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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케이블카 설치’ 엇갈린 지자체…“경제 살리자” “환경 살리자” 하늘 위 전쟁

    [커버스토리] ‘케이블카 설치’ 엇갈린 지자체…“경제 살리자” “환경 살리자” 하늘 위 전쟁

    전국 유명 관광명소가 케이블카 설치를 놓고 찬반으로 시끄럽다. 지역 관광 활성화를 앞세운 찬성과 환경 훼손을 우려한 반대가 맞서고 있다. 기자회견에 이은 반박에 반박은 물론 장외 실력행사까지 벌이면서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10일 지자체 등에 따르면 울산 울주 신불산 로프웨이, 경남 사천 바다 케이블카, 전남 목포 해상 케이블카, 대구 팔공산 갓바위 케이블카, 강원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전북 남원 지리산 케이블카 등의 건설을 두고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빠른 곳은 연내 환경영향평가와 실시설계를 거쳐 내년 착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환경 훼손 등을 우려한 시민·환경·종교단체의 반대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침체된 전통 제조업의 대안으로 ‘굴뚝 없는 산업’인 관광이 뜨고 있다. 이는 새로운 먹거리 산업을 찾는 지자체가 케이블카 사업에 매달리는 이유다. 하지만, 케이블카 설치가 쉽지만은 않다. 환경영향평가 등 까다로운 행정절차를 통과해도 시민·환경·종교단체의 반대를 극복하지 못하면 추진이 어렵다. 지자체들은 2008년 4월 19일 운행을 시작한 통영 케이블카를 성공 사례로 들며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통영 케이블카는 173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설치한 이후 첫해 4억 3000만원 흑자를 시작으로 연간 15억~36억원 규모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케이블카 이용객이 늘면서 지역경제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하지만 케이블카가 모두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이상호 부산대 관광학과 교수는 “통영 케이블카가 성공하면서 지자체들의 눈이 ‘케이블카 상품’에 쏠리고 있다”면서 “케이블카는 세수 확보뿐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최고의 상품으로 뜨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경제논리로만 케이블카 설치를 밀어 붙이면서 지역사회의 갈등을 초래하게 된다”면서 “사업 추진에 앞서 토론회나 공청회 등으로 지역사회의 합의를 먼저 이끌어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북한의 외환보유고 얼마나 될까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북한의 외환보유고 얼마나 될까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3623억 7000만 달러(약 396조 8600억원)로 전달에 비해 1억 8000만 달러가 증가했다. 이는 중국(3조 8430억 달러), 일본(1조 2611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7345억 달러), 스위스(5854억 달러), 대만(4159억 달러), 러시아(3762억 달러)에 이어 7번째로 많은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북한의 외환보유고는 어떻게 될까? 북한 경제는 2011년 이후 소폭이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최근 광산물 수출액 급증과 해외파견 근로자 소득 확보 등으로 인해 외화 수급 흑자를 달성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북한 경제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그렇지만 특유의 폐쇄성으로 인해 외환보유고를 추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10일 “외환 수급을 둘러싼 중앙은행의 기능이 사실상 붕괴되면서 외환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추정하는 것이 북한 연구자들의 오랜 시도”라며 “그래서 여러 가지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추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北 특유의 폐쇄성 영향 외환보유고 추정 불가 북한의 외환보유고와 관련해 비교적 믿을 만한 연구를 한 사람으로는 한양대 경제금융학과 장형수 교수를 꼽을 수 있다. 장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북한은 국제사회와의 교역을 통해 1991~2012년 22년 동안 모두 179억 달러(약 19조 6000억원)가 넘는 무역적자를 봤다. 특히 2005년 이후 북한의 무역수지 적자는 2011년을 제외하고 매년 1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2008년에는 사상 최대인 15억 50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외환보유고를 추정하기 위해서는 항목별 추정치를 구성해 이를 더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우선 코트라가 북한의 교역상대국 무역통계를 역추정해 발표하는 KDI시리즈가 비교적 믿을 만한 통계로 볼 수 있다. 여기에 무기수출입과 외국 항공기의 북한 영공 통과료 등으로 구성된 서비스수지, 개성공단 외화수입, 해외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의 수입 등이 북한이 보유한 외환보유고를 추정할 수 있는 주요 요소로 볼 수 있다. 북한은 1990년 구 소련이 달러나 파운드 등으로 무역 결제를 하겠다고 선언한 뒤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달러가 필요 없이 무상원조 개념으로 받던 것이 사라지면서 1991년부터 1995년까지 5년간 8억 4000만 달러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됐다. 외환보유고가 충분하지 않았던 북한은 1995년 ‘한국판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같은 북한판 IMF 사태를 맞을 뻔한 고비를 겪었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북한은 1998년까지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그해 국제사회의 무상지원이 계속되면서 처음으로 외화수급에서 흑자를 맞았다. 이후 2000년까지 3년간 17억 8000만 달러의 돈이 북한으로 순유입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외화수급 흑자는 오래가지 못했다. 2002년 10월 북핵 문제가 불거지면서 미국의 중유공급 중단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인해 경제적 타격이 심각해지면서 외화는 다시 부족해졌다. 여기에 무기 수출과 불법 거래 역시 타격을 받았다. 2002년 3억 4100만 달러로 추정됐던 외화수급 흑자는 2003년 9억 9000만 달러, 2004년 6억 3000만 달러 등으로 급감했으며 2006년에는 결국 마이너스 2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는 2007년 영변 핵시설 불능화 단계 조치 이후 이뤄진 미국과 북한의 2·13 합의 등으로 인해 중유공급이 이뤄지면서 2007년과 2008년 각각 3억 2000만 달러와 2억 4500만 달러의 흑자로 돌아섰다. ●1995년 IMF 사태와 같은 외환위기 겪어 이명박 정부 들어 비료와 쌀 지원이 중단되고 2008년 7월 박왕자씨가 금강산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지만 북한의 외화수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2008년 6자회담 결렬과 2009년 5월 북한의 제2차 핵실험으로 인해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된 것이 외화수급에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인지 2009년과 2010년 외화수급은 각각 마이너스 8200만 달러와 마이너스 2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북한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2009년 11월 화폐개혁을 통해 개인과 기관의 외화 보유를 금지해 지하경제에 남아있던 외화를 짜내는 데 주력했다. 일부에서는 당시 화폐개혁이 북한 정권의 외화통제력 약화와 관련 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렇지만 북한의 외화수급은 생각보다 견고한 것으로 보인다. 2011년 12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한 뒤 세습 확립을 위해 외화수요가 평소보다 많았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중국 경제의 성장으로 인한 해외자원 수입 및 수요 증가에 따른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북한 역시 혜택을 보게 됐다. 이와 관련해 연간 최소 3억 달러 이상의 외화가 북한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정권이 구 소련 붕괴 이후에도 줄곧 건재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의 외환보유고가 얼마나 됐건 간에 일정 액수 이상일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무역 규모가 증가하면 외환보유고도 증가하게 된다. 그런데 북한의 무역 규모는 1997년부터 증가 추세다. 다만 전체 외환보유고 중에서 장거리 미사일과 핵 개발 비용은 일정 부분 제외해야 한다. 즉 총액이 얼마일지는 몰라도 대략 28억~32억 달러 정도의 미사일과 핵 개발 비용은 제외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는 별도로 지하경제에 숨어든 외화 역시 상당 액수일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은 무역회사를 정리하고 노동당, 군에 대한 감찰, 외화 사용 금지 등을 통해 외화 통제력 확보를 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최근 북한에서 유행하고 있는 휴대전화 보급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외화를 끌어들이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즉 북한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외화로 구입해야 하며 서비스 가입비도 외화로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입비는 140달러이며 휴대전화 가격은 2012년 평균 300달러 정도인데 원가는 대략 80달러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근거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대략 240만명의 휴대전화 가입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할 때 가입비로만 3억 3600만 달러, 휴대전화 판매 차익으로 5억 2800만 달러 등 모두 8억 6400만 달러의 외화가 주민에서 당국으로 이동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이는 상당한 액수로 북한의 외화수급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휴대전화 보급도 시중의 외환 모으기 일환 북한 내 외화 유통현상이 확산되면서 북한 경제에도 여러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달러나 중국 위안화의 유통이 확산되면서 초기에는 물가상승이 수반되지만 외화 통용현상이 상당 정도로 진행되면서 안정적 가치를 가진 거래수단이 확보되는 효과가 발생했다. 오히려 이 때문에 불안정이 해소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긍정적 영향 외에 부정적 영향도 있다. 북한 화폐를 이용한 경제정책 집행이 힘들어지면서 계획경제 및 국영기업에 대한 재정지원 수단이 상실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중앙은행의 발권력으로 기업의 유동자금을 지원하던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현대경제연구원 홍순직 통일경제센터장은 “북한의 수출입 비율을 굳이 비교하자면 1대2에서 최근에는 2대3으로 늘어나면서 외화수급 역시 늘어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신음하는 한국 경제

    신음하는 한국 경제

    한국은행이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4%에서 3.1%로 끌어내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4년 연속 ‘세수 펑크’ 사태도 공식화했다. 한은은 9일 이런 내용의 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한은이 전망한 올해 성장률은 3.9%였다. 반년 만의 대폭 하향 조정이다. 소비자물가는 0.9% 상승에 그칠 것으로 봤다. 올 1월 전망치(1.9%)보다 1% 포인트나 낮다. 한은이 전망 수정에 소극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수준이다. 소비자물가가 0.9% 상승에 그치면 이는 1999년 0.8% 상승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한은의 전망대로라면 올해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은 4.0%가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부가 올해 예산안을 짤 때 고려한 경상성장률은 6%(실질성장률 4%, 물가 상승률 2%)였다. 한은의 전망치와 2% 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경상성장률이 1% 포인트 내려가면 세수가 2조원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세수 부족이 예상돼 그 점도 전망(하향 조정)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올해도 세수가 펑크 날 것임을 공식화한 셈이다. 이 총재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0.3%)이 예상보다 나쁘게 나와 올해 성장률 전망을 조정했다”면서 “그러나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진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하향 조정분은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에 반영했다”며 추가 인하 가능성에 여전히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경상흑자는 종전 전망(940억 달러)보다 다소 늘어난 960억 달러로 예상됐다. 수입 감소폭(6.4%)이 수출 감소폭(1.9%)을 훨씬 웃돌 것으로 전망된 데 따른 ‘불황형 흑자’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세계경제 2020년까지 低성장… 고령화·저출산 한국, 위기 심각”

    국제통화기금(IMF)이 2020년까지 세계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만큼 불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7일(현지시간) 경고했다. ●2015~2020년 선진국 성장률 연 1.6% 그쳐 IMF는 이날 발표한 ‘낮은 잠재 성장률: 새로운 현실’이라는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많은 나라의 생산성 성장세가 꺾였다며 앞으로 생활 수준 향상 속도가 더욱 느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흥국의 생활 수준도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전보다 더디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금융위기가 이전에 발생한 위기보다 심각한 파장을 미치고 있다며 일회성 효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세계 경제의 확장 속도를 영구적으로 낮출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성장률의 둔화는 금융위기뿐 아니라 인구의 고령화, 신흥국의 생산성 향상 속도 둔화와도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IMF는 특히 신흥국 대표 주자인 중국이 투자에서 소비로 경제 중심축을 옮기는 구조개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성장률에 급격한 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IMF는 2015~2020년 선진국의 성장률이 연간 1.6%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7년간의 평균치보다는 높지만 금융위기 이전의 2.25%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신흥국의 성장률은 2008~2014년 연간 6.5%에서 앞으로 5년간 5.2%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위기 재발해도 중앙은행 경기부양 여력 없어 선진국은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마구 찍어내는 바람에 막대한 빚을 떠안았지만 저성장 탓에 채무를 줄이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흥국도 재정수지를 흑자로 되돌리기 쉽지 않아 재정 지출을 늘리고 세금을 줄여 성장세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IMF가 덧붙였다. IMF는 앞으로 위기가 재발해도 중앙은행은 더이상 양적 완화 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국 정부들은 연구·개발 및 인프라 프로젝트, 근로자의 능력 향상 등을 통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올인’해야 한다. 이 때문에 IMF는 선진국은 투자를 적극 지원하고 신흥국은 기업 환경 개선과 함께 기반시설 투자의 병목현상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의 경우 생산인구 감소에 허덕이는 점을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IMF는 “한국은 이민자가 많지 않은 가운데 1980년대 이후 출생률마저 큰 폭으로 떨어져 가파른 생산인구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LH 작년 금융부채 7조 2000억 감축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통합 이후 증가하기만 했던 금융부채가 처음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LH는 지난해 매출액 21조 2419억원, 영업익 1조 1118억원, 당기순익 8479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8일 발표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액은 16%, 영업익 34%, 당기순익은 19% 증가했다. 기준 자산은 171조 6000억원, 부채 137조 9000억원, 자본은 33조 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부채는 전년 대비 4조 3000억원 감소하고 자본은 2조 6000억원 증가해 자산이 1조 7000억원 감소하는 등 재무건전성이 향상됐다. 특히 금융부채는 105조 7000억원에서 두 자릿수인 98조 5000억원으로 1년 만에 7조 2000억원 줄었다. 양호한 경영실적을 올린 데에는 공기업 경영정상화 차원의 강한 구조조정과 현금흐름 중시 경영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LH는 공사 출범 이후 2010년 11조원, 2011년 3조 5000억원, 2012년 2조 5000억원, 2013년 1조 3000억원 등 매년 자금수지 적자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6조 5000억원의 흑자를 올렸다. LH는 “부채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70만 가구 이상의 임대주택사업을 운영하면서도 현금흐름 중시경영을 실천하고 미분양 토지·주택 판매를 강화한 게 효과를 봤다”고 분석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반도체서 3조 남긴 삼성전자, 봄바람 다시 부나

    반도체서 3조 남긴 삼성전자, 봄바람 다시 부나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5조 9000억원(잠정 실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4월 7일자 20면 보도>. 지난해 4분기(5조 2900억원)보다 11.53% 증가하는 등 2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저조했던 실적이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평이다. 실적 개선은 반도체 부문의 호조가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과 반도체, 가전, 디스플레이 등 4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매출은 IM 부문이 압도적이지만 이익만 놓고 보면 반도체 부문이 우세해졌다. 올해 1분기 전체 영업이익(5조 9000억원) 가운데 메모리 부문이 3조원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메모리 부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조 9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3분기 2조 3000억원, 4분기 2조 7000억원으로 상황이 호전돼 왔다. D램, 낸드플래시 등 전통적으로 강세인 메모리 반도체 분야가 견조한 가격으로 안정됐고, 최근 14나노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한 스마트폰의 중앙처리장치(CPU)격인 시스템LSI 분야도 그간의 적자 폭을 크게 줄이고 흑자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력인 IM 부문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반도체 부문보다 1조원가량 적은 2조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직전 분기보다 좋아진 것이다. 지난해 1분기 6조원대 수준에서 같은 해 3분기 1조 7500억원으로 급락했다가 4분기 1조 9600억원을 기록했다. 일부 프리미엄 제품의 평균판매단가(ASP)가 올라가고 유통 재고를 줄이는 한편 광고 비용을 아끼는 식으로 허리띠를 졸라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출시한 갤럭시S5의 판매부진 등으로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4조 600억원)이 약 3년 만에 처음 5조원 아래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4분기 5조원대를 회복했다. 오는 10일 출시하는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S6 시리즈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아 오는 2분기를 거치면서 ‘V자’ 반등 기조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매출은 47조원으로 나타났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작년 국가부채 1200조원 넘어 “정부 순자산 543조원”

    작년 국가부채 1200조원 넘어 “정부 순자산 543조원”

    작년 국가부채 작년 국가부채 1200조원 넘어 “정부 순자산 543조원” 지난해 공무원·군인연금 충당부채를 포함한 광의의 국가부채가 93조원 늘어 1200조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군인이 받아갈 연금이 늘어나고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지출이 커진 탓이다. 이 가운데 중앙·지방정부가 반드시 갚아야 할 채무는 530조원대에 달했다. 세입 증가율이 지출 증가율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정부의 재정건전성 판단기준인 관리재정수지가 악화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적자폭이 가장 컸다. 정부는 6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2014 회계연도 국가결산’을 심의·의결했다. 정부는 감사원 결산 검사를 거쳐 내달 말가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지출이나 비용이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는 발생주의에 입각한 정부 재무제표상 부채는 작년 말 현재 1211조 2000억원이다. 1년 전의 1117조 9000억원보다 93조 3000억원 증가했다. 부채 증가는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세수가 줄어드는 반면 경기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국채 발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채와 주택청약저축 등은 567조 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6조원 늘었다. 공무원·군인 연금의 미래지출 예상액인 연금충당부채가 늘어난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지난해 공무원·군인연금충당부채는 643조 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7조 3000억원 증가했다. 연금 수급자수 및 보수인상률 증가에 따른 것이다. 연금충당부채는 현재 연금 수급자 및 재직자에게 지급해야 할 연금액을 현재가치로 추정한 재무제표상 부채다. 정부가 직접 빌린 돈은 아니지만, 연금으로 지급하지 못한 부분을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 연금충당부채 산출은 국제적인 추세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간 국가채무 비교에는 쓰이지 않는다. 기획재정부 노형욱 재정관리관은 “연금충당부채가 굉장히 많이 늘어 공무원연금개혁이 초미의 화두로 떠올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금주의에 입각한 중앙·지방정부의 국가채무는 지난해 말 530조 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0조 7000억원이 늘었다. 지난해 통계청 추계인구 5042만 4000명으로 나눠 계산할 경우 국민 1인당 국가채무는 1천52만원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5.7%로, 전년보다 1.4%포인트 올랐다. 통합재정수지는 8조 5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확장적인 재정정책의 영향으로 29조 5000억원의 적자를 보였다.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는 -2.0%다.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3조 2000억원 이후 가장 크다. 지난해 총세입은 298조 7000억원, 총세출은 291조 5000억원, 세계잉여금은 -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공공자금관리기금 등 64개 기금의 수입·지출액은 537조 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6조 9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중앙정부 자산은 1754조 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88조 2000억원 증가했다. 부채를 제외하면 순자산은 543조 3000억원이다. 노 재정관리관은 “국제적으로 비교하면 재정건전성은 상당히 건전한 수준이지만 장기적으로 저출산·고령화나 복지재정의 증가추세 등을 감안해 지금부터 더 철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작년 국가부채 1200조원 넘어 “정부 순자산 543조원” 도대체 왜?

    작년 국가부채 1200조원 넘어 “정부 순자산 543조원” 도대체 왜?

    작년 국가부채 작년 국가부채 1200조원 넘어 “정부 순자산 543조원” 도대체 왜? 지난해 공무원·군인연금 충당부채를 포함한 광의의 국가부채가 93조원 늘어 1200조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군인이 받아갈 연금이 늘어나고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지출이 커진 탓이다. 이 가운데 중앙·지방정부가 반드시 갚아야 할 채무는 530조원대에 달했다. 세입 증가율이 지출 증가율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정부의 재정건전성 판단기준인 관리재정수지가 악화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적자폭이 가장 컸다. 정부는 6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2014 회계연도 국가결산’을 심의·의결했다. 정부는 감사원 결산 검사를 거쳐 내달 말가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지출이나 비용이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는 발생주의에 입각한 정부 재무제표상 부채는 작년 말 현재 1211조 2000억원이다. 1년 전의 1117조 9000억원보다 93조 3000억원 증가했다. 부채 증가는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세수가 줄어드는 반면 경기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국채 발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채와 주택청약저축 등은 567조 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6조원 늘었다. 공무원·군인 연금의 미래지출 예상액인 연금충당부채가 늘어난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지난해 공무원·군인연금충당부채는 643조 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7조 3000억원 증가했다. 연금 수급자수 및 보수인상률 증가에 따른 것이다. 연금충당부채는 현재 연금 수급자 및 재직자에게 지급해야 할 연금액을 현재가치로 추정한 재무제표상 부채다. 정부가 직접 빌린 돈은 아니지만, 연금으로 지급하지 못한 부분을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 연금충당부채 산출은 국제적인 추세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간 국가채무 비교에는 쓰이지 않는다. 기획재정부 노형욱 재정관리관은 “연금충당부채가 굉장히 많이 늘어 공무원연금개혁이 초미의 화두로 떠올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금주의에 입각한 중앙·지방정부의 국가채무는 지난해 말 530조 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0조 7000억원이 늘었다. 지난해 통계청 추계인구 5042만 4000명으로 나눠 계산할 경우 국민 1인당 국가채무는 1천52만원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5.7%로, 전년보다 1.4%포인트 올랐다. 통합재정수지는 8조 5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확장적인 재정정책의 영향으로 29조 5000억원의 적자를 보였다.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는 -2.0%다.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3조 2000억원 이후 가장 크다. 지난해 총세입은 298조 7000억원, 총세출은 291조 5000억원, 세계잉여금은 -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공공자금관리기금 등 64개 기금의 수입·지출액은 537조 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6조 9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중앙정부 자산은 1754조 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88조 2000억원 증가했다. 부채를 제외하면 순자산은 543조 3000억원이다. 노 재정관리관은 “국제적으로 비교하면 재정건전성은 상당히 건전한 수준이지만 장기적으로 저출산·고령화나 복지재정의 증가추세 등을 감안해 지금부터 더 철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름 깊은 ‘불황형 흑자’

    시름 깊은 ‘불황형 흑자’

    유가하락으로 인한 세계 교역 시장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수출 순위가 세계 6위로 한 단계 상승했다. 지난달 수출은 470억 달러로 소폭 줄었으나 수입 감소 폭이 훨씬 커 월간 무역수지로는 84억 달러의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 발생한 불황형 흑자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2% 줄어든 470억 달러, 수입은 15.3% 감소한 386억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입이 모두 감소했지만 주요 원자재 수입단가 하락으로 수출보다 수입이 큰 폭으로 줄어 무역수지는 지난달에 이어 38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지난달 공개한 주요 70개국 수출순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처음으로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수출 순위 7위에서 6위로 올랐다. 2010년 이후 5년 만이다. 2008년 12위였던 우리나라 수출 순위는 2009년 9위, 2010년 7위에서 제자리걸음해 왔다. 현재 우리나라보다 수출 순위가 높은 나라는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네덜란드 순이다. 중국을 제외한 독일, 일본,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은 지난해 10월 이후 수출이 계속 감소했다.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수출액이 줄면서 감소 폭도 커지고 있어 우려도 커지고 있다. 품목 가운데 반도체와 컴퓨터, 선박이 수출을 주도한 반면 공급과잉으로 인해 단가가 떨어진 철강과 자동차, 석유화학, 가전 수출은 줄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기고] 부산 IDB 총회에 거는 기대/차문중 KDI 산업·서비스 경제연구부장

    [기고] 부산 IDB 총회에 거는 기대/차문중 KDI 산업·서비스 경제연구부장

    중남미 28개국의 공동 발전과 경제 통합을 위해 설립된 미주개발은행(IDB)이 미주투자공사(IIC)와 함께 오는 26일부터 나흘간 부산에서 연차총회를 연다. 우리나라는 3차에 걸친 협상 끝에 2005년 비로소 IDB에 가입했다. 우리는 왜 그 먼 곳의 개발은행에 가입하기 위해 범정부적 노력을 기울였을까. 적어도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IDB 발주 프로젝트와 조달 시장에는 회원국만 참여할 수 있다. 실제 IDB 가입 후 우리 기업들은 총 7억 6000만 달러에 이르는 IDB 차관사업과 기술협력 프로젝트 등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둘째, 우리 재화와 서비스의 중남미 시장 접근성이 강화될 수 있다. IDB 가입 이후 한·중남미 교역 규모는 2005년 220억 달러에서 2013년 547억 달러로 두 배 반 이상 증가했고, 2013년에만 약 180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직접투자 역시 5억 6000만 달러에서 32억 달러로 다섯 배 이상 증가하는 등 양 지역의 경제관계는 빠르게 돈독해졌다. 셋째, 공동 발전을 위해 노력하며 상호 이해를 증진할 수 있다. 역외 국가로서 중남미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중남미 국가들과의 신뢰 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 IDB 연차총회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것은 이러한 세 가지 편익을 더욱 강화시킬 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무대에서 우리의 존재감과 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가 IDB에 가입한 지 10년이 흐르는 동안 중남미 지역은 인구 6억명, 국내총생산(GDP) 6조 달러의 떠오르는 전략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자원도 풍부하며 성장 잠재력도 높아 우리 경제와 매우 높은 보완성을 지닌다. 이렇게 좋은 시장을 다른 나라들이 뒷짐지고 바라보고만 있을 리 없다. 중국과 일본은 이미 대규모 금융지원, 투자약속 등을 통해 이 지역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이 경제대국들과 돈 자랑을 하며 겨룰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비책은 무엇일까. 바로 세계적 석학 루카스 교수가 ‘기적’이라고 명명했던, 그들에게는 신데렐라 이야기처럼 경이롭고 환상적인 경제발전 경험이다. 지난 1월 필자가 IDB에서 우리 경제의 발전 과정에 대해 발표한 후 IDB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회의에 참석한 중남미 정부, 연구기관, 대학의 전문가들에게 절규하듯 소리쳤다. “우리가 더 잘살았었잖아. 그런데 지금 한국보다 잘사는 나라가 하나라도 있습니까. 도대체 지난 50년간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이번에 한국에 가서 그 비결을 배워야 한다고.” 우리는 자원도 없고 국내 시장도 협소했지만 기적 같은 경제발전을 이루어 냈다. 우리 경제가 성장의 마법을 잃어 가는 지금 이번에는 풍부한 자원, 시장, 그리고 잠재력을 지닌 중남미 경제가 기적같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것이다. 양 지역의 미래를 이끌 젊은이들의 유스포럼,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비즈니스 서밋과 더불어 경제발전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지식공유포럼이 이번 연차총회와 함께 열리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 매우 미래지향적이고 시의적절하다. IDB 부산연차총회가 중남미에는 한국 붐을, 우리나라에는 중남미 붐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재계 인맥 대해부(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OCI그룹] 국내 화학산업 개척… 글로벌 태양광업계 리더로 ‘우뚝’

    [재계 인맥 대해부(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OCI그룹] 국내 화학산업 개척… 글로벌 태양광업계 리더로 ‘우뚝’

    50여년 전통의 종합화학기업인 OCI그룹은 21세기 신재생에너지로 각광받는 태양광 전문 기업으로 유명하다. 태양광발전의 기본 소재는 태양광을 전기로 바꿔 주는 폴리실리콘인데 OCI그룹은 미국 헴록, 독일 바커와 함께 폴리실리콘 제조 ‘세계 3강’으로 꼽힐 만큼 글로벌 그린 에너지 메이커로서의 위상을 뽐내고 있다. OCI그룹은 자산 규모 12조원대로 2013년 기준 국내 재계 서열(공기업 제외) 23위에 올라 있다. OCI그룹의 창업자는 국내 재계 마지막 ‘개성 상인’으로 불리는 고 이회림 명예회장이다. 개성에서 송도보통학교를 졸업한 그는 14세 때부터 도매상 손창선 상점에 취직해 송상(松商·개성을 중심으로 사업 활동을 하던 상인)의 길을 걸었다. 1951년 서울에서 국내 최초의 수출 업체인 개풍상사를 운영하면서 면사 등을 팔아 강원도 대한탄광(1955년) 등을 인수했다. 이렇게 번 돈으로 미국의 개발차관(AID)을 받아 1959년 OCI그룹의 모태인 동양화학을 설립했다. 동양화학은 국내 최초로 유리를 만드는 데 쓰이는 소다회를 제조하는 기초화학소재 업체로 첫발을 뗐다. 그러나 1968년 공장 준공 이후 일본과 미국의 소다회 제품이 범람해 적자와 재고가 쌓이면서 사업 초기부터 좌초 위기에 직면했다. 이 명예회장은 장남이자 OCI그룹을 승계한 이수영 회장을 회사에 불러들여 부자 경영을 시작했다. 미국 아이오와주립대에서 유학 중이던 이 회장은 지금의 부사장 격인 전무이사 타이틀로 1970년 입사했다. 이후 1979년 사장으로, 1996년 회장으로 OCI그룹을 이끌고 있다. 이 회장 투입 이후 당시 박정희 정부의 도움과 경제개발 계획에 힘입어 동양화학은 위기를 극복했다. 이후 화이트카본을 생산하는 한불화학(1975년), 세제의 원료인 과산화수소 공장(1979년), 지금은 유니드로 개명한 한국카리화학(1980년), 실리카겔 공장(1988년), TDI 공장(1991년), 동우반도체약품(1991년) 등을 설립해 다양한 화학 분야로 진출하며 종합화학그룹으로서의 기틀을 마련했다. 업계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의 후유증으로 고전하던 시기인 2000년. 당시 예금보험공사에 담보로 잡혀 있던 제철화학과 제철유화를 인수하며 또 한번의 변신을 꾀했다. 제철화학은 포스코의 포항공장과 광양공장에서 배출되는 부산물인 콜타르를 정제해 피치 등 고부가가치 화학소재를 만들어내는 사업이다. 동양화학은 이듬해인 2001년 제철화학과 합병하면서 동양제철화학으로 거듭났다. OCI그룹에서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주요 기업이자 지주회사 격인 OCI는 당시 인수·합병을 계기로 1990년대 후반까지 3000억원대이던 매출이 2000년 기준 1조 6000억원대로 5배 이상 확대됐다. 이수영 회장은 2004년 3월부터 6년간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을 맡으며 재계를 이끌었다. OCI그룹(당시 동양화학)은 2006년 태양광산업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 진출을 본격 선언하면서 다시 한번 도약에 나섰다. OCI그룹 내 주력 회사인 OCI는 2008년 제1 폴리실리콘 공장(연산 5000t)의 상업 생산이 시작된 후 제2공장(1만t), 제3공장(1만t)을 잇따라 건설했다. 이후 이들 공장의 생산 설비 합리화로 2011년 말 폴리실리콘 생산 능력을 4만 2000t으로 확대하면서 원가경쟁력을 확보해 세계 3위권의 폴리실리콘 메이커로 우뚝 섰다. 동양화학은 2001년 동양제철화학에 이어 2009년 회사명을 지금의 OCI로 바꿨다. 시련도 이어졌다. 이수영 회장의 두 아들인 이우현 OCI 사장과 이우정 넥솔론 관리인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불공정 거래 혐의로 2011년 4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듬해인 2012년부터 유가 하락 등으로 태양광 업계가 어려움에 봉착하면서 OCI는 적자 전환했다. 이 여파로 OCI 계열인 넥솔론은 2014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011년 60만원대까지 치솟았던 OCI 주가는 2015년 3월 현재 10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OCI그룹은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삼성정밀화학이 사실상 손을 떼고, 웅진이 국내에서 관련 사업을 거의 포기한 태양광에너지 업황 부진 속에서도 지난해 흑자 전환(연결 기준)에 성공했다. 폴리실리콘 시장은 호전되지 않아 OCI는 적자지만 석유석탄화학과 기초화학 분야에서의 안정적인 매출과 영업이익 창출로 태양광 분야 적자를 보전해 흑자를 냈다. OCI그룹은 올해를 기점으로 폴리실리콘뿐 아니라 태양광 에너지저장시스템(ESS)에도 투자하며 성장 동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OCI는 태양광과 ESS 완제품을 모두 생산하는 명실상부한 태양광 전문 업체로 거듭날 수 있다. OCI그룹 측은 “태양광 시장이 유럽에서 미국, 중국 일본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데다 이달 말 전북 군산 폴리실리콘 3공장 증설을 끝내면 OCI는 세계 폴리실리콘 수요량의 17%를 차지하는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서 “태양광 소재에서 발전 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해 태양광 시장의 성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원달러환율 전망 ‘강달러’ 이어질 듯…외국인 증시 움직임 주목

    원달러환율 전망 ‘강달러’ 이어질 듯…외국인 증시 움직임 주목

    원달러환율 전망 원달러환율 전망 ‘강달러’ 이어질 듯…외국인 증시 움직임 주목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에 이어 앞으로도 ‘강(强) 달러’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일단 오락가락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순매수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은 우세한 편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종가)은 지난 주말 1098.70원에서 지난 12일 1,126.40원으로 27.70원(2.5%) 올랐다. 지난 6일 미국 고용지표의 확연한 개선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달러 가치가 치솟은 결과다. 11일까지 급등한 환율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 12일에도 장중 강세를 띠다 하락세로 반전해 0.1원 내린 채 마감했다. 금리인하는 환율 상승 재료지만 그간 기대가 선반영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외국인의 움직임은 다소 복잡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코스피시장에서 순매수로 돌아선 뒤 지난 주말까지 10거래일 연속 ‘사자’ 바람을 일으킨 외국인들은 이번 주 들어선 ‘사자’와 ‘팔자’를 오갔다. 지난 9일(-604억원) 순매도를, 10일(796억원)과 11일(905억원)에는 순매수를, 12일에는 1000억원 가량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특히 12일에는 순매도로 장을 시작해 400억원 가까이 팔았다가 점심 무렵 사자 우위로 돌아서고는 장 마감 20분 전에 다시 팔았다. 분명한 것은 순매수 강도가 눈에 띄게 약해진 점이다. 지난주에는 순매수액이 매일 1000억원을 웃돌며 하루 평균 1956억원, 총 9800억원에 달했지만 금주에는 4일간 순매수액을 합쳐봐야 30억원 정도다. 실제 외국인에게는 환율이 핵심변수는 아니더라도 간과할 수 없는 변수다. 달러를 들여와 원화로 환전한 자금으로 국내 주식을 사기 때문에 환율이 뛰는 흐름에서 주식을 사면 환차손을 볼 수 있어서다. 그렇기에 환율 상승기에는 ‘팔자’로 반응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최근 움직임을 놓고는 순매수액이 줄었어도 약하게나마 사자 흐름을 탔기에 순매수 지속에 무게를 싣는 관측이 많다. 환율 급등에 순매도로 반응할 것이라는 공식이 이번에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여기에는 유럽의 양적완화(QE)가 지난 9일부터 시행된 점이 반영됐다. 넘치는 유로화를 퍼 나르는 ‘유로 캐리 트레이드’가 본격화하면서 국내에 자금유입이 지속할 것이라는 해석에서다. 유동성효과가 환율 변수를 압도할 것이라는 얘기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11일까지)코스피를 매수했는데, 과거와는 다른 이례적인 모습”이라며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효과가 본격적으로 발휘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화가 나홀로 약세가 아니라 미국 달러화 대비로 주요국 통화가 동반 약세라는 사정도 고려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환율의 추가 급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불황형 흑자라는 해석은 있지만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며 국내에 달러 유입이 늘고 있어서다. 게다가 싸진 국제유가는 경상흑자 규모를 늘리는 요인이다. 서대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 변수도 있으므로 길게 보면 달러 강세가 지속하리라고 보지만, 최근 급등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주춤할 것”이라면서 “1150~1160원 정도를 상단으로 본다”고 말했다. 12일 장 막바지에 순매도 전환한 것에도 무게를 둘 필요가 없다는 시각이 많다. 외국인이 팔자로 마음을 바꿔먹은 결과라기보다는 ‘네 마녀의 날’(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을 맞아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쏟아진 영향으로 보는 해석이 우세하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외국인 매수세는 그리스 문제가 봉합되고 ECB의 양적완화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며 “다만 아직 기조적인 유입으로 보기 어렵기에 확 빠져나가지도, 크게 들어오지도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18일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주목한다. 곽현수 연구원은 “FOMC에서 금리인상에 대한 ‘인내심’ 문구가 빠지면 달러화 강세 재료의 소멸로 상승탄력이 둔화될 가능성이 크지만 하락 전환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면서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외국인 매수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소득 많아도 건보료 한 푼 안 내는 건보체계 손봐야

    건강보험료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 연간 소득이 4000만원에 이르는데도 건강보험료를 한 푼도 안 내는 이들이 무려 4800여명이나 된다. 소득이 있으면 세금을 내야 하듯 소득이 있으면 건강보험료를 내야 하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건만 이 같은 상식이 거꾸로 가고 있다니 한심한 노릇이다. 이런 불합리한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정부가 소득이 많아도 건보료를 내지 않고 마음 놓고 병원에 다닐 수 있도록 건보료 부과체계 자체를 엉터리로 설계한 탓이다. 정부는 하루빨리 건보료 체계를 대폭 손질해야 한다. 현행 건보료 제도에서는 소득이 있어도 직장을 다니는 가족의 피부양자로 등록하면 건보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반면 저소득층의 지역가입자라도 전·월세 등을 기준으로 보험료가 어김없이 부과된다. 집도 있고, 수천만원의 연금소득이 있는 김종대 전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지난해 말 “(나는) 퇴임해도 직장가입자인 아내의 피부양자로 바뀌어 보험료가 0원이 되지만 (가난 때문에 자살한) 송파 세 모녀는 집도 없고 소득도 없는데 보험료를 내야 한다”고 개탄한 것도 이 때문이다. 건강보험 수지가 올해 흑자를 끝으로 내년부터는 매년 조 단위의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있다. 세계에서 부러움을 받는 우리의 건강보험제도가 지속 가능하려면 잘못된 건보료 개편밖에 답이 없다. 우선 소득이 있는 이들의 무임승차부터 막아야 한다. 현재 근로소득·연금소득·이자소득이 각각 4000만원 이하일 경우 피부양자 자격을 부여하는데, 이들 소득을 합한 총액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 나아가 저소득층의 보험료 부과체계도 손질이 불가피하다. 연간 491만원의 소득을 가진 이가 불과 10여만원 소득이 올라도 연 보험료는 24만원에서 79만원으로 보험료 폭탄을 맞게 된다고 한다. 보험료 기준 500만원에 기계적으로 맞추다 보니 생긴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은 지난 1월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발표하려다 전격 중단했다. 연말정산 소동으로 여론이 들끓자 놀란 나머지 정작 추진해야 할 건보료 개편을 없던 것으로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던 것이다. 이번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건보료 개편의 당위성을 또다시 보여 주고 있다. 복지부는 하루빨리 건보료 개편안을 만들어 실천 로드맵을 내놓아야 한다.
  • 美 기업 PSI에 한국투자기관 및 키스톤글로벌 500만 달러 투자

    코스피 상장기업 키스톤글로벌(012170)이 미국 빅데이터 전문기업 PSI International Inc(이하 PSI)의 주요 주주로 등극했다. PSI는 지분 10.75%(26,249주)를 한국 상장기업인 키스톤글로벌 및 한국측 투자기관에 53억7500만원(USD$ 5M)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PSI는 한국 증시 최초로 상장되는 오리지널 미국 IT 기업이자 데이터 분석과 관리, 빅데이터 분야 전문 기업이다. 美 우주항공국 NASA와 FDA, 국토안보부와 국방부를 비롯해 미국 연방정부, 뉴욕시티 등이 PSI의 주요 고객이며, 이들 기관으로부터 최우수 기업상을 받기도 했다. PSI는 11년째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매출 약 460억으로 매년 성장하고 있으며, 연방정부의 엄격한 관리에 따라 외부 감사를 받으며 미국 나스닥 상장 기준에도 부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SI는 아시아 빅데이터 시장 진출의 거점을 한국으로 선정하고 KB투자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했고, 올 하반기 코스닥 상장 일정을 제안 받았다. 현재 매각 가능한 잔여 지분을 놓고 대형 펀드사들간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으며, PSI는 한국 상장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즉시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 지역 증시 상장과 각국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PSI는 한국의 일부 대기업과도 빅데이터 하둡기술을 이용한 비즈니스 프로젝트를 논의 중에 있으며, 빅데이터 관련 정보 분석 센터 및 빅데이터 프로그래머 교육 등의 선진 기술 이전을 위한 한국 내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또한 PSI가 보유한 연 800조 시장인 미 연방정부 특수 자격증을 이용해 한국 기업의 안정적 대미 수출 통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과 제휴를 통해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국내 사업환경을 건실히 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SI는 한국 증시는 물론 아시아 증시 전체에서 유일하게 미국 우주항공국과 FDA에 직접 첨단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다. 또한 전 세계 70개 기업만이 있는 CIO-SP3 자격증를 보유하고 있어, 미래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은 편이라는 자평이다. 최근 글로벌 투자회사인 골드만 삭스는 싱가포르 빅데이터 스타트업 기업인 안트윗(http://antuit.com)에 약 600억원을 투자하면서 아시아 빅데이터 산업의 성장을 높게 보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 바 있다. 안트윗이 보유한 기술은 PSI가 오래 전부터 보유하고 사용 중인 기술로, 앞으로 PSI의 빅데이터 선진기술이 한국 및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면, PSI는 초기 시장이라 할 수 있는 아시아 시장의 선점과 동시에 아시아 전체 빅데이터 시장을 이끌어가는 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Worldwide Bigdata Technology and Service Market Forecast(2012)에 따르면 세계 빅데이터 시장 규모는 매년 약 39~60%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PSI 관계자는 “미국 내에서도 전문인력이 매년 180만 명 이상 부족한 유망 분야”라고 예상했으며, 키스톤글로벌은 이런 긍정적인 전망들이 투자 매력으로 작용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PSI 측은 “향후 한국기업들과 보안분야를 비롯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데이터 관리 및 의약품 분석 기술, 교통 및 항만 통제 분야 빅데이터, 첨단 우주항공 비행체 기술, 국가비상 재난구조 첨단 시스템, IoT(사물인터넷), WoT(웹기반 통합운영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적 협력을 추진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나이롱환자’ 핑계로 장기 입원료 올리려는 정부

    보건복지부가 장기 입원 환자의 본인 부담률을 올려 환자 입원료를 대폭 인상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국민건강보험료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해 논란을 부르고 있다. 8월 시행 전에 여론 수렴을 통해 개정안의 문제점을 시정하지 않는다면 질병으로 고통받는 서러운 서민들에게 ‘입원료 폭탄’을 안길 수도 있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에 따라 16일 이상 장기 입원하는 환자는 입원료를 할인받는다. 그러나 개정안이 시행되면 이 같은 입원료 중 본인부담금이 최대 8배까지 껑충 뛰어오른다. 특히 장기 입원이 불가피한 암, 심질환, 뇌질환, 희귀난치성 질환 등 4대 중증질환자에게도 예외 없이 본인 부담률을 올리겠다고 한다. 암환자의 5인실 하루 입원료는 현재 2300원이지만, 개정안이 적용되면 입원 16일부터는 1만 4000원, 입원 31일부터는 1만 9000원이 된다. 한 달에 수십만원을 더 내야 한다. 서민으로서는 부담이 여간 커지는 게 아니다. 박근혜 정부는 ‘4대 중증질환자 치료비 100% 국가 부담’을 공약했고 우선 내년까지 치료비를 경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래 놓고 도리어 입원료를 올리려 하니 어르고 뺨치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시행령을 바꾸는 이유의 하나로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주는 ‘나이롱환자’를 걸러 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나이롱환자 문제도 바로잡아야 한다. 최근 광주경찰청 수사에서는 허리디스크 등을 핑계로 장기 입원한 뒤 지역 테니스대회에 출전해 준우승한 나이롱환자가 적발되기도 했다. 지난해 허위·과다 입원 사기 금액은 2년 전보다 두 배나 증가했다. 그렇다고 해서 전체 환자의 입원료를 올리겠다는 발상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2013년 국민 5명 중 1명이 경제적인 이유로 병원 진료를 포기할 정도로 서민들의 병원비 부담은 크다. 이번 정책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진짜 환자를 잡을 수 있는 행정편의주의요 반서민 정책이다. 나이롱환자 문제는 금융감독원과 건강보험공단, 검찰, 경찰이 힘을 합쳐 단속을 강화해 해결해야 한다. 그것이 정도다. 정부의 본래 의도는 장기 입원 환자를 줄여서 건강보험 재정을 호전시키는 데 있는 듯하다. 그러나 건강보험은 현재 누적 흑자가 13조원에 이른다. 환자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 주는 게 맞다. 공약 역행 정책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 민주주의 새길 찾는다 ‘성년 지방자치’

    민주주의 새길 찾는다 ‘성년 지방자치’

    “장소를 세종문화회관으로 듣고 ‘그럼 홈커밍이 아니지 않으냐’는 생각에 고개를 갸웃했는데…. 안전행정부니 행정안전부니 하고 부르던 이름도 걸맞지 않다고 여기던 터에 원래 출발인 행정자치부로 바꾼 점도 오히려 잘 어울려요.” 지방자치학회장을 지낸 김안제 서울대 명예교수는 5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2층 국무위원 식당에서 열린 ‘지방자치 20년 맞이’ 행사에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행자부 주최 ‘지방자치를 만들어낸 사람들 홈커밍데이’ 자리였다. 1980~1990년대 초 지방자치제 부활을 준비했던 사람들을 초청해 의견을 들었다. 최인기 전 행자부 장관, 김범일 전 대구시장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당초 세종문화회관 세종홀로 예정됐던 행사는 이날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사건 때문에 황급히 자리를 옮겨 열렸다. 김 명예교수는 이어 “성인 반열에 오른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를 평가하면 분명히 흑자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종섭 행자부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20년 전만 해도 지방자치를 하느냐 마느냐, 시기상조 아니냐는 등 적잖은 국론 분열을 겪었다”며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를 고민할 때 지방자치밖에 없다고 본 게 옳았다고 판단될 정도로 이제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대통령 소속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은 “중앙정부 차원에선 예산을 내려줘도 해낼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자체를 불신하는 게 솔직하고도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개선을 촉구했다.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는 “1980년 신군부 출범 때 딱지(?)를 맞았던 지방자치 기안서를 노랗게 빛바랜 지금까지 이사하면서도 꼭 갖고 다닌다”며 “당시 헌법 부칙에만 간단히 추진계획을 담아 아쉬웠던 기억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최창호 건국대 명예교수는 “어쨌든 어렵사리 출범한 뒤에도 (부작용 탓에) 이런 게 무슨 지방자치냐라는 핀잔을 많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강형기(행정학) 충북대 교수는 “지방자치 마지막 단계를 재정독립으로 보는데 이대로라면 참담한 형편”이라며 “일본처럼 중앙정부를 따르는 분위기를 만들도록 행자부 위상 제고에 힘써야 한다”고 끝맺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시론] 한·중 FTA, 미완의 성공/최원목 이화여대 교수·싱가포르국립대 방문교수

    [시론] 한·중 FTA, 미완의 성공/최원목 이화여대 교수·싱가포르국립대 방문교수

    역사적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가 가서명돼 문안이 공개됐다. 정부의 자평에 따르면 미국·유럽연합(EU)에 이어 중국과의 FTA 체결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FTA 허브‘로서의 지위가 확보됐고, ‘아·태 지역 경제통합 과정에서의 핵심축(린치핀)’ 역할 수행의 발판이 마련됐다고 한다. 지난해 말 한·중 FTA 협상의 타결 선언 이후 FTA 혜택이 별로 없다는 비판을 받아 왔으나 이제 협정 문안을 공개할 수 있으니 ‘실체적인 이익’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불법 어획 수산물을 FTA 특혜관세 혜택에서 배제하고, 48시간 내 통관 원칙을 규정한 것은 한·중 상품교역 질서를 수립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중국 측이 애초 제시한 까다로운 원산지 결정 기준을 완화한 것(결합기준 적용축소, 역내 부가가치 요건을 40~50%로 하향조정)도 대중교역 확대를 위해 바람직하다. 상표권과 실용신안권 보호를 강화하고 지적재산권 관련 집행력을 강화해 우리 지재권 보호나 한류 콘텐츠의 대중 진출 확대를 꾀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중국 내 상사 주재원의 체류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한 것도 우리 기업인의 애로 사항을 다소 해소한 것이다. 환경보호 수준을 지속적으로 제고하고 환경 법규를 효과적으로 집행하도록 의무화한 것은 중국발 환경악재 대처에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럼에도 실망스런 부분이 많다. 대중 교역 흑자의 효자 품목인 승용차, 자동차 부품, 대형 가전제품, 발광다이오드(LED) 패널 등이 중국 측 개방 목록에서 제외됐다. 상당수의 철강제품(아연도금강판, 전기강판 등), 기계류(굴삭기 등 건설기계, 고급공작기계), P-X, TPA 등의 석유화학제품, 화섬사와 같은 섬유제품 또한 제외됐다. 중국이 국내적으로 육성 중인 고부가가치 분야는 대부분 제외하고 저부가가치 품목 위주로 FTA 혜택이 발생토록 한 셈이다. 우리 측이 농수산 품목에서 극단적 보호주의(수입액 기준 60%를 개방에서 제외)를 택한 대가인 셈이나 양 부문의 교역 액수와 잠재적 교역 기회를 감안할 때 우리로서는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 중국 내에 만연한 비관세 장벽 해소를 위해서는 강력한 비관세 조치 파악 및 대응 메커니즘이 마련돼야 하는데, 투명성 원칙과 공무원들 간의 협의 채널만 구축하는 데 그쳤다. 한국 원산지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는 개성공단 생산 제품의 범위를 역대 최다(310개 품목)로 확보한 것은 좋으나 ‘협정 서명 당시 존재하는 공단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에 한해’ 원산지 지위를 인정토록 해 남북한 경협이 개성공단 이외의 지역으로 확대될 경우에는 추가 합의해야 원산지 지위를 인정받게 되는 부담을 지게 됐다. 서비스 및 투자 분야에서 정부는 상하이 자유무역지대(FTZ) 내에서의 법률 및 건설 서비스 합작 자유화를 달성하고, 중국 내 한국 관광회사의 관광객 모집 영업이 허용됨을 성과로 내세운다. 그러나 FTZ에서의 적극적 자유화 정책은 이미 중국이 자체 필요에 의해 확립한 정책이고, 관광회사 영업 허가는 중국이 이미 진행하고 있는 관광업 자유화 파일럿 프로그램에 한국을 참여시키기로 한 방침을 재확인한 것일 뿐이다. 오히려 서비스 분야에서의 최혜국 대우 의무가 한·중 FTA에 규정되지 못한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FTA 체결국 간에 차별적인 서비스 규제가 형성되는 것을 막는 최혜국 대우 의무 조항은 현대적 FTA의 필수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의 경우도 이미 뉴질랜드·스위스와 각각 체결한 FTA에서 이러한 의무를 인정한 바가 있다. FTA 글로벌 허브와 린치핀은 주요 경제권과 FTA를 많이 맺기만 하면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서로 상이한 FTA들 간에 초래되는 복잡성이 거래 비용을 증가시키기 마련이므로 이러한 비용 증가에 체계적으로 대처하려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한·중 FTA에는 이러한 교역 복잡성을 줄이려는 의식적 노력이 반영돼 있지 않다. 협정의 전문을 보더라도 그저 양국 간의 양자조약을 맺는다는 선언에 그치고 있고, 아시아 지역의 통합과 평화에 파급효과를 미치려는 역사적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양국 정부 모두 호랑이를 그릴 기회에서 고양이를 손쉽게 그려 내는 정치적 편의주의 함정에 결국 빠진 결과다.
  • [재계 인맥 대해부 (3부)공기업에서 민영기업으로 포스코] 기술도 자본도 없는 亞 변방 황무지에 ‘금빛 철강신화’ 일구다

    [재계 인맥 대해부 (3부)공기업에서 민영기업으로 포스코] 기술도 자본도 없는 亞 변방 황무지에 ‘금빛 철강신화’ 일구다

    포스코의 47년 역사를 논할 때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을 빼놓고는 이야기 자체가 불가능하다. 최고 경영자로 일한 25년간 그는 불가능할 것만 같던 철강 보국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박 회장이 철강왕이라 불리는 건 글로벌 철강업체로 우뚝선 포스코를 일궈낸 그의 업적을 감안할 때 결코 무색하지 않다. 미국의 카네기는 당대 35년 동안 조강(가공되지 않은 강철) 1000만t을 이뤘지만 박 회장은 25년(1968~1992년) 내 연산 조강 2100만t이라는 신화를 일궈냈다. 기술도 자본도 없는 아시아 변방의 후진국에서 만들어진 신화라는 점에서 더욱 높이 평가된다. 물론 포스코가 지금의 경쟁력을 확보하기까지는 1960~80년대까지 절대권력을 행사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그의 존재감은 1978년 중국의 최고 실력자 덩샤오핑의 일본 방문 일화에서도 잘 드러난다. 당시 일본 기미쓰제철소를 방문한 덩샤오핑은 이나야마 요시히로 신일본제철 회장에게 “중국에도 포항제철과 같은 제철소를 지어 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당시 이나야마 회장의 대답은 간단 명료했다. “중국에는 박태준이 없지 않으냐” 이 대화는 한동안 중국 대륙에서도 ‘박태준 신드롬’이 나타나는 배경이 됐다. 1927년 부산 기장에서 태어난 박태준은 일자리를 찾아 현해탄을 넘은 부친을 따라 학창 시절을 일본에서 보냈다. 1940년 이야마북중에 다니던 그는 2차 세계대전 기간에 제철 근로봉사에 동원됐다. 용광로와의 첫 만남이었다. 1945년 일본 와세다대에 합격했지만 2년만 다니고 귀국해 남조선경비사관학교(현 육군사관학교 6기)에 입학했다.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것도 이때다. 당시 사관학교 중대장이던 박정희는 수학 실력이 탁월한 박태준을 눈여겨봤다. 박태준이 임관한 후 한동안 두 사람은 교류가 없었다. 하지만 부산 군수기지사령관으로 발령받은 박정희가 박태준을 참모장으로 발탁하면서 인연은 다시 시작됐다. 10살 터울인 부하 장교 박태준에 대한 박정희의 신임은 절대적이었다. 5·16군사혁명을 준비하던 박정희는 어느 날 박태준을 따로 불러 부탁한다. “임자는 이 일(쿠데타)에 참여하지 말고 만약 일이 잘못되면 내 식구들이나 좀 돌봐줘.” 결국 1961년 5·16 군사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박정희는 스스로 2대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에 오르면서 비서실장에 박태준을 임명했다. 2년 후 대부분 정치에 입문한 혁명세력과 달리 박태준은 소장으로 예편했다. 박 전 대통령은 박태준에게 텅스텐 수출업체인 대한중석 사장을 맡겼고 이어 제철사업도 지시했다. 한국이 제철사업을 하겠다고 나서자 우방인 미국은 물론 일본까지 비웃었다. 군사정권의 과시용 사업일 뿐이라는 냉소만 돌아왔다. 그럴 법도 했다. 당시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00달러 이하, 국가의 총수출액은 4200만 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종합제철소는 건설에 드는 돈만 무려 1억 5000만 달러에 달했다. 1968년 4월 포스코의 전신 포항제철은 그렇게 시작됐다. 가장 큰 걸림돌인 자금은 해외 차관에 의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 등 5개국 8개사로 구성된 대한국제제철차관단(KISA)과 세계은행(IBRD), 미국국제개발처(USAID), 대한국제경제협의체(IECOK) 등은 결국 고개를 가로저었다. 미국을 방문해 KISA 대표에게 최종적으로 ‘협력 불가’라는 답을 듣고 돌아오는 길에 박태준 사장은 하와이에서 대일청구권 자금의 일부를 제철소 건설 자금으로 전용하는 이른바 ‘하와이 구상’을 하게 된다. 당시 8000만 달러 정도 남아 있던 대일청구권 자금을 제철사업에 투자해 보자는 아이디어다. 곧바로 박 전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박 사장은 곧장 일본으로 가 일본 정재계 주요 인사들 설득에 나섰다. 미쓰비시상사의 후지노 사장 등 철강업계 관계자는 물론 통산성의 오히라 마사요시 장관 등을 연이어 만나 한국에 철강산업이 필요한 이유를 말하며 설득했다. 오히라 장관은 김종필과 함께 한·일청구권 협상을 타결 지은 인물이다.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당시 박 사장의 모습을 이렇게 기록했다. “박 선생은 보는 이들이 오히려 안타까워할 정도로 열심히 뛰어다녔다. 그의 진지한 노력에 일본은 감동했다” 박 사장은 결국 대일청구권 자금 7370만 달러와 일본 은행 차관 5000만 달러를 합한 1억 2370만 달러로 제철소사업을 시작했다. 1969년 8월 제3차 한·일 각료회담에서 일본 정부도 한국의 종합제철 건설 사업을 지원키로 약속했다. 자금이 확보되자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일제 식민 지배에 대한 피해 배상 청구권을 사실상 포기하는 대일청구권 자금은 우리 민족에겐 피 같은 돈이었다. 회담을 성사시킨 박정희 정권은 ‘3억 달러에 민족의 자존심을 팔았다’는 비난과 반발을 감수해야 했다. 그런 사실을 박 사장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공사를 독려하면서 박 사장은 “이 제철소는 식민 지배에 대한 보상금으로 받은 조상의 혈세로 짓는 것이니 만일 실패하면 바로 우향우해서 영일만 바다에 빠져 죽는다는 각오로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3년여에 걸친 공사 기간 중에 13번이나 포항 현장을 방문했다. 박 사장에게 건넨 ‘종이 마패’는 또 하나의 유명한 일화다. 공사 과정에서 당시 정치인들이 박 사장을 흔들어대자 박 전 대통령은 종이 마패 한장을 박 사장에게 쥐여 줬다. 마패에는 ‘박태준을 건드리면 누구든지 가만 안 둔다’고 적혀 있었다. 포항제철은 가동된 지 1년 만에 매출액 1억 달러를 기록하며 빚을 다 갚고 흑자를 기록했다. 결국 1970년 4월 1일, 온 국민의 기대 속에 연산 130만t 규모의 철을 생산하는 포항 1기 설비를 착공했다. 1973년 6월 마침내 우리나라 최초의 용광로는 쇳물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이후 건설과 조업을 병행하며 포철은 성장 가도를 달렸다. 세계 최대 제철소라는 타이틀은 포항제철소에서 광양제철소로 이어지며 1992년 2100만t의 사반세기 대역사를 마무리하게 된다. 박태준 명예회장은 설비 가동 첫해인 1973년 매출액 416억원에 46억원 흑자를 기록한 이래 1992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때까지 매출액을 149배(6조 1821억원), 순이익을 40배(1852억원) 이상으로 늘렸다. 용광로가 가동하기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단 한번의 적자 없이 흑자 행진을 지속하는 기틀이 됐다. 한국 제철사업에 투자하는 것을 강력히 거부했던 존 자페 전 IBRD 한국 담당자는 훗날 이렇게 말했다. “나는 지금도 대한국제제철차관단에 투자 반대 의견을 제출했던 내 보고서가 옳다고 믿는다. 다만 박태준 회장이 상식을 초월하는 일을 해 나의 보고서를 틀리게 만들었을 뿐이다. 포스코의 성공은 지도자의 끈질긴 노력을 바탕으로 설비 구매의 효율성, 낮은 생산 원가, 인력 개발, 건설 기간 단축을 실현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열린세상] 대통령 지지율과 통치/김춘식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열린세상] 대통령 지지율과 통치/김춘식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취임 첫 주 유권자의 79%는 향후 5년 동안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할 것이다’라고 응답했다. 지난 2년 동안의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니 외교·국제관계 및 북한 관련 이슈들은 대통령 지지율 향상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임 초 개성공단 철수와 한·미 정상회담은 대통령의 지지율을 50%대로 끌어올렸고, 중국 방문과 통합진보당 내란음모 혐의는 60%대로 견인한 주요 의제였다. 세월호 참사 이후 40%대로 내려간 지지율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다가 유엔총회 참석과 베트남 정상회담으로 다시 50%에 근접했다. 반면 지난 2년 동안 국내 문제가 대통령 지지율 향상에 도움을 준 사례는 찾기 힘들다. 국가기관 대선 개입, 국가정보원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부적절한 인사 문제, ‘정윤회 문건’ 유출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대통령 지지율은 여지없이 하락했다. 대통령의 2015년 신년기자회견 후 지지율은 30%로 떨어졌고, 시민의 체감 이슈인 연말정산 파동은 지지율을 20%대로 끌어내렸다. 지난 2년 동안의 대통령 지지율 등락은 예상 가능한 결과였다. 외교·국제관계와 대북 문제의 경우 정부가 정보를 독점하기 때문에 언론은 정부 취재원에 의존해 뉴스 자료를 수집할 수밖에 없다. 신뢰할 만한 반박 정보를 수집하는 게 힘들기도 하지만 권력 취재원의 말과 행동을 중시하는 언론의 관행은 정부의 관점이 뉴스를 지배하는 결과를 낳게 한다. 여기에 유력 언론의 이념적 편향이 가미되면 여론은 집권 세력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국내 정치 이슈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사안마다 의견이 찬성과 반대로 분명히 나뉘고 평가를 유보한 유권자 규모가 커 언론이 특정 권력의 입장만을 편드는 게 쉽지는 않다. 대통령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세 가지가 꼽힌다. 먼저 대통령 재임 기간이다. 이론가들은 대통령의 재임 기간과 지지율이 부정적 관계에 있다고 주장한다. 대통령은 통치 기간 내내 수많은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고 여러 쟁점들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하므로 시일이 지날수록 정치적 수혜자보다는 반대자들이 늘어나게 된다. 다음은 나라가 돌아가는 형세, 즉 ‘나라꼴’에 대한 유권자의 인식이다. 개인 소득이 증대하고 국가가 번영의 단계에 있다고 느끼면 대통령 지지율은 올라가지만, 시민들이 국가의 상태를 경기 침체와 연결 짓는다면 지지율은 떨어진다. 경제학자들은 수입 급감에 따른 ‘불황형 흑자’, 디플레이션 우려, 소비 및 투자 심리 위축 등이 장기 불황을 예감케 한다고 경고한다. 더구나 1월 실업률은 전년 대비 0.3% 포인트 증가했고 30세 미만 청년 실업률은 0.5% 포인트 늘어났다. 실업률이 지지율을 결정하는 변인임을 고려할 때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 기대는 난망하다. 마지막은 정치 홍보다. 홍보 책임자들은 대통령의 패션이나 친서민 행보에 주목하는 언론의 뉴스 생산 관행을 관리한다면 지지율을 높일 수 있다고 믿는다. 주류 언론들이 2년 동안 공식 행사에서 선보인 옷의 숫자와 의상 색깔에 담긴 정치적 의미를 분석하는 뉴스를 보도하는 걸 보면 그러한 신념은 일견 타당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시민의 60%가 한국 언론이 무책임하고 권력과 유착된 보도 태도를 보인다고 인식하는 조사결과(2014 언론수용자 의식조사)를 고려한다면 대통령 패션 뉴스가 지지율을 끌어올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지하지 않는 이들의 절반 이상이 소통 부재, 인사문제, 세제개편안·증세, 공약실천 미흡을 들어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세제개편안·증세의 경우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주겠지만, 국가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공론화돼야 할 이슈이고, 경제는 대외 의존적 체제여서 정부 정책만으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 반면 불통과 인사 문제는 유권자의 상식과 여론을 존중한다면 대통령의 의지만으로도 얼마든지 개선될 수 있다. 더구나 경제민주화는 유권자 99%의 호응을 얻는 대표 공약이다. 이슈를 선점하는 전략을 넘어 시민의 합리적 요구를 수용한다면 지지율 반등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묻지마 지지자’가 아닌 보통의 유권자들로부터 ‘열심히 노력한다’, ‘여론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대통령을 기대해 본다.
  • [김영란법 본회의 통과] “비판 언론 길들이기 악용 우려”

    3일 언론인까지 포함된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언론계와 법조계를 중심으로 김영란법이 언론 탄압용으로 악용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적정성과 형평성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자율성과 독립성이 생명인 민간 영역의 언론까지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된 데 거듭 유감을 표명한다”며 “권력이 김영란법을 빌미로 비판 언론에 재갈을 물릴 가능성을 경계하며 검찰·경찰 등 사정기관이 자의적인 법 적용으로 정당한 취재와 보도 활동을 방해하는 등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언론종사자가 포함된 점은 명확성의 원칙, 평등의 원칙 등에 반해 위헌 소지가 있다”며 “언론의 공공성을 감안하더라도 언론 길들이기 수단으로 악용돼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한규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금품을 받은 언론인은 형법으로 처벌하면 되기 때문에 언론인을 포함시킨 것은 김영란법의 취지와 맞지 않다”고 밝혔다. 다른 민간 영역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언론사는 정부나 공공기관과 달리 영업 활동을 통해 흑자를 내야 시장 경제에서 생존할 수 있는 사기업인데 민간 영역 가운데 언론사만 포함한 것은 다른 민간 업계와의 역차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는 “언론사는 세금으로 봉급받는 공공기관이 아니다”라며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 가운데 유독 언론사만 표적으로 삼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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