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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 후계 경영인의 명암 현대차그룹(하)] ‘디자인·해외경영’으로 기아차 체질 바꿔… 현대차 재도약 숙제로

    2005년 기아차 대표이사에 선임된 정의선 당시 사장에겐 큰 숙제가 있었다. 1998년 부도로 쓰러졌던 기아차는 현대차가 인수한 뒤인 1999년 이후 흑자로 돌아섰지만 정작 기아만의 차별성이 부족했다. 국내 레저용차량(RV) 시장 위축과 환율 하락 등의 악재가 겹치자 다시 적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단기적인 해법을 넘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정 부회장이 꺼낸 카드는 ‘디자인경영’이다. 현대차와 차급도 성능도 비슷하다면 ‘디자인’에 차별화를 둬야 한다고 판단했다. 기아차 기획실장에 취임한 이후 국내외 전문가들과 만나 의견을 나누고 해외 모터쇼와 포럼을 돌며 긴 시간 고민해 내린 결론이었다. 이를 위해 삼고초려도 마다하지 않았다.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알려진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하려고 정 부회장이 직접 나섰다. 유럽까지 찾아가 끈질긴 설득 끝에 그를 디자인 총괄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디자인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단행했다. 당시 기아차에서 가장 우선시된 제작 기준은 성능이었다. 아무리 디자인이 훌륭해도 설계로 구현하기 어렵거나 생산 과정에서 효율성이 떨어지면 디자인을 먼저 포기했다. 이 같은 과거의 전략은 전면 재수정됐다. 설계를 위해 디자인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위치에서 디자인 원안을 최대한 유지하며 성능과 효율성을 추구했다. 슈라이어는 독자 디자인 개발에 착수했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 디자인센터를 총괄하며 별다른 특징이 없던 기아차의 얼굴에 ‘패밀리룩’이라는 그림을 그렸다. 그로부터 2년 후인 2008년 6월 ‘직선의 단순화’를 기반으로 한 기아의 패밀리룩이 탄생했다. 로체 부분 수정 모델을 시작으로 포르테, 쏘울 등이 출시됐다. 쏘렌토R, K7, 스포티지R, K5 등 R시리즈와 K시리즈가 등장하자 기아차 영업이익은 조 단위로 상승했다. 특히 국내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박스카 쏘울은 대중적인 세단이 아님에도 출시 후 넉달 동안 9500대가 판매됐다. 쏘렌토R은 2009년 월평균 4900대가 출고되며 이전 모델 대비 판매량이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2006년 27만대에 불과했던 국내 판매는 스포티지R과 K5가 출시된 2010년 48만 5000대로 79% 증가했다. 정 부회장은 또 하나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2006년 당시 기아차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환율이었다. 당시 환율은 900원대 초반으로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자연스레 기아차 이익은 급감했다. 중국을 제외하고는 해외 생산 거점이 없어 해외 판매의 대부분을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었다. 해외시장 판매 비중이 79%에 달하지만 해외 생산 비중은 9%에 불과해 환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구조였다. 해외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차량은 생산할 수 없었다. 정 부회장은 해외 공장 건설 프로젝트와 해외 법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현대차그룹 최초로 세운 유럽 공장인 슬로바키아 공장과 미국 조지아 공장은 정 부회장이 직접 챙긴 작품이다. 공장의 설립 계획 단계부터 완공 단계까지 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이 같은 체질 개선 전략이 궤도에 오르면서 기아차의 재무구조는 크게 개선됐다. 2008년 169.1%에 달하던 부채 비율은 2010년 92.8%를 기록하며 100% 밑으로 떨어졌다. 2008년 4조 6000억원에 달했던 순차입금도 2010년에는 6280억원으로 내려갔다. 대신 보유 현금은 증가했다. 2006년에는 6320억원에 불과했던 현금 보유액이 2010년에 2조 2560억원으로 크게 늘어 재무구조가 굳건해졌다. 2009년 8월 현대차 부회장에 취임한 정 부회장은 또 다른 숙제를 풀고 있다. 현재 글로벌 5위를 기록하며 순항 중인 현대차그룹을 한 단계 도약시켜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만들고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문제다. 이를 위해선 현재의 브랜드 가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동안 현대차가 보급형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로 인식됐다면 고급차와 고성능차도 잘 만들어 ‘갖고 싶은 차’를 만드는 브랜드로 한 단계 올라서야 한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독일차와 유럽, 일본차가 치열하게 경쟁하며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쉽지 않은 도전이다. 또 국내 시장의 높아 가는 수입차 선호 현상 속에서 현대차에 대한 뿌리 깊은 ‘안티’도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기아차에서 풀었던 숙제보다는 훨씬 난도가 높고,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정 부회장이 이 같은 과제를 풀지 못하면 현재와 같은 미래도 보장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정 부회장에겐 엄혹한 현실이 놓여 있는 셈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역대 최단기 무역 1조달러 돌파

    올해 우리나라의 무역규모가 28일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역대 최단기이며 11월까지 무역규모가 1조 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오후 1시 7분에 수출 5201만 6600만 달러, 수입 4798만 3500만 달러를 기록해 올해 무역규모가 1조 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말까지 수출 5700억 달러 등 무역 규모가 1조 1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두 역대 최대치다. 무역흑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수출 5597억 달러, 수입 5155억 달러, 무역흑자 441억 달러로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등의 경기 회복으로 선진국을 상대로 한 수출 물량이 늘어난 점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미국 및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것도 수출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철강 등 주력 수출 품목들이 중국 시장 등 세계를 대상으로 실적을 낸 것으로 해석된다. 화장품, 플라스틱 제품 등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비중 증대도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단독] [일본형 저성장 경고음] “끓는 물속 개구리, 뜨거움 느끼는 단계… 성장엔진 꺼져간다”

    [단독] [일본형 저성장 경고음] “끓는 물속 개구리, 뜨거움 느끼는 단계… 성장엔진 꺼져간다”

    “끓는 물속 개구리처럼 서서히 무감각해지던 한국 경제가 이제는 개구리가 뜨거움을 느끼는 단계까지 왔다. 2030년에는 성장엔진이 소멸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김종석 홍익대 경영대 교수) “가장 큰 문제는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처럼 위기가 확 와닿게 오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와서 그런지 정부와 정치권에서 불황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 경제 긴급진단’을 주제로 개최한 포럼에서 쏟아져 나온 경고들이다. 재계가 주도한 세미나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우리 경제에 대한 위기의식이 와닿는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한국은행이 전망한) 3.5%에도 못 미칠 것 같다”고 사석에서 털어놓았다. 한은은 지난달 경상 흑자가 90억 달러로 32개월째 흑자라고 이날 발표했다. 하지만 수출 증가보다 수입이 더 줄면서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다. 몸은 비쩍 말랐는데 배만 나온 ‘올챙이형 경제구조’로 가고 있는 것이다. 물가는 24개월째 1%대다.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에 허우적거리면서도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1990년대 일본 경제를 떠올리게 한다. 노년층이 소비를 안 하는 것도 일본의 복사판이다. 이 때문에 우리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밟고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리와 일본이 가장 닮은 점은 얼어붙은 소비심리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으로 10월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9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저치다. ‘세월호 참사’ 여파가 반영된 5월 지수도 105였다. 그때보다 더 안 좋다는 얘기다. 문제는 정부가 경기부양에 41조원을 쏟아붓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밑바닥 경제지표인 소비심리를 살리지 못하면 백약이 무효다. 일본이 반면교사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여도 은행에 돈을 맡기고 안 쓰는 일본인의 소비심리 탓에 ‘윤전기 아베’(윤전기를 돌려서라도 돈을 무제한 찍어내겠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별명)도 손을 들었다. 일본처럼 생살을 도려내는 구조개혁 없이 ‘약’(재정)만 먹여 내성을 키우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돈이 안 돌고 안 쓰니 성장잠재력도 낮아지고 있다.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들이 이미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3%대 중후반으로 내린 가운데 정부도 조만간 전망치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년 성장률도 4.0%가 안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성장엔진이 안 보인다. ‘한강의 기적’을 만든 제조업은 이미 비틀거리고 있다. 지난해 한국 제조업의 출하액과 부가가치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 감소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013년 기준 광업·제조업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광업·제조업 출하액은 1495조 422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15조 2000억원) 줄었고, 부가가치도 481조 7140억원으로 0.2%(9670억원) 감소했다. 김종석 교수는 “우리 경제가 실업난, 가계부채 과다, 소득분배 악화, 디플레 가능성 등 다양한 문제에 봉착해 있는데, 이 모든 문제의 뿌리는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라면서 “문제는 이 추세가 상당히 앞당겨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성장 동력을 회복하려면 (규제 등의) 혁신과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현대차그룹(상)] “위기 때 베팅하라”… 세계 5위 車메이커 일군 정몽구의 역발상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현대차그룹(상)] “위기 때 베팅하라”… 세계 5위 車메이커 일군 정몽구의 역발상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취임 후 주요 경영의 고비 때마다 업계의 허를 찌르는 역발상 경영을 통해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은 바 있다. 이를 통해 현대·기아차는 전 세계 어느 자동차 제조업체보다 빠른 성장 속도를 보였다. 2002년 글로벌 판매대수 271만대에서 지난해에 756만대로 2.8배가 증가했다. 정 회장의 첫 작품은 기아차 인수였다. 1998년 현대차는 기아차의 부채를 7조 1700억원 탕감받는 조건에 주식 51%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인수했다. 시장에서는 동반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정상화에만 최소 5년 이상이 걸릴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정 회장은 기아차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기아차는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고 불과 22개월 만에 법정관리도 벗어났다.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 때도 정 회장은 의외의 한 수를 뒀다. 대규모 실직 등으로 위기를 맞은 미국 시장에 오히려 과감한 베팅을 하자고 주장했다. 실직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이 마케팅 포인트였다. 이런 배경에서 등장한 게 2009년 초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이다. 차를 구매한 뒤 1년 내 실직하면 차를 되사주는 유례를 찾기 힘든 조건의 프로그램이었다. 이를 통해 2008년 5.4%였던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이듬해 연 7.0%로 급성장했으며 2010년에는 7.7%까지 올랐다. 다시 1년 뒤인 2011년 정 회장은 미국 판매법인과 딜러로부터 ‘차를 더 공급해 달라’, ‘공장을 더 지어야 한다’는 요구를 쉼 없이 들었다.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도요타나 혼다 등 일본차 업체들이 생산 차질을 빚자 현대·기아차로 주문이 몰려 물량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 미국공장 증설, 부지 물색 등 추측성 언론 보도가 잇따랐지만 결국은 모두 없던 일로 끝났다. 정 회장이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며 단호히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해 하반기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하락과 유로존 위기 확산 등으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침체할 조짐을 보이자 설비 증설 요구는 자취를 감췄다. 같은 해 11월 정 회장은 기아차 중국 3공장 건설 투자협의서를 체결하고자 장쑤성 난징시로 향했다. 다시 세계 경기침체의 공포가 번지는 상황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공장증설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중국 투자는 현재진행형이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2012년 7월 3공장을 가동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그동안 30만대 체제로 가동됐던 3공장의 생산능력을 45만대로 높였다. 기아차 또한 올해 초 30만대 규모의 3공장 가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현대차 그룹은 중국 내 총 179만대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고 때문에 중국은 현대·기아차의 최대 자동차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진출은 늦은 편이었다. 경쟁업체인 폭스바겐에 비해 17년 이상 늦게 중국에 진출했다. 2002년 현대차가 중국 합작회사를 설립하자 경쟁사들은 현대차가 “레드오션에 뒤늦게 발을 담근다”며 의아해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늦은 타이밍을 빠른 속도로 극복하라고 독려했다. 현대차는 2002년 하반기 중국 정부의 비준과 동시에 공장 전면 개보수 작업에 들어가 2개월 만에 쏘나타 1호차를 생산해 냈다. 중국에서 ‘현대속도’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진 이유다. 초기 중국 시장에 접근하는 각도도 달랐다. 폭스바겐, GM, 도요타 등 대부분의 브랜드는 중국의 낮은 구매력을 고려해 한물간 구형 모델들을 판매했지만 현대차는 관용차 시장을 겨냥해 대형 고가 모델을 고집했다. 결과적으로 중국은 현대차의 노른자위 시장으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103만 808대와 54만 6766대를 중국에서 팔아 각각 최대 판매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역발상 자체가 일반 상식에 반하기 때문인지 정 회장의 판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거대기업이 된 현대차의 위상에 걸맞지 않게 개인적이며 독단적이라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최근 현대차의 주식을 곤두박질하게 하는 방아쇠 역할을 한 한전 부지 고가인수 논란이 그중 하나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9월 한전 본사 부지를 감정가(3조 3346억원)의 3배가 넘는 10조 5500억원에 낙찰받자 논란은 증폭됐다. 현대차 주가는 부지 매입 직전 22만원 선에서 한때 15만원 선까지 약 30% 급락했다. 정 회장의 무리한 판단이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이로 인해 정 회장은 개인주주인 배모씨로부터 배임 혐의로 고발당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그룹은 위기 때마다 정 회장의 역발상 경영이 빛을 발했듯이 이번 한전 부지 매입도 결국 시장의 찬사를 들을 것으로 낙관한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결국 모든 평가는 현재가 아닌 내일의 몫”이라며 “비판 여론이 거센 한전 부지 인수에 대한 평가는 미래가치에 따라 결정될 문제”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한진重, 필리핀서 ‘부활의 항해’

    한진重, 필리핀서 ‘부활의 항해’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서 3시간가량 차를 타고 북서쪽으로 110㎞ 달려 도착한 수빅만 경제자유구역에는 한진중공업 부활의 신호탄을 날린 ‘수빅조선소’가 있다. 한진중공업은 2006년 약 297만㎡ 부지의 수빅조선소 착공을 시작해 2009년 완공했다. 수빅조선소는 완공 이후 5년 만에 누적 매출액 50억 달러를 달성하면서 필리핀 내 최대 조선소가 됐다. 현재 2만 5000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가운데 300명이 현지인이다. 25일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선각공장(배의 골격 등을 만들기 위해 조립하는 곳). 필리핀 현지 노동자들이 회색의 긴팔, 긴바지로 된 작업복에 흰색 안전모를 쓰고 두꺼운 안전화를 신은 채 아무 말 없이 배의 골격을 만들기 위한 철판 조립 작업에 집중하고 있었다. 필리핀에서 11월은 건기로 그 어느 때보다 배를 만들기 좋은 날씨다. 수빅조선소는 길이 550m, 넓이 135m의 초대형 독(배의 모양을 최종적으로 완성하는 작업장)과 총길이 4㎞에 이르는 10개의 안벽을 비롯해 골리앗 크레인과 자동화 시설 등 최첨단 설비를 이용해 연간 60만t 건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수빅조선소는 완공 후 지난달까지 컨테이너선, 벌크선(곡물이나 광석 등 컨테이너에 포장하지 않은 화물 운송에 사용하는 선박) 등 다양한 종류의 선박 68척과 육상 플랜트, 해상 플랫폼 등 7기를 인도해 왔다. 수빅조선소가 누적 매출액 50억 달러를 달성한 것은 수년간 경영이 어려웠던 한진중공업으로서는 희소식이나 다름없다. 1937년 한국 최초로 설립된 한진중공업의 영도조선소 부지는 26만 4000㎡로 좁은 편이라 세계적 추세인 초대형선과 고부가가치선을 만드는 데는 어려움이 컸다. 전 세계를 뒤진 끝에 영도조선소의 기술력과 저렴한 노동력을 이용할 수 있는 필리핀 수빅만을 찾았다. 수빅조선소는 지난달 1만 1000TEU(1TEU당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실을 수 있다는 의미)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착공식을 가지는 등 조선소 건립 이후 처음으로 1만 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가스선 건조에 착수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게 됐다. 수빅조선소는 지난 4년간 흑자를 달성했고 현재 수주 잔량만 39척, 26억 달러 규모의 3년치 조업 물량을 확보했다. 앞으로 고부가가치선인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선 등의 건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안진규 수빅조선소 사장은 “올해 매출액 목표는 10억 달러, 내년 목표는 11억 5000달러로 이 추세대로라면 무난하게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빅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시론]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연구실장

    [시론]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연구실장

    2013년 한·중 간 교역 규모는 약 2300억 달러다. 같은 기간 한·미 교역 규모는 약 1100억 달러이고, 한·일 교역 규모는 약 950억 달러였다. 한·중 교역 규모가 한·미 교역에 한·일 교역을 더한 것보다 커졌다. 우리는 한·중 교역에서 628억 달러의 흑자를 봤다. 전통적인 무역 상대국인 미국·일본에서 본 적자를 중국과의 무역에서 메우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공짜는 아니다. 2013년 중국의 대외 무역 흑자는 2600억 달러다. 미국과 유럽에서 외화를 벌어서 한국에 쓴 거나 다름없다. 우리의 대중 무역은 무역량의 26%이지만, 중국의 대한국 무역량은 6.6%에 불과하다. 한·중 무역에 대한 중국과 우리의 처지는 이렇게 다른 것이다. 한·중 관계는 수교 이후 계속 발전하고 있다. 우리는 교역이 중요하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그 이유가 한국과의 교역 때문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중국 정부의 국가 전략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가치는 미·중 관계를 빼놓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미·중 수교 35년 동안 미·중 관계는 협력적으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중국이 급성장하면서 미국과 주요2개국(G2) 국가로서 쟁패하게 되자 미·중 관계는 협력과 견제의 이중성으로 변화했다. 오바마 정부는 2011년 이후 아시아 회귀 정책을 펼치고 있다. 미국이 그 이전에 아시아를 소홀히 해 왔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잇따라 전쟁을 일으키면서 중동 지역에 군사력과 외교력을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중동에 비하면 동북아시아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지역이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중동전쟁을 마무리하려 하면서 상황에 다시 변화가 왔다.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동아시아에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무역질서를 형성하기 위해 아시아에 대한 정책을 중요하게 여기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전략적 인내’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아무것도 안 하는 정책으로 일관해 왔다. 그 사이 북한의 핵 능력이 강화됐다.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미국의 관심은 그런 악행을 하는 북한을 중국은 왜 지원하느냐에 모아졌다. 다른 한편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카드를 뽑았다.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이 군사적 팽창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중국의 안방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고고도미사일체계(THAAD)를 한국에 배치하는 것을 검토해 왔다. 한국·일본과 함께 미사일방어(MD)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 할 수 있는 ‘한·미·일 정보공유 양해각서(MOU)’ 체결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정책이 북한을 구실로 하고 있지만 사실상 중국 봉쇄를 겨냥한 것이라는 의심을 품어 왔다. 한·중 무역의 확대는 중국이 한국에 대한 레버리지를 키우는 수단이다. 한국에 한·중 무역의 확대는 공짜가 아니라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경제 영토의 확대라고 좋아할 수만은 없다. 중국이 한국과의 무역에서 600억 달러가 넘는 적자를 보면서도 얻으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반도 국가인 우리는 역사적으로 고래 사이에 끼어 등이 터지는 새우 신세가 된 경우가 많았다. 중국의 성장으로 소용돌이치는 동아시아 정세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이라는 구호로 압축된다. 현상적으로는 맞으나 지략은 없다. 이것이 새우의 신세를 면하기 위한 우리의 국가 전략이 될 수 있겠는가. 경제와 안보는 국가가 서는 두 다리다. 중국이 우리의 왼쪽 다리를 당기고, 미국이 우리의 오른쪽 다리를 당길 때도 우리는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가랑이 찢어지지 않고 중국을 왼쪽 날개로, 미국을 오른쪽 날개로 해 21세기를 항해하기 위해서는 중심과 전략이 필요하다. 남북 관계 개선으로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중심이다. 남북 관계 개선은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우리의 전략이다. 2015년이면 분단 70년이다. 중심과 전략을 다져 동아시아로 평화의 기운을 확산시키기 위한 좋은 기회다.
  • 시중은행 “관계형 금융 실효성 글쎄요”

    시중은행 “관계형 금융 실효성 글쎄요”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달 초 경남 진주에 있는 진주저축은행을 방문해 “관계형 금융의 모범”이라고 치켜세웠다. 진주저축은행은 임직원 80명의 중소형 저축은행이지만 14년째 흑자를 내고 있다. 이 저축은행의 저력은 ‘발로 뛰는 영업’에 있다. 신입 행원은 처음 몇 달간 시장을 돌며 일수 업무를 해야 한다. 40여년간 변치 않는 원칙이다. 매일 현장을 누비다 보면 거래 고객의 경영상태나 업계 평판 등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꿰뚫게 된다. 관계형 금융은 정성평가를 반영한 금융 지원을 말한다. 기업의 재무제표에만 의존하지 않고 성장 가능성 등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다. 영업 구역 내에서 대출자산의 50% 이상을 의무적으로 대출해야 하는 저축은행에는 관계형 금융이 필수다. 그런데 최근 금융권에서 관계형 금융이 때아닌 ‘뭇매’를 맞고 있다. 저축은행의 고유 영역으로만 여겨지던 관계형 금융을 금융 당국이 오는 24일부터 시중은행에도 도입하기로 해서다. 금융 당국은 “시중은행들이 전국적인 점포망을 갖추고 중소기업과 장기간 거래하고 있고 국내 중소기업 대출의 85% 이상을 담당하고 있어 관계형 금융이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들은 “현장의 실정을 모르는 탁상공론”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A은행의 한 과장은 20일 “혼자 관리하는 기업만 200개인데, 기업들 숟가락 개수를 언제 일일이 세고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과장이 일하는 영업점의 직원은 14명이며 이 중 기업담당 직원 4명이 기업 1000여곳과 거래 중이다. 그는 “관리하는 기업 숫자가 많다 보니 영세 기업은 일단 제쳐 두고, 우량기업들도 챙기기가 빠듯하다”고 말했다. 기업금융뿐 아니라 외환업무나 카드·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판매) 등 실적 할당량 채우기에 급급해 현장을 나가기도 어렵다는 얘기다. 허위 수출서류로 사기대출을 벌였던 모뉴엘 사태 이후 정작 기업 대출심사는 더 깐깐해졌다. 정성평가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B은행 관계자는 “(모뉴엘 이후) 지역본부나 본점에서 대출 서류를 더 꼼꼼히 검토하라는 지시가 계속 내려오고 있다”며 “오래 거래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기업에도 빡빡하게 서류를 요구해 고객들이 항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모뉴엘에 신용대출을 해줘 피해를 입은 일부 시중은행에선 신용대출 기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C은행 관계자는 “담보 설정 한도를 다 채우면 신용대출이 아니라 ‘첨(添)담보’ 설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기업 대출은 보통 부동산(공장부지)에는 110~120%, 설비는 120%까지 각각 담보를 설정한다. 그런데 이 담보 한도를 넘어 추가로 담보를 설정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일관성 없는 금융 당국의 정책 방향도 시중은행들이 몸을 사리는 이유다. D은행 관계자는 “(관계형 금융이) 정권이 바뀌면 흐지부지돼 버릴 것이 뻔한데 나중에 부실 책임은 결국 은행과 행원이 그대로 떠안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안감을 내비쳤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 후계 경영인의 명암 한솔그룹] ‘현장형’ 선우영석 2인자… ‘소통형’ 이상훈 뚝심 돋보여

    [재계 인맥 대해부 (2부) 후계 경영인의 명암 한솔그룹] ‘현장형’ 선우영석 2인자… ‘소통형’ 이상훈 뚝심 돋보여

    한솔그룹의 2인자는 그룹 경영의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전문경영인 선우영석(70) 부회장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경복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1993년 한솔그룹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해외부문, 기획 등을 거친 삼성맨 출신이다. 선우 부회장은 삼성물산 시절 캐나다 몬트리올, 미국 뉴욕지사 등에 근무하며 국제적인 안목을 넓혔다. 그는 한솔그룹 설립 초창기 대외업무의 틀을 마련하고 시스템 구축을 주도했다. 그 결과 한솔제지는 삼성그룹에서 독립한 지 4년이 되지 않은 1995년 국내 제지업체 최초로 1억 달러 수출탑을 수상했고, 1998년에는 5억 달러 수출탑을 받았다. 선우 부회장은 전형적인 현장형 CEO로 꼽힌다. 조정자로서의 그의 능력을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선우 부회장은 1998년부터 2001년까지 한솔제지가 외국계 회사들과 제휴를 맺고 출범시킨 팬아시아 페이퍼 코리아 대표이사를 맡았다. 당시 각기 다른 입장과 문화를 가진 한솔, 노스케스코그, 아비티비 등 3개사 사이에서 탁월한 조정능력을 보였다. 한솔의 핵심사업을 맡고 있는 이상훈(62) 한솔제지 대표이사는 화학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서울대 화공과를 졸업한 뒤 LG케미컬, 한국바스프 화학·무역사업부문 사장, 태광산업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조동길 회장이 제지업계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던 이 대표를 발탁한 것은 화학업계에서 그가 보인 탁월한 경영 능력과 꾸준한 뚝심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한솔제지가 진행하고 있는 ‘행복나눔 115운동’의 아이디어를 직접 내기도 했다. 한 주에 한 번 착한 일을 나누고, 한 달에 한 권씩 좋은 책을 공유하고, 하루에 다섯 번 주위에 감사를 나누자는 운동이다. 한솔홈데코 고명호(62) 대표이사는 단국대 특수교육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 인사부장을 맡았다. 한솔개발 영업·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을 거쳐 2009년부터 한솔홈데코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고 대표는 특히 재계, 언론계 등 사회 전분야에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방대한 인맥을 자랑한다. 한솔홈데코에 부임한 이후에는 3년간 적자였던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켰다. 한양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한솔케미칼 박원환(60) 대표이사는 정통 한솔맨이다. 평소 직원 복지 향상과 업무 환경 개선을 최우선으로 꼽는다. 안광일(56) 한솔개발 대표이사는 한솔의 리조트 사업 분야의 역사로 불린다. 한솔개발 출범 당시부터 현재까지 줄곧 한솔개발에만 몸담아 왔다. 특히 ‘오크밸리의 작은 나무 한 그루까지도 그릴 수 있다’고 자신할 정도로 리조트 사업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다. 민병규(59) 한솔로지스틱스 대표이사는 삼성그룹과 제일제당, CJ 등을 두루 거쳤다. 재계의 대표적인 물류통으로 알려진 민 대표는 대표를 맡은 직후 사명을 한솔CSN에서 한솔로지스틱스로 변경하는 등 회사 전반에 걸친 혁신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한솔그룹 경영기획실 이재희(51·부사장) 실장은 IMF 사태 이후 격동의 시절을 보낸 한솔그룹에서 조동길 회장을 꾸준히 보좌해 온 그룹의 실세로 평가된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제7회 교통문화발전대회] 대통령 표창-오광석(충남고속 사장)

    [제7회 교통문화발전대회] 대통령 표창-오광석(충남고속 사장)

    “마음을 바꾸면 행동도 달라집니다.” 교통문화발전대회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은 오광석 충남고속 사장은 “말로만 외치는 캠페인만으로는 대형 교통사고를 줄이기 어렵다”며 “운전자들과 지원 업무를 하는 직원들의 몸에 안전 의식이 배어 있고 행동으로 옮겨질 때 비로소 사고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오 사장은 1966년 고교 졸업 후 이 회사에 취직, 30여년간 안전 업무를 다뤘다. 국내 몇 안 되는 현장 교통안전의 산증인이다. 그동안 크고 작은 사고도 여러 번 목격하고 이로 인해 회사 경영이 휘청할 때도 있었다고 했다. 올해 대표직에 오른 오 사장은 교통사고를 줄이고자 새로운 시도를 했다. 대부분 운수회사는 운전자들이 한자리에 모일 기회가 없어 말로만 안전운전을 당부한다. 하지만 오 사장은 450여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10회에 걸쳐 집체교육을 실시했다. 어려움을 토로하고 마음을 변화시키는 자리였다. 결과는 대만족. 올해는 무사고를 기록해 보험료를 다시 끌어내리고 흑자 경영으로 돌려놨다. 성과는 사원들에게 돌아간다. 노조와도 대립이 아닌 상생의 틀을 이어 가고 있다. 이 회사는 1970년대부터 교통안전부서 조직을 강화, 운영한 것으로 유명하다. 중심에는 교통안전관리자 자격 취득 후 안전교육과 점검, 승무원의 안전운전 지도, 노선 순찰 등을 도맡다시피 한 오 사장이 있었다. 몇 년 전부터는 친절한 회사, 사고 없는 회사 만들기에 매달리고 있다. 운행기록계를 전자식으로 교체하고 난폭 운전자 계도에 적극 나섰다. 최근에는 경영 및 서비스영향평가 1위 수상과 함께 손해보험률이 60%로 감소하는 효과도 봤다. 오 사장은 “인구 감소와 자가용 승용차 증가로 시외버스 이용객이 줄어들고 손해나는 노선도 많지만 안전 투자와 친절 운전만큼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 [단독] 돈 되는 야구 vs 돈 새는 야구

    [단독] 돈 되는 야구 vs 돈 새는 야구

    올 시즌 프로야구 준우승팀 넥센과 미국 프로야구(MLB) 월드시리즈 준우승팀 캔자스시티는 우승팀 못지않은 조명을 받았다. 자본 논리가 지배하는 프로 스포츠에서 ‘저비용 고효율’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 각 구단이 1승을 얻기 위해 들인 선수단 연봉은 많게는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성적은 연봉 순이 아닌 셈이다. 대부분 구단은 해마다 적자에 시달리고 있으며, 모그룹의 지원 없이는 홀로 서기 어려운 게 프로야구의 현실이다. ‘저비용 고효율’과 획기적인 마케팅을 통한 흑자 경영의 시대가 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 시즌 선수단(외국인과 신인 제외) 연봉으로 가장 많은 돈을 쓴 구단은 삼성이다. 총액 75억 8700만원, 1인당 평균 1억 4050만원을 지급했다. 정규리그에서 78승을 거뒀으니 1승당 9727만원을 썼다. 전무후무한 정규리그-한국시리즈(KS) 4연패를 달성해 투자가 아깝지 않은 성과를 냈다. 삼성이 KS 우승으로 얻은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만 해도 상당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번 포스트시즌(PS)에서 총 72억 8000만원을 벌었는데, 운영비 40%를 뗀 나머지 60%를 PS에 진출한 4개 구단에 분배한다. 삼성에는 정규리그 우승 몫 8억 7000만원과 KS 우승 몫 17억 4000만원 등 총 26억원이 배당된다. 삼성이 시즌 전 가입한 우승 보험금 10억원을 합치면 36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삼성은 준우승한 넥센과 정규리그 3위 NC에 비하면 ‘고비용 고효율’을 거뒀을 뿐이다. 넥센의 연봉 총액은 51억 3900만원(평균 9883만원)으로 9개 구단 중 7위에 그쳤고, NC는 40억 1100만원(1인당 평균 7713만원)으로 최하위였다. 둘 다 성적은 돈 순이 아니라는 걸 보여줬다. 삼성과 같은 정규리그 78승을 올린 넥센이 1승당 치른 연봉은 6588만원, 70승의 NC는 5730만원이다. 올 시즌 쓴 돈에 비해 가장 성과를 내지 못한 팀은 한화다. 9개 구단 중 네 번째인 57억 8200만원(평균 1억 1564만원)을 연봉 총액으로 썼음에도 3년 연속 꼴찌의 수모를 겪었다. 정규리그 49승밖에 올리지 못했으니 1승당 1억 1800만원을 지출했다. NC의 두 배가 넘는다. 롯데도 삼성과 LG(64억 4700만원) 다음으로 많은 62억 6600만원의 연봉 총액을 지급했지만, 성적은 7위에 그쳐 투자에 한창 못 미쳤다. 한화와 롯데는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 100억원이 넘는 돈을 뿌린 팀. 한화는 정근우와 이용규에게 각각 70억원과 67억원, 롯데는 강민호와 최준석에게 75억원과 35억원(이상 4년)의 돈다발을 안겼다. 이 때문에 올 시즌 선수단 연봉은 한화가 34.1%, 롯데는 26.2%나 뛰었지만 성적은 더 떨어질 곳 없는 제자리거나 뒷걸음질 쳤다. 사실 프로야구단은 대부분 손해 보는 장사를 한다. 연간 수백억원에 달하는 운영비를 입장 수입과 마케팅으로 메우기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제출된 7개 구단(SK와 KIA 제외, LG는 LG스포츠)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모두 지난해 적자를 냈다. 삼성의 당기순손실이 121억원으로 가장 컸고, 넥센(67억원)·한화(18억원)·롯데(15억원)·LG(11억원) 등의 순이었다. NC(4억 8000만원)와 두산(1억 3000만원)은 그나마 적자 폭이 작았다. 삼성의 당기순손실은 2012년 1억 3000만원에서 지난해 10배 가까이 늘었는데, 광고수입이 280억원에서 190억원으로 크게 떨어진 탓이다. 특히 모그룹 계열사 광고가 24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줄었다. 1등 구단이라도 모그룹의 지원 없이는 버티기 힘든 구조인 것이다. 지난해 삼성의 입장 수입(75억원)은 전체 매출(430억원)의 17.5%에 불과했다. 다른 구단도 사정은 비슷하다. 매출액의 40~70% 이상을 모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한화의 경우 지난해 430억원의 매출 중 329억원(76.5%)이 모그룹 계열사의 지원금과 광고비 등으로 채워졌다. 관중 수요가 많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두산과 LG도 입장 수입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 내외이며, 모그룹 수입 비중이 40%가 넘는다. 유일하게 모그룹이 없는 넥센은 네이밍 스폰서(스폰서 기업 이름으로 팀명을 사용)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지만, 아직 적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주축 선수를 팔아 연명하던 2009~2010년에도 5억~6억원의 적자가 났고, 2011년부터는 해마다 40억원 이상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래도 모그룹 지원 없이 이 정도의 지표를 낸 것은 상당한 선전으로 볼 수 있다. 넥센의 매출은 2008년 115억원에서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는 두 배가 넘는 238억원까지 올랐다. 모그룹 지원에 따라 매출 변동이 심한 다른 구단과 달리 안정적인 상승세를 유지했다. 최근 넥센이 이택근과 김병현 등 고액 몸값 선수를 영입한 것은 이 같은 매출 신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모그룹이 대기업이 아닌 NC도 1군 무대 진입 첫해인 지난해 긍정적인 성과를 냈다. 330억원의 매출 중 모그룹 지원 비중이 61.5%(203억원)로 나타났는데, 한화나 삼성에 비해 낮다. 충성도 있는 팬들이 확보되고, 신축 구장이 완공되면 지표가 더 개선될 여지는 충분하다. 국내 유수 기업들이 거액을 지원하면서 야구단을 운영하는 이유는 보이지 않는 경제적 효과가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과장이 심하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2010년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체육과학연구원이 분석한 결과를 보면 프로야구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연간 1조 1838억원에 이른다. 롯데가 생산과 부가가치 파급효과를 합쳐 2313억원의 가치를 생산했고, LG(1715억원)·두산(1693억원) 등도 1500억원을 훌쩍 넘겼다. 재벌닷컴이 2011년 각 구단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한 결과에서도 비슷한 분석이 나왔다. 8개 구단(NC 제외)의 가치는 총 2조 354억원으로 나타났고, 구단별로는 롯데(3509억원)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LG와 두산 역시 각각 2932억원과 2744억원으로 평가돼 서울 구단의 프리미엄을 누렸다. 야구단 운영이 곧 사회공헌이라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는 것도 적자를 무릅쓰는 원인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는 게임으로 이룬 부를 야구를 통해 환원하겠다는 의지로 NC를 창단했으며, 최근 10구단 창단 경쟁을 펼쳤던 KT와 부영도 사회공헌 이미지를 중점적으로 부각시켰다. 프로야구는 정치적 의도가 깊숙이 개입해 출범한 스포츠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회적 불만을 잠재우고자 기업을 끌어들여 출범시켰다. 야구단 운영은 초기부터 애초에 돈벌이 대상이 아니었다. 3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야구는 여전히 주판알을 튕기는 대상이 아니며, 그룹 이미지와 인지도를 제고하는 데 큰 효과가 있는 종목으로 인식되고 있다. 33년째를 맞은 프로야구에서 야구단 운영에 손을 댄 기업은 10구단 KT까지 총 19개다. 삼성과 롯데만이 원년부터 팀명을 유지하고 있으며, 삼미·청보·MBC·빙그레·태평양·OB·쌍방울·해태·현대는 경영난이 오자 차례로 야구에서 철수했다. 대기업이 아니면 야구단을 운영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이 깔린 지 오래다. 공룡과도 같은 기업들의 틈바구니에 낀 넥센과 NC는 “제대로 운영이나 하겠느냐”라는 비아냥을 끊임없이 들었다. 올해 넥센과 NC가 적은 비용으로 좋은 성적을 낸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한국 야구도 저비용 고효율의 ‘머니볼’이 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특히 이장석 넥센 대표이사는 장기적 관점에서 팀을 운영하는 프런트 야구의 진수를 발휘해 ‘한국의 빌리 빈’(MLB 오클랜드 단장이자 머니볼의 창시자)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MLB는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입장 수입이 차지하고 있다. 4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구장을 보유한 데다 좌석에 따라 최고 100만원이 넘는 입장료를 받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로, 국내 현실에서는 따라갈 수 없다. 그러나 MLB에서도 머니볼에 대한 연구는 10년 넘게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스몰마켓임에도 효율적인 운영으로 흑자경영을 하는 구단이 여럿 있다. 넥센과 NC의 선전을 계기로 프로야구에서도 ‘한국판 머니볼’을 찾으려는 노력이 확산될지 주목된다. 글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그래픽 김송원 기자 nuvo@seoul.co.kr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달러 과식이 부른 비만… 中, 외환보유 감량 작전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달러 과식이 부른 비만… 中, 외환보유 감량 작전

    중국의 외환 보유액이 4조 달러(약 4390조원) 고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말 3조 8213억 달러였던 외환 보유액이 무역수지 흑자와 외국인 직접투자 등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지난 6월 3조 9932억 달러를 기록해 4조 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그러나 흘러넘치는 외환 보유로 거시경제 운용에 부담을 느낀 중국 당국이 시장 개입을 줄이며 관망세로 돌아서고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지는 바람에 외환 보유액은 감소세로 반전돼 3개월째 뒷걸음질치고 있지만 4조 달러 돌파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중국 정부가 ‘외환 보유액 감량 작전’에 돌입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외환 보유액이 중국 경제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탓이다. 13일 인민은행에 따르면 9월 현재 중국의 외환 보유액은 3조 8877억 달러다. 지난 3분기 들어 1000억 달러 이상 감소했다. 외환 보유액은 1996년 1000억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2006년 10월 1조 달러, 2009년 4월 2조 달러, 2011년 3월 3조 달러를 각각 돌파하며 거침없는 증가세를 보였다. 외환 보유액은 국가 비상사태에 대비해 비축하고 있는 외화 자금이다. 외환 보유액이 많다는 건 국가의 지급 능력이 그만큼 충실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셈이다. 중국은 대규모 외환 보유를 통해 환율의 급격한 상승을 막아 대외수출 지원에 일조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피할 수 있게 했고 경제의 빠른 성장과 취업, 주민 소득과 재정수입의 증가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왔다. 그런 만큼 중국의 막대한 외환 보유액은 ‘중국 경제 파워’의 원천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중국이 ‘금융 아마겟돈’(종말론적 파국)에 대비해 성채를 굳건히 한 것으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황궈보(黃國波) 국가외환관리국 총경제사는 “외환 보유액 4조 달러는 큰 의미가 있다”면서 “대규모 외환 보유액은 환율의 빠른 절상을 막아주고 중국이 국제 금융위기에 대비할 수 있게 해 주며 국가 경제 구조조정에 필요한 양호한 외부 여건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막대한 외환 보유액은 그러나 중국 경제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외환 보유액이 많아지면서 통화량이 증가해 통화정책 수단의 선택 폭이 좁아진 데다 거액의 외환 보유액을 안전하게 운영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기 때문이다. 롄핑(連平) 교통은행 수석 경제분석가는 “외환 보유고가 많아지면서 중국 경제에 많은 해결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며 “외환 보유고를 적절하게 투자해 가치를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거시경제 운용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 중국은 1990년대 이후 해마다 엄청난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데다 외국 자본의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가 증가하면서 외환 보유액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외환 보유액 급증은 달러화의 위안화 환전으로 시중 유동성 증가로 이어진다. 결국 중국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은행의 지급준비율 인상, 대출 규제 등의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다. 경기 둔화 때 거시경제적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게 하는 이유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외환 보유액은 결국 위안화로 바뀌어 통화 팽창 압력으로 작용한다”면서 “거시경제 조정에도 큰 압력이 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인민은행 통화정책 위원을 지낸 샤빈(夏斌) 톈진(天津) 난카이(南開)대 국가경제전략연구원장은 “중국의 외환 보유액으로는 1조 달러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외환 보유액을 굴릴 만한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것도 중국 정부를 곤혹스럽게 한다. 중국이 미국 달러화를 내다 팔아 생긴 돈으로 투자할 만한 곳이 일본 국채 외에는 별로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일본 국채 투자는 수익률이 너무 낮다.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안전자산인 일본 국채에 대한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주저앉았다. 특히 일본 국채의 거의 대부분(95%)은 일본 국민들이 쥐고 있는 탓에 중국이 손을 뻗어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쉽지 않다. 다른 아시아 채권시장은 규모가 너무 작거나 유동성이 부족해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은 거액의 이자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금융센터가 발간한 ‘중국, 4조 달러 외환 보유액의 허와 실’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외환 보유액을 유지하기 위해 환차손을 제외하고 연간 745억 달러(81조 7414억원)의 이자 손실을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에서 비싼 금리로 돈을 빌려 상대적으로 싼 금리를 주는 선진국 국채에 투자해 외환 보유액을 늘리다 보니 금리 차에 따른 이자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중국 인민은행의 채권 발행 금리는 3.5% 안팎인 반면 중국 외환 보유액의 3분의1을 차지하는 미국 국채 금리는 제로(0) 수준이다. 두 나라 국채 금리 차이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연간 400억 달러 이상의 역마진이 발생한다. 장밍(張明) 중국사회과학원 국제금융센터 부주임은 “중국이 세계 최대 외환 보유국인 만큼 중국은 자산 운용에서 미국 국채를 피할 수 없고, 외환 보유 자산 관련 리스크를 모두 제거할 수도 없다”며서 “외환 보유 규모가 확대되면서 관련 리스크는 물론 외환 보유고의 기회비용 및 상각비용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엄청난 외환 보유액 비축은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매수 개입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미국이 외환 보유액 규모를 근거로 중국 정부가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유도하고 있다고 공격하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중국 당국이 달러화를 사들일 때 내다 판 위안화는 시중 통화량 증가로 이어져 자산 버블 및 인플레이션 등을 초래하는 한편 그림자금융 등을 통해 은행 대출이 어려운 한계 산업으로 유입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윌리엄 페렉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외환 보유액은 이집트의 피라미드처럼 무조건 높게 쌓아 올린다고 해서 좋은 것이 결코 아니다”라면서 “만일 중국이 달러를 내다 판다면 세계 금융시장이 붕괴할 수도 있다. 막대한 외환 보유액은 금융시장의 거품을 더했을 뿐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외환 보유고 감량을 위해 해외 투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해외 직접투자를 ‘독려’하고 있다. 중국의 올 1월부터 9월까지의 누적 해외 직접투자 규모는 75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6% 증가할 예정이라며 지금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 연말 중국 국내 투자액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khkim@seoul.co.kr ■기획시리즈 ‘차이나로드’의 연재를 끝냅니다. 그동안 애독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유가 하락·엔저 항공·해운업 최대 수혜

    겨울철 비수기에 접어든 해운, 철강 등 업계의 올해 실적이 연말 엔화 가치 하락과 유가 하락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엔화 가치 하락으로 한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한편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고정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1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배럴당 79.16달러로 연내 최저점을 기록했다. 현재 유가는 석유 공급 과잉, 중국과 유럽의 수요 부진 등으로 몇 달 사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또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12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00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처럼 유가 하락과 엔저(円低)로 가장 이득을 본 업계는 항공업이다. 대한항공의 3분기(7~9월) 매출액은 3조 16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407억원으로 50.4% 상승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3분기 항공유가가 배럴당 123.5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7.5% 떨어져 유류비가 776억원 절감됐다. 해운업계도 이득을 봤다. 한진해운은 3분기 60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지난해 3분기 695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과 비교해 큰 폭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APEC 정상회담 폐막] G2 패권 경쟁 속 中 독무대… 동북아 역학 구도 새판짜기 ‘각축’

    [APEC 정상회담 폐막] G2 패권 경쟁 속 中 독무대… 동북아 역학 구도 새판짜기 ‘각축’

    11일 중국 베이징에서 막을 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정상 외교는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경쟁 속에서 동북아시아 각국이 주판알을 굴리며 기존 관계의 전략적 변화를 동시다발적으로 노출시키는 새판 짜기의 무대가 됐다는 평가다. 이번 APEC 정상회의는 경제와 안보에서의 역내 패권 주자로서의 모습을 과시하는 ‘중국의 잔치’였다. 중국의 힘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말과 표정에서 드러났다. 시 주석은 미국에 대해 공공연히 중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지면서도 미국과 불편한 관계인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협력하며 (공동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며 밀월 관계를 드러냈다.  한국과는 지난 30개월간 지루한 일진일퇴의 협상을 반복해 온 자유무역협정(FTA)을 APEC 무대에서 타결시켰다. 반면 2년 6개월 만에 정상회담에 나선 일본에 대해서는 노골적으로 냉대했다.  한·중 FTA는 경제적 효과뿐 아니라 정치적으로 고려된 측면이 컸다. 중국이 경제를 매개로 ‘한국 끌어안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는 한·미 동맹에 대한 견제 혹은 최소한의 균형을 맞추는 전략적 포석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박사는 “중국은 주변국에 통 크게 줄 건 주면서 역내 질서를 끌고 나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더 큰 전략적 이익을 얻었다”고 진단했다. 시 주석이 이날 축사에서 중국이 주도하는 지역경제연합체인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추진을 밝힌 건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역내 경제적 영향력을 더욱 키우겠다는 목표를 천명한 것이나 다름없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날 FTAAP 실현을 위한 중국의 로드맵 채택을 ‘적극’ 지지한다고 화답하며 중국의 체면을 세웠다.  한국은 한·중 수교 22년 만에 FTA를 타결시키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게 됐다. 이 점에서는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보다 격상된 현실을 확인한 APEC이었다.  그러나 FTA 협상의 최대 쟁점인 품목별 원산지 결정 기준(PSR) 등에 대한 최종 합의 내용이 비공개되는 등 논란의 불씨는 남겨 놓았다. 완전한 의미의 타결은 아니란 점에서 한·중 FTA의 대차대조표가 ‘흑자’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정상회담 수준은 아니지만 지난 10일 만찬장에서 박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나선 것과 우리 정부가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어젠다로 제시하며 3국 협력을 주도하는 위치를 점유한 건 외교적 성과로 평가할 만하다.  일본은 2012년 5월 원자바오(溫家寶) 전 중국 총리와 노다 요시히코 전 일본 총리의 회담 이후 2년 6개월 만에 이뤄진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 단초를 마련했다.  일본은 중국과의 ‘양국 관계 처리 및 개선에 관한 4대 원칙’ 합의를 통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양국 이견을 인정하는 유연성까지 보였다. 물론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중·일 간 동중국해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위기대응 메커니즘 가동 논의는 역내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번 APEC을 계기로 우리 외교의 과제도 분명해졌다.  한국은 중국과의 정치·경제적 관계 강화 속에서도 동맹인 미국과의 균형을 찾고 미·중 간의 직접적인 경쟁 구도에서는 비켜나가야 하는 전략적 선택이 더욱 중요해졌다. 한·미는 이날 북핵 문제에 대한 공조를 재확인했지만, 20여분의 짦은 ‘약식 회담’만 가져 한국의 FTAAP 지지에 대해 미국이 불쾌감이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중국은 한국과의 FTA 타결을 계기로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 강화에 대한 거친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중국에 대해 한·미 동맹의 원칙과 한반도 안보 기조를 분명히 제시하며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북 관계의 정체가 장기화되는 국면에서 북·미, 중·일 간 한국을 우회하며 전략적 돌파구를 시도하는 상황은 언제든지 우리의 외교적 입지를 좁히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 내면서도 한반도 정세의 주도권을 쥐는 전략적 접근이 강화되어야 한다.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아시아개발은행(ADB), 중국의 FTAAP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미·중 간 치열한 각축전에서는 국익 중심의 균형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 간의 비공식적인 APEC 갈라 만찬 대화는 양국 관계의 긍정적인 협의를 이끌어 내는 모멘텀으로 활용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직접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논의를 위한 양국 간 국장급 협의의 진전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양국 외교 채널 간의 해법 모색이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기업銀·한전 등 내년 배당 대폭 늘 듯

    기업은행과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 주요 공기업의 내년 배당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9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주 ‘배당 테마주’로 뜨며 주가가 4.8%나 올랐다. 기업은행 측은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대주주인 정부는 좀 다른 것 같다. 정부는 이미 내년 공기업의 배당 수입 예산을 11%가량 늘려 잡았다. 시장에서는 기업은행의 배당성향(배당금÷당기순이익)을 30%까지 기대하고 있다. 공기업의 배당 확대는 “민간 기업도 배당 확대에 동참하라”는 정부의 ‘신호’이기도 하다.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 예산안에 따르면 일반회계 세외수입 항목 중 정부출자수입(배당 수입) 예산은 3616억원이다. 올해 예산(3251억원)보다 11.2%(365억원) 확대 책정했다. 올해 정부출자기관 29개사 중 실제 배당한 기업은 17곳이다. 정부 배당액이 가장 많았던 곳은 기업은행으로 1235억원이었다. 수자원공사(592억원)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437억원)가 뒤따랐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기업은행과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에 쏠려 있다. 기업은행은 올해 1~9월 7801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순이익 ‘1조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 내년 배당성향이 30% 안팎이면 총배당금은 3000억원을 웃돈다. 정부 지분율(55.0%)을 고려하면 1500억원 이상을 배당금으로 받는다. 한전과 가스공사도 올해 대규모 흑자가 예상된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錢의 삼국지’ 시작됐다] “자본유출 없다… 2004 데자뷔” vs “조만간 엑소더스 현실화”

    [‘錢의 삼국지’ 시작됐다] “자본유출 없다… 2004 데자뷔” vs “조만간 엑소더스 현실화”

    ■ 이래서 돈 안 빠진다 한국 경제 기초체력 ‘튼튼’… 경상수지 3년여 흑자·단기 외채 미국이 내년에 금리 인상을 시작하면 주요 신흥국의 경제적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단계적으로 금리를 올린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규모의 자본 유출과 이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 주식 시장의 침체 등은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다. 그러나 한국은 이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외국인들이 수시로 돈을 넣고 빼는 데 편리한 ‘현금입출금기(ATM) 코리아’임에도 건전한 경제 기초체력에 힘입어 심각한 자본 유출에 직면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이 보는 이유는 이렇다. 우선 양호한 기초 체력이다. 37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외환보유액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막는 방어벽으로 작용한다. 또 2년 7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는 설령 자본 유출이 이뤄진다 해도 일정 수준의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한국은행은 올해 840억 달러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를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기록(799억 달러)을 깰 것이라는 전망이다. 1986년 6월부터 3년 2개월 동안의 최장 흑자 기록을 깰 가능성도 있다. 다음으로 외국에 갚아야 할 빚의 질이 나쁘지 않다. 총 대외채무에서 차지하는 단기외채 비중은 지난 6월 말 기준 29.8%로 낮은 편이다. 내부와 달리 밖에서 보는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평균 이상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연초와 달리 0.4% 포인트 하락한 3.7%로 예측되고 있으며 내년에도 이 수준의 성장률이 전망된다. 주가도 한국 기업의 가치에 비해 싸다고 느낄 정도로 내려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5일 “주가가 순자산 가치의 1배를 밑도는 현재의 코스피는 외국인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수준”이라면서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 정점은 이미 넘은 것 같다”고 밝혔다. 자본 유출이 없었던 사례도 있다. 바로 ‘2004년의 추억’이다. 2004년은 한국과 미국의 통화정책이 엇갈리는 시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닷컴 버블’과 ‘엔론 사태’ 이후 가파르게 내린 금리를 2004년 6월부터 단계적으로 올리기 시작했다. 반면 한국은행은 ‘카드 사태’로 기준금리를 되레 두 차례나 내렸다. 그럼에도 2004년 말 코스피는 전년 말 대비 11%가량 올랐고 외국인들은 2004년 10조원어치의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다. 내년에는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가 일시적으로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한국은 104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와 경기 침체로 금리 인상이 쉽지 않은 형국이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이 통화정책 방향을 바꿀 때마다 세계 경제에 불안감을 던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금리 인상을 경기 개선으로 보는 시선이 확산되면 글로벌 증시가 오히려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시에서 외국인 수급과 가장 밀접한 관계는 대외 금리 격차보다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자본 유출을 줄이는 또 다른 배경에는 우리나라가 신흥국 가운데 매력적인 투자처인 점도 한몫한다. 예컨대 외국인들이 ‘신흥국 카테고리’에 속한 한국을 외면하면 다른 신흥국에 그만큼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시장의 개방 정도나 경제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가 상대적인 비교 우위에 있다. 혹시라도 금리 수익 때문에 미국계 자금이 빠진다고 해도 돈 풀기에 나선 일본과 유럽계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이 순매도로 전환됐던 지난 9월 주식시장에 일본계 자금이 1조원가량 순유입됐다.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공적자금펀드(GPIF)는 지난주 해외주식 투자 비중을 12%에서 25%로 늘리기로 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GPIF의 한국주식 투자 규모가 5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면서 “내년 3월까지 한국주식에 대한 일본계 자금의 매입 강도가 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이래서 돈 빠진다 한·미 내외금리차 1.75%P로 줄어… 한은 “금리인하로 자본유출 확대 우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15일 “금리 인하가 자본 유출을 늘리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0%로 0.25% 포인트 내린 직후 내놓은 발언이었다.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와 미국의 돈풀기 종료에 따른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내외금리 차가 줄어들고 있어 자본 유출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까지 오르면 환차손을 걱정한 외국 자금들이 한국을 떠날 수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이 올 들어 두 차례(총 0.5% 포인트)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미국과의 금리 차가 1.75% 포인트로 줄어들었다. 내년 이후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격차는 더 줄어들게 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2004년 사례’를 들며 미국이 금리를 올려도 자본 유출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 상황에는 중대한 차이가 있다. 2004년에는 원화가 강세였다는 사실이다. 원·달러 환율은 2004년 12월 평균 1035.10원(종가 기준)까지 내려갔다. 반면 최근에는 달러화가 강세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7개월 만에 1080원 선을 상향 돌파했다. 이 여파로 외환보유액마저 3개월 연속 감소했다. 10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3637억 2000만 달러로 한 달 전보다 6억 8000만 달러 줄었다. 지난 8월부터 계속 하락세다. 유로화·엔화 등의 달러화 환산액이 줄어든 탓이 크긴 하지만 외환보유액이 석 달 연속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오석태 한국SG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004년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도 환율이 민감하게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기준금리 인하가 원화 약세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자본 유출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040조원을 넘어선 가계빚도 전주(錢主)들의 불안감을 키운다. 최근 금융시장 여건이 2004년과는 체질적으로 달라졌다는 얘기다. ‘버냉키 쇼크’의 재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해 6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출구전략’(위기 때 풀린 돈을 회수하는 것)을 얘기하면서 답보 상태이던 국내 코스피지수는 1780선까지 급락했다. 안기태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버냉키 쇼크 때 미국계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국내 주식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며 “미국이 당장 돈줄을 죄는 것은 아니지만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외국계 자본의 신규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국내 금융시장에서 자본 유출을 유럽계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주식시장에서 미국(7902억원)과 아시아(6850억원) 자금은 순매수 기조를 유지한 반면 유럽계 자본은 1조 5787억원을 순매도하며 ‘팔자’로 돌아섰다. 안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양적 완화를 고려할 정도로 유럽 경기가 침체돼 있는 상황이고 이에 대한 우려로 유럽계 자본도 국내 주식이나 채권을 청산하고 있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돈풀기로 ‘엔 케리 트레이드’(일본의 낮은 금리를 활용해 엔화를 빌려 제3국에 투자하는 금융거래)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론이 있다.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엔저 기조가 유지되던 2005~2006년에도 국내 증시에 일본계 자금이 매달 600억원씩 순유입된 적이 있다”며 “하지만 일본계 자금이 한국시장을 디스카운트(평가 절하)하는 경향이 있어 국내 주식이나 채권 시장에서 일본계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후강퉁도 변수다. 후강퉁은 홍콩과 상하이 증시의 교차거래를 말한다. 후강퉁이 시행되면 외국인도 홍콩을 통해 상하이 A주식에 투자가 가능해진다. 당초 지난달 27일 시행 예정이었지만 홍콩시위 여파 등으로 보류된 상태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후강퉁이 시행되면 한국에서 18조원가량이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엔저 후폭풍] 수출·무역수지 사상 최고치… 기업 체감경기는 최악

    정부는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과 무역수지 흑자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지만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수출 외형으로 보이는 경제적 실체가 허상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10월 수출입 동향과 관련해 이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한 518억 달러, 수입은 3.0% 감소한 443억 달러로 무역수지(75억 달러)가 역대 최고 규모였다고 강조했다. 월간 수출은 500억 달러를 돌파해 역대 최고 기록을 깼고 33개월째 연속 흑자를 이어 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수출 실적이 달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이 같은 정부 발표와 달리 실제 느끼는 경기가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실제 주가 하락을 포함해 원자재값 상승 등 세계 경기 침체 장기화와 맞물려 경제 여건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산업부는 수출 사상 최고치와 관련해 전년 동기 대비 25%가 증가한 미국 수출을 호재로 꼽았다. 미국의 경기 호조와 추수감사절에서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연말 수요 증가 등의 계절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환율 문제로 채산성이 떨어지는 측면은 있지만 대기업들은 해외사업 실적까지 포함시키니까 어렵다고 하는 것”이라면서 “산업부 통계는 팩트지만 대기업들의 앓는 소리는 주관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수출의 외형적 수치가 영업이익으로 남는 부분이 미미하다는 점이다. 장석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출 제품 하나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원가, 인건비 등)이 적지 않기 때문에 수출로 인한 영업이익이 굉장히 적다”면서 “수출량이 많고 빠르게 성장하는 것처럼 보여 기업이 잘나가는 듯 보이는 착시현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수입 원자재가 제품 생산액의 50%를 차지할 경우 100원을 팔아도 50원밖에 안 남는다는 것이다. 환율 문제도 거론된다. 장 연구위원은 “1달러를 받으면 예전엔 115원에 팔아 남길 수 있지만 지금은 100원밖에 안 되니 15%가 손해”라며 “지금 일선에서는 남는 게 없는 ‘밀어내기 수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고 꼬집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강대국이 되고 싶은 중국, 국내외 저자들의 평가는

    강대국이 되고 싶은 중국, 국내외 저자들의 평가는

    중국의 성장은 거침없다.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감추고 실력을 기르다)라며 웅크린 채 발톱을 감추고 때를 기다려 온 중국은 이제는 공공연히 ‘대국굴기’(大國?起·큰 나라로 우뚝 일어서다)를 표방하고 있다. 그들만의 부질없는 포효가 아니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모했을 정도로 경제력이 급성장했고, 항공모함을 개발하는 등 군사력까지 확장시키며 패권국가로서 위용을 갖추고 있다. 특히 한국에 있어서 무역수지 최대 흑자국가인 동시에 6자회담,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정세에서 키를 쥐고 있는 중국을 빼놓고는 논의가 진전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해졌다. 동남아시아 등 주변 국가와 아프리카, 중동 등은 물론 미국, 일본, 유럽 기존 선진국들 역시 미래의 패권 국가로서 중국의 급부상을 인정하며 경계의 시선을 늦추지 못한다. 그럼에도 중국이 애써 감추고자 하는 아킬레스건은 있다. 타이완 양안 갈등,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과 벌이는 남중국해 영토 분쟁 등 대외적 문제를 비롯해 내부적으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 농민공 문제, 신장위구르, 티베트 등의 분리 독립 추진, 도시와 농촌 혹은 서부 내륙과 동부 연안 등 지역 불균형 발전, 경제적 양극화 문제, 민주주의의 제도적 정착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중국이 미국과 함께 세계 양강 체제 국가로서 위상을 확립하기 위해서 넘어서야 할 대목이다. ‘중국, 세계로 가다’는 중국의 장밋빛 전망에 대한 이의제기다. 2025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 등에도 불구하고 책은 중국이 아직 세계 강대국이 될 수 없는 이유를 외교, 경제, 문화 등 분야에 걸쳐 꼼꼼한 논리와 적나라한 사실관계의 조합으로 풀어낸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국제관계학과 교수인 저자는 중국이 강대국이 되기에는 불완전한 요소로 국제적 이해 당사국가로서 책임감 부족 등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몰이해를 비롯해 저가 소비재 중심의 수출 국가로서 산업 및 무역적 불균형, 문화라는 소프트 파워의 미약함, 다른 국가로 확장될 수 없는 보편성이 결여된 사회 시스템 등을 꼽았다. 그가 중국에 들이대는 잣대는 바로 ‘글로벌 영향력과 책임감’이다. 그 기준에 따르면 중국은 ‘본질적으로 자국의 이익과 세력의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편협하고 이기적이며, 현실적인 국가’에 불과하며 글로벌 리더의 자리를 맡을 준비가 돼 있지 않다. 100명이 넘는 중국의 학자 및 정부 관리들을 인터뷰하는 등 학문적 성실함이 돋보이긴 하지만, 철저히 서구 중심의 시각으로 중국을 바라본 측면이 크다. 오히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중국 농민 르포’가 아프다. 2004년 중국에서 출간하자마자 판금도서로 묶였다. 그럼에도 해적판으로만 1000만부 이상 판매됐고, 영어, 일본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으로 번역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중국 농촌의 현실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 부부 르포작가인 저자들은 농업을 주 산업으로 삼는 안후이(安徽)성을 3년 동안 꼼꼼히 돌며 중국 농촌의 적나라한 실상을 취재했다. 중국의 산업화 정책은 농업의 희생 위에서 이뤄졌다. 농촌의 생활은 너무 궁핍했고, 농민들은 중국공산당 또는 지방정부의 부패한 관리들에 의해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었다. 견디다 못해 베이징 중앙정부와 상급기관을 찾아가 하소연하려는 상방(上訪)을 택했지만 별 뾰족한 효과를 거두지 못한 사례 등과 함께 실정법을 무기 삼아 해결책을 찾아가는 농민들의 지난한 분투도 함께 소개한다. 갖은 굴욕과 폭력을 감내하고, 때로는 목숨까지 바쳐 가며 노력한 결과, 안후이성 차원에서 농민 부담을 덜어내는 농촌세비개혁정책을 채택하도록 만들었다. 주룽지 전 국무원 총리는 금서 목록에서 풀지 않으면서도 2011년 칭화대를 찾아 “비판의식을 갖고 이 책을 읽어 보라. 국외 ‘이견분자’로부터 과도한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중국의 엘리트 젊은이들에게 일독을 권했다. 중국의 무서움은 또한 여기에 있다. 지금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에 가장 필요한 것은 낙관도 무시도 아닌, 구체적인 현실에 대한 인식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사설] 美 양적완화 종료, 국내 충격 최소화에 만전을

    미국의 양적완화(QE· Quantitative Easing) 정책이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8~2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지난 6년간 시행해 온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한다고 선언했다. 양적완화는 달러를 한도 없이 찍어내 금융기관에 공급하는 유동성 확대 정책으로 연준은 2008년 리먼 사태로 들이닥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3차에 걸쳐 양적완화 정책을 펴왔다. 무려 4조 달러를 시중에 풀었다. 연준은 양적완화를 종료하더라도 세계시장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0∼0.25%)으로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성장률과 고용 등의 경제지표로 볼 때 양적완화의 효과는 일단 긍정적이다. 달러를 엄청나게 풀었는데도 물가는 크게 오르지 않았고 달러화 가치도 최근에는 오히려 상승했다. 풀린 달러는 신흥국으로도 흘러들어 가 주식과 채권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양적완화의 축소는 언젠가 단행될 금리 인상과 맞닿아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해 무제한 달러 공급으로 비정상화된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려 한다면 신흥국들은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달러는 도로 빠져나갈 것이고 거품이 낀 자산가격은 재조정 받을 수 있다. 현재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취약 국가를 뜻하는 ‘프래자일 5’(Fragile 5)로 터키,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5개국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양적완화 종료에 따른 우리 경제의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미국이 그동안 테이퍼링(tapering·자산매입 축소) 프로그램에 따라 출구전략을 단계적으로 펴온데다 금리 또한 6개월 안에 올릴 것 같지는 않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한국의 외화보유액은 3644억 달러로 충분하고 경상수지는 31개월째 흑자를 이어 가고 있기도 하다. 양적완화가 끝이 나도 시장이 크게 혼란스러워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정부의 견해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을 것으로 본다. 그래도 낙관은 금물이다. 우리의 상황은 괜찮다 하더라도 다른 신흥국들이 흔들리면 우리도 덩달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신흥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70% 수준이나 된다. 저성장·저물가·엔저의 ‘신(新) 3저(低)’ 기조는 지속되고 있다. 내수 부진 속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의 실적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3.2% 감소하는 등 실물경제는 두 달 연속 뒷걸음질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야심 있게 추진한 ‘초이노믹스’가 실패했다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온다. 이런 대내외 상황을 고려해 정부와 기업은 유효 적절한 대응책을 세워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규제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기업은 혁신을 통해 내수와 수출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이 189개국 중 ‘기업 하기 좋은 나라’ 세계 5위에 올랐다는 엊그제 세계은행의 발표는 고무적이다. 2010년보다 11계단이나 뛴 것으로 규제완화의 영향이 크다고 한다. 정책만 쏟아낸다고 잘하는 정부는 아니다. 그보다는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막힌 곳을 뚫어주는 게 정부가 할 일이다.
  • 공공요금 인상 부추기는 정부

    공기업들이 공공요금 현실화 차원에서 요금 인상을 서두르고 있지만 정부가 나서서 상하수도 요금을 올리는 것이나, 예상되는 흑자 덕분에 전기요금은 인상 요인이 없는데도 더 올리려는 것이 눈총을 받고 있다. 안전행정부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정부 권고에 따라 상하수도 요금 현실화 계획을 세워 최대 두 배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현재 하수도 요금은 원가의 35.5%에 불과하다. 상하수도 기업 203곳을 포함한 지방공기업 253곳이 지난해 총 1조 2313억원에 이르는 경영 손실을 봤다. 안행부는 지방공기업 부채를 줄이기 위해 2017년까지 하수도 요금을 원가의 7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계획을 수립, 지난 6월 전국 자치단체에 권고했다. 상수도 요금은 90%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이미 하수도 기업 16곳에 대한 요금 인상 조례가 개정됐으며, 19곳에선 개정이 진행되고 있다. 상수도 요금은 9곳이 이미 올랐고 10곳이 인상을 추진한다. 그러나 국민 물가안정의 책임을 지고 있는 정부가 인상을 권고하는 게 낯설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국회예산정책처는 ‘공공기관의 2014∼2108년 재무관리 계획’을 평가한 보고서에서 전기요금 변동(인상)이 없어도 한국전력이 안정적 흑자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전의 순이익 추정치는 올해 7106억원, 내년 1조 2803억원, 2016년 2조 1392억원, 2017년 3조 1995억원, 2018년 2조 8234억원이다. 특히 지난해 1월과 11월 각각 평균 4.0%, 5.4% 요금을 인상한 덕분에 1743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그런데도 한전은 외국의 전기요금 수준과 비교하면서 단계적인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또 한전 스스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의 근거로 꼽았던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역시 전기요금 인상을 압박하지 않을 것으로 평가됐다. 한전의 순이익이 계속 늘어나기만 하면 전기요금 인하 요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빛바랜 ‘저축의 날’… 꼭 필요한가요

    빛바랜 ‘저축의 날’… 꼭 필요한가요

    ‘10월의 마지막 화요일을 아십니까.’ 노랫말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한국의 경제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운 ‘저축’을 기념하는 날이다. 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4년 수출 한국과 경제 성장의 ‘빛과 소금’이 되기를 기대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날짜(당시엔 9월 25일)까지 정했다. 봉급쟁이 월급날이 그때나 지금이나 25일이 많았던 모양이다. 저축이 곧 국력이었던 시절 얘기다. 2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프레스센터 20층. 한때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국민훈장을 주며 국민들에게 저축을 독려했던 것과 달리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대신해 수상자에게 훈장과 표창을 전달했다. “저축 확대로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가 크므로 이를 표창합니다.” 박수 소리에 이어 연신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지만 빛바랜 사진첩마냥 관심이 덜해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나마 배우 김희애, 방송인 서경석·변정수·김흥국씨 등이 수상자로 나오지 않았다면 좌석에 빈 곳은 더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요즘은 저축보다 소비가 강조되는 시대다. 소비 진작을 위해 저축이 아닌 빚을 권하는 사회가 된 지도 오래다. 여기에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졌다. 저축만으로 재테크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이 ‘저축의 날’을 바꾸자는 말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내부적으로 저축의 날을 ‘금융의 날’로 이름을 바꾸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 위원장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답변했듯이 저축이라는 좁은 의미를 확대한다는 뜻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는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말했다. 사실 지금의 저축의 날도 ‘증권의 날’과 ‘보험의 날’이 합쳐진 것이다. 기획재정부도 저축 증대보다 세수 확대에 마음이 동한다. 올해 세법 개정에서 세금우대종합저축에 세제 혜택을 없애버렸다. 세제 혜택 폐지로 피해를 보는 가입자는 7개 시중은행에만 764만명에 이른다. 정부만 저축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민간의 움직임은 더 빠르다. 가계저축률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데에는 저축 권장에서 손을 떼고 있는 은행들도 한몫하고 있다. 국민과 신한, 외환, 한국SC은행 등은 최근 예·적금에 붙는 우대금리를 대폭 축소해 거의 유명무실한 수준으로 만들었다. 지난해는 저축의 날에 최고 연 3.4%의 우대금리를 주는 특판 예·적금을 출시하는 은행도 있었지만 올해는 단 한 곳도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순저축률(가계저축률=가계저축÷가처분소득)은 4.5%로 2012년(3.4%)보다 1.1% 포인트 높아졌지만, 2001년 이후 5%를 넘은 때가 2004년(8.4%)과 2005년(6.5%)의 두 차례뿐일 정도로 하향 추세다. 1988년 24.7%로 정점을 찍었던 가계저축률은 1990년대 평균 16.1%를 기록했다. 2001년(4.8%)부터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저축을 하고 싶어도 여윳돈이 없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며 근원적 물음을 제기하기도 한다. 가계부채는 사상 최고인 1040조원을 돌파했다. 또 역대 가장 많은 내부 유보금을 쌓아두고 더 이상 은행에 아쉬운 소리를 안 하는 기업들의 모습도 저축의 의미를 낯설게 한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저축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가계의 가처분소득인데 가계부채가 이미 목까지 차오른 상태”라면서 “고도 경제성장 시기에나 어울릴 법한 ‘저축을 늘리자’는 공허한 구호보다 정부가 가계부채의 종합적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가구의 평균 흑자율은 25% 정도 되지만 흑자의 대부분을 부채 상환에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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