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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쉴 수 없다” 그 이상의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해”

    “숨쉴 수 없다” 그 이상의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해”

    구호와 막말로 살펴 본 ‘조지 플로이드’ 사태백인 경찰의 강압적 체포로 비무장한 흑인 시민이 사망한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돼 5일(현지시간)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46)가 숨지기 전 내뱉은 “숨을 쉴 수가 없다(I can‘t breathe)”는 호소는 차별에 항의하며 거리에 나선 이들의 구호가 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진압과 해산을 강조하며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상황은 강대강으로 치닫고 있다. 서로 맞부딪친 구호와 발언들을 통해 미국 인종차별 시위를 살펴봤다. “숨을 쉴 수가 없다.(I can’t breathe)” 백인 경찰 데릭 쇼빈(43)의 무릎에 짓눌려 제대로 호흡할 수 없었던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가 없다(I can‘t breathe)”가 호소했지만 쇼빈 경관은 무려 8분 46초 동안 플로이드의 목을 눌러 결국 그를 숨지게 했다. 플로이드의 호소는 인종차별로 생존의 위협까지 느끼는 이들이 일상에서 겪는 좌절과 겹치면서 이번 시위의 대표적 구호가 됐다.이 표현은 앞서 2014년 뉴욕시에서 벌어진 유사한 사건에서 먼저 등장했다. 흑인 에릭 가너는 불법 담배를 판매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목이 졸렸는데, 그 역시 사망하기 전 “숨을 쉴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가너의 직접적인 사인은 심장마비로, 경찰의 목조르기가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는 여전히 논란이 분분하지만 이로 인해 촉발된 2014년의 시위에서 시위대는 “숨을 쉴 수가 없다”고 외쳤다. ‘목 조르기’ 체포술 도마에…일부 경찰서는 폐지 선언 한편 이러한 외침을 낳은 ‘목 조르기’ 체포에 대한 논의도 시작됐다. 지방정부들은 목 조르기 등 강압적인 체포 방식을 금지하는 조치를 잇따라 취하고 있다. 전미 유색인종 지위 향상협회(NAACP)는 지난 3일 플로이드 사건이 일어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을 향해 목 조르기 체포 방식을 전면 금지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대부분의 경찰당국은 다양한 형태의 목 조르기 또는 목 누르기를 체포 과정에서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31일에도 일리노이주 시카도에서 쇼핑몰을 찾은 20대 흑인 여성이 경찰관에게 ‘목 누르기’를 당했다는 의혹이 3일 제기됐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경찰은 ‘경동맥 구속’(목 주위 혈관을 압박해 뇌로 흘러가는 피를 차단해 용의자를 실신시키는 체포술)을 즉각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5일 미니애폴리스 시의회는 목 조르기 체포술을 금지했고, 캘리포니아 주지사 역시 주 경찰의 목 조르기 체포 훈련을 즉각 중단했다.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BLM)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줄여서 BLM이라고도 일컫는 구호는 2012년 2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벌어진 ‘짐머만 사건’에서 비롯됐다. 동네 방범대원이었던 히스패닉계 혼혈 조지 짐머만(당시 29세)은 순찰 중 후드티를 입고 길을 가던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틴(당시 17세)을 쫓아가 몸싸움을 벌인 끝에 총을 쏴 살해했다. 당시 마틴은 편의점에선 산 사탕을 들고 휴대전화로 여자친구와 통화 중이었을 뿐이지만, 짐머만은 마틴이 ‘마약과 관련된 것 같은 수상한 흑인’이라고 생각해 뒤를 쫓은 것이었다.범죄에 연루되지 않은 비무장 10대 소년을 범죄자로 간주하고 쫓아가 살해한 것만으로도 인종차별 논란이 뜨겁게 불거졌는데, 짐머만이 ‘정당방위’로 무죄 평결을 받으면서 공분이 치솟았다. 곳곳에서 시위가 잇따랐고, 이때 처음으로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는 구호가 등장했다. BLM은 구호에 그치지 않고 흑인에 대한 공권력 남용에 반대하는 흑인민권운동 그 자체가 됐다. BLM은 상부 조직이 있는 단체의 형태는 아니지만 지역별로 느슨한 형태로 존재한다. 뚜렷한 가입 절차 없이 다양성·공감 등 몇 가지 원칙을 지키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뜻을 같이하면 그 일원이 되는 식이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해시태그 형태로 구호와 주장을 공유하기도 한다. 또 미국을 넘어 영국 등 세계 곳곳에서 시위가 펼쳐지는 등 국제적 운동이 됐다. 모든 생명이 중요하다(All Lives Matter)? BLM이 확산하면서 이를 조롱하거나 반대하는 구호도 나타났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모든 생명이 중요하다(All Lives Matter)’는 문장이다. 이 문장만 놓고 보면 너무 당연한 원칙이지만 실제로는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는 말을 비틀어 ‘흑인의 생명만 중요하냐’는 조롱이 깔려 있는 표현이다. ALM으로 BLM을 반박하는 이들은 시위 과정에서 흑인이 아닌 경찰관이 희생되고, 한편에서는 치안 부재를 틈타 약탈이 벌어지는 점을 지적한다. 이를 두고 일부의 일탈을 전체로 싸잡아 매도하지 말라는 의견과 엄연히 병존하는 현실이라는 반박이 부딪친다. 그러나 ALM이 지적하는 문제들이 해소돼도 흑인을 향한 공권력 남용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또 BLM은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는 것이지 ‘흑인의 생명만 중요하다’고 외치는 게 아니다. ALM에 대해 만화가 크리스 스트라웁은 만평을 통해 “불이 난 집을 놔두고 ‘모든 집이 중요해’라며 멀쩡한 집에 소방호스를 갖다 대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백인 경찰 저격’ 댈러스 사건으로 BLM 운동 상처 차별은 갈등을 부르고, 증오를 싹틔운다. 증오는 사람들의 분노를 잘못된 관행 및 구조가 아닌 무고한 이들로 향하게 한다. 이것이 대립을 키우고 악순환이 반복된다. 2016년 댈러스 저격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BLM 행진이 진행되던 중 벌어진 사건으로, 흑인 마이카 존슨(당시 25세)은 집회를 관리하던 경찰 중 백인만 노려 저격해 5명을 살해했다. 열흘 뒤 루이지애나 주에서 비슷한 총격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BLM 운동은 정당성에 치명상을 입었다. 통합 대신 분열 부르는 트럼프의 말말말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쉽지 않지만 적어도 사태를 진정시키고 통합과 치유를 향한 노력이 필요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짐머만에 대한 무죄 평결 당시 시위가 격화하자 “비극을 막기 위해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고 차분히 되돌아보자”면서 판결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댈러스 저격 사건으로 희생된 경찰관 5명의 추모식에서는 “미국은 그렇게 분열돼 있지 않다. 더 악화할 것이라는 절망에 거부해야 한다”며 통합을 향한 노력을 호소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역시 댈러스 사건에 대해 “우리는 결코 피와 출신 배경으로 묶이지 않았으며 공통의 이상으로 맺어졌다‘면서 서로에 대한 공감을 당부했다. 이처럼 인종차별로 미국이 극심한 갈등과 분열을 겪을 때마다 최고지도자들은 피해자를 위로하고 통합과 희망을 강조했다. “약탈하면 발포”에 담긴 뿌리 깊은 인종차별의 역사 그러나 최근 플로이드 시위에 대응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 그는 일단 시위대를 급진좌파(ANTIFA)로 싸잡으며 이념적 편가르기를 시도했다. 또 그들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했으며 “폭력배(Thugs)”라고 칭했다. ‘Thug’는 단순히 폭력배라는 뜻을 넘어 몇 년 전부터는 ‘흑인 폭력배’라는 인종차별적 의미가 깔린 단어다.분명 시위 사태 속 혼란을 틈타 자행되는 약탈과 폭력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다. 그러나 정당한 주장을 앞세운 시위대와 약탈을 일삼는 폭도를 구분하지 않고 모호하게 한데 묶어 비난하는 트럼프의 태도는 인종차별적 법 집행을 개선하라는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는 것처럼 받아들여진다. 그는 심지어 “약탈이 시작되면 사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시위 진압에 발포를 허가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아무리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미국이라도 대통령이 자국민을 향해 발포하겠다고 공언하는 것은 선을 넘은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약탈이 시작되면 발포도 시작될 것(When the rooting starts, the shooting starts)’라는 (운까지 맞춘) 표현은 트럼프가 처음 한 말이 아니다.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NPR)에 따르면 이는 월터 해들리 마이애미 경찰청장이 1967년 청문회에서 썼던 표현이다. 극심한 편견을 갖고 있던 그는 흑인들을 상대로 강경한 진압을 자한 인물로 유명하다. 그 역시 소방호스와 경찰견까지 동원해 1960년대 흑인민권운동을 무자비하게 진압했던 불 코너 버밍햄 경찰국장의 말을 빌려왔을 것이라고 NPR은 전했다. 이처럼 트럼프의 ‘발포’ 발언은 단순히 약탈 범죄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을 넘어 뿌리 깊은 인종차별의 역사가 담겨 있는 표현인 것이다.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해!(There Is A Better Way!)” 한편 공권력 남용으로 흑인이 희생되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벌어지는 시위에 대해 흑인 사회의 고민도 깊다. 지난 5월 3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시위에 참가한 45세 흑인 남성이 “형제자매들이 매일같이 죽어나가는데 이제 지쳤다. 난 죽을 각오가 돼 있다”며 강경한 대응을 주장하자 또 다른 흑인 남성 커티스 헤이스(31)가 이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헤이스는 시위에 참가한 16세 소년을 향해 “16살인 네가 해야 할 일은 더 나은 방법을 찾는 거야. 왜냐하면 지금 어른들이 하고 있는 이 짓(시위)은 전혀 안 먹히거든”이라고 외쳤다. 그는 “저 아저씨, 46살인데 아직도 분노하고 있다. 나도 31살 먹고 분노하고 있다. 겨우 16살인 너도 분노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위험한 길은 네가 가서는 안 되는 길이다”라고 호소했다. 헤이스는 4년 전 샬럿에서 무고한 흑인 시민이 경찰의 총을 맞고 숨졌을 때 벌어진 시위에 참가했었다며 “매일 밤마다 했는데 전혀 바뀌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년에게 “너와 다른 젊은 친구들은 힘이 있다”면서 “너희들은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 같은 윗 세대들은 그러질 못했으니까”라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이 외침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화제가 됐고 #ThereIsABetterWay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확산됐다. 헤이스는 언론 인터뷰에서 “46년 동안 인종차별을 당하면서 커져간 그의 가슴 속 구멍을 봤다”면서도 “16세 소년이 복수를 한다는 마음으로 이 싸움에 임하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1960년대 흑인민권운동을 거쳐 흑백분리를 법적으로 폐지한 이후 흑인 대통령까지 나왔지만, 미국 흑인 사회는 여전히 차별에 좌절하고 있다. 법적으로 평등해졌지만 뿌리 깊은 구조적 문제로 상당수의 흑인들이 여전히 하위 계층에 머물러 있다. ‘공권력 남용에 희생되는 흑인이 많은 것은 흑인 범죄율이 높기 때문’이라는 지적은 이러한 구조적 차별을 외면한 것에 가깝다. 매번 시위에 나서지만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더 후벼파고 있는 게 작금의 미국이다. 헤이스가 걱정했던 16세 소년이 31세, 46세가 되었을 때에는 얼마나 달라져 있을지는 21세기에도 미국의 중요한 숙제가 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여기는 호주] 호주판 ‘숨을 쉴 수 없어’…백인 경찰, 원주민 소년 과잉 체포 논란

    [여기는 호주] 호주판 ‘숨을 쉴 수 없어’…백인 경찰, 원주민 소년 과잉 체포 논란

    백인 경찰에 의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호주 시드니에서도 백인 경찰이 16세 원주민 소년을 과잉 체포하는 사건이 발생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호주 ABC뉴스의 보도에 의하면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5시 30분경 시드니 서리힐 지역에 위치한 에디 워드 공원에 경찰이 순찰을 돌고 있는 중이었다. 순찰을 돌던 경찰은 당시 공원에 있던 원주민 소년들과 약간의 충돌이 있었다. 언론에 공개된 동영상에는 원주민 소년이 백인 경찰을 향해 신체적 위협을 하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16세로 나이만 공개된 이 원주민 소년은 팔짱을 낀채 경찰에게 “당신의 턱을 날려버릴 수도 있어”고 말한다. 이에 백인 경찰이 잠시 화를 삭이는 듯 싶더니 다가가 “뭐라고 했어? 바닥에 엎드려”라며 해당 소년을 체포한다. 문제는 이 순간 발생했다.경찰이 소년의 두팔을 등뒤로 돌려 잡고 발목을 발로 차자 소년은 그만 얼굴부터 콘크리트 바닥에 그대로 쓰러진 것. 다른 남성 경찰이 다가와 쓰러진 소년의 다리를 누르고 여성 경찰과 해당 백인 경찰이 바닥에 쓰러진 그의 두손에 수갑을 채우는 동안 바닥에 쓰러진 소년은 고통으로 몸부림을 쳤다. 동영상을 촬영한 사람은 “당신 지금 그 아이 얼굴을 바닥에 내동댕이 쳤어”라고 놀라워 하는 목소리도 담겨있다. 해당 소년은 치아가 깨지고 온몸에 상처투성인 채로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고, 해당 경찰은 진상 조사가 이루어지는 현재 일선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다. 해당 동영상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이 사건은 호주판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불리며 연일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미국에서 촉발된 인종 차별 시위가 시드니에서 까지 열리면서 그동안 백인 경찰에 의한 호주 원주민 사망 사건등 과거 사례들이 소환됐다. 현재 일반적인 여론은 경찰을 위협한 16세 소년의 행동이 정당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경찰의 과잉 체포가 용납될 수는 없다라는 분위기다. 믹 퓰러 시드니 경찰청장은 “해당 경찰은 충분히 다른 방법으로 대처했어야 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중장비까지 동원해 약탈” 한인 상점들 속수무책

    “중장비까지 동원해 약탈” 한인 상점들 속수무책

    중장비, 사다리차까지 동원해 약탈미 한인 상점 피해 속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인 점포 심야 약탈행위로 미용용품점 30여곳이 피해를 입었다. 일단은 다소 진정된 모습이지만 미국 전역의 인종차별 항의 시위와 맞물려 심야 약탈행위가 이어지고 있어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특히 매장을 약탈하려고 시위대가 중장비까지 동원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은 뷰티서플라이(미용용품) 업종도 최소한 이번 주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표정이다. 3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뷰티서플라이 업체 30여곳이 약탈 피해를 봤다. 지난 주말에 집중적인 약탈이 이뤄졌다. 필라델피아 한인회장 샤론 황은 “경찰에게 연락을 해도 (경찰이) 오면 약탈은 끝난 상황이고, 한국 사람들은 약탈을 당하는 것을 집에서 CCTV로 보고 있지만 위험하니까 못 가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나성규 펜실베이니아 뷰티서플라이 협회장은 “추가적인 약탈 피해는 많이 줄었다. 어제(2일) 심야에는 1개 점포가 털렸다”며 “한차례 광풍이 지나갔고 이미 다 털어갔다고 볼 수도 있지만 아직은 불안하고 안심하기 이르다. 이번 주까지는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뷰티서플라이’는 흑인 여성의 필수품인 가발과 미용용품 등을 파는 곳으로, 필라델피아 한인 커뮤니티의 대표적인 업종이다. 피해액은 대략 2천만 달러(240억 원대)로 추정된다. 보험으로 일부 보상받을 수 있겠지만, 상당 부분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2년 흑인 폭동 당시 큰 피해를 입었던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의 경우 일부 한인 상점들이 피해를 입은 가운데 주 방위군이 한인타운 보호를 위해 전격 투입된 상태다. 현재 한인 점포들은 두꺼운 나무판자로 상점 외벽을 둘러싸고 추가적인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동시에 협회 차원에서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한인 상점의 피해 보상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LA 한인사회, 흑인 사망 시위에 비상순찰대 구성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 사회는 흑인 사망 시위에 따른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자체 비상 순찰대를 구성했다. LA 한인회는 3일(현지시간) 한인타운 내 범죄를 막기 위해 ‘커뮤니티 비상 순찰대’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재미 해병전우회 회원 등으로 구성된 순찰대는 이날부터 코리아타운 순찰에 들어갔다. LA 현지 경찰의 협조 아래 비상순찰대를 식별할 수 있도록 차량 앞에는 한인회 로고를 부착했다. 재미 해병전우회는 2015년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촉발된 퍼거슨 흑인 소요 사태 당시에도 한인타운의 치안 유지에 힘을 보탠 바 있다. LA 한인회는 야간 통행금지 시간 이후에도 순찰하는 방안을 경찰과 협의 중이다. LA 한인회는 한인 상점의 피해 복구와 영업 재개를 돕기 위한 ‘타운 클린업 봉사대’도 운영할 방침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트럼프, 제발 입 좀 다물라”… 美 부통령 후보로 뜬 샛별

    “트럼프, 제발 입 좀 다물라”… 美 부통령 후보로 뜬 샛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뒤 미국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키샤 랜스 보텀스(50) 조지아주 애틀랜타 시장이 미 대선 정국의 ‘샛별’로 떠올랐다. 무명의 흑인 여성 정치인이었던 보텀스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단호한 대처로 지지율이 치솟은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와 마찬가지로 불과 며칠 만에 ‘깜짝 스타’가 됐다. 폭력 시위대를 향한 설득력 있는 호소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사이다’ 발언으로 단박에 부통령 후보로 급부상했다. CNN 방송은 2일(현지시간) ‘애틀랜타 시장은 어떻게 대혼란 속에서 민주당의 얼굴이 됐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보텀스 시장은 올해 미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도 참가하지 못할 만큼 미약했다. 하지만 지금은 당의 가장 중요한 핵심 인물로 올라섰다”고 전했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결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고 CNN은 치켜세웠다. 그가 ‘실시간 검색어 1위’ 인물이 된 것은 과격해진 추모 시위에 대한 냉철한 발언 덕분이다. 지난달 29일 보텀스 시장은 애틀랜타에서 폭력 사태가 퍼지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대에 해산을 요구했다. 자신을 흑인이자 네 아이의 엄마라고 소개한 그는 “플로이드의 죽음이 내 아이의 일처럼 아팠다. 그렇지만 이런 식의 시위는 그저 대혼란일 뿐”이라며 “미국이 진정으로 변하길 원한다면 (파괴적 행동을 하는 대신) 11월(대선)에 투표를 하라”고 요구했다. 보텀스 시장은 애틀랜타 출신으로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이 된 마틴 루서 킹(1929~1968) 목사를 언급하며 “그가 저격당했을 때도 우리는 여기를 이렇게까지 망가뜨리진 않았다”면서 “이 도시를 아낀다면 집으로 돌아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발 입 좀 다물라”며 직격탄을 날려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폭력배’라고 지칭하며 총격 대응을 시사하는 등 갈라치기에 나서자 지난달 31일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을 하면 상황이 더 나빠진다”며 “그를 침묵시킬 수 없다면 그가 최소한의 말만 하기를 기도하라”고 비꼬았다. 민주당 지지자를 중심으로 호평이 쏟아졌다. 보텀스 시장은 말 한마디로 하룻밤 새 ‘전국구 정치인’으로 거듭났다. CNN은 “그가 바이든 전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공원에 흑인 여자가 편안히” 뉴욕 사교계 명사 경찰에 신고

    “공원에 흑인 여자가 편안히” 뉴욕 사교계 명사 경찰에 신고

    요즈음 미국에서는 공원에 흑인 여자가 편하게 앉아 있다는 이유로 백인 여성이 경찰에 전화로 신고를 한다. 지난주 글로벌 투자회사에 다니던 백인 여성이 반려견에 목줄을 채우라는 흑인 남성을 경찰에 신고한 일로 직장에서 해고됐다. 이번주는 무고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가 백인 경관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 살해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에서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런데도 뉴욕 사교계의 잘나가는 백인 여성은 공원에 흑인 여자가 앉아 있다는 이유 하나로 경찰에 전화를 여러 차례 걸어 신고했다. 문제의 백인 여성은 인스타그램에서 스스로를 “라이프스타일 엔터테이닝 전문가‘로 칭하는 스비틀라나 플롬이다. 뉴욕의 프랑스 레스토랑 매디슨 비비엔느를 공동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야후 블로그 스캐리 마미(Scarry Mommy)가 2일(현지시간) 전했다. 흑인 여성 @브라운슈가베이비(brownsugarbaby)는 근처에 ‘편하게’ 앉아 햇볕을 즐긴다는 이유로 플롬이 자꾸 뭐라고 하자 동영상을 촬영하기 시작했다며 동영상들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었다. 플롬은 처음에는 가까이 다가와 이것저것 참견을 하다가 오후 6시 15분부터 7시 31분까지 여러 차례 경찰에 전화를 걸어 브라운을 신고했다. 첫 번째 신고는 브라운이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운다고 했던 것 같고, 세 번째 신고를 통해선 브라운이 자신과 아이를 위협한다고 했다. 한때는 브라운이 “검정 카드(신용카드 중 신용도가 가장 높은 카드)를 잡아당긴다”고 말했고, 어떤 때는 울먹이며 “이건 용납이 안된다”고 경찰에게 얘기했다. 플롬은 또 브라운이 인스타그램 동영상을 삭제하도록 경찰이 채근해야 한다며 이 일이야 말로 백인 경찰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위신 있는 행동이라고까지 말했다. 동영상을 보면 임신한 것 같은 플롬은 911에도 연이어 신고 전화를 했다. 남편은 함께 있다가 떠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아이들도 자전거를 타면서 뒤쪽에서 놀고 있었다. 가장 이해가 안되는 장면은 플롬이 “나와 내 아이들을 위협하는” 브라운 바로 건너편에 평온히 앉아 경찰이 오길 기다리는 모습이었다고 브라운은 돌아봤다. 경찰이 도착했지만 당연히 아무 일도 없었기 때문에 아무런 조치를 할 것이 없었다. 플롬은 야후 블로그 페이지 식스에 문제의 흑인 여성이 “날 인종차별주의자로 보이게 만들려고 동영상에 자신의 얘기를 멋대로 끼워넣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브라운은 “그런 일들이야 말로 당신 스스로 한 모든 일”이라고 맞받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美 넘어 유럽서도 “숨을 쉴 수 없다”

    美 넘어 유럽서도 “숨을 쉴 수 없다”

    미국 백인 경찰에게 목이 짓눌려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고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집회가 1일(현지시간) 미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이어졌다.①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미국 영사관 앞에서 항의시위에 참가한 여성이 “숨을 쉴 수 없다”(I can´t breathe)고 적힌 마스크를 쓰고 있다.②미국 뉴욕시 퀸스공원에서 열린 촛불 집회에서 마스크를 쓴 여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③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한 시위자가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라고 적힌 검은 마스크를 쓰고 있다.④미국 뉴욕시 퀸스공원에서 열린 집회에서 한 흑인 참가자가 성조기 무늬의 마스크를 착용했다.⑤미국 워싱턴DC 백악관 근처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한 여성이 마스크를 쓴 채 머리를 만지고 있다. 바르셀로나·뉴욕·워싱턴DC 로이터·AP·AFP 연합뉴스
  • 美 넘어 유럽서도 “숨을 쉴 수 없다”

    美 넘어 유럽서도 “숨을 쉴 수 없다”

    미국 백인 경찰에게 목이 짓눌려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고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집회가 1일(현지시간) 미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이어졌다.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미국 영사관 앞에서 항의시위에 참가한 여성이 “숨을 쉴 수 없다”(I can´t breathe)고 적힌 마스크를 쓰고 있다.미국 뉴욕시 퀸스공원에서 열린 촛불 집회에서 마스크를 쓴 여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한 시위자가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라고 적힌 검은 마스크를 쓰고 있다.미국 뉴욕시 퀸스공원에서 열린 집회에서 한 흑인 참가자가 성조기 무늬의 마스크를 착용했다.미국 워싱턴DC 백악관 근처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한 여성이 마스크를 쓴 채 머리를 만지고 있다. 바르셀로나·뉴욕·워싱턴DC 로이터·AP·AFP 연합뉴스
  • 美 흑인사망 사건에 분노한 에릭남 “인종차별은 죽지 않았다”

    美 흑인사망 사건에 분노한 에릭남 “인종차별은 죽지 않았다”

    가수 에릭남이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분노했다. 지난달 29일 에릭남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당신의 피부색은 중요하지 않지만, 이것은 당신에게 영향을 미친다. 레이시즘(인종차별)은 죽지 않았다”며 “조지와 아흐마우드는 무분별하게 목숨을 잃은 셀 수없이 많은 흑인 남성과 여성이다. 청원서에 서명하고, 목소리를 높이고, 할 수 있는 일을 해달라”는 글을 남겼다. 앞서 지난 25일 미국에서는 흑인 조지 플로이드(46)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일리노이주 시카고와 캘리포니아 등 각지에서 관련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조지아주의 아흐마우드 아르베리 여성 또한 산책길에 백인 남성의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미국 내 인종차별 범죄에 분노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에릭남은 이어 “Black lives matter(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슬로건을 함께 게재했다. 이는 경찰의 가혹행위에 항의하는 캠페인의 문구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정의 없이는 숨 쉴 수 없다” 인종차별 맞선 지구촌연대

    “정의 없이는 숨 쉴 수 없다” 인종차별 맞선 지구촌연대

    “나는 숨을 쉴 수 없다”고 절규하다 절명한 미국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대한 연대 시위가 31일(현지시간) 세계 각국에서 열렸다. 영국,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덴마크 등에서도 미국 경찰의 뿌리 깊은 인종차별적 관행에 분노했다. 비난이 집중된 뉴욕 경찰들은 퀸스에서 열린 시위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플로이드에 대한 추모의 뜻을 표했다. 코로나19 탓에 대규모 집회가 금지된 영국 런던에서는 이날 트래펄가광장에 모인 시위대 수백명이 “정의 없이 평화 없다”, “흑인 목숨도 중요하다”라고 외쳤다. 시위대는 무릎을 꿇고 목이 졸리는 퍼포먼스를 했다. 런던 경찰은 경찰에게 폭행을 가한 2명과 코로나19 격리를 위반한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맨체스터와 카디프에서도 연대 시위가 발생했다. 독일 베를린에서는 경찰 추산 1500명이 헤르만광장에서 “불의가 정의를 위협한다”, “검은 것은 범죄가 아니다”라는 등의 팻말을 들고 1.6㎞ 정도 거리 행진을 벌이는 등 이틀째 시위를 이어 갔다. 독일은 주말 시위에 대한 제한을 완화했지만 시위 참가자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자 안전거리를 유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폭압과 분단, 압제의 상징이 된 베를린 장벽에는 “나는 숨을 쉴 수 없다”는 글과 함께 플로이드의 얼굴 벽화가 등장했다.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도르트문트의 제이던 산초가 첫 골을 성공한 후 유니폼 상의를 걷어 “조지 플로이드에게 정의를”이라는 문구를 내보였다. 이로 인해 산초는 경고를 받았지만 같은 팀의 아치라프 하키미도 골을 기록한 후 유니폼을 걷어 똑같은 메시지를 보여 줬다. 특히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흑인 여성이 지난달 27일 경찰과 같이 있다가 아파트에서 추락사한 사건이 플로이드 사건과 맞물리면서 수천명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마스크를 착용한 캐나다 시위대는 “레기스에 정의를”, “정의 없이 평화 없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행진을 벌였다. 벨기에에서는 “나는 숨을 쉴 수가 없다”라는 글귀가 커다랗게 쓰인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팔레스타인 비무장 남성이 총격으로 사망한 가운데 이스라엘과 이탈리아, 덴마크에서도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동조 시위가 발생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흑인 숨지게 한 백인 경찰의 이혼 요구 부인은 라오스 난민 출신 

    흑인 숨지게 한 백인 경찰의 이혼 요구 부인은 라오스 난민 출신 

    미국 흑인 사망사건으로 수감된 백인경찰이 라오스 난민 출신 여성과 결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은 과잉진압으로 비무장 흑인 시민을 죽게 한 백인경찰 데릭 쇼빈과 관련해 가짜뉴스가 나돈다고 지적하면서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백인경찰 데릭 쇼빈은 지난달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용의자 조지 플로이드를 과잉진압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가 수감된 이후 아내 켈리 쇼빈은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맡은 아내 측 변호사는 “플로이드 사망으로 켈리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라오스 몽족 난민 출신인 켈리가 이번 사건으로 근거 없는 소문과 억측,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조지 플로이드 진압 당시 남편인 데릭 쇼빈과 현장에 있었던 몽족계 경찰 토우 타오가 켈리의 남자형제라는 소문이 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켈리의 변호인은 “켈리의 남동생이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경찰인 것은 맞지만 이번 사건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몽족계 경찰과 몽족계 아내를 둔 백인경찰이 흑인을 과잉진압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사실에 현지인들은 충격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몽족은 베트남과 라오스, 중국 위난성 산악지대에서 2000년 넘게 터를 잡고 산 인구 400만~500만의 소수민족으로, 베트남 전쟁 때 뿔뿔이 흩어졌다. 당시 공산권 남하를 막으려는 미국의 이용을 당하던 몽족은 종전 후 보복의 대상이 됐다. 베트남군과 라오스군 손에 목숨을 잃은 사람만 10만 명 이상며, 30만 명이 넘는 난민은 인근 태국 난민수용소로 이주했다. 미국의 외면 속에 비밀부대 출신 남성 등 소수를 제외한 나머지 몽족 난민이 미국으로 망명하기까지는 80년 난민법이 제정될 때까지 10년이 더 걸렸다. 데릭 쇼빈의 아내 켈리 쇼빈도 이때 미국으로 건너왔다. 1974년 라오스에서 태어난 켈리는 1977년 태국 난민수용소로 이주했다가 80년 난민법 제정 이후 미국 위스콘신주로 망명했다. 모두가 몽족 수용을 거부할 때 그나마 인구가 적은 위스콘신주와 미네소타주가 이들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삶도 순탄치 않았다. 몽족 때문에 일자리와 복지혜택이 줄었다는 현지인의 차별과 멸시를 견뎌야 했다. 2018년 몽족 여성 최초로 미인대회 ‘미세스 미네소타’ 우승자가 된 그녀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유의 땅이라고들 했지만 나와 우리 가족은 늘 울타리에 갇혀 살았다. 영어를 할 줄 몰랐고 완전히 새로운 세상에 상륙해 무엇을 해야할지 몰랐다”고 밝힌 바 있다.17살 첫 결혼을 하고 그 사이에서 두명의 아이를 낳은 켈리는 10년 후 전 남편과 이혼하고 미네소타로 이주해 데릭 쇼빈을 만났다. 데릭에 대해서는 “유니폼 아래 부드러움을 가지고 있는 남자”라며 “정말 신사”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수민족 난민 출신의 아내를 둔 데릭은 흑인 용의자에게는 부드럽지 않았다. 지난달 25일 조지 플로이드를 진압하면서 무릎으로 9분여간 목을 눌러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다. “숨을 못 쉬겠다”는 절규도 소용 없었다. 결국 플로이드는 현장에서 사망했고, 데릭은 3급 살인과 우발적 살인 혐의로 체포됐다. 함께 현장에 출동했다가 플로이드를 놓아주라는 시민들을 제지한 몽족계 경찰 토우 타오는 다른 경찰과 함께 해고됐다. 타오는 2017년 다른 흑인 시민을 과잉진압했다가 고소를 당한 이력도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당시 라마르 퍼거슨이라는 흑인 남성은 여자친구와 함께 차를 타고 귀가하다 타오와 다른 경찰들의 검문을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폭행을 당해 소송을 제기했다. 타오와 동료 경찰들은 고소인에게 2만5000달러의 합의금을 주고 소송을 매듭지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美 조지 플로이드 시위서 ‘케이크’ 통째로 약탈한 여성 논란 (영상)

    美 조지 플로이드 시위서 ‘케이크’ 통째로 약탈한 여성 논란 (영상)

    백인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비무장 흑인이 사망한 이른바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역에서 이어지는 가운데, 약탈과 방화를 동반한 폭력시위도 지속되는 상황이다. 현지 언론인 KIRO 7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밤, 워싱턴 시애틀에서 열린 조지 플로이드 시위에 동참한 한 여성이 시위 도중 현지의 유명 치즈케이크 매장에서 케이크 하나를 통째로 약탈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얼굴에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후드티셔츠를 입은 이 여성은 포장도 돼 있지 않은 케이크 하나를 손에 든 채 현장에서 유유히 사라졌다. 보도에 따르면 약탈 피해를 입은 케이크 가게의 전면 유리는 산산조각이 나 있었고, 사진 속 여성을 비롯한 몇몇 시위자들은 매장의 진열대에서 케이크와 음료, 디저트 등을 훔쳐 달아났다. 해당 모습을 담은 동영상은 조회수가 100만 회를 훌쩍 넘었고, 일각에서는 이 여성을 ‘영웅’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지만, “시애틀에서 판매 중인 케이크를 훔친 이 약탈자를 왜 영웅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네티즌도 있었다. 사진 속 케이크 약탈이 벌어진 시애틀의 시장인 제미 더칸은 SNS를 통해 “역사상 전례없는 순간에 우리 모두가 친절 및 동정심으로 서로를 대할 수 있길 바란다. 우리는 파괴가 희망과 사랑, 평화의 메시지보다 강력하지 않다고 믿는다”며 폭력과 약탈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약탈과 방화를 동반한 폭력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지면서 워싱턴 시애틀을 포함한 25개 도시가 전날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지만, 이를 무시한 군중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거리를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고 CNN은 전했다. 다만 CNN은 일부 시위대는 평화시위를 유지했으며, 폭력을 조장하는 일부 선동가들을 비난했다고 덧붙였다. 플로이드가 사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위에 참가한 한 흑인은 CNN과 한 인터뷰에서 “인권을 위해 시위에 나섰다. 경찰이 내 뒤에 있을 때도 안심하고 지내고 싶다”며 경찰의 인종차별을 비난했다.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경찰의 과잉진압과 미국에 깊게 뿌리 내린 인종차별의 갈등이 다시 수면으로 올라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폭력시위의 배후에 외부단체가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빌 바 법무장관은 ‘극좌파 과격분자(left-wing antifa militants, 안티파)’들이 과격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안티파는 파지즘에 반대하는 극좌파를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극좌파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종수의 헌법 너머] 여전히 “애들은 저리 가라”는 사회

    [이종수의 헌법 너머] 여전히 “애들은 저리 가라”는 사회

    어린 시절엔 구경거리가 그리 흔치 않았다. 그 무렵 한강 이남에서 유일한 동물원이 있는 집 근처 공원 앞은 주말이면 떠들썩한 장터가 되곤 했다. 그곳에서 아이에게 가장 신기한 볼거리는 차력쇼와 함께 약장수가 데리고 다니는 원숭이와 큰 뱀이었다. 그런데 구경꾼들이 많이 몰리면 약장수는 미리 앞줄을 차지하고 앉아 있던 아이들더러 “애들은 저리 가라”며 큰소리를 내지른다. 한참 재밌는데 쫓겨나는 아이는 몹시 속상하다. 약장수의 입장에서는 구매력이 없는 아이들을 내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법하다. 지난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선거권 행사연령이 만 18세로 낮춰졌다. 선거권 행사연령이 이보다 더 낮은 나라들도 있고, 일본에서도 수년 전에 만 18세로 인하됐다. 학교의 정치화 공세 등으로 그리 반대가 심했었는데, 총선이 끝나고서 이와 관련해서는 정작 아무런 말이 없다. 그간의 반대와 우려가 그저 무색하기만 하다. 청소년의 정신적 미성숙을 지적하고 국회의 입법형성권을 존중한다며 관련 사건들에서 내내 합헌 의견으로 일관해 왔던 헌법재판소도 멋쩍기는 마찬가지다. 18세의 젊은이에게 위험한 운전대와 손에 총을 쥐는 병역의무를 맡기면서도 투표용지는 안 된다는 것이 입법에 있어서 체계정당성원리에 맞지 않는데도 말이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여성 참정권 투쟁과 흑인민권운동 등을 통해 어렵사리 확보된 오늘날의 보통선거원칙에서 지금도 연령제한이 유일한 예외로 남아 있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는 당장의 방역대책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와 국가부채 등의 문제에까지 맞닿아 있다. 지난해에 유럽에서 수많은 어린 학생들이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기후변화에 따른 기성세대의 인식 전환과 정치권의 결단을 촉구하면서 매주 금요일 수업거부와 길거리 시위운동을 벌여 왔다. 스웨덴의 십대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가 외치는 결연한 목소리에 거친 광야에서 회개하라며 호소하는 구약의 선지자 요한의 모습이 겹치기도 한다. 이제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시대로 확연히 나뉠 거라고 진단하듯이 그간 득세해 왔던 신자유주의와 더불어 펼쳐질 미래는 더이상 장밋빛이 아니다. 기후변화, 국가부채, 연금개혁과 같이 불거져 있는 여러 현안은 미래세대와도 결코 무관하지가 않다. 설령 당면한 문제들을 어찌어찌 해결하더라도 그 부담과 빚을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떠넘기는 셈이다. 오래전에 북아메리카의 어느 인디언 부족은 무려 다가올 일곱 세대를 미리 배려하면서 자연을 아껴 두었다고 한다. 민주사회에서 공동체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선거는 시민 모두에게 중요하다. 그래서 독일의 어느 헌법학자는 선거권 연령 인하가 어렵다면, 아직 선거권이 없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에게 아이의 몫으로 0.5표의 투표권을 추가로 인정하자고 주장한다. 아이가 살아가야 할 앞날을 걱정하는 부모의 배려심이 여느 다른 이들과 결코 같지가 않기 때문이다. 오래전에 뮌헨에서 만난 한 독일 엄마와의 대화가 문득 떠오른다. 그녀가 한동안 지냈던 아프리카의 마을에서는 아이가 집 바깥에 오랫동안 나가 있어도 부모들이 걱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가 어디서 뛰어놀더라도 동네 어른들 누구라도 마치 자기 아이처럼 잘 보살펴 주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가족과 함께 다시 돌아온 이곳 독일은 그렇지가 않다며 못내 아쉬워했다. 특히 피부색이 검은 자기 아이들에게 눈총을 주다가도 독일인인 자기가 나타나면 어색하게 표정을 바꾸곤 하는 이웃들의 모습이 몹시 실망스럽다고 했다. 아이들 역시 주권자인데도 선거권 행사를 유보하는 데에는 어른들이 알아서 잘 챙겨줄 거라는 기대와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돈이 안 되는 아이들은 저리 가라던 그 옛날의 약장수와 투표권이 없는 아이들을 외면해 온 정치권의 그간 행태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자신은 배곯아도 아이들의 끼니를 챙기는 부모의 마음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이들이 펼쳐 갈 미래를 배려하는 정치가 필요하다. 특히 기후변화와 같이 향후에 불가역적인 현실 앞에서 아이들이 미래의 주역(主役)이라는 말은 그저 공허하고 입에 발린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에게 주어진 현재의 삶이 아무리 팍팍하다 해도 아이들이 나중에 챙겨야 할 밥그릇까지 뺏어서야 되겠나 싶다.
  • ‘반려견 목줄’ 소동의 흑인 남성 “백인 여성 해고했어야 했나”

    ‘반려견 목줄’ 소동의 흑인 남성 “백인 여성 해고했어야 했나”

    공원 보호구역에서 반려견에 목줄을 채우라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의 충고에 기분 나빠 언쟁을 벌이고 휴대전화로 촬영한다고 경찰에 신고까지 한 행위는 분명 잘못된 것이었다. 너무 흥분해 반려견 안전 따위는 아랑곳 않는 모습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직장에서 해고까지 당해야 했을까?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의 가시덤불 지대를 거닐던 탐조(探鳥) 애호가 크리스천 쿠퍼는 공교롭게도 성(姓)만 같은 백인 여성 에이미 쿠퍼가 반려견에 목줄을 채우지 않은 것을 보고 타일렀다. 그녀의 반려견이 덤불을 마구잡이로 헤집으면 새들의 휴식을 방해할 수 있어 크리스천은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에이미는 말을 듣지 않았다. 해서 휴대전화로 그녀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에이미는 더욱 흥분했다. 당장 촬영을 그만 두라고 손가락질을 하며 다가왔다. 크리스천은 가까이 오지 말라고 애원했다. 그러자 에이미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자신을 위협한다고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압박했다. 크리스천은 겁이 났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이 공원에서 백인 여성을 공격하려 한다고 신고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충분히 상상되기 때문이었다. 해서 제발 경찰 신고만은 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끝내 에이미는 경찰에 신고했다. 다행히 언쟁은 끝났고 누구도 체포되지 않고 일단락된 것 같았다. 크리스천은 여동생 멜로디에게 이 일을 얘기해줬다. 멜로디는 잔뜩 흥분해 오빠가 촬영한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27일 아침까지 3900만명이 볼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낳았다. 에이미는 반려견을 동물구조센터에 빼앗겼고, 직장인 글로벌 투자회사 프랭클린 템플턴으로부터 해고됐다. 크리스천은 28일 일간 뉴욕 타임스(NYT) 인터뷰를 통해 “이 젊은 여성의 삶이 완전히 찢겨져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불편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또 에이미가 또다른 혐오에 희생되는 것 같다며 그녀는 단지 과도하게 흥분했을 뿐 인종차별적인 의도는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오히려 감쌌다. 그는 앞서 NBC 뉴욕과의 인터뷰를 통해선 최근 조깅 중 강도 용의자로 몰려 부자에게 총격 살해된 아머드 아버리 사건을 떠올렸다. “우리는 사람들이 흑인 남성, 흑인에 대해 갖는 생각 때문에 총을 겨누는 아머드 아버리 시대에 살고 있다. 난 그런 것에 일부가 되고 싶지 않다.” 당연히 에이미는 반려견이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싶었을 뿐이라며 겁먹어 자신이 과잉반응을 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NYT의 발언 요청은 거절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사건 당일 NBC 뉴욕에 “동영상을 본 모든 이에게 겸허히 전적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부류의 사람들은 경찰에 의해 다르게 취급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무슨 소리인가 하면 “내가 경찰에 대해 생각할 때면 난 은혜를 받은 사람이다. 난 경찰을 일종의 보호 대리인으로 생각했는데 불행하게도 이 나라의 많은 이들은 그런 사치를 누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제 깨닫게 됐다”는 것이다. 에이미는 CNN 방송에는 “난 인종주의자가 아니며 어떤 식으로든 그 남자를 해칠 의도는 없었다. 모두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싶다”고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숨 못 쉰다” 절규에도… 백인경찰은 흑인을 짓눌렀다

    “숨 못 쉰다” 절규에도… 백인경찰은 흑인을 짓눌렀다

    행인들 만류에도 경찰 가혹행위 계속 연루 경찰관 4명 파면에도 여론 분노 대규모 시위대 “숨 쉴 수 없다” 구호미국에서 맨몸의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숨진 데 대해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경찰의 무리한 체포 과정이 그대로 영상에 담겨 인터넷에 퍼지면서 시민들을 분노케 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오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했다. 위조수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용의자로 의심되는 흑인 남성을 체포하던 과정에서 가혹행위가 일어났다. 녹화된 영상을 보면 조지 플로이드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제발, 제발. 숨을 쉴 수 없다”며 “목이 아프다. 제발. 숨을 쉴 수 없다. 나를 죽이지 말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때 한 여성이 경찰에 “당신은 지금 그의 숨을 끊고 있다”며 목을 누르지 말라고 소리쳤지만, 경찰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다른 경찰은 행인의 접근을 막은 채 이를 그냥 지켜보기만 했다. 플로이드의 간절한 호소가 끊어지자 행인들이 몰려들어 경찰들에게 맥박 체크를 요구했지만, 경찰은 이를 무시하고 여전히 그의 목을 눌렀다. 플로이드는 이내 코피를 흘리며 미동도 하지 않았고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옮겨졌다. 행인 중 한 명인 다르넬라 프레이저는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남성은 죽은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흑인의 죽음이 되풀이되는 것에 분노한 시민들은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경찰의 행동을 규탄했다. 시위대는 사망한 플로이드의 마지막 말이었던 “숨을 쉴 수 없다”를 구호처럼 외쳤다. 일부 시민은 경찰을 향해 물병을 집어던졌고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대응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미 연방수사국(FBI)과 미네소타주 사법당국은 수사에 착수했고 관련 경찰 4명은 파면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반려견에 목줄을” 타이른 흑인 경찰에 신고한 백인 여성 해고

    “반려견에 목줄을” 타이른 흑인 경찰에 신고한 백인 여성 해고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를 산책하다 반려견에게 목줄을 채우라고 타이르는 흑인 남성을 경찰에 신고하는 등 지나치게 인종차별적인 행동을 한 백인 여성이 직장에서 해고됐다. 글로벌 투자회사 프랭클린 템플턴은 26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에 성명을 올려 “어떤 종류의 인종차별 행위도 우리 회사는 용납하지 않는다”며 즉각 공무 휴직, 사실상 해고 조치를 단행한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에이미 쿠퍼란 이름의 이 여성은 W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무런 관련이 없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 크리스천 쿠퍼에게 “지나친 반응을 했다. 진솔하고 겸허하게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반려견을 코커스파니엘 유기견 센터에 넘겼다고 덧붙였다. 처음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린 크리스천의 여동생 멜로디 쿠퍼는 문제의 여성을 ‘카렌’이라고 지칭했는데 이는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여성을 일컬을 때 흔히 쓰는 용어다. 새 관찰을 즐기는 크리스천 쿠퍼는 전날 아침 에이미 쿠퍼가 공원에서 유명한 가시덤불 지대를 산책하면서 견공에게 목줄을 채우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반려견이 덤불을 멋대로 헤치면 새들의 안전을 해칠 수 있다는 생각에 말리려 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덤불 지대에서는 어느 때나 반려견에 목줄을 채워야 한다는 사실을 일러줬다. 그런데 에이미는 반려견의 목 칼라를 붙잡고 다가오며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것을 그만 두라고 요구했다. 견공은 괴로워 어쩔 줄을 몰라 한다. 몸부림을 치며 자유를 달라고 하지만 흥분한 그녀는 견공의 몸부림을 아랑곳 않는다. 크리스천은 두세 차례 가까이 오지 말라고 요청하면서도 계속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다. 그러자 에이미는 “경찰에게 아프리카계 미국 남성이 내 목숨을 위협한다고 얘기하겠다”고 압박한다. 쿠퍼는 애원하듯 두세 차례 경찰을 부르는 일만은 하지 말라고 하지만 에이미는 끝내 경찰관과 통화하며 “난 가시덤불 지대에 있어요. 여기 아프리카계 미국 남성도 있어요. 자전거 헬멧을 썼는데 그가 동영상을 촬영하며 나와 내 반려견을 위협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다 끝내 울음을 터뜨린다. 뉴욕경찰청(NYPD) 대변인은 아침 8시에 관련 신고를 접수해 현장에 달려갔더니 두 사람이 입씨름을 벌이고 있었다며 어떤 범죄도 없어 체포된 사람도 없다고 밝혔다. 센트럴파크 홈페이지에 따르면 견공들은 가시덤불 지대에서는 항상 목줄을 하고 있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에이미는 힘들어하는 반려견이 낑낑거리며 애원하는데도 목 칼라만 붙잡고 있어 동물을 학대한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그녀는 나중에 결국 반려견에 목줄을 채웠다. 크리스천은 지난 2월 조깅을 하다 강도로 오인돼 백인에 의해 사살된 아머드 아버리(25) 사건을 떠올렸다. 그는 “우리는 아머드 아버리의 시대를 살고 있다. 흑인이라면 떠오르는 추정만으로 조준됐다. 난 그런 식으로 엮이지 않았을 따름”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반려견에 목줄 채우셔야지” 했다가 ‘욕 본’ 흑인 남성

    “반려견에 목줄 채우셔야지” 했다가 ‘욕 본’ 흑인 남성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를 산책하던 흑인 남성이 반려견에게 목줄을 채우라고 백인 여성을 타일렀다가 언쟁이 벌어져 경찰까지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흑인 남성 크리스천 쿠퍼는 25일(현지시간) 카렌이라고만 알려진 백인 여성이 공원의 유명한 가시덤불 지대를 산책하면서 견공에게 목줄을 채우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는 무심코 이 덤불 지대에서는 어느 때나 반려견에 목줄을 채워야 한다는 규정이 있음을 일러줬다. 그런데 이 여성은 견공의 목 칼라를 붙잡고 다가오며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것을 그만 두라고 요구한다. 견공은 괴로워 어쩔줄 모른다. 몸부림을 치며 자유를 달라고 하지만 흥분한 그녀는 견공을 아랑곳 않는다. 쿠퍼는 두세 차례 가까이 오지 말라고 요청하면서도 계속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다. 그러자 이 여성은 “아프리카계 미국 남성이 내 목숨을 위협한다고 경찰에 얘기하겠다”고 압박한다. 쿠퍼는 애원하듯 두세 차례 경찰을 부르는 일만은 하지 말라고 하지만 그녀는 끝내 경찰관과 통화하며 “난 가시덤불 지대에 있어요. 여기 아프리카계 미국 남성도 있어요. 자전거 헬멧을 썼는데 그가 동영상을 촬영하며 나와 내 반려견을 위협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다 끝내 울음을 터뜨린다. 쿠퍼 본인이 이날 밤 늦게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여동생 멜로디 쿠퍼가 트위터에 올렸는데 벌써 트위터 조회 건수가 1000만을 넘겼다고 허프포스트가 26일 전했다. 뉴욕경찰청(NYPD) 대변인은 아침 8시에 관련 신고를 접수해 현장에 달려갔더니 두 사람이 입씨름을 벌이고 있었다며 어떤 범죄도 없어 체포된 사람도 없다고 밝혔다. 센트럴파크 홈페이지에 따르면 견공들은 가시덤불 지대에서는 항상 목줄을 하고 있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문제의 여성이 반려견이 낑낑거리며 애원하는데도 목 칼라만 붙잡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녀는 나중에 결국 반려견에 목줄을 채웠다. 멜로디 쿠퍼는 오빠가 열렬한 조류 관찰자로서 그녀의 반려견이 덤불 속을 이리저리 파헤치는 바람에 새들의 휴식을 해칠까 싶어 목줄을 채우라고 타이른 것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쉽게 짐작할 수 있겠지만 동영상이 올라온 각종 매체와 소셜미디어에는 온갖 갈래의 의견을 담은 댓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동영상 보러 가기
  • [데스크 시각] 제발 침 좀 뱉지 맙시다/김상연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제발 침 좀 뱉지 맙시다/김상연 체육부장

    <스포일러-이 글에는 불결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으므로 식후 30분 이후 읽기를 권장함.> TV 속 프로야구 선수들이 침을 뱉는 장면을 잡아내려고 우물우물하는 그들의 입 모양을 뚫어져라 주시하는 나의 에고(ego)가 문득 한심스럽게 느껴진다. 모름지기 지식인이라면 정치개혁, 사법개혁, 북핵문제, 지구온난화, 소득양극화 같은 거대담론을 논해야지, 한낱 타액의 포물선이나 연구하는 신세라니. 그런데 또 문득 이런 생각도 든다. 모두가 그런 거대담론만 쫓아다니면 정작 일상생활의 부조리는 어느 세월에 고칠 수 있을까. “혹시 한국 사람들이 고쳤으면 하는 게 있으면 솔직히 말씀해 주세요.” 코로나19가 창궐하기 한참 전 취재 현장에서 만난 서울 주재 외국 특파원에게 이렇게 물어본 적이 있다. 그가 한국인에 대한 칭찬을 한참 늘어놓길래 감사를 표한 뒤 던진 질문이었다. 예의 바른 그는 한참을 망설이다 내 표정에서 정말 진솔한 답변을 듣고 싶다는 진심을 읽은 듯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다 좋은데 길거리에서 침 뱉는 건 좀 안 좋은 것 같아요.” 다른 단점을 지적했다면 나름대로 반박할 태세가 돼 있었는데 뜻밖의 답변에 얼굴 온도가 급상승한 나는 이렇게 반응했다. “맞습니다. 저도 그건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남의 얘기하듯 빠져나간 나는 어떤가. 나도 살면서 침을 숱하게 뱉었음을 고백한다. 나는 미증유의 외환위기 때도 뱉었고,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 때도 뱉었고, 9·19 북핵 공동성명 타결 때도 뱉었고, 이라크전쟁 발발 때도 뱉었고, 최초의 흑인 미국 대통령 탄생 때도 뱉었고, 손흥민 선수의 70m 단독 드리블 때도 뱉었고, 봉준호 감독의 오스카 수상 때도 뱉었다. 그러니까 시도 때도 없이, 이유도 없이, 맥락도 없이 뱉었다. 나는 모든 희로애락의 국면에서 뱉었다. 나는 왜, 우리는 왜 소화작용에 써야 할 아밀라아제를 길바닥에 전시하는 것일까. 국물을 많이 먹는 한국인 특유의 식문화 때문이라는 ‘학설’도 있지만 그렇게 보기도 힘들다. 한국 남성과 똑같이 국물을 많이 먹는 한국 여성들이 거리에 침 뱉는 모습을 보긴 힘드니까. 한국 남성들의 침 뱉기 에피데믹(epidemic)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폭증하는 사춘기 시절 한껏 터프하게 보이고 싶어서 친구들을 따라하다가 감염된 습관이라고 보는 게 더 맞지 않을까. 침 뱉기가 선천성 질병이 아니라 후천적 습벽이라면 노력으로 고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도 야구 선수들은 이 습관을 버리기 힘든 모양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침 뱉기 금지를 포함시킨 뒤 침 뱉기가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침 뱉는 버릇을 버리지 못한 선수들의 모습이 TV에 수시로 잡힌다. 오랜 습관이라 하루아침에 고치기 힘들다는 변명은 침과 함께 꿀꺽 삼키기 바란다. 야구보다 훨씬 더 많은 땀을 흘리고 긴장된 상황이 많은 농구나 배구 선수는 경기 중 침을 뱉지 않는다. 야구 선수도 그라운드가 땅이 아니라 반질반질 깨끗한 마룻바닥이라고 생각한다면 침 뱉는 습관을 고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자다가도 일어나 자랑하고 싶은 BTS, ‘기생충’에 매료돼 한국을 찾은 한류팬들이 한국인들의 침 뱉기 신공을 보고 놀라는 장면을 떠올리는 건 아찔하다. 중앙 정치권력에 혈안이 된 ‘소용돌이의 한국사회’가 온통 거대담론에 매몰된 사이 우리의 선진국형 아스팔트는 후진국형 아밀라아제로 얼룩지고 있다. <처방전-침 뱉기 습관이 완치될 때까지 이 글을 식후 30분마다 읽기를 권장함.> carlos@seoul.co.kr
  • 아직도 침을 뱉는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아직도 침을 뱉는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스포일러-이 글에는 불결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으므로 식후 30분 이후 읽기를 권장함> TV 속 프로야구 선수들이 침을 뱉는 장면을 잡아내려고 우물우물하는 그들의 입모양을 뚫어져라 주시하는 나의 에고(ego)가 문득 한심스럽게 느껴진다. 모름지기 지식인이라면 정치개혁, 사법개혁, 북핵문제, 지구온난화, 소득양극화 같은 거대담론을 논해야지, 한낱 타액의 포물선이나 연구하는 신세라니. 그런데 또 문득 이런 생각도 든다. 모두가 그런 거대담론만 쫓아 다니면 정작 일상생활의 부조리는 어느 세월에 고칠 수 있을까. “혹시 한국 사람들이 고쳤으면 하는 게 있으면 솔직히 말씀해주세요.” 코로나19가 창궐하기 한참 전 취재 현장에서 만난 서울 주재 외국 특파원에게 이렇게 물어본 적이 있다. 그가 한국인에 대한 칭찬을 한참 늘어놓길래 감사를 표한 뒤 던진 질문이었다. 예의 바른 그는 한참을 망설이다 내 표정에서 정말 진솔한 답변을 듣고 싶다는 진심을 읽은 듯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다 좋은데 길거리에서 침뱉는 건 좀 안 좋은 것 같아요.” 다른 단점을 지적했다면 나름대로 반박할 태세가 돼 있었는데 뜻밖의 답변에 얼굴 온도가 급상승한 나는 이렇게 반응했다. “맞습니다. 저도 그건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남의 얘기하듯 빠져나간 나는 어떤가. 나도 살면서 침을 숱하게 뱉었음을 고백한다. 나는 미증유의 외환위기 때도 뱉었고,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 때도 뱉었고, 9·19 북핵 공동성명 타결때도 뱉었고, 이라크 전쟁 발발 때도 뱉었고, 최초의 흑인 미국 대통령 탄생 때도 뱉었고, 손흥민 선수의 70m 단독 드리블 때도 뱉었고, 봉준호 감독의 오스카 수상 때도 뱉었다. 그러니까 시도 때도 없이, 이유도 없이, 맥락도 없이 뱉었다. 나는 모든 희로애락의 국면에서 뱉었다. 나는 왜, 우리는 왜 소화작용에 써야 할 아밀라제를 길바닥에 전시하는 것일까. 국물을 많이 먹는 한국인 특유의 식문화 때문이라는 ‘학설’도 있지만 그렇게 보기도 힘들다. 한국 남성과 똑같이 국물을 많이 먹는 한국 여성들이 거리에 침뱉는 모습을 보긴 힘드니까. 한국 남성들의 침뱉기 에피데믹(epidemic)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폭증하는 사춘기 시절 한껏 터프하게 보이고 싶어서 친구들을 따라하다가 감염된 습관이라고 보는 게 더 맞지 않을까. 침뱉기가 선천성 질병이 아니라 후천적 습벽이라면 노력으로 고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도 야구 선수들은 이 습관을 버리기 힘든 모양이다. 한국야구위원회가(KBO)가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침뱉기 금지를 포함시킨 뒤 침뱉기가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침뱉는 버릇을 버리지 못한 선수들의 모습이 TV에 수시로 잡힌다. 오랜 습관이라 하루 아침에 고치기 힘들다는 변명은 침과 함께 꿀꺽 삼키기 바란다. 야구보다 훨씬 더 많은 땀을 흘리고 긴장된 상황이 많은 농구나 배구 선수는 경기 중 침을 뱉지 않는다. 야구 선수도 그라운드가 땅이 아니라 반질반질 깨끗한 마루바닥이라고 생각한다면 침뱉는 습관을 고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자다가도 일어나 자랑하고 싶은 BTS, 기생충에 매료돼 한국을 찾은 한류팬들이 한국인들의 침뱉기 신공을 보고 놀라는 장면을 떠올리는 건 아찔하다. 중앙 정치권력에 혈안이 된 ‘소용돌이의 한국사회’가 온통 거대담론에 매몰된 사이 우리의 선진국형 아스팔트는 후진국형 아밀라제로 얼룩지고 있다. <처방전-침뱉기 습관이 완치될 때까지 이 글을 식후 30분마다 읽기를 권장함> 김상연 체육부장 carlos@seoul.co.kr
  •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코로나가 드러낸 노동현실과 불평등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코로나가 드러낸 노동현실과 불평등

    혹자는 바이러스가 남녀, 노소, 인종을 차별하지 않는다고, 누구나 전염 위험에 균등하게 노출돼 있다고 말하지만 바이러스는 결코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다. 오히려 코로나19와 같은 대전염병은 한 사회가 가진 불평등 구조를 더욱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하고 새로운 격차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일례로 미국에서는 코로나 발발과 함께 아시아인에 대한 노골적인 인종 차별과 폭력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고, 코로나 감염과 사망에서 유색 인구가 유독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35개 주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로 인한 흑인의 사망이 백인 사망에 비해 2.7배 높다고 한다. 미시간주나 일리노이주의 흑인 인구는 14%에 불과한데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중 흑인의 비율은 각 41%와 33%라고 하니 바이러스는 결코 모든 인종에 공평하지 않다. 이는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보건의료 격차가 인종 불평등과 교차돼 나타나는 미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팬데믹 상황에서 더욱 증폭돼 드러나는 것을 말해 준다. 그렇다면 코로나 사태는 한국 사회의 어떤 불평등을 드러내고 있는가. 가장 극명한 문제는 코로나 발생 이후 일자리가 그대로 유지되는 집단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일 것이다. 원래 하던 업무가 유지되는 직업은 물론이고 일시적 또는 장기적으로 재택ㆍ원격 근무로 전환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 온라인 근무가 가능한 거주 환경과 인터넷 접근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코로나가 야기한 경제적 여파를 가장 안전하게 피해 가는 계층일 것이다. 하지만 한국처럼 안정적 정규직에 비해 불안정 비정규직과 영세 자영업자의 규모가 큰 사회에서는 경제 활동이 위축되는 시기에 이들이 일차적인 피해자가 된다. 손님이 끊기고 거래가 중단되고 가게가 문을 닫고 파트타임, 일용직, 임시직 직원들부터 일자리를 잃기 시작한다. 한국경제원의 분석에 따르면 기존 실업자 110만 명에 더해 코로나로 인한 신규 실업자가 3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 이후 경제가 V자로 회복하지 않는 한 높은 실업률과 반실업, 저고용은 상당 기간 지속될 수도 있다. 한국에서 불안정 노동에 종사하는 다수는 여성이어서 여성 노동자들은 더욱 직접적인 경제적 여파를 경험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2월, 3월에 일시 휴직자가 급증했는데 주로 교육 서비스업, 도·소매업, 숙박 음식업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알다시피 여성 노동자가 집중돼 있는 산업들이다. 일시 휴직자의 숫자가 이를 방증하는데 3월 기준 일시 휴직자 161만 명 가운데 남성이 56만 명이고 여성이 105만 명이라고 한다. 한편 일자리를 잃지 않아 다행이지만 근무 방식 전환에 대한 선택권조차 없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채 일해야 하는 노동자들도 많다. 이들은 대면 접촉이 불가피해 코로나 위험에 노출된 채 일을 해야 하고 아파도 쉴 수 없는 사람들이다. 이제 불평등은 소득이나 직장의 안정성을 중심으로 측정될 뿐 아니라 바이러스 위험에 대한 노출 정도로도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어찌 보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고소득 재택 근무자들의 노동과 안전,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수많은 저소득 대면 노동 종사자들이 바이러스 위험에 가까이 노출된 채 일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여기서도 성별 격차가 심각하다고 볼 수 있는데 이들 대면 노동의 많은 부분을 여성 노동자들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호사와 같은 의료인으로, 재가 요양 서비스나 요양시설의 돌봄 노동자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늘어나는 상담 업무를 수행하는 콜센터 직원으로, 민원 처리와 고객 담당 사무직 노동자로, 식당의 조리사와 서빙 노동자로, 마트의 판매와 계산을 담당하는 직원으로 일하는 사람들 다수가 여성이다. 그리고 이들은 대개 장시간 일하고 임금은 높지 않으며 아파도 쉴 수가 없다. 원래 있었던 사회경제적 불평등 위에 코로나 대전염병은 “바이러스 위험으로부터의 거리”에 따른 새로운 격차를 더하고 있다. 그리고 노동시장에서의 약자가 더욱 직접적인 경제적 어려움과 위험에 처해 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중앙정부가 국민 모두에게 지급한 재난지원금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보편적 지원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경험을 시작으로 보편적 기본 소득과 전 국민 고용보험에 대한 논의가 더욱 본격화되길 바란다.
  • ‘초미의 관심사’ 치타의 대변신

    ‘초미의 관심사’ 치타의 대변신

    “감독님이 ‘얼굴과 손발, 행동으로 표현하려 하지 마라’고 하시더라고요. 시나리오를 많이 읽고 대본 안에서 순덕이의 생각을 찾아내라고요. 무대에서 하던 언어와 온도와는 다른, 차분하게 전달하는 방법을 그렇게 배웠어요. 다른 언어를 하나 배우는 느낌이었죠.” 래퍼 ‘치타’가 연기에 나섰다. 배우 ‘김은영’(30)으로. 영화 ‘초미의 관심사’에서 대선배 조민수(55)와 함께 모녀로 분했다. 지난 19일 서울 삼청동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은영은 첫 연기 도전 소회를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가수로서 무대에 설 때는 한 번 부르고 내려오면 끝인데, 연기는 한 테이크를 여러 번 찍어야 하는 게 낯설고 재밌었다”고. 그러면서 “재밌어서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초미의 관심사’는 돈을 갖고 도망간 막내딸을 찾는 엄마와 딸의 여정을 그린다. 극 중 순덕(김은영 분)은 가정에 무관심한 엄마를 등지고 일찍이 가출해 혈혈단신 음악의 길을 걸어왔다.김은영과 조민수의 만남은 ‘불 대 불’일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물과 불’에 가깝다. 엄마가 전형적인 ‘센 캐릭터’ 이미지를 이어 간다면 순덕이는 시니컬하다. 김은영은 이러한 순덕의 역할을 차분하고 침착하게 풀어 간다. 그랬던 순덕이의 감정이 터져 나오는 지점이 무대 위, 엄마 앞에서 노래 ‘아이 돈 니드 유어 러브’를 부를 때다. 육아에 치인 엄마가 잊고 살았던 가수의 꿈을 상기시키는 노래다. 황급히 자리를 빠져나가는 엄마를 보며 무대 위 순덕은 눈물을 흘린다. “원래 우는 장면이 아니었는데 울게 되더라고요. 항상 딸 앞에서 강해 보여야 했던 엄마를 알고 있지 않았을까요. 항상 용감하고 강인한 모습으로 기억했던 저희 엄마도 요즘에는 여린 모습이 많이 보여요. 그런 것들이 겹쳐지면서 눈물이 났어요.” 극 중에서 모녀가 이태원 곳곳을 누비며 만나는 이들은 영어를 못하는 흑인, 성소수자, 어린 싱글맘 등이다. 뭇 사람들이 편견으로 대하는 인물들을 영화는 자연스럽게 지나치며 아우른다. ‘치타’ 김은영도 여성 래퍼가 드물던 시절 2015년 Mnet의 힙합 경연 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로 주목받은 이래 줄곧 편견과 싸워 왔다. “너무 익숙한 것들에 익숙해서 새로운 것들을 위험부담이 있는 것으로 배제하는 시선을 많이 받았죠. ‘메이크업 너무 세다’, ‘긴 머리가 좋다’고요. 서로 이해할 필요도, 밀어낼 필요도 없이 각자 특별한 보통의 존재인 걸 인정해 주면 되는데 말이에요.” 그래서 지금 현재 김은영을 움직이는 힘은 ‘편견’이라는 단어 자체를 얘기하고픈 소망이다. 연기는 연기대로, 랩은 랩대로, 노래는 노래대로. “제 이름이 치타니까, 멀리 보기보다 단거리로 사력을 다해 앞에 있는 걸 하고 싶어요. 이렇게 확장시켜 나가면 우주를 정복할 수 있겠죠.(웃음)”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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