚었다. 대북정책 실패·대일 굴욕외교 지적“민주주의 시스템 붕괴…정의 실종”“김여사 특검, 민주주의 회복 첫 걸음”서울대 교수·연구자들은 ‘민주주의 시스템의 붕괴’ 역시 우려했다. 이들은 “더 심각한 것은 민주주의 시스템의 붕괴”라며 “정치를 정적과 비판 세력에 대한 수사와 기소로 대체한 검사 출신 대통령과, 권력 비호에 앞장서는 검찰로 국민은 더 이상 사정기관과 사법기관의 공정성과 정의를 믿을 수 없게 됐다”고 했다. 또 “국가인권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인권과 언론 자유를 지켜야 할 감시 기구에 반인권적 행태와 언론 탄압을 자행해 온 인사를 임명하는 작태가 현실이 됐다. 권력에 대한 언론의 비판과 감시 기능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서울대 교수·연구자들은 “한국 사회의 장래를 위해 윤 대통령의 사퇴는 필연적이다. 이제 국민이 대통령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건희를 둘러싼 각종 의혹, 그것을 은폐하기 위한 권력의 자의적 남용, 최근 불거진 공천개입과 국정농단 의혹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특검은 무너지는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우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전국 각지 55개 대학 교수 등 3000여명 시국선언“대학별 전체 교원의 일부…큰 의미 없어” 평가도대학 교수·연구자들의 시국선언은 지난달 28일 가천대 교수노조를 시작으로 전국 각지 55개 대학에서 이어지고 있다. 한국외대(73명), 한양대(51명), 숙명여대(57명), 경희대·경희사이버대(226명), 고려대(152명), 경북대(179명), 전주대(104명), 중앙대(169명), 성공회대(141명)까지 21일 기준 3000명 넘는 교수 및 연구자들이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다만 일부 진영에서는 시국선언문에 서명한 이들의 규모가 대학별 전체 교원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도 읽힌다.
  • 여성 집 잠입해 ‘속옷’에 음란행위…‘펫 급식기 카메라’에 딱 찍혀

    여성 집 잠입해 ‘속옷’에 음란행위…‘펫 급식기 카메라’에 딱 찍혀

    혼자 사는 20대 여성 집에 몰래 들어가 속옷에 음란행위를 한 40대 남성의 형량이 항소심에서 4개월 더 늘어났다. 대전지법 형사항소3부(부장 손현찬)는 재물손괴,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42)씨에게 “가장 안전하게 느껴야 할 주거 공간에 들어가 범행을 저질러 피해자의 충격이 크다. 불안감에 거주지를 이전했고 신경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며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해 7월 27일 대전 서구 자기 집의 테라스에서 아래층에 사는 여성 B(25)씨 집 창문을 통해 들어가 음란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아래층 집이 비어 있고 창문이 잠기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이같은 짓을 저질렀다. A씨는 이 범행 2개월 전부터 같은 수법으로 B씨 집에 4차례 침입해 속옷을 찾으려고 수납장 등을 뒤지고, B씨 속옷에 음란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범행은 B씨가 누군가 집안을 뒤졌던 흔적을 발견하고 카메라가 달린 스마트 펫 급식기(애완동물에게 자동으로 밥 주는 기계)를 설치한 뒤 A씨 모습이 그대로 찍히면서 들통이 나 붙잡혔다. 1심 재판부는 “자신의 왜곡된 성적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혼자 사는 여성 집에 침입, 속옷을 뒤지고 음란행위까지 저질러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A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 정호연과 헤어진 이동휘…“이영지에 적극 마음 표현” 고백

    정호연과 헤어진 이동휘…“이영지에 적극 마음 표현” 고백

    배우 이동휘, 정호연이 공개 연애 9년 만에 결별했다. 이들의 결별 소식이 전해지자 이동휘가 최근 출연한 예능 ‘더 시즌즈’도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다. 이동휘는 지난 22일 방송된 KBS 2TV ‘더 시즌즈-이영지의 레인보우’에 출연했다. 그는 당시 이영지에게 “개인적으로 마음속에 3명을 품고 산다. 봉준호 감독님, 최민식 선배님, 그리고 이영지”라며 “저 사람들은 좀 다른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늘 하고 산다. 이렇게 뵙게 돼서 너무 영광”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동휘는 이영지를 생각하며 이소라의 ‘처음 느낌 그대로’라는 곡을 선곡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영지씨를 시상식에서 본 적 있다. 그때도 제가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했다”며 “‘천재 소녀’ ‘영재발굴단’ 등 여러 칭찬과 격려의 이야기를 전했는데, 정말 상상도 안 될 정도로 ‘가까이 오지 마세요’라고 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영지에게 소셜미디어(SNS)로 계속해서 ‘영지씨 너무 멋있습니다’ ‘영지씨 더 시즌즈 나가고 싶습니다’라고 러브콜도 보냈다고 한다. 이동휘는 “오늘은 다행히 답장을 받았다. 영지씨에게 추석 이후로 답장이 끊겼는데 설 전에 받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편 26일 이동휘의 소속사 컴퍼니온과 정호연의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 측은 “두 사람이 결별한 게 맞다. 좋은 동료 사이로 남기로 했다”며 이동휘와 정호연의 결별 사실을 전했다. 2015년 말부터 만나기 시작한 이동휘와 정호연은 2016년 열애를 인정해 공개 열애를 시작했다. 9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사랑을 키운 두 사람은 그간 SNS를 통해 흔적을 남기는 ‘럽스타그램’을 물론, 각종 방송을 통해 서로를 언급하며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 [이종수의 산책] 여전히 가을은 아름다웠다

    [이종수의 산책] 여전히 가을은 아름다웠다

    가을을 볼 수 없을 줄 알았습니다. 기후변화로 봄과 가을이 없어졌다 하고, 여름이 길었으니까요. 멀리 출장을 떠나기 전날 가을의 풍경 하나라도 보고 싶어 동네 뒷산을 찾았습니다. 놀라웠습니다. 20년 만에 본 소나무가 아름드리 명품으로 자랐고, 은행나무는 집채만 한 노랑 물감을 뿜어냈습니다. 빨강 단풍나무와 연두색 싸리나무도 수채화의 일부로 좋았습니다. 여행이란 마음속으로 흠모하던 사람의 발자취를 찾아 가는 행로입니다. 학교 일이 바쁘고, 돈도 여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용기를 냈습니다. 대학에 안중근센터를 만들어 사료를 모으다 빌렘 신부를 알게 되었는데 그 사람에 대한 관심과 연민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프랑스 파리외방선교회 소속 신부였던 그는 1896년 황해도로 파견되었지요. 거기서 열일곱 청년 안중근을 만났습니다. 신부는 청년에게 영세를 주고, 세계의 역사를 가르치며, 대학을 세워 교육으로 나라를 구해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신부가 미사를 집전할 때 청년은 제단에 복사로 서서 신부를 도왔습니다. 청년이 세상을 뒤짚는 폭풍을 일으키고, 감옥에 수감되어 사형을 언도받았을 때, 신부에게 전보를 보냈습니다. 이 세상에서 드리는 마지막 미사를 드려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가톨릭 전체를 대표하는 주교는 신부의 여순행을 반대했지만, 신앙의 아버지는 3월 2일 길을 나섰습니다. 그날 황해도에는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1910년 3월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면회를 하며 기도하고 마지막 미사를 집전한 후 황해도로 왔습니다. 신앙의 아들을 사형장으로 보내는 목자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부활절 미사를 드리고 교우들과 침묵하고 있는데 “처형이 집행됐다”는 전보를 받았습니다. 많은 신자들이 울부짖는 가운데 기도를 바쳤고, 임종 종이 천천히 황해도 청계동 성당에 울렸습니다. 그의 흔적을 찾아 파리외방선교회에 도착했습니다. 1658년 교황청 직속으로 설립되었던 가톨릭 전교회입니다. 350년 동안 수천 명의 젊은이들이 돌아오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파송을 떠났던 곳입니다. 아시아 지역에만 4000여명의 선교사를 파송했고 우리나라에 100명이 왔습니다. 아시아에서 170명이 순교했고 그중 24명이 한국에서 순교했습니다. 동료가 파송을 떠나는 날이면 전교회에 남아 있는 친구들이 모여 파리외방선교회의 노래를 불러 주었답니다. 떠나세요, 친구여. 당신의 발길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떠나는 친구여. 이 생에서는 안녕히, 그러나 천국에서 우리 다시 만날 것입니다. 먼 곳까지 하나님의 이름을 가지고 가세요. 전교회는 목숨을 바치며 이어 온 선교의 기록들을 깊숙이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건물을 출입하거나 아카이브를 열어 보는 일 모두 사전에 승인을 받아야 하고, 담당자가 입회하는 가운데 자료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도착 사흘 만에 빌렘의 편지를 찾았습니다. 손을 깨끗이 씻고, 그가 쓴 편지들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숨 가빴던 동아시아 국가들의 사정과 안중근의 순국 전후 애끓던 신부의 마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종이는 바랬지만 또렷한 글씨체로. 이제 내려놓을 수 있을까요? 나는 우연한 인연으로 빌렘 신부를 알게 되었고 흠모와 동정의 마음을 품고 이곳을 찾아와 이제 궁금증을 거의 풀었습니다. 여순감옥으로 면회를 가는 바람에 결국 신부의 직무를 정지당하고, 힘들어하다 고향 알자스로렌으로 돌아가 세 군데의 성당에서 사목을 했다는 사실, 그리고 말년에 3년간 호스피스에 의지하다 하늘나라로 갔다는 기록까지 확인을 했습니다. 그의 청년 시절 사진도 보았구요. 모르겠습니다. 어떤 사람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가 견디며 지키고자 했던 뜻에 얼마나 우리가 동참할 수 있을지. 귀국하는 대로 빌렘의 편지들을 정리하고 사료로 보관할 생각입니다. 올해 가을은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기후변화로 가을이 사라졌다고 걱정들을 했지만, 그리고 탄핵과 구속을 외치는 아우성으로 서울이 복잡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가을은 아름다웠습니다. 이종수 연세대 국제캠퍼스 부총장
  • 음악가 리스트와 아름다운 왕후의 흔적이 남은 부다페스트 마차시 성당 [한ZOOM]

    음악가 리스트와 아름다운 왕후의 흔적이 남은 부다페스트 마차시 성당 [한ZOOM]

    유럽의 주요 도시에는 그곳을 살아간 사람들의 흔적을 간직한 성당이 남아 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있는 ‘마차시 성당’(Matthias Church)도 그런 곳이다.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유럽 다른 도시의 성당에 비하면 작은 규모이지만, 내부 스테인드글라스와 프레스코화는 다른 성당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전한다. “17세기 유럽의 수많은 나라들이 연합해서 오스만 제국에 맞서 싸우고 있었다. 오스만 제국군이 마차시 성당에 주둔하고 있었고, 유럽연합군이 쏜 대포에 의해 성당 벽이 파괴됐다. 그 순간 벽 속에서 숨겨져 있던 성모 마리아 상이 나타났다. 마리아 상을 본 오스만 제국군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고, 얼마 후 오스만 제국이 물러가면서 마침내 헝가리는 오스만 제국의 지배에서 벗어났다. 이후 사람들은 성모 마리아 상이 나타난 마차시 성당을 기적의 장소로 부르고 있다.” 헝가리 사람들에게 마차시 성당은 종교적 장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날까지도 매주 일요일 미사가 끝나면 사람들이 함께 헝가리 애국가를 부르는 전통이 남아 있다. 리스트의 ‘대관식 미사곡’이 처음 울려 퍼지다1867년 헝가리 왕으로 즉위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제 프란츠 요제프(Franz Joseph I, 1830~1916)와 황후 엘리자베트(Elisabeth Amalie Eugenie, 1837~1898)의 대관식이 마차시 성당에서 열렸다. 헝가리를 대표하는 음악가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 1811~1886)는 대관식을 위해 곡을 썼는데, 그 유명한 ‘헝가리 대관식 미사곡’이다. 리스트는 곡을 요청을 받은 지 3주도 지나지 않아 ‘헝가리 대관식 미사곡’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정작 대관식이 있던 날 리스트는 자신이 만든 곡을 직접 지휘할 수가 없었다. 심지어 곡이 연주되는 장면을 보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황제가 리스트를 싫어했던 탓이다. 다행히 헝가리음악협회에서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리스트를 위한 자리를 만들어 주어 리스트는 어둠 속에서 자신의 명곡이 연주되는 장면을 지켜볼 수 있었다. 연주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성당을 나오던 사람들이 리스트를 알아보고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 박수 소리를 듣고 다른 사람들도 모여들어 박수쳤다. 리스트는 자신이 만든 명곡을 직접 연주할 수 없었지만 그가 남긴 감동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었다. 이날 대관식의 또 다른 주인공은 ‘시시’(Sisi)라는 애칭으로 불린 엘리자베트 황후였다. 독일 남부 바이에른 귀족의 딸이었지만 헝가리를 사랑했고, 헝가리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인물로 남아있다. 아름다운 외모, 그러나 삶은 불행했던 여인시시는 엄격하기보다는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자라 그 역시 밝고 맑은 소녀로 성장했다. 시간이 흘러 엘리자베트의 언니 헬레나와 황태자 프란츠 요제프의 혼담이 오가기 시작했다. 약혼 일정을 잡기 위해 엘리자베트 가족 모두가 오스트리아로 넘어가면서 운명이 뒤바뀌었다. 황태자가 약혼녀 동생인 엘리자베트에게 한눈에 반해버린 것이다. 황태자는 열다섯 살인 엘리자베트에게 청혼했고, 2년 뒤 결혼식을 올렸다. 운명 같은 만남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엘리자베트였지만 그녀의 삶은 행복하지 않았다. 황실의 엄격한 예법은 자유로운 엘리자베트를 숨 막히게 했다. 이모이자 시어머니인 프란츠 카를 대공비는 장남인 프란츠 요제프를 막후에서 움직이는 막강한 권한을 가졌다가 엘리자베트로 인해 아들이 흔들리자 오히려 엘리자베트를 탓했다. 아내와 어머니의 심한 갈등을 프란츠 요제프는 일에 빠져 외면했고, 엘리자베트는 점점 더 고독하고 외로운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엘리자베트에게 헝가리의 삶은 유일한 희망이었다. 헝가리 사람들에게 받은 환영에 감명받은 엘리자베트는 헝가리를 좋아했다. 특히 순수하게 민족적인 자긍심을 발휘하는 헝가리 사람들의 모습은 큰 감명을 남겼다. 엘리자베트는 헝가리 사람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헝가리어를 배웠고 서민들의 생활을 직접 챙길 정도로 헝가리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정치적인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지만 헝가리의 독립내각 구성에 대해서는 강력한 지지를 했다. 헝가리에서의 생활이 행복했던 엘리자베트는 오스트리아로 돌아가지 않고 헝가리에 머물렀다. 황제도 황실 생활에 숨 막혀 했던 그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오스트리아로 돌아오라고 강요할 수 없었다. “무슨 일이…” 안타까운 죽음엘리자베트가 살았던 당시 유럽에는 나폴레옹 전쟁 이후 민족주의가 확산하고 있었다. 그래서 민족국가의 성립을 막는 제국 황실의 사람들은 어디서나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갔다. 당연히 제국의 황후였던 엘리자베트도 그러한 사람의 하나였다. 1898년 가을의 어느 날, 스위스 제네바를 여행하고 있던 엘리자베트에게 이탈리아 무정부주의자 사내가 다가가서 그녀의 심장을 찌르고 달아났다. 엘리자베트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라는 짧은 말 한마디를 남기고 허무하게 세상을 떠났다. 그의 시신은 오스트리아 빈으로 옮겨졌다. 관에는 ‘오스트리아 제국 황후’라고 적혀 있었는데 이 사실을 들은 헝가리 사람들이 ‘헝가리 여왕’이라는 글을 함께 적어 달라고 주장했다. 헝가리 사람들에게 엘리자베트는 왕비가 아닌 헝가리와 헝가리 사람들을 사랑하는 진정한 국모였던 것이다. 지금도 헝가리 곳곳에 있는 작은 마을과 거리에는 엘리자베트 이름을 붙인 곳이 많다. 세상은 아름다운 그의 외모를 기억하지만 적어도 헝가리 사람들에게 엘리자베트는 외모보다는 아름다운 마음으로 기억되고 있다.
  • 시속 320만㎞로 충돌하는 은하, 어떻게 될까 [달콤한 사이언스]

    시속 320만㎞로 충돌하는 은하, 어떻게 될까 [달콤한 사이언스]

    시속 320만㎞로 이동하는 은하끼리 충돌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영국 하트퍼드셔대, 노팅엄대, 네덜란드 그로닝언대, 더럼대 등 영국, 네덜란드, 스페인, 스웨덴, 미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뉴질랜드 9개국 34개 대학과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지구상 가장 강력한 망원경으로 알려진 윌리엄 허셜 망원경(WHT)을 이용해 ‘스테판의 5중주’ 은하단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은하끼리 충돌하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천문학 분야 국제 학술지 ‘왕립 천문학회 월간 보고’ 11월 21일 자에 실렸다. WHT는 스페인 라팔마섬에 있는 망원경으로 4.2m 구경의 가시광 및 근적외선 대역 반사망원경으로 아이작 뉴턴 망원경 군(群) 중 하나다. WHT로 우리은하 중심 초대질량 블랙홀 존재 증거 포착, 감마선 폭발체의 첫 가시광 관측 등을 성공했다. 최근에는 여기에 ‘Weave’라는 초고속 매핑 장치가 설치됐다. Weave는 시간당 1000여 개의 별을 추적해 구성, 속도, 방향, 나이 등 알아낼 수 있다. 총 500만 개의 별 리스트를 만들기 위해 설치된 Weave는 수십억 년에 걸쳐 생성된 은하수 기원을 밝혀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연구팀이 이번에 은하의 충돌을 관측한 지점은 스테판의 5중주다. 1877년 발견된 스테판의 5중주는 5개의 은하가 모여 아름다운 풍경을 이룬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으로 은하의 충돌과 결합을 볼 수 있어 과학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우주 지점이다. 스테판의 5중주 중 4개의 은하는 서로 가까이에서 중력으로 묶여 가까워지고 멀어지기를 반복하는데 이들은 지구에서 약 2억 9000만 광년, 나머지 1개는 4000만 광년 떨어져 있다. 연구팀은 스테판의 5중주를 관통하는 은하 ‘NGC 7318b’를 발견하고, 여기서 은하끼리 충돌할 때 발생하는 현상 중 하나인 ‘제트기 음파 붐’과 비슷한 강력한 충격파의 흔적을 관측했다. 즉, 충격파의 흔적은 초음파가 은하 매질 원자를 붕괴시켜 전하를 띤 가스의 빛 흔적을 남기게 되는데 이를 찾아낸 것이다. 연구를 이끈 영국 옥스퍼드대 천체물리학자인 게빈 달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그동안 우리 관측 능력의 한계를 벗어나 있던 희미한 은하의 형성과 진화 과정을 파악하게 했다”라며 “우주 진화와 생성에 대한 이해를 혁신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 위대한 거장의 실패한 삶…아름답고 아프게 만나는 진심

    위대한 거장의 실패한 삶…아름답고 아프게 만나는 진심

    프랑스 남부 도시 아를에 가면 곳곳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작은 도시는 고흐가 1888년 2월부터 1889년 5월까지 머무르며 300여개의 작품을 남겨 ‘고흐가 사랑한 도시’로도 유명하다. 고흐의 팬들은 이 도시를 아름답게 추억하며 찾는다. 그런데 이 도시가 간직한 낭만과 달리 고흐는 이곳에서 아픔을 겪는다. 바로 폴 고갱과 생각의 차이로 불화를 겪고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며 귀를 자르는 자해까지 한 것이다. 위대한 화가가 감내해야 했던 고통은 과연 어땠을까.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이를 생생하게 그린다. 고흐의 생애는 익히 알려져 특별할 것이 없지만 고흐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면서 관객들이 한 예술가의 생을 보다 내밀하게 지켜보게 했다. 2014년 초연을 시작으로 이번이 여섯 번째 시즌인 ‘빈센트 반 고흐’는 작가의 사후에 동생 테오 반 고흐가 형의 유작전을 준비하며 형과의 편지에 담긴 추억을 서술해 나가는 작품이다. 형과 동생이 나눈 애틋한 교감을 그린 2인극으로 형제가 실제 주고받았던 편지 700여 통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구성했다. 세상으로부터 외면받지만 그럼에도 그림을 사랑하는 마음을 놓지 못해 처절하게 그려나가는 삶이 가슴 시리게 다가온다. 그런 형을 감싸고 지지해주는 동생이 마음의 온기를 데운다. 특히 고갱과의 다툼, 생전에 인정받지 못한 화가였다는 사실 등 빈센트가 겪은 정신적 고통을 보여줌으로써 보는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주인공의 감정선을 따라 출렁이는 넘버들도 대단히 매력적이지만 무엇보다 ‘빈센트 반 고흐’는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별이 빛나는 밤’, ‘까마귀가 있는 밀밭’, ‘감자를 먹는 사람들’, ‘자화상’, ‘해바라기’ 등 대표작이 벽면에 다양하게 펼쳐지면서 황홀경에 빠지게 된다. 단순히 그림만 띄우는 것이 아니라 3D 프로젝트 맵핑 기술을 통해 움직이는 영상으로 무대에 구현함으로써 감상하는 재미와 뭉클함을 더했다. 특히 공연 후 벽면을 가득 채운 그림들이 진한 여운을 남긴다. 지금은 이견의 여지가 없는 거장이지만 생전에는 단 한 작품만 팔린 실패한 화가였다. 가난하고 인정도 못 받는 냉정한 현실의 벽 앞에 서서히 무너져가는 모습이 살아가기 만만치 않은 우리네 삶을 대변하는 것 같아 더 공감이 간다. 한 사람의 생애가 무척이나 아름답고 아파서 더 빛나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다른 뮤지컬과 달리 웃을 요소가 거의 없고 비극성이 짙은 작품이라 배우들의 감정 연기가 그만큼 중요하다. 가까이서 보면 그렁그렁한 눈으로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가 빈센트의 삶을 그려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빈센트 역에 홍승안·박유덕·김경수·정상윤, 테오 역에 박유덕·황민수·김기택·박좌헌이 출연한다. 형제의 이야기를 그린 2인극이지만 작중 상황에 따라 테오가 고갱 등 다른 역할도 병행한다. 12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인터파크 서경스퀘어 스콘 1관.
  • 광명시 ‘애국지사 윤의병’ 생가터 현판 제막

    광명시 ‘애국지사 윤의병’ 생가터 현판 제막

    경기 광명시는 22일 ‘윤의병 애국지사 생가터’(광명시 오리로381번길 13)에서 현판 제막식을 가졌다. 23일 시에 따르면 윤 지사는 광명시 출신으로 1919년 3월 27일 광명시 원노온사동(당시 시흥군 서면 노온사리)에서 만세운동을 펼쳐 체포된 이정석 지사의 석방을 요구하기 위해 항일투쟁을 전개한 애국지사이다. 윤 지사는 이 지사 체포 다음 날 200여명을 이끌고 노온사리 주재소를 포위해 만세를 외치며 석방을 요구하다가 체포된 뒤 2년 동안 옥고를 치르고 만주로 망명해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정부는 윤 지사에게 1983년 대통령 표창을 수여한 데 이어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이날 현판식에는 박승원 시장, 김충한 광복회 광명시지회장과 광복회원, 윤 지사의 손자인 윤석규 씨 등 30여명이 참석해 윤 지사의 애국심과 헌신을 되새겼다. 현판에는 ‘애국지사 윤의병의 생가터’와 윤의병의 애국 활동 내용이 각인돼 있다. 현재 생가터에는 2층짜리 상가주택이 있다. 김 광복회지회장은 “광명시 출신 독립유공자를 기릴 수 있는 흔적을 되살리게 되어 기쁘다”며 “윤 지사와 같은 분들의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고 오래 기억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오늘 이 자리는 광명시민 모두가 독립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고, 후대에 계승하는 데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현 시세 1조 5천억” 이더리움 580억 탈취 사건…북한 짓이었다

    “현 시세 1조 5천억” 이더리움 580억 탈취 사건…북한 짓이었다

    5년 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발생한 대규모 가상화폐 탈취 사건이 북한 소행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580억원 상당의 이더리움이 탈취됐는데, 현재 시세는 1조 5천억원에 달한다. 21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019년 11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보관돼있던 이더리움 34만 2000개가 탈취된 사건과 관련해, 북한 정찰총국 소속 해커집단인 ‘라자루스’와 ‘안다리엘’ 등 2개 조직이 범행에 가담한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국내 수사기관이 북한의 가상자산 해킹을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해 규모는 당시 시세로는 580억원, 현재 기준으로는 1조 4700억원 상당이다. 경찰은 북한의 IP 주소와 가상자산의 흐름, 북한 어휘 사용 흔적, 미국 연방수사국(FBI)과의 공조로 확보한 자료 등을 토대로 북한 소행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모방 및 재범 우려를 이유로 구체적인 공격 방식은 공개하진 않았지만 당시 공격에 사용된 컴퓨터에서 북한 말인 ‘헐한 일’이라는 용어를 쓴 흔적을 찾아냈다고 전했다. 이 말은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는 뜻이다. 경찰은 북한이 탈취한 이더리움의 57%는 북한이 개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상자산 교환 사이트 3개를 통해 시세보다 2.5% 싼 가격에 비트코인으로 바꿔치기 된 것으로 파악했다. 나머지 이더리움은 해외 51개 거래소로 분산 전송된 후 세탁됐다. 경찰은 2020년 10월 비트코인으로 바꿔치기 된 일부 피해 자산이 스위스의 한 가상자산 거래소에 보관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4년에 걸쳐 스위스 검찰에 해당 비트코인이 국내에서 탈취당한 자산이란 점을 증명한 뒤 지난 10월 피해자산 일부인 4.8비트코인(약 6억원)을 환수해 업비트에 돌려줬다.
  • “전쟁에서 죽은 아들 ‘정자’라도 남겨달라” 200여명이 서명했다

    “전쟁에서 죽은 아들 ‘정자’라도 남겨달라” 200여명이 서명했다

    “당신의 아드님이 전사했습니다. 아드님의 정자를 채취해 동결하는 것에 동의하시나요?” 이스라엘에 사는 아비 하루쉬 씨는 지난 4월 집에 찾아온 경찰관으로부터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들었다. 가자지구에 파병된 20살짜리 아들의 비극에 가족들은 무너졌다. 슬픔에 빠진 하루쉬 씨는 아들의 흔적을 어떻게든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경찰관이 내민 서류에 사인했다. 하루쉬 씨는 “아들은 생전 아빠가 되고 싶어했다”면서 “아들을 닮은 아기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동의서를 붙잡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유족들 “죽은 아들과 연결된 느낌”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1년 넘게 이어지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수만 명이 희생한 가운데, 이스라엘 정부가 전사한 군인의 유족에게 ‘정자 보존’이라는 일종의 혜택을 유가족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전사한 군인의 유족을 위로하기 위한 차원으로, 유족에게 사망 사실을 통보할 때 사망한 군인의 정자를 즉시 채취해 동결하는 것에 대한 동의서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스라엘에서는 2002년 군 복무 중 저격수의 총에 맞아 숨진 군인의 부모가 “아들의 정자를 동결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하고 이를 대법원이 받아들이면서 사후 정자 채취가 허용됐다. 사후 정자 동결을 위해서는 법원에 청원해 허가받아야 하지만, 전쟁이 시작된 뒤 이스라엘 보건부는 이같은 절차를 면제했다. 이달 초 이스라엘 보건부에 따르면 전쟁이 시작된 후 총 200건이 넘는 사후 정자 채취 및 동결이 이뤄졌다. 군인 대다수가 젊은 미혼인 탓에 전체 사례의 81%가 부모의 요청에 의해 진행됐다. 사후 정자 채취는 유족에게 적지 않은 위로를 가져다준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해 12월 가자지구에서 28세 아들을 잃은 아비 터민 씨는 “아들의 여자친구가 아들의 정자를 사용해 임신하고 싶다고 한다면 행복할 것”이라면서 “여자친구가 아들의 정자로 임신을 할지, 그저 아들을 기억 속에만 남길지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후 채취한 정자로 임신을 하고자 할 경우 유족과 숨진 군인의 배우자는 법원 청원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고인이 남긴 일기장이나 메모 등을 통해 “아이를 갖길 원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해, 상당한 시일이 걸림은 물론 문턱도 높다. 숨진 군인의 사후 정자 채취와 이를 통한 임신 및 출산은 이스라엘 사회에서 윤리적·법적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숨진 군인의 동의를 받지 않은 정자 추출 및 보관은 당사자의 ‘의료적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일부 이스라엘 의학 전문가들은 비판한다. 애쉬켈론 아카데미 칼리지가 18세에서 50세 사이의 남성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7%는 부모가 자신의 사후에 정자를 동결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응답했다. 동의한다는 응답은 38%에 그쳤다. 또 숨진 남성에게서 추출한 정자로 태어난 자녀들이 이스라엘 사회에서 한 세대를 이루게 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이스라엘 키리야트 오노 칼리지의 길 시걸 생명윤리 센터장은 “부모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다음 세대에 DNA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가족을 떠나보낸 유족의 권익이 중요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사자 정자로 임신” 법안 통과전사한 군인의 정자를 임신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은 우크라이나에서 시행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지난 2월 전사한 남편의 아내가 자녀를 출산하고자 할 때 냉동 정자를 임신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여성 군인의 배우자도 전사한 아내에게서 채취해 동결한 난자를 사용할 수 있으며, 전쟁터에서 입은 부상으로 임신이 어려워졌을 경우에도 냉동 정자나 냉동 난자를 사용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군인의 정자·난자의 채취 및 동결 비용도 지원하고, 이를 통해 태어난 자녀의 출생증명서에 전사한 부모의 이름을 기재하는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 백두산 호랑이, 마을 내려와 주민 1명 물고 달아났다

    백두산 호랑이, 마을 내려와 주민 1명 물고 달아났다

    중국 동북 지역에서 백두산 호랑이가 마을로 내려와 주민 1명을 물고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8일 중국 헤이룽장일보 등에 따르면 헤이룽장성 치타이허시 보리현 관할의 지싱 조선족·만족향에 내려온 백두산 호랑이 1마리가 65세의 마을 주민의 왼팔을 물고 달아났다. 현재 이 주민은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이와 관련 보리현 임업초업국은 “이날 오전 6시쯤 지싱향 창타이촌에서 호랑이가 발견됐다는 신고를 접수했다”며 “주민 1명이 호랑이에게 물려 의료기관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현재 상황은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임업초업국은 “관계 당국이 관할지역에 도착해 호랑이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며 “인접 주민은 대형 야생 동물의 흔적을 발견할 경우 적시에 위험을 피해야 한다”고 했다. 관계 당국이 적외선 카메라, 드론 등을 동원해 호랑이의 흔적을 찾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설명했다. 다만 호랑이가 해당 마을을 떠났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중국은 2021년 멸종위기에 있는 백두산 호랑이를 보존하기 위해 동북지역에 서울 면적의 23배에 달하는 영역을 국가공원(국립공원)으로 정식 지정했다. 시베리아 호랑이·동북 호랑이로 불리는 백두산 호랑이는 북한과 중국 동북지역, 만주, 러시아 우수리강 등지에 분포하고 있다. 남한에서는 멸종된 것으로 전해졌다. 겨울철 먹이가 부족한 백두산 호랑이가 민가로 내려와 사람을 공격하는 사건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러시아 하바롭스크 동부의 한 마을에서 개와 산책하던 남성이 백두산 호랑이의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호랑이는 마을로 들어와 남성과 그의 반려견을 물어 죽였고, 이후 호랑이는 남성의 시신을 물고 숲으로 사라졌다. 남성은 인근 숲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지역은 호랑이가 마을로 들어온 사례가 약 300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5년 전보다 더 강해진 트럼프-김정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외안대전]

    5년 전보다 더 강해진 트럼프-김정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외안대전]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대담하고 틀림없이 더 위험한 북한 지도자와 마주하게 될 것”(10일 미국 CNN 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집권할 경우 예상되는 시나리오들 가운데 대표적으로 북미 대화가 다시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포함됐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이후 줄곧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했고 자신이야말로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언급해왔기 때문입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김 위원장이 자신을 ‘그리워한다’며 재집권 시 북한이 도발을 멈출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과 김 위원장이 직접 마주하는 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그 사이 풀어야 할 셈법들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재임 시절 김 위원장과 세 차례 만났습니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각각 북미 정상회담을 가졌고 2019년 6월에는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회동이 이뤄졌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김 위원장을 잘 안다고 할 만하지만 정작 북핵 문제를 위한 협상은 모두 결렬된 채 끝나버렸고, 무엇보다 벌써 5년이란 시간 동안 트럼프 당선인도, 김 위원장도 달라졌다고 봐야 합니다. 우선 미국과 북한이 놓여 있는 상황부터 너무 달라졌습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 등 ‘두 개의 전쟁’을 우선 해결해야 합니다. 당장 북핵 문제까지 들여다볼 여유가 없기 때문에 북미 대화를 하더라도 트럼프 당선인의 임기 중후반에나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북한은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핵·미사일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했고, 특히 2020년부터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에 따라 세운 일정에 가깝게 잇따라 신형 무기를 개발해 선보여왔습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기도 했고, 신형 ICBM ‘화성-19형’ 시험발사를 감행하며 김 위원장이 “동종의 핵투발수단 개발에서 우리가 확보한 패권적 지위가 절대 불가역이라는 것을 세계 앞에 보여주게 됐다”며 불가역적인 핵보유 의지를 거듭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북러 정상회담을 가진 뒤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더니 지난 6월 북러 조약을 체결하며 군사 동맹 수준으로 가까워졌고 급기야 최근 러시아에 병력을 보내 이미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기도 합니다. 대외적으로도 특히 미국과의 협상을 염두에 두고 이른바 ‘몸값’을 한껏 올리기 위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행보들로도 해석됩니다. 반면 북러의 밀착으로 ‘북중러’ 구도에 끼고 싶지 않은 듯 거리를 두는 중국과의 관계는 다소 소원하게 됐습니다. 중국이 아직 북러 간 군사 협력을 비판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만한 구체적인 언행을 보이진 않고 있지만 이 틈에 그간 냉랭했던 한중관계가 다시 개선 흐름을 타고 있기도 합니다. 내부적으로도 많은 것이 5년 전과는 다릅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선거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초박빙일 것이란 예상을 뒤집고 완승했습니다. 선거 직후 차기 정부 인선을 서두르고 있는데, 1기보다 훨씬 강한 ‘미국 우선주의’가 실현될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측근 인사들을 주요 자리에 앉히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선거를 통해 상·하원도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며 트럼프 당선인은 행정부는 물론 입법부까지 장악하고 원하는 기조에 맞는 정책을 속도감 있게 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 등 외교안보를 이끌 핵심 인사들은 대중·대북 정책 강경파인 ‘슈퍼 매파’로 분류됩니다. 왈츠 의원을 두고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 러시아, 이란 및 글로벌 테러 위협에 대한 전문가”라고 소개하기도 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을 서둘러 해결하고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미국의 대외정책 방향을 엿볼 수도 있는 대목입니다. 이수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15일 국방연구원 ‘동북아안보정세분석’ 보고서를 통해 장기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지속되고 있는 중동 전쟁, 더욱 심해지는 미중 경쟁 등을 거론하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맞이하는 국제안보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고 할 수 있다”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 역시 1기와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특히 “슈퍼 트럼피즘을 통해 과거보다 더욱 진화한 미국 우선주의가 실현될 가능성이 크고 이를 위해 더 노골적인 거래주의적 관점에서 동맹과 유사 입장국을 상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또 “이익 극대화를 최고의 덕목으로 여긴 기업가 정신을 국가 운영에 적용할 것”이라고도 봤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부터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재규정하고, 남한과의 완전한 분리를 선언했습니다. 이후 헌법에서 ‘통일·민족·평화’ 관련 조항을 삭제하는 등 통일과 관련된 흔적을 잇따라 없애며 선친인 김일성·김정은의 유훈마저 거스르고 남북 관계를 단절시키고 있습니다.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대규모 방벽을 설치하거나 남북 소통의 상징이었던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 도로도 폭파하는 물리적 조치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남북을 철저하게 분리하며 앞으로 북핵 문제를 논의할 때 ‘적대국’ 한국을 배제하고 미국과 직거래를 하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만나게 될 김 위원장은 “대담하고 틀림없이 더 위험한” 지도자가 되어있다며 마지막으로 북미 회담이 열렸던 2019년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보도했습니다. 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 레이철 민영 리 선임연구원은 “우리가 북한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은 5년 전과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더 높은 가격표”가 매겨졌고 북한 안에서는 미국의 전략적 가치에 대한 지도층 내 근본적인 회의론을 촉발시켰다고 했습니다. 보도에서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김정은은 트럼프와의 개인적 우정을 재확인하고 소통할 수 있다”면서도 “김정은은 더욱 강화된 북러 협력을 대미 협상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김수경 통일부 차관은 이날 KTV ‘생방송 대한민국’에 출연해 “트럼프 당선인이 재선 성공 전에 유세에서 김정은을 만나겠다고, 잘 지내겠다고 했지만 실제 대통령에 취임하게 되면 여러 셈법이 달라질 수 있어 당선 후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김 차관은 “북한이 지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 파병해 유럽, 전 세계를 위협하는 상황, 많이들 북한에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이 북한에 적극적으로 만나자고 하기 어려운 상황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계속해서 핵을 고도화하고 법제화까지 한 마당에 (미국이) 비핵화를 전제로 대화를 하기 곤란해진 상황”이라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나날이 급변하는 복잡한 정세 속에서 미국과 북한 모두 섣불리 ‘베팅’을 할 수는 없고 확실한 명분이 있어야만 대화에 나설 텐데 이미 비핵화에 대한 입장부터 좁히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우세한 상황입니다. 정부는 우선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주시하며 만약 북미 대화가 이뤄지는 경우 한국이 배제되지 않도록, 한미 간 협의를 통해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나 “만약 (북미)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우리 주도로, 우리의 입장이 반영되는 과정을 통해서 북한과의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선결 요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남극서 사상 첫 ‘호박’ 발견

    남극서 사상 첫 ‘호박’ 발견

    얼음으로 뒤덮인 남극에서 사상 처음으로 ‘영원한 무덤’이라는 호박(琥珀)이 발견됐다. 최근 독일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AWI)는 남극 아문센해 946m 아래에서 발굴한 퇴적물에서 처음으로 호박 조각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호박은 나무의 송진 등이 땅 속에 파묻혀서 수소, 탄소 등과 결합해 만들어진 광물을 말한다. 호박이 일반인에게 알려진 것은 영화 ‘쥬라기 공원’ 덕으로 오래 전 멸종한 고대 동식물의 모습을 생생히 볼 수 있다. 이처럼 남극 깊숙한 곳에서 호박이 발견됐다는 것은 오래 전 남극이 지금과 같은 동토의 땅이 아닌 숲으로 뒤덮일 만큼 따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다. 연구팀은 이 호박이 9200만~8300만 년 전 것이며, 크기가 매우 작아 그 안에서 고대 생명체는 찾을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으나 나무껍질 조각으로 보이는 흔적은 감지했다. 연구를 이끈 요한 클라게스 연구원은 “호박은 늪지대에서 자라는 수지를 생산하는 나무의 존재를 직접적으로 확인시켜 준다”면서 “호박은 약 9000만 년 전 서남극의 자연 환경에 대한 직접적인 통찰력을 제공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극에서 더 많은 호박을 발견하면 오래 전 대륙의 숲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명확히 알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지난 2020년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와 영국 노섬브리아대학 등 공동연구팀은 남극에서 약 9000만년 전 온대 강우림 흔적을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바 있다 .울리치 살즈만 노섬브리아대 교수는 “당시 남극은 지금과 같은 얼음이 거의 존재할 수 없을 정도로 따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적어도 지대가 낮은 서남극 대륙의 해변가는 전부 숲으로 뒤덮여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남극서 9000만년 전 ‘호박’ 사상 첫 발견…당시 이곳은 숲이었다 [핵잼 사이언스]

    남극서 9000만년 전 ‘호박’ 사상 첫 발견…당시 이곳은 숲이었다 [핵잼 사이언스]

    얼음으로 뒤덮인 남극에서 사상 처음으로 ‘영원한 무덤’이라는 호박(琥珀)이 발견됐다. 최근 독일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AWI)는 남극 아문센해 946m 아래에서 발굴한 퇴적물에서 처음으로 호박 조각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호박은 나무의 송진 등이 땅 속에 파묻혀서 수소, 탄소 등과 결합해 만들어진 광물을 말한다. 호박이 일반인에게 알려진 것은 영화 ‘쥬라기 공원’ 덕으로 오래 전 멸종한 고대 동식물의 모습을 생생히 볼 수 있다. 이처럼 남극 깊숙한 곳에서 호박이 발견됐다는 것은 오래 전 남극이 지금과 같은 동토의 땅이 아닌 숲으로 뒤덮일 만큼 따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다. 연구팀은 이 호박이 9200만~8300만 년 전 것이며, 크기가 매우 작아 그 안에서 고대 생명체는 찾을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으나 나무껍질 조각으로 보이는 흔적은 감지했다. 연구를 이끈 요한 클라게스 연구원은 “호박은 늪지대에서 자라는 수지를 생산하는 나무의 존재를 직접적으로 확인시켜 준다”면서 “호박은 약 9000만 년 전 서남극의 자연 환경에 대한 직접적인 통찰력을 제공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극에서 더 많은 호박을 발견하면 오래 전 대륙의 숲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명확히 알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지난 2020년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와 영국 노섬브리아대학 등 공동연구팀은 남극에서 약 9000만년 전 온대 강우림 흔적을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바 있다 .울리치 살즈만 노섬브리아대 교수는 “당시 남극은 지금과 같은 얼음이 거의 존재할 수 없을 정도로 따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적어도 지대가 낮은 서남극 대륙의 해변가는 전부 숲으로 뒤덮여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21일 제2회 4·3영화제 팡파르… 개막작은 지혜원 감독의 ‘목소리들’

    21일 제2회 4·3영화제 팡파르… 개막작은 지혜원 감독의 ‘목소리들’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직적·구조적인 억압과 불의의 고통을 드러내기 위해 ‘구조적 폭력’을 올해의 특별 시선으로 정했습니다.” 제주4·3평화재단이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롯데시네마 제주연동점에서 ‘틈새에서 솟아오른 빛’ 이라는 주제로 제2회 제주4·3영화제를 개최한다며 이같이 14일 밝혔다. 안혜경 제주4·3영화제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제주4·3영화제가 아픈 역사의 고통을 기억하며 폭력의 고리를 끊어내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며 연민의 정을 나누는 공감의 공동체를 만드는데 기여히기를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제주4·3영화제는 부조리한 폭력에 저항하는 자존의 빛이자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고 연대하는 따스한 연민의 빛에 부합하는 국내외 장편과 단편 경쟁 포함 총 29편을 나흘간 선보인다. 특히 지난해 첫 선을 보인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영화제 기간을 단축해 집중 운영하고, 단편 경쟁을 새로 도입하는 등 섹션을 체계화하면서 장기적인 발전을 꾀했다. 이번 영화제는 ▲올해의 특별 시선(구조적 폭력) ▲묵직한 공명 ▲4·3과 저널리즘 ▲단편 경쟁 ‘불란지’로 모두 네 개의 섹션으로 나눠 진행한다. ‘올해의 특별 시선’ 섹션은 제주4·3영화제가 강조하고픈 문제의식을 반영한다. 2024년은 다양한 얼굴로 가장한 탐욕에 의해 세계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고 그 피해가 반복·심화되는 현상에 주목했다. 동시에 구조적 폭력에 저항하는 숭고한 용기를 담아낸 영화들까지 폭넓게 편성됐다. 개막식은 21일 오후 6시 30분 롯데시네마 제주연동점 6관에서 열린다. 트라우마에 고통받는 4·3 여성 피해자들을 조명한 지혜원 감독의 ‘목소리들’이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목소리들’은 김은실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진행을 맡아 감독과 관객간의 대화의 시간도 갖는다. 알제리·프랑스 갈등을 다룬 영화 3편(‘알제리 전투’, ‘친밀한 적’, ‘히든’)을 관람하고 난 뒤에는 서영표 제주대 교수(사회학과)와 ‘제국의 폭력, 국가의 폭력, 그리고 일상의 폭력-우리는 얼마나 다른가’를 주제로 스페셜토크도 진행한다. 폐막작은 ‘이븐 더 레인’으로 남미 볼리비아를 배경으로 제국의 침략이 자본의 침략으로 반복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짚어낸다. ‘묵직한 공명’ 섹션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벌어졌던 전쟁과 폭력을 다룬 영화들을 소개함으로써 제주 4·3이 제주공동체의 자존을 위한 저항이자 국가 폭력에 의한 희생임을 기억하고,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한다. 상영작은 1960년대 인도네시아 군부정권이 저지른 대규모 학살의 흔적을 좇아간 ‘침묵의 시선’, 베트남 전쟁 당시 벌어진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을 생존자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기억의 전쟁’ 등 8편이다. ‘4·3과 저널리즘’ 섹션은 제주4·3 방송 프로그램과 국가폭력을 다룬 방송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KBS제주 ‘다랑쉬비망록’은 다랑쉬굴 발굴 30주년을 맞아 제작한 영상이다. KCTV ‘사슬’은 4·3 연좌제 피해 실태를, 제주MBC ‘남겨진 아이들’은 4·3 직권재심과 당사자들을 조명했다. 울산MBC ‘눈카마스 코리아’는 6·25 전쟁 당시 울산 지역에서 일어난 대규모 보도연맹 학살사건을 중남미 사례와 비교해 추적한다.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단편 경쟁 ‘불란지’ 섹션에서는 295편의 단편 경쟁작 가운데 10편을 선정해 소개한다. 제주4·3부터 광주5·18, 이태원 참사, 미군 위안부, 재일 제주인 등 실제 역사적 사건부터 이별의 무게, 소외된 청소년의 성장기, 분단의 아픔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선정됐다. 10편 가운데 최우수작품상과 작품상 2편을 포함, 3편을 시상한다. 영화 관람을 위한 사전 접수는 오는 15일부터 평화재단 홈페이지(https://jeju43peace.or.kr)이나 포스터에 있는 큐알 코드에 있는 예약 링크를 통해 가능하며, 영화 관람료는 무료이다.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전 세계의 다양한 역사와 가치를 담고 있는 영화들을 통해 제주4·3의 의미를 되짚어 보고 평화와 인권의 길을 함께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강서구 오피스텔 살인’ 40대 男 구속…“도망·증거인멸 우려”

    ‘강서구 오피스텔 살인’ 40대 男 구속…“도망·증거인멸 우려”

    서울 강서구 한 오피스텔에서 3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석범 서울남부지법 판사는 이날 살인 혐의를 받는 김모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도망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이날 법원에 출석하며 ‘범행을 왜 저질렀나’ ‘피해자에게 할 말 없나’ 등을 묻는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김씨는 지난 8일 오전 6시 40분쯤 강서구 지하철 5호선 화곡역 근처 한 오피스텔에서 3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현장에서 흉기와 번개탄을 피운 흔적을 발견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와 아는 사이였고, 피해자가 다른 남자를 만났다는 얘기를 듣고 홧김에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 김선향 북한대학원대 이사장 시집 ‘그날 그 꽃’ 펴내

    김선향 북한대학원대 이사장 시집 ‘그날 그 꽃’ 펴내

    경남대학교는 김선향 북한대학원대 이사장이 시집 <그날 그 꽃>을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그날 그 꽃>은 ‘피어남’의 미학을 보여준다. 시인은 꽃이 피고 지는 모습, 매일 걷던 익숙한 길이 바뀌는 장면, 이를 통해 얻는 환희 등을 풀어냈다. 놓치기 쉬운 사소한 흔적을 ‘생명의 힘’으로 받아들였다. 시집에서는 ‘사라짐’ 미학을 느낄 수 있다. 세월이 데려가 버린 사랑하는 이들, 작별 인사도 없이 휙 넘어가는 서녘 해의 무심함에 대한 토로 등이다. 시인은 이 역설을 포착해 사라지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이렇듯 애절하게 그려낸다. <그날 그 꽃>은 또 ‘견딤’의 미학도 그려내고 있다. 시인은 통증을 털어내고 인공 눈물로 안구건조증을 누그러뜨리는 일상 등에서 얻은 깨달음을 전달한다. 이미선 경남대 영어교육과 부교수는 시집 서평에서 “<그날 그 꽃>은 전작 <황금장미>에 이어 또 한 번 꽃을 피운 유려한 언어의 성찬이자, 더 깊어진 눈길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집”이라며 “운문일기라는 형식이 갖는 미덕은 두 가지 면에서 독자를 사로잡는데 그 하나는 산문이 아닌 운문으로 표현된 언어의 명징함이며, 또 다른 하나는 일기라는 일상성이 갖는 힘”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어남과 사라짐, 그리고 견딤이 미학이 빛을 발하는 기저에는 사람과 세상에 대한 시인의 애정이 깔려있다”며 “우리는 찻잔을 앞에 두고 시인과 긴긴 이야기를 나누는 기분으로, 혹은 꼼꼼하게 기록된 저작 날짜들을 따라 꽃이 피고 지는 길을 걷는 기분으로 시집으로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2009년까지 경남대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현재 대한적십자사 고문 직책을 맡고 있다. 이번을 포함해 총 3권의 시집을 발간했다.
  • 북한강 장교, 시신 싣고 “주차 돼요?”…표창원 분석은

    북한강 장교, 시신 싣고 “주차 돼요?”…표창원 분석은

    함께 근무하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북한강에 유기한 현역 군 장교가 천연덕스럽게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5일 강원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피의자 A(38)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쯤 부대 주차장 내 자신의 차량에서 B(33)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목을 졸라 살해했다. 피해자의 시신에 옷가지를 덮어놓고는 차량을 빠져나온 뒤 태연히 근무를 이어간 A씨는 퇴근 뒤 오후 9시쯤 부대 인근 건물에서 시신을 훼손했다. 이미 철거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이었으나 A씨는 직접 준비해온 도구들로 혈흔 등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경찰이 A씨의 검거 이후 압수수색에 들어갔을 때는 이미 건물 옹벽과 바닥 등이 철거된 상태였다. SBS에 따르면 A씨는 시신 훼손을 위해 찾았던 또 다른 공사장에서도 천연덕스럽게 주차가 가능한지를 물었다. 그를 목격한 공사장 관계자는 “나갔다 들어오니 차 한 대가 있어서 ‘뭐냐’고 물으니 ‘주차하면 안 되느냐’고 그러더라. 안 된다고 나가라고 했더니 차를 뺐는데 그 안에 물체가 하나 있긴 있더라”라고 설명했다. 결국 철거 공사 중인 부대 인근 건물에서 시신을 훼손한 A씨는 10여년 전 자신이 근무한 경험이 있던 강원 화천군을 유기 장소로 택했다. 그는 이튿날인 26일 오후 9시 40분쯤 화천 북한강변에 시신을 유기했다. 유기할 때는 시신이 금방 떠오르지 않도록 시신을 담은 봉투에 돌덩이를 넣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화천까지 국도로 이동했고, 중간중간 시신 훼손에 쓰인 흉기를 버렸다고도 진술했다. 그는 피해자가 살아있는 것처럼 생활반응까지 꾸며내며 완전범죄를 꿈꿨다. 27일에는 B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부대 측에 “휴가 처리해달라”며 결근을 통보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표창원 “전략 설계 직업적 특성…증거 인멸에 역량 총동원”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같은 행동을 두고 표창원 프로파일러는 “두뇌 회전이 빠르고 전략을 세우거나 합리적 판단에 능한 직업적 특성을 가진 사람이다 보니 정신적 역량을 총동원해 증거 인멸 작업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B씨가 생존해있는 것처럼 꾸민 A씨는 28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산하 부대로 전근 발령을 받은 뒤에도 정상적으로 출퇴근하며 태연히 일상생활을 이어갔다. 그런 A씨에게 이달 2일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시신 중 일부가 물에 떠오른 것이다. 시신을 담은 봉투에 돌덩이까지 넣고 테이프로 밀봉하는 치밀함까지 보였지만, 시신이 부패하면서 가스가 차는 데다 물까지 새어 들어갈 경우 생기는 화학반응과 삼투압 현상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는 예측하지 못했다. 시신을 땅속에 묻지 않고 수면 아래로 감추려 했던 A씨의 ‘완전범죄’ 계획이 산산이 조각나는 순간이었다. 시신을 발견한 경찰은 곧장 지문 감식과 디옥시리보핵산(DNA) 감정을 통해 B씨임을 파악, B씨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폐쇄회로(CC)TV 분석 끝에 시신을 발견한 지 불과 하루 만인 지난 3일 오후 7시 12분께 서울 강남구 일원역 지하도에서 A씨를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혐의로 A씨를 구속한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또 6일 A씨 신상정보 공개를 위한 심의위원회 결성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 사라진 ‘그’를 찾아 떠난 길… ‘나’를 발견하다

    사라진 ‘그’를 찾아 떠난 길… ‘나’를 발견하다

    촬영 도중 홀연히 사라진 유명 배우. 그의 실종을 다룬 프로그램이 방영되자 제보가 들어오고, 22년 만에 그를 찾게 된다. 그는 왜 사라졌고 어떻게 살았을까. 6일 개봉하는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사라진 배우의 뒤를 쫓는 감독의 이야기다. 노년의 영화감독 미겔(마놀로 솔로 분)은 한 TV 탐사프로그램에서 출연 제안을 받는다. 22년 전 실종된 배우 훌리오(호세 코로나도 분)에 대해 증언해 달라는 내용이다. 훌리오는 군 시절을 함께 한 미겔의 오랜 친구이자 미겔이 촬영하던 ‘작별의 눈빛’ 주연배우였다. 영화는 사라진 배우를 찾는 줄거리지만 오히려 감독이었던 미겔의 이야기에 초점을 둔다. 미겔은 훌리오의 딸, 당시 촬영 감독 등을 만나 젊은 시절을 돌아본다. 미겔이 촬영했던 ‘작별의 눈빛’은 자기 딸을 찾는 한 부유한 유대인의 사연을 그렸다. 훌리오는 그의 딸을 찾으러 가는 배역이었다. 누군가를 찾던 영화 속 훌리오는 정작 현실에서 자기 자신을 잃어버렸다. 미겔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에 훌리오와 삼각관계였다가 아쉽게 헤어진 옛 연인을 마주하고, 창고에 묵혀 뒀던 사고사한 아들의 사진을 보면서 아픈 과거를 마주한다. 잊으려 발버둥 쳤지만 고통스러운 기억이 여전히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영화는 무언가를 잃어버린 둘의 사연을 따라가며 사라지는 것들을 비춘다. 필름 깡통이 가득한 편집실, 시간이 멈춘 듯한 미겔의 바닷가 집, 그가 방문한 수녀원, 문을 닫은 극장 등에는 과거 잔상만 남았다. 실종된 배우의 흔적을 찾으며 그 옛날 자신의 영화와 다시 만나는 미겔의 이야기는 지난 31년간 작품활동이 없었던 빅토르 에리세 감독의 개인적인 고백이기도 하다. 에리세 감독은 이번 영화에 대해 “절반은 실제 경험에서, 절반은 상상력에서 비롯됐다. 주제가 내 삶의 가장 내밀한 고민과 관심사와 연관됐다”고 소개했다. 미겔이 훌리오를 찾은 뒤 둘의 과거를 어떻게 소환하는지를 보여 주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종영 이후 자리를 뜨기 어려울 정도로 묵직하게 다가온다. 169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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