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흑인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 울산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 식품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 레오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 장수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324
  • 존 웨인·백인 예수까지 청산 대상…흑인 차별 넘어 ‘백인 우위’ 꼬집다

    존 웨인·백인 예수까지 청산 대상…흑인 차별 넘어 ‘백인 우위’ 꼬집다

    英성공회 수장 “백인 예수, 재검토를” 로레알, 제품 문구서 ‘미백’ 표현 삭제 심슨 가족 “백인 성우, 비백인役 배제” 일부 “나쁜 역사도 남겨야” 지적 속 트럼프, 동상 등 보호 행정명령 서명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인종주의 역사 청산 움직임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흑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 개선을 요구하는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운동을 넘어서 역사와 종교, 산업, 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에서 백인 우월주의 요소와 흔적을 걷어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인종차별 시위 국면에서 ‘백인 예수’ 논란이 또 불거졌다. BLM 운동을 주도해 온 시민운동가 숀 킹이 최근 트위터를 통해 “예수를 백인으로 묘사한 동상, 벽화 등은 백인 우월주의 형태여서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다. 이에 영국 성공회 수장인 저스틴 웰비 영국 캔터베리 대주교는 26일(현지시간) BBC에 나와 “다른 나라의 성공회 교회에 가보면 ‘백인 예수님’은 없다. 흑인, 중국인, 중동인 등으로 묘사된 예수님을 만날 수 있다”며 “예수를 백인으로만 묘사하는 것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호응했다. 그러나 위스콘신주 메디슨 주교 도널드 하잉은 “조각상, 그림 등은 하나님이 사랑과 예수의 부활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표현한 것”이라며 “아우슈비츠가 기념관과 박물관으로 남아 있는 것처럼 (일부 동상에 대해서도) 우리는 역사의 가장 나쁜 측면도 기억하고, 우리 눈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부극의 전설’ 존 웨인도 청산 대상 리스트에 올랐다.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소속 민주당원들이 그의 동상 철거와 그의 이름을 딴 ‘존 웨인 공항’ 개명 작업에 착수했다. 백인 우월주의를 신봉하는 생전 인터뷰 발언이 문제가 됐다. 웨인은 1971년 한 인터뷰에서 흑인들이 책임감을 가질 때까지 백인 우월주의가 필요하다며 “과거 흑인들이 노예였다는 것에 대해선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은퇴 뒤 웨인이 거주했던 오렌지카운티는 그의 업적을 기려 공항 카운티 공항을 그의 이름을 따 교체하고, 1982년에는 공항에 동상도 세웠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백인이 유색인종 역할을 맡는 이른바 ‘화이트워시’(White Wash)는 늘 논란거리였다. 인기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 작품 속 인도계 ‘아푸’를 백인 성우가 연기하며 인도 특유의 억양을 구사해 인도계 미국인을 부정적으로 묘사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제작진은 26일 “심슨 가족에서 더는 백인 성우가 비(非)백인 역할의 목소리를 맡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적 화장품 업체인 로레알은 제품 설명에서 ‘미백’, ‘하양’, ‘밝은’, ‘환한’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전날 생활용품 업체 유니레버의 인도 지사도 ‘페어 앤드 러블리’(밝고 사랑스러운)가 인종에 대한 편견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다른 이름을 쓰겠다고 밝혔다. 페어 앤드 러블리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서 주로 판매되는 피부 미백 크림이다. 인종차별 시위대에 의한 동상 훼손 행위가 잇따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념물과 동상 등을 보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어 법무부는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공원에 설치된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 동상을 훼손하려 한 시위 참가자 4명을 기소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감사합니다”...美 경찰관의 점심값을 내고 사라진 10대 소녀들

    “감사합니다”...美 경찰관의 점심값을 내고 사라진 10대 소녀들

    혼자서 점심을 먹는 경찰관의 점심값을 지불하고 감사의 쪽지를 남기고 사라진 10대 소녀들의 사연이 공개되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해당 경찰관은 그 쪽지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으며 볼 때마다 눈시울이 뜨거워진다고 말했다. 26일 (이하 현지시간) 미국 폭스 뉴스의 보도에 이 상황은 지난 23일 미국 앨라배마 주 리 카운티에서 발생했다. 리 카운티 경찰관인 마누엘 스톤은 당시 식당에서 홀로 점심을 먹는 중이었다. 그때 10대 소녀 3명이 "부탁이 하나 있는데요"라며 그에게 말을 걸었다. 스톤은 흔쾌히 "물론이지"라고 대답했다. 세 소녀는 쪽지 하나를 건네며 "저희가 떠난 다음에 읽어 주시겠어요"라고 부탁했다. 스톤은 "알겠다"라고 대답했고, 소녀들은 식당을 떠났다. 소녀들이 사라지고 난 후 스톤은 쪽지를 열어 보고는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쪽지에는 "저희가 당신의 점심값을 지불했어요. 지역 사회를 위해 봉사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란 글이 적혀있었다.최근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경찰이 많은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스톤은 이 소녀들의 행동에 너무나 큰 감동을 하였고 그는 그 쪽지를 항상 지니고 다닌다고 전했다. 그는 지역방송과의 인터뷰 중에서 "아직도 쪽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며 촉촉한 눈가를 손으로 찍어 내기도 했다. 그는 이어 "나는 흑인이면서 백인이고 또 경찰이기도 하다"며 "최근 경찰이 비난의 대상이 되었지만 지역사회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흑인과 백인의 갈등 완화에도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제이 존스 리 카운티 경찰서장은 "스톤 경찰관은 지역사회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경찰"이라고 칭찬하며 "청소년들의 자그마한 감사의 표시가 우리 전체 경찰들의 사기 증진에 큰 힘을 주었다"고 말했다. 김경태 해외통신원 tvbodaga@gmail.com
  • 주먹 휘두르고 뻔뻔하게 모르쇠…美 뉴욕 할머니 묻지마폭행 잇따라

    주먹 휘두르고 뻔뻔하게 모르쇠…美 뉴욕 할머니 묻지마폭행 잇따라

    미국 뉴욕에서 할머니를 상대로 한 묻지마 폭행 사건이 잇따랐다. 26일(현지시간) NBC뉴욕은 이달 초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70대 여성이 묻지마 폭행을 당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뉴욕경찰국(NYPD)에 따르면 10일 오후 5시쯤 브루클린 부시윅 지역에서 길을 지나던 아시아계 78세 여성이 흑인 남성에게 폭행을 당했다. 도로에 설치된 CCTV에는 흑인 남성이 마주 오던 여성의 옆을 지나며 머리를 가격하는 모습이 찍혔다.갑작스러운 공격에 휘청거리다 겨우 중심을 잡은 여성은 머리를 움켜쥐고 남성을 올려다봤다. 그러나 남성은 마치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모르겠다는 듯 뻔뻔하게 양손을 들어 보였다. 오히려 아무 잘못도 없는 자신을 몰아세운다고 억울해했다. NYPD는 피해 여성이 상당한 통증을 호소했으나, 용의자는 범행 후 모르쇠로 일관하다 반대편으로 유유히 사라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가 키 175㎝가량의 중간 체격 흑인 남성이라며 제보를 독려했다.뉴욕에서는 이틀 후에도 비슷한 범죄가 발생했다. NYPD는 얼마 전 일면식도 없는 90대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라시드 브림마주(31)라는 흑인 남성을 체포했다. 체포된 남성은 12일 맨해튼 한복판에서 보행기를 끌고 마주 오던 할머니를 밀쳐 넘어뜨렸다. 할머니는 폭행 충격으로 넘어지면서 소화전에 이마를 부딪쳤으나, 용의자는 비웃듯 뒤를 돌아보며 유유히 현장을 빠져나갔다.경찰은 그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묻지마 폭행을 저질렀으며, 절도와 성폭행 등으로 103차례나 체포됐다고 설명했다. 할머니를 상대로 한 잇단 묻지마 폭행에 현지에서는 약한 노인 여성을 노린 비겁한 범죄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또 용의자가 모두 흑인 남성인 점을 들며 최근의 흑인 시위를 비꼬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여기는 호주] ‘흑인’이라는 이유 만으로 해고된 유명 커피점 바리스타 논란

    [여기는 호주] ‘흑인’이라는 이유 만으로 해고된 유명 커피점 바리스타 논란

    호주 시드니에서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해고된 커피 바리스타의 사연이 논란이 되고있다. 결국 해당 유명 커피 체인점은 이 바리스타에게 사과하고 그를 해고한 매니저를 오히려 파면했다. 영국 런던에서 언론학을 공부한 아요쿤레 올루와란나는 지난 2018년 11월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통해 호주에 도착했다. 그는 “영국 TV에서 방송되는 호주 드라마 ‘홈 엔드 어웨이’나 ‘네이버스’를 보며 자라 호주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듯 하다”고 말했다. 호주에서 2년 차가 되어가던 그는 시드니 본다이 해변이 위치한 유명 커피 체인점인 ‘XS 에스프레소’에 바리스타로 취직했다. 그렇게 몇주를 잘 일하고 있는 그를 지난 18일 매니저가 따로 불러냈다. 매니저는 “고객들로부터 약간의 불만이 접수되고 있다”고 운을 떼었다. 아요쿤레는 “내가 만든 커피에 불만사항이 있는 줄 알고 어떠한 비판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매니저의 대답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매니저는 “우리는 당신을 좋아 한다. 그러데 본다이 주민들이 약간 인종차별주의적이지 않는냐, 주민들이 당신이 만든 커피를 원하지 않고 백인 바리스타의 커피를 원한다”고 말하며 그동안 일한 급여를 주고는 해고해 버렸다. 너무나 상심한 아요쿤레는 차분한 음성으로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그날 있었던 일을 영상으로 전했다. 그는 “내 피부가 검다는 이유만으로 해고 당한 것은 놀랍고 치욕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그의 사연은 순식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들불처럼 타오르 듯이 번져 나갔다. 그의 해고를 부당하다고 생각한 많은 호주인들이 해당 커피점 불매운동을 시작했고, 본다이 지역 주민들조차 해당 커피점에 들려 직원들에게 비난을 하기 시작했다. SNS에서 시작된 이 불매운동은 결국 호주 언론에까지 보도되면서 최근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촉발된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과 맞물려 큰 이슈가 되었다. 결국 ‘XS 에스프레소’ 본사는 해당 사건을 조사하고 아요쿤레와 면담을 한후 그를 해고한 매니저를 파면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를 해고한 매니저도 백인이 아닌 유색인종이었다는 것. 회사는 “인종차별적인 상황을 맞서 직원을 보호하기는 커녕 해고한 매니저를 해고했다”고 알렸다. 커피점은 “우리도 앞으로도 인종차별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다문화 사회와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회사는 아요쿤레와 면담을 가지고 커피점으로 복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요쿤레는 “호주에 온지 2년여 동안 인종차별을 느껴 보지 않았는데 이번 경험으로 좀 놀랐다”며 “호주, 영국에서 응원을 해준 모든 사람들과 인종차별이 큰 이슈가 되는 요즘 상황에서 나에게 아직 세상은 옳게 돌아간다는 믿음을 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백인 고학력자 많은 ‘흑인 생명 소중’ 시위…“코로나 타격 덜해서”

    백인 고학력자 많은 ‘흑인 생명 소중’ 시위…“코로나 타격 덜해서”

    뉴욕 시위 61%‧워싱턴도 65% 미국 전역에서 확산 중인 인종차별철폐 운동에 백인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 참가자의 절반 이상이 백인이었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주말 뉴욕에서 열린 시위 참가자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백인 고학력 소지자가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에서는 시위 참가자의 61%가 백인이었으며, 워싱턴에서도 65%로 집계됐다. 로스앤젤레스에서도 백인 시위 참가자 비율이 53%였다.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는 구호를 내세운 운동에 당사자인 흑인보다 백인이 더 많이 참여한 모양새다. 시위에 참석한 백인들은 스스로를 진보 성향으로 밝히고, BLM 운동에 동조했지만 이번 사태가 있기까지 크게 참여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흑인을 차별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생각이 바뀌어 참석했다는 이들도 있었다.“환영” vs “유행” 반응 나뉘어 그러나 이들을 바라보는 흑인 인권운동가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백인들의 참여를 반기는 목소리도 있지만 단순한 유행은 아닌지, 이들이 얼마나 지속해서 동참할지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반응도 있다. 여러 차례 BLM 시위를 조직했다는 체리시 패튼은 “앞줄에 백인들이 있는 모습을 보면 젊은 세대는 마음을 쓰는 것 같아 흥분된다”고 말했다. BLM 운동을 조직한 운동가 중 한 명인 오팔 토메티(35)는 백인들의 대규모 참가에 대해 “아름답다”면서도 “하지만 유행으로 끝날지 모른다는 약간의 두려움도 있다”고 말했다. BLM 운동 브루클린 지부장인 앤서니 벡포드는 “이건 우리 싸움이다. 그들이 메시지 확산을 증폭하는 역할은 할 수 있겠지만 우리를 대신해 말할 수는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흑인보다 백인이 의료 접근성 나아” 백인들의 참여에는 이들의 인식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 여론조사를 보면 백인 진보주의자들은 흑인에 대해 좀 더 호의적인 태도를 갖는 쪽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이 감지된다. 이번 시위가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린 것도 백인 참가자가 많은 이유로 풀이된다. 이민자 인권 보호 단체에서 일하는 아딜카 페멘텔은 코로나19로 흑인이 큰 타격을 입은 것과 달리 백인들은 의료 접근성이나 소득, 저축 면에서 사정이 낫다 보니 이런 가두시위에 참여할 여유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BLM’ 시위 한달...전국구 스타로 떠오른 애틀란타 흑인시장

    ‘BLM’ 시위 한달...전국구 스타로 떠오른 애틀란타 흑인시장

    플로이드·브룩스 사망사건 통해 주목받은 바텀스 시장親바이든 인사로 평가...주가 상승에 민주당 러닝메이트 1·2순위 거론미국 내 인종차별 반대 시위 국면에서 흑인 여성 정치인 케이샤 랜스 바텀스(50) 애틀랜타 시장이 미 정가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 대응으로 주목을 받았던 그는 최근 자신의 책임지고 있는 애틀란타에서 ‘제2의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불리는 레이샤드 브룩스 사망 사건까지 벌어지며 한달째 이어진 흑인인권 운동의 중심에 선 모습이다. 워싱턴포스트는 26일(현지시간) ‘애틀란타 시장이 인종과 경찰개혁에 대한 전국적 논쟁을 주도하고 있다’며 바텀스 시장의 달라진 위상과 지역정가의 반응을 소개했다. “이것은 시위가 아닌 혼란일 뿐이다. 시위라면 목적이 있지 않는가.” 지난달 25일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시작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며칠뒤 폭력사태로 번진 애틀란타 시위에 대한 바텀스 시장의 일갈이었다. 시위가 일탈과 폭력으로 변질되자 같은 달 29일 밤 긴급 기자회견을 연 바텀스 시장은 시위대의 해산을 요구했고, 이 회견장에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막내딸 버니스 킹도 함께했다. 바텀스 시장은 이 자리에서 자신을 “4명의 흑인 자녀를 키우는 어머니”라고 말하기도 했다.바텀스 시장에게 더욱 관심이 쏠린 계기는 지난 12일 애틀란타의 패스트푸드점 인근에서 발생한 브룩스의 사망이었다.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눌려 흑인이 희생된 데 이어 이번에는 경찰의 총격으로 비무장 흑인이 또다시 사망하자 미 전역은 또다시 분노로 휩싸이게 됐다. 사건 발생 다음날 바텀스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에리카 실즈 당시 애틀랜타 경찰서장을 흑인 경찰인 로드니 브라이언트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또 브룩스를 사망하게 한 경찰관에 대한 해임 방침에 이어 공권력의 과도한 사용을 제재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보여준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은 바텀스 시장을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러닝메이트 주요 후보로 꼽게까지 만들었다. CNN은 최근 보도에서 바이든의 경선 경쟁상대였던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과 바텀스 시장을 부통령 후보 1·2순위로 소개하며 가장 최근의 부통령 경쟁구도를 전했다. 흑인여성 정치인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두 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바이든과의 관계다. 해리스 상원의원이 흑백 인종통합 교육을 위한 스쿨버스 정책에 반대했던 바이든의 전력을 들추며 전국구 스타로 떠올랐던 반면, 바텀스 시장은 1년전부터 이미 바이든 지지를 선언한 ‘친(親)바이든’ 인사로 평가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서구 ‘자신감 시험’서 실패… 코로나 극복한 한국, 국제 지위 향상”

    “서구 ‘자신감 시험’서 실패… 코로나 극복한 한국, 국제 지위 향상”

    전염병은 어느 나라나 전쟁 다음으로 대처하기 힘든 도전이다. 그것은 한 국가의 통치, 사회적 결속력, 그리고 무엇보다 그 나라의 자신감을 시험한다. 해설자들은 대부분 치사율과 전파율 등의 의료 지표에 초점을 맞춰 왔지만, 결국 중요한 지표는 경제적 탄력성, 거버넌스, 사회적 결속력뿐이다. 이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의 슬픔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내가 언급했던 이들 지표가 팬데믹 이후의 세계에서 한 국가의 위치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현재 코로나 대유행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 중 하나는 대부분의 서구 국가가 이들에 대한 시험에서 적어도 한 가지 이상 실패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내가 사는 영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는 세 가지 모두를 실패했다. 물론 나는 지금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시아를 포함한 여러 비서구 국가 정부들도 자국 국민에게 피할 수도 있었을 끔찍하고 엄청난 피해를 가져다주기도 했고, 그 반면에 서구에서도 일부 국가는 대유행병에 비교적 잘 대처해 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대체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은 서구다.●팬데믹 이후 세계에서 한 국가의 위치 결정 서구의 실패는 이들 국가가 택한 접근법이 대부분의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취한 것보다 더 자유를 허용했기 때문이 아니다. 서구 나라들이 채택한 조치는 아주 다양했다. 독일은 봉쇄 조치를 단행함과 동시에 확진 검사와 동선 추적 같은 한국 모델에 신속하게 접근해 잘 대처한 결과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훨씬 낮은 사망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아이슬란드도 이런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반면 스웨덴은 훨씬 더 자유주의적인 접근법을 취했고 봉쇄나 심지어 광범위한 접촉자 추적에 의존하지 않았다. 그 결과 다른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에 비해 사망률이 높지만, 폐쇄 조치를 취한 일부 국가(영국 등)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다. 이들 국가 가운데 어느 나라가 대유행병의 질곡에서 더 신속하게 빠져나올 것인가. 이를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그것이 사망자 수에만 전적으로 좌우되지는 않을 것이다. 독일은 자국이 택한 접근 방법에 힘입어 비교적 빨리 봉쇄 조치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그 나라 경제도 특별히 심각한 고통을 겪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웨덴 경제는 대유행병의 악영향을 훨씬 덜 받았으며, 이 나라의 개방 조치로 인해 현재 스웨덴은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가 되고 있다. 스웨덴은 과거에 사회문제, 특히 이민과 관련된 심각한 불안으로 고통을 받아 왔다. 그러나 일부 극우단체가 이런 상황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었음에도 이 불안이 코로나 위기에 대처하는 자유주의적 접근 방법에 의해 심각하게 불붙지 않았다. 반면 독일은 사회 불안을 심각하게 겪었다. 5월 첫 2주 동안 베를린 거리에서는 정치적 스펙트럼의 양극단에 속한 사람들이 봉쇄 조치에 항의하면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이러한 소요는 봉쇄에 대한 불만뿐 아니라 이민이나 사회적 불평등과 같은 다른 문제들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다. 내가 말하려는 요지는 전염병에 대처하는 어떤 특정한 접근법이 다른 것보다 낫거나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특히 사회의 단층선이 이미 노출된 상황에서 전염병의 타격을 받을 경우 그동안 억눌렸던 강력한 사회적 긴장을 폭발시킬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1830년대 콜레라가 처음 유럽을 엄습했을 때, 이 질병이 퍼진 여러 나라에서 사회 불안과 소요가 있었다.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은 러시아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이 격리돼 생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되자 모스크바에서 폭력적인 소요를 일으켰다. 이들 폭동은 무자비하게 진압당했다. 파리에서 콜레라는 군주제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는 시기에 내습해 1832년 오를레앙파의 반군주제 봉기를 촉발했다. 1832년 영국도 정확하게 말해 갈등이 없는 나라는 아니었지만, 러시아와 프랑스에 비해 사회 분열이 덜했고 콜레라와 관련된 불안도 심하지 않았다. 실제로 일어난 시위는 주로 해부용으로 시체를 가져갔다고 의심받는 의사들을 겨냥한 것이었다. 이번 코로나19는 또한 많은 서구 국가들이 이런저런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한 시기에 엄습했으며, 그에 따라 몇 년간 쌓여 온 불만이 수면 위에 떠오르게 됐다. 봉쇄 기간 내내 서구 여러 나라가 극심한 불안을 겪었다.●억눌리고 쌓였던 불만 수면위로 떠올라 유럽에서 최악의 국가는 그리스와 프랑스였다. 그리스에서는 이 봉쇄로 심각한 경제 상황과 대량 이민에 대한 우려가 악화돼 아테네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방화 사건이 일어났다. 정부 건물과 풍요의 상징물이 그 표적 대상이었다. 정치적 스펙트럼의 다른 쪽 끝에는 이민 문제 및 유럽연합(EU)의 무기력한 조치와 관련해 극우 민족주의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실제로 EU는 코로나에 강타당한 국가들을 돕기 위해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유행병의 가장 큰 희생자들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파리 교외 및 기타 도시들에 거주하는 노동계급, 특히 주로 소수인종의 변동성이 주된 문제였다. 이들 주민사회는 오랫동안 소외돼 왔고 국민통합의 호소를 인상 깊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도시 근교의 젊은이들은 그들의 이동을 통제하려는 시도에 분노를 표명하고, 강압적인 치안 유지에 맞서 심각한 폭동을 일으켰다. 폭동은 자기들에 대한 감시를 훼방하고 ‘정상으로의 복귀’를 막기 위해 휴대전화 송수신 안테나와 CCTV 카메라를 부수고, 이와 동시에 인터넷 케이블을 절단했다. 이는 서구 여러 나라에서 극좌와 극우 모두에 공통된 행위이며, 많은 사람이 느끼는 소외감의 정도를 보여 준다. 최근 몇 주 동안 이 문제들은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여러 유럽 국가들에서 흑인의 죽음 문제로 촉발된 일련의 시위에 의해 일시적으로 가려지기도 했다. 겉으로 보기에 이러한 문제들은 코로나19와 직접 관련은 없다. 그러나 대유행병에 따른 문제들은 인종주의 문제와 서로 교차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흑인과 일부 소수민족이 코로나19로부터 불균등하게 고통을 받아 감염 확률과 사망률이 모두 높다. 그 이유는 복잡하지만 구조적 불평등과 연관돼 있다. 코로나19와 반인종주의 시위는 또한 치안 문제와 서로 교차되고 있다. (흑인과 소수인종에게 피해의 정도가 높은) 봉쇄 조치가 차별적으로 취해진다고 보기 때문에 인종차별에 대한 기존의 관심사를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봉쇄 조치도 차별로 인식해 인종문제로 증폭 이러한 긴장감의 밑바탕에 깔린 불평등은 일부 서구 국가들에서 특히 극심한 대유행병에 이어진 경제 충격의 결과에 따라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서는 전염병 발생 이후 4260만명이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청구 건수가 줄어들기 시작했지만 일자리 감소 규모는 미국 현대사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다. 이러한 감소는 대부분 빈곤층 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집단인 미숙련 노동자층에서 발생한 것이다. 영국에서도 실업률이 급격히 증가했지만, 대유행병에 대처한 봉쇄 조치로 직장에 복귀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부의 유행병 시기 직장 유지 계획 때문에 그 충격이 완전히 와닿지 않는다. 봉쇄 조치가 완화되면 일부는 복직할 수 있지만 다른 일부는 갈 곳이 없어질 것이다. 기존 일자리에 대한 정부 지원은 오는 10월에 끝날 예정이어서 그 후에는 많은 사람들이 실업급여를 신청할 수밖에 없다. 이 계획에 들어가는 엄청난 비용과 봉쇄 기간의 세수 손실이야말로 영국이 미래의 충격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4월 영국의 경제성장률은 사상 최저였고, 국내총생산(GDP)은 20% 이상 감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은 주요 국가 중에서 영국이 가장 극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中러 평판 타격… 美 국제적 신뢰 추락 이 모든 문제들은 형편없는 정치적 리더십에 의해 야기되거나 악화됐다. 미국과 영국은 국가의 장기적인 이익보다 대중매체 이미지와 여론에 대한 우려로 인해 무대책과 과잉반응 사이를 오가는 갈지자 행보를 거듭했다. 그 결과 유행병 창궐기 두 나라 정부의 지지율은 급속하게 떨어졌다. 영국 정부는 실제로 봉쇄 기간에 상당한 대중적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봉쇄 상태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정부는 최근의 사회 불안을 포함한 여러 이슈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다. 영국 정부의 입장은 불분명하고 정치적 입장을 넘어서 무수한 사람들의 지지로부터 멀어졌다. 미국의 심각한 상황은 이미 한국 독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국제적으로 신뢰를 많이 잃었다. 가장 중요한 경쟁국인 중국과 러시아도 그 평판에 타격을 입었지만, 궁극적으로는 미국에 비해 덜 심각할 것이다. 적어도 대유행의 첫 단계에서 전염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나라는 오직 대만, 한국, 싱가포르 같은 더 작은 나라들뿐이다. 이들 나라는 그 실제 무게를 훨씬 상회하는 과학 혁신, 기술 시스템, 국제 보건 등의 분야에서 더 강력한 목소리를 낼 기회를 갖게 됐다. 물론 더 힘 있는 강대국들을 넘어서지는 않을 것이고, 또 더 큰 권력을 행사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나라들의 권위와 국제적인 지위는 향상될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서구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강타당하고 말았다. 이들 나라의 많은 사람이 자신감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어느 문명에서나 가장 위험한 질병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이 글은 마크 해리슨 옥스퍼드대 교수가 써온 글을 이영석 광주대 명예교수가 번역한 것입니다. 이 명예교수는 해리슨 교수의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를 번역했습니다. ■마크 해리슨 옥스퍼드대 교수로 최근 국내에 출간된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 (푸른역사 간행)의 저자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 정부를 대상으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방안들에 대해 자문 활동을 하고 있다.
  • 얼굴인식 오류로 두 딸 보는 앞에서 억울하게 체포당한 흑인

    얼굴인식 오류로 두 딸 보는 앞에서 억울하게 체포당한 흑인

    로이터 “미국서 얼굴인식기술 오류로 체포된 첫 사례”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경찰은 지난 2018년 3800달러 상당의 시계 5개가 도난된 사건의 용의자를 찾아냈다고 생각했다. 얼굴 인식 프로그램이 데이터베이스에서 한 흑인 남성을 CCTV 속 절도범이라고 지목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경찰은 얼굴 인식 프로그램이 지목한 로버트 윌리엄스(42)의 자택을 덮쳤고, 윌리엄스는 자기 집 앞마당에서 부인과 두 딸이 보는 앞에서 체포됐다. 윌리엄스의 2살·5살 먹은 두 딸은 아빠가 갑자기 경찰에 연행돼 끌려가는 광경을 보고 울음을 터뜨렸다. “남편 어디로 데려가냐” 묻자 “검색해보라” 답한 경찰 윌리엄스의 부인 멜리사는 남편이 어디로 끌려가는 것이냐고 물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구글에 검색해 보라”는 말이었다. 어안이 벙벙해진 채 조사실로 가게 된 윌리엄스에게는 황당한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경찰이 범죄 증거라며 던져 준 사진 3장 중 1장은 윌리엄스의 운전면허증이었고, 나머지 2장은 CCTV 화면을 인쇄한 것이었다. 문제는 CCTV에 잡힌 범인의 모습이 윌리엄스와 전혀 닮지 않았다는 점이다. 윌리엄스는 “사진 속엔 그저 덩치 큰 흑인 남성이 있었을 뿐이다. 나와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고 공영라디오 NPR에 말했다. 알고 보니 윌리엄스를 용의자로 특정한 경찰의 얼굴인식기술 알고리즘이 오류를 일으킨 것이었다. 경찰 역시 CCTV 속 절도범과 윌리엄스의 얼굴이 확연히 다른 것을 알아채고는 서로 “컴퓨터 오류인가보다”라고 말했다고 윌리엄스는 전했다. 그는 체포된 지 30시간이 지나서야 구류에서 풀려났다. 이 사건은 미국에서 얼굴인식기술로 인해 부당하게 체포당한 최초 사례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사과하라” 디트로이트시 당국 상대 소송 제기 윌리엄스를 대리하는 인권단체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은 24일(현지시간) 경찰의 공개적 사과와 디트로이트시의 범죄기록부에서 윌리엄스의 정보를 삭제할 것 등을 요구하며 디트로이트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ACLU는 “경찰은 알고리즘이 제공하는 정보를 확인하는 합리적 조처를 하지 않은 채 오류가 있고 인종차별적인 얼굴인식 기술에 경솔하게 의존했다”며 경찰 수사가 조잡했다고 비판했다. 미시간주 경찰 지침에 따르면 경찰은 얼굴인식기술이 제공하는 정보만 가지고 특정인을 체포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디트로이트가 속한 미시간주 웨인카운티의 킴 워디 검사 역시 성명을 통해 경찰이 윌리엄스를 체포하기 전 충분한 보강증거를 확보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 개인정보 기술 관련 법 연구센터의 제임스 스피백은 “얼굴인식기술로 체포되는 사람들 대부분 체포 당시 얼굴인식기술로 체포된다는 사실을 통보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윌리엄스는 “문제의 사건이 절도가 아니라 강간이나 살인 혐의였다면 어떻게 됐겠느냐. 과연 집에 돌아올 수 있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반인종차별 기류와 맞물려 얼굴인식기술 논란 최근 미국에서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경찰 등 법 집행기관이 얼굴인식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 동안 미국에서 얼굴인식기술은 백인을 제외한 인종에 대해서만 오류를 더 낸다는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미국 민주당이 최근 발의한 경찰 개혁법안에는 연방 법 집행기관이 실시간 얼굴인식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 담겨 있고,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IT 업체도 경찰에 자사의 얼굴인식 소프트웨어 판매를 중단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인종차별 시위 표적이 된 ‘큰 바위 얼굴’... “러시모어도 날려버릴까”

    인종차별 시위 표적이 된 ‘큰 바위 얼굴’... “러시모어도 날려버릴까”

    미국 백인 경찰의 비무장 흑인에 대한 강압적인 체포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인종차별 논란에 선 인물들의 동상 철거가 잇따르는 가운데 전직 대통령 4명의 얼굴이 조각된 사우스 다코다주 러시모어 산의 ‘큰 바위 얼굴’이 표적이 되었다고 USA투데이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모어 산에는 건국의 아버지이지만 노예를 소유한 조지 워싱턴·토머스 제퍼슨과 인종차별과 식민주의를 미화한다는 비판을 받은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얼굴이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과 함께 새겨져 있다. 이들은 어떤 면에서는 미국을 상징하는 인물들이다. 인종주의자 논란으로 남부군의 로버트 리 장군에 이어 북부군 사령관 율리시스 그랜트 전 대통령의 동상까지 지난 19일 철거되자 보수 논객 벤 사피로는 전날 트위터에 “깨어난 역사 수정주의자들이 언제 러시모어 산을 날려버려야 한다고 주장할까”라는 글을 게재했다.이에 공화당 소속 크리스티 놈 주지사는 “내가 보는 한 안 된다(Not On My Watch)”라고 답했다. 그의 트윗은 24일 하루에만 1만 5000번 이상 리트윗되면서 반향을 낳았다. 놈 주지사 “러시모어 산을 공격하자고 위협하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것이 보인다”고도 했다. 특히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이 독립기념일 전날인 다음달 3일 이곳을 방문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인종차별 항의자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놈 주지사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평등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우리 역사를 다시 쓰자는 것”이라며 바위 얼굴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러시모어는 흑인차별 논란보다는 원주민 미국인의 땅을 연방정부가 강탈했다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러시모어 산을 포함한 블랙 힐스를 연방정부가 1874년부터 점령 소유한 것에 대해 미국 대법원이 100년이 흐른 1979년 인디언 원주민 수족 국가(Sioux Nation)에 당시 1710만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7000만달러(840억원 상당)에 이른다. 그러나 원주민들은 배상금을 받으면 법적인 문제가 종결된다며 수령을 거부하면서 땅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인종차별 항의 시위대의 무차별적인 파손에 대해 트럼프가 경고했다. 트럼프는 이날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시위대는 예수, 워싱턴, 링컨, 제퍼슨도 (파손하려고) 겨냥하고 있다”며 “내가 있는 이상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수 상이 도마에 오른 건 전날 흑인 인권 운동가 숀 킹이 “그들이 예수라고 주장하는 백인 유럽인 동상들 역시 내려와야 한다”며 “이 동상들은 백인 우월주의의 한 형태”라고 주장한 트윗과 관련 있어 보인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날 위스콘신 주도 매디슨에서는 연방군 소속으로 노예제 폐지를 위해 싸우다 숨진 노르웨이 이민자 출신 한스 크리스탄 헤그 대령의 동상을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가 강물에 집어던졌다. 미국 전역에서 역사적 인물의 동상 훼손이 잇따르면서 법무부 산하 연방보안관실(USMS)에는 기념물을 보호해달라는 지원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월드피플+] 부실수사로 억울한 옥살이하고도 백인경찰 목숨 구한 흑인청년

    [월드피플+] 부실수사로 억울한 옥살이하고도 백인경찰 목숨 구한 흑인청년

    경찰 부실수사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흑인 청년이 위험에 빠진 백인 경찰의 목숨을 살렸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발생한 충돌사고로 순찰차에 갇혔던 백인 경찰이 한 흑인 청년의 도움으로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21일 저녁, 펜실베이니아 주 유니온타운의 아버지댁을 방문한 데이런 맥리(31)는 집 밖에서 화염에 휩싸인 경찰차를 목격했다. 차 안에는 백인 경찰 제이 헨리가 갇혀 있었다.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지만, 차문이 찌그러져 탈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를 본 맥리는 앞뒤 고민없이 곧장 화염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뜨거운 불길 속에서 초인적 힘을 발휘해 차문을 뜯어내고 경찰을 구출했다. 구조된 경찰은 다리 부상으로 병원 치료 중이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유니온타운경찰서장은 현지언론에 “데이런이 현장에서 ‘그를 죽게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더라.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그가 거기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백인 경찰 과잉진압으로 흑인 용의자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이후 미전역으로 항의 시위가 번진 상황에서 전해진 소식이라 동료 경찰들의 심경은 더욱 복잡했다. 한 동료 경찰은 “전국적인 시위로 힘든 상황이다. 나와 동료 경찰 모두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인한 고통을 이해한다”면서 “경찰이라는 신분에 앞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을 내민 맥리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특히 과거 맥리가 경찰 때문에 고초를 겪었음에도 도움을 건넨 사실에 감명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맥리는 2016년 경찰의 거짓진술과 부실수사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AP통신은 당시 술집에서 시비가 붙었다는 여동생의 연락을 받고 달려간 맥리가 경찰에게 총을 겨눴다는 누명을 쓰고 재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현장 CCTV를 분석한 결과, 맥리는 주차장에 총을 든 채 서 있던 남성을 제압하고 총기를 빼앗아 내던진 뒤 현장을 빠져나갔을 뿐 경찰에게 총을 겨눈 사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누명을 벗었다. 오히려 경찰 측이 총소리를 듣고 도망가는 맥리를 향해 총격을 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행히 누명은 벗었지만, 재판이 진행되는 1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한 그는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 4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억울한 경험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몇 달 전에도 맥리는 총을 빼들고 접근한 사복 경찰 때문에 고초를 겪었다. 경찰 신분도 밝히지 않고 다가온 사복 경찰은 체포에 저항하는 맥리의 얼굴을 걷어차기도 했다. 그러나 맥리는 위험에 처한 경찰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그는 “경찰이든 누가됐든, 그들이 내게 무슨 짓을 했든간에 안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누군가 불에 타 죽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목과 팔의 문신 때문에 자신이 더 위협적으로 보일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그는 “나를 잘 몰라서 그런 것이기에 경찰을 미워할 수 없다”면서 “이번 일로 내가 경찰을 용서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영웅보다 정직한 사람으로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메뉴명이 ‘숨을 쉴 수가 없다’?…美 식당주인, 인종차별 논란

    메뉴명이 ‘숨을 쉴 수가 없다’?…美 식당주인, 인종차별 논란

    미국의 한 식당 주인이 메뉴명을 ‘숨을 쉴 수가 없다’(I can‘t breathe)로 바꾸겠다고 선언하자, 그 길로 일을 그만둔 직원이 이를 언론에 고발하고 나섰다. 23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은 사우스 플로리다주의 한 식당 주인이 메뉴명을 ‘숨을 쉴 수가 없다’로 바꿨다가 논란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숨을 쉴 수가 없다’는 지난달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숨지기 직전까지 울부짖었던 말이다. 플로이드 사망 이후 항의 시위가 미전역으로 번지면서 경찰의 인종차별적 과잉진압을 나타내는 상징적 구호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플로리다주의 한 식당 주인은 플로이드의 유언과도 다름없는 이 말을 한낱 농담거리로 전락시켰다. 직원으로 일했던 브랜든 곤잘레스는 NBC마이애미와의 인터뷰에서 “20일 손님이 블랙큰드 윙(까맣게 그을린 닭 날개 요리)을 주문했는데, 주문서에 못 보던 문구가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주문서에는 'I CAN‘T BREATHE' 이라는 빨간 글씨가 찍혀 있었다. 주문서를 들고 주방으로 간 식당 주인은 “앞으로 이 메뉴 이름은 ’숨을 쉴 수가 없다‘로 쓸 것”이라고 말하며 배꼽을 잡고 웃었다. 곤잘레스는 “도대체 뭐가 웃긴 건지 주인이 웃음을 터트렸다”고 설명했다. 곤잘레스는 그길로 식당을 관뒀다. 그리고 SNS를 통해 식당 주인의 인종차별적 행동을 폭로하고 언론 취재에 응했다. 그는 “정말 이해가 가지 않고 불쾌했던 점은, 주방 직원 중 90%가 흑인이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플로이드가 죽어가면서 몇 번이고 외쳤던 그 말이 농담 같은가. 그게 우습다고 생각하느냐. 정말 재미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일자 식당 주인은 “절박한 외침을 농담거리로 사용한 내 우둔함에 대해 사과한다”면서 “직원이나 고객을 불쾌하고 불편하게 할 의도는 결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또 “이번 일로 많은 걸 깨달았다.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곤잘레스는 불신을 드러냈다. “솔직해지자. 당신이 인종주의자가 아닌 다음에야 그런 말을 농담으로 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은 그는 “그냥 미안하다, 내 잘못이다 하고 끝낼 문제가 아니다. 더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예일대 흑인 여학생에게 ‘유인원’이라고 막말한 백인 여성 논란

    예일대 흑인 여학생에게 ‘유인원’이라고 막말한 백인 여성 논란

    미국 예일대학교에 재학 중인 흑인 여학생에게 ‘흑인’을 뜻하는 비속어와 ‘유인원’이라고 막말하는 백인 여성의 동영상이 공개되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NBC뉴스의 보도에 의하면 이 사건은 지난 20일 오후 뉴욕 거리에서 발생했다. 브라운대학을 졸업하고 예일대학에서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캐서린 그레이브스(27)는 이날 오후 5시 15분경 남자친구의 집을 가기 위해 뉴욕 47번가와 3번가의 교차로를 지나는 중이었다. 그녀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라는 문구가 쓰여진 티셔츠을 입고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거리를 걸어 가는 중이었다. 그때 한 백인 여성이 그녀를 따라오며 인종차별 적인 막말을 퍼붇기 시작했다.백인 여성은 그녀에게 흑인을 비하하는 속어와 ‘유인원’이라고 부르며 막말을 이어갔다. 그레이브스는 침착하게 그녀의 막말을 휴대폰에 담았다. 불과 35초에 이르는 동영상 속에는 흑인 비속어와 유인원이라는 단어가 무수히 들어가 있어 듣는 사람조차 분노케 한다. 해당 여성은 버락 오바마 전대통령까지 언급하고, 붉은색으로 염색을 한 그레이브스의 머리 색깔도 지적하며 욕설을 이어갔다. 그레이브스는 “이렇게 적대적이고 공격적인 언어폭력을 경험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혹시라도 이 여성이 공격적으로 나올 것을 대비해 녹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레이브스는 해당 백인 여성이 맥주 상자를 들고 있어 알코올 중독자나 정신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노숙자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백인 경찰에 의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미국 전역을 휩쓸고 있지만, 여전히 다양한 인종차별적 사건들이 연일 발생하고 있는 중이다. NBC 뉴스는 뉴욕 경찰에 해당 여성에 대한 신원 확인 여부를 물었으나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김경태 해외통신원 tvbodaga@gmail.com
  • 일년간 옥살이 시킨 순찰대 차에 불 났는데 백인 경관 구조

    일년간 옥살이 시킨 순찰대 차에 불 났는데 백인 경관 구조

    쾅! 폭발음이 들리고 집이 흔들렸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남쪽으로 72㎞ 정도 떨어진 유니언타운의 아파트에 사는 데일런 맥리(31)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저녁 작은 지진이 일어났나 싶었다. 일분쯤 지났을까, 친척 한 명이 집안에 뛰어 들어와 집 앞 길가에 세워둔 교통 순찰차에 불이 붙었다고 일러줬다. 여느 사람이라도 총알처럼 튀어 나갔을 상황이었다. 맥리도 달려나가 엔진에서 시작된 화염이 운전석 쪽으로 옮겨붙기 직전 문을 강제로 뜯고 백인 경찰 제인 핸리를 밖으로 끄집어 냈다. 경찰들과 이웃들은 맥리가 핸리의 목숨을 구해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친구들이 맥리의 선행을 칭찬하기 전에 떠올린 일이 있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바로 2018년 말 펜실베이니아주 순찰대 소속 경관 넷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일이었다. 맥리는 2016년 3월 한 바에서 순찰대로부터 엉뚱하게 범인으로 몰려 일년을 교도소에서 ‘썩은’ 일이 있었다. 바로 그 순찰대 차량이었으니 앙심을 충분히 품을 만했다. 더욱이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백인 경관을 바라보는 흑인 사회의 공분을 감안하면 맥리의 행위는 더욱 칭찬받을 만했다. 그러나 맥리는 다음날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차 문을 강제로 뜯고 그를 끄집어내 안전하게 피신시켰을 뿐”이라고 말했다. 유니타운 경찰서의 토머스 콜레닉은 현지 방송 인터뷰를 통해 “데일런이 말하더군요. ‘그를 죽게 내버려두고 싶지 않았다’고요. 아시겠지만 뭐라 제가 표현할 말이 없더군요”라고 털어놓았다. 핸리의 친척 몇몇은 사고 당일과 다음날 소셜미디어에 맥리에 감사를 표하는 글을 연신 올렸고, 그가 심각한 다리 중상을 입고 수술을 받는 중이라고 알렸다. 맥리는 핸리의 여동생이 전화를 걸어와 직접 고맙다고 인사하더라며 쑥스러워했다. 친구들이 핸리를 구하기 전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는지 궁금해 한다고 전하자 그는 “아니다. 모든 인간의 목숨은 값어치가 있다. 우리 모두 신의 자녀들이며 난 누구라도 불에 타는 모습을 바라만 보는 모습을 상상도 할 수가 없다. 다른 이들이나 다른 경관들이 내게 어떤 일을 했건 ‘이 남자는 안전하게 귀가해 가족과 지낼 자격이 있다’는 것만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맥리가 당한 일년 반 전 당한 어처구니없는 일을 더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여동생으로부터 술집에 싸움이 일어났으니 날 좀 데려가달라는 전화를 받고 도착했더니 정말 한 남자가 난동을 부리고 있었다. 해서 주차장에서 그를 붙잡아 총을 빼앗아 던져버렸다. 그 순간 순찰대 경관이 그를 향해 총을 쐈다. 그 경관은 맥리가 자신을 향해 총을 겨눈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보안 동영상에도 분명히 맥리는 남성의 총을 빼앗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경관이 총을 쏘니 달아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배심원단은 목과 팔에 문신이 잔뜩 있는 흑인 남성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일년 뒤 재심 배심원단이 동영상을 본 뒤 무죄를 평결해 풀려났다. 그 사이 건강이 나빠진 어머니는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맥리는 몇달 전에도 경찰과 맞닥뜨린 일이 있었다. 사복으로 위장한 경찰관들이 총을 겨누고 접근하자 달아났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머리 뒤쪽에 손을 깍지 낄 때까지 경찰은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체포에 응하지 않고 저항하려 했다고 뒤집어 씌웠다. 하지만 맥리는 오히려 경관들이 얼굴에 발길질을 했으며 입술을 찢는 시늉을 했다고 했다. 이 때의 상황도 보안 카메라 영상으로 담겨 있어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개인적인 감정과 전체 경찰을 바라보는 눈은 달라야 한다고 맥리는 말했다. 13세 아들 애비안에게도 피부색 갖고 사람을 판단하지 말도록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 그의 말이다. “난 영웅으로 불리고 싶지 않다. 그저 똑바른 사람으로만 알려지고 싶을 따름이다. 어디서 뭘하든 똑바른 사람 말이다. 바라건대 (순찰대가) 이걸 알았으면 좋겠고 자신이 용서받았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백인 경찰에 남자친구 사살되자 패스트푸드점에 불 지른 여성 체포

    백인 경찰에 남자친구 사살되자 패스트푸드점에 불 지른 여성 체포

    애틀랜타 시위 중 발생한 ‘웬디스 화재 사건’ 용의자 체포 미국 인종차별 항의시위 중 벌어진 패스트푸드점 방화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20대 여성인 이 용의자는 백인 경찰에 사살된 흑인 남성의 여자친구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풀턴카운티 보안관실은 23일(현지시간) 방화 용의자로 나탈리 화이트(29·여)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화이트를 풀턴카운티 교도소에 수감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트위터로 전했다. 흑인 남성 레이샤드 브룩스(27)는 지난 12일 밤 애틀랜타의 패스트푸드점 웬디스 매장 앞에서 백인 경찰의 체포에 저항해 달아나는 과정에서 사살됐다. 이튿날 애틀랜타에서는 경찰의 과잉 대응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사건이 발생한 웬디스 매장에 불이 나 건물이 전소됐다. 앞서 지난 20일 애틀랜타 소방당국은 화이트가 방화 용의자로 확인돼 체포영장이 발부됐다고 전한 바 있다. 사건 현장에 있던 경찰의 보디캠 영상에는 브룩스가 ‘화이트’라는 이름의 여자친구를 언급하는 목소리가 담겼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그라운드에선 무릎 꿇는데… 하늘에선 ‘인종차별 철폐’ 비웃는 현수막

    그라운드에선 무릎 꿇는데… 하늘에선 ‘인종차별 철폐’ 비웃는 현수막

    23일 새벽(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와 번리의 30라운드 경기가 열린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 킥오프 직후 경기장 하늘 위에 돌연 ‘백인 목숨도 소중해. 번리’(White Lives Matter Burnley)라고 적힌 현수막이 휘날렸다.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에 희생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전 세계로 번진 구호 ‘흑인 목숨도 소중해’(Black Lives Matter)를 비꼬려는 의도가 명백한 현수막을 매단 비행기가 상공을 선회한 것. EPL은 현재 모든 선수가 유니폼에 ‘흑인 목숨도 소중해’ 구호를 넣고 뛰는 한편, 킥오프 전 무릎 꿇기 퍼포먼스로 인종차별 반대 메시지를 알리고 있는 중이다. 이날도 맨시티와 번리 선수들은 무릎을 꿇었다. 번리 팬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돌발 사태에 번리 선수들의 멘탈이 흔들렸을까. 번리는 0-5로 참패했다. 번리 주장 벤 미는 경기 후 “정말 부끄러웠다. 하늘에서 그런 광경이 펼쳐져 우리 선수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번리 구단도 성명을 내고 “모욕적인 현수막을 매단 관련자들을 강력 규탄하고 EPL과 맨시티에 사과한다. 사법당국의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인종차별 반대 시위·트럼프 선거 유세 방해까지…美 정치·사회 흔드는 ‘케이팝 팬덤’

    인종차별 반대 시위·트럼프 선거 유세 방해까지…美 정치·사회 흔드는 ‘케이팝 팬덤’

    NYT “하위문화로 자리잡고 영향력 발휘” BTS 흑인인권 캠페인, 사회운동으로 확산 케이팝 팬, SNS 능숙·투표권 있는 젊은층 ‘기생충 폄하’ 트럼프 지지자들과 정반대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유세까지 최근 미국의 주요 뉴스를 읽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는 ‘케이팝’이다. 북미 시장에서의 상업적 성공을 넘어 사회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이끄는 케이팝의 정치적 함의에 대한 미국 내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케이팝에 대한 분석 기사에서 “한국에서는 비정치적이고 상업적인 케이팝 문화가 미국에서는 하위문화로 자리잡으며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된 시기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케이팝의 영향력을 눈여겨보게 한 대표적인 이슈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였다. 방탄소년단(BTS)이 흑인 인권운동 캠페인에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기부한 데 이어 다른 한국 가수들도 기부와 지지 메시지를 보내며 존재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여기에 BTS 팬덤 ‘아미’ 사이에서 같은 액수를 기부하자는 ‘매치어밀리언’ 해시태그가 급속히 전파되면서 케이팝 스타들의 기부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사회적 운동으로까지 확산됐다.케이팝 팬들의 위력은 최근 트럼프가 야심차게 준비한 정치 이벤트에서도 확인됐다. 코로나19 첫 발생 이후 석 달 만인 지난 20일 열린 트럼프의 오클라호마주 털사 유세가 흥행에 참패한 이유가 동영상 공유 미디어 ‘틱톡’을 사용하는 10대와 케이팝 팬들의 방해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능숙하고 대중문화를 향유하는 젊은층의 반(反)트럼프 여론이 어떻게 현실 정치를 뒤흔들 수 있는지를 보여 준 대표적인 사건이라는 분석이 잇따랐다. NYT는 미국의 케이팝 팬덤이 ‘젊고 외향적이며 진보적’이라는 데 주목했다. 인디애나대 동아시아 문화학 객원 조교수인 시더보 새이지는 NYT에 “이들은 영화 ‘기생충’을 폄하하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진정한 영화라고 말하는 트럼프 지지자들과 정반대에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케이팝 팬층이 현실 정치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연령대라는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의 한 20대 BTS 팬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우리 팬덤은 정치적 관여도가 매우 높은데 이는 케이팝 팬층 가운데 인종적으로 가장 다양하기 때문”이라면서 “많은 조사·분석을 보면 미국 내 BTS의 팬층은 18~30세로 대부분 대학생이거나 직장인들로 투표권이 있다”고 했다. NYT는 이와 관련, 개개인의 개성과 자존감을 강조하는 BTS의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이 여성과 유색인종에게 크게 소구했다는 분석도 소개했다. 새이지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적지 않은 케이팝 팬들은 유색인종이거나 성소수자 집단에 속해 있다”며 “이들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캠페인을 응원하고,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왜 미국 방탄소년단 팬들은 트럼프 선거유세를 방해했나

    왜 미국 방탄소년단 팬들은 트럼프 선거유세를 방해했나

    아미로 불리는 방탄소년단(BTS)의 팬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유세를 방해하고 흑인 인권운동을 지지하면서 미국의 새로운 정치적 세력으로 떠올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한국 음악팬들이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이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연 선거 유세의 입장권을 등록했다가 취소했다고 전했다. 애초 100만명이 입장권을 등록한 선거 유세에는 트위터와 중국 동영상 사이트 틱톡(더우인)을 동원한 케이팝 팬들의 조직적인 취소로 약 1만 9000명이 입장하는데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3분 2가량이 빈 좌석을 앞에 두고 선거 연설을 해야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캠프 측은 급진적인 시위꾼들 때문에 유세장이 비었다고 비난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10~30대인 젊은 층을 ‘주머(Zoomer)’라 부르며 케이팝 팬들이 정의 실현에 기여했다고 칭찬했다. 주머는 미국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를 가리키는 부머(Boomer)의 반대되는 말이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유세 방해로 케이팝팬들이 정치적 세력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고 SCMP는 진단했다. 워싱턴에서 사는 21살의 흑인 아디즈 아그바코바는 “방탄소년단 팬들은 대학생이거나 투표권이 있는 노동자로 정치적 사안과 뉴스에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성향인 이유는 트럼프로 대변되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책임 회피에 진절머리가 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케이팝 팬들은 전세계에 분포해 있는데다 젊고, 인터넷 소셜미디어 사용에 뛰어나며 트럼프의 차별적 메시지를 혐오한다.이달 초 방탄소년단과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미국의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캠페인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으며, 인종차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케이팝 팬들은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에 항의해 달라스 경찰이 사용하던 애플리케이션에 방탄소년단 영상을 잔뜩 올리기도 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범죄 의혹을 신고하는 데 사용됐었다. 미국 흑인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은 한국 가요계에서도 박재범이 조지 플로이드 추모 기금에 기부하고, 씨엘도 기부와 함께 흑인 인권 운동에 참여하는 등 많은 유명인들이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동참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시위 장애인 의족 강제로 벗기고 후추 스프레이…美경찰 과잉진압 논란 (영상)

    시위 장애인 의족 강제로 벗기고 후추 스프레이…美경찰 과잉진압 논란 (영상)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 청년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이후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곳곳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오하이오주에서는 또 한 건의 과잉진압 사례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뉴스위크 등 현지 언론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21일 두 다리에 의족을 착용한 한 남성이 오하이오주 중부 콜럼버스에서 열린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참석했다가, 군중을 해산시키려는 경찰들에 의해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당시 경찰들은 이 남성을 포함한 시위대 전체에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며 해산을 요구하고 있었다. 후추 스프레이의 ‘공격’을 받은 시위대가 연신 기침을 하거나 콧물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사이, 경찰 일부가 피해 남성을 강하게 밀쳐 결국 넘어지고 말았다. 경찰들은 이 남성을 밀어뜨린 것도 모자라 얼굴 근접 거리에서 후추 스프레이를 마구 뿌려댔고, 급기야 그가 착용하고 있던 의족을 잡아 뺀 뒤 아무렇게나 던져버렸다. 쓰러진 피해 남성은 쓰러진 채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콧물을 흘리며 괴로워했다.이 장면은 현장에 있던 수많은 시위대의 스마트폰에 고스란히 찍혔다. 지독한 후추 스프레이에 정신을 잃은 피해 남성 주위로 다른 시위 참가자가 몰려들었고, 얼굴에 물을 뿌리며 응급처치를 하는 동시에 의료인을 찾으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를 직접 본 목격자들은 경찰들이 피해 남성의 의족을 제거해 멀찌감치 던져놓고, 그가 쓰러진 후에도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경찰들은 강제로 벗겨낸 의족을 돌려달라는 다른 시위 참가자의 요청도 거절했다. 한 목격자는 “피해 남성과 우리는 그저 평화로운 시위를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경찰들은 무기를 가지지 않은 아이를 밀치고 그의 의족마저 빼앗아갔다”면서 “우리는 경찰들을 피하고 의료진의 도움을 받기 위해 도망치듯 현장에서 나와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트위터에 올렸다. 일부 목격자는 그를 ‘아이’라고 표현했으나, 피해 남성의 정확한 신원과 이름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영상을 보면 젊은 백인 남성으로 추정된다. 한편 지난주 앤드류 긴더 콜럼버스 시장은 시 의회가 공격적이지 않은, 비폭력적인 시위대에게는 후추 스프레이와 최루가스의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지 경찰은 시 의회의 결정을 따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긴더 시장은 “후추 스프레이 사용 및 피해를 입은 시위 참가 남성에 대한 영상을 확인했다. 우리는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추가적인 정보를 확인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美 정치·사회 흔드는 ‘케이팝 팬덤’

    美 정치·사회 흔드는 ‘케이팝 팬덤’

    NYT “하위문화로 자리잡아 영향력 발휘”BTS 흑인인권 캠페인, 사회운동으로 확산케이팝 팬, SNS 능숙·투표권 있는 젊은 층인종차별 반대 시위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유세까지 최근 미국의 주요 뉴스를 읽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는 ‘케이팝’이다. 북미 시장에서의 상업적 성공을 넘어 사회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이끄는 케이팝의 정치적 함의에 대한 미국 내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케이팝에 대한 분석 기사에서 “한국에서는 비정치적이고 상업적인 케이팝 문화가 미국에서는 하위문화로 자리잡으며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된 시기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케이팝의 영향력을 눈여겨보게 한 대표적인 이슈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였다. 방탄소년단(BTS)이 흑인 인권운동 캠페인에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기부한 데 이어 다른 한국 가수들도 기부와 지지 메시지를 보내며 존재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여기에 BTS 팬덤 ‘아미’ 사이에서 같은 액수를 기부하자는 ‘매치어밀리언’ 해시태그가 급속히 전파되면서 케이팝 스타들의 기부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사회적 운동으로까지 확산됐다. 케이팝 팬들의 위력은 최근 트럼프가 야심차게 준비한 정치 이벤트에서도 확인됐다. 코로나19 첫 발생 이후 석 달 만인 지난 20일 열린 트럼프의 오클라호마주 털사 유세가 흥행에 참패한 이유가 동영상 공유 미디어 ‘틱톡’을 사용하는 10대와 케이팝 팬들의 방해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능숙하고 대중문화를 향유하는 젊은층의 반(反)트럼프 여론이 어떻게 현실 정치를 뒤흔들 수 있는지를 보여 준 대표적인 사건이라는 분석이 잇따랐다.NYT는 미국의 케이팝 팬덤이 ‘젊고 외향적이며 진보적’이라는 데 주목했다. 인디애나대 동아시아 문화학 객원 조교수인 시더보 새이지는 NYT에 “이들은 영화 ‘기생충’을 폄하하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진정한 영화라고 말하는 트럼프 지지자들과 정반대에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케이팝 팬층이 현실 정치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연령대라는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의 한 20대 BTS 팬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우리 팬덤은 정치적 관여도가 매우 높은데 이는 케이팝 팬층 가운데 인종적으로 가장 다양하기 때문”이라면서 “많은 조사·분석을 보면 미국 내 BTS의 팬층은 18~30세로 대부분 대학생이거나 직장인들로 투표권이 있다”고 했다. NYT는 이와 관련, 개개인의 개성과 자존감을 강조하는 BTS의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이 여성과 유색인종에게 크게 소구했다는 분석도 소개했다. 새이지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적지 않은 케이팝 팬들은 유색인종이거나 성소수자 집단에 속해 있다”며 “이들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캠페인을 응원하고,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BBC “3년 동안 1510억원 들여 프로그램과 배우의 다양성 제고”

    BBC “3년 동안 1510억원 들여 프로그램과 배우의 다양성 제고”

    영국 BBC가 앞으로 3년 동안 TV 부문 예산을 1억 파운드(약 1510억원) 투입해 다양성을 높이고 더욱 포용력 있는 콘텐트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토니 홀 BBC 사장은 이미 지난 4월부터 내년까지 “커다란 도약”을 시작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방송은 화면에 나가지 않고 목소리만 출연하는 배우들도 장애인, 흑인과 아시아 계 등 소수인종(BAME),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배경의 배우로 20%를 채우도록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또 BBC 프로그램을 세 차례 테스트해 다양한 소재, 화면에 어떻게 묘사되는지, 제작진과 출연진이 얼마나 다양하게 구성됐는지, 얼마나 다양성을 갖춘 프로덕션 회사인지를 따져 이 가운데 둘을 충족시키도록 했다. 홀 경(卿)은 조지 플로이드의 무참한 죽음과 그것이 얼마나 체계적인 인종차별을 강제해왔나 돌아보게 만들어 우리 모두에게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며 “우리가 회사 안과 사회 전체에서 어떻게 하면 더 포용력을 갖출 것인지, 인종차별을 막는 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더 많은 질문을 던지게 했다. 우리의 답은 우리가 만드는 것들과 누가 만들지에 대해 변화를 꾀해야겠다는 것이며 앞으로 몇주 안에 더 많은 일들을 공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는 이런 변화가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인해 촉발된 인종차별 항의 시위 여파로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BBC는 이니 지난해 10월 제작 부문의 다양성을 높이는 업무를 총괄하는 국장으로 준 사르퐁을 임명하는 등 변화를 꾀해왔다. 사르퐁은 연내 화면에 나가는 배우 중 절반을 여성으로 채우고, 15%는 흑인과 아시아계를 비롯한 소수 인종(BAME)에 할당하고, 8%는 장애인, 8%는 성적 소수자(LGBT) 스태프를 기용하겠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또 프로그램 제작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여성의 비중을 지금의 44%에서 내년까지 50%로 올리겠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BAME 제작진 비중을 지금의 11.5%에서 15%로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카엘라 코엘의 12부작 드라마 ‘내가 널 파괴할지 몰라’를 제작하며 소수 인종 소재를 넣고, 흑인과 아시아계 등 소수 인종 출신 배우들을 기용했다. 또 장편 드라마 ‘연옥에 앉아(Sitting In Limbo)’는 1948년 윈드러시 제국 호에 승선한 서인도제도 출신 492명이 영국 틸베리 항구에 도착해 이민자로서 영국인과 동등한 대우를 받으며 전후 복구에 매진했던 윈드러시 자녀 세대가 2018년 4월 브렉시트 논의가 한창이던 와중에 건강보험 혜택을 빼앗기고 추방될 뻔한 얘기를 다룬다. 그런 음모를 꾸민 사실이 들통 나 결국 내무 장관이 사퇴했다. 마침 BBC가 다양성을 제고하는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힌 이날은 윈드러시 선조들이 영국에 첫발을 내디딘 72주년 기념일이어서 그 의미를 깊게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위로