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흔적을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옥수수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농수산물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숙원사업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주차장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088
  • [유성호의 문학의 길목] 다시 보는 ‘천변풍경’

    [유성호의 문학의 길목] 다시 보는 ‘천변풍경’

    박태원이 1936년에 쓴 소설 ‘천변풍경’의 무대를 역사적으로 살필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분관인 청계천박물관은 ‘천변풍경’ 특별전을 지난 4일부터 오는 7월 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천변풍경’의 배경인 서울 청계천 주변에서 살던 서민들의 삶과 문화를 역사적으로 소개하는 의미 있는 콘셉트를 취하고 있다. 박태원은 이상(李箱), 이태준, 김기림 등과 함께 활약했던 모더니스트 계열의 작가로서 섬세한 묘사와 특유의 생동감 넘치는 필치로 1930년대 서울의 청계천변에서 살던 서민들의 생활을 사실감 있게 보여 주었다. 박태원의 집이 청계천 위에 걸친 광교 맞은편에 있었으니, 그에게 청계천이란 삶의 구체적인 터전이기도 했던 셈이다. 특별히 박태원의 ‘천변풍경’은 ‘조광’에 연재하다 장편으로 개작돼 1938년 단행본으로 출간됐는데, 연재 때부터 큰 주목을 받아 세태소설이나 리얼리즘의 범주에 대한 논쟁을 불러오기도 했다. 박태원은 이 작품과 함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같은 소설을 통해 1930년대 소설 미학의 한 경지를 보여 준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박태원에게는 이상과 정인택이라는 1930년대 문인들과의 삽화가 유명하게 따라다닌다. 이상과 정인택은 권영희라는 여급을 두고 경쟁했다. 권영희는 원래 이상과 연인 관계였지만, 정인택이 자살 소동까지 벌여 마침내 1935년 8월 29일 권영희와 결혼하게 된다. 이때 사랑의 패자였던 이상이 사회를 보았고, 그 결혼식에 박태원이 하객으로 참석했다. 그리고 6·25전쟁 중에 정인택 부부도 박태원도 모두 북으로 간다. 작가 황석영은 이승만 정부가 후퇴하면서 보도연맹 가입자들을 구금하거나 처형했을 때 북쪽이 구금 시설을 접수하면서 살아남은 수감자들 가운데 박태원이 끼어 있었다는 권영희의 증언을 들려준 바 있다. 월북 후 정인택이 숨을 거두자 부인을 남쪽에 둔 박태원이 권영희와 재혼을 한다. 박태원은 1965년에 실명했고, 1968년에 뇌출혈로 쓰러져 반신불수가 됐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원고지 모양의 특수한 틀을 이용해 글을 쓰다가 마침내 권영희에게 구술해 ‘갑오농민전쟁’이라는 대작을 완성하게 된다. 한때 이상의 애인이었고, 한때 정인택의 아내였던 그녀가 끝까지 박태원 곁에서 대작을 남기는 순간이었다. 박태원은 1986년에, 권영희는 2001년에 작고했다고 한다. 이래저래 권영희라는 한 여성이 거쳐 온 한국 근대사가 한편으로는 비극적으로, 한편으로는 파란만장하게 다가온다. 특별하게도 전시회실 입구에는 봉준호 영화감독의 축하 화환이 놓여 있었다. 봉 감독의 어머니가 박태원의 작은딸 박소영이니 박태원은 그의 외할아버지가 되는 셈이다. 큰딸 박설영만 아버지와 함께 북에서 살면서 평양기계대학 교수를 지냈다고 한다. 작은아들 박재영은 근자에 ‘구보 씨와 더불어 경성을 가다’라는 책에서 ‘구보의 길’을 제창하기도 했는데, 참으로 부지런히 아버지의 흔적을 탐사해 가는 열정적인 분이다. 어쨌든 박태원의 남다른 가족사가 식민지와 분단을 가로지르는 순간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요컨대 이번 전시회는 박태원의 시대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천변의 변화상을 중요한 시각 자료를 통해 보여 주는 데 공력을 다했다. 청계천은 서울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하천으로 서울이 수도가 되기 전부터 흘렀는데, 1977년에 복개가 완료됐고 2005년에 다시 그 형태를 복원하는 역사를 거쳐 왔다. 그런데 이번 전시회에서는 청계천 복원 때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요소까지 포함한 재복원의 계획까지 암시하는 의욕을 보였다. 복원 후 남은 과제를 보완해 더욱 실감 있는 서울의 명물 청계천을 미래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개발 논리와 생태 감각이 충돌을 일으키면서 한 공동체가 역사적 유산들을 어떻게 간직해 가야 할지에 대한 암시를 주기에 족한 것이었다. 경험해 볼 만한 청계천 시간 여행이었다.
  • 병마 앞에서도, 죽음 앞에서도… 동화처럼, 사랑을 쓰다

    병마 앞에서도, 죽음 앞에서도… 동화처럼, 사랑을 쓰다

    평생 병마와 싸웠지만 정작 다가온 죽음 앞에서 태연했던 사람. 한 줄의 문장이라도 더 쓰기 위해 하루를 더 살고 싶었던 사람. 생의 흔적을 동화로 남기기 위해 평생을 바친 아동문학가 권정생(1937~2007)이다.그의 삶과 문학 세계를 자세히 들여다본 전기 ‘아름다운 사람 권정생’(산처럼)이 오는 17일 11주기를 맞아 출간됐다. 책을 집필한 이충렬 전기 작가는 2년여에 걸쳐 권정생이 생전에 교류한 지인 30여명을 인터뷰하고 그의 발자취를 좇았다. 책에는 “집도 없고, 돈도 없고, 배운 것도 없었던” 권정생이 힘겹게 습작을 하며 100여편의 동화를 써 내려간 인고의 세월이 생생히 담겼다.이 작가는 14일 “보통 권정생에 대해 알려진 건 가난과 병고 속 교회 종지기로서의 삶, 아동문학가 이오덕과의 오래된 관계였다”면서 “이도 중요하지만 권정생이 죽을 듯 아픈 와중에서도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이야기할 수 있었던 신념과 내면 세계가 궁금했다”고 밝혔다. 권정생은 기존 한국 창작 동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분단과 전쟁의 그림자, 일제강점기의 수탈, 삶과 죽음 등 현실적인 소재를 많이 다뤘다. 가난과 폭력 속에서 희생된 시골의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관심을 기울이며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자 애쓴 과정이 책에도 자세히 묘사돼 있다. “권정생이 살았던 경북 안동은 6·25 전쟁 당시 격전지로 피해가 많았고, 가난한 농촌 아이들은 학교가 아닌 공장에 가거나 식모살이를 하던 시절이었어요. 권정생은 농촌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했죠. 가난이 부모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전쟁과 이념 때문이라는 사실을요. 아무도 다루지 않은 주제를 파고든 덕분에 그가 독창적인 작가로 존재할 수 있었어요.” 천사나 무지개가 등장할 법한 동화의 전면에 시대의 고통을 내세웠지만 권정생 작품의 주제는 결국 사랑과 평화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 “권정생은 인생의 근본이 더불어 사는 것에 있다는 걸 깨달은 듯해요. 민들레꽃을 피운 강아지 똥의 희생을 다룬 ‘강아지똥’, 전쟁과 가난 속에서 자신을 희생하는 소녀를 그린 ‘몽실언니’가 ‘더불어 사랑하며 살자’는 그의 신념이 담긴 작품이에요. 가난한 어린이들에 대한 애정이 많았던 그가 ‘키다리 아저씨’처럼 막연한 희망보다는 ‘서로 뭉치면 힘이 되고 밥벌이도 할 수 있다’는 식의 구체적인 사랑을 보여 주려고 애썼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가는 권정생의 삶을 취재하면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최초의 발표작 ‘여선생’을 1955년 청소년 월간지 ‘학원’ 5월호에서 발굴해 소개했다. 그 밖에도 늘 죽음을 의식하며 독신으로 지낸 그가 청혼하길 원했지만 포기해야 했던 한 여인과의 사연과 그에게 동화책 출판의 길을 열어 준 이오덕과의 인연, ‘삼형제’로 불릴 만큼 가까웠던 이현주 목사, 이철수 화백과의 교유도 세세하게 복원했다. “평전이 한 사람에 대한 평가만 하고 그치는 것과 달리 전기는 그 사람이 추구했던 삶을 통해 또 다른 길로 나아가게 하는 관문 같은 것입니다. 권정생이 어떤 길을 걸어왔고, 자신의 작가적 능력을 문학으로 어떻게 승화시켰는지 이해하면 그의 작품이 읽고 싶어질 겁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이탈리아 소렌토 호텔직원 5명, 영국 여성 집단 성폭행 혐의로 체포

    이탈리아 소렌토 호텔직원 5명, 영국 여성 집단 성폭행 혐의로 체포

    이탈리아 남부의 아름다운 휴양지 소렌토에서 2년전 영국인 여성 관광객을 집단 성폭행한 이탈리아 남성 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14일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경찰은 지난 2016년 10월 소렌토의 한 호텔에서 50세 영국 여성에게 약을 탄 음료를 마시게 한 뒤 정신을 잃자 집단 강간한 혐의로 호텔 직원 5명을 체포했다. 이 호텔의 바텐더 2명은 여성에게 약을 든 음료를 건넨 뒤 방으로 데려가 번갈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이 여성은 다른 방으로 옮겨져 최소 3명 이상의 남성에게 추가 성폭행을 당했다. 가해자들은 성폭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사진을 서로 공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영국 켄트 출신인 이 여성은 영국으로 돌아가 사건을 신고했고, 이후 영국 경찰이 이탈리아 경찰과 공조해 수사를 벌여 왔다.2명의 바텐더는 피해 여성이 음료를 받은 뒤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경찰이 수사를 벌인 끝에 덜미를 잡혔다. 피해 여성은 남성의 목에 왕관 모양의 문신이 있었다고 진출했다. 이탈리아 경찰은 이런 내용과 DNA 테스트를 근거로 수사를 진행한 끝에 사건 발생 1년 반 만에 용의자를 밝혀냈다. 경찰은 휴대전화 압수 결과, 피의자들이 사진을 공유하고 범행에 대해 대화한 나눈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달 초에도 이탈리아의 대표적 관광지인 사르데냐 섬에서 20대 영국 여성이, 작년 8월에는 동부의 유명 휴양지 리미니에서 폴란드 관광객이 성폭행을 당하는 등 이탈리아에서는 관광객을 상대로 한 성범죄가 드물지 않게 일어나 주의가 요구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검법남녀’ 정재영X정유미X이이경, 부검 현장에서 마주한 진실은?

    ‘검법남녀’ 정재영X정유미X이이경, 부검 현장에서 마주한 진실은?

    MBC 새 월화드라마 ‘검법남녀’의 첫 수사공조가 시작된다.14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MBC 새 월화드라마 ‘검법남녀’ (극본 민지은 원영실/ 연출 노도철/ 제작 HB엔터테인먼트) 측은 정재영, 정유미, 이이경이 긴장감 흐르는 부검 현장에 있는 스틸을 공개해 극 중 첫 사건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MBC 새 월화드라마 ‘검법남녀’는 완벽주의 괴짜 법의학자 백범(정재영 분)과 금수저 초짜 검사(정유미 분)의 아주 특별한 공조를 다룬 장르물이다. 이날 공개된 사진에는 완벽주의 괴짜 법의관 백범으로 100% 몰입한 정재영이 부검실에 있는 모습으로 그가 섬기는 로카르의 법칙‘모든 접촉은 흔적을 남긴다’는 바이블처럼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겠다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변을 압도하고 있어 시선을 끌고 있다. 또한 백범은 부검 중 무언가를 발견 한 듯 황망한 표정으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 가운데 부검 속 숨겨진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또 초임 검사 은솔은 차가운 분위기가 감도는 부검실을 바라보며 사건의 실마리를 밝혀내고자 진지한 눈빛으로 수사에 임하고 있으며, 검사 은솔과 함께 사건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열혈 형사 차수호 역시 초조함은 물론이고 분노에 가득찬 눈빛으로 이를 주시하고 있어 그들이 마주하고 있는 사연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 시키고 있다. 새 월화드라마 ‘검법남녀’ 측은 “오늘 드디어 ‘검법남녀’가 시작된다. 죽음을 입증해야하는 백범이 찾아 낼 진실은 무엇인지, 또 검사 은솔, 형사 차수호와 함께 공조해 나가며 어떤 결론에 도달하게 될지 방송을 통해 확인해달라“ 며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MBC 새 월화드라마 ‘검법남녀’는 14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시크릿 마더’ 김소연, 죽음으로 시작된 강렬 포문 ‘1인2역 완벽 소화’

    ‘시크릿 마더’ 김소연, 죽음으로 시작된 강렬 포문 ‘1인2역 완벽 소화’

    ‘시크릿 마더’ 김소연의 등장이 예사롭지 않다. 드라마 시작과 함께 강렬한 김소연, 송윤아의 모습과 함께, 과거로 돌아 간 송윤아와의 첫 만남이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지난 12일 첫 방송된 SBS 주말 특별기획 ‘시크릿 마더’ (극본 황예진, 연출 박용순)속 김소연의 첫 등장이 심상치 않은 전개를 예고해 보는 이들의 기대와 흥미를 자극했다. 극 중 김소연은 궁금한 것은 절대 못 참고, 머리 복잡해지는 계산은 딱 질색에, 하고 싶은 건 일단 내지르고 보는 김은영 역을 맡았다. 보육원에서 친자매처럼 자란 언니의 행방을 찾기 위해 본래의 성격과는 정반대인 입시 대리모 리사 김의 삶을 살기로 결심한 그녀는 언니의 흔적을 찾던 중 김윤진(송윤아 분)의 집에 입성하게 된다. 이 날은 두 사람 사이에서 피어나는 소용돌이 같은 삶의 전개가 첫 포문을 열면서 다양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1, 2회에서는 자유분방함이 물씬 풍기는 옷차림으로 캐리어를 끌며 입국장을 걸어 나오는 은영의 등장으로 예사롭지 않은 그녀의 삶을 예고했다. 또한 자신이 찾던 언니의 행방을 묻는 흥신소에서는 냉철하고도 거침없는 어투로 대화를 나눠 그녀를 향한 궁금증을 더욱더 높였고, 악연인지 인연인지 알 수 없는 김윤진과의 만남은 미스터리함을 더했다. 3, 4회에서 은영은 자유분방한 성격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차분하고 반듯한 이미지의 리사 김으로 완벽 변신해 최고의 실력을 갖춘 입시 대리모로 분했다. 많은 이들의 무한 신뢰를 받는 입시 대리모답게 완벽한 플랜과 학습으로 민준(김예준 분)을 가르치는 것은 물론, 민준의 입장에 서서 이야기를 들어주며 마음을 헤아리는 등 유대감을 쌓아 나갔다. 특히 모텔촌을 향해 가는 윤진을 발견, 그녀를 위험에서 구하는 엔딩 장면에서는 “내가 죽였어”라는 윤진의 발언으로 두 사람 사이에 펼쳐질 예측불허 스토리에 호기심을 높였다. 한편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이야기 속에서 긴장감과 함께 시작된 SBS 주말 특별기획 ‘시크릿 마더’는 매주 토요일 밤 8시 55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중생대 수각류 육식 공룡은 어떻게 먹고 살았을까?

    중생대 수각류 육식 공룡은 어떻게 먹고 살았을까?

    공룡 영화의 주역은 단연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수각류 육식공룡이다. 육식 공룡이 크고 날카로운 이빨이 있는 거대한 입을 보면 이 입에 물린 초식 공룡이 고통스러운 비명과 함께 쓰러지는 연출을 보여주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생각된다. 하지만 공룡을 연구한 과학자들은 당시 사냥이 영화처럼 단순하지 않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과학자들은 육식 공룡이 무엇을 먹고 어떻게 사냥했는지 알기 위해 노력해왔다. 당시 생태계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멸종 동물의 삶을 말해줄 자료는 오래전 살았던 동물의 극히 일부인 불완전한 화석이 전부다. 그래도 과학자들은 화석 자료를 분석해 여러 가지 사실을 밝혀냈다. 스페인 라리오하 대학 연구팀은 여러 수각류 육식 공룡의 이빨 화석에 남아 있는 미세 마모 흔적을 조사해 육식 공룡이 실제로 어떻게 먹었는지 재구성했다. 그 결과 종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육식 공룡이 먹이를 물고 잡아당겨(puncture and full) 살점을 뜯어낸 것으로 밝혀졌다.(복원도 참조) 물론 이는 당연해 보이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먹이와 크기에 따른 차이가 분명했다. 대형 수각류 공룡인 고르고사우루스의 경우 표면에 거친 마모 흔적이 많았지만, 현생 조류와 가까운 공룡인 드로마에오사우루스나 트로돈은 마모 흔적이 매우 적었다. 이는 대형 수각류 육식 공룡이 초식 공룡처럼 크기가 커서 강한 힘으로 물어야 하는 동물을 사냥했지만, 소형 수각류 공룡은 상대적으로 한입에 삼킬 수 있고 부드러운 먹이를 사냥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설명은 일부 소형 육식 공룡들이 곤충같이 작고 풍부한 먹이를 선호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육식 공룡은 모두 초식 공룡을 사냥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중생대 역시 다양한 생물이 공존했고 공룡 외에도 사냥할 수 있는 생물은 많았다. 미세한 마모 흔적 외에 이빨에 있는 작은 돌기 역시 공룡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여 이들이 주로 사냥했던 먹이가 서로 달랐음을 시사하고 있다. 적자생존의 법칙은 강한 것이 살아남는 법칙이 아니라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해 자손을 가장 많이 남기는 생물체가 살아남는다는 의미다. 따라서 같은 먹이를 두고 남과 경쟁하기보다 차라리 경쟁을 피해 다른 생태학적 지위를 노리는 것 역시 좋은 생존 전략이다. 중생대 수각류 육식 공룡이 티라노사우루스처럼 모두 거대한 것이 아니라 닭만큼 작은 크기까지 다양하게 진화한 것이 그 좋은 증거다. 몸집과 형태가 달라지면서 수각류 공룡은 거대한 초식 공룡부터 작은 곤충까지 먹이 공급을 매우 다양하게 만들 수 있었다. 결국, 생물학적 다양성이 생태계를 더 튼튼하고 안정적으로 만든다. 의미는 조금 다르지만, 다양성이 경쟁을 줄이고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인간 사회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1200년前 최치원이 지리산 바위에 새긴 ‘완폭대’ 발견

    1200년前 최치원이 지리산 바위에 새긴 ‘완폭대’ 발견

    1200년 전 고운 최치원(857~?)이 바위에 새긴 ‘완폭대’(翫瀑臺) 석각이 경남 하동군 지리산에서 발견됐다.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는 10일 역사문화자원 조사를 하다 지리산 남부 능선의 불일암 아래 바위에서 이 석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글자는 폭 150㎝, 높이 140㎝ 암석에 음각돼 있었다. 세 글자 가운데 ‘폭’ 자는 심하게 마모돼 있었다. 최석기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는 “설화와 문헌으로만 전해진 완폭대 석각이 발견됨에 따라 역사적 사실을 고증할 수 있게 됐다”며 “이 석각은 최치원이 쓴 것으로 전해지는 ‘쌍계석문’(雙磎石門)과 ‘세이암’(洗耳巖) 등의 석각과 함께 선인들의 정신문화가 담긴 가치 있는 역사유적”이라고 설명했다. 완폭대는 불일폭포를 즐기고 감상하는 바위라는 뜻으로 불일암 앞에 있었다. 최치원이 이 바위 위에서 시를 읊고 푸른 학을 부르며 노닐었다는 청학동 설화가 전해진다. 겸재 정선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불일암폭포 그림에도 절벽에 위태롭게 돌출된 완폭대 바위가 묘사돼 있다. 선비들의 유람록 10여편에도 완폭대 석각이 기록돼 있다. 남주헌이 함양군수를 지내면서 1807년에 쓴 ‘지리 산행기’부터 완폭대 기록이 없다. 이 시기 전후로 불일암이 쇠락하거나 지형이 바뀌어 완폭대 석각도 흙에 묻히거나 수풀에 가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완폭대 바위는 무너져 현재 옛 모습을 볼 수 없다. 신용석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장은 “지리산에 남은 역사 흔적을 발굴해 민족 문화자산으로 보전하겠다”고 말했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4년 만에 일어선 세월호] 진입 못했던 4층 좌현 남학생 객실 정밀수색

    [4년 만에 일어선 세월호] 진입 못했던 4층 좌현 남학생 객실 정밀수색

    7월부터 5주간 침몰 원인 조사 보조기관실·선미 추진기실 수색 복원력 영향 평형수 탱크도 확인 해수부 “선체 최대한 훼손 안해”세월호를 바로 세우는 선체 직립이 10일 완료되면서 세월호 침몰 원인 조사와 미수습자 수색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창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장은 이날 목포신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육안으로 좌현 외판을 봤을 때 외력에 의해 충돌, 함몰한 흔적은 안 보인다”면서도 “선조위 활동 기간인 8월 6일까지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선조위와 현대삼호중공업이 직립을 위해 선체에 설치한 장치들을 다음달 14일까지 제거하면 해양수산부가 약 3주 동안 수색 진입로 시공, 조명 설치, 작업구 천공 등 안전 보강 작업을 한 뒤 7월부터 5주간 침몰 원인 조사에 들어간다. 선조위 조사관들이 주기관실과 연결된 보조기관실, 축계실, 선미 횡방향 추진기실, 좌·우 선체 균형장치실 등을 정밀 조사한다. 조타기 신호를 배 뒷부분 방향타에 전달하는 솔레노이드 밸브가 반쯤 열려 있었던 점과 복원력에 영향을 주는 평형수 탱크 등도 확인한다. 같은 시점에 미수습자 5명의 흔적을 찾는 수색 작업도 재개된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4년이 넘었지만 단원고 남현철·박영인군, 양승진 교사, 권재근·혁규 부자 등 5명의 흔적은 아직 찾지 못한 상태다. 정밀 수색 대상은 선체 좌현의 협착된 부분과 침몰 원인 조사 구역 등 기존 미수색 구역이다. 수색·수습 작업은 확보된 진·출입로를 통해 작업자가 세월호 내부로 진입해 선내를 수색하고, 바닥 등에 쌓인 진흙을 담아 밖으로 가져나오면 진흙을 물로 세척하며 유해를 수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선체 상태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수작업으로 수색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선체 절단이 필요한 경우 미수습자 가족, 4·16 가족협의회, 선조위 등과 협의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수색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현재 5명으로 운영하는 ‘현장수습본부’를 확대 개편하고 미수습자 가족 지원 등 업무를 강화할 방침이다. 현장 거주를 희망하는 미수습자 가족의 숙소와 식사 등은 해수부와 전남도 및 목포시가 공동으로 협의해 준비 중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설화·문헌에 나오는 최치원 완폭대 석각 바위 지리산에서 발견

    설화·문헌에 나오는 최치원 완폭대 석각 바위 지리산에서 발견

    1200년전 고운 최치원(857~?) 선생이 바위에 새긴 ‘翫瀑臺’(완폭대) 석각이 경남 하동군 지리산에서 발견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는 10일 역사문화자원 조사를 하다 경남 하동군 화개면 지리산 남부 능선에 있는 불일암 아래 바위에 한자로 翫瀑臺(완폭대))라고 새겨진 석각(石刻)을 발견했다고 밝혔다.완폭대 석각은 폭 150cm, 높이 140cm 암석에 음각돼 있다. 翫자와 臺자는 비교적 선명하게 남아 있고 가운데 瀑자는 심하게 마모돼 있는 상태다.최석기 경상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는 “완폭대 석각은 그동안 설화와 문헌으로만 전해져 오다 이번에 실물이 발견됨에 따라 역사적 사실을 고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완폭대 석각은 최치원이 쓴 것으로 전해지는 ‘雙磎石門’(쌍계석문)과 ‘洗耳巖’(세이암) 등의 석각과 함께 선인들의 정신문화가 담겨 있는 가치 있는 역사유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쌍계석문은 쌍계사 입구 바위에, 세이암은 화개면 범왕리 신흥마을 앞 화개천 수중암반에 각각 새겨져 있다. 완폭대는 불일폭포를 즐기고 감상하는 바위라는 뜻으로 불일암 앞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치원이 이 바위 위에서 시를 읊고 푸른 학을 부르며 노닐었다는 청학동 설화가 전해진다. 겸재 정선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불일암폭포 그림에도 절벽에 위태롭게 돌출된 완폭대 바위가 묘사돼 있다. 1611년 유학자 유몽인이 지리산을 유람하고 쓴 ‘유두류산록’을 비롯해 불일암과 불일폭포를 답사한 여러 선비들의 유람록 10여 편에 완폭대 석각이 실존한다고 기록돼 있다. 남주헌이 함양군수를 지내면서 1807년에 쓴 ‘지리 산행기’부터 완폭대에 대한 기록이 없다. 이 시기를 전후로 불일암이 쇠락하거나 지형이 바뀌어 완폭대 석각도 흙에 묻히거나 수풀에 가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200여년만에 완폭대 석각이 발견된 것이다. 불일암 앞에 돌출된 완폭대 바위는 무너져내려 현재는 옛 모습을 찾을 수 없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는 지리산 일대에 묻혀 있는 유적·유물 등 역사문화 자원을 찾는 작업을 올해 부터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측은 앞으로 하동군 등 관련 기관과 협의해 완폭대 석각 보전방안 등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다. 신용석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장은 “완폭대 석각은 불일폭포 일원 청학동 설화가 사실에 가깝다는 것을 증명하는 유물”이라며 “지리산에 남아있는 역사 흔적을 발굴해 민족 문화자산으로 온전하게 보전하겠다”고 말했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화성 땅속도 조사 … NASA의 끝없는 ‘태양계 탐사’

    화성 땅속도 조사 … NASA의 끝없는 ‘태양계 탐사’

    어린이날인 지난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무인 화성탐사선 ‘인사이트’를 실은 아틀라스5 로켓이 발사됐다.인사이트는 오는 11월 26일 7개월여의 항해를 마치고 화성 북쪽 엘리시움 평원에 착륙해 본격적인 화성 속살 파헤치기에 나선다. 올해 미국항공우주국(NASA) 캘린더에는 인사이트를 포함해 우주 탐사를 위한 계획들이 빼곡히 기록돼 있다. 특히 올 9월까지는 태양계와 지구 탐사를 위한 위성이 3대가 더 발사될 예정이다. 우선 열흘 뒤인 오는 19일 지구중력장과 기후변화 측정을 위한 ‘그레이스·포’ 위성이 발사되고, 오는 7월 31일에는 태양 에너지 방출에 대한 연구를 수행할 ‘파커 태양 탐사선’이, 9월 12일에는 극지방의 얼음 두께와 지구 지표면 두께, 구름 상태를 관측하는 ‘아이스샛2’ 관측 위성이 발사된다.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파커 태양 탐사선을 제외한 다른 탐사선들은 모두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인사이트는 화성 표면의 물 흔적이나 암석 성분, 지표형태 분석을 통해 생명체 흔적을 찾아 나섰던 패스파인더, 오퍼튜니티 같은 화성탐사선들과는 달리 화성 지각 구조와 지표 내 열분석과 같은 화성 내부 탐사에 집중하게 된다. 이를 위해 인사이트에는 열이 지표면 아래에서 얼마나 빨리 전달되는가를 파악해 지구 지각과 비교 분석하는 열류량 측정기, 화성 지각 내 진동과 혜성이나 소행성과 충돌했을 때 발생하는 충격파 등을 파악하기 위한 초정밀 지진계가 설치돼 있다. 또 라디오파 측정기를 장착해 탐사선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한편 화성이 축을 중심으로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를 분석해 중심 핵의 크기와 구성 성분이 액체인지 고체인지를 밝혀내게 된다. 인사이트의 임무는 태양계 생성 기원과 화성의 진화 과정을 알아내는 것이지만 훗날 화성 식민지화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시각도 있다.열흘 뒤에 발사되는 ‘그레이스·포’는 지구 중력과 기후변화 관측을 목적으로 2002년 발사된 그레이스 위성의 임무를 이어 가기(follow-on) 위한 탐사 위성이다. 그레이스·포 탐사위성은 지하수 저장량의 변화와 대형 호수, 강의 유량 변화에 대한 데이터 등 지구 전체 수자원의 변화를 추적하게 된다. 지하수 저장용량이 변하게 되면 미세한 중력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지하수 수위를 측정하게 되는 것이다. 지구 수자원의 변화를 파악하는 것은 지구 기후변화를 분석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7월 마지막 날 발사되는 인류 최초의 태양 탐사선 ‘파커 태양 탐사선’(PSP)은 태양과 620만㎞ 떨어진 곳까지 근접해 태양 대기 가장 바깥층인 코로나를 분석하는 등 태양 에너지 방출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 NASA 관계자는 “태양풍이나 태양흑점 폭발로 인한 우주 날씨 변화가 인류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태양이 태양계 전체 생존에 미치는 영향으로 미루어 볼 때 PSP의 태양 탐사 임무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나사는 세계적인 천체물리학자이자 태양풍을 처음 예측한 유진 파커 시카고대 명예교수의 이름을 탐사선에 붙이는 한편 태양 탐사에 동참한다는 의미와 탐사의 중요성을 부여하기 위해 마이크로칩에 신청자의 이름을 담아 탐사선과 함께 쏘아 올리는 이벤트를 전 세계를 상대로 펼쳤다.올해 가장 마지막으로 발사되는 ‘아이스샛2’ 위성은 전 세계 얼음의 분포와 두께 변화만을 측정하려는 목적으로 발사되는 탐사위성이다. 이 때문에 다른 탐사위성들과는 달리 ‘아틀라스’라고 불리는 고성능 레이저 측정장치만을 장착하고 발사될 예정이다. 극지방 해빙뿐만 아니라 만년빙이 녹고 사라지는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아이스샛2는 현재 기후 변화의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 주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구 궤도를 근접해 지나가면서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들을 탐사하기 위한 위성들도 올해 속속 임무에 착수하게 된다. 가장 먼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2014년 12월 3일 발사한 탐사선 ‘하야부사2’는 다음달 1일 지구 근접 소행성 ‘류구’의 궤도에 진입하게 된다. 2016년 9월 8일 나사가 발사한 소행성 무인탐사선 ‘오리시스·렉스’도 오는 8월 17일 소행성 ‘베누’의 궤도에 진입한다. 1999년 처음 발견된 베누는 앞으로 100년 이내에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큰 행성으로 알려져 있으며 2135년 9월 말 충돌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져 있다. 충돌 위험이 높아질 경우 폭파시키기 위해서는 소행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오리시스·렉스는 베누의 모양과 주요 성분을 관찰하고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귀환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양주 LP가스 폭발 고의사고 가능성··· 현장서 잘린 가스관 발견

    양주 LP가스 폭발 고의사고 가능성··· 현장서 잘린 가스관 발견

    2명이 숨진 경기 양주시 봉양동 주택 가스폭발은 고의사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사고 현장 잔해속에서 20kg 짜리 LP 가스통과 연결된 가스관에 잘린 흔적을 발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조사를 의뢰했다고 8일 밝혔다.경기 양주경찰서에 따르면 폭발은 사고로 숨진 이모(58)씨의 집 실내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당시 이씨의 집 외부에 20kg LP가스통이 있었고, 가스통과 실내에 있는 가스레인지가 가스관으로 연결된 구조였다. 조사 당국은 사고 당시 집 외부 가스통에서 실내 가스레인지로 연결된 가스관에서 가스가 새 실내에서 상당 시간 쌓여 있다가 불상의 발화 원인으로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소방 관계자는 “LP 가스통은 폭발 방지용 밸브가 있어 가스통 자체가 갑자기 폭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현장에서도 가스통이 폭발한 흔적은 없어 가스 누출이 폭발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현장 합동감식을 통해 잘린 가스관을 발견한 경찰도 고의사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LP 가스는 냄새가 강해 조금 만 누출돼도 금방 알 수 있는데, 이 정도 많은 양이 새 나왔을 동안 집 안에 있던 이씨가 몰랐을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며 “가스관이 잘린 경위에 대해서는 정밀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국과수에 사망자에 대한 부검도 의뢰했다. 앞서 지난 7일 오전 11시 15분쯤 양주시 봉양동의 시골마을 주택가에서 폭발사고가 나 벽돌조 주택 2채가 완전히 무너져 집 안에 있던 김모(68·여)씨와 이씨가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아하! 우주] NASA 화성탐사선 ‘인사이트’…태양계 기원 밝힌다

    [아하! 우주] NASA 화성탐사선 ‘인사이트’…태양계 기원 밝힌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선 ‘인사이트’(InSight)가 5일(현지시간) 새벽 4시쯤 미 캘리포니아주(州)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아틀라스 5’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NASA의 짐 브리든스타인 신임국장은 “오늘은 기념비적인 날이다. 우리는 다시 화성으로 간다”면서 “이 미션은 우주탐사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이트는 지난 2011년 11월 화성탐사 로버 큐리오시티의 심우주 여행 이래 통상적인 우주선 발사 장소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기지가 아니라 미국 서해안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기지에서 최초로 발사된 것이다. ​ 만약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인사이트는 7개월이 조금 못 되는 약 200일간 비행을 거쳐 오는 11월 26일 화성 적도 약간 북쪽에 있는 엘리시움 평원에 ‘터치다운’하게 된다. 인사이트는 시속 2만 ㎞의 속도로 화성 대기권에 진입한 뒤 서서히 속도를 줄이면서 낙하산을 펴고 착륙할 예정이다. 그런 다음 일련의 기기 점검을 마친 후 행성 탐사에서 이제껏 시행된 적이 없는 특별한 미션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사이트는 “지구 외의 행성으로서는 최초로 화성의 지하를 탐사해 핵과 맨틀의 크기와 지각을 측정할 것이며, 그 데이터를 지구의 것과 비교할 것”이라고 NASA의 수석 과학자 짐 그린 박사는 지난 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이어 “이것은 우리에게 근원적인 중요성을 띤 미션으로, 태양계의 기원과 오늘날까지의 진화에 대해 어떤 통찰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성의 생명체 흔적을 찾던 기존의 화성탐사선과는 달리 인사이트는 화성의 지각 구조 및 열 분포 등 화성의 ‘내부’ 연구에 주력하도록 제작됐다. 인사이트라는 이름도 지진 조사, 측지학, 열 수송 등을 이용한 내부 탐사(Interior Exploration Using Seismic Investigations, Geodesy and Heat Transport)의 약자에서 따왔다. 화성탐사 로버 인사이트는 태양전지판으로 확보한 동력으로 로봇 팔을 이용해 화성 땅속 5m까지 파고내려가 온도를 측정하는 한편, 화성 표면에 정밀한 지진계를 설치, 지진 발생 여부를 관찰할 계획이다. 만일 지진이 발생한다면 지진파를 분석해 지각 두께에 관한 정보는 물론, 화성 내부 구조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한다. 과학자들은 또한 2년 간의 인사이트 탐사가 화성이 과연 인류가 살 만한 새로운 터전이 될 수 있을지를 탐색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인사이트의 발사에는 서류함 크기의 인공위성 ‘큐브샛’ 두 대도 같이 탑재됐는데, 이 초소형 위성들은 인사이트가 보낸 신호를 지구로 중계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탐사선에는 우주 마니아 240만 명의 인명이 담긴 칩도 같이 실렸는데, 영화 ‘스타트랙’에서 커크 선장 역을 맡은 배우 윌리엄 샤트너의 이름도 포함돼 있다. 사진=NASA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미스트리스’ 한가인이 만난 의문의 남자는 누구?

    ‘미스트리스’ 한가인이 만난 의문의 남자는 누구?

    ‘미스트리스’ 한가인이 실종된 남편의 흔적을 찾기 위해 발신 표시제한 전화를 추적한다. 일상에 들이닥친 미스터리 앞에서 정면 돌파를 선택한 그녀의 적극적인 활약이 기대되는 대목이다.5일 방송되는 OCN 오리지널 ‘미스트리스’에서는 장세연(한가인 분)이 남편을 알고 있다는 의문의 남자(백수장 분)에게 전화를 받고 망설임 없이 남편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발신 표시제한으로 걸려온 전화에서 남편이 좋아하던 노래가 흘러나온 순간부터 남편이 살아있다고 믿기 시작한 세연. 과연 오늘 밤, 그녀가 알게 될 진실은 무엇일까. 지난 1화에서 잊을만하면 걸려오는 발신 표시제한 전화에 짜증이 나려던 순간,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굳어버린 세연.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무역상이었고, 2년 전 선박 사고로 실종된 남편이 가장 좋아했던 노래였기 때문. 그 후 남편의 시체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가 살아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기 시작했고, 발신 표시제한 전화 역시 남편이 건 것이라고 생각하며 긴장감을 증폭시켰다. 한상훈(이희준 분)의 도움을 받아 발신 표시제한 전화의 핸드폰 명세서 주소지까지 찾아갔지만, 세연의 남편에 관한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방송을 앞두고 공개된 사진 속에서 핸드폰을 손에 쥔 채 초조해하던 세연이 의문의 남자와 한 차에 탄 뒤, 그를 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 절박한 표정을 짓는 이유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의문의 남자는 어떻게 세연의 남편을 알고 있는 것이며 그녀가 그를 통해 알게 될 발신 표시제한 전화의 진실은 무엇일까. 제작진은 “오늘(5일) 밤 방송되는 3화에서는 어쩌면 남편이 살아있을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을 품기 시작한 세연이 적극적으로 그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세연이 의문의 남자에게서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될지, 세연의 바람대로 그녀의 남편은 살아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봐달라”며 “세연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미스터리의 단서가 대거 풀리기 시작할 앞으로의 전개 또한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OCN 드라마 ‘미스트리스’는 5일 오후 10시 20분에 방송된다. 사진제공 = OCN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국가 없는 곳’ 파고든 나치즘

    ‘국가 없는 곳’ 파고든 나치즘

    블랙 어스/티머시 스나이더 지음/조행복 옮김/열린책들/616쪽/2만 8000원 히틀러의 매니저들/귀도 크노프 지음/신철식 옮김/울력/512쪽/2만 4000원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자행한 600만명의 유대인 대학살을 일컫는 ‘홀로코스트’. 우리는 이 유례없는 비극에 관해 미치광이 히틀러와 이를 추종한 부역자, 전체주의에 휘둘린 독일 국민, 그리고 ‘가스실’로 상징화한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떠올린다.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자. 군수 공장을 돌리기 위한 강제 노동 수용소는 독일 곳곳에 있었지만, 유대인들을 죽이려 만든 나치의 ‘절멸’ 수용소는 독일에 없었다. 이들 절멸 수용소가 독일과 소련의 중간지대에 있는 폴란드와 같은 동유럽 국가들에 자리한 점을 특히 주목하자. 유대인이 그토록 미워 모두 죽이려 했다면 굳이 이들을 기차에 태워 대륙을 가로질러 동유럽에 실어 나른 다음 죽일 필요가 있었을까.‘블랙 어스’의 저자 티머시 스나이더는 ‘이중 점령’과 ‘국가 없는 상태’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홀로코스트를 재해석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히틀러는 독일을 다시 풍요롭게 만드는 길을 생각했다. 유대인들을 추방하고 게르만족 대제국을 건설하겠다는 구상을 실현하는 방법은 다른 국가를 침략하고 땅을 뺏고 파괴하는 일이었다. 집권하자마자 독일 공산주의 세력에 대한 탄압을 시작한 히틀러는 불가침 동맹을 파기하고 1941년 소련을 침공한다. 전선은 바로 2년 전 소련에 점령당했던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에 그어졌다. 스탈린이 잔혹하게 파괴했던 이곳은 독일에 의해 재차 파괴된다. 이를 뜻하는 게 바로 ‘이중 점령’이다. 히틀러는 이 지역에 관해 “국가가 존재한 적이 없다”며 국가의 흔적을 없애기 시작했다. 여기에 히틀러의 유대인에 관한 혐오가 합쳐지며 독일의 특수임무단이 잔혹한 학살을 시작했다.스나이더는 누가 어디에서 죽었는지를 따졌다. 독일에 굴복했지만, 국가 제도가 남아 있던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나 프랑스 등에서 유대인은 함부로 체포되거나 살해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중 점령당한 ‘국가 없는 곳’들의 유대인은 야만인 취급을 받았다. 스나이더는 이런 점에서 “홀로코스트는 혐오 감정 하나만으로 유대인을 학살한 광란의 파티가 아니었다”면서 “국가가 부재한 상황에서 비국민으로 분류된 이들에 대한 체계적 학살”이라고 주장한다.이 과정에서 히틀러를 도왔던 이들도 눈여겨보자. 독일 저널리즘 학자이자 독일 공영방송 ZDF 현대사 편집국장을 지낸 귀도 크노프의 ‘히틀러의 매니저들’은 부역자 6명의 이야기를 다뤘다. 알베르트 슈페어, 베른헤어 폰 브라운, 알프레트 요들, 크룹 가의 구스타프 크룹(과 알프리트 크룹), 페르디난트 포르셰, 히얄마르 샤흐트다. 이들은 설계사, 엔지니어, 군인, 기업가, 은행가로서 빼어난 능력을 보였던 사람들이다. 크노프는 이들이 히틀러와 어떻게 연결돼 전쟁 범죄에 가담케 됐는지 설명한다. 특이한 점은 이들이 초반부터 히틀러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한 사람들은 아니었다는 것. 예컨대 독일의 국민차 폭스바겐을 개발한 페르디난트 포르셰는 자금난에 막혀 자동차 개발에 어려움을 겪자 히틀러에게 접근했다. 정치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이 기술자는 히틀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서 결국 군수 무기까지 만들었다. 크노프는 이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자 했던 점에 주목했다. 성공에 매몰되면서 자신들의 행위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곱씹을 수 없었다. 실제로 이들 대부분은 전쟁이 끝난 뒤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책은 그들의 삶을 좇으면서 어떻게 그들의 삶과 행위가 악의 형상으로 변모돼 가는지 보여 준다. 2차 세계대전에서 히틀러의 끔찍한 범죄가 벌어지게 된 이유를 살펴본 ‘블랙 어스’와 히틀러를 돕는 이들을 추적한 ‘히틀러의 매니저들’은 우리에게 인간성이란 어떤 것인지, 그리고 국가의 광기 앞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 묻는다. 스나이더는 “우리가 1930~1940년대 유럽인보다 윤리적으로 우월하다 자신할 수 있느냐”고, 크노프는 “범죄 국가에서 정의와 불의 사이에 쳐진 울타리가 허물어진다면 도덕적으로 판단할 수 있느냐”고 질문한다. 위기가 다가온다면 홀로코스트는 언제든 또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두 권의 책은 과거를 이야기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미래를 묻는 책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와 그 뒤 이어진 독재정권을 건너온 우리야말로 이 물음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사랑을 잃은 자들, 서로를 끌어안다…‘케이크메이커’ 30초 예고편

    사랑을 잃은 자들, 서로를 끌어안다…‘케이크메이커’ 30초 예고편

    영화 ‘케이크메이커’ 30초 예고편이 공개됐다. ‘케이크메이커’는 사랑의 흔적을 찾아 이국으로 온 파티쉐 ‘토마스’와 사랑을 잃은 여인 ‘아나트’가 서로의 아픔을 섬세하게 보듬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예고편에는 같은 상처를 지닌 두 사람의 첫 만남과 치유를 부르는 베이킹 장면이 담겨 있다. 특히 30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화면을 가득 채운 평단의 극찬과 해외 수상 내역이 영화의 완성도를 기대케 한다. 마지막으로 위기를 예감하는 카페 여주인 ‘아나트’의 표정과 “못 떠나요”라는 ‘토마스’의 목소리는 이들이 펼칠 둘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예고한다. 영화는 제52회 카를로비바리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제14회 트론헤임국제영화제, 제26회 비엔나유대영화제 관객상 수상에 이어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월드 시네마 스케이프 부문에 공식 초청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영화 ‘케이크메이커’는 오는 5월 24일 개봉 예정이다. 15세 관람가. 108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경찰 “댓글 조작에 아이디 614→2290개 사용”

    경찰이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전격 소환 조사하기로 하는 등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베일에 가려져 있었던 ‘드루킹’(49·본명 김동원) 일당의 댓글 조작 범행도 점점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2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드루킹 일당이 지난 1월 17일과 18일에 걸쳐 댓글 공감 수를 조작하는 데 사용된 아이디가 2290개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614개에서 3배 이상 늘어난 숫자다. 이는 네이버 측이 당시 이틀 동안 노출된 기사 30만건의 댓글을 분석한 결과 매크로(동일 작업 반복) 프로그램이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댓글의 흔적을 확인한 결과다. 경찰 관계자는 “매크로 사용이 의심되는 기사 댓글에 사용된 아이디 수가 2290개로, 드루킹이 운영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과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공모 핵심 멤버인 김모(49·필명 성원)씨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지난달 30일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김 의원의 보좌관 한모(49)씨는 자금의 성격에 대해 “빌린 돈은 아니고 편하게 쓰라고 해서 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탁의 대가가 아니라는 의미다. 그러나 한씨의 이런 주장은 “빌려준 돈”이라고 했던 김씨의 진술과는 엇갈리는 내용이다. 이에 경찰은 사실 규명을 위해 필요시 한씨와 김씨 간의 대질조사도 벌일 계획이다. 500만원과 김 의원 간의 연관성에 대해 한씨는 “김 의원은 500만원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고려인 애환 담긴 곳… 베이스캠프서 2시간 반 ‘최장거리’

    고려인 애환 담긴 곳… 베이스캠프서 2시간 반 ‘최장거리’

    한국 대표팀의 F조 두 번째 멕시코와의 경기는 인구 113만명으로 러시아 10대 도시에 들어가는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치러진다. 러시아 문학과 음악 배경에 잔잔한 물결로 자주 등장하는 돈강이 유유히 흐르는 곳에 자리했다. 긴 도시 이름은 러시아 북동부 로스토프와 구분하기 위해 ‘나도누’를 붙였는데 쉽게 말해 ‘돈강의 로스토프’란 뜻이다. 모스크바에서 1109㎞ 떨어져 있어 비행기로 2시간 정도 걸린다. 대한민국 베이스캠프가 차려지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조별리그 세 경기를 치르는 경기장 가운데 가장 멀어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돈강 하류와 마니치강 유역을 가로질러 넓은 범람원이 펼쳐진다. 돈강 유역의 볼고돈스크에는 대규모 원자로 생산공장이 있다. 볼가강으로 이어지는 볼가돈 운하와 조지아,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등 카프카스 지역과 러시아 중앙지대를 연결하는 철도, 석유 및 가스 송유관이 지나가 ‘카프카스의 관문’으로 통한다. 농업의 발달로 밀과 보리 옥수수, 해바라기, 겨자, 멜론 등이 많이 생산되고 무연탄, 철광석 등 천연자원도 풍부하다. 표트르 대제(재위 1682~1725)의 딸 엘리자베타 여제가 1749년에 세운 무역도시다.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찾았을 때의 감동보다 더한 즐거움을 안긴다는 길손들의 체험담이 숱하다. 유려한 강변 풍경과 멋진 체메르니츠키 교량, 고색창연한 제정 러시아 건물들이 조화를 이뤄서다. 196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미하일 숄로호프(1905~1984)의 대하소설 ‘고요한 돈강’이 이곳을 무대로 제정 러시아로부터 달아나 독립을 꿈꿨던 코사크 민족의 슬픈 역사를 담았다. 스탈린 시대 연해주에서 이곳으로 강제 이주해 쌀 농사 등을 강요받은 고려인이 무려 2만 5000명에 이르러 지금도 이곳에 드리운 애환과 삶의 흔적을 되짚어 보는 것도 뜻깊겠다. 흑해와 연결되는 아조프해와 가까워 습한 대륙성 기후로 6월 평균 기온이 섭씨 22도로 따듯하다. 6~7월 비 오는 날은 나흘, 강수량도 70㎜ 정도로 경기를 하거나 관람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건을 제공한다. 습도는 63%, 해발 고도는 50m밖에 안 된다. 멕시코와 결전을 펼칠 장소로 지난해 개장한 ‘로스토프 아레나’는 4만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이곳에선 E조, A조, D조 예선 한 경기씩과 16강전 한 경기가 열린다. 현재 러시아 프로축구 FC 로스토프의 홈 구장으로 쓰이고 있다. ’신태용호’를 응원하러 로스토프나도누를 찾는 이라면 표트르 대제가 멀지 않은 아조프 해변에 세운 당찬 계획도시 타간로그도 들러보자. 극작가 안톤 체호프(1860~1904)의 고향이어서 여기저기 그의 흔적이 남아 있다. 아울러 위대한 시인 알렉산드르 푸슈킨(1799~1837)이 산책한 아조프 해변을 거니는 것도 좋겠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5㎝’/박건승 논설위원

    [씨줄날줄] ‘5㎝’/박건승 논설위원

    판문점은 원래 ‘널문리’였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선조는 한양을 버리고 개성으로 도피했다가 다시 평양으로 간다. 그때 백성들이 대문으로 만들어 준 임시 다리로 강을 건넜다고 해서 ‘널문리’로 불렸다. 360여년이 흘러 한국전쟁 당시 휴전회담이 ‘널문리 주막’ 앞에서 진행됐는데, 이것을 중국 측이 읽을 수 있게 한자어로 바꾼 게 ‘판문점’(板門店)이다.애초 판문점은 남북이 유일하게 경계선 없이 공존하던 공동경비구역(JSA)이었다. JSA는 1951년 정전협정 논의를 시작할 때만 해도 평범한 시골 벌판 한 자락에 불과했다. 1976년 ‘8·18 도끼만행 사건’을 계기로 군사분계선(MDL)이 생겨났다. 판문점 북측 지역과 남측 지역에 걸친 이른바 ‘T2-T3’ 사잇길에 군사분계선이 있다. 여기에서 ‘T’는 언젠가는 사라질 임시 건물(Temporary)이라는 뜻이다. T2는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 T3는 군사정전위원회 소회의실이다. ‘T’는 한국전쟁과 휴전, 분단을 상징하는 아픔이 깃든 곳이다. 판문점이나 T건물 어느 것 하나 담고 있는 의미가 예사롭지 않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얼마 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의 콘크리트 턱을 넘는 모습은 연말 ‘세계 10대 뉴스’로, 미국 타임지의 커버를 장식할지도 모른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의 예측이 현실화할 공산이 매우 커졌다. 높이 5㎝, 너비 50㎝. 이 콘크리트 연석은 군사분계선 표시를 위해 군사정전위원회가 설치한 것이다. 5㎝ 높이 턱만 넘으면 남에서 북으로, 북에서 남으로 단 한걸음에 가게 된다. 어제 남북 정상 만남은 이 콘크리트 턱을 사이에 두고 이뤄졌다. 그런 연후에 두 정상은 손 잡고 세 차례나 군사분계선을 넘나들었다. 마치 아이들이 놀이하는 것처럼. 그들은 긴장한 듯하면서도 뺨에는 홍조가 올랐다. ‘그림 같은 평화’였다고나 할까. 마음만 먹으면 이리 쉬운 일인데 그 선을 넘는 데 11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불과 땅에서 검지 하나가 채 안 되는 정도의 높이지만 심리적으로는 높이를 알 수 없을 만큼 까마득한 벽이었다. 5㎝ 턱이 가른 남북 사이가 그렇게나 멀었으리라. ‘벽’을 넘나든 두 정상의 행보는 그들 개인에게는 작은 발걸음일 수 있다. 그러나 비핵화 이후 나중에 더 큰 일을 도모하기 위한 큰 걸음일 수 있다. 우리 자손들은 훗날 이 5㎝ 높이의 콘크리트 턱을 어떻게 기억할까. 그리고 만약에 통일의 그날이 온다면 5㎝ 턱의 흔적을 지워야 할지, 보존해야 할지를 두고 ‘행복한 논쟁’을 벌일 것이다. 그런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흐뭇하고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ksp@seoul.co.kr
  • 42년 만에 잡은 ‘美 살인의 추억’… 그놈은 전직 경찰이었다

    42년 만에 잡은 ‘美 살인의 추억’… 그놈은 전직 경찰이었다

    최소 12건 살인·50여건 강간 피해자 대부분 10~40대 여성 첫 범행 30분 거리 자택서 체포 7년간 경찰 근무… 1986년 잠적 경찰 경험으로 추격 따돌렸을 듯 DNA증거 확보 살인 혐의 기소 42년간 경찰의 추격을 따돌렸던 연쇄 살인·강간범 ‘골든스테이트 살인마’가 붙잡혔다. 그는 전직 경찰이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25일(현지시간) 1970~8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주 일대에서 최소 12건의 살인, 50여건의 강간을 저지른 용의자 조지프 제임스 드앤젤로(72)를 경찰이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일단 DNA 증거를 확보한 2건의 살인 혐의로 드앤젤로를 기소했다. 골든스테이트 살인마는 1976년 첫 범행을 했다. 그는 당시 남편이 비운 집에 침입해 아들이 보는 앞에서 피해자를 성폭행했다. 이후 10년간 살인·강간으로 캘리포니아 일대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살인마의 수식어로 캘리포니아의 별칭인 골든스테이트가 붙은 것은 그가 캘리포니아에서만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이다.피해자 연령대는 13~42세였다. 집에 혼자 있는 여성, 자녀와 함께 있는 여성, 남편 또는 연인과 함께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 범행 후에는 피해자 등을 살해하기도 했다. 총 120여채의 가옥에 침입했다. 그는 범행 때마다 장갑에 복면을 사용,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1986년 돌연 잠적했다. 살인마가 경찰 출신이라는 사실에 미국 사회는 경악했다. 드앤젤로는 1973~1979년 캘리포니아의 오번과 엑스터에서 경찰로 근무했다. 약국에서 개 방충제와 망치를 훔치다가 적발돼 해고당했다. 경찰은 당시 구입한 약품과 망치를 범행에 사용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살인마가 공격을 시작했을 때 그는 이미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어떻게 사람들을 공격할지 궁리하면서 동시에 경찰이 되는 법을 습득하고 있었던 것”이라면서도 “그가 경찰로 근무하면서 배운 전술, 전략 덕분에 오랜 세월 경찰 추격을 따돌렸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수사 당국은 살인마의 첫 범행 40년을 맞은 지난 2016년 수사를 재개해 결국 검거에 성공했다. 용의자의 장성한 자식들이 이번 수사에 협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용의자의 몽타주를 공개하고 5만 달러(약 5500만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수사를 지휘한 앤 마리 슈버트 새크라멘토카운티 검사는 “이 일이 건초더미에서 바늘 찾는 일과 같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또한 바늘이 건초더미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어떻게 드앤젤로를 골든스테이트 살인마로 특정했는지 수사 당국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1978년 발생한 2건의 살인사건 현장에서 확보한 DNA가 드앤젤로의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골든스테이트 살인마가 오랜 시간 체포를 피하고 무기류 사용법에 능숙한 점에 비추어 경찰 또는 군 출신이라는 데에 무게를 두고 수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앤젤로는 지난 24일 오후 첫 범행을 저지른 지역에서 자동차로 약 30분 떨어진 새크라멘토시 외곽의 자택에서 체포됐다. 그의 이웃으로 20여년을 산 케빈 타피아는 “아침 일찍 잔디를 깎는 등 사소한 문제로 이웃에게 소리치기도 했다. 소름 끼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조금 이상한 사람이기는 했다”고 CNN에 말했다. 골든스테이트 살인마에게 1976년 성폭행당한 제인 카슨 샌들러는 “그날 이후로 매일 밤 범인이 붙잡히기를, 강간당하는 꿈을 꾸지 않기를 기도해 왔다”고 NYT에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영상]문 대통령 사인 조작 ‘가짜뉴스’의 진실

    [영상]문 대통령 사인 조작 ‘가짜뉴스’의 진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을 조작해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가짜뉴스가 퍼지고 있다.26일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를 비롯한 온라인 게시판과 소셜미디어(SNS) 등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남한사람 때문에 태워지는 인공기가 단 한개도 없게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은 사진이 유포됐다. 그러나 이 사진은 명백한 가짜다.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신분이었던 지난해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두고 4월 1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2017 대선후보, 안전한 나라를 위한 대국민 약속’ 행사에 참석했을 때 찍힌 사진을 조작한 것이다. 안전사회시민네트워크가 주최한 이 행사에 문 대통령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과 함께 참여했다.환경운동연합이 유튜브 계정에 올린 당시 행사 동영상을 보면 문 대통령이 흰색 조형물 위에 유성싸인펜으로 “안전 때문에 눈물짓는 국민이 단 한명도 없게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누군가 ‘안전’을 ‘남한사람’으로, ‘눈물짓는 국민’을 ‘태워지는 인공기’로 조작한 것이다. 실제 조작된 사진을 확대해보면 컴퓨터 글씨체를 덧대어 붙인 조악한 합성 흔적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이 조작 사진은 실제처럼 꾸미기 위해 통신사 ‘뉴시스’의 워터마크를 그대로 남겨뒀다. 뉴시스에 따르면 이 사진은 연령대가 높거나 보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단체채팅방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한 보수정당은 사진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뉴시스에 문의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이런 가짜사진이 도는 것은 회담의 의미를 축소하고 남남갈등을 부추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