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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수 회복 실마리 안 보이는데… 정부만 “일시적·저유가 탓”

    내수 회복 실마리 안 보이는데… 정부만 “일시적·저유가 탓”

    내수와 수출이 동반 부진한 모습이다. 저물가 기조도 한층 짙어지면서 일본식 장기 경기침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연말 내수 회복의 긍정적 조짐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1월 경제지표는 부정적 신호만 가득했다. 고용에 이어 산업, 소비, 투자도 크게 꺾였다.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미약하다는 것만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5~0.6%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담뱃값 인상분을 빼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의미다. 2일 통계청의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광공업 생산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자동차 생산(-7.7%)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 직접적인 영향이지만 기계장비(-6.8%) 등도 많이 떨어졌다. 서비스업 생산도 도소매(-2.8%), 부동산·임대업(-4.2%) 등이 전월 대비 줄어 0.4% 감소했다. 소비와 투자도 좋지 않다. 소매 판매는 의복(-7.7%), 음식료품(-2.9%) 등에서 부진했다. 업태별로는 슈퍼마켓(-19.5%)과 대형마트(-15.6%), 백화점(-9.9%), 편의점(-6.1) 등에서 판매가 크게 줄었다. 설비투자는 자동차와 일반기계류 등에서 부진해 한 달 전보다 7.1% 감소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4.1%로 전월 대비 2.4% 포인트 떨어졌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주던 수출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저유가의 직격탄을 맞은 석유제품(-40.8%)과 가전제품(-16.2%), 화공품(-10.2%) 등에서 수출 감소폭이 컸다. 수입은 수출보다 더 많이 쪼그라들었다. 석유제품(-51.2%)과 원유(-41.3%), 가스(-21.3%) 등에서 크게 줄었다. 그 결과 경상수지는 69억 4000만 달러 흑자로 1월 기준 사상 최대치다. 수출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큰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 구조인 셈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수가 나빠지고 있는데 경상수지가 흑자인 것은 불황형 흑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충식 한국은행 국제수지팀장은 “1월 수출과 수입 감소는 국제 유가가 크게 하락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실업률이 상승하고 임금상승률이 제자리인데 소비와 생산, 투자가 나아지겠느냐”면서 “올 1분기까지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장기 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1월 부진에 대해 일시적 요인과 저유가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경기 둔화라기보다는 잠깐 상승 추세가 꺾였다는 얘기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광공업 생산과 소매 판매의 부진은 기저 효과와 설 이동 효과 등의 일시적 요인에 기인했다”면서 “기존의 성장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2월 지표는 상승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1분기 성장지표는 당초 전망했던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국장은 0%대 소비자물가에 대해 “디플레이션(장기 침체속 물가하락)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최근의 저물가는 유가 하락과 농산물 안정 등 공급측 요인이 있다”면서 “이들을 뺀 근원물가는 2%대에 머물고 있는 만큼 디플레이션으로 간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불황형 흑자와 관련해서는 “원자재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불황형 흑자가 아니라 유가 하락에 따른 효과”라고 주장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불황의 끝’ 안 보이는 한국경제

    1월 산업과 소비, 투자, 수출입 지표가 모두 나빠졌다. 특히 1월 광공업생산은 전월보다 3.7%나 떨어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연초부터 실물경제가 부진하자 정부는 중국처럼 한국은행이 선제적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으면 하는 분위기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7% 감소했다. 2013년 3월(-1.8%) 이후 22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광공업생산은 3.7% 하락하며 2008년 12월(-10.5%) 이후 6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소비와 투자도 부진했다. 담뱃세 인상으로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3.1% 하락했고,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 부진으로 7.1% 줄었다. 1월 수출과 수입도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월 경상수지는 69억 달러 흑자로 35개월째 흑자행진이지만 소비 부진으로 수출보다 수입이 크게 줄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유가 하락에… 2월 무역수지 사상최대 흑자

    유가 하락에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의 수출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출이 두 달째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지난달 수출액이 414억 5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 줄었다고 밝혔다.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의 수출 단가가 떨어진 데 이어 설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가 2.5일 줄면서 수출액 규모는 더욱 감소했다고 산업부는 분석했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 물량은 각각 3.8%, 4.5%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액은 각각 17억 달러, 9억 달러로 줄었다. 석유제품의 수출 단가는 전년보다 46.1%, 석유화학은 27.4% 하락했다. 유가 영향 품목을 제외한 수출은 0.8% 증가했으며 조업일수 감소 효과를 제외한 일평균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9.3%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가전, 자동차, 평판디스플레이, 철강제품, 무선통신기기 등 주력 10개 품목은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지역별 수출도 감소세를 보였다. 중국 수출은 7.7%, 유럽연합(EU) 30.7%, 러시아는 무려 61.0%나 감소하는 등 경기가 부진한 지역에 대한 수출 타격이 컸다. 반면 유가 하락에 따른 원자재 수입 단가가 급락하면서 수입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2월 수입액은 337억 99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6% 줄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76억 5800만 달러로 37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치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TPP는 FTA 한계 보완… 새 글로벌 통상질서 주도 가능성

    TPP는 FTA 한계 보완… 새 글로벌 통상질서 주도 가능성

    한국과 중국이 지난달 25일 자유무역협정(FTA)에 가서명을 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3대 거대 경제권과 양자 FTA를 마무리했다. 정부는 이제 ‘메가 FTA’로 불리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에 진력할 계획이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은 “TPP 가입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2013년 7월 TPP에 합류했다. 정부 측은 당시 총선과 한·미 FTA에 따른 사회적 피로감 등이 겹치면서 TPP 얘기를 꺼낼 수 없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한·중 FTA 협상 중에 불필요하게 미국 주도의 TPP에 가입해 중국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53개 국가와 양자 FTA로 경제 영토를 73.5%까지 확대했는데 왜 TPP 가입이 계속 얘기되는 걸까. 둘 중에 경제적 효과는 어떤 게 더 클까. FTA가 국가 대 국가 간 이뤄지는 양자 간 무역장벽을 없애는 것이라면 TPP는 미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12개 국가가 참여하는 다자 간 FTA다. 미국을 비롯해 일본, 캐나다, 멕시코,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브루나이, 베트남, 말레이시아, 칠레, 페루 등 12개국이 모여 있다. TPP 내 핵심인 미국과 일본은 정치적 일정과 시장 선점 효과를 앞두고 관세 협상에서 한 발씩 양보, 타결 단계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라디오 연설에서 “중국이 아닌 미국이 21세기 무역질서를 새롭게 써 나가야 한다”며 미국 의회에 TPP를 신속하게 체결할 수 있는 신속협상권(TPA·일명 패스트트랙)을 행정부에 부여해 달라고 촉구했다. 내년 미국 대선 일정을 감안해 연내 의회 비준을 마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는 세계 경제시장의 주도권을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뺏기지 않으려는 미국의 조치로 보인다. 이처럼 기존 세계무역기구(WTO)가 주도하던 무역 규범과 통상 질서는 TPP, RCEP, EU와 미국 주도의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등 FTA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경제 블록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TPP, RCEP, TTIP 등 거대한 새 경제권들이 WTO 이상의 통상협정 수준을 원하고 그들이 시장 질서와 규칙을 정해 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빠지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TPP에는 가입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세계 통상시장에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게 정부 측 견해다. 그렇다면 왜 미국이 주도하는 TPP여야 할까. 산업부에 따르면 TPP 12개국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전 세계 GDP의 37.1%로 중국 주도 메가 FTA인 RCEP(29.0%), EU(23.4%)를 크게 웃돈다. 교역 비중은 전 세계 교역의 25.7%, 인구는 11.4%를 차지한다. 다른 메가 FTA보다 높은 수준의 포괄적 자유화도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로서는 기회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TPP는 한·중 FTA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국영 기업 개혁부터 표준, 위생, 심지어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 거래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수준 높은 FTA를 추구하고 있고, 일본 시장을 여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단순 양자 협상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나라 농수산물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일본의 관세율(농수산물 평균 19.0%)이 철폐·인하될 경우 다른 FTA 체결로 피해가 예상되는 우리 농수산업계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 여기에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과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국가들이 추가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큰 상태다. 최근에는 중국도 TPP에 우호적인 입장을 표시해 향후 다자 간 협상에서 새로운 통상질서 구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은 TPP가 가장 높다는 평가다. 경제적 효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리지만 TPP가 나온 배경에는 양자 FTA의 한계를 보완하는 측면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양자 FTA가 늘어나다 보니 FTA별로 다른 원산지 규정과 통관절차, 양식 등을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시간과 인력이 더 들어 당초 예상했던 거래비용 절감 효과가 떨어진다. 스파게티 국수가락같이 나라별로 다른 규정이 얽히고설켜 부작용이 난다는 ‘스파게티볼 효과’다. 특히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경우 미국 따로, EU 따로, 아세안 따로 FTA 수혜 요건을 맞추려다 보니 FTA 활용률이 떨어지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중소기업의 FTA 활용률은 59.8%로 대기업(80.3%, 평균 69.4%)에 크게 못 미쳤다. TPP가 체결되면 이런 어려움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TPP 12개국 간에 체결된 30건의 FTA의 원산지 기준을 통합한 단일 원산지 기준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TPP와 양자 FTA가 모두 발효된 경우라면 기업이 유리한 FTA를 선택하면 된다. 우리나라는 TPP 참여 12개국 가운데 일본, 멕시코를 제외한 10개국과 9건의 FTA를 이미 맺었다. ‘누적원산지’ 기준 혜택도 TPP의 장점으로 꼽힌다. 누적원산지는 생산 과정에서 FTA 상대국의 원산지 재료(역내산 원산지 재료)를 사용한 경우 그 재료를 국내산으로 인정해 주는 것을 말한다. 중간재 수출 역시 TPP에 참여하지 않는 중국산·대만산 부품·소재 대신 원산지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한국산을 활용할 가능성이 커진다. TPP 12개국에 대한 중간재 공급 규모는 2012년 기준 연간 한국 1181억 달러, 일본 1260억 달러다. 반대로 TPP에 참여하지 않으면 TPP 참가국인 일본 등 다른 경쟁국의 부품·소재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협회는 FTA 체결에 난항을 겪고 있는 미주 대륙의 생산거점인 멕시코에 대한 기계, 자동차 부품 등의 중간재 수출로 자동차(30%), TV·화물(15%) 등 제조업 수출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부는 미국·EU·중국 등 3대 경제권과 체결한 양자 FTA에 TPP를 합치면 우리의 경제 영토가 73.5%에서 81.7%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5년간 한국의 TPP 12개국에 대한 투자는 944억 달러로 세계 투자의 44.4%를 차지했다. 산업부는 TPP 참여 후 발효 10년이 되면 GDP가 1.7~1.8%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무역수지는 연간 2억~3억 달러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러한 장밋빛 전망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우리나라의 TPP 가입이 사실상 기존 12개국 간의 협상틀이 모두 마련된 다음 만장일치 허가를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어 운신의 폭이 좁기 때문이다. 협상 내용을 토대로 경제 효과 재분석과 가입 명목으로 지불해야 할 대가들의 손익계산서를 따진 뒤 가입 시기를 정하는 등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창환 단국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10년 전에도 미국, EU와의 FTA 체결 때 무역수지, 고용창출 효과, 성장률, 외국인 투자 효과에 대해 정부와 국책기관 등이 비교했는데 EU는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서는 등 예측 모형이 현재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어차피 늦어진 만큼 기존 예측 모형이 무엇이 잘못됐는지 면밀히 검토해 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양자 FTA를 거의 못한) 일본 같은 나라는 결정적으로 도움이 되겠지만 우리나라는 장단점이 엇갈릴 수 있는 만큼 전략적으로 조용히 준비하는 게 좋다”면서 “누적 원산지의 경우도 모든 품목에 해당되지 않는 만큼 파급 영향, 협상안, 가입 요구 조건의 실익 여부를 꼼꼼히 따져 본 뒤 6개월 뒤에 가입해도 달라질 게 없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금호아시아나] 지략가·‘아이디어 뱅크’ 등 적소에 포진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금호아시아나] 지략가·‘아이디어 뱅크’ 등 적소에 포진

    기옥(66) 금호터미널 사장은 1976년 입사 이래 30년 이상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각종 요직을 거친 정통 금호아시아나맨이다. 평사원에서 그룹 내 최고경영자(CEO)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어려운 순간마다 강한 의지와 추진력을 바탕으로 해법을 찾아 왔다. 그룹 내 ‘기획·재무통’으로 평가받으며 지략가의 면모를 보여 왔다. 10년간 금호실업의 자금부에서 근무한 데 이어 1985년 회장 부속실로 자리를 옮겨 그룹의 경영 관리를 담당했다. 당시 아시아나항공 사번 1번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발족과 성장의 기틀을 닦기도 했다. 김창규(62) 금호타이어 사장은 1977년 금호실업에 입사한 후 20년 이상을 수출, 무역 및 해외 영업부문 등에서 근무하며 치밀한 관리 능력을 인정받았다. 인천공항에너지, 금호석유화학 관리담당 상무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사인 금호리조트, 금호개발상사, 아시아나IDT 등의 대표이사를 거쳐 2012년 2월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평소 사원들과 격의 없는 스킨십을 나누는 것으로 유명하다. 결과만큼 과정도 중요시하는 스타일로 온정적인 기업문화를 구축하려 애쓰는 경영인이기도 하다. ‘아이디어 뱅크’라는 애칭과 함께 실무자가 진땀을 흘릴 정도로 기획 단계부터 현장 경영 위주로 철저하게 사전 준비를 하고 완벽함을 추구하는 업무 스타일로 정평이 나 있다. 원일우(58) 금호건설 사장은 1979년 대우건설에 입사해 건축사업, 주택사업 임원과 건축사업본부 본부장, 개발사업본부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2년부터 금호건설 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건설 전문가다. 건설업 노하우를 통해 어려운 건설 환경 속에서도 탁월한 리더십과 전문성으로 금호건설의 경영을 정상화시켰다. 금호건설을 안정성과 수익성을 확보한 알찬 회사로 새롭게 탈바꿈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김수천(59)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19 88년 입사한 이래 항공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항공 전문가다. 중국 광저우 지점장, 인사팀장, HR부문 상무, 여객영업부문 상무를 거쳐 2008년 에어부산 설립과 함께 초대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이후 6년간 신생 항공사인 에어부산의 기반을 다진 후 2014년 1월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의 경력은 ‘개척’으로 압축된다. 1998년 중국 광저우 초대 지점장을 맡으며 인천~광저우 노선을 개척해 1년 만에 흑자 노선으로 만들었다. 2000년 중국팀장 때는 중국 23개 도시 31개 노선의 초석을 닦았다. 에어부산 대표이사로 발탁된 이후에도 출범 1년 3개월 만에 회사를 흑자로 탈바꿈시켰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에는 시장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서재환(61)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은 그룹의 ‘재무통’이다. 2012년 전략경영실장을 맡아 박삼구 회장을 보좌하며 핵심 계열사인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전력투구 중이다. 지난해 금호산업,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졸업과 아시아나항공 자율협약 졸업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 1988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해 재무, 법무, 광고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담당했다. 1991년 미주 지역에 처음 진출했을 당시 지역본부 창설 멤버로 아시아나항공이 미주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힘썼다. 2012년부터는 그룹의 전략경영실장을 맡아 주요 이슈를 꼼꼼하게 챙기며 주요 계열사의 경영 정상화에 일조했다. 언변이 뛰어나고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품으로 임직원에게 인기가 높고 신망이 두텁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박근혜정부 3년차 (하)경제·교육·문화 분야] ‘불황형 흑자’ 더 심화… 지표와 따로 노는 체감경기 회복 급선무

    [박근혜정부 3년차 (하)경제·교육·문화 분야] ‘불황형 흑자’ 더 심화… 지표와 따로 노는 체감경기 회복 급선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성과가 미진한 분야로 경제를 꼽는 이가 적지 않다.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내수 침체는 더 심각해지고 국가 재정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자랑할 만한 거시경제지표들이 꽤 있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 경기는 바닥 수준이다. 정부조차 올해가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할 정도이니 지난 2년은 성과보다 과제가 많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24일 “2년간 성장은 쪼그라들고 물가는 기어가고, 그래서 ‘불황형 흑자’ 규모만 더 커지고 있다”면서 “잠재성장률 하락을 감안하더라도 박근혜 정부의 경제 성적표는 낙제점을 겨우 면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경제지표와 따로 노는 체감 경기를 회복시키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국회의원들이 전하는 설 민심에서도 경기 활성화가 단연 첫 번째였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시장의 거의 모든 점포들은 한결같이 ‘지난해 설보다 더 못하다’며 밝은 표정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체감 경기의 ‘바로미터’인 자영업자 수는 내수 침체로 외환위기 수준까지 떨어졌다. 통계청의 ‘1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자영업자 수는 539만명으로 줄었다. 1999년 570만명이었던 자영업자 수는 2002년 619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내리막길이다. 가계도 지갑을 닫았다. 지난해 가구당 평균 소비 성향은 72.9%로 전년 대비 0.4% 포인트 떨어졌다. 2003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낮다.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여윳돈 100만원 가운데 72만 9000원만 썼다는 얘기다. 씀씀이를 이렇게 줄이니 체감 경기가 나빠질 수밖에 없다. 또 일자리가 늘었다고 하지만 대졸자 실업률도 심각하다. 지난해 청년(15~29세) 실업률은 9.0%였다. 전문가들은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가계소득 증대와 소득 불균형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한영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지출을 늘리는 확장적 재정정책 등으로 (경제) 활성화를 시킬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면서 “국민 주머니 사정을 획기적으로 나아지게 하는 극약 처방까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계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게 핵심”이라면서 “재정정책은 약발이 다 떨어졌고, 결국 통화정책을 완화하면서 고소득층 소득이 저소득층으로 옮겨 갈 수 있는 정책을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최저임금을 올려야 하고 소득세에 좀 더 누진적인 성격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런 세제 정책을 통해 가계의 가처분소득 불균형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도 전면 재점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여당에서도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증세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여전히 증세에 부정적이어서 임기 말까지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성 교수는 “증세 없는 복지는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지금과 같은 경기 침체 상황에서는 ‘세수 펑크’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도 “사회적 합의를 거쳐 필요한 복지가 있다면 거기에 맞춰 세입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고용률 70% 달성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고용률(15∼64세)은 65%대에 진입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자리의 질을 따지면 아쉬운 점도 적지 않지만 지난해 53만개 신규 일자리가 생긴 데는 정부 정책의 힘이 컸다고 분석된다. 이 실장은 “양적으로 일자리가 많이 늘었다”면서 “다만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2중 구조와 비정규직 차별을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경제 영토를 확장한 것도 성과로 꼽을 만하다. 지난해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 뉴질랜드와 FTA를 체결했다. 2002년 칠레를 시작으로 체결된 FTA 대상 국가는 53개국으로 늘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그리스 채무협상 또 결렬… 20일 ‘운명의 날’

    그리스 구제금융 연장을 둘러싼 그리스와 유로그룹(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 간 협상이 오는 20일로 연기됐다. 협상대상인 1720억 유로(약 215조 3000억원)의 만기일은 28일이다. 협상 타결 뒤 각국 인준 절차 등을 감안하면 20일이 데드라인으로 꼽힌다. 유로그룹 의장을 맡고 있는 네덜란드 재무장관 예룬 데이셀블룸은 16일(현지시간) 회담이 결렬된 뒤 “이제 카드를 제시해야 하는 쪽은 그리스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다음 회담일을 20일로 잡은 것에 대해 “새로운 회담이 열릴 수는 있지만 그리스가 구제금융 연장을 요청해야만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요청하지 않는다면 협상을 깨겠다는 의미여서 사실상 최후통첩이다. 지난 11일에 이어 16일까지 두 차례의 양측 협상이 결렬된 원인은 미묘한 정치적 줄다리기로 보인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가 입수해 보도한 ‘그리스 사태에 대한 유로그룹 공동성명’의 초안을 보면 양측은 내용 측면에서는 거의 합의에 다다랐다. “그리스는 유럽, 국제채권단과 별도의 단독 행동을 하지 않으며 조세정책, 민영화 방안, 노동시장 개혁, 국가재정과 연금 개혁 등의 문제를 파트너인 유럽 및 국제채권단과 상의해서 진행한다”거나 “2012년 11월 합의된 내용에 따른 경제개혁, 예산흑자, 부채안정화프로그램을 그대로 진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반대로 “채권단은 그리스 경제에 해악을 끼칠 수 있는 조치를 강요하지 않으며, 그리스를 위한 새 계약을 마련하는 조처를 추진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존 구제금융 방안을 연장하라는 채권단의 요구와 6개월간 한시적 유동성 공급 계약을 맺은 뒤 그 시간 동안 새로운 계약을 만들자는 그리스의 가교 프로그램 주장이 절충되어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그리스로서는 일단 구제금융 연장 합의에 방점이 찍힌 합의안이 불안하다. 나중에 새로운 협상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다. 구제금융으로 인한 가혹한 긴축프로그램 철폐를 내세우고 집권한 이상, 세부적인 추가 약속을 명백히 받아둘 필요가 있다. 합의안 서명 직전까지 갔던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은 “그리스는 자금 지원 연장을 요청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공동선언문이 좀 더 세밀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만약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 극단적 상황이 들이닥친다. 채권단 트로이카로 불리는 EU 집행위원회,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가운데 EU와 ECB의 돈은 다음주 바로 끊긴다. IMF의 돈은 내년 3월까지 지급이 약속되어 있지만 주저앉을 게 뻔한 나라에 돈을 더 빌려줄 리는 없다. 이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협상이 깨진다면 추가 지원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를 의식해선지 양측 모두 “궁극적으로 협상은 타결될 것”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전문가들도 타결되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무타바 라만 유라시아그룹 애널리스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양측 모두 국내 유권자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에 협상은 ‘파국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할 수 있을 정도의 아주 드라마틱한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면서 “설혹 만기일을 넘기더라도 협상은 타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경제로 번진 한·일 갈등

    경제로 번진 한·일 갈등

    위기 상황에 대비해 우리나라 원화와 일본 엔화를 맞바꾸기로 한 두 나라 약정(통화 스와프)이 오는 23일로 종지부를 찍는다. 14년 만이다. 약정 규모가 크지 않아 그 자체로는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한·일 간의 정치·외교 갈등이 경제로 번지는 양상이어서 파장이 주목된다. 한국과 일본의 재무 당국과 중앙은행은 23일 만기가 돌아오는 100억 달러(약 11조원)의 한·일 통화 스와프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16일 공동 발표했다. 앞으로도 필요하면 협력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며 5월 23일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일본 도쿄에서 개최한다는 내용의 합의문도 함께 발표했다. 이번에 종료되는 한·일 스와프는 양국이 위기 상황에서 상대국 통화를 100억 달러까지 바꿔 주도록 한 계약이다. 외환위기 상처가 있는 우리나라는 비상용 실탄을 확보해 두는 효과가 있고, 엔화의 국제화를 노리는 일본은 위상 제고 효과가 있다. 이렇듯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2011년 12월 700억 달러까지 규모가 늘었으나 이듬해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일 관계가 급속히 악화되면서 만기 연장이 이뤄지지 않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100억 달러마저 연장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두 나라 간에 남아 있는 통화 스와프는 전혀 없다. 민경설 기획재정부 지역금융과장은 “3600억 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과 900억 달러 상당의 경상 흑자 등을 감안할 때 (일본과의 통화 스와프를 종료해도) 우리 경제의 복원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며 “(우리가 통화 스와프에 너무 매달리면) 국제시장이 ‘한국의 유동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받아들일 여지 등도 고려했다”고 종료 배경을 설명했다.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은 “국내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정치 문제와 경제 문제는 분리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서울 이유미 기자 yumi@seoul.co.kr
  • 작년 건보 흑자 ‘사상 최대’

    작년 건보 흑자 ‘사상 최대’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이 4조 5869억원의 사상 최대 당기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 흑자가 4조원을 넘어선 것은 1977년 건강보험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재정 흑자로 인한 누적적립금 규모는 12조 8072억원이다. 건강보험 재정은 2011년 6008억원에 이어 2012년 3조 157억원, 2013년 3조 6446억원, 2014년 4조 5869억원의 당기 흑자를 내는 등 4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16일 발표한 ‘2014년 건강보험 재정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총수입은 전년 대비 7.4% 증가한 48조 5024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을 통틀어 규모가 가장 크다. 이처럼 건강보험 곳간은 넉넉한 반면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는 ‘보장률’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남아도는 재정으로 건강보험 보장성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흑자 행진의 직접적인 원인은 총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보험급여비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은 느는 반면 보험급여비 증가율이 예전만큼 높지 않아 건강보험 재정이 남아도는 것이다. 과거(2005~2011년) 보험급여비를 포함한 지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12.0%였으나 최근 3년(2012~2014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5.5%밖에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보험급여비 증가율이 둔화된 이유로 경기 침체, 건강 행태 변화, 의료기술 발전, 환경요인 개선, 건강하게 늙어 가는 ‘건강한 고령화’ 등을 꼽았다.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김종명 건강보험하나로 팀장은 “건강보험 보장률은 62%에 불과한데 불경기가 계속되다 보니 서민들이 아파도 병원을 가지 않아 의료 이용량이 많이 줄면서 흑자가 난 것”이라며 “이 돈으로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여 국민에게 혜택을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201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건강보험 보장률은 약 80.0%인 반면 우리나라의 보장률은 2009년 65.0%에서 2010년 63.6%, 2011년 63.0%, 2012년 62.5%로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복지부 관계자는 “건강보험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적정 수준의 준비금을 적립하는 한편 누적적립금의 잉여금을 4대 중증질환 보장성 확대 등에 사용해 보장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관리를 잘해 이처럼 건강한 고령화가 계속될 경우 고령화에 따른 재정 적자를 피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적자 폭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이 피부양률이 감소한다는 가정에서 재정수지를 살펴본 결과 순수 고령화를 고려한 경우 2030년 28조원, 2050년 90조원, 2060년 108조원의 적자가 예상됐다. 반면 건강한 고령화를 고려해 재정수지를 추계하자 2030년 16조 2000억원, 2050년 59조 3000억원, 2060년 70조 4000억원 정도의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韓 경제체력 충분”… 불편한 對日관계 산물

    “韓 경제체력 충분”… 불편한 對日관계 산물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정부는 16일 한·일 통화 스와프 종료에 대해 “충분히 감당 가능한 양국의 경제 복원력”을 이유로 들었지만 불편한 한·일 관계의 산물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양국의 갈등이 첨예해질 때마다 스와프 규모가 줄었다는 점이 그 방증이다. 한때 700억 달러까지 늘었던 스와프 규모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100억 달러대로 쪼그라든 것도 2012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결정타였다. 정치·외교적 갈등이 경제에 나쁜 선례를 남긴 셈이다. 그러다 보니 두 나라 간 팽팽한 자존심 싸움도 작용했다. 일본 정부는 통화 스와프 부분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한국이 연장을 요청해 오면 해 주겠다”는 식의 말을 흘리면서 우리 정부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우리로서도 자칫 매달리는 모양새가 돼 만기 연장에 적극 나서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민경설 기획재정부 지역금융과장은 “우리나라의 경제 기초체력이 괜찮다”면서 ”우리가 스와프를 너무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시장에 잘못된 신호(유동성 위기)를 줄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도 “어차피 일본이 결정할 문제였다”며 “우리로서도 그다지 아쉬울 게 없다”고 반응했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관방부(副)장관은 “어디까지나 경제적, 금융적 관점에 따라 양국이 합의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통화 스와프는 비상시에 서로 상대국 통화를 맞바꾸기로 한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이다. 전문가들은 한·일 통화 스와프가 14년 만에 종지부를 찍었지만 시장의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한다. 외환보유액이 3623억 달러이고 남아 있던 한·일 통화 스와프 규모도 100억 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경상 흑자도 지난해 900억 달러에 육박해 1997년 외환위기 때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는 체력이 달라졌다는 진단이다. 일본과는 통화 스와프가 종료됐지만 미국, 말레이시아, 호주 등과는 여전히 스와프를 맺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린다면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어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은 “가능하면 경제 문제는 정치적 문제와 분리해 위기에 대응한 방어막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한·일 관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외교부 관계자는 “좋은 방향으로 양국이 (통화 스와프 문제를) 처리했으면 좋았겠지만 이렇게 되면 서로 감정이 상할 수밖에 없다”며 “당연히 다른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부에서는 일본이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 규제 조치 해제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지 무형의 보복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서울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더 굳게 닫은 지갑… 소비성향 72.9% 사상 최저

    더 굳게 닫은 지갑… 소비성향 72.9% 사상 최저

    지난해 가계 지갑이 더 굳게 닫혔다. 100만원 벌어 73만원 썼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가계부는 흑자다. 번 돈이 늘어서가 아니다. 내수 침체와 급속한 고령화 등에 대비해 씀씀이를 줄였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금과 건강보험료 등 준조세는 소득보다 큰 폭으로 올라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졌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14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평균 소비성향은 72.9%로 전년 대비 0.4% 포인트 떨어졌다.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낮다. 평균 소비성향은 소득에서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세금, 연금, 사회보험료 등을 뺀 처분가능소득 중에서 식료품비, 의료비, 교육비 등으로 쓴 돈의 비율이다. 72.9%라는 것은 가처분 소득이 100만원이면 72만 9000원을 썼다는 얘기다.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30만 2000원으로 전년 대비 3.4% 늘었다. 취업자 수가 많아졌고 연봉이 올라 근로소득이 3.9% 증가했다. 지난해 7월 도입된 기초연금 등 이전소득이 4.2% 늘어난 영향도 컸다. 하지만 가구당 월평균 소비 지출은 255만 1000원으로 같은 기간 2.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고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노년층은 물론 30~40대도 소비를 줄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생명보험 등 보험료로 쓴 돈은 가구당 월평균 8만원으로 전년 대비 7.2% 증가했다. 늘어난 세금도 소비 위축을 야기했다. 근로소득세 등 반복적으로 내는 세금(경상조세)은 월평균 13만 6000원으로 5.8% 늘었다. 취업자 증가 및 임금 상승과 더불어 2013년 세법 개정으로 소득세 최고세율 적용 구간이 3억원 초과에서 1억 5000만원 초과로 확대됐고,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연말정산 환급액이 줄어든 영향 등이다. 상속세, 증여세, 취득세 등 때때로 떼이는 세금(비경상조세)은 월평균 1만 5500원으로 14.5% 증가했다. 건보료, 고용보험료 등 사회보험료도 12만 4000원으로 7.2%,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 납부액은 12만 2000원으로 5.4% 많아졌다. 소득별로 보면 모든 계층에서 소득이 증가했다. 하위 20%인 1분위 소득이 5.6%로 가장 많이 늘었고 2분위(하위 20~40%)는 2.2%로 가장 낮았다. 소비는 1분위 계층만 전년 대비 0.1% 줄었다. 3분위(40~60%) 소비증가율은 7.3%로 가장 높았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치프라스 “실패한 구제금융 거부하겠다”… 메르켈과 치킨게임

    치프라스 “실패한 구제금융 거부하겠다”… 메르켈과 치킨게임

    긴축정책 이행 문제를 두고 충돌하고 있는 그리스와 독일 간 ‘치킨 게임’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8일(현지시간) 취임 이후 첫 의회 정책 연설에서 “기존 구제금융은 실패했기에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안으로 “유동성 확보를 위해 보름 안에 채권단과 가교 프로그램을 만든 뒤 6월까지 혹독한 긴축이 아니라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새 조약을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도 빚을 갚고 싶으니 채권단은 그 방법에 대해 우리와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1일에는 채권단인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회담이, 12일에는 유럽연합 정상회담이 열린다. 여기서 가교 프로그램을 적극 호소할 방침이다. 치프라스 총리는 총선 때 약속한 반긴축 공약도 행동에 옮기겠다고 밝혔다. 한 달 최저임금을 580유로(약 72만 3000원)에서 위기 이전 수준인 751유로(약 93만 3000원)로 인상하겠다고 했다. 채무 청산을 위한 재정 흑자에 가장 크게 기여한, 그래서 그리스 국민들의 원성이 가장 높은 재산세 인상도 원위치시키겠다고 밝혔다. 대신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올릴 방침이다. 그간 추진해 오던 250억 유로 규모의 민영화 계획도 취소했다. 공공부문 정리해고자를 다시 고용하고 긴축정책으로 인해 피해를 본 이들에게 각종 복지 서비스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해 온 약속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명백히 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현실에 굴복하리라던 일각의 기대가 완전히 빗나갔다”고 전했다. 그리스는 막다른 골목이다. 지난 4일 유럽중앙은행(ECB)이 결정한 그리스 국채 담보 대출 승인 중단이 12일부터 효력을 발휘한다. 긴급자금대출은 가능하기 때문에 당장 돈줄이 막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불안 심리로 대량 인출 사태가 벌어질 경우 가혹한 자본통제책까지 동원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길어야 1~2달 정도 버티는 게 전부라는 예상이다. 더구나 지난 주말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이미 “가교 프로그램 따윈 하지 않는다”고 딱 잘라 말한 상태다. 여기에 독일은 그리스가 유로존 붕괴를 미끼로 협박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럼에도 치프라스 총리가 ‘마이 웨이’를 외친 이유로는 두 가지가 꼽힌다. 하나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이다. 구제금융 피해자들의 표로 당선됐는데 어떻게 그들을 외면하겠느냐는 얘기다. 이 부분에서는 서구 지도자들도 일부 공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달 초 그리스 정부가 유럽 각국을 돌면서 로드쇼를 벌였을 때 프랑스, 영국 등 각국 재무장관들은 약속을 지키라고 압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미 불황을 겪고 있는 나라를 계속해서 쥐어짤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평가는 엇갈린다. 영국 가디언은 “긴축으로 고통받은 이들을 잊지 않겠다던 약속에 방점을 찍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니콜라스 에코노미데스 미국 뉴욕대 교수는 “다음 카드도 없으면서 채권단 압력에 굴복하는 순간 코너에 몰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 위험한 도박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하나는 유로존 붕괴로 인한 전 세계 경기 침체 우려다. 그리스가 두 손을 들어 버릴 경우 3150억 유로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부채를 어떻게 메울 것이냐는 질문이다. “이미 늦었다”는 숱한 비판 속에서도 ECB는 올해 양적완화 등 경기 확장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상황에 부채폭탄이 떨어지면 정책 효과는 미미해질 것이고 결국 디플레이션이 들이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8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은 세계 금융시장을 붕괴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그리스의 이탈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도 BBC에 출연해 “유럽 금융시장 파탄뿐 아니라 영국에서 야단법석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적 파장 못지않게 반유럽통합 정서 확대라는 정치적 파장도 우려된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미국도 그리스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리스가 5년간 구제금융을 받을 동안 미국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개입해 왔다“며 “독일이 미국의 말을 다 들은 건 아니지만 유럽의 위기, 세계의 위기가 거론되는데 손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복심 읽는 ‘3인방’ 있다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복심 읽는 ‘3인방’ 있다

    한진그룹에는 조양호 회장의 복심을 제대로 읽는다는 3인방이 있다. 지창훈(62) 대한항공 총괄사장은 입사 후 30년간 미주, 중국, 호주 등 주요 해외 지역을 거친 해외통이다. 항공사에서는 드물게 화물과 여객사업 경험을 두루 거쳤다. 여객 분야의 섬세한 서비스 감각을 화물 분야에 접목해 6년 연속 화물 세계 1위에 걸맞은 서비스 향상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중국지역본부장 재임 당시 중국 노선망 대폭 확충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거대 시장인 중국을 잡을 수 있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성취욕이 남다르고 의사결정이 빠른 데다 업무 장악력이 뛰어나 일찌감치 고위 임원감으로 꼽혔다. 석태수(60) ㈜한진해운 대표이사는 한진의 주요 계열사 대표를 두루 거쳤다는 면에서 한진그룹 권력의 핵심으로 지목된다. 조 회장의 신임도 누구보다 두텁다. 1984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경영계획실장, 미주 지역 본부장으로 일한 뒤 ㈜한진 대표이사, 한진칼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대한항공 근무 시 그룹이미지(CI) 추진부단장, A380 프로젝트팀장 등 굵직한 업무를 수행한 기획통으로 탁월한 기획과 국제 감각으로 ㈜한진을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일조했다. 글로벌 해운 불황으로 2011년부터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한진해운을 흑자로 전환시키면서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았다. 서용원(66) ㈜한진 대표이사는 입사 이후 노사협력실장을 거쳐 인재개발관리본부장으로 근무한 인사통이다. 항공사는 기본적으로 조종사와 일반 노조가 분리돼 노조 관련 업무 강도가 2배 이상 세다. 운송 업무가 많은 ㈜한진 역시 강성인 운수노조 등과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서 대표는 가지 많은 나무인 한진그룹에서 노사 관계 안정화를 이룬 베테랑이다. 조 회장이 평창올림픽 추진단장 일을 할 때 옆에 두고 유치추진 총괄 역할을 맡겼을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 지난해 1월부터 ㈜한진 대표이사로 근무 중이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형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 포기하는 일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그리스, 국채로 빚 맞교환 ‘채무 스와프’ 제안

    “그리스 시리자를 둘러싼 논쟁엔 복잡한 용어가 가득 차 있으나 본질은 전적으로 정치적인 것이다. 이 게임의 승패는 그리스가 과거의 실패한 연고주의 국가에서 대담한 반긴축국가로 거듭날 수 있느냐는 지점에서 갈릴 것이다.” 부채 재협상을 위해 프랑스, 영국 등 주요 유럽 국가들을 방문하고 있는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의 행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현지시간) 내린 평가다. 반긴축을 내건 급진좌파정당답게 시리자는 집권과 함께 ‘채권단 트로이카’라 불리는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을 맹비난하면서 양쪽이 충돌했다. 그러나 양측 모두 태도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이유는 역시 파국의 위험이다. 그리스는 구제금융이 끊기면 2~3달 안에 파산할 수밖에 없다. EU의 정치적 부담도 크다. FT는 “유럽 각국들이 부채 탕감은 안 된다는 점엔 동의하고 있으나 시리자 열풍이 스페인 포데모스 등 다른 나라로 번지는 건 막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고 있다”며 “바루파키스 장관이 찾은 나라들이 놀라울 정도로 그리스의 호소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새로운 제안도 내놨다. FT와의 인터뷰에서 일단 3150억 유로(약 391조 8000억원) 규모의 부채 탕감은 더 이상 요구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이자를 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재정 흑자를 낸다는 약속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채무 스와프’ 카드를 꺼내 들었다. 명목경제성장률 연동 채권을 만들어 구제금융과 교환하고, 무기한 채권을 발행해 ECB 보유 채권과 맞바꾸는 것이다. 돈은 다 갚되 긴축재정으로 쥐어짜내듯 갚는 게 아니라 살림살이에 여유가 생겼을 때 차근차근 갚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이 역시 쉬운 제안은 아니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유럽 다른 나라들이 급진좌파라는 표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우리 또한 그리스 내부 개혁에 관심이 많다”며 “이달 말까지 구체적 개혁안을 내놓을 테니 꼭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국민들은 체감 못하는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가 894억 2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2012년부터 3년 내리 경상수지 흑자 최대치 경신 행진도 이어 가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등 외환 부족 사태로 쩔쩔맸던 경험을 떠올리면 충분한 ‘실탄’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은 다행스럽고 자랑스러워할 만한 일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많다는 것은 일단 좋기는 하다. 하지만 화려한 수치가 보여 주는 것과는 달리 내용을 한꺼풀만 들여다보면 우려되는 대목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기록적으로 늘어난 것은 수출이 잘돼서라기보다는 국제 유가가 크게 하락한 덕이고 또 내수가 부진하면서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든 게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불과 0.5% 증가하는 데 그쳤고 수입은 1.3% 감소했다. 수출과 수입이 함께 부진한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 구조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같은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여전히 투자를 꺼리고 있고 개인도 지갑을 꽁꽁 닫아 소비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내수와 기업생산, 투자가 모두 부진하다 보니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안 되고 있고 가계의 실질소득도 늘지 않는다. 대다수 국민들이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라는 뉴스를 나와는 상관없는 남의 얘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몇몇 업종, 일부 대기업의 실적에 의존하다 보니 경상수지 흑자 기록이라는 게 많은 국민들에게는 그저 그런 뉴스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경기지표와 체감경기의 괴리만 커지고 있고 상대적 박탈감만 심해지고 있다. 더구나 국내에 대규모로 들어온 달러는 원화값을 부추기는(환율하락) 압박으로 작용해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더 떨어뜨릴 것이라는 걱정까지 해야 한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례적으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관리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내수를 활성화해 수입이 확대되면 경상수지 흑자폭을 자연스레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경상수지 흑자를 서민들이 체감하려면 정부가 서둘러 경제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 올해를 ‘골든타임’으로 잡고 추진하는 노동, 교육, 금융, 공공 분야의 구조 개혁을 서두르고 수출과 수입의 균형발전을 통한 지속적인 무역 흑자 구조를 갖춰 나가야 한다. 정부는 중산층과 서민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어려운 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에도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
  • 땜질식 건보료 경감책 재정 악화 부른다

    땜질식 건보료 경감책 재정 악화 부른다

    수입은 줄어드는데 지출이 늘어 저금한 돈으로 부족분을 메우며 생활하면 가계 재정이 어떻게 될까. 당장은 지장이 없어도 어느 시점에 통장 잔고가 ‘0원’이 되고 대출까지 받게 돼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마찬가지로 추가로 돈 들어올 곳은 없는데 저소득층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만 깎으면 수입이 줄어 건강보험 재정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정부 “부족분 누적흑자 12조로 메울 것” 정부는 지난달 28일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 기획단이 마련한 개선안을 사실상 백지화하는 대신 연소득 500만원 이하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건보료를 경감하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한 건강보험 ‘수입’ 부족분은 건강보험 누적 흑자 12조원으로 메우겠다고 했다. 고소득자가 소득 대비 보험료를 적게 부담하고, 고소득 피부양자가 건강보험에 무임승차하는 불합리한 현행 부과체계 개편은 유보한 채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건보료만 경감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식의 ‘땜질식 처방’이 더 큰 폐해를 낳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자금 수입과 지출 규모를 맞추는 ‘보험등식(수지상등)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보험을 건전하게 운영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원칙이 깨지면서 건강보험은 2001년 재정 파탄을 경험한 바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1일 “당분간은 괜찮겠지만 고령화로 갈수록 건보재정 지출이 커지는 상황에서 건강보험 보장성까지 확대하려면 보험료율을 대폭 올릴 수밖에 없어 결국 그 피해가 전체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획단은 이런 점 때문에 애초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건보료를 깎되, 고소득층에게 보험료를 더 거둬 재정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건보료 개편안을 설계했다. 정부의 저소득층 건보료 경감 대책은 연 500만원 이하 지역가입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것 외에 아직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현재 연소득 500만원 이하 지역가입자는 성(性)·연령, 재산, 소득, 자동차의 등급별 점수를 합산한 평가소득에 다시 재산 점수와 자동차 점수를 더하고 여기에 점수당 금액 178원(2015년 기준)을 곱해 보험료를 매기고 있다. 재산·자동차에 보험료를 이중 부과하는 기형적인 구조다. ●수입·지출 규모 맞추는 보험등식 원칙 필요 건보공단에 따르면 평가소득분의 보험료는 지난해 지역가입자에게 걷은 총보험료 7조 6000억원 가운데 2조 2000억원에 이른다. 만약 정부가 평가소득을 없애는 대신 최저보험료 1만 6480원을 걷으면 5500억원이 확보돼 한 해 1조 6500억원의 수입 손실이 생기게 된다. 평가소득을 없애는 대신 생계형 자동차를 보험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고 성·연령별 점수를 낮추거나 현재 전·월세 공제금액을 상향 조정하는 등 조금씩만 손봐도 매해 수천억원의 수입 손실은 감수해야 한다. 현재 6%대인 보험료율을 대폭 올리거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계획을 축소하지 않는 한 장기적으로 건보재정 손실이 불가피하다. 건보재정이 사상 최대 흑자 행진을 벌이고 있는 것은 경기 불황 때문에 일시적으로 의료비 지출이 줄어서다. 전문가들은 2016년부터 건보재정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추가 논의를 거쳐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2016년 4월 총선과 2017년 대선 정국을 감안하면 고소득자의 보험료를 늘리는 개편안은 물 건너갈 가능성이 높다. 차기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임기 초반부터 민감한 건보료를 건드리기에는 부담이 크다. 이렇게 몇 해가 흐르면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의 충격 흡수를 위해 남겨둬야 할 예비비조차 소진될 수 있다. 예비비가 소진된다는 것은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을 위한 ‘인프라’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김종명 건강보험하나로팀장은 “기획단이 분석한 자료로도 보험료 부과체계 구조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제도적 개선안을 마련하는 데는 충분하다”며 재추진 결정을 촉구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한화그룹] ‘M&A 신공’ 김승연, 삼성과 빅딜…자산 50조 재계 9위 ‘눈앞’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한화그룹] ‘M&A 신공’ 김승연, 삼성과 빅딜…자산 50조 재계 9위 ‘눈앞’

    ‘승부사’ 김승연(63) 한화그룹 회장이 이끄는 한화그룹의 역사는 인수·합병(M&A)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삼성테크윈, 삼성종합화학 등 자산 규모 17조원에 달하는 삼성 계열사 4곳을 인수·합병하면서 한화그룹의 올해 재계 순위는 ‘땅콩 회항’ 논란으로 휘청인 한진그룹을 누르고 9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인수 자금만 2조원에 달하는 이른바 삼성·한화 간 ‘빅딜’에 따라 자산 규모가 37조원에서 50조원대로 껑충 뛰었다. 2002년 대한생명을 인수해 재계 10위권에 진입한 지 12년 만이다. 김 회장은 한화그룹의 전신인 한국화약그룹의 창업자인 부친 김종희 회장이 갑작스럽게 숨지면서 29세의 어린 나이에 회사를 물려받았다. 김종희 회장은 1952년 10월 자본금 5억원으로 부산에서 한국화약을 세웠고 한국전쟁이 끝나자 서울로 옮겨 방위산업, 정밀화학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김승연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취임하던 1981년 당시 계열사는 15개, 매출액은 1조 600억원이었다. 김 회장이 경영을 지휘한 34년 동안 매출액은 40조원, 계열사는 50개를 넘어섰다. 김 회장에게는 여전히 2007년 있었던 아들 관련 일로 인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아있다. 하지만 실제 경영에서의 김 회장은 예리한 분석력과 과감한 실천으로 부실 기업을 인수해 모두 정상화시키고 회사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는 탁월한 경영 능력의 소유자로 평가받는다. 경영 일선 복귀 직전에 삼성과 빅딜을 성공시켜 승부사의 건재함을 재계에 과시한 김 회장의 ‘M&A 신공’은 1981년 취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취임 직후인 1982년 김 회장은 2차 오일쇼크로 글로벌 석유화학 경기 위축으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한국다우케미칼과 한양화학을 주변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전격 인수했다. 성장가능성을 읽은 김 회장의 선택은 인수 당시 매출 1620억원에서 2013년 3조 5914억원으로 21배나 키웠고 현재 그룹의 주력 계열사가 됐다. 현재 보험업계 2위인 한화생명 역시 2002년 대한생명을 합병한 성과다. 2조 3000억원에 달하던 누적 손실은 6년 만에 완전 해소했고 연간 5000억원의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1985년에는 리조트업계 선두주자였던 정아그룹의 명성콘도를 인수해 당시 자본잠식 상태였던 그룹을 정상화시키고 국내 최대 레저기업인 한화리조트로 키웠다. 한화는 태양광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파산 기업이었던 독일 큐셀을 2012년 인수해 1년 만인 2013년 흑자 전환에 성공시켰다. 지난해 12월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을 합병해 단숨에 글로벌 태양광 셀 부문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이제 관심은 한화그룹이 지난해 이뤄진 삼성 4사와의 인수·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어떻게 내느냐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16년 만에 국내 재계가 자율적으로 이룬 최대 규모 M&A를 한화가 먼저 제안한 것은 그룹의 모태인 방위사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키워 보겠다는 김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의 지주회사인 한화는 방산회사인 삼성테크윈과 삼성텔레스를 인수하면서 지난해 매출이 1조원에서 2조 6000억원으로 뛰어올라 국내 방산업체 1위가 됐다. 김 회장은 1974년부터 정밀탄약과 유도무기 위주로 방산업체를 키워 왔는데 이번 인수로 기존 사업에 항공기·함정용 엔진, 사격통제장치(레이더), 로봇 무인화 사업 등을 더해 사업다각화가 가능해졌다. 한화케미칼은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인수를 통해 매출이 18조원에 육박하면서 국내 석유화학산업 선두에 섰다. 그룹은 삼성토탈 인수로 정유사업에 15년 만에 재진출하게 됐다. 한화그룹은 1999년 현대그룹에 한화에너지를 현대오일뱅크(당시 현대정유)에 매각했다. 한화그룹은 상반기 중 석유화학, 방산, 태양광 등 핵심 사업으로 사업구조 개편을 마무리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이 없거나 시너지가 부족한 사업은 과감히 매각할 예정이다. 그러나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삼성 빅딜을 성공하기 위한 자금 확보와 삼성계열사 직원들의 매각 반대 투쟁 등을 넘어야 한다. 저유가 시대에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석유화학사업에 대한 빅딜 효과에 의문도 제기된다. 김 회장은 올해 초 문제 해결을 위해 삼성계열사 PMI(합병 후 통합)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100% 고용승계는 물론 기존과 똑같은 처우와 복리 수준을 약속했다. 3세 후계 경영을 본격화한 김 회장이 ‘신용과 의리’의 한화 정신으로 한화그룹의 제2 도약을 원만하게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연소득 500만원 이하 건보료 경감 추진

    연소득 500만원 이하 건보료 경감 추진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원점으로 돌린 정부가 저소득층 건보료를 경감하기 위한 또 다른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저소득층 건보료를 내리고 고소득자의 건보료를 올리는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작업이 중단된 뒤 사회적 공분이 일자 우선 저소득층의 건보료라도 내리기로 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30일 “상반기에 저소득층의 부담을 얼마나 경감할지와 소요되는 재원이 얼마인지를 분석하고 시행령·시행규칙 등을 고쳐 연내에는 저소득층 건보료 경감 대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상은 연 500만원 이하의 저소득층 지역가입자다. 현재 연 소득 500만원 이하 지역가입자는 성(性)·연령, 재산, 소득, 자동차의 등급별 점수를 합산한 평가소득에 다시 재산 점수와 자동차 점수를 더하고 여기에 점수당 금액 178원을 곱해 보험료를 매기고 있다. 정부는 보험료를 내리기 위해 평가소득에서 성·연령별 점수를 낮추거나 자동차의 연식과 배기량에 따른 등급별 점수를 낮추고, 현재 500만원인 전·월세 공제금액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가장 쉬운 것은 전·월세 공제금액을 올리는 것이지만, 소득도 없고 전·월세가 싼 곳에 사는데 경제활동 연령인 40대여서 보험료를 많이 내는 사람 등 다양한 사례가 있어 어떤 민원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지, 재정은 얼마나 드는지를 살펴 일률적으로 모두 조정하거나 몇 가지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소득층 건보료를 내리는 만큼 부족해지는 건보 재정은 일단 건강보험재정 흑자 10조여원을 투입해 막기로 했다. 당초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기획단의 안은 건보재정의 안전성을 위해 여유자금 10조원은 그대로 두고, 고소득자에게 건보료를 더 걷어 부족분을 메운다는 것이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건설사 지난해 장사 잘했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지난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으로 짭짤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수주 선전도 한몫했다. 건설사들은 올해 목표를 상향조정한 뒤 국내 주택 분양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 수주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29일 지난해 영업이익이 6520억원으로 전년보다 50.6% 증가했다고 ‘2014년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건설과 상사를 합친 매출은 전년보다 0.04% 증가한 28조 4460억원, 당기순이익도 7.5% 증가한 2860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설부문 매출은 10.7% 증가한 14조 8740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63.5% 늘어난 5690억원이었다. 전체 영업이익의 87.3%를 건설에서 끌어낸 셈이다. 토목 사업 담당 시빌(civil)사업부의 매출은 전년보다 96.8% 증가한 4조 8110억원에 달했다. 현대건설도 현대차그룹에 편입한 이후 국내외 수주세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매출은 17조 3870억원, 영업이익 958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 24.7%, 20.9% 증가했다. 건설부문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삼성물산을 제쳤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41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 규모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실적이다. 아프리카 현장 원가율 개선 등으로 당기순이익도 1073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17.1% 늘어난 9조 8531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2013년에는 2531억원의 적자를 냈다. GS건설 역시 지난해 51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1조원(9373억원)에 달했던 적자를 1년 만에 흑자로 돌려세웠다. 지난해 매출은 9조 4800억원이었으며 서울 방배·반포 등 주요 재개발·재건축 수주를 따내면서 신규 수주는 전년보다 24.5% 늘어난 11조 2160억원으로 2011년 이후 3년 만에 10조원을 넘겼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치프라스, 피레에프스항 민영화 작업 중단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피레에프스항 민영화 조치를 중단시켰다고 28일 AFP통신이 보도했다. 민영화 반대를 구호로 내세운 급진좌파연합 시리자로 집권한 총리다운 결정이다. 소도리스 드리트사스 해운부 차관은 “이전 정권에서 3월까지 피레에프스 항만 지분 67%를 중국원양운수(COSCO·코스코)에 매각하려던 작업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리스의 국가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코스코와의 거래 지속 여부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리스는 그간 국가부채 압박을 감당하지 못해 국유재산 민영화를 추진했고 그 일환으로 최대항 피레에프스 운영권을 코스코에 넘겨 왔다. 2009년 피레에프스항 컨테이너 터미널 35년간 운영권을 코스코에 넘긴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항만 개발사업에 4억 유로 투자를 받았다. 피레에프스항은 항구로서 입지 조건이 좋은 데다 유럽과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잇는 지리적 중요성까지 더해져 해운강국 그리스의 상징으로 꼽혔다. 그만큼 중국은 이 항구 운영권을 손에 넣기 위해 온갖 공을 다 들였다. 지난해 6월엔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그다음 달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그리스를 찾아 양국 간 협력을 강조했다. 피레에프스항을 유럽 수출을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중국 측은 실망감을 애써 숨기는 모습이다. 외교부는 공식 성명을 내고 “관련 소식을 봤으며 그리스 측 의사를 타진 중”이라면서 “중국은 여전히 양측이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협력을 이뤄 나가길 기대한다”고만 언급했다. 앞서 치프라스 총리는 구제금융 재협상에 나설 재무장관에 야니스 바루파키스 전 아테네대 교수를 임명했다. 구제금융과 긴축정책을 강하게 비판해 온 인물답게 바루파키스 장관은 취임 즉시 “재정 흑자 규모를 4.5%에서 1%로 낮추길 원한다”고 말했다. 긴축재정으로 부족해진 복지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재협상은 없다고 압박하고 있는 독일과 대립각을 명확히 세운 것이다. 여기에 치프라스 총리는 당선 직후 처음 만난 외교관으로 러시아 대사를 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는 유럽의 동진정책에 맞서기 위해 그리스에 상당한 러브콜을 보내왔다”며 “치프라스 총리가 미묘한 지렛대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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